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악순환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광안동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지하철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시민 주인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세척기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90
  • [사설] X파일 처리 특별법 검토할 만하다

    ‘안기부 X파일’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검찰이 옛 안기부 비밀도청조직인 ‘미림’의 전 팀장 공운영씨 집에서 불법도청 테이프 274개와 녹취보고서를 압수한 뒤 도청내용의 공개 여부 및 수사 범위에 대해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완전 공개에서 완전 폐기까지 주장도 제각각이다. 검찰은 ‘도청내용 공개 절대 불가’라는 전제 아래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명백히 규명하겠다.”는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역시 “진실대로 갈 것”이라는 원론적인 반응만 보였다고 한다. 우리는 이 사건의 처리방향에 대해 진실 규명과 사회 안녕을 조화하는 선에서 사회적 총의를 모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국가기관의 불법도청이라는 사건의 실체를 밝히되 ‘상상을 초월할 대혼란’을 야기할지도 모를 내용의 공개에서는 수위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따라서 공개 여부와 수위는 사회적 총의의 향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특히 총의가 도청내용의 공개쪽으로 모아진다면 정치권은 이를 바탕으로 수사 및 정보 공개 범위 등을 규정하는 특별법 제정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별법을 제정한다면 불법도청이라는 위법행위를 매개로 한 수사라는 ‘불법성’도 극복할 수 있고, 시민단체 등의 정보공개 공세에서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법을 제정하더라도 또다시 반복돼선 안될 일회성 한시법임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국가기관의 불법행위이지 도청내용은 아닌 것이다. 특별법 제정의 목적이 국가기관의 불법행위 재발방지에 맞춰져야 하는 이유다. 자칫 사건의 본말이 뒤바뀌게 되면 국가권력기관의 불법도청-폭로-수사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삼성그룹의 불법 대선자금 제공처럼 도청에 등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과거 정권의 비리는 대부분 검찰의 수사를 거쳤던 사건들이다. 당시 제대로 수사했다면 ‘X파일화’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을 검찰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 [문화마당] 초대권은 문화예술계의 ‘독’/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개봉을 앞둔 영화는 으레 기자나 평론가, 극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 배급 시사회를 진행한다. 이 시사회는 보통 400∼500석의 극장에서 열린다. 하지만 관심이 높은 기대작인 경우에는 1000석 이상을 잡기도 한다. 얼마 전에도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인 한국영화가 1500석 이상의 극장에서 시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거니 생각하고 마련한 자리인데 어찌 된 일인지, 조금 늦게 도착한 기자들이 시사회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항의를 하거나 기분 나쁜 듯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시사회 담당자들은 좌석표가 모자라 난감해하며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며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도 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참석한 탓이었다. 시사회 때면 영화계에서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한 듯 언론 시사회에 참석하여 담당자들을 곤란하게 하는 부류들이 있다. 화제작이거나 주목받는 영화들을 먼저 관람하고픈 마음은 이해하지만 언론 배급 시사회의 개최 이유에 대해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일을 하다 보면 주변에서 ‘시사회로 영화를 보여 달라.’는 요구를 많이들 해온다. 여유가 되면 흔쾌히 초대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자리가 부족해 초대하고 싶어도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초대를 ‘안 한다’는 게 아니라 ‘못 한다’는 데도 간혹 이해를 못하고 마음을 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면 역시나 이 쪽에서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상황을 모르는 사람들이야 그럴 수 있다지만, 오히려 모든 상황을 다 알고 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이 그러할 때는 더욱 난감하다. 서로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거절하기도 쉽지가 않다. 언제부터인가 개봉하는 영화도 많아지고, 따라서 진행되는 시사회도 많기 때문에 나 역시 알게 모르게 여러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시사회라는 것이 요즘처럼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보는 일이 드물었다. 영화뿐만 아니라 연극이나 무용 등의 공연문화 쪽도 마찬가지로 초대권 문화라는 것이 드물었다. 물론 지인들을 초대하는 일은 있었지만, 대개 영화는 개봉하는 첫날 영화관계자들이 첫회 극장표를 사서 관람하는 것으로 축하의 의미를 전했다. 연극도 막을 올리는 첫날 관람권을 구입해주며 개막을 축하해주곤 했다. 또 출판계에서도 첫판 인쇄가 나온 책을 구입해서 출간에 대한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초대를 받더라도 좀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었던 것이다. 정성과 진심이 담긴 훈훈함이 오고갔던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자리가 부족해서 진행하는 데 곤란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유보해 보자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규모에 맞지 않는 지나친 대형 시사회로 최종 관객 수가 줄었다는 영화도 간혹 보인다. 공연계에서는 지나친 초대행사로 유료로 관람할 관객들도 무료로 보기 때문에 관객 수가 감소하는 악순환을 겪어야 한다고 한다. 몇 해 전, 어느 공연장에서는 초대권 근절을 선언하고 공연문화에 획기적인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운동을 벌였다. 물론 초반에는 비난 아닌 비난을 감수해야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올바른 문화정책에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더욱 ‘자기 분야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더 아끼자.’는 말을 하고 싶다. 단지 시사회라는 일부에 국한되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쪽이 자신이 일하는 분야를 위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길일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단지 개인적인 만족이 아니라, 지금의 불편함은 감수하고 더 나은 길을 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채윤희 올댓시네마 대표
  • [기고] 대·중소기업 협력 메커니즘 필요하다/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우리나라 고용의 87%를 짊어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성적표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최근 7년간 영업이익률은 대기업 7.8%, 중소기업 5.1%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대기업 9.4%, 중소기업 4.1%로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을 방치해서는 우리 경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으므로 정부의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정책도 이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상생협력정책은 여타 중소기업 지원정책보다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대·중소기업간 협력을 지원할 수 있다면 이것만큼 좋은 중소기업정책도 없다. 여기에는 2가지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첫번째는 대기업의 부당행위에 대해 엄격히 규제하는 방법이다. 즉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적발하고 시정케 함으로써 역으로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것이다. 이는 무대 위에 대기업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뒤 대·중소기업간 협력을 강제하는 방식이다. 두번째는 협력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이다. 대·중소기업간 협력을 이끌 수 있는 원인을 찾아 정책의 콘텐츠로 담아냄으로써 결과적으로 협력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무대 위의 주인공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며,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유도할 수 있다. 이같은 2가지 정책 대안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힘의 비대칭성에 따른 대기업의 기회주의를 통제하기 위해 전자(前者)처럼 법이나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할 수도 있지만 이는 결국 화풀이에 그칠 수 있다. 지난 1997년 IMF 위기를 겪으면서 더 이상의 영역다툼과 이익경쟁은 무의미하고 진화경쟁과 시간단축이 요구된다는 역사적 교훈도 얻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사실과 교훈을 곧잘 잊어버리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의 조사결과에서도 대기업들이 발표한 상생협력 지원대책이 향후 대·중소기업 관계의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67%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대·중소기업간 양극화의 원인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에 있고, 생산성 격차는 기업수익성의 양극화를 불러오고 있다. 이는 다시 기업역량 및 종업원 소득의 양극화를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생산성 격차는 과거처럼 자본장비율이 아닌 혁신역량의 차이에 근거하고 있다. 따라서 대·중소기업간 협력이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후자와 같은 정책 대안을 통해 대기업이 아니라 오히려 중소기업에 강한 메시지가 전달돼야 한다. 즉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절규’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서로 협력할 수밖에 없는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때문에 정부 정책은 중소기업의 인적, 물적 시스템 연구개발에 집중시켜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또 정책 목표를 협력 그 자체가 아닌 협력을 이뤄낼 수 있는 과정에 둬야 한다. 아울러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을 바라보는 철학도 바뀌어야 한다. 일본 혼다자동차의 50년사에는 ‘철학이 없는 행동은 흉기이고, 행동이 없는 철학은 가치가 없다.’는 표현이 있다. 결국 대·중소기업간 협력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협력에 대한 철학이 없으면 무의미할 수 있다. 철학을 바탕으로 대·중소기업간 협력의 콘텐츠나 관계의 질을 바꿔 나가야 한다. 생산단계의 협력에서 탈피해 연구개발의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때 현재 산업 공동화의 위기는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고도화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저성장 경제

    한국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3.8%로 낮췄다. 그렇게 되면 우리 경제는 3년 연속 5%대에 못 미치는 저성장을 하게 된다. 사상 처음이다. 수출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고 소비와 투자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 성장을 해도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중국 등 주변국은 1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 외톨이처럼 저성장을 하자 정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결국 내수회복과 투자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포인트) 먼저 한국 경제의 현실이 어떤지 짚어보고 저성장의 원인과 경제난을 타개할 대책을 생각해본다. ●용어풀이 ▲ 잠재성장률 한나라의 경제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 노동력, 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말한다.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최고의 노력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성장치라고 할 수 있다. 한 나라의 경제 성장이 얼마나 가능하느냐를 가늠하는 성장 잠재력 지표로도 활용된다. ▲ 스태그플레이션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정도가 심한 것을 슬럼프플레이션(slumpflation)이라고 한다. 즉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겹쳐 오는 것을 말한다. ●한국경제의 현실 한국의 GDP 성장률은 2000년 8.5%에서 2001년 3.8%로 떨어졌다.2002년에는 신용카드 남발 등 인위적 경기부양으로 7.0%로 성장률이 올라갔지만 2003년 3.1%, 지난해 4.6%로 그쳤다. 억지 성장을 한 2002년을 제외하면 5년째 저성장을 하는 셈이다. 잠재성장률(5% 안팎)에 크게 못 미치는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경제는 소비와 생산, 투자, 고용이 맞물려 움직인다. 실업률 특히 청년실업률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해 40만명 정도가 새로 노동시장으로 들어 오지만 일자리가 부족하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가계소득이 감소하고 소비의 여력이 떨어진다. 소비가 부진하다는 것은 기업체들의 상품 판매량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이는 설비투자의 축소로 이어져 다시 고용이 감소하고 결국 성장률이 하락하는 악순환을 부른다. 지난해 마이너스 0.5%였던 민간소비는 2.7%로 조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4.6%로 종전 예상치보다 낮아졌다. 상품수출 증가율은 8.7%로 지난해 21.0%보다 크게 떨어졌다. 상품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것은 4년 만이다. 부자들은 돈을 쓰지만 해외에서 쓰고 있다. 해외여행 경비나 유학비용 증가로 외화유출은 점점 늘고 있다. 올해 서비스·소득·이전수지 적자규모는 14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저소득층의 생활 수준은 더 낮아져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도 우리 경제의 골칫거리다. ●저성장의 원인은 정책적인 실패는 별도로 하고,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3대 악재는 국제유가 급등, 부동산 가격 상승, 달러화 강세 등을 꼽을 수 있다. ▲ 고유가 유가가 오르면 세계 10위권의 에너지 수입 소비국인 한국에는 치명적이다. 수출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한국은 유가가 오르면 제품 생산원가가 상승해 타격을 받는다. 원유 수입금액이 오르므로 무역수지도 악화된다. 올해 국제 유가는 최악의 경우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특히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를 경우 무역수지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반전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급은 제한적인데 세계의 석유 소비는 계속 늘고 있어 유가 상승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민간연구소는 하반기에 두바이유 평균가격이 배럴당 80달러까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까지 상승하면 우리 경제는 성장률 3% 내외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무역수지는 29억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았다. ▲ 부동산 가격 상승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투자와 생산활동은 위축된다. 근로의욕이 떨어져 노동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이다. 물가상승도 유발한다. 임대료 상승 등으로 생산비용 상승을 부르고 부유 효과(wealth effect)로 소비가 증가한다. 이에 따라 물가가 오르는 것이다. 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형성됐다가 경기침체기에 붕괴되면 자산가격의 하락을 부르고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켜서 경제파탄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비정상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급격히 하락하는 것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 달러화 강세 달러화의 가치가 오르면, 즉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에는 도움이 된다. 수출 가격의 경쟁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와 자본재 수입 가격이 비싸짐으로써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올 상반기에 유가가 급등했어도 환율이 낮아 상쇄하는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면 물가는 뛸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가 오르면 내수는 위축되게 마련이다. 저성장 속에서 물가마저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금리정책의 딜레마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부동산 가격을 내리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금리를 올려 통화량을 줄이면 물가와 부동산 가격은 하향 안정된다. 그러나 금리 인상은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내수가 떨어져 성장은 더 저하된다. 여기에 경제정책의 딜레마가 있다. 물가보다는 성장에 더 큰 비중을 두고 한국은행은 콜금리를 7개월째 3.25% 수준에서 묶고 있다. ●어떻게 볼 것인가 저성장을 탈피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제언은 소비 진작과 투자 촉진으로 모아진다. 국내 기업의 현금 보유액은 2003년 말 37조 1000억원에서 지난 연말엔 사상 최대인 66조원으로 불어났다. 기업들이 돈이 남아 돌아도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다.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해서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의 우선 순위를 잡아야 한다.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재정지출의 확대, 감세 등의 방법이 있지만 이는 정책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금리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다만, 물가상승을 염두에 두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을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1998년 256조원 수준이던 부동자금은 콜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지난 6월 말 410조원에 이르렀다. 부동자금이 많으면 부동산 투기 등으로 돈이 쏠리게 된다. 투기를 막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을 통해 건전한 기업에 유입되도록 하는 등 부동자금의 건전한 투자처를 마련해 주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朴상의회장 “참여정부는 유비쿼터스 핸드”

    “거래세와 양도세로는 어림없다. 부동산 보유세를 1%까지 올려라. 사냥개(정부)와 토끼(강남 아줌마)의 쫓고 쫓기는 싸움에서 누가 더 절박한가. 붕어빵 교육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병원주식회사를 왜 못 만드는가. 양대노총은 노동부 장관을 원한다.” ●“마구잡이식 정책양산”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제주도 중문 신라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와 특별 강연에서 강남 집값과 평준화 교육 등 최근 논란인 사회적 이슈와 정부의 반시장적 태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는 ‘보이는 손’도 모자라 ‘유비쿼터스 핸드’가 됐다.”면서 “유비쿼터스 개념처럼 시도때도 없이 시장에 개입해 ‘마구잡이식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박 회장은 집값과 관련해 “지금 정부와 강남 아줌마간에 부동산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아파트값을 잡으려면 보유세를 선진국 수준인 1%로 높이고 양도세를 대폭 낮추는 등 나머지 반시장적 규제는 모두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20여차례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아파트값은 전국적으로 13%, 서울은 17.2%, 특히 강남은 30∼40%가 올랐다.”면서 “이는 시장경제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반시장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상황이 더 나빠지고 또다시 더 강한 반시장 정책을 내놓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는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유세 1%까지 올리고 규제 풀어야” 박 회장은 “강남아파트 값을 잡는 방법은 보유세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메뚜기 마빡’ 같이 땅이 좁은 만큼 조세 저항을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소 반발이 있겠지만 비싼 집에 살고 싶은 사람은 그에 상응하는 보유세를 내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시세대비 0.15% 수준인 보유세를 1%까지 올리고 나머지 규제는 풀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정부의 교육·중소기업·자영업자 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토해냈다. 박 회장은 “정부의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은 시장경제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교육도 시장원리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英 EEC 가입 성공시킨 히스 前 총리 별세

    |런던 연합|1970년대 초 영국의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을 이끈 에드워드 히스(89) 전 영국 총리가 17일 사망했다. 잉글랜드 남동부 켄트주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60년대 초 영국의 EEC 가입 협상에 대표로 나서면서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으며, 귀족이 당을 이끄는 영국 보수당의 전통을 깨고 처음으로 의원 선거에 의해 1965년 당수에 선출됐다. 1970년에는 2차 세계대전 후 계속된 경제침체의 악순환을 끊는 ‘조용한 혁명’을 약속하며 총리에 당선됐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전공하면서부터 정치가를 꿈꾼 그는 그러나 재임 기간 내내 강성 노조에 시달리다 1975년 같은 당 소속이었던 마거릿 대처에게 밀려 당수직과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1973년 국내와 프랑스의 강력한 반대를 물리치고 EEC에 가입한 것이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같은 당 소속 의원에 의해 총리에서 축출된 것은 그의 정치 이력과 신념, 철학, 자존심에 큰 타격을 줬다. 그는 총리에서 물러난 뒤 하원의원으로 남아 대처 당시 총리를 공격하며 복귀를 노렸으나 성공하지 못했다.1992년 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의 사망소식에 대처 전 총리는 “평범한 배경과 공립학교 출신이란 점, 민주적 선거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보수당 최초의 현대적 지도자이고 정치적 거인이었다.”며 “우리 모두는 그에게 빚을 졌다.”고 애도했다.
  • [서울광장] 지역주의 핑계댈 때가 아니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역주의 핑계댈 때가 아니다/김경홍 논설위원

    아무리 정치가 ‘말잔치’라지만 요즈음 정치권에서 난무하고 있는 말들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말들인지 헷갈린다. 이 말들의 진원지는 대체로 대통령이거나, 아니면 대통령이 한마디하면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거나 확대재생산하는 청와대나 여당이다. 최근의 논쟁을 보자. 열흘 남짓 전에 노무현 대통령이 연정얘기를 꺼냈다. 요점인즉, 여소야대가 되어서 국정이 잘 안되니까 이 구조를 연정이든, 내각제 요소를 가미하든지 해서 극복해 보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우리 정치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통령의 권력도 내놓겠다.”고까지 했다. 대통령이 권력구조 문제를 거론했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여론이 들끓고, 야당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기다렸다는 듯이 열린우리당의 문희상 의장은 “정치개혁을 위한 연정구상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한목소리로 연정을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런 방식은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아니다. 말이 말을 부르는 ‘흔들기’나 ‘떠보기’에 불과하다. 말은 계속된다. 노 대통령은 또 “국정의 여러가지 과제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정치적인 지역분할구도가 지역주의를 확대재생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확대해석하자면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서 내각제를 도입하자는 애드벌룬일 수도 있고, 선거제도를 바꾸자는 희망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역시 여당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제안했다. 내각제와 중·대선거구제가 최선의 대안인지는 논외로 치자. 왜 갑자기 지역주의가 국정의 최대 걸림돌로 등장했을까. 지금 지역주의가 확대재생산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주의로 상징되던 이른바 ‘3김시대’는 끝났다. 노무현 대통령도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대통령이 됐다. 경상도 출신인 노 대통령이 전라도가 주축인 민주당에서 대통령 후보가 됐고, 전국적인 고른 지지도 얻었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시대가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왜 대통령이 다시금 지역주의를 들고 나오는지 어리둥절하다. 대통령의 권한과 행정력으로 지역균형발전도 추진하고 있고, 일정부분 인사로서도 지역불균형을 해소했고, 또 해소하면 된다. 굳이 지역주의를 들고나와 제도를 뜯어고치자는 것은 다분히 정파적 목적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여당은 지역주의나 기득권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지만 핑계일 뿐이다. 거꾸로 여당이 과반을 넘긴 여대야소라면 기득권 얘기가 나왔을까. 또 열린우리당이 헌신짝 버리듯 내던져버린 민주당이 스러져 버렸다면, 열린우리당이 지난 재·보선에서 영남지역에서 한 석이라도 건졌다면 지역주의가 거론됐을까. 지역주의를 거론하는 자체가 지역주의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부여당의 여건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원내 제1당의 위치가 여전하고, 단단한 지지세력이 버티고 있고, 대통령과 정부의 의지나 추진력도 다른 정권에 견주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잘 안되는 일은 전부 남의 탓, 제도의 탓, 지역주의로 돌리려는 발상에 있다. 손을 내밀지 않고 양보와 타협을 바라는 것도 문제다. 정치는 물이 흐르듯 해야 한다는 말은 진리다. 그래야 국민들이 안심한다. 자꾸 역류를 만들고 소용돌이치게 해서는 안 된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국정서 가장 어려운건 지역분할구도 타도와 배제의 문화 반드시 극복해야”

    노무현 대통령은 15일 “국정의 여러가지 과제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은 정치적인 지역분할구도가 지역주의를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역사와 미래를 위한 범국민자문위원회’ 위원들과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우리 역사에서 국난을 겪을 당시의 공통점은 지도층이 분열하고 국론이 분열돼 국가의 위협에 제대로 대비를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는 친일진상규명위 등 과거사 관련 위원회의 통합 회의체 성격을 띠고 있으며 대통령 훈령에 따라 신설된 기구다. 강만길 친일진상규명위원장을 간사로 23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노 대통령은 “오랜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아쉬운 것은 극단의 한편에서 깃발 들고 타도, 배제를 외친 사람이 현실에서 권력을 잡고 성공했다.”면서 이런 문화적 잔재를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이 세계 10위 경제력에 걸맞은 문명국가, 거기에 걸맞은 미래를 가지려면 어려운 문제에 감정적으로, 극단적으로, 습관적으로 부닥쳐 나가는 게 아니라 서로 합리성, 이성을 가지고 극복하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대화와 타협의 문화정착을 위해 나서는 데 대해 “국론이 분열돼 겪었던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강원룡 목사는 인사말에서 “미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아프더라도 과거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해방 후 일제시대부터 오늘까지 역사에 대해 잘못된 것을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픔이 미래로 계속 이어간다.”고 말했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 회의하다 망한다?

    중국에서 요즘 ‘회의 망국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회주의 특유의 ‘회의 행정’의 잔재와 권력 분산 추세에 따른 국유기업의 소규모화, 사영기업 등의 등장으로 ‘회의 단위’가 그만큼 많아졌다. 당은 7000만명의 당원을 상대로 각종 회의와 국유기업·사영기업들은 미래 전략회의란 명목으로 회의가 폭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효율성이다. 최근 중궈저우칸(中國周刊)은 중국의 회의 문화가 ‘먹고 마시고 시간 때우기’로 변질되고 있다고 질타했다.‘회의 원가’를 시간당 평균임금, 참가자 수, 회의시간에 기회비용을 포함해 계산할 경우 천문학적인 돈이 불필요한 회의로 낭비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중국의 회의는 일반적으로 고급·중급·저급 회의로 나뉜다. 고급 회의는 링다오(領導·지도자)의 모임인데, 주로 ‘이얼싼쓰(1234) 회의’로 불린다. 기존의 방침을 1,2,3,4로 나열하는 공허한 회의라는 의미다. 조직의 중간 간부들이 주축이 되는 중급 회의는 ‘하오(好)하오(好)’ 회의로 통한다. 소신보다는 위에서 내려온 안건에 ‘옳소.’를 외치는 복지부동의 전형적인 케이스다. 저급 회의는 ‘벙어리 회의’다. 주로 상급 단위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직원 전체회의다. 참가자들은 말없이 그저 무표정하게 회의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칭이다. 더욱 가관은 ‘유람성 회의’다. 고급 휴양지의 최고급 호텔에서 며칠씩 계속되는 회의가 대부분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1999년 베이징에 회의 관련 서비스 회사가 200여개였으나 지난해 4000여개로 20배가 늘었다. 최근 중국 감사원이 적발한 사례를 보자. 지난해 중국 국가전력공사는 우한(武漢)의 5성급 호텔인 샹그릴라에서 2일간 304만위안(약 4억원)을 썼다. 당 중앙과 중앙정부는 이미 여러차례 ‘회의 간소화’ 지침을 하달했다. 하지만 간소화 지침을 전달하기 위해 또 다시 하부 단위에서 회의를 열어야 하는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는한 회의 자체가 사회발전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oilman@seoul.co.kr
  • [월드이슈] 지구촌 ‘백색중독’ 실태·폐해

    [월드이슈] 지구촌 ‘백색중독’ 실태·폐해

    “우리는 지금 마약이라는 ‘괴물’과 싸우고 있습니다.” 유엔 마약범죄국(UNODC)의 안토니오 마리아 코스타 국장은 지난달 ‘2005 세계 마약보고서’를 발표하면서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강조했다.2003년 기준으로 전세계 마약 복용자 수는 성인 인구의 5%인 2억명을 넘어섰으며 전년에 비해 1500만명가량 늘어났다. 이번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44%는 마약 복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반면 줄어든 국가는 25%에 그쳤다. 세계 전체 마약 시장규모는 연 3220억달러(약 335조원), 마약 생산량은 약 4만t에 달했다.2003년 각국 정부가 압수량 마약의 총량은 1985년에 비해 4배나 늘어났다. 코스타 국장은 “모든 지표를 종합해 볼 때 마약시장이 더 확대될 것은 분명하다.”면서 “마약 밀매가 인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헤로인 늘고 필로폰 줄어 세계적으로 가장 폐해가 심각한 마약 종류는 헤로인과 코카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2003년 헤로인 복용자는 1060만명, 코카인은 1370만명으로 집계됐다. 남미지역에서는 전체 마약치료자 가운데 코카인 중독자가 58.5%를 차지했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는 헤로인 등 아편류 복용자가 전체 마약치료자의 약 62%였다. 특히 코카인은 복용자가 전년보다 조금 줄어든 반면 헤로인은 전년보다 140만명이나 늘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전세계 아편류의 87%를 생산하는 거대한 아편생산 공장으로 변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 때문에 미얀마와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에서 아편류 생산량이 크게 줄었는데도 2003년 전체 아편류 생산량은 2%, 원료인 양귀비 경작면적은 16% 늘었다.2003년 아편류 압수량은 110t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카인의 경우 전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서 생산량이 줄고 있는 반면 볼리비아와 페루에서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가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에서 코카인 수요가 줄지 않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반면 ‘한국 대표마약’인 필로폰(메스암페타민) 등 암페타민계 마약 복용자는 2620만명으로 전년보다 340만명 줄어들었다. 이는 2002년 태국에서 암페타민류 마약생산 공장에 대한 일제 단속을 벌인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암페타민계의 일종인 엑스터시 복용자는 약 790만명으로 나타났다. ●마약복용자 80%가 대마류 복용 대마초(마리화나)와 대마수지(해시시) 등 대마류는 상대적으로 다른 마약보다 중독성이 약한 것으로 평가되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복용하는 마약이다. 2003년 대마류 복용자는 1억 6090만명으로 전년보다 1000만명 정도 늘었다. 대마류 복용자는 전체 마약 복용자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마약 압수량 가운데 52%가 대마류다. 마약 치료를 받은 사람 가운데 아프리카는 63.8%, 북미에서는 45.1%가 대마류중독자였다. 2003년 마리화나의 시장 규모는 1131억달러, 해시시는 288억달러로 대마류 전체는 1400억달러를 넘어섰다.1990년말에 비해 대마 중독으로 치료를 받는 사람은 북·남미와 오세아니아,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거의 전지역에서 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2003년 대마류 전체 생산량은 전년보다 25% 늘어났다. 마리화나는 세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생산되고 있는 반면 해시시의 경우 세계 전체의 80%를 생산하는 모로코에 집중돼 있다. ●마약주사기 통한 에이즈감염 급증 마약의 확산은 에이즈 확산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고서는 HIV바이러스에 감염된 주사기를 마약투약에 사용하고, 이런 방식으로 에이즈에 감염된 마약 복용자가 성관계를 가지거나 출산을 하는 방식으로 마약 투약이 에이즈 확산을 촉진시킨다고 밝혔다. 마약 주사기를 통해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이 전체 에이즈 감염자 가운데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주사기를 통한 에이즈 감염 위험성은 에이즈 감염자와의 성관계보다 6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더욱이 헤로인 중독자는 보통 하루 1∼3차례 주사를 맞고 코카인 중독자는 더 자주 투약하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도는 더 높아진다. 마약중독자 집단 가운데 1명이 에이즈에 걸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1∼2년 안에 감염될 가능성이 50∼60%나 된다. 보고서는 “아직 분석자료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마약 투약이 에이즈 확산을 촉진한다는 사실은 확실하다.”면서 “특히 성매매여성이 마약을 투약하고 에이즈에 걸릴 경우 에이즈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마약과의 전쟁’ 나선 중국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은 지금 ‘마약과의 전쟁’을 수행 중이다. 지난 78년 개혁·개방의 기치를 든 이후 선전이나 주하이 등 일부 경제특구로 스며들었던 마약이 수년전부터 빠른 속도로 전국으로 퍼지고 있어서다. 도시 유흥가에 머물렀던 마약이 최근 청소년과 대학생, 심지어 가정주부들로까지 파급되고 있다. 필로폰이나 케타민 같은 약물은 손쉽게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돼 있다는 것이 중국 언론들의 지적이다. 아편 확산으로 청나라 몰락을 지켜봤던 중국 공산당은 마약을 ‘망국병’의 원흉으로 지목, 대대적인 근절을 선언한 것이다. ●작년 3만여명 마약중독 사망 지난해 말까지 중국의 마약 중독자는 공식적으로 79만 1000여명이다. 종류별로는 헤로인 중독자가 전체의 85.8%인 67만 9000명으로 가장 많다. 국가마약단속위원회는 최근 마약 중독자가 전년 대비 6.8% 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마약 중독자가 상당수 누락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마약 확산 속도와 비례해 중국 당국의 단속도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마약 밀매 조직원 6만 7000명을 구속하고 헤로인 10.8t을 압수했다. 압수된 엑스터시도 300만개로 전년보다 8배나 늘었다. 지난달 푸젠(福建)성 마약 밀매조직원 10명을 공개 처형하고 전국적으로 ‘마약 추방대회’를 갖는 등 대중 운동의 성격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마약으로 인한 피해는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해 마약으로 인한 사망자는 3만 3975명으로 집계됐다. 마약 중독으로 인한 손실은 지난해 3조 5000억원을 초과했고 매년 30%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다. 베이징(北京) 마약금지위원회 피이쥔(皮藝軍) 박사는 “에이즈 감염자 8만 9067명 가운데 마약 중독자가 41.3%를 차지했다.”며 “중국 노동 교도소에 마약투약 혐의로 수용된 재소자는 58만여명에 달한다.”고 심각성을 토로했다. ●마약중독자 70%가 35세이하 청년층 중국 마약 문제의 심각성은 청소년층은 물론 실업자와 농민들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79만명의 마약 중독자 가운데 35세 이하 청년층이 70%를 차지했다. 실업자와 농민이 각각 45%,30%로 집계됐다. 좌절한 실업자와 농민들이 마약의 유혹에 빠져들고 마약을 사기 위해 범죄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거듭되는 상황이다. 마약 단속이 허술한 농촌으로의 빠른 파급은 안그래도 파산 직전인 농촌 사회의 해체를 가속화시킬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마약과의 ‘인민전쟁’을 선포했다. 마약과의 전쟁은 ‘5대 전선’을 통해 수행하고 있다.▲청소년 등에 대한 방어전략 ▲마약 중독자에 대한 대대적인 적발·보호 ▲국경 유통지역 차단 ▲불법 경로 차단 ▲중국 전역 타격 등이다. 중국으로 들어오는 주요 마약 루트는 동남아 지역의 ‘황금 삼각지대’와 중앙아시아 ‘황금의 초승달 지역’ 그리고 한반도 등 3개 통로이다. 윈난(云南)과 광시(廣西) 등 동남아 국경지역 등 산악루트와 광둥(廣東) 푸젠성 해안루트를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양펑루이(楊鳳瑞) 국가마약단속위원회 상무 부주임은 “사방에서 마약이 유입되고 있으며 특히 황금 삼각지대에서 유입되는 것이 치명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마약 문제는 아주 복잡하고 심각하다”면서 “이 때문에 정부는 마약과의 대규모 ‘인민 전쟁’을 벌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유엔 마약협약´ 가입… 신고땐 거액포상 이런 맥락에서 중국은 지난 2002년 ‘유엔 마약협약’에 가입하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과 마약 근절을 위한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등 국제 협력체제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당국은 시민들의 상시 고발 체제를 구축했다. 장쑤(江蘇)성의 경우 마약 범죄자를 신고할 경우 최고 10만위안(13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4월 상하이 푸단(復旦)대에서 처음으로 청년 마약예방 봉사단이 설립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oilman@seoul.co.kr
  • [낮은소리] “장애인 눈높이로 세상보기 나섰죠”

    [낮은소리] “장애인 눈높이로 세상보기 나섰죠”

    ■ ’장애인 주권알리기 활동’ 김주영씨 “하고 싶었던 것은 나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스스로 나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만나기로 한 그 날, 하필이면 늘 다녔다는 그 길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약속장소에서 직선거리 10m를 남긴 채 잠시 난감해하던 그는 전동휠체어를 이내 돌렸다. 인터뷰는 그렇게도 ‘지극히 현실적’으로 시작됐다. 지체 1급 장애를 지닌 김주영(26)씨. 태어날 때부터 장애가 있었다. 휠체어가 아니면 외출은 꿈도 못 꾼다. 장애가 심한 그가 지난해 직접 주인공으로 나서고, 내레이션은 물론, 기획부터 촬영 편집까지 도맡으며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외출 혹은 탈출’.11분 54초라는 짧은 러닝 타임에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 다큐는 지난 5월 KBS 1TV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인 ‘열린채널’을 통해 전국으로 전파를 탔다. 또 최근 각종 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덕분에 이제는 유명인. 동네 지하철역 직원에서부터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까지 그를 알아보고 “잘봤다.”며 말을 건넨다. 그럴 때면 마음이 한결 가볍다. 자기를 알아봐줘서가 아니라 “내가 만든 작품을 보고 장애인에게 한발 더 다가오는 비장애인들이 있다면 그것으로 대만족”이기 때문이다. “밖에 나가기가 두려워 안에만 있으면 악순환만 계속되는 것 같아요. 장애인이 편하게 나다니기에는 너무도 열악한게 우리 현실이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시각을 바꾸면 안 나오려고 해도 결국 나서게 되더군요.”그가 다큐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여름. 비장애인과 함께 하는 미디어교육이 광화문 미디액트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서였다. 말 그대로 ‘무작정’ 갔다. 아니 작정은 하나 있었다. 어려서부터 영상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 달랑 그거 하나였다. 김씨 역시 취직을 생각 안해본 것은 아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병원에서 수술받아 몸을 추스린 뒤 전문학사를 따고 여기저기 이력서를 냈다. 역시나 어느 곳에서도 답신은 오지 않았다. 보통의 장애인처럼 그에게도 ‘밖’이라는 단어는 ‘공포’나 ‘두려움’일 뿐이었다. 어려운 길일수록 이것저것 고민하면 안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아닌가. 그냥 무엇인가 해보자며 나섰다. 그 첫걸음이 그의 삶을 차츰 바꿨다. 말이야 쉽지, 처음에는 광명 집에서 광화문까지 가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그렇게 어렵게 간다한들 강의도 쉽지 않았다. 게다가 카메라를 만져야 하는데 김씨에게 그나마 자유로운 손은 오직 오른손 한쪽뿐. 처음에는 카메라 만지기조차 무서워 멍하니 쳐다만 봤다. “그만 둘까도 했는데 이럴거면 왜 나왔나 싶은 오기가 생기더군요.”오기는 무서웠다. 촬영을 도와주는 다른 사람의 손길도 뿌리쳤다.“직접 해보고 싶다.”, 정말 그거 하나였다. 아예 6㎜ 비디오카메라를 휠체어에 달았다.“내 눈높이에서 세상을 그대로 담기로 했죠.”한시간짜리 테이프는 어느새 6개나 쌓여갔다. 물론 온전히 혼자의 힘은 아니었다. 저시력장애인 김언식씨와 비장애인 홍승아씨와 함께 작업했다. 처음에는 참 많이 다투기도 다퉜다.“돌이켜 보면 장애와 비장애를 뛰어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었지요.” 김씨는 내친 김에 한발 더 나아갔다. 다큐 찍은 인연으로 지난 3월부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인턴으로 취직했다. 맡은 업무는 장애인 관련 방송 모니터링. 매주 20시간에 월급은 30만원, 기간은 6개월이다. 그래도 김씨는 즐겁다. 제 힘으로 번 돈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정보처리사 자격증까지 땄다. 여기에다 이번 가을 두번째 장애인미디어교육 때는 ‘조교’로 나선다. “장애인이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요. 하지만 장애인의 하루가 마치 48시간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비장애인이 아직도 많아요.‘외출’이 ‘탈출’이 아니라,‘진정한 외출’이 될 때까지 영상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인터뷰 말미에 그는 ‘서글프게 웃긴’ 에피소드 하나를 전했다. 김씨가 휠체어를 타고 가면 꼬마들이 엄마를 붙잡고 물어본다.“엄마, 저 누나는 왜 저래?”어머니는 뭐라 대답했을까.“엄마 말 안들어서 그래.”장애인의 진정한 외출을 위해 그가 카메라를 들고 찍고 또 찍어야 할 이유다. 광명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현실의 벽’ 깨는 장애인단체들 김씨는 사실 예외적인 경우다. 현실의 벽은 여전하다. 장애인 4명 가운데 3명은 한 달에 한 번 외출할까 말까다. 여기다 장애인들은 대부분 실업자다. 당장 생계문제가 급하다. 이런저런 문화행사가 있다지만 ‘그림의 떡’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럼에도, 김씨처럼 나 스스로의 힘으로 나 스스로를 표현해 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연극 영화 노래 등 장르도 다양하다. 고생해가며 왜 그러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한다. 그들도 표현욕구를 가진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제 장애인들도 “문화 즐기기”에서 “문화 만들기”로 넘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무대에서, 카메라 들고, 마이크 잡고… 비장애인들이 장애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이 스스로 말하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3회대회가 열렸다. 여기에는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들이 출품됐다. 김씨처럼 장애인 작품이 퍼블릭액세스 채널을 통해 공중파를 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장애인단체들이 서서히 문화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에서는 서서히 미디어교육이나 영상워크숍 등을 꾸리고 있다. 이 가운데 장애여성문화공동체 끼판은 연극에서 영상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연극을 통해 인정받은 연출력과 연기력이 자산이다.2003년부터 연극팀 ‘춤추는 허리’를 결성해 활동하는 장애여성공감도 있다. 중증 장애인이 중심이되 비장애인과 함께 활동하는 극단 휠도 단발 공연에서 순회공연으로 슬금슬금 영역을 넓히고 있다. 노래도 인기다. 2003년 장애인노래패 ‘시선’을 앞세워 공연을 열었던 장애인문화공간은 올 가을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노래 공연을 다시 열 생각이다. ●우리 얘기는 우리 입으로… 이들의 공통점은 스스로의 시선으로 자신들을 얘기한다는데 있다. 기존 문화나 매체들이 장애인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존 문화 매체들이 나빠서라기보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의 시선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근원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왜곡된 모습을 스스로의 힘으로 바로잡고 싶다는 욕구, 그것이 서서히 흘러나오고 있다. 최재호 장애인문화공간 대표는 “왜곡을 고치려면 직접 말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는 장애인 스스로 느껴서 만든 문화를 비장애인과 함께 나누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혹, 먹고 사는 문제와 이동권마저 보장이 안된 상황에서 조금은 사치스러운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정영란 장애여성공감 사무국장은 “장애인 역시 비장애인들처럼 문화에 대한 재능과 끼가 있다.”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었던 것이 이제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아직은 일부 장애인들의 얘기들일 뿐이다. 그래도 희망은 접지 않는다. 누군가 통로를 열어두면 다른 장애인들도 적극적으로 문화 활동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박성준 장애인문화센터 팀장은 “아직 바깥 세상과 단절된 장애인들이 더 많다.”면서 “이들을 열린 공간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문화를 만들고 즐길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장애인 창작활동 애로점 장애인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은 산넘어 산이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연습할 수 있는 공간도, 실제 공연 무대도 마련하기 어렵다. 장애인 입맛에 맞는 영상 기자재도 없다. 그 중 으뜸은 역시 재정 문제다. 최근 늘고 있는 장애인 주체 문화 창작 활동은 대부분 비영리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있다. 회비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이들 단체는 사무실 유지 등 기본 운영비를 마련하는데도 헉헉 거리는게 현실이다. 그러니 의욕적인 출발에 비해 결과는 신통치 못한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때문에 이들 단체들은 대부분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이나 기금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서울시 장애복지계정이나 여성발전기금, 사회복지기금 등이 내건 이런저런 사업 공모에 지원서를 내는 것이다. 이것도 거의 각개격파식이다. 각 개별 기관에서 따로 추진하는데다 정례화된 것도 아니고 단일화된 창구조차 없다. 노리고 있다가 재깍 신청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기금이, 어떤 예산이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다 보니 이름이 덜 알려진 소규모 단체들은 지원서 한장 내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박성준 장애인문화센터 팀장은 “예산이나 기금이 급격하게 늘어나기를 바라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면서 “예산·기금 등을 다루는 곳과 장애인 문화창작단체 사이의 정보를 한꺼번에 공유할 수 있는 센터나 인터넷사이트 등 허브축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했다. 올해 정부 예산 가운데 장애인 복지재정은 7393억원. 지자체 소관으로 이전된 부분이 있어 지난해보다 9.5% 줄었다. 내역을 들여다 보면 창작 활동과 관련된 예산을 찾기 힘들다. 최근 정부는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을 강화하기 위해 공연 관람을 지원하는 ‘문화바우처’ 제도를 도입했지만, 걸음마 수준. 창작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까지는 범주를 넓히지 못하고 있다. 올해 문화예술진흥기금 가운데 장애인 문화예술 사업을 위해 약 6억원의 예산이 그나마 책정됐다. 하지만 실제 장애인 창작 활동으로 연결된 부분은 1억 7500만원(13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문화관광부는 ‘창의 한국’ 프로젝트를 야심차게 발표했다. 그 가운데 장애인 창작 공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센터 건립 등 관련 내용이 있어 기대를 모았지만, 구체적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태성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3%대로 떨어진 올 성장률 전망치

    정부가 올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수정하면서 성장률 목표치를 5%에서 4%로 낮춘 데 이어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8%로 낮췄다.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도는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이 경기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한국 경제로서는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나,3년 연속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적표를 기록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성장률 하락은 고용흡수력 약화, 소비여력 감소,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성장 잠재력마저 잠식하는 악순환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에서 강조한 대로 민간부문의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하는 등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생산요소 비용 상승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소득구조를 왜곡함으로써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부동산 투기바람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래야만 경제 각 부문의 역량을 생산성 있는 분야로 결집시킬 수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서비스업활동 동향에서 대표적인 내수지표인 도·소매 판매가 28개월만에 최대의 증가세를 기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모처럼 청신호를 보이고 있는 소비심리 회복세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본다.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정책 혼선을 최소화하는 한편 정책의 지향점을 분명히 해달라는 얘기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두회견에서 상생과 양극화 해소를 통한 ‘선진 한국’ 건설을 주창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노사를 비롯한 부문별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성장 엔진이 꺼지기 전에 노 대통령이 앞장서 경제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CEO 칼럼] 사이버공간의 환경보호/송영한 KTH사장

    [CEO 칼럼] 사이버공간의 환경보호/송영한 KTH사장

    사이버 공간에서의 행동을 규제하기 위한 원리와 합의를 찾아내야 하고, 무한한 공유가 아닌 자격 구분에 따른 제한된 접근이나 유료화도 상식으로 통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뉴스들은 미래의 자원 고갈과 자연환경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점점 현실의 문제로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주변을 오염시키기 마련이므로, 각별한 노력이 없다면 우리 삶의 터전은 황폐화되고 말 것이다. 인터넷과 웹에 기반한 사이버 공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대단한 작품이다. 초기 이용자들은 통제를 벗어나 가능성을 찾는 자유정신을 바탕으로 지식·정보를 상호 공유하는 문화를 이끌었다. 서비스 기술이 발전하면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유익한 정보와 서비스를 부담없이 제공받을 수 있는 놀라운 환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상업화를 통해 제한없는 개발을 거듭한 결과 우리는 낙원을 잃고 사이버 공간을 안락하게 누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스팸 메일이 넘쳐나고, 위장된 바이러스와 스파이 웨어는 아카시아나무 뿌리보다 더 끈질기게 침투해 온다. 지식으로 가장한 무책임한 정보가 제거되지 않고 유령처럼 떠다닌다. 대화의 공간은 무절제한 언어구사가 장악했고 경쟁적인 언어폭력이 판 자체를 깨버리기도 한다. 생산적이지 않은 뽐냄질과 중독성 높은 게임·성인물들은 자녀를 가진 부모들로 하여금 컴퓨터 이용의 차단을 고민하게 한다. 트래픽 확보를 위한 지나친 마케팅은 가치와 가격의 관계를 파괴, 가치있는 콘텐츠에의 재투자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진 지 오래고, 전자상거래도 치밀한 해킹에 쉽게 허점을 드러내 기반 자체가 흔들릴 지경이다. 사이버공간 구축의 시간이 빨랐던 만큼 그 공간의 오염 또한 감당할 수 없이 빠르다. 그러나 이 공간은 이미 사람들의 생활속에 너무 깊숙이 결합되어 있어, 오염이 싫다고 이 공간을 제거해 버릴 수도 없다. 이제 우리는 인간이 만들어낸 사이버공간이 더 이상 오염되지 않도록 하는 데 연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이 공간이 인간생활을 윤택하게 할 ‘부족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사이버공간과 실공간이 눈에 보이지 않게 융합되는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우리가 누릴 혜택은 한계가 없을 텐데, 그런 가능성의 싹이 더 발빠른 오염으로 시들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선 사이버공간도 경제적인 공간으로 인식되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자원을 배분하게 해야 할 것이다. 획득한 가치에 비례하는 요금을 부담하고, 수익모델이 공개돼 무료 콘텐츠·서비스라도 수익 창출에 공헌한 바를 인정받아, 가치있는 콘텐츠·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생산·공급되도록 수익이 분배될 수 있어야 한다. 인터넷의 자유와 공유정신도 재음미해 봐야 할 때다. 본질에 비추어 필요하다면 사이버 공간에서의 행동을 규제하기 위한 원리와 합의를 찾아내야 하고, 무한한 공유가 아닌 자격 구분에 따른 제한된 접근이나 유료화도 상식으로 통할 수 있어야 한다. 실명 이용제도의 도입도 이런 문화적 인식의 토대 위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이버공간의 환경보호는 개인의 주장이나 몇몇 업체의 소신으로 될 일이 아니다. 인식이 확산되기를 기다릴 만큼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이것은 하나의 사회·문화운동으로 전개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사회적 합의에 근거한 법률 체계도 살펴야 할 것이며, 학교 및 사회교육이 근본적으로 네티즌의 교양을 형성할 책임을 지게 하고, 문화·사회·산업정책에서도 일관성이 유지되게 하며, 언론도 이를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사이버공간에서 활동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연대가 기대된다. 최근 인터넷침해 대응능력의 강화가 법으로 강제되고, 개인정보보호의 책임을 분명히 하거나, 인터넷 오용을 예방하기 위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미봉책은 또 하나의 오염으로 남을 수 있다. 송영한 KTH사장
  • 새달 ‘깜짝 놀랄 투기 대책’ 전문가들 주문

    새달 ‘깜짝 놀랄 투기 대책’ 전문가들 주문

    8월 중 발표될 부동산 대책에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할까. 노무현 대통령이 깜짝 놀랄 만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천명한 이상 강력한 처방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기회에 투기의 뿌리를 잘라낼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별화·양극화를 막기 위해 규제·거래억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보다는 시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대책도 주문했다. ●거래 투명성 확보, 불로소득 차단해야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 불로소득을 철저히 환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투명성 확보의 첫 수단으로는 실거래가 확보를 꼽았다. 거래는 자유롭게 보장하되 부동산을 사고파는 사람이 실거래가를 의무적으로 신고토록 하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가 위주의 사설 인터넷 가격 정보를 뛰어넘는,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가격 통계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 실거래가 신고는 세금부과와 연계된 만큼 부동산중개업법뿐 아니라 세법에도 강력한 실천 규정을 마련하고, 이를 어길 경우 조세 포탈죄를 엄격히 적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다음에는 투기성 거래 여부를 가려내 실거래가를 적용한 고율의 양도세를 물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타 거래나 1가구2주택 이상 주택 거래, 이용목적에 맞지 않는 땅 구입자에게는 높은 양도세를 매겨야 한다는 것이다. 1가구1주택 양도라도 ‘이익 있는 곳에 과세 있다.’는 원칙을 적용하되, 실수요자에게는 공제혜택을 줘 사실상 비과세 효과를 보도록 하면 된다. 장희순 강원대 교수는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예외없는 양도차익을 환수하면 당장은 엄청난 반발이 따르겠지만 투기 심리의 싹을 자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 활성화로 시장기능 살려야 전문가들은 원활한 거래를 촉진하는 정책도 주문했다. 기존 주택 거래가 활성화되면 신규 주택 공급 이상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호가만 뛰고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현상을 막고, 신규 주택시장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동산 투자를 무조건 죄악시하거나 비도덕적인 행위로 몰고가는 처방은 바람직하지 않다. 투자 이익에 대해 공정하고 예외없는 환수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장을 옥죄는 정책보다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부동산을 사고팔 때 내는 세금을 줄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취득·등록세가 1.5% 인하됐어도 과표가 시가표준액에서 기준시가로 2∼3배 올랐기 때문에 세부담은 오히려 늘어나게 된다. 지방 세수 확보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자체 등의 반발을 우려, 세정을 다잡지 못하면 부동산 투기 심리를 차단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조세 저항은 세율을 조정하지 않은 채 실거래가를 적용, 과표만 상향조정하거나 과세 형평성을 잃었을 때 발생한다. 유예기간을 둬 양도세 부담을 완화,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다만 실거래 신고는 예외를 줘서는 안된다. ●수급 불균형 해소와 동시에 공급 확대 최근의 부동산투기는 절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니다. 서울 강남 재건축 문제도 규제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지역 실정에 맞는 시장기능을 인정하는 동시에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는 대책, 예컨대 강북 개발 등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총량 확대 정책보다는 지역적 수요에 맞는 주택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치솟는 분양가도 어떤 식으로든지 손을 대야 한다. 공영개발 방식을 확대, 개발이익을 적극 환수하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만 업체를 몰아 붙이거나 경제논리를 무시한 감정적 대응은 자제해야 공감을 얻는다. 주택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개발업체가 수긍하는 분양원가 공개나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적극 검토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인하된 분양가로 공급된 주택에서 시세차익이 발생, 투기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막기 위한 투자이익 환수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MLB] 천사의 질투? 찬호, 2회 10안타 8실점

    ‘천사들’이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쓰나미를 내렸다. 박찬호는 22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천적’ LA 에인절스와의 미국프로야구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0-5로 뒤진 2회 무사만루에서 교체돼 자신의 선발등판 최소이닝 투구를 경신하는 수모를 겪었다.2002년 6월28일 애틀랜타전에서 1과3분의1이닝 동안 9실점한 이후 가장 빨리 강판당한 것. 구원투수 존 와스딘이 주자 3명을 모두 득점시킨 바람에 박찬호의 기록은 1이닝 10피안타 1볼넷 8실점으로 남았다. 시즌 (7승)2패째를 기록한 박찬호의 방어율은 5.16에서 6.05까지 치솟았다. 초반 공을 뿌리는 릴리스포인트가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투심패스트볼의 움직임은 6월 들어 가장 나은 편이었고, 제구력도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부상 악몽에 시달리던 지난 3년 간의 투구장면을 ‘리플레이’해 보는 느낌을 준 원인은 구위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졌고, 판에 박힌 듯한 투구패턴이 상대에게 완벽하게 읽힌 탓이다. 이날 박찬호는 13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단 1개밖에 못 잡는 등 소극적이었다.2스트라이크를 잡고도 결정구를 뿌리지 못하고 유인구를 던지는 패턴을 답습해 수읽기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간 셈이 됐다. 텍사스 단장을 지낸 TV 해설가 톰 그리브는 “투심패스트볼의 무브먼트는 뛰어나다. 하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고 있다.”고 박찬호의 부진을 분석했다. 박찬호의 실투는 1회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댈러스 맥퍼슨에게 맞은 안타 2개뿐이었다. 하지만 상위타선에게 잘 던진 공이 거침없이 맞아나가고 심판의 투심패스트볼에 대한 스트라이크 판정이 인색하자, 쉽게 처리해야 할 하위타선을 상대로도 도망다니는 악순환을 거듭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계여성학대회] ‘남편은 왕’ 인식깨야 가정 평화

    [세계여성학대회] ‘남편은 왕’ 인식깨야 가정 평화

    ‘여성 유엔총회’로 불리는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가 지난 19일 이화여대와 연세대, 서강대에서 개막됐다.2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대회에는 79개국에서 여성 대표 2292명이 참가해 세계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들을 토의했다. 한국여성학회와 이화여대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구촌 여성학자와 여성 정치인,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하는 여성 운동가들이 함께 여성의 문제를 털어놓고 고민하는 대회 현장을 찾았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기혼 여성 6명 중 1명, 필리핀은 5명 중 3명이, 몽골은 3명 중 1명이 남편의 신체적·성적 폭력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10년 동안 남편의 지긋지긋한 폭력에 견디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여성, 손버릇처럼 매질을 일삼았던 아버지를 목졸라 죽인 강릉의 어느 여중생. 남편이고 아버지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폭력을 가하는 가부장을 향해 이들이 살기 위해 택한 방법은 ‘살인’이었다. 이런 가정 폭력은 비단 우리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가부장제 문화에 깊이 영향을 받고 있는 아시아권 국가의 여성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정 폭력 문제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제9차 세계여성학대회 이틀째인 21일 이화여대에는 아시아 5개국 대표가 가부장제의 최대 ‘악(惡)’인 가정폭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아시아 지역의 가정폭력 추방운동 지역네트워크와 전략 마련을 위해’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는 일본·중국·필리핀·몽골·한국의 대표들이 각 국가의 가정 폭력 실태를 고발하고 아시아 공동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갈 것인지 함께 고민했다. 일본의 여성 쉼터인 ‘온나노스페이스 온’의 곤도우 게이코 대표이사는 일본의 충격적인 가정폭력 실태를 공개했다.2002년 일본 경찰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3일에 1명 꼴로 남편의 폭력에 의해 아내가 사망하고 있었다. 전체 여성의 0.5%는 생명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극심한 폭행을 늘 당하면서 살고 있다. 사회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는 몽골에서는 가정폭력에 대해서 논하는 것조차 금기시 돼 왔다.1990년 이전에는 가정에서 발생한 어떠한 문제라도 모두 ‘건전한 가정’,‘사회주의적인 가정생활규칙’에 따른 당의 이념에 따라 소속기관에서 공개적으로 처벌했다. 이 때문에 가정 폭력에 관해서는 쉽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나란투야 푸레브잡 몽골 국민폭력반대센터 쉼터 코디네이터는 “5∼6년 전만 해도 몽골 정부 관계자들은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몽골에 있지도 않은 문제를 외국에서 끌고 들어와 퍼뜨리는 사람들로 몰아세웠다.”며 얼마나 어렵게 여성운동을 하고 있는지 설명했다. 몽골의 가정 폭력 실태 역시 심각했다.2003년 몽골 국민폭력방지센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몽골 여성 3명 중 1명, 어린이 2명 중 1명, 노인 4명 중 1명이 남편과 아버지, 아들에게 맞고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성폭행 사건도 몽골에서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성폭행 가해자의 50%는 친족이며 피해자의 60%는 만 18세 미만이었다. 성폭행 가해자가 입건되더라도 88%는 조사 중에 무혐의 처리돼 풀려난다는 조사 결과도 이번 대회에 공개했다. 왕싱쥐안 베이징 홍풍여성심리상담센터 대표도 중국에서 가정폭력이 사회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 최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1995년 제4차 세계여성대회가 중국에서 열리기 전에는 중국 정부는 물론 민간 단체들도 가정폭력 자체를 인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1994년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심하게 매질을 당한 여성이 상담센터로 전화를 걸어왔지만 어떠한 도움도 줄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지난 10년간 가정폭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도록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도 이를 위해 아시아 여성들이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의 여성 쉼터인 ‘리훅 필리피나’의 테레사 페레난데즈 대표는 “필리핀 여성의 56%가 각종 폭력에 의해 희생당하고 있다.”면서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어린 시절에 가정 폭력의 희생자였으며 매맞는 여성의 다수가 어린 시절 자신들의 어머니가 구타당하는 것을 목격하는 등 가정 폭력은 악순환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5개국 대표들의 심포지엄을 주관한 한국 여성의전화 연합 김은경 공동대표도 아내와 자식을 소유물로 인식하는 가부장제의 문화를 어서 빨리 이 사회가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부장적인 남성일수록 가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남성은 한 가족의 구성원이지 지배자나 왕으로 군림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하며 바람직한 가족관계를 형성해 가기 위한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열린세상] 거품과 풍선,악마적 경제시스템/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부동산값 때문에 사람들이 부글부글 끓는다. 좋아서 끓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은 울화로 끓는다. 이 광기어린 경제 앞에서 정작 경제학자·관료·정치지도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아니라 꿀 먹은 지도층답게 묵묵부답이다. 그러나 다수가 끓는다는 것은 대체 무슨 소린가? 증오와 분노로 그들의 가슴이 끓는다는 말이지만, 여기에 이상한 점이 있다. 부글부글 끓는 강렬함만 보면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사실 충분히 그럴 만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아직 거기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있다. 끓는 사람들도 무작정 혹은 무한정으로 끓다가는 건강을 버리기 십상이다. 그러니 태평으로 계속 끓을 수도 없다. 여기에 울화의 경제가 개입한다. 경제 때문에 울화가 생기지만, 그렇다고 그 감정이 극단으로 들끓게 내버려두기도 힘들다. 개인들은 자신의 경제를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자신의 감정을 ‘경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벽에 부딪힌다. 그렇지 않으면 돈도 잃고 건강도 잃을 판이다. 부동산 광증 속에서 경제적으로 보장되지 못한 개인들은 이차적으로 자신의 울분에 대해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지경에 처하다니 얼마나 우스운가. 이런 비슷한 상황 앞에 서면 나는 카프카가 생각나곤 한다. 보험회사에 다니던 소설가는 벌써 오래 전에 보험시스템의 끔찍한 냉정함에 놀랐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폭동을 일으키지 않는 것에도 놀랐다. 따지고 보면 놀랄 일도 아니다. 경제 시스템은 우리의 울화를 부추기지만 동시에 그 울화를 마음대로 터뜨리지 말라고 부추기니까. 경제는 울화의 축이다. 최근에 대통령은 ‘공동체의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고 ‘우리 사회의 증오와 분노를 해소하는 것이 숙제’라고 천명했다. 지도자로서 마땅히 신경써야 할 과제이기는 하지만, 그 말은 현재의 부동산 대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왠지 무력하게 들린다. 분당 사람들이 정부 지지자가 되었다는 만평이 횡행할 때, 웃어야 하나? 이 상황에서 정부는 어설프게 국민통합을 외치기보다는 차라리 솔직하게 양극화된 정서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이 양극화에 대해 대응하는 상이한 방식이 다시 양극화되어 있다는 데 주의하자. 서민층을 보호하자는 관점은 주로 서민층을 위한 공급을 늘리자며 혼란을 투기꾼들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그러나 그것은 기껏해야 절반의 진리다. 서민을 위한 공급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큰 이유는 서민과 중산층은 소유하는 것이 아예 없거나 혹은 그들이 소유한 부동산가격은 바닥에서 긴다는 데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극단적인 거품 가능성만 경고하는 경고성 발언들의 뼈아픈 역설이 있다. 그것만 믿고 투기꾼들만 비난하다 보면 질주하는 부동산 시스템에서 맥없이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이 점에서 시장에 무작정 거스르지 말자는 말이 중요하지만, 이 말도 함정이 있다. 지금 시장은 보이지 않는 손이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투자와 투기가 구분되지 않는 극도로 혼란스러운 카지노 자본주의 상태이다. 그런 미친 시장에 우리를 무작정 내맡기는 일도 미친 짓일 터. 따라서 시장에 맡길 것은 맡기고 나머지는 공공성으로 해결하자는 말이 옳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악마와의 거래일 만큼 위험하다. 토지개발공사나 주공 같은 공공기관이 부동산가격을 올려놓은 후 그 수익으로 서민들의 주거를 지원한다는 정책은 이 악마적 악순환의 교묘한 작품이었다. 거품이 문제니 펑펑 터지는 것이 좋겠지만, 터지는 거품 속에서 정작 피해를 보는 자들은 약자들이다. 바로 그 점에서 경제시스템의 악마성이 삐쭉 드러난다. 홧김에, 거품아 터져버려라고 말하는 사람도 그 저주의 실현이 정말 달콤할 리는 없다. 울화병이 극단으로 도져서 터지지 않는 한 그럴 것이다. 여기서 거품을 ‘터지지 않는 풍선’으로 만드는 고난도의, 가히 악마적인 기술이 경제로 등장한다. 그러나 빈 거품이 누구나 여기저기서 눌러대는 풍선으로 계속 부푸는 한, 사람들은 우울과 울화에 처절하게 시달릴 것이다. 건전한 투자와 투기가 구분되지 않는 곳에서 경제는 도박이니까.   김진석 인하대 철학 교수
  • [CEO 칼럼] ‘競爭’의 새로운 패러다임

    [CEO 칼럼] ‘競爭’의 새로운 패러다임

    진정한 승리와 성장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탄생’된다. 손자병법의 모공(謀功)편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백번 싸워 백번 승리하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전쟁을 하지 않고도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선이다.” 이러한 성현(聖賢)의 진리는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기업들이 한정된 시장을 두고 치열한 전쟁을 벌여 승리를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싸움 없이 성공을 거두는 것은 더 의미 있고 값진 ‘승리’일 것이다. 흔히들 지금의 시장 상황을 총성 없는 전쟁터에 비유하곤 한다. 이렇듯 치열한 시장 환경에서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과당 경쟁을 벌이게 되고 이는 기업으로 하여금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게 만드는 반면 수익성은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는다. 물론 경쟁이 나쁜 결과를 초래하는 것만은 아니다. 공정한 경쟁은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고 우수한 제품 개발을 통해 고객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문제는 제살깎기식 과도한 경쟁에 있다. 출혈 경쟁에 따른 시장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전략이 바로 ‘블루 오션’이다. 그동안 기업간의 경쟁으로 붉게 물든 ‘레드 오션’에서 벗어나 미지의 새로운 가치를 찾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수요를 창출해 내자는 것이 ‘블루 오션’의 본질이다. 이는 결국 오늘날 시장에서의 성공은 ‘경쟁’이 아니라 ‘창조’, 즉 남과는 다른 ‘가치 창출’을 통해 얻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도 하다. 1960년대 미국 커피 회사들은 포화된 시장을 탈출하기 위해 가격 경쟁을 시작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품질과 향은 뒤로 한 채 값싼 원두를 캔에 섞어 팔았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커피를 소모적 경쟁이 아닌 ‘감성’으로 접근해 1000년 커피 역사를 새로이 쓰기 시작했다.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사람과 사회가 만나는 공간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꼽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도 무모한 경쟁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성공했다.1971년, 사우스웨스트는 항공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며 기존 항공사의 고객을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를 타지 않는 사람들이 대안으로 택하는 교통수단이 무엇인가에 주목했다. 그 결과 적잖은 사람들이 중단거리를 비행기가 아닌, 자신의 차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우스웨스트의 ‘언제든 출발이 가능하고 값이 싸며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초저가 중단거리 항공 여행은 그렇게 탄생했다. 매우 빠른 명견(名犬)이 그 역시 재빠른 토끼를 뒤쫓아 수십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오르내리다가 이 둘 모두가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이렇듯 본래의 목적은 뒤로한 채 불필요한 경쟁만 벌이다가 모두가 공멸(共滅)하고 만다는 뜻이 담긴 말이 ‘견토지쟁(犬兎之爭)’이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무모한 경쟁과 분쟁은 결국 누구도 승리자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모든 기업은 경쟁에서 승리를 말한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경쟁에 있어 중요한 점을 잊고 있다는 데 있다. 그것은 바로 ‘경쟁의 질’이다. 무의미하고 과도한 경쟁은 궁극적으로 기업에 고객의 ‘불신’이나 사업의 ‘실패’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모두가 한 길로 가기만을 고집하면 병목은 필연이고, 이는 결국 아무도 전진할 수 없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진정한 승리와 성장은 상대방은 물론이고 자신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소모적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혁신하는 과정에서 ‘탄생’된다.
  • [정책진단] ‘최저임금’ 공방

    [정책진단] ‘최저임금’ 공방

    양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과 경총이 비정규직법안에 이어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양측은 최저임금심의위원회(위원장 최종태·서울대교수)의 최저임금 결정시한이 오는 28일로 다가오자, 치열한 논리전과 함께 공익위원 압박작전에 나섰다. 최저임금심의위는 노·사·공익위원 27명(각 9명씩)으로 구성됐다. 노사의 입장이 상반되는 만큼 결정권은 사실상 대학교수 등 공익위원들이 쥐고 있다. 양 노총과 경총은 각각 최저임금 요구안과 제시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양자의 차이는 너무나 극명하다. 양 노총은 37.3%의 인상을 요구하고, 경총은 3% 이상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월 81만 5100원(시급 3900원, 주 40시간 기준)이 노총의 안이다. 반면 경총은 월 66만 1050원(시급 2925원, 주 44시간 기준)을 고수하고 있다.2차례 정도 수정안을 내겠지만 상대를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총 경제조사본부 이상철 전문위원은 15일 “중소기업에서는 3%도 부담스러워한다.”고 했고, 한국노총 이민우 정책국장은 “수정안을 낼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맞섰다. 경총은 영세업종의 평균 생산성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제시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5년 동안의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12.3%라는 통계 수치를 내놓았다.5년간 60% 이상 올랐다는 얘기다. 최저임금을 주는 사업장의 경우 생산성과 지급여력이 열악해 한계상황에 봉착했다는 논리도 내세운다. 이 전문위원은 “현재 법정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하지만 노동부는 이런 사업장에 벌금을 물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9월부터 발효됨에 따라 기업주의 부담은 훨씬 더 커졌다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못했던 감시단속근로자(경비 등)와 수습 근로자, 훈련생 등이 법 개정으로 적용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56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감시단속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했을 때 기업주의 추가부담은 연간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경총은 보고 있다. 최저임금 적용 노동자는 총 125만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양 노총은 우리나라처럼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한 나라의 경우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보호를 위해서는 최저임금 현실화가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2840원, 한달(주 44시간 기준) 64만 1840원으로, 이는 올 2월말 현재 5인 이상 사업체 상용직 노동자 한달 통상임금 172만 6260원의 37.2%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밝힌 지난해 4·4분기 생계비 229만 4800원의 28.0% 수준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이 국장은 “최저임금은 상용직 노동자 통상임금의 절반수준은 돼야 한다.”면서 “81만 5100원은 이런 취지에서 산출된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 노총은 최저임금 쟁취를 위한 투쟁을 강도 높게 전개할 방침이다. 지난 13일부터는 최저임금심의위(서울 강남구 논현동)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칼자루를 쥔 공익위원들에게 노동계의 입장을 호소하는 엽서도 보낼 계획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유삼렬 한국 CATV협회장

    유삼렬 한국 CATV협회장

    “지난 10년 동안 양적인 팽창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질적인 향상을 꾀해야 할 시기입니다.” 전체 가구수 가운데 70% 이상인 1300만여 가구가 케이블TV를 즐기는 시대다. 케이블TV는 다매체 경쟁 시기를 맞아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과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해 지역·생활밀착형 매체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올해 ‘케이블 10년, 디지털 원년’을 선언한 한국 케이블TV방송협회(KCTA) 유삼렬 회장은 9일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시대와는 차별화된 질 좋은 콘텐츠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토록 업계 모두가 노력, 뉴미디어 맏형으로서의 위치를 재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케이블TV가 맞이할 향후 10년은 새로운 정체성을 찾는 데 몰두할 시기라고 했다. 이와 관련, 그는 ‘제3회 케이블 방송장비 전시회 및 콘퍼런스’ 과정에서 케이블방송사업자들이 맺은 ‘새로운 10년을 위한 케이블TV 협약’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협약은 방송사업자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경영에 대한 약속을 담고 있다. 그동안 규모가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지나치게 상업적 논리로 일관해 공익성이나 시청자 주권 보호에는 소홀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유 회장은 1년 정도 남은 임기 동안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수신료 제 값 받기 운동’도 펼치겠다고 전했다. 저가형 덤핑 경쟁으로 평균 수신료가 5000원 대로 떨어졌고, 이는 일부 SO들이 채널사용자(PP)에게 수신료 분배를 제대로 해주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졌기 때문. 그는 “이번 협약은 결코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SO와 PP 대표들의 합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부 규범을 마련해 실천을 담보하겠다. 이는 또한 다매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눈앞에 다가온 방송·통신 융합 시대의 최적 매체는 바로 케이블TV라고 자신한다. 그러나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도 사업자별 규제에서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는 장벽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벌이는 줄다리기에 대해 “헤게모니 다툼으로 국가 방·통 융합 정책이 좌지우지 되서는 안된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융합 시대를 관장할 기구는 정치와는 무관한 독립기구 형식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그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