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악순환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역대 최대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아이템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당 운영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 증인 0명
    2026-08-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91
  • [사설] 내년 경제, 안정화가 초점

    정부는 내년도 우리경제 실질성장률이 6%,물가상승률 3%,국제경상수지흑자는 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구체적인 경제운용계획안을 마련중인것으로 전해진다.올해의 성장기조를 계속 유지하면서 물가를 다지고 경상수지도 적정규모의 흑자를 시현,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정책의지가 담긴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장·물가·경상수지 등 3대 거시경제지표는 동시 목표달성이 어려운 마(魔)의 삼각관계에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낙관적인자세로 임해서 경제를 그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무엇보다 ‘안정’에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거시지표의 속성은,성장목표를 겨냥해서 경기를 부추기다 보면 물가가 오르고 경상수지흑자에 지나치게 매달리면 성장이 둔화되는 식이어서 최대한의 균형감각을 살리면서 안정화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그러잖아도 내년도 경제여건은 그 어느때보다 불확실성이 짙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우선 발등의 불격인 대우·투신사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국내경제의 큰 흐름이 정해 질 것이다.만약의 경우 사태해결이 늦어지거나문제가 악화돼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면 실물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어 성장에도 영향을 줄 것이다.특히 물가는 국제원유가 인상과 엔고(高)에 따른수입물가 상승이 우려되는 데다 각종 공공요금과 서비스 요금도 줄줄이 인상 대기중인 상태여서 저물가기조를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내년 총선으로 늘어나게 마련인 시중통화는 경기호전 등과 맞물려 인플레를 부추길 가능성이 없지 않다.물가상승에 이은 임금인상압력의 악순환도 어렵잖게 예측되는 악재라 할수 있다. 더욱이 구조조정,부채비율인하 등으로 투자를 억제했던 업계가 본격적인 설비투자에 나설 경우 수입이 늘어나 경상수지를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이와같은 맥락에서도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은 무엇보다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짜여져야할 것이다.특히 물가 파급효과가 큰 공공요금과 관련,정부는 공기업 경영합리화와 구조조정을 보다 강력히 추진해서 인상요인을 최대한 자체흡수토록 해야 한다.인플레에 의한 금리상승을 막기 위해 기업투자의욕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시중 통화를 적정수준으로 유지시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투기성 부동(浮動)자금이 생산적인 산업자금으로 유입되도록 증시 등 자본시장의 안정기조를 확립하는 일도 시급하다.이와함께 경상수지악화의 큰 요인인 부품,기계류 수입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이들 제품의 국산화에 참여하는기업들에 대한 세제·금융상지원도 강화돼야 한다.가계(家計)는 사치성 소비재수입급증으로 물가가 오르고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점을 인식해서 과소비심리를 자제함으로써 경제안정화에 기여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 [20세기 문명기행] 4. 대량학살과 세계대전

    “1917년 육군에 입대한 나는 1차대전중 프랑스 육군에 배속됐다.우리가 속한 807 파이어니어 보병대원은 350여명이었다.파이어니어 보병대는 전투부대가 아니고 교량부설이 주임무였다.그런데도 귀국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 모두 12명 뿐이었다”(뉴스위크지에 실린 미국인 참전용사 허버트 영 회상 중에서). 1차대전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 가브릴로 프린치프의 흉탄으로 어처구니 없이 시작됐으나 9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희생자수가 19세기 최대의 국제전이었던 보(普)·불(佛)전쟁의 15만명보다 무려 60배나 많다.1차대전이 20세기 ‘대량살상의 시대’를 연 셈이다. 대량살상의 시대를 여는 데는 과학기술도 ‘한몫’을 했다.독일군의 독가스,영국군의 탱크가 처음 등장함으로써 대량살상을 부추긴 것이다.대량살상 신무기는 지상에만 있지 않았다.독일군은 당시 혁명적 교통수단이었던 비행기를 폭격에 동원,영국을 초토화시켰고 U보트(잠수함)로 연합국 전투함을 수장시켰다. 30년대말부터 히틀러의 광기로 세계는 초토화됐다.반(反)공산주의 및 인종차별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나치즘은 악의 뿌리인 소련지역까지 영토를 확장,독일의 생존권을 확보하고 유대인을 배척하자고 주장했다.이 때문에 600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되고 2차대전이라는 극단으로 몰고 갔다.히틀러의 전격적인 폴란드 침공으로 촉발된 2차 대전은 6년간의 전쟁으로 6,500만명의 생명이빼앗긴 인류 최악의 전쟁이었다.전쟁이 끝날 무렵 등장한 원자폭탄은 대량살상 무기발전의 ‘절정’을 이뤘다. 2차대전이 끝나자,또다른 불행의 역사가 기다리고 있었다.세계 맹주로 떠오른 미국이 유럽을 원조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자,소련과 소련이 이끄는 공산진영이 모습을 드러내며 냉전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소련이 동유럽을 장악한데 이어,중국마저 공산화됨으로써 공산주의는 전세계 인구의 30%를 지배하게 됐다.50년대 벽두는 냉전을 알리는 신호들로 시작됐다.소련과 중국,두 거대 공산국가는 2월15일 ‘중소동맹’결성을 발표,공산주의 연합전선의 탄생을 선언한 것이다. 냉전의 ‘유탄’은 은둔의 나라 한반도로 튀었다.북한군이 6월25일 새벽 전격남침하자 미군과 유엔군이 급파됐고,소련에 이어 중국이 참전함으로써 동서냉전이 열전으로 바뀌었다.3년동안 계속된 한국전쟁은 한민족에 엄청난 피해를 안긴채 ‘미완의 전쟁’으로 막을 내렸다.250만명의 한국인과 100만명의 중국인,5만여명의 미국인 등 4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동서진영이 맞붙은 두번째 결전장인 베트남전쟁은 ‘무적함대’ 미국에 첫패배를 안겼다.동남아지역에 공산주의의 확산을 저지한다는 명분 아래 전쟁에 개입한 미국은 50만명 이상의 미군을 투입하고 폭탄을 무차별 쏟아부었으나 결국 쫓겨났다.5만5,000명의 미국인과 100만명 이상의 목숨을 바치고서야수렁에서 빠져나왔다. 냉전의 악순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프랑스 유학중 공산주의에 심취한폴 포트(98년4월 사망)가 무장투쟁을 통해 정권을 장악한 뒤 ‘농민천국’을 구현한다며 지식인 등은 물론 노동자·농민·부녀자·어린이까지 닥치는대로 학살했다.인구의 4분의 1인 200만명이 희생돼 캄보디아를 ‘킬링필드’로만들었다. 소련의 개방·개혁정책을 실시로 냉전에 종지부를 찍자마자 민족 분규로 대량학살이 자행됐다.보스니아와 코소보에서는 ‘인종청소’가 그치지 않고 르완다 등 아프리카에서도 무차별 살육전이 벌어지고 있다.그러나 동티모르가오랜 내전을 딛고 독립을 쟁취했고,북아일랜드는 신·구교도간의 유혈분쟁을종식시켰다.새천년을 앞둔 세계에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김규환기자 khkim@ *인류의 공포 核무기 사라질까 1945년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된뒤 지구촌은 핵무기의 악몽에 시달려왔다. 미국과 옛 소련은 세계 패권을 잡기 위해 핵경쟁을 시작,전인류를 수십번죽이고도 남을 양의 핵무기를 생산,배치했다.여기에 19세기의 강자 영국과프랑스가 뛰어들었고 중국도 뒤질세라 핵무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46년부터 96년 말까지 50년간 이들 5개 핵강국들은 무려 2,045회의 핵실험을 실시했다.이중 미국이 1,030회로 가장 많고 러시아(715회),프랑스(210회),영국 및 중국(각각 45회)의 순이었다.지하핵실험이 1,517회였다. 핵강국들은 이같은 핵실험을 거쳐 다량의 핵무기를 생산,배치했다.96년 말현재 모두 3만9,047개나 된다.실전배치한 것과 비축분,폐기대기중인 것을 다합한 것이다. 러시아가 2만5,000개로 가장 많다.미국은 1만2,937개로 미국과 러시아가 전세계 핵탄두의 97%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엄청난 숫자의 핵실험과 무기는 인류복지 증진에 쓰였을 돈을 투입함으로써 가능했다.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40년부터 96년까지 핵무기 개발과 생산 등에 5조5,000억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이는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총매출과 맞먹는 돈으로 미국인 한사람이 2만2,000달러를 부담한 꼴이라는 계산이다.옛 소련은 미국과의 군비경쟁 패배로 해체됐으나 ‘핵유산’은 여전히 옛 소련의 자식들인 동구국가들에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는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을 통해 추가 핵실험과 핵무기 확산을 막으려 하지만 실효성은 없다는 지적이다.그나마 미 의회의 비준 거부는업친데 덮친격이 되고 있다. 더우기 미국은 2008년까지 매년 36억달러 이상을 핵실험과 운반수단의 개발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인도,파키스탄,북한 등 제3세계 22개 국가들은핵프로그램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때문에 새천년에도 핵무기가 전인류의 최대 악몽으로 남을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박희준기자 pnb@
  • “부자되고 싶으면 신용카드 멀리하라”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신용카드를 멀리하라”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 400대 부호 중 3위를 차지한 억만장자 투자가 워런 버펫(69)과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충고다.담겨진 뜻은 ‘빚지지 말고 살라’는말이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12일 버크셔 해더웨이 그룹 회장인 버펫이 전날 네브래스카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행한 연설을 인용,버펫이 “금리가 18∼20%인신용카드를 사용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고 강조했다. 잭슨 목사도 민권운동방향이 빈민들의 기술 및 자본 접근쪽으로 맞춰질 것이라며 “빚 문화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돈이 없을 때 신용카드에 현혹돼서는 안된다”고 연설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대한시론] 제대로 된 도서관 하나만이라도

    도서관이 교육과 연구에서 핵심적인 지원시설임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너무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것은 이 공계의 실험실과 더불어 ‘교육인프라’의 근간을 형성하며,교수 1인당 학생수와 함께 대학평가의 기본적인 지표를이룬다.그러기에 대학 하면 으레 도서관 장서를 떠올리게 마련이며,세계 유수의 대학들은 1,000만권대의 장서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 자명한 사실을 도외시하고 있다.도서관 건물이나전산화는 ‘교육인프라’에 해당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장서는 그것에서 배제되고 있으며,교육부에는 도서관을 담당하는 부서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200개에 가까운 대학도서관 가운데 100만권이 넘는 곳은 단 5개에 불과하며,그나마 있는 책들조차 장서 개발정책에 의해 모은 것이라기보다는 그야말로헌 책방에서 무게를 달아 사 모은 것들이라고 하는 것이 차라리 정확한 표현이다.그러니 대학은 진리의 전당이니 하는 허울좋은 공담은 고사하고,학부교육조차 제대로 될 리 만무이다.도서관의 실태가 그러하니 어찌 학문과대학이 올바로 설수 있겠는가.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통계를 통해 확인해보자.국내의 대학도서관 가운데 그나마 도서관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유일하게 200만권이 넘는 서울대학교 도서관이다.‘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추구한다는 서울대학의 도서관은 현재 220만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1만3,000종 정도의 학술지를 구독하고 있으며,1년 도서 구입예산이 작년에 80억원에 달했던 것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 대체적으로 40억원대 수준이었다가 올해는 30억원대로 떨어졌다.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1997∼98년)을 예로 들면,미국의 하버드대학 장서가1,390만권,학술지가 10만5,000여종,도서구입비가 230여억이며,일본의 도쿄대학은 장서가 740만권(미국대학 연구도서관의 7위에 해당),학술지가 4만2,000여종(19위권),도서구입비는 140억원(7위권)이다.100개가 조금 넘는 미국의연구중심대학의 도서관과 비교해볼 때,서울대는 장서에서 85위권,학술지에서 100위권,도서구입비에서는 100위권을 맴돌고 있다.나머지 도서관들은 아예비교의 대상도 되지못하며,기타 국회도서관이 130여만권이고 국립 중앙도서관이 주로 국내서 중심으로 300만권을 겨우 넘어서고 1년 도서구입비가 20여억원에 불과한 지경이다.참고로 미국을 대표하는 국회도서관의 장서는 2,430만권이다. 이렇게 된 데 대해 우리는 그간 어려웠던 경제적 여건을 들어 둘러댈 수 있다.사실 인도나 중국의 예가 보여주듯이 이는 어려운 살림 탓이라기보다는문화주체의식의 상실로 말미암은 것이기는 하지만,이제는 그러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국민소득 1만달러 운운하며 언제까지 돈타령만 할 것인가. 현재의 여건을 갖고서도 우리는 실제로 훌륭한 연구도서관을 꾸릴 수 있다. 도서구입 예산만을 보자면,우리 국립대학(교육대·산업대·사관학교까지 다합쳐서)의 예산을 합치면 360억 정도 된다.49개교의 예산이 이러하니 얼마나 빈약하냐만,이것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훌륭한 쌈짓돈이 될 수 있다.꼭 서울대학이 아니라도 좋다.우리의 지리적 중심인 대전쯤에 하버드대학 수준의예산을 쓰는 도서관 하나를 장만하고,나머지 돈으로 각 대학은 학부교육 정도에 맞는 도서관을 아담하게 꾸리자.미국처럼 넓지도 않으니 연구자들이 종종 대전을 찾는 수고는 참을 만하지 않겠는가.아니면 첨단 전자도서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누가 이런 도서관을 꾸릴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면,정말 답답해진다.돈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우리 조상은 ‘규장각’같은 탁월한 세계적인 수준의 도서관을 만들어냈는데,우리에게는 그럴만한 역량이 있는가.제대로 된 도서관을 하나라도 꾸릴 양이면,토목공사를 하여 번듯한 건물 하나 짓는 것은 그야말로 첫술에 불과하다. 하버드대학 도서관의 1년 예산이 도서구입비 230여억원을 포함하여 900억원이 넘는다고 하는데,그렇다면 도서구입비만이 아니라 진짜 인력을 부릴 수있는 인건비와 운영비가 마련되어야 한다.일급의 전문사서들이 있어야 하고,전국의 도서관들을 하나의 체계로 엮을 수 있는 행정체제가 있어야 하고,마지막으로 이런 사업을 소신있게 이끌어 갈 수 있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제대로 된 도서관을 꾸린다는 것은 민족문화의 자존을 위해서 꼭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독자적인 문화생산 역량이 없이는 도서관조차 올바로 꾸릴 수 없다. 과연 어떻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것인가. [崔甲壽 서울대교수·서양사]
  • [새 영화]’당신의 다리사이’

    새로운 천년의 길목에 서 있는 지금,사람들은 악마주의니 종말론이니 하는여러 세기말 증후군을 이야기한다.또 한편에선 섹스중독증이라할 만큼 치명적인 성(性)으로 치닫는다.16일 개봉하는 스페인 영화 ‘당신의 다리사이’는 바로 이러한 성중독증의 음습한 세계를 다룬 섹스 스릴러다. 섹스 스릴러 하면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원초적 본능’.‘원초적 본능’이 엽기적인 연쇄살인을 추적해가는 기둥 줄거리 속에 섹스 코드가 짙게 깔려 있는 영화라면,‘당신의 다리사이’는 섹스중독에서 오는 성적 불완전성과 정서적 불안감,금지된 관계의 긴장을 살리기 위해 스릴러 기법을 사용한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섹스중독증 치료 모임에서 만난 시나리오 작가 하비에르(하비에르바뎀)와 유부녀 미란다(빅토리아 아브릴)간의 욕망의 상관관계에 초점을 맞춘다.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는가.두 사람은 갖은 성적 상상력과 행위의극단까지 나아간다.연출은 ‘보카 보카’로 국내에 알려진 스페인의 중견 감독 마누엘 고메즈 페레이라.그는 “우리의 의식 속에서 정상과 과도함의 경계는 어디인가”라고 묻고 있을 뿐,섹스중독에 대한 가치판단은 내리지 않는다.죄의식을 느끼면서도 또다시 성적 악순환에 빠져드는 섹스중독증이 병이냐 아니냐는 여전히 논란거리다.정신과 의사들은 우리나라에도 5%정도의 섹스중독 인구가 있다고 말한다.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가 알코올 중독자들에게 뼈아픈 일침을 안겨주었듯이,‘당신의 다리사이’ 또한 이들 섹스중독자들에게는 하나의 반면교사가 될 법하다. [김종면기자]
  • “합당땐 악순환 거듭”TJ의 잇단 제동 눈길

    자민련 박태준(朴泰俊·TJ)총재가 가속도가 붙고 있는 여권통합 논의에 제동을 걸고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총재는 9일 “큰 당을 만들어 힘을 키워서 어쩌자는 것이냐”며 “(합당시에는)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면서 ‘합당반대’의사를 밝혔다.이어 “대통령과의 주례회동때 ‘합당에 대해 (자민련이) 호랑이 입에 먹히는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TJ의 합당반대의사 피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않는 분위기다.최근 합당논의가 DJP 사이에서 주도되고 있는데 대한 불안감의 표출이라는 시각이 있다.합당이 실현될 경우,향후 자신의 위상도 고려해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구·경북(TK)을 비롯한 당내 영남권의 좌장으로서 ‘영남권 다독이기’를 맡아야 하는 TJ의 역할과도 무관치 않다.국민회의에 ‘흡수’되는 식으로자민련이 없어져서는 내년 총선에서 영남권 득표를 높일 수 없다.합당을 하더라도 ‘독자적 목소리’는 필요한 것이다. 자민련내 영남권 의원들도 중선거구제가 실현되면 내년 총선에서 해볼 만하다는 의견을 가진 이가 적지 않다.TJ가 중선거구제 관철을 정치개혁의 최우선 과제로 재차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와는 별도로 김용환(金龍煥)의원을 비롯,일부 충청권의원들이 공동여당합당시 독자세력화를 꾀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합당을 둘러싼 자민련내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
  • 佛그르노블대 베르니스교수 대구라운드 연설 요지

    프랑스 조절학파의 태두인 제라르 데스탄느 드 베르니스 명예교수(71·프랑스 그르노블대)는 7일 대구은행연수원에서 열린 대구라운드 세계대회 1라운드에서 ‘채무포기의 시급성에 대하여’란 제목의 기조연설을 통해 채무국에 대한 외채 탕감을 촉구했다.다음은 베르니스교수의 연설내용 요약. 세계경제를 70년대 중반 이후의 지속적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한 주범은 제3세계에 누적된 외채다.외채는 주변국들의 발전에 근본적인 장애이자‘세계화’의 가장 부정적인 측면인 ‘금융 세계화’의 결정적인 원인이다. 선진국 은행들은 수중의 막대한 신용으로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고 금융세계화 과정을 확대하며 금융위기로 이끌어간다. 현재 전세계 채무국들은 앞으로 영원히 상환할 수 없는 엄청난 외채에 신음하고 있다. 반면 채권국이나 채권보유 은행들은 금리 격차나 환차익,원자재 등 1차 상품 투기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이같은 악순환은 빈·부국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키고 도처에 실업과 빈곤을 야기하고 있다. 외채문제는 궁극적으로 채무국 경제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채권국을 포함,전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사안이다.중심국들도 주변국의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채무국은 빚 갚기에 허덕이는 바람에 경제개발에 필요한 생산재를 수입할수 없어 저개발 상태가 지속되고,선진국에 상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채무국간 경쟁이 일어나 가격이 하락한다.결국 채무국들은 상품을 선진국들의 상대가격체계에 의거해 팔 수밖에 없어 스스로 경제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채권국도 경제난에 허덕이는 채무국에 상품을 팔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경제가 불황에 빠지는 ‘외채의 악순환’이 나타난다.이런 상황에서 채권국들이채무국에 시장개방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강행,국민경제를 파산시키며 세계 불황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제는 세계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 과감히 채권을 포기해야 할 때다.채무 포기가 은행들에 곤란을 야기할 수는 없다.이들은 오래전부터 그들이 제공한 차관을 회수한 셈이기 때문이다. 채무의 포기와 주변국들간 새로운 경제관계의조직은 발전전략에 불가결한전제들이다.각 국민들에게 각자 가장 효과적이고 자국의 필요와 문화에 가장 적합하다고 간주되는 전략을 수립할 자유를 주어야 한다. 정리 황경근기자 kkhwang@
  • [사설] 금융대책 유기적으로 풀어야

    정부가 4일 금융시장안정대책을 앞당겨 발표한 것은 증폭되고 있는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이다.정부는 지난 7월 대우사태 발생후 제1차 금융시장안정대책을 발표했으나 투신권에 수익증권 환매사태가 지속되고 있고시중의 실세금리를 나타내는 회사채 수익률이 한동안 두자릿수로 치솟으며,주식가격이 급락을 거듭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화되어 왔다.금융시장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당초 중순쯤 발표하려던 2차 금융시장안정대책을 서둘러 발표한 것이다. 우리는 본란(2일자)을 통해 금융시장안정대책을 조기에 실시할 것을 촉구한바 있다.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대우사태 발생→투신사 수익증권 환매→금리상승→주가하락 등 연쇄적인 악순환이 증폭되고 있어 대책을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이다. 정책이 실기(失機)를 하면 정책효과가 크게 손상되기 마련이다.그래서 흔히정책을 ‘타이밍의 예술’이라고 말한다.이는 경제예측·정책수립·정책시행등의 지연으로 인해서 정부정책의 효과가 반감하거나 실효성을 상실하는이른바 거번먼트 사이클(Government Cycle)이 나타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책의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이번 정부의 제2차 금융시장안정대책은 약간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당초보다 앞당긴 것은 실기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우리의 주장과 거의 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다시한번 대우사태 해결을 통해서 금융시장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 대기업 부실은 은행차입금이 많은 데서 빚어진 데 반해 대우그룹은 직접금융시장을 통해서 회사채 등을 과다하게 발행한 데서 비롯되었다.따라서대우그룹문제 해결이 금융시장안정의 관건이다.이러한 관점에서 채권금융기관이 워크아웃대상 기업에 대한 실사를 조기에 매듭짓고 살려야 할 기업의금융거래를 곧바로 정상화시키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다음으로 투신사 대우채권 환매사태와 관련,환매를 정부가 보장한 것은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필요한 조치다.또 투신사의 구조조정과 채권평가제실시를 유보한 것도 시장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정부는 금융시장안정을 위해서 대우사태·투신사문제·금리문제 등을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관점에서 풀어나가고 채권은행단은 대우그룹의 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되현재 시장불안요소인 회사채와 기업어음이 신속히 유통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국감초점」재경위/ 법사위

    *재경위 국회 재경위의 4일 재정경제부 국감에서는 파이낸스사 등 사금융 대책 문제가 가장 큰 쟁점이었다. 한나라당 심정구(沈晶求)의원은 “금융감독원 부산지점,한국은행 부산지사와 부산시 등이 파이낸스사의 이상 조짐이 나타나자 올 1월27일과 3월10일두 차례에 걸쳐 관련회의를 열고도 긴급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뒤 “정부가 사건이 터지고서야 법 제정을 서두른 것은 뒷북 행정의 사례”라고 비난했다. 또 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의원은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 유사금융업의피해 방지 대책을 질문했을 때 재경부장관은 ‘법령을 제정할 경우 유사한형태의 금융업자들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고 부정적인 답변을했다”며 “채 두달도 되지 않아 유사수신행위를 금지하는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정부의 늑장행정 비판에 여당도 가세,국민회의 정세균(丁世均)의원은 “당국이 파이낸스사가 상법상 일반회사라며 방관하다가 부산지역에서 문제가 된다음에야 대처하는 등 사전 정책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 이재명(李在明)의원은 정부의 사금융 입법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의원은 “사금융을 제도금융으로 편입할 경우 정부규제로 인해 효율성이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며 “먼저 사금융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장재식(張在植)의원은 “최근 일부 부동산컨설팅 업체들이 잇따라‘부동산 뮤추얼펀드’라는 이름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 자칫 제2의 파이낸스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상일기자 bruce@ * 법사위 4일 열린 국회 법사위의 서울고·지법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감청과 계좌압수수색 영장의 높은 발부율이 논란의 대상이었다.특히 야당은 후원회계좌 추적의 부당성을 거론하며 거센 ‘항의성 질의’를 퍼부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은 “전체 구속영장 발부율이 평균 85%정도인데 반해 감청영장과 계좌추적 영장발부율은 98%를 넘고 있다”면서 “이는개인의 사생활침해를 법원이 방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이의원은“특히 긴급감청은 감청 뒤 영장을 청구하는 것으로 불법도청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 조찬형(趙贊衡)의원도 “검찰이 청구하는대로 영장을 발부해 준다면 국민들의 통신비밀은 어떻게 보장될 수 있겠느냐”며 영장발부요건의 강화를 촉구했다.자민련 송업교(宋業敎)의원은 “한정적으로 발부돼야 할 구속영장이 검찰의 수사의지에 따라 발부된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후원회 계좌추적을 의식한 듯 계좌 압수수색영장 발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공세의 고삐를 죄었다.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이른바 ‘세풍’ ‘총풍’과 관련된 계좌추적과 감청영장 발부 현황을 요구했다. 최연희(崔鉛熙)의원은“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연결계좌에 대한 영장발부는 검찰의 불법적인 공권력행사에 협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박헌기(朴憲基)의원은 “계좌추적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도 100%에 이르고 있다”면서 “과연 법원이 강제처분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몰아붙였다. 박준석기자 pjs@
  • ‘대구라운드 세계대회’ 내일 개막

    미국을 위시한 선진·채권국 중심의 국제금융거래 질서를 타파하고 평등한세계경제질서를 모색하자는 세계 각국의 목소리가 한국에서 하나로 모인다. ‘대구라운드 한국위원회’(위원장 金泳鎬 경북대 경상대학장)는 4일 ‘대구라운드 세계대회’를 오는 6일부터 사흘동안 국내외 시민단체와 학자 등이참가한 가운데 대구 팔공산 대구은행 연수원 등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국제투기자본에 대한 규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토빈교수가주창한,외환거래에 부과하는 관세 성격의 토빈세 신설 ▲개발도상국 외채 문제의 심각성 및 외채 탕감 ▲IMF(국제통화기금)식 구조조정의 문제점 및 IMF를 비롯한 국제기구 개혁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번 대회에는 국제투기자본 규제운동을 주도하는 ‘금융거래과세연합(ATTAC)’과 극빈국 외채탕감운동에 앞장서는 ‘주빌리 2000(Jubilee 2000)’를비롯한 국제 NGO(비정부기구)와 참여연대 민주노총을 포함한 국내 시민단체등 100여개 국내외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이 참가한다. 가트(GATT)창설을 주도한 바그와티(J.Bhagwati)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국제경제론의 권위자 드 베르니스(프랑스)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이 참석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토빈(J.Tobin)교수도 대회 격려 메시지를 보낼 예정이다. 김영호 위원장은 “투기자본의 횡포와 개발도상국의 외채 증가 등 현 금융세계화시대는 무역세계화 시대와는 달리 극히 위험해 대책이 절실하다”면서“한국이 주도적으로 세계 시민·사회단체와 연대, 투기자본의 횡포를 막고외채 문제를 해결하자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대구라운드란 대구라운드는 세계 각국의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이 연대,개발도상국이나채무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대응논리를 발전시켜 새로운 쌍방통행형 국제금융질서를 수립하자는 목표로 창설됐다. 지난해 2월 21일 대구에서 열린 국채보상운동 91주년 기념 강연회에서 김영호 교수가 주창해 지난 5월 ‘대구라운드 한국위원회’가 결성됐고 국제사회의 호응속에 세계대회가열리게 됐다. 한국 최초의 시민운동인 구한말의 국채보상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개발도상국이 건전하게 외채를 조달해 생산적으로 활용한 뒤 건전하게 갚을 수 있도록,외환위기→외채위기→대량실업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개발도상국의 위기가 세계경제위기로 이어지는 원인인 브레튼우즈 체제의 일방통행형 질서를타파해 ‘건전한 국제외채·자본질서’를 형성하자는 운동이다. 일반은행이특정기업에 대출해줬다가 회수불능 사태에 빠지면 이자는 물론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선진국 채권은행들은 채무국이 국가부도 위기에 빠져도 채권회수를 보장해주는 IMF 덕택에 가산이자까지 붙여 대출금을회수하는 ‘면책특권’을 누려왔다는 주장이다.
  • [사설] 붕괴위험교실 방치 안돼

    전국의 많은 학교건물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 있다는 자료가 또 나왔다.해마다 국정감사 때면 거의 빠짐없이 나오는 이야기다.우리 아이들의 목숨을 오로지 하늘에 맡긴 채 위험한 학교시설을 방치해 놓고 있는것이다.고장난 녹음기 틀어놓듯 1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이 한심한 이야기가 언제쯤 끝날지 모르겠다.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전국 초·중·고교건물 가운데 92개교 120개동이 교육부 자체 안전점검 결과 재난 위험시설로판정됐다 한다.곧바로 철거하거나 개축해야함에도 재정난 등을 이유로 땜질보수만 하고 계속 사용해 대형 붕괴사고의 위험에 학생들이 노출돼 있는 것이다.천장에서 물이 새고 벽이 갈라지고 금이 간 정도가 심해 위험도 최고의 E급 판정을 받은 학교도 19개교 21개동에 이르는데 접근금지 표지 등 눈가림 처방만 한 채 대부분 방치돼 있다니 모골이 송연하다. 이처럼 위험한 학교시설 문제는 노후화와 부실공사 그리고 관계자들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다.일제 시대에 지어진 학교 건물들이 많아 노후시설의 교체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데다 최근 새로 문을 연 학교도 부실공사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특히 건축자재난이 심각했던 80년대 후반 세워진 서울시내 일부학교는 안전사고의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초등학교 담장이 무너져 학생이 다치는가 하면 중학교 본관 3층 건물 외벽 벽돌 수천장이 떨어져 내려 건물 옆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가 납작하게 찌그러지는 등 아찔한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그러고 보면 아직 학생들이 크게 다치는대형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기적인 셈이다.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 붕괴 참사와 같은 비극이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학교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어른들의 방심과 무책임한 행정으로 그런일이 다시 초래돼서는 안된다.당국은 교육재정이 부족하다며 예산타령만 하고 있으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어린 학생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땜질처방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긴급예산 편성이나 다른 부분의 예산전용이 안된다면 빚을 내서라도 학교시설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할 것이다.현재 총예산의 4%대로 떨어진 교육재정의 6% 확대가 필수적이지만 그 이전에라도 아이들의 안전에 우선순위가 주어지지 않으면 악순환의 고리는 끊을 수 없다.학생들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교육은 아무 의미가 없다.콩나물 교실을감수하고서라도 위험도가 높은 학교는 아예 폐쇄하는 것도 검토해볼 만하다.
  • 불법체류 조선족 58.8%“경찰에 돈주고 풀려났다”

    경찰이 국내에 불법체류하고 있는 조선족들을 단속하면서 돈을 받고 불법체류 사실을 눈감아준 것으로 드러났다.또 조선족들은 우리나라에 몰래 들어오기 위해 브로커들에게 많게는 1,000만원을 웃도는 커미션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집행위원장 徐京錫)과 한나라당 김홍신(金洪信)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조선족교회 주최 ‘조선족 초청 한가위 대잔치’에 참석한 조선족 1,136명을 설문조사해 28일 발표한 ‘중국 조선족의 한국 체류 실태’에 따르면 불법체류하고 있는 조선족의 42.6%는 경찰의 검문에 걸려 붙잡힌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찰에 붙잡힌 조선족의 58.8%는 “돈을 주고 풀려났다”고 대답했다.이들이 경찰에 준 돈의 액수는 10만∼30만원이었다.응답자의 69.7%는 경찰 단속에 대비,항상 비상금을 갖고 다닌다고 답했다.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집행위원장 서경석 목사는 “조사결과는 조선족에 대한 정부 정책의 잘못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불법체류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조선족들의 인권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대한포럼] 예약문화의 정착을…

    이번 추석연휴 기간 중에도 비행기 좌석을 예약해 놓고 탑승하지 않은 이른바 ‘노 쇼우(NO SHOW)’ 비율이 최고 28%에 이르렀다 한다.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예약부도 승객 비율이 추석 전날인 22일 24.6%(왕복기준),23일 22.9%,24일 28.6%,25일 25.8%,26일 25.7%에 달했다는 것인데 지난 설연휴의 예약부도율도 20%를 넘어섰었다.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4∼5배 높은 예약부도율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 좌석을 못 구해 승용차 편으로 고향에 내려가느라 평소보다 몇배 더 많은 시간을 꽉 막힌 고속도로 위에서 허비해야 했던 사람들이나 아예 귀성을 포기한 사람들로서는 분통 터질 소식이다.예약 펑크를 기대하며 새벽부터 무작정 공항으로 나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놓았다가 운좋게 비행기에 탑승한 사람들도 기가 막히기는 마찬가지일 터이다.약속을 지키지 않는무책임한 사람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고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사회는 후진 사회이다.예약을 지키지 않는 것은 단순히 도의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자원낭비를 가져오는 일이다. 예약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항공권에만 해당하지 않는다.구청,동사무소,등기소,병원,휴가철 관광지 호텔이나 콘도미니엄도 예약부도 때문에 골탕을 먹는다.최소한 10명 이상이 출발해야 하는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이 출발직전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 두사람 때문에 출발 날짜가 바뀌거나 아예 취소돼 버리는 경우도 있다.이럴 경우 오래전 부터 여행계획을 세워놓고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던 나머지 사람들이 허탈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일정이 뒤죽박죽 돼 버린다. 예약부도는 연쇄적인 악순환의 부작용을 낳는다.항공사는 예약부도로 인한수입감소를 막기 위해 공급좌석 보다 많은 예약을 받는 오버부킹을 하고 탑승시간 마감을 앞당겨 대기 승객을 태운다.예약을 지킨 승객들도 피해를 입는 것이다.병원도 오버부킹을 하는 통에 약속된 진료시간에 정확히 의사를만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단지 오전과 오후로 나뉜 진료시간에 따라 진료실 앞에서 무작정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려야 하기때문에 정작 많이 아픈 경우엔 종합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도 벌어진다.민원인이 찾아가지 않아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민원서류로 인한 세금 낭비도 엄청나다. 예약문화가 정착되려면 우선 소비자들의 의식변화가 이루어져야 하고 그 의식을 변화시킬 제도적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약속에 대한 책임감,시간의 소중함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저절로 이루어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대법원은 지난해부터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신청할 경우 수수료를 선납하도록 하고 택배(宅配)서비스를 실시했다.지난 96년 찾아가지 않은 등기부등본으로 인한 손실액이 24억여원에 이르렀던 만큼 당연한 조치라 할 수 있다.항공권의예약부도율도 사실 위약금을 철저하게 물리면 줄일 수 있다.그럼에도 고객감소와 반발을 우려해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예약 취소를 쉽게 할 수 있는시스템이 마련되면 부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예약부도율이 높은 것은사실 공급자나 소비자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신용사회의 기초는 서로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예약문화가 정착되지 않는한 우리 사회는 신용사회라고 할 수없다.또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대중이용 시설 뿐만 아니라 공무원의 출장,기업체의 휴가일정 등 우리 사회 전반에 예약문화가 스며들어 예측 가능한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예약문화 도입이 본격화 된 것이 지난 90년대 초 부터인데 새 천년을 눈앞에 둔 지금도 이런 논의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우리 사회는 더이상 한가한농경사회가 아니다. 任英淑 논설위원ysi@.
  • [대한광장] 새 천년기 초입에서

    한 천년기의 끝과 새 천년기의 시작이 가까이 오고 있다.그럼에도 지구 도처에서는 반목과 불신의 총성이 멈추지 않는다. 공동의 선보다는 내 나라,내 민족,내 종교의 이익이 앞서고,용서와 화해를바탕으로 한 평화보다는 증오와 폭력에서 비롯된 싸움이 승리하고 있다. 대량학살과 철권통치로 철저하게 파괴된 동티모르의 현실을 직시하면서 온인류가 소중하게 염원하던 평화의 유산을 다음 천년기에도 물려주지 못하는이 세대의 독선과 교만을 슬프게 바라본다. 우리나라의 현실도 다를 바 없다.여전히 한 동포이면서도 갈라져 불신의 세기를 살고,세세손손 이어져야 할 아름다운 우리강산 또한 우리의 무분별한잣대로 깎이고 패이고 무너지는가 하면 IMF의 폭풍우가 휩쓸고 간 고요 뒤에 더 크게 벌어진 빈부격차,계층간의 갈등이 이 사회를 더욱 움츠리게 한다. 1,000만원짜리 산삼 선물과 실직자들의 절망을 동시에 보는 사회에 우리가살고 있다. 현실에 만족하며 사치와 향락으로 자신들의 종말을 즐기는 부류가 있는가하면 한 천년기의 끝을 불안 속에서불신과 반복으로,마치 세상의 종말처럼보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무관심하며 살고 있는 사회이다. 새로운 천년기의 초입에서 이 사회는 과연 무엇을 희망하는가? 힌두어의 ‘사티하그라하(satyhagraha)’는 진리,사랑,정의 그리고 고통받고 소외받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해 드러나는 비폭력적인 힘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한다. 마하트마 간디는 비록 자신이 그리스도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이 ‘사티하그라하’가 곧 예수가 설교한 산상수훈과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이 보여준 중심적인 가치라고 확신하였고,스스로의 삶을 통해 이 가치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실천하였고 또 증거하였다.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 운동은 ‘사티하그라하’가 보여준 가장 위대한 힘의 결정체였던 것이다. 사티하그라하는 그것이 비록 그리스도교의 용어는 아니지만 그 의미를 그리스도교적으로 표현하자면 하느님은 사랑과 평화의 주관자임을 증거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또한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는 진리에 대한 전적인 헌신을 의미하기도한다.이는 평생토록 증거되는 것이며,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진리가 세상의어떠한 악보다도 더욱 강력하다는 것을 충실히 믿는 것이다. 사티하그라하의 요점은 자기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진실과 사랑의 역동성을 발견하는 기술이며,또 반대자들까지도 하느님의 귀중한 선물로 여기고 사랑의 믿음직한 행동을 통해 그들까지도 하나로 모으는 일치를 발견하는 기술이다. 따라서 이는 몸에 밴 오래된 증오의 낡은 습성에서,폭력에 대한 잘못된 경도(傾倒)와 그 믿음에서,그리고 세상의 불의와 유혹에서 우리 스스로를 해방하게 하는 용기이기도 하다. 한 천년기를 마감하는 이 때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공동체는 화해와 평화,희망 그리고 새 삶의 새로운 천년기를 위해 사티하그라하의 정신이 절실히요청된다. 진리와 정의,고통받는 사람들과의 연대,온 인류가 염원하는 진정한 평화가이 사회와 사회구성원 각각의 마음 속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불신과 투쟁,반목의 상처가 사티아그라하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사티하그라하는 평화의 구체적인 실천이며 이 실천이 미움과 불신,무력투쟁의 악순환을 깰 수 있는,그럼으로써 참된 평화를 위한 다리가 될 것이라고확신한다. 전쟁과 학살의 잔인한 위협,사회 계층간의 불신과 냉소의 위협,국가와 민족간의 집단 이기주의가 부르는 고립의 위협을 평화와 정의,사랑과 연대의 사티하그라하로 반전시킴으로써 새로운 천년기를 희망으로 준비하자. 이동익 가톨릭대 교수‘신부
  • [국회의원 입법활동] 드러난 문제점

    이번 조사에서는 국회의원의 법안 발의와 처리과정의 졸속성,벼락치기 입법사례 등 고비용저효율 행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특히 15대 국회 회기가 7개월밖에 남지 않은 데다 내년 총선 등 정치일정이 겹쳐 현재 계류중인 법안들도 졸속처리가 우려된다.지난 8월까지 15대 의원발의 및 정부제출 법안 처리건수는 전체 1,566건 가운데 1,190건으로 처리율이 76%에 그쳤다.계류중인 376건이 시간에 쫓겨 벼락처리되거나 무더기 폐기될 처지다. 주목할 점은 정부제출 법안은 91.9%의 높은 처리율을 보인 반면 의원발의법안은 처리율이 64.5%에 그쳤다는 것이다. 의원발의 법안의 계류율이 35.5%로,정부제출 법안의 계류율 8.1%의 4배를 웃돈다.회기 말 졸속처리되거나 폐기될 계류법안 가운데 상당수가 의원발의 법안이라는 설명이다. 계류법안에는 도시저소득층,노인,의료,아동 등 민생과 인권 관련 법안이 많아 ‘아직까지 국회가 민생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보여준다. 14대때는 의원발의 법안의 폐기율이 59%로 정부제출 법안 폐기율 6.7%의 9배나 됐다.의원발의법안이 성안(成案)단계부터 법률안 요건 부족 등 졸속과 비전문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국회 공전이나 저조한 개의일수와도 상관관계를 갖는다. 반면 법안의 수정가결율에서는 의원발의 법안이 정부제출 법안보다 낮은 비율을 보여 입법 과정에서 ‘의원이기주의’가 끼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했다. 의원발의 법안은 공동발의 의원 상호간의 협의 등으로 원안 통과되는 사례가 많지만 정부제출 법안은 야당의 정부정책 비판 등 정치논리의 개입으로 수정가결되는 예가 많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15대에서는 전체 의원의 46%를 웃도는 초선의 활발한 의정활동으로체면이 덜 깎였다.15대 의원발의 법안이 910건으로 14대의 320건보다 3배쯤늘어난 것도 초선군단(軍團)의 활약과 무관치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보다 많은 신진인사들로 바뀌어야 한다는 ‘물갈이론’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된다. 회기별 하루 평균 회의시간이 최소 36분에서 최대 8시간39분으로 들쭉날쭉한 것도 파행과 벼락치기라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우리 국회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
  • [대한광장] 민주 기지론

    ‘민주기지론(民主基地論)’이라는 것은 원래 북한에서 전개된 이론으로 북한이 통일을 위한 ‘민주주의 근거지’로서 우선 튼튼한 기반을 구축해야 된다는 것이었다.이것은 1946년 봄­여름 사이에 개념이 잡히기 시작했다.그때부터 50여년이 지난 지금,이제는 남쪽에서 이 개념을 생각할 때가 된 것이아닌가 한다. 북쪽에서는 소군정의 지도하에 토지개혁을 하고 친일파들을 내몰고 이기분자(異己分子)들을 숙청하고 ‘인민정권’을 창출하여 통일에 대비한 ‘민주기지’를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현 시점에서의 남쪽에서는 우선 산적한 문제가운데에서 억울한 사람들을 신원하고 지역감정을 해소하는 것이‘민주기지’로서의 선행조건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필자는 일본을 자주 다니면서 부러웠던 것이 딱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국민들 사이에 상호 증오감이 적다는 점이었다.국민 사이에 서로 증오감이 적으면 적을수록,억울한 사람이 적으면 적을수록 그 나라는 강국이다.가난한 나라가 원자탄을 가지는 것보다도 월등히 효과적이다. ‘억울한 사람들’이라는 범주는 상당히 넓지만 그중에서도 6·25 이전에공권력에 의해 억울함을 당한 사람들을 생각해본다.제주도의 4·3사태가 그렇고 문경 석봉리의 한 마을 학살사건이 그렇다.대만에서는 1947년의 2·28사건을 슬기롭게 극복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중국의 처참했던 문화대혁명 뒤처리에 있어서도 대국답게 보상할 것은 보상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한국은 어떠하였는가?지금에야 해결책을 모색중에 있는 느낌이 있다.너무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근자에 있어 문화방송의 4·3사건 특집들이 진지한 노력이라 생각된다.물론,필자는 ‘억울하게 된 원인’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제공자는 소련과 그 주위라고 지목한다.북한에서의 소련군정은 알다시피 자신들의 노선에 반대되는 세력은 인정하지 않고 당초부터 남한 미군정의 교란을 적극적으로 획책했었다.이것은 ‘쉬티코프 비망록’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이에 반하여,모두가 아는 사실이 되어 다시 꺼내는 것도 쑥스럽지만 남쪽에서는 사회상의 여러 기존 모순에,북쪽에서의 공세적 교란공작,미 당국의 ‘계산’과 ‘실책’ 등으로 혼란이 가중하여 갔다고 보여진다.의젓한 시골 선비가 좌경운동에 몰두하게도 되고 대지주의 자제가 월북하는 현상을 보게 된다.월남자,우익 민족주의자와 남쪽 기득권층(친일 부역자집단을 포함하여)으로서는 남한내에서조차 몰리면 갈 곳이 없다는 위기감에 붙잡혀 필사 반격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이에는 이로,피에는 피로’의 악순환이 생기는 것으로 생각된다.얼마전 ‘대한매일’에 실린 ‘문경사건’을 생각해 보자.경북 문경군 산북면 석봉리 석달마을은 평화스러운 산간벽지의 마을일 뿐이다.두 개의 상반되는 외세의 분단 점령이 없었던들 여태껏 평화스럽게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일대는 북쪽에서 지리산쪽으로 게릴라가 이동하는 길목에 위치했다.1949년 가을의 북쪽 신문을 보면 경북 산간지대에서는 피아의 교전뿐만아니라 생포한 경관들을 처단했다는 보도 등을 볼 수 있다.동료들이 생포당한 후 처형되는 것을 보고 발작적인 분노가 발생하기 쉬운 것이다.이러한 환경하에서 문경경찰서에서도 우호적이라고 분류된 석달마을 남녀노소가 전멸적 학살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6·25축소판의 비극을 6·25 이전의남한 사회에서 본다. 이제는 대한민국도 어른이 됐으니 나이에 걸맞게 서슴없이 명예회복과 응분의 보상을 하여야 통일을 위한 ‘민주기지’로서의 역량이 더욱 튼튼해질 것이다.필자는 지난 8월 27일 새벽 일찍 떠나 800㎞를 주파하여 어느 시골에다녀왔다.1950년도 4월 빨치산과 좌익군인을 처형하는 천연색 동영상물(動映像物)을 보기 위해 갔던 것이다.당연하다고 하면 그만이지만 너무도 슬픈 광경이었다. 통일,통일,부르기 전에 우선 주위부터 다지자.슬기로운 국민화합운동은 바로 통일의 첩경인 것이다. [方善柱 한림대 객원교수]
  • [재벌개혁 초일류기업으로 가자](중)

    -선단식 경영 계속하면 모두가 죽는다 “내가 물려주고 싶은 것은 물적 재산이 아니라 지식재산이다.그리고 2세를아낀다면 차라리 돈을 주고,절대로 기업을 물려주지 말아라” 지난해 타계한 고 최종현(崔鍾賢)SK회장이 생전에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SK그룹은 지난달 26일 최회장 1주기를 맞았지만 전문경영인 출신의 손길승(孫吉丞)회장과 대주주인 최태원(崔泰源)SK(주)회장이 역할분담을 하며 구조조정을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 SK는 지난 1년동안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산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SK(주)와 SK텔레콤 양대 주력사가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대우가 워크아웃,현대가 주가조작 시비,삼성이 총수의 사재출연과 세무조사설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SK가 변신에 성공한 이유는 여러가지가있겠지만 한 재계 관계자는 “잡다한 계열사를 거느린 다른 재벌들과는 달리 선단식(船團式) 경영을 지양,주력 업종에 집중투자한 것이 주효하지 않았겠느냐”고 풀이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정·재계 간담회에서 “일부에서 재벌개혁을 재벌해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선단식 경영이종식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재벌개혁의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과거 우리나라 재벌들의 사업구조는 ‘문어발’처럼 복잡하게 얽혀있었다.이쑤시개에서유조선까지 모든 업종을 망라해 손을 대지 않은 사업이 없었다.따라서 대기업의 사업구조는 서로 비슷한 형태로 유지돼 왔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선단식 경영은 결과적으로 세계 초일류 전문기업과의치열한 경쟁에서 처절한 패배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또 규모만 크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대마불사론(大馬不死論)’이라는 잘못된 신화를 잉태,급기야 오늘날 대우의 비극마저 초래하기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2001년 4월부터 부활되는 30대 재벌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선단식 경영의 종식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다.재벌들이 그동안 법망을 피해 3사 이상의계열사간 상호출자(순환출자)를 통해 가공자본을 창출,실질적인 자본의 투입도 없이 소유지분을 강화하고 부채비율도 낮추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저질러왔기 때문이다. 엄청난 부채를 지고 있음에도 불구,계열기업을 지배할 목적으로 새로이 출자,또 다른 부실을 낳는 ‘부실의 악순환’ 고리를 차단하자는 것이다.재벌총수와 가족들의 편법 재산증여에 따른 책임,제2금융권 경영지배구조 개선문제도 똑같이 총수 1인 지배하의 선단식 경영체제를 바꿔나가기 위해 필요한조치다. 수많은 계열사를 재벌총수 혼자서 경영하면 당연히 문제가 따른다.독단적이고 권위주의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공산이 커진다.재벌들은 선단식 경영의 환상에서 벗어나 ‘버려야 산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그리고 주력 기업에집중투자,세계 초일류 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의 주류를 이루는 중소기업도 공동부실화,모두가 어렵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깨달아야 할 것이다./정종석 경제과학팀장
  • 美공화당 ‘북한자문그룹’ 추진 선언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북한의 위협에 대비,미사일방어망 체제와 공중경보 체제 구축을 추구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벤자민 길먼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등 공화당 의원들로 이뤄진 ‘북한자문그룹’은 이날 발표를 통해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 일방파기 선언과 계속된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위협은 대가를 위한 위협정책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선언했다. 길먼 위원장은 특히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클린턴 행정부의대북정책이 실패해 왔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햇볕정책과 일본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지지여론은 미 행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가 감소하는 것과 같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자문그룹을 이끌고 있는 길먼 위원장은 이 때문에“미국은 또 다시 북한의 못된 행동에 보상을 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미국민의 세금을 북한의 위협을 막는데 쓰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자문그룹은이에따라 앞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미사일 방어망 및 전역미사일 방어망,그리고 개선된 조기경보 체제의 배치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재벌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정부·경제전문가 좌담

    재벌개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정부는 순환출자 억제와 사외이사제 도입등을 추진하는 한편으로 현대의 주가조작의혹 수사,삼성 이건희(李健熙)회장의 변칙증여혐의 조사 등으로 재벌들을 압박하고 있다.그러나 개혁정책에 대한 재계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이근경(李根京)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이한구(李漢久) 대우경제연구소 사장,최운열(崔運烈)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의 좌담을 통해 마무리 단계인 재벌개혁의 바람직한 방향을 들어본다. ■이한구 사장 현대전자의 주가조작의혹이나 삼성 이건희회장의 우회증여 혐의 등은 범법행위가 드러나면 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입니다.이를 재벌개혁의 압력수단으로 이용한다면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입니다.재벌개혁은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자는 것인 만큼 일부 재벌및 관계자들의 불법행위를 놓고 재벌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할 경우 당초 목적을 달성하는 데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근경 차관보 그 문제는 법집행에 관한 문제인 만큼 이 자리에서 논의하기는 부적절합니다.재벌개혁과 관련해 세가지 원칙이 새로 제시됐습니다.제2금융권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재벌 지배를 차단하는 것,순환출자와 부당내부거래를 억제하는 것,변칙적인 증여와 상속을 방지하는 것입니다.재벌개혁의 원리는 투명성,책임성,재무구조 건전성입니다.이 원리들이 현실에 적용되면 기업을 둘러싼 당사자들을 모두 만족시키게 될 것입니다.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재벌개혁의 기본 취지는 과도한 차입을 통한 무모한 확장을막고,국민을 볼모로 부실을 치유함으로써 경제 전체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의고리를 끊는데 있습니다. ■최운열 교수 제가 보기엔 재벌개혁이라는 용어 자체가 거부감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차라리 기업 개혁이라고 했으면 저항이 덜했을 것입니다.개혁의 목표는 처벌이 아니라 기업 체질을 강화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우는데 있습니다.글로벌시대에는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기업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꿀 때가 왔습니다. ■이사장 저는 재벌정책에서 근본적으로 생각해 볼 점이 몇가지 있다고 봅니다.먼저 기존 재벌구조로 인한 경제문제를 개선하려는 건지,새로운 환경을맞아 새롭게 행태가 변하도록 유도하는 건지 불투명합니다.또 기업의 재무에 초점을 맞추느냐,영업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시책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이 부분도 모호합니다.특히 외환위기 때문에 부채가 갑자기 늘어났는데도무조건 부채를 줄이라고만 강요하면 영업력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기업에 대한 간섭을 어떤 범위에서 할 지에 대해서도 분별이 없습니다.지배소유구조와 재무구조,사업구조는 구별해야 합니다.지배소유구조는 사회적 가치관이 반영되는 것이므로 간섭할 수도 있겠지만 재무나 사업구조에까지 정부가 나서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사업구조는 더 큰 문제입니다.사업을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는 잘 아는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데 지나치게개입하고 있습니다.수술을 하다 환자를 죽일 수 있는 상황입니다. ■최교수 말씀하신 것들을 모두 독립적으로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재무구조 등과 기업의 업종다각화 등을 따로 떼어놓고 볼 수는 없습니다.또 기업의주채권단이 은행이고,부실은행에 대한 정부 출자가 많아 주주 입장에서라도재무구조 개선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때문에 이를 반드시 간섭으로만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사장 그러나 부채비율이 기업마다,업종마다 다르고 도산가능성도 모두다른데 외부에서 판단해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주주는 은행이 제역할을 못할 경우,경영진을 바꾸면 되지 부채비율이나 여신에까지 간섭해서는 안되는 것 아닌가요. ■이차관보 정부가 채권은행과 재벌간의 약정을 통해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도록 한 것은 재벌이 망하면 금융기관 손실로 이어지고 이는 국민의세금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같으면 빚을 다시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이제는 빚이 일정수준을 넘으면 시장에서 신뢰하지 않습니다.기업의 부실이 국민경제의 손실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부는 국가의 안전을 위해 개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이사장께서 사업구조에 대한 정부개입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셨는데 재벌이 문어발로 다각화돼 중소기업의 설 땅이없어지는 것을막는 것은 정부의 몫입니다.또 핵심역량 집중작업은 재벌간의 자율합의에 의해 시작된 것입니다. ■이사장 문제는 부채비율을 맞추면 안전하고 못 맞추면 안전하지 않은가 하는 문제입니다.어떤 업종은 부채비율이 높아도 현금이 많이 돌아가 문제가없고,어떤 기업은 부채비율이 낮아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획일적으로밀어붙이면 병이 드는 경우가 생깁니다.금융기관들이 능력이 없다고 하지만권한만 주면 왜 능력이 없겠습니까.금융기관이 능력을 갖지 못했다면 정부는 지금까지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선진국도 직접금융 중심 국가와 간접금융 중심 국가가 다릅니다.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 현금 흐름이 좋아지고 부채비율도 낮아지게 돼 있습니다.정부는어떻게 이를 뒷받침할 지에 치중해야 합니다. ■이차관보 시장이 달라지고 있습니다.지금까지는 정부가 은행·재벌이 망하지 않도록 암묵적인 보증을 해왔지만 그런 보증이 끊어진 마당에 시장은 기업의 재무상태를 정확하게 봐야 합니다.그런 환경변화에 적응하려면 스스로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최교수 제조업의 평균 금융비용 부담률이 5.8∼5.9% 정도 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보다 두,세배 높은 수치입니다.직접금융이 우위에 있는 미국의 제조업 평균 부채비율이 100∼150% 안팎이고 간접금융 중심의 일본이 200% 가량입니다.국내 기업은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전에 400%였던 것이 1년뒤 500%까지 올라갔습니다.이 정도면 기업 스스로도 어렵다고 판단할 것입니다.예전에는 금융의 행태가 부도를 내지 않는데 맞춰져 있어 빚이 많아도 부도가 안났지만 이제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도 부채비율을 스스로 낮출 수 밖에 없습니다.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할 것입니다. 계열사를 30∼40개씩 거느리고 있는 것이 문제라기보다 한 그룹내 기업들이상호지급보증 형태로 운명을 얽어매고 있기 때문에 부실기업이 우량기업까지 동반몰락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독립경영으로 가는 것만이 그룹 전체가사는 길입니다. ■이사장 저도 일찍부터 상호지보의 위험성을 지적해 왔습니다만원인과 형태도 따져보지 않고 똑같이 없애라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예를 들어 신규사업을 시작해야 하는데 신용도가 떨어진다면 상호지보를 해야 합니다.모든 것을 정부가 획일적으로 적용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또 사업영역의 다각화는 외국과의 경쟁에서 아직 유용합니다.부작용이 있다면 이를 없앨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지 무조건 하지 말라고만 하면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부채비율도 그렇습니다.물론 낮추면 경쟁력이 올라가지요.하지만 경쟁력은마케팅력,기술력 등 여러 요소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이차관보 정부의 지시 이전에 적어도 재무 건전성만큼은 재벌 스스로 달성해야 합니다.상호지보도 금융기관들이 기업신용도에 따라 금리를 결정하면문제 될게 없지만 위험을 줄이려는 금융기관과 금리를 낮추려는 재벌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정부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합니다.선단식 경영에 대해서도 정부는 매우 부정적입니다.총수의 경영 전횡에 대한 견제가 없어 무모한 의사결정과 그로 인해 자원이 낭비되는 사례도있었습니다.재벌이 자금시장과 사업 영역을 독식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의 설 땅이 좁아졌습니다. ■이사장 제 생각은 다릅니다.재벌이 중소기업의 입지를 좁혔다지만 시장이완전 개방돼 외국기업들이 밀려오는 판에 대기업 진입을 막는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정부정책이 재벌을 살리는 것이냐,죽이는 것이냐에 대해 논란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벌 해체로 이해하고 있습니다.일부 정부 인사들이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도 해체론에 불을 붙였습니다.이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합니다. ■이차관보 정부는 재벌이 문어발식으로 수많은 기업에 진출하는 것을 원치않습니다.재벌은 앞으로 은행과 재벌의 약정에 따라 핵심 역량에 주력해야합니다.정부가 정유·철도차량·항공산업 등에서 재벌의 과잉 투자를 조정한 것은 이를 위한 조치입니다.또 순환출자를 억제하고 상호지보는 금지해 그룹 내부의 지나친 결속에서 오는 국가경제의 위험을 줄여보자는 것입니다. ■최교수 저는 단순히여러 기업을 한 그룹에서 경영하는 것을 선단식으로보지는 않습니다.수많은 기업의 의사결정이 한사람의 지시에 따라가는 것이선단식이지 단지 한 그룹 안에 10개,20개의 기업이 있다고 해서 선단식으로부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우리 재벌은 순환출자를 고리로 공동운명체가 돼있는데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기업이 전체 주주의 이득을 극대화하지 않고 총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총수가 지배주주로서 기업 경영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관련부처가 사전 의견조율을 해서 재벌해체나 선단식 경영과 같은 용어를분명히 정의해야 혼선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명확한 의미도 전달되지 않은 채 사회적 파장만 주고 있는 설익은 아이디어 남발은 하지 않았으면좋겠습니다. ■이사장 정부의 지시가 너무 심하다보니 심지어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가 어느 정도까지여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자본주의 시스템의 장점을 살리려면 기업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나 조직에게 최대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차관보 기업을 잘 아는 사람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데는 정부도 공감합니다.그 결정은 정부가 아니고 시장에 의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일각에서 사유재산 침해 등 이념의 문제를 들먹이고 있지만 재벌개혁은 헌법질서와 시장원리의 테두리내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정부가 추진하는 것은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재무구조를 건전화해 두번 다시 환란과 같은 위기가 오지 않도록 하자는 것일 뿐입니다.그것이 결국 국가경제의 안전을 확보하는 길일 뿐 아니라 재벌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손성진 김태균기자 sonsj@
  • [대한광장] 복지는 공짜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주지하다시피 복지후진국이다.OECD회원국 가운데 복지비 지출에서 밑바닥에 위치하고 있다.대략 5%에 달하는 1년 사회보장 예산으로는 실상후생과 복지가 수사에 그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이 점에서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산적 복지의 귀추에 대해 벌써부터기대와 회의가 엇갈리고 있다. 소비적 복지(welfare)를 생산적 복지(workfare)로 바꿔보자는 발상은 물론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그러나 이번 생산적 복지가 무엇보다 국민적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것이 중산층 및 서민층 보호육성책이라는 국정기조로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 여러 부처는 농어민 빚보증,공무원 처우개선,최저생활자 생계비보조,저소득층 중고생 학비면제 등 여러 가지 민생정책을 내놓고 있다.그러나 제아무리 훌륭한 사회보장정책도 실현가능성의 바탕 위에서 추진되어야뒤탈이 없게 마련이다.우리와 같이 사회안전망이 미약한 나라에서 국가책임에 의해 공적 부조를 확충하려는 정책의지는 높이 평가해 마땅하지만,복지제도는 그 엄청난혜택에도 불구하고 항시 많은 비용이 따르기 때문에 주의를요한다. 여기서 서구의 사민주의적 복지병과 중남미의 민중주의적 복지병이 떠오른다.이 두 유형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자유의 가치가 확립된 가운데국민 모두에게 평등의 이상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유럽의 나라들이 선진국형복지병을 앓아 왔다면,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은 자유의 가치가 정착되기도 전에 평등의 이상으로 대중을 현혹하는 와중에서 후진국형 복지병에 빠져 왔던것이다. 오래전부터 중남미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높은 대외채무,재정적자,인플레의 만성화는 민중주의적 복지병의 결과에 다름 아니다. 지난날 민주주의를 유보하는 대가로 남용된 복지의 배후에 억압적인 권위주의 정권의 권력논리 아래 숨겨진 방만한 정부지출과 과도한 해외차입이라는 악순환이 놓여있다.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그러한 복지정책의 도입이 거의 모두 사회개혁의명분을 띠었다는 점이다. 우리의 어려움은 IMF 관리체제 아래에서 성장을 정상화하면서 분배의 정의를 세워야 되는 이중적 도전에 있다.고용창출과 직업훈련에 못지않게 세제개편과 재벌개혁이 중요한 시점이다.선진국형 ‘일하는 복지’의 도입에 앞서후진국형 ‘베푸는 복지’의 폐해를 걱정해야 된다.그러나 200만개 일자리창출도 알맹이가 빠져 있고,재벌개혁의 내용도 갈팡지팡이다.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일회성 선심정책이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정부는금년 통합수지적자 폭을 GDP의 5% 이내로 묶을 수 있다고 본다.그러나 우리나라의 국가채무가 작년말로 143조원에 이르고 있고,금융 기업 실업 등 구조조정에 아직도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여건에서 정부의 복지기능이 과연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외환위기가 재정위기와 한 짝을 이루면 그결과가 얼마나 참담한가는 이미 러시아가 잘 보여주고 있다. 지금 한국경제에는 다시금 거품이 일고 있다.재고순환에 따른 경기반등이실물경제의 회복으로 인식되면서,수입과 소비 모두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에도 바쁜 형편에서 IMF 이전의 도덕적 해이로 되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시작이 잘 돼도끝이 어려운 것이 후생과 복지제도다.현 정부가 복지사회의초석을 일구어냈다는 역사의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회보장정책만은 권력논리로부터 자유롭게 놔둬야 한다.그리고 복지사회로 가는 한국적 길을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보다 구체적이고 항구적인 축적과 형평의 틀을 개발해 내야 한다. 서구적인 제3의 길을 어설프게 모방하기보다 우리식 복지의틀을 원모심려(遠謀深慮)해야 될 것이다. 林玄鎭 서울대 교수·정치사회학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