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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중동 戰雲 해소에 국제협력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 충돌사태가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 지역을 일촉즉발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이스라엘측 한 강경파 지도자의 도발적 행동으로 촉발된 팔레스타인측의 과격시위가 이스라엘측의 무력 진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10여일째 계속되고 있다.수천명의 사상자를 내고도 사태가 진정되지 않자 이스라엘과 범아랍권간에 전면적 중동전이 발발할지도 모른다는우려마저 자아내고 있다.우리는 국제 사회가 적극적인 영항력을 행사해 일단 양측 강경 세력의 감정적 기세 대결부터 중지시켜야 한다고본다.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10일 팔레스타인측에 당초 단호한 대응을경고하며 제시했던 폭력시위 중지 시한을 무기한 연장하기로 결정한것은 그런 점에서 퍽 다행스럽다. 중동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그렇잖아도 고유가로 주름이 진 세계 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이미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연일 급상승하고 있다. 유가 폭등에 취약한 한국에 중동사태는 결코 강건너 불이 아니다.정부 당국은 이번 사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 차제에 유가대책 등 장기적 에너지 수급정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이번 중동사태는 국제 사회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정부의자제와 타협을 촉구하는 선에서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 민족간감정이 격화된 상태다.유엔 등 국제기구와 강대국들의 사심 없는 전방위 중재와 개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특히 실질적 조정 능력을 갖고 있는 미국이 적극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본다.마침 클린턴 미 대통령이 지역 정상회담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니 기대와 함께 지켜보고자 한다. 우리는 1993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양측간 오슬로협정에 따른 팔레스타인 독립과 완전한 중동 평화 정착이 결코 신기루가 아니라고믿는다.양측이 한 걸음씩 물러서 기왕에 진행 중이던 평화 협상을 진전시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말이다.그러기 위해선 먼저 유혈사태라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하고 이는 국제 사회가 양측의 강경파,특히이번 사태 발발의 원인 제공자인 이스라엘측 매파를 자제시키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리쿠드당 샤론 당수가 예루살렘의 성지를 방문해 팔레스타인측을 불필요하게 자극한 데서 비롯됐다는 게 국제 사회의 일반적 시각이다.양측은 세계적 보편주의를 결여한 맹목적 민족주의는 두 민족 스스로에게도 재앙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 이·팔 분쟁의 역사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이-팔 분쟁은 단순한 옛 영토 회복 싸움을 넘어 유대인-아랍인의 민족갈등과 유대교-이슬람교 종교대립의 긴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중동땅에 터전을 일구었던 이스라엘 민족은 로마시대 반란을 일으켜이 땅에서 쫓겨났다. 그 사이 ‘젖과 꿀이 흐르는’ 이 땅은 1,400년동안 팔레스타인의 터전으로 바뀌었다. 세계 각지를 유랑하며 핍박을받아오던 유대인들은 1800년대말부터 시오니즘(Zionism)을 주장하며팔레스타인 땅으로 되돌아오기 시작했고 1948년 마침내 이땅에서 이스라엘의 건국을 낳았다.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에게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100만명이상의 난민만 배출하게 됐다. 1930년대부터 두 민족간의 폭력사태가빚어졌고 이스라엘 독립과 더불어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국가들의 갈등도 커져만 갔다. 4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이 발발했고 팔레스타인 난민의 역사는 계속됐다.전쟁에도 불구,독립을 얻지 못한 팔레스타인인들은 1987년 인티파다(민중봉기)를 일으켰고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총격으로 1,000여명의 희생자만낳았다. 93년 양측은 ‘땅과 평화 교환’을 위해 상호존재를 인정하는 평화협상을 맺었다.지난 7월에는 중동의 완전한 평화를 추구하는 캠프데이비드협상을 통해 공존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아리엘 샤론 리쿠드당 당수의 동예루살렘내 이슬람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 방문은 잠재돼 있던 이-팔분쟁에 불씨를붙였다.인티파다와 강경진압이라는 악순환이 재현된 것이다. 이동미기자 eyes@
  • 밀로셰비치 독재 13년

    권력을 향한 동물적인 본능과 끝없는 도전. 슬로보단 밀로셰비치(59)유고 대통령(59)의 13년 철권통치를 지탱해준 것은 이 두가지였다. 그러나 바로 이 두가지는 그를 지나치게 권력에 집착하도록 몰아갔고 결국 그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세르비아 민족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운 무력사용이 그의 정권 유지를 위한 방법이었다. 91년 유고연방에서 분리독립하려는 크로아티아와의 전쟁, 이슬람교도들의 '인종청소'를 꾀한 92년 보스니아 내전, 지난해 수많은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사살한 코소보 사태 등에 이르기가지 전쟁과 학살은 그림자처럼 밀로셰비치와 늘 함께 했다. 이때문에 그는 '발칸의 도살자'란 별명까지 얻고 유엔 유고전범재판소에 기소된 상태다. 그리고 학살 뒤에는 언제나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졌다. 그로 인한 국내경제의 피폐는 국민들의 불만을 누적시켰고 그의 권좌에 도전하는 야당 인사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은 또다른 인권유린 시비와 함께 유고를 더욱 고립시키는 악순환을 불렀다. 대학에서 변호사 교육을 받고 산업계와 금융계에서경력을 쌓은 그는 1987년 부인이자 최측근 참모역을 맡아온 미라 마르코비치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자신의 정치적 후견인이자 당시 세르비아공산당 당수였던 이반 스탐몰리치를 내몰고 권좌를 차지했다. 89년 세르비아공화국 대통령이 됐고 97년에는 의회를 장악,연임을 금하는 헌법을 고쳐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다.내년 6월로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그는 대통령직을 유지하기 위해 조기선거를 실시했다가 예상밖으로 야당의 코스투니차 후보에게 패하자 선거 무효화를 기도, 위기를 자초했다. 이동미기자
  • [대한광장] 우리는 왜 피로한가

    귀뚜라미 울음이 들려온다.계절에 민감한 곤충이라 이맘 때면 귀밑에서 우는 듯한 느낌이다.그러나 사실 귀뚜라미는 울지 못한다.성대근육이 없기 때문이다.앞날개를 문지르면 소리가 날뿐인데 우리는 귀뚜라미가 운다고 한다.그래도 생물학자는 우리를 나무라지 않는다.우리가 아는 것이 틀리다고 해도 생물학자가 아닌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생물학자의 아량이 우리를 피로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정치파행이 지속되고 있다.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공전하면서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은 물론 시급한 민생 현안까지 내팽개쳐지고 있다.자민련에 교섭단체 지위를 줄 것이냐 말 것이냐를 놓고 시작된 갈등이 국민 경제에 커다란 짐을 지우고 있다.이럴 바에야 차라리 교섭단체라는 제도를 없애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우리를 위해 만든 교섭단체라는 제도가 오히려 우리를 피곤하게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한국 증시의 주식회전율이 347%로 세계 최고라고 보도했다.이는 1주당 평균3.5회 가량손이 바뀌었다는 뜻인데 그만큼 단기매매가 잦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그러나 증권거래소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세계 50개 증시 가운데우리 코스닥 지수의 하락률은 61.66%로 세계 1위였다.벌겋게 달아올랐다가 금세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냄비장세 속에 올 1·4분기 114만원이었던 가구당 여유자금은 41만원으로 73만원이나 줄었다.거래는무수하게 하고도 고스란히 손해를 껴안았으니 주식투자를 후회한들소용없고 피로만 또 쌓인다. 국민건강을 위한 최적의 선택으로 홍보됐던 의약분업으로 환자들만고생이다.이 제도로 생겨나는 이득이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환자들의 고초에는 비길 수 없다.우리 국민은 납세·국방뿐 아니라 병 나고 다치지 않을 의무까지 지고 태어난 것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초창기의 시행착오로는 부담이 너무나 크다.준비되지 않은 제도의 도입으로 국민들은 새로운 의무를 지게 돼 피곤만 중첩될 뿐이다. 국민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오늘날의 한국재벌.그들의 왕성한 기업가 의욕은 우리를 가난의 질곡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그러나 골육상쟁은 TV속 사극에서 보는 것만으로 족하다.기업경쟁력의 본질을 벗어나는 데까지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서는 곤란하다.세계는 넓고할 일은 많던 또 다른 기업인의 불명예 퇴장도 우리에게 큰 상처를남겼다.믿었던 한 곳이 무너지는 순간 피로가 또 엄습해 온다. 벤처는 원래 제조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GE의 지난해 매출 1,116억 달러중 절반은 인터넷에서 올린 것이다.그래서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은 GE라고 한다.그럼에도 벤처는 첨단이고,전통기업은 굴뚝이라는 이분법으로 시장을 교란하게 만든 일차적 책임은 ‘묻지마 투자’에 있다.‘묻지마 투자’의 결과를 정부의 지원으로 보충하려 하는 한 전 국민 일인당 130만원의 공적자금 조성의 명분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다. 제도가 개인을 피로하게 하는 만큼 개인도 제도를 피로하게 한다.경찰관이 시위대에 맞는 나라다.보행자 도로는 넘쳐나는 간판과 노점으로 걷기조차 힘들게 돼 있다.버스 전용차선은 불법주차 전용차선이돼 버렸다.주차장이 있지만 돈내는 것이 싫고 아까워노상에서 버젓이 물건을 싣고 내린다.장례식장에서 휴대폰의 닐리리 맘보가 터져나오기도 한다.양보의 표시라는 상향등은 너 조심하라는 협박등으로돼 버렸다.제도가 개인을 피곤하게 하고 개인이 제도를 괴롭히는 악순환을 빚으며 우리는 너무나 피로에 지친 삶을 살게 돼 버렸다.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기업도 개인도 관료도 정치인도 사라져 버린다고 생각해 보자.그리고 고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며 사라져버린 것들을 그리워할 수 있을지 검증해 보자.실종검증을 통해 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짜보자.전문가는 전문가대로 일반인은 일반의상식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그래야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쌓여만 가는 피로를 씻을 수 있다.귀뚜라미의 울음을 굳이 날개부딪침으로 고쳐가며 살아야 하는 피로를 없앨 수 있다. ◆ 권 오 용 KTB 네트워크 상무
  • 9월 소비자물가 1.5% 상승 안팎

    저물가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태풍으로 인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대폭 오르고,고유가까지 겹치면서 9월 소비자물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목표치인 물가상승률 2.5%를 훌쩍 넘어서는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체감경기까지 나빠진 상황에서 물가마저 치솟으면 ‘고물가-저성장’(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등장,우리 경제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정부는 그러나 공산품,개인서비스 요금 등은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은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물가 얼마나 올랐나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달과 비교해 1.5%가 올랐다.태풍·호우의 영향으로 인한 농수축산물이 0.8%포인트로 절반가까운 영향을 미쳤다.의보수가 인상은 0.32%포인트,국제유가 변동에따른 석유류제품가 인상이 0.24%포인트 각각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렸다.올들어 1∼9월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1%로 정부의 목표치에 육박하고 있다. ■물가오름세 계속되나 9월들어 폭등했던 농수축산물 가격이계속 떨어지고 있어 11,12월중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경우,소폭상승에그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측이다.10월에는 국제원유가 상승분이 국내유가에 반영될 것으로 보여 향후 추가 상승 여부가 주목된다. 재정경제부 오갑원(吳甲元)국민생활국장은 “10월 이후는 공공요금등 추가 물가상승 요인이 없어,올해 목표인 2.5%의 물가상승률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30달러를 돌파했던 고유가로 인한 공산품 가격인상은 앞으로 2∼3개월뒤에나 본격적으로 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론을 펴는게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책은 없나 물가오름세가 계속된다면 국제수지 흑자기조가 무너지면서 경제구조가 급속히 취약해진다.기업은 물론 개인의 실질소득이감소하면서,인플레심리를 자극하는 악순환도 반복된다.물가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리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으나 2단계 기업·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대신 정부는 공공요금의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농수축산물의 가격안정에초점을 맞추면서 물가상승을 막는다는 방침이다.관계자는 “9월들어물가지표가 높게 나타나기는 했지만 당장 비상수단을 쓸만큼 상황이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시드니 취재석/ 절감한 스포츠외교

    ‘스포츠 외교력을 키워라’-. 26일 한국 야구와 여자배구는 공교롭게도 미국과 중요한 일전을 치렀다.결과는 모두 아쉬운 패배.야구는 첫 결승 도약에 실패했고 여자배구도 16년만의 4강꿈을 접어야 했다. 두 경기가 끝난 뒤 한국팀 관계자들은 판정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수긍이 가는 대목이 없지 않다.이밖에 남자하키와 레슬링 등에서도 손해를 봤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이와는 대조적으로 체조 펜싱 등에서는 자칫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는 위기를 잘 넘겼다는 견해도 있다.두 가지 모두 경기장 밖의‘보이지 않는 손’이 승패를 결정하지는 않더라도 영향을 줄 수는있음을 말해주는 사례들이다. 그렇다면 ‘보이지 않는 손’은 무엇일까-. 많은 체육인들은 국력과 함께 스포츠 외교력을 꼽는다.동전의 앞뒤와 같은것이기는 하지만 스포츠 외교력은 체육인들 스스로의 노력에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대회에 출전하면 으레 선수들은 물론이고 임원들마저 성적에만매달려 국제연맹이 주최하는각종 회의나 심판 강습회 등에는 눈길마저 주지 않는 지금의 ‘관례’로는 스포츠 외교력 강화를 기대할 수는 없다. 국제대회 참가 임원들은 관중석에서 선수들을 응원할 게 아니라 외국의 임원이나 국제연맹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토론하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또 종목별로 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재를 키워 스포츠외교 무대에 내세워야 한다.국제 스포츠계의 주변이 아니라 중심에 접근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는 얘기다.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은 그동안 큰 국제대회 때마다 어김없이 지적돼온 사항이다.하지만 이내 망각속으로 사라졌고 국제대회가 열리면 또 재론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이제는 말 보다는 행동을 할 때다.올림픽 5회연속 종합 10위를 운운하는 상황에서도 스포츠 외교력 강화를 ‘미완의 과제’로만 남겨둘수는 없지 않은가.체육계의 적극적인 해법을 기대해 본다. 시드니 오병남차장 obnbkt@
  • 공적자금 추가조성/ 회수 불능 40조 고스란히 국민부담

    *'혈세' 부담 얼마나. 기업부실이 금융부실을 낳고 금융부실을 메우기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공적자금이 다시 투입된다.이미 투입된 109조원을 포함,149조원에이르는 공적자금이 투입되지만 부실의 악순환을 차단할 수 있을지는미지수다.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그 공백은 고스란히 국민이 낸 세금으로 채워야 한다.이미 투입된 110조원 중 회수불능 금액은 40조원 정도로 추정된다.공적자금 이자부담액이 28조원이고,예금대지급이 12조∼13조원이다. 새로 조성되는 공적자금 가운데 금고·신협의 예금대지급 6.5조원의절반인 3조원, 내년 이자 1조5,000억원은 잠재부실이다. 여기다 추가손실이 얼마나 발생할 것인지는 예측하기조차 어렵다.향후 발생할 추가손실액을 감안하면 회수불능액은 6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나오고 있다. ■얼마나 회수 못하나 예금보험공사가 발행한 예금보험기금과 자산관리공사가 발행한 부실채권정리기금 64조원의 이자 28조원은 대부분정부 부담이다.두 기관이 이자지급을 해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해정부 재정으로 메워야 한다. 2006년까지의 채권 만기를 연장하면 이자 부담액은 늘어난다.추가로조성하는 공적자금 40조원의 내년도 이자 1조5,000억원은 내년 예산에 반영된다.40조원의 절반을 내년에 사용했을 때 연리 8%로 계산하면 1조6,000억원의 이자부담이 나온다. 예금보험기금채권을 발행해 투입한 43조5,000억원은 증자 20조5,000억원,예금대지급·출연 21조원,자산매입 1조8,000억원,기타 2,000억원에 사용됐다. 동화은행 등 퇴출된 5개 은행의 예금대지급과 출연금 21조원 가운데11조원 이상은 회수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났다. 정부 관계자는 “예금대지급 가운데 절반 이상은 회수하지 못할 것같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에 4조9,000억원,서울은행에 4조원을 투입하는 등 16조5,000억원의 출자금 회수도 불투명하다.한 주당 액면가 5,000원에 출자한주식은 주식상황에 따라 다르다. 관계자는 “주식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제값받고 팔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제일은행의 경우 액면가의 10배가 넘는 주당5만5,000원이 돼야 투입액의 상당부분을 건질 수 있어 전액회수가 불투명하다. ■회수실적은 65조원 가운데 25조원이 회수됐고 이가운데 18조6,000억원을 재사용했다. 부실채권정리기금 20조원 가운데 17조9,000억원이 회수돼 비교적 양호한 편이고 예금보험기금채권 43조5,000억원 가운데 7조5,000억원만회수됐다.한국자산관리공사는 부실채권을 사들여 되파는 방법으로 오히려 1조9,000억원의 수익을 남기기도 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추가조성 왜 하나. 정부가 50조원(회수·재사용분 10조원 포함)의 공적자금을 추가로조성하기로 함에 따라 2차 금융구조조정의 재원이 마련됐다.21일 열린 당정회의에서 공적자금 조성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규모에 대해서는 논란을 빚어 국회동의 과정에서 규모가 조정될 여지는 남아있다. 공적자금이 다음달중 국회동의를 마치고 국회에 계류중인 금융구조조정 관련법안이 처리되면 금융구조조정의 틀이 짜여지게 된다.공적자금을 투입해 은행 부실을 털어내고 금융지주회사로 묶는 실행작업이 남는다. ◆왜 추가조성하나 4개월전에는 30조원으로 추정되던 공적자금 규모가 50조원으로 무려 20조원이 늘었다.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되는 은행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8%에서 10%로 늘어났고,대우자동차 매각이 늦어지는 등의 상황변화 때문이다.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금융기관 주식을 팔아 회수되는 자금으로공적자금에 활용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주식시장 침체로 차질을 빚게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어디에 사용되나 1차 공적자금은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높이는 데사용됐고 2차 공적자금은 수익성을 높이는데 사용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한빛·외환은행 등 부실금융기관의 BIS 자기자본비율을 10%로높이는 비용이 6조1,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정확한 규모는 다음달 은행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동될가능성이 높다. 대우자동차 매각이 늦어짐에 따라 8조7,000억원이 투입되고 금고·신협의 구조조정에 6.5조원이 들어간다. 한투·대투 출자와 부실종금사 정리에 20조4,000억원이 투입돼 한투·대투는 예금보험공사의 자회사가 된다.수협·농협 출자에 1조8,000억원,기업부실화로인한 은행 추가충당금 적립지원에 2조원,한아름종금 손실보전 등에 4조5,000억원이 들어간다.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금융계는 대변혁에 휩싸일 전망이다.또 98년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주식시장에 불이 붙었듯 주식시장의 변화도 점쳐지고 있다. 박정현기자. *투입 현황과 문제점. ‘34개월동안 109조6,000여억원’ 지난 97년 11월부터 지난 8월말까지 우리나라 금융 구조조정에 투입된 비용이다.한달에 3조2,235억원씩 투입된 셈이다. 그러나 아직도 구조조정에 50조원이 더 필요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국내 금융기관이 ‘돈먹는 하마’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다. 정부로서도 이같은 부실덩어리를 제때 정리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향후 공적자금 투입 때는 분명한 집행기준과 원칙을 세워,더 이상 국민세금이 투입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적자금 투입현황] 모두 109조6,000억원이 투입됐다.▲예금보험기금채권과 부실채권 정리기금채권 발행으로 조성한 64조원 ▲투입자금중 일부를 회수해 재사용한 18조6,000억원 ▲세계은행(IBRD)을 비롯한국제금융기구 차관자금,정부예산을 통해 투입한 자금,예금공사 차입금 등 공공자금 27조원 등이다. 금융권별로는 은행권 금융 구조조정에 64%가량인 70조3,000억원이투입됐다.종금사의 경우,퇴출종금사에 대한 예금대지급 등 11조9,000억원이 지원됐다.투신사에는 모두 12조2,000억원이 들어갔다.보험사에는 모두 10조5,000억원이다.금고와 신협에는 예금대지급 등으로 각각 3조2,000억원,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퇴출 지연으로 공적자금 낭비 초래] 정부는 그동안의 금융 구조조정과 공적자금 지원 결과,위기극복 및 국가신인도 개선,금융 중개기능회복 등 유·무형의 성과가 있었다고 밝힌다.그러나 공적자금 투입의주대상이었던 한빛·조흥 등 6개 일반은행에 또 다시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점은 그동안 정부의 공적자금 운영능력이‘제로’나 다름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회생가능성이 없는 기관에 대한 퇴출을 지연시킴으로써 공적자금을 낭비하는 경우도 많았다.대한·중앙·나라종금의 경우,영업정지-재개-영업정지 과정을 거치면서 5,200억원이 날아갔다.제일 등 16개 종금사도 결국 폐쇄돼 7,600여억원이 허비됐다. 이 때문에 앞으로투입할 50조원의 공적자금은 투명한 집행원칙을 세워야 하며, 2차 금융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해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하는 노력을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陳稔재경 “금융구조조정 틀 연내 매듭”. 진념(陳稔)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적자금을추가로 조성하게 돼 경위야 어찌됐건 경제팀장으로서 국민에게 매우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진장관은 “금융·기업구조조정의시기를 놓치면 경제와 국민의 부담이 커진다”며 경제와 증시를 강화하는데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 40조원이면 충분한 수준이라고 보나.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당정협의를 통해 정확한 규모를 결정해나갈 것이다. △ 추가조성에 대한 오늘 오전 당정협의 결과는. 조성규모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충분히 조성하되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막고 국민부담을 최소화하자는 쪽과 40조원의 추가조성 규모를대폭 줄이자는 의견이 있었다. △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언제 구성하나. 10월초에 은행경영평가위원장과 예금보험공사 사장,국민의 신뢰를받는 전문가로 구성,가동할 것이다.이를 통해 공적자금의 투명성과공정성을 높이겠다. △ 금융구조조정 일정은 어떻게 되나. 금년말까지 금융기관과 부실기업의 기본 문제를 풀겠다.공적자금이투입된 은행은 분기별로 건전성과 수익성을 공표하도록 하겠다.금융감독위원회가 이를 감독할 것이다.10월중에 은행의 대형화,겸업화가나타날 것이다. 박정현기자
  • 금융시장 안정대책 ‘왕따’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땜질 처방’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높다.그나마 반짝효과라도 있던 단기 처방이 이제는 한계를 드러내면서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조짐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식 및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찾았지만 이는 기술적 반등일 따름이지 정부의 대책 발표가 약효를 발휘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12조원 추가 보증=정부는 지난 19일 신용보증기금 등을 통해 12조원의 추가 보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신보측은 “8월 말 현재 기술신용보증 등과 합쳐 19조7,000억원을 보증,연말 목표액인 31조원까지 약 12조원이 더 남아 있다는 얘기가 와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미 예정된 보증 물량을 마치 추가 보증하는 것처럼 정부가발표한 것이다. 지난 ‘8·23대책’ 때도 정부는 신보에 대한 보증출연 규모를 2,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했다.그러나 5,000억원은 고사하고 지금껏 1차 출연기금 2,500억원조차 출연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일단 자체 예산으로 보증을 서면 내년에 돈을 주겠다”며신보를달래고 있다.그러다 보니 신보가 보증회사채의 신용등급을 까다롭게 따져 CBO펀드 발행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신보측은 “정부가실제로 돈을 대주면 좀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국책은행이 보증을 설 경우=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는 보증기관에 국책은행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보가 보증한도에 문제가 없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보증 여력을 의심하는 시각이 높다”면서 “국책은행이 보증을 설 경우 시장의 신뢰도는 크게 올라가겠지만 결국 은행에 또다른 짐을 떠넘겨 악순환이 초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체금예금을 동원해 10조원의 채권형 펀드를 추가 조성하겠다는 구상에대해서도 시장 반응은 싸늘하다. ◆장기 비과세상품 검토할만=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투기등급 회사채는 6조6,000억원이다.내년 상반기에도 8조6,000억원이 돌아온다. 부실 가능성이 높은 15조원의 회사채를 언제까지 끌고갈 것이냐는의문이 시장에서 대두되고 있다.지금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삼아 ‘한계기업은 과감히 버리고 가자’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6조7,600억원의 하이일드펀드 및 CBO펀드에대해서도 뾰족한 대책이 없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만 닥달하지 말고 하루빨리 공적자금을 조성해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 시중은행 신탁팀장은 “장기 처방이 절실하다”며 “세금으로 시장문제를 푸는 선진국 사례를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즉 3∼5년짜리 주식형펀드에 종합소득세를 물리지 않거나,자금 출처 조사를 면제하자는 주장이다.그러면 시중자금의 극심한 단기화 현상도 바로잡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안미현기자 hyun@
  • “의사들 수입도 투명해져야”

    의사들의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데 동참한 서울대보건 대학원 교수 협의회의 조병희 (趙炳熙·46) 교수는 “의사들은 당장 폐업을 중단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생존권위협 운운하는데,의사들의 수입도 투명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왜 보건대학원 교수들이 갑자기 성명서를 냈나 평소 얼굴을 맞대는사람들이어서 부담스런 점도 있었다.하지만 의료계의 폐업이 장기화돼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데 보건대학원 전체 교수진이 합의했다. ■의료분쟁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의사들은 의약분업의 정착에 앞장서야 하며 폐업을 당장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일을 해결해야한다.의약분업이 올바로 정착되고 의사들의 진료 행태 또한 바뀌어야한다. ‘저수가·저부담·저급여’의 악순환 속에서도 의약분업은 일단 시행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해나가야 한다. ■의약분업으로 국민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지적이 많다 의사들이 보험료 인상을 반대하는 것은 ‘인기작전’에 불과하다.보험료 인상은그 폭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을 보장하면서 국민을 설득하는방향으로 가야한다. ■‘교과서적 진료환경’을 주장하는 전공의들의 투쟁이 완강해 의료사태 해결의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전공의들은 ‘육탄돌격대’로 앞뒤가 맞지 않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수십년간 교과서적 진료를 받지 못한 국민에 대해 반성도 하지 않고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약속하지도 않으면서 특권적 이익만 보장받으려 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
  • [대한광장]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하여

    인간과 인간사회를 보는 대표적인 관점으로 성선설과 성악설이 있다.이것은 인간의 본질을 선하게 보느냐 악하게 보느냐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인간관을 반영한다.성악설을 대표하는 사상가인 영국의 홉스는 자연상태의 인간사회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로 정리했다.여기서 국가에 대한 홉스의 처방이 나온다.홉스는 공포와 무법천지의 자연상태를 해결해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제도적 방법을 고민한 끝에 사회계약에 근거,권력을 독점하게 되는 ‘국가’라는 괴물을만든 다음 이 괴물에게 모든 권한을 양도함으로써 행복을 보장받는방법을 고안했다.홉스는 이 괴물을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불렀다.무절제하고 폭력적인 인간들이 리바이어던이라는 괴물에 의한식민지적 지배를 수용하는 방법으로 행복을 추구했다는 역설적인 이야기다.우리 사회는 지난 10여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민주적 발전을이루었다.민주주의는 이미 우리 생활의 불가분의 일부가 됐다.그러나민주화의 진전이 시민적 성숙이나 사회의 질적 발전을 동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그 반대현상이 급격하게 부각되면서 홉스가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상태’가 우리 사회에 재연되는 것이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의약분업을 둘러싼 의사집단과 약사집단의 대결은 국가나 정부의 역할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의사들의 장기폐업에 대해서도 아무런제동장치가 없다.과거 한의사와 약사들도 유사한 대결을 벌인 바 있다.결국 의사·약사·한의사들이 관련 단체와 학생들까지 총동원해두 차례 충돌했던 셈인데 대결의 일차적 원인은 개인적·집단적 ‘이익’과 관련된 것이다.이런 점에서 쓰레기소각장 설치 등 환경문제로발생하는 ‘님비현상’은 오히려 애교스럽기까지 하다. 현정부 출범 후 계속된 여당과 야당의 미묘한 대결상태는 우리 정치를 3류 이하의 수준으로 타락시키고 국회의 위상을 휴지 조각처럼 구겨버렸다.그러나 누구도 개선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이런 정도라면 차라리 정치를 없애 버리고 정치광장인 국회를 ‘시민광장’으로만들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재활용하는 편이 낫다는 무지한 발상이 오히려즐겁다.지난 총선에서 활약했던 총선연대의 낙선운동이 ‘국회봉쇄’로 발전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정부나 정당 안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정권 초기의고급옷 로비 사건이나 최근의 한빛은행 대출사건을 둘러싼 혼선은 권력의 순수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당내 갈등을 처리하는 지도부의 치졸한 방식도 국민들을 실망시킨다.특히 여당은 정치 초년생들이 불과 몇달 사이에 누차 ‘집단행동’을 감행할만큼 지도력도 없고 원칙도 없다. 갈등이 극한상태로 발전하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니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니 하는 표현이 유행한다.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발생했던 현상이 민주화가 상당히 진전된 현 상황에서 반복되고 있을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그러나 갈등의 확산이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정말로 심각한 문제는 갈등의 성격이 매우이기적이라는 것과 이기적 갈등을 조정할 사회적 기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원론적으로 말한다면 정부나 국회나 정당이 갈등의 조절기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그러나 자기 내부문제도 처리하지 못하고 작동불능 상태에 빠진 이들에게 어떻게 조절기능을 기대하겠는가. 이 때문에 갈등은 더욱 집단화되고 더욱 이기적인 것으로 변질되는악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마치 1차대전 직후 독일 바르마르공화국의민주주의가 사회적 갈등의 증폭과 권위적 조절기능 부재로 인해 히틀러의 파시즘에 권력을 양도했던 것처럼. 근대국가 형성 과정이 그랬던 것처럼 사회가 스스로 자율적 조절기능을 형성하지 못하면 타율적 압력에 의해 지배될 수밖에 없다.홉스의 리바이어던은 근대의 산물이지만 시대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출몰하는 괴물이다.고귀한 희생을 통해 획득한 민주주의가 자유방임과만인의 투쟁상태로 타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권위있는 사회적 조절기제가 구축돼야 한다.이 일은 일차적으로 정부의 책임이지만 정부만의문제는 아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정치학
  • 은행권 ‘포드강풍’에 또 휘청

    은행권이 예기치 못한 ‘포드 강풍’에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잠재 부실여신까지 낱낱이 드러내며 이미지 변신에 사활을 걸었던은행권은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라는 돌발 악재 앞에 허탈해하고있다.특히 대우에 발목잡혀 결국 공적자금 투입은행으로 전락한 한빛·조흥·외환·서울은행 등은 또다시 대우로 멍들게 될까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대우차 매각지연에 따른 추가자금 지원 및 매각대금 감소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적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손실 만회를 위해서는 기업대출을 보수적으로 하고 만기여신의 회수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 금융시장이 더욱 냉각되는 악순환도 배제할 수 없다. ■얼마나 물려있나 금융권의 대우차 총여신규모는 17일 현재 11조6,000억원이다.은행권이 4조5,000억원,기타 금융권이 7조1,000억원 물려있다.여기에다 워크아웃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해외채권과 소액채권만도 1조475억원이 있다. 은행별로는 산업은행이 1조3,500억원으로 가장 많고,한빛은행 9,076억원,조흥은행 3,844억원,외환은행 4,006억원,서울은행 2,465억원 순이다. 대우 워크아웃이 시작된 지난해 6월이후 은행권이 신규지원한 돈만도 2조5,000억원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산업 50%,한빛 44%,조흥 50%,외환 56.6%,서울 57%이다. ■매각대금 50억달러 미만이면 추가손실 8,000억원 LG투자증권은 최근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파장’ 보고서에서 “포드가 제시했던70억달러에 대우차가 매각됐다면 금융권 차입금에 대한 손실률은 43%에 그쳐,은행권이 이미 40∼50%의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에 추가부담은 미미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향후 협상과정에서 매각대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GMㆍ피아트 컨소시엄이 대우 워크아웃 결정 직전에 제시한 50억달러 미만선에서 매각이 결정될 경우 금융권 손실률은 60%를 웃돌아 추가로 8,000억원이상을 더 쌓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혈세’투입 불가피 채권단은 “이제 손뗄 수는 없다”며 고민하고 있다.엄낙용(嚴洛鎔) 산업은행총재는 “매각차질에 따른 신규 운전자금을 대우차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연말까지 매각을 끝낸다는게 정부 방침이지만,언제까지 얼마나 ‘쏟아부어야’ 할지는 장담할수 없다. 정부가 신규지원액 만큼 공적자금을 지원해주겠다는 입장을 흘리고있지만,일부 은행은 달가워하지 않는다.공적자금을 받을수록 정부주도의 은행 구조조정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적자금 투입은 결국 대우차 매각지연에 따른 추가부담을 국민이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안미현기자 hyun@
  • 13세소녀‘亞대표가수’키운다

    2000년 가을 조성모와 서태지가 한바탕 앨범판매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서 조용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예쁜 여자아이가 있다.요즘 ‘ID;Peace B’란 노래로 가요차트 상위권을 헤집고 다니는 만13세 신인 여자가수 보아(본명 권보아).얼굴도 빠지지 않고 춤과 노래실력도 성인 뺨친다.여기에외국어 실력도 갖췄으니어디에 내놔도손색없을 국제적 상품성을 지녔다.한국의 대표적인 가요상품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기획에 후한 점수를 줄 수도 있겠지만 갈수록 10대의 입맛에 영합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찮다. 13세.그래미 등 주요 음악상을 휩쓰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나 브리트니 스피어스,일본에서 3년전 팝차트를 누볐던 ‘스피드’도 모두 이나이 또래의 소녀들이었다.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애론카터도 마찬가지. 음악시장의 주요 수용층으로 떠오른 10대들이 윗세대보다 같은 또래가수에 열광하고 동일시 감정을 나타낸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보아의 음악적 ‘탄생’은 이전의 스타들과는 달리 이 점을 철저하게노리고 ‘가꾸어진’것이다. 그것도 H.O.T,SES,신화, 플라이 투 더스카이 등을 보유한 호화군단 SM기획이 3년동안 비밀리에 공을 들인신무기인 것이다. SM의 전략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대형스타를 만드는 일이었다.군 복무등을 감안할 때 아무래도 소녀가 유리하고 3년동안의 훈련기간을 거칠 경우 데뷔때의 나이,다국적 교육을 완수해낼 만큼의 국제적 감각까지 모두 계산에 넣었다. 보아는 전국의 콘테스트와 경연대회,오디션을 샅샅이 훑던 SM측에 의해 포착됐다.당시 오디션을 보러왔던 오빠가 그의 존재를 알린 것. 그에게 영어와 일본어 개인교사가 붙여졌다.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 다니는 켄트외국인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6개월동안 NHK 아나운서의 집에서 일본어만 쓰도록 ‘관리’됐다. 일본 최고의 연예인양성소로 불리는 ‘호리 프로’에서 ‘최고수’사쿠마에게서 춤을 배웠고 앨범을 녹음할 때에는 동양인 최초로 ‘솔트레인’에 출연한 일본 댄스계의 대부 나카자와 카즈히로에게 안무받았다. 여기에 유영진과 김형석 등 히트곡 제조기들이 가세했다.거액의 제작비를들여 TV-CF물을 따로 찍어 광고까지 내보냈다. 물론 이런 노력과 땀이 투자된 것은 국내 활동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내년 2월 일본에 진출,최고의 프로듀서 고무로 데쓰야와아무로 나미에 등의 앨범을 낸 댄스전문 음악 레이블 ‘아벡스’를통해 음반을 선보일 계획으로 이미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 있다. 보아를 단지 기획력과 마케팅 전략이 낳은 결과물로 폄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측면이 분명히 있다.무엇보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점이다. 데뷔앨범이나 방송활동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아이돌 스타를 뛰어넘는상품성이 ‘번쩍인다’.‘ ID;Peace B’에선 강한 느낌의 보이스 컬러로 댄스음악을 펼쳐보이는가 하면 ‘차마’나 ‘어린 연인’ 같은R&B 발라드에선 유연한 목소리로,‘왓에버’에선 흑인 특유의 펑키리듬위에 어우러진 애절함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등 다재다능하기 때문. 하지만 그의 가능성을 담는 그릇은 아길레나나 스피어스 등의 히트곡모조같다는 느낌을 배제할 수 없다. 또 하나는 그가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을 지켜보면 암담한 우리 음악시장이 겹쳐 보인다는 점이다.음악 수용층을 갈수록 내려잡아 기획앨범을 팔아치우려는 값싼 전략,이른바 로우틴 전략의 문제다. 음악평론가 박준흠씨는 시장의 한계를 곧바로 지적한다.“이제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음악장사’도 힘들어졌다는 얘기다.어쩌면활동기간이 4년을 넘긴 H.O.T같은 그룹이 더이상 10대 팬들을 추동할수 없다고 SM이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말한다. 감각적 음악을 강요하고 그게 시들해지면 바로 아래 연령층으로 내려가는 기획전략이 강요되는 한 그같은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또다른 공격은 아이러니하게도 보아와 한솥밥을 먹는 H.O.T 등의 팬클럽 회원들이 만든 10여개의 안티사이트에서 이뤄진다.이들은 “우리가 따르는 우상을 이용해 벌어들인 돈을 보아 키우는 데 써서는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H.O.T 팬들은 그렇지 않아도 자꾸 5집 발표일정이 늦춰지고 있는 H.O.T가 보아의 등장으로 홍보 등에서 차질을 빚지 않을까 두려워하고있다. 현재 H.O.T는 5집 발표시기를 놓고 9월말과 10월초 사이에서 고민을거듭하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한나라 1만여명 서울역집회

    한나라당은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당원·당직자 등 1만여명이참석한 가운데 ‘김대중 정권 국정파탄 규탄대회’를 갖고 선거비용실사개입 의혹과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 등의 진상규명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사과,책임자 처벌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야당의 잇단 장외집회가 사회혼란만을 불러올것이라며 집회 중단과 즉각적 국회 등원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집회에 이어 추석 연휴 이후에도 부산,대구 등 영남권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어서 정국현안을둘러싼 여야대치가 더욱 첨예화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나라의 도덕과 법치 그리고민주주의가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면서 “이런 신의없는 여당을 어떻게 천하의 공당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주장했다. 민주당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한나라당이 국회를 내팽개친 채당원을 동원,장외집회를 개최한 것은 정치불안을 가중하고 사회불안을 불러오며 경제불안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재촉하는 것”이라며 “명분없는 장외집회로 국민을 피곤하게 하지 말고 즉각 국회로 들어와 민생문제를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네티즌 이슈] 사이버 익명성

    *실명 강요할 수 없다. 인간의 의사소통은 이제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시간과 공간의제약을 받지 않는 장으로 옮겨왔다. 현실의 만남이란 그 절차와 과정이 복잡한 것에 비해 인터넷은 쉽게 접속하여 쉽게 만나고 접속만 끊으면 쉽게 헤어질 수 있다.자기 소개나 인사 없이도 바로 자아와 타인이 ‘소통’하게 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익명(匿名)’의 부정적 측면이 드러난다.이것은 심지어 인터넷 무용론까지 확대됐다. 익명으로 하는 행위는 자신을 숨기면서 주의주장을 펴는 일이지만,또 한편으론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아직 경계심을 풀지 못할 정도로경직되어 있다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탄력과 관용이 부족한 사회에서 개인은 자신의 정체를 노출하기 꺼리며,이 실명에 대한 공포가 재생,확산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진정한 인간관계란 진실된 관계를 말하며 비밀이 없어야 함이 옳다. 익명은 마치 목욕탕에서 옷을 벗지 못하는 것과 같이 그 집단에 어울리기 힘든 어색함을 뜻하고,이는 원칙적으로 제대로 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불가능하게한다.결국 이런 상태로 펼치는 어떠한 주장도설득력은 떨어지고,쌍방간 에너지 손실만 있을 뿐이다. 문제는 사이버의 익명은 실명으로 유도되어야지 강요할 수는 없다는점이다. 강요된 실명은 진실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스스로 떳떳하게 공개하는 정보만이 익명과 실명에서 우려되는 문제점들을 극복할수 있는 법이다.실명으로의 전환이란 사랑과 이해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익명의 개인에게도 “자신을 드러내도 괜찮겠다”는 무언의 ‘약속’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오랜 옛날부터 두려움을 극복하고 평화와 사랑,그리고 진실을 향해 부단한 전진을 해왔다.인간은 공포에서 환희로 지향하며,어둠에서 밝음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인터넷 세상을 펼친 궁극적 이유도 두려움과 구속에서 해방되길 바라는 밝음에 대한 인간 염원의 연장선인 것이다.그러므로 익명의 숨겨진 사연은 관용으로 이해되어야 하며 또한 그 익명은 용기와 열린 마음으로 반드시 진실한 이름인 실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신 동 희 명상가 paraajee@hanmail.net. *익명을 역이용 하자.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나이,성별,신분,인종의 구분이 없는 곳이다.누구나 아이디(ID) 하나로 자신을 대변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곳으로 원칙적으로는 어떠한 차별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다.우리가 잘 가꾸어 나간다면 인터넷은 우리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공간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홈페이지 게시판은 다른 나라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없을 만큼 활성화되어 있다고 한다.이러한 커뮤니티 공간에 익명을무기삼아 욕설과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등 여러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한 예로 모 여중 집단폭행사건만 하더라도 네티즌들이 어느 한 쪽의 증언만 듣고 다른 쪽 상대자는 물론 그 가족에게까지 밤낮 없이퍼부은 비난의 파문은 심각하다.이것뿐만 아니다.최근에는 대학생 장애인 폭행사건,한·중축구전 폭행사건,일본 랩 가수 한국비하사건 등도 대부분 사실과는 거리가 있었다.또 근거없는 정보를 가지고 개인의 명예를 씻을 수 없이 떨어뜨리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최근 톱 탤런트 김희선의 가짜 누드사진이 인터넷에 나돌아 다닌 것도 익명성이 그 바탕에 있었다.이처럼 많은 일들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과 다르게 많은 사람들에게 퍼져 나가고 있는 진원지가인터넷이란 점은 우울하다.이러한 일들이 모두 익명성이 보장되고 있는 구조 때문이다.실제로 한 공공기관의 게시판은 주민들 항의가 빗발쳤는데,게시판을 폐쇄하고 주민등록번호를 게재해야 등록이 가능한 건의함만 두자 항의가 뚝 끊겼다고 한다. 그렇다고 익명성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진지한 고민 상담은 익명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처음 대하는 사람(ID)인데도 몇 년을 사귄 친구처럼 솔직하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고 조언을 구하는 것도자신을 다 드러낼 경우에는 어렵다. 사이버 세상의 익명성에 대해 문제점이 많다고 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좋은 인터넷 문화를 생산하는 주역으로서 익명성을 이용한 다양하고 알찬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도 주저해선 안될 것이다. ♧ 김 문 종 (주)엑스뉴스대표 xnews@xnews.co.kr
  • [사설] IMF 졸업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이 IMF관리체제에 들어간 뒤 3년도 채 안돼 ‘졸업’을 공식 선언한 것은 우리가 일단 위기에서 벗어났음을공인한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다.우리 경제는 지난 98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지난해 10.7%,올 상반기 11.7% 등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한때 8.6%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3%대로 떨어졌다.외환보유액은지난 97년 12월18일 39억달러에서 지난 7월 말 904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지난 3년여 동안 우리 국민과 정부가 온갖 고통을 참으며 힘을 합쳐 거둔 결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무엇보다 멕시코 경험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외환위기로 다시 빠져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멕시코는 지난 76년 이후 3차례나 외환위기가 거듭된 바 있다.외환위기 발생→외환위기 극복→대규모 공적자금 투입,금융불안 지속 등 멕시코의 전철을 밟아서는 결코안된다. 우리나라가 IMF 관리체제에서 벗어났다고는 하나 국가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하다.부실화한 은행시스템 재건을 위해 쏟아 부은 공적자금이 국내총생산(GDP)규모의 20%에 이르는데도 금융권 구조조정은 크게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기업의 금융비용 부담률이 외환위기이전보다 늘어난 데서 알 수 있듯 기업재무구조 개선도 여전히 미흡하다.더구나 경기가 둔화되는데다 금융권 구조조정 지연으로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는 등 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될 조짐마저 보인다. 지난 2·4분기 GDP 성장률이 5분기 만에 처음 한자릿수로 돌아선 데 이어 계속 둔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여기에 국제유가가 초강세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물가와 무역수지까지 불안해지는 상황이다.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과 독일 경제지 한델스 블라트는 지난 23일 모두 “개혁이 부진한 가운데 성장둔화와 신용경색이 맞물릴 경우 한국 경제는 경(硬)착륙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과제는 인플레를 억제하면서 성장률을 높이는것이다.IMF가 “한국은 내년 이후 잠재 성장능력과 실질 성장간의 격차가 좁혀지면서 인플레 압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대목을 경제주체들은 새겨 들어야 할 것이다. 특히 금융과 기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기업의 영업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고 활성화해야 하는 딜레마를 극복해내야 한다. 우리나라가 IMF를 졸업했다고 해서 안도하거나 축배를 들 상황이 아니다.온 국민이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경제현안 해결에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 [사설] 공적자금 투입 줄이려면

    정부와 여당이 공적자금을 연내 추가로 조성해 부실 금융기관에 투입키로 했다.규모는 10조∼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과연 ‘밑 빠진 독’처럼 계속 쏟아부어야 하느냐는 그 타당성에 대한 논란도있지만 불가피하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한다.새로 늘어난 부실을 그대로 놔두고는 은행 등 금융기관의 정상경영이나 금융구조개혁도 어렵기 때문이다. 문제는 모두 국민의 세금이라고 볼 수 있는 공적자금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계속 들어가는 데 있다. 환란 이후 모두 107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금융기관 부실은 계속 늘고 있다.즉 잠재된 기업의부실이 새로 드러나 금융기관으로 전가되고 금융기관들은 누적된 부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적자금을 새로 조성하고 투입하기에 앞서 이미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는 데 정부는 우선 나서야 한다.부실 금융기관 임직원뿐아니라 부실 기업주를 상대로 철저히 책임을 추궁해 그들의 재산을환수해야 한다.이제까지 공적자금 회수 규모가 18조원에 불과한 것은 문제이다.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공적자금의 적극 회수에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기업개선(워크아웃)작업에 들어간 상당수기업의 오너들이 회사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최근 적발된 사례는 정부와 금융기관의 감시 태만 탓이다.이런 사례가 재발돼서는 안된다. 또하나 짚고 넘어갈 것은 공적자금 투입이나 금융개혁문제를 단순히 금융 차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금융 부실의 일차적인 원인 제공자인 기업의 부실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를 산업정책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즉 부실 기업을 퇴출시키되 경쟁력 있는 대체기업의 창출을 고려해야 하며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업이 잘 돌아가야 향후 부실 여지가 줄어들어 금융기관의 정상화도 앞당겨질 것이다. 지금처럼 자동차와 건설 등 국가의 주요 산업들이 계속 흔들릴 경우 나라 경제의 앞날이 밝지 않은 것은 물론 금융기관의 부실 규모 역시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다.부실 기업을 정리하더라도 구조조정 이후의 대안을 마련하는 장기적인 산업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그런데도우리나라를 지탱하는 기간산업을 어떻게 끌고갈지에 대한 청사진이 정부 내에서 결여된 것처럼 보여 우려된다.심지어 금융정책 따로,산업정책 따로 돌고 있는 형국이다.기업과 금융 구조개혁 이후의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만 기업 부실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고 국민의 세금을 공적자금으로 투입하는 등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 독자의 소리/ 농촌에도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실시를

    예나 지금이나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변함이 없을것이다. 예전에는 자식들을 교육환경이 우수하고 학군이 좋은 도심지역으로 전학시키거나 거주지를 변경하는 일이 잦았다. 요즘은 도·농 간의 거주환경 차이가 크지 않아 그런 현상은 일단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정보화시대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도심편중현상을 보면 농촌의 학부모들이 과거와 같은 악순환을 또다시 되풀이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도심의 학생들은 학교의 전산시스템이 잘 구비되어 있고,동네에 PC방이 다 있기 때문에 정보화의 혜택을 잘 받고 있지만,농촌의 학생들은이러한 환경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인터넷 업체들이 수지타산이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농촌을 정보화의 사각지대로 방치하지 않도록교육당국의 관심과 배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은경[충남 홍성군 홍성읍]
  • [사설] 경제개혁 청사진

    정부가 23일 확정한 ‘국민의 정부 2기 경제운용 방향’은 금융·기업·노동·공공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의 시간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이는 구조개혁을 하루빨리마무리짓고 선진국 수준으로 경제를 도약시키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날 4대 부문 개혁을 위한 이른바 3단계 정책운용 방안을내놓았다.우선 내년 2월 말까지 기업·금융 구조조정을 매듭지은 후내년 말까지 범(汎)정부 차원에서 시장경제시스템 작동을 위한 소프트웨어·관행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그 후 2003년까지는 한반도가 국제무대의 새로운 경제중심체가 되도록 경제 전반의 구조 선진화를 꾀할 방침이다. 우리가 여기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4대 부문 개혁을 내년 2월 말까지 끝내겠다고 못박은 대목이다.정부가 이처럼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내비친 것은 4대 부문 개혁이 우리 경제의 사활과 직결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하면 기업부실,금융부실,금융불안,실물경제 위축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점은 불을 보듯뻔한 일이다. 이는 또 경기하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이후 경제 전반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올들어 몇차례 반복된 금융시장 불안과 기업 자금난도 결국 개혁이 완료되지 않은데서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그런데도 우리 사회 분위기는 외환위기극복과 경기회복으로 구조개혁의 의지가 이완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오죽하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최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요즈음 국민 사이에 외환위기때와 같은 긴장감이 줄고 도덕적 해이,개혁 피로감,집단이기주의가 나타나고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겠는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부가 경제개혁 마무리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국정 2기를 맞아개혁 고삐를 다시 죄는 동시에 정부의 개혁 의지를 의심하는 시장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구조조정 일정과 방침을 내놓았다고 해서 개혁이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개혁을 완수하기까지에는 많은난관이예상되기 때문이다.따라서 정부는 합리적인 원칙을 갖고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정책 시행과정에서 불거지는 부작용에도 적극 대처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무엇보다 정부는 구조조정이 시장참여자의 동참과 지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명심하여 시장원리를 존중하는 쪽으로 개혁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 [각료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교정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보화 혁명은 문명의 질적 변화와 함께 전통적 가치체계의 대전환을 가져오고 있다.이러한 변화에 따른 가치체제의 혼란은 범죄의 급속한 증가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지난 30년간의 우리나라 범죄 현황만 살펴보더라도 1970년에 30만건에 불과했던 범죄발생이 1999년에는 6배인 180여만건에 달했다.교도소에 수용된 재소자도 급증하여 같은 기간 동안 2배나 늘어나 현재 6만5,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범죄는 우리의 이웃을 해하고 가정을 파괴하며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는 무서운 사회악(社會惡)이다.그런데 이러한 범죄 중 상당수가 전과자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법무부는 교정(矯正)행정의 개선과 발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특히 새천년을 맞아 ‘21세기 선진교정행정 구현’이라는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실천을 위해 노력하고있다.21세기 선진 교정행정의 구현은 수용자 인권신장,수용환경 개선,교정교육의 확충 및 직업훈련의 현대화 그리고 사회복귀 촉진 등 네 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용자의 인권신장을위해 작년 12월에 행형법(行刑法)을 개정하여수용자에 대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평등원칙을 명시하고 수갑·포승등 계구(戒具)의 사용을 엄격하게 제한하였으며 징벌유예제도를 신설하고 전화사용을 허용하였다. 그리고 수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후시설 개축 및 신축을 통하여과밀수용을 해소하는 한편 수용자 거실에도 TV를 설치하여 여가선용은 물론 이를 통한 정보제공도 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수용자의 재범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에 유용한 직종을 중심으로 직업훈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가고 있다.특히 컴퓨터 활용능력과외국어 교육까지 활발하게 실시함으로써 정보화시대에 부응하는 실질적인 직업훈련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수용자들의 사회적응을 위해 모범수형자에게 외출·외박을허용하고 ‘부부 만남의 집’을 개설하여 가족과의 숙식도 가능하게하였으며,교도관의 감시없이 외부공장에 자율적으로 출퇴근하여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그밖에도 직업훈련교도소 등 전문교도소의 신설,민영교도소 도입·운영 등 중장기과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러한 교정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수용자의 잃어버린 자신감을회복시켜 주고 손상된 가정에 행복을 안겨주며 재범을 방지하여 사회안정을 도모하고 또한 재범했을 경우의 수사·재판이나 수용으로 인한 국가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는 잘 교정되고기술훈련으로 생활능력을 갖춘 수용자들이 출소 후 사회일원으로서밝고 희망찬 사회건설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金正吉 법무부장관
  • [오늘의 눈] 지나친 기대와 北현실

    ‘8·15 상봉’은 이산가족과 온 국민을 기대감에 부풀게 했다.90대 노모와 70대 아들의 50년 만의 상봉모습은 치유되지 않은 분단의 상처를 일깨우면서도 남북관계의 새로운 변화에 기대를 걸게 했다. 김포공항에 내린 고려항공 비행기에 그려진 인공기에 대한 일반의거부감도 별로 없었다.전에 비해 정치색이 탈색된 북측 태도,‘병원상봉’을 허용하는 등 인도적 배려를 위해 유연성을 보인 양측 당국자들의 태도는 변화의 기대에 힘을 더한다. 언론도 정부의 후속조치와 전망을 보도하며 장밋빛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당장 면회소가 열리고 다음번 만남에선 상봉 숫자도 2배 이상크게 늘 것처럼 받아들인 이산가족들도 적지 않다.함께 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설레는 이산가족도 있다. 흥분과 감동 속에서 부풀어오른 기대감이 얼마나 실현될 수 있을까. 극심한 경제난에서 이제 조금 숨을 돌리고 있는 북한이 이같은 바람을 모두 받아줄 수 있는 처지일까. 8·15 상봉을 마친 지금 북의 현실과 처지는 어떤 것인지 돌아볼 필요는 없을까.가정방문과 성묘 등 쉬울 것 같은 문제도 북에선 사회안정과 체제존립에 연결돼 있고 경제적 부담과 차량·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 어려운 속사정이 있다. 불꽃처럼 타오른 기대감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현실과 거리있는 일방적인 바람이 좌절될 때 자칫 미움과 원망이 그 빈자리를메울 수 있다.요구와 기대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얼굴을 붉힌다면 남북관계는 악순환을 벗어나기 어려울지 모른다.관계개선은 서로가 어렵게 확보한,작지만 의미있는 공간을 확대하는 데서 가능하다.50년간 달라진 것을 탓해서는 접점없는 평행선만 그릴 것이다. 8·15 상봉으로 너도 나도 이산가족의 상봉을 제도화하고 확대해야한다는 분위기다.분단과 냉전이 남겨놓은 아픔과 유산은 단지 기대감과 상대방에 대한 요구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이번 감동이 일회성으로 지나가는 값싼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마음의 자세와 대가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국민 개개인이 그 아픔을 나의 것으로 여기고 고통을 분담하려는 자세를 가질때만 8·15의 감격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이석우 정치팀 차장]s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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