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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민 눈높이’로 의원 보좌관 채용 개혁해야

    젊은 세대의 취업을 늘리는 것은 이 시대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다. 청년 취업률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미래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고용 절벽이 결혼 기피를 낳고, 다시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우리의 노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취업 인구가 노령 인구를 경제적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단계가 되면 그렇지 않아도 부실한 복지는 아예 파산 단계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그런 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라도 취업률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보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누구도 ‘남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독 마이동풍(馬耳東風)인 사람들이 있다. 한마디로 ‘쇠 귀에 경 읽기’다. 청년 취업을 비롯한 우리 사회 당면 과제를 앞장서서 해결해도 시원치 않을 국회의원들이다.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이 사자성어에 등장한 말이나 소에게 오히려 미안할 뿐이다. 많은 취업 희망자들은 입사지원서를 낸 뒤 면접시험을 치를 기회만 잡아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낙방의 고배를 마셔도 ‘내가 모자란 탓’이라며 신발끈을 고쳐 매곤 한다. 아무리 취업의 문이 좁아도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지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아예 기회조차 특권을 가진 누군가에 의해 봉쇄된다면 얘기는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채용 비리’에 내포된 문제의 핵심이라고 본다. ‘가족 채용’이 대표하는 의원들의 ‘일자리 갑질’이 심각한 반발을 부르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단순히 의원이 가족 한 사람을 보좌관으로 채용한 것이 문제가 아니다. 국민 전체에 주어져야 할 취업 기회 자체가 국회의원에 의해 원천적으로 봉쇄된 것을 참을 수 없다. 그런 사람을 ‘국민의 대변자’라고 얼마 전 바로 내 손으로 뽑았다니 허탈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에서 시작된 ‘채용 비리’ 논란은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과 더민주 안호영 의원으로도 번졌다. 이들의 구체적인 ‘일자리 갑질’ 행태는 다시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 결국 더민주는 어제 서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제명이나 당원 자격 정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서 의원에게는 보좌진에게 후원금을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더민주 당무감사원장은 “질책이 많다. 국민이 말씀하는 것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국민이 분노하는 진짜 이유는 아직도 모르는 듯하다. 그저 여론에 밀린 정치적 결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뒤늦은 대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은 ‘8촌 이내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법’을 제정하겠다며 나섰다. 더민주는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보좌진의 친인척 채용과 차명 채용, 근무 없는 봉급 수령과 월급 쪼개기 등 금지 사항을 전했다. 여야 교섭단체 3당이 공동으로 방지 대책을 마련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결같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처신’을 강조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다만 8촌까지 범위를 정한 것은 너무 과하다. 4~5촌만 해도 충분하다. 정치권은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물론 국민의 가슴 깊은 곳 아픔까지도 헤아렸으면 한다.
  • [新전원일기] 충남 홍성 ‘자연재배 농가’ 귀농 8년차 이연진씨

    [新전원일기] 충남 홍성 ‘자연재배 농가’ 귀농 8년차 이연진씨

    거름은 녹조현상 일으키고 질소는 인체 유해… 압축한 볏짚 단열효과 좋아 난방비 안 들어 우리나라에 유전자조작식품(GMO)이 들어온 지 20년이 지났다. 아이와 여성에게 특히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GMO는 각종 질병과 기형아 출산 등 부작용이 심각함에도 정부는 ‘GMO 완전 표시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결국 최고의 해답은 ‘자연재배’(농약도 비료도 없이 흙의 힘으로만 작물을 키우는 것)가 아닐까. 충남 홍성군 홍동마을에는 완전히 자연재배 농법을 쓰는 젊은 귀농인이 있다. 이연진(44)씨는 귀농 8년차로, 세 아이의 아빠다. 명문대 국문학과를 나왔지만 ‘전공’보다는 ‘재능’과 ‘꿈’을 살린 케이스. 밭 1500평, 논 1000평으로 생활을 꾸려간다.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가족들이 먹고사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의 밭에는 온갖 것들이 있다. 셰프들은 자연재배로 키운 그의 농산물을 좋아한다. 그는 귀농 이후 높아진 삶의 질과 마음의 평화야말로 어떤 경제적 이득보다 커다란 가치임을 증언한다. 그는 홍동마을 최초의 협동조합인 ‘얼렁뚝딱 집짓기 협동조합’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천연재료 ‘스트로베일’(압축볏짚)로 집을 지어 난방비가 0원에 가깝다는 그의 집 짓기 비결도 궁금했다. →국문학을 전공하셨는데, 취직을 하셨다가 귀농을 하게 된 계기는. -결혼 후 경기 고양시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던 중 중국 베이징 주재원으로 가게 되었다. 대기 오염이 워낙 심각해서 베이징 주재원으로 가면 멀쩡한 사람도 천식 환자가 된다는 말을 듣던 터였다. 그래도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덜컥 아이가 생겨버렸다(웃음). 어디서 첫 아이를 키워야 할까를 아내와 고민했다. 베이징이 아니라면 서울도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도시로 가서 조용히 살고 싶었다. 충남 공주로 이사했지만, 쳇바퀴 같은 회사 생활에 회의가 들었고 ‘이제 정말 시골로 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홍성에 오고 싶었지만, 워낙 귀농인들이 많아 집을 구할 수가 없었다. 전북 남원으로 급선회했다. ‘실상사’(實相寺)가 있는 동네에서 살았지만, 상상과는 너무 달랐다. 농부보다는 예술가가 더 많았다. 홍동에 집을 알아보다가 벼룩시장에서 전셋집을 찾았고 바로 계약했다. 2009년 홍동마을로 드디어 입성했다. 드디어 귀농인들의 꿈, 홍동에 정착했다는 뿌듯함도 크고, 농사일이 정말 재미있었다. →문학에 대한 꿈은 완전히 접은 건가. -시를 쓰고 싶었지만, 20대 후반쯤에 포기했다(웃음). 국문학 전공을 살리면 평론가, 기자, 교수 등 이런 쪽으로 가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다. 뭔가 구체적인 산물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었다. 분석이 아닌 생산, 그것에 가장 가까운 것이 결국 농사였다. 영업일도 해봤지만 삶의 근원적인 갈증을 해결 못 했고, 결국 모든 위계질서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길이 귀농이었다. 부모님이 농사 지으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아이들은 꼭 시골에서 키우고 싶었다. 양복도, 출퇴근길도, 위계질서도 불편했고 그런 갈증을 녹색연합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풀었는데, 그곳에서 아내도 만났다. 아내는 “은퇴하면 귀농을 하자”고 했는데, 아이가 생기자 생각이 바뀌었다. 귀농학교 수업도 듣고 귀농운동본부에도 가보면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비료는 물론 거름까지 안 쓰시는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나. -귀농을 한다면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고, 석유를 쓰지 않는 농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주일간 내 손으로 밭을 갈았다. 다른 도구 없이 삽만 썼다. 트랙터로 30분이면 끝날 일을, 일주일 내내 내 손으로 해냈다. 그렇게 몇 년 고생하다가 자연재배를 알게 되었다.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신비한 밭에 서서’라는 책을 보며 뭔가 머릿속에서 커다란 그림이 그려졌다. 그동안 농작물을 위해서 모든 풀들을 ‘잡초’로 분류하고 제거하는 농법에 익숙했지만, 그 모든 풀들과 공생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기계로 밭을 억지로 뒤집어 놓으면 벌레들, 미생물들이 꾸리던 생태계가 다 무너진다. 작물만 생각하는 농사는, 밭을 갈아버리고 파종하고 거름 넣고 비닐 씌우면 끝이다. 하지만 자연농법은 풀과 흙과 미생물까지 모두 공생하면서 천천히, 길게 나아가는 것이다. →유기농법과 자연농법은 서로 다른 것인가. -자연농법은 본래 흙이 지닌 힘만으로 작물을 키우는 것이고, 유기농법은 밭을 갈고 거름을 넣는다. 30㎝ 정도 땅을 갈고, 흙이 밀가루처럼 부드러워지게 만든다. 해를 거듭할수록 땅이 딱딱해지게 되어 있다. 그 30㎝ 안쪽에 이미 소똥거름과 ‘유박’(기름을 짜고 난 유채 찌꺼기)이 가득하니까 뿌리가 그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 뿌리가 땅속 깊이 내려갈 필요가 없으니까, 작물에서 땅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미네랄이 지닌 오묘한 맛이 안 난다. 유기농법은 토마토를 키우든 참외를 키우든 소똥이나 유박의 ‘거름맛’으로 수렴된다. 자연농법은 처음에는 고생스럽다. 땅이 워낙 딱딱한데, 농작물은 뚫고 들어갈 힘이 없으니까. 그런데 해를 거듭하면서, 김도 매지 않고 풀을 내버려두면, 작물보다 훨씬 강한 풀이 먼저 땅을 뚫고 들어간다. 강인한 풀들이 작물보다 먼저 딱딱한 곳을 뚫고 들어가 준다. 그럼 작물도 풀을 따라서 깊은 땅속으로 뿌리를 뻗어나간다. 자연재배 농작물에서는 ‘원래 수박이 이런 맛이었나, 참외가 이런 맛이었나’ 싶을 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한 맛이 난다. 유기농 작물에 들어가는 거름에는 질소 성분이 가장 많다. 질소 성분은 인체에 매우 위험하다. →농작물에 섞인 질소 성분은 어느 정도 위험한 것인가. -농작물 부패 실험을 해보면 답이 나온다. 화학비료 작물, 유기농 작물, 자연재배 작물을 밀폐된 공간에 두고 부패하는 데 드는 시간을 비교해 보면, 유기농 작물이 가장 먼저 썩는다. 그 다음이 화학비료 작물이다. 그런데 자연재배 작물은 ‘부패’하지 않고 ‘발효’가 된다. 질소 성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질소비료가 많이 들어간 작물을 먹으면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신생아는 마트에서 산 채소를 먹고 청색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우리 식생활 자체가 ‘과잉 질소’로 오염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질소 거름이 들어가면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소비자가 20만명이 넘는다. 그래서 자연재배 채소만 찾아서 먹는 사람들이 많다. 소똥을 과다하게 쓰는 문화도 문제다. 악취가 엄청날 뿐 아니라, 소나 돼지 축사에서 나오는 똥을 그냥 밭에다 쏟아부어 처리해 버리니까 하천에 녹조현상이 심해지고 지하수 오염도 심해진다. 거름이나 비료를 많이 주면 과영양 상태로 인해 병충해도 극심해지고, 농약을 더 많이 뿌리게 되니까, 악순환이 되어버린다. →‘농부가 돼서 참 다행이다’ 싶은 순간은. -예전에는 풀이 농사의 방해물로 보였지만, 이제 농사의 친구로 보인다. 풀이 없이 작물만 있는 밭은 흡사 사막과 같다. 풀이 무성하게 자라나서 땅을 덮어줘야 그 땅이 부드러워지고 다음해 굳이 밭을 갈지 않아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동안 사람들은 풀을 없애느라 너무 많은 시간과 체력을 허비했다. 이제는 풀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것이 농부와 땅의 체력에도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도시장터인 ‘마르쉐 장터’에 가면 우리집 농산물이 인기다. 특히 셰프들이 내가 키운 자연재배 채소의 진가를 많이 알아주어서 뿌듯했다. 산약초, 수세미, 당근잎으로 만든 효소, 울금으로 만든 비누, 돼지감자차, 직접 갈아 만든 미숫가루 모두가 반응이 좋다. 울금비누로 머리를 감았더니 몇 년 동안 고질병이던 비듬이 한 번에 싹 없어졌다. 자연재배 농산물을 드시고 ‘이런 맛은 처음이다, 정말 맛있다’고 해주시면 그게 가장 큰 보람이다. →자연에 최대한 가깝게 살아가는 삶의 방편으로 천연재료로 집짓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인가. -귀농 2년차에 많이 흔들렸다. 둘째가 태어나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체력 고갈이 극심했고 은행 잔고도 바닥났다. 그러던 중 같이 집을 지어보자는 동네 형님들의 제안이 들어왔다. 그렇게 귀농 3년차에 집을 짓게 되었다. 지역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재료로 집을 짓고 싶었다. 벼농사를 많이 하니까 볏짚이 많았다. 스트로베일 하우스는 볏짚을 벽돌처럼 압축해서 만든 재료로 집을 지으니까 단열 효과가 대단하다. 남자 네 명이서 집을 짓기 시작했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농사엔 석유를 쓰지 말고, 집에는 시멘트를 쓰지 말자고 결심했다. 양파망에 흙을 채워 흙부대를 만들어 기초를 탄탄히 한 후 결국 해냈다. 처음엔 네 명이 시작했지만, 동네 사람들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내 집을 내 손으로 짓고 싶다’는 원초적인 관심이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 같다. 2013년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고, ‘얼렁뚝딱 집짓기 협동조합’이 홍성 최초의 협동조합이 되었다. 이제는 목수 없이도 우리끼리 집을 지을 수 있고, 태양열 발전기만 따로 주문하시는 분도 많다. 한 번만 설치하면 고장도 거의 없고 평생 난방비가 들지 않는다. “우리 집도 천연재료로 지어보고 싶다”는 분들의 문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내 손으로 집짓기’에 대한 강의도 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농사일과 집짓기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제는 좀더 적극적으로 ‘집짓기라는 종합예술’을 여러 사람들과 창조적으로 즐길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나도 어쩌면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늘 모범생으로 자라왔던 문학청년이 귀농해 저토록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뭔가 뿌듯한 연대감이 느껴졌다. “후회될 때는 없었느냐”는 내 소심한 질문에, 단호하게 “지금 귀농을 포기해도 후회는 없다”고 말하는 그의 결기가 좋았다. 앞으로 더 무언가를 채워야 좋은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이미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단다. 그는 귀농 강의를 할 때 이렇게 말한다. “시골에는 돈 빼고 다 있다. 돈만 포기하면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있고, 결국 돈도 생긴다.” 그는 ‘귀농’이라고 하는 것보다 ‘시골에 산다’는 표현을 좋아하는 듯했다. 귀농은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지만, 시골에 산다는 것은 훨씬 친근하고 소박하게 다가온다. 시골에 살면, 정말 놓치기 아까운 눈부신 찰나들이 많다. 정신없이 밭일을 하다 잠깐 고개를 들면 시원한 산들바람이 불어오는데, 그 순간이 눈부시게 아름답단다. 한때 시인을 꿈꾸었던 젊은 농부에겐 바로 그런 순간이야말로 ‘일상이 시(詩)가 되는 순간’이 아닐까. 글쓴이 정여울 2013년 제3회 전숙희 문학상 수상작가. 주요 작품으로 ‘공부할 권리’,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등이 있다.
  • [현장 행정] 송파 건물주·임차인, ‘상생’ 외치는 비결?

    [현장 행정] 송파 건물주·임차인, ‘상생’ 외치는 비결?

    “임대료가 일단 오르고 나면 다시 깎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영세 상인들은 변두리로 내쫓기는 악순환의 굴레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어요.”(서울 석촌호수 카페거리 임차상인) “건물주와 임차 상인 사이의 자발적인 계약이 우선이지만, 자치구 차원에서 적극 중재하고 해결 전략을 찾겠습니다.”(박춘희 송파구청장) ‘둥지 내몰림’으로 정의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서울 명소인 홍익대 앞, 이태원 경리단길 같은 일명 ‘뜨는 거리’의 문제만이 아니다. 서울 송파구 역시 석촌호수 카페 거리, 호수에서 석촌동 고분군까지 이어지는 명소화사업 지역은 임대료가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도 상권이 예전같지 않지만 요주의 지역이다. 이에 송파구는 젠트리피케이션 예방조치에 부쩍 신경을 쓰고 있다. 박 구청장은 27일 카페 거리를 직접 찾아 건물주, 상인, 지역 주민의 고충을 직접 듣는 젠트리피케이션 예방 ‘1일 강사’로 나섰다. 임대·임차인 상생을 위한 홍보 리플릿을 나눠 주고 상인들과 티타임도 가졌다. 카페 거리는 호수를 낀 전망 덕분에 시민들의 발길이 부쩍 늘면서 200여m 거리에 카페 21개를 비롯해 점포 50여개가 밀집해 있다. 명소화사업 거리도 도로변에만 60여곳의 음식점과 주점, 카페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대부분 1년 단위로 계약을 새로 맺기 때문에 “임대료가 슬금슬금 오르는 게 눈에 보일 지경”이라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둥지 지킴이 전략’을 세우고 실행 중인 송파구는 최근 이들 지역의 임대료 현황을 조사하고, 건물주에 협조문을 전달했다. 지역 임대료 동향 파악을 하는 모니터링 중개업소 3곳엔 표창장을 주고, 지난 13일엔 상인들을 대상으로 구청 대강당에서 젠트리피케이션 예방교육도 실시했다. 특히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한 건물주를 최근 ‘착한 건물주’로 선정했다. 로데오 거리 건물주 김진철(64)씨는 1층 양복점의 월 임대료 500만원을 300만원으로 40% 인하해 ‘착한 건물주 1호’로 선정됐다. 김씨는 “건물이 사유 재산인 만큼 임대료 수준을 강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 “누군가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추면 임대료·땅값 상승을 기대하는 근처 건물주, 땅주인들로부터 항의도 거세다. ‘지역경제 상생’의 의미를 지자체가 나서서 이해시켜 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송파구는 ‘상생 임대차 표준계약서’를 권장하고 공인중개업소들이 자정결의를 통해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지 않도록 하는 한편 ‘지역상권 상생협력조례’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임대·인차인은 상생을, 공인중개사는 공정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지원해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생계 터전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지구 온난화의 재앙… ‘분홍빛 눈(雪)’ 아시나요?

    지구 온난화의 재앙… ‘분홍빛 눈(雪)’ 아시나요?

    북극에서 분홍빛 눈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하게 늘면서 학계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눈 조류(Snow algae)란 눈의 표면에서 자라는 조류를 뜻하며, 남극이나 북극의 눈 위에 붙어 자라나는 일종의 녹조류다. 늦은 봄에는 눈을 녹색으로 물들이며, 여름으로 가면서 분홍색 또는 붉은색을 띤다. 전문가들은 최근 범유럽 북극권에서 얼음 표면 빛깔이 어두워지는 현상과 함께 분홍빛을 띤 눈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북극의 따뜻한 계절에 더욱 눈에 띄게 관찰됐다. 독일지질학연구소(GFZ)와 영국 리즈대학교와 공동연구진은 덴마크령의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령의 스발바르제도와 스웨덴 등지의 빙하 21개에서 눈 조류를 포함한 총 40개의 식물 및 조류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분홍빛의 눈 조류가 얼음이 녹아 생긴 물에 의존해 빠르게 성장·번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날씨가 극저온이 되는 북극의 겨울철에는 이러한 눈 조류가 동면하고 있다가 늦은 봄이나 여름에 눈 혹은 빙하 표면이 녹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번식을 시작한다는 것. 문제는 이 눈 조류가 일명 ‘알베도 효과’(Alvedo effect)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구 대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알베도란 태양으로부터 복사된 빛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해 대기 중 또는 물체나 지표면에 반사되는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며, 알베도가 높으면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보다 반사하는 에너지가 많아져 기온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분홍빛의 눈 조류가 눈 표면을 덮고 있는 경우 빛 에너지의 흡수량이 높아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이것이 얼음과 눈을 빠르게 녹이면서 눈 조류의 번식을 돕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북극의 따뜻한 계절에 눈 조류의 무리가 알베도 효과, 즉 빛 에너지를 반사하는 효과를 13% 가량 떨어뜨리는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 이같은 현상은 한계를 벗어나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연구를 이끈 독일지질학연구소의 리아네 G. 베닝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눈 조류의 유전적 분석과 미생물학적 분석을 병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지구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며, 전 세계는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론] 메피아의 악순환 고리 끊기/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메피아의 악순환 고리 끊기/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하인리히 법칙’이란 게 있다. 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일어나기 전 같은 원인으로 반복된 사고가 29번이나 일어나며, 비록 사고는 피했지만 사고의 전조가 되는 조그만 사건이 무려 300번이나 발생한다는 것이다. 2013년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고장이나 장애 발생 건수가 8000회를 넘었다. 스크린도어 관련 사망 사고만도 2013년 1월 지하철 2호선 성수역, 2014년 4월 1호선 독산역, 2015년 8월 2호선 강남역에 이어 지난달 28일 구의역까지 최근 3년간 네 번이나 발생했다. 조만간 우리에게 더 큰 사건이 도래할 수 있음을 알리는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되는 사례가 아닐까. 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잘못된 공기업의 경영 효율화가 그 기저에 도사리고 있다. 경영 효율화를 기하고자 형식적으로 인력을 줄이고 부채를 감축하면 운영 경비를 절감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 공기업은 통상 외주화나 민간 위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자회사나 용역·협력업체, 사내 하도급 업체 등이 남발되는 구조로 이어진다. 이번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노동자 사망 사고의 배경에도 서울메트로의 갑질과 먹이사슬의 검은 공생 관계가 얽혀 있다. 서울메트로는 2011년 퇴직자들을 중심으로 하청업체인 ‘은성PSD’를 설립하고 정원의 72%인 90명을 퇴직 임직원들로 채우도록 했다. 자회사나 마찬가지인 이곳에 일감을 주면서 퇴직자들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게다가 최저가 입찰 방식으로 용역·협력업체 등의 선정이 이뤄졌다. 이 업체들은 경비를 절약하려고 ‘2인 1조’의 근무 규칙을 어긴 채 평소 두 사람이 하기에도 힘에 겨운 일을 근로자 혼자 하도록 했다. 사고가 일어난 원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최고경영자(CEO)의 인식이다. 기관장은 해당 업무에 전문성이 있으며 조직관리 능력 및 공직 마인드에 충실한 사람이어야 한다. 함량 미달이거나 약점이 있는 자를 기관장에 임명하다 보니 노조가 반대하는 동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는 노조의 기관장 출근 저지로 이어지면서 양자 간 힘겨루기를 촉발했다. 이때 기관장과 노조 간 물밑 협상이 이뤄지게 되고 외부에 표출되지 않는 이면계약도 싹이 튼다. 정통성을 상실한 기관장과 노조는 비상식적인 관행을 만들고 인사권마저도 협상에 의해 나눠 갖는 공기업이 비일비재해진다. 이는 공기업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어렵고 힘든 업무는 외주화하면서 점차 먹이사슬 구조로 ‘진화’한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지하철 인명 사고는 이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이 같은 음지에서의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도록 했다. 그럼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무엇보다 철저한 감시 체계의 구축이 요구된다. 자회사든, 민간위탁이든, 용역계약이든 초기에는 어느 정도 명분과 효과를 지니기에 시작된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기대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출발 당시의 기대 효과가 지속적인지 아닌지를 상시로 모니터링해 운영 과정이나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또 기대한 효과가 미진할 때는 적기에 적절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로 적극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 더는 갑·을 간 야합한 이면계약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 어두운 곳에서는 세균이 창궐하기 마련이다. 항상 빛이 쬐도록 모든 운영 규정이나 성과, 노사 간의 합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공개돼 검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CEO의 철저한 책임 의식이다. 공익성과 기업성의 조화가 공기업의 요체다. 공기업 기관장이 되려면 구성원의 귀감이 될 수 있는 리더십, 공직 마인드와 경영 마인드, 윤리성, 합리적인 조직관리 능력 등이 요구된다. 공기업에 주무 부처 장관이나 단체장도 모르는 이면계약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문제의 출발점임을 인식하고, 이제라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인리히 법칙에 따른 대형 사고의 발생 우려를 어떻게 불식할지 지금도 여전히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 예쁜 연분홍빛 눈(雪),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결과

    예쁜 연분홍빛 눈(雪), 지구 온난화의 원인과 결과

    북극에서 분홍빛 눈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하게 늘면서 학계의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눈 조류(Snow algae)란 눈의 표면에서 자라는 조류를 뜻하며, 남극이나 북극의 눈 위에 붙어 자라나는 일종의 녹조류다. 늦은 봄에는 눈을 녹색으로 물들이며, 여름으로 가면서 분홍색 또는 붉은색을 띤다. 전문가들은 최근 범유럽 북극권에서 얼음 표면 빛깔이 어두워지는 현상과 함께 분홍빛을 띤 눈 조류의 개체수가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북극의 따뜻한 계절에 더욱 눈에 띄게 관찰됐다. 독일지질학연구소(GFZ)와 영국 리즈대학교와 공동연구진은 덴마크령의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령의 스발바르제도와 스웨덴 등지의 빙하 21개에서 눈 조류를 포함한 총 40개의 식물 및 조류의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분홍빛의 눈 조류가 얼음이 녹아 생긴 물에 의존해 빠르게 성장·번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날씨가 극저온이 되는 북극의 겨울철에는 이러한 눈 조류가 동면하고 있다가 늦은 봄이나 여름에 눈 혹은 빙하 표면이 녹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번식을 시작한다는 것. 문제는 이 눈 조류가 일명 ‘알베도 효과’(Alvedo effect)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구 대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알베도란 태양으로부터 복사된 빛 에너지가 지구에 도달해 대기 중 또는 물체나 지표면에 반사되는 비율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며, 알베도가 높으면 에너지를 흡수하는 것보다 반사하는 에너지가 많아져 기온이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분홍빛의 눈 조류가 눈 표면을 덮고 있는 경우 빛 에너지의 흡수량이 높아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이것이 얼음과 눈을 빠르게 녹이면서 눈 조류의 번식을 돕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북극의 따뜻한 계절에 눈 조류의 무리가 알베도 효과, 즉 빛 에너지를 반사하는 효과를 13% 가량 떨어뜨리는 것을 확인했으며, 현재 이같은 현상은 한계를 벗어나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연구를 이끈 독일지질학연구소의 리아네 G. 베닝 박사는 “이번 연구는 최초로 눈 조류의 유전적 분석과 미생물학적 분석을 병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지구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 시킨다는 것이며, 전 세계는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서울시의회 문형주의원, 문광위 7개 소관기관 2015 세입세출 결산 의결

    서울시의회 문형주의원, 문광위 7개 소관기관 2015 세입세출 결산 의결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이상묵)는 6월 16일부터 21일 까지 소관기관인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 문화본부, 교통방송, 관광체육국, 대변인, 시민소통기획관의 2015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심사·의결했다. 서울시의회 문형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서대문3)은 6월 17일 문화본부 결산 승인 심사를 제외한 모든 심의에 참여하여 소관기관의 2015회계연도 결산안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를 했다. 문의원은 16일 오전에 있었던 서울시립미술관에 대한 결산 심사에서 세입예산보다 징수결정액이 과도하게 많은 것을 지적 하며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님이 부임 후 지금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의 발전을 위해 힘써 온 것은 여기 회의를 참여하고 있는 모든 사람이 아는데 이와 같은 결산안 건으로 관장님이 지적 받는 것은 미술관 직원들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오후에 진행된 서울역사박물관 결산 심사에서는 “퇴임한 강홍빈 전 관장님과 더불어 모든 직원들이 수고 했다”며 “서울시 책임 운영기관 중 가장 모범적인 결산안”이라 격려했다. 20일 진행 된 교통방송 결산 심사에서 문 의원은 “매년 반복되어 지적하는 교통방송 예산과 결산의 문제가 교통방송의 재단화로 해결될 것처럼 말하지만 현시점에서의 해결방안 모색이 우선 과제”라 지적했고 “세입·세출을 맞추기 위한 긴축예산계획은 자제해야”하며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 제작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서 관광체육국 결산 심사에서 문 의원은 “서울시의 혈세 100억을 투입해 만든 관광마케팅 주식회사에 관광체육국이 사업비를 넘는 용역비를 단일수의계약으로 밀어주는 것은 관광마케팅이 경쟁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일에 더욱 태만해지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적 하고 “지방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1인수의계약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21일 대변인 결산 심사에서 문 의원은 “2014년 세월호사태에 이어 2015년 메르스로 인해 행사취소로 주어진 예산을 모두 집행할 수 없었던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예산안을 더 치밀히 계획하여 불용을 줄 일 것”과 “앞으로 시행 예정인 이른바 김영란법과 관련하여 업무추진비 사용에 있어 배정된 예산을 규정에 어긋나게 사용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서 진행된 시민소통기획관 결산 심사에서 문 의원은 “일상적인 낙찰차액등으로 인한 집행잔액이 24%임에 반해 계획변경이나 미비로 인한 집행잔액 발생이 76%이다”며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불용액보다 사업계획의 변경이나 미비를 이유로 불용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점은 큰 문제”라 지적 했고 “예측불가능을 사유로 소극적으로 세입추계하는 것은 오히려 재정건전성의 악화와 이로 인한 악순환이 우려 되므로 세입예산 편성에 각별히 주의 할 것”을 당부했다. 끝으로 문 의원은 “2년간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며 소관 기관관련 행정사무감사·예결산안 심사 등에서 서울시민이 누구나 궁금해 하는 것들을 질문해 왔다”며 “특히 이번 2015회계연도 결산에서는 서울시의회의 결산검사 대표위원으로 활동하며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으며 “시 집행부에서는 결산을 매년 치르는 관행으로 생각하지 말고 심각하게 받아 들여 다음해 예산안을 더욱 과학적으로 계획하는 밑거름으로 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하면서 결산심사를 마무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빚에 쪼들려 내동댕이쳐지는 중국 대학생들

    빚에 쪼들려 내동댕이쳐지는 중국 대학생들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에서 대학생활을 하는 여대생 린샤오(林曉·가명·19)는 지난 2월 급전이 필요해 온라인 대출을 통해 500 위안(약 8만 9000원)을 빌렸다. 1주일이 지나자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650 위안을 갚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자가 1주일에 무려 30%(연 1560%)에 이르는 엄청난 고리의 대출이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대출 상환액을 일정한 수입이 없는 그녀로서는 도저히 갚을 수 없어 연체할 수밖에 없었다. 500 위안, 1000 위안 등 소액 대출을 여러 곳에서 받았지만 대출금 상환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는 식의 카드 돌려막기로는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이런 와중에 큰 돈을 빌려준다는 곳이 있다는 ‘복음’과도 같은 소식이 들렸다. 간단한 신상정보와 신분증을 담보로 즉시 5000 위안이라는 거금을 빌려준다는 얘기였다. 여대생들의 신상정보 및 가족·지인 정보, 나체로 신분증을 들고 찍은 사진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이른바 ‘뤄다이(裸貸)’였다. 다급해진 그녀는 이를 통해 큰 돈까지 빌려 빚을 청산하려고 했지만 대출금을 갚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린샤오가 대출금 12만 위안을 빌려 갚으려고 나섰을 때는 빚은 어느새 25만 위안으로 불어난 탓이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 대출 사실을 가족들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청한 상태이다. 린샤오는 돈을 빌릴 때 “제 때 갚지 못하면 온라인 상에 나체 사진을 공개해버리겠다”며 협박했다고 고백했다. 중국 대학 캠퍼스 내에서 ‘뤄다이’가 만연하고 있다. 인터넷 사금융 플랫폼인 ‘제다이바오’(借貸寶) 등에 뤄다이 고금리 사채업이 성업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학비나 생활비로 급전이 필요하지만 담보가 없는 여대생들 사이에 ‘제다이바오’라는 형태의 불법 대출이 성행하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 등이 지난 15일 보도했다. 제다이바오는 유명 사모펀드인 주징(九鼎)홀딩스가 설립한 인터넷 사금융 플랫폼으로 국내외 금융기관들과 법률 기관,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다이바오 형택의 대출은 나체사진을 담보로 제공하면 대출금 규모가 일반 기준보다 2∼5배 많아지지만, 문제는 상환 기일을 지키지 못할 때 발생한다. 기일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사채업자는 나체 사진을 차입자의 친구들에게 공개하고 이자율도 1주일에 30%의 고리로 올린다. 심지어 일부 사채업자는 해당 여대생에게 성 상납을 요구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제다이바오’ 측은 “이번 사건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개인 사채업자가 저지른 불법 행위로 플랫폼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와 교육부가 대학 캠퍼스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불법 대출의 관리·감독을 크게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무분별한 ‘캠퍼스 대출’은 고금리로 이뤄져 학생들이 대출금을 못 갚는 악순환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허난(河南)성의 대학생 정(鄭·21)모는 대부업체 14곳에서 59만 위안을 대출받았다가 갚지 못한 채 시달리다 투신 자살하는 불행한 사건도 발생했다. 더욱이 이들 대학생이 돈을 못 갚을 경우 대출금 상환 독촉이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업체들은 학생 본인은 물론 친구들이나 친척들에게까지 빚 독촉 문자를 수 없이 보내 학생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도피 생활을 할 정도다. 중국에서는 은행 문턱이 높아 일반 시민뿐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사채에 의존할 정도로 지하금융이 번성한다. 공안 당국은 지난해 8∼9월 한 달 만에 2400억 위안 규모의 불법 자금을 운영해 온 지하금융 업체 37개사와 업자 75명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캠퍼스 대출이 중국에 한국의 ‘워킹 푸어’(직장은 있지만 아무리 일을 해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근로빈곤층)에 해당하는 ‘충망쭈‘(窮忙族)를 대량 양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학 캠퍼스 대출 규모가 이미 1000억 위안을 넘어선 만큼 충망쭈 학생들이 큰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차오시쥔(趙錫軍)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부원장은 “학생들에게 금융상품 교육을 강화하고, 캠퍼스 대출 심사도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P2P(개인 간 개인) 대출업체들이 대출 규정을 철저히 지키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문화마당] 공연예술 기획의 서글픈 이면/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문화마당] 공연예술 기획의 서글픈 이면/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

    엊그제 미국 뉴욕에서 열린 70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해밀턴’이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연출상 등 11개 부문의 상을 휩쓸었다. 토니상은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피해 아동 구호에 앞장섰던 여배우 앙투아네트 페리의 업적을 기려 제정됐다. 토니는 그녀의 애칭이다. 1947년 첫 뮤지컬 작품상은 ‘키스 미, 케이트’였다. 뮤지컬 ‘해밀턴’은 미국 초대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미국 건국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해밀턴은 미국 10달러 지폐 초상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한데, 1804년 당시 애런 버 부통령과의 결투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런 기이한 이력이 극적인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행 보증수표라는 토니상까지 거머쥐었으니 롱런은 떼 놓은 당상이 됐다. 이처럼 상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광을 안겨 준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특히 권위 있는 상은 흥행으로 직결돼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많은 부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보상이 있어 쉼 없이 도전하면서 꿈을 실현하고자 애쓰는 이들이 있고, 그 덕에 공연산업도 성장한다. 미국의 현대 뮤지컬 산업은 토니상과 깊은 관계 속에서 발전했다. 하지만 상이 뒤에서 일한 공로자를 전면에 드러내는 경우는 흔치 않아 상으로 표현되는 성공의 결실은 대개 예술가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그럼 공연예술의 진짜 숨은 공로자는 누구인가. 기획·제작자, 흔히 프로듀서라고 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요즘엔 전문 기획·제작사가 등장하면서 그 성과물인 작품으로 시장에서 검증을 받고 그게 곧 그 단체의 브랜드가 된다. 스타 캐스팅이라는 막강한 흥행 변수 못지않게 기획자(사) 파워도 상승했다는 얘기다. 에이콤의 윤호진, PMC의 송승환, 신시의 박명성, 설앤컴퍼니의 설도윤,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EMK의 엄홍연 등이 개인 브랜드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공연 기획·제작자들이다. 공연에서 기획·제작자는 마땅한 소재를 찾고 투자자를 설득해 제작비를 마련하고, 극장을 구하고 연출가와 배우 등 예술가를 섭외하고 제작 전반을 책임지는 등 역할이 막중하다. 그래서 브로드웨이에서 프로듀서로 불리는 기획·제작자는 사전에 이미 흥행 수입을 일정 부분 보장받고 제작에 참여한다. 흥행에 참패한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프로듀서가 망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투자의 룰이 잘 정립돼 있고 독립적이며 독점적인 몫이 보장된 미국에 비해 한국에서 공연 기획·제작자의 미래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제작자의 대표로서 단체 운영을 책임져야 할뿐더러 흥행 손실의 책임을 전적으로 떠맡아야 하는 이삼중고에 시달린다. 흥행작으로 돈을 벌어 실패작의 손실을 메워 가는 악순환의 연결 고리에 묶여 있다. 예의 성공한 기획자라도 수억 혹은 수십억원대의 빚을 지고 있다는 소문이 전혀 낭설은 아닌 것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어쩌다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려 충격을 주기도 한다. 최근 공연예술 기획사(史)에 기록될 만한 흥행 시리즈를 지휘했던 젊은 공연 기획·제작자가 세상을 떠났다. 죽음을 선택한 배경에는 고군분투하는 한국 프로듀서 세계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도 ‘해밀턴’처럼 두루 인정받는 빅히트작의 자기 브랜드를 꿈꾸었을 터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공연계의 뒤안길에서 예기치 않은 죽음을 택한 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 불황기에도 선전하는 소자본창업아이템 찾기

    불황기에도 선전하는 소자본창업아이템 찾기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창업시장이 악순환에 빠졌다. 매년 100만 명의 자영업자가 창업을 하지만 폐업자도 80만 명에 이른다. 창업의 쓴 맛을 본 소상공인은 막대한 손해와 우울함 등의 정신적인 피해가 더해져 무직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갈수록 높아지는 폐업률이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예비창업자들은 창업아이템 선택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폐업 리스크를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소자본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외식 창업은 오랜 기간 선호됐지만 이제는 포화상태가 된 아이템 보다 대중적이면서도 최소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한 새로운 소자본창업아이템이 선호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족발'이다. 족발은 남녀노소 누구나 선호하는 대중적인 메뉴로 비교적 계절과 사회적인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식사와 술안주가 모두 가능하며 테이크아웃과 배달까지 판매채널이 다양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족발집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새로운 콘셉트의 족발전문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족발전문점은 10~20평 정도로 규모는 비교적 작지만 커피전문점이 연상되는 세련된 인테리어와 요리전문점 못지 않는 다양한 족발 메뉴를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족발은 장점이 많은 메뉴지만 주의할 점이 있다. 족발을 삶는 육수 노하우가 필요하다. 하지만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매장에서 직접 족발을 삶을 경우 적지 않은 재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감안해 최근에는 완제품 족발을 공급하는 프랜차이즈도 등장했다. 사소한 차이로맛이 달라질 수 있는 족발을 표준화된 완제품으로 공급해 어디서나 균일한 맛을 낼 수 있으며 조리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가맹점에 완제품 족발을 공급하는 '토시래스페셜' 관계자는 "재고 문제로 인한 고민 끝에 표준화된 제품을 직접 개발해 가맹점주들의 재고 부담이 적어졌다"며 "주방설비나 필요 인력까지 감소할 수 있어 인건비, 운영비가 절감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토시래스페셜은 전국 10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토시래'의 소형 버전으로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으며 30여 가지 자연 재료로만 맛을 내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와 전화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도로와 뒷골목 그리고 철도변으로… 물길 따라 연결되는 소통·미덕의 공간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도로와 뒷골목 그리고 철도변으로… 물길 따라 연결되는 소통·미덕의 공간

    #‘욱천’을 아시나요 ‘욱천’은 생소한 이름이다. 어지간히 서울 지리를 잘 아는 사람도 이 이름을 들어 본 적은 별로 없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그 괴물이 사는 곳이 바로 욱천이다. 워낙 콘크리트 기둥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으로 묘사돼 하수구라고 알려졌지만 엄연히 원효대교 북단에서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연 하천의 끝부분이다. 욱천(旭川, 아사히카와)은 일제시대의 이름이고 원래는 만초천 혹은 덩쿨내로 불렸다. 이 욱천은 인왕산과 안산 사이의 무악재 인근에서 발원한다. 지금 한창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있는 돈의문 뉴타운을 지나 서울역을 거쳐 용산전자상가로 해서 결국 한강과 만난다. 전체 길이는 7.7㎞ 정도다. 다만 삼각지와 용산역 사이의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부 복개돼 그 자취를 알기 어렵고, 우리의 의식 속에 별로 남아 있지도 않다. 남영역에서 용산전자상가로 가는 길에 놓인 ‘욱천고가’에 겨우 그 이름을 남기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기억에서 사라졌을 뿐 욱천의 흐름은 여전히 지상에서 확인된다. 서대문 인근의 서울 적십자병원 건물과 주차장 사이를 비집고 달리는 도로가 바로 그것이고, 이화여고 후문과 바비엥 등 고층 빌딩 사이의 완만하게 휘어진 도로가 또한 그것이다. 그 도로는 서서히 남쪽으로 방향을 틀며 독립문으로부터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통일로를 가로지른다. 바로 이곳, 즉 욱천이 다시 방향을 바꿔 서울역을 향해 활처럼 휘어지는 그 자리에 세워진 건물이 바로 미근동 서소문아파트다. 이 건물의 등기부등본상 주소에 등장하는 ‘하천복개지역’의 그 하천이 바로 욱천인 것이다. #통상적 재건축 공식 안 통하는 ‘보존의 역설’ 낙원상가 및 아파트가 도로 위에 세워져 도로 점용료를 내고 있다면 서소문아파트는 이처럼 하천 위에 세워져 하천 점용료를 낸다. 토지 위에 지어진 건물이 토지세를 내는 것에 비하면 두 건물 모두 매우 독특한 면모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재건축에 대한 논의 자체가 마땅치 않아서 오히려 보존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역설이 성립한다. 건물의 가치는 없다고 치고 오직 토지 지분의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진행되는 통상적인 재건축 공식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서소문아파트는 낡을 대로 낡아 버렸다. 이 건물은 전체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의 비중이 불과 2%도 안 되던 1972년, 오진건설이라는 회사에 의해 지어졌다. 2016년 현재 기준 44세인 셈인 이 ‘중년’의 건물은 안타깝게도 물리적인 나이보다도 훨씬 더 늙어 보인다.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역사적 의미로 인해 ‘서울 속 미래 유산’ 후보 중 한 곳으로 지정되는 명예도 얻었다. 그야말로 ‘웃픈’ 삶을 사는 산전수전의 노장인 셈이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이 초라하다고 해서 이 건물의 역사를 무시하는 것은 금물이다. 서울에서 어지간히 오래 산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도 서소문아파트는 한때 방송인들이 많이 살고 이에 따라 연예인들도 많이 들락거리던 장안의 명소로 기억되고 있다. 그 유명세 덕에 이윤기 감독, 전도연·하정우 주연의 영화 ‘멋진 하루’(2008)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1층과 주변의 상가에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맛집들이 있기도 하다. 벙커씨유를 이용한 중앙난방 덕분에 온수도 잘 나오고 수세식 화장실도 있는, 당시로는 가장 앞선 시설을 자랑하는 아파트였다. 그 흔적으로 아파트 후면에 지금도 굴뚝이 남아 있다. 그러나 화려한 에피소드도 아니고, 하천 위에 세워졌다는 신기함도 아니고, 그 낡은 모습에서 오는 처연한 감성도 아니고, 오직 하나의 건축물, 그것도 선형 상가 아파트라는 독특한 유형으로서 이 서소문아파트는 과연 어떤 존재일까? 결국 다시 모든 사전 지식을 다 지워 버리고 그냥 지금 있는 그대로의 건물을 차근차근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산전수전 노장’ 서소문아파트 읽기 일단 길이가 115m에 달한다. 지금도 서울 시내에 단일 건물로서 이 정도 길이를 갖는 예는 흔치 않다. 게다가 상가 1층, 아파트 6층, 모두 7개 층에 달하는 높이라 그 규모가 상당하다. 지금은 앞뒤로 고층 건물들이 있어서 그렇지 이 일대에 이 건물 혼자 우뚝 서 있었을 때는 실로 대단한 위용이었을 것이다. 1층에는 주로 식당과 카페, 기타 미장원, 편의점 등으로 구성된 약 18개의 점포가 있고 그 위는 2층에서 7층까지 36.36㎡에서 56.2㎡에 달하는 126가구의 아파트가 있다. 건물은 한 동이지만 총 9개의 계단실마다 동 번호가 붙어 있다. 동 번호는 북쪽부터 시작되는데 전면 도로가 완만하게 남쪽을 향해 경사져 있는 것과 관련 있어 보인다. 이 경사를 받아 주기 위해 통일로변의 1동이 다른 동에 비해 살짝 높다. 전면 인도의 재질이 연질이어서 보행자를 위한 배려가 나름대로 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밤이 되면 이 인도 위에 상가 식당의 의자, 테이블 등이 나와 자못 활기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전면 도로가 왕복 2차선으로 교통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리 혼잡한 분위기는 아니다. 통상 둥글게 휘어진 건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3동과 4동 사이에서 한 번, 6동과 7동 사이에서 한 번, 이렇게 두 번에 걸쳐 방향을 트는 세 직선 구간의 조합이다. 거주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만약에 전체가 완만하게 휘어진 곡면 건물이었으면 가구 배치 등에서 상당한 비합리성이 있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총 7개 층이나 되는 건물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다. 이제는 원칙적으로 하천 부지에 건물을 짓는 것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이 건물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뿐이다. 그렇다면 엘리베이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하다. 게다가 복도식이 아닌 계단실형이어서 더욱 어려움이 예상된다. 좁은 계단실을 따라 오르다 보면 의외로 꼭대기층이 7층이 아닌 8층인 것을 알게 된다. 많은 건물에서 그러하듯이 불길하다는 이유로 4층을 누락한 결과다. 3층 다음에 5층이 나오는 것이다. 토지 지분이 없어 재건축 등으로 인한 자산 가치의 증가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인지 매매는 거의 없지만 입지 조건 등이 좋아 월세는 활발하다고 한다. 집의 가치에 대한 한국 사회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고도 성장기가 끝나면서 짓고 부수고 하는 악순환이 서서히 멈춰지면 사용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이런 생각도 점점 바뀔 것이다. 옥상에 오르면 이 일대의 경관이 넓게 펼쳐진다. 화분, 빨래, 각종 전선 등 통상적인 것들 말고 눈에 띄는 것은 통일로변에 설치된 엄청난 숫자의 전자 장비들이다. 아마도 이동통신과 관계된 것들일 것이다. 전체적으로 휘어진 건물이기 때문에 그 흐름이 어디로 연결되는지 궁금해진다. 건물의 방향은 정확하게 서소문공원과 그 뒤를 병풍처럼 둘러선 우리 시대의 거대 주상복합 브라운스톤, 그리고 그 너머의 서울역 뒷길을 가리키고 있다. 그 도로 아래 욱천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거칠어 보이지만 섬세한 ‘가로의 연속성’ 서소문아파트는 그 장대한 규모, 그리고 다소 거칠어 보이는 외관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한 섬세함이 있다. 특히 주변 지역을 대하는 이 건물의 태도에서 그런 면이 잘 드러난다. 1층의 상가는 이 건물에서 끝나지 않고 주변의 도로와 연결된다. 가로의 연속성이 매우 잘 처리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같은 목적을 위해 건물의 양 끝이 취하고 있는 태도가 사뭇 흥미롭다. 통일로 반대편, 즉 경의선 쪽을 보면 상가는 건물의 전면에서 코너를 돌아 그 옆의 건물로 계속 이어진다. 다만 이 부분은 철도변으로서 도로의 성격이 약하다고 판단했는지 상층부 아파트의 측면은 모두 벽으로 막혀 있다. 철도의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였을 것이다. 만약 여기서 이 1층 코너 상가의 측면을 막아 버렸다면 충정로로 연결되는 철도변 상가의 흐름은 끊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통일로변 또한 끝부분의 코너 상가는 두 면을 모두 개방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그뿐 아니라 건물과 도로가 직각이 아닌 예각으로 만나는 것을 반영해 이 부분의 평면을 다르게 처리했다. 그 결과 측면은 정확히 도로와 각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상층부 아파트의 통일로변 측면을 모두 유리창으로 처리하고 있다. 현재는 비록 이 부분에 불투명 시트가 발라져 있으나 그 의도는 명백하다. 즉, 서소문아파트는 서울의 주로 간선 도로인 통일로변의 건물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 건물이 자기 자리에서 마땅히 해 줘야 할 도시적 역할을 기꺼이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서소문아파트 이후에 통일로변에 들어선 인근 건물들에서는 그런 배려가 거의 안 느껴진다. 바로 이웃인 경찰청은 담을 치고 들어선 전형적인 권위적 건물이고, 인근 고층 사무실 건물의 저층부도 길에 대해 무뚝뚝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렇게 가로의 연속성도 깨졌고 서소문아파트도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이지만 주변 지역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여전히 큰 의미로 다가온다. 서소문 아파트의 이런 도시적인 태도가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7동과 8동 사이다. 여기에는 개구부가 하나 있다. 이 부분의 상가 하나를 희생하고 건물 후면 골목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개설하고 있다. 그 결과 상가의 흐름은 통일로에서 시작돼 서소문아파트 뒷골목으로, 또 경의선 철도변으로 끊어지지 않고 연결된다. 이것은 담장을 두르고 주변 지역과의 차단을 꾀하는 요즘의 단지형 아파트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서소문아파트 특유의 미덕이다. 낡았다고 무시할 것이 아니다. 요즘 건물들은 이렇게 도시를 읽고 해석하고 그를 몸소 실천하는 저 시대의 기본적 태도를 배워야 한다. 이것이 개발시대의 실험작, 서소문아파트가 여전히 소중한 이유의 하나다. 사족:영화 ‘괴물’에서 음습하게 표현돼서 그렇지 욱천, 즉 만초천의 물은 워낙 맑은 것으로 유명했다. 불을 밝히고 게를 잡는 광경이 심지어 고려말 목은 이색의 용산팔경 중 하나로 등장할 정도였다. 아직도 욱천 일부에서는 게가 살고 있는 흔적이 발견된다. 유일하게 복개되지 않은 삼각지 일대의 짧은 구간에 여전히 많은 물이 흐르는 것으로 보아 그 상류인 서소문아파트 아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도 1층 상가의 맨홀을 열면 물이 흐르는 모습이 보인다고 한다. 욱천은 한때 서울 도성 밖 서부 지역의 중요한 하천으로서 용산구민들을 중심으로 ‘욱천 살리기 모임’이 있을 정도다.
  • “취임사,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국정 성공 완수 의지

    “취임사,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국정 성공 완수 의지

    박근혜 대통령의 13일 20대 국회 개원 연설 내용은 집권 4~5년차의 개괄적인 정책 방향과 국정 운영 기조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원칙론 견지,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 정치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여소야대의 현실을 인정하고 협치의 자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취임사는 꿈으로 쓰고 퇴임사는 발자취로 쓴다”는 다소 시적(詩的)인 표현을 써서 눈길을 끌었다. 문맥상 20대 국회의 첫발을 떼는 국회의원들을 향한 덕담이었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집권 기간 발자취’에 대한 스스로의 다짐도 담겨 있는 중의적(重義的) 표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임기를 20여개월 남겨 놓은 상황에서 지난 3년 4개월간의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며 주요 국정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대국회 관계]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날까지 모두 5차례 국회 본회의장 연설을 했다. 그중에서 대국회 관계를 연설 초입에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개원일 연설이라는 점을 감안한 측면도 있겠지만, 여소야대 국회의 현실을 인정하고 야당에 손을 내민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화합, 협치, 협력, 상생, 존중 등 우호적인 단어를 총동원하다시피 하며 이전 연설과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특히 지난 4차례 연설과 달리 처음으로 ‘소통’이라는 단어를 언급해 주목된다. 야당도 이날 박 대통령의 개원 연설을 혹평하면서도 국회와의 협치나 소통의 필요성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앞서 지난 4차례의 국회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국회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연설 말미에 짧게 언급하는 데 그쳤었다. 2013년 11월 시정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이제는 정부와 국회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며, 생산적 협력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번 연설에서는 “~해야 한다” 등 야당을 자극할 만한 표현보다는 “~라고 생각한다”거나 “도움이 절실하다” 등 한결 부드러운 어법을 구사했다. ‘압박’에서 ‘설득’으로 대국회 전략에 변화를 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 대통령이 “국민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 것을 놓고도 변화된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송구’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선 실세 의혹 문건유출’ 파동에 대해 “국민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고 대국민 사과를 한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4 용지로 총 13쪽인 이날 연설 분량 중 민생법안 처리 등 국회에 대한 당부를 담고 있는 내용이 거의 3쪽에 달한다는 점에서 협치를 낙관하긴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대북 관계]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예상보다 직접적이고 강도 높은 대북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거듭되고 있는 북한의 ‘대화 공세’를 ‘국면 전환을 위한 기만’이라고 규정하면서 대북 압박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이번만큼은 반드시 ‘도발-대화-보상-재도발’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언급이 주목된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며, 원칙론을 견지해 북한의 잘못된 버릇을 반드시 고쳐 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원칙론을 좀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임기 말 업적 쌓기용 남북정상회담은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역대 정부는 남북 정상회담을 예외 없이 추진해 왔다. 심지어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겪은 이명박 정부마저 임기 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한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박 대통령은 전임자들이 걸은 길과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앞으로 북한이 뭔가 태도 변화를 보인다면 남북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과 중국 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의 움직임 내지 기류 변화가 남북 관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이며, 북한의 변화를 목표로 튼튼한 안보와 대화와 교류라는 두 가지 수단을 적절할 때 상황에 맞춰서 쓴다”고 여지를 남겼다. [구조조정] “구조조정이 아무리 힘겹고 두렵더라도 지금 해내지 못하면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인 조선업체 코쿰스가 문을 닫으면서 골리앗 크레인이라 불리던 핵심 설비를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이 우리의 눈물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조선 등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처럼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이를 두고 강력한 구조조정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연설에 담을 내용을 놓고 준비를 많이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朴대통령 “비핵화 없는 北의 대화제의, 국면전환 위한 기만”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북핵 문제와 관련,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에 직면해 대화 제안 등 국면전환을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비핵화 없는 대화 제의는 국면전환을 위한 기만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20대 국회 개원연설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핵 능력 고도화를 꾀해 왔다는 사실은 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성급히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대화에 나서서 모처럼 형성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모멘텀을 놓친다면 북한 비핵화의 길은 더욱 멀어질 뿐”이라면서 “정부는 확고한 방위능력을 토대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오도록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관련, “국제사회는 그 어느 때 보다 단합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제 북핵 문제는 국제사회 대(對) 북한의 구도 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비핵화라는 지난한 과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는 결국 의지의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국제사회가 지금처럼 단합된 입장하에 북핵 문제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외교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도발-대화-보상-재도발’이라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대화 공세에도 대북제재·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남북 군사 당국회담을 제안하는 등 대화 공세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안보 문제는 결코 타협이 있을 수 없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호히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주민들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핵과 전쟁의 공포가 없고 남북 주민 모두가 자유와 정의, 인권을 누리는 통일 한반도를 만드는 것은 우리의 시대적 사명”이라면서 “앞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폐쇄와 고립에서 벗어나 남북이 보다 평화롭고 번영된 삶을 누리는 길을 열어 가는데 제20대 국회가 함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진행된 이란과 아프리카·프랑스 순방과 관련, “제가 이런 블루오션을 향해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는 이유도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지평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프리카 정상외교와 관련, “새마을운동은 그들의 국가발전전략이 되었고 보건과 음식과 문화를 융합한 코리아에이드(Korea Aid)는 우리 대한민국의 세계를 향한 인류애를 상징하는 모델이 됐다”고 자평했다. 연합뉴스
  •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고객, 서비스 = 중국집 군만두… 시장질서 훼손·경쟁력 약화 원인

    [금융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고객, 서비스 = 중국집 군만두… 시장질서 훼손·경쟁력 약화 원인

    사례1. 서울 강남의 A은행 PB센터에 근무하는 이모 팀장. 이 팀장은 최근 한 자산가 고객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처리했다. 유학 중인 자녀에게 1만 달러를 송금한 이 고객은 전신료(8000원)와 해외송금수수료(2만 5000원)를 납부해야 했다. 그런데 이 고객은 이 팀장에게 대뜸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 해외 송금 수수료를 면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고객이 PB센터에 맡겨 놓은 현금 자산만 50억원이 넘었다. 초부유층 고객인 셈이다. 이 팀장은 “PB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우대 혜택으로 대부분의 수수료가 면제되지만 가끔 수수료가 부과되는 경우엔 여지없이 수수료를 깎아 달라고 한다”며 “있는 사람들이 더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럴 땐 군말 없이 수수료를 면제해 준다”고 털어놨다. 사례2. 김모씨는 2013년 여름 B은행 영업점을 방문해 휴대폰 문자메시지(SMS) 알림 서비스(이용요금 한 달 1000원)를 신청했다. 계좌의 입출금 정보나 적금 만기, 연체 등의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서비스다. 처음 몇 달은 김씨가 지정한 자동이체 계좌에서 서비스 이용 수수료가 꼬박꼬박 빠져나갔다. 그러다 계좌 잔고가 부족해 4개월 동안 수수료 연체가 발생했다. 이후 김씨 계좌에 목돈이 입금되자 은행은 그동안 연체된 수수료(4000원)를 곧바로 출금해 갔다. 이에 김씨는 A은행에 “허락 없이 수수료를 빼갔다”며 10여 차례 민원을 제기했다. 은행원들은 “우리나라 고객들은 은행 문턱만 들어서면 목소리가 커진다”고 하소연한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서비스업이지만 ‘서비스=공짜’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워낙 만연해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시장 질서가 훼손되고 산업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게 금융권 종사자들의 항변이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은행 서비스를 중국집 군만두(공짜)쯤으로 생각한다”는 자조 섞인 불만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양원근 금융연구원 비상임연구위원은 “예대마진(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으로 손쉽게 은행들이 돈을 번다는 인식이 강해 고객들이 수수료 자체를 인정하기 싫어하는 정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억원의 현금자산을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 맡기는 자산가 고객들조차 수수료는 지불하기 아까워하는 게 사실이다. 이런 모습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선 “이제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주장한다. C은행 부행장은 “금융사는 서비스에 정당한 가격을 매기고, 고객은 서비스를 받은 만큼 제값(수수료)을 지불하는 시장경제 기본원칙을 금융시장 참여자(정부·금융사·고객) 모두 함께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수수료 현실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금융 서비스에 제값을 지불하지 않는 관행이 자리잡은 배경은 복합적이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우리 금융산업이 수십년째 제자리인 것은 시장 참여자 모두 그동안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뼈 있는 말을 했다. 우선은 정부와 정치권의 무원칙이 가장 큰 문제다. 여론에 휘둘리거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무분별하게 시장에 개입해 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1년 미국 월가의 ‘금융권 탐욕 규탄 시위’ 직후 국내에서도 금융사들이 자동화기기(ATM) 등 각종 수수료를 줄줄이 인하했다. 들끓는 ‘민심’을 의식한 금융 당국과 정치권의 압박 탓이었다. 2006년 6900억원이었던 시중은행 수수료 수익은 2014년 5000억원으로 27.5% 급감했다. 취임 초였던 지난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가격 통제는 금융권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르는 대표 사례”라며 ‘수수료 자율화’를 수차례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해 국정감사에서 은행 중도상환 수수료에 대한 질타가 잇따르자 임 위원장은 “적정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가격 개입에 나서겠다는 의미였다. 지난해 두 차례(0.5% 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급감했던 시중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결국 1.5% 수준의 중도상환 수수료를 최고 0.8% 포인트까지 끌어내렸다. 종종 ‘표심’(票心)을 의식해 은행을 압박하기도 한다. 2007년 경기 판교 3400가구 입주 예정자들은 단체로 중도금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처음에 완강히 버티던 시중은행 3곳은 ‘집단대출 입찰에서 제외하고 은행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에 결국 0.4~0.5% 포인트 금리를 깎아 줬다. 당시 입주 예정자 편에 서서 은행을 수 차례 항의 방문했던 지자체 의원은 “아파트 중도금 대출 금리를 깎아 준 것은 국내 최초”라고 자평하며 ‘지역민들의 이자 부담을 경감시켜 준 사례’로 의정 홍보에 적극 이용하기도 했다. 국내에 진출한 한 외국계 은행장은 “고객이 은행에서 돈을 빌려 쓰고 이자를 내는 것은 모두 정상적인 계약에 기초한 것인데 고객들이 은행과의 계약은 쉽게 파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계약보다는 ‘떼법’이 우위에 있는 국내 풍토를 꼬집은 것이다. ‘민원에 죽고 사는’ 은행들이 스스로 시장 원칙을 내준 책임도 크다. 금융감독원은 2002년부터 금융사별 민원 평가를 하고 있다. 금융사들은 매월 민원접수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 이는 지점 경영평가(KPI)와 직원 승진, 성과급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은행의 경우 영업점 KPI(1000점 만점)에서 민원 항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20점)다. 민원 한 건이 발생할 때마다 1점이 감점된다. 금감원에 직접 접수되는 민원은 때에 따라 한 건에 5점 감점되기도 한다. D은행 직원은 “금감원 접수 민원으로 KPI 5점이 한 방에 감점되면 신규 카드 고객을 200명 넘게 유치한 실적이 없어지는 것과 맞먹는다”며 “악성 민원인(블랙컨슈머)이라도 일단 민원 접수를 못 하도록 ‘어거지’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금융 당국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해 민원 평가 방식을 ‘소비자보호실태평가’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비정상이 정상처럼 여겨지던 금융 시장에서 은행들이 이제 와 ‘비정상의 정상화’(수수료 현실화)를 외치고 있다. 위기감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인 1.5%까지 떨어지면서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이었던 이자수익 역시 급감해서다. 지난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1.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줄어든 수익 벌충을 위해선 수수료 현실화가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고금리 과실을 누렸던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수수료를 금리에 반영해 사실상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었다”며 “최근엔 저금리 기조로 이자수익은 계속 줄어드는 데 반해 수수료를 이자에 얹을 수도 없어 진퇴양난”이라고 진단했다. 금융 환경도 크게 변했다. 과거 은행은 지급·결제·송금 등 금융 인프라망을 제공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했다. 서비스도 그만큼 단순했다. 반면 최근엔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외환업무 등 상업은행의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세분화되고 다양해졌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인데 현재와 같은 수익 구조로는 투자도 혁신도 기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이 수수료 1000~2000원을 아까워하면 결국엔 서비스 질이 악화되고 고객이 그동안 당연시 여기던 혜택들이 축소된다”며 ‘악순환의 반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문만 열고 나가면 길거리에서 쉽게 눈에 띄던 은행 영업점(13개 은행 기준·2014년 6055개→2015년 5890개)이나 ATM(3만 9723개→3만 8254개)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도 ‘혜택 축소’인 셈이다. 금융 서비스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수수료를 현실화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이뤄지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더이상 미뤄 두기도 힘들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개인금융팀장은 “은행이 주거래 고객에게 제공해 주고 있는 수수료 감면 혜택도 어떤 부분이 얼마나 면제되고 있는지 일일이 알려 줄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짜로 이용하고 있는 수수료 혜택이 사실은 공짜가 아님을 인지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구조화 상품(ELS, ELF 등)이나 맞춤형 상품을 꾸준히 개발해 고객이 ‘이 정도 상품에는 지갑을 열어도 되겠다’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은행의 차별화 노력을 주문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 교수는 “금융 당국이 금리와 수수료는 시장 자율에 맡기고 정부 개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과 ‘약속한 범위’에서만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인간애 실천·봉사…‘교정행정 빛’이 되다

    인간애 실천·봉사…‘교정행정 빛’이 되다

    본사·KBS·법무부 주최 교정대상 시상식 서울신문사와 한국방송공사(KBS), 법무부는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4회 교정대상 시상식을 열어 교정행정 발전과 수용자들의 올바른 사회 복귀에 힘쓴 공로가 큰 교정공무원 6명과 교정위원 11명 등 총 17명에 대해 시상했다. 행사에는 교정공무원과 수상자 가족, 김영만 서울신문사 사장, 김현웅 법무부 장관, 박희성 한국방송공사(KBS) 시청자본부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만 서울신문사 사장은 인사말에서 “교정행정은 국가 기본업무의 하나로 따듯한 인간애와 지극한 인내심, 끝없는 희생이 필요한 일”이라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묵묵히 봉사해 온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작은 보답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교정 가족의 노고가 비록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더라도 차곡차곡 채워지고 한데 모여서 재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수용자에게 희망의 바다가 되고 우리 사회를 더욱 밝혀 주는 따뜻하고 찬란한 빛이 된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교정행정은 사회 방위를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로서 국가 형사 사법 절차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단계”라며 “적극적인 교정·교화 정책으로 출소자들이 재범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건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자”고 말했다. 교정대상은 교정공무원으로서 사형수 상담 및 교정 사고 예방 등 교정·교화와 교정행정 발전에 앞장서 온 이윤휘(50) 서울구치소 교위가 받았다. 이 교위는 의사소통이 불편한 청각장애인 수용자를 위해 수화를 배웠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와 함께 양로원, 보육시설 등에서 목욕 봉사를 했다. 그는 “수용자 중 많은 사람들이 불우한 가정환경의 영향으로 나쁜 길에 빠진 경우가 많다”며 “심리상담을 배운 경험을 살려 수용자들에게 더 따뜻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교위와 함께 상을 받은 교정공무원 6명은 모두 1계급 특진했다. 교정대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순길 전 법무부 교정국장은 “수상자 모두에게 그동안 실천해 온 특별한 헌신과 봉사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도 교정 현장에서 진정한 봉사의 가치를 실현하고 계시는 훌륭한 분들을 더 많이 발굴해 포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교정대상은 수용자 교정·교화에 헌신적으로 봉사해 온 교정공무원과 민간 자원봉사자들을 포상, 격려하고 교화 활동에 대한 국민의 참여의식을 높이기 위해 1983년 제정됐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중국은 ‘위폐공화국’? 中 ATM의 오명, ‘위폐 자판기’

    중국은 ‘위폐공화국’? 中 ATM의 오명, ‘위폐 자판기’

    중국에서 위조지폐 관련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은행에서 운영하는 정식 ATM기기에서 인출한 지폐 중 상당수가 위폐인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각 은행에서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ATM기기와 출금만 가능하도록 설계된 현금인출기(CD)를 지역별로 다르게 운영해오고 있다. 위폐 인출 불만사항이 잦은 지역일수록 출금만 가능한 기기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위폐를 ATM기기에 입금 한 후 새 지폐로 바꿔 출금하려는 이들의 행위를 막기 위한 자구책이다. 그런데, 이 같은 은행의 운영 정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최근 ATM기기에서 '상품권'이 출금되는 사건이 발생해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28일 푸젠성(福建省)에 거주하는 장씨는 인근에 자리한 A은행 ATM기기에서 2000위안(약 36만원)을 인출했다. 그런데 장씨가 인출한 100위안 짜리 20장 가운데 무려 8장이 인터넷으로 발행된 ‘무료 쿠폰 상품권’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국청년망(中国青年网)이 29일 보도했다. 인출된 상품권의 모양과 크기, 색깔 등이 100위안 지폐와 매우 유사한 탓에 자세히 살펴보지 않을 경우 상품권인지 여부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인데, 다만 해당 상품권 표면에는 ‘내부사용, 유통금지’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 문제가 발생한 ATM 기기를 직접 관리, 운영해오고 있는 지역 은행 측은 장씨의 주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해당 문제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은행 책임자를 급히 파견, ATM기기 내부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은행 측에서는 “지금껏 운영해오고 있는 ATM기기에서는 정교하게 위조된 지폐일지라도 명확하게 구분해낼 수 있을 만큼 뛰어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기기에서 정교한 위폐도 아닌 상품권이 출금됐다는 장씨의 주장을 신뢰하게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 지역 일대의 ATM기기는 모두 CCTV를 통해 지폐 입출 사항을 그대로 녹화하고 있으며, 지폐를 운반할 시에도 2인으로 구성된 운송팀의 엄격한 관리 하에 운반된다”면서 “기기 속에 상품권이 있었다는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 은행 측에는 책임이 없다는 의미를 전달했다. 이같은 은행 측의 답변에 대해 장씨는 “인출 직후 현장에서 강하게 항의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처럼 중국에서 위폐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온라인 유통 업체를 통해서 전보다 더 쉽게 위폐의 판매 및 구입이 가능하다는 꼽는다. 실제로 지금껏 중국에서 발생한 위조 지폐 사건 가운데 상당수가 온라인 유통 업체를 통해 불법으로 매매된 위폐로 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경찰에 자진 출두한 B씨(여·호남성 거주)는 온라인 유통 업체 타오바오(淘宝)에서 구입한 위폐 100장 중 80여장이 사용할 수 없을 만큼 훼손된 것이 배달됐다며, 해당 업체를 고발한 사건도 보도된 바 있다. 당시 그가 구입한 위폐는 100위안 1장 당 20위안 선에 거래됐으며, 공안 당국은 B씨를 벌금 및 구류조치하고 B씨에게 위폐를 팔아넘긴 후 잠적한 일당을 추적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위폐 사건의 근절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위폐 회수 조치 정책에 기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중국 당국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위폐 사건에 대해 무조건적인 압수 조치를 실시해오고 있는데, 이때 위폐로 인해 피해를 받은 이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상 조치를 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뜻하지 않게 위폐를 손에 쥔 이들조차 신고 조치를 선택하는 대신, 모른 척 사용하게 되는 등 위폐 유통으로 인한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루가 멀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위폐 사건을 접하며, 향후 중국 정부가 빠른 시일 내에 위조지폐 유통 방지를 위한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집계 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양의 위폐 유통으로 인해 초래될 각종 사회, 경제적 문제를 머지않아 마주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글·사진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사설] 국회선진화법 딜레마 풀 곳은 법 만든 국회뿐

    헌법재판소는 어제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일부 조항이 국회의원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며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2014년 12월 정의화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하자 국회선진화법 위헌 소송을 준비하면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했다. 이번 각하 결정은 일반적으로 청구행위가 부적법한 것이어서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종료하는 법률 행위다. 국회 선진화법 관련 문제는 국회 스스로 해결할 문제지 헌재의 처분에 맡길 성격이 아니라는 의미다. 헌재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면서 “의사 절차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존중해야 하고, 표결 실시 거부행위가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위험성이 없다”고 결정했다. 선진화법 자체가 다수결의 원리나 의회민주주의에 반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선진화법은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19대 국회부터 시행된 것으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쟁점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재적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하도록 한 것이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고 날치기 통과 등의 악순환을 끊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인한 입법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문제점도 노출해 19대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헌재의 이번 판결로 국회 선진화법의 현행 유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안의 위헌 여부를 묻는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국회가 법안 통과 절차를 규정한 국회법을 둘러싼 갈등을 외부 기관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4·13 총선 결과로 형성된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논쟁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여야 3당 체제에서 누구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독주는 불가능해졌고 소통과 협치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선진화법 현행 유지가 결정되자 여야는 즉각 “협치의 정신을 살려 양보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최근 파행으로 막을 내린 5·18 기념식이나 상시 청문회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상황을 보게 되면 우려가 앞선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적의 공통분모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정치의 묘미다. 19대 국회가 여야의 대치와 파행으로 얼룩진 것은 국회 선진화법 때문이 아니라 ‘균형과 견제’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고 대통령은 물론 여야 수뇌부들조차 합창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지 않고 있다. 최악의 상황인 남북관계, 민생문제, 노동개혁, 기업구조조정 등은 소통과 협치가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현안이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이 심기일전하여 19대 국회와 차별화된 희망의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위상을 되찾고 국회 권력을 장악한 야권도 책임감을 갖고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 “상가들 줄줄이 문 안 닫아…2년 버티면 조선업 살아나”

    “상가들 줄줄이 문 안 닫아…2년 버티면 조선업 살아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 지역 경제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역 경제에서 조선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거제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권민호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조선업 위기 극복 종합대책본부’를 지난달 발족해 대응하고 있다. 지역을 가장 잘 꿰뚫어 보는 권 시장으로부터 26일 실상과 현장 상황 등을 들어봤다. 우선 권 시장은 “거제 지역 경제 실상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가게가 줄줄이 문 닫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기업과 정부 등이 선제 대응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사에 대한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로 고용불안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근로자들이 지갑을 닫는 등 지역 경제가 위축된 것은 맞지만 당장 급격히 추락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안일하게 생각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시민들의 불안감과 심리 위축 현상이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 불황을 극복하는 데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자극적인 보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제는 면적의 70%가 관광지이고 수산업 등도 발달해 지역 경제가 급격히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오히려 “기업과 정부, 전문가 등이 합심해 이 위기를 잘 대처하면 조선산업 체질을 개선하고 기술력을 키우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산업은 호·불황 주기가 반복되는 산업으로 전문가들은 2018년이면 조선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보고서를 내고 있어 2년을 버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채권단에서 요구하는 구조조정이 조선업체에 빌려준 돈을 받는 데 초점이 맞춰져 문제라고 권 시장은 지적했다. 그는 “무조건 인력을 줄이고 돈 되는 시설과 자회사를 매각하라는 요구는 팔다리를 잘라 조선산업을 무장 해제하는 것”이라며 “현장 실정을 잘 아는 회사와 근로자, 협력업체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구조조정 계획을 짜야 한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선박건조 분야는 2년치 일감을 확보해 인력정리가 필요 없고, 해양플랜트 분야는 연말부터 바닥이 나 인력이 점차 남아돌게 된다고 한다. 권 시장은 “해양플랜트 분야는 기술 부족으로 적자 수주라는 비싼 수업료를 물고 기술을 축적해 중국보다 10년, 일본보다는 3년 이상 앞섰다는 게 해당 업계의 분석”이라며 “경기 회복기에 고부가가치 수주를 할 수 있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협력업체 사장들이 ‘원청업체에서 원가를 일방적으로 낮춰 적자가 계속돼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하소연한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권 시장은 “정부가 조선업에 대해 고용위기업종 지정뿐 아니라 각종 세금 징수 유예, 4대보험 유예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시에서도 조선협력업체에 지방세 감면 및 징수 유예, 운영자금 이자지원 확대 등을 강구한다고 밝혔다. 조선업이 불황인 가운데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지금 조성하면 앞으로 5~6년 뒤 조선업 호황기에 완공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물동량 운송의 90%를 해상에서 담당하며 오대양에 다니는 선박 중 2만 6000여척은 1만t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그래서 권 시장은 “선박 평균 수명을 25년으로 단순 계산하면 매년 1000여척을 새로 건조해야 해 조선산업은 없어질 수 없는 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불황기에 노조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 임금을 양보하고 노조 전임자들이 현장에 나가 용접작업을 하는 등 희생하는 자세를 보이면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발벗고 지원하지 않겠느냐”며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고통을 분담해 불황기를 이겨 내자”고 호소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美 ‘트리플A 기업’ 멸종위기 왜?

    美 ‘트리플A 기업’ 멸종위기 왜?

    기업 가치 끌어올리려 대출 늘리고 저유가에 실적 부진·배당 확대 탓 미국에서 최고 신용등급(AAA)을 가진 기업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집계를 인용해 현재 미국에서 ‘AAA’(트리플A) 등급을 보유한 기업은 생활용품업체인 존슨&존슨과 정보기술(IT)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두 곳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S&P가 최고 등급을 준 기업이 98곳에 달했던 1992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가장 최근 ‘AAA’ 등급을 상실한 미국 기업은 석유 메이저사 엑손모빌이다. S&P는 지난달 26일 엑손모빌의 지나친 부채 수준을 지적하면서 등급을 ‘AA+’로 한 단계 끌어내렸다. 1949년 엑손모빌이 처음으로 트리플A 등급을 부여받은 이후 67년 만의 강등이다. 전신 회사(저지스탠더드오일)의 신용등급까지 합하면 엑손모빌은 1930년부터 최고 신용등급 AAA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20달러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실적이 극히 부진한 데다 기업가치 현실화를 위해 대출을 늘리고 고배당까지 유지하면서 재무제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것이 S&P의 설명이다. 엑손모빌의 작년 말 부채는 387억 달러로 2012년 이후 무려 3배 넘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트리플A 등급 기업이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배당 확대와 기업 인수·합병(M&A)용 실탄 확보를 위해 저금리에 회사채 발행을 대거 늘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FT는 지적했다. 최고 신용등급을 ‘무기’로 사실상 제로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해 거액의 자금을 조달하는 바람에 대차대조표 상 부채가 급격하게 늘어나 신용등급이 떨어져 회사채 발행에 제한을 받는 악순환 구조가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기업들의 대차대조표 내 부채가 4조 달러(약 4767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미 기업의 경영진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부채에 크게 의존했다는 얘기다. ‘AAA’ 등급 회사채의 시가총액이 620억 달러 정도인 데 반해 등급이 ‘AA’와 ‘A’인 기업의 시가총액은 각각 4190억 달러와 1조 7800억 달러에 이르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평사들의 평가 기준이 강화돼 엄청난 현금 부자가 아닌 이상 ‘AAA’ 등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1960년대처럼 ‘AAA’ 등급 기업 수가 늘어나는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환대는 그런 것이 아니다/최여경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환대는 그런 것이 아니다/최여경 사회2부 차장

    1년 전 이맘때 프랑스 파리. 유명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일하던 친구가 감탄사를 연발하며 말했다. “곧 중국 관광객 6000명이 우리 백화점에 온대!” 120년 된 라파예트는 파리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인테리어로도 유명해서 늘 사람들이 북적인다. 여기에 수천 명이 더해지니 직원들은 사색이 됐다고 했다. 그때 중국의 ‘인해전술 관광’을 처음 봤다. 중국 톈스그룹의 임직원 6400명은 파리 140개 호텔에서 나흘을 머물렀고, 니스와 칸 등이 있는 코트다쥐르의 79개 호텔에서 닷새를 보냈다. 이 일은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까지 화제가 됐다. 최근 중국 아오란그룹의 임직원 6000명, 중마이그룹에선 임직원 8000명이 한국에 온 것처럼. 프랑스와 한국에서 벌어진 인해전술 관광은 닮은꼴 같지만 속은 다르다. 톈스가 프랑스에서 받은 편의는 니스행 기차 편성을 늘린 것, 니스에서 차량 퍼레이드를 열고 백화점을 하루 통으로 빌린 것 정도다. 톈스는 기차표 7600장, 루브르박물관 관람료, 니스의 물랑루스 공연 등을 경험하려고 프랑스에 1300만 유로(약 162억원)를 미리 지급했다. 아오란과 중마이가 한국에서 받은 것은 편의에 대접이 첨가됐다. 한국관광공사와 인천시는 아오란에 공연 관람, 숙박비 일부 등 1억 8000만원어치를 지원했다. 월미도 치맥 파티에 쓴 닭 3000마리, 캔맥주 4500개 등은 관련 업체가 후원했다. 중마이 단체관광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서울시 등이 나섰다. 두 차례에 걸쳐 한강에서 삼계탕 8000인분, 캔맥주 8000개로 파티를 했다. 인해전술 관광에서 중국에 퍼준 것을 한국 측 관계자들은 “환대 차원”이라고 했다. 대접받은 기쁨을 느낀 이들이 중국으로 돌아가 한국의 경험을 소문내면서 한국 관광을 유도할 수 있을 거라는 논리다. 이런 환대가 관광업계에는 악순환을 부르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 중국인 개별 관광 가이드를 하는 친구는 아오란과 중마이의 사례를 본 중국 여행사들은 더 많은 요구를 한다고 했다. “관광상품 가격을 더 낮춰 달라고 하고, 쇼핑과 놀이공원·공연 등을 패키지로 묶어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여행사는 수입원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관광객이 쇼핑한 만큼 이윤을 되돌려 주는 쇼핑센터를 전전하는 배경이다. 단체관광의 경제 효과는 주로 면세점에 쏠린다. “면세점에서 쇼핑만 하고 단체 식당으로 옮겨 가니 우리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게 면세점 주변 식당 주인들의 푸념이다. 여행사가 가자는 대로 여행한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의 진짜 멋을 알 리가 없다. 한 해 1600만명이 찾는 파리는 불친절한 도시다. 파리에선 7~8월에 도로와 건물 공사가 많다. 이유를 물으면 답은 한결같다. “파리 시민 대부분이 휴가를 떠나서 시민 불편을 덜 수 있다.” 그럼 여름휴가차 파리에 온 외국인들의 불편은? “그래도 오잖아.” 에펠탑과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루브르박물관, 퐁피두센터 등 가고 싶은 명소들로 무장한 파리의 자신감이다. 관광도시 파리의 ‘환대’는 멋과 예술이 있는 도시의 존재, 그 자체다. 우리에게 환대는 무엇인가. 이것저것 퍼주고 뒤로는 바가지를 씌우는 건 환대가 아니다. 여행을 간 그곳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누리도록 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가진 역사와 유산, 문화의 매력을 보여 주고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 줄 때, 그들은 환대받았다 느끼고 다시 한국을 찾아온다. cy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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