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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총장서 교장 변신 ‘평생訓長’/교육계원로 박성수 명지고 교장

    지난 19일 오후 서울 홍은동 명지고.운동장에서는 체육 수업을 하는 학생들이 조별로 즐겁게 운동을 하고 있었다.이를 지켜보는 박성수(62) 교장은 마냥 흐뭇하기만 하다.그는 대학 총장 출신으로 고교 교장으로 부임한 첫 원로 교육자이다.지난해 8월 취임한 지 1년이 됐다.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와 전주대 총장까지 지낸 그는 평생 가르쳐온 교육을 이제 현실에서 직접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정착시켜나가고 있다. 그의 첫 마디는 “이 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것이었다.줄곧 대학에만 몸담아 왔지만 고등학교에 와보니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학생들 수업시간에 왜 조는지 이해못해 그가 이 곳에 부임한 것은 명지대 선우중호 총장의 권유가 결정적인 계기였다.지난해 전주대 총장 임기를 마칠 무렵 타이완에서 열린 세계대학총장 세미나에서 만난 선우 총장이 고교생들을 맡아달라고 완곡하게 부탁했다.서울대 동료 교수시절 잘 알고 지내던 선우 총장의 권유에 따라 그는 지난해 8월 초빙교장으로서 아이들을맡았다. 그가 짧은 시간에 겪은 고교의 현실은 대학에서 느낀 것과는 큰 차이가 났다.가장 궁금한 일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엎드려 자는 것이었다.‘왜 잘까?’ 학교 수업을 보충하기 위해 밤 늦게까지 학원에서 공부할 수밖에 없다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대답은 낯설게만 느껴졌다.혹시 했던 우려는 엄연한 현실이었다.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내용을 다 가르치려면 현재 수업시간의 2∼3배는 더 필요하다.”며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박 교장은 이 문제로 며칠을 고심하다 교과서에서 해결책을 찾았다.현행 교과서만으로는 아이들이 원하는 학습량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즉시 실천에 옮겼다.교과서를 자체적으로 다시 만들기로 했다.국어,영어,수학,사회,역사,경제,과학 등 1학년 교육과정 7과목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미국이나 유럽의 교과서처럼 학습 자료가 모두 포함된 두꺼운 교과서를 만들면 학생들이 굳이 학원에 가지 않고 충분히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혼자서도 공부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과서였다.처음에는 반대하던 교사들도 방학을 반납하고 교과서 개발에 매달릴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학교 재단측에서도 과목당 1000만원씩 3년 동안 2억여원의 개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혼자서 공부할수 있는 교과서 자체제작 교사들의 연구수업은 ‘축제’로 바꿨다.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연구수업 대신 학생과 학부모,주민,교사의 가족 등이 모두 참여해 자신의 수업을 소개하는 ‘축제의 장’을 열자는 제안이었다.그의 생각대로 수업이 축제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교사들이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수업을 비교하고 자신의 수업 방식을 고쳐나갔다.자연스럽게 수업의 질은 나아졌다. 달라진 것은 또 있다.체벌이 거의 사라졌다.그는 “부임해보니 학교 곳곳에서 교사들이 말 안 듣는다고,수업시간에 장난친다고,숙제 안 해왔다고 이런저런 이유로 학생들을 마구 때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그는 교사들의 설득에 들어갔다.‘때리지 말라.’는 지시가 아니라 ‘꼭 때려야 하나.’라는 조언이었다. 그는 “학생들을 때려서 말을 듣게 한다면 교사가 아닌누구나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때려서 말을 듣게 한다면 교사로서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아이들은 때리지 않으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논리로 체벌을 옹호해온 교사들도 박 교장의 끈질긴 설득을 받아들였다. 매일 아침 교문 앞 생활지도 단속도 사라졌다.아침마다 생활지도 교사들이 무서워 학교 앞 골목길에 숨어 망설이거나 아예 돌아가는 학생들을 보고 ‘이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대신 담임교사에게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맡겼다.또 무단결석하는 학생들을 지도하기 위해 학부모들과 외부 자문위원들을 학생 지도에 참여시킬 복안도 마련했다. 학교 운영의 노하우도 학부모들의 생각을 앞지른다.학교발전기금 명목으로 학급비를 걷는 악습을 없애기 위해 학부모와 동문 선배들이 주축이 된 바자회나 음악회를 생각해 내기도 했다. ●교사들 끈질기게 설득 교내체벌 추방 그는 “학부모들이 대학 입시에만 매달리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고 했다.성공적인 사회생활이나 행복한 가정생활이 인생의 목표라면 대학 졸업이후까지 멀리 보고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게 경험에 비친 교육 방법론이다.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서울대나 카이스트 등 우수 인재가 들어간다고 하는 곳에서조차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길러내지만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만들어내는 능력은 교육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외국을 따라가거나 예전부터 해오던 식으로 교육이 이뤄져서는 앞으로 세계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그가 교육의 자율성을 강조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교육부가 대학은 물론 초·중·고의 운영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는 주장이다.학생이 학교와 커리큘럼을 선택하게 하고 학교에는 학생 선발권을 줘 학교가 단위학교별로 개성있는 교육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현재 이뤄지고 있는 대학별 특성화도 더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은 모두 드러나지 않는 장기 교육계획을 가지고 있어요.그러나 우리는 그런 계획도,방향조차 없습니다.정부는 간섭하려고만 합니다.우리나라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이제는 정말 달라져야 합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이런 책 어때요 /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

    다니엘 헬미니악 지음 / 김강일 옮김 해을 펴냄 성서는 과연 동성애를 금지하며 단죄하고 있을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성서에서 동성애를 다룬 구절은 레위기 18장22절과 20장13절, 로마서 1장27절,고린토1서 6장9절,디모테오1서 1장10절 등 모두 다섯 곳.이 구절들은 남성간 섹스에 대해 언급하지만 동성간 성행위를 무조건 단죄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남성간 섹스에 대해 염려하는 건 남성과 여성의 이상적인 역할을 중시하는 고대 유대교의 율법을 어기거나 동성 성교에 따르는 악습,곧 성적 착취와 학대 때문이지 섹스의 고유한 본질을 위배해서가 아니라는 얘기다.1만 2000원.
  • 국제 플러스 / 美대학 동아리 신고식서 학생 사망

    |뉴욕 연합|미국 뉴욕주립대의 남학생 동아리의 가혹한 신고식 끝에 한 학생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학교당국이 이와 같은 악습의 근절에 부심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지난 3월 플래츠버그 뉴욕주립대 인근 한 건물에서 월터 제닝스라는 신입생이 10일간에 걸쳐 신고의식의 일환으로 행해진 물먹기 의식 끝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스어 알파벳에서 따온 ‘프사이 엡실론 치(ΨΕΧ)’라는 남학생 동아리에 가입했던 그는 선배들의 요구에 못이겨 토할 지경에 이를 때까지 거듭해 물을 마셨다. 검시관이 밝힌 사인은 저(低)나트륨 혈증(血症).혈액중 나트륨(염분)이 위험할 정도로 감소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 [대한포럼] 2003년의 추석 맞이

    추석이 성큼 다가왔다.추석 선물 얘기들이 무성하다.햇곡으로 음식을 장만해 수확의 성취감을 이웃과 나누던 농경문화의 미풍양속일 것이다.추석 선물도 세월 따라 변했다.예전엔 갈비나 대하(大蝦)가 회자했지만 요즘엔 취업 소식을 최고의 선물로 친다고 한다.집집마다 취업을 못한 아들 딸로 애를 태우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실직한 가장 때문에 속을 끓이는 집안이 한둘이 아니라는 세태를 말하는 것일 게다.2만달러 시대 격양가를 부르던 우리가 어쩌다 일자리 넋두리를 늘어 놓게 되었단 말인가. 추석은 1년중 가장 커다란 보름달이 뜬다고 한다.보름달은 우러러 볼 수 있어 좋다.세파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사람들은 예부터 간절한 소원이라면 둥근 달에 빌곤 했다.그러나 올 추석엔 야속하게 보름달마저 볼 수 없다고 한다.구름이 하늘을 가린다는 기상 예보다.카드빚 자살극이 꼬리를 물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이민을 떠나겠다고 아우성치는 세상을 아예 가리고 싶었을 게다. 요즘 좌절의 시대를 살고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정치권은 혼돈의 늪을 허우적거리고 있다.무슨 부동산 대책이 자고 나면 하나씩 나온단 말인가.세상 사람들은 두 패로 나뉘어 사사건건 으르렁거린다.문화계는 ‘코드 인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문제는 현실에 대처하기는커녕 지금의 위기를 위기로조차 보지 못하는 데 있다.세상을 조각조각 분리시켜 나가는 원심력을 제어할 구심력이 없다.나라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메인 스트림이 해체된 공백기의 혼란일 것이다. 시련은 이른바 민주화 세력의 착근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보여 진다.권위주의 체제의 틈새에서 일궈낸 민주화 정권이 권력형 부패의 덫에 걸려 새로운 사회적 역량으로 성장하질 못했다.신진 세력은 권력을 얻자 곧바로 기존 세력의 부정 부패 악습을 답습하고 만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열세인 민주화 세력이 도덕적 우위마저 상실하며 국민적 지지를 잃고 말았다.설상가상으로 세력 다툼마저 보태지며 국민적 실망을 증폭시키고 있다. 어설픈 민주화는 기형적인 포퓰리즘을 낳았다.국가적 결정에 온 국민의 산술적 참여를 미덕의 틀로 만들었다.만인의 입에 맞는 떡을 만들지 않으면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도록 해 놨다.그러나 만인의 비위에 맞는 정책은 처음부터 있을 수 없다.좌표 잃은 세상을 만들었다.허구한 날 무슨 위원회를 만들어 토론만 하다가 날을 지새운다. 토론은 제대로 써야만 약이 되는 독이다.토론은 본디 여러 경우에서 최선의 방향을 찾은 수단이지 가치를 판단하는 시스템이 아니다.옳고 그름은 토론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토론은 참여자가 동등한 역량과 소양,자질과 열정을 갖추고 있을 때 비로소 역가를 발휘한다.책임을 분산시키는 소모적인 토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서로 입장이 고착된 이질적 구성원의 토론은 끝내 입씨름으로 끝날 것이다.자칫 사회 역량을 쓸데없이 탈진시킬 수 있음을 알아챘어야 했다. 이쯤 해서 한국판 엑소더스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예삿일이 아니다.물론 예전에도 이민가는 사람은 있었고 1998년 이후 조기 유학이 점차 늘어왔다.문제는 작금의 ‘한국 탈출’이 사회의 ‘승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이다.지식층이요 경제적으로 유복한 ‘전문가’들이 앞다투어 조국을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새로운 꿈을 찾아 이민을 떠나는 게 아니라 한국이 싫어서 떠난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그들은 희망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조국을 떠나고 있다.추석에 기상 예보가 빗나가 보름달이라도 떴으면 좋겠다. 정 인 학 논설위원 chung@
  • 통일부 편법인사 관행 ‘제동’/법원 “사직조건부 승진 1년후 면직 부당”

    법원이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통일부가 관행적으로 시행하던 ‘시한부 승진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백춘기)는 3일 “수리되기 전에 사직서를 철회했는데도 면직을 강행한 것은 부당하다.”면서 통일부 별정직 3급 공무원인 하모(52)씨가 통일부를 상대로 낸 의원면직처분 취소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84년 통일부 5급 별정직공무원으로 임용된 하씨는 2001년 7월 3급인 심의관으로 승진했다.인사를 앞두고 통일부는 공무원 수십명이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등 인사적체가 심하자 차관이 직접 나서 ‘시한부 승진’을 제안하고 나섰다.1년후 사직하는 조건으로 3급으로 승진시켜주겠다는 것이었다.하씨는 이에 동의,미리 사직서를 제출하고 3급 발령을 받았다.그러나 1년이 지난 지난해 9월초,하씨는 “사직서를 철회한다.”는 뜻을 통일부에 전했다.차관이 사직할 때 대학교 전임교수직을 보장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였다.그러나 통일부는 9월 27일 미리 제출한 사직서를 근거로 하씨를 의원면직시켰다.통일부는 임용순위에서 뒤진 하씨를 3급으로 승진시킨 것은 “1년 뒤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면직을 강행했고,하씨는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공무원의 사직 의사표시는 원칙적으로 의원면직 때까지 철회할 수 있다.”면서 “통일부가 후속인사까지 강행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또 재판부는 “‘조건부 승진’은 공정성·합리성을 저해하는 편법인사로 공무원에 대한 질서의 뿌리를 무너뜨리는 악습”이라고 규정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발언대] ‘민생치안 파수꾼’ 전·의경에 격려를

    인천경찰청 공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의경이다.공보실의 업무중 하나인 매일 아침 언론에 보도되는 경찰관련 기사를 챙기면서 요즘 전의경의 문제점과 자체사고에 대해 보도되는 기사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본인 역시 의무경찰로 복무하는 입장에서 같은 동료들이고 동기들인 전국의 전의경들에 대한 좋지 않은 기사를 보며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같은 동료이고 전우라는 사실이 우리 전 의경들의 마음을 더욱더 아프게 한다.연일 이어지는 집회시위의 경비업무와 범죄예방에 불철주야 뛰고 있는 전의경들이 마치 조직폭력집단처럼 국민들의 이미지로 자리잡고 매달 모집하고 있는 의무경찰의 지원율 또한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전의경의 현주소이다. 또한 전의경 역시 국방부 병력들과 마찬가지로 2년 넘게 부모형제와 헤어져 군복무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노고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과 군복무를 편하게 하기 위해 자원입대 한 것처럼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이다. 한여름 뜨거운아스팔트 위에서 매연에 찌들어 교통정리를 하고 두꺼운 진압복 속으로 비 오듯 땀을 쏟으며 대규모시위집회 상황에 뛰어드는 것이 과연 군복무를 편하게 하는 것인가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문조차 갖게 한다. 또한 전의경하면 과거 군사정권시절 민주화를 외치던 많은 젊은 청년들에게 최루탄과 폭력을 행사하며 무력으로 시위진압을 하던 전투경찰을 떠올리며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렇게 현실과 달리 왜곡된 시각으로 전의경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생각 역시 열심히 복무하는 많은 대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근무의욕을 상실케 하며 이러한 것이 자체사고의 원인중 한가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전의경은 공식적인 명칭으로 ‘전투경찰순경’이라 하며 작전전경(전경)과 의무경찰(의경)로 나뉜다.작전전경은 육군병력중 훈련소에서의 차출이고 의무경찰은 100% 지원제이다.이 때문에 의경은 전경과 달리 지원해서 입대하지 않으면 복무를 할 수 없지만 전경은 무작위 차출이기 때문에 아직 군에 입대하지 않은 장정들은 누구나 전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의경 역시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국가와 국민에 충성을 다하고 있는 군인이자 민생치안을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며 민중의 지팡이이다. 이런 전의경에 대한 국민들의 따뜻한 눈길과 격려로 전의경대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대원들간의 상호존중으로 구타 및 악습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부대내 자체 사고와 문제점 지적으로 아침신문의 일부분을 장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반디
  • [대한포럼] 역풍 맞은 노동계 강공

    노동계의 강공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와 노조원들도 강경 일변도의 밀어붙이기식 투쟁방식에 고개를 돌리고 있다.부산·대구·인천지하철 파업이 노조원들의 이탈로 조기 타결되고,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 찬성률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파업 불황’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고 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승승장구하던 노동계의 ‘시기 집중’ 선제 공격형 투쟁전략은 조흥은행 매각반대 파업이 금융전상망 마비 위기로 치달으면서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노무현 대통령은 “정부의 굴복을 강요하는 노동계의 불법파업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노동계의 노정(勞政)투쟁에 인내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자 재계는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 23일 경제단체 회장 및 부회장단 성명을 통해 “노동계가 총파업을 중단하지 않으면 투자를 조정하고 고용을 줄이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노동계를 겨냥했다.투자 중단과 해외 공장 이전은 기존 인력 및 신규 고용 감축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노동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고건 국무총리는 이틀 후 관계장관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노동계의 연대파업이나 불법파업을 ‘명분 없는 정치적인 투쟁’으로 규정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역풍은 여기서 멎지 않았다.외국인투자자들도 가세하고 나섰다.이들은 격렬한 노사분규는 과도한 임금 인상과 기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투자 이탈’을 들고 나왔다.특히 조흥은행 노사분규 타결을 기점으로 강성 노조로 분류된 기업의 주식에 대해 매물 공세를 퍼부었다.한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었던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영국의 피치사도 국가신용도 하락 가능성을 내비치며 노동계를 압박했다. 이밖에 학계 및 일부 노사관계 전문가들은 친노동자 정책 기조를 질타하면서 대기업과 공공부문의 ‘철밥통’ 노조에 근본적인 개혁이 가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들 노조가 대외적으로 비정규직 보호를 내세우고 있으나 강성 투쟁으로 자신들의 파이만 키울 뿐그만큼 하청기업의 납품단가와 소속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여력을 앗아간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처럼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돌아가자 민주노총은 어제 긴급 해명에 나섰다.현대자동차노조의 사상 최저 파업찬성률,‘정치파업 조합원 외면’ 등은 실상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않은 채 파업 자체를 불온시하던 과거의 악습이 재현된 것이라고 반박했다.경기침체의 원인을 파업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마녀사냥이라는 것이다. 노동계의 이러한 항변에도 불구하고 요즘 노동계는 ‘방어적 권리’인 노동3권을 ‘공격적 권리’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참여정부 출범 후 적극적인 공세를 통해 두산중공업 파업에서는 가압류 해제 및 무노동무임금 파기,철도노조 파업에서는 민영화 철회 및 해고자 복직,조흥은행 파업에서는 민·형사 책임 면제와 경영자 선임 참여 등 과거 정부에서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전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노동계가 소규모 전투에서는 승리했을지 모르나 전쟁에서는 패할지도 모를 기류가 힘을 얻고 있다.‘타협’과 ‘원칙’이라는 참여정부 노사정책 양축 가운데 ‘타협’이 실종될 수 있을 정도로 역풍이 거세다. 따라서 노동계 지도부는 노정투쟁의 기치를 올릴 게 아니라 올 투쟁전략과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단기 성과에 집착했다가 정부가 노사 힘의 균형 조정을 위해 약속했던 산별교섭 유도,노사분규 불구속수사 원칙,직권중재 최소화 등도 백지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노동계 조직 내부를 뛰어넘는 지도력을 기대한다. 우 득 정 논설위원 djwootk@
  • [열린세상] ‘생태 정치’의 길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야망이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던 두세 해 전,우연한 일로 인사를 나눌 기회가 있었을 때,나는 그에게 80년대 어떤 모임에서 강연을 들은 일이 있노라고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했다.그러자 그는 뜻밖에도 이렇게 말했다.“아,또 무슨 말로 제가 실수를 했던가 싶습니다!”자신의 말이 자주 뜻하지 않은 논란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에 겁을 먹고 있음이 분명했다.초면의 자리에서 인사 삼은 말인데,반응은 과민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된 이후로는 더욱 ‘말로써 말 많은’ 구설(口舌)에 시달리는 듯이 보인다.그가 내뱉는 말은 그로서는 일상의 생활언어,또는 평소에 자주 입에 올리는 그만의 구어(口語)인 경우가 많다.‘잡초론(雜草論)’은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나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막말 투정보다는 정제(整齊)된 표현에 속한다.잡초는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수구 부패 정치인,정치판이라는 논밭에서 ‘뽑아버려야 할’ 대상을 지칭한 것이다.이 말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가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자리에 있기때문이다. ‘잡초’라는 어휘 때문인지 잡초의 대가인 ‘야생초 편지’의 저자가 이의를 제기했다.제 발 저린 수구 정치인이나 수구 과점 언론들이 말꼬리 잡고 펄쩍 뛰며 반발하는 것은 예상을 벗어난 것이 아니지만,옥중서간집 ‘야생초 편지’로 유명한 황대권 생태운동가가 글을 써서 이의를 제기한 것은 뜻밖이다.그는 80년대 조작된 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30세에서 43세까지,전두환 정권 때 갇혔다가 김대중 정권 때에야 세상에 나온,우리시대의 대표적인 ‘색깔’ 희생자 중 한 사람이다. 그가 보기에 ‘잡초론’의 함정은 그것이 “선혈 낭자했던 ‘빨갱이 사냥시대’를 연상시킨다.”는 데 있다.편 가르기나 흑백논리의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제초(除草) 논란은 우리사회의 오랜 악습인 ‘색깔 덧씌우기’ 속성과 닮았다.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잡초 사냥꾼’이 횡행하는 세상이 와서야 되겠느냐는 것이 그의 진정한 우려다.잡초라는 것은 식량생산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산업농 시대에 제초제를 써서 일거에 제거하는 ‘작물 외의 모든 풀’을 말한다.독극물인 제초제는 우리 논밭에서 생물다양성을 급격히 감소시키고 심각한 환경 재앙을 부른다.제초제 농사에는 작물이냐 아니냐에 따라 어느 한쪽을 절멸시키는 극단적인 이분법의 세계만 존재할 뿐 다양성과 같은 균형과 조화는 없다. 잡초만 아니라 독초라도 그 나름의 생태적 역할이 있는 것이다.균형을 깰 정도로 번성하지 못하도록 ‘관리’하면 되는 것이지 싹쓸이 ‘제거’만이 능사가 아니다.그것이 생태 농업의 기본 철학이다.지금 ‘잡초’라는 수사(修辭)로 노무현 정부가 추구하는 과거 청산은 이런 생태 농업의 철학에서 너무 멀다.생태농업은 제초제를 쓰는 농법보다 훨씬 더 힘이 든다.그러나 일단 자리가 잡혀 생태적 균형이 회복되고 나면 그때부터 농사는 훨씬 쉬워진다. 통치 원리도 같다.제초제라는 ‘독’을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억누르고 국가 사회 전체의 건강을 긴 눈으로 내다보는 일,국민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여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나가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정치가 가야 할 바른 모습이다.새만금 갯벌의 생명을 지키는 일에 목숨을 건 수도자들의 3보1배 대장정(大長程)이 마침내 서울에 들어왔다.그들의 피와 땀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언어를 절하는 고난이고 희생이다.그리고 그것은 “지금 새만금 갯벌 위를 기어가는 한 쌍의 고둥을 위해 수도자들인 우리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명사랑의 절정이다.새만금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 앞에 가로놓인 무수한 ‘선택’의 문제 중 하나가 아니다.특정한 몇 사람이나 특정한 지역,그것들을 포괄하는 우리 국민이나 우리 국토에만 머무르는 일도 아니다.생명의 문제이고,지구 유기체의 문제이며,이미 거대한 철학의 명제다.새만금 생명이 내지르는 비명 앞에서 대통령의 결단은 무엇인가. 정 달 영 칼럼니스트
  • [사설] 제멋대로 예산집행 책임 물어야

    국민의 혈세가 곳곳에서 줄줄 새고 있다.씀씀이가 헤픈 것도 문제지만 예산회계법에 정해진 절차와 규정을 무시하고 기관 편의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한마디로 공직자들이 나랏돈을 개인 쌈짓돈 쓰듯 하고 있는 것이다. 감사원의 예산 집행실태 감사 결과 이처럼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헤프게 사용되는 예산이 지난해에만 4000억원에 달했다.이 가운데는 예산항목에 맞게 집행하지 않고 편의에 따라 다른 용도로 전용한 것이 대부분이지만 공개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맺거나 최저낙찰가격을 높게 설정하는 등의 편법 운용도 적지 않다.심지어 8만여명의 노인들에게 돌아가야 할 경로연금 421억원을 아예 지급하지 않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례도 있다. 개인의 쌈짓돈도 용도에 맞게 아껴 써야 한다.하물며 국민의 혈세인 국가예산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그런데도 되지도 않을 사업들을 하겠다며 예산을 타다가 실제로는 엉뚱한 곳에 써버리는 악습은 고쳐지지 않고 있다.이런 사례가 특히 지자체들에 많다.지난 3년간 교육부에서 자체 예산용으로 943억원의 특별교부세를 배정받아 124억원만 쓰고 나머지 819억원은 묵혔다가 다른 용도로 전용한 각 시·도 교육청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국민 혈세가 제멋대로 쓰이는 것을 막으려면 각 부처와 지자체의 예산집행에 대한 감시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예산전용의 적절성에 대한 감시와 미집행 예산의 사후관리 시스템의 보완이 무엇보다 시급하다.이를 위해서는 현재 감사원이 관장하고 있는 회계검사 권한을 2원화해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에도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 [씨줄날줄] 뇌물 공여 지수

    세상에 ‘뇌물 공여 지수’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권한을 이용해 특별한 편의를 보아 달라는 뜻으로 주는 부정한 금품을 잘 주는 정도라는 것이다.독일의 한 여론 조사 기관이 국가별로 기업인의 뇌물 공여 지수(Bribery Payers Index)를 조사했다고 한다.수입이 많은 15개국의 경제인들을 대상으로,수출액이 많은 21개 나라별 기업인들의 뇌물 공여 지수를 물었더니 한국이 네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지목됐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의 신뢰성 여부를 떠나 우리 기업인들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뇌물 나라’에는 우리 말고도 러시아,중국,타이완이 차례로 꼽혔다.호주,스웨덴,스위스,오스트리아,캐나다 등은 뇌물을 주지 않을 것 같은 나라로 분류됐다.뇌물 나라는 하나같이 어려운 여건을 딛고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 가는 나라들이다.누구는 뇌물을 주고 싶어서 주겠는가.호주를 보자.한반도의 37배나 넓은 국토에 천연 자원이 넘쳐난다.인구라고 고작 2000만 명 남짓한 판에 기업인들이 물건 좀 팔겠다고 뇌물까지 주어 가며 목을 맬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우리 기업도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편법으로 특혜를 받아 난관을 뚫으려는 발상 자체를 버려야 한다.이름을 대면 세계가 다 아는 굴지의 기업이 사업과 관련이 깊은 상임위에 소속된 국회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했다는 얘기가 들린다.의원들을 ‘우호’,‘신뢰 불가’ 뭐 이런 식으로 분류해 놓은 것을 보면 뇌물 공여 지수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실제로 문제 기업은 요즘 뇌물 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지 않은가. 뇌물 처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수뢰자 위주로 엄벌해 왔지만 뇌물 악습은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요즘 검찰청을 들락거리는 사람들은 갖가지 게이트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 수사를 받고 있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흥정을 시도했던 까닭이 아닌가.뇌물을 건넨 측도 수뢰자와 똑같은 강도로 비판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뇌물 구조가 변했기 때문이다.권력이 기업체에 돈을 강요하는 게 아니다.돈 있는 사람들이 특혜를 요구하고는 뇌물로 보답하는 식이다.한국 기업인의 뇌물 공여 지수가 높은 까닭일 것이다.뇌물 수수에 대한 예외없는 엄벌을 촉구한다. 정인학 논설위원chung@
  • [씨줄날줄] 술상무

    지난 1997년 공기업의 사장 비서실장으로 3년간 재직하다 숨진 김모(당시 50세)씨의 유족들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끝에 산업재해 판결을 받아냈다.김씨는 재직 당시 일과 후 사장을 수행하거나 대신해 처리한 특별업무(접대 및 회식)에서 ‘열심히’ 술을 마신 것이 직접적인 사인(死因)으로 인정받은 것이다.그가 주로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액은 하루평균 100여만원에 달했다. 김씨의 희생과 유족들의 법정투쟁 덕분에 근로복지공단의 ‘업무상 재해’ 지침에는 ‘술상무로 인한 사망’이 새로 추가됐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03년 3월.노동부는 오는 7월부터 회사 업무상 술을 많이 마셔 걸리는 ‘술상무’들의 알코올성 간질환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산재보험의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미 몸이 망가져 퇴역했거나 지금도 매일 밤 몸을 망치고 있는 현역 ‘술상무’들로서는 기뻐할지도 모르겠으나 노동부가 정한 ‘술상무’ 커트라인을 통과하기란 그리 간단치 않다. 노동부 기준에 따르면 남자는 하루평균 알코올 80g(여자는40g)을 3년간 마셔야 한다.게다가 업무상 음주라는 증빙서류(동료들의 증언)도 제출해야 한다.알코올 도수 22∼24%인 소주(360㎖)를 3년간 매일 한병씩 마셔야 ‘술상무’ 반열에 들 수 있는 것이다.의학적으로 뇌에 손상이 가는 하루 주량이 소주 4잔인 점을 감안하면 뇌 손상 최저 기준치의 2배를 매일 마셔야 한다는 뜻이다. 어쨌든 지난 1970년대 고도 성장시대와 더불어 생겨난 신종 직업군이었던 ‘술상무’가 30년만에 국가로부터 ‘공적’을 인정받았다고 해야겠다.그후 기업에는 ‘머슴’‘해결사’‘연대보증용 사장’‘구속용 사장’ 등 많은 신종 직업이 생겨났다.‘조폭적 충성문화’의 사생아들인 이들의 주된 임무도 ‘술상무’와 마찬가지로 주군을 대신해 몸으로 때우는 것이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물보다 술이 흔한 나라’라고 말한다.또 즐기듯 음미하는 서양인들의 음주 문화와는 달리 단시간에 경쟁적으로 들이붓는 술문화에 현기증을 느낀다고 한다.‘술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다.’는 잘못된 옛말이 낳은 악습이다.이제는술문화도 개혁의 도마에 올라야 할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수사활동비 착복혐의 前 육군 법무감, 무혐의 처분에 뒷말 무성

    육군 법무감 재직시절 수사활동비를 빼돌린 혐의 등으로 고발된 국방부 김모(육군 준장) 법무관리관에게 21일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하지만 국선 변호인에 대한 변호료 지급과 직원들의 여비·출장비 집행의 경우 군 법무당국이 파행적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국방부 검찰단(단장 吳準守 대령)은 21일 “김 법무관리관이 육군 법무감 재직시 검찰 수사비로 할당된 1억 7300만원 가운데 9400만원을 지급하고,나머지 7800만원은 수사와 관련된 업무 추진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무혐의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례적으로 검찰 수사와 함께 이뤄진 국방부 감사에서 육군 법무감실이 국선 변호인으로부터 국선 변호료의 상당 부분을 ‘상납’받는 ‘악습’의 존재가 드러났다. 육군 법무감실은 김 법무관리관이 법무감으로 재직하던 2000년 4월부터 2년 동안 국선 변호인 2명에게 2200여만원의 변호료를 지급한 뒤 절반에 가까운 1000여만원을 격려금조로 돌려받아 직원들의 회식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김 법무관리관의 후임 법무감도 국선 변호인들에게 지급할 변호료의 절반가량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변호료의 절반은 군 법무당국 상납’이라는 군 안팎의 소문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직원들의 여비·출장비나 검찰 수사활동비 지급도 적잖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 법무관리관의 경우 육군 법무감 재직 기간 직원들의 국내 출장 여비 4000여만원을 집행하면서 출장자에게 실비만을 지급하고 남긴 1100여만원을 부서 운영비로 편법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참여연대는 지난해 10월 김 법무관리관이 육군 법무감 재직중 검찰수사관 개인에게 지급되는 수사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군 검찰에 고발했다.국무조정실도 김 관리관에 대한 비위자료를 입수해 국방부에서 감사를 실시하도록 했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사설]사정팀의 부작용을 경계한다

    노무현 차기 정부가 청와대 직속으로 사정팀을 신설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한다.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 내정자는 과거 정권의 사설정보 조직처럼 운영된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과는 달리 검찰수사관,경찰,국세청 직원 등 10여명으로 팀을 구성해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옷로비 사건의 여파로 지난 2000년 10월 사직동팀이 해체된 뒤 대통령 아들 등 권력형 비리가 불거졌던 점을 감안한 것으로 이해된다.사직동팀의 기능이 공조직인 검찰 등으로 이관된 뒤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등 권력층에 대한 내사 등 비리 예방기능이 취약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권력 비대화 가능성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정팀 신설은 한동안 잊혀졌던 사직동팀의 ‘망령’을 떠올리게 한다.신설될 사정팀의 행동 반경을 대통령 친인척으로 제한하고 공개·투명하게 운영하겠다고 하더라도 주된 임무가 비리 첩보 수집과 내사에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형태로 회귀할 소지는 항상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청와대에 힘이 집중될수록 이같은 개연성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 과거의 교훈이다.미국 등 선진국들이 대통령 직속의 사정기구를 별도로 두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우리는 사정팀 신설에 앞서 과거의 실패 사례부터 먼저 철저히 점검할 것을 주문한다.친인척 비리 척결은 사직동팀과 같은 별도 조직의 존재 여부보다 권력자의 의지가 더 중요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과거처럼 믿을 만한 ‘패거리’들로 사정팀을 구성한다면 ‘견제’ 기능은 실종되고 ‘비호’ 기능만 남는 악습이 되풀이될 수 있는 것이다.권력기관 운용의 성패는 결국 사람에 달렸다는 전직 검찰총장의 조언은 새겨볼 만하다고 본다.
  • 盧당선자,美式모델 도입 野대표와 국정논의 정례화

    우리 정치에서도 미국처럼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의회의 야당지도자들과 수시로 만나 주요 국정을 논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종전과는 다른 ‘대통령-야당대표’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5일 알려져 이같은 기대를 높이고 있다. 당선자측 관계자는 “당선자는 다음 달 25일 취임 이후 한나라당 지도부와 정례적으로 만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정협력을 요청할 계획”이라면서 “인위적 정계개편 불가 입장을 이미 밝힌 만큼 야당대표와의 정례회동을 통해 생산적 협력관계를 만들어내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 취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노 당선자가 야당을 국정운영의 명실상부한 파트너로 대우하는 쪽으로 간다는 얘기가 된다.야당이 여당의 ‘의원 빼가기’를 경계해 극한투쟁을 되풀이 해온 악습을 근절하자는 취지로도 풀이된다.‘반대세력’ 껴안기의 포용력을 보인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여기에는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성공적 국정수행을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현실인식도 일정부분 작용하는 것 같다.한나라당은 원내 151석을 보유한 거대 제1당이어서 극한 대치전선이 형성될 경우 노 당선자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 노 당선자가 지난해 말 당선 직후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회동을 제의한 데에는 이같은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물론 한나라당도 다음 달쯤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선출할 예정이어서 야당대표와의 대화시기는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당선자측 관계자는 “당선자는 취임 전이라도 한나라당의 새 대표가 선출될 경우 가능한 한 조기에 만나 새 정부 총리 인사청문회 및 인준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일단 환영의 뜻을 밝혔다.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노 당선자측의 회동 정례화 방침은 전향적인 모습으로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노 당선자측의 이같은 제스처가 정계개편 의도를 감추기 위한 립서비스 차원일 수도 있다고 보고 의심을 완전히 떨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박 대변인이 “노 당선자가 집권 초기 야당을 파괴공작의 대상으로 삼았던 현 민주당 정권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는 경고를 덧붙인 것도 이같은 경계의식의 일단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사설]우리 미래, 투표에서 나온다

    대통령 선거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남았지만,후보들이 유권자들에게 새로이 엄청난 자료를 내놓기는 시간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세 차례의 TV 합동토론회도 16일 끝났고,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모을 대형 공약도 모두 제시된 상태다.이제는 20% 가까운 부동층을 겨냥한 막판 득표활동으로,보충 공약을 발표하거나,또는 상대 후보에게 정치적 공세를 펼 수 있는 일부 지역 거리 유세전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렇더라도 유권자들은 선거운동이 끝날 때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후보들이 발표하는 공약과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어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이전에 맞서 ‘기능별 수도화 전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충남지역으로 옮겨와 과학기술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으로 막판 충청표심을 파고 들었다.노 후보도 기자회견을 통해 ‘김대중 정권의 부패와 실정에 책임있는 세력과 인사들에게 응분의 책임 물을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현 정권과 단절 의지를 분명히 했다.한나라당 지지층이 요구하는 ‘부패정권 심판’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라고 하겠다. 이번 대선은 3김 정치가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나고 21세기 첫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하는 ‘국민 대축제’이다.기표소에 들어가기 전까지어느 후보의 공약이 진실성을 지니고 있는지,또 어느 후보가 지역주의와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선거운동을 했는지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유권자들의 선택에 국가의 미래와 민족의 명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금권과 관권선거의 악습이 많이 사라지면서 선거문화가 한단계 상승된 것으로 평가된다.이제 유권자들의 선택이 이를 뒷받침해줄 때다.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TV 토론 등에서 제시된 정책과 공약을 다시 한번 살펴볼 것을 권한다.지역과 연고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선택 기준을 귀중한 한 표로 보여주길 기대한다.
  • [건강칼럼] 고혈압 ‘말없는 살인자’

    우리나라 성인인구의 약 30%가 고혈압을 갖고 있다.65세 이상이 되면 반 정도에서 고혈압이 진단된다. 고혈압은 중풍과 심장 및 혈관병을 비롯하여 신장(콩팥)을 망가뜨리는 심각한 병이다.그 수가 많고 합병증이 심하여 사망 아니면 큰 불구에 이르기 때문에 고혈압의 적절한 관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고혈압관리의 적절치 못한 면을 지적하는 표현으로 ‘반(半)의 법칙’이란 게 있다.전체 고혈압 환자중 혈압이 높음을 알고 있는 이가 반 정도이고,고혈압이 있음을 알고 있는 환자중 치료를 받는 사람이 반,치료를 받는 고혈압환자 중 제대로 관리되는 이가 반 정도라는 내용이다. 이처럼 고혈압 관리가 어려운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그러기에 고혈압을 “말없는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또 하나의 큰 이유는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이다.치료약에 대한 의구심과 장기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합세하여 논리적 해결책을 가로막고 있다. 몇주전 48세의 남자환자 S씨가 숨이 차서 응급실로 왔다.눕지도 못하고 앉아서날이 밝기를 기다리다가 견디다 못해 병원에 실려온 분이다.심부전으로 폐에 물이 차서이다. 그분의 혈압은 대단히 높았고 심장은 비대해 있었다.고혈압을 안지는 5∼6년 되었지만 별로 불편한게 없어서 그대로 지냈다고 한다.또 고혈압약에 한번 손을 대면 일생동안 헤어날 길이 없으니 처음부터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기에 치료를 하지 않았다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런 자가당착의 모순된 논리가 스스로를 함정에 빠뜨린다.놀랍게도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이같이 잘못된 논리를 가지고 치료를 기피한다.이들은 무서운 합병증을 막으려고 혈압약을 쓰는 것을 흡연과 같은 나쁜 습관과 혼동하는 듯 싶다.그러나 어찌 혈압약 복용을 흡연과 같은 악습처럼 인식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은 합병증을 방지하기 위함인데 치료를 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닥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무슨 방법을 동원하든 정상혈압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겠다.실제로 체중조절과 철저한 건강습관의 실천으로 상당수의 고혈압이정상화 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비약물요법으로 고혈압이 잡히지 않으면 약을 복용해야 한다.S씨는 스스로가 함정에 빠지는 논리(?)를 고집하다가 결국 응급실 신세를지게 된 것이다.천만다행하게도 S씨는 적절한 치료를 받고 회복이 되었고 지속적인 고혈압관리로 정상혈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운이 없었다면 심한 중풍으로 유명을 달리할수도 있었고 목숨은 부지하더라도 심한 불구가 될 수도 있었다.적절한 고혈압 관리의 첩경은 모순된 논리를 들먹이지 않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관리방법을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이다. 이원로(일산백병원 원장)
  • [사설] 한 예결위원에 민원쪽지 68건

    대한매일이 입수한 국회 예결특위의 한 계수조정소위원이 작성한 민원쪽지 정리 문건에 따르면 무려 68건에 달하는 청탁성 민원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고 한다.고속도로 건설을 비롯해 항만·부두 건설 사업,경지 정리사업,체육문화 행사 등 지역구와 동료 의원,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올라온 민원들이 대종을 이뤘다는 것이다.그렇잖아도 올해는 대선으로 인해 심의 일정이 짧아져 ‘수박 겉핥기·나눠 먹기식’ 심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온 터다.더구나 예결위원들이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비난여론까지 일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대로 가다간 내년 예산 역시 균형예산은커녕 ‘누더기예산’이 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러한 행태 때문에 그동안 국회 예산안 계수조정 소위의 운영방식을 놓고 시민단체 등이 꾸준히 개선의 목소리를 높여왔으나 어찌된 일인지 매양 ‘쇠귀에 경읽기’에 그쳐온 게 우리 국회의 현주소였다.나라살림보다는 소속 정당의 인기와 내 지역구만 배부르면 된다는 식으로 운영되어온 탓이다.그러다 보니 계수조정 소위가늘 비공개로 진행되어왔고,그것도 방청객이 없는 ‘골방’에서 심의하기 일쑤였다.게다가 제대로 된 속기록도 작성하지 않고 알맹이는 모두 빠진 발언요지만을 정리한 회의록이 전부였으며,그마저도 예산안 처리후 4,5개월 뒤에나 공개되어온 것이다. 이러한 ‘예산 악습’이 사라지지 않는 한 투명한 예산심의를 기대하기 어려우며,예산을 통한 고른 지역발전도 난망이라고 본다.나눠 먹기식 민원성 ‘쪽지 밀어넣기’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따라서 차제에 밀실에서 나눠갖기식 예산심의 관행을 고쳐야 한다.계수조정소위의 회의 내용을 속기록에 전부 남기고,추후에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또 수정할 예산내용은 반드시 공식문서로 제출토록 의무화하는 것도 검토해보길 촉구한다.
  • [시론] ‘도청 없는 사회’ 만들자

    국회 정무위에서의 도청자료 폭로를 계기로 도·감청문제가 다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국가기구의 장과 검찰간부의 통화를 관계기관이 도청한 내용을 폭로한 사실은 여러 가지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야당지도부는 물론 기업인,노조관계자,시민단체 간부 등 사회 각계인사들까지도 도·감청을 두려워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하지만 국가기관 간부들마저 정보기관의 도청 대상이고,그 통화내용이 폭로된 점은 충격적인 일이다. 도·감청은 독재체제의 권력유지를 위해 악용되어온 유력한 통치수단이다.이것은 반대세력을 억압하고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이용된 인류의 공적이다.인간의 존엄과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인권을 말살하기 위해 문명의 이기인 과학기술이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문명사회에서는 도·감청을 법으로 철저히 금지하고 위반자를 엄하게 처벌한다.이러한 악습이 민주주의 공고화 단계에 있는 우리사회에서 다시 문제가 되는 자체가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그리고 정권말기를맞아 폭로되고 있다는 점이 레임덕의 산 증거인 양 인식되어 서글프기까지 하다. 국민의 정부에서 도·감청이 문제가 된 것은 여러 차례이다.선진국의 정보기관들도 일정 부분 도·감청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법에 의해 허용된 범위에서 이루어졌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그것은 국익을 위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권위주의 시대의 나쁜 통치수법으로 악용된 것과 같은 이유로 이것이 남용되기 때문이다.소수정권의 권력유지와 정권연장을 위해 도·감청이 악용되어 국가 사유화의 우려가 크기에 염려하는 것이다. 만일 정권이 정당성을 확보하고 범국가적으로 능력에 의해 인재를 널리 등용했다면 국가기관 내에 편가름이 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특정지역과 정파를 중심으로 국가기관이 점유되어 인사가 문란하고 기강이 해이해져서 정당하게 통솔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도·감청의 유혹을 받게 된 것이다.이것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국가기관을 운영하고 정국을 인위적으로 재단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다.심지어 권력내부 인사간의 권력다툼이나 집권당의 대선 후보 경선과정에 도·감청문제가 제기된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그당시에는 의혹 제시로만 그쳤으나 이번 폭로는 그러한 의혹 까지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셈이다. 국가기관 간부들에 대한 도·감청 내역이 폭로된 것은 당장은 임기말 권력누수에 따른 부정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멀리 보면 행정의 투명성과 법치 행정을 위해 바람직한 내부고발의 역할도 한다.누구도 믿지 못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불신의 시대는 법과 원칙에 의존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도·감청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 권력당국부터 앞장서야 하겠다.국가정보기관이 정치적 중립성과 직업전문성을 확립하여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일만 하고 줄서기나 편가르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이것을 위해서는 차기 정권부터 권력기관의 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그리고 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제도를 철저히 시행해야 한다.통신기기 제조업자들은 도·감청을 방지하는비화기를 저렴한 값에 널리 보급하여 실용화하도록 힘써야 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권력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당당하고 떳떳하게 사용해야 한다.권력이 정당성을 회복하고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일이 도·감청을 막는 지름길이다.대선후보나 장관이 비화기나 공중전화를 이용해야만 하는 부끄러운 시대를 조속히 끝내야 하겠다. 김석준 이화여대교수 바른사회 시민회의 공동대표
  • 오피니언 중계석/ 김영곤교수 인터넷신문 기고/상습 침수지역 주민 집단이주시켜야

    태풍과 폭우로 전국이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은 가운데 김영곤 조선대 생물과학부 교수가 최근 인터넷 신문 이슈투데이(www.issuetoday.com) 기고를 통해 상습 침수지역 주민 이주 등 근본적인 수방 대책을 대안으로 제시해 눈길을 끈다.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김영곤교수 인터넷신문 기고 해마다 여름이면 거의 예외없이 장마가 오고 태풍이 지나간다.장대비가 시간당 50㎜만 집중적으로 쏟아져도 물난리가 오는 것은 비일비재하다.아무리 현대 과학이 발달해도 기습적인 호우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선진국 역시 기상위성 등 첨단 정보시스템을 통해 빈틈없는 예측과 통계학적 산술을 이용하지만 하늘은 이를 비웃듯 심술을 부릴 때가 많다. 세계적으로 매년 홍수로 죽어가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계산하면 수조 달러가 훌쩍 넘을 것이다.그렇다면 이를 예방하는 슬기와 지혜만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첩경이 아닌가 싶다. 매년 여름마다 우리 주변에선 기상예보를 무시하고 등산·낚시를 즐기다 폭우에 떠밀려 죽어가고 파도에 휩쓸려 조난을 당하는 등 야단법석을 떤다.제목숨 제가 지킬 줄도 모르면서 믿는 구석이 있는 듯 제 맘대로 산다.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위한 보상은 대부분 세금으로 충당된다.일기예보를 무시하는 이들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데도 국민은 그 ‘얼간이’인생을 위해 땀을 흘려야 한다. 우리에게는 안전에 대한 정량화된 시스템이 부재하다.기껏해야 다리가 견딜 수 있는 하중이 얼마이니 건너서는 안될 차량에 대한 경고,하천의 깊이가 어느 정도이니 수영금지라고 쓴 기울어진 팻말 정도가 고작이다.따라서 우리 생명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위협받을 수 있다. 안전핀이 주택가 골목의 담벼락에 붙어 있는 가스통,그에 대한 불안은 우리를 너무도 초라하게 한다.모든 이마다 스스로 안전핀을 달고 다녀야 될 날이 올지 모른다. 길거리를 가다가 맨홀에 빠져 어린이가 죽으면 그때서야 난리법석을 떤다. 하천에 농약병이 떠다니고 오물이 뒤범벅이 되어도 하류에서는 낚시를 하며 흥에 겨워 매운탕을 끓이면서 제 몸에 들어가는 독극물은 생각하지 않는다.모르고 먹으면 약이 된다면서 위안을 삼는다. 먹을 것이 넉넉하고 명품으로 몸치장을 하면 선진화한 문화인 행세를 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에게 선진국 대열은 아직 한참 멀다. 산비탈에 집을 지을 땐 그에 따른 구조공학이 도입되어야 함에도 비가 와 흙더미에 매몰되면 정부 대책만 나무란다.상습 침수지역에 살면서 생명만 겨우 건지는 쓰라린 이재민 경험을 하면서 또다시 그 자리에 집을 짓는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삼만리쯤 떨어져 있는데 또다시 악몽의 터에 벽을 바르고 문을 고치며 안도한다. 정부는 왜 근본적인 수해대책을 평소에 수립하지 않는지 모르겠다.제방을 쌓고 도로를 복구하고 다리를 놓고,또다시 장마에 휩쓸리면 다시 건설하고.이게 무슨 쥐의 학습장면 연출인가. 상습 수해지역 주민은 아예 집단적으로 이주시키는 대안이 고려되어야 한다.우리나라처럼 산이 많은 농경사회에서 과거엔 이러한 지역이 어쩔 수 없이 삶의 터전이 되었지만 이제는 좀 더 높은 지역으로 이주시켜 안전한 주거문화로 개선해야 한다. 홍수로 인한 국민의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폐해는 실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다.이제 정부는 적어도 상습 수해지역을 등급별로 정해서 우선순위에 따라 안전지대로 이주시키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제방을 쌓고 수로를 정비하며 댐을 건설하는 등 치산치수는 원천적으로 중요하다.하지만 수해와 직접 관련되는 위기로부터의 탈출은 안전지대로 옮기거나 안전지대를 만드는 일이다.지방자치단체에서도 주택단지를 확보해 장기대여,세제 혜택 등을 통해 주거여건을 개선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시는 수재의 재앙을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이제 이러한 악습을 우리 땅에서 걷어내고 절망감과 삶의 터전이 교차되는 시행착오는 추억으로 남겼으면 한다. 언제까지 비만 오면 복구를 되풀이하는 시행착오를 거듭할 것인가. 정리 임창용기자 sdragon@
  • 광복절 특집/ 기고/“일제때 고위관리 존경받는 시대”

    한국의 근대적 법제도는 우리가 자주적 근대국가 발전을 이룩하지 못하고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일제를 통해서 이루어졌다. 1894년 청일 전쟁에서 일제가 주도권을 장악할 당시부터 그들이 침략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근대적 개혁을 하자는 것이었다.그 이후 1905년 한국이 일제의 강압적 지배에 들어갔을 때부터 일제 법령제도를 모방하고 1910년 이후부터는 일본 식민지제로 일본의 주변부로 전락했다. 1945년 일제가 패망하고 미국과 소련 양국이 군정을 시행했을 당시,남쪽은 미 군정이 일제법령을 시행하고 1948년 정부수립시에도 제헌헌법 100조에 의해 미 군정 법령과 함께 일제법령의 효력을 지속시켰다.그 이유는 사·소유권제도 유지와 기존질서의 안정을 꾀한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법조계의 일제 잔재 문제가 청산되지 못한 채 민주주의에 반하는 권위주의와 관료주의,파시즘과 군국주의의 잔재도 온갖 악의 씨로 싹을 키웠다. 이 악의 씨를 싹틔워 충직하게 가꾼 뒤 이 나라의 실세로 군림한 것은 친일 관료이고 그 중에는 사법관료가 있다.일제지배 하에서 법원이나 검찰청의 서기와 통역생으로 있던 무리가 하루 아침에 판사와 검사가 되었다.고등경찰의 보조원과 밀정 및 헌병 보조원이 서장,장관,대장이 된 것이나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일제하의 관료주의 법학이 우리 법조 양성의 자양분이 되어 독을 뿜어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일제의 사법관료 제도를 운영하면서 생긴 고문과 가혹 행위의 악습,피의자나 참고인에 대한 범죄인 취급,사법 과정에서 관료성과 비밀폐쇄주의,재판을 나랏님이란 절대자의 대변으로 여기는 반민주적 재판의식이 그대로 답습되었다. 법률 운영이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의식한 것이기보다는 권력의 권위를 세우는 것이 되었다. 관리가 서민을 앞에 두고 “법대로 하겠다.”는 말은 혼내준다는 협박이 되었다. 그러한 법이란 국민의 법이 아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문제되어온 전관예우의 폐풍이 무엇인가? 관료 특권의 별명이고 그 찌꺼기가 아닌가? 더욱이 이승만 정권의 엘리트는 제국대학 출신과 고등문관시험 합격자들로 구성되었다. 그리고그들이 다녔던 제국대학 풍토는 1920년대의 치안유지법과 대륙침략에서 1941년 세계전쟁으로 이어지는 파시즘이 극성하던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한 정치적·사회적 상황속에 자유주의는 이미 대학에서 압살된 분위기였다.1945년 이후 한국사회를 지배하게 된 30대 이후의 세대가 잔뼈가 굵은 사회적 배경이 바로 그러했다. 그래서 해방된 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우리의 법조계에는 일제잔재의 각종 추악한 모습을 본다.일류라는 착각의 교만성과 반민주적 특권의식,법적정의에 무감각한 출세지향의 속물근성,법의 운영을 관료의 입장에서 하는 것 등 많다. 그 중에도 인적 잔재문제는 친일파와 그 아류의 맥이 이어져 오고 있다.한가지 예를 들어 J씨는 김구(金九) 선생 암살사건 당시에 헌병총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안두희를 비호하였다.그는 일제 조선총독부 고위관리로서 제국대학 출신의 인텔리다. 그는 그 후 법조계와 법학계에서 각종 명예로운 고위직을 역임했으며 영화를 누렸다.지금도 미국으로 왔다 갔다 하는데,아직도 천수를 누리고 있다.한국의 많은법학도는 그를 존경하고 그처럼 되길 동경하는 눈치다. 법적 정의가 없고 출세만능과 강자의 지배라는 정글의 세계이니 그들을 나무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누굴까.기막힌 세상이다.법조계 일제잔재의 인적요소인 친일파 부류,그들이 바로 역대 독재자의 법기술자의 원조가 아닌가?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 의문사진상규명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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