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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토피와 닮은 듯 다른 ‘건선’… 샤워하면 더 가려워요

    아토피와 닮은 듯 다른 ‘건선’… 샤워하면 더 가려워요

    면역세포 지나치게 활성화되며 발생국내 환자 16만명… 남성이 1.5배 많아암·고혈압·고지혈 등 전신질환 위험도식습관 조절·운동으로 체중 유지하고하루 2~3번 보습제 바르고 자극 금물●피부에 은백색 비늘·붉은 발진 나타나 지난 7일은 24절기 중 겨울의 길목이라는 입동(立冬)이었다. 겨울철은 피부 질환 환자들에게 특히나 가혹한 시기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피부질환이 건선이다. 건선 자체의 염증만으로 피부가 건조해진 상황에서 차고 건조한 날씨까지 더해지며 증세가 안 좋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반면 일조시간이 짧다 보니 환자들이 건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외선에 피부를 노출하기 위해 햇빛을 쬘 시간은 줄어든다. 건선은 피부에 은백색 비늘(인설)로 덮인 붉은 발진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만성 재발성 피부 질환이다. 전 인구의 2~4%에서 발병하고, 아시아인보다 서구인에서 발생 빈도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 이내라고 한다. 모든 신체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는 T세포(피부 각질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라고 불리는 특정 면역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 되면서 건선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관련해서 전문가들이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김태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유전적 인자도 건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부모가 모두 건선인 경우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41% 정도이며 부모 중 한 명이 건선이라면 자녀가 건선에 걸릴 확률은 14%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밖에도 계절, 피부 자극, 스트레스, 목감기, 흡연과 음주, 비만, 약물 등으로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분석해 발표한 ‘2014∼2018년 건선 진료환자’ 통계에 따르면 건선 환자는 16만 3531명으로 남성 9만 7134명, 여성 6만 6387명으로 집계됐다. 남성이 여성보다 1.5배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최근 5년간 환자 수가 80대 이상은 연평균 8.8% 증가했고, 60대 3.9%, 70대 1.7% 순으로 증가했다. 60대 이상부터 환자가 뚜렷하게 증가한 것이다. 조남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이 처음 나타나는 연령은 평균적으로는 남자 35.7세, 여자 36.3세”라면서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28.1%로 가장 많고 30대 17.4%, 10대 14.4% 순인데 완치가 어렵다 보니 나이가 들수록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선은 보통 붉은색 발진과 은백색의 비늘이 특징인 ‘판상건선’을 말한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판상건선이 전체 건선의 80∼90%를 차지한다. 이는 전신의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팔꿈치, 무릎, 두피, 엉덩이에 잘 나타난다. 판상건선 이외에도 젊은층에서 흔히 발병하는 물방울 모양 건선과 겨드랑이·엉덩이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각질 없이 붉게 나타나는 간찰부위 건선 등 건선의 형태는 다양하다. ●심근경색 발생률 2~3배 높아져 주의해야 건선은 다양한 전신질환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들을 더 힘들게 한다. 흔한 동반되는 질환으로는 비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 심장질환, 관절질환, 염증성장질환, 정신질환 등이 있다. 건선질환의 중증도가 높아 전신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심근경색 발생률도 일반적인 위험도를 훨씬 웃돌았다. 건선 중증도가 높은 남성환자군은 대조군에 비해 2.09배 높았고, 여성환자군은 3.23배나 더 높게 나타났다. 암 발생률도 정상인에 비교해서 높다. 이민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병원에서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면 다양한 암 발생 비율이 높았으며 특히 위암의 발생률이 1,3배 정도 높았다”면서 “예전에는 건선은 단순히 피부에만 국한된 피부병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동반 질환 여부를 잘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선은 오랜 기간 증상이 나타나고 재발이 잦다 보니 부작용이 적은 치료법이 필요하다. 크게 국소 치료(바르는 약)와 전신 치료, 광선 치료로 나뉘는데,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비타민 D 유도체 등 연고를 바르는 국소치료를 하고 이것만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자외선을 사용하는 광선치료를 주 2~3회 한다. 광선치료는 어린이나 임산부도 사용이 가능한 안전한 치료법이다. 치료되지 않는 심한 건선인 경우에는 생물학적 제제인 주사제가 있다. 다만 약값이 비싸다. 심한 건선 환자들만 보험 적용이 된다. ●잦은 샤워·긴 시간 목욕, 피부가 싫어해 건선 예방을 위해서는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고, 스트레스나 과로를 피해야 한다. 식습관을 조절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특히 건선은 앞서 말한 대로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고 심혈관 질환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생활 습관 교정과 주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수적이다. 또한 겨울철에는 피부 건조를 막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키고 새로운 병변을 막는 예방책이 될 수 있다. 샤워를 자주 하거나 장시간 목욕을 하는 것은 피부를 건조하게 할 수 있다. 되도록 가볍게 샤워하는 것을 권장한다. 건선의 각질을 손이나 목욕 수건으로 억지로 벗겨 내는 등 과도하게 피부를 자극하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또한 하루에도 2~3번 이상 충분한 양의 보습제를 바르면 좋다. 마지막으로 건선과 아토피피부염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우선 아토피 피부염은 대부분 유·소아기에 발병해 나이가 들면서 점차 나아지는데 건선은 2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증상도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접히는 부분에 심한 가려움증을 느끼고 건선은 피부 병변이 전신에 걸쳐 분포할 수 있음에도 가려움증은 심하지 않은 편이다. 고주연 한양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피부에 일어난 변화를 보면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붉은색 수포가 진물 등과 함께 관찰되고, 건선의 경우 처음에는 선홍색의 작은 발진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부위가 커지고 은백색 비늘을 동반한 경계가 분명해진다”면서 “두 가지는 치료 및 관리법도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조성환 경기도의원 “획일성 타파로 또래 친구끼리 기획해 찾아오는 프로그램 추진해야”

    조성환 경기도의원 “획일성 타파로 또래 친구끼리 기획해 찾아오는 프로그램 추진해야”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조성환(더불어민주당·파주1) 의원은 10일 경기도청소년수련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청소년들이 또래 친구들끼리 스스로 기획해서 찾아올 수 있는 프로그램과 청소년들이 스스로 끼와 재능을 발휘하는 참여형 홍보가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성환 의원은 “학교 밖, 가정 밖 등 학교 내에 있지 않은 청소년들 그리고 학교 폭력, 입시 환경 및 학업스트레스 등으로 위기에 놓인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스스로 청소년수련원을 찾아올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필요하다”며 “특히 위기가정에 있는 청소년들, 가정환경 문제로 사회로 나온 청소년들은 모임을 통해 쉽게 범죄환경을 접하게 되는 등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청소년들은 또래 친구들과 함께 모이고자 하는 욕구가 매우 높음으로, 단체형·형식적 프로그램이 아닌 친구들끼리 기획하고 참여하여 힐링할 수 있는 개별형·자율적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싶다”며 “안전이 보장된 공간에서 스스로 기획한 프로그램을 실현시킬 수 있다면 프로그램의 획일성을 타파하고 청소년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문제해결능력과 순발력 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조 의원은 “최근 ‘가짜사나이2’라는 프로그램이 특별한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님에도 입소문을 타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매우 이슈가 되었다”라며 “이와 같이 더 이상 홍보란 형식적인 틀에 묶이는 것만이 아닌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청소년들이 스스로 흥미가 있어서, 찾아오고 싶어서 자신들의 소통구조를 통해 홍보가 이뤄져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추진될 수 있도록 색다른 기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뿐만 아니라 최근 이슈가 한국관광공사의 이날치 홍보영상과 같이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춤과 노래 등 끼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홍보 동영상 콘테스트’ 등을 통해 스스로 참여한 영상이 제작되어, 홍보를 위한 홍보가 아닌 청소년 참여가 자연스럽게 홍보로 이어지는 선순환적인 구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준모 경기도의원, 다문화학교에 대한 교육지원 확대로 교육격차 해소 노력 촉구

    성준모 경기도의원, 다문화학교에 대한 교육지원 확대로 교육격차 해소 노력 촉구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성준모 의원(더불어민주당·안산5)은 지난 9일 수원교육지원청에서 실시된 수원·평택·안성·여주교육지원청에 대한 2020년도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문화가정과 내국인 학생들 간 심각한 교육격차와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높은 학업중단 비율을 지적하며 다문화학교에 대한 교육지원의 확대를 촉구했다. 아울러, 학생 수 10명 미만 유치원들의 통폐합을 통해 질 높은 교육환경 개선에 노력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질의에서 성준모 의원은 “다문화가정에 대한 열악한 교육지원으로 다문화가정과 내국인 학생들 간 교육격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19로 인해 그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교육격차의 지속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도 많은 등, 이는 다문화가정과 내국인 간 진로 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준모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서는 이를 해결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다문화가정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들 학생이 한국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학교생활에 바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성준모 의원은 “학생 수가 10명 미만인 소규모 유치원에서 수업을 받는 아이들은 일반적인 유치원의 아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능력과 사회성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 유치원은 주변 유치원들과의 통폐합을 통해 아이들의 사회성 함양을 위한 교육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성준모 의원은 “유치원들의 통폐합이 어려운 이유는 학교와 동문회가 없어진다는 우려 등 어른들의 이기주의적인 생각이 크기 때문”이라며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교육지원청에서는 소규모 유치원들의 통폐합 홍보에 적극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끝으로 성준모 의원은 “도교육청과 각 지역교육지원청에서는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은 단순히 현재를 유지하는 것만이 아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조치이며 이것이 ‘경기교육이 지향해야 할 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다문화학교와 소규모 유치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 “백척간두의 삶 놓는다” KBS 9시 뉴스 황상무 앵커 사퇴의 글

    [전문] “백척간두의 삶 놓는다” KBS 9시 뉴스 황상무 앵커 사퇴의 글

    ‘KBS 뉴스 9’를 진행했던 황상무(56) 앵커가 KBS에 사표를 냈다. 황 앵커는 9일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인생의 절반 이상을 몸담았던 KBS를 떠나려고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다. KBS는 극단의 적대 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며 “용서와 화해, 치유와 통합은 KBS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가치”라고 주장했다. 황 앵커는 1992년 KBS에 입사해 사회부, 통일부, 정치부 등을 거쳤으며 뉴욕 특파원을 지냈다. 2015년 1월부터 ‘KBS 뉴스 9’ 앵커를 맡았다가 2018년 4월 새 경영진이 들어서면서 교체됐다. 지난 7월에는 ‘KBS뉴스9 검언유착(채널A 사태)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을 통해 양승동 사장의 대국민 사과와 진상 규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황 전 앵커가 KBS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KBS 선후배 동료 여러분, 저는 오늘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몸담았던 KBS를 떠나려고 합니다. 그동안 참으로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될 지, 기약없이 떠나지만 고마웠던 기억만큼은 잊지 않겠습니다. 막상 이 글을 쓰려니 주마등처럼 기억들이 스쳐갑니다. 2005년 5월 3일 피눈물을 삼키며 진행했던 아침뉴스가 생각납니다. 불과 몇 시간 전, 어린 자식을 영안실에 넣어놓고 돌아선 직후였습니다. 무엇이 저를 그렇게까지 일하도록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혼신의 노력을 바쳤던 KBS였습니다. 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이라고 믿었던 제 삶의 안식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KBS에 대한 저의 의탁을 접으려고 합니다. 시대상황이 변했고 더 이상은 제가 머물 공간이 없어졌습니다. 저의 애정은 변함없지만 그건 사랑이 아니라 스토킹에 불과할 겁니다. 그래서 떠나고자 합니다. ‘떠날 때는 말없이’를 실천하려고 했는데, 송구스럽습니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을 아껴주고 키워줬던 조직이기에, 인사는 드리고 가는 게 도리라고 여겨 몇 자 적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매일 욕지거리와 쌍소리 악다구니로 해가 뜨고 지는 세상이 됐습니다.” 작가 김훈의 말입니다. 말 그대로 온갖 말이 난무하는 사회입니다. 불행하게도 그 한 가운데에 KBS가 있습니다. 스스로 자초한 일입니다. 현대사회에 진리는 없습니다. 사실이 있을 뿐입니다. 이익이 중첩되어 첨예하게 엇갈리는 다원 사회에서 한쪽에서 말하는 정의는 다른 쪽에서는 불의가 되고, 견강부회, 곡학아세일 뿐입니다. 요즘 말로 내로남불입니다. 이른바 진영논리만이 횡행하는 시대입니다. 우리 사회가 오늘날 방향을 모른 채 진영 간의 난투극 시대로 접어든 데는, 진리가 없는데 서로 자신들의 주장을 진리라고 우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론은 사실 앞에 겸손해야 합니다. 사실과 자신의 이념이 부딪칠 때, 과감히 이념을 버리고 사실을 택해야 합니다. 제가 신입사원들에게 누누이 강조했던 말입니다. 이는 KBS의 숙명입니다. 이념으로 사실을 가리거나 왜곡하려 드는 순간, KBS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입니다. 국민을 편가르고 이간질하는 일입니다. 스스로를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만들고, 편들고자 했던 바로 그들로부터 업신여김이나 당할 뿐입니다. 우리는 곡절의 현대사를 헤쳐 왔습니다. 우리 사회 극단적 진영논리의 근저에는 망국과 식민, 해방과 분단, 전쟁과 독재,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며 이분법으로 세상을 재단해 온 암울한 역사적 유산이 있습니다. 사회 전체가 깊은 상처를 입었고 치유하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그 안에 사는 개인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최근 날마다 벌어지는 분노와 저주의 악다구니를 듣노라면, 우리는 좌·우 양손에 이념의 촛불을 들고 서로를 향해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좌나 우, 진보나 보수라는 틀로서는 결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날이면 날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날선 주장들에서 여실히 확인됩니다. 명백한 사실조차 부정하고 내로남불을 쏟아내며 욕설과 저주로 증오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성은 없고 극단의 감정만 있습니다. 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키우는 ‘소용돌이’일 뿐입니다. 사실은 무시되고 조롱받으며, 주장과 선동만이 힘을 얻습니다. 과거에 대한 고찰, 현재의 성찰, 미래에의 통찰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극도로 분노하는 이들이 생기고, 동시에 극도로 좌절하는 사람도 생깁니다. 이렇게 상대를 쓸어버리겠다는 극단의 적대정치가 힘을 얻는 한, 이 땅에 킬핑필드를 재현하는 것 외에는 해결방법이 없습니다. KBS는 이런 극단의 적대정치에 편승해서는 안됩니다. 사람들의 가슴에 분노의 불을 질러서는 안됩니다. 분노와 증오의 끝은 언제나 골육상쟁의 파국뿐이었습니다.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KBS는 국민의 가슴에 희망의 불꽃을 지펴야 합니다. 긍정의 가치를 일깨워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용서와 화해 치유와 통합은 KBS가 결코 포기해서는 안되는 소중한 가치입니다. KBS가 우리 역사의 저주, 보복의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자학사관을 버리고 과거 들추기를 접고 미래로의 전진을 역설해야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발굴하고 키워서 이를 중심으로 단합하고 국민의 자긍심을 높여야 합니다. 우리가 피흘려 쟁취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자랑스럽게 여기듯이, 변방의 약소국을 지키기 위해 굴욕을 마다않고 노심초사 살아왔던 선조들의 헌신, 세계 최빈국을 신흥 선진국으로 만들어 온 선배들의 노고를 존중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조롱과 경멸, 능멸과 조소, 비아냥을 접고 배려와 존중, 예의와 염치, 정중한 말투를 되찾아야 합니다.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꿋꿋이 그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그게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존재 이윱니다. KBS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지난 2년 여, 벼랑 끝에 매달린 채 백척간두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제는 손을 놓으려고 합니다. 천 길 낭떠러지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그저 돌과 바위투성이뿐이어서 낙하가 끝나는 순간 머리가 깨지고 뇌수가 터져서 처참하게 죽을지도 모릅니다. 운이 좋아 아래에 깊은 소(沼)가 있더라도 과연 수면까지 다시 헤엄쳐 올라올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저도 두렵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손을 놓아야 하고, 그게 제 운명이려니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을 뿐입니다. 말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고맙고 감사한 기억만을 안고 가겠습니다. 어디서든 KBS를 사랑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바이든 ‘통합 메시지’로 文정부 공격하는 野

    바이든 ‘통합 메시지’로 文정부 공격하는 野

    “민주당 아닌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미국 조 바이든 당선자의 발언이 우리나라 야권 일각에서 격한 환영을 받고 있다. ‘통합의 정치’를 앞세운 바이든 당선자의 말을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 “전 세계적으로 비상식적인 국가 지도자들이 판을 치는 요즘 이번 미 대선에서 이념의 차이를 떠나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후보가 당선된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어 “바이든 당선자의 발언 중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당을 떠나 전체) 미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통합의 메시지가 특별히 와닿는다”며 “오늘의 미국 정치·사회 상황에서 매우 적절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권 의원은 아울러 “정치·사회 상황이 미국 이상으로 분열적인 오늘의 우리나라에서 그 원인 대부분을 제공한 우리의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지금이라도 바이든 당선자의 이 말을 깊이 되새겨 보기 바란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분열된 나라가 제대로 발전한 예는 역사상 없다”고 덧붙였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대선 결과는 ‘바이든의 승리’라기보다 ‘트럼프의 패배’가 더 정확한 분석”이라며 “불공정, 반민주, 반헌법, 반인권, 반시장” 등을 트럼프 행정부의 특징으로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어 “트럼프의 미국과 현재의 대한민국은 데칼코마니처럼 ‘복붙’”이라며 “이번 미국 대선으로 미국의 민주주의가 건재한 것을 확인했다. 다음 대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도 살아있다고 선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내 편’만 살찌우고 ‘네 편’은 말살하는 정치는 진짜 민주주의가 아니다. 독재다”며 “‘깨어있는 시민’의 ‘행동하는 양심’이 미국처럼 정권교체의 문을 활짝 열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화합과 포용과 관용이라는, 민주주의의 위대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포퓰리즘으로 점철된 트럼프 정치는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도 트럼프식 정치선동이 작동하고 있다”며 “문 정권과 ‘대깨문’들의 국민 편가르기와 자폐적 진영논리, 증오와 적개심의 동원, 대중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증오가 더 큰 증오를 낳고 적개심이 더 강한 적개심을 낳는 대깨문과 태극기의 상호 악순환의 정치가 대한민국 공동체를 근본부터 파괴하고 있다”면서 “진영간 적개심과 분노에 의존하는 문 정권의 분열의 정치도 이젠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바이든 당선자는 7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의 야외무대에서 승리 연설을 하면서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설의 상당 부분을 화합과 단합을 역설하는 데 할애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민주당원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통치하겠다며 “붉은 주와 푸른 주를 보지 않고 오직 미국만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붉은색과 푸른색은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부상 병동’ DB, 연패의 끝은 어디인가

    ‘부상 병동’ DB, 연패의 끝은 어디인가

    코로나19로 조기 종료된 지난 시즌 프로농구에서 서울 SK와 함께 정규리그 1위를 자리를 나눠가졌던 원주 DB의 추락이 심상치 않다.5일 기준 3승8패로 10개 팀 중 최하위에 처져 있다. SK가 지난 4일 인천 전자랜드를 잡고 공동 1위로 뛰어오른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개막 3연승을 달릴 때까지만 해도 샐러리캡 소진율 99% 강자의 위용을 뽐냈다. 그러나 질주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 김종규를 시작으로 윤호영 등을 거쳐 최근 두경민까지 거푸 부상을 당하며 내리막이 시작됐다. 현재 경기를 뛰는 허웅 등도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DB는 한 달 가까이 내리 8연패를 당하며 추락을 거듭했다. 특히 지난 3일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에서는 이번 시즌 들어 팀 최저 득점인 61점에 그치며 무릎을 꿇었다. 전반은 그럭저럭 오리온에 맞섰으나 후반에 완전히 무너졌다. DB가 8연패를 기록한 것은 2014년 1월 이후 6년 10개월 만이다. 부상 공백은 악순환을 낳고 있다. 선수 부족으로 팀 전체 체력 과부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수를 교체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연패가 길어지다 보니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져 턴오버도 자주 나오고 있다. 이상범 DB 감독도 오리온전 뒤 이 같은 상황을 토로했다. 그나마 김종규가 가벼운 러닝을 시작으로 팀 훈련 복귀를 준비 중인 점은 위안거리다. 이 감독은 “8연패가 치욕스럽고 팬들에게 죄송하다”면서 “다음 경기는 반드시 이겨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DB는 7일 홈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최악의 분열상 드러낸 미국 대선, 남의 일이 아니다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최악의 분열상을 남기고 마감됐다. 이번 선거는 승패를 떠나 사상 유례없는 갈등을 노출했다는 점에서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인식된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부터가 ‘우편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선거 결과 불복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정치 불신을 부채질했고, 양측의 지지자들이 격렬히 대립하면서 곳곳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토론회 내내 룰을 지키지 않으며 안면몰수하고 싸워 TV토론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중립을 지켜야 할 언론들도 상당수가 대선의 한 축으로 뛰어들어 노골적으로 한쪽 편을 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동안 금기시됐던 인종차별 문제가 노골적으로 거론되면서 다인종·다민족 국가인 미국의 분열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사전투표에 1억명 이상이 참여하는 등 사상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긍정적으로만 여겨지는 것은 아니다. 인종차별이 심해졌다고 느낀 흑인들과 인종 우월주의가 강한 백인들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을 지지하기 위해 적극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난 직후에도 두 후보는 화해는커녕 대립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개표 결과 6개 관심 경합주 중 5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4일 새벽(현지시간) 지지자들 앞에 나와 연설을 통해 “우리는 선거 승리로 가고 있다. 아직 우편 투표가 남아 있다.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개표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특히 뒤지고 있는 후보가 승리를 낙관한다는 입장을 연설을 통해 밝힌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러자 선거 기간 내내 우편 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대승했지만 그들은 선거를 훔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선거가 끝난 후 통합에 힘써야 할 정치 지도자들이 되레 대립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의 이런 난맥상을 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걱정을 하게 된다. 선거 때마다 도덕성 검증이라는 미명 아래 온갖 흑색선전과 네거티브가 판치는 것은 한국 정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진영 간 대립은 갈수록 심해져 선거가 끝나면 산더미처럼 고소고발건이 쌓이고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불구대천의 원수가 된다. 정치인이 삼류라도 국민이 일류가 된다면 미국보다 수준 높은 민주주의를 할 수 있다. 국민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부추겨 이득을 얻으려는 정치인이 있다면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 ‘백악관 새 주인’ 가릴 우편투표 줄소송… 양당 최고 율사들 집결

    ‘백악관 새 주인’ 가릴 우편투표 줄소송… 양당 최고 율사들 집결

    공화 트럼프 탄핵 대응한 세클로 지휘민주 전 법무차관 월터 델린저 사령탑선거인단 35명 텍사스 ‘초미의 관심사’공화당 드라이브 스루 투표 무효 청구연방법원 기각 후 투표기록 보관 명령코로나19 대유행으로 1억명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사전투표 탓에 미 대선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해결할 규정도, 참고할 전례도 없어 법원으로 간 대선 사건이 400여건에 이른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측에 최고의 율사들이 모이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 탄핵과 러시아 스캔들을 대응했던 제이 세클로가 지휘를 맡았다. 민주당에는 월터 델린저 전 법무차관이 법률팀 사령탑에 앉았다. 양측에 자원봉사 형태로 가담한 변호사와 법학생 등이 수천명에 이르며, 초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의 우편투표 접수 연장과 관련한 소송전도 이미 불붙었다. 2000년 대선에서 연방대법원이 플로리다주 재검표 중단을 명령하면서 6주간 계속된 혼란에 종지부를 찍었듯 올해 대선 결과도 법원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면서 대통령을 국민이 아닌 판사가 결정하는 악순환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선거 하루 전날, 선거인단 35명이 걸린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의 ‘드라이브 스루 투표’ 12만 7000표를 놓고 소송이 벌어지는 등 신경전은 팽팽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정치 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트럼프가 1.2% 포인트 차이로 우위를 보이는 경합주다. 트럼프로서는 텍사스를 놓치는 것은 대선 패배를 의미하기에 초접전으로 갈수록 중요성을 더한다. 앤드루 해넌 연방법원 판사는 이날 휴스턴시가 포함된 해리스 카운티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투표를 통해 행사한 12만 7000표를 무효로 해달라는 공화당의 청구를 기각하면서도 “향후 소송에 대비해 투표 기록을 보관하라”고 명령했다고 CNN이 전했다.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해넌 판사는 이날 3시간의 긴급 심리 끝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앞서 전날 텍사스주 대법원도 공화당의 무효 주장을 기각했다. 연방법원의 기각 결정에 공화당은 즉시 제5순회법원에 항소했다. 텍사스에서 민주당원이 가장 많은 해리스 카운티는 코로나 대유행에 대응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10곳에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를 설치, 지난 10월 중순부터 18일간 운영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은 민주당 소속인 크리스 홀린스 해리스 카운티 클럭은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를 설치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투표소 설치 장소는 주 하원의 결정 사항이고, 드라이브 스루 투표소가 민주당 편향 지역에 설치됐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블라덱 텍사스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건은 공화당이 ‘투표 사기’라고 주장하는 형태에 딱 맞다”고 말했다. 텍사스주 승자가 12만 7000여표 이상의 차이로 이기지 못하거나, 텍사스 선거인단이 대선 향방을 결정할 경우 이 사건은 연방 대법원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이명박 재수감에 “두렵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이명박 재수감에 “두렵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수감에 대한 복잡한 마음을 드러내며, 권양숙 여사의 말을 소개했다. 조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에 권양숙 여사님이 제게 하신 말씀에 많이 공감했다”면서 권 여사는 “앞으로 다시는 전직 대통령에게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잘못이 발견되더라도 처벌을 통해 내가 당한 불행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 교수는 죄는 단죄해도, 정치적 상대방에게 적대감의 빌미는 주지 말기를 바란 권 여사의 말에 공감한다면서 전직 대통령과 참모를 털고 또 털면 어떤 잘못이라도 잡아내지 않겠는가라며 질문을 던졌다. 이어 선진국에서는 보복의 악순환이 두렵기 때문에 전직 대통령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는 정당한 법의 집행이고 저들은 정치보복이라는 데에 중도층도 동의할 것이며 이명박 처벌은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정치적 상대방도 그럴까요? 언젠가 권력이 넘어가면 저들은 정치보복을 하면서 정당한 법의 집행이라고 말하지 않을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조 교수는 어디에선가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거론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저들에게 어떤 잘못도 묻지 않았고, 노무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면서 “그런 아름다운 전통을 깨뜨린 사람이 이명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인간적으로 모욕까지는 하지 않아 소수에 불과하더라도 그를 여전히 지지하는 상대방 사람들에게 원한은 심어주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그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예우를 해야, 다시 내가 지지했던 대통령이 정치적 보복을 당할 때 더 큰 정당성을 가지고 저항할 명분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박쥐도 병에 걸리면 ‘사회적 거리두기’ 한다

    [핵잼 사이언스] 박쥐도 병에 걸리면 ‘사회적 거리두기’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진 박쥐도 병에 걸리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은 박쥐는 병에 걸리면 다른 개체와의 접촉을 스스로 줄여 감염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행동 생태학’(Behavioral Ec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징그러운 외모와 야행성인 습성, 떼로 몰려다니는 특징 때문에 박쥐는 인간에게 혐오동물로 일찌감치 낙인 찍혀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박쥐는 피가 아니라 곤충이나 과일을 먹기 때문에 인간에게 위험하지 않으며 반대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문제는 현재 박쥐가 인간의 서식지 파괴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로, 이는 인간과의 접점을 늘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이번에 연구팀이 주목한 연구대상은 중미국가인 벨리즈의 라마나이 지역에 사는 흡혈박쥐. 연구팀은 야생에 사는 총 31마리의 박쥐를 잡아 이를 두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에게는 면역체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물질을 주사했는데 이는 몇시간 동안 메스꺼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다른 그룹에는 위약으로 소금물을 주입해 연구 비교 그룹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이후 박쥐에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작은 센서를 부착해 다시 원래 보금자리에 풀어주며 이들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는 흥미롭다. 병에 걸린 박쥐들이 처음 6시간 동안 비교 그룹에 비해 다른 박쥐와 접촉하는 시간이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 병 박쥐 그룹의 경우 비교 그룹에 비해 평균 4번 정도 다른 박쥐와의 만남 수가 적었다. 또 병 박쥐 그룹이 다른 박쥐와 어울리는 시간도 비교 그룹보다 평균 25분 적었다. 다만 실험 48시간이 지나 병 박쥐 그룹이 모두 평상시 몸상태로 돌아오자 생활 역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곧 박쥐는 병에 걸리면 다른 개체로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확인된 셈. 물론 이는 오랜 진화과정에서 온 본능적인 행동으로 풀이되지만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스스로 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연구를 이끈 시몬 리퍼거 박사는 "매우 사회적인 동물인 흡혈박쥐가 병 들었을 때 어떤 행동을 야생에서 하는지 알고싶었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이렇게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쥐들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어떻게 질병의 확산을 줄일 수 있을지 예측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태양의 종말 후에도 지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광식의 천문학+] 태양의 종말 후에도 지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종말이 있다. 태양도 예외는 아니다. 약 46억 년 전에 태어난 태양은 별의 일생으로 치자면 그 중간 지점에 와 있다. 태양은 앞으로 약 50억 년 정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태양에 남아 있는 수소의 양으로 계산한 결과다. 태양이 종말을 맞는다면 과연 지구와 태양계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에 관해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폴 M. 서터가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Space.com)에 29일 흥미로운 칼럼을 게재했는데, 이를 약간 가공하여 소개한다. 우리 태양의 죽음은 먼 미래의 일이다. 그러나 별 역시 인간처럼 생로병사의 길을 걷는 존재인 만큼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다. 그러면 우리 태양계는 어떻게 될까? 문제는 태양의 죽음 이전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가장 먼저 직면해야 하는 것은 노년의 태양 자체다. 수소 융합이 태양 내부에서 계속됨에 따라 그 반응의 결과인 헬륨이 중심부에 축적된다. 폐기물이 주위에 쌓이면 태양의 수소핵 융합이 더 어려워진다. 그러나 아래로 내리누르는 태양 대기의 압력은 여전하므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태양은 핵융합 반응 온도를 더욱 높여야 하며, 이러한 상황이 아이러니하게도 태양 중심부를 더욱 가열시킨다. 이는 태양이 늙어감에 따라 더욱 뜨겁고 밝은 별로 진화한다는 뜻이다. 수억 년 동안 번창하다가 6600만 년 전에 멸종한 공룡은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보다 더 어두운 태양 아래 살았을 것이다.어쨌든 태양은 10억 년마다 밝기가 10%씩 증가하는데, 이는 곧 지구가 그만큼 더 많은 열을 받는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10억 년 후이면 극지의 빙관이 사라지고, 바닷물은 증발하기 시작하기 시작하여, 다시 10억 년이 지나면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것이다. 지표를 떠난 물이 대기 중에 수증기 상태로 있으면서 강력한 온실가스 역할을 함에 따라 지구의 온도는 급속이 올라가고, 바다는 더욱 빨리 증발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그리하여 마침내 지표에는 물이 자취를 감추고 지구는 숯덩이처럼 그을어진다. 35억 년 뒤 지구는 이산화탄소 대기에 갇힌 금성 같은 염열지옥이 될 것이다. 수소 융합의 마지막 단계에서 태양은 부풀어오르기 시작해 이윽고 적색거성으로 진화할 것이며, 그때쯤이면 수성과 금성은 확실히 태양에 잡아먹힐 것이다. 그렇다면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것은 태양이 얼마나 팽창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만약 태양이 지구 궤도까지 팽창해 뜨거운 태양 대기가 지구를 덮친다면 지구는 하루 안에 녹고 말 것이다. 만약 태양의 팽창이 금성 궤도쯤에서 멈춘다 하더라도 지구는 온전할 수가 없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는 지구 암석을 증발시킬 만큼 강력하므로, 지구는 밀도가 높은 철핵만 남게 될 것이다. 외부 행성들이라 해도 이 재앙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태양의 증가된 복사는 얼음알갱이들로 이루어진 토성의 고리를 파괴할 것이며, 목성의 유로파, 엔셀라두스 등의 위성들도 얼음 표층을 잃을 것이다. 증가된 복사열이 외부 행성들을 덮칠 때 가장 먼저 일어나는 사건은 지구 대기만큼이나 연약한 외부 행성 대기를 남김없이 벗겨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태양이 계속 팽창하면 태양 대기의 바깥 갈래들 중 일부는 중력 깔때기를 통해 거대 외부 행성으로 돌입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외부 행성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큰 덩치의 행성으로 변할 것이다. 그러나 태양은 아직 진정한 종말을 맞은 것은 아니다. 최종 단계에서 태양은 반복적으로 팽창-수축을 거듭하여 수백만 년 동안 맥동 상태를 이어갈 것이다. 중력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이는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다. 격동하는 태양은 외부 행성을 이상한 방향으로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다가 치명적인 포옹으로 끌어들이거나 아니면 태양계에서 완전히 축출해버릴 것이다. 그러나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태양계의 가장 바깥쪽 부분은 수억 년 동안 지금의 지구처럼 따뜻한 곳이 된다. 적색거성으로 진화한 태양에서 쏟아지는 열과 복사량이 많아짐에 따라 태양계에서 거주 가능 구역(물이 액체로 존재할 수 있는 별 주변 지역)이 바깥쪽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위에서 보았듯이, 처음에는 외부 행성의 위성들이 얼음 껍질을 잃어버리면 일시적으로 표면에 액체 바다가 형성될 수 있다. 또한 명왕성을 비롯한 왜소행성들과 카이퍼 벨트의 천체들도 결국 얼음을 잃게 될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이 모든 것들이 뭉쳐져 멀리서 적색거성 태양의 둘레를 도는 미니 지구가 될 것이란 점이다.78억 년 뒤 태양은 초거성이 되고 계속 팽창하다가 이윽고 외층을 우주공간으로 날려버리고는 행성상 성운이 된다. 거대한 먼지고리는 명왕성 궤도에까지 이를 것이다. 어쩌면 그 고리 속에는 잠시 지구에서 문명을 일구었던 인류의 흔적이 조금 섞여 있을지도 모른다. 한편, 외층이 탈출한 뒤 극도로 뜨거운 중심핵이 남는다. 이 중심핵의 크기는 지구와 거의 비슷하지만, 질량은 태양의 절반이나 될 것이다. 이것이 수십억 년에 걸쳐 어두워지면서 고밀도의 백색왜성이 되어 홀로 태양계에 남겨지게 될 것이다. 이 백색왜성은 처음에는 엄청나게 뜨거워서 우리가 알고있는 생명체에 잔인한 피해를 줄 수있는 X선 방사선을 발산한다. 그러나 차츰 냉각되어 10억 년 이내에 안정된 온도에까지 떨어지고, 수조에서 수십조 년까지 존재할 것이다. 백색왜성 주변에는 새로운 거주 가능 구역이 형성되겠지만, 낮은 온도로 인해 수성 궤도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가 될 것이다. 그 거리는 행성이 모항성의 기조력에 극히 취약한 범위 내인 만큼 백색왜성의 중력이 행성을 찢어버릴 수도 있다. 이상이 태양의 종말 이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예측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시론] 기후변화 시대에 필요한 물관리 혁신

    [시론] 기후변화 시대에 필요한 물관리 혁신

    하루 만에 36°C가 떨어진 미국 콜로라도 덴버, 38°C를 넘는 시베리아 폭염 그리고 동아시아의 극한 강우 등 유례없는 기후위기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장마 기간 전국 평균 강수량이 평년의 두 배에 이르는 등 예외가 아니다. 지난 8월 8일과 9일의 기록적인 집중호우는 많은 피해를 야기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상황을 이제는 ‘기상이변’이 아닌 ‘새로운 일상적 기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물순환 패턴의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며 합리적ㆍ과학적인 물관리가 기후변화 적응의 9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2020년 ‘세계 물 개발 보고서’에서는 물관리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이 2015년 ‘파리기후협정’ 및 지속가능한 목표(SDGs) 달성을 위한 핵심 요소라고 역설한다. 국제물협회(IWA) 역시 2050년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물관리 분야에서 전체 탄소배출 감축량의 최대 20%까지 담당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물관리가 기후변화 적응은 물론 완화에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며 혁신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월 환경부가 ‘기후위기 대응 홍수대책 기획단’을 발족하고 국회가 지난달 24일 ‘기후위기 비상대응 촉구 결의안’을 의결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박차를 가하는 점은 고무적이다. 합리적인 물관리를 통해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정책과제 실현이 시급하다. 우선 하천 관리 일원화를 조속히 완성해야 한다. 치수 관리는 댐과 하천이 분담하고 있는데 홍수는 예측하지 못한 폭우, 제방 붕괴와 월류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할 수 있어 통합적 하천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지난 2018년 환경부를 중심으로 한 물관리 일원화에도 국가 하천은 여전히 환경부가 수량을, 국토부가 하천 제방과 정비 등 시설을 관리하고 소하천은 행안부의 몫이다. 이번 수해의 원인을 파악하고자 환경부가 지난 8월 ‘댐관리조사위원회’를 구성했으나 하천이 빠진 댐 운영 조사만으로는 정확한 원인 파악과 개선책 마련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제는 하천관리에 수량, 수질 및 방재까지 포괄하고 국가하천부터 소하천까지 아우르는 통합적 관리체계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물관리 일원화는 하천에 대한 통합적인 관리시스템이 완성돼야만 진정한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둘째, 적극적인 물관리 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2020년 국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보면 도로와 철도가 각각 7조원에 달하고 있으나 하천관리는 1조원 수준에 불과하다. 또 매년 발간하는 ‘홍수피해 상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19년 수해 하천 190곳의 98.4%가 지방하천인데, 지자체의 만성적인 재원 부족으로 인해 치수를 위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집행하는 데 구조적인 어려움이 있다. 정부는 지자체의 치수 재원 부족을 지자체의 책임으로만 돌리지 말고 하천관리에 대한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셋째, 친환경 물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치수와 같은 적응대책과 함께 온실가스 감축 등 완화대책도 필수적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보고서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물 재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탄소중립(Net-Zero)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유럽연합(EU) 등 세계 주요 국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등이 포함된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며 세계적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물을 이용한 수상태양광, 수열에너지 등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사업이 신속하게 확대될 수 있도록 법적·재정적 지원이 절실하다. 사실 자원, 에너지, 폐기물의 악순환 구조는 우리 정부는 물론 인류 전체가 당면한 불편한 진실이다. 자원, 에너지, 폐기물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물이 가지는 환경적 함의와 미래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남과 싸우지 않으니 세상에서 으뜸가는 선’(上善若水ㆍ상선약수)이라는 노자의 말씀이 있다. 영원히 인류에게 이롭고 세대 간 다툼을 피하면서 환경 정의를 실현하는 물관리의 혁신적 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 [사설] ‘두더지 잡기’식 부동산 대책 대신 시장 친화적 정책 내야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추가적인 대책이 곧 나올 예정이다.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당정청 협의를 거쳐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악화하는 전월세 시장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절박함 때문이다. 매매와 전월세 등 부동산의 실거래가를 알려주는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0.31%, 서울의 전세 가격은 9년 만의 최대 폭인 0.51% 올랐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세 상승률은 평균 0.78%로 전달보다 무려 6배나 올랐다. 한국감정원의 조사에서도 지방을 포함한 전국의 전셋값 시세는 지난주 0.21% 올라 지난 2015년 4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은 두말할 것도 없이 수급 불균형과 지난 7월 말 국회를 통과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과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한 후유증에서 찾을 수 있다. 갭투자 규제로 매매와 전세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과 집주인의 실거주권이 충돌하면서 전월세 물건마저 턱없이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니 세입자들끼리 전월세 계약을 위해 제비뽑기를 하거나 물건을 놓고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는 계약 연장과 전세금 인상 등으로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더구나 가을 이사철까지 겹쳐 매매와 전월세 매물이 고갈되는 등 부동산 시장 전체가 불안불안한 상태이다. 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을 투기세력 탓이라고 했고, 이제는 저금리를 탓하며 잇따른 대책을 내놓았다. 이번에도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세액 공제로 월세 부담을 덜어 주는 방향으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공급으로 수요를 조절하는 부동산 시장의 기능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부동산 전문가들의 지적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은 악순환만 초래할 뿐이다. ‘두더지 잡기’식의 일과성 대책을 반복할 게 아니라 시장친화적인 대책을 내놓길 기대한다.
  • 文대통령, 여야 잠룡에 ‘지역균형 뉴딜’ 협치 주문

    文대통령, 여야 잠룡에 ‘지역균형 뉴딜’ 협치 주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제2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지역균형 뉴딜은) 결코 정파적으로 생각을 달리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야당 소속 단체장들께서도 적극적으로 중앙정치를 함께 설득해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협치가 이뤄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17개 시도 단체장들과 함께한 회의에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에 더해 한국판 뉴딜의 기본정신으로 ‘지역균형 뉴딜’을 추가하고자 한다”면서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재정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 국민의힘 원희룡 제주지사 등 여야 잠룡들도 자신들의 간판 정책을 뉴딜과 연결 지어 세일즈했다. 이 지사는 “경기도용 디지털 뉴딜은 문재인 정부의 한국형 뉴딜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존경하는 대통령께서 발언하신 것을 들었다”며 문 대통령이 강조했던 포용적 디지털 경제를 언급했다. 이어 “공공배달앱을 지역화폐와 연결해 지역경제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한국판 뉴딜을 지역 주도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해 경남에서 20·30대 1만 2000명이 빠져나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면서 “‘동남권 메가시티’ 정도의 광역대중교통망을 비수도권에 만들어야 지역균형 뉴딜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원 지사도 “대통령께서 큰 관심을 가져주시는 재생에너지 3020, 그린 뉴딜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2023년 기후변화당사국 총회를 유치하고자 한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독감 예방접종 서두르자” 재개 첫날 긴 줄…곳곳 헛걸음(종합)

    “독감 예방접종 서두르자” 재개 첫날 긴 줄…곳곳 헛걸음(종합)

    만 13~18세 청소년 대상 접종 재개코로나19 탓에 시민들 접종 서둘러일선 병원엔 백신 공급되지 않기도 유통 중 ‘상온 노출’ 사고로 접종이 중단됐던 만 13~18세 이하 청소년 대상 인플루엔자(독감) 무료 예방접종이 사업이 13일 재개되면서 접종 지정 의료기관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선 병원에서는 백신이 공급되지 않아 시민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도 있었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에는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긴 줄이 만들어졌다. 협회 건물 5층에서 시작된 줄은 지하까지 내려온 뒤 건물 밖까지 이어졌다. 건물 입구에서는 직원들이 출입하는 모든 사람의 체온을 확인했다. 열 화상 카메라도 곳곳에 설치됐다.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곳곳에 비치된 손 소독제를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방문자들을 안내하던 협회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격을 벌리다 보니 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독감 백신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최근 이어진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면서도 코로나19 탓에 예방 접종의 필요성을 평소보다 크게 느꼈다. 아이 3명의 손을 잡고 접종 대기 줄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최모(38)씨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예방접종을 서둘렀다”며 “백신에 문제가 있었다는 뉴스를 봐서 불안한 마음도 조금 있었지만 아이 3명의 접종 비용이 만만치 않아 국가 시설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독감 무료 예방접종 기관으로 선정된 일선 병원에서는 사업 재개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백신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사례도 속출했다. 서울 강남구의 한 무료접종 의료기관 지정 병원은 ‘백색 입자’ 문제로 만 13~18세 이하 대상 백신들이 모두 회수된 이후 이날까지 백신을 다시 공급받지 못했다. 이 병원 원장은 “백색 입자 때문에 강남 일대에 지급된 백신들이 대부분 회수되는 상황”이라며 “무료 접종 대상자들이 백신 부족으로 유료 접종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지병이 있는 유료 접종 대상자들이 맞을 백신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마스크 쓰고 사전 예약 후 의료기관 방문해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0~2021절기 겨울철 독감 예방접종 사업이 이날부터 전국 보건소와 2만 1000여곳의 접종 지정 의료기관에서 재개됐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고려해 접종자를 분산시키고자 접종사업 기간을 연령별로 세분화했다. 이날부터는 만 13~18세 중·고등학생이 무료로 독감백신을 접종받는다. 이어 19일부터는 만 70세 이상, 26일부터는 만 62~69세 어르신이 접종 대상이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임신부 대상 무료접종은 지난달 25일부터 재개됐다. 예방 접종을 위해 의료기관을 방문할 때는 스스로 마스크를 벗기 어려운 2세 이하 영유아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접종 대상자와 보호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또 의료기관 방문 전에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이를 해당 기관에 알려야 한다. 질병청은 “안전한 예방접종 시행을 위해 접종 시기에 맞춰 사전 예약 후 의료기관을 방문해달라”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공공성 기반 새 대학 시스템으로 ‘사회적 악순환’ 고리 끊어야

    공공성 기반 새 대학 시스템으로 ‘사회적 악순환’ 고리 끊어야

    2020년의 지구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코로나바이러스라 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해 가장 인상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을 한 명만 뽑으라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선택하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령이지만 특이한 인물이다. 미국에서 두 번 나타나기 어려운 인물이고 세계사적으로도 그렇게 기록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을 무시하고 마스크를 거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군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사흘 만에 완치됐다고 퇴원해서는 다시 맹렬하게 활동하면서 자기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신의 축복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이 정도의 파격적 연기력과 활동성이라면 오스카상으로도 부족할 지경이다. 문제는 트럼프의 넘치는 에너지와 파격성이 강대국 미국을 분열과 침몰로 몰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를 대립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로 인해 미국은 세계를 지도하는 지도국가의 지위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지키는 경찰국가의 지위도 잃게 될 지경이다. 트럼프가 세계적 악순환의 정점에 서 있는 셈이다. 그 악순환의 하위 범주에 우리의 악순환 구조도 있다. 과거 미소 간 냉전 대결이 최근 미중 간 신냉전 대결로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미중이 대결하는 이유가 두 강대국의 이익 보장 외에 또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일까. 미소 냉전이 그랬던 것처럼 미중 대결은 인류에게 어떤 이익도 주지 않는 백해무익한 상황이지만 세계를 위협에 빠뜨리는 소모적인 악순환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교육 없이는 개선·발전·정의·행복 없어 미소 두 강대국이 만들어 낸 한반도 분단이 75년간 지속되고 있다. 2차 대전의 전범 국가였던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 예멘, 베트남 등이 모두 통일됐는데 피해자인 우리만 분단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북한의 누구도 분단을 원하지 않는데 분단은 지속되고 있다. 분단과 대결의 악순환의 고리를 어디에서 끊어야 할까. 총칼을 동원한 폭력적인 삼국지 정치가 신사적인 의회정치로 바뀐 것은 인류사의 진보를 입증해 주는 구체적인 증거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의회정치와 그 근간이 되는 여야 관계는 삼국지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후진적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칼 없는 삼국지 정치라 할 수 있다. 여야 대결의 저급한 악순환의 정치를 어떻게 넘어서야 할까. 해답은 교육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체계화된 교육은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중요한 기준이다. 교육은 과거로부터 계발되고 전승돼 온 기술과 지식을 단순 전달하는 기능에 머물지 않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인정과 지성 및 그에 기초한 가치와 판단을 제공해 주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교육만이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는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구별되는 존재인 한 교육 없이는 개선이 없고, 교육 없이는 발전이 없고, 교육 없이는 정의가 없고, 교육 없이는 행복이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교육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고 교육만으로 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교육 없이는 어떤 개선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회적 모순과 결함을 전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육적 처방이 필요하다. 물론 사회적 악순환을 해결하는 역할은 교육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만 가능한 일이다. 교육이 권력에 의해 오염되거나 교육 시스템이 왜곡되면 교육 자체가 오히려 역기능을 일으킨다. 실제로 교육의 광범위한 중요성 때문에 교육은 적잖이 권력의 목적에 동원됐고 그렇지 않더라도 지배자의 이익에 복무하는 방향으로 왜곡되곤 했다. 우리 교육 역시 문제가 많다. 실제로 교육이 중증 질환을 앓고 있다. 워낙 증상이 심하기 때문에 그간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엘리트주의에 경도된 경쟁주의적 서열화 교육은 개선될 기미가 없고 경쟁주의에 편승한 사교육은 공교육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만연된 사학비리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특히 사립대가 전체 대학의 86.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교육 내부의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백년대계의 교육입국을 기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중대한 전환기 대학 정책 전환 시급 특별히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은 중대한 전환기에 이르렀다. 10년 전부터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입학생은 감소하고 있고 그 시기부터 대학 등록금은 줄곧 동결됐다. 학생수의 지속적인 감소에 등록금의 동결이 장기화하니 대학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대학이 미래를 위한 중장기적 대비는 고사하고 당장의 호구지책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당면한 현재를 위해서도, 임박한 미래를 위해서도 몇 가지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첫째, 사학비리를 신속하게 근절해야 한다. 사립대가 대학의 다수를 차지하는 데다 사학비리가 빈발하는 상황인 만큼 비리 대학에 대해서는 일체의 재정 지원에서 제외하고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의 행정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일벌백계의 처벌이 필요하다. 심각한 경우에는 폐교도 불사해야 한다. 사학비리를 안고 우리 대학이 미래로 나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둘째, 대학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형식적 평가가 아니라 질적 평가를 해야 하고 벌주는 부정적 평가가 아니라 격려하는 긍정적 평가를 하고 결과를 행정·재정적 지원과 연계해야 한다. 다만 대학 평가 방식은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대학에 보고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대학 현장을 방문하는 일을 금지하고 대학 알리미에 등재된 지표만으로도 충분히 평가할 수 있다. 셋째, 대학의 공공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특별히 건전하게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대학을 선별해 ‘공영형 사립대학’으로 지정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면 대학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확대하고 대학과 지역의 상생 발전을 촉진해 대학의 공공성을 확대하면서 대학의 전반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된다. 넷째,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대학이 사회적 발전기금을 적극적으로 모금하도록 권장하고 대학이 모금한 발전기금 액수에 비례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면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면서 대학의 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학교법인의 재정 기여도를 강화해야 한다. 사립대에서 학교법인의 책무는 인사나 학사 업무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중장기적 발전을 도모하면서 필요한 재정을 지원하는 일이다. 따라서 학교법인이 대학 운영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경우 법인 전입금에 비례해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면 법인의 재정적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대학은 상아탑 넘어 국가 발전 견인차 격상 이 정도의 정책 변화만으로도 내부적으로는 대학의 건전성이 강화되면서 대학의 발전이 촉진되고, 사회에 대해서는 대학이 공익적 역할의 확대를 통해 사회적 악순환을 해소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상아탑을 넘어 국가 발전의 견인차로서 그 위상이 격상될 것이다. 우리는 변화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해방이 분단과 전쟁으로 굴절돼 버린 분단의 한 세기가 악순환의 근본 원인인데 20세기 분단의 낡은 틀로는 아시아를 무대로 전개될 동북아의 새로운 미래를 주도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분단의 악순환과 정치적 악순환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하고 그 속에서 우리 사회에 누적된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면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공성을 최대한 함양한 새로운 대학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는 국가발전전략이 필요하다. 상지대 총장
  • [단독] 억소리 지원금 vs 곡소리 기탁금… 청년 정치, 출발선이 다르다

    [단독] 억소리 지원금 vs 곡소리 기탁금… 청년 정치, 출발선이 다르다

    청년 정치가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기성 정치의 ‘들러리’로 전락하는 악순환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홀로 감당하기 버거운 선거비용 탓에 평범한 청년들은 정당 지원 없이는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선한 청년 후보들을 위한 ‘안전망’도 거대 정당 외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 청년 정치는 기성 정치에 쉽게 동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제21대 총선 주요 정당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선거지원금 52억 7700만원을 지급했다. 21대 국회에선 원외 정당이 됐지만 총선 당시 제2야당으로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에서 첫 번째 칸을 차지했던 민생당은 28억 3900만원을 지원했다. 이어 정의당이 27억 9800만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1억원을 후보자에게 지급했다. 각 정당이 후보자 선거지원금으로만 수십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바탕은 상당 부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에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각 정당의 선거비용 수입 중 국고보조금 비율을 보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80.0%)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민생당(69.7%),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55.0%), 민주당(46.9%), 통합당(48.9%), 정의당(35.0%)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이 큰 정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이미 정치자금 규모만큼 격차가 크게 벌어진 후보들은 선거일 밤 받아 드는 성적표에 따라 부담이 경감 혹은 가중된다. 현행 선거비용 보전 제도는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제한액 내에서 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 준다. 득표율 10%를 넘기면 절반을 보전받는다. 이에 따라 지지 기반이 있는 거대 양당은 후보자를 낸 대부분 지역구에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만, 소수 정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기성세대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지역의 인간관계 폭이 좁으며 큰돈을 들일 여력도 적은 청년 후보에게는 기탁금을 낮춰 주거나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정치권도 기득권 틀을 깨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고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맞춰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선거가 끝난 후에도 청년 정치인 앞에 펼쳐지는 길은 천지 차이다. 금배지를 단 당선자가 4년간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낙선자도 소속 정당에 따라서는 제도권 안에서 ‘정치 스펙’을 쌓을 기회를 잡게 된다. 청년 후보 대부분이 당선된 민주당에서는 초선임에도 당내 직책을 맡은 경우가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35)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소방관 출신 오영환(32) 의원은 재해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이 ‘청년’과 ‘창업’에 주목하며 영입했으나 총선에 불출마한 조동인(31) 미텔슈탄트 대표는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위원으로 발탁됐다. 통합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병민(38) 전 후보와 김재섭(33) 전 후보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진호(31) 전 후보는 원내대표실 부실장에 발탁돼 주호영 원내대표를 보좌한다. 재선에 실패한 김수민(34) 전 후보는 당 홍보본부장을 맡아 국민의힘 당명·당색 개정 작업을 이끌었다. 반면 꽂아 줄 낙하산 자리도, 월급을 주는 당직도 없는 소수 정당 청년 낙선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한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이가현(28) 전 후보의 경우는 더욱 기댈 곳이 없다. 이 전 후보는 선거 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생활비를 벌고, 지역에서는 주민자치회 청년활동가로 일하며 어르신들을 만난다. 또 서울 동대문갑의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젠더 감수성 교육, 인권 교육 등을 준비하며 청년·여성 정치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이 전 후보는 “1500만원이라는 기탁금부터가 나 같은 정치 신인에겐 공중에 폭발해 버리는 헌납금이었다”며 “기득권 양당 정치의 벽을 깨려면 기탁금 하향을 통한 후보 난립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청년 정치인을 위한 선거법 또는 정당의 당헌·당규 개정 등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청년들이 제도적 개선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 지역에서 봉사하며 기초의원부터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연구원은 “청년 정치인과 청년 정당이 뚜렷한 어젠다를 갖는 동시에 지역 현안과 주민들을 파악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며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힘을 가질 때 거대 양당에 지친 민심의 흐름이 청년들에게 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단독] 민주당 2억 vs 무소속 4500만… 청년 정치, 출발선부터 달랐다

    [단독] 민주당 2억 vs 무소속 4500만… 청년 정치, 출발선부터 달랐다

    지난 4·15 총선에 도전했던 청년 정치인들은 소속 정당 유무와 규모 등에 따라 사용한 선거 비용이 5배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 정당의 청년 후보들은 당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비교적 풍부한 자금으로 다양한 선거 운동을 펼친 반면 군소 정당이나 무소속 청년 정치인들은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렀다. 거대정당 후보, 로고송·문자발송 다채로운 선거운동 서울신문이 12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및 각 후보를 통해 입수한 ‘4·15 총선 정치자금 수입·지출 내역서’를 분석한 결과 서울 동대문을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청년 정치인 장경태(37) 의원은 2억원이 넘는 돈을 선거 기간 동안 썼다.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과 선거사무소 임차비 등 기본적인 지출 외에도 연설·대담과 선거로고송 인격권료 등에 464만원을 들였다. 전화·이메일·문자메시지 등의 발송에도 3037만원을 썼다. 장 의원은 이와 관련 “당에서 2000만원의 청년후보지원금과 5000만원의 대출제도를 시행했다”며 “제가 총선기획단 위원으로서 제안해 시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갑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 김재섭(33) 비상대책위원은 총 1억 8200만원을 지출했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했던 무소속 이가현(28) 전 후보는 4597만원을 썼다. 기본적인 지출인 후보 등록 기탁금 1500만원, 선거사무소 보증금 1000만원, 공보물 제작 700만원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그 외 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디자이너 등 3명에게 월 75만원씩 지급한 3개월치 월급이 총 675만원, 현수막 제작·설치 85만원, 선거운동복 16만원, 선거벽보 10만원, 낙선 현수막 5만원 등이었다. 이 전 후보는 “다행히 대부분 후원금으로 충당할 수 있었지만, 정치 신인에게는 무모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무소속 후보는 1500만원 기탁금이 전체비용 1/3 청년 정치가 진짜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기성 정치의 ‘껴묻거리’로 전락하는 악순환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홀로 감당하기 버거운 선거비용 탓에 평범한 청년들은 정당 지원 없이는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낙선한 청년 후보들을 위한 ‘안전망’도 거대 정당 외에는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라 청년 정치는 기성 정치에 쉽게 동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의 ‘제21대 총선 주요 정당 선거비용 수입 및 지출 보고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선거지원금 52억 7700만원을 지급했다. 21대 국회에선 원외정당이 됐지만 총선 당시 제2야당으로 비례대표선거 투표용지에서 첫 번째 칸을 차지했던 민생당은 28억 3900만원을 지원했다. 이어 정의당이 27억 9800만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11억원을 후보자에게 지급했다. 각 정당이 후보자 선거지원금으로만 수십억원을 투입할 수 있는 바탕은 상당 부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에 있다. 지난 총선 당시 각 정당의 선거비용 수입 중 국고보조금 비율을 보면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80.0%)이 가장 높았다. 이어 민생당(69.7%),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55.0%), 민주당(46.9%), 통합당(48.9%), 정의당(35.0%)이 뒤를 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고보조금이 큰 정당 후보에게 집중되는 것이다. 선거비용 보전 기준 ‘15%룰’ 탓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 선거 과정에서 이미 정치자금 규모만큼 격차가 크게 벌어진 후보들은 선거일 밤 받아 드는 성적표에 따라 부담이 경감 혹은 가중된다. 현행 선거비용 보전 제도는 15% 이상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 제한액 내에서 쓴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해 준다. 득표율 10%를 넘기면 절반을 보전받는다. 이에 따라 지지 기반이 있는 거대 양당은 후보자를 낸 대부분 지역구에서 선거비용을 보전받지만, 소수정당 후보들은 선거비용 보전을 기대하기 힘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기성세대에 비해 인지도가 낮고 지역의 인간관계 폭이 좁으며 큰돈을 들일 여력도 적은 청년 후보에게는 기탁금을 낮춰 주거나 선거비용 보전 기준을 낮추는 방식으로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정치권도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맞춰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전망도 거대정당 낙선자만… “청년에 지원 필요” 선거가 끝난 후에도 청년 정치인 앞에 펼쳐지는 길은 천지 차이다. 금배지를 단 당선자가 4년간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건 당연하지만 낙선자도 소속 정당에 따라서는 제도권 안에서 ‘정치 스펙’을 쌓을 기회를 잡게 된다. 청년 후보 대부분이 당선된 민주당에서는 초선임에도 당내 직책을 맡은 경우가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변호사 출신인 이소영(35) 의원은 원내부대표를, 소방관 출신 오영환(32) 의원은 재해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다. 통합당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병민(38), 김재섭(33)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지근거리에서 활약하고 있다. 박진호(31) 전 후보는 원내대표실 부실장에 발탁돼 주호영 원내대표를 보좌한다. 반면 꽂아 줄 낙하산 자리도, 월급을 주는 당직도 없는 소수정당 청년 낙선자 상당수는 생계를 위한 생활전선에 다시 뛰어들었다. 소속 정당이 없는 이가현(28) 전 후보의 경우는 더욱 기댈 곳이 없다. 이 전 후보는 선거 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폭력예방교육 강사로 활동하며 생활비를 버는 한편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젠더 감수성 교육, 인권 교육 등을 준비하며 청년·여성 정치의 꿈을 가다듬고 있다. 이 전 후보는 “1500만원이라는 기탁금부터가 나 같은 정치 신인에겐 공중에 폭발해 버리는 헌납금이었다”며 “기득권 양당 정치의 벽을 깨려면 기탁금 하향을 통한 후보 난립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세제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청년 정치인을 위한 선거법 또는 정당의 당헌·당규 개정 등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청년들이 제도적 개선에만 목매지 말고 자기 지역에서 봉사하며 기초의원부터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오 연구원은 “청년 정치인과 청년 정당이 뚜렷한 어젠다를 갖는 동시에 지역 현안과 주민들을 파악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 번 고배에도… ‘세대교체’ 꿈꾸는 녹색당·미래당 정치판 세대교체를 호소하며 4·15 총선에 뛰어들었던 녹색당과 미래당은 거대 정당이 만든 ‘꼼수’ 비례위성정당의 등장으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지만 보다 젊은 진보정치를 위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녹색당 비례 2번으로 총선에 나섰던 김혜미 청년녹생당 공동운영위원장은 “비례후보만 낸 정당은 마이크 유세를 할 수 없는 것이나 청년에겐 부담이 되는 높은 기탁금 등은 여전히 소수정당에 불리한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당내 당인 청년녹색당은 최근 한국형 그린뉴딜을 공부하는 세미나를 여는 등 당의 선명성을 드러낼 수 있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된 정의당·미래당·진보당 등과의 청년 정치인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비례 1번으로 출마했던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는 생계를 위해 비정규직 사무보조로 일하면서 미래당 4기 공감학교 ‘찐심원정대’ 준비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당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후보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정례적인 전국 화상회의 등을 통해 당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청년층은 기성세대와는 문화, 소통방식이 다르다. 자체적으로 운영될 때 리더십과 능력을 키울 수 있다”며 청년 정치를 위한 독립된 조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거리두기 2단계땐 “경제망해” 1단계하니 “감염커져” [이슈픽]

    거리두기 2단계땐 “경제망해” 1단계하니 “감염커져” [이슈픽]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단계를 12일부터 현행 2단계에서 1단계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지만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집단감염과 잠복감염의 가능성을 고려할 때 수도권은 확실하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사회적 수용성 저하와 서민 생활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방역의 효과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2개의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는 거리두기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방역당국의 납득할 만한 설명에도 온라인상의 반응은 갈린다. 강력한 거리두기를 시행할 때는 자유를 억압한다며 ‘독재’를 언급하더니 거리두기 단계를 낮추자 ‘책임을 미루려고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기간 거리두기로 국민적 피로도와 서민경제의 피해를 고려할 때 단계 조정은 불가피한 상태였지만 이번에는 50명 미만의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원칙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지금으로선 적절한 조치라고 본다”면서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감염자 발생이 미미하기 때문에 2단계에 묶어둘 필요가 없다. 하향 조정하지 않으면 거리두기로 누적된 불만이 쌓여서 결국 12월께 다시 한번 폭발할 것”이라며 “지금은 그런 에너지(불만)가 잠잠해진 상태일 뿐”이라고 평가했다.잘하고 있는 한국…되찾아야 하는 일상 전 세계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5만 명을 넘어섰고, 신규 확진자의 3분의 1에 가까운 10만 9000여 명이 유럽에서 나왔다. 유럽은 지난 3월 코로나19가 창궐할 때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확산 중이고 뚜렷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확진자 폭증에 봉쇄조치를 했던 국가들은 봉쇄가 풀리자마자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걸리고, 그로 인해 사망했지만 코로나에 걸린 대통령은 여전히 유세를 위해 마스크를 벗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고 있다. 브라질도 예외가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는 연일 신규 확진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방역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이날 하루에만 신규 감염자가 총 437명이 나왔다. 총 확진자는 9만명을 넘어섰다. 한국의 경우 신규 확진자가 58명 나왔고 누적 확진자는 2만4606명이다. 추석 연휴 이동, 수도권 집회, 여행지 관광 등 곳곳의 확산 위험 요소들이 있었음에도 급격한 재확산 징후 없이 세계 어느나라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7개월이 넘도록 신규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고 치사율을 낮추려는 방역당국의 노력에 대다수의 시민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지난 3월 12일 프랑스를 시작으로 3월 16일 스페인, 3월 26일 독일, 4월 7일 미국, 6월 10일 영국 등 전 세계 25개 국가가 K-방역의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외신들은 K-방역에 대해 “한국은 사라지지 않을 바이러스와 공존해나가가는 전략에 있어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WHO 의장 데일피셔)는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방역당국은 외신 기자들에게 K방역의 주된 원동력은 국민의 의지와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라고 인터뷰했다. 세계 어느 시민보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 호응도 높고, 코로나19에 대한 이해도, 마스크 착용 참여도도 높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최근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보건과 경제 간 균형을 가장 잘 잡은 나라로 한국을 지목했다. 게이츠는 “이번 일로 우리가 배우고 혁신해 다음에 이것이 발생하면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 백신이 효험이 있고 대규모로 빠르게 준비돼 적절히 분배되면 부유한 나라들은 내년 말 코로나19 이전의 정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도 거리두기 단계가 조정될 수 있지만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모임 자제 같은 기본적인 원칙의 중요성은 이 사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겨울철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상과 경제활동의 자율성, 방역수칙 준수라는 책임성을 함께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거듭 당부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2020 국정감사] 날씨 예보 정확성 떨어지는 이유는 예보관 숫자 부족 때문

    [2020 국정감사] 날씨 예보 정확성 떨어지는 이유는 예보관 숫자 부족 때문

    날씨 예보를 생산해 내는 예보관 인력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데다가 업무시간은 더 길어 기상예보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이상기후가 앞으로 더 잦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기상청이 관측과 수치예보 모델 개발 만큼 예보관 충원에 더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11일 주장했다. 12일 기상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강 의원은 기상청을 방문해 예보 시스템과 예보관 업무현황을 파악한 뒤 이 같이 강조했다. 기상예보의 정확성은 위성이나 관측소의 관측지료, 국내 사정에 맞는 수치예보모델과 함께 예보관의 역량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일치해야 하고 그 중에서 최종 예보 생산에 관여하는 예보관의 역할은 중요하다. 강 의원에 따르면 기상청이 관측이나 수치예보모델 개선 같은 물리적 조건 확충 노력에 비해 예보관 충원에는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의원실에서 한국 예보관 구성과 근무형태를 분석한 결과 기상청 일반 근무시간은 연간 1984시간인데 반해 예보관들은 연간 평균 2190시간으로 근무시간이 200시간 정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본청 기준으로 예보관은 팀당 7명, 4개팀으로 구성돼 있고 1일 2교대 근무로 16일 주기로 교대근무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일본은 팀당 주간 13명, 야간 11명 5개팀, 호주는 팀당 10명 5개팀, 영국은 팀당 22명 7개팀이 1일 2교대 근무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내 기상청 예보관 평균 재직기간은 23년 4개월로 본청과 지방청 포함 기상청 소속 예보관 52명 중 50대 이상이 30명(52%)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20대 예보관은 단 1명에 불과해 예보업무의 연속성도 떨어진다고 지적됐다. 의원실의 조사에 따르면 예보관들의 업무 과중 때문에 잘못된 예보를 재분석할 수 없고 새로운 기술이 도입될 때 재교육이 어렵다는 문제를 가져와 직원들이 예보업무를 기피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강 의원은 “예보관 충원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생활 및 재난 안전과 관련있는 공무원 증원 정책에 해당하는 만큼 국제 기준에 맞춰 충원하는 것이 시급하다”라며 “기상청은 관측 장비 확보나 수치예보모델 개발 만큼이나 예보관 인력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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