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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 전문가분석] 말레이機 격추 진실과 과거 여객기 잔혹사

    [군 전문가분석] 말레이機 격추 진실과 과거 여객기 잔혹사

    7월 17일, 세월호 실종자 수색 지원을 위해 비행에 나섰던 소방헬기 추락이라는 비보(悲報)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구 반대편 우크라이나에서 또 하나의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친러시아 분리독립세력이 장악한 동부 도네츠크(Donet나)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미국, NATO는 이번 사건을 일으킨 범인으로 친러시아 반군을 지목했다. -누가, 왜 여객기를 쐈나? 사건 발생 직후 우크라이나 내무부의 안톤 게라슈첸코(Anton Gerashchenko) 내무장관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여객기를 격추한 것은 친러시아 반군의 9K37(NATO 코드 SA-11 Gadfly) 미사일이라고 전하면서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반군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반군이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안드레이 푸르긴(Andrei Purgin) 제1부총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여객기 비행 고도에 도달할만한 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며, 이번 여객기 격추의 범인은 우크라이나군 전투기라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정황 증거들로 파악해 볼 때 이번 여객기 격추 사건의 범인은 반군이 유력해 보인다. 우선 여객기가 격추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0km 이내에는 여객기 격추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SA-11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부대가 3개가 있었다. 도네츠크 인근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사고 지점인 토레즈 마을에 배치된 반군의 방공부대, 그리고 국경 넘어 러시아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육군 제15차량화보병여단 방공대대가 그들이다. 푸르긴 총리의 주장과 달리 동부 친러시아 반군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에 사용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자신들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크라이나 정부군으로부터 노획한 SA-11 지대공 미사일 사진을 공개한 바 있었고, AP 통신 기자들이 여객기 추락 하루 전에 도네츠크 동부 토레즈(Torez) 마을 인근에서 SA-11 발사차량을 발견해 촬영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토레즈 마을 일대에 배치된 반군 방공부대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된 바로 전날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AN-26 수송기를 격추시킨 바 있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NATO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에 이 여객기의 후미에 2대의 우크라이나 공군 수호이 전투기가 비행한 항적을 확인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일 경우 상황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사고 여객기는 암스테르담을 출발하여 쿠알라룸프르로 향하는 항로로 우크라이나의 동부 도네츠크 상공을 통과하는 항로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교전지역으로 선포해 항로를 폐쇄한 곳이기 때문에 진입해서는 안 되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규정에 따라 이 항공기에게 다른 항로를 부여하고 안전한 영공 통과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적절히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고 여객기는 이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도네츠크 방향으로 비행을 계속했을 것이고, 우크라이나 관제당국은 여객기의 방향을 틀기 위해 공군에 연락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이 여객기를 다른 항로로 유도하려 시도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도네츠크 상공으로의 항공기 진입, 그것도 전투기가 따라 붙는 이 대형 항공기를 도네츠크 지역의 반군이 적기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루 전에도 정부군의 여객기를 격추시킨 바가 있었기 때문에 반군은 항공기 등장 직후 요격을 시도했고, 레이더 경보장치가 없는 여객기는 자신이 미사일에 조준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비행하다가 격추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확한 추락 원인과 범인은 지대공 미사일의 발사 원점과 사건 발생 시각 MH17편과 주변 공역에서의 항적을 모두 추적해 봐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반군이 MH17편을 우크라이나 정부군 항공기로 오인해 격추시켰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객기 오인 격추의 아픈 기억들 사실 이러한 여객기 격추 참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983년 9월 대한항공 KAL 007편 여객기가 소련 전투기에게 격추당하는 사건을 겪은 바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한항공기는 관제사와 조종사의 실수로 인해 정상 항로를 벗어나 소련 영공에 접근했고, 알래스카 쪽에서 날아온 이 항공기를 미 공군기로 간주한 소련공군은 MIG-23 전투기와 Su-15 전투기를 출격시켜 요격에 나섰다. 가장 먼저 KAL 007편 인근에 도착한 MIG-23 전투기는 영공 침범에 대한 경고 사격을 가했으나, 예광탄 없이 철갑탄만 발사해 KAL 007편 조종사들은 소련 전투기의 경고를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뒤이어 도착한 Su-15 전투기가 공격명령을 받아 미사일을 발사, KAL 007편을 격추시키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탑승객 269명 전원이 사망하는 끔찍한 참극이 벌어졌다. 분개할 일은 이후 소련의 태도였다. 소련은 민항기 격추 이후에도 자신들은 KAL 007편이 미국 정찰기였다고 주장했으며, 심지어 KAL 007편이 민항기라고 보고했던 Su-15 파일럿의 보고를 묵살하고 격추 명령을 내렸던 당시 지휘관 아나톨리 미하일로비치 코르누코프(Anatoly Mikhailovich Kornukov)는 진급에 진급을 거듭, 대장 계급까지 오른 뒤 최근 천수를 누리다가 사망했다. 미국 역시 비슷한 사고를 저지른 바 있었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유조선 전쟁으로 격화되어 국제 유가를 뒤흔들던 1988년, 사태 안정화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에 출동했던 미 해군 이지스 순양함 빈센스(USS Vincennes)가 이란 여객기를 격추시킨 사건이 그것이다. 이란 메흐라바드 공항에서 이륙해 반다르 압바스 공항을 경유,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공항으로 가던 이란항공 655편은 반다르 압바스 공항에서 예정 시간보다 다소 늦게 이륙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여객기의 항로 한 가운데에는 빈센스함이 있었고, 빈센스함의 이지스 레이더와 미션 컴퓨터는 이 여객기를 F-14A 전투기라고 식별해 요란히 경보를 울려댔다. 이란의 기습이라고 판단한 빈센스함은 스탠더드 미사일을 발사했고, 잠시 뒤 이 여객기는 공중에서 산산 조각나 호르무즈 해협에 떨어졌다. 290명의 탑승자는 전원 사망했다. 미국 정부는 6,180만 달러를 유족들에게 보상했지만 끝내 사과하지 않았고, 빈센스함의 승조원들은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심지어 함장 윌리엄 C. 로저스 3세(William C. Rogers III) 대령은 공로훈장을 받기까지 했다. 이러한 결말이 억울했던 것일까? 9개월 뒤 로저스 대령의 부인을 향한 폭탄 테러 시도가 있었지만 그녀는 간발의 차로 살아남았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건은 수많은 유족들을 만들었고, 누군가는 복수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피가 피를 부르는 끝없는 악순환은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사진= 위에서부터 ▲ 우크라이나 육군의 SA-11 지대공 미사일 ▲ 1983년 대한항공 여객기를 격추시켰던 소련공군 Su-15 전투기 ▲ 1988년 이란 여객기를 격추시켰던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말레이機 피격] 1983년 KAL007편 포함 ‘여객기 오인 격추 잔혹사’

    [말레이機 피격] 1983년 KAL007편 포함 ‘여객기 오인 격추 잔혹사’

    7월 17일, 세월호 실종자 수색 지원을 위해 비행에 나섰던 소방헬기 추락이라는 비보(悲報)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구 반대편 우크라이나에서 또 하나의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항공 MH17편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도 친러시아 분리독립세력이 장악한 동부 도네츠크(Donet나)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미국, NATO는 이번 사건을 일으킨 범인으로 친러시아 반군을 지목했다. -누가, 왜 여객기를 쐈나? 사건 발생 직후 우크라이나 내무부의 안톤 게라슈첸코(Anton Gerashchenko) 내무장관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여객기를 격추한 것은 친러시아 반군의 9K37(NATO 코드 SA-11 Gadfly) 미사일이라고 전하면서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른 반군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반군이 선포한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안드레이 푸르긴(Andrei Purgin) 총리는 제1부총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여객기 비행 고도에 도달할만한 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며, 이번 여객기 격추의 범인은 우크라이나군 전투기라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밝혀진 정황 증거들로 파악해 볼 때 이번 여객기 격추 사건의 범인은 반군이 유력해 보인다. 우선 여객기가 격추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0km 이내에는 여객기 격추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SA-11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부대가 3개가 있었다. 도네츠크 인근에 배치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사고 지점인 토레즈 마을에 배치된 반군의 방공부대, 그리고 국경 넘어 러시아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육군 제15차량화보병여단 방공대대가 그들이다. 푸르긴 총리의 주장과 달리 동부 친러시아 반군은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에 사용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자신들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우크라이나 정부군으로부터 노획한 SA-11 지대공 미사일 사진을 공개한 바 있었고, AP 통신 기자들이 여객기 추락 하루 전에 도네츠크 동부 토레즈(Torez) 마을 인근에서 SA-11 발사차량을 발견해 촬영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토레즈 마을 일대에 배치된 반군 방공부대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격추된 바로 전날에도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AN-26 수송기를 격추시킨 바 있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NATO는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에 이 여객기의 후미에 2대의 우크라이나 공군 수호이 전투기가 비행한 항적을 확인했다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일 경우 상황은 다음과 같이 정리될 수 있다. 사고 여객기는 암스테르담을 출발하여 쿠알라룸프르로 향하는 항로로 우크라이나의 동부 도네츠크 상공을 통과하는 항로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지역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교전지역으로 선포해 항로를 폐쇄한 곳이기 때문에 진입해서는 안 되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규정에 따라 이 항공기에게 다른 항로를 부여하고 안전한 영공 통과를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를 적절히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고 여객기는 이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도네츠크 방향으로 비행을 계속했을 것이고, 우크라이나 관제당국은 여객기의 방향을 틀기 위해 공군에 연락해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이 여객기를 다른 항로로 유도하려 시도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도네츠크 상공으로의 항공기 진입, 그것도 전투기가 따라 붙는 이 대형 항공기를 도네츠크 지역의 반군이 적기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루 전에도 정부군의 여객기를 격추시킨 바가 있었기 때문에 반군은 항공기 등장 직후 요격을 시도했고, 레이더 경보장치가 없는 여객기는 자신이 미사일에 조준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비행하다가 격추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확한 추락 원인과 범인은 지대공 미사일의 발사 원점과 사건 발생 시각 MH17편과 주변 공역에서의 항적을 모두 추적해 봐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반군이 MH17편을 우크라이나 정부군 항공기로 오인해 격추시켰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여객기 오인 격추의 아픈 기억들 사실 이러한 여객기 격추 참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983년 9월 대한항공 KAL 007편 여객기가 소련 전투기에게 격추당하는 사건을 겪은 바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한항공기는 관제사와 조종사의 실수로 인해 정상 항로를 벗어나 소련 영공에 접근했고, 알래스카 쪽에서 날아온 이 항공기를 미 공군기로 간주한 소련공군은 MIG-23 전투기와 Su-15 전투기를 출격시켜 요격에 나섰다. 가장 먼저 KAL 007편 인근에 도착한 MIG-23 전투기는 영공 침범에 대한 경고 사격을 가했으나, 예광탄 없이 철갑탄만 발사해 KAL 007편 조종사들은 소련 전투기의 경고를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뒤이어 도착한 Su-15 전투기가 공격명령을 받아 미사일을 발사, KAL 007편을 격추시키고 말았다. 이 사건으로 탑승객 269명 전원이 사망하는 끔찍한 참극이 벌어졌다. 분개할 일은 이후 소련의 태도였다. 소련은 민항기 격추 이후에도 자신들은 KAL 007편이 미국 정찰기였다고 주장했으며, 심지어 KAL 007편이 민항기라고 보고했던 Su-15 파일럿의 보고를 묵살하고 격추 명령을 내렸던 당시 지휘관 아나톨리 미하일로비치 코르누코프(Anatoly Mikhailovich Kornukov)는 진급에 진급을 거듭, 대장 계급까지 오른 뒤 최근 천수를 누리다가 사망했다. 미국 역시 비슷한 사고를 저지른 바 있었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유조선 전쟁으로 격화되어 국제 유가를 뒤흔들던 1988년, 사태 안정화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에 출동했던 미 해군 이지스 순양함 빈센스(USS Vincennes)가 이란 여객기를 격추시킨 사건이 그것이다. 이란 메흐라바드 공항에서 이륙해 반다르 압바스 공항을 경유,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 공항으로 가던 이란항공 655편은 반다르 압바스 공항에서 예정 시간보다 다소 늦게 이륙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여객기의 항로 한 가운데에는 빈센스함이 있었고, 빈센스함의 이지스 레이더와 미션 컴퓨터는 이 여객기를 F-14A 전투기라고 식별해 요란히 경보를 울려댔다. 이란의 기습이라고 판단한 빈센스함은 스탠더드 미사일을 발사했고, 잠시 뒤 이 여객기는 공중에서 산산 조각나 호르무즈 해협에 떨어졌다. 290명의 탑승자는 전원 사망했다. 미국 정부는 6,180만 달러를 유족들에게 보상했지만 끝내 사과하지 않았고, 빈센스함의 승조원들은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다. 심지어 함장 윌리엄 C. 로저스 3세(William C. Rogers III) 대령은 공로훈장을 받기까지 했다. 이러한 결말이 억울했던 것일까? 9개월 뒤 로저스 대령의 부인을 향한 폭탄 테러 시도가 있었지만 그녀는 간발의 차로 살아남았다. 이번 말레이시아 여객기 사건은 수많은 유족들을 만들었고, 누군가는 복수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다. 피가 피를 부르는 끝없는 악순환은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사진= 위에서부터 ▲ 우크라이나 육군의 SA-11 지대공 미사일 ▲ 1983년 대한항공 여객기를 격추시켰던 소련공군 Su-15 전투기 ▲ 1988년 이란 여객기를 격추시켰던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한국 축구 성적표 보기 두렵다

    한국 축구 성적표 보기 두렵다

    한국 축구가 17일 역대 가장 낮은 세계랭킹을 받아 들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14일 막을 내린 브라질월드컵까지 반영해 7월 세계랭킹을 발표한다. FIFA 세계랭킹 홈페이지에 마련된 랭킹포인트 계산기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달 547점에서 무려 46점을 까먹어 501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기준이 되는 A매치 4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달 가나(37위)와의 친선경기에서 0-4로 완패한 뒤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리그에서는 러시아(19위)와 1-1로 비기고 알제리(22위)에 2-4, 벨기에(11위)에 0-1로 내리 져 1무2패로 16강행이 좌절됐다. 이에 따라 지난달 57위에 자리했던 한국은 아예 6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처음 세계랭킹이 산정된 1993년부터 지난달까지 한국이 기록했던 가장 낮은 순위는 1996년 2월의 62위였는데 이를 갈아 치울 가능성까지 높아졌다. FIFA 랭킹은 매월 FIFA 주관 대회와 대륙별 연맹의 주관으로 치러지는 A매치 승패 및 상대 팀의 전적, 경기의 중요도 등을 고려해 산정된다. 월드컵 본선이 가중치가 가장 높고 지역 예선과 대륙 선수권 본선과 예선, 대륙간컵, 일반 A매치 순으로 매겨진다. 대륙별 수준 차이도 반영해 유럽은 1, 북중미는 0.88,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0.86, 오세아니아는 0.85 비율로 차등해 적용된다. FIFA 랭킹 추락은 일단 해당 대표팀과 팬들의 자부심에도 큰 상처를 입히지만 당장 9월부터 시작되는 A매치 데이 때 상대를 구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나 역대 대표팀 사령탑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의연한 척하지만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A매치 상대를 구해야 하는 축구협회 실무진은 곤혹스럽기 짝이 없다. 상위 랭커와 맞붙어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랭킹이 오르기 때문에 한국 축구가 A매치 상대로 계속 외면받으면 결국 낮은 랭킹의 팀과 맞붙어야 하는 악순환이 빚어질 수 있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

    [기초단체장에게 듣는다] 박삼석 부산 동구청장

    “지난 6·4 지방선거 결과는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론 감사하기도 합니다. 교만하지 말고 구민들을 잘 섬기라는 메시지로 생각합니다.” 박삼석(64) 부산 동구청장은 16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수’ 끝에 당선된 지난 선거를 회상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각종 선거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었다”면서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뒤 충격이 컸지만 운명으로 생각하고 4년간 지역구에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믿고 뽑아준 구민들을 위해 선거 당시 발표한 대표공약인 구민운동장과 문화회관 건립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체육기금과 시비 등을 확보하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뒤엔 산이, 앞엔 바다가 있는 배산임해 지역인 동구는 6·25 때 피란민들이 모여 판자촌을 형성했던 주거환경이 거의 그대로 남은 낙후된 곳이다. 특히 1970~80년대 부산경제를 이끌었던 신발산업이 사양길을 걸으면서 인구도 줄고 있다. 주거환경은 열악하고 주민의 삶은 피폐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구청장은 이런 구조를 깨트리기로 작정했다. 세심하고 신중하게 접근,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려놓겠다고 했다. 그는 “인구를 무조건 늘리기보다 동구 발전에 적정한 인구를 알아보는 게 순서라고 판단돼 민간업체에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구의 활로는 관광산업에서 찾을 계획이다. 북항 재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여객터미널과 크루즈선을 연계해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민자를 유치해 북항과 구봉산을 잇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광복동과 서면이 관광벨트로 연결돼 부산 원도심의 중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게 복안이다. 피란민들 판자촌과 임시수도 등 시대상을 담은 역사문화관과 북항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만들 계획이다. 부산역권 개발사업이 마무리되면 상업지역과 공공지역, 문화지역 등을 두루 갖춘 북항이 부산의 중심으로 급부상할 것이란 판단에 따랐다. 초량천은 서울의 청계천처럼 개발, 산복도로 이바구길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로 했다. 박 구청장은 “이 모든 계획은 구청장 혼자 할 수 없으며 구민이 참여하고 구민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사설] 지자체 지방선거 ‘보은 인사’ 감시 강화해야

    이달 초 출범한 민선 6기 자치단체들이 보복·보은성 인사로 어수선하다는 소식이다. 선거 과정에서의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 파열음이다. 수장이 바뀐 지자체에는 ‘물갈이 살생부’가 나돌고, 그 자리엔 어김없이 선거에서 직간접으로 도운 직원들이 채워지고 있다. 한 지자체에서는 ‘오적’(五賊) 살생부가 돌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인사 적체가 심한 기초단체에서 더하다고 한다. 바뀐 단체장이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엄연히 인사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체장의 주관적 잣대가 도 넘게 작용해서는 안 될 일이다. 경기 안양시에선 7급 공무원이 대기발령을 받자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상사가 있었다.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한 대상자들은 공교롭게도 전 시장에 가까운 인물이었다고 한다. 인근 안성시에서도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직원을 요직에 앉혀 구설에 올랐다. 비슷한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안전행정부가 어제 밝힌 세종특별자치시와 광주광역시의 ‘제 식구 감싸기’ 감사 결과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광주 서구는 뇌물을 받은 직원을 승진시켰고 세종시는 반복 음주운전으로 중징계를 받아야 하는 직원을 도리어 안행부 장관 표창 대상자로 추천했다. 서구청의 변명이 가관이다. “공직에 대한 외부 시선과 조직에 미칠 파장을 감안했다”고 한다. 단체장과 가까운 직원을 봐준 대표적인 사례인 셈이다. 문제는 지자체 출범 20년간 이 같은 인사가 고착화돼 있다는 점이다. 전문성과 도덕성은 온데간데없고 단체장과 친분이 있거나 선거를 도운 직원을 요직에 앉히고 인사상 혜택을 주는 게 관행화됐다. 능력과 무관하게 단체장에게 한 번 밉보이면 4년간 숨죽여 지내고, 대충 일하며 다음 선거가 오기를 기다리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지금의 분위기에서 업무의 연속성을 기대하는 건 가당찮은 일이란 말도 서슴없이 나온다. 불공정 인사가 조직을 좀먹게 한다는 점에서 후유증은 심각해 보인다. 행정 감사와 시민의 감시가 보다 강화돼야 한다. 특히 자치단체에 대한 정기감사는 원칙적으로 감사원과 안행부에서 4년간 한 번씩 번갈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사 분야는 단체장 재량권이 있어 일반감사에서 적발하기 쉽지 않고, 인허가 등의 특정 감사에 주력하는 실정이다. 기초단체에 대한 감사는 겉핥기식으로 흘러 사각지대에 머물고 있다. 선거와 관련한 불공정 인사가 공공연히 행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체장의 인사 전횡이 도를 넘었다는 점에서 인사 분야를 주요 감사 항목에 넣어야 한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감사 청구와 인사청문회 도입 등의 주민 감시의 눈길도 매서워져야 한다.
  • 정부출연 대학 총장도 퇴직관료 낙하산

    정부출연 대학 총장도 퇴직관료 낙하산

    퇴직 관료들이 관행적으로 정부 출연 대학의 총장·학장 자리를 차지하는 ‘전관예우’를 고치겠다는 정부의 작업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교육부 출신 공무원으로만 취업제한 대상을 한정하는 바람에 다른 정부 부처 출신들이 정부 조직의 힘을 배경으로 관행적인 총장 및 교수 자리를 챙기는 데 대해선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다. 14일 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관료 출신 ‘낙하산 총장’에 대한 불만과 그로 인한 부작용이 불거지자 정부는 교육부 출신 관료가 현직 때 관할하던 대학의 총장 등에 재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취업 제한 대상에 교육부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 부처도 포함돼야 실효성이 높아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자원부가 출자한 한국산업기술대학(산기대)의 경우 현임 이재훈(지식경제부 2차관 출신) 총장을 비롯해 그동안 6대 총장 전원이 산업부 퇴직 공무원이었다. 1997년 초대 총장부터 공업진흥청장 출신이었다. 경기과학기술대 등 지방의 정부 출연 대학 역시 퇴직 관료들이 꿰차고 있다. 경기과학기술대는 산업부 국장 출신의 김필구씨가 총장을 맡고 있다. 1992년 문을 연 한국기술교육대도 7대 총장까지 초대 총장을 제외한 전원이 공무원 출신이었다. 2, 3대 총장을 지낸 권원기 전 총장은 과학기술처 차관 출신이었고, 나머지는 고용노동부 출신이었다. 이 학교는 7대 총장을 지내던 이기권 전 고용부 차관이 최근 장관으로 임명되면서 총장 자리가 공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언한 대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차원에서 관료가 아닌 민간에서 신임 총장이 올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고용부 산하 산업인력공단의 출자 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의 경우도 8명의 권역대학장과 25명의 지역대학장 등 33명의 학장급 가운데 고용부 3명, 안전행정부 2명, 여성가족부 1명 등 퇴직 관료가 여섯 자리를 차지했다. 그외 여의도연구소 전문위원 등 정치권 출신 2명, 한국노총 등 유관단체 출신 3명 등이 학장 자리에 앉아 있다. 또 다른 국립대인 한국농수산대학의 현임 남양호 총장은 대통령실 농수산식품비서관 출신이다. 전임 배종하 총장도 농림축산식품부 국장 출신이다. 정부 출연 대학이나 국립대의 경우 총장 후보자를 뽑는 총장 후보자 선임위원회를 전·현직 관료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 구조부터 고쳐야 낙하산 문제의 개선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기대 이사회의 경우 당연직 이사 9명 가운데 8명이 현직 관료 또는 퇴직 관료 출신이었다. 다른 대학들의 이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대학 총장은 대학사회의 리더로서 오랜 강의 및 연구 경험을 토대로 교수, 학생, 교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대학의 미래를 열어 나가는 자리로 통한다. 그러나 창조와 융합을 강조하는 박근혜 정부에서 오히려 관료 출신들이 총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경직된 관료 문화를 고스란히 옮겨 와 대학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석우 기자 jun88@seoul.co.kr [전문가 의견] “교수 관심사까지 간섭… 독립성 훼손” “정부 로비 채널 전락… 부정부패 초래” 퇴직 관료들이 대학교 총장 등으로 오게 되는 문제에 대해 현직 교수들 역시 대단히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특히 대학 독립성 훼손뿐만 아니라 예산낭비와 부정부패까지 초래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학에 아무려면 총장 할 만한 사람이 없겠느냐”면서 “전직 공무원이 해당 부처가 설립한 대학에 낙하산으로 온다는 것은 결국 정부 로비를 위한 채널이라는 목적 말고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 관료들이 대학을 장악하게 되면 대학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면서 제대로 된 심사 없이 예산 지원을 한다면 결국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직 관료 출신 총장에게는 분명한 장점도 있다. 그건 바로 정부 프로젝트를 따기 쉽다는 점과 학내 비리 문제가 공론화되지 않도록 하는 데 편하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학은 구조조정 압박에 몰려 있고 예산과 규제는 교육부 등 정부가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 전관을 총장으로 임명하면 관리자 역할뿐 아니라 교수들의 학문적 관심사까지도 간섭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보니 대학의 독립성이 더 약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준혁 한신대 역사학과 교수는 “결국 대학으로서는 정부 예산지원이 목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관료들을 총장이나 재단 이사진으로 초빙하는 건 그나마 규모가 있는 대학이고, 군소 대학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면서 “결국 낙하산 관행이 대학 간 불균형을 악화시키고 대학을 구조조정만이 지배하는 곳으로 전락시켜 버린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어떤 이유로도 부적절한 권은희 전략공천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의 광주 광산을 후보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공천한 것은 뜻밖이다. 그동안 소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건전한 상식에 반하는 권씨의 전략공천이 실제로 이뤄질 것이라고 믿기는 어려웠다. 야당이 권씨 정도의 경력을 가진 정치 신인을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되는 선거구에 공천한 사례는 매우 흔치 않다. 그러니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에서 보여준 그의 처신이 공천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2012년 대선 당시 불거진 이 사건의 현장 수사 책임자였던 권씨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축소·은폐 수사를 지시했다고 주장해 뉴스의 초점이 됐다. 하지만 그의 폭로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용판 전 청장은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런 만큼 야당 내부에서조차 권씨 공천의 적절성에 대한 우려는 적지 않았다. 권씨도 지난달 30일 경찰을 떠나며 “재·보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씨의 ‘부당한 윗선 지시’ 주장은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인 것이 사실이다. 이후 국정원의 개혁 추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폭로 내용의 진실성을 법원은 잇따라 부인한 상황이다.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이 남아있다고 해도 지금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자신의 폭로가 추호의 정치적 노림수 없이 양심에 따른 것이었음을 확인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그런데 엉뚱하게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계속 권유가 있었고 고민 끝에 진실이 더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마를 결심했다”며 전략공천 제의를 수락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권씨는 여당 대변인의 지적처럼 “허위 사실을 폭로하고 출세길로 달려가는 자들이 줄을 서는 악순환의 출발점”이라는 비판에도 그다지 할 말은 없게 됐다. 권씨 공천은 글자 그대로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될 공산이 크다. 지도부는 한 표가 아쉬운 이번 재·보선에서 권씨 공천을 야권의 동력을 한데 모으는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었던 듯하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진영에서 권씨는 상징성을 지닌 인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한 내상(內傷)을 감수하며 기동민 전 서울시 부시장을 공천한 서울 동작을에 정의당은 노회찬 전 의원을 내세웠으니 조급하기도 했을 게다. 하지만 초점이 빗나간 공천에 민심이 호의적일 것으로 보긴 어렵다. 당초 전략공천의 목적이었던 수도권 표심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 더 큰 손실은 상식을 따르지 않는 선택에 대한 불신이 재·보선 이후까지 두고두고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 野 광주 광산을 권은희 공천 논란… 與 한상률 취소하고 김제식 확정

    野 광주 광산을 권은희 공천 논란… 與 한상률 취소하고 김제식 확정

    7·30 재·보선 후보자 등록 마감일을 이틀 앞둔 9일 여야가 공천을 거의 완료했지만 야당의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광산을에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했다. 권 전 과장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한 인물이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권 전 과장 공천에 대해 “광주 민심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런 나쁜 공천을 강행한다면 허위 사실을 폭로하고 출세길로 달려가는 자들이 줄을 서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즉각 비난했다. 당초 경찰직을 퇴직하면서 불출마 입장을 밝혔던 권 전 과장은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 이날 일부 언론에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계속 권유가 있었고 고민 끝에 진실이 더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권은희 카드’가 수도권 선거에 미칠 역풍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권 전 과장이 벌여 온 ‘국정원 싸움’의 진정성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다. 여권의 집중 공세로 자칫 ‘대선 불복 프레임’의 굴레에 또다시 갇히면 보수 진영의 결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일부 최고위원들이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경기 수원병에 손학규 상임고문, 수원을에는 대구지검 수석검사 출신 백혜련 변호사, 수원정에는 MBC 출신인 박광온 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 충북 충주는 여론조사 경선으로 한창희 전 충주시장이 후보로 결정됐다. 새누리당도 이날 내부적으로 공천 후유증에 시달렸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과 관련한 각종 권력형 비리 의혹 전력에 대해 공천심사위가 재심의 끝에 김제식 변호사를 새 후보로 확정했다.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후보를 공천했다가 스스로 거둬들이는 촌극을 자초한 셈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고개드는 금리 인하론…시험대 오른 한은 총재

    고개드는 금리 인하론…시험대 오른 한은 총재

    한동안 잠잠하던 금리 인하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은 인하 가능성을 닫아 놓은 상태다. 8일 열리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와 오는 10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금통위 의장이기도 한 이주열 한은 총재로서는 취임 이후 가장 부담스러운 금통위를 맞게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시장은 이미 금리 인하를 전제하며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58%까지 떨어졌다. 5년물과 10년물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동안 잠잠하던 금리 인하론이 재부상한 것은 최근의 경제지표 때문이다. 지난 4~5월 산업생산은 두 달 연속 감소(전월 대비)했다. 세월호 참사로 소비 회복도 더디다. 이 때문에 2분기(4~6월)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0.9~1.0%(전기 대비)를 밑돌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1분기(1~3월) 성장률은 0.9%였다. 2분기가 1분기보다 나쁘면 경기가 완만하나마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한은의 경기 진단이 흔들리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3.9%→3.7%), 현대경제연구원(4.0%→3.6%) 등 경제연구기관들은 국책·민간 할 것 없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한은도 오는 10일 금통위 직후 올해 경제전망(4.0%)을 하향 발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금리 인하론은 더 힘을 받게 된다. 하지만 한은이 당장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인하할 경우, 이 총재가 전임 김중수 총재처럼 ‘우측 깜박이 켜고 좌회전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에서 “앞으로 금리를 움직이게 된다면 그 방향은 인하가 아니라 인상 쪽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금리 인하에 ‘베팅’한 채권시장은 이 총재가 이달 금통위에서 자신의 발언을 주워담기를 강력히 희망하지만 한은의 성장 전망 하향치도 잠재성장률 언저리인 3%대 후반이 될 것이라는 점과 1020조원을 넘어선 가계빚 부담은 금리 인하론을 반박하는 또 하나의 근거다. 미국과 영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부담스럽다. 노무라증권은 현 시점에서의 금리 인하는 ‘빚의 함정’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정치적 상황에 대한 부담감에 금리를 인하한다면 이는 한국 경제가 빚의 함정으로 떨어질 리스크를 키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전셋값 상승→가계빚 증가→개인소비 감소의 악순환이 초래돼 결국 과잉 부채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진우 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정권 실세이자 성장론자로 불리는 최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이를 지켜본 이 총재가 이틀 뒤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어떤 경기 진단을 내놓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과연 뚝심을 갖고 소신을 지켜나갈지 아니면 나빠진 경제지표를 앞세워 실세 부총리에게 결국 코드를 맞출 것인지 가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조희연 “교원 자유휴직제 추진”

    조희연 “교원 자유휴직제 추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월급의 10~20%만 받으면서 교사들이 6개월에서 1년 동안 휴직할 수 있는 ‘교원 자유휴직제’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7일 취임 후 처음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관련 안을 만들도록 시교육청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교사들의 휴직은 질병에 따른 휴직이나 육아 휴직밖에 없다”면서 “월급의 10~20% 정도만 받고 6개월에서 1년 동안 쉴 수 있는 자유휴직제의 구체적 안을 만들라고 인수위원회 태스크포스(TF)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교사들이 수업하지 않고 수업 연구 등을 하는 교사연구년제에 대해서도 “매년 20명 정도가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200명쯤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조 교육감의 이런 결정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명예퇴직 신청자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83명이었던 서울시교육청 명예퇴직 신청자는 정부의 연금법 개정 논의와 맞물려 올해 2400여명으로 6배쯤 늘었다. 전국적으로도 이런 경향이 나타나 시도교육청별로 추가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다만 자유휴직제는 교육감의 권한을 넘는 것이어서 안전행정부 등과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방학 때 몇 개월을 쉴 수 있는 교원들에게 자유휴직제까지 보장하면 다른 직종 근로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있다. 앞서 조 교육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반고, 혁신학교, 교원 업무 등과 관련한 TF를 주력 과제로 꼽고 제도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반고에 대해서는 교육 과정에 대한 편성의 자율권을 주고 진로 교육 프로그램의 내실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혁신학교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혁신학교를 최대 10개까지 늘릴 수도 있다”며 “1개교에 1억원 수준의 지원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외노조 판결을 받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서는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는 다른 시도교육감과 협의해 교육감 재량으로 최대한 돕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교육부에 대해서는 “(교육부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조퇴투쟁을 한다고 바로 수업권 침해로 확대·과잉해석하고 있다.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 달라”고 비판했다. 또 “보수 후보들이 이번 선거에서 ‘반(反)전교조 정서’에 편승한 감이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돼) 우리 사회의 성숙함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정유미 2주 다이어트 비법은? ‘탄수화물 끊기’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정유미 2주 다이어트 비법은? ‘탄수화물 끊기’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탄수화물 끊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게시물에 따르면, 탄수화물 중독은 총 10가지 항목 중 5가지 이상이 자신에게 해당될 때 의심해 봐야 한다. 탄수화물을 과잉 섭취하면 혈당 수치가 높아지며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분비되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에너지원으로 써야 할 당을 활용하지 못해 세포가 굶게 되고 결국 뇌가 음식을 거듭 요구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대사증후군, 고혈압 등의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배우 정유미는 매거진 ‘뷰티쁠’과의 화보 촬영 그리고 인터뷰에서 2주 다이어트 비법으로 ‘탄수화물 끊기’를 소개했다. 이는 2주 동안 밀가루와 탄수화물을 끊고 하루에 두 시간씩 운동하는 방법으로 정유미는 틈틈히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탄수화물 끊기를 접한 네티즌들은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다이어트 실패한 이유가 있었네”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탄수화물 끊기..끊으려고 하지만 끊을 수 없다”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알면서도 먹는다”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탄수화물 끊기..역시 여배우들 몸매 비결 있었어”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탄수화물 끊기..왜 배고플까”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서울신문DB (탄수화물 중독 테스트, 탄수화물 끊기)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위축된 공포영화 시장…올여름은 시원할까

    위축된 공포영화 시장…올여름은 시원할까

    여름철 극장가의 기본 아이템은 뭐니 뭐니 해도 공포영화다. 여름 한철 ‘반짝 특수’를 누리는 데 공포물만 한 게 없다. 잘 만든 공포영화 한 편이 흥행 부담이 큰 블록버스터보다 더 안전한 효자 노릇을 할 때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 판도가 깨지고 있다. 2~3년째 공포영화 시장이 전례 없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 소재가 고갈된 데다 무엇보다 강도 높은 스릴러물에 상시 노출되면서 관객들이 공포에 무감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압도적이다. ‘쎈’ 스릴러물이 아예 호러물을 대체하고 있는 현상도 뚜렷하다. 임성규 롯데시네마 홍보팀장은 “최근 스릴러나 누아르물에도 호러 요소가 강화되면서 공포 장르를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몇 년간 공포영화의 흥행 성적이 부진하자 제작사들도 흥미를 잃어 제작 편수 자체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한동안 지나치게 10대 취향에만 머물러 있던 제작 풍토가 공포영화 시장 축소를 불렀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홍보사 워너비펀의 김영심 실장은 “소녀 취향의 심리공포물에서 장르를 확대하지 못하면서 극장가의 주요 관객층으로 급부상한 중장년 관객을 잡는 데 실패했다”면서 “학원 공포물의 경우 제한된 관객층을 노리다 보니 제작비가 축소됐고 눈높이가 높아진 10대마저 외면하면서 흥행에 실패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동안 정체됐던 일본 공포물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밀리면서 시장이 더 작아졌다. “20대 이상까지 타깃층을 확대한 유럽 공포영화 시장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그러나 이처럼 위축된 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마니아 관객을 노린 공포물이 대기 중이다. 막강 파괴력을 예고한 대형 작품이 아니라 쉽게 손익을 맞출 수 있는 안전지향형의 작은 영화라는 공통점이 있다. 국산 영화로는 학원 공포물의 계보를 잇는 강하늘·김소은 주연의 ‘소녀 괴담’이 지난 2일 테이프를 끊었고 3일에는 공포 스릴러 ‘내비게이션’이 개봉했다.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난 영화 동아리 멤버 3명이 우연히 주운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목적지를 찾아 가던 중 뜻하지 않은 상황에 부딪히며 극한의 혼돈에 빠진다는 줄거리다. 일본의 간판급 공포영화 ‘주온’의 세 번째 시리즈 ‘주온:끝의 시작’은 10일 개봉한다. 이번에는 초등학교 담임을 맡게 된 유이(사사키 노조미)가 등교 거부 중인 학생의 집을 방문해 19년 전 사에키 일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겪는 공포를 그렸다. 시즌 3는 지난 15년간 베일에 싸여 있던 도시오와 가야코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는 프리퀄 성격의 작품이다. 영화 ‘폰’, ‘가위’ 등 공포 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안병기 감독도 ‘분신사바2’(17일 개봉)를 내놓는다. ‘분신사바2’는 2년 전 자살한 친구와 관련된 의문을 파헤치며 드러나는 끔찍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중국에서 제작됐다. ‘여고괴담’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한별이 주연을 맡았다. 올해 공포영화 행렬의 마지막에 선 작품이 ‘터널 3D’(8월 13일 개봉). 버려진 탄광에 세워진 리조트에 놀러 간 5명의 친구들이 우연히 들어간 터널에 갇히면서 끝없는 공포와 사투를 그린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과 ‘더 웹툰-예고살인’의 제작진이 만든 청춘 호러물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구본영 칼럼] 육군 병장 이근호와 관심병사 임 병장

    [구본영 칼럼] 육군 병장 이근호와 관심병사 임 병장

    브라질 월드컵 열기가 뜨겁던 지난달 21일. 강원도 전방 부대 GOP에서 병사로 복무하는 아들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인접부대서 총기 난사 사고가 났지만 자신은 무사하단다. 안도감에 앞서 놀란 가슴이 아려 왔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5명의 병사들 부모들의 심경은 어땠을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다. 사고를 친 임 병장은 이른바 관심병사라고 한다. 어떤 이유로든 군대문화에 적응치 못하는 병사다. 필자가 군복무할 때인 1980년대 초엔 ‘고문관’이란 속칭으로 불렸다. 짬밥을 먹고 돌아서면 배고프던 그 시절과 달리 요즘 군대는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배식도 충분하고 구타와 기합도 거의 사라졌다고 들었다. 한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입대한 병사들이 적군보다 동료 중 누군가가 무슨 사고를 치지 않을까 두려워 한다면? 그래서 우리 젊은이들과 그 부모들이 실탄이 지급되는 GOP 근무를 꺼리게 된다면? 국민 개병제(皆兵制)인 분단국에서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병무청 통계에 따르면 육·해·공 전군을 통틀어 사고 고(高)위험군인 A급 관심병사가 전체 병사의 3.7% 수준에 이른다. B급까지 합치면 최전방 사단에 배치된 관심병사들은 전체의 10%를 점한다고 한다. 출산율이 저하하고 있는 데다 복무기간이 단축되면서 병역자원이 태부족한 까닭이다. 이로 인해 이번에 사고가 터진 22사단의 경우 관심사병을 죄다 열외시키면 초병 순환근무조 짜기조차 불가능했다고 한다. 물론 병력 관리를 세심하게 하려는 관심병사제도 본래의 취지가 나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심병사제가 역효과를 빚고 있다면 곤란한 일이다. 즉 관심병사임이 노출돼 부내 내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서 외려 사고 요인이 된다면 말이다. 한국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이번 월드컵에서 고액 연봉을 포기한 육군 병장 이근호는 펄펄 날았다.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병역을 면제받고 거액 몸값을 받는 몇몇 해외파들의 부진과는 퍽 대조적이었다. 그가 러시아전에서 1골을 넣고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벌이는 순간 필자는 온몸이 짜릿하게 감전되는 듯했다. 아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책무)는 저런 것이구나 하며. 조별 예선 탈락 위기를 맞은 가운데 한국팀과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 중계하는 여러 방송사의 캐스터와 해설자들은 당연한 것처럼 죽을 힘을 다해 뛰는 투지를 주문했다. 하지만 해설자 안정환의 멘트가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가슴에 와닿았다. “실력을 키운 다음에야 정신력이 있는 것”이라는. 정신력에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안 통하는 게 축구뿐일까. 군복무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젠가 군대생활을 ‘몇 년 썩는 기간’이라고 했다. 군통수권자로서 해서는 안 될, 무책임한 말이었다. 그럼에도 애국심 고취만으론 현역 복무에 따른 피해의식을 더는 잠재울 수 없는 세태를 잘 꼬집은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안보 무임승차 심리가 총기사고의 근인(根因)일 수도 있다. 자신과 자식은 가능하면 군복무를 않으려고 하면서 취업 시 군가산점제, 군복무 학점인정제 등에 대해선 갖은 이유를 달아 반대하는 행태 말이다. 우리처럼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을 보라. 과학기술 엘리트 양성 프로그램인 탈피옷(Talpiot) 등 군복무를 자랑스러운 경력으로 여기도록 하는 유인책들이 차고 넘친다. 차제에 병역자원 부족-관심사병 전방부대 투입-군내 사고 증대-병역의무 기피심리 확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국민이 그로 인해 손해를 입지 않도록 적절한 보상이 반드시 따르도록 해야 한다. 여기엔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왠지 미심쩍기만 하다. 여의도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병역 비리를 질타하면서 정작 자신은 편법 면제를 받거나 자식들을 외국으로 보낸 의원들이 득시글거리고 있는 현실 탓일까. 논설실장
  • [문화마당] 원고의 블랙홀/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문화마당] 원고의 블랙홀/강성민 글항아리 대표

    최근 개봉해 관객들을 대거 끌어모았던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타임루프를 소재로 삼은 영화다. 주인공은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참여하자마자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일어난다. 그는 그 끔찍한 날이 시작된 시간에 다시 깨어나 똑같은 상황을 겪으며 전투에 재차 참여하고 역시 죽었다가 살아나기를 무한 반복한다. 타임루프를 활용한 원조 히트작은 로맨스에 그것을 적용한 ‘사랑의 블랙홀’이다. 얼마 전 인터넷에선 ‘사랑의 블랙홀’ 영화 포스터를 ‘총리의 블랙홀’로 패러디해 사람들이 배꼽을 잡고 넘어진 바 있다. 그런데 나도 요즘 타임루프의 시간대에 속한 느낌이다. 이른바 ‘원고의 블랙홀’. 매주 두 권씩 책을 출간하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면 또 원고가 쌓여 있다. 나는 톰 크루즈가 되어 온갖 잔재주를 부려가며 예전보다 업그레이드된 실력과 속도로 적(원고)을 쳐부순다. 그래도 원고의 산은 오히려 점점 높아져 간다. 어떤 날은 번역이 끝난 원고가 일주일에 대여섯 편씩 들어오기도 한다. 이메일을 열어보기가 겁난다. 전부 읽고 싶어 오매불망 기다렸던 원고들이다. 이 원고들이 이제는 무섭게 느껴진다. 타임루프를 끝낼 톰 크루즈의 작전은 무한 아바타를 만들어내는 숙주를 찾아 없애는 것이지만, 원고들을 무수히 만들어내는 숙주는 바로 나 자신이니 나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방법은 오래된 원고부터 차근차근 내는 방법밖에는 없다. 목록을 짜보니 수십 편이 넘는다. 올해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묵은 원고들을 말쑥한 옷을 입혀 세상에 내보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 입고되는 원고들은 또 1년이고 2년이고 묵은 원고가 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게다가 업적용으로 반드시 기한에 맞춰 책을 내야 한다는 저자들도 계속 생겨난다. 책 중에는 반드시 시기를 맞춰야 하는 것들이 있다. 타이밍은 이른바 베스트셀러의 필수조건이 3T(Theme, Target, Timing)에 속한다. 예를 들어 ‘표 강탈자들’이라는 원고가 며칠 전 번역이 끝나 입고됐다. 이 책을 펴내서 언론 서평을 받으려면 적어도 보궐선거가 있는 이달 말이나 8월 초에는 나와야 한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를 전 세계에 걸쳐 수백명의 인터뷰를 통해 추적한 ‘스마트’(smart)라는 프랑스 책 또한 올해가 가기 전에 내놓아야 그 신선함이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 있다. 그 외에 저작권이 없는 책들도 몇 편이나 들어와 있다. 이 책들은 국내의 다른 출판사에서 펴낼 수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출간해야 하는 것들이다(실제로 몇 번 물먹은 적이 있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정도전이 남긴 글의 정수를 모은 완결판 ‘정도전 정선’도 결국 드라마가 끝난 지금까지 전혀 손도 못 대고 있다. 요즘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타임 루프를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모두 해피엔딩의 결론을 보여줬다는 사실이다. 원고의 블랙홀도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까. 베스트셀러의 3T를 논하기 전에 지속가능 출판의 3S(Speed·기획의 속도조절, Satisfy·소수의 양서로 만족할 줄 아는 정신, Scheme·몸을 망가뜨리지 않을 노동강도를 만들어낼 계획성)부터 먼저 논해야 할 판이다.
  • 저, 열목어처럼 당신의 인생도 점프하는 날이 한번쯤 오겠죠

    저, 열목어처럼 당신의 인생도 점프하는 날이 한번쯤 오겠죠

    강원 홍천은 나라 안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면적이 너른 곳이다. 동쪽과 서쪽 사이에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다양한 풍경들이 담겨 있다. 이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켜선 곳들이 여태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홍천의 동쪽으로 난 길, 그러니까 구룡령로(56번 국도)를 따라 비경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그 가운데 홍천강 발원지인 미약골, 내린천 최상류의 칡소폭포 등을 돌아봤다. 강원도 구절양장 길의 진수를 선보이는 구룡령로. 감자꽃 핀 시골풍경을 늘 차창에 매달고 가는 길이다. 이 길에서 만나는 첫 번째 명소는 서봉사 계곡이다. 응봉산에서 흘러내린 계곡이 독특한 형태의 절집 서봉사 앞까지 이어지는 동안 곳곳에 맑고 푸른 공간을 만들어 뒀다. 특히 용오름마을에서 운영하는 캠핑장 등 휴양 시설이 제법 잘 갖춰져 가족단위 피서지로 적합하다. 서봉사 계곡에서 구룡령 방향으로 길을 재촉하면 미약골에 닿는다. 강원도 특유의 원시림을 여태 간직하고 있는 비경 중의 비경이다. 홍천 중심부를 관통하는 홍천강의 발원지도 바로 이 계곡에 있다. 밤골, 개야리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홍천강변 유원지들 또한 따지고 보면 미약골에 톡톡히 신세를 지고 있는 셈이다. 미약골은 15년 동안 자연휴식년제로 지정돼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다 이태 전 개방됐다. 사람의 발길이 멈춘 숲은 빠르게 제 모습을 찾기 마련. 상처 입은 산길은 순식간에 아물었고, 계곡을 흐르는 물은 유리처럼 맑은 빛을 되찾았다. 미약골엔 지금도 사람의 발걸음이 잦지 않은 편이다. 개방된 지 오래되지 않아 입소문을 덜 탄 데다, 편의시설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람들이 발걸음 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져 온 것. 하지만 되레 그 덕에 숲은 건강하게 지켜질 수 있었다. 계곡에 들면 사방이 푸른빛 일색이다. 계곡 주변의 바위와 나무 줄기는 시퍼런 이끼로 뒤덮였다. 평지는 세숫대야만 한 양치식물들 차지다. 푸른 숲은 하늘을 가렸고, 맑은 계곡물은 나무의 푸름을 그대로 담아 낸다. 원시 자연미가 넘치는 풍경이다. 트레킹도 즐길 수 있다. 들머리는 56번 국도변의 미약골 테마공원이다. 종착지인 암석폭포까지의 거리는 약 2.2㎞. 천천히 걸어도 왕복 세 시간이면 돌아볼 수 있다. 길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계곡을 따라 걷기도 하고 수중 암석을 징검다리 삼아 딛고 건너는 경우도 생긴다. 길은 어렵지 않은 편. 다만 바위마다 이끼가 성해 미끄러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미약골이 홍천강의 발원지라면 광원리 을수골은 내린천의 발원지 가운데 한 곳이다. 을수골의 자랑은 칠소(七沼)폭포다. 계곡수가 7개의 소(沼)를 만들며 흐른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 공식 명칭은 칡소폭포다. 필경 수심 깊은 폭포의 빛깔이 거무튀튀해 칡소라는 이름이 붙었을 터. 하지만 어지간히 깊은 계곡이면 흔히 있는 칡소보다는 계곡의 특징을 잘 살린 칠소가 보다 정겨운 이름이지 싶다. 칡소폭포엔 열목어가 산다. 맑고 차가운 물에서만 사는 녀석이다. 특히 명개리와 광원리에 걸친 열목어 서식지는 서식환경이 우수한 곳으로 꼽힌다. 수온 11~14도에 암반과 크고 작은 돌, 모래 등을 고루 갖췄다. 주변엔 숲도 우거졌다. 강원도 기념물 제67호로 지정된 것도 이런 이유다. 사람들이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기 딱 좋은 곳이기도 하다. 칡소폭포에선 열목어들이 폭포수를 거슬러 올라가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높이 2~3m나 되는 폭포를 향해 총알처럼 튀어오르는 열목어의 모습이 생경하고 인상적이다. 한두 시간 넋을 잃고 바라볼 정도다. 주로 4~5월 산란기에 펼쳐지는 풍경이지만, 한여름에도 볼 수 있다. 현지 환경감시원들은 “여름철 하천의 수온이 오르면 상류의 찬물을 찾아 열목어들이 폭포를 뛰어넘기 시작한다”며 “8월까지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진다”고 전했다. 비가 많이 온 다음날이면 열목어 소상(遡上) 장면과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빗물로 폭포 아래 수위가 높아지면 열목어가 폭포수를 뛰어넘기도 쉬워지기 때문이다. 열목어가 목숨 걸고 뛰어오른 폭포 위쪽은 을수골이다. 개울이 ‘새 을’(乙)자처럼 굽이 돌며 흐른다는 곳. 내린천의 발원지를 품고 있는 계곡이다. 내친 걸음 삼봉약수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칡소폭포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물맛이 좋아 일찍이 ‘한국의 명수 100선’에 들었다. 한여름에 홍천까지 온 터에 대명리조트 비발디파크를 안 가볼 수 없다. 초대형 물놀이 시설인 오션월드가 있으니 말이다. 지난 3월엔 파크 내 두릉산 자락에 ‘소노펠리체 승마클럽’을 새로 선보였다. 승마클럽은 유럽풍의 클럽하우스와 국가대표 출신 강사진, 수준별 레슨 프로그램 등을 갖췄다. 초보자 레슨과 기승은 물론 정규 승마대회도 가능하다. 승마클럽이 내세우는 중요한 가치는 크게 두 가지다. 체험자 안전과 쾌적한 환경이다. 이를 위해 중·상급자와 마니아를 위한 마장과 초보자 전용 마장을 따로 마련해 뒀다. 승마체험 참가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낙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강사와 체험자 비율도 낮췄다. 마장 바닥엔 규사와 부직포를 섞은 탄력 베이스를 깔았다. 맨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푹신하다. 이 덕에 마장 안에 먼지와 냄새도 사라졌다. 초심자를 위한 실내 연습 마장은 수준과 난이도에 따라 구분된다. 실내에는 조명이 설치돼 시간이나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승마를 즐길 수 있다. 야외 승마장은 상급자 영역이다. 장애물과 마장마술의 기승이 가능하고, 자체 대회 등에 활용된다. 보유한 말은 50마리 정도. 국가대표 상비군이 타는 선수마, 승용마, 위탁마 등으로 나뉜다. 크기가 작은 포니도 9마리 보유하고 있다.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게 승마를 체험할 수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승마체험은 크게 멤버십(1년 정기권·지정마·자마회원)과 일반(패키지·쿠폰·체험·레슨)으로 나뉜다. 체험은 주중 최대 7만 7000원, 주말·공휴일 최대 12만원이다. 체험료 차이는 사실상 강사진의 차이다. 가장 비싼 체험 프로그램은 국가대표 선수가 강사로 나선다. (033)439-8790. 글 사진 홍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서울양양고속도로를 따라 가는 게 가장 간명하다. 동홍천 나들목을 나와 성산교차로에서 홍천 방향 44번 국도로 갈아타고 구성포 교차로까지 간 뒤 다시 56번 국도(구룡령로)로 바꿔 타고 곧장 가면 된다. 이 길에 서봉사 계곡, 미약골, 칡소폭포 등 명승들이 빼곡하게 달려 있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장평 나들목으로 나와 봉평 방면 6번 국도로 갈아탄 뒤 봉평에서 424번 지방도→보래터널→31번 국도(창촌 방면)→창촌 삼거리→56번 국도(양양 방면) 순으로 간다. 소노펠리체 승마클럽은 설악이나 강촌 나들목으로 빠지는 게 낫다. →맛집 칡소폭포 인근의 약수식당(435-6845)은 메밀 막국수로 이름난 집. 삼봉약수터 입구 식당에선 약수로 삶은 토종닭과 백숙 등을 판다.
  • 아베 신조 “집단자위권 행사”로 한국, 중국 흔들어놓고 “참 맛나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일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해석을 바꾼 것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면서 ‘평화’를 역설했으나 설득력이 부족한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집단자위권 때문에 일본이 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는 우려와 관련, “각의 결정으로 전쟁에 말려들 우려가 한층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집단자위권으로 일본과 미국의 동맹이 더 공고해지므로 미국의 반격이 두려워 일본을 공격하기 어렵게 된다는 자의적 해석이다.  그러나 각의 결정은 미국이 일본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이 미국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이런 설명이 초점을 흐리는 것이라는 평가다.  집단자위권과 별개로 미국은 미·일 안보조약 5조에 따라 일본에 대한 방위 의무를 수행하게 돼 있다.  일본이 미국을 위해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면 일본으로부터 공격당한 국가가 보복을 시도할 수 있는 탓에 분쟁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도쿄신문은 2일 미국의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에 집단자위권을 행사해 참가한 스페인이 2004년 마드리드 열차 폭파 테러로 191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었다고 악순환 가능성을 제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
  • [장관에게 힘 실어 주자] 인사청문제도 개선하라

    ‘신상털기식’으로 진행되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책임장관제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불량 후보가 청문회장에 나서더라도 시간만 ‘때우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에서 아무리 ‘부적격’ 판정을 내려도 소용이 없다. 인사청문회가 장관 군기 잡기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여권의 한 재선의원은 1일 “장관이 의원 말 잘 듣도록 군기 한번 세게 잡는 거지 뭐”라는 말로 인사청문회의 취지를 일갈했다. 후보자로 지명되는 순간부터 명예훼손 수준의 검증이 활개를 치는 이유도 불량 후보를 걸러 낼 수 있는 제동장치가 없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렇다 보니 장관도 청문회 검증으로 인해 만신창이가 된 채로 임기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청문회 과정에서 개인의 사적인 치부까지 낱낱이 공개돼 부처 직원들 앞에 얼굴을 들기조차 어려웠다고 호소하는 장관도 적지 않다. 장관들은 청문회 과정에서 권위가 땅에 떨어져 국정 운영에 있어 추동력을 얻기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전 검증 강화를 위해 국회 안에 인사청문회 상설기구를 두는 방안이 설득력 있게 제기된다. 후보자가 지명되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도덕성과 자질 검증을 함께 하자는 취지다. 장관 임명도 국무총리처럼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인선 시점부터 야당과 사전협의를 하게 되고 야당도 합법적인 임명 저지가 가능해져 지금과 같은 혼란이 일어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문회 제도가 늘 여야의 정략적 수단이 돼 왔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하자 새누리당은 ‘청문회 제도 개선’을 전면에 내세웠다. 후보자의 도덕성을 비공개로 검증한 뒤 업무수행 능력을 공개적으로 따져보자는 것이다. 물론 ‘밀실 검증’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지만 청문회 제도 개선 측면에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비공개 도덕성 검증이 야권이 절대 수락하기 어려운 대안이라는 점이다. 공개 검증이야말로 야권이 정부를 견제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새누리당도 모를 리 없다. 즉, 여권의 청문회 제도 개선 추진에 청와대의 책임론을 불식시키고자 하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야당은 청문회 전부터 ‘반드시 낙마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 비판을 사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광역단체장 인터뷰] “신공항은 경제논리로 접근해야…초박빙 민심 겸허히 수용”

    [광역단체장 인터뷰] “신공항은 경제논리로 접근해야…초박빙 민심 겸허히 수용”

    부산시가 다음달 1일 민선 6기 출범과 더불어 대규모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은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10여년에 걸친 관료 중심의 시정이 고착되면서 부산의 젊은이와 기업들이 빠져나가는 원인을 제공했다”며 “민간업체에 의뢰한 조직 진단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올 연말쯤 ‘일자리 창출’에 맞는 조직으로 부산시를 개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당선인은 이어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 대기업을 유치해 일자리 20만개를 만들어 젊은 세대와 함께 다시 뛰는 도시로 만들겠다”며 건강한 부산 건설이 곧 대한민국 발전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서 당선인은 야권과의 협력과 관련, “선거 때는 서로 싸웠지만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면 누구와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며 “오거돈 후보의 공약 가운데 ‘동북아 해양수도 건설’과 ‘2000만 남해안시대 건설’은 수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진보 교육감과의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시장으로서 (교육감이) 진보냐 보수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좋은 아이디어는 수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사상 논리에 치우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부산시의 현안 중 가장 해결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고 또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부산 발전과 시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개발정책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 문화가 중심이 되는 부산의 사회와 경제의 체질을 바꾸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비롯한 전 공무원과 시민 개개인의 능력과 상상력, 창의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따라서 임기 초 일자리 중심의 조직개편을 통해 연구개발(R&D) 투자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일자리 창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 공약은 실현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영남권 신공항 유치를 놓고 경쟁하는 지자체와의 갈등은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공항을 보유한다는 것은 부산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동남권 및 대구·경북지역도 수혜자가 될 것이다. 따라서 5개 지자체가 정부의 조사 결과에 승복해야 하고 정치 논리가 아닌 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 지난 정부에서 무산시킨 정치논리를 자세히 분석해 현재 정부가 진행 중인 수요조사 결과 분석 및 앞으로 시행될 타당성 조사 분석 때 철저하게 경제논리로 접근하도록 대비할 계획이다. 가덕신공항은 지방공항이 아니라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 수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조선, 해양플랜트, 자동차, 기계산업의 중심지인 동남권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고용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10년간 부산시민의 먹거리는 어떻게 마련할 것이고, 20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은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공약 1호인 일자리 창출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다른 하나는 국내외 대기업을 부산으로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위해 부산시의 행정조직을 일자리 창출에 가장 적합한 체제로 개편할 계획이다. 그리고 부산지역 대학 및 기업체가 공동으로 예산을 만들어 기술혁신과 인재를 육성하면 좋은 일자리를 점차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데, 이 기회를 잘 이용해 부산시와 기업체들이 국책과제를 발굴, 정부의 R&D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제2의 도시 자리를 위협받을 정도로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인구 감소의 이면에는 일자리 부족이 사람과 기업의 이탈을 부르고 도시의 경쟁력 약화 및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인재를 키우고 기술혁신을 이루는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도시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 여기에 문화적인 인프라를 갖추면 사람이 모이는 도시로 변모하게 될 것이다. →이번 시장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상대 후보를 지지한 시민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 -초박빙의 승부를 펼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1.3% 포인트의 의미를 바로 새기는 것부터 시작하겠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새누리당 20년, 관료·행정 중심의 10년, 낡은 시정의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 또 시민의 상상력과 실천력을 각각 부산시의 비전과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시민과 현장 중심의 시정을 펼쳐 나가겠다. →무상급식, 자사고 존폐 등 진보교육감의 교육철학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지금까지 부산시와 교육청은 별개의 살림을 살아 왔으나 부산의 미래를 위해 같은 꿈을 꾸고 같이 행동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창의성을 발견하고 키워 주며 아이들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는 특성화 교육을 강화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석준 교육감 당선인은 매우 합리적인 분이라고 알고 있다. 제 생각에 동의할 것으로 믿는다. 무상급식 등 김 교육감 당선인의 일부 공약은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있다. 현재 부산시에서 5000억원 이상의 교육재정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서울을 제외하고 7대 광역시 중 교육재정보조금을 지원하는 단체는 부산뿐이다. 중학교 무상급식 확대는 검토해 볼 생각이다. →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선 6기의 비전은 바로 ‘시민’이다. 시민의 상상력이 비전이고 전략이 되는 시민 주체의 도시로 부산을 확 바꿔 나가겠다. 시민 모두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안전한 부산, 좋은 일자리와 경제활력, 복지와 문화가 선순환되는 건강한 부산을 만들어 나가겠다. 모든 문제의 정답은 현장에 있다는 소신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것이다. 대담 오일만 정치부장·이동구 사회2부장 정리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국회 동의 필요없어 극단적 후보자 추천·신상털기 악순환”

    “국회 동의 필요없어 극단적 후보자 추천·신상털기 악순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잇따른 낙마 이후 여야가 국회 인사청문회제도 개선을 놓고 대립하는 가운데 최근 국회 사무처가 “장관 임명도 국회 동의를 받아야 관련 논란이 줄 것”이란 취지의 제도 개선 연구용역 보고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국회 사무처의 ‘인사청문회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10년간 실시된 청문회는 총 117건이다. 이 중 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8건으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이명박 정부 때 김태호 후보자가 유일하다. 장관 등에 대한 청문회는 총 109건으로 85건은 보고서가 채택돼 임명됐다. 특히 국회에서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음에도 노무현 정부는 3명, 이명박 정부는 16명의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 보고서는 이같이 청문회를 무시한 임명 강행이 현행 제도의 ‘근본 문제’라며 “이 때문에 대통령과 국회는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협상 없는 협상 게임’을 벌인다”고 분석했다. 국회와의 협상이 필요 없기 때문에 대통령은 야당과의 타협을 고려하지 않는 극단적인 후보자를 추천하고, 이에 맞서 야당은 낙마 여론을 부추기기 위해 흠집내기식 ‘신상털기’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이에 보고서는 청문회의 합리화를 위해 “61명에 달하는 대상을 줄이되 결과를 대통령이 반드시 반영하도록 제도 개선을 고려해 한다”고 결론 내렸다. 보고서는 또 미국은 29개 영역으로 구성된 ‘국가안보직위질문서’ 등 여러 개의 표준 질문서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사전 질문서’는 9개 영역으로 그나마도 대부분 문항이 ‘예, 아니오’로 답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괄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서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사전에 도덕적 검증을 끝내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도덕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반면 정책 청문회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국회 사무처가 한국의회발전연구회에 맡겨 3개월간의 연구를 거쳐 지난해 말 발간한 것이다. 여야가 청문회 제도를 두고 격돌하기 직전에 국회 사무처에서 당리당략과 무관하게 제도 개선을 위해 내놓은 연구 보고서라는 점에서 여야의 대립 국면에 발전적인 논점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연구에 참여한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야당이 다수당일 때 임명동의안 통과율이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며 “대통령이 인선에서 야당과 협의·조정하는 노력을 더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관 임명도 국회 동의가 필요하게 되면 사전 협의 가능성이 커지고 야당도 합법적 임명 저지가 가능해 지금처럼 여론으로 혼란을 키우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새누리당은 청문회 제도 개혁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이번 주부터 본격 가동한다. 여야는 당장 30일 원내대표 주례 회동에서 이 문제로 격돌할 전망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세계의 창] 日 지역 재생 현장을 가다… 마쓰야마시 ‘아트 페스티벌’

    [세계의 창] 日 지역 재생 현장을 가다… 마쓰야마시 ‘아트 페스티벌’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일본도 수도 집중형 국가다. 전체 인구의 10.4%(2013년 기준)가 도쿄도에 산다. 수도권인 가나가와, 지바, 사이타마현까지 합치면 비율은 28.1%까지 늘어난다.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이들은 도쿄로 가버리는 탓에 지방은 인구 감소→지역경제 악화→유령도시화라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요즘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의 고민은 바로 ‘지역 재생’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외지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지자체들은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고온천이 있는 에히메현 마쓰야마시도 그중 하나다. 마쓰야마시가 올해 처음으로 지난 4월 10일부터 개최하고 있는 아트 페스티벌 ‘도고 온세나토 2014’는 지역 고유의 전통과 첨단 예술의 효율적인 접목을 통해 지역 경제를 되살린 바람직한 사례로 주목할 만하다. 지난 11일 찾아간 도고온천마을의 다카라소 호텔은 다소 낡았지만 잘 관리된 느낌의,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호텔이다. 그러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위기가 180도 달라진다.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하고 대담한 빨간색의 도트 무늬가 로비를 장식하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아티스트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다. 로비 테이블이나 자판기, 심지어 직원이 가져다준 다과세트의 찻잔에도 ‘구사마표’ 빨간 물방울이 선연하다. 호텔 관계자는 “예전엔 주로 50~60대가 묵으러 왔는데 페스티벌 이후에는 구사마 야요이를 좋아하는 20~30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숙박객이 페스티벌 전보다 30%가량 늘었다”고 귀띔한다. 이곳에서 걸어서 3분 정도 떨어진 호텔 고와쿠엔. 평범한 다다미형 침실인 901호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전혀 평범하지 않은 풍경이 펼쳐진다. 에로티시즘 사진으로 유명한 포토그래퍼 아라키 노부요시의 작품 네 편이 프린트돼 미닫이문에 붙어 있다. 테마는 ‘낙원’. “식사 두 끼가 포함된 1박에 1만 6000엔(약 16만원) 정도였던 것을 2만엔으로 올렸는데도 젊은 여성이나 커플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직원은 전한다. 다만, 아라키 작품의 특성상 18세 이하는 묵을 수 없다. 올해로 개축 120주년을 맞은 도고온천이 파격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온천 전체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구성한 아트 페스티벌 ‘도고 온세나토 2014’를 지난 4월 개최, 연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페스티벌은 ▲지브리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델로 유명한 도고온천 본관을 예술작품으로 장식하는 등 온천마을 안팎에 작품을 설치한 온세나토 컬렉션 ▲본관을 비롯한 주변 9개 호텔을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으로 장식한 ‘호텔 호리즌탈(Horizontal)’ ▲관광객들이 직접 작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슬로 팩토리 인 도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마쓰야마시에 따르면 이 페스티벌로 인해 시를 찾아오는 관광객은 지난 5월 말 현재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12월 말까지 관광객이 계속 유입될 것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도고온천이 최첨단의 미술과 만나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로 일본 안팎에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인구 51만명의 소도시인 마쓰야마에서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다소 생경한 사업을, 그것도 세계적 디자이너들을 불러모아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사업을 추진한 것은 시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도고온천을 찾는 관광객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나카야 히로쓰카 마쓰야마시 산업경제부 도고온천활성화담당과장은 “최근 들어 계속 관광객은 하향 추세였다. 게다가 3년 뒤면 내진 우려로 인해 도고온천 본관에 대규모 복원 공사가 예정돼 있어 지역 관광산업에 악영향이 예상됐다. 도고온천 본관이 아닌 새로운 관광자원 발굴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아트 페스티벌 아이디어는 도고온천 여관조합의 오오키 쇼지 이사장에게서 나왔다. “도쿄역에서 예술작품을 프로젝션으로 상영하는 이벤트를 봤는데 멋져 보였다”는 그의 말에 힌트를 얻어 2012년 10월 사업에 착수했다. 아트 페스티벌을 진행할 대행사로 일본 속옷 브랜드인 와코루가 운영하는 아트센터 ‘스파이럴’을 고른 뒤 1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지역 주민들은 “그동안 해오던 행사가 좋은데 웬 아트 페스티벌이냐”며 마뜩잖아 했지만 몰려드는 관광객과 언론의 관심에 지금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아졌다. 나카야 과장은 “아트 페스티벌로 인해 관광객 증가는 물론이고 마쓰야마시에 대한 일본 안팎의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봤다”면서 “각 지자체들은 한정된 예산 속에서 대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지역 특색을 살린 지역 재생을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마쓰야마(에히메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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