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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시간 짧아도 뚱보되네

    일반적으로 잠을 많이 자면 살이 찐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적당하게 잠을 자야 살이 찌지 않는다. 수면시간이 짧으면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 ‘렙틴’의 분비가 줄고, 반대로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 ‘그렐린’이 증가한다. 실제로 고도비만 환자는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에 불과하지만 7시간40분 정도 잘 경우 정상체중을 유지하기 쉽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잠을 적게 자는 사람은 야간에 ‘코티솔’ 호르몬의 농도가 증가한다. 코티솔은 각성을 일으키고 지방을 저장하는 경향이 있어서 잠을 적게 자면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또 밤잠을 적게 자면 낮에 졸리고 집중이 안되며 신체에 피로가 쌓여 운동량이 부족하게 된다. 이는 살이 찌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성인은 하루에 7시간30분 정도 자는 것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데 가장 좋다. 이보다 적게 잘수록 과체중, 비만으로 갈 확률이 높아지고 너무 많이 자도 좋지 않다.8시간30분 이상 자면 비만이 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신체의 활동량이 적어지고, 신진대사가 느려지는 40대 이후에 비만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체중이 늘수록 목과 상체에 집중된 지방때문에 기도가 좁아져 수면 중 코를 골거나 숨을 안 쉬는 수면무호흡증이 잘 생긴다. 이런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밤에 충분히 잤음에도 불구하고 수면의 질이 나빴기 때문에 피곤하고 낮에도 꾸벅꾸벅 졸게 된다. 결과적으로 활동량이 줄어들어 다시 비만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호르몬의 진실’이라는 저서를 펴낸 영국의 호르몬 전문가 비비언 패리는 “하루 1시간씩만 더 수면을 취하면 음식 섭취량 가운데 100㎈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수면 다이어트의 효과를 강조한 바 있다.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인도가 식량부족국가 된 까닭은

    인도가 ‘식량의 블랙홀´로 변신했다. 구조적 식량 부족 속에 수입 확대의 악순환의 늪에 빠졌다.‘세계의 곡창(倉)´으로서 식량수출은커녕 올 들어 밀 수입만 700만t에 이르고 있다.2006년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밀을 다시 수입하기 시작한 뒤 수입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인도의 경작지 넓이는 161만㎢로 미국(176만㎢)에 이어 세계 2위. 그러나 60년대 중반 이후 비약적 농업혁명의 성과를 무색게 한 농업생산성 후퇴로 최근 허덕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 인터넷뉴스로 전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최근 “식량 부족이라는 유령을 다시 한번 추방해야 한다.”며 제2의 녹색혁명을 들고 나왔다.1968년에서 98년 사이 인도 곡물 생산량은 곱절 이상 증가하는 등 녹색혁명의 성과를 구가했다. 그러다 80년대 이후 정부가 관개시설 확장 및 농가 자금 지원, 농업연구 등을 중단하는 등 농업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녹색혁명은 잊혀져갔다.1980년대까지만 해도 관개용수 공급을 위한 전기 사용은 무료였다. 빈민층을 위한 비료지원도 이어졌다. 그러나 뉴델리 정책대안 센터에 따르면 정부의 농가지원은 녹색혁명기에 비해 3분의1 가까이 감소한 상황이다. 기후변화도 한몫 거들었다. 미 워싱턴에 있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과 강우량 변화로 인도 농업 생산량이 2080년까지 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인도 농민들은 극빈층인 소작농으로 전락했다. 가족농장 크기는 줄어들고 농가 부채 때문에 농민들은 줄줄이 자살했다. 농지는 개발업자들에게 팔려 산업용 건물 부지로 모습을 바꿨다. 현재 인도 농가의 40%만이 관개시설을 갖춘 실정이다. 세계은행(WB)은 인도 농민들이 받는 농산물 도매가격이 소비자가의 5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인근 국가인 태국 농민들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여기에 급격한 인구증가는 11억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인도의 식량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세계은행의 남아시아 농업프로그램 담당자인 아돌프 브리지는 “인도가 현재의 생산성 위기를 극복할 수만 있다면 중요한 세계 식량공급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인도가 식량을 계속 수입한다면 국제 시장가격에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영화계 불황 ‘합작’으로 뚫어!

    영화계 불황 ‘합작’으로 뚫어!

    불황에 허덕이는 국내 영화계가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소재가 좋고 작품성만 보장된다면 국적을 불문하고 뛰어드는 배우와 감독, 투자사들이 늘었다. 과거엔 ‘해외 진출’이라는 명분을 쌓기 위한 투자가 많았다면 최근엔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영화계 ‘세계는 넓고, 영화는 많다’ 지난해 개봉한 미국영화 ‘어거스트 러쉬’는 국내 투자사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CJ엔터테인먼트가 워너브러더스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가족영화로는 드물게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총제작비의 5%에 달하는 150만 달러를 투자한 CJ는 40억원의 ‘고수익’을 올렸다. 이같은 호조에 힘입어 CJ는 일본의 아스믹 에이스사와 손잡고 한·일 합작 ‘구구는 고양이다’의 촬영을 완료, 현재 후반 작업 중이다.‘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의 일본외 국가 배급권은 CJ가 갖고 있다. 또다른 국내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도 새달 10일 총 제작비 8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중국 블록버스터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쇼박스는 총 투자지분의 10%를 투자하고 이를 이용해 국내 판권과 배급권의 우선권을 갖는 등 양질의 콘텐츠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미국, 중국 등의 대작 영화가 아니더라도 소재가 특이하고 원작만 탄탄하다면 과감히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탤런트 장혁은 싱가포르 제작사인 이스턴라이트필름과 국내 제작사 24/7픽쳐스가 공동 제작한 ‘댄스 오드 더 드래곤’에서 주연으로 열연했다. 볼룸 댄스 챔피언이 되기 위해 싱가포르로 향한 한국 청년 권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중화권을 겨냥한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개미’는 한국과 프랑스 합작영화. 국내 애니메이션 영화 ‘원더풀 데이즈’의 김문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국내 스태프들이 개미의 ‘3D 애니메이션’ 부분의 제작을 맡는다. ●‘할리우드에 맞서는 대안’ vs ‘국내 시장 위축 악순환’ 이같은 흐름이 과연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국내 영화시장에 활로가 될 수 있을까. 쇼박스의 박진위 팀장은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할리우드 외화가 강세를 보이자 자국 제작 여건에 한계를 느낀 아시아와 유럽에서 합작 영화가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면서 “인적교류를 넘어선 자본의 투자는 글로벌 콘텐츠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고, 영화에 한국적 요소를 보다 많이 불어넣는 ‘입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한국영화 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어느때보다 체계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 이같은 국내 자본의 이탈은 악순환만 가중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영화 ‘오! 브라더스’‘미녀는 괴로워’에 이어 현재 ‘국가대표’를 제작중인 KM컬쳐의 심영 이사는 “정서적인 배신감은 차치하더라도 이같은 해외진출이 실패했을 때의 위험부담은 고스란히 국내 시장의 투자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건강보험법에 따라 강제징수

    Q)지역가입자일 때 체납한 건강보험료를 왜 직장 임금에서 압류하나? 법적 근거는? A)국민건강보험제도는 질병, 부상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전 국민을 강제 가입시키는 사회보험제도다. 이 제도는 가입자의 건강보험료를 주된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보험료의 안정적인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는 지역가입자가 다른 가입자의 보험료 체납분을 추가적으로 부담하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법 제70조 ‘보험료의 독촉 및 체납처분’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다음 국세 체납 처분의 예에 따라 강제징수한다.
  • [시론] 우려되는 북·일 민족주의/신정화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우려되는 북·일 민족주의/신정화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

    북한 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중심축인 북·미 관계의 진전속에서 북한과 일본의 관계정상화 협상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주 열린 실무회담에서 북·일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재조사를 재개하고, 대신 일본은 2006년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이후 실시해 온 대북 경제제재 일부를 해제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종전의 강경대치 기류에서 벗어나 두 나라가 관계개선을 위한 공동 노력이라는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냉전 붕괴를 배경으로 1990년대 초 북·일은 국교정상화 협상을 시작했다. 협상의 주요의제는 과거사 청산문제와 북한의 핵개발문제였다. 결국 핵의혹 규명을 북한이 거부함으로써 협상은 실패로 끝났다. 그 뒤 핵문제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논의되는 가운데, 일본인 납치문제가 북·일간의 주요현안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납치문제와 과거사청산문제를 둘러싸고 자국 입장만이 우선시되는 가운데,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은 재개와 결렬을 거듭했다. 결국,2002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북·일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일본인 납치사실을 인정하고, 사죄 및 재발 방지 약속을 통해 납치문제를 해결하고 국교 정상화를 시도했다. 그러나 일본의 반응은 북한 의도와는 정반대였다.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납치문제에 ‘분노’를 표출하면서, 한반도 식민지 지배와 관련한 가해자로서의 처지를 피해자로서 전환시켰다. 한편, 일본정부는 북한을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군사력을 강화했다. 또 납치문제의 해결 없이는 국교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전제하면서, 납치피해자와 가족 전원의 안전확보와 조기 귀국, 진상규명, 납치실행범 인도 등을 그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납치문제는 이미 끝난 사안”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종군위안부로 상징되는 과거사문제를 먼저 사죄하고 보상하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북·일간 대립은 6자회담에서도 반복돼 왔다. 주목할 점은 납치문제가 북·일간의 주요현안으로 확대되어 온 과정이 냉전 종료 후의 국제사회의 일반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민족주의의 강화와 맞물려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즉 납치문제를 둘러싼 공방을 통해 북한과 일본의 민족주의가 강화되고, 강화된 민족주의가 양국간 대립을 더 고착화시키는 확대 재생산의 악순환이 이루어져 온 것이다. 국가 존립에 민족주의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이와 같은 ‘민족주의의 악순환’은 끊어야만 한다. 우선 일본은 납치문제가 ‘현재의 인권문제’이기 때문에 북한이 주장하는 종군위안부 등 ‘과거의 인권문제’보다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자민족 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보편적 인권 차원의 관점에서 과거사 청산문제를 대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과 일본은 국교정상화를 양국간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구축이라는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럴 때 각각의 현안을 자국의 입장에서만 접근하는 기존의 태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와 같은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6자회담의 주요 참여국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북한과 일본의 관계정상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신정화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
  • [염주영 칼럼] 제2의 김재익을 기다리며

    [염주영 칼럼] 제2의 김재익을 기다리며

    우리 경제가 악순환의 함정에 빠졌다. 고물가-고임금과 저생산-저고용의 악순환이 겹쳤다. 외부환경의 악화가 주된 요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좀더 주의 깊게 대처했더라면 상황이 이처럼 꼬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제환경 악화가 정권교체기와 맞물리면서 어! 하는 사이에 깊은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인재 찾기다. 필자는 이대통령이 과감한 발상의 전환으로 새 인물 찾기에 나서라고 권하고 싶다.MB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다. 국내외 경제현장의 구석구석을 그만큼 잘 아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이 점이 강점이 아니라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왜냐하면 경제에 관하여 그가 입을 열면 주위의 어떤 경제전문가라도 입을 닫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스로 경제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던져버려야 한다. 그 대신 경제전문가의 역할을 해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용인술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당시 경제기획원 기획국장으로 있던 42세의 김재익을 경제가정교사에 이어 경제수석으로 맞이했다.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권위주의 정부의 수장과 안정·자율·개방의 가치를 믿는 경제전략가의 결합? 어디에도 어울리는 구석이 안 보인다. 하지만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했다. 김재익은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사이에 야기된 총체적 경제위기를 안정화 시책으로 극복해낸 주인공이다. 당시는 정부의 무리한 중화학투자 정책이 실패한 데다 오일쇼크와 수출부진이 겹쳐 1997년의 외환위기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안정화 시책을 설계하고 실천했다. 그 결과 한국역사상 최초로 3%대 물가를 실현했다. 연률 20~30%에 이르던 만성 인플레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것이 오늘날 한국의 눈부신 경제적 성공을 가능하게 한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용인술의 핵심은 무엇일까. 그것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쓰는 것이다. 과거 참여정부에서 5년 내내 코드인사를 했다. 생각이 같아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부분 참담했다. 왜 그런가. 어려운 문제가 닥쳤다고 상정해 보자. 생각이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해법을 찾기보다는,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뒤섞여 해법을 찾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이명박 정부가 용인술에서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성공신화 창조의 주역이며 ‘성장 지상주의’를 신봉하는 이 대통령이 결여되기 쉬운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이 대통령이 중시하는 가치는 성장·경쟁·효율 등이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에게는 안정과 배려, 형평을 중시하는 경제철학을 지닌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을 경제수석으로 발탁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집권 3개월여만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어디에서 탈출구를 찾아야 할까. 경제다.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렵다.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으면 지지율은 차차 회복될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이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스스로 경제전문가 대열에서 은퇴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지만 신뢰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를 찾는 일이다. 그리고 그에게 경제를 믿고 맡기는 것이다.MB와 코드는 달라도 궁합이 맞는 제2의 김재익은 누구일까. 염주영 이사대우·멀티미디어 본부장 yeomjs@seoul.co.kr
  • [사설] 정치권 국회 열어 갈등해법 찾아라

    18대 국회가 법정 개원 날짜를 열흘 이상 넘기고도 표류중이다. 쇠고기 파동에다 물류 파업으로 나라 전체가 혼돈 상태인데도 이를 앞장서 타개해야 할 국회가 손을 놓은 채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는 꼴이다. 여야는 하루속히 국회를 열어 작금의 제반 갈등을 매듭짓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의원들이 국회에 안 들어가면 무엇을 하겠느냐.”면서 등원의 당위성을 밝혔다. 늦은 감은 있지만, 온당한 인식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당내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사족을 달았다. 이는 쇠고기 재협상 등 전제조건이 관철되지 않으면 등원해선 안 된다는 당내 강경파를 의식한 발언일 게다. 그러나 의원이 제 집에 들어가는데 무슨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더군다나 현 시국은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다. 쇠고기 파동 이외에도 수습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형편이다. 유가와 원자재값 급등에다 실업상태인 가장이 100만명이 넘는다는 통계까지 나왔다. 고물가-저소비·저투자-저성장이란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겠지만, 정치권도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이다. 얼마전 정부가 민생대책이라며 서민층을 위한 세금환급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도덕적 해이를 부를 가능성 등 정책의 적실성 여부는 접어두더라도 이를 집행하려면 국회가 관련법 정비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런데도 의원들이 장외에서 ‘촛불’만 쬐고 있다면 직무유기가 아닌가. 그제 민주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민주당의 지지도는 민심이 떠난 한나라당 지지도의 반토막에 불과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촛불시위장을 기웃거렸지만, 민주당 지지도는 바닥권인 현실을 지적한 셈이다. 민주당은 촛불집회에서 제기된 민심을 장내에서 수렴하는,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에 충실할 때 비로소 활로가 생긴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 [건국 60주년] 갈 곳 없는 도시빈민의 역사

    도시빈민들은 지난 60년 동안 정부의 도시정책, 경제상황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주거형태로 존재해 왔다. 하지만 어디로 옮겨가든 생활환경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인간답게 살아갈 공간에 대한 권리, 즉 주거권이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빈곤의 악순환은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다. 일제시대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우리 사회의 도시빈민들은 신석기시대 움집과 유사한 형태의 ‘토막집’에서 생계를 유지했다. 땅을 파고 들어가 위에 지붕만 얹은 ‘비만 피하는’ 형태의 집이었다. 1950년 전쟁이 발발하고 피란민들이 부산에 몰려들면서 가파른 산자락으로 판자촌이 형성됐다. 북한 정부수립 직후 월남민들이 서울 변두리에 얼기설기 판자집을 지어 올렸다. 일제의 징용에 끌려갔다 돌아온 사람들이 궁여지책으로 판자집을 지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1960년대 박정희 시대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되고, 도심지역에 대한 정비를 시작하면서 판자촌 빈민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들어가 일종의 위장주거 형태인 비닐하우스를 지어 살기 시작했다. 방치상태에 놓여 있던 도시빈민에 대한 정부의 강제 수용 정책이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그 유명한 1971년 경기도 광주 대단지 사건이 발생했다. 분양지 무상불하 및 각종 세금감면을 주장했던 빈민들은 광주단지 사무소와 성남파출소를 불태우고 서울시청으로 향하다 경찰기동대에 해산됐다. 1980년대 88올림픽을 앞두고 서울의 ‘달동네’에 대한 대대적인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도시빈민들은 다른 지역의 빈민촌으로 옮겨가거나 다세대 주택의 지하나 반지하, 옥탑방 등으로 옮겼다. 당시 상황을 반영해 도시 서민의 애환을 그린 ‘서울의 달’과 같은 드라마들도 유행했다. 1997년 외환위기는 수많은 노숙자를 양산했다. 그해 겨울 수십명의 노숙자들이 길거리에서 동사했고, 이를 위한 대책으로 정부와 민간단체들은 쉼터를 열고 식사지원 등의 생계지원에 나섰다. 2000년대 서울의 도시빈민들은 서울역·용산역·영등포역·청량리역 등 인구 이동이 많은 역사 주변의 쪽방, 혹은 벌집이라고 불리는 단칸방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2008년 현재 서울에 있는 노숙자의 수만 3500여명이라고 정부는 공식 통계에서 밝히고 있다. 쪽방·고시원·사우나·만화방·PC방·기도원 등을 전전하며 불안정한 주거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노숙자는 최소 2만에서 최대 4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여전히 국가의 의료·복지체계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38) 청소년 비만

    [한국인의 질병] (38) 청소년 비만

    청소년들이 비만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내 초·중·고 학생의 비만환자 비율은 1979년 4.3%에서 2008년 13.1%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초·중·고 학생 10명 중 1명 이상이 비만이라는 뜻이다. 청소년 비만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각종 성인병의 발병 시기를 앞당기기 때문에 성인 비만보다 훨씬 위험하다.‘청소년 비만탈출 프로젝트´(북드림 펴냄) 저자인 미소의원 오동재(50) 원장을 만나 청소년 비만의 해법을 들어봤다. ●체질량지수 ‘30´넘으면 고도비만 “전세계 비만인구가 4억명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있지요. 비만의 심각성은 새삼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나중에 후회말고 예방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식이요법, 약물요법, 운동요법을 총동원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어린이 비만을 측정하는 방법에는 두가지가 있다.‘비만도’와 ‘체질량지수’(BMI)다. 비만도는 실제 측정한 체중으로 표준체중을 빼고, 이 값을 다시 표준체중으로 나눈 뒤 100%를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비만도가 50%를 초과하면 고도비만,30∼50%는 중등도 비만,20∼29%는 경도 비만으로 분류한다.BMI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30을 웃돌면 보통 ‘고도비만’으로 본다. 그러나 단순히 체중만 보고 비만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병원에서 체성분 분석을 받으면 체내 지방 비율을 알려 주는데, 만약 25%(여성은 30%)가 넘는다고 하면 비만으로 볼 수 있다. 비만의 원인은 비교적 간단하다. 섭취하는 음식량에 비해 활동량이 적어 지방이 쌓이는 것이 비만이다. 인체를 물통으로 보면 물은 계속 퍼부어지고 있는데 빠져 나가는 물의 양이 적어 점점 물이 차 오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음식 섭취 시간도 중요하다. 밤에 음식을 먹으면 살이 더 찐다고 하는데, 저녁에 활동량이 적고 지방의 합성을 촉진하는 인슐린이 더 많이 분비되기 때문이다. ●비만약 부작용 위험… 군것질 삼가야 제약기술의 발달로 지방을 분해하는 약이 개발되기도 했다.‘오를리스타트’라는 성분을 가진 비만 치료제는 지방을 분해시켜 몸 밖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12세 이상 청소년에 대한 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나 비만약은 부작용이 있을 뿐 아니라 지방을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고도비만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비만의 정도가 심한 환자에게는 약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점 못지않게 좋지 않은 점도 분명히 있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약물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 뿐입니다. 반드시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아이의 식사량이 갑자기 늘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지를 살펴야 한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스테로이드’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식욕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학업에 대한 압박감이 커질 때 폭식을 하는 아이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규제하거나 억압하는 것은 비만 치료나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스스로 식사량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밥을 굶어 살을 빼겠다고 하면 말려야 한다. 성장기에는 영양소가 많이 필요하다. 살을 찌게 하는 ‘탄수화물’조차 뇌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적당하게 섭취토록 해야 한다. 탄수화물이 함유된 음식은 공부를 앞둔 아침시간에 많이 먹고 저녁에는 줄이는 것이 좋다. 비만 청소년은 아침에 적게 먹고 야간에 많이 먹는 습성이 있다. 단맛보다 고지방 음식을 좋아하는 경향도 있다. 따라서 꼭 아침을 먹게 하고 저녁에는 군것질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음식 칼로리 적은 ‘식사일기´ 쓰도록 비만과 관련된 음식의 섭취를 줄이려면 아이에게 ‘식사일기’를 쓰도록 하는 것이 좋다. 먹은 음식의 종류와 칼로리를 적은 뒤 하루 총 칼로리를 분석하게 하는 것이다. 식사일기를 보면서 아이 스스로 잘못된 식습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가 많이 먹는다고 해서 끼니를 거르게 해선 안됩니다. 굶는 습관을 가지면 오히려 거식증(신경성 식욕부진)이나 폭식증 같은 식이장애 증상이 생길 위험이 높죠. 또 스트레스가 늘어 다시 살이 찌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스스로 음식을 조절할 수 있도록 가족이 도와야 합니다.” 운동은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성장쪽으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보고 시작해야 한다. 하루 10∼20분간의 운동도 좋다. 다만 6개월이든,1년이든 일정한 기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무리하면 오히려 해롭다. 주중에 운동한다면 주말에는 편하게 쉬도록 해야 한다. 건강식품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또 끼니를 거른 채 건강식품만 복용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건강식품도 잘못 복용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마황’ 성분이 포함된 건강식품은 뇌졸중과 심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청소년이 복용해서는 안된다. 건강식품을 구입하기 전에 미리 성분을 잘 봐뒀다가 전문의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이제야 안정 선회하는 강만수 경제팀

    기획재정부의 강만수-최중경 라인은 이른바 ‘환율 주권론자’들이다. 이들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부문을 고환율정책으로 지원하면 투자활성화와 경기 회복,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물가 불안을 우려하는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한편 고환율정책은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인 서비스 수지 개선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기대대로 고환율정책은 해외여행을 억제해 서비스 수지 개선에 적잖이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원자재값과 유가 폭등으로 촉발된 물가 불안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9%로 6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4월의 수입물가 상승률 31% 중 10%포인트가 고환율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1·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DI)은 마이너스 1.2%로 5년만에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이다. 강만수 경제팀의 예상과는 달리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하면서 소득과 소비가 줄어들고 성장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덫’에 걸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강만수 경제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 이행에만 집착했다. 최중경 차관이 지난주 고환율정책을 당분간 유보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어제 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서민 고통을 외면하는 정부의 무신경을 탓하는 목소리가 가세해 촛불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우리는 누차 안정 위주로 경제운용계획을 다시 짤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강만수 경제팀은 잘못된 소신이 서민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겼는지를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 5월 물가 4.9% 상승… 이번 달엔 5% 넘나

    5월 물가 4.9% 상승… 이번 달엔 5% 넘나

    ‘고물가·저성장’의 우려가 물가폭등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의 ‘고환율 정책’에 의한 폐해가 고스란히 서민들 몫으로 떨어지는 셈이다.5월 소비자물가는 5% 대에 육박하며 지난해 12월 이래 6개월 연속 정부의 물가목표 상한선(3.5%)을 돌파했다. 또 5년만에 최저치의 국민소득을 손에 쥔 국민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내수는 곤두박질쳤다. 반면 고환율 정책의 직접적 수혜자인 수출기업들은 두자리 숫자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로 경제성장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 5%대 예상 고삐 풀린 물가에 브레이크가 없다. 지난 4월 4% 선을 돌파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4.9%까지 치솟은 데 이어 이번 달에는 5% 선을 넘을 게 유력시된다. 재정부 분석에 따르면 전월대비 물가상승률 0.8% 중 석유제품 가격의 기여도는 0.47%포인트로 물가상승의 60%가 석유제품 상승에 기인하고 있다. 특히 5월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4월 대비 15%, 전년 동월대비 85%나 상승했다. 과거 오일쇼크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1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배럴당 132.6달러.2차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1980년 4월의 실질유가(물가상승분 감안) 104.1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정부의 중점 관리 대상인 52개 ‘MB물가’ 중 등유(13.5%)와 돼지고기(11.4%) 등 28개 품목은 전달보다 가격이 올랐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환율이 물가 인상을 막아야 하지만 정부는 반대 방향으로 가버리면서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면서 “경기 관리를 해야 하는 하반기에는 한번 오른 물가를 쉽게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위축→기업채산성 악화, 악순환 시작되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4분기 민간소비는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로 2004년 3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내수의 국민총생산(GDP)성장기여도는 -0.1%로, 내수위축이 성장률을 갉아먹은 것으로 나타났다.2004년 3분기 -0.1% 이후 14분기만의 일이다. 반면 재화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한은 정영택 국민소득팀장은 “수출증가세에 힘입어 성장률 지표가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물가상승에 따른 내수 위축 등으로 서민경제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가상승이 지속된다면 국민들의 실질소득은 계속 감소돼 내수를 위축시키고,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로 일자리를 줄이는 등의 악순환이 시작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문소영 이두걸기자 symun@seoul.co.kr
  • [기고] 광역상수도 요금체계 개선해야/ 가기목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

    [기고] 광역상수도 요금체계 개선해야/ 가기목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상수도 서비스는 인간생활에 필수적인 자연상태의 물을 취수·가공하여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일련의 과정 및 활동을 말한다. 국민소득이 증가하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보다 양질의 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덩달아 상수도 행정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정부가 물 공급관리 권한을 부여한 한국수자원공사와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수돗물 공급시스템에서 그동안 내재되었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에 대한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간의 관점 및 인식의 차이가 주된 요인이다. 또 기득수리권 인정 문제, 투자재원 분담에 따른 견해차 등도 작용하고 있으나 이러한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광역상수도 요금 문제로 귀결된다. 그동안 한국수자원공사의 불합리한 광역상수도 가격 결정으로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대비 4배 이상 과도한 인상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요즘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급격한 물가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광역상수도에 대한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해 막대한 비용으로 건설된 광역상수도 이용률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키고 있다. 광역상수도 이용률 감소는 원가 상승의 원인이 되고, 인상된 가격은 광역상수도 이용을 더욱 감소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여건만 되면 자체 취수원을 개발하려는 지자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광역상수도가 수도권에서 외면당해 시설 중복투자 등 국가적으로 엄청난 손실이 발생되고 있다. 사실 지자체 예산이든 국가 예산이든 모두 국민이 낸 세금을 모아 조성된 것이다. 이러한 것이 중복으로 투자된다는 것은 효율성 문제를 떠나 국민에 대해 할 도리가 아니다. 인천시의 경우 한국수자원공사에 내는 원수가격이 한해 755억원으로 인천시를 제외한 6대 광역시가 내는 전체 원수금액(1004억원)의 75%에 달한다. 인천시가 부담하는 t당 213원은 서울시(t당 47원)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인천 상수도 행정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수돗물을 모든 국민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평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수도시설관리권이 수돗물 공급의 독점적 권한으로 남용돼서는 안 된다. 특정 지자체에 피해가 발생하든 말든, 용수가격에 대한 원성이 높든 말든 요금 인상에만 집착해온 한국수자원공사의 태도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 용수비용이 아무리 적더라도 합리적이지 못하면 요금에 대한 불만이 발생하며, 비록 높은 비용이라도 형평성과 합리성이 잘 조화됐다면 분쟁의 소지는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한국수자원공사는 하루빨리 각 부분별 원가를 공개하고, 최대 소비자인 지자체에 살림내역을 소상히 밝혀 공기업으로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뿐만 아니라 광역상수도 요금심의위원회에 지자체가 50% 이상 참여하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지자체 참여율이 높을수록 요금 심의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양쪽이 머리를 맞대고 철저한 검증을 함으로써 합리적인 용수가격이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단일요금제만 고집할 게 아니라 다양한 요금체계 등 광역상수도 이용률을 높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상황과 여건을 고려하는 다양한 요금체계를 도입하는 것이 시대상황에에 맞을 뿐 아니라 민원도 줄일 수 있다. 부디 실용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 방침에 부응하고, 모든 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열려 있는’ 상수도 행정이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가기목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장
  • [사설] 불법시위 변질 우려되는 촛불집회

    쇠고기 수입 개방으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순수 문화제 형식에서 불법시위로 변질돼 걱정스럽다. 집회 참가자도 10대에서 20∼40대로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이명박 탄핵’ 등 정치구호가 등장하면서 당초 취지도 빛이 바래게 됐다. 게다가 민주노총과 일부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도로를 점거하는가 하면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주말에만 6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청와대로 가자.”는 등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대부분 피신했다고 한다.‘치고 빠지기’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우리는 앞서 촛불집회의 사법처리 발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국민의 건강권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회 참가자들도 그런대로 준법정신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담화 이후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쇠고기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구조조정, 양극화, 실업난 등 사회문제까지 제기할 조짐이다. 이대로 가다간 어디까지 치달을지 모른다. 다가올 하투(夏鬪)와 연계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역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가 정치 투쟁의 양상으로 변질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사정당국이다. 김경한 법무장관도 어제 “불법집회는 법에 따라 주동자는 물론 선동, 배후 조종한 사람까지 검거해 엄정히 처리할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검·경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불법시위-주동자 검거-사법처리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돼서는 곤란하다. 건전 시위문화를 위해 정부와 집회·시위 주최측이 사전에 협의하고 협력하는 선순환의 틀이 정착되길 기대한다.
  • [사설] ‘네거티브 정치’ 퇴출 법원도 의지 보여라

    또 ‘솜방망이’ 처벌을 할까. 정치인이 연루된 사건에서는 대부분 그래왔기 때문에 우려하는 바다. 실제로 정치인들은 실정법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선 일을 저지른 뒤 뒷수습을 해도 늦지 않다는 심산이 깔려 있다. 검찰이 아무리 높은 구형을 해도 법원이 깎아주는 데 익숙해진 탓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사건을 보더라도 그렇다.17대 총선 선거사범의 경우 1심에서는 22명이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3심에서는 12명만 무효형이 확정됐다.45%인 10명은 법망을 벗어난 셈이다. 선거 때 기승을 부리는 것이 흑색 비방 선전이다. 네거티브 전략은 당장 효과도 나타나 유혹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앞으론 낭패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 같다. 그제 열린 공판에서 민주당 정봉주 의원과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에게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이 구형됐다. 정 의원은 BBK 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후보의 연루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진 의원도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측을 비방한 혐의로 법의 심판대에 섰다.18대 총선 당선자인 진 의원은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이번 검찰의 구형은 네거티브 정치를 근절하기 위한 진일보한 조치라고 우리는 평가한다. 지금까지는 네거티브 관련 고소·고발사건의 경우 선거가 끝나면 서로 취하했던 게 관행이었다. 검찰도 그에 따라 ‘무혐의’ 또는 ‘공소권없음’으로 면죄부를 줘왔다. 이래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씨는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반발했다. 검찰과 법원의 예봉을 무디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법원이 강력한 엄단 의지를 보여줄 때 네거티브 정치는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법원의 판단이 더욱 주목된다.
  • [위기의 한국 벤처산업] (2) 원인 진단

    [위기의 한국 벤처산업] (2) 원인 진단

    “안정된 직장보다는 상상력을 좇는 드리머(꿈꾸는 사람)´가 많아야 하는데 요즘은 그런 사람 만나기 참 힘들어요. 다들 공무원이나 교사로 몰려가는 세상이잖아요. 물론 우리 같은 드리머들에게 관심 갖는 투자자들은 더더욱 없지만요.” 한 벤처기업인은 19일 지금과 같은 인력·자원·제도 등 환경에서 국내 벤처산업이 다시 날개를 펴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가장 먼저 벤처인들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고 여기에 정부의 잘못된 정책 등이 맞물려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자금유입 부족 악순환 국내 벤처업계는 2000년 전후의 벤처 열풍이 붕괴된 이후, 이렇다 할 새 기술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인터넷 분야만 해도 전자상거래, 검색, 커뮤니티 등을 빼고는 별다른 서비스가 나온 게 없다. 인터넷 솔루션업체 넷다이버의 김도형 이사는 “엄밀히 말해 새 시장을 창출할 신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이 아니라면 벤처라고 부를 수 없다.”면서 “그런데도 실제로는 기존 기술을 그대로 따라하는 업체들조차 스스로 ‘벤처 창업’이라고 포장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벤처자금의 기근은 기술개발의 부진과 서로 ‘닭과 계란’의 관계를 형성하며 산업전반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창업투자사들의 자금은 2003년 정보기술(IT) 부문에 전체의 49.7%가 배정되고 일반제조업 부문에 18.8%가 투자됐으나 지난해에는 그 비율이 각각 34.1%,30.0%로 좁혀졌다.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닷컴 열풍 때 나타났던 벤처캐피털들의 ‘묻지마’식 투자행태가 벤처거품 붕괴 이후 급속히 보수화되면서 당장의 실적에 기반해 투자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면서 “과거 실패에 대한 학습효과 때문이기는 해도 벤처캐피털의 원래 목적이 고기술·고위험 산업군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적자생존’의 원리 사라진 벤처 생태계 업계 스스로 벤처 생태계의 생명인 ‘적자생존(適者生存)’의 철칙을 깨뜨렸다는 지적도 많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현재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는 무려 8000여개에 이르며 이 중 태반이 겨우겨우 연명해 가는 형편”이라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을 통해 업계의 구조조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는 정부가 한계기업들을 먹여살리는 데 지나치게 신경을 썼던 것도 원인이 됐다.”면서 “벤처들에 개발자금이 아닌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데 치중함으로써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막은 것은 물론이고 적자생존의 원칙을 가로막았다.”고 했다. ●대기업과 상생의 연결고리 단절 대기업과 벤처기업간 상생(相生)의 구조가 형성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된다.SK C&C 관계자는 “벤처기업의 기술은 소비재로 바로 연결되기보다는 기업간 거래를 통한 생산재 구실을 하는 요소기술이 많아 그 자체로는 상용화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기술을 개발해 놓고 혼자서 끙끙 앓다가 서비스로 연결할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업체들이 많다.”고 했다. 벤처기업이 신기술을 만들어 내도 정부규제 때문에 사장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주량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무총리실에 등록된 8000여건의 규제 중 16.5%인 1280건은 IT서비스와 IT서비스를 활용하는 금융·물류·유통·방송·통신 서비스에 대한 규제”라면서 “기술개발이 산업과 연결돼 새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규제가 기술개발까지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만성화된 인력난 이런 가운데 안정적인 직업 선호와 이공계 경시 등으로 벤처의 생명인 ‘인재’의 질과 양도 갈수록 빈약해지고 있다. 보안업체 잉카인터넷 관계자는 “유능한 개발자를 구해야만 남보다 앞서 첨단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지만 우리 구미에 맞는 인재를 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우리 회사에서는 경력직을 선호하지만 정작 이들은 ‘벤처업계를 벗어나 안정적인 대기업으로 가겠다.’는 정반대의 생각을 갖고 있어 좀체 이견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닭 오리 농가·상인 생계대책 세워라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먹거리 최대 소비시장인 서울까지 번지면서 닭, 오리 사육농가와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닭, 오리를 살처분한 농민들은 보상비를 받지만 충분치 않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은 위탁농들은 사후정산과정을 거쳐 보상비를 손에 쥐어 어려움이 가중된다. 게다가 AI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닭과 오리 소비마저 덩달아 줄어 관련 상인들은 불경기에 시달리고 있다.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AI발생지점 반경 3㎞안에 있는 농가는 닭, 오리를 살처분하도록 돼 있다. 이들에겐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산란계의 경우 마리당 1만 1540원, 육용오리에는 2000∼5000원의 보상비가 주어진다. 사육농가로선 당장 큰 손해는 아니지만 생계유지 수단이 끊겼다는 점에서 충격이 크다. 또 AI가 종료될 때까지 축사 등 관련시설을 놀릴 수밖에 없는 만큼 피해는 더욱 커진다. 반경 3∼10㎞안에 있는 농가는 허가받아 반출하는 조건하에서 닭과 오리를 기를 수 있지만 소비 감소로 판로가 여의치 않다. 닭, 오리를 살처분한 농민들은 억한 심정으로 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그정도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살처분 보상비 외에도 시설자금지원 등 지원책은 확대돼야 한다. 그러잖아도 농민들은 FTA 등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지 않은가.AI는 닭이나 오리를 고열에 익혀 먹으면 사람에 감염될 염려가 없다고 한다. 막연한 공포감에 닭, 오리를 멀리할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소비해야 한다.AI가 토착화할 수 있다고 하니 당국은 차제에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가금류가 위생적인 상태에서 사육돼야 AI발생도 줄어들고 축산농가도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아름다운 간판 2008] (2) ‘간판 뉴타운’ 성동구를 가다

    [아름다운 간판 2008] (2) ‘간판 뉴타운’ 성동구를 가다

    흔히 경기와 간판은 반비례 관계에 놓여 있다고 한다. 경기가 하락할수록 업체·업종간 경쟁이 치열해져 간판이 커지고, 개수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요즈음 같은 불경기에는 업종 교체주기도 빨라져 악순환은 심화된다는 지적이다. 옥외광고물 관련 법이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게 또한 우리 현실이다. 규제 권한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이른바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것도 한몫한다. 법과 제도가 지켜지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간판 뉴타운’ 서울 성동구를 들여다봤다. ●간판 사전신고해야 업소 영업허가 내줘 불법 간판의 확대 재생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신규 업소에 대한 억제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성동구는 지난해 모든 인·허가 업종을 대상으로 ‘옥외광고물부서 경유제도’를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도입했다. 신규 업소에 인·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간판의 형태·크기·개수 등을 옥외광고물부서에서 ‘스크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1년간 성동구에서 새롭게 문을 연 업소 3000여곳이 이같은 경유 과정을 거쳤다. 소판수 성동구청 광고물팀장은 “경유제 대상 업소의 70% 정도는 인·허가 신청 즉시 허가를 내줘야 하는 음식점 등이었다.”면서 “때문에 경유제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쳐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성동구는 올해부터 경유제의 문제점을 보완한 ‘옥외광고물 신고병행제도’를 도입, 적용하고 있다. 개업에 앞서 간판을 사전신고하도록 해 불법 여부를 판단하고, 인·허가 부서에서는 간판을 사전신고해야 영업허가증을 내주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소 팀장은 “지난 1∼3월 신고병행제를 적용한 860여개 신규 업소는 도시미관을 해치는 불법 간판이 한 곳도 없다.”면서 “불법 간판을 철거 후 재설치하는 데 따른 비용도 대폭 절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성동구는 또 대형 상가건물을 지을 때 간판설치대를 갖추도록 의무화했다. 상가를 찾은 이용객 입장에서는 입주 업소를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는 간판설치대 때문에 ‘간판의 홍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왕십리교차로 ‘좋은 간판 시범거리´로 새 불법 간판을 막는다고 모든 게 해결된 것은 아니다. 성동구내 인·허가 대상업소는 1만 100여개에 이른다. 이는 인·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서점·슈퍼마켓 등 소규모 자유업종은 제외한 것이다. 때문에 기존 불법 간판에 대한 정비시스템도 필요하다. 성동구는 ‘좋은간판 시범거리 조성사업’을 통해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 왕십리교차로에서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 이르는 1㎞ 구간을 시범지역으로 지정,61개 건물 259개 점포에 대한 간판 정비를 실시했다. 하지만 낡은 건물이 많은 탓에 정비효과가 반감되자, 올해부터는 건물주들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건물 소유주인 조아라(30·여)씨는 “간판의 크기와 개수가 줄어 그동안 감춰져 있던 건물의 흉한 부분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달 중 정비된 간판에 맞춰 건물 외관을 보수할 계획이며, 그래야 건물 가치도 높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간판이 시각 공해를 유발하는 원인은 크고 화려한 ‘판류형’ 간판에서 찾을 수 있다. 업체 이름만 새겨넣은 ‘입체형’ 간판이 대안이지만, 판류형 간판에 비해 가격이 1.5∼2배 정도 비싼 게 흠이다. 박기준 성동구청 도시개발과장은 “입체형 간판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표준모델을 개발 중이며, 관내 광고물 제작업체 130여곳을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면서 “법과 제도를 지키면 편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유동 광고물이나 무허가 광고물에 대한 상시 단속체계도 구축,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간판, 규제보다 환경이 우선 옥외광고물 부서의 한정된 인력만으로는 이같은 시스템을 가동시키기에 역부족이다. 각종 인·허가 부서와의 유기적인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는 지자체장이 해야 할 몫이다. 간판 정비에 대한 이호조 성동구청장의 관심은 남다르다. 특히 창문에 무분별하게 글씨 등을 덕지덕지 붙인 간판 ‘박멸’에 나서면서 ‘선팅 구청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06년 7월 구청장 취임 직수 첫번째 지시사항이 도시미관 향상을 위해 옥외광고물 정비계획을 수립·추진하라는 것이었다. 이 구청장은 “업체 입장에서는 광고물이지만, 주민이나 이용객 입장에서는 장애물 또는 혐오시설이 될 수 있다.”면서 “사업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규제가 아니라, 광고물의 대상이 되는 대다수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도가 정착되면 늦어도 4∼5년 뒤에는 전체 간판의 70∼80% 이상을 아름다운 간판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경산, 보육의 질 업그레이드

    경북 경산시가 어린이 관련 시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소규모 보육시설(어린이 집)을 통합, 대형화하고 이들 통합 시설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9일 경산시에 따르면 경산지역 207곳의 보육시설 중 아동 40명 미만인 소규모 시설 125곳을 대상으로 통합을 적극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 시설은 주로 상가 점포를 임대해 열악하게 운영되고 있어 보육의 질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시는 또 이들 시설이 통합해 대표자·소재지를 바꿀 경우 증원 등의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시는 이들 시설이 2∼3개로 통합해 놀이터 등을 갖춘 보육시설을 새로 지으면 정원의 20% 증원 혜택을 주기로 했다. 예컨대 현재 정원이 40명씩인 보육시설 2곳이 통합하면 정원을 최대 96명까지 늘려 준다. 또 급격한 도시팽창 등으로 2010년까지 신설이 예상되는 40여곳의 보육시설에 대해 일정 규모 이상의 시설을 갖추도록 할 계획이다. 시가 보육시설 통합에 나선 것은 아동 중심의 보육환경 조성과 보육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또 어린이 납치·유괴 사건을 막기 위해 전국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통합 보육시설의 옥내·외 놀이터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김찬진 경산시 주민생활지원국장은 “기존의 소규모 보육시설은 재정 문제로 시설 등에 대한 재투자를 하지 않는 등 열악한 환경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은 깊다/전우용 지음

    서울은 깊다/전우용 지음

    밥처럼, 공기처럼 익숙한 고유명사 서울. 왜 서울은 ‘서울’이었을까. 서울을 이루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런 의문을 품는 게 사치일 터이다. 분초를 쪼개 가며 스스로 경쟁의 울타리 속으로 몸을 던져야 아슬아슬 살아 남는 서울, 서울사람들이다. 우리가 먹고 숨쉬는 공간을 억지로라도 멀찍이 바라 보는 여유는 어떤가. 제목의 운치를 갈피갈피에 녹여 내면서도 서울이 품은 온갖 ‘정보’들을 쏟아 놓는 책이 ‘서울은 깊다’(전우용 지음, 돌베개 펴냄)이다. 한국 근현대사를 전공(서울대 국사학과)한 뒤 ‘서울 정도 600년’을 맞아 세워진 서울학연구소에서 10년 넘게 서울사(史)를 연구해온 지은이는 현재 문화재 전문위원. 책은 서울을 작정하고 깊은 시선으로 돌아 봤다. 그동안 서가에 나온 건축, 근대사 같은 지엽적 시각에 머물지 않았다. 서울사와 도시이론을 두루 공부한 저자가 대도시 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을 시도했다는 점이 큰 특장이다. 책은 들머리에서 서울의 어원부터 짚는다. 양주동의 해석처럼 ‘처용가’ 구절에 등장하는 ‘새벌’이 변했을 수도 있고, 이중환 ‘택리지’에 소개된 우스꽝스러운 속설이 진짜 어원일 수도 있다는 등의 여러 견해들을 보여 준다.‘택리지’에는 조선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 뒤 큰 눈이 녹지 않고 쌓인 곳만 따라가며 외성(外城)을 쌓았다 해서 ‘설(雪)울’이 됐다는 속설이 전해온다. ●역사와 도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 시도 역사학, 인문학 등의 학제간 연구로 빚어진 풍성한 글 내용은 수월하고 흥미로운 책읽기를 보장해 준다. 예나 지금이나 서울이란 서민들에겐 팍팍한 공간이었던 모양이다. ‘등 따습고 배부르게’ 사는 건 그 옛날 서울사람들에게도 삶의 목표였다. 한국인의 온돌 난방이 시작된 것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난방 연료와 취사 연료를 통합하는 방식인 온돌은 더운 날 중남부 지역민들에겐 큰 불편이었다. 여유있는 집에서는 여름철에 거처하는 ‘마루방’을 따로 놓았다. ●생태·주거 환경 등 깊고 흥미롭게 다뤄 서울의 사정은 또 달랐다. 서울주변의 산에서는 채석, 벌목이 엄격히 금지돼 있었던 것. 지맥 보호, 왕릉 후보지 및 왕의 사냥터 확보 등을 이유로 도성 주변 산에서 벌목을 금하는 지도 ‘사산금표도(四山禁標圖)’는 그래서 탄생했다. 조선시대 서울의 보통사람들에게 땔감은 결국 쌀과 비단으로 바꿔야 하는 귀한 물자였음이다. 책에 따르면, 행복한 삶을 은유하는 말에 “등 따습고 배부른”이란 표현이 들어가는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조선 중기까지 궁궐 나인들의 거처는 온돌이 아닌 마루방이어서 화로로 추위를 이겨냈으며, 학자들을 끔찍이도 아낀 세종이 성균관을 온돌로 바꿨다는 사실 등은 그 자체로 흥미롭다. 그러나 얻는 만큼 잃는, 삶의 이치는 다르지 않았다. 조선후기 서울 개천을 막아 골머리를 썩게 했던 주범은 온돌방에 쓰인 땔감의 재. 도시민들의 욕망이 생활환경을 망치는 악순환을 엮었다는 경고도 건져 올린다. 서울의 구석구석, 책의 시선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종로의 역사는 그대로 서울의 통신교통수단의 변화와 궤를 같이 했다. 조선시대, 구한말,1960년대까지도 서울 최고 중심지였던 종로는 전차가 철거되면서 세를 잃어 갔다. 제 꾀에 스스로 넘어 간다는 ‘깍쟁이’, 기댈 곳 없는 무리란 뜻의 ‘무뢰배’,‘흥청망청’ 등이 서울과 어떤 사슬을 엮고 있는 단어들인지 엿보는 재미가 크다. 저자의 인문학적 식견이 빛을 발한다. 연산군에게 누이나 딸을 바치고 별감을 얻은 자들이 많았는데, 그때 바쳐진 미모의 젊은 여성들을 ‘흥청(興淸)’이라 불러 ‘흥청망청’이란 말이 생겼다는 것. 책의 의미는 먼 데 있지 않다. 역사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문화상품으로 전락하고, 역사의 상품화가 곧 역사의 대중화로 오인되는 시대.“결코 상품화될 수 없는 역사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1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방역체계 구멍 왜 뚫렸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서울 도심 등 전국을 휩쓸어 인체 감염 등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은 당국의 안이한 대처와 구멍 뚫린 방역망이 주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검사·방역 등 관련 당국은 지난달 1일 전북 김제에서 발생한 이후 한 달여간 전국화됐지만 발생 원인과 이동 경로 등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AI가 매년 되풀이될 것에 대비해 방역체계를 새롭게 정비하고 연중 감시체제를 운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겨울 AI가 발생하지 않자 올 2월 말 방역 비상령을 해제했다. 그러나 올해는 방역당국과 농가들이 안심하고 있던 4월부터 AI가 발생했다. 정부의 성급한 비상령 해제 때문에 자치단체나 양계농가들의 방역 태세가 느슨해졌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1일 전북 김제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방역당국이 초기 대응을 소홀히 해 주변 지역으로 급속 확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전북 김제시와 정읍시 등 자치단체는 방역초소를 엉터리로 운영해 AI에 감염된 닭과 오리가 타지역으로 대량 반출됐고, 이로 인해 AI가 확산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농가들의 신고 늑장과 비양심적인 불법 반출도 큰 문제다. 양계 농가와 오리 농가들은 산란율이 떨어지거나 폐사가 진행돼도 빨라야 2∼3일 후 자치단체에 신고한다. 이 때문에 초기 대응이 어렵고 AI가 확산되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정읍시의 한 오리농장에서는 AI로 폐사한 오리를 개 사료로 공급했고, 이미 폐사가 진행 중인 농장에서 전남 나주 도축장으로 오리를 출하하기도 했다. 발생 농가와 도축장을 왕래한 트럭 5대가 다시 전남·북 오리농가를 출입해 AI를 확산시켰다. 재래시장을 통해 중간상들이 농가와 식당에 닭을 공급하는 유통 구조도 AI 확산 경로로 지적되고 있다. 전북, 경북, 강원 등에서 발생한 AI는 대부분 재래시장 중간상들이 옮긴 것이다. 중간상들은 양계농가와 음식점, 재래시장, 일반 농가 등을 마구 헤집고 다니기 때문에 감염경로 파악이 어려워 방역상 큰 골칫거리로 대두되고 있다.AI 확산방지에 총력전을 펼쳐야 할 농식품부도 방역 사령탑이 미국과 쇠고기 협상에 나서는 바람에 업무상 많은 부하가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 광주 남기창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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