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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중산층 희망 잃으면 국가 미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소득만 보면 중산층이지만 스스로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50.1%가 저소득층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지난해 통계청에서 가처분소득 등을 기준으로 집계한 저소득층 비율 15.2%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반면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응답자는 46.4%로 통계청의 분류보다 18.6% 포인트나 낮았다. 게다가 향후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98.1%가 ‘어려울 것’이라고 응답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마저 잃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인 중산층의 심리적 위축은 소비 감소와 경기 침체로 귀결돼 중산층 몰락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중산층의 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얘기는 아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6월 11일 부동산 버블 붕괴와 금융위기의 여파로 최근 3년간 순자산가치가 38.8% 급감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미국 가정의 자산가치가 20년 전으로 후퇴하면서 중산층이 급격히 몰락하고 있다는 진단이었다. 우리나라도 1995년 75.3%였던 중산층 비중이 2000년 71.7%, 2011년에는 65.0%로 떨어졌다. 1990년 15.8%였던 중산층의 적자가구 비중은 2010년에는 23.3%로 늘었다. 실질소득 감소와 가계부채 증가, 사교육비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최근 은퇴하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자영업자 진출 증가 추세 등을 감안하면 중산층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대선을 앞둔 정치권은 ‘서민층 지원’만 강조할 뿐 중산층의 몰락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있다. 우리가 자산 디플레이션과 ‘하우스 푸어’에 대해 정책당국과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한 것도 신빈곤층의 양산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중산층이 희망을 잃으면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워진다. 중산층 맞춤형 대책을 촉구한다.
  • [사설] 주택대출 확대 부작용 해소가 관건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의 고삐가 슬금슬금 풀리고 있다. 시장 상황이 바뀌어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이라면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대출을 늘려 집값을 떠받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적용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20~30대 무주택 직장인은 10년 뒤 예상소득을 기준으로 DTI를 적용하고, 소득이 없는 은퇴자도 토지나 주택 등 자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난 5월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한 이후 3개월여 만에 나온 조치다. DTI 규제 완화로 40세 미만 무주택 직장인들의 주택담보대출은 15~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퇴자들도 순자산에 정기예금 금리를 곱한 금액을 소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돼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나게 된다. 젊은 직장인들과 베이비부머 등 은퇴자들에게 소득을 폭넓게 인정받는 길을 터줘 주택 구입에 따른 자금 부담을 덜어준다는 복안이다. 젊은이들의 미래소득까지 감안하면서 주택 수요가 발생하게 해 주택 거래의 물꼬를 터보려는 시도다. 정부의 의도대로 주택 거래가 활성화돼 젊은 직장인들의 내집 마련 시기를 앞당기고 하우스푸어 등 주택 보유자들의 가계부채 부담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가격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는 더 끊기 어려워진다. 정부는 이런 점을 깊이 인식하고 보완할 구석은 없는지 고민해야 한다. 20~30대 직장인들의 주택 잠재 수요나 이들의 미래소득 또는 은퇴자들의 정확한 자산 규모를 파악하는 기법도 뒷받침돼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 김중수 “부채디플레 우려 상황 아니다”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운데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아직 부채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물가 하락→실질금리 상승→채무 부담 상승→자산 처분→물가 하락의 악순환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금통위 의장을 겸하고 있는 김 총재는 금통위 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이고, 주택 가격 하락이 부분적으로 맞물려 일각에서는 부채 디플레이션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분석 결과 부채 디플레이션 상황에 있다고 판단할 수 없으며, 그것(부채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통화정책을 바꿀 만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집값 하락으로 원금 상환에 나서야 하는 대출이 44조원이나 되는 데다 지난 1~3월에만 담보가치인정비율(LTV) 한도 초과 대출이 무려 2조 6000억원가량 증가해 부채 디플레이션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의 규모나 증가 속도로 봤을 때 부채 디플레는 전체가 아닌 한계 업종에 속한 자영업자나 대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하우스푸어 등 일부의 문제로 보인다.”면서 “가계부채가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계속해서 집값이 떨어지고 LTV 한도 초과 가구가 늘어나면 부채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며 정책당국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김 총재는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10% 정도 올랐는데 통상 3~11개월의 시차를 갖고 국내 물가에 반영된다.”면서 “최대 0.21% 포인트까지 국내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1.5%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등의 정책 효과 때문이며, 이를 빼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2.1%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했던 금통위가 이달 ‘쉬어가기’를 선택한 데는 전월의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성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잇단 동결 움직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 위기가 아직 진행 중이고, 국내 경기도 하강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연내 한두 차례 추가 인하 전망이 현재로서는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징검다리 인하설’을 내놓으며 다음 달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편, 금통위는 다음 달부터 의사록 공개 시기를 현행 ‘회의 6주 뒤’에서 ‘2주 뒤’로 4주 단축하기로 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용어 클릭] ●DD(Debt Deflation·부채 디플레이션) 빚을 갚기 위해 담보로 맡긴 자산을 매각하면 이것이 자산가치의 하락을 유발해 물가 하락과 생산·고용 감소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빚으로 집을 산 가구가 많아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부동산 경매나 급매로 매물이 쏟아져 부채 디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
  • [사설] 주택거래 실종 더 이상 방치해선 안돼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 상반기 전국 주택 거래량이 2006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올 상반기 주택 거래량은 46만 4727건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보다 3만여건 줄었다. 특히 서울의 주택 거래량은 2006년 상반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도권의 거래 침체가 예사롭지 않다. 거래 부진은 집값 폭락을 부추겨 가계부채의 질 악화, ‘하우스 푸어’ 양산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현재 주택담보대출 282조원 가운데 담보가치인정비율(LTV) 60%(수도권은 50%)를 넘는 대출이 44조원에 이른다. 2008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판교·동탄·김포·광교·파주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의 평균 매매가격이 10% 이상 떨어지면서 대출금을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깡통 아파트’가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주택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5차례나 대책을 쏟아냈으나 관련법 개정이 야당의 반대로 좌절되면서 시장 분위기를 되돌리는 데 실패했다. 여권은 지금이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야당 설득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도 분양가상한제 폐지나 다주택자 양도세 부과 폐지 등을 ‘반(反)부자 정서’로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시장 활성화 대책 차원에서 새롭게 봐야 한다. 주택 거래의 실종은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부자 때리기로 표를 얻겠다고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골격인 중산층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집값이 다시 뛰면 어쩔 거냐는 식의 반론은 부동산 관련 업종의 종사자와 하우스 푸어들의 고통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단견이다. 정부도 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부활해야 한다. 취득세 감면에 따른 지자체 세수 감소는 거래 활성화로 연관산업이 살아나면 충분히 보전될 수 있다. 주택시장 교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보금자리 주택과 신도시 건설을 통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정책도 6만 2200여 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주택이 어느 정도 해소될 때까지 중단하거나 착공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내수의 버팀목인 주택산업이 대선의 정쟁 대상이 돼 표류하게 해선 안 된다.
  • 北·美 비공식 접촉

    북한과 미국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비공식 접촉을 가졌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3일 보도했다. ●北, 핵 강경 방침 배경 설명 북한은 이번 접촉에서 최근 자신들이 ‘핵문제 전면 재검토’ 강경 방침을 밝힌 배경을 설명하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비핵화는 요원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북한의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2일 VOA에 이메일을 보내 이 같은 북·미 비공식 접촉 사실을 확인했다. 최 부국장은 이메일에서 “앞으로 핵문제 해결과 북·미 관계는 전적으로 미국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며 미국이 적대시 정책 철회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줘야 북한도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美 “민간차원 대화” 선 그어 싱가포르 회동에 나선 미측 인사는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트랙2(민간 차원 대화) 회동이 열린 사실은 알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간여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주력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해 적대 의사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양측 뉴욕 채널 통해 의사소통 유지 북한은 지난달 20일 “미국의 구태의연한 적대시 정책으로 조선반도에서는 대결과 긴장 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조선반도의 비핵화도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며 ‘핵문제 전면 재검토’를 천명하는 강경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양측은 현재 뉴욕 채널 등을 통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권력교체 앞두고… 中공권력, 멱살 잡히다

    권력교체 앞두고… 中공권력, 멱살 잡히다

    중국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환경오염’ 시설 건설 계획을 포기했다. 중국 장쑤(江蘇)성 치둥(啓東)시는 28일 일본 기업인 오지제지의 폐수를 바다까지 이동하는 데 필요한 하수관거 건설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지방정부가 주민들의 의사에 반해 추진했던 사업을 포기한 것은 지난해 12월 광둥(廣東)성 우칸(烏坎)촌에서 주민들의 대규모 시위로 토지수용 계획을 백지화한 것을 비롯해 이번이 세 번째다. 중국 정부가 정권교체를 앞두고 사회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정부에 반대하는 대규모 주민 시위는 오히려 확산되고 있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데다 생계 및 경제적 이익을 지키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활성화로 정보 유통 속도가 빨라진 것도 대규모 시위가 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28일 중국 장쑤성 치둥시에선 일본 제지업체의 환경오염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으며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0여명이 다쳤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시민 1만여명으로 구성된 시위대는 일본 제지공장의 폐수를 치둥 앞바다에 버리는 데 이용될 장거리 하수관거 건설에 항의하기 위해 치둥시 정부청사까지 진입해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치둥시 쑨젠화(孫建華) 당서기가 상의가 찢어지고 안경을 빼앗기는 봉변을 당했다. 공안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는 진압 과정에서 대학생 3명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정부에 대항하는 시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로 정부와 시민 간 이해충돌을 지적한다. 중국 지방정부의 최고책임자들은 사실상 당 중앙이 지명하기 때문에 차기를 겨냥해 단기간 내 가시화할 수 있는 경제적 실적에 목을 맨다. 때문에 지방정부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성장을 위해 환경오염을 양산하는 기업을 유치하고 주민들의 집을 강제로 철거해 그 땅을 부동산 개발 업체에 팔아 넘기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치둥은 어장이 발달한 어업도시로 공장 폐수가 인근 바다에 유입되면 주변 해역이 오염돼 20만 주민의 생계가 타격을 받게 된다. 최근 쓰촨(四川)성 스팡(什?)시에서 일어난 합금공장 건설 반대시위도 공장이 준공될 경우 ‘암 마을’로 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시위대를 결집시켰고 지방정부로부터 결국 항복을 받아냈다. 사회학자 위젠룽(于建嶸)은 “민관 이해충돌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도를 넘어선 사회통제가 주민들을 자극하는 데다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정부의 권위가 급속도로 해체되고 있는 것도 시위 양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시위도 스팡 시위처럼 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젊은층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薄)로 시위 참여를 호소하고 시위 상황을 전국에 전파하면서 정부를 무릎 꿇게 했다. 중국 인민대 장밍(張鳴) 교수는 “이번 사태는 당국에 대한 주민의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데 따른 것”이라면서 “제18차 당 대회 이전에 유사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선거일인 12월 19일까지 5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여야 대통령 예비 후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김문수, 안상수, 임태희, 김태호 후보 등 다섯 명이 나와 겨루고,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김영환, 김정길, 정세균, 박준영, 조경태 후보 등 여덟 명이 뛴다. 그리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행보가 또 하나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경선의 속내를 보면 치열함이 배어 있지 않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후보가 된다는 예상을 뒤집을 만한 변수가 없어 싱겁다. 지난 24일 TV토론을 했지만 뜨겁지 않았다. 민주당은 딱해 보인다. 경선은 하지만 안 교수와 메이저 리그에서 겨룰 후보자를 선출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안 교수는 새로운 정치를 외치지만 잊혀질 듯하면 이벤트를 만들어 자기를 알리는 고도의 정치행위를 하는 듯하다. 이게 ‘안철수식 정치’이고 신중함의 결과인지 모르지만, 변화를 외치는 그의 행보에 신선함보다는 짙은 정치적인 산법이 느껴진다.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위기이다. 경제위기에 복지위기가 겹친 모습이다. 수출, 투자, 내수가 모두 불안하다. 올 하반기 경제 성장률이 3%는 고사하고 2%대가 되리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는 아직 위기이며, 유럽연합(EU)은 휘청거리고,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으로 경제를 끌던 우리나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EU 회원국의 작은 경제뉴스에도 주가가 요동치는 게 우리 경제의 현주소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도 세계경제의 침체, 한국경제의 위기에서 나온 현상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복지문제도 심각하다. 국민행복지수가 34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2위이다.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사회적 지출, 형평성 등 사회통합 부문의 최하위 점수가 행복지수를 낮추는 요인이 됐다는 게 연구결과이다. 인구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데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이다. 노인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중위 소득 미만에 속하는 노인의 비율을 의미하는데 그리스의 23%보다도 두 배나 높다. 노인 빈곤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하지만 정부 부채와 연계돼 있어 손대기가 쉽지 않다. 현재 정부 부채는 420조 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은 34% 정도이다. 전년도 33.4%보다 0.6% 포인트 확대됐다. 정부 부채는 갈수록 심각해진다는 게 문제이다. 2030년까지 인구 고령화로 사회보장성 지출 증가만으로도 정부 부채는 GDP대비 72.3%에 달하며, 여기에 외화자산 매입, 공공주택 공급지원 등 금융성 채무의 증가까지 포함하면 106%에 이른다는 예측이다. 현재대로라면 대한민국은 경제위기가 복지위기를 키우고, 복지위기가 다시 경제위기를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 그래서 차기 대통령의 역할은 막중하다. 위기 극복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정치적 전략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인기에 영합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면 그 인물이 비록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도 불행한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대한민국은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정치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소설 ‘람세스’에는 이런 글이 있다. 생산은 중요하다. 그러나 분배는 더 중요하다. 한 계급의 이익을 위한 지나친 부는 불행의 원인이 된다. 골고루 나누어진 부는 기쁨의 씨앗이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어떤 배도 굶주리지 않는다. 이처럼 생산과 분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바탕이 돼야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수 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당선됐던 1933년 당시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는 위기였다. 경제위기와 복지위기가 겹쳐 수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루스벨트는 한 손으로는 공공투자사업을, 다른 한 손으로는 사회보장법 제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경제위기와 복지위기의 악순환 고리를 끊었다. 한국은 미국과 다른 정치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면서 복지와 경제의 밀월을 이끌 인물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그에게 지지를 보내고 싶다.
  • [대법관 임명 진통] ‘직권상정’ 여야 공방

    새누리당이 24일 소속 의원들에게 해외출장 자제령을 내리면서 다음 달 3일까지인 7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4명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직권상정, 통과시키려고 하자 민주통합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여야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 논란에 휘말렸던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 문제로 대립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 원내대책회의에서 “7월 임시국회 회기 내 대법관 임명동의안이 반드시 상정·처리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의원들은 공·사적 해외출장을 삼가 달라.”고 요청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어제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처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민주통합당이 8월 방탄국회 소집용으로 악용하면서 처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우리 국회에는 구태의연한 관습이 남아 있고 책임감이 부족한 면도 있다.”면서 “앞으로 이런 부분을 계속 시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다음달 1일 본회의에 직권상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밝힌 바 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3개월 전 새누리당이 ‘직권상정→국회폭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며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킨 점을 상기시키며 반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강창희 국회의장이 무리한 직권상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사청문특위에서 의견서를 낼 수 있는 세 분만 통과시키자.”면서 김병화 후보자 낙마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만약 대법관에 무자격자를 임명했을 때 그 부작용은 국민에게 돌아온다.”면서 “김 후보자는 법원 내부 소장판사들과 사법부 측에서도 반대의사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법사위원장도 “새누리당이 직권상정을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자는 것이다. 유신독재로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北 ‘동까모’ 빌미 “핵문제 재검토” 정부 “미국 태도 변화 압박용”

    ‘김일성 동상을 까는 모임’(동까모) 테러의 진위 여부를 두고 남북 간 신경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20일 북한이 ‘핵문제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9일 탈북자 출신 전영철씨가 남한 정보기관과 미국의 사주로 김일성 동상 파괴를 기도하다 체포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이날 “(동까모를 둘러싼) 제반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핵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 외무성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구태의연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조선반도에서는 대결과 긴장 격화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도 더욱 요원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이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핵 문제 재검토를 언급하며 수동형 문장을 썼고 이는 당장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대북 제재 국면 해소를 위해 미국이 대화에 나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서울광장] 법의 낭비가 많은 사회/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법의 낭비가 많은 사회/임태순 논설위원

    대한뉴스에 나오는 1970년대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 장면을 보면 우리에게도 저렇게 공권력이 서릿발 같던 시절이 있었던가 싶다. 머리 스타일과 옷 입는 건 개인의 자유이건만 덥수룩한 장발의 젊은이가 머리를 조아리고 20대 아가씨들도 줄자를 재는 경찰에게 입도 벙긋 못하고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이 시위대에 폭행당하는 것이 다반사인 요즘으로선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새만금 건설, 천성산 도롱뇽 사태를 불러온 KTX 건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격렬한 시위는 서로간의 시각이나 견해 차가 커서 빚어지는 일종의 양심범, 확신범의 영역이라고 쳐서 논외로 하자. 하지만 전력 수요가 많은 여름철 전력 성수기를 맞아 에어컨 가동 위반업소를 단속하는 것만 해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 문 닫고 영업하면 손님이 들어오지 않는데 어쩌란 말이냐며 종업원들이 단속공무원에게 눈을 부라리는 걸 보면 권한이 주어져 있다 하더라도 단속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이 간다. 공권력이 약화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선은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진 것을 꼽을 수 있다. 과거 같으면 공권력에 대해 따지는 것은 생각도 못했지만 높은 교육과 해외 견문 등을 통해 보고 듣는 게 많아진 시민들은 법 집행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또 환경·인권 등 부쩍 힘이 커진 시민단체들은 이론을 바탕으로 정부정책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조직력까지 갖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정권이 보수·개혁으로 교체되면서 정부 정책의 가변성도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얼마 전 실시한 전국 단위의 학업성취도 검사만 해도 민주통합당이 정권을 잡으면 폐지되거나 규모가 축소되지 않을까 싶다. 또 성장이냐 분배냐에 따라 금융·조세 등 경제정책은 물론 복지·노동정책이 180도 선회하기도 하니 정책의 정통성, 일관성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약화됐다고 할 수 있다. 또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행정기관 스스로 신뢰를 갉아먹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공권력이 조롱당하고 희화화된다. 공권력이 약화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한다. 단속의 약발이 먹혀들지 않으면 공무원들은 처벌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한다. 처벌이 강화되면 법을 잘 지킬 것이라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일례로 얼마 전 행정안전부는 운전 중 담배꽁초 투기행위에 대해 벌점 10점을 부과하는 것 외에도 범칙금을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상했다. 꽁초 투기에 대해 평소 3만원의 범칙금을 꾸준히 물렸으면 질서가 잡혔을 텐데 범칙금 인상만으로 투기행위를 잡으려 하니 잘될지 의문이다. 이처럼 과태료, 벌금을 상향조정하고 형량을 높이는 법의 낭비 사례는 여기저기서 쉽게 발견된다. 그러다 보니 법전은 누더기가 되고 법조문은 사문화되고 만다. 문을 열고 에어컨을 가동하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물리는 절전대책만 해도 장사를 하는 영세사업자들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1차 적발 50만원, 2차 100만원, 3차 300만원을 물리는데 단속공무원이 웬만큼 강심장이 아니라면 주의를 주는 선에서 그치지 실제 과태료를 부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위반행위에 대한 과중한 처벌은 일시적으로 효과를 거둘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효력을 잃는다. 시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저항하면 공무원들도 단속에 나서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죄에 대해서는 거기에 합당한 처벌이 있어야 하고 그 수위는 국민들이 공감하고 감내할 만한 수준이어야 한다. 과도한 처벌은 공권력에 대한 저항과 불신을 불러오고, 결국 공권력의 집행력이 약화된다. 공권력의 권위, 위엄이 손상됨은 물론이다. 공권력이 작동하지 않으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정책 집행의 사회적 비용만 커지는 고비용-저효율의 악순환 늪에 빠진다.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시대에는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고효율-저비용 사회로 전환할 때가 아닌가 싶다. stslim@seoul.co.kr
  • [사설] 유럽발 디플레이션 공포 대비책 시급하다

    유럽발(發)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중국·브라질·러시아 등 글로벌 주요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중국·미국 등이 기준 금리 인하, 양적 완화 검토 등에 나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어제 “세계 거의 모든 지역이 유로존 위기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연장선상으로 이해된다. 문제는 유럽 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다른 나라보다 깊고 크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얼마 전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세계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강하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외국계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대외 경기가 악화되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암울한 진단을 내놓았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허창수 GS 회장은 “금융과 실물, 선진 경제권과 신흥 경제권이 이렇게 동시에 어려웠던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올 상반기 상장법인들의 신규시설 투자액이 전년 대비 71%나 급감하고 기업들이 불황에 대비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는 현실이 이를 말해준다. 주택값 하락 등 자산가치 하락과 글로벌 경기 하강이 맞물려 디플레이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의 아픔을 경험한 일본의 복합 장기불황을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성장률 하락과 수출 동력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도 우리 경제를 옥죄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어제 가계부채와 관련한 대통령 보고에서 “관리가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자산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 큰 혼란에 빠진다. 정부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하면서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듯이 이번에도 그런 자세로 임해야 한다. 대외 악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균형재정의 덫에 걸려 경기부양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경제성장률이 3%대 밑으로 내려가면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검토해야 한다. 21일 대통령 주재로 범부처 긴급경제대책회의가 열린다고 하니 끝장토론을 벌여서라도 특단의 대비책을 확실히 마련하길 바란다.
  • [지방재정 위기와 극복] 권한·돈 움켜쥔 중앙 - 치적 급급한 지방… “문제는 정치”

    [지방재정 위기와 극복] 권한·돈 움켜쥔 중앙 - 치적 급급한 지방… “문제는 정치”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중앙정부와의 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곳곳에서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자칫 행정 서비스를 놓고 정부의 신뢰마저 무너질 위기다. 지방자치단체의 곳간 바닥이 드러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재원의 대부분을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까닭에 무작정 지자체장만 탓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지방재정이 얼마나 열악한지, 위기를 벗어날 방법은 무엇인지 대책을 제시한다. 결국 문제는 민주주의에 대처하는 자세와 성숙도다. 지방자치제도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핵심이다. 숱한 전문가들이 지방재정의 문제점을 여러 제도적 측면에서 짚어내고, 제도적인 보완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가능하면 권한을 움켜쥐고 지방자치단체를 통제하고 싶어하고, 지자체는 재정압박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장 지역주민들이 좋아할 만한 일을 하며 인기만 쌓고자 한다. 지방자치의 핵심 열쇠 말인 ‘자율과 책임’이 실종된 것이다. 정부는 지자체에 자율을 주는 데 미적거리고, 지자체는 책임감 부재에 대한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율과 책임을 구현하지 못한다면 지방재정의 위기 상황은 계속 형태를 달리한 채 반복되면서 지방자치제도를, 나아가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제도가 안정적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 차원의 재정적 자립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조세 수입의 79.3%는 중앙정부의 몫이고 지방정부의 조세수입은 20.7%다. 반면 재정 사용은 각각 42.8%(중앙), 42.2%(지방)로 비슷하니 세입 세출의 불균형이 크다. 지자체의 이른바 ‘양대 자주재원’으로 꼽히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은 57%이고,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교부금 등 ‘의존재원’은 40.5%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2005년 56.2%를 나타낸 이후 지난해(51.9%)까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지방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자체 수입(지방세와 세외수입)만으로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무려 41개에 달한다. 이러한 구조적 상황에서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재정적으로 의존하는 현실은 필연에 가깝다. 의존하는 만큼 지자체의 책임감은 약해진다. 이 또한 필연이다. 중앙정부는 지자체를 못 믿겠다며 더욱 통제하려고 든다. 악순환의 고리가 꼬리를 물고 물리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가 맡아 오다가 지자체로 위임하는 사회복지사업이 늘어나면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자체 전체 예산에서 사회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3.3%에서 2010년 20.7%까지 늘었다. 문제는 업무는 넘겨받았지만 복지사업비는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주요 복지사업의 재원으로 중앙정부에서 내려보내는 예산인 분권교부세는 연평균 8%씩 증가한 반면, 지자체의 부담은 연평균 25%씩 늘어났다. 일을 넘겨주는 데도 인색하지만, 예산을 넘겨주는 데는 더욱 인색했다. 올해 전면 도입한 영·유아 무상보육은 지방재정에 더욱 그늘을 드리웠다. 또한 정부는 대통령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가 지난달 발표한 것처럼 특별·광역시의 자치구를 사실상 모두 없애는 안을 수립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안성호 한국지방자치학회장 등 학계에서는 “방만함과 무책임함을 개선할 제도적 노력보다는 효율성, 경제성의 논리 앞에 풀뿌리 민주주의를 굴복시켰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민선 단체장 선출로 상징된다. 하지만 단체장 선거가 오히려 지방재정에 대한 중장기적인 성찰을 외면하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청사를 화려하게 짓거나 내실 없는 낭비성 행사 유치, 특색 없는 지역 축제 개최, 보여 주기식 토건사업 등 비효율적인 재정운용 사례가 많다. 사실상 정치인인 민선 지자체장들의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을 외면하기 힘든 이유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정부의 통제,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하는 항변도 충분히 근거가 있다. 지자체장들 역시 현실안주형으로 변모하고 있다. 자체 재원을 늘리는 일은 아예 엄두를 내지 않는다. 없는 세금을 만들거나, 있는 세금을 늘리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자살 행위’에 가까운 탓이다. 주민들 또한 ‘능력있는 단체장’의 척도로 중앙정부에서 특별교부세 등 돈을 더 많이 받아올 수 있느냐, 아니냐로 가늠하기 일쑤다. 강병규 한국지방세연구원장은 “지자체 방만 경영이라는 비판은 중앙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가 주는 돈을 줄이고, 지자체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일 때 해결할 수 있다.”면서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했다. 강 원장은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일본 수준인 6대4까지 조정하고, 지방소비세율을 높여야 한다.”면서 “교부세제도 개혁, 지자체 파산제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을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청년 고용시장 명암] 눈낮추는 대졸자 ‘하향취업의 굴레’

    [청년 고용시장 명암] 눈낮추는 대졸자 ‘하향취업의 굴레’

    청년 취업난이 지속되자 자신이 받은 교육수준보다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 취업하는 이른바 ‘하향취업’이 확대되고 있다. 또 첫 직장을 낮춰 취직한 대졸 출신 10명 가운데 6명은 이직하더라도 여전히 하향취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16일 발표한 ‘대졸 하향취업의 고착화 현상과 노동시장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첫 직장 기준 대졸 하향취업 비중은 1982년 24.1%, 1992년 27.7%, 2002년 31.0%로 꾸준히 느는 추세다. 20년 만에 6.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1982년, 1992년, 2002년에 4년제 대학을 마친 졸업생 각각 2073명, 3018명, 3000명 등 모두 8091명을 대상으로 ‘교육·노동시장 생애경로조사(2009~2011년)’ 자료에 근거, 작성됐다. 조사 대상자가 ‘학력수준이 업무내용에 비해 높은 상태’라고 응답했을 때 하향취업으로 규정했다. 예컨대 고졸 출신을 모집하는 일자리에 대졸 출신이 지원, 일하는 경우다. 또 ‘학력수준이 업무내용에 비해 적당할 때는 적정취업, 낮을 때는 상향취업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직장을 옮기더라도 하향취업에서 벗어나지 못할 고착화 확률은 평균 64.3%에 달했다. 10명 중 6명 꼴이다. 고착화 현상은 1982년 53.3%, 1992년 65.6%, 2002년 77.8%로 20년 사이 24.5%포인트 늘었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지방대를 졸업한 학생의 평균 하향취업 비중은 29.7%로, 수도권 소재 대학의 25.3%보다 4.4%포인트 높았다. 서울 소재 대학 졸업생의 하향취업 비중은 24.8%로 더욱 낮았다. 직장을 옮겼을 때 하향취업 고착화 정도는 더 심했다. 수도권대 출신은 44%인 반면 지방대 출신은 두 배 수준인 80.6%에 달했다. 하향취업자들의 임금은 적정취업자와 비교, 첫 직장 기준 83.8%에서 직장을 옮긴 뒤에는 69.3%로 떨어져 경력이 쌓일수록 격차는 더 커졌다. 하향취업자의 비정규직 비중도 적정·상향취업자의 비중보다 2.5배 높았다. 전재식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대졸 출신이 고졸 일자리까지 차지하면서 고졸 출신들은 더 낮은 수준의 일자리를 찾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학생의 적성과 발전 가능성에 맞는 직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중·고교 단계에서 진로지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내가 당했으니 너도…” 학교 폭력의 대물림

    중학생 소년들은 떨리는 손으로 가위바위보를 했다. 진 사람은 그 자리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야 했다. 한 학년 위인 ‘일진’ 선배들의 지시였다. 딱딱하게 굳은 땅이 잘 파지지 않자 A(15)군 등 일진 5명은 물을 부으라고 명령했다. 가위바위보에서 진 B(14)군이 자신이 직접 파낸 구덩이로 들어갔다. 선배들은 B군의 얼굴만 남기고 몸 위에 흙을 덮었다. B군이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얼굴 위에 소변과 물을 뿌리며 낄낄댔다. 공포에 질린 B군의 입에 냄새 나는 은행과 모과, 꽃 등을 마구 집어넣었다. 곧바로 B군을 완전히 파묻기라도 할 듯한 분위기에 운 좋게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B군의 친구들도 극도의 공포감에 떨었다. 나머지 학생 4명은 무릎을 꿇고 선배들의 소변을 손으로 받아냈다. 지난해 겨울, 인적이 드문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학교와는 불과 걸어서 5분여의 지척이었다. ●피해 학생 15명… 10여명 입건해 수사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나 벌어질 구타와 폭력, 가혹행위가 지난해 가을부터 연말까지 중학생들에게 이어졌다. 돈을 빼앗기는 것도 일상이었다. 피해·가해 학생들은 동대문구의 한 중학교 선후배 사이였다. 이미 갈취 행위 등이 학교에 적발돼 A군 등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상태였지만 폭력은 그치지 않았다. 다시 학교로 찾아와 못된 짓을 계속했다. 중랑천에 야구공을 던지고는 건져 오라고 강제로 떠밀거나 담뱃불로 몸을 지지기도 했다. 피해 학생만 15명에 이른다. 서울 동대문경찰서 학교폭력팀은 지난 4월 “학생이 납치된 것 같다. 누가 끌고갔다.”는 신고를 받고 A군 등 10명을 공동폭행, 공갈 등의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또 다른 사실이 드러났다. A군 등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였던 것. 기자와 만난 한 가해 학생은 “우리도 선배들한테 당한 대로 한 건데….”라며 어렵게 입을 뗐다. 폭력이 학교 내에서 ‘대물림’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들은 “왜 후배들을 괴롭혔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도 비슷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대답했다. 이들은 고등학생인 선배들에게 끌려가 똑같이 땅에 묻히고 소변을 받아내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경찰의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자 갑자기 입을 닫았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을 두려워한 학생들이 갑자기 진술하지 않겠다고 태도를 바꿔 상당히 애를 먹었다.”고 설명했다. ●다단계처럼 꼬리에 꼬리… 악순환 심각 긴 설득 끝에 ‘폭력 대물림’ 정황을 파악한 경찰은 A군 등을 폭행한 C(17)군 등 5명을 이달 초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학교폭력이 다단계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었다.”면서 “대물림된 폭력은 범죄 학습효과와 군중심리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더 심각한 범죄로 발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민경·배경헌기자 white@seoul.co.kr
  • [서울광장] 녹색 포용정책/이도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녹색 포용정책/이도운 논설위원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은 ABL(Anything But Lee, Myung-bak)이 될 것이다.” 최근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부터 들은 말이다. 여야 대통령 예비후보들의 대북정책 구상을 들어보면 그런 전망이 맞는 것 같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이어받으려는 야당 후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여당의 유력 후보인 박근혜 의원도 “남북 간의 불신과 대결, 불확실성의 악순환을 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누가 정권을 잡아도 뒤틀린 남북관계를 한번에 복원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단계적이고, 다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 접근법 가운데 하나가 남북 간의 ‘녹색성장’ 협력이라고 본다. 그런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된 것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녹색성장정상회의(GGGS) 때다. 당시 나는 ‘녹색성장과 저널리즘’이라는 세션의 토론자로 참가하게 됐다. 행사 전날 밤에 주제발표자와 토론자가 만나 세션의 진행 방향을 협의했다. 그 자리에서 “녹색성장과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잠깐 언급해도 되겠느냐.”고 다른 참가자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세션 진행을 받은 BBC의 루시 호킹스 앵커는 “재미있는 소재”라고 했고, 유엔환경계획(UNEP)의 닉 너틀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대부분 “국제사회가 북한 문제에 관심이 많으니 짚어 주는 것이 좋겠다.”고 찬성했다. 다만 영국의 환경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 옥스퍼드대학 연구원은 “주민들을 탄압하는 정부가 무슨 녹색성장을 하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북한 당국은 녹색성장에 나름대로 관심을 보여 왔다.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북한 언론 공동사설을 통해 태양과 풍력 등 새로운 에너지의 연구개발 필요성을 역설했다. 북한은 2005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목표로 하는 교토의정서에도 가입했다. 북한과 우선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녹색성장 분야는 조림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다. 북한의 산에는 나무가 거의 없다. 땔감과 건설용으로 마구 베어낸 것이다. 그 때문에 북한은 잦은 홍수와 가뭄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그것이 만성적인 식량난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UNEP와 함께 북한에서 대규모 조림사업을 벌이고, 이를 유엔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만들어 탄소배출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현실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북한은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다. 북한은 핵 개발이 에너지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론 그것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러나 만일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착수됐다가 중단된 신포의 경수로 건설 프로젝트가 현실화됐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에너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한 전역의 송·배전 시스템이 대부분 망가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의 에너지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전국 곳곳에 소규모 태양광·풍력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좀더 큰 프로젝트도 가능하다. 지열(地熱)로 에너지의 80% 이상을 충당하는 아이슬란드는 지난 2008년에 전문가들을 북한 지역에 파견, 지질을 조사했다. 그 결과 백두산 부근에서 대규모 지열발전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국제사회가 협력해서 대규모 지열발전소 건설 사업을 벌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과 풍력 개발에 잠재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태양광은 반도체, 풍력은 조선 산업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디딤돌이 될 만한 국내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우리 태양광과 풍력 산업의 중요한 ‘테스트 베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 녹색 포용정책. 남과 북, 주변국은 물론이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국제사회,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글로벌 기업들에도 매력적인 프로젝트인 것 같다. dawn@seoul.co.kr
  • 3%내외 성장률 전망에 ‘깜짝 처방’

    3%내외 성장률 전망에 ‘깜짝 처방’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중국의 금리 인하 결정에 대해 “보통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금통위가 12일 이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도 예상을 뛰어넘은 결정이다. 대부분의 시장 참가자들은 이달에 금리 인하 신호(시그널)를 주고 다음 달에 행동(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이날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이런 예상을 깨고 한은이 깜짝 인하를 감행한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심상치 않은 경기 하강 때문이다. “13일 나올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 ‘정보’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금통위가 금리 인하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숫자’가 나쁘다는 반증”(이재우 BoA메릴린치 상무)이다. 일각에서는 올해 3% 성장이 어렵다는 비관론도 내놓고 있다. ●2분기 성장률 얼마나 나쁘길래 코스피가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급락한 것은 ‘마녀의 심술’(옵션 만기) 탓도 있었지만 그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과 중국 성장률 부진 우려 등이 겹쳤기 때문이었다. 비정상적인 장단기 금리 역전도 금리 인하를 앞당긴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글로벌 공조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럽, 중국, 브라질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이 잇달아 금리를 내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가만히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노린 돈들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와 환율 하락→수출 경쟁력 약화→경기 하강의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다. 2%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국제유가 하락도 한은의 금리 인하 부담을 덜어주었다. 금리 인하는 돈을 더 푼다는 의미다. 문제는 ‘풀린 돈’이 기업과 가계로 흘러들어 가야 하는데 한은도 이 대목은 장담하지 못한다. 유럽중앙은행이 여러 차례 금리를 내렸음에도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경기 하강세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한은은 0.25% 포인트 금리 인하로 올해는 성장률이 0.02% 포인트, 내년에는 0.09% 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봤다. 경기부양 의지를 확실히 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추가인하 여지…‘불통중수?’ 가계 빚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경기 등이 워낙 안 좋아 과거처럼 금리가 내렸다고 무분별하게 빚을 더 내지는 않을 것”(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경제정책실장)이라는 의견과 “이미 1000조원이 넘은 가계부채를 더 자극할 수 있다.”(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는 분석이 엇갈렸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가계의 이자 부담을 줄여 부채의 질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김 총재와 인식을 함께했다. 김 총재는 추가 인하 여력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시장에서는 연내 한두 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가 2.75~2.50%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정책수단 비축과 효과 측면에서 신중론도 나온다. 임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금리 수준이 낮은 상태에서 더 인하하는 것은 오히려 통화정책 효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악화땐 ‘한은 책임론’ 김 총재가 “선제적 대응”을 유난히 강조했지만 과거 ‘금리 인상 실기(失機)’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선제 대응론에 시큰둥해했다는 점과, 지난 10일 김 총재의 청와대 서별관회의 참석을 기준금리 인하로 연결 지은 시장의 해석이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다는 점에서도 이런저런 뒷말도 나온다. 시장에 금리 인하 시그널을 충분히 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불통 중수’라는 비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김 총재의 ‘분석’과 달리 앞으로 가계 빚 문제가 악화되면 한은은 그 책임의 상당 부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장기 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른 구조조정 지연도 금통위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이상득 구속 보고 미래권력도 옷깃 여며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어제 구속 수감됐다. 현직 대통령 친형의 구속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사법부도 정권 초반부터 논란이 됐던 ‘만사형통’(萬事兄通)의 적폐를 인정한 것이다. 사법부는 일단 정치자금법 위반 부분만 위법으로 판단했지만 검찰이 함께 청구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도 기소 단계에서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현 정부의 최고 실세로 군림했던 이 전 의원이 영장실질심사 출석과정에서 저축은행 피해자들로부터 넥타이를 잡아채이고 계란 세례까지 받는 수모 끝에 구속 수감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권력형 비리’의 처참한 말로를 다시 한번 곱씹게 된다. 역대 대통령은 친인척 비리로 고개를 떨군 전임자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임기 초 다짐도 거듭하고 관련기관에 빈틈없는 감시를 주문하곤 했다. 하지만 이 정부에서 2년 1개월간 대통령실장을 지낸 정정길 전 실장조차 “재임 중 단 한번도 실세들의 비위 첩보를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권력에 힘이 있을 땐 사정라인마저 먹통이 된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실세들의 비리는 항상 정권의 힘이 빠지는 임기말 봇물 터지듯 쏟아진다. 이는 레임덕 가속화로 귀결돼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비용과 에너지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 정치 불신과 더불어 냉소와 권위 실종이 만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창업공신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챙겨 주는 관행을 벗어 던져야 한다. 욕을 먹더라도 창업공신과 수성(守成)공신을 엄격히 구분해 인재를 기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를 대박의 기회로 여기고 한몫 잡으려는 세력들로 인한 정치적 오염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여야 대선 예비주자들은 이상득 전 의원의 불행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면역력만 잘 갖춰도 암 예방할 수 있어

    면역력만 잘 갖춰도 암 예방할 수 있어

     암 치료는 환자나 의료진에게 적지 않은 고통을 가져다 준다. 환자의 경우 완치가 어려운 암이 언제 재발 또는 전이될까 전전긍긍하게 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의료진의 경우 현대의학이 아직까지 완벽하게 암의 원인을 알아내지 못한 이유로 예방도 치료도 어렵다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모든 질병이 그러하듯 암 역시 예방이 중요한 질병이다. 암은 새롭게 외부에서 인체 내로 무언가 침투해 발생하는 질병이 아니라 암세포는 누구에게나 매일 수백개 이상 생기며, 우리 몸에 생긴 암세포의 99% 이상은 체내에 있는 면역세포에 의해 억제 또는 파괴된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면역기능의 저하로 1%의 돌연변이 세포를 놓친다면 그것이 증식해 암(악성종양)이라는 질병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암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탓에 예방 또한 어려운 일이라고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세계보건기구 산하기구인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적하는 발암요인과 암 발생 간의 인과관계가 한방에서 지적하는 것과 일치한다는 견해가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흡연, 만성감염, 음식, 직업, 유전, 생식 등 WHO가 말하고 있는 암의 원인과 우리 몸의 면역계는 대부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예로 흡연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암을 발견하고 격퇴하는 능력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즉, 흡연으로 면역세포가 노화되고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면서 암에 노출되기 쉬운 것이다.  소람한의원 성신 원장은 “한방에서도 역시 암의 원인으로 사기(邪氣)를 꼽는다. 서양의학에서 면역력이라고 일컫는 것과 같은 의미인 ‘정기’는 인체의 방어기능, 조직손상에 대한 재상과 복구, 면역기능 등을 포괄하는 것이다. 반면 사기는 정기에 반대되는 것으로 몸에 해를 끼치고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기운을 말한다. 사기의 존재 자체가 발병인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인체의 정기가 허한 조건에서 사기가 실한 경우 발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기는 외부환경과 바이러스, 세균을 포함하는 육음(六淫)뿐 아니라 잘못된 식습관, 지나친 음주, 과도한 노동(직업)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처럼 한방에서 보는 암 발생 원인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밝히고 있는 암의 원인과 일치한다.  때문에 한방 암 치료는 이미 병기(病氣)가 되어버린 암과 싸울 수 있도록 우리 몸의 정기(正氣), 즉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치료를 주축으로 한다.  양한방 협진시스템으로 암 면역치료를 실시하고 있는 소람한의원은 위의 이론을 바탕으로 세 단계에 걸쳐 면역치료를 실시한다. 면역력 저하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환자의 원기를 적극적으로 보하고 상태에 따라 환자의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시키고, 환자 스스로의 힘으로 병을 이겨낼 수 있는 몸을 만들며 환자의 면역력을 키우고 이를 유지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세 단계의 치료가 바로 그것.  환자에 따라 경과가 빠른 경우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증상의 호전이나 양방 검사상 종양의 성장이 정지하거나 크기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소람한의원에 따르면 2011년 7월 이전 소람한의원 내원 말기, 전이, 재발암 환자 134명 가운데 50회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1년 이상 생존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2년 5월에 진행된 통증 완화, 식욕증진, 기력회복과 관련된 설문 분석 결과 50회 이상 치료 시 통증 완화 및 식욕증진, 기력 향상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신 원장은 “상대적으로 검진체계 등이 발달한 양방이 한방에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병원 암 센터에서나 볼 수 있는 전문 의료서비스에 양방과 한방 암 전문의의 협진을 더한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스스로 질병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북돋는 치료가 높은 치료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가계부채, 무엇인가 해야 할 때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가계부채, 무엇인가 해야 할 때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가계부채 걱정을 한 지가 벌써 몇 년째인가. 워킹 푸어, 즉 일하는 서민이나 주택담보대출을 힘들게 갚아 나가는 하우스 푸어 등의 용어는 진부할 정도다.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내려고 고금리 대출과 신용카드 급전을 쓰고 그 소액 대출을 갚지 못해 주택이 경매당하는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것이 주택 가격을 떨어뜨려 은행에 손해를 끼치고, 은행은 가계대출을 축소해 다시 경매를 유발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그런 와중에도 가계의 과도한 차입을 탓하는 한편 과도하게 대부해준 금융업자들을 구제해야 한다는 논의만 가끔 있었을 뿐, 가계부채 축소를 위한 조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문제를 바로 보자. 가계부채에 대한 핵심 대책은 채무를 직접 취소·조정하는 것이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불편한 진실은 그들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배우는 바가 있어야 한다. 이집트어와 그리스어가 각인되어 있어 고대의 상형문자를 번역할 수 있는 열쇠가 된 로제타스톤은 프톨레마이오스 5세가 기원전 196년에 채무자와 죄수들에게 사면을 선언하기 위하여 세운 것이었다. 구약성서에도 7년마다 채무를 면제해 종을 풀어 주고, 50년마다 희년을 삼아 땅을 원소유자에게 돌려 주라는 말씀이 나온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빚에 못 견딘 농민들이 달아나 유민이 되고 사회는 붕괴한다. 고대 그리스의 솔론이 취한 개혁을 보자. 그 시절 인신을 담보로 빚을 내 쓰는 것이 허용돼 채권자는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를 죽일 수도 있었고 노예로 팔 수도 있었다. 비참한 운명에 처한 채무자나 가족들이 폭력으로 저항하는 갈등이 자주 발생하는 상황에서 계층 간 타협으로 지도자가 된 솔론은 약간의 보상으로 기존의 채무를 취소해 멀리 노예로 팔려간 사람을 귀국시키고, 부채로 인하여 빼앗긴 땅을 원소유자에게 돌려 주었다. 개혁의 결과, 사회적 긴장이 완화되고 경제도 발전하였다. 그 무렵 아테네 지역에서 생산된 검은색 도기가 지중해 연안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증명된다. 과격한 채무 취소는 먼 나라의 오래된 이야기만도 아니다. 1961년 5월 16일의 쿠데타로부터 불과 한달이 지나지 않은 6월 10일 농어촌고리채정리법이 시행됐다. 이에 의하면 채권을 지역별 위원회에 신고하여 위원회가 금액을 조정하고, 농업은행이 농업금융채권으로 채권자에게 대위변제를 하고 채무자에게 구상하도록 하되, 신고하지 않은 채권은 실효하도록 하였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 이런 혁명적 조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지만 파산제도의 활성화, 주택담보대출의 대환 인정과 같은 법제적인 대응을 강구할 수 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미국의 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실패한 기업가와 소비자가 파산절차를 통하여 금융채무에 관한 면책을 얻어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것을 기본적 인권으로 인정한 로컬 론 대 헌트 판결이 1934년에 나왔다. 담보대출의 연체로 주택을 경매로 잃을 위기에 처한 가계에 연방정부가 장기저리자금을 융자하는 조치가 시행되었다. 1938년의 챈들러 법은 근로자가 즉시 면책을 얻는 대신에 향후 버는 수입으로 담보대출을 포함한 채무를 상환하고 주택을 지키는 방식을 도입하였다. 금융업자와 가진 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들은 위기에 처한 근로계층·하위중산층을 지켜냈고 혁명과 파시즘을 피했다. 사법 엘리트들이 채무자를 구하기 위하여 파산제도를 활용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현실은 답답하다. 개인회생제도는 각 가정의 특수성을 무시한 채 도식적인 변제계획안을 적용, 채권추심과 비슷하게 운영돼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정채권추심법은 채무자대리인이라는 핵심을 빼고 제정되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개인회생에 포함시키는 입법안도 금융 당국의 반대로 두 번이나 좌절되었다. 사회적 안전밸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대중의 과격한 채무 취소 주장을 수용해야 하는 불편한 상황을 맞게 되리라. 가계부채가 심각하다고 말만 하지 말고 무엇인가 해야 할 때이다.
  • 소람한의원 “전이암 환자에 면역력 치료법 효과 커”

    소람한의원 “전이암 환자에 면역력 치료법 효과 커”

    암은 예방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의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많은 암환자가 수술 후유증으로 스트레스, 장부 기능의 상실과 약화, 통증, 무기력감, 체력 저하 등을 겪고 있다. 암 수술은 기력을 크게 소모시키기 때문에 수술 결과가 좋아도 관리를 제대로 못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가 필요한 이유다. UN 산하 세계보건기구(WHO)도 “암의 발생 원인이 면역력과 관계가 있어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밝혔다. 소람한의원 김성수 원장은 “많은 환자가 암 진단에 따른 스트레스와 항암 치료 및 수술에 의한 기력 소모로 인해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고통스러워 한다.”면서 “이 상태를 방치하면 암이 커지고 암에 대항하기 힘든 몸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특히 “암은 전이나 재발이 잦은 난치병이어서 몸의 근본적인 저항력인 면역력을 키우지 않으면 전이와 재발의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소람한의원이 전이암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면역력 치료 효과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면역력 치료가 암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고 식욕을 증진시켜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치료 횟수가 50회 이상인 경우 생존율이 41%로 높았다. 이 한의원에서는 소람면역약침과 소람면역탕약을 기본으로 한 뜸과 침, 탕약으로 암환자의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를 하고 있다. 특히 양방과의 협진 시스템을 구축, 환자 특성에 따른 생활 관리와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몸의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켜 자연 치유를 돕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가 암이라는 통계수치가 알려주듯 암은 두려움의 대상”이라면서 “암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환자의 의지력과 함께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법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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