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악순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김민수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학부모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압박감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 이치로
    2026-08-1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89
  • 불황기에도 선전하는 소자본창업아이템 찾기

    불황기에도 선전하는 소자본창업아이템 찾기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창업시장이 악순환에 빠졌다. 매년 100만 명의 자영업자가 창업을 하지만 폐업자도 80만 명에 이른다. 창업의 쓴 맛을 본 소상공인은 막대한 손해와 우울함 등의 정신적인 피해가 더해져 무직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갈수록 높아지는 폐업률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예비창업자들은 창업아이템 선택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폐업 리스크를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소자본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외식 창업은 오랜 기간 선호됐지만 이제는 포화상태가 된 아이템 보다 대중적이면서도 최소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한 새로운 소자본창업아이템이 선호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족발'이다. 족발은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대중적인 메뉴로 비교적 계절과 사회적인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식사와 술안주가 모두 가능하며 테이크아웃과 배달까지 판매채널이 다양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족발집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새로운 콘셉트의 족발전문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족발전문점은 10~20평 정도로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커피전문점이 연상되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요리전문점 못지 않는 다양한 족발 메뉴를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족발은 장점이 많은 메뉴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족발을 삶는 육수 노하우가 필요하다. 하지만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매장에서 직접 족발을 삶을 경우 적지 않은 재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감안해 최근에는 완제품 족발을 공급하는 프랜차이즈도 등장했다. 사소한 차이로맛이 달라질 수 있는 족발을 표준화된 완제품으로 공급해 어디서나 균일한 맛을 낼 수 있으며 조리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가맹점에 완제품 족발을 공급하는 '토시래스페셜' 관계자는 "재고 문제로 인한 고민 끝에 표준화된 제품을 직접 개발해 가맹점주들의 재고 부담이 적어졌다"며 "주방설비나 필요 인력까지 감소할 수 있어 인건비, 운영비가 절감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토시래스페셜은 전국 10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토시래'의 소형 버전으로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으며 30여 가지 자연 재료로만 맛을 내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도로와 뒷골목 그리고 철도변으로… 물길 따라 연결되는 소통·미덕의 공간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도로와 뒷골목 그리고 철도변으로… 물길 따라 연결되는 소통·미덕의 공간

    #‘욱천’을 아시나요 ‘욱천’은 생소한 이름이다. 어지간히 서울 지리를 잘 아는 사람도 이 이름을 들어 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그 괴물이 사는 곳이 바로 욱천이다. 워낙 콘크리트 기둥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으로 묘사돼 하수구라고 알려졌지만 엄연히 원효대교 북단에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연 하천의 끝부분이다. 욱천(旭川, 아사히카와)은 일제시대의 이름이고 원래는 만초천 혹은 덩쿨내로 불렸다. 이 욱천은 인왕산과 안산 사이의 무악재 인근에서 발원한다. 지금 한창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돈의문 뉴타운을 지나 서울역을 거쳐 용산전자상가로 해서 결국 한강과 만난다. 전체 길이는 7.7㎞ 정도다. 다만 삼각지와 용산역 사이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부 복개돼 그 자취를 알기 어렵고, 우리의 의식 속에 별로 남아 있지도 않다. 남영역에서 용산전자상가로 가는 길에 놓인 ‘욱천고가’에 겨우 그 이름을 남기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기억에서 사라졌을 뿐 욱천의 흐름은 여전히 지상에서 확인된다. 서대문 인근의 서울 적십자병원 건물과 주차장 사이를 비집고 달리는 도로가 바로 그것이고, 이화여고 후문과 바비엥 등 고층 빌딩 사이의 완만하게 휘어진 도로가 또한 그것이다. 그 도로는 서서히 남쪽으로 방향을 틀며 독립문으로부터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통일로를 가로지른다. 바로 이곳, 즉 욱천이 다시 방향을 바꿔 서울역을 향해 활처럼 휘어지는 그 자리에 세워진 건물이 바로 미근동 서소문아파트다. 이 건물의 등기부등본상 주소에 등장하는 ‘하천복개지역’의 그 하천이 바로 욱천인 것이다. #통상적 재건축 공식 안 통하는 ‘보존의 역설’ 낙원상가 및 아파트가 도로 위에 세워져 도로 점용료를 내고 있다면 서소문아파트는 이처럼 하천 위에 세워져 하천 점용료를 낸다. 토지 위에 지어진 건물이 토지세를 내는 것에 비하면 두 건물 모두 매우 독특한 면모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재건축에 대한 논의 자체가 마땅치 않아서 오히려 보존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역설이 성립한다. 건물의 가치는 없다고 치고 오직 토지 지분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진행되는 통상적인 재건축 공식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소문아파트는 낡을 대로 낡아 버렸다. 이 건물은 전체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의 비중이 불과 2%도 안 되던 1972년, 오진건설이라는 회사에 의해 지어졌다. 2016년 현재 기준 44세인 셈인 이 ‘중년’의 건물은 안타깝게도 물리적인 나이보다도 훨씬 더 늙어 보인다.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역사적 의미로 인해 ‘서울 속 미래 유산’ 후보 중 한 곳으로 지정되는 명예도 얻었다. 그야말로 ‘웃픈’ 삶을 사는 산전수전의 노장인 셈이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이 초라하다고 해서 이 건물의 역사를 무시하는 것은 금물이다. 서울에서 어지간히 오래 산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도 서소문아파트는 한때 방송인들이 많이 살고 이에 따라 연예인들도 많이 들락거리던 장안의 명소로 기억되고 있다. 그 유명세 덕에 이윤기 감독, 전도연·하정우 주연의 영화 ‘멋진 하루’(2008)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1층과 주변의 상가에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맛집들이 있기도 하다. 벙커씨유를 이용한 중앙난방 덕분에 온수도 잘 나오고 수세식 화장실도 있는, 당시로는 가장 앞선 시설을 자랑하는 아파트였다. 그 흔적으로 아파트 후면에 지금도 굴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화려한 에피소드도 아니고, 하천 위에 세워졌다는 신기함도 아니고, 그 낡은 모습에서 오는 처연한 감성도 아니고, 오직 하나의 건축물, 그것도 선형 상가 아파트라는 독특한 유형으로서 이 서소문아파트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결국 다시 모든 사전 지식을 다 지워 버리고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의 건물을 차근차근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산전수전 노장’ 서소문아파트 읽기 일단 길이가 115m에 달한다. 지금도 서울 시내에 단일 건물로서 이 정도 길이를 갖는 예는 흔치 않다. 게다가 상가 1층, 아파트 6층, 모두 7개 층에 달하는 높이라 그 규모가 상당하다. 지금은 앞뒤로 고층 건물들이 있어서 그렇지 이 일대에 이 건물 혼자 우뚝 서 있었을 때는 실로 대단한 위용이었을 것이다. 1층에는 주로 식당과 카페, 기타 미장원, 편의점 등으로 구성된 약 18개의 점포가 있고 그 위는 2층에서 7층까지 36.36㎡에서 56.2㎡에 달하는 126가구의 아파트가 있다. 건물은 한 동이지만 총 9개의 계단실마다 동 번호가 붙어 있다. 동 번호는 북쪽부터 시작되는데 전면 도로가 완만하게 남쪽을 향해 경사져 있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이 경사를 받아 주기 위해 통일로변의 1동이 다른 동에 비해 살짝 높다. 전면 인도의 재질이 연질이어서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나름대로 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이 인도 위에 상가 식당의 의자, 테이블 등이 나와 자못 활기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전면 도로가 왕복 2차선으로 교통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리 혼잡한 분위기는 아니다. 통상 둥글게 휘어진 건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3동과 4동 사이에서 한 번, 6동과 7동 사이에서 한 번, 이렇게 두 번에 걸쳐 방향을 트는 세 직선 구간의 조합이다. 거주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만약에 전체가 완만하게 휘어진 곡면 건물이었으면 가구 배치 등에서 상당한 비합리성이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총 7개 층이나 되는 건물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 이제는 원칙적으로 하천 부지에 건물을 짓는 것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이 건물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뿐이다. 그렇다면 엘리베이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게다가 복도식이 아닌 계단실형이어서 더욱 어려움이 예상된다. 좁은 계단실을 따라 오르다 보면 의외로 꼭대기층이 7층이 아닌 8층인 것을 알게 된다. 많은 건물에서 그러하듯이 불길하다는 이유로 4층을 누락한 결과다. 3층 다음에 5층이 나오는 것이다. 토지 지분이 없어 재건축 등으로 인한 자산 가치의 증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인지 매매는 거의 없지만 입지 조건 등이 좋아 월세는 활발하다고 한다. 집의 가치에 대한 한국 사회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고도 성장기가 끝나면서 짓고 부수고 하는 악순환이 서서히 멈춰지면 사용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이런 생각도 점점 바뀔 것이다. 옥상에 오르면 이 일대의 경관이 넓게 펼쳐진다. 화분, 빨래, 각종 전선 등 통상적인 것들 말고 눈에 띄는 것은 통일로변에 설치된 엄청난 숫자의 전자 장비들이다. 아마도 이동통신과 관계된 것들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휘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그 흐름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궁금해진다. 건물의 방향은 정확하게 서소문공원과 그 뒤를 병풍처럼 둘러선 우리 시대의 거대 주상복합 브라운스톤, 그리고 그 너머의 서울역 뒷길을 가리키고 있다. 그 도로 아래 욱천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거칠어 보이지만 섬세한 ‘가로의 연속성’ 서소문아파트는 그 장대한 규모, 그리고 다소 거칠어 보이는 외관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한 섬세함이 있다. 특히 주변 지역을 대하는 이 건물의 태도에서 그런 면이 잘 드러난다. 1층의 상가는 이 건물에서 끝나지 않고 주변의 도로와 연결된다. 가로의 연속성이 매우 잘 처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목적을 위해 건물의 양 끝이 취하고 있는 태도가 사뭇 흥미롭다. 통일로 반대편, 즉 경의선 쪽을 보면 상가는 건물의 전면에서 코너를 돌아 그 옆의 건물로 계속 이어진다. 다만 이 부분은 철도변으로서 도로의 성격이 약하다고 판단했는지 상층부 아파트의 측면은 모두 벽으로 막혀 있다. 철도의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였을 것이다. 만약 여기서 이 1층 코너 상가의 측면을 막아 버렸다면 충정로로 연결되는 철도변 상가의 흐름은 끊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통일로변 또한 끝부분의 코너 상가는 두 면을 모두 개방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그뿐 아니라 건물과 도로가 직각이 아닌 예각으로 만나는 것을 반영해 이 부분의 평면을 다르게 처리했다. 그 결과 측면은 정확히 도로와 각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상층부 아파트의 통일로변 측면을 모두 유리창으로 처리하고 있다. 현재는 비록 이 부분에 불투명 시트가 발라져 있으나 그 의도는 명백하다. 즉, 서소문아파트는 서울의 주로 간선 도로인 통일로변의 건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 건물이 자기 자리에서 마땅히 해 줘야 할 도시적 역할을 기꺼이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서소문아파트 이후에 통일로변에 들어선 인근 건물들에서는 그런 배려가 거의 안 느껴진다. 바로 이웃인 경찰청은 담을 치고 들어선 전형적인 권위적 건물이고, 인근 고층 사무실 건물의 저층부도 길에 대해 무뚝뚝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가로의 연속성도 깨졌고 서소문아파트도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지만 주변 지역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여전히 큰 의미로 다가온다. 서소문 아파트의 이런 도시적인 태도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7동과 8동 사이다. 여기에는 개구부가 하나 있다. 이 부분의 상가 하나를 희생하고 건물 후면 골목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개설하고 있다. 그 결과 상가의 흐름은 통일로에서 시작돼 서소문아파트 뒷골목으로, 또 경의선 철도변으로 끊어지지 않고 연결된다. 이것은 담장을 두르고 주변 지역과의 차단을 꾀하는 요즘의 단지형 아파트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서소문아파트 특유의 미덕이다. 낡았다고 무시할 것이 아니다. 요즘 건물들은 이렇게 도시를 읽고 해석하고 그를 몸소 실천하는 저 시대의 기본적 태도를 배워야 한다. 이것이 개발시대의 실험작, 서소문아파트가 여전히 소중한 이유의 하나다. 사족:영화 ‘괴물’에서 음습하게 표현돼서 그렇지 욱천, 즉 만초천의 물은 워낙 맑은 것으로 유명했다. 불을 밝히고 게를 잡는 광경이 심지어 고려말 목은 이색의 용산팔경 중 하나로 등장할 정도였다. 아직도 욱천 일부에서는 게가 살고 있는 흔적이 발견된다. 유일하게 복개되지 않은 삼각지 일대의 짧은 구간에 여전히 많은 물이 흐르는 것으로 보아 그 상류인 서소문아파트 아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도 1층 상가의 맨홀을 열면 물이 흐르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욱천은 한때 서울 도성 밖 서부 지역의 중요한 하천으로서 용산구민들을 중심으로 ‘욱천 살리기 모임’이 있을 정도다.
  • “취임사,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국정 성공 완수 의지

    “취임사,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국정 성공 완수 의지

    박근혜 대통령의 13일 20대 국회 개원 연설 내용은 집권 4~5년차의 개괄적인 정책 방향과 국정 운영 기조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원칙론 견지,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 정치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여소야대의 현실을 인정하고 협치의 자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는 다소 시적(詩的)인 표현을 써서 눈길을 끌었다. 문맥상 20대 국회의 첫발을 떼는 국회의원들을 향한 덕담이었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집권 기간 발자취’에 대한 스스로의 다짐도 담겨 있는 중의적(重義的) 표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임기를 20여개월 남겨 놓은 상황에서 지난 3년 4개월간의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며 주요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대국회 관계]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날까지 모두 5차례 국회 본회의장 연설을 했다. 그중에서 대국회 관계를 연설 초입에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개원일 연설이라는 점을 감안한 측면도 있겠지만, 여소야대 국회의 현실을 인정하고 야당에 손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화합, 협치, 협력, 상생, 존중 등 우호적인 단어를 총동원하다시피 하며 이전 연설과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특히 지난 4차례 연설과 달리 처음으로 ‘소통’이라는 단어를 언급해 주목된다. 야당도 이날 박 대통령의 개원 연설을 혹평하면서도 국회와의 협치나 소통의 필요성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앞서 지난 4차례의 국회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국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연설 말미에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었다. 2013년 11월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생산적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번 연설에서는 “~해야 한다” 등 야당을 자극할 만한 표현보다는 “~라고 생각한다”거나 “도움이 절실하다” 등 한결 부드러운 어법을 구사했다. ‘압박’에서 ‘설득’으로 대국회 전략에 변화를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국민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 것을 놓고도 변화된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송구’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선 실세 의혹 문건유출’ 파동에 대해 “국민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4 용지로 총 13쪽인 이날 연설 분량 중 민생법안 처리 등 국회에 대한 당부를 담고 있는 내용이 거의 3쪽에 달한다는 점에서 협치를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대북 관계]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예상보다 직접적이고 강도 높은 대북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거듭되고 있는 북한의 ‘대화 공세’를 ‘국면 전환을 위한 기만’이라고 규정하면서 대북 압박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이번만큼은 반드시 ‘도발-대화-보상-재도발’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언급이 주목된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며, 원칙론을 견지해 북한의 잘못된 버릇을 반드시 고쳐 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원칙론을 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임기 말 업적 쌓기용 남북정상회담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역대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예외 없이 추진해 왔다. 심지어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은 이명박 정부마저 임기 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전임자들이 걸은 길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앞으로 북한이 뭔가 태도 변화를 보인다면 남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움직임 내지 기류 변화가 남북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이며, 북한의 변화를 목표로 튼튼한 안보와 대화와 교류라는 두 가지 수단을 적절할 때 상황에 맞춰서 쓴다”고 여지를 남겼다. [구조조정] “구조조정이 아무리 힘겹고 두렵더라도 지금 해내지 못하면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인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골리앗 크레인이라 불리던 핵심 설비를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조선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처럼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이를 두고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연설에 담을 내용을 놓고 준비를 많이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朴대통령 “비핵화 없는 北의 대화제의, 국면전환 위한 기만”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북핵 문제와 관련,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해 대화 제안 등 국면전환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비핵화 없는 대화 제의는 국면전환을 위한 기만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핵 능력 고도화를 꾀해 왔다는 사실은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성급히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서 모처럼 형성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모멘텀을 놓친다면 북한 비핵화의 길은 더욱 멀어질 뿐”이라면서 “정부는 확고한 방위능력을 토대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관련, “국제사회는 그 어느 때 보다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제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 대(對) 북한의 구도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라는 지난한 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결국 의지의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국제사회가 지금처럼 단합된 입장하에 북핵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도발-대화-보상-재도발’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대화 공세에도 대북제재·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남북 군사 당국회담을 제안하는 등 대화 공세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안보 문제는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호히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핵과 전쟁의 공포가 없고 남북 주민 모두가 자유와 정의, 인권을 누리는 통일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앞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폐쇄와 고립에서 벗어나 남북이 보다 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누리는 길을 열어 가는데 제20대 국회가 함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진행된 이란과 아프리카·프랑스 순방과 관련, “제가 이런 블루오션을 향해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프리카 정상외교와 관련, “새마을운동은 그들의 국가발전전략이 되었고 보건과 음식과 문화를 융합한 코리아에이드(Korea Aid)는 우리 대한민국의 세계를 향한 인류애를 상징하는 모델이 됐다”고 자평했다. 연합뉴스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고객, 서비스 = 중국집 군만두… 시장질서 훼손·경쟁력 약화 원인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고객, 서비스 = 중국집 군만두… 시장질서 훼손·경쟁력 약화 원인

    사례1. 서울 강남의 A은행 PB센터에 근무하는 이모 팀장. 이 팀장은 최근 한 자산가 고객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처리했다. 유학 중인 자녀에게 1만 달러를 송금한 이 고객은 전신료(8000원)와 해외송금수수료(2만 5000원)를 납부해야 했다. 그런데 이 고객은 이 팀장에게 대뜸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 해외 송금 수수료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고객이 PB센터에 맡겨 놓은 현금 자산만 50억원이 넘었다. 초부유층 고객인 셈이다. 이 팀장은 “PB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우대 혜택으로 대부분의 수수료가 면제되지만 가끔 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엔 여지없이 수수료를 깎아 달라고 한다”며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럴 땐 군말 없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고 털어놨다. 사례2. 김모씨는 2013년 여름 B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휴대폰 문자메시지(SMS) 알림 서비스(이용요금 한 달 1000원)를 신청했다. 계좌의 입출금 정보나 적금 만기, 연체 등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처음 몇 달은 김씨가 지정한 자동이체 계좌에서 서비스 이용 수수료가 꼬박꼬박 빠져나갔다. 그러다 계좌 잔고가 부족해 4개월 동안 수수료 연체가 발생했다. 이후 김씨 계좌에 목돈이 입금되자 은행은 그동안 연체된 수수료(4000원)를 곧바로 출금해 갔다. 이에 김씨는 A은행에 “허락 없이 수수료를 빼갔다”며 10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은행원들은 “우리나라 고객들은 은행 문턱만 들어서면 목소리가 커진다”고 하소연한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서비스업이지만 ‘서비스=공짜’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워낙 만연해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시장 질서가 훼손되고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게 금융권 종사자들의 항변이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은행 서비스를 중국집 군만두(공짜)쯤으로 생각한다”는 자조 섞인 불만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양원근 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은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으로 손쉽게 은행들이 돈을 번다는 인식이 강해 고객들이 수수료 자체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정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억원의 현금자산을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 맡기는 자산가 고객들조차 수수료는 지불하기 아까워하는 게 사실이다. 이런 모습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선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주장한다. C은행 부행장은 “금융사는 서비스에 정당한 가격을 매기고, 고객은 서비스를 받은 만큼 제값(수수료)을 지불하는 시장경제 기본원칙을 금융시장 참여자(정부·금융사·고객) 모두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수수료 현실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금융 서비스에 제값을 지불하지 않는 관행이 자리잡은 배경은 복합적이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우리 금융산업이 수십년째 제자리인 것은 시장 참여자 모두 그동안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우선은 정부와 정치권의 무원칙이 가장 큰 문제다. 여론에 휘둘리거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무분별하게 시장에 개입해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1년 미국 월가의 ‘금융권 탐욕 규탄 시위’ 직후 국내에서도 금융사들이 자동화기기(ATM) 등 각종 수수료를 줄줄이 인하했다. 들끓는 ‘민심’을 의식한 금융 당국과 정치권의 압박 탓이었다. 2006년 6900억원이었던 시중은행 수수료 수익은 2014년 5000억원으로 27.5% 급감했다. 취임 초였던 지난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가격 통제는 금융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르는 대표 사례”라며 ‘수수료 자율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은행 중도상환 수수료에 대한 질타가 잇따르자 임 위원장은 “적정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가격 개입에 나서겠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두 차례(0.5% 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급감했던 시중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결국 1.5% 수준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최고 0.8% 포인트까지 끌어내렸다. 종종 ‘표심’(票心)을 의식해 은행을 압박하기도 한다. 2007년 경기 판교 3400가구 입주 예정자들은 단체로 중도금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처음에 완강히 버티던 시중은행 3곳은 ‘집단대출 입찰에서 제외하고 은행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에 결국 0.4~0.5% 포인트 금리를 깎아 줬다. 당시 입주 예정자 편에 서서 은행을 수 차례 항의 방문했던 지자체 의원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 금리를 깎아 준 것은 국내 최초”라고 자평하며 ‘지역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시켜 준 사례’로 의정 홍보에 적극 이용하기도 했다. 국내에 진출한 한 외국계 은행장은 “고객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고 이자를 내는 것은 모두 정상적인 계약에 기초한 것인데 고객들이 은행과의 계약은 쉽게 파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계약보다는 ‘떼법’이 우위에 있는 국내 풍토를 꼬집은 것이다. ‘민원에 죽고 사는’ 은행들이 스스로 시장 원칙을 내준 책임도 크다. 금융감독원은 2002년부터 금융사별 민원 평가를 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매월 민원접수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이는 지점 경영평가(KPI)와 직원 승진, 성과급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은행의 경우 영업점 KPI(1000점 만점)에서 민원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20점)다. 민원 한 건이 발생할 때마다 1점이 감점된다. 금감원에 직접 접수되는 민원은 때에 따라 한 건에 5점 감점되기도 한다. D은행 직원은 “금감원 접수 민원으로 KPI 5점이 한 방에 감점되면 신규 카드 고객을 200명 넘게 유치한 실적이 없어지는 것과 맞먹는다”며 “악성 민원인(블랙컨슈머)이라도 일단 민원 접수를 못 하도록 ‘어거지’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금융 당국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민원 평가 방식을 ‘소비자보호실태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지던 금융 시장에서 은행들이 이제 와 ‘비정상의 정상화’(수수료 현실화)를 외치고 있다. 위기감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인 1.5%까지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이자수익 역시 급감해서다. 지난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1.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줄어든 수익 벌충을 위해선 수수료 현실화가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고금리 과실을 누렸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수수료를 금리에 반영해 사실상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었다”며 “최근엔 저금리 기조로 이자수익은 계속 줄어드는 데 반해 수수료를 이자에 얹을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진단했다. 금융 환경도 크게 변했다. 과거 은행은 지급·결제·송금 등 금융 인프라망을 제공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했다. 서비스도 그만큼 단순했다. 반면 최근엔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외환업무 등 상업은행의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세분화되고 다양해졌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인데 현재와 같은 수익 구조로는 투자도 혁신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이 수수료 1000~2000원을 아까워하면 결국엔 서비스 질이 악화되고 고객이 그동안 당연시 여기던 혜택들이 축소된다”며 ‘악순환의 반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문만 열고 나가면 길거리에서 쉽게 눈에 띄던 은행 영업점(13개 은행 기준·2014년 6055개→2015년 5890개)이나 ATM(3만 9723개→3만 8254개)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도 ‘혜택 축소’인 셈이다. 금융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더이상 미뤄 두기도 힘들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은행이 주거래 고객에게 제공해 주고 있는 수수료 감면 혜택도 어떤 부분이 얼마나 면제되고 있는지 일일이 알려 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짜로 이용하고 있는 수수료 혜택이 사실은 공짜가 아님을 인지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구조화 상품(ELS, ELF 등)이나 맞춤형 상품을 꾸준히 개발해 고객이 ‘이 정도 상품에는 지갑을 열어도 되겠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은행의 차별화 노력을 주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금융 당국이 금리와 수수료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정부 개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과 ‘약속한 범위’에서만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인간애 실천·봉사…‘교정행정 빛’이 되다

    인간애 실천·봉사…‘교정행정 빛’이 되다

    본사·KBS·법무부 주최 교정대상 시상식 서울신문사와 한국방송공사(KBS), 법무부는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4회 교정대상 시상식을 열어 교정행정 발전과 수용자들의 올바른 사회 복귀에 힘쓴 공로가 큰 교정공무원 6명과 교정위원 11명 등 총 17명에 대해 시상했다. 행사에는 교정공무원과 수상자 가족, 김영만 서울신문사 사장, 김현웅 법무부 장관, 박희성 한국방송공사(KBS) 시청자본부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만 서울신문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교정행정은 국가 기본업무의 하나로 따듯한 인간애와 지극한 인내심, 끝없는 희생이 필요한 일”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봉사해 온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작은 보답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교정 가족의 노고가 비록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더라도 차곡차곡 채워지고 한데 모여서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수용자에게 희망의 바다가 되고 우리 사회를 더욱 밝혀 주는 따뜻하고 찬란한 빛이 된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정행정은 사회 방위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로서 국가 형사 사법 절차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단계”라며 “적극적인 교정·교화 정책으로 출소자들이 재범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자”고 말했다. 교정대상은 교정공무원으로서 사형수 상담 및 교정 사고 예방 등 교정·교화와 교정행정 발전에 앞장서 온 이윤휘(50) 서울구치소 교위가 받았다. 이 교위는 의사소통이 불편한 청각장애인 수용자를 위해 수화를 배웠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와 함께 양로원, 보육시설 등에서 목욕 봉사를 했다. 그는 “수용자 중 많은 사람들이 불우한 가정환경의 영향으로 나쁜 길에 빠진 경우가 많다”며 “심리상담을 배운 경험을 살려 수용자들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위와 함께 상을 받은 교정공무원 6명은 모두 1계급 특진했다. 교정대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순길 전 법무부 교정국장은 “수상자 모두에게 그동안 실천해 온 특별한 헌신과 봉사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교정 현장에서 진정한 봉사의 가치를 실현하고 계시는 훌륭한 분들을 더 많이 발굴해 포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정대상은 수용자 교정·교화에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교정공무원과 민간 자원봉사자들을 포상, 격려하고 교화 활동에 대한 국민의 참여의식을 높이기 위해 1983년 제정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중국은 ‘위폐공화국’? 中 ATM의 오명, ‘위폐 자판기’

    중국은 ‘위폐공화국’? 中 ATM의 오명, ‘위폐 자판기’

    중국에서 위조지폐 관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은행에서 운영하는 정식 ATM기기에서 인출한 지폐 중 상당수가 위폐인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각 은행에서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ATM기기와 출금만 가능하도록 설계된 현금인출기(CD)를 지역별로 다르게 운영해오고 있다. 위폐 인출 불만사항이 잦은 지역일수록 출금만 가능한 기기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위폐를 ATM기기에 입금 한 후 새 지폐로 바꿔 출금하려는 이들의 행위를 막기 위한 자구책이다. 그런데, 이 같은 은행의 운영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ATM기기에서 '상품권'이 출금되는 사건이 발생해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8일 푸젠성(福建省)에 거주하는 장씨는 인근에 자리한 A은행 ATM기기에서 2000위안(약 36만원)을 인출했다. 그런데 장씨가 인출한 100위안 짜리 20장 가운데 무려 8장이 인터넷으로 발행된 ‘무료 쿠폰 상품권’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국청년망(中国青年网)이 29일 보도했다. 인출된 상품권의 모양과 크기, 색깔 등이 100위안 지폐와 매우 유사한 탓에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경우 상품권인지 여부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인데, 다만 해당 상품권 표면에는 ‘내부사용, 유통금지’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 문제가 발생한 ATM 기기를 직접 관리, 운영해오고 있는 지역 은행 측은 장씨의 주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해당 문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은행 책임자를 급히 파견, ATM기기 내부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은행 측에서는 “지금껏 운영해오고 있는 ATM기기에서는 정교하게 위조된 지폐일지라도 명확하게 구분해낼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기기에서 정교한 위폐도 아닌 상품권이 출금됐다는 장씨의 주장을 신뢰하게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 지역 일대의 ATM기기는 모두 CCTV를 통해 지폐 입출 사항을 그대로 녹화하고 있으며, 지폐를 운반할 시에도 2인으로 구성된 운송팀의 엄격한 관리 하에 운반된다”면서 “기기 속에 상품권이 있었다는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 은행 측에는 책임이 없다는 의미를 전달했다. 이같은 은행 측의 답변에 대해 장씨는 “인출 직후 현장에서 강하게 항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처럼 중국에서 위폐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 유통 업체를 통해서 전보다 더 쉽게 위폐의 판매 및 구입이 가능하다는 꼽는다. 실제로 지금껏 중국에서 발생한 위조 지폐 사건 가운데 상당수가 온라인 유통 업체를 통해 불법으로 매매된 위폐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경찰에 자진 출두한 B씨(여·호남성 거주)는 온라인 유통 업체 타오바오(淘宝)에서 구입한 위폐 100장 중 80여장이 사용할 수 없을 만큼 훼손된 것이 배달됐다며, 해당 업체를 고발한 사건도 보도된 바 있다. 당시 그가 구입한 위폐는 100위안 1장 당 20위안 선에 거래됐으며, 공안 당국은 B씨를 벌금 및 구류조치하고 B씨에게 위폐를 팔아넘긴 후 잠적한 일당을 추적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위폐 사건의 근절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위폐 회수 조치 정책에 기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폐 사건에 대해 무조건적인 압수 조치를 실시해오고 있는데, 이때 위폐로 인해 피해를 받은 이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상 조치를 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뜻하지 않게 위폐를 손에 쥔 이들조차 신고 조치를 선택하는 대신, 모른 척 사용하게 되는 등 위폐 유통으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루가 멀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위폐 사건을 접하며, 향후 중국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위조지폐 유통 방지를 위한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집계 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의 위폐 유통으로 인해 초래될 각종 사회, 경제적 문제를 머지않아 마주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글·사진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사설] 국회선진화법 딜레마 풀 곳은 법 만든 국회뿐

    헌법재판소는 어제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일부 조항이 국회의원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며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2014년 12월 정의화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하자 국회선진화법 위헌 소송을 준비하면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했다. 이번 각하 결정은 일반적으로 청구행위가 부적법한 것이어서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종료하는 법률 행위다. 국회 선진화법 관련 문제는 국회 스스로 해결할 문제지 헌재의 처분에 맡길 성격이 아니라는 의미다. 헌재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면서 “의사 절차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존중해야 하고, 표결 실시 거부행위가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위험성이 없다”고 결정했다. 선진화법 자체가 다수결의 원리나 의회민주주의에 반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선진화법은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19대 국회부터 시행된 것으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쟁점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재적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하도록 한 것이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고 날치기 통과 등의 악순환을 끊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인한 입법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문제점도 노출해 19대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헌재의 이번 판결로 국회 선진화법의 현행 유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안의 위헌 여부를 묻는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국회가 법안 통과 절차를 규정한 국회법을 둘러싼 갈등을 외부 기관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4·13 총선 결과로 형성된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논쟁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여야 3당 체제에서 누구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독주는 불가능해졌고 소통과 협치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선진화법 현행 유지가 결정되자 여야는 즉각 “협치의 정신을 살려 양보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최근 파행으로 막을 내린 5·18 기념식이나 상시 청문회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상황을 보게 되면 우려가 앞선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적의 공통분모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정치의 묘미다. 19대 국회가 여야의 대치와 파행으로 얼룩진 것은 국회 선진화법 때문이 아니라 ‘균형과 견제’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고 대통령은 물론 여야 수뇌부들조차 합창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지 않고 있다. 최악의 상황인 남북관계, 민생문제, 노동개혁, 기업구조조정 등은 소통과 협치가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현안이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이 심기일전하여 19대 국회와 차별화된 희망의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위상을 되찾고 국회 권력을 장악한 야권도 책임감을 갖고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 “상가들 줄줄이 문 안 닫아…2년 버티면 조선업 살아나”

    “상가들 줄줄이 문 안 닫아…2년 버티면 조선업 살아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 지역 경제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역 경제에서 조선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거제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권민호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조선업 위기 극복 종합대책본부’를 지난달 발족해 대응하고 있다. 지역을 가장 잘 꿰뚫어 보는 권 시장으로부터 26일 실상과 현장 상황 등을 들어봤다. 우선 권 시장은 “거제 지역 경제 실상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가게가 줄줄이 문 닫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기업과 정부 등이 선제 대응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사에 대한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로 고용불안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근로자들이 지갑을 닫는 등 지역 경제가 위축된 것은 맞지만 당장 급격히 추락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안일하게 생각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시민들의 불안감과 심리 위축 현상이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 불황을 극복하는 데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자극적인 보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제는 면적의 70%가 관광지이고 수산업 등도 발달해 지역 경제가 급격히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오히려 “기업과 정부, 전문가 등이 합심해 이 위기를 잘 대처하면 조선산업 체질을 개선하고 기술력을 키우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산업은 호·불황 주기가 반복되는 산업으로 전문가들은 2018년이면 조선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보고서를 내고 있어 2년을 버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채권단에서 요구하는 구조조정이 조선업체에 빌려준 돈을 받는 데 초점이 맞춰져 문제라고 권 시장은 지적했다. 그는 “무조건 인력을 줄이고 돈 되는 시설과 자회사를 매각하라는 요구는 팔다리를 잘라 조선산업을 무장 해제하는 것”이라며 “현장 실정을 잘 아는 회사와 근로자, 협력업체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구조조정 계획을 짜야 한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선박건조 분야는 2년치 일감을 확보해 인력정리가 필요 없고, 해양플랜트 분야는 연말부터 바닥이 나 인력이 점차 남아돌게 된다고 한다. 권 시장은 “해양플랜트 분야는 기술 부족으로 적자 수주라는 비싼 수업료를 물고 기술을 축적해 중국보다 10년, 일본보다는 3년 이상 앞섰다는 게 해당 업계의 분석”이라며 “경기 회복기에 고부가가치 수주를 할 수 있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협력업체 사장들이 ‘원청업체에서 원가를 일방적으로 낮춰 적자가 계속돼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하소연한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권 시장은 “정부가 조선업에 대해 고용위기업종 지정뿐 아니라 각종 세금 징수 유예, 4대보험 유예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시에서도 조선협력업체에 지방세 감면 및 징수 유예, 운영자금 이자지원 확대 등을 강구한다고 밝혔다. 조선업이 불황인 가운데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지금 조성하면 앞으로 5~6년 뒤 조선업 호황기에 완공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물동량 운송의 90%를 해상에서 담당하며 오대양에 다니는 선박 중 2만 6000여척은 1만t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그래서 권 시장은 “선박 평균 수명을 25년으로 단순 계산하면 매년 1000여척을 새로 건조해야 해 조선산업은 없어질 수 없는 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불황기에 노조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 임금을 양보하고 노조 전임자들이 현장에 나가 용접작업을 하는 등 희생하는 자세를 보이면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발벗고 지원하지 않겠느냐”며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고통을 분담해 불황기를 이겨 내자”고 호소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美 ‘트리플A 기업’ 멸종위기 왜?

    美 ‘트리플A 기업’ 멸종위기 왜?

    기업 가치 끌어올리려 대출 늘리고 저유가에 실적 부진·배당 확대 탓 미국에서 최고 신용등급(AAA)을 가진 기업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집계를 인용해 현재 미국에서 ‘AAA’(트리플A) 등급을 보유한 기업은 생활용품업체인 존슨&존슨과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두 곳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S&P가 최고 등급을 준 기업이 98곳에 달했던 1992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가장 최근 ‘AAA’ 등급을 상실한 미국 기업은 석유 메이저사 엑손모빌이다. S&P는 지난달 26일 엑손모빌의 지나친 부채 수준을 지적하면서 등급을 ‘AA+’로 한 단계 끌어내렸다. 1949년 엑손모빌이 처음으로 트리플A 등급을 부여받은 이후 67년 만의 강등이다. 전신 회사(저지스탠더드오일)의 신용등급까지 합하면 엑손모빌은 1930년부터 최고 신용등급 AAA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20달러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실적이 극히 부진한 데다 기업가치 현실화를 위해 대출을 늘리고 고배당까지 유지하면서 재무제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것이 S&P의 설명이다. 엑손모빌의 작년 말 부채는 387억 달러로 2012년 이후 무려 3배 넘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트리플A 등급 기업이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배당 확대와 기업 인수·합병(M&A)용 실탄 확보를 위해 저금리에 회사채 발행을 대거 늘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FT는 지적했다. 최고 신용등급을 ‘무기’로 사실상 제로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는 바람에 대차대조표 상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 신용등급이 떨어져 회사채 발행에 제한을 받는 악순환 구조가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기업들의 대차대조표 내 부채가 4조 달러(약 4767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미 기업의 경영진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부채에 크게 의존했다는 얘기다. ‘AAA’ 등급 회사채의 시가총액이 620억 달러 정도인 데 반해 등급이 ‘AA’와 ‘A’인 기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4190억 달러와 1조 7800억 달러에 이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평사들의 평가 기준이 강화돼 엄청난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AAA’ 등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1960년대처럼 ‘AAA’ 등급 기업 수가 늘어나는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환대는 그런 것이 아니다/최여경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환대는 그런 것이 아니다/최여경 사회2부 차장

    1년 전 이맘때 프랑스 파리. 유명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일하던 친구가 감탄사를 연발하며 말했다. “곧 중국 관광객 6000명이 우리 백화점에 온대!” 120년 된 라파예트는 파리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인테리어로도 유명해서 늘 사람들이 북적인다. 여기에 수천 명이 더해지니 직원들은 사색이 됐다고 했다. 그때 중국의 ‘인해전술 관광’을 처음 봤다. 중국 톈스그룹의 임직원 6400명은 파리 140개 호텔에서 나흘을 머물렀고, 니스와 칸 등이 있는 코트다쥐르의 79개 호텔에서 닷새를 보냈다. 이 일은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까지 화제가 됐다. 최근 중국 아오란그룹의 임직원 6000명, 중마이그룹에선 임직원 8000명이 한국에 온 것처럼. 프랑스와 한국에서 벌어진 인해전술 관광은 닮은꼴 같지만 속은 다르다. 톈스가 프랑스에서 받은 편의는 니스행 기차 편성을 늘린 것, 니스에서 차량 퍼레이드를 열고 백화점을 하루 통으로 빌린 것 정도다. 톈스는 기차표 7600장, 루브르박물관 관람료, 니스의 물랑루스 공연 등을 경험하려고 프랑스에 1300만 유로(약 162억원)를 미리 지급했다. 아오란과 중마이가 한국에서 받은 것은 편의에 대접이 첨가됐다. 한국관광공사와 인천시는 아오란에 공연 관람, 숙박비 일부 등 1억 8000만원어치를 지원했다. 월미도 치맥 파티에 쓴 닭 3000마리, 캔맥주 4500개 등은 관련 업체가 후원했다. 중마이 단체관광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서울시 등이 나섰다. 두 차례에 걸쳐 한강에서 삼계탕 8000인분, 캔맥주 8000개로 파티를 했다. 인해전술 관광에서 중국에 퍼준 것을 한국 측 관계자들은 “환대 차원”이라고 했다. 대접받은 기쁨을 느낀 이들이 중국으로 돌아가 한국의 경험을 소문내면서 한국 관광을 유도할 수 있을 거라는 논리다. 이런 환대가 관광업계에는 악순환을 부르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중국인 개별 관광 가이드를 하는 친구는 아오란과 중마이의 사례를 본 중국 여행사들은 더 많은 요구를 한다고 했다. “관광상품 가격을 더 낮춰 달라고 하고, 쇼핑과 놀이공원·공연 등을 패키지로 묶어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여행사는 수입원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관광객이 쇼핑한 만큼 이윤을 되돌려 주는 쇼핑센터를 전전하는 배경이다. 단체관광의 경제 효과는 주로 면세점에 쏠린다. “면세점에서 쇼핑만 하고 단체 식당으로 옮겨 가니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게 면세점 주변 식당 주인들의 푸념이다. 여행사가 가자는 대로 여행한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의 진짜 멋을 알 리가 없다. 한 해 1600만명이 찾는 파리는 불친절한 도시다. 파리에선 7~8월에 도로와 건물 공사가 많다. 이유를 물으면 답은 한결같다. “파리 시민 대부분이 휴가를 떠나서 시민 불편을 덜 수 있다.” 그럼 여름휴가차 파리에 온 외국인들의 불편은? “그래도 오잖아.” 에펠탑과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센터 등 가고 싶은 명소들로 무장한 파리의 자신감이다. 관광도시 파리의 ‘환대’는 멋과 예술이 있는 도시의 존재, 그 자체다. 우리에게 환대는 무엇인가. 이것저것 퍼주고 뒤로는 바가지를 씌우는 건 환대가 아니다. 여행을 간 그곳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누리도록 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사와 유산, 문화의 매력을 보여 주고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 줄 때, 그들은 환대받았다 느끼고 다시 한국을 찾아온다. cyk@seoul.co.kr
  • “한국경제 늪지형 불황에 빠졌다”

    최근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 상황이 ‘늪지형’ 불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대규모 충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회복 지연에 따라 점점 긍정적 신호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8일 발표한 ‘현 불황기의 다섯 가지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경기 상태에 대해 “경기 하강속도는 완만하지만, 침체 기간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0년 유럽발 재정위기를 겪고 난 뒤인 2011년부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3%에 그치고 있다. 2012~2013년, 2015년에는 2%대 성장에 머물렀다. 국내 경기를 이끄는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늪지형 불황의 근거다. 연구원은 경기가 장기간 바닥을 찍으며 불황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는 점 역시 새로운 특징으로 꼽았다. 또 경기 저점은 통상 한 개 또는 두 개(더블딥)인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엔 경기 반등 시점에 새로운 경제 충격이 발생하면서 저점이 세 개 이상인 ‘멀티딥’ 형태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실제 국내총생산(GDP)과 잠재GDP 차이인 GDP갭을 잠재GDP로 나눈 GDP갭률이 금융위기 이후 세 차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연구원은 불황이 수출 제조업에서 내수 서비스업으로 번지면서 동반 부진을 보이는 것도 전례 없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늪지형 불황의 원인으로는 ‘수요 충격’과 ‘자생력 부족’이 지목됐다. 기업 실적 부진이 가계 소득 정체로 이어져 투자 및 소비 감소, 기업 경영 악화를 초래하는 악순환이 반복돼 민간 부문 자생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민간 부문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2001~2008년 분기 평균 3.9% 포인트에서 2011~2015년 2.5% 포인트로 내려앉았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1.7% 포인트로 급락세를 보였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사상 초유의 늪지형 불황에서 탈출하려면 주력 산업 육성을 통한 역동성 회복, 사회 안전망 구축을 병행한 산업 합리화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금리 인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정책 조합을 통한 적극적인 총수요 확대 정책도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수요 에세이] 좋은 규제, 나쁜 규제/한만희 전 국토교통부 차관·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

    [수요 에세이] 좋은 규제, 나쁜 규제/한만희 전 국토교통부 차관·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

    ‘손톱 밑 가시’, ‘암 덩어리’, ‘목숨 걸고 완화해야’ 등. 모두 정부의 규제를 둘러싸고 나온 이야기들이다. 규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이 표현들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경제도 발전해야 하고 사회도 척척 돌아가야 하는데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모두 답답함을 토로하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왜 공무원들은 그렇게 규제 완화에 소극적일까. 그 이유를 살펴보려면 우선 완화할 수 있는 규제와 완화해서는 안 되는 규제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환경이나 보건, 안전에 관한 규제들이 후자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교통 분야의 경우 미국에서는 교통안전에 관한 규정은 강화하는 반면, 운수업의 경영에 관한 규제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즉 안전 규제는 좋은 규제, 경영 규제는 나쁜 규제로 보는 것이다. 우리도 그런 식으로 정리해 나가면 규제 완화가 쉬울 듯싶고 이를 게을리하는 공무원들만 지적하면 될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구분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많은 경영 관련 규제가 각 업종의 활동 영역과 맞물려 있어 완화하는 경우 업종 간에 큰 다툼을 초래하게 된다. 최근 논란이 되는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분야 진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규제를 완화하면 지역 간 다툼이 발생하게 된다. 수도권 관련 규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택 건설을 늘리기 위해 용적률을 완화했더니 일조권을 침해받았다고 소송이 빈발하기도 한다. 풍력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산림을 훼손해야 하는 사례처럼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지 애매한 경우도 있고, 원격진료나 교육 개방과 같이 특정한 가치관에 따라 반대가 심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쉽지 않은 퍼즐을 풀 수 있는 주인공이 공무원들인데 이들이 잘 나서려 하지 않으니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규제 완화나 정책 변경을 섣불리 했다가는 특혜를 줬다는 오해를 받기 쉽고, 자칫 부작용이 발생하면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점을 그동안의 학습 효과로 잘 알고 있다. 무슨 문제만 생기면 ‘인재’(人災)라며 희생양을 찾는 사회 분위기가 바뀔 것 같지 않고,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적극적으로 일을 하게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공무원들이 양심을 갖고 성실히 일만 하면 감사나 이로 인한 신분상 불이익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전에 미국의 한 부처에 파견돼 그곳 공무원들과 지낸 적이 있다. 수천 명의 직원 중 100명 정도가 변호사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이 각 부서가 진행하는 업무에 법률 자문을 해 국가 소송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었다. 또한 재무회계 부서에는 계약된 회계사들이 배치돼 회계장부를 점검하고 다소 미심쩍은 부분은 확인과 수정을 해 나가는 것을 보았다. 미국과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도 주요 정책 결정이나 집행 과정에 전문가들이 수시로 참여하는 시스템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본다. 또한 감사의 방향도 일부 부작용에만 집중해 불이익을 주려 하기보다는 성과는 무엇인지, 다른 방안은 없었는지를 함께 고려해 책임 여부를 따져야 한다. 특히 여론의 변화나 정치적 고려 때문에 소신껏 일한 정책 담당자들이 불이익을 입는 일은 없도록 해야 공무원들의 적극적 자세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공무원 스스로의 적극적인 자세 변화를 부탁하고 싶다. 그 많은 규제 완화나 정책 변화 요구는 지금 상태로는 급변하는 세계 정치나 경제구조 속에서 우리가 버티기 힘들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껏 해 오던 방식만으로는 발전은커녕 제자리 유지도 어렵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를 넘어 이제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틀을 마련해 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그렇게 하다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본인이 불이익을 받을 우려도 있겠으나 안전한 여건이 다 갖춰지길 기다릴 여유가 없으므로 그동안 헌신해 온 것처럼 공무원들이 앞으로의 발전에도 앞장서 주길 바라는 것이다. 결국 좋은 규제, 나쁜 규제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틀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여기에 전문가인 공무원들이 앞장서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 BMW코리아 인프라 확충, 서비스 인력 2배 늘리고 부품물류센터도 짓고

    BMW코리아 인프라 확충, 서비스 인력 2배 늘리고 부품물류센터도 짓고

    “불신과 출혈경쟁, 질 낮은 서비스로 이어지는 수입차 판매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싶다.”(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BMW가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올해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BMW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센터는 BMW 50개, MINI 19개 등 모두 69개다. BMW는 연말까지 이를 80곳으로 늘린다. 또 1000여개의 워크베이(차량 1대 설비 장비)를 올해 약 200개 늘리고, 서비스 인력은 기존 1600여명에서 약 2배 늘린 2300여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위해 경기도 안성에 수입차 최대 규모의 부품물류센터도 짓는다. 지난달 기공식을 열었다. BMW 관계자는 17일 “현재 경기도 이천에 있는 부품물류센터보다 3배 더 늘어나게 된다”면서 “전체 부지만 축구장 30개 규모”라고 소개했다. BMW는 이번 신규 부품물류센터 건립에 1300억원을 투자했다. 약 600명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는 게 BMW 측의 설명이다.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서비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BMW는 자사 플래그십 모델인 ‘뉴 7시리즈’ 고객을 위해 ‘BMW컨시어지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BMW컨시어지서비스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전담 콜센터에 연결돼 목적지를 말하면 내비게이션이 자동으로 설정된다. 별도의 업데이트와 통신비용 부과 없이 3년간 무상 제공된다. 엔진오일, 필터류, 브레이크디스크와 패드, 타이어 교체 등 간단한 정비를 받는 고객의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설한 ‘패스트 레인 서비스센터’도 눈에 띈다.
  • [오늘의 눈] 힘내라 청춘!/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힘내라 청춘!/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

    “아무 준비도 없이 날갯짓을 하는 새처럼 우리도 연습하는 거야. 때론 힘에 부쳐 쓰러져 괜한 투정도 부리겠지”, “픽미 픽미 픽미업(나를 뽑아줘)”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걸그룹을 만드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01명의 연습생들이 따라 부른 가사의 일부다. ‘악마의 편집’에도 절대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는 불공정 약관 속에 꿈을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연습하는 소녀들을 보며 때론 가슴이 먹먹했고 다른 한편으론 ‘열정’에 자극도 받았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프로그램 사업자인 CJ E&M에 약관 시정 명령을 내렸다. 시간을 거슬러 2006년 신문사 입사 당시 토론시험 주제로 나왔던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아들과 사오정(45세 정년퇴직) 아버지 중에 회사가 한 명만 선택한다면’이라는 초난감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 걸그룹을 꿈꾸는 연습생이든, 직장인이 되고픈 취업준비생이든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 보겠다는 열정에는 변함이 없는데 들어가는 바늘구멍은 더 작아졌다. 청년 실업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월 청년(15~29세) 실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만 4000명이 늘어난 52만명으로 실업률 11.8%, 1999년 통계치 작성 이래 3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에 증가한 실업자(7만 9000명)의 81%가 청년층이다. 2월 청년실업률은 역대 최고인 12.5%를 찍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획재정부가 10일 내놓은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3월 취업자 증가폭이 30만명 수준으로 회복돼 고용시장 개선에 방점을 찍은 데 대해 “취업자 증가폭이 작년 연평균에 미달하고 실업률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등 전반적인 고용 여건이 개선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청년 실업의 위기는 지난 총선에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약으로 투영됐다. 야당은 20대 국회에서 대기업의 청년의무고용할당제를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섰고, 정부는 일자리 창출에 맞춰 모든 정책과 재정 방향을 수정하기로 했다. 설상가상으로 청년 취업은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치면서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제는 자식도, 집안 가장도 일자리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조선업계에서만 2~3년에 걸쳐 5만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평생 생계를 책임져 온 가장의 위기는 제 밥벌이를 해야 할 나이가 된 청년들의 어깨를 더 짓누를 것이다. 그러나 좌절할 필요 없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어려워도 언제나 희망은 있다. 도전하면 기회는 생기고 경제는 돌고 돈다. 다만 악순환의 연결 고리가 끊어져야 한다. 청년들이 꿈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경제 전반의 구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 경기 불황을 감안하더라도 총체적 부실의 단면을 보여 준 조선·해운사 구조조정, 그 안에서 본 오너의 이기주의와 무책임,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관리감독 기관의 방만 경영과 봐주기식 부실 감독 및 무능, 낙하산 인사, 정부의 안이한 상황 인식, 정쟁에 정신 팔린 식물국회 등 위기관리 실패의 전철을 다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jurik@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 머리만 아픔!

    [메디컬 인사이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 머리만 아픔!

    부주의·과잉행동·충동 모두 있어야 환자보통 사람이 약 먹으면 두통 등 부작용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복잡한 병명이지만 관심을 갖는 이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진료 인원은 2013년 5만 8121명입니다. 10대 이하 환자가 95%를 웃돕니다. 혹시 학교 성적에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걱정해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는 부모들이 많아서입니다. “우리 아이는 6~10시간씩 밥도 먹지 않고 스마트폰 게임에 집중하는데 왜 주의력 결핍인가”라고 항의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 병은 단순한 몇 가지 증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참을성이 부족하거나 산만하다고 해서 ADHD라고 진단하진 않습니다. 미국정신과학회 진단 기준으론 주의력 결핍(부주의), 과잉 행동, 충동성 등 큰 3가지 범주의 증상에 모두 해당돼야 합니다. 반건호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8일 “과잉 행동이라고 하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 장소, 즉 교실 같은 곳에서 앉아 있지 못하고 뛰어다니거나 입에 모터가 달린 듯 쉴 새 없이 말을 하는 증상 같은 것을 의미한다”며 “충동성의 경우 차례를 못 기다리고 다른 사람 질문이 끝나기 전에 대답을 해 버리거나 타인의 행동을 방해하고 간섭하는 행동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주의력 결핍은 지속적인 정신력을 요하는 작업을 회피하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행동, 일상적인 활동을 자주 잊어버리고 학업이나 놀이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의 증상으로 설명됩니다. 주의력 결핍에서 6가지, 과잉 행동·충동성 범주에서 6가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ADHD로 진단하게 됩니다. 반 교수는 “몇 가지 증상이 있다고 해서 진단하는 게 아니다”라며 “비전문가가 결코 판단해서는 안 되는 질병”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이가 진단받으면 부모의 불안이 시작됩니다. 과연 약 부작용은 없을까. 아토목세틴 등의 약 중에서 흔히 처방하는 것은 ‘메틸페니데이트’입니다. 정신건강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점은 약의 부작용과 약물 효과 모두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왜곡된 정보만 무수히 떠돌아다닌다는 겁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극성스러운 어머니 중에는 심지어 본인이 처방받아 아이에게 약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6~18세 환자 비율 6.5% 추정… 치료는 10%뿐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메틸페니데이트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지만 치료제로 개발된 약일 뿐 공부를 잘하게 해 주는 약이 절대 아니다”라며 “건강한 사람이 먹으면 심한 두통이나 가슴 두근거림 같은 부작용만 경험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 교수는 “ADHD 치료제는 중독성이 거의 없어 부작용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건강한 사람은 독한 마음을 먹고 한꺼번에 많이 복용해도 두통 같은 부작용 때문에 거북해 제대로 먹지도 못한다”고 했습니다. 아토목세틴은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캡슐을 열면 안 됩니다. 마약인 ‘필로폰’과 유사한 구조인 암페타민 계열 ADHD 치료제로 ‘애더럴’이 있습니다. ‘암페타민’과 ‘덱스트로 암페타민’ 복합 제제여서 국내에서는 판매 허가가 나지 않았습니다. 약에 관심을 갖는 분도 많은데, 임의로 구입해 사용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미국에서는 대학생의 5%가 시험 기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이 약을 처방받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약을 구한다는 은밀한 문의가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금도 포털사이트에서 약 이름을 검색하면 수많은 질문이 나옵니다. 그렇지만 임의로 복용하면 집중력 향상 효과를 얻기는커녕 신경과 심장 기능이 망가지는 부작용만 경험할 위험이 큽니다. 전문가 처방 없이 약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반대로 ADHD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분석에서 국내 6~18세 미만 아동·청소년 가운데 ADHD 환자 비율은 6.5%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치료하는 환자는 이 가운데 10%에 그칩니다. 반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학계 조사 결과 1개월 만에 치료를 포기하는 비율이 20%, 6개월이면 치료 포기 환자가 40%로 늘어난다”며 “3년 뒤엔 계속 치료하는 환자가 20%에도 못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700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54%가 1회 이상 약물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임의로 치료를 중단해도 환자의 절반은 ADHD 증상을 못 견뎌 병원으로 다시 옵니다. 약물치료를 중단한 환자를 조사한 결과 학교생활 부적응(42%), 성적 저하(26%), 폭력 성향(20%) 등의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치료제 효과에 의문을 갖는 분이 많지만 병원에서 정상적인 경로로 약물 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70%를 넘는다고 합니다. 치료하지 않아 성인기까지 증상이 유지되는 환자도 전체 성인의 3~5%나 됩니다. 증세가 심한 환자는 취업이나 결혼,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우울증을 경험할 위험이 높습니다. 한 교수는 “병원에 오면 무조건 약 처방을 한다고 믿고 겁부터 먹는 부모가 많다”며 “경증 환자는 약 처방을 하지 않고 상담치료만으로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美·日, 환자에게 시험시간 더 주고 자폐 수준 배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환자 부모 550명을 조사한 결과 치료를 중단한 이유로는 ‘스스로 나았다고 판단한 경우’가 34%로 가장 많았지만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18%나 됐습니다. 또 ‘아이의 병원 방문 거부’가 14%였습니다. 주변에서 ADHD 환자라고 몰아붙이고 배척하면서 환자 스스로 치료를 꺼리고 증상 조절이 안 돼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반 교수는 “일본은 ADHD 환자를 자폐환자 수준으로 배려하고, 미국은 시험 시간을 늘려 주는 것 같은 보호제도와 정책 지원을 한다”며 “사회적 낙인 문제를 줄일 수 있도록 교사들이 임용되기 전부터 병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두 전문가는 부모,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인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교수는 “인터넷에는 ‘카더라’ 정보가 넘쳐난다”며 “초등학생이 달아 놓은 댓글부터 전문가 댓글까지 모든 댓글을 어머니들이 다 읽어 보지만 정작 병원을 찾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ADHD 발병 원인으로는 중금속·알코올 중독, 흡연 등 극히 일부 가능성만 제시됐을 뿐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난무합니다. 한 교수는 “ADHD는 너무 다양한 증상을 보여 각각의 사례에 맞는 치료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주치의와 상담부터 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pixabay,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 ‘세계금융등기부’ 만들어 조세 회피 막자

    ‘세계금융등기부’ 만들어 조세 회피 막자

    국가의 잃어버린 부/가브리엘 주크만 지음/오트르망 옮김/앨피/176쪽/1만 2000원 2009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은 조세 도피처의 종말을 선언했다. 2012년 프랑스 칸 G20 정상회의에서는 조세 도피처를 활용한 세원 잠식과 소득 이전을 방지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조세 도피처는 여전히 건재하다. 세계 최대 조세 도피처인 스위스의 자산은 2009년 이후 14%나 증가했다. UC버클리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전 세계 조세 도피처에는 글로벌 가계 금융자산의 8%에 해당하는 5조 8000억 유로(약 7500조원)가 감춰져 있다. 전 세계 비밀계좌를 통한 조세 포탈액은 매년 1300억 유로(약 170조원)로 추산된다. 5조 8000억 유로는 유럽연합(EU)을 경제 위기에 빠트린 그리스 대외부채 2300억 유로의 20배나 되는 규모다. 이마저도 가계 금융자산이어서 다국적기업들의 조세 액수는 포함조차 되지 않은 규모다. 책의 요지는 단순하고 제안은 강력하다. 조세 도피처에 은닉된 돈에 제대로 세금을 매겨야만 글로벌 재정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조세 도피처 문제 해결은 간단하다. 첫째, 부동산 재산을 파악할 수 있는 부동산 등기부처럼 전 세계 금융 자산을 알 수 있도록 ‘세계금융등기부’를 만들자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힘을 합치면 전 세계에 유통되는 유가증권의 실소유주를 파악해 등기하는 건 어렵지 않다는 주장이다. 둘째, 각 은행 간의 데이터를 의무적으로 교환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셋째는 자본에 대해서는 글로벌하게 과세하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해법이다. 조세 도피처가 유발하는 문제는 자못 심각하다. 1차적으로는 ‘부의 불평등’을 낳고, 번 만큼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는 행태는 자본주의 자체를 흔들게 된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야기되는 ‘정치적 불평등’ 문제다. 조세 포탈 등의 조세 불평등은 전 세계에 민주주의 위기를 가져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팽배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에서 주크만은 묻는다. 왜 경제학자들은 조세 도피 문제를 연구하지 않는가? 부의 불평등과 민주주의 위기를 해소할 답을 가까이 두고도 왜 진지하게 파고들지 않는가? 저자는 조세 도피처에 덧씌워진 신비감을 걷어내고, 각국의 지도자들을 향해 공공 부채 증가와 국가재정 악순환에 맞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행동계획’을 제안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탄수화물의 재앙…비만도 모자라 암 유발까지

    탄수화물의 재앙…비만도 모자라 암 유발까지

    라면, 빵, 케잌, 피자, 스파게티,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김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쌀밥. 등등등… 매혹적이기 짝이 없는 이 음식들의 핵심에는 '이것'이 있다. 바로 탄수화물. 문제는 건강이다. 고소하고 맛있는 탄수화물 섭취의 대가는 가혹하다. 허리 둘레와 몸무게를 부쩍 높이고 궁극적으로 비만에 이르게 한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사실이 하나 더 밝혀졌다. 탄수화물이 폐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진은 최근 폐암환자 1905명과 건강한 성인 2413명의 식습관 및 혈당지수(GI·Glycemic Index)를 비교·분석했다 혈당지수는 일정량의 탄수화물이 소화과정을 거쳐 체내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혈당이 얼마나 빨리 상승하는지를 나타낸 수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인슐린이 더욱 빨리 분비돼 같은 음식을 먹어도 허기지고 배고프다는 느낌이 더욱 자주 든다. 이 때문에 비만과 직결되는 수치로 여겨진다. 탄수화물 섭취로 시작해 혈당지수 상승, 인슐린 분비, 배고픔, 비만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는 배경이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폐암 환자들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일일 혈당지수가 더욱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흡연습관이 전혀 없는 사람도 탄수화물을 과하게 섭취하는 등의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폐암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실험참가자 중 비흡연자이면서 혈당지수가 상위 20%에 속한 사람은, 역시 비흡연자이지만 혈당지수는 하위 20%에 속한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습관과 관계없이 혈당지수가 상위 20%에 속한 사람은 하위 20%에 속한 사람에 비해 폐암 위험이 49% 더 높았다. 즉 흡연 여부를 떠나 혈당지수가 높은 사람은 혈당지수가 낮은 사람에 비해 폐암에 걸릴 위험이 동일하게 높아진다는 뜻이다. 다만 이번 연구는 백인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인종에 따른 차이는 없는지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를 이끈 스테파니 멜코니안 박사는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인슐린과 혈당이 높아지며, 이는 인술린유사성장인자(IGF)에 영향을 미친다. 인슐린유사성장인자는 키의 성장 등을 돕는 동시에, 전립선암이나 폐암 등의 암세포 성장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이나 과일 등을 제한해서 섭취할 필요가 있으며, 가급적이면 혈당지수가 낮은 고구마나 바나나, 우유, 사과 및 통밀을 넣어 만든 빵 등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암 역학-생물표지-예방’(Cancer Epidemiology, Biomarkers & Prevent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은행대출 연체 예방제 새달 도입… 이자납부 유예·빚 상환조건 변경

    은행 빚을 제때 갚지 못할 우려가 있는 채무자에게 연체 발생 2개월 전에 이자 유예나 상환 방식 변경을 해 주는 ‘신용대출 119 프로그램’이 다음달 말부터 시행된다. 빚을 내 빚을 갚는 악순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기에 채무 관리를 받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금융감독원은 신용대출 119 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은행 내부 운영 준비를 6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신용대출 119 프로그램이란 개인 채무자의 연체 예방을 위해 연체가 우려되는 채무자를 상대로 만기 2개월 전후에 은행에서 직접 연체 예방 조치를 안내, 상담하는 제도다. 채무자 스스로 채무 관리를 희망하는 경우에도 상담 대상이 된다. 은행은 연체가 우려되는 채무자별 상황에 따라 최장 10년 이내 장기의 원리금 분할 상환 대출로 전환해 줄 수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금융권 “대출금 회수하겠다” 중소 해운사까지 ‘빅2’ 불똥

    금융권 “대출금 회수하겠다” 중소 해운사까지 ‘빅2’ 불똥

    선주협회 “멀쩡한 해운사도 타격 우려” 국내 1, 2위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로 휘청대자 해운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빅2’에서 시작된 소용돌이가 해운업 전반으로 확산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커지면서다. 금융권은 “대출금을 회수하겠다”며 해운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해운사가 5개로 늘자 사전에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줄이려는 조치다. ●“과거 팬오션·대한해운 등 상황 보다 더 심각”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상무는 29일 “과거 팬오션, 대한해운 등 3~4위 업체가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면서 “금융권이 비 올 때 우산을 뺏으면 멀쩡한 해운사까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사상 최저 수준의 운임에 직격탄을 맞은 해운업계가 최근 ‘빅2’발(發) 충격이 겹치면서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형 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무구조를 튼실하게 갖춘 중소 해운사도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금융권이 일시에 대출금을 회수하면 버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10대 해운사(매출액 기준) 부채 현황을 살펴본 결과 고려해운, 흥아해운 등 근해선사 2곳을 제외한 8개 선사 모두 총부채가 1조원을 넘었다. 5위권 선사인 SK해운은 총부채가 3조 5975억원으로 한진해운, 현대상선 다음으로 많았다. 부채비율도 562.5%에 달한다. 정부가 선박 지원 기준으로 제시한 400%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단 차입금의 상당 부분이 장기 운송계약에 기반한 선박 관련 차입금이란 점에서 큰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평가(나이스신용평가)도 있다. ●벌크선사 “이번 고비만 넘기면 경쟁력 되찾아” 철광석, 석탄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사는 이번에 제대로 ‘옥석 가리기’가 되기를 바라는 눈치다. 벌크선 시장이 완전경쟁 시장에 가깝다 보니 수많은 중소업체들이 난립하면서 공급 과잉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우리는 매(법정관리)를 먼저 맞은 탓에 높은 용선료 계약을 전부 해지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었다”면서 “이번 고비만 잘 넘기면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