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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차상위계층 의료보호에 관심을/이학기 강남구의회 의장

    정부가 40년간 지속해온 단순보호차원의 생활보호제도 대신 생산적 복지를 표방하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시행한 지 올해로 7년째가 된다. 이 제도는 ‘공돈’을 받아 놀고 먹는 서구 복지국가의 ‘복지병’ 전철을 밟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최저생활을 보장해준다는 ‘생산적 복지’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 미치는 가구에는 미달 금액을 국가가 지원해준다. 우리나라의 최저생계비는 헌법에 규정된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누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으로, 올해의 경우 4인 가구 기준 120만 5000원이다. 즉, 기존 생활보호법이 연령·장애에 따른 생활보호라는 시혜적 차원이었다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국민이면 누구나 최저생계비 이상의 생활수준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차상위계층’이라는 틈새계층을 낳았다. 통상 차상위계층은 실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00∼120%(150만원) 범위 안에 들면서도 기초생활 수급자로는 선정되지 못하는 잠재적 빈곤층으로 정의된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 한 달 최저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극빈 가정은 7%로 이 가운데 3%(약 140만명)만이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고, 나머지 4%(190만여명)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또 최저생계비를 겨우 넘어서는 차상위계층도 36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최근 몇몇 자치구에서 이들 차상위계층의 보호를 위해 해법을 찾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건강보험료나 전기·도시가스요금 등을 체납한 차상위 가구에 대해 지자체에서 대납해주는 정책 등이 그것이다. 특히 질병을 앓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차상위계층의 의료보호는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다. 아파도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사회를 ‘더불어 사는 공동체’라고 할 수 없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해 한 달에 1만원 이하의 건강보험료도 못 내는 차상위 가구에 지자체 재정으로 건강보험료를 대납해주는 정책의 입안을 검토하던 중 뜻하지 않은 벽에 부딪혔다. 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들에게 앞으로의 보험료를 대납해 주더라도 이미 체납된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여전히 의료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현 제도상 건강보험료가 3개월만 체납돼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지자체에서 최소한의 의료보험 혜택을 받게 하기 위해 보험료를 납부해주는 정책이 의미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지금까지 1만원 이하의 건강보험료가 없어 수개월에서 몇년을 체납한 차상위계층은 앞으로도 특별한 수입이 생기지 않으면 보험료 체납은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혜택을 못 받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결국 보험료를 못 내고, 이로 인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셈이다. 따라서 건강보험공단의 전향적인 정책 변화를 촉구한다. 지자체에서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차상위계층의 보험료를 대납해 주기에 앞서, 이들이 지체 없이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이미 체납된 보험료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이는 어느 특정 지자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공동의 문제다. 이제라도 건강보험공단이든 보건복지부든 발벗고 나서야 한다. 지금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자체의 건강보험료 지원정책이 1조 6822억원에 이르는 적자에 허덕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잇속을 챙기기나 지자체의 허울좋은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도록 국가차원의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학기 강남구의회 의장
  • 버넌 스미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세계경제 전망’ 대담

    버넌 스미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세계경제 전망’ 대담

    서울신문사는 10일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에서 노벨상 수상자 버넌 스미스교수, 연세대학교 정창영 총장, 경제학과 한순구 교수와 ‘세계경제 전망’이라는 주제로 좌담을 가졌다. 좌담은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미스 교수가 ‘제2회 노벨연세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면서 마련됐다. 좌담은 편집국 임태순 부국장의 사회로 1시간 남짓 진행됐다. 스미스 교수는 가격 형성과 시장의 관계에 관한 실험적 연구를 통해 대안적 시장의 중요성을 밝히고 대안적 시장 모형을 엄밀한 조건하의 실험실에서 먼저 실험하면서 최적 모형을 찾아내는 이른바 ‘풍동 실험(wind-tunnel tests)’을 제창했다. 그는 제임스 멀리스 교수와 11일 오전 10시부터 11시40분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파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전망하는 등 여파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버넌 스미스 교수(이하 스미스 교수) 솔직히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아마 그래서 많은 기관의 예측이 엇갈릴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난 주택시장의 거품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이다. 물론 1950년대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그 당시보다 거품이 더 크고 심각하다는 점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저소득 미국민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로 집을 샀지만 이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이 문제가 부동산 분야에만 해당된다면 공정한 해결책을 만들자는 예측을 할 수 있겠지만 다른 자산들과 연동돼 있으므로 예측은 더욱 힘들어진다. 사람들이 집을 사는 이유는 한 가지다. 어떤 바보에겐가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은 발을 빼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반복된다. 현재의 시점에서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자신이 산 부동산을 다시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세계 은행들은 투자가들의 유동성을 구축하는 쪽으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고 이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부동산과 금융 등은 서로 연결돼 있고 서로 의지하고 있으므로 결국은 한 곳의 유동성을 구축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다. 지금 투자가들이 유동성을 원하는 것 역시 부동산, 금융 등의 충돌을 좀더 완화시키기 위해서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이하 정 총장)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는 처음에 예측했던 것보다 점점 커지고 있으며 정확한 피해를 규명하는 데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하지만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이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므로 결국은 진정국면으로 갈 것이다. -한순구 교수(이하 한 교수) 정 총장의 예측과 마찬가지로 서브프라임모기지가 장기적으로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에는 호경기와 불경기의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고, 상당한 기간 호경기였던 미국 경제가 이제는 어느 정도 조정을 받는 사이클로 들어갈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스미스 교수에게 묻겠다. 당신은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 미국 증시의 낙관론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였다. 즉 현재는(지난 5월) 1990년대 말과는 달리 절대 거품상태는 아니라면서 주식매수에 나설 정도로 강세장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견해는 아직도 유효한가. -스미스 교수 여전히 사람들이 주식을 살 때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저널에 기고했던 내용을 지적하는 것 같은데 1990년대 당시에는 성장과 생산성 향상이 거품으로 일어나고 있었고, 지금은 주식시장의 위기가 찾아왔다는 점에서 분명 다르다. 또한 미국의 주식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낮아지기를 바라고 있고, 주식의 총량은 많아지고 있으므로 향후 당분간 주식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래서 지금이 매수자들이 주식을 살 기회라고 생각한다. 주식시장은 한번의 충격이 있으면 분명 떨어진다. 하지만 시장은 다시 그 충격을 회복한다. 실제 올해에 들어서 시장은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매수자들이 낙관적인 자세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 ▶인터넷의 발달, 반도체 성능의 향상 등으로 모든 것이 고도화·집적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전 지구적인 빈부격차, 분배의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나. -정 총장 우선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반대한다. 지난 20여년 동안 개도국의 경제성장률은 선진국의 경제성장률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중국과 인도에서는 5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가난에서 벗어났다. 물론 아프리카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가난으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중국과 같은 개도국의 소득 불균형 역시 매우 악화돼 왔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는 아프리카와 같은 지역을 다른 세계들과 소통시키는 것이다.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 소득불균형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더 많은 선진국들의 사회 정책들이 소개되고 활용되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 총장님 말씀에 동의한다. 대표적 문제는 아프리카다. 아프리카는 분명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그 자원을 정부가 소지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정부는 그 자원을 쥐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데만 사용하고 있다. 알래스카의 경우 천연자원을 판매해 만들어진 자금의 25%를 국민들에게 동등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투자계좌로 적립하고 있다. 곧 천연자원은 정부가 아닌 사람들에게 가야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정부는 국민들의 구호 자금조차 자신들의 힘을 넓히는 데만 쓴다.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되는 원인은 종족간 싸움이 많아 통치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만 해결된다면 아프리카가 선진국이 되는 데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한국의 사회비용은 잘 쓰이고 있다. 특히 교육 등으로 잘 사용돼 왔고, 그 결과 많은 부를 획득하는 밑거름이 되었고, 빠른 경제성장을 해낼 수 있었다. -한 교수 전자통신 산업의 발달은 빈부의 격차를 늘릴 수 있는 요소가 분명히 있다고 본다. 하지만 반드시 후진국이 불리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제는 미국의 기업도 반드시 미국에서 공장을 차릴 필요가 없고 교통 통신의 발달에 따라 우수한 인력이 있고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 등지로 옮겨가고 있다. 따라서 오히려 후진국으로서는 이런 기회를 잘 이용해 외국으로부터의 투자를 늘리고 경제를 발전시킬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같은 이유로 1차,2차 산업이 퇴조하고 서비스업이 비대해지고 있다. 서비스업의 성장은 또한 고용없는 성장, 집중화라는 문제를 드리우고 있다.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는 없나. -스미스 교수 서비스업은 노동집약적이지 않다. 오히려 노동에 대해 안정적이다. 서비스업은 앞으로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으므로 고용을 더욱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서비스업에 일자리는 많은데 거의 모두가 전문직이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젊은이들이 아버지 일을 물려받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두세 개의 직업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이직을 쉽게 할 수 있는 능력 역시 교육받아야 한다. 그럼 서비스업의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고, 서비스업은 반대로 고용을 늘리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할 수 없는지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미국이 아웃소싱을 멈춘다고 해 보자. 그렇다면 미국으로 인해 다른 나라가 전부 타격을 입고 타국의 아웃소싱 회사들이 다 무너질 것이다. 이는 당연히 좋은 전략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책은 세계적인 경제 기계를 멈추지 않고 계속 돌리는 것이다. 즉 멈출 수 없는 기계를 돌리면서 고용과 성장을 동시에 이루어가는 것이다. 단 정부가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시장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정 총장 서비스업이 고용 없는 성장을 부른다는 의견 자체에 대해 반대한다. 오히려 고용 문제는 서비스업이 아니라 제조업에 있다. 또한 고용 없는 성장 역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직률이 높아질수록 그것을 긍정적으로 보면 생산력은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거쳐가야 하는 길이다. 하지만 고용창출을 위해 서비스업을 더 많이 만드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경제는 앞서 가고 있는 일본과 격차가 벌어지고 뒤따라 오고 있는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샌드위치 신세에 처해 있다. 한국경제가 현재의 정체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경제에 대해 조언을 들려달라. -정 총장 중국과 일본에 끼인 경제상황에 대해 대부분 한국인들은 비관적인데 반해 긍적적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많은 발전을 했고, 인력자원을 축적해 왔으며,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우리는 중국보다 훨씬 많은 인적 자원을 집적해 왔으므로 그들의 급성장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오히려 중국의 경제성장을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일부는 지금의 상황을 두 마리 고래 사이에 끼인 새우 형상이라고 말한다. 물론 일본과 중국이 거대 경제국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 경제가 더 빠르고 유연해지기만 한다면 새우가 아닌 돌고래가 될수 있다. 둘 사이에 끼이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탄력을 받아 튀어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스미스 교수 총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히려 한국과 중국에 쫓기고 있는 일본 경제에 해야 하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중국의 성장은 사람들이 예측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동안 지속될 것이다. 첫째로 시골 사람들이 전부 도시로 모이고 있다. 농업혁명은 사람보다 농업 기계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력의 효율성 차원에서 경제 발전을 위한 인력이동이라고 보아야 한다. 중국 역시 농촌은 사람이 필요 없고 도시는 작아도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된다. 도시화가 경제 생산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다. 둘째, 노동력이 풍부하므로 최첨단 기술만 사들이면 되는데 이미 중국은 한국에서 그 기술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곧, 경제성장을 위한 기술요소가 갖추어진 셈이다. 셋째, 중국은 사람들이 전문적인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교육 시키고 있다. 현재도 교육 붐이 일어나고 있고 한국과 같은 우수한 인재들을 계속 배출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러한 세 가지 준비를 통해 미국, 한국의 적이 아니라 오히려 어울리는 우호적인 경제국이 될 것이다. ▶중국 경제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경제는 불안한 측면도 많다. 중국경제의 역할이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말해 달라. 아울러 한·중·일이 지역경제협력체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스미스 교수 그 문제는 정 총장께서 더 잘 아실 것 같다. -정 총장 중국 경제가 좀더 투명하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국의 입장에서 일본·중국과 지역경제협력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농업 분야의 자유화에 대해 먼저 합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3국을 아우르는 정치적 리더십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한 교수 분명 중국 경제에 불안한 요소가 있고 앞으로 중국 경제가 등락을 보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일정기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본다. 한중일의 협력은 경제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정치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서 갈 길이 멀다고 본다. 특히 북한 문제가 있고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인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본다. 아직 한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일본과의 협력이 더 중요한 상황에서 중국과는 교역의 증대 정도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한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기초과학은 자체 중요성보다 응용과학으로 발전될때 의미” “기초과학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실과 직결될 수 있는 응용과학의 영역으로 발전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교수들의 산업활동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일본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한국도 이 부분에 주목해야 합니다.” 10일 연세대에서 개막된 ‘제2회 연세노벨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2001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노요리 료지(野依良治·69) 나고야대 석좌교수 겸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이사장은 과학의 연구와 교육 방식에 새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20년간 노벨 화학상 수상자들의 상당수는 기존 화학의 영역이 아닌 분자생물학이나 나노과학의 영역에서 배출되고 있다.”면서 “이는 전통적인 과학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전세계 연구자들과 교육자들은 변화를 인식하고 차세대 과학자를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요리 교수는 과학이 나갈 방향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환경적으로 무해한 녹색화학은 과학이 나아갈 분명한 방향”이라면서 “그러나 녹색화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유발했을 때의 인식과 동일한 수준의 인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사고의 전환이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노요리 교수는 9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초과학의 원동력으로 RIKEN을 꼽았다. 노요리 교수가 2003년부터 이사장을 맡고 있는 RIKEN은 1917년 설립된 기초과학 종합연구기관으로 연구진만 3300여명에 이르며 세계 최대의 방사광가속기 ‘Spring8’과 세계 2위의 생물자원연구 시설 ‘BRC’ 등 최첨단 시설을 일본 전역에 걸쳐 보유하고 있다. 노요리 교수는 “RIKEN은 교육이 아닌 연구기관이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갖고 있다.”면서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공학 등 광범위한 분야를 포함하는 기초과학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결과를 곧바로 학계 및 산업부문과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요리 교수는 이날 오전 연세대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창의성과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노벨상 수상 당시를 회고하며 “여기 있는 한국 학생들도 언젠가 스톡홀름으로 초청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대담자 프로필 ●정창영(63) 연세대학교 총장 ▲학력 청주고등학교-연세대학교 경제학과-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과 교수(1971년 9월∼ ), 연세대학교 총장(2004년 4월∼ ), 한국경제학회 회장(2002년 2월∼2003년 2월),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2002년 6월∼2003년 6월),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 이사장(2004년 5월∼ ) ●버넌(79) 스미스 교수 ▲학력 하버드 대학교-하버드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미국 공공선택학회·경제과학회 서부경제학회 회장, 국제실험경제학연구재단 총장 역임, 미국예술과학 아카데미 특별회원, 미국과학 아카데미 회원, 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2001년∼ ) ▲수상 애덤스미스상(1995), 노벨 경제학상(2002·대니얼 카너먼과 공동수상) ●한순구(38) 교수 ▲학력 서울대학교 경제학과-하버드 대학원(경제학 석·박사) ▲경력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2002년 9월∼ ), 한국계량경제학회 사무차장(2003년 3월∼2004년 2월)
  • [靑 ‘이명박 고소’ 파장] 검찰 “정치적 이용될라” 곤혹

    검찰이 또다시 정치권 공방으로 곤욕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최근 한나라당이 ‘이명박 후보 죽이기’를 위해 국정원·국세청을 동원한 정치공작이 진행되고 있다며 공작의 배후로 청와대를 지목한 데 대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이 후보를 비롯, 한나라당 인사들을 검찰에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검찰로서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 이어 또다시 이 후보를 조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 데다 청와대가 유력 대선 후보를 직접 겨냥한 고소는 이번 처음이어서 더욱 난처해하고 있다. 대검의 한 간부는 “매번 선거철마다 넘쳐나는 고소·고발 사건이지만 올해 대선처럼 치열한 적도 없는 것 같다. 특히 유력 대선 후보가 직접 고소를 당한 사례도 없는 것 같다.”면서 “대선 전에는 수사를 끝내야 할 텐데 그동안 검찰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고위 간부는 “요즘 벌어지는 정치인 관련 의혹 사건이나 학력위조 논란 등을 보면 우리 사회에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그렇다보니 문제가 생기면 검찰에 검증을 요청할 수밖에 없고 검찰도 촉박한 시간이지만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 관련 의혹 사건은 각당 검증위원회나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조사가 되고 걸러져야 하고, 정치권도 논란이 있고 의혹이 있다면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자체적으로 검증하고 조사해서 따져 보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현대차 무분규 타결 환영하지만

    현대차 노사가 10년만에 처음으로 분규 없이 임단협을 타결로 이끌어냈다. 현대차 노조는 지금까지 임단협 때 회사측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파업권을 남발해 왔다. 그 결과, 매년 수천억원에 달하는 매출 손실과 대외 이미지 손상, 노사간 불신 심화 등의 상처만 남겼다. 그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임단협 타결은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교섭 결렬-파업-타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점에서 일단 높이 평가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타결이 상생과 화합이라는 새로운 노사관계의 발판을 마련하는 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타결내용을 들여다보면 무분규 타결을 위해 회사측이 지나친 비용을 치르지 않았느냐 하는 의구심이 든다. 회사측은 이번에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환배치’와 관련해 노조의 양보를 받아내려 했으나 제대로 협상도 못하고 포기했다. 임금피크제 도입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고용과 관련된 사안은 노사가 공동으로 심의·의결토록 함으로써 경영권 행사에 족쇄만 더 강화됐다. 지난 7월 해외 판매목표를 9만 5000대 줄인 상황에서 조합원당 임금부담은 490만원 늘어났다. 올 들어 현대차 노조의 정치파업에서도 확인됐듯이 명분없는 파업에는 여론은 말할 것도 없고 조합원들도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 수입차의 내수시장 잠식 속도로 볼 때 현대차가 누리는 독점적 지위도 언제 허물어질지 모른다. 현대차 노조는 무분규 타결에 박수를 보내는 소비자들의 여망에 부응해 생산성 향상으로 화답하기 바란다.
  • 노사 실리 챙기고 얻은 무분규

    노사 실리 챙기고 얻은 무분규

    현대차가 1997년 이후 10년 만에 파업 없이 노사 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해마다 되풀이돼 온 협상→결렬→파업→타결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노사 양쪽의 생각이 회사가 처한 안팎의 상황과 맞물린 결과다. 오는 6일 노조 찬반투표에서 이대로 가결될 경우 현대차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과 브랜드 이미지·대외신인도 하락 등 그동안 계속돼온 유·무형의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해 현대차의 임단협 결과에 주목해 왔다. 세계 자동차산업 침체와 글로벌 메이커의 짝짓기 등 커다란 변화의 흐름 속에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노사관계의 기틀을 올해 다지지 못하면 앞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파업 악순환 끊자” 노사 공감대 올해 무분규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사측은 협상 전부터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 등 노측 핵심인물들이 비교적 합리적인 성향들이라며 원만한 타결 가능성을 높게 보아 왔다. 올해를 ‘무분규 원년’으로 선포한 사측은 통상 막판에 가서야 공개하는 최대 협상카드인 임금인상안을 이례적으로 먼저 제시했다. 지난 3일 11차 교섭에서는 당초 제시안보다도 금액을 높인 수정안을 내놓았다. 윤여철 사장이 파업찬반 투표 중에 노조를 직접 방문해 협조를 구했고 4일 마지막 협상에서는 노조를 향해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노조 집행부도 지난달 30,31일 진행된 조합원 투표에서 63%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지만 실제 파업 돌입을 유보했다. 이상욱 노조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파업은 마지막 수단이며 조합원도 국민들도 파국으로 가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 사측도 예전과는 다르게 교섭에 임하고 있고 실무에서도 상당한 변화들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측은 교섭 결렬을 선언한 후에도 휴일특근 외에 잔업은 계속하는 등 생산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조합원들 사이에도 파업을 해 봐야 개인들에게 좋을 게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난해 파업을 거쳐 ‘성과급 300%, 일시금 200만원 지급’을 얻어냈지만 파업 무노동에 따른 임금 손실액이 1인당 평균 200만원이나 돼 실제 각자 손에 들어온 액수는 투쟁에 비해 많지 않았다. ●“사측 지나친 양보” 논란 예고 하지만 이번 협상타결이 사측이 무조건 파업을 피하고 보기 위해 취한 지나친 양보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임협을 비롯해 단협에서도 노조가 조합원의 고용 안정과 권익 보호 등을 위해 요구했던 정년 연장 등 안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상당수 반영됐기 때문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데스크시각] 오사카 뛰어넘기/임병선 체육부 차장

    지난 2일 아침 묵고 있던 일본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눈을 뜨자마자 텔레비전을 켰다. 여자 마라톤 레이스가 궁금해서였다. 지난 밤 12시가 넘어 경기장에서 돌아와 잠자리에 든 터였다. 거리에서 일본인들의 응원 열기를 지켜보겠다는 결심을 지키지 못하고 텔레비전 시청으로 대신해야 했다. 뜨거운 거리 응원이 펼쳐지고 있었지만 그 열기는 상상을 휠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아침을 들고 호텔 밖으로 잠깐 나갔다가 기겁을 했다. 오전 8시인데도 더위가 정말 무서울 정도였다. 그런데도 많은 시민들이 마지막 금메달에 대한 희망으로 똘똘 뭉쳐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비밀병기’ 사도 레이코는 38㎞ 지점에서 중국 선수에게 추월당했다가 응원 열기에 자극받았는지 따라잡고 3위로 골인, 개최국 일본에 첫 메달을 안겼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선수들이 레이스 도중 마시는 음료통 손잡이였다. 지칠대로 지친 선수들이 황망간에 집어드는 통 손잡이에 꽃이 꽂혀 있었다. 사소한 것 하나에도 스며든 정성이 흠뻑 전해졌다. 나가이 스타디움의 미디어센터 안에서 각국 취재진이 물이나 음료를 찾으면 자원봉사자들은 반드시 수건으로 병이나 캔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건넸다. 셔틀버스에서 내려 스타디움 안 취재석까지 이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의 환영 인사를 들어야 했는지 모른다. 2일 막을 내린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을 지켜본 우리에겐 크게 세 가지 방향의 시각이 존재하는 것 같다. 어떤 이들은 4년 뒤 대구가 훨씬 더 완벽한 대회 운영을 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 다른 이들은 돈은 적게 들이고 자원봉사와 미소로 ‘수지를 맞춘 대회’라는 식으로 폄하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대회 운영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개최국의 경기력이라며 이를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종목을 발굴, 스타를 길러내야 한다고 단단히 별렀다. 사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대목들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무얼까. 스타 부재와 개최국 국민의 무관심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일이 아닐까. 귀국길 간사이공항에서 만난 성봉주 체육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솔직히 수준이 안 되는 선수라도 일본 텔레비전 등은 반복적으로 소개하며 관중 동원에 열심이더라.”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오후 경기 시작을 2시간 앞둔 오후 5시만 되면 방송들은 어김없이 그날 출전하는 일본 선수들의 각오와 그동안의 훈련방법, 경기 전망 등을 요란스럽게 내보냈다. 전력비교의 대상으로 이번 대회 3관왕을 차지한 앨리슨 펠릭스(미국) 같은 선수가 오르내릴 정도였느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기자 역시 그런 장면에 싸늘한 비웃음을 날린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자꾸 되풀이되자 ‘아, 저런 건 정말 우리가 따라할 수 없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번외종목인 남자 마라톤 단체전 3위를 차지하고 세단뛰기의 김덕현(조선대)이 8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것 외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를 둘러싸고도 한쪽에선 가능성을 보인 대회라 하고, 다른 한쪽에선 4년 뒤 뭐가 달라질까 의심하는 시선이 엄존한다. 일본은 10년의 중점투자 전략을 통해 여자 마라톤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한국에는 전혀 없는 육상전문 잡지들이 서점에서 독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육상은 이제야 궤도 수정을 통해 훨씬 짧은 4년 동안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가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급한 만큼 서두르다 생기는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다. 육상 기반을 망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도 껴안고 나가야 한다.‘안되는 상품’을 어떻게 포장해 ‘시장’에 내놓을지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임병선 체육부 차장 bsnim@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딸 데리고 캐나다 온 주부 ‘피해망상’

    Q딸을 데리고 캐나다에 온 주부입니다. 딸이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 호르몬 치수가 높고 통증이 심하여 등교를 못할 정도여서 캐나다로 유학을 결정하고 1년 반째 가족이 떨어져 살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지극히 독립적이어서 장기 별거에도 별 문제가 없으나, 내가 사람 만나기를 두려워해 전혀 외출을 못하고 삽니다. 영어도 못하고, 외국인들에게 크고 작은 피해를 본 다음부터는 피해 망상에 걸리고, 비만이 된 나를 어떻게 볼지에 대해 지극히 두려워 문 밖에도 나가지 못합니다. 아이들과 혼자 사는 한국인 주부를 노리고 접근하는 외국 남성들이 많다는 소문도 있어 이제는 모든 사람을 경계하게 됩니다. 집에 있다 보니 술을 마시게 되는데, 사회지도층인 남편은 이 사실을 모릅니다. 앞으로도 1년 이상을 지내야 하는데, 자신이 없습니다. -송영자(가명·45세) A송영자님의 사연을 들으니 유학생 자녀를 둔 가정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공감이 됩니다. 자녀를 위해 해외생활을 결정했으나, 정작 문제가 많던 자녀는 적응을 잘하고 뜻하지 않게 부모에게 부적응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생활이 단기가 아니고 장기로 이어지면서 문제들이 누적되고 가장 가까워야 할 부부 사이에 서로의 걱정을 터놓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곤 합니다. 우선 송영자님의 부적응 증상은 사회불안 장애로 보입니다. 주변 사람이 전부 나를 무시하는 것으로 느껴져 원활한 사회생활이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신체적인 외모가 중요시되면서, 비만인 사람들이 겪는 심리적인 고충은 자신감 결여뿐 아니라 실제로 사람이 많은 장소에 나가는 것을 꺼리고, 집에서만 생활하다가 비만이 더 심해지는 악순환을 본인이 통제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혹시 사람들이 그런 눈초리로 본다고 해도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람은 잘 받아넘기지만, 송영자님의 경우엔 더 많이 상처받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남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항상 바쁜 남편이 부인의 사회적 고립과 심적인 고통을 이해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 더욱 말을 하지 않다 보면, 부부간에 서로 위하고 돌보는 기능이 떨어져 신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더욱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인의 심리적인 부적응이 부부관계에 다시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므로, 자녀의 교육 문제가 해결되는 만큼 다른 소중한 면을 잃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런 경우 현재 직면한 문제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감정을 다시 분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흔히 사회불안 장애는 단지 외모나 영어, 사교성 부족 때문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에 대한 신뢰감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 발생하기 쉽습니다. 그런 경우 작은 손해나 타인의 우연한 실수를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비극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국내에서 살 때에도 그런 일은 반복적으로 일어났지만, 자신의 그런 경향을 의식하지 못하다가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하는 외국 생활에 처하여 남을 불신하는 경향이 더 첨예하게 드러난 것이 아닐까요. 환경이 바뀌어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장애가 아니라 계속 지속되는 장애라면, 그리고 현재 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잘난 남편이나 공부하기에 바쁜 자녀, 그리고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는 술병 외에 다른 건강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흔히 비만을 운동과 음식 조절로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 전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심리적인 치료가 먼저입니다. 인간은 평생 남과 더불어 하나의 그물 안에서 함께 출렁이며 사는 생활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바람이 분다고 모든 나무가 쓰러지지 않듯이, 자신을 스스로 조절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지금 힘든 상황은 외국에서 자녀의 미래 하나만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에겐 지극히 정상이므로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마시고, 자신을 돌보는 일을 병행하시기 바랍니다. 가까운 평생학습센터에 등록해 무언가를 배우기도 하고, 친구들과의 교류도 넓히는 것이 밥을 억지로 굶는 것보다 비만 치료에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송영자님이 현재의 상황을 극복해 다른 고립된 주부들에게도 희망을 주시기 바랍니다. <목포대 교수>
  • 현대차 10년만에 무분규 타결

    현대차 10년만에 무분규 타결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10년 만에 파업을 하지 않고 합의를 이끌어 냈다. 매번 파업 끝에 합의에 이르렀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는 점에서 현대차 노사관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다. 하지만 사측이 무분규 타결에 집착해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면서 ‘퍼주기’ 타결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4일 오후 3시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여철 사장과 이상욱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 등 노사대표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12차 임단협 본교섭을 갖고 4시간여에 걸친 줄다리기 협상 끝에 오후 7시쯤 올해 임단협안에 잠정합의했다. 잠정합의안은 임금 8만 4000원 인상, 경영목표 달성 성과금 100%(임단협 체결시), 하반기 생산목표 달성 100만원(체결시), 경영실적 증진 성과금 200%, 품질향상 격려금 100만원, 상여금 750% 지급 등이다. 이 임금안은 완성차 4사의 타결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노사는 또 고용보장을 위한 핵심안건이었던 정년을 현재 58세에서 59세로 늘리되 임금은 58세 수준으로 동결하는 정년 연장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노조가 요구한 무상주(株)도 30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해외공장 및 신기술 분야에서의 고용보장 안건도 해외공장 신·증설, 해외공장 차종투입 계획을 확정할 경우나 신기술·신기계 도입, 차종투입 등의 계획을 수립할 경우 노조에 설명회를 갖고 조합원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노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심의·의결하기로 노사는 합의했다. 노조는 오는 6일 전체 조합원 4만 4800여명을 대상으로 이날 노사가 잠정합의한 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잠정안이 노조의 안을 상당부분 수용한 것이어서 가결이 예상된다. 조합원 투표에서 잠정안이 가결되면 현대차 노사는 1997년 이후 10년 만에 임단협 무분규 타결을 기록하게 된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시론] 학벌사회는 현대판 신분사회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시론] 학벌사회는 현대판 신분사회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신정아씨의 학력 위조사건이 우리 사회 전체를 뒤흔들어 놓고 있다. 다른 이들의 학력 위조문제로 일파만파 번진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그늘인 학벌사회를 단숨에 수면 위로 올려 놓았다. 사람을 처음 소개받거나 알게 됐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그 사람, 어느 대학을 나왔어?”라고 묻는 사회가 한국 사회다. 출신 대학에 따라 능력은 물론 교양과 인품까지도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구별하려는 경향에서 자유로운 한국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학벌이 부재한 사회는 없다. 오랫동안 대학평준화를 이뤄온 독일에서도 어느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했는가는 자연스러운 관심사다. 다만 우리 사회처럼 어느 대학 출신인가가 삶의 많은 부분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학벌사회라는 말 자체가 문제를 웅변한다. 산업사회·자본주의사회라는 말처럼 학벌이 구조화돼서 전체사회의 재생산 메커니즘이 돼있는 것이 학벌사회다. 학벌에 이토록 집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학벌이 개인의 사회적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튼튼한 네트워크이기 때문이다. 학벌을 기준으로 내(內)집단과 외(外)집단을 나누어, 내집단에는 더없이 관용스러운 반면 외집단에는 대단히 냉정한 사회가 학벌사회이자 바로 한국사회다. 우리 사회에서 학벌이 중시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개인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능력보다는 학벌이 중시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번 자리잡은 경향은 이후 일류대 입학에 모든 것을 거는 교육의 무한경쟁을 낳았고, 이는 다시 학벌사회를 강화하는 악순환을 만들어 왔다. 학벌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가는 이른바 결혼시장에서도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가 개인의 주요 자산을 이루고 있는 점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학벌사회를 어떻게 개혁할지에 대해선 그동안 여러 정책들이 제시돼 왔다. 어떤 이는 직접적 원인인 대학간 서열을 해체하기 위한 대학평준화를 주장하고, 어떤 이는 국립대학들을 네트워크화함으로써 학벌사회의 폐해를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또 다른 이는 학벌사회의 정점인 서울대학교를 해체하자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제안들이 세계화시대에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일례로 수백년간 대학평준화를 유지해 온 독일도 최근 엘리트 대학들을 선정해 대학간 경쟁을 부추기는 등 오히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그럼에도 학벌사회를 이대로 놓아둘 수 없다. 학벌사회가 아닌 능력사회로 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기업과 정부를 포함한 사회조직들은 학벌이 아닌 능력을 중시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신규 인력을 채용할 때 학력기재란을 삭제하거나 공직의 경우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고, 학벌에 따른 차별금지법안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의식의 변화도 중요하다. 공적 영역에선 비판하면서도 사적 영역에선 학벌을 따지는 우리의 이중의식이 학벌사회를 재생산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일지도 모른다.10대 후반에 선택한 대학이 삶의 너무도 많은 부분을 결정하는 사회는 자유와 평등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사회라고 보기 어렵다. 우리 안에 도사리고 있는 반민주적인 학벌의식과의 결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양한 패자부활전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현대판 신분사회로부터 벗어나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좋은정책포럼 운영위원장
  • [열린세상] 노동운동 패러다임 바꿔야/김정식 연세대 교수 화폐금융

    [열린세상] 노동운동 패러다임 바꿔야/김정식 연세대 교수 화폐금융

    최근 우리는 다시 격심한 노사분규를 겪었다. 이러한 노사분규의 중요한 목적은 노동자 임금을 인상시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화이후 우리 노동조합은 파업과 임금투쟁을 통해 임금을 인상시켜 왔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임금인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후생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업상태에 있거나 비정규직에 있는 많은 노동자들은 전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며, 정규직 노동자라 하더라도 비록 임금은 올랐지만 모두들 과거보다 더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노조가 목적한 것과는 반대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다. 이렇게 힘든 임금인상 투쟁에도 불구하고 노동자 후생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 노조가 그동안 기업에서 받는 화폐임금에만 관심을 가지고 실질임금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후생은 화폐임금 인상만으로 좋아지지 않는다. 아무리 화폐임금을 올려도 물가가 이보다 더 오른다면 노동자의 실질소득이 줄어들어 후생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의 투쟁으로 임금이 인상되면 기업수익이 감소되면서 기업은 국내투자를 줄이고 해외투자를 늘려 실업이 늘어나게 된다.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노동자 후생이 감소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실업을 줄이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량을 늘리게 되면 이는 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상승시켜 결국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줄어들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가격 상승은 소득 중에서 큰 부문을 차지하는 재산소득의 격차를 벌어지게 만든다. 상대적으로 재산소득이 적은 노동자의 후생을 크게 악화하고 빈부의 격차를 심화하는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노조는 투쟁과 파업으로 임금을 지속적으로 인상시켰지만 임금상승률보다 생활물가 상승률이 높았고, 부동산가격이 몇배나 오르면서 노동자의 실질소득은 오히려 크게 감소되었고, 소득 양극화는 더욱 진전된 것이다. 결국 노동자 후생이 늘어나기 위해서는 기업이 임금을 높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켜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임금은 기업이 높여줄 수 있지만 생활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은 기업이 할 수 없고 정부만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노조는 기업에만 임금인상을 요구해 왔다. 생활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우리 노동단체가 정치적 목적을 가지지 않고 진정으로 노동자 후생을 높이고 빈부격차를 줄이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노동운동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노동단체들이 매년 파업을 하면서 기업에만 과도한 임금인상과 노동자 후생증대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부에 높은 생활물가와 부동산 가격을 낮추어 주도록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현재의 비효율적인 공공부문을 과감히 정비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제도개선을 통해서 생활물가를 낮추는 데 노력해야 한다. 또 효율적인 통화량 관리를 통해 부동산가격을 안정시켜 노동자 실질소득이 늘어나도록 해주어야 한다. 노조가 기업에만 임금인상을 요구하면 결국 물가를 높이고 이는 다시 임금을 인상시켜 경제는 임금인상과 물가상승의 악순환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경제는 기업투자 감소로 저성장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고 결국 노동자와 기업 모두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제 우리 노조는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노동자의 실질소득을 늘리기 위해서는 과도한 임금인상보다는 생활물가와 부동산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정책 개선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 화폐금융
  •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17) 처벌의 부작용

    [김미라 교수의 부모들을 위한 교육특강] (17) 처벌의 부작용

    혹시 어린 시절, 혼날 일을 저질러 놓고 어머님께서 부지깽이를 드시면 마을 어귀까지 단숨에 도망갔던 기억이 있으신지요? 쫓아오시던 어머님을 따돌리고 동네를 좀 배회하다 저녁 먹을 시간 즈음에 집에 들어가면 이미 화가 풀린 어머님께 꿀밤 몇 대 맞고 끝난 적이 있을 겁니다. 도망가지 않았더라면 종아리를 아프게 맞았겠지요. 아이들을 교육할 때 칭찬과 처벌 중에서 칭찬을 사용하는 것이 이루 다 말할 수 없이 좋은 선택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처벌을 사용해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무릇 사람이 하는 많은 일들은 내성이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둔감화’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면 시작은 ‘어쩔 수 없이’ 처벌을 한다는 것이었지만 ‘습관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적으로 처벌을 사용하곤 합니다. 때로는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처벌을 위한 처벌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자들이 가능하면 처벌을 사용하지 말라는 당부를 드리는 이유는 처벌이 칭찬보다 효과가 없기도 하지만 처벌 자체가 가지고 있는 부작용 때문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부작용이 어머님의 부지깽이 예에서처럼 도피하는 것입니다. 도피는 부모의 매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에서부터 성적이 나빠 혼날 것 같은 학생이 학교를 빼먹는 것, 부모나 선생님의 잔소리에 아이들이 ‘신경을 꺼버리는 것’을 포함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말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혐오적 자극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만 피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른들이 애초에 원했던 반성과 그 후의 달라짐은 기대할 수 없게 됩니다. 혐오적 자극에 대해 도피할 수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고 하지요. 처벌은 받기 싫고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다면 처벌하는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처 방법이 됩니다. 부모님의 꾸중이나 매를 참기 어려운 아이들은 말 대답을 하거나 반항적인 행동을 합니다. 학교 다니기가 괴로운 학생들은 학교 물품을 파괴하거나 교사들을 공격합니다. 공격은 꼭 자신을 공격하는 대상에게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처벌하려는 대상이 자기보다 힘이 세서 반격이 어려울 때는 만만한 대상에게로 방향을 돌리곤 합니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난 아버지는 집에 돌아와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어머니는 큰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고, 큰 아이는 작은 아이를 때리고, 작은 아이는 강아지를 걷어 차고, 강아지는 회사 상사의 엉덩이를 물어뜯는다는 우스갯소리처럼 공격성은 악순환을 반복하게 됩니다. 도피를 할 수 없고 공격조차도 가능하지 않을 때 처벌을 하게 되면 나타나는 부작용은 전반적인 무기력입니다. 실험실에서 레버를 누를 때마다 처벌을 받은 쥐는 레버를 누르는 행동만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행동의 강도와 빈도를 낮추는 전반적인 무기력 상태로 돌입합니다.‘조건 억압’ 상태가 된 것입니다. 엄마와 수학문제를 풀다가 혼난 아이는 엄마와 함께 하는 수학 공부만 하기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는 다 하기 싫어합니다. 과학시간에 멍청한 질문을 했다고 교사에게 놀림 받은 아이는 과학시간뿐만 아니라 다른 수업시간에도 질문이나 참여를 꺼리는 의기소침한 아이로 변화합니다. 때리는 부모를 보고 자란 아이가 때리는 부모가 됩니다. 폭력의 대물림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처벌받고 자란 성인들의 반 이상이 어린 시절에는 절대로 저런 부모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어른이 된 다음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선가 똑 같은 부모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고 합니다. 부모님들은 아이가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하지 말라고 때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이럴 때 가장 많이 배우는 것은 ‘거짓말하지 말자.’가 아니라 ‘타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때려라.’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학습 전략 가운데 하나는 모방이고, 처벌받고 자란 아이들은 처벌자에 대한 모방을 하고 그 모방은 계속해서 대물림됩니다. 이렇게 부작용이 많은 데도 사람들이 그렇게 처벌을 널리 사용하는 이유는 처벌 자체가 행동변화를 가져오는 강력하고 효율적인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토록 부작용이 많다면 가능하면 사용하지 말아야겠지요. 다음번에는 처벌의 효과적인 대안은 무엇인지 알아 보겠습니다.
  • 증시 신용융자 후폭풍 부나

    개인투자자들의 누적된 신용융자 잔고가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로 폭락한 증시에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에 따른 담보 가치 하락으로 ‘깡통계좌(무담보계좌)’ 등 담보부족계좌가 늘어날 경우 반대매매가 속출하면서 추가로 주가 급락을 유발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고가 상위권인 9개 주요 증권사들의 담보부족계좌는 16일 현재 4371계좌로 금액은 총 337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16일 종가 기준 담보부족계좌의 부족 금액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대우증권으로 1290계좌,88억원을 기록했으며, 동양종금증권(406계좌,43억원), 한국투자증권(360계좌,40억원), 굿모닝신한증권(300계좌,39억원), 미래에셋증권(129계좌,34억원) 순이었다. 삼성증권은 담보부족계좌가 380계좌지만 금액은 9억원에 불과했다. 담보부족계좌를 공개하지 않은 키움증권을 포함한 10대 증권사의 신용융자 잔고는 전체 잔고의 74%를 차지한다. 신용융자의 부족담보 확충 시한이 통상 3∼4일인 점을 감안할 때 16일 발생한 담보부족계좌들에서 부족한 담보를 채우지 못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반대매매는 이번 주 초인 20∼21일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이번 주(20∼24일)가 증시 향방을 좌우하는 고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한반도 프레임과 대선 지형

    “확실히 정상회담은 어려워.” 18일 남북정상회담이 연기된 직후 청와대 관계자의 첫 반응이다.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으로 정상회담이 무산되고,2000년 6월 첫 회담이 대북송금 지연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전례를 언급했다. 회담 연기의 배경을 놓고 각 정파와 전문가는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시각의 편차가 객관적인 정보와 합리적인 분석에 따른 것이라면 사회 공론(公論)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정파적 이해관계나 검증되지 않은 불신감으로 남북 문제를 바라본다면 갈등과 대립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란 난감해 보인다.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를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디딤돌로 여기고 있다. 한 관계자는 “1차 회담이 상징과 선언이었다면, 이번 회담은 실질적인 변화와 실천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와 동북아 패권을 노리는 중국과 미국의 틈바구니에서 남북의 생존권을 우리 스스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는 시각이다. 최근 참모들 사이에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이 집필 중인 저서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인식에 따른 것이다. 변 실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경제성장의 요인이 자립보다는 개방과 수출을 선택한 경제정책에 있으며, 이는 일본지향적인 박 전 대통령이 일본식 경제모델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이후 김영삼 정부의 세계화 전략과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이어 노무현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북방경제로 활로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전 사석에서 만난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의 시각은 달랐다. 그는 단호한 어조로 “올해 남북정상회담은 대선용”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대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정상회담에 어떻게 대응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 한나라당이 ‘햇볕정책은 아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의 정상회담 의도가 6자회담과 북·미 관계에서 적절히 ‘밀고 당기기’를 하면서 “남한을 병참기지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현 정부와 범여권으로서는 대선 환경이 어려워 분위기 전환을 노리는 것이고, 북한은 자기들과 말이 통하는 세력이 차기 정권을 잡을 수 있도록 호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지난달 초 대선 표심(票心)을 의식,‘한반도 평화비전’을 발표했다가 당내 반발로 폐기하고, 정상회담 성사와 연기 발표 이후 계속 ‘정치적 노림수’를 부각시킨 점은 이 전 총재의 시각과 맥이 닿아 있다.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대북(對北)정책의 궤도 수정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지 않았다. 누가 본선 후보가 되든 이념적 정체성과 지지세 확장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범여권은 남북정상회담의 ‘대선 2개월 전’개최를 호재로 여길 법하다. 하지만 대선 지형은 만만치 않다. 민주당 후보가 10%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한다면, 대통합민주신당은 막판 불가피한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의 ‘50대50’지분 요구에 시달릴 것이다. 민주노동당 후보의 지지율이 정당 지지율을 넘어선다면 반(反)한나라당 세력의 계산은 더욱 복잡해진다. 범여권, 특히 열린우리당 출신 후보들은 정상회담의 수혜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어떤 시각과 비전으로 범여권 통합을 일궈내고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할 때다. ckpark@seoul.co.kr
  • [Local] “학급수 기준 교원 배정해야”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누구나 동등하게 교육받을 헌법상 권리를 내세워 교육인적자원부의 최근 교사 배치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 지사는 14일 “교육인적자원부가 그동안 학급수를 기준으로 교사 수를 배정하던 방식에서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기준으로 교사를 배정키로 한 것은 도·농간 교육의 질을 더 벌어지게 하는 조치”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렇게 하면 수도권 등 대도시 지역은 교원이 늘지만 인구가 줄고 있는 농어촌은 교사 1명이 여러 학년을 맡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교사 1인당 학생수가 부족한 곳은 교사를 배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느긋한 남편 답답해 때리게 됩니다

    Q저는 매사에 급하고 화끈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남편은 반대로 언제나 느긋하고 무엇을 하든 급할 게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다 보니 남편 옆에 있으면 답답하여 큰 소리가 나오고 화가 나서 일상 생활에서도 툭하면 화를 잘 내고 공격적이 됩니다.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제 시간에 일어나는 법이 없고, 차려놓은 식탁에 먼저 와 앉는 일이 없습니다. 너무 화가 나 싸울 때면 착한 남편을 때리기도 하는데 곰같이 맞고만 있으니 점점 제 자신이 폭력적으로 변합니다. 친정아버지의 무서웠던 성격을 그대로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정준희(가명·39세) A공포의 대상이었던 아버지의 모습이 연상될 정도로 변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느끼고 있군요. 한편으로는 다행한 일입니다. 자신의 폭력적 결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행동을 수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해석하는 방법을 바꾸면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연애할 때에는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상대에게 매력을 느껴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생활해 보니 ‘다르다.’는 그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합니다. 상대방의 성격은 연애 때나 지금이나 사실 달라진 게 없습니다.‘여유로운 성격이라 좋다.’에서 ‘답답해서 미치겠다.’로 내 해석이 바뀐 것이지요. 감정은 우리의 해석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해석하는 대로 느껴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행동을 결정하게 합니다. 다시 말하면, 남편이 제 시간에 일어나지 않는 것이 곧바로 화나게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생각 즉,‘내가 그렇게 말했는데 내 말을 듣지 않는구나.’,‘또 나를 무시하네.’라는 해석이 당신으로 하여금 화나게 하고 폭력적인 결과를 만든 원인이라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상대를 바꾸기에 앞서 내 해석방법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보는 것을 먼저 해야 합니다. 일부러 아내를 힘들게 하기 위해, 골탕 먹이기 위해 늦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니까요. 또한 잔소리는 상대방을 무력하게 만들 뿐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 “앞으로는 깨우지 않겠다.”고 선언하시고 잔소리를 중단하세요. 자기 책임 하에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해지기를 원합니다. 행복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자기 결정권을 가진 주체로서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았을 때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감정을 조절하고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감정이 폭발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분노 표출을 상대에게 풀어서는 안 됩니다. 순간적으로 ‘욱’하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낼 때 남편뿐 아니라 가족들은 공포를 경험하게 됩니다. 상대는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에 좌절하고, 불안해지면서 크게 움츠러듭니다. 화를 잘 내는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은 깊은 상처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서 무기력해지고 관계를 해결할 힘을 잃어버립니다. 또한 ‘화’를 내는 입장에서도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되기 때문에 툭하면 쉽게 화를 내고 자주 우울하다고 느끼며 신경질적으로 변해 악순환이 됩니다. 작은 것이라도 남편에 대한 장점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바꿔나가야 합니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감정이 폭발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재빨리 아무도 없는 방으로 들어가서 눈을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겨 보세요. 내가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기 감정에 대해서 깊게 들여다 보세요. 일어난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내가 어떤 해석을 하고 있었는지 살펴보고 그와 반대되는 해석을 해보면서 화난 감정에 반박을 해보는 것이지요. 또한 안전장치로 ‘타임 아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 무조건 즉시 중단한다는 약속을 설정해 놓으세요. 남편과 대화하다가 감정폭발과 행동자제가 어려워지기 직전 ‘타임 아웃!’ 신호를 보내고 즉시 자리를 떠서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입니다. 화가 났을 때 그 ‘화’를 잘 다루는 방법을 배워서 실천해 나가야 자신의 삶을 원하는 방향대로 살 수 있습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가족클리닉의 상담 의뢰는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특파원 칼럼] 폭력의 시대 간디를 생각하다/이종수 파리 특파원

    14일은 인도가 독립한 지 60년이 되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유럽에서 인도 건국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를 조명하는 열기가 뜨겁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한 뒤 파리에 들른 한 정치학 교수는 “오다가 몇 나라를 거쳤는데 유럽에서 왜 간디 열풍이 뜨거운지 궁금하다.”고 말할 정도다. 프랑스 주요 언론들도 최근 잇따라 특집기사로 간디의 사상과 삶을 조명했다. 주간 렉스프레스는 ‘간디, 근대’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에서 간디의 무저항 철학이 단순히 인도라는 지정학적 공간에 머문 게 아니라 1960년대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해 가까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비폭력 사상으로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력 주간지 누벨옵세르바퇴르도 특집 기사에서 “간디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영웅 가운데 한 명”이라며 그가 영국에 살면서 ‘비폭력’과 ‘무저항’이라는 ‘투쟁’ 방법을 창안한 과정을 분석했다. 1869년 인도 오만해 해안도시 구자라 인근 마을에서 태어난 간디는 영국으로 유학가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귀국해 인도 독립에 헌신했다. 비폭력·무저항으로 상징되는 ‘시민불복종 운동’ 등으로 구금과 석방을 거듭하다가 1947년 인도의 독립을 맞이했으나 힌두교와 이슬람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다가 이듬해 힌두교 광신자의 흉탄에 맞아 서거했다. 곧 간디 전기를 출간할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간디의 근대성은 무저항을 강조한 데 있다.”며 “인류 역사를 이끈 동인은 돈이나 돈의 착취가 아니라 굴욕감을 극복하려는 무저항의 방식에서 나왔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간디는 우리로 하여금 빈 라덴이나 다른 세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간디의 비폭력 사상은 가장 근대적이고 전위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탈리는 간디에게서 환경 사상과 반세계화운동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서 불고 있는 간디 열풍은 ‘지금, 여기의 지구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아직도 세계에는 종교·종족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악의 분쟁지역으로 꼽히는 다르푸르 사태를 보자.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아프리카 수단 서부의 다르푸르 지역에 2만6000명 규모의 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내용의 결의안(1769호)을 승인함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는 찾았지만 수단 정부의 미온적 반응으로 아직 매듭을 짓지 못했다.4년 동안 이슬람 민병조직 등에 의한 기독교계 양민학살 등으로 20만명이 죽고 250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하는 비극이 진행형이다. 매일 수십명이 테러로 죽어가고 있는 이라크는 어떤가. 미국 주도로 사담 후세인을 몰아낸 뒤에 찾아온 것은 평화가 아니라 종파 간 분쟁으로 인한 사실상의 내전 상태에 빠져 있다. 가까이는 지난달 납치돼 석방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한국 인질 사태도 결국 탈레반과 미국이 옹립한 집권 세력과의 테러-반(反)테러의 악순환이 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간디의 손자인 라즈모한 간디의 말은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일리노이대 교수인 그는 “할아버지의 사상은 평화·관용·진리의 메시지로서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아탈리의 해석을 빌리면 ‘무저항’과 ‘비폭력’으로 대변되는 간디의 철학은 상대방, 구체적으로 영국이라는 제국주의에서 받은 굴욕감에서 시작한다. 간디는 굴욕감을 폭력적으로 제거하는 게 아니라 굴욕감의 근본적 원인을 찾는 데서 해법을 찾았다. 그 방식은 차이를 찾되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겉으로는 약해 보이지만 생명력이 길다. 지구촌 분쟁의 당사자들에게 간디의 지혜를 배우자고 말하는 것은 여전히 이상일까? 이종수 파리 특파원 vielee@seoul.co.kr
  • 희귀종 산악고릴라 4마리 ‘비참한 최후’

    최근 아프리카 콩고의 비룽가 국립공원(Virunga National Park)에서 산악 고릴라 4마리가 사살된 채로 발견됐다. 발견당시 산악고릴라 중 한마리는 가까운 사정거리 안에서 총을 맞아 피투성이였으며 2마리 암컷 고릴라들은 임신한 상태인 것으로 판명됐다. 산악고릴라는 지난해 ‘IUCN’(국제자연보호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에서 긴급 보호 동물로 지정할 만큼 멸종위기에 처한 고릴라의 한 종. 주로 콩고와 우간다 산지에 분포하고 있으며 무리를 지어 사는 습성이 있다.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기관(conservation for Fauna And Flora International)의 로잘린드 아벨링(Rosalind Aveling) 책임자는 “산악고릴라들이 사살된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그러나 공원 근처에 자리한 밀렵꾼들에게 죽임을 당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예로부터 콩고인들은 생계 수단으로 산악고릴라의 손바닥, 발바닥, 두개골을 재떨이나 장신구로 만들어 판매해 왔다. 뿐만 아니라 몇몇 밀렵꾼들은 수천 파운드에 상당하는 산악고릴라들의 내장을 뒷거래하고 있어 이같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아벨링 교수는 “콩고 입장에서는 산악고릴라를 보러오는 관광객 수입에 의지하기 때문에 나라나 고릴라에게도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현재 죽은 산악고릴라들은 공원 근처 연구실에 옮겨져 있는 상태며 관계자들은 발견 당시 실종되었던 아기 고릴라의 행방을 찾고 있는 중이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프간 사태 장기화 국면] 시민단체들 리본달기 동참 호소

    평화·여성·환경·종교·문화 분야 78개 단체들은 7일 서울 광화문에서 아프간에서 피랍된 21명의 무사귀환을 위해 미국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국제사회가 지원해 줄 것을 바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 단체들은 호소문에서 “피랍 사태가 발생한 지 20일이 됐지만 고 배형규씨와 심성민씨의 죽음을 제대로 애도하지도 못한 채 한국인 인질 21명은 여전히 생사의 기로에 있다.”며 탈레반의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미국의 대 테러전과 아프간 점령은 수많은 아프간 민간인들을 죽음과 고통으로 몰아넣었고 이로 인해 외국인에 대한 증오와 보복이 발생하는 ‘폭력의 악순환’으로 인해 한국인 피랍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태도 전향을 요구했다.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불의의 전쟁과 점령에 동참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 단체들은 호소문을 발표한 뒤 시민들에게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집 앞 창문이나 자동차 장식걸이 등에 노란색과 하얀색 리본을 다는 ‘리본 달기’ 캠페인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정치권의 오류와 한계

    아프간 피랍사태의 장기화가 정부 전략의 오류에 따른 것이라고 비판하긴 어렵다. 한국과 미국, 미국과 탈레반, 탈레반과 아프간, 아프간과 미국 등 얽히고 설킨 적대와 공존의 역학관계가 평화적 해결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한계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실수나 잘못으로 일이 꼬인 것이라기보다, 어쩔 수 없는 한계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할 때 과정의 한계로 향후 결과의 오류까지 정당화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평상시 주요 강대국에 치중해온 외교 역량을 이슬람 문화권 등으로 더욱 다양화했다면 효과적인 초기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자성과 후속 조치도 간과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도 참모들에게 ‘창의적인’ 발상을 주문하고 있다. 한계를 뛰어넘고 오류를 피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도 한계와 오류 사이에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간 사생결단식 싸움은 경선을 2주 앞두고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외연 확대와 전열 정비를 노린 대세론과 불공정 시비가 갈수록 달아오를 전망이다.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는 “아직 변화나 역전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이 후보의 과거 행적에서 드러난 도덕성과 원칙의 오류가, 박 후보가 지닌 이념과 지역의 한계보다는 덜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이 후보의 X파일 등을 둘러싼 검찰 수사 결과가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론의 검증으로 드러난 새로운 의혹이 종반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범여권은 ‘조순형 변수’의 후폭풍으로 다시 분열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5일 출범한 대통합민주신당은 당명과 달리 ‘중(中)통합’의 한계에 봉착했다.‘조순형 카드’로 고무된 민주당 강경파의 불참으로 열린우리당 친노(親盧)세력까지 독자행보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통합의 명분과 실익이 사라진 마당에 정체성과 가치를 포기하면서까지 신당에 합류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 참여정부 적자(嫡子)로서 친노세력의 생각이다. 대통합신당과 열린우리당, 민주당이 각각의 준(準)플레이오프와 후보 단일화를 위한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지만, 지향점이 다른 정파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일지는 불투명하다.‘민심 이반’이라는 열린우리당의 오류가 ‘선거용 잡탕 신당’의 한계를 낳고, 다시 ‘범여권 분열’의 오류를 자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모순에 빠진 반(反)한나라당 진영은 ‘5·18 광주’를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를 모처럼 의미있는 동력으로 여기는 듯하다. 경쟁적으로 영화를 관람한 열린우리당 출신 대선주자들은 민주적 정통성을 부각시키며 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전 지사의 한계를 공략하고 있다. 지나친 정치적 잣대에 비판적 시각도 있지만,‘민주 대 반민주’ 구도가 이들에겐 ‘추억’이자 ‘유혹’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한나라당 김우석 디지털정당위원장은 “지지부진한 범여권이 ‘화려한 휴가’류의 선거판을 만들고 싶겠지만, 이제는 ‘먹고 사는 문제’로 틀이 바뀌었다.”고 일축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이규의 부대변인은 “광주정신은 권력과 시장의 독과점이라는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내야 하는 오늘의 현실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고 반박했다. ckpark@seoul.co.kr
  • 수도권 인구 52만명 늘어… 거꾸로 간 ‘지역균형’

    수도권 인구 52만명 늘어… 거꾸로 간 ‘지역균형’

    참여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편 지난 4년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가 52만명 가까이나 된다. 이는 참여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운 지방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규제라는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참여정부가 남발한 수도권 신도시 개발계획이 지방균형정책과 ‘엇박자’를 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신문이 3일 통계청의 2003∼2006년 사이 전출·전입 인구이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 4년간 다른 시·도에서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인구는 51만 7749명에 이른다. 연평균 12만 9437명씩 순증가한 셈이다. ●신도시 남발·지역균형정책 ‘엇박자´ 순유입이란 비수도권 등의 시·도에서 수도권으로 전입한 인구에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전출한 인구를 뺀 개념으로 인구의 순 증가분을 말한다. 수도권 내에서의 이동을 제외한 서울의 인구는 2003년 6만 5465명을 시작으로 지난 4년간 24만 4000명이 순유입됐다. 경기도는 24만 7600여명, 인천은 4년간 2만 470여명 순증가했다. 지난해 수도권으로의 순유입을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75.5%로 가장 많았다. 통계청은 “지방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청년층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한 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정부가 2013년까지 추진하는 검단·파주·송파 등 수도권 신도시 9곳에서 54만 가구를 분양하는 계획도 수도권 집중을 초래한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방경제 쇠퇴로 ‘공염불´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수도권으로 인구가 순유입된 것은 참여정부의 지방균형발전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증거”라면서 “지방에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이같은 정책은 구두선에 불과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또한 수도권에서의 신도시 개발이 고용을 창출, 지방의 인력과 자원을 흡수하는 악순환의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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