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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공공건설일용근로자, 전국최초 사회보험료 지원된다

    서울시 공공건설일용근로자, 전국최초 사회보험료 지원된다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공건설현장에서 일용근로자에게 임금삭감으로 인식됐던 사회보험료에 대한 부담이 올 상반기부터 경감될 예정이다. 이는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대표발의 한 ‘서울특별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27일 제300회 정례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통과됨에 따른 것이다. 개정조례안에는 시가 발주하는 공사에서 건설일용근로자가 부담하고 있는 사회보험료 약 7.8%(국민연금 4.5%, 건강보험 3.335%) 중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개선 우수 건설사업자에게는 고용개선장려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금액 등은 시장이 정한다. 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 한 홍 의원은 “건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취업자 규모가 커 취업유발 계수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불안정에 따른 낮은 임금, 열악한 복지,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청년층 등 신규 기능인력 유입이 날로 줄고 있는 반면, 외국인 노동자는 늘고 있어 국내 숙련인력 부족·고령화 등으로 인해 건설산업 붕괴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임시·일용직 비중이 무려 55.3%로 제조업 등 타 산업에 비해 매우 높고, 산재보험 가입율은 99.4%인데 반해 국민건강보험 및 연금보험 가입율은 각각 22.5%, 21.6%로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확인된다”면서 “이와 같은 현상은 대다수의 건설일용노동자들에게 사회보험료가 임금삭감으로 인식돼 보험가입을 기피함에 따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시 조사결과 2019년 기준 건설노동자 10명 중 7명이 한 공사장에서 7일도 채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홍 의원은 “본 개정조례안이 시행되면 건설일용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임금상승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면서 “단기고용에 따른 낮은 소득, 고령화 등의 악순환이 청년층 신규 기능인력 유입과 숙련인력 장기근로 유도라는 선순환으로 전환돼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건설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한편, 본 개정조례안은 다음달 4일 서울시의회 제300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며, 2023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쪽짜리 김부선” “강원 100년 염원 이뤄”… 지자체 희비 엇갈려

    “반쪽짜리 김부선” “강원 100년 염원 이뤄”… 지자체 희비 엇갈려

    정부의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이 발표되자 지방자치단체의 희비가 교차했다. 계획 초안의 노선 포함 여부에 따라 지역 반응이 갈렸다. 일부 지자체는 ‘지역 홀대론’까지 내세우며 정부의 초안에 강하게 반발했다. 22일 지자체에 따르면 경남도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초안에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순환철도망이 반영되자 메가시티 조기 실현 기대감을 표시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부울경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주요 도시 연결기능의 순환철도 건설로 부울경 메가시티 플랫폼의 토대 마련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강원 홍천군 주민들은 홍천∼용문 간 건설 사업이 반영되자 ‘100년 염원’이 이뤄졌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충북도는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광역철도’가 제외되자 ‘충청 홀대론’을 꺼내 드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는 “수도권일극체제 개편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서도 청주도심을 경유하는 충청권광역철도는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며 “최종 계획에 반영되지 않으면 정부·여당 심판운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GTX-D로 불린 수도권서부광역급행철도가 건설 예산 등을 이유로 김포와 부천 연결로 발표되자, 서울과 연결되길 원했던 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부천시 관계자는 “반쪽짜리 노선”이라며 “부천에서 끝나 갈아타면 부천은 더욱더 혼잡해질 뿐 아무런 소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지역 지방의회와 시민단체 등은 최근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며 달빛 내륙철도 건설에 대한 열망을 표출했지만 유치에 실패했다. 시 관계자는 “영호남을 잇는 동서축이 없어 교류가 단절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최종 확정까지 경유 지자체들과 함께 계획 반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은 23일 국토부를 방문해 전남 담양군, 전북 남원시와 순창·장수군, 경남 함양·거창·합천군, 경북 고령군 등 10개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등이 서명한 공동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날 공개된 계획안을 토대로 관계기관 심의를 거쳐 올 상반기 중 계획을 확정 고시할 방침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전국종합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박옥분 경기도의원, 보호관찰 대상자 안정적인 사회정착 위한 기반 마련

    박옥분 경기도의원, 보호관찰 대상자 안정적인 사회정착 위한 기반 마련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박옥분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2)이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대표발의한 ‘경기도 보호관찰 대상자 등에 대한 사회정착지원 조례안’이 21일 해당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날 박옥분 의원은 제안설명에서 “우리나라에서 각종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58조 원이고, 재범의 경우 100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며 “재범률이 1% 낮아질 때마다 사회적 비용은 연간 903억 원이 절감되나 최근 3년 간 재범률은 약 7%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취업서비스를 제공받은 출소자의 재범률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출소자들이 취업의 어려움 등 생활고에 의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의 방증일 수 있다”며 보호관찰 대상자들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박 의원은 “죄를 지은 자에게 혈세를 지원해야 하는 것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죄를 지었다고 평생 낙인이 찍힌 채 재기할 기회조차 박탈되는 사회는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회가 제공되는 평등한 사회가 우리가 지향해야 할 종착지이며 범죄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지역 공동체를 구현하기 위해 사회적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라고 제정 취지를 밝혔다. 조례안은 보호관찰 대상자 등이 지역사회에 원활히 정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도지사의 책무와 도민의 협력 사항을 규정했고, 보호관찰 대상자 등의 사회정착을 위해 필요한 지원 내용을 담았으며, 아울러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보호관찰제도의 특성을 감안하여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내용을 규정해 조례의 실효성 확보를 도모했다. 조례 통과 후 박옥분 의원은 “사회적 약자로 볼 수 있는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안정적인 사회정착이 우리사회 안전성 제고로 연결되는, 사회 전체적인 시각에서 발의한 저의 의도를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님들이 이해해주시고, 공감하여 원활히 통과시켜주신 것 같아 감사드린다”며 “향후 보호관찰 대상자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 안전한 지역 공동체가 구현되길 바란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날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박옥분 의원 대표발의 조례안은 오는 29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즉각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프’ 노린 차익 거래 30배 급증… ‘신생 알트코인’ 투자 사기도

    ‘김프’ 노린 차익 거래 30배 급증… ‘신생 알트코인’ 투자 사기도

    정부의 불법행위 집중 단속이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기준이나 관련 제도가 미비한 상황에서 엄포만 놓는 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19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집중 단속의 초점은 ‘김치 프리미엄’(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형성되는 현상)을 활용한 차익거래 과정의 위법 사항부터 가상자산 사업자의 불공정 거래에 이르기까지 암호화폐 거래의 불투명성으로 인한 자금세탁, 환치기 같은 범죄 악용을 막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국내 시중은행에서 원화를 중국 위안화로 바꿔 송금하려는 수요가 평소의 3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해외에서 비트코인 매입 뒤 김치 프리미엄이 있는 한국에서 매도해 차익을 얻는 중국인이 늘어난 영향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걸러 낼 기준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이달 초 시중은행에 암호화폐 관련 해외 송금을 거절할 것을 주문했지만 관련 송금의 정의가 모호한 데다 현행법상 연간 5만 달러까지는 증빙서류 없이도 해외 송금이 가능해 단속이 어렵다. 암호화폐 거래소가 난립하면서 거래소를 빙자한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신생 알트코인’이라고 속여 투자금을 갈취하는 사기도 급증하고 있지만 거래소의 신뢰도 등을 평가할 기준조차 없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뺀 다른 암호화폐)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 5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암호화폐 거래소마다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는 공시도 문제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어떤 종류의 코인이 어떻게 생성됐고 어떤 목적으로 쓰이는지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전달돼야 하는데, 허위 공시에 대한 처벌 규정도 없다. 관련 법령이나 제도 없이 단속 카드부터 꺼내 든 정부 방침에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대폭락했던 소위 ‘박상기의 난’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18년 1월 박상기 당시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빗썸 기준)은 그해 1월 6일 2598만 8000원에서 한 달 뒤인 2월 6일 660만원으로 4분의1로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시장 상황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는 “세계 시장에서 암호화폐가 대체자산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어서 큰 타격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암호화폐 관련 외환 규제를 강화하면 비트코인을 해외에서 구매하기가 더 어려워져 김치 프리미엄을 외려 높이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범 단국대 자율형블록체인 연구소장은 “제도권으로 편입해 체계적인 관리를 하는 게 아니라 규제로 잘못된 시그널을 주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불확실성만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커피 멸종 막으려면 캡슐 대신 스페셜티 커피

    커피 멸종 막으려면 캡슐 대신 스페셜티 커피

    1인당 커피 소비 세계 1위인 핀란드의 커피 애호가들이 세계 1위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을 돌아본 뒤 펴낸 커피문화 비평서다. 기후변화로 재배 면적이 급격히 줄어드는 등 멸종 위기에 놓인 커피를 구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일러 주고 있다. 커피는 ‘커피벨트’라 불리는 지역에서만 자란다. 연중 20도 이상의 기온과 일조량, 강우량이 균형을 이룬 적도 지역에 커피벨트가 형성돼 있다. 한데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폭우 탓에 브라질, 베트남 등의 커피 수확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로부스타와 함께 양대 커피 종을 이루는 아라비카의 경우 2050년 재배 가능 면적은 현재의 절반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저자들은 미래에도 커피를 마시려면 지금 당장 우리와 커피의 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키워드는 둘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커피 생산과 적은 양의 좋은 커피 소비다. 우선 커피 생산 방식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형태로 전환돼야 한다. 거대 기업이 커피 유통 시스템을 장악하면 생산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지 않고, 이들이 커피 농장을 떠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들이 떠난 자리를 차지한 기업들은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토양을 훼손하고, 이는 다시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열악한 노동환경 역시 커피 산업을 좀먹는 요인 중 하나다. 저자들에게 캡슐 커피는 카페인을 즐기는 가장 비윤리적인 방식이다. 캡슐 커피는 플라스틱 용기 등 엄청난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저자들이 권하는 건 ‘스페셜티 커피’다. 국제 심사에서 84점 이상 점수를 얻은, 결점이 적은 고급 원두인 ‘스페셜티 커피’는 생산자에게 노동의 대가를 돌려주고, 농가들이 유기농 생산 시스템으로 복귀할 힘이 되어 준다. 본질은 결국 소비자들이 일정 부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환경 운동과 맥이 닿는 말이기도 하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홍성룡 서울시의원 주관,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 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 성료

    홍성룡 서울시의원 주관,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 개선 위한 정책 토론회 성료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주관한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개선 방안 정책 토론회’가 지난 12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홍 의원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 일용근로자 및 관계자,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자 마련됐다. 홍 의원이 발의한 개정조례안은 서울시가 발주하는 공사에서 건설일용근로자가 부담하고 있는 사회보험료 약 7.8%(국민연금 4.5%, 건강보험 3.335%)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고용개선 우수 건설사업자에게 고용개선장려금을 지원할 수 있는 사항을 추가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토론회는 1부 주제발표, 2부 패널 토론으로 나눠, 1부에서는 ▲홍 의원의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 개정안 발의 취지 및 주요내용’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장의 ‘건설일용근로자 근로실태 및 고용구조개선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이어 2부에서는 홍 의원을 좌장으로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를 놓고 이승언 건설근로자, 김창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수도권 북부지역 본부장, 전호영 ㈜원일이앤씨 대표이사,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홍 의원은 주제발표를 통해 “건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취업자 규모가 커 취업유발 계수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불안정에 따른 낮은 임금, 열악한 복지,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청년층 등 신규 기능인력 유입이 날로 줄고 있는 반면, 외국인 근로자는 늘고 있어 국내 숙련인력 부족·고령화 등으로 인해 국내 건설산업 붕괴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통계청 등의 자료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임시·일용직 비중이 무려 55.3%로 제조업 등 타 산업에 비해 매우 높고, 산재보험 가입률은 99.4%인데 반해 국민건강보험 및 연금보험 가입률은 각각 22.5%, 21.6%로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확인된다. 또, 서울시 조사결과 2019년 기준 건설근로자 10명 중 7명이 한 공사장에서 7일도 채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현상은 대다수의 건설일용근로자들에게 사회보험료가 임금삭감으로 인식돼 보험가입을 기피함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홍 의원은 “건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사회보험료 지원, 적정임금제 시행, 교육훈련 및 취업 지원 등을 통해 건설일용직을 좋은 일자리로 전환시켜 청년층의 장기근로를 유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일용근로자 사회보장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건강보험 근로자 부담분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근로자 부담분을 발주자인 서울시가 부담함으로써, 다른 산업 비정규직 근로자의 가입률과 비슷한 수준인 50%까지 끌어올려 건설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후를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홍 의원은 당초 근로자 부담분 사회보험료 약 7.8% 전액을 지원하는 개정조례안을 발의했으나, 이날 토론회에서 예산상 문제, 도덕적 해이 등 예상되는 논란을 감안해 월 수령액 220만 원 미만 저임금 건설일용근로자와 220만 원∼400만 원을 수령하는 35세 미만의 청년층에게 80%(근로자 부담분 약 6.24%)를 지원하는 것으로 수정 제안했다. 홍 의원은 전액지원에서 일부지원으로 수정할 경우 서울시가 지급해야 할 사회보험료는 연간 190여억 원에서 40여억 원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끝으로 홍 의원은 “개정조례안이 시행되면 건설일용노동자에게 실질적으로 임금상승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면서, “단기고용에 따른 낮은 소득, 고령화 등의 악순환이 청년층 신규 기능인력 유입과 숙련인력 장기근로 유도라는 선순환으로 전환돼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건설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됨은 물론, 더 나아가 우리 경제 전체에도 큰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리를 잇다, 자연을 잃다, 사람을 잊다

    다리를 잇다, 자연을 잃다, 사람을 잊다

    우리나라에는 총 3383개의 섬이 있다. 유인도 465개, 무인도 2918개 등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섬이 많다. 2019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1%가 우리나라 섬에 관심을 보일 정도로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교통 불편과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국내의 수많은 섬이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는 매년 하나둘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또 토목건축기술 발달로 2000년대 들어 섬과 섬, 섬과 육지를 잇는 연륙·연도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섬은 위기를 맞고 있다.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가 놓이는 순간 진정한 ‘섬’의 기능이 사라진다. 섬 주민들은 교통의 편리성 때문에 환영하겠지만, 늘어나는 관광객들과 다리 건설로 인해 ‘섬’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의 그리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사라지고 있는 섬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봤다.지난달 19일 전남 신안군 임자도와 육지를 연결하는 연륙교가 착공 8년 만에 개통했다. 전국에서 가장 긴 12㎞의 백사장이 펼쳐진 대광해수욕장과 해송 숲으로 유명한 임자도는 민어와 젓새우, 대파의 주산지로 농업과 수산업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다리 개통에 주민들이 거는 기대감이 크다. 지역 주민들은 “천지가 개벽해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고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총사업비 1766억원이 투입된 임자대교는 전체 길이가 4.99㎞에 달하는 해상 교량이다. 지도읍에서 임자면까지 뱃길로 30분 이상 걸렸지만 임자대교 개통에 따라 차량으로 3분 내 통행이 가능해졌다. 신안의 12번째 대교인 임자대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래사구가 갖춰진 임자도를 육지화하면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 등 연간 47만명이 배를 타지 않고 차량으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2월에는 여수 화양면과 고흥군 영남면이 해상교량으로 연결됐다. 여수 조발도~둔병도~낭도~고흥 적금도의 4개 섬을 연결하는 17㎞ 왕복 2차선 도로다. 여수와 고흥 사이에 조화대교(854m), 둔병대교(990m), 낭도대교(660m), 적금대교(470m), 팔영대교(1380m)가 세워졌고 차량으로 각 섬에 방문할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연륙·연도교는 166개다. 전남이 65개로 가장 많다. 전남도는 앞으로 10년 안에 41개 지역을 육지와 연결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런 현상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여수시 수항도·장도·오동도, 무안군 닭섬, 신안군 외안도·율도·부남도의 공통점도 있다. 이들 7개 지역은 오랫동안 삶의 터전이었지만 2015년 이후 아무도 살지 않는 무인도로 변한 섬들이다. 작년에는 태안 궁시도, 진도 각흘도, 여수 오동도 등 3곳이 무인도가 됐다. 올해도 유인도 1개가 줄어들었다. 고령화로 어로 활동을 못 하는 데다 섬 지역의 청장년층이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 보니 학교도 하나둘 폐교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올해 전남에서는 4개 학교의 분교가 폐교됐다. 섬 지역에서 학령인구 부족으로 초등학교가 사라진 곳은 전체의 78.5%나 된다. 또 섬 주민들의 삶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크게 나빠지면서 소멸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국회 의원연구단체 국회 섬발전연구회(대표의원 서삼석)가 최근 가진 온라인 토론회에서 박상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위원은 “섬 주민 삶의 질 만족도가 2019년 4.2에서 지난해 3.8로 크게 떨어졌다”면서 “열악한 생활환경 때문에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어 섬 지역의 지역소멸지수가 0.234에 그쳐 가장 소멸 위험이 크다”고 주장했다. 어촌지역은 0.303, 농촌지역은 0.341, 도시지역은 1.208로 상대적으로 나았다. 이렇게 낮은 섬 주민의 삶의 질은 인프라 부족으로 청년층 이탈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또 연륙교가 생기면서 섬 주민들은 교통 편의성과 관광객이 몰려드는 등 경제적 이익은 얻지만, 몰려드는 관광객과 연륙교 건설 등으로 섬의 생태환경이 파괴되고 있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골치를 앓고 극심한 교통 체증 등 병목현상을 빚기도 한다. 다리 개통 이후 물류비용 절감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만 구경만 하고 당일 빠져나가 음식·숙박업 등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홍석준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장은 “육지와 연결되면서 섬을 바라보는 인식도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다”며 “섬 주민들은 경제적 효과 때문에 연륙교를 요구하고 있지만, 삶의 복지 문제는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홍 원장은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국내 섬 진흥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한국섬진흥원이 들어서면 주민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길이 열려 지금보다는 섬 주민들의 복지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큰 섬주민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섬주민연합중앙회 이정호(69) 회장은 “섬은 영토적으로나 문화적·역사적으로나 소중한 국가적 자산인 만큼 보존하고 가꾸고 보호해야 한다”며 “섬도 국민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이기에 방치하거나 소외돼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전국에 섬은 3600개, 유인도는 470여개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숫자 통계도 정확히 모르는 게 국내 실정이다”며 “섬 주민들은 그동안 국민이면 당연히 누려야 할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했던 일이 많았다”면서 “어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섬에 대한 제반 정책들이 구축돼 전국의 섬이 다 함께 부흥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홍성룡 서울시의원,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개선 방안 정책 토론회’ 개최

    홍성룡 서울시의원,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개선 방안 정책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홍성룡 의원(더불어민주당·송파3)이 주관하는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개선 방안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오는 12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의원회관 2층)에서 무청중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된다. 토론회는 1부 주제발표, 2부 패널 토론으로 나눠 1부에서는 ▲홍 의원의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 개정안 발의 취지 및 주요 내용’ ▲심규범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장의 ‘건설일용근로자 근로실태 및 고용구조 개선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어 2부에서는 홍 의원을 좌장으로 이승언 건설근로자, 김창년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수도권 북부지역 본부장, 전호영 ㈜원일이앤씨 대표이사, 이상규 한국노총 한국연합건설산업노조 본부장, 김정선 서울시 건설혁신과장이 참여해 건설일용근로자 고용구조 개선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하는 홍 의원은 “건설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취업자 규모가 커 취업유발 계수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일자리 창출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고용 불안정에 따른 낮은 임금, 열악한 복지, 안전사고 위험 등으로 청년층 등 신규 기능인력 유입이 날로 줄고 있는 반면, 외국인 노동자는 늘고 있어 국내 숙련인력 부족·고령화 등으로 인해 건설산업 붕괴가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바로 지금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복지 사각지대로 밀려나 있는 건설일용근로자들의 소득보장 및 노후보장 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와 의견들이 이번 토론회를 통해 정책에 반영되고 입법화되어 단기고용에 따른 낮은 소득, 고령화 등의 악순환이 청년층 신규 기능인력 유입과 숙련인력 장기근로 유도라는 선순환으로 전환돼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건설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 감염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무청중으로 진행되며, 유튜브를 통해 12일 오후 2시부터 생중계될 예정이다. 시청을 원하는 시민들은 유튜브 검색창에 ‘서울특별시의회 토론회 공청회 생중계’를 입력하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MB 청와대 요직 섭렵… 野 텃밭 부산 되찾았다

    MB 청와대 요직 섭렵… 野 텃밭 부산 되찾았다

    YS 때 정계 입문… 17대 국회에 첫 입성“정권 심판” 교수 사직 후 출마 ‘배수의 진’‘인물론 VS 정권심판론’. 부산의 유권자들은 정권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사퇴로 7일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의 잔’을 거머쥔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인은 대학교수 출신이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되자 30년 넘게 몸담았던 대학 강단에서 물러나는 등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애초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정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비리 의혹,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등이 불거지면서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지역 민심은 정권 교체에 무게가 실렸다. 선거 막판 박 당선인의 엘시티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과 부동산 문제 등 더불어민주당의 강한 의혹 제기에도 부산 유권자들은 현 정권 심판을 위해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박 당선인은 “부산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부산시민의 위대한 승리다. 일할 기회를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히며 “부산을 경제 악순환에서 구하고 지역에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는 도시,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 기업들이 오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박 당선인은 부산에서 태어났다. 1978년 고려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후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빠져 학생운동을 하다가 진압부대가 쏜 최루탄 파편에 오른쪽 눈을 다쳐 실명할 뻔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동아리(문예반) 활동을 같이했으며 민주화 운동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졸업 후 잠시 언론에 몸담았다가 1991년 동아대 교수로 고향인 부산에 정착했다. 이후 부산에서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다. 1994년 김영삼(YS) 정권의 정책자문기획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17대 국회의원(부산 수영구)에 당선됐으나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 대변인과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비서관,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박 당선인은 19대 총선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6년 다시 대학 강단으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MB 청와대 요직 섭렵… 野 텃밭 부산 되찾았다

    MB 청와대 요직 섭렵… 野 텃밭 부산 되찾았다

    YS 때 정계 입문… 17대 국회에 첫 입성“정권 심판” 교수 사직 후 출마 ‘배수의 진’‘인물론 VS 정권심판론’. 부산의 유권자들은 정권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사퇴로 7일 치러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의 잔’을 거머쥔 박형준 부산시장은 대학교수 출신이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로 결정되자 30년 넘게 몸담았던 대학 강단에서 물러나는 등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애초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정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비리 의혹,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등이 불거지면서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지역 민심은 정권 교체에 무게가 실렸다. 선거 막판 박 시장의 엘시티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과 부동산 문제 등 더불어민주당의 강한 의혹 제기에도 부산 유권자들은 현 정권 심판을 위해 박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박 시장은 “부산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부산시민의 위대한 승리다. 일할 기회를 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히며 “부산을 경제 악순환에서 구하고 지역에서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되는 도시,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 기업들이 오고 싶어 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박 시장은 부산에서 태어났다. 1978년 고려대 사회학과에 입학한 후 마르크스·레닌주의에 빠져 학생운동을 하다가 진압부대가 쏜 최루탄 파편에 오른쪽 눈을 다쳐 실명할 뻔했다. 민주당 김영춘 후보의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학창 시절 동아리(문예반) 활동을 같이했으며 민주화 운동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졸업 후 잠시 언론에 몸담았다가 1991년 동아대 교수로 고향인 부산에 정착했다. 이후 부산에서 시민단체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했다. 1994년 김영삼(YS) 정권의 정책자문기획위원을 맡으며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17대 국회의원(부산 수영구)에 당선됐으나 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 선거캠프 대변인과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비서관,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박 시장은 19대 총선 때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16년 다시 대학 강단으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정계에 복귀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자부심/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 주민과 탈북민의 자부심/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북한 사람과 탈북자는 북한의 무엇을 자랑거리라고 생각할까. 통일이 되든 분단이 영원하든 이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런 자랑거리를 똑바로 알면 만약 통일이 됐을 때 북한 사람들이 통일국가에서 원하는 것, 높이 평가하는 것 등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분단이 우리가 죽을 때까지 이어져도 북한 당국이 정신적으로 어떠한 요소에 의존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는 여론조사 등을 실시할 수 없고, 조사를 하더라도 당국으로부터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뻔한 결과가 나올 공산이 크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의 가치관을 간접적으로나마 알아볼 수밖에 없는데 이는 탈북민 조사를 통해 가능하다. 만약에 한반도 통일이 되면 북쪽의 가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데, 탈북민 조사로 탈북민들이 북한을 바라볼 때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불변적 의식을 엿볼 수 있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탈북자는 북한의 무엇을 자랑스럽게 여길까. 최근에 필자의 선배들이 ‘Korea Journal’(한국저널)에 투고한 ‘북한 애국심’(North Korean Patriotism)이라는 논문을 보니 탈북민 응답자의 대다수는 북한의 체육 성과와 예술, 즉 문화적 성취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전쟁과 무력으로 영토를 탈취한 시대가 대부분 지나갔고, 이제 세계 사회에서 문화와 체육 성과를 통해 민족심을 고취시키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와 달리 소위 말하는 ‘혁명역사’나 ‘주체사상’ 혹은 ‘백두혈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응답자는 20% 안팎이었다. 이는 정치적이고 사상적일수록 북한에 대한 자부심이 떨어진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것이 한국 정착 과정에서 나온 결과인지 북한에 있었을 때부터 든 의식의 연장선인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북한이 개방됐을 때 사상의 허상에 접하게 될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 반면 응답자의 30% 정도가 군사력과 사회주의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 것은 북한 주민들이 인프라와 식량 부족이 극심한 상황에서 긍지의 대상을 찾은 셈이다. 그러나 무서운 것은 나라가 체면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이런 자랑 요소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기근과 경제난을 버티면서 핵보유국이라는 위상을 쟁취한 북한은 우리에게 위험하고 우려스럽지만, 군사력의 상징인 핵이 곧 국가의 주요 긍지가 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것을 체육과 예술로 대체할 수 있을까. 탈북자 응답자의 20% 정도만 북한의 경제 실적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나온 걸 보면 핵 대신 경제 지원 같은 합의가 새로운 긍지가 될 수도 있다. ‘꿩 대신 닭’의 논리로 볼 때, 주민들에게 경제 살리기는 꿩이겠지만 여전히 핵을 고집하는 당국의 행태를 보면 경제는 닭임에 틀림없다. 또 닭으로 여겨 왔던 경제를 살리게 되면 응답자의 30% 정도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회주의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즉 경제를 살리려면 북한 당국이 말하는 ‘장사풍’, 즉 시장과 신흥자본가 계층인 돈주를 적극 포용하는 정책을 펼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사회주의가 맞지 않는 현상이 정상화되게 된다. 그동안 ‘비정상적’ 현상으로 주장한 개인도매(되거리장사 등), 국영기업소에 연계된 개인장사꾼 등이 합법화의 길로 가지 않으면 한계에 부딪힐 것이기에 쿠바와 중국에서 했듯이 합법적 사적 경제 영역을 확장시켜 나갈 수밖에 없다. 빈부격차 문제 등 자본주의 사회 같은 문제가 이미 등장했지만 더 심화되는 길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또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그런 문제가 없어지기는커녕 심화의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도 크다. 통일 후에 사회주의가 북한 사람들에게 향수의 기반이 될 위험도 크다.
  • [사설] 거리두기 격상과 백신 확보, 머뭇거리면 피해 더 커진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지고 있다. 어제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73명으로 지난달 30일(447명) 이후 엿새 만에 400명대로 내려왔지만 이는 주말이라 검사 건수가 줄어든 탓이다. 최근 일주일(3월 28일~4월 3일)간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 비율은 28.3%로 일주일 전보다 4.4% 포인트 올랐다. 감염재생산지수도 1.07로 직전 일주일(0.99)보다 높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1명이 다른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 미만이면 ‘유행 억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뜻한다. 감염력이 더 세다고 알려진 영국발·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집단감염까지 확인돼 감염자가 총 330명이다. 집단면역을 위한 필수 요소인 백신은 물량 부족이 우려된다. 백신 접종자가 어제 100만명을 넘었지만, 백신 접종이 지난 2월 26일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너무 느리다. 이런 속도라면 올해 안에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과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할까 우려스럽다. 특히 정부는 2분기(4~6월)에 1200만명에게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지만 도입이 확정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화이자 백신 769만 8500명분이다. 2분기에 들여오기로 한 얀센·노바백스·모더나 백신은 초도 물량의 공급 일정조차 나오지 않았다. 일반인 대상 접종이 시작되는 3분기(7~9월) 백신 공급 전망은 예측 불가능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그제 “이번 주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 좀더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검토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검토가 아니라 선제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고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비수도권 감염 확산은 우려될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의 2차 대유행, 11월 시작된 3차 대유행에서 선제적으로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기보다는 감염자 수 폭증을 따라가는 ‘뒷북’ 행태를 보였다. 그 결과 유행 기간은 늘어났고, 반복되는 영업제한으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고스란히 당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폐업에 대한 두려움을 참아 내라고 반복해 요구하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다 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역 준수 의지를 꺾고, 감염이 더욱 오래 지속되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 인도나 미국 등에서 백신 공급을 하지 않는 등 세계적으로 수급에 문제가 있지만, 지난 1일 가동된 백신 도입 태스크포스(TF)는 공급처 다양화를 통한 백신 확보에 힘써야 한다. 안전성과 효능이 어느 정도 입증된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을 우선 검토하길 주문한다.
  • 장어값 폭락에 양만업 도산 위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장어소비가 줄면서 양만업이 도산 위기에 직면했다. 30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실뱀장어 가격이 떨어져 입식량이 크게 늘었으나 소비가 줄어 장어 출하가격이 반토막 났다. 지난해 실뱀장어 가격은 마리당 2000원으로 평년 3500원 보다 1500원이 낮았다. 실뱀장어 가격이 하락하자 양만업체 마다 입식량을 크게 늘려 생산량도 이와 비례해 증가했다. 그러나 소비가 줄어 장어가격은 폭락했다. 평년 장어 출하가격은 ㎏ 당 3만~3만 2000원이지만 최근에는 1만 7000원 선으로 뚝 떨어졌다. 양만업계는 실뱀장어 매입가, 사료값, 인건비 등을 감안한 생산원가가 ㎏당 2만 5000원 선인데 출하가격이 낮아 팔아도 손해를 보는 실정이라고 아우성이다. 더구나 출하가 안된 장어는 클 수록 사료를 많이 먹지만 성장 속도나 살이 오르는 비율은 낮아져 손해가 더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양만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격으로 100t을 판매할 경우 8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 다 자란 성어를 키우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지역에서는 156개 양만장에서 연간 2490t의 장어를 생산하고 있다. 전북의 장어생산량 전국 비중은 22.9%에 이른다. 전주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지방을 인구 400~500만 강소 도시 재편… 공동세로 특단 지원”

    “지방을 인구 400~500만 강소 도시 재편… 공동세로 특단 지원”

    지방자치 부활 30주년을 맞아 서울신문은 4회에 걸쳐 한국의 현재 분권 상황에 대해 짚어 봤다. 서울과 수도권은 좋은 교육 환경과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 젊은이들이 점점 모여들면서 주거와 교육 등 각종 문제점이 커지고 있다. 반면 지방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까지 맞물리면서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각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대책은 없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 변금선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심익섭 동국대 행정학과 명예교수, 유문종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정책위원장, 최진혁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등 전문가 5명에게 조언을 구했다. 전문가들은 지방분권 2.0시대를 맞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확실한 권한을 이양하되 각 지역의 특색을 살린 자치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문가 대담은 서면 인터뷰로 대신 진행했다.●교육·일자리·주거·교통 인프라 확충해야 -젊은이들이 수도권에 몰리면서 지방의 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결할 방안은 무엇인가. 김순은(이하 김) 수도권 면적이 전체의 11.8%밖에 안 되는데 인구 과반수가 집중되어 있다. 지방의 인구 감소를 막으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등 지방이 살기 좋은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인 방안이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이다. 특히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제도 활성화, 재정기반 강화, 자치단체 간 연계·협력 제도 활성화 등의 자치분권 과제는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유문종(이하 유) 현재 17개 광역지자체와 226개 기초지자체의 틀을 개편해 전국에 인구 400만~500만명 규모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6~8개 정도의 분권 공동체를 덴마크나 노르웨이 등과 같은 강소국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그래야 거점 지방 국립대가 자리잡고, 방송사나 신문사 등의 지역 언론을 비롯해 문화·예술 활동도 지역 특색에 맞게 발전할 수 있다. 변금선(이하 변) 젊은이들이 수도권에 몰리는 것은 일자리와 교육 등 청년에게 필요한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수도권에는 대학·대기업뿐만 아니라 취업 준비를 위한 인프라와 정보도 집중돼 있다. 청년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서는 취업 준비를 위해 필요한 정보와 기회를 균등하게 분배하는 것부터 고려해야 한다. 최진혁(이하 최) 지역 거점 대학을 활용해 인재를 유치하고 이들이 지역의 일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지역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민간 기업을 유치하고 공공기관을 각 지역에 균형적으로 배분해야 자립적인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수도권 규제 정책을 강화하면서 수도권 집중의 원인이 되는 교육, 산업 및 일자리, 주거환경, 교통 인프라를 균형적으로 지역에 확충해야 한다. 심익섭(이하 심)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전면적인 디지털 뉴딜을 실시하고 각종 규제를 타파해 지방에 스타트업 기업이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면 청년들이 지방 곳곳에 자리잡을 것이다. 첨단 디지털 기술을 무기 삼아 물리적인 거리를 뛰어넘어 세계와 네트워킹하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지방세 비율 확대… 재정분권 2단계 도입 -수도권과 지방의 인구·경제력 격차가 심각하다. 지방정부의 재정 분권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변 재정분권을 하려면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사업과 자체 재정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이 없고, 기업이 떠난 지방은 재정 독립을 하기 어려운 악순환에 놓인다. 근본적인 전략은 사람이 떠나지 않는 지역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사회 안에서 삶을 전망하고 계획하며 살 수 있도록 일·교육·복지 전반에 걸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심 지방정부는 재정자립은 고사하고 세금을 걷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을 통해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조항을 넣은 것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인구가 몰린 지방정부와 그렇지 않은 지방정부의 재정격차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특단의 조치로 좀더 과감한 공동세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유 정부가 2018년 10월 발표한 ‘재정분권 추진방안’에서 약속한 2단계 방안을 빨리 마련해 실행해야 한다.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7대3으로 빨리 실행하고 이후 6대4까지는 높여 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과제로 지방소비세도 현재 21%에서 10%를 높인 30%로 높여 가야 한다. ●사무권한·책임·재정 적극 이양해 분권 실현 -지방분권을 이야기하기 전에 지방정부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 지방분권과 지역의 역량 강화는 선후의 문제가 아니라 상호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으므로 역량 강화 후 분권을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서른 살 청년은 못할 일이 없다는 관점에서 사무권한과 책임, 재정을 적극적으로 지역에 이양해야 한다. 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이에 상응하는 행정 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하려면 우선 지방의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전문 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또 인사 자율성을 확대해 자치단체별 특성에 맞는 탄력적인 인사 운영을 강화하고 인사제도 운영 현황을 공개해 주민의 알권리를 확대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심 지방정부가 무력한 게 아니라 지방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무능력한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지방정부가 권한이 없으니 무력해 보일 수밖에 없고, 지방 공무원들이 인사권자만 바라보고 행정을 펼치니 시민 눈높이에서는 무능력하게 보인다. 지방자치의 핵심인 공동체적 거버넌스를 일상화하기 위해서는 ‘아래(주민)를 바라보고 일하는’ 시스템이 정립되어야 한다. 모든 지방정부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쳐 지방은 물론 중앙 모두가 윈윈하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단위부터 주민 참여 방법 활성화해야 -지방분권 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도 필수적인데. 김 자치분권의 핵심은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주민들의 참여를 확대해 주민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에 따라 주민들의 참여 요건이 크게 완화됐다. 지방자치법 목적규정에 주민자치 원리를 명시하고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결정과 진행 과정에 주민이 참여할 권리를 신설했다. 주민투표법, 주민소환법, 주민조례발안법 등 ‘주민참여 3법’ 등 후속 법안의 입법이 마무리되면 주민들의 참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 현재 지방자치제도는 형식만 지방분권이지 실제로는 여전히 중앙 중심의 정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방 내부의 권력 구조로 인해 풀뿌리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새로 등장한 ‘작은 국회의원’과 ‘작은 대통령’이 지방을 지배하는 실정이다. 이 와중에 지방분권 운동 역시 중앙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주민자치’는 없고 ‘주민관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주민투표, 주민소환, 주민조례발안 등 실익 없는 교과서적인 제도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그나마 주민참여의 장이라고 여겨지는 주민자치센터라도 제대로 주민에게 돌려주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유 시민들이 아주 작은 단위에서부터 정책 결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지역에서 주민참여예산제나 주민자치회를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시민들의 생활 현장인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이곳에도 필요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광역·기초 간 기능 중복·행정 비효율 줄여야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의 분권도 논의해야 할 시기가 온 것 같다. 기초 지방정부의 권한 강화에 대한 의견은. 김 지난해 전부개정된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제11조에 보충성의 원칙, 중복배분 배제, 사무의 포괄적 배분 등 사무배분원칙을 명시했다. 보충성의 원칙은 지방에서 처리하는 사무는 우선적으로 기초지방정부인 시군구에 배분하고, 시군구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시도로, 시도 처리도 어려운 경우에만 국가로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치분권 2.0시대에는 보충성의 원리에 따라 기초지방정부의 권한과 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변 사회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역별 특성 차이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앙집권 방식의 정책 수립과 계획은 지역 단위에서는 형식적인 수준의 정책으로서 껍데기만 남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광역단체 간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광역과 기초지자체의 분권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기초지방정부의 권한 강화는 지역사회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중요 과제다. 심 중앙과 지방의 새로운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것은 의미가 있으나 중앙과 지방의 분권화보다 지역 주민 입장에서 더 중요한 건 광역·기초 간의 기능 중복과 그에 따른 낭비로 인해 발생하는 행정 비효율 문제다. 지방자치는 주민과 가까울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생활자치를 위해서라도 기초자치단체 중심의 분권화가 정립되는 것이 중요하다. ●정치와 행정 분리해 중앙·지방 간 협력 구축 -한국은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중앙정부 중심의 시스템이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국식 지방분권의 방향을 짚어 준다면. 심 미국이나 독일 등 지방자치 선진국들을 보면 국가는 국가대로 강하면서 지방 역시 균형감 있게 강력하다. 그 이유는 지방에 대해 중앙이 절대 간섭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가 간섭이나 규제할 것이 아니라 자치권을 수호하는 국가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방에 제대로 된 자치권을 보장해 주고 지방이 필요로 할 때만 중앙이 지원과 보장을 해 주는 원칙 아래 ‘한국형 신지방자치’를 구축해야 한다. 최 지방분권이라고 해서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과 책임성만을 강조하는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일방적인 분권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지방의원과 국회의원이 함께 국가의 문제와 지방의 문제를 상의할 수 있는 정치적 장(상원)을 마련하고, 행정적인 측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국정 참여 방안(제2국무회의)이 모색되어야 한다. 유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중앙정부의 역할과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K방역의 성공은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지방정부의 협력과 시민의 참여가 뒷받침되어야 함을 보여 줬다. 또 마을공동체 활동, 생활임금, 친환경 급식,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쉼터 등 지방정부에서 먼저 시작해서 전국으로 확산되고 중앙정부가 법률을 만드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방분권은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사회발전을 촉진할 것이다. 정리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격돌’ 오세훈 “부동산 몹쓸 짓, 천안함 땐 왜 그랬나” 박영선 “내곡동 땅 거짓말”

    ‘격돌’ 오세훈 “부동산 몹쓸 짓, 천안함 땐 왜 그랬나” 박영선 “내곡동 땅 거짓말”

    박 “부동산 잘했다 생각 안해…응어리 풀겠다”오, 박영선 공약 예산 추계 비현실적 맹비난 “‘1인당 10만원 위로금’ 등 朴공약 15조”박 “계산이 엉터리, 5년에 4조원이 맞다” 박, 내곡동땅 ‘셀프보상’·‘측량입회’ 정조준오, ‘내곡땅 민주당 3대 거짓말’로 반격4·7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격돌했다. 야권 단일화 이후 첫 TV 토론회인만큼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내곡동 처가땅 의혹’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고, 오 후보는 집값 상승과 전세대란 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맹렬히 공격했다. 오 후보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참 몹쓸 짓을 했다”고 쏘아붙였고 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슴에 속에 응어리를 제가 다 풀어드리겠다”며 받아쳤다. 吳 “부동산 폭등, 박원순 재건축 적대 탓”朴 “吳·MB 뉴타운 광풍 반작용 영향” 임대차 3법에 朴 “우리 사회 가야할 방향”재건축 규제 완화 묻자 朴 “일정 부분 풀어야” 오 후보는 이날 MBC ‘100분토론’에서 진행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오 후보는 “집값이 오르고 전셋값이 오르고 월세가 오르면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다. 그래서 경제 악순환의 계기가 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정부가 참 몹쓸 짓을 시민, 국민 여러분께 했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세를 낮춘 뒤 “많은 분이 부동산 때문에 가슴 속에 응어리진 것을 제가 다 풀어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부동산 폭등이 박원순 전 시장의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적대적 입장 때문인 것에 동의하느냐”며 몰아세웠다. 그러자 박 후보는 “박원순 전 시장이 (그런 선택을 한 건) 오세훈·이명박 시장 시절의 뉴타운 광풍으로 인해 서민들이 자기 집을 버리고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상황으로 치달았기 때문”이라면서 “반작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오 후보가 “(박 후보가) 민간주도 재개발·재건축을 용인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하자, 박 후보는 “바꾸지 않았다”고 답했다. 오 후보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안전진단 억제를 풀 것인가”라고 묻자 박 후보는 “일정 부분 풀어야겠죠”라고 말했다.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임대차 3법에 대해서도 오 후보가 “방향이 맞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박 후보는 “우리 사회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오늘 부동산 정책을 잘못했다고 했는데 거꾸로 가신다”면서 “바뀐 정책이 안 나오면 반성한 것이 아니라고 보겠다”고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朴 “‘정치시장’ 뽑는 선거 아니다”吳, ‘박원순 성추행’ 겨냥 “선거 왜 생겼나” 박 후보는 차기 대선 잠룡으로 분류되는 오 후보를 겨냥해 ‘정치 시장’을 뽑아선 안 된다고 일격을 날렸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코로나19를 종식하고 서울시민의 삶을 일상으로 돌려드리는, 서울에만 매진할 시장이 필요한 선거”라면서 “그래서 이번 선거는 정치 시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 ‘열일’할(열심히 일할) 시장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 후보는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으로 인해 서울시장 보궐 선거가 생겨난 데 초점을 맞추며 반격을 가했다. 오 후보는 “1년 임기의 보궐선거, 왜 생겼는지 아마 다들 아실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실정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이번 기회를 통해 남은 1년 ‘문재인 정부 정신 차리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또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해 박 후보가 과거 미 해군 함정과의 충돌설과 같은 음모론 등에 동조한 것을 겨냥, “그땐 왜 다른 이유를 댔냐”고 아픈 곳을 찔렀다. 이에 박 후보는 “합참에서 그런 데이터를 비공개로 제공했다”며 국방부 책임으로 돌렸다.吳 “박영선 예산 추계, 터무니 없다”朴 “엉터리 계산, 吳처럼 빚낼 생각 없다”吳 “제 빚은 건전한 빚” 그러면서 서울시장으로서 시정을 해본 자신의 경험에 비춰 박 후보가 밝힌 공약 예산 추계가 터무니 없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과 반값 아파트 등 해서 연간 15조원이 들어간다”면서 “공약 100여개 중에 10개 이하로 뽑아도 박 후보가 예상하는 예산은 터무니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홈페이지에 보면 고정지출이 있어서 아무리 마른수건 쥐어 짜듯 해도 서울시장이 쓸 수 있는 돈(약 2조 5000억원)이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 “만약 제 계산이 맞다면 박 후보는 빚을 내야 한다”고 공격했다. 이는 박 후보의 ‘서울시민 1인당 10만원’의 재난위로금 등을 정조준한 것이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1인당 10만원’ 재난위로금 공약을 언급하며 “좋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재원대책이 문제”라면서 “공약집을 보니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 등 100개가 넘는 공약이 있던데 제가 다 계산을 해봤더니 1년에 15조 들어가는 거로 나온다. 1년에 1조 예산이 든다는 박 후보의 계산은 터무니없다”라고 지적했다.박 후보는 이에 대해 “오 후보가 마음대로 계산을 해서 그런 것이다. 계산이 엉터리다”라면서 “제가 준비한 공약은 5년에 4조 드는 게 맞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 후보가 시장할 때처럼 빚을 내서 시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제 빚은 건전한 빚”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안심소득 공약에 대해 “국민의힘이 일종의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베를린을 벤치마킹만 했다”고 비판한 뒤 “기본소득 재정 투입해서 일회성으로 하면 다 없어지는 돈 아닌가. 그럼 매번 시민 부담으로 돌아오는 데다, 아까 서울시가 쓸 돈이 연간 1조도 안 된다고 해놓고 무려 연 4조 4000억이나 된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안심소득은 서울시민 전체를 시행해야 4조 4000억원”이라면서 “기존 복지시스템을 통폐합하면 되고 이 실험이 성공하면 중앙정부에 옮겨 주고 중앙정부 예산을 지원받을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박 후보는 “그러니까 눈 가리고 아웅이란 거다. 기존 복지금액을 이 사람 줄 걸 저쪽 집어넣겠다는 식으로 계속 반칙한다”면서 “오 후보의 안심소득은 결국 기본적인 복지시스템을 망가뜨리고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朴 “오세훈, 단독주택용지 특공 받아”吳 “몇 평이나 받았나? 제 기억엔 없다” 내곡동 땅 측량 현장 입회 여부에 吳 “안갔다”朴 “증인이 3명, 거짓말 탄로나니 말 바꿔” 박 후보는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내곡동 처가땅 ‘셀프보상’ 의혹을 정조준했다. 박 후보가 “내곡동 땅 36억 5000만원 보상받으셨죠”라고 운을 떼자 오 후보는 “그렇다. 제 아내의 지분은 8분의 1”이라고 답했다. 곧바로 박 후보는 “추가로 (보상) 받은 것은 없으시죠”라고 물었고 오 후보는 “없다. 정확히 말하면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답변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단독주택용지를 추가로 특별분양공급을 받았다고 답변이 왔다”고 말하자, 오 후보는 “몇 평이나 받았죠? 정확히는 제 기억엔 없다”고 했다.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측량현장 입회 여부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박 후보가 “측량 현장에 갔나”라고 묻자, 오 후보는 “안 갔다”고 말했다. 재차 박 후보가 “분명히 안 가셨죠”라고 되묻자 오 후보는 “기억 앞에선 참 겸손해야 한다.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곧바로 “증인이 3명”이라고 공격하자 오 후보는 “2명인 줄 알았더니 3명으로 늘었나. 삼인성호(三人成虎)라고 3명이 말하면 호랑이가 생겨난다고 하더니”라고 받아쳤다. 오 후보는 ‘내곡 토지 관련 민주당의 3대 거짓말’이라는 제목으로 준비해둔 패널을 꺼내 들며 ‘보상받으려고 땅을 샀나’, ‘서울시장 시절 관여했나’, ‘당시 시가보다 더 받았나’ 등 3가지가 초점이라며 “민주당이 이것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내곡동 땅의 핵심은 거짓말을 했느냐 안 했느냐, 측량 장소에 갔느냐 안 갔느냐”라면서 “거짓말이 탄로 나기 시작하니 이제 말을 바꾼다”고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책 속 한줄] 신념 때문에 하는 거짓말의 위험

    [책 속 한줄] 신념 때문에 하는 거짓말의 위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종합하고 단순화하기 위해, 또는 일을 더욱 빨리 진행시키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며, 때로는 악의를 품고 더러는 확고한 신념 때문에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바로 이 신념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가장 비극적이다.(114쪽)이탈리아의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는 에세이집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열린책들)에서 신념 때문에 하는 거짓말이 비극적인 이유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 처지에서 보면 실제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보가 부족한 탓에 참이 아닌 것을 말하는 것,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큰 참사로 이어진다고 꼬집은 것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5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놔도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80% 상승했다. 집값을 잡으려 규제 대책을 내놓을수록 오르는 악순환을 거듭했지만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정책은 종합적으로 다 작동되고 있다”고 실패를 부인하기에만 급급했다. 뒤늦게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2·4 공급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겹쳐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규제 일변도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신념’ 때문에 부득이하게 거짓을 말하게 됐다고 변명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을까.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심리상담사들이 본 성소수자 심리적 위기, “김기홍·변희수·이은용 사망은 사회적 타살”

    심리상담사들이 본 성소수자 심리적 위기, “김기홍·변희수·이은용 사망은 사회적 타살”

    변희수 전 육군 하사, 김기홍 제주퀴어문화축제 공동조직위원장, 이은용 작가 등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트랜스젠더들이 최근 연이어 사망한 가운데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성소수자들과 함께 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서울신문은 지난 19일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상담사 모임’에 함께 하고 있는 변상우 서울예대 예술창작기초학부 교수와 오현정 뜻밖의상담소 공동대표와 공동인터뷰를 가졌다. 이들은 모두 심리상담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로, 연이은 트랜스젠더의 극단적 선택은 ‘사회적 타살’이라고 강조했다. 정체성 받아들여주지 않는 사회…배제에 대한 공포로 전문가들은 성소수자들이 ‘아웃팅’으로 인한 심리적 어려움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웃팅은 성소수자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드러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웃팅을 당하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공포다. 이들의 심리적 어려움은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회구조와 맞닿아 있다. 성소수자들은 성장과정 속에서 자신의 존재가 수용되기 어려운 환경에 있어왔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내면화될 위험성이 크다. 오 대표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사회에서 부정당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 사회구조적 어려움이 성소수자 개인 내면의 모든 이슈에 녹아 있다”고 말했다. 변 교수도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우려하다보니 늘 조심스럽게 주의하고,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등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배제에 대한 불안감은 특히 ‘발달 이행기’에 높아진다.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대학생에서 직장인으로 나아가는 이행기에 심리적으로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변 교수는 “예컨대 대학 공간 안에서 조금씩 주변 사람들에게 커밍아웃하고, 자신의 정체성 그대로 존중받고 살다가 취업 활동에 접어드는 등 변화가 생기면 다시 사회적 배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금과 같은 시기 성소수자의 마음 상태를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변 교수는 “지금처럼 성소수자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서울시장 후보들이 토론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발언을 하는 경우 심리적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직접적으로 혐오 표현을 듣거나, 증오범죄의 피해자가 된 경우에도 심리 상태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 지난 2018년 반대 세력의 폭행과 고성에 무산됐던 인천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이 상당한 후유증을 겪기도 했다. “성소수자 스트레스 관리, 개인에게 돌려선 안돼” 심리적 위기를 겪는 성소수자에게 일반적인 스트레스 관리법을 제시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성소수자의 심리적 위기를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요인이 이들을 배제하는 사회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스스로 자신의 마음 건강을 돌보기란 쉽지 않다”면서 “마음 건강을 개인의 몫으로만 돌리지 말고, 사회가 개인의 마음 건강을 돌볼 수 있는 문화를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교수도 “‘마음을 편안하게 가지면 된다’, ‘생각을 달리하면 된다’는 메시지들이 모든 문제를 개인의 몫으로 치환하며 오히려 개인을 더 힘들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리적 위기를 겪는 성소수자들이 있다면, 빠르게 사회 안전망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소수자들을 적극 지원할 수 있는 기관 등에서 지원을 받는 것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프로젝트 ‘마음연결’에서 언제든지 온라인 상담(https://chingusai.net/xe/online)을 받을 수 있으며, 평일 오전 10시에서 오후 7시 사이 전화 상담(02-745-7942) 예약도 가능하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마음이음(1577-0199)에 연락하거나 성소수자 친화적인 사설 상담센터를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이 애착을 갖고 있는 대상과 연결되는 것도 중요하다. 좋아하는 친구나 가족과 연락하거나, 좋아하는 장소에 가거나 반려동물을 떠올려보는 것도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오 대표는 “자신의 존재를 수용해주는 사람, 성소수자들이 안전하다고 느껴질만 한 공간 등이 사회적으로 갖춰져 있을 때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리상담사들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모임을 만든 것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다. 성소수자들이 겪는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상담사들이 카카오톡 채팅방을 중심으로 모였고, 연이은 트랜스젠더 사망 사건을 계기로 지난 10일 트랜스젠더들의 죽음을 추모하고 성소수자와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연서명을 발표했다. 연서명은 박도담 한국트라우마연구교육원 선임상담원의 주도로 시작해 이틀만에 한국상담심리학회, 한국상담학회 등 소속 상담사 600여 명이 참여했다. 지지 모임의 활동은 연서명으로 끝이 아니다. 오는 31일 ‘국제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에 맞춰 트랜스젠더 용어에 대한 미국 자료를 번역해 배포할 예정이다. 모두에게 안전한 상담실 환경을 만드는 캠페인도 기획 중이다. 성소수자들의 힘이 되고 싶은 상담사가 있다면 지지 모임의 공식 계정(allly.counselors2021@gmail.com)으로 연락해 모임에 함께할 수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솜사탕 만들 듯 마스크필터 섬유 대량생산 방법 개발

    솜사탕 만들 듯 마스크필터 섬유 대량생산 방법 개발

    솜사탕 기계는 가운데 원통에 설탕을 넣으면 뜨겁게 가열된 원통이 설탕을 녹여 실형태를 만들고 디스크가 빠르게 돌아갈 때 나무젓가락을 넣으면 먹음직스러운 솜사탕을 만들어 낸다. 국내 연구진이 솜사탕을 만들 듯 마스크 필터에 쓰이는 마이크로섬유와 나노섬유를 빠르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만들어 내 화제다.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연구팀은 기존 원심 방사공정을 발전시켜 방사 디스크를 여러 층으로 세분화한 멀티 원심방사 시스템을 만들어 다양한 고분자 마이크로 섬유, 나노 섬유 생산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CS 매크로 레터스’ 3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고분자 마이크로 섬유나 나노 섬유는 두께가 마이크로미터 또는 나노미터 수준의 섬유로 최근 일상품처럼 된 마스크의 필터 재료로 특히 많이 이용되고 있다. 고분자 나노섬유 기반의 마스크 필터는 정전기 발생 없이도 기계적 여과를 통해 미세먼지나 바이러스를 90% 이상 차단할 수 있다. 기존에 나노 섬유 제조는 높은 전압을 걸어 두께가 가는 섬유를 만드는 전기방사 공정을 사용했다. 문제는 전기방사 공정은 수십 킬로볼트의 고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정 안전성이 낮고 설비 규모를 늘리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또 공정 자체가 대량 생산에 불리하고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더 높은 전압을 사용해야 된다는 악순환이 있다.이에 연구팀은 솜사탕 기계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방사 디스크를 회전시켜 섬유를 만드는 원심방사에 주목했다. 기존 원심방사는 방사 디스크를 하나만 사용했기 때문에 섬유생산속도가 전기방사공정과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3개 층의 멀티 원심방사디스크를 만들었고 디스크 층수가 증가할수록 섬유의 생산속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한 공정은 실험실 규모 기준으로 마이크로 및 나노 섬유 생산속도가 시간당 8~25g으로, 기존 전기방사 공정보다 300배 빠른 속도이다. 이는 KF94 마스크 필터 20~30개를 만들 수 있는 수준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섬유로 마스크 필터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시판되고 있는 KF80이나 KF94 마스크와 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김도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산설비를 쉽게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섬유 대량생산에 유리해 나노섬유를 이용하는 다양한 제품들의 단가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원심방사와 달리 다양한 종류의 섬유로 이뤄진 복합 섬유 패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섬유 대량 생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섬유가 하나의 필터에 포함된 복합 필터 제조도 가능하게 해 폭넓은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시아계 미국인, 美서 영원한 이방인… 美경찰, 혐오범죄 적용 지나치게 엄격”

    “아시아계 미국인, 美서 영원한 이방인… 美경찰, 혐오범죄 적용 지나치게 엄격”

    “인종 편견이 관찰된 범죄로 좁게 정의트럼프 ‘중국 코로나’ 발언, 혐오 부추겨청년층 교육 확대 등 근원적 치유해야”“미국에서는 많은 이들(백인)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영원한 이방인으로 봅니다. 학대가 쉽게 일어나는 이유죠.” 미국 내 아시아계 단체들이 연합한 ‘스톱 AAPI 헤이트’를 창설한 러셀 증 샌프란시스코주립대 아시안아메리칸연구소 교수는 20일(현지시간) 이메일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혐오범죄 근절이 힘든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런 배경에 경찰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참사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에 대해 ‘성중독자’임을 내세워 혐오범죄 적용을 꺼린다는 것이다. 증 교수는 “경찰이 혐오범죄를 ‘인종 편견이 관찰된 범죄’로 좁게 정의하고 있다”며 “증거가 없다면 (사건의 정황만으로는) 적용하지 않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롱이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업소만을 대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은 인종적 편견 때문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아시안아메리칸연구소도 지난 17일 성명에서 ‘반아시아적 혐오가 원인’이라고 지목한 바 있다. 증 교수는 최근 아시아계 혐오범죄의 급증에 대해 “미국에는 아시아계가 자신들을 괴롭히는 아웃사이더라는 식의 ‘황화 공포’(아시아계가 서양 문명을 압도한다는 백인들의 공포심)가 오랜 기간 있었다”며 “코로나19 이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오 발언이 이런 공포를 더욱 자극했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인들이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중국인을 포함한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을 자유롭게 해 준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이후 스톱 AAPI 헤이트에 3800건이 넘는 혐오사건이 접수됐다. 증 교수는 향후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범죄뿐 아니라 학교 내 괴롭힘, 사이버폭언 등을 포함해 인종차별 전반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청년들에게 인종적 공감 및 연대감을 증진시키는 교육을 확대하는 등 인종차별의 근원을 치유하는 방식이 폭력의 악순환을 깨뜨리는 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언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실직·돌봄·가정폭력 3중고… “여성 위상 이대로면 30년 후퇴”

    실직·돌봄·가정폭력 3중고… “여성 위상 이대로면 30년 후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여성에게 가장 불공평한 재난”이라 할 정도로 여성에게 특히 가혹했다. 많은 여성이 직장과 가정 양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봉쇄로 학교와 보육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특히 엄마들은 일과 돌봄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1년 동안 일을 그만뒀거나 해고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고, 가정폭력이 급증하면서 여성은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각국 정부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코로나로 인해 여성의 위상이 10년, 아니 30년은 후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EU 작년 3분기 女고용률 0.8%, 男1.4% 증가 코로나가 특히 여성에게 경제적으로 가혹했던 이유는 몇 가지로 설명된다. 여성이 주로 일하는 유통과 숙박·관광 등 서비스업, 보건·요양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노동기구(ILO)와 유엔여성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일하는 여성의 41%가 이들 산업에 종사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건강과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의 76%, 요양시설이나 가정에서 돌봄 일을 하는 사람의 86%가 여성이다. 이들 업종은 제조업이나 정보산업, 금융업에 비해 임금 수준이 매우 낮다. 무보수인 경우도 많다. 재택근무가 어려운 이른바 핵심 업종에 해당하는 고위험 일자리들이다. 학교와 보육시설이 폐쇄되면서 자녀를 돌보고 온라인 수업을 도와주기 위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일을 그만두는 ‘엄마’들이 늘었다. 재택근무와 돌봄휴직 얘기를 꺼냈다가 일자리를 잃은 경우도 많다. 미국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2월 이후 일을 그만둔 여성은 230만명에 이른다. 지난 1월 미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7%로 3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코로나 팬데믹 전 미국 전체 가구의 3분의2가 맞벌이 가구였다. 여성이 주 소득원이였던 가구도 41%나 됐다.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은 여성이 늘어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진보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와 센추리재단 추산에 따르면 여성 고용률이 지난해 봄 수준을 1년 동안 지속한다면 645억 달러(약 72조 4600억원) 상당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U도 상황은 비슷하다. EU 집행위는 이달 초 발표한 ‘2021 젠더평등보고서’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기존의 젠더 간 격차가 모든 영역에서 더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고용률은 지난해 1분기 코로나 1차 유행 당시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많이 떨어졌다. 2분기에는 코로나 충격이 남녀에게 비슷했지만, 봉쇄가 점진적으로 풀리기 시작한 여름 이후 여성의 일자리 복귀가 남성에 비해 확연하게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남성의 고용률은 전 분기 대비 1.4% 높아졌지만, 여성은 절반 수준인 0.8%에 그쳤다. EU의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여성의 실업률은 지난해 4월 6.9%에서 9월 7.9%로 올랐다. 같은 기간 남성 실업률은 6.5%에서 7.1%로 높아졌다. 여성의 실업상태가 길어질수록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여성 중에서도 자녀가 있는 ‘엄마’들의 고용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쉬고 있다고 답한 여성 3명 중 1명은 아이를 돌봐야 해 일을 그만뒀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코로나가 확산하면서 봉쇄령이 내려졌던 지난해 2~8월 일을 그만둔 12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이 남성보다 3배나 많았다. 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으면 부부 중에서 소득이 적은 쪽, 대체로 ‘엄마’가 일을 그만뒀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2월 말 여러 나라의 독자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일하는 엄마 5명 중 2명이 이미 근무시간을 줄였거나 생각 중이라고 답했다. 일부는 벌써 일을 그만뒀다. 반면 아빠 중에서 자녀 때문에 근무시간 단축을 고려하거나 이미 줄였다는 응답은 여성보다 10% 포인트 낮았다. ●EU 가사노동 女는 주당 23시간 男은 15시간 EU 젠더평등보고서에 따르면 27개 회원국 대상 조사에서 35~49세 여성은 지난해 7~8월 자녀를 돌보는 데 주당 평균 62시간을 쓴 반면 남성은 절반 수준인 주당 36시간을 보냈다. 집안일을 하는 데 든 시간도 여성이 주당 23시간, 남성이 15시간이었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늘었어도 자녀를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것은 여성 몫이라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이코노미스트 프란세스카 카셀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일을 줄이거나 포기한다면 젠더 불평등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지난해 1차 대유행 당시 전 세계적으로 풀린 긴급지원금 10조 8000억 달러 중 가족 관련 지원금은 2%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오롯이 여성이 떠안았다. 코로나의 또 다른 그늘은 ‘그림자 팬데믹’으로 불리는 가정폭력이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강력한 봉쇄조치를 펴자 집안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정폭력이 급증했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거의 여성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급기야 지난해 4월 각국 정부가 여성에 대한 폭력 예방을 코로나 대책의 핵심으로 다룰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부활절과 성탄절 미사에서 가정폭력 피해자인 여성을 위해 특별 기도까지 했을 정도다. 미국에서는 매년 1000만명 이상의 남녀가 배우자나 연인에게 폭력을 당한다는 통계가 있다.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봉쇄 조치가 실시됐던 3~5월 전미가정폭력 핫라인에 접수된 긴급신고 건수가 9% 늘었다. 미국응급의학저널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경찰에 신고된 가정폭력 사건이 포틀랜드에서만 22% 늘어난 것을 비롯해 샌안토니오가 18%, 뉴욕이 10%나 증가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 경제 자립 낮아 발목 잡혀 유럽은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EU 집행위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봉쇄 조치 첫 주에만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32% 급증했다. 리투아니아에서는 3주 동안 20% 늘었다. 아일랜드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한 조치가 5배나 많이 내려졌고, 스페인에서도 2주 동안 가정폭력 신고 전화가 18% 늘었다. 가정폭력은 자녀를 둔 커플 사이에서 더욱 빈번해 사회경제적 폐해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은 가해자에게서 벗어나 머물 곳이 마땅치 않고 경제적으로도 자립 능력이 떨어진다. 봉쇄 기간 중에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맞으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EU 집행위는 코로나 팬데믹 와중인 지난해 ‘젠더 평등 전략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EU는 팬데믹을 통해 오히려 성평등 중요성이 커졌다며 주요 어젠다로 올렸다. 지난 5일 전략의 이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는 조직도 출범했다. 27개 회원 국가들에 경제회복기금의 일부를 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실직에 따른 경제적 지원 등 성평등 제고에 투입하도록 의무화했다. 코로나 관련 각종 위원회와 조직에 여성 비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1조 9000억 달러(약 2134조원) 규모의 코로나 경기부양법에 서명했다. 1인당 최고 1400달러(약 157만원)의 현금을 주고 주당 300달러의 실업급여 지급도 9월까지 연장한다. 취약성이 드러난 돌봄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250억 달러(약 28조 825억원)를 투자하고, 13세 이하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에 돌봄 보조금 150억 달러(약 16조 8500억원)도 지급한다. 가정폭력 대책에 4억 5000만 달러(약 5055억원)를 배정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에서 아동 한 명당 1년에 들어가는 보육비는 평균 9000달러. 저소득층 평균 연소득의 약 30%나 된다. 전문가들은 가정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돌봄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며 이번 경기부양책이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돌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성평등이 요원하다는 사실이 코로나를 통해 재확인됐다. 대기자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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