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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협력·중소기업 등 기술 탈취 시 ‘최대 5배’ 징벌적 배상

    협력·중소기업 등 기술 탈취 시 ‘최대 5배’ 징벌적 배상

    오는 8월부터 협력업체나 중소기업 등 타인의 기술을 무단 탈취하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해야 한다. 특허청은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특허법과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8월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를 기존 3배에서 5배로 강화한 것으로 특허권 침해와 영업비밀 침해, 아이디어 탈취가 포함된다. 현행법에도 기업의 기술경쟁력 보호를 하기 위해 특허권과 영업비밀 침해 행위와 기술 거래 과정의 아이디어 탈취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침해 사실 입증이 쉽지 않고 침해를 입증하더라도 충분한 손해배상을 받지 못하는 문제점이 지적됐다. 특허청의 ‘특허 침해 판례분석을 통한 중소벤처기업 침해 소송 대응 전략 연구’에 따르면 2016∼2020년 특허권 침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는 평균 6억 2829만원을 청구했으나 인용액 중간값은 1억원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특허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 중간값(65억 7000만원)과 비교해 크게 낮고 2018년 기준 양국 경제 규모를 고려해도 7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힘들게 기술을 개발해 특허나 영업비밀 등을 보유하기보다 ‘기술을 베끼는 것이 이익’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피해자는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손해 배상액이 충분하지 않아 소송을 포기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개정안은 악의적인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손해액의 5배 징벌 배상은 해외 국가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기출 문제 침해에 대한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국형 증거수집제도 도입과 같은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소액 대출로 빚의 굴레 빠진 청년들 살려야”

    “소액 대출로 빚의 굴레 빠진 청년들 살려야”

    “30만원을 빌렸는데 일주일 뒤 갚아야 하는 돈이 50만원이에요. 말이 안 되지만 당장 생활비가 급하니 빌리는 거죠. 금방 갚을 수 있을 것처럼 보여도 이를 갚지 못하는 청년이 정말 많아요.” 최봉용(52)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장은 지난 7일 “채무자대리인 신청자 대부분이 20~30대 젊은 청년”이라고 설명했다. 법률구조공단에서 19년째 변호사로 활동하는 최 센터장은 매년 100건가량의 채무자대리를 맡고 있다. 불법 추심으로부터 채무자를 보호하기 위해 2020년 도입된 채무자대리인 제도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연락해 독촉하지 못하도록 변호사가 중간에서 채권자 추심에 대응하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연평균 4200건가량의 채무자대리와 소송대리를 무료 지원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소액 대출로 시작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여기 오는 분들의 약 70%가 가정이 파산돼 생활비가 필요해도 부모에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열심히 일해 회생절차를 밟다가도 중간에 일자리를 잃거나 하면 또다시 빚을 내 이를 갚으려다가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채무자대리인 제도가 채권자로부터 추심 압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채무자가 돈을 빨리 갚지 않을 땐 제가 채권자로부터 욕을 먹기도 하지만 대리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법 추심 행위가 줄고 채무자도 심리적 압박을 덜 받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연락 금지 사실을 알리려면 법상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는데, 불법 대부업자들의 특성상 주소지를 알기 어렵거나 명의가 확실하지 않은 ‘대포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연락이 닿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있다고 한다. 반대로 채무자대리 기간인 6개월이 지나도록 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변호사의 연락을 받지 않는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 최 센터장은 “결국은 돈을 갚아야 문제가 해소되는데, 소액을 빌린 분들은 대부분 갚을 능력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채무자대리인 지원 사업 예산을 늘리고, 금전 피해 보상을 위한 소송대리 사업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면서 “청년들이 빚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회생할 수 있도록 파산면책 제도를 활성화하고 채무자대리인 지원 사업 예산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빚 때문에 무너지지 않도록…청년회생 활성화 필요” 최봉용 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장

    “빚 때문에 무너지지 않도록…청년회생 활성화 필요” 최봉용 법률구조공단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장

    “30만원을 빌렸는데 일주일 뒤 갚아야 하는 돈이 50만원이에요. 말이 안 되지만 당장 생활비가 급하니까 빌리는 거죠. 금방 갚을 수 있을 것처럼 보여도 이를 갚지 못하는 청년들이 정말 많아요.”최봉용(52)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장은 7일 “채무자대리인 신청자 대부분이 20~30대 젊은 청년들”이라고 설명했다. 법률구조공단에서 19년째 변호사로 활동하는 최 센터장은 개인회생·파산 업무를 주로 담당하며, 매년 100건가량의 채무자대리인을 맡고 있다. 불법 추심으로부터 채무자를 보호하기 위해 2020년 도입된 채무자대리인 제도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연락해 독촉하지 못하도록 변호사가 중간에서 채권자 추심에 대응한다. 금융위원회는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연평균 4200건가량의 채무자대리와 소송대리를 무료 지원하고 있다. 최 센터장은 채무자대리인 제도가 채권자로부터 추심 압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채무자가 돈을 빨리 갚지 않을 땐 제가 채권자로부터 욕을 먹을 때도 있지만, 채무자 대리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불법적인 추심 행위가 줄어들고 채무자도 심리적 압박을 덜 받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연락 금지 사실을 알리려면 법상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는데, 불법 대부업자들의 특성상 주소지를 알기 어렵거나 명의가 확실하지 않은 ‘대포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연락이 닿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있다고 한다. 통지 방식을 서면 외에도 가능한 방법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반대로, 채무자 대리 기간인 6개월이 지나도록 빚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변호사의 연락을 받지 않는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 대개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태일 때다. 최 센터장은 “결국은 돈을 갚아야 문제가 해소되는데, 소액을 빌린 분들은 대부분 갚을 능력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액 대출로 시작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청년들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최 센터장은 “여기 오는 분들의 약 70%가 가정이 파산돼 생활비가 필요해도 부모에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열심히 일해서 회생절차를 밟다가도 중간에 일자리를 잃거나 하면 또 다시 빚을 내 이를 갚으려다가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많다”면서 “청년들이 빚 때문에 무너지지 않고 회생할 수 있도록 파산면책 제도를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채무자대리인 지원 사업 예산을 늘리고, 금전 피해 회복을 위한 소송 대리 사업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최 센터장은 “많은 의뢰인이 민간에서처럼 처음부터 변호사가 붙어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주길 기대하고 오시는데 원하는 만큼 도움을 드리지 못할 땐 한계를 많이 느낀다”면서 “이분들을 지원할 수 있는 인력도 더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설] 소상공인 등 2.4조 이자 환급, 내수 활성화 이어지길

    [사설] 소상공인 등 2.4조 이자 환급, 내수 활성화 이어지길

    소상공인 228만명이 낸 대출이자 2조 4000억원이 환급되고 있다. 정부와 금융권이 높은 대출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서다. 은행권의 1차 환급은 어제 마무리됐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다음달 말부터 시작하는 등 올해 말까지 분기별 환급이 진행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열린 10번째 민생토론회에서 “한 명당 평균 1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간이과세자 기준은 연매출 8000만원에서 1억 400만원으로 올려 세금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법률 개정 없이 대통령령으로 할 수 있는 최대치다. 지난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1.8%였다.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4.8%)을 제외하면 2013년(1.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부진했다. 내수 부진은 소상공인 부담을 가중시켰고, 가격에 일부 전가되면서 소비가 더욱 줄어드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소상공인은 전체 기업의 95%, 종사자의 45%를 차지하는 골목경제의 허리다. 수출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경제가 나아지더라도 골목경제가 살아나지 않고는 경제 회복의 온기가 일부에 그칠 수밖에 없다. 수출만으로는 경제 회복 또한 더디다. 소상공인을 살리는 최고의 방법은 민간 소비 활성화다. 이자환급 등으로 마련된 마중물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한 비축물량 방출 확대와 직거래 활성화, 서비스 가격 안정화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해외로 쏠리는 소비를 국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관광·교육·콘텐츠 등 서비스산업의 발전 또한 시급하다. 소비 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 대한 복지급여·할인쿠폰 지원 확대도 총선용 포퓰리즘 관점이 아닌 복지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접근하기 바란다.
  • [지방시대] ‘평창동계올림픽 유산’ 좋든 싫든 받아라/김정호 전국부 기자

    [지방시대] ‘평창동계올림픽 유산’ 좋든 싫든 받아라/김정호 전국부 기자

    유산(遺産)은 받는 사람을 웃기기도, 울리기도 한다. 부모가 물려준 재산으로 신세를 고치면 전자고, 부모를 대신해 빚 독촉에 시달리면 후자다. 며칠 전 막을 내린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형님 격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남긴 유산인 경기장들은 어느 쪽일까. 두말할 것 없이 후자다. 경기장 대부분이 운영비만 축내는 애물단지가 됐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평창올림픽 경기장 13개 가운데 공공시설로 남은 7개의 2019~2021년 운영 현황을 파악한 결과 135억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했다. 이들 경기장 건립에는 6580억원이 투입됐다. 국제대회인 강원청소년올림픽이 열려 6년 만에 제구실을 한 경기장들은 대회 성화가 꺼진 뒤 변변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또다시 방치되는 악순환을 반복할 판이다. 애초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기장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없었다. 한국산업전략연구원이 2017년 낸 보고서는 평창올림픽 이후 경기장을 운영하는 데 연간 313억원이 들고 기대수익은 171억원에 그쳐 연간 142억원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당국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더욱이 ‘하얀 코끼리’(큰돈을 투입했지만 쓸모가 없어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진작에 현실이 됐지만 경기장 사후 활용은 여전히 당국의 관심 밖에 있는 듯하다. 대한체육회는 조선 왕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철거를 앞둔 태릉국제스케이트장을 대체할 스케이트장 부지를 지난해 말부터 공모 중이다. 공모에 앞서 강원도는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대체 시설로 활용하자고 대한체육회에 제안했다. 2000억원을 들여 새 경기장을 짓기보다 400m 트랙을 비롯한 국제 규격을 갖춘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대표 중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학생 선수들이 이용하기엔 거리가 멀다는 이유다.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문화체육관광부도 동의했다. 강릉시민들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강릉시의회는 건의문을 내고 “강릉에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이 존재하고 바로 옆에 하키센터와 컬링센터 등이 함께 위치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동계 스포츠 훈련이 가능하다. 강릉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와 문체부가 공모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강릉시민들, 빙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묘책을 찾아볼 법도 한데 그런 말조차 없다. 평창올림픽 경기장 건설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설계 과정에서부터 사후 활용을 염두에 뒀어야 한다. 그렇다고 이제까지처럼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다.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막대한 혈세를 들여 만든 경기장들을 ‘버린 유산’처럼 취급할 순 없지 않은가.
  • [단독] 비어가는 ‘하늘 위 응급실’… 헬기 타려는 의료진이 없다

    [단독] 비어가는 ‘하늘 위 응급실’… 헬기 타려는 의료진이 없다

    1년 새 환자이송 380건 늘었지만8곳 평균 의료진 수 17명 수준체력 소모 커 낮은 인력 충원율중증환자 증가 속도 못 따라가업무 과부하로 이어져 악순환 전국 중증응급환자를 살리기 위한 ‘응급의료 전용헬기’(닥터헬기) 활용이 크게 늘고 있지만 전문 의료진 수는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를 이송하는 동안 응급처치가 이뤄지는 닥터헬기가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011년 인천과 전남에서 처음으로 운행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중증외상과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 등 중증응급환자들의 신속한 이송과 이송 중 응급치료를 목표로 한다. 2013년 강원과 경북, 2016년 충남과 전북, 2019년 경기, 2022년 제주 등 현재 전국 8개 지역에 닥터헬기가 배치된 상태다. 2011년 76명의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한 닥터헬기는 2022년 10월 기준 1만 2093명의 환자를 이송했다. 최근 5년간 닥터헬기 이송 건수를 확인해 보면 전남 1249건, 경북 1133건, 강원 987건, 전북 917건, 충남 907건, 경기 806건, 인천 573건, 제주 37건 등 환자 이송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극성을 부렸던 2020년과 2021년엔 이송 건수가 조금 하락했으나 2022년을 기점으로 1167건에서 지난해 1547건으로 급증했다. 이처럼 생명을 구하는 닥터헬기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닥터헬기 운용의 핵심인 전문 의료진 수는 부족한 실정이다. 29일 현재 전남 25명, 전북 23명, 인천 23명, 경북 16명, 강원 14명, 충남 14명, 경기 13명, 제주 9명 등 8개 지역 평균 17명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진 부족은 곧 업무 과부하로 이어진다. 중증응급환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의료진 수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신속한 치료 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닥터헬기를 야간에도 운영하는 경기도의 경우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현재 경기도는 전문의는 2교대, 간호사 등은 3교대로 닥터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헬기에 탑승하는 당번의 경우 당일 병원 근무에는 투입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열악한 상황 탓에 당직 근무와 헬기 탑승이 동시에 이뤄졌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긴박한 상황이면 어쩔 수 없이 병원 근무를 하다가도 헬기에 탑승해야 한다. 2020년 인력 문제가 심각해지자 아주대병원 외상센터 의료진들은 “지금 인력으로 당직 근무도 하고 닥터헬기도 타는 건 무리”라며 닥터헬기 탑승 거부 입장을 밝혔다. 당시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에서 요구하던 추가 인력은 전문의 5명과 간호사 8명 등 13명이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경기도 닥터헬기 의료진 수는 별 변화가 없다. 닥터헬기를 운영 중인 한 지역의 의료진은 “인력 부족 문제는 어디나 비슷하겠지만 닥터헬기는 탈 때마다 체력 소모가 커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응급 환자를 위해서라도 교대 근무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인력 충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관계자는 “닥터헬기가 생명을 구한다는 것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의료진 문제 역시 운영 초기보다는 어느 정도 진전됐지만 계속해서 나은 방안을 강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단독] 이재명·한동훈 10명씩 경호…총선 앞 정치권 ‘피습 포비아’

    [단독] 이재명·한동훈 10명씩 경호…총선 앞 정치권 ‘피습 포비아’

    최근 한 달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 테러를 당하면서 경찰이 거대 양당 대표에게 각각 10명의 경호 인력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각종 경호 대책에도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불가피하게 대민 접촉을 늘려야 하는 정치권은 ‘피습 포비아’를 호소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거대 양당은 ‘양극단의 정치’를 끝내자고 호소했지만, 온라인에는 범인의 정치 성향을 두고 각종 음모론이 퍼지며 설전이 이어졌다. 28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거대 양당과의 협의를 통해 ‘정당 대표에 대한 경찰 신변보호팀’을 별도로 구성해 이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경호·경비를 강화했다. 두 인사의 출퇴근과 기자회견 등 각종 동선에서 다중이 운집할 경우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국회 내 야간 경비를 늘렸고 폐쇄회로(CC)TV 관제와 거동 수상자에 대한 검문·검색도 강화했다. 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의원들은 29일 국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관련 현안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한다. 이 대표 피습 이후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를 꾸린 민주당은 여당에 국회 차원의 ‘정치테러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발품이 곧 표심’이라는 총선을 앞두고 모든 정치인에게 별도의 경호 인력을 붙일 수는 없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예비후보만 1500명에 달한다. 모든 후보에게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력 남용이고 과잉 조치”라고 평가했다. 전날 퇴원한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사건 당시 ‘이러다가 죽겠구나’ 하는 공포까지 느꼈다”고 썼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각종 음모론과 욕설이 섞인 설전이 이어졌다. 강성 보수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가 배 의원 피습 전날 ‘에펨코리아’(펨코)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 의원에 대한 혐오성 댓글이 달린 것을 고리로 “가해자가 펨코 회원”이라고 방송해 논쟁이 격화했다. 또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 관련 주장이 담긴 자료들이 올라오자 펨코 회원들이 “이 대표를 찌른 범인은 (이 대표 비판의 글이 많이 올라오는) 엠팍 회원이란 말이냐”며 설전이 벌어졌다. 이 대표 피습 당시에도 보수 유튜버들과 ‘일간베스트’(일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쏟아져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김 의장은 정치 테러의 근본 원인이 ‘진영 정치’와 ‘팬덤 정치’에 있다고 봤다. 그는 이날 KBS 방송에서 “폐해가 극단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특히 배 의원의 경우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열다섯 살 소년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은 유튜브 등을 이용한 팬덤 정치의 확산이 잘못 오염돼서 미친 영향이 아닐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장은 정치권을 향해 “정말 이거(양극단의 정치) 극복해야 된다”며 “정치인 스스로도 여와 야(서로)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해야지 상대를 적으로 여기고 증오와 배제의 대상으로 삼게 되면 진영 정치, 팬덤 정치의 폐해가 나타난다”고 했다. 최현철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증오 정치의 악순환을 끊고 정치권의 혐오와 음모론을 종식시켜야 할 때”라고 했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재차 발생한 정치 테러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증오와 혐오의 정치가 사라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는 각종 현안에 정쟁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회의에서 고성과 야유, 손팻말 퇴출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한 현역 의원은 “정치 현수막에도 폭력적인 언어가 많다. 정치권이 먼저 반성하고 국민에게도 요구해야 한다”며 “특히 국민의 이름을 빌려서 막말이나 폭력적 언행을 하는 데 대해 의원들이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단독] ‘인구 블랙홀’ 수도권 기업 6% 늘 때, 경남은 28% 사라졌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단독] ‘인구 블랙홀’ 수도권 기업 6% 늘 때, 경남은 28% 사라졌다[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전국 매출 86%가 서울·경기·인천제2도시 부산과 인구 격차 286%日 233%보다 크고, 英 98%의 3배사람·돈 따라 인프라도 수도권으로지방 백화점·의료시설 줄줄이 닫아결국 또 서울행으로 집중화 ‘악순환’거점도시 키워 ‘소멸 고리’ 끊어야 수도권 집중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예로부터 정치와 경제, 교육, 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서울 쏠림 현상이 지속돼 왔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도로 보내라’는 옛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서울과 지역 거점도시 간 균형 상태가 유지됐다면 최근엔 서울을 향한 구심력이 원심력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대표적인 사례는 매출 기준 전국 1000대 기업의 수도권 집중화다. 이미 수도권과 지방의 경제 역량이 ‘기울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산업 등을 집중 육성한 결과다. 그에 따라 수도권은 인구와 인프라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수도권은 점점 비대화하고 과밀화되는 반면, 지방은 소멸 속도에 가속도가 붙는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28일 부산상공회의소가 공개한 매출 기준 1000대 기업의 지역 분포를 분석한 결과 10년 만에 수도권에 위치한 1000대 기업 숫자는 43개 증가했다. 2012년 서울(530개)과 경기(143개), 인천(33개)에 본사가 있는 1000대 기업 숫자는 706개였는데 2022년에는 749개(서울 531개·경기 180개·인천 38개)가 됐다. 증가율로 따지면 6.1%다. 그러는 사이 부산에 소재한 1000대 기업 숫자는 38개에서 28개로 10개(26.3%)나 줄었고, 경남은 51개에서 37개로 27.5% 급감했다. 같은 기간 광주는 13개에서 10개, 충북은 21개에서 17개로 감소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1000대 기업의 수도권 집중화는 비율로 따지면 2012년 70.6%에서 2022년 74.9%로 4.3% 포인트 증가한 것에 불과하지만 기준을 지방으로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제조업이 지역경제의 기반이던 부산과 경남 등은 지역 대표 기업이 4분의1가량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마찬가지다. 2022년 1000대 기업이 올린 매출 3144조 3718억여원 중 서울 기업의 매출은 2076조 3426억여원으로 전체의 66.0%를 차지했다. 경기도는 549조 7888억여원(17.5%), 인천은 80조 8514억여원(2.6%)을 기록해 수도권이 전체의 86.1%에 달했다. 이는 2012년의 83.2%보다 2.9%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기업과 돈이 수도권에 몰리니 사람도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과 경기, 인천의 인구 합은 2601만 4265명(50.7%)으로, 2013년 12월 2525만 8057명(49.4%)보다 인구수와 비율이 모두 늘었다. 늘어난 75만여명만큼 비수도권 인구는 감소한 셈이다. 외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극심하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 간 인구이동과 지역경제’를 살펴보면 수도인 서울과 제2 도시인 부산의 인구 격차는 285.7%다. 같은 기준으로 영국(97.9%)과 이탈리아(187.5%), 독일(197.0%), 일본(233.2%), 프랑스(269.1%)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정민수 한국은행 지역경제조사팀 차장은 “수도권 면적이 전체 국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8%인데 인구는 50%를 넘을 정도로 집중화가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돈과 인구가 모두 수도권에 있다 보니 백화점과 마트로 대표되는 생활편의시설도 수도권이 모두 빨아들이고 있다. 2022년 기준 전국의 백화점 94곳 중 27곳(28.7%)이 서울에, 24곳(25.5%)이 경기도에 위치하는 등 전체의 54.3%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인구 감소와 함께 소비력이 떨어지면서 마트까지도 문을 닫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구의 랜드마크였던 대구백화점은 2021년 폐업했다. 대표적 소비 도시인 부산은 지난해 홈플러스 해운대점에 이어 올해 2월 홈플러스 서면점, 5월 NC백화점 서면점, 6월 메가마트 남천점 등 대형 쇼핑시설이 줄줄이 문을 닫는다. 의료시설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44개 상급종합병원 중 서울(15개), 경기(4개), 인천(3개) 등 수도권에 절반이 모여 있다. 1000병상 이상인 16개 상급병원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 7개, 경기 2개, 인천 1개로 전체의 62.5%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지방 환자들이 KTX를 타고 서울의 대학병원으로 몰려오다 보니 서울의 대형병원은 계속해서 환자가 늘어나고 지방 병원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병원에 환자가 몰리다 보니 (서울 병원은) 장비도 더 좋은 것을 쓸 수 있고 임상 경험도 더 쌓을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의료서비스의 질 차이가 발생해 서울 병원에는 환자들이 더 몰리고 지방 의료기관은 찾지 않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경남연구원 원장으로 재직하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전략에 깊게 관여한 홍재우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수도권에 인구가 몰리면서 소득과 문화가 집중되고 그 결과 다시 인구가 쏠리고 이는 다시 경제력과 인프라의 집중을 낳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거점도시 육성을 통해 이 고리를 끊어 내지 않으면 지역소멸은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 [단독] 이재명·한동훈 10명씩 경호…총선 앞 정치권 ‘피습 포비아’

    [단독] 이재명·한동훈 10명씩 경호…총선 앞 정치권 ‘피습 포비아’

    최근 한 달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 테러를 당하면서 경찰이 거대 양당 대표에게 각각 10명의 경호 인력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각종 경호 대책에도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불가피하게 대민 접촉을 늘려야 하는 정치권은 ‘피습 포비아’를 호소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거대 양당은 ‘양극단의 정치’를 끝내자고 호소했지만, 온라인에는 범인의 정치 성향을 두고 각종 음모론이 퍼지며 설전이 이어졌다. 28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거대 양당과의 협의를 통해 ‘정당 대표에 대한 경찰 신변보호팀’을 별도로 구성해 이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경호·경비를 강화했다. 두 인사의 출퇴근과 기자회견 등 각종 동선에서 다중이 운집할 경우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국회 내 야간 경비를 늘렸고 폐쇄회로(CC)TV 관제와 거동 수상자에 대한 검문·검색도 강화했다. 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의원들은 29일 국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관련 현안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한다. 이 대표 피습 이후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를 꾸린 민주당은 여당에 국회 차원의 ‘정치테러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발품이 곧 표심’이라는 총선을 앞두고 모든 정치인에게 별도의 경호 인력을 붙일 수는 없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예비후보만 1500명에 달한다. 모든 후보에게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력 남용이고 과잉 조치”라고 평가했다. 전날 퇴원한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사건 당시 ‘이러다가 죽겠구나’ 하는 공포까지 느꼈다”고 썼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각종 음모론과 욕설이 섞인 설전이 이어졌다. 강성 보수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가 배 의원 피습 전날 ‘에펨코리아’(펨코)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 의원에 대한 혐오성 댓글이 달린 것을 고리로 “가해자가 펨코 회원”이라고 방송해 논쟁이 격화했다. 또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 관련 주장이 담긴 자료들이 올라오자 펨코 회원들이 “이 대표를 찌른 범인은 (이 대표 비판의 글이 많이 올라오는) 엠팍 회원이란 말이냐”며 설전이 벌어졌다. 이 대표 피습 당시에도 보수 유튜버들과 ‘일간베스트’(일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쏟아져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김 의장은 정치 테러의 근본 원인이 ‘진영 정치’와 ‘팬덤 정치’에 있다고 봤다. 그는 이날 KBS 방송에서 “폐해가 극단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특히 배 의원의 경우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열다섯 살 소년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은 유튜브 등을 이용한 팬덤 정치의 확산이 잘못 오염돼서 미친 영향이 아닐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장은 정치권을 향해 “정말 이거(양극단의 정치) 극복해야 된다”며 “정치인 스스로도 여와 야(서로)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해야지 상대를 적으로 여기고 증오와 배제의 대상으로 삼게 되면 진영 정치, 팬덤 정치의 폐해가 나타난다”고 했다. 최현철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증오 정치의 악순환을 끊고 정치권의 혐오와 음모론을 종식시켜야 할 때”라고 했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재차 발생한 정치 테러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증오와 혐오의 정치가 사라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는 각종 현안에 정쟁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회의에서 고성과 야유, 손팻말 퇴출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한 현역 의원은 “정치 현수막에도 폭력적인 언어가 많다. 정치권이 먼저 반성하고 국민에게도 요구해야 한다”며 “특히 국민의 이름을 빌려서 막말이나 폭력적 언행을 하는 데 대해 의원들이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단독]이재명·한동훈에 경찰 10명씩 배치한다…총선 앞 정치권 ‘피습 포비아’

    [단독]이재명·한동훈에 경찰 10명씩 배치한다…총선 앞 정치권 ‘피습 포비아’

    최근 한 달 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 테러를 당하면서 경찰이 거대 양당 대표에게 각각 10명의 경호 인력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각종 경호 대책에도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불가피하게 대민 접촉을 늘려야 하는 정치권은 ‘피습 포비아’를 호소했다. 김진표 국회의장과 거대 양당은 ‘양극단의 정치’를 끝내자고 호소했지만, 온라인에는 범인의 정치 성향을 두고 각종 음모론이 퍼지며 설전이 이어졌다. 28일 서울신문 취재에 따르면 경찰은 거대 양당과의 협의를 통해 ‘정당 대표에 대한 경찰 신변보호팀’을 별도로 구성해 이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경호·경비를 강화했다. 두 인사의 출퇴근과 기자회견 등 각종 동선에서 다중이 운집할 경우 테러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국회 내 야간 경비를 늘렸고, 폐쇄회로(CC)TV 관제와 거동 수상자에 대한 검문·검색도 강화했다. 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의원들은 29일 국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관련 현안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한다. 이 대표 피습 이후 ‘당대표정치테러대책위원회’를 꾸린 민주당은 여당에 국회 차원의 ‘정치테러대책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하지만 ‘발품이 곧 표심’이라는 총선을 앞두고 모든 정치인에게 별도의 경호 인력을 붙일 수는 없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예비후보만 1500명에 달한다. 모든 후보에게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지나친 행정력 남용이고 과잉 조치”라고 평가했다. 전날 퇴원한 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사건 당시 ‘이러다가 죽겠구나’하는 공포까지 느꼈다”고 썼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각종 음모론과 욕설이 섞인 설전이 이어졌다. 강성 보수 유튜브 채널인 ‘가로세로연구소’가 배 의원 피습 전날 ‘에펨코리아(펨코)’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 의원에 대한 혐오성 댓글이 달린 것을 고리로 “가해자가 펨코 회원”이라고 방송해 논쟁이 격화했다. 또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 관련 주장이 담긴 자료들이 올라오자 펨코 회원들이 “이 대표를 찌른 범인은 (이 대표 비판의 글이 많이 올라오는) 엠팍 회원이란 말이냐”며 설전이 벌어졌다. 이 대표 피습 당시에도 보수 유튜버들과 ‘일간베스트(일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자작극’이라는 주장이 쏟아져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정치 테러의 근본 원인이 ‘진영 정치’와 ‘팬덤 정치’에 있다고 봤다. 그는 이날 KBS 방송에서 “폐해가 극단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특히 배 의원의 경우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15살 소년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은 유튜브 등을 이용한 팬덤 정치의 확산이 잘못 오염돼서 미친 영향이 아닐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장은 정치권을 향해 “정말 이거(양극단의 정치) 극복해야 된다”며 “정치인 스스로도 여와 야(서로)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해야지 상대를 적으로 여기고 증오와 배제의 대상으로 삼게 되면 진영 정치, 팬덤 정치의 폐해가 나타난다”고 했다. 최현철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증오 정치의 악순환을 끊고, 정치권의 혐오와 음모론을 종식시켜야 할 때”라고 했고,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재차 발생한 정치 테러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증오와 혐오의 정치가 사라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는 각종 현안에 정쟁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회의에서 고성과 야유, 손팻말 퇴출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무용지물된 지 오래다. 한 현역 의원은 “정치 현수막에도 폭력적인 언어가 많다. 정치권이 먼저 반성하고 국민에도 요구해야 한다”며 “특히 국민의 이름을 빌려서 막말이나 폭력적 언행을 하는 데 대해 의원들이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총선 코앞인데... 잇단 정치인 피습에 ‘대책’ 있나

    총선 코앞인데... 잇단 정치인 피습에 ‘대책’ 있나

    지난 2일 제1야당 대표의 피습 이후 23일 만에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되풀이되면서 정치권이 충격에 휩싸였다. 여야는 철저한 수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한목소리로 촉구했으나 근본적인 원인인 ‘증오 정치’ 문화를 바꾸지 않는 정치인을 향한 테러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단 지적이다.국민의힘은 26일 자당 소속인 배현진 의원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정치권이 혐오와 음모를 조장해 물리적 폭력을 유발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증오 정치의 악순환을 깨자고 촉구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과연 무엇이 자라나는 소년으로 하여금 국회의원에게 증오가 담긴 범행 행사했는지 묻고 또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우리 정치가 상대를 증오하고 잘못된 언어로 국민에게 그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 한 이런 불행한 사건은 계속해서 반복될 가능성 크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정치는 사실상 바뀐게 없다”며 “지금 바로 근본적 대책 세우고 우리 정치권 전체가 공동 노력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주의는 만연한 폭력에 질식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찰 출신인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모방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선거와 관련해 경찰에서 경호나 경비 대책이 주로 선거운동 기간 중으로 제한돼 있는데 경찰이 이 기간보다 조금 더 앞에서부터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국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총선을 앞두고 잇따른 정치인 피습 사건 발생과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배 의원의 습격 사건에 대해 “정부 당국의 특단의 대책을 촉구한다”면서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형태의 폭력과 테러에 반대한다. 혐오를 반대하는 국민과 연대를 더 크게 넓혀가겠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우리나라 정치가 전쟁이고, 지켜보는 국민도 같이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책과 의견이 아니라 증오, 폭력, 피습으로 상대가 죽을 때까지 공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했다.한편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배 의원이 입원한 순천향대서울병원을 찾았다. 그는 문병 후 기자들을 만나 잇단 정치인 테러 대책과 관련해 “지난번 이재명 대표 피습 때 관련 부처에서 대책을 강구하고 경호 강화 조치를 했는데 추가할 일이 있다면 살펴보겠다”고 했다. 전날 중학생으로부터 머리를 여러 차례 가격당해 병원에 입원한 배 의원은 이틀째 치료를 이어갔다. 다만 이날 중 퇴원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배 의원 측은 “(배 의원이) 이제 긴장이 풀려서인지 어제보다 통증이 더 나타나고 어지럼증도 심한 상태”라고 전했다.
  • 윤석열 대통령, 배현진 피습에 “정치인 테러, 국민 테러와 다름없다”

    윤석열 대통령, 배현진 피습에 “정치인 테러, 국민 테러와 다름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에 대해 “국민의 대표인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국민에 대한 테러와 다름없다”고 말했다고 26일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전했다. 한 수석은 이날 배 의원이 입원한 순천향대 서울병원을 찾아 문병한 뒤 “윤 대통령이 어제 피습 소식을 보고받고 굉장히 놀랐는데 바로 (배 의원에게) 전화해 위로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배 의원에게 “많이 놀랐을 텐데 빨리 쾌유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틀째 치료 중인 배 의원은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촬영을 하는 등 경과를 살펴보고 있다. 배 의원 관계자는 “이제 긴장이 풀려서인지 어제보다 통증이 더 나타나고 어지럼증도 심한 상태”라며 “오늘 퇴원은 어려울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배 의원 피습 사건을 두고 증오 정치의 악순환을 시급히 깨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과연 무엇이 자라나는 소년으로 하여금 국회의원에게 증오가 담긴 폭력을 행사하게 했는지 묻고 또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정치가 상대를 증오하고 잘못된 언어로 국민에게도 그 증오를 전파하는 일을 끝내지 않는 한 이런 불행한 사건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음모론, 혐오 표현, 근거 없는 비방, 가짜뉴스 선동 같은 언어적 폭력이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윤 원내대표는 “이 대표 피습 사건이 일어난 뒤에도 우리 정치는 사실상 바뀐 게 없다. 지금 바로 근본 대책을 세우고 우리 정치권 전체가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 민주주의는 만연한 폭력에 질식당할 것”이라며 “21대 국회에서 증오의 정치는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상범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한민국 사회에 굉장히 증오와 혐오 이런 부분이 만연돼 있지 않은가 하는 걱정을 한다”며 “정치 혐오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특정인을 보고 두 번을 신원 확인하고 나서 바로 뒤에서 가격하는 잔인한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그와 같은 정서가 깔려 있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최재형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에 이어 배 의원에게까지 되풀이된 정치인에 대한 폭력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우리 사회에 증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대화와 타협이 없는 정치권의 극단적 대립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남겼다. 김미애 의원은 페이스북에 “분노 사회다. 분노를 조장하는 언행이 곳곳에서 넘쳐난다”며 “폭력적인 모든 언행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안 된다고 말해야 한다”고 했다. 원내 지도부는 이날 당 회의 전 비공개로 배 의원 피습 사건 관련 대응책을 논의했다. 또한 국민의힘은 오는 29일 국회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으로부터 총선을 앞두고 잇따른 정치인 피습 사건 발생과 관련한 현안 보고를 받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배 의원에게 위로를 전했다. 민주당 당대표 정치테러대책위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7차회의를 열린 가운데 전현희 위원장은 “배 의원을 향한 테러는 매우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사건”이라며 “배 의원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하루속히 쾌유하길 기원한다”고 했다. 전 위원장은 “배 의원의 테러 사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살해미수 암살 테러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서도 테러방지대책에 나서야 한다”며 “김진표 의장과 여야에 정치테러대책 특위 구성을 요청한다. 민주당은 지도부와 논의해 김 의장에게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재명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

    이재명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

    여야는 25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피습 사건에 대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대처를 촉구했다. 특히 23일 전인 지난 2일 부산에서 습격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 온다”며 정치 테러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대민 유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추가 범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피습 사건 후 곧바로 배 의원이 입원한 순천향대병원을 찾아 쾌유를 빌었다. 그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져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며 “막연한 추측과 분노로 국민이 걱정하고 불안해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약 25분간의 병문안을 마친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배 의원께서 잘 이겨 내고 계시다”며 “국민들께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테러 피해는 진영의 문제, 당의 문제가 아니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한 대책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대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배 의원에 대한 정치 테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조금 전 본회의장에서 마주친 동료 의원이 습격당했다는 사실은 물론 서울의 중심인 강남에서 백주대낮에 이러한 정치 테러가 또 자행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썼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배 의원의 쾌유를 기원한다”며 “수사당국은 테러범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동기와 배후 등 진상을 낱낱이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올 초 제1야당 대표의 피습 이후 거듭된 정치인 테러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극단의 혐오와 팬덤으로 갈라진 진영 정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도 “이 대표 피습이 생생히 기억되는 터에 배 의원이 습격받아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립과 혐오는 폭력을 부르고 폭력은 빠르게 모방돼 사회를 병들게 한다. 그런 악순환을 끝낼 의무가 우선 정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 노령·외국인 많은 중소·영세업체 ‘패닉’… “안전관리자 둘 여력없어”

    노령·외국인 많은 중소·영세업체 ‘패닉’… “안전관리자 둘 여력없어”

    “이제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이 적용된다고 해서 요즘 ‘조폭’처럼 ‘바지사장’을 구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대표가 구속되면 자기 회사는 물론이고 재하청을 받는 회사들까지 줄줄이 무너지니까 그것만은 막겠다는 겁니다.”(서울 시내 소형 건설업체 임원 A씨)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중처법을 2년 유예하는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재해 예방 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운 중소·영세기업들은 당장 27일 법 시행을 앞두고 집단 공황에 빠졌다. 중처법은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망자 1명 이상,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하면 적용된다. 중대재해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영세기업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중처법이 시행된 2022년부터 2023년 9월까지 발생한 중대재해 사망자(1103명)의 59.4%(655명)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중대재해 사망자 10명 중 6명이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는 의미다.중소·영세기업은 법 시행에 대한 준비가 쉽지 않아 중대 사고 발생 시 대표 구속에 따른 경영 중단 등 줄폐업이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소·영세기업들은 50대 이상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가 대부분인 취약한 인력 구조 탓에 사고 발생과 처벌의 악순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의 한 설비업체 직원 B씨는 “우리 현장에서도 항상 50대가 막내”라며 “젊은층이 숙련도를 높이기 전에 떠나는 경우가 많아 중소·영세 공장에서는 40대 노동자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기준 고용부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40대 사고 재해자는 1만 4683명, 50대는 2만 2396명, 60세 이상은 2만 6645명으로, 고령으로 갈수록 많았다. 사고 사망자 수도 40대 73명, 50대 177명, 60세 이상이 275명이었다. 그럼에도 재정적 여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법안 취지에 맞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고용하는 등의 예방조치를 취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상시근로자가 8인인 한 중소·영세기업 관계자는 “대표도 똑같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재해 예방 예산이 어디 있느냐”며 “제조업 쪽엔 돈이 없어 아직도 수십 년 전 시스템을 쓰는 업체도 허다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기업에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근무 중인 C씨는 “외국인들은 타국의 안전수칙을 다 지켜 가며 일하면 돈을 못 번다는 식이고, 고령 숙련공들은 수십 년 해 오던 관습대로 하다 보니 수칙을 종종 어긴다”면서 “중소·영세기업에선 더욱 막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용 인원에 따라 빵집, 식당, 목욕탕 등 영세 자영업자들도 법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이 같은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날 서울신문이 만난 상시근로자 5인 이상 음식점, 호프집 사장들은 자신이 중처법 대상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중처법 적용 대상이 되는 상시근로자 기준을 두고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많았다. 서울 마포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39)씨는 “아르바이트 포함 직원이 10명 정도 되는데 몇 명을 해고해야 법 적용을 피할 수 있는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상시근로자 수는 일정 기간 내 근무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사업장의 가동 일수로 나눠 계산한다. 정규직, 기간제, 단시간 근로자가 모두 포함된다.
  • 배현진 피습…여야 한 목소리로 “정치테러 용납 안 돼”

    배현진 피습…여야 한 목소리로 “정치테러 용납 안 돼”

    여야는 25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의 피습 사건에 대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대처를 촉구했다. 특히 23일 전인 지난 2일 부산에서 습격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믿을 수 없는 사건에 상처가 저릿해 온다”며 정치 테러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대민 유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추가 범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피습 사건 후 곧바로 배 의원이 입원한 순천향대병원을 찾아 쾌유를 빌었다. 그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고,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져 범인을 엄벌해야 한다”며 “막연한 추측과 분노로 국민이 걱정하시고 불안하시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약 25분간의 병문안을 마친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배 의원께서 잘 이겨내고 계시다”며 “국민들께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달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테러 피해는 진영의 문제, 당의 문제가 아니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거기에 대한 대책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구두 논평에서 “가해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호한 대처를 촉구한다”고 했다.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배 의원에 대한 정치 테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조금 전 본회의장에서 마주친 동료 의원이 습격당했다는 사실은 물론, 서울의 중심인 강남에서 백주대낮에 이러한 정치 테러가 또 자행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썼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범인이 배 의원임을 알면서 자행한 명백한 정치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며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 테러를 단호히 배격하고 규탄한다. 수사 당국은 테러범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사건의 동기와 배후 등 진상을 낱낱이 밝혀주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올 초 제1야당 대표의 피습 이후 거듭된 정치인 테러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극단의 혐오와 팬덤으로 갈라진 진영 정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원욱 미래대연합 공동대표는 페이스북에 “(정치 테러의) 원인은 정치에 있으며, 혐오 정치를 조장해 이익을 보아온 정치인과 그들에 기생해 돈을 벌고 있는 강성 유튜버들과 훌리건들에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혐오 정치와 단절하지 않으면 제3, 제4의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 그리고 민주당은 혐오 정치와의 단절을 선언하라”고 썼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도 “이 대표 피습이 생생히 기억되는 터에 배 의원이 습격받아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그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용납할 수 없는 범죄”라며 “대립과 혐오는 폭력을 부르고 폭력은 빠르게 모방돼 사회를 병들게 한다”며 “그런 악순환을 끝낼 의무가 우선 정치에 있다”고 덧붙였다.
  • [사설] ‘민생’ 외치면서 중대재해법 유예 호소 외면하나

    [사설] ‘민생’ 외치면서 중대재해법 유예 호소 외면하나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중소기업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법을 2년 더 유예하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된 개정안이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하면 준비가 되지 않은 대부분 중소·영세 기업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을 때 안전관리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에는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됐으나 50인 미만(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사업장에는 2년 유예됐다. 여당은 중소기업의 87%가 준비 부족을 호소하는 현실을 감안해 2년 더 유예하는 법 개정안을 지난해 9월 발의했다. 하지만 야당과 노동계가 끝내 반대해 이대로 법안이 시행된다면 폐업, 도산, 해고의 악순환을 피할 수 없다는 현장의 우려가 공포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년 유예를 받은 50인 미만 사업장은 71만개, 종사자는 794만여명이다. 대기업 근로자 308만명의 두 배를 넘는다. 중대재해 사망자 10명 중 6명이 중소·영세 기업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조사했더니 중소기업의 94%가 법 시행에 대비하고는 있으나 전문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유예 기간 연장을 호소했다. 법안 자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준비가 덜 된 열악한 환경에서 법이 시행되면 사업주 처벌에 따른 줄폐업과 근로자 실직의 부작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토로였다. 고령자와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안전사고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영세업체들은 계도 기간 연장이 더 절박하다는 입장이다. 산업재해 예방의 당위성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작용이 명백하다면 완급을 조절해 줄 수 있어야 진정한 민생 입법일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민주당은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면서 산업안전보건청 설립과 1조 2000억원인 산재예방 예산을 2조원으로 늘리라는 요구로 법안 처리를 뭉개고 있다. 입만 열면 민생을 말하는 민주당이 일의 선후를 무시하는 억지를 부린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영세 상공인과 근로자들의 마지막 호소에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귀를 열기 바란다.
  • [서울광장] 중장년을 활용해야 대한민국 산다/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서울광장] 중장년을 활용해야 대한민국 산다/오일만 세종취재본부장

    대한민국의 중장년층은 정치·경제·사회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은 듯하다. 고도성장의 주역으로 활약하면서 부모 부양과 자녀 양육의 이중고를 경험했다. 습득된 삶의 지혜와 경험이 최고조로 무르익은 시기임에도 평생 다니던 직장에서 떠밀려 가야 하는 세대다. 청년층과 노년층 사이에 놓인 중장년층(40~64세)은 전체 인구의 40%에 해당된다. 지난해 55~64세가 ‘주된 일자리’(가장 오랜 기간 종사한 일자리)에서 퇴직한 나이는 평균 49.3세로 집계됐다. 법정 정년인 60세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퇴직 사유로는 비자발적 조기퇴직이 41.3%로 가장 많았고, 정년퇴직 비중은 9.6%에 그쳤다. 중장년층들의 조기 도태는 참담한 고령사회로 이어지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0.4%로 OECD 38개 국가 중에서 압도적인 1위다. 이웃 일본(20.2%)이나 미국(22.8%)의 두 배 수준이다. 노인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은 중장년 정책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현재 우리의 중장년 정책은 청년과 노인 대책과 비교하면 상당히 미미하다. 관련 부처마다 중장년 대책이 존재하지만 생색내기 수준이다. 정치적으로 ‘캐스팅보터’로 급부상한 청년층이나 고령화사회 다수를 점하는 노인층 표심에 취업·복지 지원이 몰리는 탓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저출산 고착화로 생산인구가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70대 이상 인구는 631만명(12.31%)으로, 20대 인구(619만명)를 0.24% 포인트 차로 추월했다. 초유의 사건이다. 지난 10년간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간 베이비부머는 무려 80만명이지만 청년층 40만명이 신규로 유입됐을 뿐이다. 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다. 2006년부터 280조원을 쏟아부었는데도 합계출산율은 해마다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2025년 합계출산율은 0.65명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는 결국 국가소멸과 직결된 중대 사안이다. 올해 7월쯤이면 우리도 노인인구 1000만명 시대에 진입한다.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이러한 인구 구조는 경제 활력을 저하시키고 젊은층의 노령인구 부담을 늘려 한국 경제를 더 깊은 수렁으로 몰아갈 것이다. 생산인구 유지 방법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 외국 인력 활용, 중장년층의 고용연장 등 다양한 수단이 있지만 저출산의 고통을 먼저 경험한 선진 경쟁국들은 앞다퉈 고용을 연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독일과 캐나다는 65세 정년제를 택했고 프랑스는 62세다. 초고령 국가 일본은 2013년에 65세 정년을 의무화했고 3년 전인 2021년 4월부터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고령자고용안정법을 시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고용연장은 재정 부담을 줄이고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용연장(계속고용)이 청년 취업 감소와 직결된 ‘제로섬게임’으로 인식되는 것도 걱정거리다. 청년 세대 못지않게 중장년층의 일자리 또한 국가 전체로는 중요하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작금의 일자리 정책으론 해결 난망이다. 중장년 직원들을 내쫓지 않고도 신입사원 일자리를 늘릴 방법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무작정 중장년 인력을 내보낼 게 아니라 오랜 경험을 토대로 쌓인 노하우를 살리는 재교육 전문 인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중장년기는 노년기의 삶의 질이 판가름 나는 결정적 시기다. 노인빈곤율 1위라는 오명을 벗고 경제성장 엔진의 재점화를 위해선 실효성 높은 중장년 대책이 절실하다. 중장년을 활용해야 대한민국이 살아난다.
  • [마감 후] 씁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김소라 경제부 기자

    [마감 후] 씁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김소라 경제부 기자

    대만 총통 선거 직후인 지난 14일 찾은 대만은 차분했다. 거리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쯤 된 젊은 입법위원 후보들의 포스터가 곳곳에 걸려 있었고 TV에선 선거 후 대선 주자들의 행보와 향후 전망을 예측하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민주진보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대만해협의 전쟁 위기가 고조된다거나 미중 갈등이 증폭될 것이라는 국내의 우려는 현지에서는 느끼기 힘들었다. 단지 며칠 머물다 간 방문객의 단편적인 감상이 아니다. 실제로도 ‘반중 독립’ 성향이라는 라이칭더 총통 당선자는 양안 관계에 대해 현 정부의 ‘현상유지’(維持現狀) 기조를 견지할 것임을 선거 기간 내내 강조했다. 국내에 ‘친중’ 성향이라 소개되는 중국국민당도 중국과의 급격한 관계 진전을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통일이냐 독립이냐 하는 이분법적 도식은 대만에 대한 이해 부족의 산물이다. 여느 때보다 ‘민생’이 화두로 떠올랐다는 선거판에서도 경제성장을 위해 중국과의 교류를 넓히자는 국민당의 주장은 통하지 않았다.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의 승리가 국내에서는 이른바 ‘대만 리스크’로 불렸다. 이달 중순 코스피가 이틀에 걸쳐 3.5% 포인트 급락할 때도 ‘대만 리스크’가 배경 중 하나로 거론됐다. 정작 리스크의 진원지인 대만의 자취안지수는 이틀간 2% 떨어지는 데 그쳤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3316.08) 대비 75% 수준에 머무는 동안 자취안지수는 이미 지난해 내내 랠리를 이어 가며 2022년 1월 기록한 역대 최고점(18526.35)을 불과 4%가량 앞두고 있다. ‘잃어버린 30년’으로 대변됐던 일본 경제도 어느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슈퍼 엔저’ 덕에 일본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며 닛케이225 지수는 ‘거품경제’ 시기인 1990년 이후 33년 만에 3만 5000선을 넘었다. 장기화된 저성장 속에 올해에는 세계 3위 경제대국의 자리를 독일에 빼앗길 가능성이 크지만, 오랜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을 끊어 낸 일본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역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7.1% 하락했다. 주요국 증시 가운데 홍콩 증시 다음으로 낙폭이 크다고 한다. 이웃한 두 나라의 증시가 펄펄 나는 동안 홀로 눌려 있는 우리 증시를 보면서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지정학적 위치도, 경제 구조도 비슷한 국가들과 견줘 보려면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가 나서도 해결할 도리가 없는 북한이라는 리스크에서부터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우리 기업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미흡한 주주환원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구조적 요인은 수두룩하다. 휘청거리는 증시 자체보다 두려운 건 짓눌린 증시에 반영된 우리나라의 미래다. 합계출산율 0.7명마저 위태로운 초저출산 현상은 지금으로선 어떤 제도와 정책을 꺼내 들어도 멈춰 세우기 어려울 것 같다. 대(對)중국 수출 의존도를 채 낮추기도 전에 중국 경제는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리 경제가 미중 갈등과 일본 사이에 낀 넛크래커와 같다는 한탄도 나온다. 일본이 겪어 온 장기 저성장의 바통을 우리가 이어받을 수 있다는 불안이 엄습해 온다.
  • [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양당 독식 구도가 증오 정치 키워… 다양한 정치세력 등장해야”/수석 논설위원

    [황수정의 인터뷰 진심] “양당 독식 구도가 증오 정치 키워… 다양한 정치세력 등장해야”/수석 논설위원

    둘 중 한 명만 살자는 ‘극단 정치’상대방 ‘악마화’하는 데 사활 걸어지금의 선거제는 양당 독식 보장비례제 논의 유불리 따지면 안 돼타협·연합의 정치 토대 만들어야 국민들은 무능·혐오 모두 싫어해투표율은 앞으로 점점 더 낮아져손쉬운 증오 정치 더 기승 ‘악순환’국회 문제, 국회서 결정하지 못해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기구 필요 현실 정치의 아이러니. 정치를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싶은 이들은 기를 쓰며 남겠다 하고, 아직 보여 줄 게 많은 이들은 떠나겠다 하고. 판사 출신의 초선인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두 거대 정당이 싹쓸이하는 선거제도만은 안 된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지난해 11월. 어쩌면 달걀로 바위를 쳤을지도 모르는 그날 이후 그에게 쏟아진 응원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컸다. “양당이 독식하는 지금의 정치 구도를 깨지 않으면 누구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그를 지난 15일 여의도 의원실에서 만났다.-불출마 선언에 주변에서 많이들 아쉬워했을 듯하다. “정치판을 바꾸는 데 일조하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고 그 결정에 후회는 없다. 지금 같은 정치판이 계속돼서는 22대 국회에 입성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나. 차라리 초선이어서 미련 없이 가진 것을 던질 수 있었다.” -불출마 생각은 언제 굳혔나. “정치 구조를 바꿔야 제대로 된 정치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한 지는 오래됐다. 대선 직후인 2022년 4월 국회 앞에서 농성했던 것도 그래서다. 지난 대선 때 똑똑히 봤다.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을 서로 부추겼을 뿐 공동체의 비전을 보여 주는 정책 선거와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이 아니라 더 악화할 것이라는 데 있다.” -현실 정치에서 좌절하게 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나. “증오의 정치였다. 증오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숙주 삼아 몸집을 키운다. 그 사실을 지난 의정활동 내내 목도했다. 두 개의 정당이 서로 상대방을 어떻게 더 악마화하느냐에 사활을 건다. 이쪽이 잘하니 지지해 달라는 게 아니라 저쪽을 떨어뜨려야만 하는 증오 정치를 부추겼다. 한 명만 살리고 한 명은 죽이자는 극단의 정치다.” -직을 걸었는데 미련은 조금도 없나. “전혀 없다.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이 터지면서 내 생각은 오히려 더 뚜렷해졌다. 눈앞의 현실이 계속 악화일로 아닌가. 면도칼(박근혜 전 대통령 피습)에서 시작해 망치(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이번에는 더 끔찍하고 치밀하게 계획된 흉기로 진화했다. 과연 여기서 끝날까. 포퓰리즘을 동원한 증오 정치의 끝은 아무도 모른다. 전기톱을 들고 다니던 정치인이 급기야 대통령(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되는 지경까지 왔다.” -선거제의 형태가 증오 정치에 제동을 걸 수도, 더 심화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가. “물론이다. 증오 정치의 반대말은 연합 정치라고 본다. 기능 부전에 빠진 우리 정치가 제 기능을 회복하려면 다양한 정치세력들이 등장하는 것만이 해답이다. 지금의 우리 정치 구도로는 대통령 한 사람이, 압도적 의석의 정당 하나가, 혹은 거대 양당이 국민이 간절히 원하는 먹고사는 문제를 결코 해결해 줄 수 없다.” 이 의원은 국회 다양성을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천해야 한다고 당에 촉구하며 지난해 1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에게는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반드시 지키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지난 총선 때의 위성정당 폐단이 다시 없도록 위성정당 금지법을 당론으로 추진하자는 주장이다. -정치 개혁을 주장해 왔다. 양당 독식의 정치 구도를 막는 것이 전제 조건이란 뜻인가. “정확히 그렇다. 선거법이 병립형으로 회귀할 경우 2020년 총선 득표율로 계산하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두 당에서 290석을 갖게 된다. 두 개의 대형 정당이 제3, 4, 5당이 가질 의석을 싹쓸이해 버리는 거다. 양당의 독식은 지난 총선 때보다 더 심각해진다. 쉽게 표현하자면 골목상권의 씨를 말리는 결과를 부를 수 있다. 양당 독식이 심해질수록 상대 당에 증오를 부추기는 손쉬운 정치는 더 심해질 것이고 22대 국회도 기능 정지에 빠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총선에서 자질 있는 의원들이 국회를 물갈이해 정치를 바꿀 수는 없을까. “756명. 지난 20년간 국회에 들어온 초선 의원의 숫자다. 지금 국회의원 정수가 300명이니 국회를 두 개 반 만들고도 남는 엄청난 숫자다. 그런데 뭐가 바뀌었나. 증오 정치는 썩은 그릇을 깨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양당 독식을 보장해 주는 선거제는 썩은 그릇인 셈이다. 그래서 비례대표제 논의는 여야의 유불리를 따져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타협의 정치, 연합의 정치를 위한 토대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그것에만 논의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양당 독식의 정치 구도에 가장 큰 벽을 느낀 때가 언제였나. “물난리에 신림동 반지하에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을 때 국회가 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공공임대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해 예산에서 관련 예산은 되레 역대 최대로 감액되고 말았다. 국민의힘은 부자 감세, 민주당은 서민 감세를 주장했다. 양쪽 다 감세를 밀어붙이니 세원은 부족했고 절대 손대지 말아야 할 공공임대 예산을 줄이기로 합의했던 거다. 만약 그때 여러 정당이 연합 정치를 할 수 있는 구도였다면 결코 그런 어이없는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총선의 캐스팅보터인 무당층이 30~40%나 된다. 여론조사를 보면, 무능한 정치인보다 혐오를 조장하는 정치인이 더 싫다고 답한다. “국민은 무능한 것도 혐오 조장도 둘 다 끔찍하게 싫을 거다. 증오 정치에 투표율은 앞으로도 점점 낮아질 것이고, 그러면 손쉬운 증오 정치는 더 기승을 부릴 것이고…. 반복될 악순환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최근 탈당하면서 ‘지금의 민주당은 민주당의 가치를 잃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렇게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당이 180석일 때 당대표를 지냈던 분이다. 개혁 입법도 실패했고 당의 신뢰도도 추락했었다. 되레 180석의 독주 프레임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프레임 전쟁만 했을 뿐 성과를 내지 못했던 성찰과 반성을 먼저 하셨어야 한다.” -‘개딸’ 등 당내 강성 지지자들 문제는 그 무엇보다 심각하지 않나. “강성 지지자들에게 편승하는 정치야말로 가장 쉬운 정치다. 아무리 강성이라고 해도 지지자들을 설득하며 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땠었나. 한일협정 때도, 3선 개헌 때도 사쿠라라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지지자들을 설득하는 정치를 했다. 그런 어려운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국회의원 세비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주장을 했다. (공황장애로) 의정활동을 잠시 쉴 때 세비를 반납하기도 했다. 국회의원들이 워낙 특권을 무감각하게 누리다 보니 특별해 보였다. “두세 달 의정활동을 못 했던 상황에서 가장 정직하게 대처하는 방식이 세비 반납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국회의원 세비가 우리처럼 1인당 GDP의 3배가 넘는 나라는 드물다. 국민 평균소득보다 훨씬 높은 세비를 받으면 국민 생활감각과 동떨어진다. 그래서야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켜주는 ‘수호자 정치’를 할 수가 없다.” -과도한 국회의원 특권을 폐지하자는 요구가 높다. “선거제, 의원 정수, 세비, 특권 같은 국회의 문제는 국회에서 결정하기 어렵다.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기구를 조직해 대안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쳐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나온 국민 안건을 국회가 법안으로 승인하는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 뉴질랜드, 칠레 등이 이런 방식으로 선거제 개혁 등 성과를 거뒀다. 국회는 결코 스스로 제 머리를 못 깎는다.” -총선에 올드 보이들이 귀환하고 민주당 내에도 586 운동권 세력들이 버티고 있다. “국민이 판단하실 것이다.”(웃음) ■이탄희 의원은 1978년 서울. 서울대 법학과, 하버드대 로스쿨. 서울중앙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사법농단 재판 개입 판사에 대한 헌정사상 첫 법관 탄핵 주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 5091㎢ 사라진 빙하, 탄소 저장력 잃은 숲… ‘극한 기후’ 이유 있었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사흘 춥고 나흘 포근하다는 ‘삼한사온’은 겨울 날씨를 대표하는 표현이었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습니다. 올겨울 날씨만 봐도 그렇습니다. 초봄 같은 날씨를 보이다가 갑자기 냉동고 추위가 찾아오고, 아침에는 춥다가 낮에는 포근해지는 등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이 모든 것의 근본 원인은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캘텍) 제트추진연구소(JPL), 새너제이주립대 모스 랜딩 해양연구소,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지구시스템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크기로는 세계 두 번째인 그린란드 빙상 면적이 1985년 이후 약 5091㎢나 줄어든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네이처’ 1월 18일자에 실렸습니다. 가장 큰 빙상인 남극 빙상을 비롯해 극지방 빙상은 지난 수십년 동안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북극 지역 그린란드 빙상은 1990년대 이후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위성과 항공 영상으로 1985~2022년 23만 6328개 그린란드 빙상 가장자리의 변화, 그로 인해 손실된 총얼음 면적을 정밀 분석해 정량화했습니다. 그 결과 그린란드 빙상은 지난 40년 동안 5091㎢가 사라졌으며, 무게로 따지면 약 1034Gt(기가톤, 1034조㎏)에 해당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2000년 1월 이후 감소 속도가 빨라져 매년 평균 218㎢씩 줄어들었습니다. 빙하학자 채드 그린 JPL 박사는 “이번 연구로 확인된 빙상 감소는 해수면 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해양 순환과 열에너지가 지구 전체에 분배되는 방식, 즉 기후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 플로리다대, 산림청 북부연구센터, 미시간 앤아버대 환경학부 공동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 가뭄, 산불, 각종 전염병 발생이 숲에 악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한 국제 학술지 ‘PNAS’ 1월 16일자에 발표됐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숲은 연간 탄소 배출량의 약 25%를 흡수해 기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연구팀은 미국 산림 관리 데이터를 바탕으로 11만 3806곳 산림 측정치를 분석하고 1999~2020년 추세를 모델링했습니다. 이산화탄소는 나무의 광합성을 유도해 성장을 촉진합니다. 그렇지만 연구 에 따르면 현재 이산화탄소 증가 추세는 성장에 필요한 수준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산불과 가뭄이 잦아지면서 숲의 탄소 저장 능력마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에런 호건 플로리다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에 대한 미래 예측이 너무 낙관적이었음을 보여 준다”고 단언하면서 “숲의 탄소 저장 용량이 줄어들면 온난화와 기후변화가 더 빨라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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