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악습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대선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원팀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덩이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 염증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11
  • [데스크시각] 공공기관 감사와 축구심판/임창용 공공정책부 차장

    다 아는 얘기지만 스포츠에서 국가대표팀끼리 맞붙는 A매치의 주심은 제3국 국적의 심판이 맡는다. 시골에서 동네 대항 축구시합을 해도 여건만 되면 다른 동네 사람이 심판을 본다. 반칙행위를 공정하게 잡아내 벌칙을 주기 위해서다. 만일 경기에 나선 팀과 한 국적 또는 한 동네 사람이 심판을 본다면 상대편은 물론 관중도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가질 것이다. 공무원, 공기업 직원들의 비리 뉴스를 접할 때마다 이같은 스포츠게임의 불공정한 심판을 떠올리게 된다. 정부 부처의 감사관, 공기업 감사들이 이들 심판과 자꾸 오버랩되는 것이다. 감사관은 각 부처에 속해 있으면서 직원의 업무와 비리를 감시·감찰하는 업무를 맡는다. 이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하려면 당연히 기관장이나 상관, 동료들로부터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감사관도 조직의 구성원이자 일개 간부인 이상 조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일부 부처 감사관직을 외부에 개방하고 있다. 한데 실행이 제대로 안된다. 외교통상부·보건복지부·건설교통부 등 감사관직을 외부에 개방하고 있는 12개 부처 중 순수 민간인을 감사관으로 뽑아 쓰는 곳은 관세청 등 2곳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공무원 출신이고, 그 중 상당수는 소속 부처 출신이다.‘무늬만’ 개방형인 셈이다. 해당 부처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감사업무를 수행하려면 조직 내부와 업무를 꿰고 있어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댄다. 그러나 아무리 조직을 꿰고 있다 한들, 자신의 승진·인사의 숨통을 기관장·상관이 쥐고 있고, 십수년간 동고동락해온 동료·부하들이 눈에 걸리는데 그들의 비리를 소신껏 파헤쳐 낼 수 있겠는가. 적지 않은 부처들이 감사관을 공모할 때마다 ‘적임자가 없다.’며 2차,3차 재공모를 한다. 검사출신 변호사, 대기업 출신 감찰 전문가가 지원을 해도 마찬가지다. 모 부처의 한 간부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 들어와 조직을 흔들어 놓을까 부담된다.”고 털어 놓았다. 진짜 속내는 바로 이것이다. 이들에게 있어 적임자는 ‘조직의 생리와 업무를 잘 알고, 이해해 주는’ 인물인 셈이다. 공기업의 방만경영과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연일 도마에 오르지만 개선되지 않는 원인도 자체 감사시스템 부실에서 찾고 싶다. 부처 감사관과 달리 공기업 감사는 대부분 외부에서 수혈된다. 문제는 상당수 감사들이 정치판을 들락거리던 비전문가라는 점이다. 정치권의 자리 챙겨 주기 수혜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딱지 때문에, 기관장은 물론 노조, 직원들에게 감사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 공기업 감사는 고장난 호루라기를 물고 있는 심판과도 같다. 비전문가, 정치권 낙하산이라는 실뭉치가 호루라기속을 꽉 채우고 있으니, 아무리 불어대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공무원과 공기업 혁신의 해답은 자체 감사시스템 개선에서 찾아야 한다. 감사관을 외부에서 뽑되, 진정 감사의 논리를 꿰뚫고 있는 소신파 ‘감사 전문가’를 발탁해야 한다. 부처 조직과 업무를 미주알고주알 꿰고 있어도 감사의 날을 세우지 못하면 감사관으로선 부적격자다. 공기업 감사에 정치권 출신의 비전문가를 앉히는 해묵은 악습의 고리도 끊어내야 한다. 정부가 공기업 혁신을 끊임없이 외쳐대면서도 낙하산 감사 인사의 고리를 끊지 않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공직사회에서 한쪽 팀과 공모한 심판이 뛰는 불공정한 게임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고장난 호루라기를 문 심판이 떡하니 버티고 있는 모습도 볼썽사납다. 피해를 입는 상대편 팀은 다름 아닌 세금을 내는 국민이다. 임창용 공공정책부 차장 sdragon@seoul.co.kr
  • [사설] 명퇴 후에도 경조사비 주는 마사회

    한국마사회가 명예 퇴직자에게도 직원과 같은 수준의 건강검진과 경조사비 혜택을 주는 제도를 뒀다고 한다. 지난 1월 열린 이사회에서 3년간 재직 직원과 비슷한 처우를 보장하는 안건을 통과해 시행한 것이다.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명예퇴직 유인책으로 제도를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방만한 경영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마사회의 이런 명퇴 혜택에도 불구하고 고작 2명이 퇴직했다고 한다.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 세간의 부러움을 받는 마사회 같은 공기업에서 명예퇴직이 쏟아질 리 없다. 마사회는 수익이 줄어드는데도 경영은 방만하기 이를 데 없는 공기업이다. 오죽하면 ‘채찍 없는 마사회’라고 불리겠는가. 마사회는 2002년 3821억원이던 순이익이 지난해 1074억원으로 떨어졌다. 이익이 전년 대비 23.6%나 줄었는데도 명예퇴직을 명분으로 음성적인 혜택을 얹어주는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공공기관 경영실태 분석에서도 2000년에 비해 2005년 매출은 2조 4966억원 줄었는데도 경상비는 900억원 늘었다. 헤픈 씀씀이를 줄일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경영 개선을 위해 세율을 낮춰달라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직원들에게 흥청망청 챙겨주는 악습은 일부 개선됐지만 내 돈이 아니니 쓰고 보자는 관행은 곳곳에 남아 있는 게 마사회를 비롯한 공기업이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 올해 만들어져 건전 경영을 유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생겼다. 그렇지만 상급기관이 감독을 소홀히 한다면 아무리 법과 제도를 고쳐도 사후약방문에 불과할 것이다.
  • [사설] 무분별한 해외선교 더 이상 안된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구호활동을 하던 우리 국민 23명을 납치,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 측이 어제 인질들과 통화하거나, 그들의 최근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 대가로 각각 10만달러를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고 한다. 아울러 탈레반 측은 인질 가운데 일부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식의 ‘정보’를 흘렸다. 참으로 기막힌 노릇이다. 무고한 목숨을 볼모 삼아 돈을 요구하는 인질범들의 행태에 분노가 치솟지만, 인질의 안전 귀환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처지에 그들의 파렴치한 요구를 묵살할 수만도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이처럼 우리 국민과 정부에 엄청난 부담을 떠안겼다. 따라서 이제는 이런 일이 벌어진 내적 원인을 분명히 가려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그리고 그 주원인으로 일부 개신교회의 무분별한 해외선교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회 규모, 교인 숫자를 내세워 세를 과시하는 악습이 해외선교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다. 오죽하면 사건 발생 직후 기독교계 내부에서조차 선교지에서의 대규모 인원동원 집회, 이벤트식 행사 중지를 요구하며 “현지종교를 이해하고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겠는가. 우리는 3년전 ‘김선일씨 참사’를 겪었다. 그런데도 이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진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신앙적 이기심 때문에 무모한 해외선교를 일삼다가 그 결과를 국민과 정부에 떠넘기는 행태는 더이상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일부 개신교회의 맹성을 촉구하며 그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욱 성숙하게 ‘더불어 사는’ 자세를 갖기를 기대한다.
  • [염주영 칼럼] 유류세, 정부만 웰빙 하겠다는 건가

    [염주영 칼럼] 유류세, 정부만 웰빙 하겠다는 건가

    소비자와 기업들은 울상인데, 정부는 태평이다. 기름값이 폭등해 서민의 생활과 기업의 경영에 고통이 가중되면서 기름값의 60%를 차지하는 유류세를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세금을 내려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요구다. 이에 대해 정부는 세금을 한 푼도 내릴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한해에 유류세로만 26조원을 거둬가는 정부가 그럴 일은 아닌 것 같다. 정부는 지난해 모두 138조원의 세금을 거뒀다. 이 중 26조원이 유류세금이다. 전체 세금의 거의 5분의1을 유류세로 채웠다. 과도한 것이 아닌가. 세금의 크기도 문제지만 그 세금을 걷는 방식은 더 큰 문제다. 주유소에서 자동차에 휘발유를 넣을 때 소비자가 내야 하는 세금을 예로 들어보자. 부과되는 세금의 종류는 교통세와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4가지나 된다.4중과세를 하는 것이다. 먼저 교통세로 ℓ당 526원이 붙는다. 여기에다 교통세의 26.5%인 139.9원을 주행세로 내고, 다시 교통세의 15%인 78.9원을 교육세로 더 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장도가격에 교통세, 주행세, 교육세를 합친 금액의 10%를 부가가치세로 낸다. 세금에 세금이 붙고, 그 세금에 또다시 세금이 붙는다. 이런 방식으로 휘발유 1ℓ를 넣고 1500원을 냈다면 주유자는 대략 물건값 600원에 세금 900원을 지불한 셈이 된다. 이쯤 되면 주유소에 기름 넣으러 가는 것이 아니라 세금 내러 간다는 얘기가 나올 법하지 않은가. 서민들은 요즘 주유소 가기가 겁날 지경이다. 주유소에 내걸린 가격표지판의 숫자가 바뀔 때마다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한다. 하지만 이미 감당불능이다. 서울의 경우 휘발유값은 ℓ당 1800원을 향해 줄달음 치고 있고, 전국 평균가격도 1540원을 훌쩍 넘었다. 자동차와 기름난방이 부유층의 전유물이던 시대는 지났다. 전국민이 매일 기름을 사용하지 않고는 하루도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다. 기름이 사치품이 아니라 쌀 다음 가는 생필품이 됐다. 쌀에다 60% 가까운 세금을 물린다고 생각해 보라. 값이 비싸도 소비는 줄지 않는다. 고통만 커질 뿐이다. 정부는 영국이나 독일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들과 비교하여 무리한 것이 아니라고 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그 나라들은 소득이 우리의 두세배나 된다.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 즉 소득을 감안한 유류세 부담률은 우리가 그 나라들보다 훨씬 높다.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서민의 가계에 주름이 가고 있는데 정부가 그 많은 세금을 거둬간다면 국민은 야속한 정부라고 여기지 않겠는가. 국민을 생각하는 정부라면 세금을 조금이라도 깎아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마땅히 취해야 할 방향이다. 시중에는 정부가 고유가를 즐기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씀씀이가 늘어나 적자를 보이는 상황에서 유류세는 적자재정을 메워주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급증하는 재정수요를 고유가에 기대어 해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현행 유류세제에는 무리한 측면이 적지 않다. 세금에는 손 못댄다고만 할 일이 아니다. 소비자를 속여 폭리를 취하는 정유회사들의 악습을 차단하는 한편으로 유류관련 세제 전반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고유가 시대에 모두가 고통받는데 정부만 웰빙한다는 얘기가 나와서야 되겠는가. 정부는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라. 논설실장 yeomjs@seoul.co.kr
  • 시중은행 사외이사는 ‘예스맨’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표결에서 단 한차례도 반대표를 던진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 제도가 경영진에 대한 감시라는 본래 취지와는 달리 ‘거수기’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의 이사회에서 지난해 처리한 안건 123건 가운데 사외이사의 반대로 부결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과 하나은행은 2년 연속 반대 없이 각각 133건,64건의 안건을 모두 무사통과시켰다. 외환은행에서도 지난해 10월 ‘엔 데포 스와프(엔화예금 때 세제상의 이점이 주어지는 방식) 과세 처리방안’을 제외하고 모두 74건이 그대로 통과됐다. 금융지주사 역시 은행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신한, 하나금융지주는 2년 간 전원 찬성 속에 안건을 통과시켰다. 우리금융지주도 2005년 43건의 안건 가운데 1건, 작년 37건 가운데 2건의 통과가 저지됐지만 결국 일부만 고친 채 수정 의결되거나 재심의로 처리됐다. 이에 따라 경영의 투명성 확보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보호 등의 의무가 있는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형식적으로 승인하는 거수기 노릇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은행들이 사외이사들에게 4000만원을 웃도는 연봉을 지급하고 있어 보수에 비해 활동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구성원이 9명인 외환은행은 엘리스 쇼트, 마이클 톰슨, 유회원씨 등 3명의 사외이사가 론스타 계열사 임원이기 때문에 사내이사 3명과 함께 총 6명의 사실상 특수관계인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지주회사나 대주주 임원이 자회사 사외이사로 임명되는 악습이 계속되고 있는 게 문제”라면서 “법 개정을 통해 현직이나 2년 이내 전직 계열사 임원 등에 대한 사외이사 자격 부여를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실무 부서는 이사회에 올라가는 안건에 대해 이사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하고 이사회는 이 과정에서 이견을 정리한다.”면서 “사외이사들도 요즘은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인 만큼 함부로 거수기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주사법- 증권법 배치 논란

    지주사법- 증권법 배치 논란

    신한금융지주가 현행 법률상의 괴리에 편승해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LG카드의 사외이사로 지주사 임원을 선임, 물의를 빚고 있다. 대주주의 전횡을 막는다는 사외이사제도 도입 취지에 역행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를 관리 감독해야 할 금융감독 당국 역시 ‘법률이 정비됐을 때를 감안해 달라.’는 권고를 내리는 데 그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 등이 사외이사 관련 법률을 정비하고, 금융사 역시 지주사 임원을 자회사 사외이사에 내려보내는 잘못된 관행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LG카드는 지난달 26일 주주총회를 통해 신한지주 이인호 사장과 이재우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현재 LG카드 지분의 85.7%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 신한지주가 임원을 자회사 사외이사로 내려보낸 것이다. 현재 증권거래법(54조 5의 4항 5조)에 따르면 당해회사·계열사의 임직원이거나 최근 2년 이내 임직원이었던 자는 증권회사의 사외이사가 되지 못한다. 상장회사인 LG카드는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다. 반면 금융지주회사법(39조 2,3항)은 ‘다른 법령에도 불구하고 금융지주회사 자회사의 임원은 다른 자회사의 임원이 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어 증권거래법과 충돌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일 신한지주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신한지주의 LG카드 사외이사 선임을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대신 ‘현행 법률 상으로는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법률이 정비된 뒤에는 주의해 달라.’는 권고를 내렸다.‘금융검찰’ 금감원의 권고는 보통 업계에서는 ‘명령’에 가까운 효과를 불러오지만 이번에는 예외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금감원에서도 (지주사 임원의 LG카드 사외이사 임명에 대해) 법률상으로 옳다 그르다 명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권고만 내린 채 양해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지주 입장에서는 LG카드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임원을 이사회 일원인 사외이사로 임명했을 것”이라면서 “결국 LG카드 이사회는 다른 소액주주들은 제외한 채 신한지주의 이익만을 대변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지주회사 임원이 자회사 사외이사로 임명되는 것은 금융업계에서는 ‘악습’으로 굳어 있다. 신한지주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굿모닝신한증권, 제주은행 등에도 이인호 사장 등을 사외이사로 내려보낸 상태다. 또한 우리금융 박성목 전무 등은 경남은행과 우리투자증권에, 하나지주 김승유 회장은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법 규정이 충돌하는 현실은 금감원도 잘 인식하고 있다. 다만 별다른 조치가 없다는 게 문제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주회사법이 증권법보다 나중인 2000년에 제정됐기 때문에 일단 지주회사법을 우선 적용하고 있다.”면서도 “지주회사의 자회사 총괄을 수월하게 한다는 것과, 대주주의 전횡을 막겠다는 두 법의 취지가 엇갈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의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가 자회사 주식을 전량 매입하고 상장폐지를 하지 않는 한, 현재의 법 체계상으로는 소액 주주의 피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김선웅 소장은 “자회사가 상장을 계속 유지한다면 증권거래법 적용을 받는 게 합리적임에도 불구, 금융감독 당국이 잘못된 관행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셈”이라면서 “법 개정과 함께 임원의 자회사 사외이사 임명을 자발적으로 근절하려는 금융사의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사설] 군인복무법, 병영폭력 추방 기대한다

    군대에서 벌어지는 각종 가혹행위와 폭력, 성희롱 등을 막기 위한 ‘군인복무기본법’의 골격이 나왔다. 국방부가 그제 입법예고한 바에 따르면, 사병끼리는 지휘계통이나 직책상 임무수행 등을 제외하고는 사적(私的) 명령을 내리지 못하게 돼 있다. 언어·신체적 성희롱이나 성추행, 도박·사행성 오락행위도 법의 규제를 엄격하게 받는다. 군대에서 사건·사고가 터질 때마다 미온적 대처로 일관해온 군당국이 법 제정을 통해서나마 병영폭력 근절의지를 밝힌 것은 평가할 만하다. 병영폭력은 잊을 만하면 터져나와 군은 물론 사회문제화되기 일쑤였다. 이제 상관의 명령과 훈령, 정신교육만으로는 병영폭력을 더 이상 제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법이 제정되는 것이다. 국군창설 60년이 다 되어가는데, 군에는 여전히 구시대적 악습과 폐단이 뿌리깊게 존재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병영폭력이 그동안 법이 없어서 되풀이되어 온 것은 아니다. 장병 개개인의 인식과 그릇된 병영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법마저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전락할 것이다. 우리는 군인복무법의 제정이 장병들의 인권유린과 폭력행위의 근절은 물론이고, 군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장병들도 작전·훈련·임무수행 등과 병영내 사생활에 대한 공사(公私) 개념을 분명히 해서 전투력 저하나 하극상 등 기강해이가 없도록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자주국방을 위한 강군은 법에 앞서 장병 상호간 신뢰와 화합과 단결이 그 요체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사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차단 기대한다

    내년 4월부터는 공공기관 임원을 선임하는 과정에 사원 대표가 참여하는 길이 열리게 됐다.‘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최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시행령 제정 작업에 들어간 기획예산처가 이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기획예산처는 공공기관 94곳의 기관장·상임이사·비상임이사·감사를 선임하는 첫 단계로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 가운데 사원 의견을 대표하는 인사를 포함시키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우리는 정부의 이같은 방침을 환영한다. 그동안 온갖 시비의 대상이 돼 온 ‘낙하산 인사’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일단 마련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어느 정부에서라고 ‘낙하산 인사’가 없었겠냐마는 특히 이 정부에서 자주 논란거리가 되어온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최소한의 전문성조차 갖추지 못한 인물이 기용된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지적도 함께 받아왔다. ‘낙하산 인사’의 폐해를 새삼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자격에 하자가 있는 기관장은 으레 처음부터 노조의 눈치를 살폈고, 노조는 이같은 약점을 이용해 경영진에게서 과다한 요구를 얻어내는 악습이 이어졌다. 그 결과 공공기관 임직원은 배를 불린 반면 경영은 악화해, 국민 혈세로 그 구멍을 메워주는 악순환이 끊이질 않았다. 앞으로 사원대표가 임원 선임 과정에 참여하게 된 만큼 직원들은 총의를 모아 적임자를 고르는 데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아울러 자신들의 의사가 반영된 임원의 취임 후에는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을 마땅히 공유해야 한다.
  • ‘신분차별 항의’ 印최하층 개종 러시

    인도에서 ‘달릿’으로 불리는 ‘불가촉(不可觸) 천민’들의 개종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수천명의 달릿들이 힌두교에서 불교로 개종했다. 신분에 따른 차별을 법으로 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하게 남아 있는 차별의 악습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12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달릿들의 개종의식은 인도 전역에서 집단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개종 의식을 주도하는 측에선 올해 들어서만 10만명 이상이 개종했다고 주장한다.대규모 개종이 이어지는 것은 올해가 신분차별 철폐운동을 주도하며 불교도로 개종했던 달릿 출신 지도자 B R 암베드카르의 사망 50주기이기 때문이다. 집단 개종의식을 주도하고 있는 사기아 폰누 두라이는 “이 사람들은 정치적 항의의 표시로 종교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전통적으로 달릿에게 주어진 천한 직업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종을 감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인도에서는 독립 이후 카스트 제도가 공식적으로 철폐됐지만 하층민인 달릿들은 여전히 화장실 청소부 등 비천한 직업을 천직으로 삼아 살아가야 한다. 몇몇 지역에는 달릿들이 구비해 둔 잔을 따로 사용하는 찻집도 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설] 힘 센 공무원은 재판도 안받나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오랫동안 항간에 떠돌더니 이번에는 ‘권력 있으면 죄가 없다.’라는 의미의 ‘유권무죄(有權無罪)’가 유행하게 될 모양이다.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이 최근 공개한 법무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 7월까지 형사 입건된 공무원이 기소되는 비율은 11.8%였다. 일반 입건자가 53.1% 기소된 데 견주면 5분의1밖에 안 되는 수준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공무원 중에서도 힘 있는 기관에 근무할수록 기소율은 낮아졌다. 법무부 직원은 1.1%, 대검찰청 직원은 2.3%, 경찰청 직원은 7.0%였다. 이러니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도리어 제 식구 감싸기에 앞장선다는 지적을 어찌 벗어날 수 있겠는가. 같은 자료를 보면 직무와 관련된 범죄로 입건된 공무원은 2002년 3940명에서 지난해 5828명으로, 올들어 7월까지는 3081명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게다가 전체 공무원 직무 범죄자의 절반가량이 앞서 언급한 세 기관 소속으로 집계됐다. 법 집행기관 공무원이 직무 관련 범죄를 저지르고, 이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니 공무원 범죄가 줄어들기를 바라는 건 마른 나무에 꽃 피기를 기다리는 일과 진배없을 것이다. ‘유전무죄’는 이 사회의 사법정의를 뿌리째 뒤흔드는 오랜 악습이다. 거기에 ‘유권무죄’까지 합세하면 이 나라 교도소에는 정말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로만 가득하게 될 것이다. 법무부·대검찰청·경찰청 등 이번에 의혹을 산 기관들은 기소율이 낮은 원인을 정밀 분석해 그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솜방망이 처벌이 다시는 없도록 특단의 대책도 함께 밝혀야 한다. 법을 집행하는 기관이 공정성을 잃으면 법치의 바탕이 무너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 [잘못된 관행 이젠 깨자] (3) 판·검사 전관예우

    [잘못된 관행 이젠 깨자] (3) 판·검사 전관예우

    “옷벗고 한달도 안 되어서 찾아와 ‘기업 입장도 생각해보라.’며 회사돈 빼돌린 사장 변호하는 게…. 그렇다고 매일 보던 사람을 야박하게 쫓아낼 수는 없더라고요.” 전관예우에 대한 변명인 듯 들리는 서울중앙지검 검사의 하소연이다. “대법원장이 누가 되든지, 검찰총장이 누가 되든지 솔직히 관심 없어요. 그저 브로커 관행이나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전관들의 브로커 사무장 사용 실태나 취재하시죠.” 이용훈 대법원장 취임 직후 기자에게 젊은 변호사가 한 말은 몹시 차가웠다. “저쪽 변호사는 검사하다가 나와서 바로 대형 로펌에 들어간 사람이더라고요.6개월이 넘게 사장은 소환도 안 되고 사건처리도 늦는 게 그 탓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자기들도 다 변호사될 사람들이니 퇴직하고 3년간은 사정을 봐준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체불임금을 달라며 다니던 직장 사장을 고소한 근로자가 제기한 의혹이다. 폐쇄적인 연줄망에서 비롯되는 전관예우는 잊을 만하면 한번씩 터지는 법조비리의 토양이며 가장 시급히 버려야 할 법조계의 그릇된 관행이다. ●퇴직후 3년은 보험들 듯 봐준다 최근에는 사건 청탁 성공률이 90%에 이른다는 법조브로커 김홍수씨의 행각과 법조 인사들의 비리가 드러나 세인들을 실망시켰다. 김씨의 입에서 사건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법조인 리스트가 나오기 시작하자 검찰과 법원이 서로의 치부를 들춰내고 있다. 같은 대학을 나오고 연수원과 직장에서 함께 생활해 서로 속속들이 아는 적수끼리의 공방이 벌어지며 그동안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업계의 관행적 비리’들도 터져 나온다.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선임계도 안 내고 전화 한 통화로 사건을 무마시킨다.”는 판사들의 호통에 “판사가 다른 재판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관선변호’가 법원의 일상이 되지 않았느냐.”고 검사들이 맞받아친다. 스스로 부인하던 악습과 관행을 인정하는 꼴이다. 많은 법조인들이 브로커들이 제공하는 금품과 향응에 무너지고 있다. 의정부 법조비리 당시 판사 출신 이모 변호사가 브로커 2명을 사무장으로 고용,1년간 벌어들인 수임료는 17억원대였다. 의정부 지원 판사 15명과 변호사 14명에게 명절 떡값, 휴가비 등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건넸다. ●검사출신 전화 한 통화로 사건 무마도 1999년 대전 법조비리 때는 부장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가 1994년부터 1997년까지 법원과 검찰의 전·현직 간부와 직원, 경찰관 등 100여명을 관리했다. 이 변호사가 이들에게 준 소개비와 알선료가 1억 1000여만원에 이르렀다.2004년에는 춘천지법의 판사가 관할 사건 변호사에게 향응을 접대받아 문제가 됐다. 일련의 사건이 터진 뒤 법조인들은 “의정부 법조비리 이후 전별금은 사라졌다.”라든지 “춘천 사건 이후 관할 사건 변호사와 사적인 자리를 갖는 일이 없어졌다.”고 말해왔다. 잘못된 관행이 드러날 때마다 한 가지씩 고쳐질 뿐 그 이상의 노력은 찾기 어렵다. 이마저도 확실히 고쳐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믿을 수 있는 사람만 만나는 법조인들의 신중함이 김홍수씨 사건 같은 대형 법조비리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씨는 검찰과 법원의 간부급 여럿에게만 집중적으로 향응을 제공하며, 이들이 담당하지 않았던 사건에 대해서 청탁을 하는 방식을 택했다. 간부들이 소개해주는 브로커 김씨를 법조인들은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고, 의도야 어떻든 그와 교류한 간부들은 조직 내에서 브로커 활동을 하게 됐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비리 판·검사들 변호사도 못하게

    검찰이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에 대해 사법처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어제 법조비리 근절책을 논의했다. 의정부·대전 법조비리에 이어 최근에도 윤상림사건으로 전직 검찰 고위간부 등이 기소된 상황에서 또다시 법조비리 근절책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심정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당정은 ‘비위공직자 의원면직 제한 특별법’을 제정해 사법부 등 헌법기관에 대해서도 행정부처럼 사표제출로 면책받는 관행을 없앤다지만 이 정도로는 법조비리의 악습을 근절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법조비리는 사법절차의 불투명성, 검사와 판사의 과도한 재량권, 사법독점주의, 검찰과 사법부의 제식구 감싸기 등이 함께 어우려져 빚어낸 독버섯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근본원인들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하나씩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비리에 연루된 판·검사에 대해서는 변호사 개업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것이 법조비리를 막는 첩경이라고 본다. 당정은 정직·감봉·견책만 규정한 판사징계법을 파면이나 해임도 가능한 검사징계법 수준으로 강화하고 변호사의 결격사유 요건을 보다 세분화하면 된다지만 판사의 신분을 보장한 헌법과 상충될 수 있다. 사법개혁추진위원회와 국회는 헌법과 조화를 이루는 선에서 비리 판·검사의 변호사 개업을 제한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구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 이전에 법조계 스스로가 법조비리 방조나 묵인은 사법정의 실추와 직결된다는 인식 아래 중단없는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씨줄날줄] 후두드법/육철수 논설위원

    1400년 전에 만들어진 이슬람의 코란에는 남녀평등 사상이 들어있다. 그런데 그 내용은 놀랍게도 요즘 수준에 버금간다고 한다. 여성에게는 임신·출산을 고려해서 종교의무 가운데 몇가지를 면제해 줬단다. 재산권과 사회활동은 남성과 똑같았다고 한다. 심지어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이혼숙려제’ 같은 게 그때 벌써 있었고, 순결은 남녀 모두의 의무였단다. 이슬람 사도 무하마드는 이런 남녀평등을 몸소 실천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의 언행록(하디스)에는 ▲천국은 어머니의 발 아래에 있다 ▲가장 좋은 선(善) 중 하나는 여성에게 선을 베푸는 것이다 ▲좋은 남성은 여성에게 좋은 언행을 보인다 ▲여성의 동의가 없으면 결혼할 수 없다와 같은 말이 실려있다. 무하마드가 당시 여성의 딱한 처지를 배려했는지는 몰라도, 무려 천몇백년 후 ‘여성의 역할’을 미리 내다본 그의 혜안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슬람 사회에서 무하마드의 가르침이 곧이곧대로 지켜진 것은 아닌 모양이다. 유목생활에서 남성의 강함이 유독 강조돼 여성이 제대로 대접받았다는 증거가 거의 없어서다. 터키 속담에 “좋은 여자는 속옷 한 벌만 필요하다.”,“아기를 원하는 여자의 자궁을 가만두지 말라.”와 같은 여성비하가 있는 걸 보면, 여성이 어떤 존재였는지 안 봐도 뻔하다. 일부 이슬람권에서 부정을 저지른 여성에게 ‘명예살인’을 가하고, 여성의 사회활동을 제약하는 관습이 남아있는 것은 코란을 오해한 잔재임에 분명하다. 이슬람 국가 파키스탄이 여성의 인권을 유린해온 ‘후두드(hudood) 법’을 고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1979년 군사정권 때 만든 이 법은 성폭행 당한 여성에게 4명의 남성증인이 없으면 간통죄를 뒤집어 씌우고, 가족이 강요한 결혼을 거부하면 감옥에 가두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에 걸려 옥살이하는 여성이 4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파키스탄이 여성에게 가해지는 악습 하나를 제거한 것은 의미가 깊다. 하지만 코란의 남녀평등 가르침만 제대로 따랐어도 이슬람권 몇나라는 벌써 수백년 전에 선진국이 되고도 남았을 터이다. 세계 각국은 금세기 들어서야 무하마드가 주창한 ‘여성 경쟁력´을 깨달았으니, 아쉬워서 한번 해보는 말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열린세상] 권위주의 더 털자/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는 축구경기에서 졌다. 그런데 어떻게 하려고 저 야단인가 할 정도로 좀 심했다. 방송이 특히 그랬다. 그냥 신나게 즐기는 거지, 뭘? 잔치판 흥 깨는 먹물 버릇은 어쩔 수 없다. 이 대목에서 불현듯 옛날 방송장면이 기억나는 것도 일종의 불치병이다. 굳이 필요는 없겠지만, 해열진정제 대용으로 생뚱맞은 트집이나 잡아본다. 그랬었다. 세계타이틀 매치에서 이긴 권투선수가 땀범벅의 벌건 얼굴을 하고 인터뷰를 하는 중에, 누군가 옆구리를 찌르면 황급하게 대통령 각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코미디가 연출되곤 했었다. 언제까지 그랬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다 극적인 승리에 온 국민이 흥분했던 게임 직후에는 늘 각하에게 승전보를 전하면서 ‘성은망극’(聖恩罔極)의 고마움을 표하는 ‘의전절차’가 진행되었었다. 아마도 ‘땡전뉴스’ 시절이 가장 심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능력과 성과에 대한 평가와는 상관없이 적어도 지나치게 목에 힘주는 권위주의적 대통령상을 불식시킨 것은 의미가 적지 않은 치적의 하나로 생각해왔다. 여당의 5·3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민의(民意)해석과 관련해서 다시금 정치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대통령의 ‘말씀’에 대해서 야당과 일부 악의적인(?) 언론은 물론이고, 여당 인사들까지도 거리낌 없이 시비를 거는 것 자체는 나쁠 것이 없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었고, 그래서 웃겼던 행태들을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것이 굳이 섭섭할 것은 없는데, 요즈음 이런저런 말들이 각하의, 각하를 위한 ‘말씀’들에 관한 기억들을 되살려 주곤 한다. 토인비는 “창조적인 것은 늘 주변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는데, 고질적인 악습도 마찬가지인가 보다.‘21세기 대통령과 19세기 국민’,‘혁신? 북악을 보라!’,‘명의대통령과 응석받이 환자 국민’…‘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와 그 발상과 수사학의 수준이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이따금 정치드라마에서 보면 이른바 ‘측근’들이 전직 대통령을 ‘어르신’이라고 부르는 대사가 나온다. 전혀 현실성이 없는 것은 아닌 듯한데, 요즘의 궁중용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집권 초기에 각하 대신 ‘대통령님’으로 호칭을 통일한다는 보도를 봤던 것 같은데 그렇게 하고 있는가? 정보공개청구의 대상이 될 것 같지는 않고, 물어 볼 만한 아는 사람도 없고,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굳이 묻기는 민망하다. 과다하지 않은 수준의 정보제공료라면 비공개를 조건으로 하더라도 누가 알려주면 고맙겠다. 쓸데없이 알려고 하다가 다칠 수도 있는 국가기밀(?)에 대한 관심이 호사가의 괜한 호기심만은 아니다. 월드컵 때문인지 요즘은 좀 뜸했지만,9시뉴스에서 대통령의 ‘말씀’을 전해 온 청와대 대변인들이 원인제공자이다. 필자의 귀에만 거슬렸는지 모르겠지만, 유난히 또렷또렷한 발음으로 “대통령께서는…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말씀’을 직접 인용하는 대변(代辯)이 단순히 존대어법의 무지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닐 것이다. 언어철학의 대가인 설(Searle)은 ‘말의 씀’(話用)을 ‘지향성’으로 설명한다. 말은 자질이나 성향, 습관 등과 같은 선재조건과 연계되어 나타나는 일련의 의도적인 사유방식이라는 것이다. 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다. 대통령은 종복의 수장일 뿐, 주권자인 국민에 대해서는 ‘주종의 관계’에 있다. 대변인과의 관계에서만 ‘말씀’하시는 것이지, 주인이고 하늘인 국민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면 불경죄다. 청와대 참모들이 대통령을 존경하고, 철학과 신념을 공유하면서 믿고 따르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것을 국민전체를 상대로 훈시하듯이 언론에 표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현대판 ‘용비어천가’들과 ‘말씀’을 전하는 잘못된 어법의 대변이 설마 ‘국민주권이념’에 대한 무지와 오해의 성향이 드러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열린세상] 당선자들 낮은 곳을 향하라/강지원 변호사

    뜨거웠던 지방선거 열풍이 지나고 당선자들의 면모가 드러났다. 지금쯤 기쁨에 들떠 있을 당선자들에게 따끔한 몇 마디를 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지난 60여년의 선거역사를 통해서 잘못된 전례를 답습하는 희한한 꼴들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첫째, 우쭐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체로 당선된 자는 자신이 잘나고 특별한 인물이어서 이겼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례의 말이지만 그것은 착각일 가능성이 많다. 상대가 있는 게임에서 상대보다 많은 표를 얻은 것과 사람에 대한 이성적 평가에서 우위였는가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선거란 그때마다 특유의 바람의 영향도 있고 투표 경향도 춤춘다. 대결구조에 따라 다르고 투표율 영향도 받고 심지어는 날씨의 영향까지 받는다. 그러니 차라리 스스로 잘났다고 생각하기보다 그냥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들은 교만하지 않는다. 겸손을 안다. 그래서 상대에게 미안한 생각도 하고 무엇보다 국민을 향해 낮은 자세를 가지게 된다. 공직자란 근본적으로 심부름꾼이다. 이제부턴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먹고 공무를 처리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찌 한 자리 차지했다고 교만하고 우쭐할 수 있는가. 선거운동 때 그토록 머리를 조아리고 허리를 굽히고 다니던 모습, 우리 국민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자세를 견지하는지 계속 지켜보아 줄 참이다. 둘째, 낮은 곳을 향하라는 것이다. 우리네 세상에는 늘 높은 곳과 낮은 곳이 있기 마련이다. 돈을 많이 가진 쪽과 덜 가진 쪽만이 아니다. 공부를 많이 해 학식을 가진 쪽과 덜 배운 쪽도 있고, 건강을 가진 쪽과 그렇지 못해 질병이나 장애를 가진 쪽도 있다. 사회적 지위나 감투를 얻은 쪽, 명성이나 인기를 얻은 쪽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쪽도 있다. 숫자적으로 다수에 속해 유리한 쪽이 있는가 하면 소수에 속해 목소리가 작을 수밖에 없는 쪽도 있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기득권논쟁으로 끌고 가고자 하나, 이는 부질없이 이념적 갈등만을 부추기는 악습일 뿐이다. 문제는 이같은 얻은 자와 덜 얻은 자의 관계는 다양성 차원에서 서로 존중해야 하는 관계라는 점이다. 얻은 쪽은 덜 얻은 쪽을 배려하고 돕는 길을 모색하고 덜 얻은 쪽은 얻은 쪽을 인정하고 참여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선자들은 일단 감투를 얻은 자들이므로 일단 이번에 자신에게 표를 던져주지 않았던 쪽을 향해 배려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간혹 정파적 이욕의 노예가 되어 반대자들에게 각종 보복을 가하거나 못살게 구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말한다. 보복은 반드시 보복을 부를 것이라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름지기 지역사회의 지도자적 위치에 서게 되었다면 우리 사회의 균형과 통합을 위해 ‘덜 얻은 자’에게 뜨거운 가슴을 보이라는 점이다. 돈, 학식, 건강, 지위, 명성, 인기 등 그 어떤 것이 되었든 조금 덜 가진 탓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을 위해서도 최선의 배려를 다하라는 것이다. 셋째,‘뻥’치지 말라는 것이다.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얼마나 ‘뻥’치는 공약들이 난무했는지, 그래서 선거가 끝난 후 그 선택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우리 국민들은 다 경험했다. 잘사는 고장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뻥뻥 쳤는데 그렇지 못했다면 좀 심하게 말해서 그것은 ‘사기’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번엔 매니페스토 정책선거운동으로 후보자들의 상당수가 정책공약을 실현가능한 방식으로 제시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평가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났다. 매니페스토평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후에도 계속된다. 당선자들은 부디 ‘사기’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정책공약의 실천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강지원 변호사
  • [사설] 출총제 폐지, 보완책부터 제시하라

    정부가 출자총액제한제도(이하 출총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08년에는 이 제도를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계 일부에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출총제는 언젠가는 폐지돼야 할 제도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시기 선택에는 신중한 검토와 보완장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시각이다. 출총제는 대기업이 순환출자를 통해 문어발식 기업확장으로 계열기업을 늘리는 폐해를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대기업들은 무분별한 기업확장과 기업주를 위한 지배력 집중의 수단으로 순환출자를 악용하고 있음이 최근의 현대·기아차 사건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순환출자는 여러 기업이 자본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실제보다 자본을 부풀리기 때문에 시장을 속이는 것이며, 소수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이다. 시장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추방해야 할 악습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출총제의 역기능도 커지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21세기는 글로벌 경쟁의 시대다. 국내 대기업들은 국내·외 시장에서 자기보다 몸집이 10배 이상 큰 다국적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를 묶는 것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선수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개방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출총제의 사회적 비용이 커졌다. 우리는 출총제를 폐지함에 있어 이 제도가 갖는 긍정·부정의 양 측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출총제의 폐지에 앞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무분별한 기업확장과 지배력 집중의 문제를 감시하는 장치를 확고히 다져야 할 것이다.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파산하면 금융기록 남는데…

    Q파산은 경제적 실패를 처리하고 채무자에게 면책을 부여해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제도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기관에 있는 친구가 하는 말이 파산을 하면 법적으로 면책을 해주더라도 금융계에서는 파산한 채무자에 대해 신용점수를 깎는 요소가 된다고 합니다. 파산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선동원(42) A 금융권에서 쓰이는 신용이라는 말의 뜻은 결국 지급능력을 말합니다. 이는 윤리적·도덕적 요소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돈을 꾸려는 사람의 신용을 평가해야 합니다. 이 때 돈을 꾸려는 사람의 지급능력과 관계되는 여러 가지 자료를 가공해 평가를 합니다. 물적 재산, 그 중에서도 은행 예금과 같은 금융자산이 가장 흔히 쓰이는 객관적 척도가 될 것이고, 경상소득도 장래 재산상태에 관한 것이니 또 하나의 요소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금융기관과 기업 등 잠재적인 채권자들은 개인의 지급능력에 관한 신용정보를 갖고 싶어합니다. 이 자료는 은행예금 잔액, 부채 잔액, 공과금 납부 습관, 연체 여부, 파산선고를 받은 적이 있는지 여부, 강제집행을 받은 적이 있는지 여부, 결혼 여부, 가족 관계, 직업, 소득, 소송과 같은 광범위한 영역에 관한 것을 포괄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활동을 시작한 신용정보사(credit bureau,CB)는 공중에 공개된 자료 또는 각 개인의 동의를 거쳐 제공한 자료를 가공해 신용정보를 생산합니다. 다만 자료수집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가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정부의 강한 규제 하에 영업을 합니다. 시장의 수요가 있는 한 전문화된 신용정보회사가 적법하게 축적된 신용정보를 금융기관에 파는 것을 제한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왜냐하면 금융기관 등으로서는 잠재적인 거래 상대방이 장차 지급능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해 알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정부가 감독하는 금융기관 협회 전산망에 채무를 연체한 개인을 ‘신용불량자’로 등록하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금액과 관계없이, 또 채무자의 해명과 상관 없이 채무자에 대한 부정적인 정보를 입력해 정보를 공유하는 다른 금융기관이 새로운 신용부여를 거절하고 기존의 신용을 회수하는 관행이 생겼습니다. 금융채권자들의 공동행위에 의해 한 금융업자가 어느 상대방을 찍어 명부에 올리면, 다른 금융업자들 모두 여신을 거절하도록 하는 이같은 관행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 금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과거 은행 등 금융기관이 정부기관에 준하던 시절에 형성돼 시장을 억압하다가 세계화, 자유화 시대에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는 악습입니다. 이제 공식적으로 신용불량자 등록 제도는 폐지됐습니다. 고리대금업자가 있듯이 신용 점수가 좋지 않은 사람을 상대로 한 금융시장도 틀림없이 존재합니다. 개인에 관한 신용 정보가 동의와 적법 절차를 거쳐 유통되는 것은 그 사람을 막다른 벼랑으로 내몰지 않지만, 사업자들이 연합해 특정 개인에 대한 거래를 거절하는 것은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새 사업을 일으키려는 개인과 이들의 가능성을 본 창의적인 금융사업자를 억압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하겠습니다. 지난 회에 보았듯이 파산은 파산절차를 통해 채무를 취소하는 과정이라는 뜻과 빚을 갚지 못한 상태라는 두가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빚을 갚지 못한 상태에 있는 사람은 당연히 다른 빚도 상환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의미의 파산은 당연히 신용정보상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런데 재판 절차로서의 파산은 채무를 취소합니다. 그렇게 면책을 받은 개인 채무자는 소득이 있는 한 파산신청을 하지 않은 연체자에 비해 훨씬 상환 능력이 커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파산은 신용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물론 채무자가 열심히 과거의 빚을 갚지 않고 파산제도를 선택했다는 것은 그의 심리적 특성에 관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면책결정을 받은 것도 하나의 신용자료로 파악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신용정보는 일정 기간 동안만 가치가 있습니다. 보통 7년입니다. 빚을 지고 연체한 상태에서 그냥 있는 채무자와 과감히 파산신청을 해 과거로부터 벗어난 채무자를 비교해 어느 쪽의 신용이 높을지 생각해 보십시오. 진정한
  • [사설] 현대차 비자금으로 기업 불렸나

    현대기아차 그룹이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어 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현대기아차의 양재동 본사와 일부 계열사를 압수수색했으며, 계열 물류회사인 글로비스의 이주은 사장을 체포했다. 또 그룹 자금담당 실무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현대기아차가 비자금 가운데 수십억원을 거물 금융브로커인 김재록씨를 통해 정·관계에 로비자금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의 성격이 금융비리 사건에서 국내 2위 그룹의 비자금 사건으로 바뀌고 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지난 2000년 ‘왕자의 난’ 이후 현대그룹에서 분리될 때만 해도 8개의 계열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품관련 기업들을 대거 인수하거나 설립하면서 6년만에 4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그룹이 됐다. 최근에는 자동차와 무관한 광고·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등 문어발 확장의 행태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의 시대에 대기업이 외형을 키우는 것 자체를 문제삼을 수는 없다. 그것이 법을 지키고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의한 것이라면 오히려 권장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검은 돈으로 특혜를 사는 방식은 이제 더이상 용납될 수 없다. 막대한 금력을 무기 삼아 정치권과 관계에 로비를 벌이고 그 대가를 취하는 것은 사라져야 할 구시대의 악습이다. 현대기아차가 비자금에 의존하는 경영을 계속한다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없다. 또한 정경유착의 고리로 남아 우리의 정치와 관료사회를 부패시키는 등 국가적으로도 큰 해악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 위법 사실을 밝혀 엄벌함으로써 검은 돈에 의존하는 경영을 퇴출시키고 투명경영을 정착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비자금의 정확한 규모와 조성 경위, 그리고 그 돈이 누구에게로 흘러갔는지 등을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이다. 특히 비자금 조성에 그룹총수 일가가 관련이 있다면 소환해서 조사해야 한다. 김재록씨로부터 청탁을 받고 뒤를 봐준 전·현직 유력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은 검찰을 주시하고 있다.
  • 사회적 약자 복지혜택 늘려야

    동대문구 전철수(43) 의원은 ‘두 얼굴’을 지녔다. 의회에선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지만, 주민에겐 몸을 낮춘다. 전 의원은 어려움을 토로하는 주민을 아버지, 어머니라 생각하며 귀를 기울인다. 이는 구의원 가운데 가장 젊은 자신의 장점이기도 하다. “악습과 폐단을 향해선 칼날을 세우지만, 생활에선 늘 조심스럽게 움직입니다. 배울 것이 아직도 많으니까요.” 자세를 낮추고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동대문구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교육’과 ‘복지’분야라는 것을 체득하게 됐다. “대학은 많지만, 초·중·고교는 부실하다는 불만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마음놓고 공부할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죠. 중산층이 떠나가는 가장 큰 이유더군요.” 그래서 정보화도서관을 세우는데 매진했다. 자연과 어울려 문화를 체험할 공간이 절실하다는 깨달음에서다. 부지를 놓고 구청과 문화재청이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에도 열심히 뛰어다녔다.“미래를 위한 투자를 포기할 수 없다.”는 믿음에서다. 사업계획 9년만인 오는 6월 홍릉근린공원에서 문을 연다. 청량리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청소년 독서실도 개관했다.300원만 내면 누구라도 이용할 수 있다. 좌석은 152석이지만, 휴일이면 300명이 오간다.“청소년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지역으로 가꾸는 것이 보람”이라고 그는 말했다. 전 의원 자신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명지전문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했다.“자치구가 앞으로 더 많이 아동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 분들의 생활을 체험하기 위해 용기를 냈지요.” 오후 6시면 학교로 달려가고, 저녁식사할 시간도 없어 쉬는 시간에 라면을 먹기도 한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한결 가볍단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자신을 느끼기 때문이다. “처음 실습 나갔을 때 암담하더군요. 목욕시키는 것도, 주방에서 끼니를 챙기는 것도 왜 그렇게 힘들던지. 정성껏 이웃을 돌보는 사회복지사를 보며 많이 반성했습니다.” 구정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고 싶어 사회복지를 배우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또 다른 소망을 품었다. 은퇴한 뒤 사회복지사로 활동하는 것이다. “갈 길이 멀지만, 보람찬 행로라 믿습니다. 지금처럼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국드라마 사전제작은 독?

    시청자와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드라마 한류의 강점이다?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쪽대본 등 초치기 악습을 없애고 스타 권력에도 휘둘리지 않고, 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100% 사전제작이 국내 드라마가 지향해야 할 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오히려 시청자와 피드백을 주고 받는 제작 방식이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 피력돼 눈길을 끈다. ‘봄의 왈츠’를 만들고 있는 드라마제작사 윤스칼라의 박인택 대표는 지난 20일 기자 간담회에서 “‘봄의 왈츠’는 2004년 9월부터 기획됐다.”면서 “방영되는 동안 시청자와의 쌍방향 소통이 드라마가 탄력을 받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해 100% 사전제작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봄 이미 어린 시절 부분을 95% 이상 촬영했고, 방영에 앞서 전체 드라마의 절반 이상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 드라마가 방영되며 쏟아지는 시청자, 네티즌, 모티즌 등의 반응을 고려하며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기획의도나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일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자, 박 대표는 “반응에 따라 캐릭터를 죽이고 살리는 식으로 굵직한 스토리 라인을 바꾼다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가을동화’,‘겨울연가’,‘여름향기’ 등 계절 시리즈로 한류를 주도했던 윤석호 PD도 이날 “사전 제작이든 아니든 각각 일장일단이 있다.”면서 “일본 NHK 관계자 등은 한국 드라마의 강점을 시청자와의 피드백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 관행대로라면 5일 동안 매일 밤샘을 하며 매주 120분 짜리 영화 한 편 분량을 만들어야 하는 괴로움도 토로한다. 하지만 시청자 반응을 살피며 배우는 연기를 잡아가고, 연출가는 이에 맞춰가는 등 살아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윤 PD는 “20∼30%를 만들어 던져 놓고 시청자의 느낌을 받아들이는 제작 시스템이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계절 시리즈 등을 통해 한류 전도사로 자리매김한 윤 PD는 특히 강한 내용의 영화나 드라마보다는 건강하고 부드러운 내용을 가진 작품이 한류에 어울릴 것이라는 조언도 했다. 국내에서는 반응이 별로였으나 일본에서는 호응이 높았던 ‘여름향기’를 예로 들었다. 그는 “드라마를 만들면서 한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템포가 처질 수 있으나 부드럽고 건강한 로맨스가 효과적”이라고 했다. 서도영 한효주 다니엘 헤니 이소연 등 신인급이 주연을 맡은 계절 시리즈 마지막 편인 ‘봄의 왈츠’는 새달 6일부터 KBS2를 통해 방영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