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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지리아 종교분쟁 500명 사망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1월 종교 분쟁으로 300명 이상이 숨진 데 이어 7일(현지시간) 또다시 종교가 다른 부족 간 충돌이 일어나 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쯤 나이지리아 중부지방에 있는 조스 시의 도고 나하와 마을에 무장괴한들이 총을 쏘며 침입해 덫과 그물 등을 사용해 무차별 대량 학살을 저질렀다. 도고 나하와 마을은 주민 대부분이 기독교인으로 구성 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을에서 120구 이상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조스 시 당국은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들이며 생후 4일 된 신생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마을과 인접한 라트사트와 조트 마을도 괴한의 습격을 받아 가옥 수십 채가 불탔다. 마을 생존자들은 이번 습격이 이슬람교를 믿는 풀라니 부족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그레고리 옌롱 주 대변인도 “경찰이 이번 공격을 선동한 풀라니 족장 살레 바야리를 추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풀라니 부족은 습격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스 시는 이슬람교인들이 사는 북부와 기독교인들이 사는 남부지방의 중간 지점에 있는 데다 토지가 비옥해 두 종파 간 갈등의 무대가 되고 있다. 1월 종교 분쟁도 이 지역에서 발생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종교 갈등으로 2001년 1000명, 2004년 700명, 2008년 300명 이상이 숨지는 등 학살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고 있다. 투병 중인 우마루 야라두아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고 있는 굿럭 조너선 부통령은 이날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학살의 배후를 끝까지 찾아낼 것을 보안군에 명령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엄정한 사정으로 3년차 증후군 없애야

    사정당국이 공직, 토착, 선거, 교육 등 4대 비리와의 전쟁에 나섰다. 사정당국의 관계자들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려고 대책회의를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올 한해 대대적인 사정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검찰·경찰·감사원 등 주요 사정기관을 망라한 회동이었고, 장소 또한 청와대였다는 점에서 정권 차원의 의지를 읽게 해준다. 비리 척결은 때와 장소를 가릴 게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 집권 3년차를 맞아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정의 결과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앞날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비리 척결 의지를 천명했다. 올 들어서는 발언의 강도를 더 높이고, 구체화하고 있다. 그에 맞춰 사정당국은 고강도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최근 교육계 비리는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주변 인사들이 연루된 토착 비리, 인사비리들이 잇따라 터져 나오는 것은 뭘 말하겠는가. 때로는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강력한 사정의 결과라는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를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현행 5년 단임제 대통령제하에서는 집권 3년차 증후군이란 게 있었다. 통상 집권 첫해에는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가 이뤄졌고, 그 이듬해까지 이어졌지만 3년차가 되면 느슨해지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다. 개혁 피로증으로 공직사회의 기강은 해이해지면서 국정 동력이 약화되기 일쑤였다. 정실 인사, 이권 개입, 부당 청탁이나 게이트로 불려진 숱한 권력형 비리와 부패 등은 권력 누수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돼 왔다. 이 대통령이 ‘공직·토착 비리 근절’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도 조기 레임덕을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사정의 정도(正道)는 상시 사정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남다른 집권 3년차를 맞는다. 집권 첫해 촛불정국 등의 여파로 2년차부터 국정 운영에 실질적인 탄력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발빠른 경제회복에 원전 수주 신화, 밴쿠버 동계올림픽 신화 등 국운 상승의 호기를 맞고 있다. 3년차 증후군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상승세를 이어가야 할 때다. 2년차 정신으로 무장한 엄정 사정이 뒤를 받쳐줘야 한다. 이명박 정부에 몸담은 이나 공직자들이 소명 의식을 갖고 마음가짐과 처신을 남달리 하면 더 수월해진다.
  • [여중생 성폭행·살해 파장] 가벼운 처벌→범죄 불감→상습범 악순환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2인 이상 집단 성폭력의 비율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시기부터 효과적인 재범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나이 들어서도 같은 범죄를 되풀이할 우려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재범률이 높은 성폭력 범죄의 특성에 맞춰 처벌 수위를 재조정하고 관련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작년 14~19세 범죄율 11.4% 8일 서울신문이 한국성폭력상담소에 접수된 최근 3년간의 성폭력 피해 상담사례 4716건을 분석한 결과, 전체 상담사례에서 14~19세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 비율은 2007년 8.3%, 2008년 9.3%, 지난해 11.4%로 증가세다. 8~13세 어린이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비율도 같은 기간 2.4%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청소년이 강간미수·특수강간·강간치상 등 흉악 성폭력 범죄 가해자인 사례는 2007년 72건에서 2008년 22건으로 줄다가 지난해 79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집단 성폭행을 가한 사례는 2007년 16건, 2008년 9건에서 지난해 13건으로 증가했다. 대검찰청 통계에서도 강간으로 검찰에 입건된 19세 이하 소년범 수는 2006년 979명, 2007년 834명에서 2008년 1589명으로 급증했다. 이들 소년범의 절반 이상은 ‘학교 동창’이나 ‘동네 친구’와 모의해 집단 성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처벌 병행이 가장 효과적 청소년 가해자는 법적 처벌이 미비해 실형이 선고되더라도 집행유예로 풀려나거나 사회봉사·교육 등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처벌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청소년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재범방지 교육은 부실하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무국장은 “‘앞길이 창창한데 피해자가 신고해 인생 망친다.’는 등 편견 때문에 가해 청소년이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김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처벌뿐만 아니라 교육과 심리상담, 치료를 병행해 성폭력 가해 청소년이 사회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일상에서 우울증 이겨내려면

    우선, 자신의 건강을 잘 돌봐야 한다. 신체 건강을 증진시키는 대부분의 방법은 정신건강에도 좋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울증 극복에는 규칙적인 운동이 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삶에 자신감을 갖게 하고, 걱정에서 벗어나게 하며, 건강을 호전시켜 스트레스와 좌절을 견뎌내는 힘을 준다. 또 수면의 질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가능한 한 햇볕을 많이 쬐는 것도 중요하다. 일조량이 적은 날씨나 계절은 그렇지 않은 조건에 비해 확실히 우울증 발현율이 높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서 봄으로 이어지는 계절에는 볕이 잘 드는 곳을 찾아 햇볕을 듬뿍 쬐어 주면 우울증 진정에 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도 필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섭취하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풍부한 비타민을 섭취하면 스트레스와 싸우는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우울증을 이겨내는 데 유익하다. 우울증을 가졌다면 술과 커피, 담배도 줄여야 한다. 특히 술은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기는 하지만 술이 깨고 나면 우울한 기분이 더욱 심해져 악순환에 빠지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한번 술에 의존하게 되면 계속 술을 마셔야 하고, 갈수록 주량이 늘어 나중에는 통제가 어렵게 된다. 전홍진 교수는 이런 점 외에도 공연히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즉시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며 “이를 위해 자신을 표현하고,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정치와 스포츠 사이 /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열린세상]정치와 스포츠 사이 /임성호 경희대 비교정치 교수

    밴 쿠버에서 금의환향한 올림픽 선수들, 서울에서 대립과 교착의 악순환에 빠져 있는 정치인들, 양자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한쪽은 국민을 짠하게 감동시키고 속이 뻥 뚫릴 만큼 통쾌하게 해준다. 다른 쪽은 국민을 짜증나게 하고 암담한 심정을 갖게 한다. 국민에게 기쁨을 주기는커녕 울화증만 일으키는 한국 정치는 응당 비난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스포츠처럼 확실한 승리로 기분을 확 바꿔달라고 바라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한국선수단이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쾌거를 떠올리며 정치도 그처럼 시원스럽게 승부를 내달라고 한다면 무리한 주문, 더 나아가 위험한 주문이 될 수 있다. 정치는 명확한 승부를 통해 한쪽이 이겨 다 가져가고 패배한 다른 쪽은 상실감을 맛볼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기 때문이다. 상충되는 생각과 이해관계를 가진 여러 사람이 폭넓은 대화를 통해 합의를 추구하고, 필요하다면 중간적 절충과 조정을 시도하는 지난(至難)한 과정이 정치의 본질이다. 정치에서는 승패가 확실히 갈리기보다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윈·윈 게임을 지향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할수록, 이해관계가 복잡할수록, 강압적 방식이 아니라 민주적 방식을 따를수록, 그리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할수록 대화·합의·절충·조정이 더 어려워지고 정치의 지난함은 도를 더한다. 이러한 정치가 스포츠처럼 통쾌한 승리로 일순간에 감동과 희열을 가져오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정치가 충실해질수록 결론 내는 데 오랜 시간이 들고, 그 결론이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 중간에 머물기 때문에 극적 승리감과 순간적 쾌감을 느끼기 힘들다. 내가 애초 원했던 것이 완전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정치적 조정을 거쳐 희석될 때 당연히 갑갑한 마음이 들고 찜찜한 느낌이 남기도 한다. 이 처럼 원래 갑갑할 수밖에 없는 정치를 스포츠와 혼동해 승부를 명명백백 하게 내려 할 경우 대립과 교착의 악순환은 심해진다. 이쪽저쪽 다독이며 중용과 조정의 미학을 실천해야 할 정치를 포기하고 내 입장을 절대적으로 고수, 관철시키려 할 때 다른 사람들이 흔쾌히 따라올 리 없다. 그들도 각자의 입장을 밀어붙여 승리를 얻고자 할 것이다. 서로 이기려는 독선과 독선이 부딪치면 상황은 결국 극심한 대립 국면에 빠지고 한치 앞으로도 나아가지 못하는 교착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요즘 세종시를 둘러싼 갈등이 이를 잘 예시해 준다. 세종시 수정론자들과 원안론자들은 정치를 포기하고 승패 내기에 매몰되어 있다. 전자는 국가 백년대계의 기치 하에 수정안만이 해답이라고 강공을 펼치고 있다. 후자는 약속에 대한 신의를 모토로 삼아 원안을 절대 고수하고 있다. 중간적 절충안은 배신이니, 물타기니, 임기응변이니 양쪽에서 다 매도되고 있다. 양 진영은 자기네가 이겨야 한다는 구호만 외쳐댈 뿐, 서로 마음이 열린 대화를 통해 중간지점을 찾는 정치적 노력은 시도하고 있지 않다. 우리가 이기고 상대가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운동선수 같은 승부사들이 한국 정치를 지배하는 한, 암담한 대립과 교착의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절충하고 양보해야 하는 만큼 정치는 스포츠 같은 흥분을 낼 수 없다. 지루하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하다. 성격 급한 사람들은 이러한 정치를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며 척척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성과주의적 국정운영을 예찬한다. 그러나 승부에는 명암이 있게 마련이다. 이긴 측은 감동과 쾌감을 느끼지만, 패한 측은 억울하고 우울하다 못해 분노로 떨게 된다. 일방적 국정운영으로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측이 있는 반면 불만감, 소외감, 심지어 적개심에 사로잡히는 패한 측도 있다. 정치는 이처럼 승패를 확 가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를 끌어안으며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중간적 조정을 시도하는 것이다. 정치인이 운동선수와 달라야 하는 이유, 정치인이 극적 성취감보다는 차분한 중용의 미를 추구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정치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도 성급함보다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 하겠다.
  • ‘이상 주택시장’ 해법 없나

    ‘이상 주택시장’ 해법 없나

    2010년 봄 주택시장이 중병에 걸린 듯하다. 신규 분양시장은 이미 활기를 잃었고, 매매시장마저 도무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여윳돈이 있는 사람들은 투자성이 높은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에만 기웃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건설산업 전반을 침체에 빠뜨릴 수 있는 만큼 소비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정부의 조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신규분양시장 투자자 발길 끊겨 주택시장의 탄력성을 측정할 수 있는 분양시장은 최근 몇달 새 급랭됐다. 양도세 감면 혜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유인책이었는데, 2월11일 이 제도가 종료된 후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겼다. 1월에 분양된 경기 용인 동백의 한 아파트는 혜택 종료 직전에 ‘밀어내기 분양’의 대표적 케이스. 2700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편리한 교통편과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4순위 입주자 모집에서도 청약률 100%를 채우지 못했다. 감면 연장에 대한 정부의 모호한 태도 탓에 계약률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12만 3297가구로, 업계에서는 2월에는 14만가구까지 늘 것으로 추산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0만~11만가구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주택거래건수 경제위기이후 최저 지난 1월 서울의 아파트 거래 건수는 3430건이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쳤을 때를 제외하고는 가장 적은 수치다. 최근 추이를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2006년과 비교한다면 2009년 11월, 12월의 서울지역 주택거래 건수는 각각 4033건, 3840건이다. 반면 2006년 11월, 12월에 각각 2만 884건, 1만 3402건이었다. 5분의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거래가 줄면서 자금마련이 어려운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시장으로 옮겨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수원에 사는 회사원 조모(36)씨는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집을 내놓았는데 한 달이 넘도록 문의조차 없다. 사려는 사람이 있어야 값을 깎기라도 할 텐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의 W공인 관계자는 “최근 한 달 동안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라며 요즘 분위기를 전했다. ●외환위기때 대책에서 교훈을 반면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에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25일 흑석동 4구역을 재개발한 푸르지오 1순위 청약에는 총 192가구 모집에 1793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9.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뉴타운 등 재개발·재건축의 일반분양은 3257가구로, 쏠림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소수의 대형 건설업체가 독식하는 구조여서 주택시장 위축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대표는 “업계 자구노력만으로는 거래를 활성화하기 어려운 만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업계에서는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금융경제연구실장은 “거래가 없고 신규 시장도 위축됐다는 것은 시장 침체가 그만큼 심화되어 있다는 것”이라면서 “외환위기 당시 각종 세제 완화 등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나왔던 것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李대통령 “돈받은 교장 존경하겠나”

    李대통령 “돈받은 교장 존경하겠나”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학교장이 돈을 받고 부임하면 학생이나 학부모 어느 누가 교사를 존경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자율고 입시부정 사태와 관련해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 권재진 민정수석 등을 불러 긴급 관계 수석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교육 인사비리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는 학교장 및 교육당국의 책임도 크다.”면서 “이 사안을 일회성 사건으로 파악하지 말고 발본적인 제도적 개선안을 만드는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책임소재를 철저히 가리고 제도적 개선방안을 포함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교육부는 교육감에 권한이 집중돼 있는 현황을 파악해 인사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당 또한 중장기적인 개선대책을 논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확대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관(官)이 주도하던 기존의 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면서 “이제 정부는 ‘주도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민간이 경쟁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민간에 대한) 지원방식도 정부 판단으로 앞서가기 보다 민간의 요구를 듣고 거기에 맞춰주는 것이 좋겠다.”면서 “청와대가 먼저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2주년과 관련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의 해법을 믿고 많이 참고 열심히 협력해준 국민이 있어 성과를 낼 수 있었다는 사실”이라면서 “고마운 국민, 특히 어려운 서민이 (경기) 회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자. 2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속도를 더 내자.”고 독려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통계보다 많은 미분양 아파트 진실은?

    통계보다 많은 미분양 아파트 진실은?

    미분양 아파트가 증가하고 있다. 공식 통계는 12만채. 경기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하면서 건설사들의 물량 공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정치권도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 공급 위주의 정책이 오히려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KBS1TV ‘시사기획 KBS 10’은 미분양 아파트의 진실을 파헤친다. 방송은 여러 자치단체를 취재한 결과 행정기관에 신고된 미분양 아파트가 통계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난 점을 주목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이유는 단순하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 신혼부부가 집을 장만하는 데 평균소득의 절반을 저축해도 서울은 20년, 그 외 지역은 10년 이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실제로 절반을 저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활비는 차치하고 가족이 부담할 교육비는 하늘을 찌른다. 빚을 내거나 부모 도움 없이는 앞으로 집을 마련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주택 융자를 받아 집을 마련해도 중간에 퇴직이라도 하면 낭패다. 악순환이다. 건설사들이 중·대형 위주로 고급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도 미분양 사태의 원인이다. 이들이 고급 아파트 위주로 아파트를 짓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미분양을 감수해도 건설사들이 보는 이익은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실수요가 많거나 수요자가 구입할 수 있는 가격대의 소형 아파트는 오히려 부족해진다. 중·대형 고급아파트 위주의 공급정책은 건설사들의 자금 회전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주택난 해소는 물론 집값 안정화에도 해답이 되지 못한다. 방송은 아파트를 많이 지으면 주택보급률이 높아지고 집값이 안정될 것이란 단순한 공급위주 정책의 한계도 짚어 본다. 지금 현실에 맞는 주택정책의 방향과 대안도 알아본다. 23일 오후 10시 방송.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9) 유럽의 남성 육아참여 유도 사례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9) 유럽의 남성 육아참여 유도 사례

    │암스테르담 스톡홀름 런던 정은주 순회특파원│네덜란드 프리슬란트주에 사는 제라르 얀센(53) 변호사는 두 아들, 릭과 니코를 돌보며 집에서 일한다. 1993년부터 지역물위원회 법률자문으로 일해온 그는 2006년, 유럽연합(EU)의 가족정책 ‘이파파(e-papa·인터넷 아빠)’를 신청했다. 이파파는 아빠가 근무시간·장소를 탄력적으로 선택해 자녀 양육에 적극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활용한 일종의 재택근무 형태다. 얀센은 덕분에 두 아들의 등교와 점심을 챙기고 과제물을 돕는다. 간호사로 일해 야간근무가 잦은 아내도 남편과 집안일을 나누면서 생활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얀센은 “출퇴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에 집중할 수 있어 능률도 높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직원 25%를 탄력근무로 바꾼 지역물위원회는 “근무효율성, 직원만족도 면에서 성공적”이라고 평했다. 네덜란드·스웨덴·영국 등 유럽에서는 남성의 육아참여를 돕는 정책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여성 지원 정책만으로 출산장려나 남녀평등을 실현하는 게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빠는 가정에서, 엄마는 직장에서 더 많이 시간을 보내야 ‘가정과 직장의 조화’라는 부부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웨덴 사회보험공단 니클라스 로프그린 연구원은 “아빠도 엄마처럼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가계소득이 줄어들까봐 망설였다. 정부, 회사의 경제적 지원이 최근 늘어나면서 고학력, 전문직 아빠가 육아휴직을 많이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2008년 7월 부부가 육아휴직을 절반씩 쓰면 ‘성평등 보너스’까지 지급한다. 스웨덴은 아이가 태어나면 여덟 살이 될 때까지 월급의 80%를 받으며 부부가 480일간 육아휴직을 받을 수 있도록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120일은 엄마, 아빠가 절반씩 나눠 써야하고, 나머지 360일은 한 부모가 몰아쓸 수 있다. 그럼에도 자녀양육은 ‘엄마의 일’이라는 고정관념 탓에 육아휴직의 80%는 엄마가 사용해왔다. 이에 스웨덴 정부는 남녀 불평등을 개선할 대안을 내놓았다. 엄마와 아빠가 육아휴직을 절반씩(240일) 쓰면 최대 1만 3500 크로나(약 214만원)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것이다. 스웨덴 사회보험공단 카린 울프 수석연구원은 “출산 후 여성의 직장참여, 남성의 육아참여를 동시에 지원하는 정책”이라면서 “남녀 간 임금차별, 고용차별도 그만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빠 지원’에 기업도 한몫 거든다. 다국적 시장조사기관인 쿠퍼스(PwC) 네덜란드 지사는 2008년 9월부터 아이가 태어나면 아빠에게 열흘간 휴가를 준다. 아이가 5개월이 될 때까지 아무 때나 쓸 수 있고, 월급도 나온다. 지난해만 200명이 신청했다. 아스트렛 테블러먼 인력개발 이사는 “새 가족의 탄생을 회사가 축하한다는 의미”라면서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여성 동료에 대한 시선도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설명했다. 쿠퍼스는 또,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최대 2년간 근무시간을 20% 줄여도(주당 32시간) 임금은 10%만 깎는 정책을 펼친다. 일주일에 나흘만 일하거나 매일 1~2시간씩 일찍 퇴근하거나 본인의 선택이다. 퇴근시간 이후에 일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회사가 시간당 20유로씩 보육비를 지원한다. 코엔 존커 홍보담당자는 “직원이 주로 30대 남성이라 회사의 출산·보육정책에 관심이 많다.”면서 “소득이 줄어들더라도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쿠퍼스는 151개국에서 16만 3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지사에는 현재 4900명이 일한다. 영국에는 아빠의 육아를 지원하는 시민단체가 활발히 활동한다. 자녀에 미치는 아빠의 긍정적인 영향을 연구하고, 아빠가 육아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상담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영국 중서부 스태퍼드셔에서 아버지재단(Fatherhood Institute)이 운영하는 ‘초보 아빠교육’이 대표적이다. ‘고참’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워크숍에 참여해 분유 타는법, 기저귀 가는법, 아이 재우는 법 등을 ‘신참’ 아빠에게 가르쳐주는 것. 프로그램 진행자인 니콜라 엘리스는 “갓난아이를 두려워하던 새내기 아빠도 다른 아빠의 능숙한 솜씨를 보고는 안도하며 자신감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아빠의 관점에서 임신, 출산, 양육을 설명해주는 인터넷사이트 ‘아빠정보(dad.info)’도 인기다. 돈, 교육, 건강, 놀이 등 주제가 다양하고, 육아휴직 신청하는 법, 세금감면 받는 법처럼 내용도 구체적이다. 이메일 상담도 받는다. 아버지재단의 에이드리언 버지스 책임연구원은 “아빠가 아이와 튼튼한 관계를 맺으면 직장일과 가정일을 엄마와 동등하게 나눌 수 있다. 그러면 직장과 가정을 두고 어느 쪽을 선택할까 고민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jung@seoul.co.kr ■후 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 매니저 ‘팬 폭행’ 악순환 계속되는 이유?

    매니저 ‘팬 폭행’ 악순환 계속되는 이유?

    인기 아이돌 그룹의 매니저가 소녀팬을 폭행한 정황이 또 한번 드러났다. 인기그룹 샤이니의 매니저가 지난해 한 소녀의 머리를 가격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된 것. 보이밴드 씨엔블루의 매니저가 한 여성을 때리는 모습이 포착된 지 하루 만이다. 일부 매니저들이 저지른 폭력사건으로 가요계는 술렁이고 있다. “극성팬들이 무리하게 몰려들어 과격행동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미성년자를 상대로 일어난 폭력은 충격적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반응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암암리에 행해지던 매니저들의 언어나 신체적 폭력이 수면에 드러난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로 그동안 SS501의 김현중과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등 아이돌 그룹 매니저는 팬들과 사이에서 폭력시비가 종종 불거진 바 있다.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매니저의 팬 폭행 사건, 그 원인은 무엇일까. ◆ 폭력의 사각지대에 놓인 10대 팬 일부 스타의 매니저들이 저지르는 폭력사건은 대체로 10대 팬들에게 일어난다. 스타들을 우상화해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보이는 10대 팬들이 그들을 따라다니는 과정에서 종종 매니저들과 마찰을 빚기 때문. 담당 연예인을 보호해야 하는 1차 목적을 지닌 매니저들에게 10대 소녀들은 스타의 음악과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아닌 다스려야 할 대상으로 변한다. 10대 팬들은 때때로 ‘폭력의 사각지대’에 놓이지만 부당한 행위에 적절하게 법적 대응을 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해 일부 매니저들의 그릇된 대우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거나 심지어 추억거리쯤으로 여기는 상황을 초래하기도 한다. ◆ 매니저의 전문성 결여 연예계 관계자들은 일부 매니저들이 빚은 불미스러운 사건의 원인을 그들의 그릇된 직업의식에서 찾는다. 매니저들은 담당 연예인들의 신체 보호와 더불어 이미지 관리까지 해야 하는 책무가 있으나 대부분 매니저들은 스타 보호라는 1차적인 소임만 내세워 되려 스타의 이미지를 실추시기고 있다는 것. 수년간 방송업에 종사한 A씨는 “최근 전문 매니저 양성 기관이 생기고 있으나 여전히 전문성이 결여된 매니저들이 허다하다.”면서 “직업의식이 확립되지 않은 이들이 그릇된 관례를 그대로 답습하다가 폭력 사태라는 불상사가 빚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연예인 보호할 인력 부족 일선 매니저들이 하나 같이 주장하는 건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의 경우 매니저 1명이 공연 및 방송 일정을 소화하는 경우도 많다. 운전, 일정관리에도 벅찬 매니저가 몰려드는 극성팬까지 막다가 무력진압이 나온 것이라고 항변하다. 가수 김현중도 전문 경호 인력부족을 지적한 바 있다. 김현중은 지난 달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팬들을 막다가 매니저가 욕을 먹는 경우가 있다. 전문 경호원을 써서 서로 얼굴 붉히지 않는 선에서 팬 관리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 한 적이 있다. 우리의 현실과 대조적으로 수십만 명의 팬을 거느린 할리우드 스타들은 팬들과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마찰을 빚지 않는다. 매니저를 제외하고도 서너 명에 달하는 전문 경호원을 고용해 팬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는 스타들의 노력 덕이다. 스타들은 허용된 범위 내에서 사인이나 사진촬영에 적극적으로 임해 팬 관리와 본인의 안전까지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팬들을 거느리려는 것이 아닌 공존하려는 스타들의 노력과 선진적인 시스템은 매니저가 팬들에게 폭력까지 저지르는 우리 가요계 현실에서 한번 곱씹어 볼 만한 내용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인생 별거 아니야 각자 잘 사는거지

    이 세상은 개판이며 앞으로 달라지지 않는다. 역사는 재난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인간은 믿을 게 못 되며 모든 걸 망쳐 놓는 존재다. 어둠 없이는 빛이 없고 고통 없는 행복도 없다. 전쟁과 빈곤은 사라지지 않는다. 부정부패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평소 이런 생각을 가졌다면 당신은 분명 비관주의자다. 신문을 펼쳐도 TV를 틀어도 미소짓게 하는 소식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가 많은 요즘, 누구라도 한두 번 정도는 비관적인 생각을 할 것이다. ●저명인사들의 생생한 낙관론 낙관주의자를 자처하는 한 남자가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은 뒤 컨설팅 분야 등에서 일하다가 2001년부터 글쓰기와 코미디에 뛰어든 사람이다. 바꿔 말하면 변변한 직장이 없는 백수라는 이야기. 서른이 넘어서도 절대 비관주의자인 아버지에게 얹혀살고 있다고 고백한다. 이 남자, 로렌스 쇼터(39)는 2006년 여름 어느 날 침대에서 분연히 뛰쳐나온다. 세상의 모든 우울한 뉴스와 비관주의자들 때문에 낙관주의가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이 세상에 숨어있는 멋진 낙관주의자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비밀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이름하여 ‘낙관주의 프로젝트’. 스스로 낙관주의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본 것도 아니다. 그저 ‘낙관적으로 살아갈수록 당신의 삶이 나아진다.’는 낙관주의 제1법칙을 품고 무조건 들이댄다. 첫 인터뷰 시도는 덴마크 통계학자 비외른 롬보르. ‘회의적 환경주의자’라는 책으로 유명한 롬보르는 그러나, 이메일로 일언지하에 인터뷰를 거절한다. 이어 생태환경산업 에덴 프로젝트 최고경영자(CEO) 팀 스미트를 만났지만 “쓸데없는 짓”이라고 무시당한다. 200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해럴드 핀터는 알고 보니 와인을 빼놓고는 모든 면에서 비관주의자였고, 두뇌집단 ‘서스테인어빌러티’의 공동창립자인 존 엘킹턴은 비관주의의 최고봉이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전 유엔 미국 대사 존 볼턴, 할리우드 여배우 애슐리 주드, 매킨지 CEO 이언 데이비스, ‘대륙의 딸들’을 지은 작가 장융, 노벨평화상을 받은 남아공 성공회 신부 데즈먼드 투투, 영국 보수당 당수 데이비드 캐머런 ,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 등 숱한 저명인사들에게 낙관주의에 대한 저마다의 생각을 듣게 된다. “사람들은 사실 그다지 비관적이지 않다. 대부분 지구 온난화에 대해 쥐뿔도 관심이 없지 않으냐.”(팀 스미트) “11시간 얼어붙을 듯한 바닷물 위에서 표류했는데, 낙관적이지 않았더라면 죽고 말았을 것이다.”(탐험가 스티브 브룩스), “믿음이 있으면 모든 것을 분명하게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르완다 학살 생존자 임마꿀레), “낙관주의보다 희망을 찾아라.”(데즈먼드 투투) 이렇게 해서 나온 책이 ‘옵티미스트’(정숙영 옮김, 부키 펴냄)다. 주류 언론인도 아니고, 이름난 작가도 아닌 저자의 인터뷰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자잘한 인맥을 동원하고 적당히 둘러대고 허풍도 섞어가며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을 성사해 내는 모습을 보면 절로 감탄이 인다. 책 속에 재치와 익살이 가득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 백수의 좌충우돌 인터뷰기 우여곡절 끝에 처음부터 목표로 삼았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겨우 한마디를 나누고 “우리는 결국 이겨내 왔다.”는 강연을 듣는 것으로 프로젝트는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2년 동안 세상을 돌며 얻은 깨달음은 거창하지 않고 오히려 평범하다. 어찌 보면 저자에게 낙관주의 프로젝트는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세상에는 언제나 어둠과 빛이 존재한다. 인간들은 언제나 실수를 저지른다. 나쁜 소식은 언제나 들려오기 마련이다. 좋아지는 것도 있고, 나빠지는 것도 있다. 이제 그런 거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각자 알아서 잘살면 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밭을 가꾸면 된다.”는 볼테르의 소설 ‘캉디드’의 마지막 문장처럼 사람은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나름대로 살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1만 35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꽃남밴드 ‘씨엔블루’ 표절시비에서 인디논란까지

    [문화계 블로그]꽃남밴드 ‘씨엔블루’ 표절시비에서 인디논란까지

    아이돌 밴드 ‘씨엔블루’(CNBLUE)의 표절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들의 데뷔곡 ‘외톨이야’의 후렴구가 데뷔 10년이 넘은 인디밴드 ‘와이낫’(Ynot?)이 2008년 발표한 ‘파랑새’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먼저 네티즌의 지적이 있었고, 와이낫 측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공방이 이어졌다. 인디밴드 출신으로 소개된 씨엔블루가 ‘진짜’ 인디밴드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거나 와이낫이 씨엔블루의 인기에 편승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식의 감정적인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하다가 최근 가수 신해철이 “씨엔블루가 인디밴드면 파리가 새”라는 독설을 던지면서 다시 기름을 부었다. 인디밴드의 정체성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음악을 업(業)으로 삼아온 제3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어떤 이는 “표절이 확실하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성토하지만, 또 다른 이는 “코드 조합이 비슷하다 보면 멜로디에서 유사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수 년째 표절 공방이 되풀이되는 것은 큰 문제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인기 작곡가에게만 작업이 쏠리고, 두 소절 정도로 성공 여부가 판가름나는 ‘후크송’(hook song)이 쏟아지면서 표절 유혹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도 있다. 표절 ‘논란’은 있되, 표절 ‘판결’은 거의 없는 현실도 악순환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표절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없다. 1999년 이전에는 공연윤리위원회가 음반 및 노래에 대해 사전심의를 하며 ‘표절이 되려면 두 소절 이상의 음악적 패턴이 유사해야 한다.’는 규정을 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뒤 사전심의 기구 및 제도가 사라졌다. 이후 표절 판단은 법원 몫이 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표절 논쟁이 법정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물밑 합의를 통해 조용히 매듭지어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징벌적 배상 제도가 없어 원저작자가 승소하더라도 큰 실익은 없다. 반면 미국에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은 1970년 ‘마이 스윗 로드’라는 노래를 히트시켰지만, 더 시폰스의 1963년작 ‘히 이스 소 파인’을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해리슨은 해당 노래를 들어본 적도 없다며 우연의 일치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잠재의식적인 표절로 판단했고, 결국 58만달러(약 7억원)를 물어줘야했다. 이번 씨엔블루 논란으로 음악인들 서로가 상처만 받는, 좋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는 게 음악계의 대체적 분위기다. 대중이 잇단 표절 논란에 둔감해지고 있는 상황도 문제다. 표절은 창작자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음악계 내부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그래서 나온다. 자정 능력이 모자라 정부가 나선다면 음악계 스스로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키며 제 발등을 찍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표절 논란이 법정으로 가더라도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음악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 분쟁조정 자율기구가 생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독자의 소리] 범죄자에 심리상담 기회를/서울 강북경찰서 수사과 이은주

    TV를 보면 오늘도 어김없이 사건 사고 소식이 들려온다.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 속에서 나 역시 피해자가 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경찰서에 근무하며 가까이서 많은 사건들이 접수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늘 범죄자의 심리가 궁금했다. 왜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일까. 범죄를 일으키고 마음이 무겁진 않을까,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또 많은 재범자들을 바라보면서 이들은 왜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일까. 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는 없는 것일까 고민스러웠다. 문득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범죄의 원인을 찾으려면 먼저 범죄자의 자아나 자라온 환경 등을 아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전문적인 심리상담원의 도움을 경찰서에서 바로바로 받아볼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범죄자의 마음 속 깊은 부분을 끄집어내어 이해하고 헤아려 준다면 꼬리를 무는 범죄의 악순환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서울 강북경찰서 수사과 이은주
  • [서울광장]일본 메이지유신체제의 종언/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일본 메이지유신체제의 종언/이춘규 논설위원

    일본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나 일본항공(JAL)의 추락이라는 단순한 경제위기가 아니다. 제조업 신화는 붕괴됐다. 나랏빚이 900조엔을 돌파,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유지할 기능이 허약해졌다. 정부나 정치권의 리더십 쇠퇴로 국가시스템이 흔들린다. 집단무기력증은 일본병이라 불리고 있다. 1868년 도쿠가와바쿠후의 뒤를 이은 메이지유신체제의 종언론까지 나온다. 140여년 된 메이지체제의 모순이 누적, 폭발 직전이다. 메이지체제의 핵심인 왕실은 후계문제가 불안정하다. 지금 일본은 ‘잃어 버린 20년’이라는 말로 상징된다. 고통스러운 디플레이션에 재진입했다. 기업은 수익구조가 악화돼 종업원 임금을 깎는다. 초저금리는 자산소득자의 쓸 돈도 앗아간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자 기업의 재고가 쌓이며 투자를 억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백화점은 소비부진에 속속 문을 닫는다. 도쿄도심에 주인 잃은 상점들이 많다. 재정위기는 무기력증을 가중시킨다. 올해 정부가 예산의 반 이상을 국채에 의지하는 빚살림이다. 지난해 개인용 국채판매가 절정기의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져 빚잔치마저 어려워졌다. 열도의 활력이 떨어지고 은연중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민주당 정권의 시도는 국제적 고립을 부른다. 나랏빚이 올해 말이면 973조엔으로 폭증,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선진국 중 최악이란 오명을 이어간다. 당연히 공공사업이 줄고, 지자체에 대한 교부금은 깎였다. 공공사업 축소로 중장비 수요가 줄어 경매장에 중장비가 쏟아져 나온다. 교육예산 지원이 줄어 장애인을 위한 특별지원학교 시설이 태부족이다. 노인복지시설 지원 예산도 크게 줄었다. 가나가와현 등은 200만엔대 예산 때문에 현 종합체육대회를 없앤다. 폐교가 속출한다. 문화체육 단체 지원예산도 줄어 울상이다. 비정규직이 40%가 넘고, 정규직 해고가 속출하지만 국가는 보호막이 못 된다. 고용이 불안해지면서 생산성이 떨어져 일본경제를 병들게 한다. 노인, 장애인, 생활보호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복지예산은 축소되며 양극화는 심화됐다. 사회불만세력이 늘고 사기사건이 속출하면서 이웃들을 믿지 못하는 혼돈 상태다. 1억 총중류는 이제 옛날 이야기로 국가도, 회사도, 마을공동체도, 가족도 개인을 돌봐주지 못하는 험한 세상이 됐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의 이름을 딴 하토야마대공황에 대한 두려움도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NHK TV 등 언론이 국민들 기살리기에 나섰다. 후천적 시각장애를 딛고 일본IBM 펠로가 된 51세 연구자 아사카와 지에코, 언어장벽을 넘어 미국서 세계적 이식수술 전문가가 된 46세 의사 가토 도모아키 등 역경 극복기가 이어진다. 칭찬하기 바람이 한창이지만 사회는 음울하고 답답하다. 바쿠후 말기 상황과 비슷하다고 진단된다. 당시 260년 된 도쿠가와바쿠후는 집단무기력증에 빠져 있었고, 정파들은 사욕을 앞세웠다. 그때 하급무사 출신 사카모토 료마가 일본을 외치며 개국론자들을 엮어내 세력화했다. 일본국 건설을 위해 애쓰다 33세에 요절했지만 그게 씨가 돼 낡은 바쿠후는 신예 메이지유신세력에 무너졌다. 일본서 메이지유신은 무혈혁명으로 규정된다. 학자들은 일본이 제2의 메이지유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주류세력은 메이지유신의 주체였던 하급무사들의 후예가 다수로 개혁을 꺼린다. 혁명적 변화와 개혁을 이끌 새 주체세력은 안 보인다. 일본국민들이 개혁세력을 엮어낼 제2의 료마를 갈망하면서 열도에 료마열기가 뜨겁다. 54년만의 정권교체는 파란의 서곡일까. 아니면 일본국민들이 제2의 메이지유신이란 저력을 발휘할 것인지 세계가 주시하기 시작했다. 한 가지, 일본의 위기는 나라의 오랜 빚잔치의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도 최근 나랏빚 증가속도가 일본을 앞선다. 국가재정 건전화를 서둘러야 오늘 일본이 겪고 있는 혼돈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taein@seoul.co.kr
  • [금융시장 요동] 다시 불붙은 유럽 위기론

    [금융시장 요동] 다시 불붙은 유럽 위기론

    “유로존 16개 국가의 경제는 견고하며 재정 적자 규모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낮을 것이다.”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4일(현지시간)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의 재정 적자 문제가 유럽 전체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이같이 일축했다. 또 전날 유럽연합(EU) 집행위가 승인한 그리스의 재정 적자 감축안에 대해서도 “그리스의 계획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포르투갈 재무부가 단기 국채 입찰물량을 수요 부족을 이유로 당초 5억유로에서 3억유로로 줄이면서 잠잠해질 듯 보였던 ‘유럽 위기론’에 다시 불을 지폈다. 입찰 실패는 곧 포르투갈 정부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국채부도위험 대비 비용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가 32베이스포인트(bp) 급등한 226bp를 기록했다. 이는 역시 재정적자 문제를 겪고 있는 스페인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페인은 2013년 만기 25억유로 규모의 국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위기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지는 못했다. 지난해 유로존 내 최대 적자 규모를 보인 데 이어 최근 국채 수익률이 1991년 이후 최고치인 7%대를 기록하면서 유럽 위기론의 진원지로 꼽히는 그리스의 CDS도 24bp 오른 415bp로 확대됐다. 유로화는 8개월 이래 가장 낮은 1.3741달러를 기록했지만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유로화 약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속도에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이미 9%가량 떨어졌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약세는 지속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재정적자 위기를 맞고 있는 유로존 국가들의 외화 조달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ECB는 지난해 12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2011년 각각 0.8%, 1.2%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2009년 마이너스 4% 성장을 한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호전된다는 얘기다. 시장의 생각은 다르다. 국내총생산(GDP) 10% 안팎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이 3개 국가가 과연 EU가 정한 GDP 대비 3%까지 재정적자를 낮출 수 있을까에 대해 회의적이다. 런던 BNP 파리바의 시장 경제 책임자인 폴 모르티메 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신뢰 회복을 위해 뭔가가 필요하다.”면서 “시장은 그냥 단순히 ‘못 믿겠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상황이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도 투자자들에게 “현재 이 국가들의 위기는 새로운 차원에 접어들고 있으며 그 영향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론] 원칙 지키는 교육이 우리 아이 살린다/유형근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

    [시론] 원칙 지키는 교육이 우리 아이 살린다/유형근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

    요즘 미국대학능력시험(SAT) 문제지 유출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유명 어학원 강사가 태국에서 시험지를 빼돌려 시차를 이용해 미국에 있는 학생들에게 유포하는가 하면, 또 다른 강남 어학원 강사는 국내에서 문제지를 유출하다 적발됐다. 왜 이런 사건들이 끊이지 않을까. 원인은 ‘나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 목적 달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원칙과 규칙을 경시하는 풍토에 있다.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 널렸다. 자녀에게 도움이 된다면 다른 아이들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교사에게 촌지를 건네고, 학교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만 있다면 점수를 허위 조작하거나 부풀려 보고하기도 한다. 이러한 행태들이 가정·학교·사회에 만연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규칙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점차 줄어들고 반칙을 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또 이런 환경에서는 규칙과 원칙을 어기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음에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나 도덕적인 감각은 무뎌지게 된다. 이쯤 되면 규칙이 무시된 권투경기에서 두 선수가 모두 반칙패를 당하게 되는 경우와 같이 어느 누구도 패자가 될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공멸의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개인적으로 갈망하던 목표달성에 실패하거나, 성공하더라도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며, 종국에는 국가적인 망신을 초래해 국격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 수 있을까. 미국 뉴욕시에서 있었던 한 사건을 통해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의 단서를 찾을 수 있다. 1994년 미국 뉴욕 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범죄와의 전쟁이라고 하면 대개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와의 전쟁을 기대했으나 그는 의외로 낙서·교통질서 위반 등의 경범죄 근절부터 나섰다. 줄리아니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강력범죄가 아닌 경범죄부터 근절하는 정책을 펴는 데 토대가 된 이론이 바로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이 이론은 깨진 유리창처럼 사소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가볍게 보고 방치해 두면, 나중에는 더 큰 범죄나 사회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근거한 줄리아니 시장의 정책효과는 아주 놀라웠다. 낙서와 교통질서 등의 경범죄를 단속하여 기초질서와 원칙을 지키는 환경을 만들자 직접적인 전쟁의 대상이 아니었던 살인범죄 등의 강력범죄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나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칙과 규칙을 무시하는 사례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일례를 들면, 부모들은 횡단보도 앞에서 자녀들에게 파란불에 건너야 안전하고 교통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가르친다. 그런 부모가 급하다며 빨간 색 신호등에서 도로로 뛰어들고, 그것도 모자라 건너지 않으려는 아이의 손을 억지로 끌고 무단횡단을 하며, 이 바람에 놀란 운전자들이 급정거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런 행동은 단기적으로는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어서 좋을지 모른다. 그러나 길게 보면 그 아이는 원칙만 적당히 무시하면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빠져 무단횡단과 같은 반규범적, 탈법적 행위를 죄책감 없이 반복하게 될 것이다. 결국, 부모의 사소한 규칙위반과 편법이 아이를 파멸시키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생활주변의 작은 것부터, 나부터’ 원칙을 지켜야 한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있어 좀 쉽고 빠르다 하여 반칙과 편법을 쓰기보다 좀 불편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된다는 인식과 행동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이런 전제가 충족되었을 때라야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원칙 불감증의 참담한 결과인 제2, 제3의 SAT 문제유출 사건이 근절될 수 있을 것이다.
  •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7)] 출산·육아 마주하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육아일기

    [점프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7)] 출산·육아 마주하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육아일기

    우리 사회는 아이를 낳아 키우기 너무도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 사람들은 직장을 이유로, 경제적 문제로 출산의 의무를 외면한다. 또 사회는 이를 보고 저출산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 사회와 개인이 저출산 문제에 등을 돌리는 악순환 속에 아기 울음소리는 더욱 작아지고 있다. 여기 출산과 육아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 저출산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배속 둘째 출산을 기다리는 권혜원(36세)씨 산후조리비 걱정되지만 ‘엄마’는 하늘의 선물 오늘도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이제 잠시 뒤 11시가 되면 잠을 자야지. 6개월째 반복한 규칙적인 생활에 술도 마시지 않으니 몸이 어느 때보다도 가뿐하다. 몸은 점점 무거워지지만 마음이 가볍다. 기분 좋은 긴장감이랄까. 둘째를 출산하기까지 한 달 반도 남지 않은 지금, 나의 마음이 그렇다. 첫째딸 수빈이는 오늘도 학교에서 동생 자랑을 했다고 한다. 유난히 외로움을 잘 타던 수빈이를 생각하면 둘째 갖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과 둘째를 갖기로 한 이유도 바로 수빈이 때문이 아니었나. 이제 진짜 동생이 생기면 질투심도 나겠지. 배 속에 동생이 잘 있느냐고 묻는 수빈이를 보며 오늘도 웃음을 짓는다. ●분만실 갖춘 병원 찾기도 어려워 생각해 보면 둘째를 임신하기까지 들인 돈도 많다. 임신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병원에 들릴 때마다 내가 10만원, 남편 10만원씩 내야 하지 않았나. 그래도 시험관 시술을 해야 하는 부부에 비하면 운이 좋은 편이다. 시험관 시술에 수백만원씩 들어가는데 정부든 누구든 이를 지원해준다면 출산율도 더 올라갈 텐데…. 출산이 가까워지면서 분만 때문에 걱정이다. 규모가 큰 대학병원도 야간분만실이 없다고 한다. 산부인과는 많은데 분만실을 갖춘 병원을 찾기가 어려운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할까. 분만실이 있는 병원을 찾아 세 번이나 옮겨야 했다. 자칫 분만실이 없는 곳에서 갑자기 산통이라도 올까 걱정이 된다. 저출산에 돈이 안 되는 분만실을 갖추지 않는 병원들의 장삿속이 괜히 미워진다. ●경제적 이유가 출산 막을 순 없어 더 큰 문제는 출산 이후지. 당장 2주에 250만~300만원 하는 산후조리원 비용이 걱정이다. 서울 화곡동이나 목동 쪽은 이보다도 비싸다고 하던데…. 그래도 동네 산후조리원이 리모델링을 하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 뒀으니 다행이다. 2주에 190만원이면 얼마나 돈을 절약한 건가. 이렇게 아낀 돈으로 분유나 기저귀 하나라도 더 살 수 있을 테니까. 육아지원용 아이사랑카드도 소득을 기준으로 발급된다고 한다. 이제 다시 남편과 맞벌이를 해야 하는데, 소득이 둘 다 잡히니 카드도 발급받을 수 없다. 이런 걸 알고도 둘째를 가진 이유는 한 가정을 이루고 엄마가 되는 경험의 소중함 때문이 아닐까. 엄마가 되는 과정은 하늘이 준 선물이다.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꺼리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설명할 수 없는 이 특별한 경험을. 글 사진 안석기자 ccto@seoul.co.kr ■4개월 된 동하 아빠 이지용(36세)씨 기저귀 값만 月7만원… 몇달이면 장려금 바닥 동하가 세상 밖으로 나온 지 벌써 4달이 지났다. 녀석이 하루하루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세상에 이보다 즐거운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론 아이가 자라는 만큼 마음의 부담도 점점 늘어난다. ●區마다 다른 장려금 이해 안돼 재작년 친척의 소개로 동갑내기 다카무라 히나코(36)와 결혼했다. 우리 둘 다 나이가 많았지만 곧바로 건강한 아이를 갖게 됐다. 다행히 집사람이 100% 모유를 먹이다 보니 분유값 걱정은 덜었지만 이 말고도 기저귀 값만 따져도 부담이 적지 않다. 줄잡아 한 달에 여섯 통씩 쓰는 기저귀에만 매달 7만원이 든다. 큰돈은 아니라지만 아내가 일본을 오고 가며 접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입맛이 씁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일본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곧바로 35만엔(약 450만원)의 현금이 나오고, 아이가 열 살이 될 때까지 매달 만엔(약 13만원)의 지원금이 꾸준히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출산장려를 한다고 몇 해 전부터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실제 우리가 지원받는 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나오는 20만원이 전부다. 이걸로는 기저귀 몇 통사면 금방 동난다. 애를 낳으면 자치단체가 돈을 준다는 얘기가 뉴스가 될 정도니 아내 볼 면목이 없다. 어느 구에 태어난 아이는 귀하고 다른 구에 태어나면 덜 귀하다는 뜻인지. 앞으로가 더 문제다. 애가 크면 곧 어린이집에 맡겨야 할 텐데 두세 살짜리 애를 가진 사람들이 벌써 돈 문제로 하소연하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갑갑해진다. 아내도 앞으로가 더 힘들 거란 분위기를 알았는지 빨리 일을 나가고 싶어하는 눈치다. ●月10만원 10년 모아도 대학2년 학비 주변에 아이 가진 엄마들 하고 얘기하다 보면 영유아 영어 사교육비부터 시작해서 아마 여러 번 충격받았을 것 같다. 동하가 생기고부터 매월 10만원씩 따로 모으고 있는데 10년을 모아도 대학 2년치 등록금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애를 낳기 전에는 그래도 부부가 함께 산책도 하고 취미 활동도 즐겼는데 요즘은 워낙 손이 많이 가다 보니 정신이 없다. ‘뱃속에 있을 때는 아이가 나오기만 해도 편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가 나오고 보니 유아 접종부터 시작해서 돈 드는 곳도 많고 신경 쓸 것도 너무 많다. 한국에서 애를 낳고 기르는 일이 적어도 경제 문제로 힘들지 않도록 적절한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 글 사진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8개월·10개월 두 자녀 키우는 신지영(26세)씨 어린이집 먼 길… 年100만원 예방접종도 벅차 28개월 된 첫째 딸과 10개월 된 아들을 동시에 키우다 보면 하루 종일을 움직여도 손이 달린다. 우유와 이유식 먹이고, 두 아이 씻기고 기저귀 갈다 보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힘들게 하는 건 경제적인 부분이다. 첫째는 이제 놀이방이나 보육원에 보낼 나이가 됐지만 한 달에 식비까지 30만~40만원씩 하는 사설 어린이집에 보내는 건 생각할 수도 없다. 일단은 내가 집에서 키우고 있지만 여유만 있다면 놀이방에 보내고 싶다. 생활비도 문제다. 일단 마트에 나가보면 어린이용품은 무조건 비싸다. ●어린이용품은 왜 무조건 비싼지 아이들에겐 좋은 걸 해 주고 싶은 부모들 맘을 알고 그런 것인지, 비싸면 더 잘 팔리나 보다. 그나마 이런 것들은 없어도 그만이지만 기저귀는 필수다 보니 가장 큰 부담이다. 첫째는 용변을 가릴 수 있어 괜찮지만 둘째는 한 달에 들어가는 기저귀값만 15만원이다. 또 분유값 때문에 모유 수유를 하는데도 이유식을 병행하다 보니 따로 돈이 든다. 요즘은 유기농이니 수입품이니 해서 아이들한테 좋은 게 많지만 그것도 여유가 돼야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장을 봐서 직접 이유식을 만드는데 두 아이한테 들어가는 비용만 매달 20만원에 과자나 과일 같은 간식도 챙기면 25만원을 훌쩍 넘는다. 일반 회사원인 남편의 월급으론 감당하기에 솔직히 벅차다. ●두자녀 부모는 저축 꿈도 못꿔 또 주기적으로 맞는 예방 접종비도 너무 비싸다. 일반병원에서 맞는 건 한 대당 10만원 넘는 것도 있다. 이것도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A형간염은 최소 4회까지 주기적으로 맞추다 보면 멀쩡한 아이 병원비로 일 년에 100만원도 넘게 든다. 외국에서는 필수인 접종도 우리나라는 돈을 주고 맞아야 한다고 한다. 정부가 만 24개월까지 아이 한 명당 10만원씩 지원하지만 코끼리에게 비스킷 하나 주는 격이다. 첫째는 받을 수도 없고, 둘째 앞으로 들어오는 돈도 간식 몇 개 사면 없어진다. 적어도 기본 예방접종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받도록 해 실질적인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학교 들어가고 앞으로 돈 들어갈 일이 많은데 지금부터 보육료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애들 미래를 대비해 돈을 모아 두고 싶지만 두 자녀를 가진 부모에겐 너무 무리인 것 같다. 글 사진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부자들 마법의 돈관리 비법은

    부자들 마법의 돈관리 비법은

    “월급은 오르는데 왜 저축액은 그대로지?”라고 고민하는 직장인이 많다. 또 이들 중 대다수는 “은퇴한 뒤엔 무슨 돈으로 먹고살지?”라는 고민을 한다. 해결책이 안 보이니 빚을 내서 집을 사고, 무리하게 투자를 했다 원금을 까먹는 수순으로 대부분 흘러간다. 이른바 ‘재테크의 악순환’이다. 이런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는 방법을 고득성 SC제일은행 삼성PB센터 부장에게서 들어봤다. 고 부장이 최근 낸 ‘마법의 돈관리’라는 책은 인터넷 서점에서 경제·경영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고 부장은 “수익률에 연연하는 투자보다는 꼬박꼬박 들어오는 수입을 잘 관리하는 게 올바른 재테크”라고 단언한다. “우리나라에서 4인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이 1년간 4000만원을 번다고 가정해보죠. 30년 일한다고 치면 일생 동안 12억원이라는 큰 돈이 그 가장의 손을 거쳐 가는 겁니다. 누구나 백만장자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거죠. 그러나 방만한 관리 때문에 불행한 노후를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특히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고 부장은 “돈 관리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20대 초에 받는 월급 100만원은 40대에 받는 월급 387만원과 맞먹습니다. 복리의 힘이죠. 제가 만나본 거액 자산가들의 출발점도 바로 월급으로 받는 만 원 한 장이었습니다.”라고 고 부장은 말했다. 이를 위해 고 부장이 고안한 것은 ‘수입자동배분시스템’. 매달 들어오는 수입을 목적에 따라 5개 자산 포트폴리오로 나누고 여기에 꼬박꼬박 돈을 넣다 보면 어느새 목적별로 목돈이 생긴다는 것. 이 목적별 종잣돈을 잘 굴리기만 하면 재테크가 완성된다는 것이 고 부장의 주장이다. 한 달 생활비를 제외한 수입을 ▲예비자산 ▲집자산 ▲보장자산 ▲은퇴자산 ▲투자자산으로 나누어 저축하는 것이 ‘5개 자산 포트폴리오’의 핵심이다. 먼저 예비자산은 갑자기 돈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한 돈으로, 한 달 생활비의 3~6개월치를 마련해놓는 게좋다. 바로 돈을 뺄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넣어놓으면 좋다. 집자산은 내집 마련을 위해 붓는 돈으로, 매월 수입의 20%가량 배정하는 것이 좋고 대출을 할 경우에도 총 수입의 20%는 넘지 말아야 한다고 고 부장은 조언한다. “40~50대의 경우 내집 마련에만 집착해 다른 금융자산 없이 집 한 채만 덩그러니 마련하는 경우가 많은데, 향후 베이비부머 은퇴와 맞물려 집 수요가 떨어져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한 재테크 전략입니다. 무리하게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보장자산은 질병이나 사고 등 어려움이 생길 경우에 대비해 만들어 놓는 돈으로, 매월 수입의 5%가량 투자하는 것이 좋다. 만약 세후 수입이 300만원이라면 15만원 내에서 가족의 보장 범위가 겹치지 않도록 종류별로 보장성 보험에 들어놓는 것이다. 은퇴자산은 말 그대로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돈이다. 수입 대비 은퇴저축률은 자기 나이에서 15를 뺀 만큼 정하는 게 좋다. 25세부터 노후를 준비한다면 수입의 10%를 은퇴자산으로 저축해야 하고, 40세부터 노후를 준비한다면 25%를 은퇴 시점까지 저축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령 현재 월수입이 250만원인 경우 25세는 월 25만원, 30세는 월 37만 5000원, 35세는 50만원, 40세는 62만 5000원, 45세는 75만원을 은퇴 자산으로 마련해놔야 65세 이후에도 은퇴자산을 갖고 최소한 30년 동안 생활이 가능하다. 집값의 3분의2가 은퇴 자산에 편입된다는 가정 하에서다. 투자자산은 개인에 따라 목적별로 나눌 수 있는 돈이다. 가령 자녀양육자금, 세계여행자금, 유학자금 등 종류별로 다양하다. 투자자산은 월 수입의 10%가량을 투자하는 것이 좋은데, 투자자금 중에서도 주로 자녀양육자금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고 부장은 “자녀 1인당 매월 수입의 5%를 적립식 펀드나 변액유니버설같이 장기투자가 가능한 상품에 넣어두고 교육비 상승률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의 경우 나이가 젊다면 공격적으로, 나이가 많다면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좋은데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을 주식 비중으로 가져가는 방안이 좋다고 고 부장은 덧붙였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사설] 지역 불균형 해소에 도움될 상생기금

    서울·인천시와 경기도 등 수도권 자치단체 3곳이 기금을 출연해 낙후한 비수도권 지자체를 돕는다고 한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안’에 따르면 수도권 지자체들은 올해 신설된 지방소비세 수입 가운데 35%를 ‘지역상생발전기금’으로 내놓는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해마다 3000억원씩 2019년까지 3조원을 조성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지방재정의 열악한 현실을 고려할 때 넉넉한 지원 규모는 아니지만 알뜰하게 집행해서 지역 불균형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지방재정은 광역이나 기초단체를 막론하고 매우 궁핍하다. 지난해부터 지방교부금으로 쓰이던 종합부동산세의 감소로 더 어려워졌다. 16개 광역 시·도는 지난해 말 현재 누적 부채가 19조원을 넘었다. 230개 기초단체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할 지경이다. 수도권과 지방 간 재정자립도의 편차도 심각하다. 가장 높은 서울 중구가 86%인데 반해 전남 완도군은 7% 수준이다. 지방재정의 큰 격차는 낙후지역을 더 어렵게 만드는 악순환이 될 뿐 아니라,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최대 걸림돌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정이 비교적 나은 수도권 지자체가 상생기금을 출연하는 것은 양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한 나눔의 정신일 것이다. 수도권 지자체들도 실은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서울시는 부채가 1조 5000억원, 인천은 2조 3000억원, 경기도는 3조 2000억원이다. 돈이 넘쳐서 기금을 내는 게 아니다. 그런 만큼 수혜 지자체들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공공성 사업에 이 돈을 요긴하게 써야 할 것이다. 광역단체들은 4월쯤 ‘상생기금조합’을 설립한다. 조합규약에 부패·비리 및 예산낭비 지자체에는 기금지원시 불이익을 주는 내용을 꼭 명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투명하고 효율적인 기금운용이 이루어진다.
  • [사설] 대가 없는 정상회담, 北 명쾌히 응답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한 변함 없는 자세를 거듭 천명했다. ‘대(大)전제’라는 표현을 쓰면서까지 어떤 대가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런 원칙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무엇보다 정상회담을 둘러싼 우리 내부의 혼선을 정리하고 확고부동한 대북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나아가 북을 향해서는 마치 회담 성사가 임박해진 듯한 분위기에 편승해 어떤 오판과 헛된 기대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관된 대북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북핵 폐기와 납북자·국군 포로 문제는 포기할 수 없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북핵문제는 동결과 보상이라는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임을 역설해 왔다. 그러나 최근 남북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든 듯한 변화를 보이면서 다소 걱정스러운 양상이 빚어졌다.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의 발언을 축소 왜곡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이후 ‘3~4월설’ ‘4~5월설’ ‘6월 이후설’ ‘8·15설’ 등 시기는 물론 의제, 장소 등을 놓고 갖가지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청와대는 공식 사과했지만 이런 미확인 보도들과 맞물려 혼선이 가중돼 온 측면도 있었다. 청와대 측은 사과에 그치지 말고 더 차분하고 신중한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남북 문제는 국가의 존명이 걸린 중대사라는 점에서 비판 세력들도 과도한 흔들기를 자제하기 바란다. 이 대통령의 ‘대전제’ 발언을 계기로 혼선은 이쯤에서 정리돼야 한다. 북한이 10년 안에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수준이라는 미 국방부 보고서가 나왔다. 북핵 폐기를 최우선 의제로 삼는다는 자세를 다시 가다듬을 때다. 납북자와 국군 포로 문제도 포기하지 않되 다소 실용적으로 접근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사안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북측에 ‘통 큰 지원’이 가능해진다. 북측은 우리의 요구에 명쾌히 응하지 않고 ‘통 큰 지원’만 바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성과를 내려면 진정성이 제1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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