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악순환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계열사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설 연휴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김동철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청년 정착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186
  • [메디컬 인사이드] ‘깜빡깜빡’ 스트레스에 짓눌린 뇌가 변한다

    [메디컬 인사이드] ‘깜빡깜빡’ 스트레스에 짓눌린 뇌가 변한다

    해마기능 저하…기억력 떨어져 개인성향도 공격적으로 변해 합리적·객관적 사고 유지가 관건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운명과 같습니다. 우리나라 직장인은 2015년 1인당 연간 2133시간을 일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2위입니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올해 초·중·고교생 7300여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OECD 22개국 중 20위에 머물렀습니다. 국내에 극심한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스트레스 적응장애’ 환자는 지난해 12만 1753명에 이르렀습니다. 2013년 11만 694명에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물론 적당한 스트레스는 긴장감을 높여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질병을 부릅니다.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흔히 불면증과 피로, 각종 통증, 배변장애, 우울, 불안 등의 증상이 생깁니다. 대한스트레스학회 분석에 의하면 스트레스로 분비되는 부신호르몬은 초기에는 면역계를 자극해 저항력을 높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면역세포를 억압해 면역기능을 약화시킵니다. 그래서 감기, 천식, 암 등의 질병에 취약해지고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줍니다. ●극단적 상황 땐 뇌기능 위축 위험 ‘소주 한잔으로 털어버리면 되지’라고 쉽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스트레스에 계속 시달리면 ‘뇌기능 저하’라는 극단적 상황도 나타난다고 합니다. 특히 판단력이 흐려지고 기억력이 가물가물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과 ‘아드레날린’이 판단에 관여하는 뇌의 ‘전전두엽’이나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신경들 간의 연결성을 약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강한 자극은 성격 변화도 이끌어 냅니다. 휴식 없는 장시간의 근무와 직장에서 받은 비인격적 대우는 때때로 가족에 대한 공격성으로 이어집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직장인에게는 흔히 불안증, 불면증, 긴장성 두통, 신경성 고혈압, 신경성 소화기장애, 성불능증이 나타나는데 스트레스에 더 많이 노출되고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고집불통이나 공격적 성격, 성격 장애로 발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소 스스로의 의견을 잘 내지 않는 내향적인 성격이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것이라고 여기기 쉽지만 정반대라고 합니다. 신 교수는 “사람의 성격이나 태도, 가치관에 따라 같은 내용의 스트레스라도 전혀 다른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는 다혈질이고 빨리 무언가를 성취해 내야 하는 사람들이 느긋한 성격의 사람들보다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 취약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이라고 여겨지면 가족들의 보살핌이 필요합니다. 노년기와 청소년기에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음주는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되질 않습니다. 전 교수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술을 마시지만 다음 순간 다시 과음과 숙취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전 교수는 “사내 승진 시험에 떨어지면 실망감이 클 것이고 회사에 강한 불만을 갖게 된다”며 “이때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자기 비하 대신 ‘최선을 다했는데도 떨어지다니 운이 나쁜가 보군. 그렇지만 노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으니 다음 기회에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라고 합리적 생각을 갖는다면 스트레스 요인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스스로의 힘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지도 분석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 적응해야 할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전 교수는 “보기 싫은 상사라고 미워하거나 일할 의욕을 잃고 의기소침해지는 대신 ‘저 사람은 원래 성격이 저렇군. 신경 쓰지 말자’라고 머릿속으로 수없이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평소 신체 긴장 수준을 낮추기 위해 가벼운 달리기 등의 운동과 명상을 하고 적절히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신 교수는 “중용을 지키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때로는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이 잘하는 것과 정반대 작업을 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하던 일 멈추고 정반대 작업 도움 호흡과 근육 이완법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데 집중하는 ‘복식호흡법’과 머리부터 가슴과 배, 다리 등에 차례로 힘을 줬다가 이완하는 ‘전신 근육 이완법’을 추천합니다. 이완법은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매일 1~2회, 1회에 20~30분씩 꾸준히 해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가벼운 증상이라면 상담이나 이완요법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사회생활이 어려울 정도라면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약물 치료를 해야 합니다. 신 교수는 “신체장애 증상이 있어 의사가 진단을 내릴 정도가 되면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사회생활이나 직업적인 활동에 장애가 생기면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정은 “미국 잡소리 못하게” vs 트럼프 “산산조각 낼 수 있다”

    김정은 “미국 잡소리 못하게” vs 트럼프 “산산조각 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서로의 군사능력을 과시하면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자 미국이 주도한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은 이에 또 다른 도발을 이어가는 악순환 속에서 북미 양측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공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장병들에게 한 연설에서 “북한이 다시 한 번 주변국과 전 세계에 완전한 경멸을 보여줬다”며 “미국의 첨단무기가 우리의 적들을 산산조각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무기 중 하나로 뛰어난 스텔스 기능을 갖춘 B-2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배경으로 이뤄졌다. 그는 “우리의 (첨단무기) 능력을 살펴본 뒤 우리가 가진 (군사) 옵션이 효과적이고 압도적이라는 점을 어느 때보다 확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앤드루스 기지 방문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 사흘 뒤인 15일 새벽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미국의 압도적인 전략무기 능력을 과시하며 북한에 ‘군사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잡소리’라고 폄하하며 굴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 김정은은 15일 이뤄진 ‘화성-12형 발사훈련을 참관한 뒤 “우리의 최종목표는 미국과 실제적인 힘의 균형을 이루어 미국 집권자들의 입에서 함부로 우리 국가에 대한 군사적 선택이요 뭐요 하는 잡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전했다. 김정은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보다 앞선 15일 새벽에 이뤄졌지만, 보도 시점은 더 늦어 마치 트럼프의 ’군사 옵션‘ 압박에 맞받아친 모양새가 됐다. 김정은은 특히 “이제는 그(핵무력 완성) 종착점에 거의 다다른 것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말해 앞으로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제재 또한 더욱 강력해질 수밖에 없어 북미 간 ’강대 강‘ 대치는 더욱 첨예해 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들 죽인 가해자는 명문대 의대 진학…남은 건 상처 뿐”

    “아들 죽인 가해자는 명문대 의대 진학…남은 건 상처 뿐”

    “살인도 좋은 경험^^ 덕분에 인간은 다 이길 수 있을 것 같어~ 어차피 난 법적으론 살인이 아니니~”2005년 ‘부산 개성중 사건’으로 알려진 학교폭력 사망 사건의 가해자가 당시 개인 홈페이지 등에 올렸던 글이다. 가해자인 최모군은 자신에 대한 비난에 대해서는 “개만도 못한 것들이 짖어대?”라고도 했다. 최근 10대들의 잔혹한 범죄로 소년법 폐지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가해자 최군의 근황과 함께 피해자 아버지의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됐다.중앙일보는 최근 부산에서 12년 전 개성중 동급생 최군에게 맞아 숨진 고(故) 홍성인군의 아버진 홍권식(59)씨와 진행한 인터뷰를 13일 공개했다. 홍씨는 인터뷰에서 “12년이 지났어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학교폭력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제발 이제는 악순환이 끝났으면 좋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홍씨는 아들 사망 충격으로 뇌경색 증세를 보여 수술을 받았고, 이후 말을 더듬게 됐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그는 결국 2013년 장애 6급 판정을 받았고, 아내는 지금도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어 혼자 외출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씨는 최근 전국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폭행 사건에 대해 “정말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성인이를 죽게 만든 그 친구를 원망하진 않는다. 원망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 다만 교육 당국의 책임 있는 자세와 재발 방지를 바랐을 뿐인데, 결국에는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씨의 아들 성인이는 2005년 10월 1일, 2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이던 오전 10시 50분쯤 학교 ‘짱’으로 불리던 같은 반 최군으로부터 교실에서 폭행을 당했다. ‘딱밤 때리기’ 장난을 하다가 성인이가 욕설을 했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다. 최군은 의자까지 이용해 성인이를 때렸고, 성인이는 폐의 3분의 2가 파열되고 머리 전체엔 피가 고였다. 결국 성인이는 4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개인적인 심정이야 최군을 감옥에 보내고 싶었지만 우리 아이가 불쌍하듯, 어찌 보면 그 아이도 또 다른 피해자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는 홍씨는 부산구치소에 수감된 최군을 위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형사합의서를 써줬다. 이어 최군 가족이 보석을 신청하자 재판부는 미성년자인 점과 합의가 이뤄진 점을 고려해 최군을 석방했다. 이후 최군은 형사처벌이 아닌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고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녔다. 홍씨는 “최군이 명문대 의대에 진학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홍씨는 최근 소년 범죄 처벌 강화 주장에 대해서는 “소년범에 대한 논의보다 학교폭력 자체를 예방하기 위한 논의가 먼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군이 폭행 이후 온라인에 올린 글에 대해서는 “다시 최군을 만나게 된다면 그때 왜 그런 글을 남겼는지 꼭 묻고 싶다. 나는 최군을 악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치기에 한 일이라고 사과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유엔 대북 제재, 미흡하나 실행은 완벽해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어제 새벽 대북 유류 공급을 30%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 등의 대북 제재 결의(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과거 여덟 차례의 대북 결의안과 달리 북한의 6차 핵실험 9일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된 것은 더이상 북한의 핵 폭주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번 결의안을 바라 보는 시각은 복합적이다. 북한의 생명줄로 꼽히는 원유 등 유류 관련 제재가 포함된 것은 처음으로 그동안의 제재안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대북 정유제품 공급량에 상한선을 두면서 주요 수입원인 섬유와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노동허가 발급도 금지한 것이다. 그럼에도 미국이 주도한 전면적인 원유 금수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제재 방안이 중국, 러시아와의 협상 과정에서 상당폭 후퇴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만장일치로 이번 결의를 끌어냈다고 해도 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실질적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당장 북한이 유엔 대북 제재에 승복하고 도발을 멈출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새로운 도발에 나설 개연성도 크다. 이번 결의안에 포함된 대북 원유 제재와 관련해 북한 공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나 일부 원유를 공급하는 러시아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전례에 비춰 국경 밀무역을 통해 원유 및 석유제품 거래가 이뤄질 경우 대북 제재의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제재 결의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해 효과를 낼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9차 대북 제재에 중·러가 과거처럼 소극적일 경우 북한과 거래한 제3국 기업까지 응징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전면 시행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최근 멕시코와 페루 등에서 북한 대사 추방 절차가 진행 중이고 필리핀은 북한과의 전면 교역 중단을 선언했다. 북한을 고립시키겠다는 미국의 외교적 압박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북한의 도발과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라는 악순환을 단절하기엔 한계가 있다. 핵·미사일에 목숨을 걸고 있는 북한을 당장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어렵다는 의미다. 더 큰 구도에서 중국이 북한이라는 전략적 완충지대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한 동북아에서 미국과 중국, 또는 미국과 중·러 간 대결 구도는 지속될 것이다. 이런 안보 지형에서 최종 해결은 결국 대화를 통한 해법 도출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북한은 “아직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지는 않았다”고 밝힌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말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압박과 대화라는 한·미의 대북 정책 기조에 따라 이번 9차 대북 제재를 강하게 실천하는 동시에 북한을 대화의 문으로 인도할 수 있는 외교적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 공공기관 낙하산 상임감사 ‘물갈이 사각지대’

    공공기관 낙하산 상임감사 ‘물갈이 사각지대’

    전문성이나 직무 능력에 관계없이 정권과의 인연 등으로 자리를 꿰찬 공공기관 ‘낙하산’의 상당수가 상임감사에 포진해 있지만 물갈이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간의 이목이 기관장에게만 쏠려 있어서다. 취업 청탁이나 뇌물 수수 등 공공기관 비리가 갈수록 교묘해지면서 감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제라도 ‘낙하산’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서울신문이 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분석한 결과 박근혜 대선 캠프에 몸담았거나 정치적 인연 등으로 감사 자리를 꿰찬 이(현직 기준)는 공기업 13명, 준정부기관 15명 등 30명에 육박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김현장 한국광물자원공사 감사)했거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고위직을 지낸 인사(류중하 근로복지공단 감사, 유수택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감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종완 주택관리공단 감사는 뉴라이트 전국연합 중앙지도위원장을 지냈고, 이문수 한국국토정보공사 감사는 박근혜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했던 자유수호구국국민연합 공동대표를 지냈다. 최근 사표를 쓴 하인봉 한국장학재단 감사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법정 후원금 최고액인 1000만원을 기부한 뒤 지난해 2월 감사가 됐다. 지난해 11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실태’ 보고서를 썼던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은 “낙하산 감사가 문제인 것은 전문성과 직무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면서 “정권이 바뀌었으니 이들이 무조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애초 잘못 꿰어진 단추이니 (정권 교체를 계기로) 바로잡아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이명박 정부 때처럼 강제로 모두 쫓아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지만 노조나 시민단체 차원에서 함량 미달 감사를 검증하고 퇴진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낙하산 감사들은 끊임없이 자질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새누리당 부대변인 출신인 이진화 국립공원관리공단 감사는 음주 폭력사건 감사를 하다가 피감인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고 피감인의 소명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머리와 어깨를 때리는 등 비상식적인 행태로 환경부 경고를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인사 처리가 더뎌 물갈이가 늦어지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대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감사는 지난해 10월 20일 임기가 끝났지만 후임이 임명되지 않아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감사 임명권을 갖고 있는) 기획재정부에 여러 차례 후임 요청을 했지만 지금까지도 아무런 답신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최근 정부도 이런 지적에 귀 기울이는 모양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국정철학’을 언급하며 공공기관 물갈이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냈다. 백 장관은 “취임 이후 공공기관장들과 간담회를 하며 국정철학을 공유했다”면서 “같이 갈 분들은 같이 가겠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온 분 등은 직을 유지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낙하산 공공기관장 및 감사 물갈이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감사는 막대한 급여에 비해 책임질 일은 별로 없어 고질적인 낙하산 밥그릇 자리로 전락했다”면서 “단순히 물갈이 논의에 그칠 게 아니라 상임감사 기준을 정비하고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등 제도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현 정권에서도 ‘낙하산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쓴소리다. 추적 감시를 위해 ‘알리오’ 경력 기재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사자들이 논란이 될 만한 경력은 아예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박대성 서부발전 감사는 새누리당 충남도당 사무처장을, 한명훈 산업기술평가관리원 감사는 박 전 대통령 취임준비위원회 실무추진단 전문위원을 맡았지만 알리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유엔 대북 제재 채택] 文, 대북제재 국제공조 촉구 힘 쏟는다

    [유엔 대북 제재 채택] 文, 대북제재 국제공조 촉구 힘 쏟는다

    청와대는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 2375호를 이른 시일 안에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을 높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해 이전 2371호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국제사회의 공감과 전폭적 지지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도전은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제재를 초래할 뿐이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완전하고 불가역적이며 검증 가능한, 핵 폐기를 위한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애초 미국이 공언했고, 문재인(얼굴) 대통령 또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요청했던 대북 원유 수출 중단 및 노동력 수출 차단이 빠진 데 대해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도 원유 공급 중단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말했다기보다 강력한 제재를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라면서 “국제사회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중국과 러시아도 의견을 같이했다는 점이 높이 평가돼야 한다. 후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이상철 국가안보실 1차장도 “대북 유류 공급의 30%가 축소되며, 섬유 수출 금지는 과거 안보리 결의를 통해 이미 부과된 석탄·광물·해산물 제재와 함께 북한의 연간 총수출액의 90% 이상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이번 제재 결의에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압박을 통해 대화를 끌어낸다’는 청와대의 북핵 해법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도 나온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정말 의문은 문 대통령이 (초안보다 수위가 낮아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느냐는 것”이라며 “미국이 ‘최고의 압박’을 공언하면 청와대 안보실이 지레 겁을 먹고 더 강경한 말을 쏟아 낸다. 그러면 슬그머니 미국은 자신의 말을 거둬들이고, 우리만 외톨이가 된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으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다음 수는 제한적이다. “현재로선 독자 제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제재안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상당한 실효성이 기대되는 만큼 국제사회의 공조와 압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북한의 대응이다. 유엔 결의안 추진에 대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위협한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추가 도발은 예고된 수순이다. 북한의 무력시위와 유엔 제재가 점증하는 악순환 속에 문 대통령의 ‘운전대론’은 점점 탄력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상조 “우리 경제는 지금 ‘기울어진 운동장’”

    김상조 “우리 경제는 지금 ‘기울어진 운동장’”

    사전배포 자료 없는 ‘작심 발언’… 예정된 90분 넘겨 3시간 진행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업에 이어 시민단체와의 ‘밀당’(말고 당기기)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김 위원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경제민주화 관련 10개 시민단체 대표와 가진 간담회에서 “과거에 여러분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비판이 제기된 상태에서 최근에 여러 계기를 통해 민원이 폭주하는 상황”이라며 “공정위가 민원 처리 기관으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쟁이나 민원을 잘 처리해 민원이 많이 들어오면 불만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을 거치게 되는 것이 바로 성공의 역설”이라면서 “지금 공정위는 성공한 다음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실패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 경제는 대기업 중심으로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다수의 중소 사업자가 소수 대기업과 거래하는 수요 독과점적 산업 구조가 고착됐다. 공정한 경쟁이 태생적으로 힘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진단한 뒤 “시민단체가 여러 비전을 제시해 달라.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사건 처리나 조사 방식 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당부했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사전에 배포한 자료에도 없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시민단체 출신임에도 시민사회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선 긋기’이자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혁하는 데 시민사회가 적극 협조해 달라는 ‘러브콜’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예정됐던 1시간 30분을 훨씬 넘겨 3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공정위 관계자가 “공정위 역사상 이런 자리가 있었는지 기억을 못 할 정도”라고 할 만큼 흔치 않은 광경이었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김 위원장에게 경제적·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하고 하도급·가맹·유통·대리점 분야의 불공정 행위 사례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후 “시민단체들과 실무 차원의 논의를 지속하고 제가 참여하는 간담회도 다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간담회에서 제안된 의견을 검토한 뒤 향후 정책과 법 집행에 반영할 계획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조상호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기술교육생 훈련비 예치제 도입”

    조상호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 “기술교육생 훈련비 예치제 도입”

    서울시 기술교육원이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훈련비용 예치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기술교육원 중도탈락자의 증가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것으로, 서울시에서 기술교육원에 지원하는 연간 200억원 예산 중 약 2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조상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대문4)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교육원의 중도탈락자는 전체 입학생의 13.4%인 694명으로 3년 연속 증가추세에 있다. 기술교육원은 이러한 중도탈락자문제의 해결을 위해 교육생 모집시 정원의 10%를 추가로 선발하고 있으나, 추가선발은 정원보다 많은 수의 교육생이 강의를 수강하게 되어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등 악순환을 반복해왔다. 현재 시에서 4개의 기술교육원에 연간 약 200억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것을 감안할 때, 평균 10%의 중도탈락자 발생으로 인해 연간 약 20억원의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조 위원장은 “현재 전액무료로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 기술교육원에 취업의지 없이 강의만 무상으로 수강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교육생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중도탈락자가 증대되는 추세로 매년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라고 지적하며, “이는 실제 기술교육원에 입학하고자 하는 교육생들의 기회를 빼앗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조 위원장은 제276회 임시회에서 서울시 기술교육원의 훈련비용 예치제도의 근거를 마련하는 「서울시 직업훈련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발의했다. 교육훈련비용 예치제도를 통해 그동안 낭비되어왔던 약 20억원의 예산 절감이 기대된다. 조 위원장은 “기술교육원 교육훈련비용 예치제도를 통해, 반드시 기술교육이 필요한 학생들만 교육을 수강함으로써 강의의 분위기 및 교육의 질이 증가하여, 기술교육의 효과가 증대될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서울시는 기술교육원 교육생들에게 교육훈련비용 전부를 징수받는 것이 아닌 표준훈련비용의 10% 범위인 최대 40만원 안팎의 범위에서 예치단가를 설정하고, 수료 시 50%, 취업 시 50%를 환급하는 예치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인 우선선발대상자와 위탁교육생의 훈련비용은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서울시 기술교육원은 취약계층의 취업능력을 제고하고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을 양성하고자 서울시 동부·중부·북부·남부에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공직업훈련기관이며, 시의 예산지원에 따라 전액무료로 직업훈련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개정안은 6일 제276회 임시회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이에 따라 내년부터 기술교육원 예치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광장] 청년들에게 물고기를 나눠 줄 때다/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

    [자치광장] 청년들에게 물고기를 나눠 줄 때다/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

    지난해 서울시 ‘청년수당’ 논쟁 때 정부는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당시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수당에 대해 “청년들이 일자리를 갖도록 돕는 것은 정부의 가장 시급한 책무”라며 “그 방식은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바다에 물고기가 많을 때는 잡는 방법을 아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미 바다에서 물고기 찾기가 어려워졌다. 가끔 지나가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동네 청년 모두가 낚싯대를 들고 바닷가에 앉아 있다가는 전부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 최소한 굶어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먹을 물고기를 나눠 줘야 한다. 인류학자 제임스 퍼거슨은 저서 ‘사람들에게 물고기를 줘라’(Give a Man a Fish)에서 “이 시대에 어떤 인간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실업자 어부를 양산하거나, 기껏해야 이미 경쟁이 포화 상태인 분야에 뜨내기 한 명을 추가하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장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물고기도 아니고, 더 많은 어부도 아니며, 전 세계적인 생산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는 풍성한 수확을 자기 몫을 갖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히 나눠 줄 더 나은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는 사람은 경제적 처지와 무관하게 계층 이동이 가능했던 시대가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과도한 고등교육 경쟁은 불필요한 학력 인플레이션을 조장해 사회 진출을 늦추거나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창업은 괜찮을까. 괜찮은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창업에 뛰어드는 비자발적 창업자 양상은 결과적으로 악순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창업은 일자리 창출 대책의 뼈대가 될 수 없다. 청년정책은 이제 일자리 몇 만개를 더 만들어 내는 것보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 중심의 청년 정책에서 청년의 주거, 건강, 부채 등 기본권 보호와 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종합적인 사회 안전망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무엇보다 행정이나 정책 결정권자가 아니라 청년 당사자에게 필요한 정책과 지원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올해 청년들은 서울시에 일정 기간 새로운 환경에서 진로를 모색할 때 지원하는 ‘서울형 청년 갭이어(Gap year)’, 심리 상담을 받을 때 비용 일부를 보조하는 ‘청년마음건강 바우처’ 등을 제안했다. 청년 문제는 청년 개인의 고통을 넘어 대한민국 미래의 문제이기에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 부재는 정책 실패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 미래 사회 재앙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종합적이고 사전 예방적인 지원 없이 청년 활기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을까.
  • [SOS 생계형 알바족] 220만원 버는 업주·임금 밀리는 알바…“다 같은 생계형 노동자…우리는 동지다”

    [SOS 생계형 알바족] 220만원 버는 업주·임금 밀리는 알바…“다 같은 생계형 노동자…우리는 동지다”

    서울신문은 지난 7월 26일부터 5회에 걸쳐 생계형 알바족의 절박한 현실에 관해 보도했다. 5일에는 이번 기획의 마지막 순서로 알바생과 업주가 직접 만나 기탄없이 의견을 교환하고 해법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업주를 대표해 김태훈(48)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사무국장이, 알바생을 대표해 최재혁(31) 서울시 알바 청년권리지킴이가 어렵게 대담에 나섰다. 이날 서울신문사 회의실에서 이범수·송수연 기자의 사회로 90여분간 진행된 대담에서 두 사람은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시각차를 드러내기도 했으나, 마지막에는 상생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손을 잡았다.→사회 각자 자신을 소개해 달라. -김태훈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는 본죽, 파리바게뜨 등 가맹점주 단체 21개가 모여 있는 기구다. 사무국장을 맡기 전에는 본죽 가맹점을 11년 동안 직접 운영했다. 내가 전체 점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점주의 현실도 어렵다는 걸 말하고 싶다. -최재혁 무가지 배포부터 콜센터, 정육식당, 술집, 편의점까지 온갖 일을 했다. 스무 살 때부터 알바를 시작해 생계형 알바족이 된 지 10년이 넘었다. 지금은 서울시의 청년 알바 권리 지킴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기초노동상담, 알바 사업장 모니터링 등 알바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점주와 알바노동자의 주된 갈등 요인은 뭔가. -김 업무를 태만히 하는 경우다. 얼마 전 협의회에서 점주 모임이 있었다. 그런데 한 편의점 점주가 갑자기 못 온다고 연락이 왔더라. ‘왜 그러냐’고 했더니 알바생이 ‘중국에 간다. 미안하다’고 문자를 보냈다는 거다. 점주는 새벽 근무를 자신이 메워야 하니 당연히 회의에 불참했다. 약속을 안 지키면 점주나 다른 알바생 동료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최 수도권만 넘어가도 아직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을 안 주는 곳들이 많다. 내가 알바를 시작했던 10년 전과 다르지 않다. 급여는 많이 올랐지만 근무 환경은 여전하다. 점주들은 ‘알바’라는 존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찮게 여기는 거다.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본다면 임금 체불, 폭언 등을 쉽게 할 수 있을까. →악덕 점주와 알바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김 점주들이 마음에 여유가 없다. 지난 6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프랜차이즈 점주의 한 달 평균 수입이 220만원이다. 노동시장 평균 임금이 280만원 정도다. 수입이 상당히 적다. 알바생보다 못 버는 경우가 많다. ‘광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지 않나. (알바를 하찮게 대하는) 점주들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그들의 행태가 옳다는 건 아니다. -최 사업주들뿐 아니라 알바생도 스스로 알바라는 존재를 하찮게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알바를 하면서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은 없지 않나. 전반적으로 알바에 대한 인식이 너무 낮다. 그렇다 보니 알바생들도 ‘아무 말 없이 출근 안 해도 상관없겠지’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고용하는 사람은 불만을 갖게 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어떤 개선책이 있을까. -최 비정규직에 대한 노동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대부분이 정규직에 매달리고, 알바와 같은 비정규직은 잠깐 거쳐가는 정류장으로 본다. 비정규직의 처우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신고를 해도 점주들에게 부과되는 벌금이 적다. 영업정지도 없다. 점주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줘야 할 미지불 임금만 주면 된다. 벌금을 체불 임금액만큼 내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가 근로기준법 개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안다. -김 상당히 공감한다. 고의로 임금 체불을 한 점주는 사업 기반이 흔들릴 정도로 강력한 페널티를 적용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감히 누가 임금 체불을 하겠나. 물론 의도성을 갖고 임금 체불을 한 점주인지 먼저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벌칙규정을 입법화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2020년이면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원이 되는데 어떻게 보나. -김 찬성이다. 그래야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진다. 다만 점주들이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저임금만 올리는 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 일하는 알바생들은 당장 1만원으로 올려줘도 무방하다. 가능한 곳부터 순차적으로 하면서 부작용을 살펴봐야 한다. 정부만 탓할 생각은 없지만 적어도 점주들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 주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최 찬성한다. 알바 노동자들의 임금이 오르면 소비가 촉진되고 자영업자들의 소득도 올라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반면 알바 노동자로서 집세나 휴대전화 요금, 밥값도 같이 인상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실질적으로 알바 노동자의 삶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앞으로 정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단순히 임금만 올려주고 방관하는 건 점주와 알바생의 갈등만 더 키운다. →점주들의 생태계는 어떻게 해야 건강해질까. -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 카드 수수료율 우대적용을 받는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영세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리고,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렸다. 점주들의 요구 사항이 80%는 반영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프랜차이즈업체 가맹점주들은 대부분 연매출이 5억원을 넘다 보니 수수료 혜택을 못 받는다. 우리가 10억원을 기준으로 요구한 이유다. 본사에 필수물품 대금, 로열티를 내고 임대료, 인건비까지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 필수물품 대금 지급도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현재는 계약서에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공산품조차 필수물품이라고 강제해 놨다. 2만원인 식용유를 3만원 넘게 주고 본사에서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점주들의 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노동대책 가운데 하나로 근로감독관 확충을 내놨다. -최 지난 7월 근로감독관 200명의 증원분이 담긴 추가경정예산이 통과됐다. 인력이 늘어나면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다. 다만 확충과 함께 근로 감독관들의 인권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 내가 직접 임금 체불을 신고해 보니 근로 감독관이 오히려 합의를 종용하더라. 사건을 잘 해결하는 것보다 빨리 처리하는 게 그들의 성과인 듯했다. 알바 노동자에게 공을 많이 들이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육을 통해 인권 의식이 담보된 근로감독관들을 현장에 보내야 한다. 그래야 노동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 →오늘 대담을 통해 느낀 점이 있을까. -김 알바 노동자들에게 같이 연대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우리는 동지다. 점주들에게 등을 돌리지 말고, 여러 불평등, 불공정 문제에 대해 같이 얘기하자. 함께해야 공동의 이익이 생기고, 이것을 나눠 가질 수 있다. 나도 연석회의에 소속돼 있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에게 알바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교육을 할 예정이다. 알바생도 우리 식구라는 것을 인식해야 같이 먹고살 수 있다. -최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늘 대담을 통해 점주들이 본사의 필수물품 강요, 프랜차이즈 로열티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동시장 개입을 통해 ‘생계형 알바’와 ‘생계형 점주’가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감사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지금은 최고 강도 北제재 필요… 대화할 때 아니다”

    北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압박러, 북핵 적극적인 역할 기대사드, 안보 위한 불가피한 조치 문재인 대통령은 5일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나는 어떠한 차원의 대화도 피하지 않겠지만 지금은 대화를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순방(6~7일)과 6일 한·러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고 압박해야 할 때”라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추가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길로 나오도록 최고의 강도로 제재와 압박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강력히 규탄하고 압박을 강화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북핵 문제를 근원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오직 평화”라면서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가운데 북핵 문제를 해결하며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배치하는 것인 만큼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핵 능력이 과거와 다른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신속한 사드 임시 배치를 약속한 데 이어 사드 배치를 우려하는 러시아 정부에도 단호한 입장을 전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는 북한과 상당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북핵 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남·북·러 3각 협력으로 동북아를 포함한 러시아 극동지역 등 유라시아와의 경제협력을 활성화하는 ‘신(新)북방정책’ 추진 의지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당장은 어렵더라도 한·러가 먼저 시작하고, 향후 북한도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남·북·러 3각 협력이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는 중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정은이 불지르는 ‘美·中 경제충돌’

    김정은이 불지르는 ‘美·中 경제충돌’

    트럼프 “北 거래국가와 무역 중단” 中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예고 시진핑 “한반도 비핵화”만 되풀이 환구시보 “제재 주도할 필요 없어” 美유엔대사, 北겨냥 “인내에 한계”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맞게 될 첫 국면은 미국과 중국 간 경제적 충돌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미국은 다른 옵션에 더해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과 정상적 거래를 하는 제3국 기업과 은행, 개인까지의 제재를 의미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예고한 것으로,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고강도 압박에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영국 가디언은 해석했다. 이를 반영하듯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4일 열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미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우리의 인내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북한 김정은이 전쟁을 구걸하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북의 핵실험 관련 보도를 통제하며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가적 대사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가 북핵 문제에 가려지는 것을 꺼려해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계속 유지하겠다”라는 공동 입장만 정리해 내놓았다. 중국 당국의 속내는 정확히 들여다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북의 핵실험 직후 발표됐다가 삭제된 관영 환구시보의 사설이 그 일단을 짚어 보게 한다. 사설은 “중국의 동북지역이 방사능 피해를 보지 않는 한 중국이 원유 공급 중단 등 북한 제재에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4일 사설을 낸 곳은 해외 독자를 상대로 중국의 입장을 대변해 온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뿐이었다. 신문은 “핵실험 다음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지금까지 보여 준 것은 제재와 도발의 악순환과 국제사회의 무능력일 뿐이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북한의 도발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북한을 굴복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과 북·미 충돌 상황에서 중심을 잃지 않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맞서 중·미 간 경제 충돌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미·중·일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베이징대 진징이 교수는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 때문에 미국과 중국을 바둑돌처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에 대해 중국은 결단을 통해 관계를 재정립해 나갈 것이지만 이는 미국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전략적 이익 차원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In&Out] 갑질, 적폐청산, 민주시민교육/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In&Out] 갑질, 적폐청산, 민주시민교육/은재호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땅콩 회항, 라면 상무, 미스터피자, 호식이두마리, 종근당, 공관병.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갑질’이다. 갑질은 권력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신조어다. 갑의 부당 행위란 무엇일까.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계약에도 없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 선물이나 향응을 요구하는 것 등이다. 딱히 규정에 어긋나진 않지만 규정에 있는 것도 아닌, 계약의 여백을 이용해 사람을 곤혹스럽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슈퍼’ 갑질을 설명하지 못한다. 인격 모독과 모멸감을 동반하는 부당 행위쯤 돼야 갑질의 정수를 맛보는 거다. 갑을관계는 신분사회의 유산일 수도 있고 계급사회의 불평등일 수도 있다. 단 한번도 갑이 되지 못하고 언제나 ‘을’, 혹은 을보다도 못한 ‘병’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갑질은 갑질로 끝나지 않고 갑질의 도미노를 만들어 낸다. 갑질보다 더 무서운 을질이 그것이다. 갑질에 직면하면 갑질을 피하기 위해 자발적인 을질로 도피한다. 무의식의 심연으로 파고들어 습관으로 체화되는 자발적인 복종과 자기 규율은 갑질보다 더 잔인할 수 있다. 육군 대장의 공관병도 갑질보다 을질이 더 무서웠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갑을관계가 반드시 신분이나 계급 관계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다. 갑을관계는 매우 유동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영국의 비교법학자 헨리 메인은 전근대에서 근대로 이행하는 변화를 “신분에서 계약으로”라는 한마디에 담았다. 근대에는 누구나 계약 주체로서 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휴대전화를 사거나 커피를 주문하는 순간만큼은 명실상부한 갑이 된다. 구조화된 권력관계가 아니라 이 소심한 계약관계에서 작렬하는 것이 진짜 갑질이다. 갑에게 구박받던 을이 내일 갑이 되어 어제의 갑에게 “일백 배, 일천 배” 되돌려주는 갑질의 무한궤도에 승차하기도 한다. 슈퍼 울트라 갑질은 권력의 사유화를 시도하며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결탁한 지난 정부의 적폐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데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소심한 갑질도 그만큼 무서운 적폐임에 주목해야 한다. 갑질이 성행하는 사회는 갑을 통제할 장치가 엉성해서이기도 하지만 더불어 살아간다는 가치가 무뎌지거나 공공의 행동 규범과 판단기준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슈퍼 울트라 갑질과 싸우기 위해 소심한 갑질을 용인한다면 흰개미를 집안에 들이는 것과 같다. 거대한 명분의 속살이 텅 비어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갑질을 강자가 약자를 착취하는 정도로 단순화시키면 고전적인 신분관계나 계급관계의 구조적 모순에 눈을 빼앗겨 한 사회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공성의 규범을 놓치기 십상이다. 집단이기주의가 횡행하고 불신이 만연해진다. 미래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사회적 거래비용은 불어난다. 땅에 떨어진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갑질을 뿌리 뽑는 근원 대책이다. 다행스러운 건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에 민주시민교육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더디더라도 민주시민교육은 성찰과 토론을 통해 스스로 깨우쳐 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특정 정파의 교리가 아니라 생활 현장에서 부닥치는 일상의 딜레마를 ‘우리’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며 생활 속에서 공공의 규범을 함께 만들어 가는 독일의 민주시민교육을 배울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겐 학교가, 주민들에겐 주민자치센터와 각종 시민단체가, 국가에는 정당과 언론이 민주시민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은 상대방과 대화하고 합의에 도달하는 기술이다. 공화(共和)의 이념은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되살아나고 더 풍성해진다. 민주시민교육이 갑질의 악순환을 끊는다.
  • [프로야구] 윤석민 시즌 아웃

    [프로야구] 윤석민 시즌 아웃

    KIA에 또 악재가 터졌다. 막바지 선두 싸움과 ‘가을야구’에 천군만마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윤석민(31)이 어깨 통증 재발로 결국 시즌을 접게 됐다.KIA 관계자는 30일 “윤석민이 지난달 불펜 피칭을 하다가 통증을 다시 호소해 훈련을 중단했다. 통증이 사라져도 재활 훈련을 다시 받고 실전에 복귀하는 데 2개월쯤 걸리는 만큼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윤석민은 당초 전반기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힘썼다. 하지만 후반기마저 불가능해지면서 KIA의 통산 11번째 우승 도전에 전혀 도움을 줄 수 없게 됐다.2015년 4년간 총액 90억원에 계약하며 KIA에 복귀한 윤석민은 51경기에서 2승6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지난해엔 어깨 부상 여파로 16경기 2승2패 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9에 그쳤다. KIA 관계자는 “어설프게 복귀해 다시 ‘부상·재활·복귀’의 악순환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1~2년이 아니라 야구를 오래 함께 해야 할 선수”라고 말했다. ‘윤석민 카드’가 사라지면서 KIA의 고민은 한층 깊어졌다. 2위 두산에 2.5경기 차로 쫓기는 데다 믿었던 투수진도 균열을 일으켜서다. ‘원투 펀치’인 양현종(29)과 헥터 노에시(30)를 빼고는 미덥지 않다. 3선발 팻 딘(28)은 기복이 심하고 임기영(24)과 정용운(27)이 빠진 4·5선발은 돌려막는 실정이다. 불펜은 냉온탕을 오간다. KIA는 지난 29일 삼성전에서 6회까지 10-2로 앞섰지만 불펜진의 난조로 10-9, 1점 차 진땀승을 거뒀다. 반면 이날 삼성전에서는 6회부터 4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 1929일 만에 선발 등판한 심동섭의 첫 선발승을 지켜줬다. 살아나던 임창용(41)도 지난 28일 허리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잠실에서는 롯데가 강민호(32)와 이대호(35)의 홈런에 힘입어 두산의 7연승을 저지하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대전에서는 LG가 한화에 6-5로 승리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살충제로 벌이 사라져? 드론 벌을 띄우면 돼!”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살충제로 벌이 사라져? 드론 벌을 띄우면 돼!”

    올여름도 만만치 않게 더웠다. 지표면 온도가 역대 최고라는 보도가 나왔고, 열기 때문에 꿀샘이 막히고 꽃가루도 흩날리지 않으니, 벌도 꿀을 딸 수 없고 수분도 할 수 없다고 했다. 게다가 꽃이 피지 않을 땐 괜찮다며 뿌려 대는 ‘네오니코티노이드’라는 살충제 때문에 꿀벌도 죽어 간다고 했다. 과연 다가오는 미래에도 인류는 계속 열매를 얻을 수 있을까.벌은 인류의 삶과 시작을 같이했다. 적어도 신화 속에서는 그렇다. 중국 윈난성 누족 창세 신화에 등장하는 마오잉충은 하늘에서 날아온 벌떼가 변하여 생겨난 여신이다. 벌 여신 마오잉충이 호랑이, 뱀, 사슴 등과 혼인하여 각 씨족이 탄생했다고 한다. 누족이 자신들의 시조를 ‘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니, 인간의 삶이 벌과 함께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다. 광시좡족자치구에 거주하는 야오족의 창세 여신 미뤄퉈는 인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여러 가지 재료로 인간을 만들어 보았지만 자주 실패했다. 하지만 여신은 실망하지 않고 계속 인간을 만드는 실험을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인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는데, 그 재료가 바로 벌 혹은 밀랍이다. 벌 혹은 밀랍을 항아리에 담고 뚜껑을 닫아 놓으니 몇 달이 지난 후 인간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화들은 최초의 세상에서 인간의 생존에 벌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보여 준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밀랍을 매우 중시하여 혼인을 할 때 밀랍 초에 불을 붙이는 습속도 있다. 부지런하게 일하며 꽃가루를 나르고 인간에게 꿀을 가져다주는 벌을 사람들이 아끼고 사랑했던 것이니 밀랍은 빛과 풍요의 상징이다. 그런 벌이 바야흐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꿀벌 군집 붕괴 현상의 발생은 이미 오래됐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정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아니, 인간은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다만 모르는 척하며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을 뿐이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가 꿀벌들을 몰살시킨다는 혐의 때문에 유럽연합(EU)에서 사용을 금지하자 바이에르와 신젠타에서 재검사를 요청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 살충제가 꿀벌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바이에르와 신젠타는 몬산토, 듀폰 등과 더불어 유전자변형(GM) 작물 개발로 잘 알려진 기업들이다. GM 작물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자신들이 만들어 낸 독한 제초제나 살충제를 견뎌 낼 수 있는 종자들을 유전자 변형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바이오테크’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것은 과학의 이름 아래 자신들의 이익 추구를 위하여 자연을 파괴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수많은 신화들이 보여 주고 있듯 인간이 자연의 흐름을 거스를 때 자연은 언제나 반격을 가한다. 유전자 변형을 통하여 아무리 제초제와 살충제에 강한 종자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자연은 그보다 더 강한 슈퍼 잡초와 슈퍼 해충을 보내기 때문이다.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가 문제가 된다면 그 살충제를 견뎌 낼 수 있는 새로운 작물을 만들면 그만이다. 꿀벌이야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이미 일본에서 ‘로봇 드론 벌’을 만들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는 판인데. 꿀벌이 죽어 사라지면 드론 벌을 시켜서 꽃가루를 수정하게 하면 그만이지.” 아마도 그들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하다. 더 많은 이익을 위해 유전자를 변형시키고, 더 독한 살충제를 만들어 내는 악순환이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더 많은 정책 입안자들이 이러한 악순환을 인식해 정책 마련에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소비자 역시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꿀을 생산하기 위해 수만 번의 날갯짓을 하는 벌들의 모습에 오늘도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지 않는가. 부지런하고 착한 꿀벌이 살아야 인간도 살 수 있다는 것은 신화시대 이후 이어져 온 불변의 진리다.
  • [In&Out] 가계통신비 인하 해법/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In&Out] 가계통신비 인하 해법/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정부가 기존 20%였던 통신 3사의 선택약정 할인율을 25%로 상향하는 통신비 인하안을 실행하기로 하고 행정처분 문서를 통신 3사에 통보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용자와 이통사 모두가 불만이다. 특히 이통사들은 연간 1조원의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며 주주들로부터 배임 소송을 당할 우려도 있다며 정부에 대해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통사들이 이렇게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요금 인하 압박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사실 민간기업 간의 경쟁 체제가 도입된 통신사업에서 정부가 요금 인하를 압박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이지만, 통신사들도 보조금 지급을 줄이는 등 과점적 이익을 향유하면서 그간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돼 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압박에 의한 마지못한 요금 인하의 악순환이 계속돼야 할까. 필자는 지속적으로 데이터 제공 비용을 하락시켜 주는 기술발전 추세와 정부의 합리적인 규제권한 활용이 잘 조화된다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당초 공약했던 기본료 폐지 수준의 통신비 인하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는 주무 부서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통신비 인하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수립과 실행을 위임해야 한다. 이번 통신비 인하 방안은 국정기획자문위 주도로 입안됐고, 정부 주무 부서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급하게 인하 방안이 마련되다 보니 통신사와의 사전 조율이 부족했고 법률 검토 등에서도 다소 미흡했던 점이 드러났다. 애초에 국정기획자문위는 통신비 인하를 위한 대강의 정책 방향과 범위 등만 정하고 구체적인 정책과 실행 방안은 주무 부서에 위임했더라면 갈등과 혼란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과기정통부는 직접적인 요금 인하 권한은 없지만 접속료 산정, 주파수 할당 등과 같이 통신사를 압박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다. 향후 요금 인하는 국정기획자문위에서 만든 정책을 그대로 실행하기보다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재량권을 주어 좀더 현실성 있게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이통사에도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부여하면서 정부의 정책 수용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부터 도입될 5G는 현재의 4G LTE에 비해 속도는 20배, 용량은 100배에 달하고 전체적인 주파수 효율성도 3배 이상 높게 설계되고 있는 통신망이다. 즉 LTE보다 저렴하게 다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5G 통신망의 효율성을 잘 활용하는 한편 주파수 할당 및 망 구축 시 이통사들이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되 절감되는 만큼을 요금 인하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파수 대금이 천문학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경매제 대신 대가를 일정 수준으로 미리 정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부담을 덜어 주고, 트래픽이 적은 외곽 지역은 공동망 구축을 의무화해 투자비를 절감토록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통신시장의 경쟁 원리를 작동시켜 정부 개입 없이도 사업자 간의 경쟁을 통해 끊임없는 요금 인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우선 요금인가제를 폐지해 사업자 간 치열한 요금경쟁을 유도하고, 알뜰폰 사업자들이 시장에 조속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도매 이용가 인하, 전파사용료 감면 등 육성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 한편으로 본격적인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4이동통신사업자의 시장 진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실질적인 경쟁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과 해외 사업자의 시장진입 허용을 포함한 경쟁 체제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안에 대한 검토도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 [시론] ‘안전’에 ‘안심’을 더해라/박용호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생명공학공동연구원장

    [시론] ‘안전’에 ‘안심’을 더해라/박용호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생명공학공동연구원장

    달걀은 축산물이다. 신선 유통을 기본으로 한다. 소비도 빠르다. 유통 관리 체계에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문제가 터진 다음에 수습하면 이미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무조건 예측을 빨리 해서 사전 예방하는 게 정답이다. 외국은 사전 예방이라는 제도가 마련돼 있어 유형을 평가한 뒤 곧바로 관리 모드로 들어가는데 우리나라는 전부 사후 처방을 하는 데 급급하다. 이런 면에서 이번 ‘살충제 달걀’ 사태는 정부의 관리 체계를 손질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지난 4월 한국소비자연맹 주관으로 전문가 회의가 열렸다. 이곳에서 농축산물원산지안전성연구소가 낸 ‘유통 계란의 농약 초과검출 실태’에 관한 보고서를 접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필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안했다. 닭 진드기는 고질적인 조류 질병을 유발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닭 진드기가 더욱 기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명확한 감염 실태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어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 불법 사용 농약 종류 전부를 조사해야 한다. 이미 확보된 ‘농약 다성분 동시분석법’을 고시해 일선 검사기관에서도 즉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유통업체엔 달걀 납품 때 잔류농약 분석 결과서를 첨부하도록 한다. 동물이나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약제 등을 활용한 닭 진드기 구제효능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식품 안전에 대한 부처 간 주도권 다툼보다 정보 공유 등 협력 체제를 구축해 국민이 공감하는 사전 예방 차원의 안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미 4개월 전 살충제 달걀 사태를 예견하고 정부에 대책 수립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감염 실태 양상 등을 대규모로 확대해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못했다. 아니, 안 했다. 신선 유통이 핵심인 축산은 이미 소비자 몸속으로 다 들어갔는데 정부는 담당 부처 간 다툼을 벌이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농약이나 살충제는 항생제와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내성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갈수록 농도가 짙은 살충제 등을 사용하게 되고 빈도 또한 증가하면서 축산물에도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또한 소비자를 위한 제품 인증 제도라고 하는 ‘친환경’, ‘유기농’, ‘무항생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해썹) 및 ‘동물복지’ 등에 대한 인증은 물론 인증 후 사후 관리에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사후 인증 관리를 지방자치단체에 맡겨 지자체장이 지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가 쉽지 않는 게 현실이다. 달걀 출하 전 일정 기간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휴약 기간을 두면 ‘무항생제’ 인증을 해 주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소비자들은 마치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처럼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항생제 내성 슈퍼박테리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을 보면 이는 ‘제2의 살충제 달걀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국제적 정보 공유를 통한 식품 안전 우려 상황이 발생하면 관련 식품에 대한 명확하고 과학적인 안전 근거를 신속히 확인하고 기간, 개체, 제품의 특수성 및 유통 환경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작은 위해 가능성이라도 정확히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과학적 안전 근거에 따른 ‘위해관리’를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정부는 소비자인 국민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위험성을 함께 해석하고 이해하며 헤쳐 나갈 책임을 지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안전 수치만을 가지고 안심해도 좋다고 한들 ‘신뢰’라는 다리가 없으면 믿음은 쉽게 무너진다. 과학적 안전 보장은 결국 ‘신뢰’라는 믿음을 통해서만 비로소 ‘안심’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정보의 투명성’이다. 모든 권력과 권한을 가진 쪽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은 위해 및 위험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담당 부처와 소비자인 국민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일이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가 ‘안전’이 아닌 ‘안심’을 보장하는 다음 세대를 위한 선진사회로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선의는 고맙지만

    [김민희 기자의 B컷 월드] 선의는 고맙지만

    38세의 프랑스인 세드리크 에루. 그는 그저 평범한 농부였다. 저 멀리 이탈리아가 보이는 남프랑스의 국경 지대 브레이유쉬르로야에서 올리브를 기르며 평화롭게 살았다. 그의 평화가 깨진 것은 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지중해를 건너온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고 나서였다.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동네 정류장까지 차로 태워 주는 수준이었다. 어느새 그는 국경을 넘나들며 이민자들을 데려와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권운동가들과 함께 프랑스 국영철도회사 소유의 건물에 이민자들을 머물게 했다가 경찰에 체포, 기소됐다. 1심에선 3000유로(약 400만원)의 벌금과 집행유예를, 항소심에선 그보다 중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최후 변론에서 “우리가 프랑스의 근본을 잃어 가고 있다”면서 “국가가 실패할 경우 행동에 나서야 하는 것이 민주시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사대주의자라 해도 좋다. 그의 기사를 읽고 “역시 프랑스”라며 감읍했다. 자유·박애·평등의 나라는 과연 다르구나. 일개 농부마저 남다른 철학과 정의감을 갖고 있구나. 그런데 얄궂은 것은 세상을 살다 보면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로 반드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난민과 이민자 문제만 해도 그렇다. 누군가의 호의로 이민자들이 유입되면 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하위 계층의 불만이 터진다. 그런 불만을 정치적으로 규합한 우파가 집권해 배타적인 이민 정책이 시행된다. 난민과 이민자들에게 정착은 점점 더 요원해진다. 이게 바로 2000년대 중반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일이다. 슬픈 악순환이다. 기사를 쓰기 위해 매일 아침 외신을 체크할 때마다 몸서리가 쳐진다. 활자를 읽는 것만으로도 피비린내가 나는 듯하다. 전 세계에서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트레일러에 갇히고 보트에서 떠밀려 목숨을 잃는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자신이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사는 이민자의 숫자는 2015년 이미 피크를 찍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다인 2억 4400만명. 터키 해변에 죽은 채 엎드려 있던 3살 시리아 꼬마 에이란 쿠르디가 전 세계를 울린 바로 그때다. 신분이나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받을 우려가 있는 난민도 마찬가지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2016년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난민은 1718만 7488명이다. 네덜란드 인구 1701만 6967명에 맞먹는다. 상황이 이쯤 되면 세드리크 에루 같은 개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난민과 이민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나라 간 ‘폭탄 돌리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해안경비대의 경계를 대폭 강화한 올해 이탈리아의 난민선 봉쇄 방안이 대표적이다. 난민과 이민자를 표적으로 한 증오 범죄, 거꾸로 난민·이민자에 의한 테러 위험 같은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는 까닭도 있을 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파리기후협약이나 사막화방지협약같이 전 지구적 연대를 통해 난민과 이민자 문제 해결을 모색할 때가 됐다. 우리나라의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도처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죽음을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다.
  • [긴급진단 살충제 달걀 파동] 산란계 살충제 살포 악순환… ‘동물복지형 사육’으로 바꿔야

    [긴급진단 살충제 달걀 파동] 산란계 살충제 살포 악순환… ‘동물복지형 사육’으로 바꿔야

    우리나라 달걀의 99%는 ‘행복하지 않은 닭’에서 나온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A4용지 크기만 한 철창에 갇혀 평생 알만 낳다가 생을 마치는 닭이다. 고유 습성대로 깃털 사이에 흙을 비벼 진드기를 쫓을 수 없으니 닭의 90% 이상이 외부 기생충에 피를 빨린다. 가려워서 스트레스를 받은 닭은 알을 많이 낳지 못한다. 매출이 떨어질까 애가 탄 농장주는 금지된 살충제를 뿌린다. 내성이 생긴 진드기를 없애려고 점점 더 독한 약을 쓸 수밖에 없다.이런 악순환이 살충제 달걀 파동의 비극을 불렀다. 전문가와 소비자가 제시한 근본 해결책은 하나로 모인다. 닭을 자유롭게 풀어 키워 안전하고 건강한 달걀을 낳게 하자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내년부터 동물복지형 사육시설을 의무화하고 2025년까지 산란계 농장의 30%를 동물복지형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동물복지 사육은 가축의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며 키우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는 2012년부터 산란계(알 낳는 닭)를 대상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도입했다. 이후 돼지, 육계, 한·육우 및 젖소로 대상을 넓혔다. 22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 농장은 89곳(1033만 5000마리)으로 집계됐다. 국내 전체 농장 1456곳 중 6% 정도다.동물복지 농장은 닭이 닭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갖춰야 한다. 1㎡당 9마리를 초과해서 키울 수 없고(7마리 권장) 닭이 발로 움켜쥘 수 있는 횃대를 마리당 최소 15㎝ 이상 설치한다. 7마리당 알 낳을 수 있는 산란상자를 1개 이상 놓는 등 인증 기준이 엄격하다. 이런 농장에서는 닭 스스로 ‘흙 목욕’ 등을 통해 진드기를 쫓을 수 있다. 정부의 살충제 달걀 전수 조사 결과 동물복지 인증농장에선 부적합 달걀이 나오지 않았다. 동물복지 방식으로 생산된 달걀은 일반 달걀의 2배 가격인 개당 평균 4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선진국 중에는 유럽연합(EU)이 동물복지 농장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EU는 2012년부터 산란계 케이지(철창) 사육을 전면 금지하고 위반할 경우 달걀을 못 팔게 했다.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미시간주 등에서 케이지 사육을 금지하고 있다.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대형 외식업체와 대형 슈퍼마켓은 독자적으로 정한 동물복지 기준에 맞는 고기, 달걀 등만 납품받는다. 다만 하루아침에 사육방침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단계적인 전환을 권한다. A4용지 닭장식 사육을 대체하면서 동물복지 사육이 가능한 방법은 평평한 실내축사인 평사 사육, 실외방목장에서 키우는 방사 사육, 다단식 사육시설, 복지형 케이지 등 4가지로 구분된다. 평사·방사 사육은 따로 시설물이 필요 없어 비교적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먹이통, 음수기, 산란상자를 모두 바닥에 놔야 하기 때문에 공간 활용도가 낮다. 다단식 사육은 축사 내부에서 닭이 자유롭게 다니도록 고안된 시설이다. 달걀을 수거하고 닭똥(계분)을 자동으로 치워 주는 설비가 갖춰져 있어 노동력을 줄일 수 있다. 평사·방사 사육에 비해 달걀이 분변으로 오염되거나 깨질 확률이 1.3% 낮다는 게 연구 결과다. 다만 초기 시설 투자 비용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전중환 농촌진흥청 농업연구사는 “1000마리를 기준으로 다단식 시설 초기 비용은 평사 사육보다 약 2500만원 비싸지만 연간 1460만원의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2년이 지나면 투자비용을 환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동물복지형 사육이 보편화되면 농가 부담이 커지고 달걀값이 오를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조광호 전남대 동물자원학부 교수는 “동물복지 달걀의 단위당 생산비는 일반 농가보다 1.16배 높지만 산란계 1마리당 순수익이 3.1배 높아서 투자한 만큼 수익을 뽑아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동물복지 축산 도입에 따른 추가 부담이 생산·유통비용의 2% 정도라고 주장한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대기업이 판매하는 일반란과 중소기업의 동물복지 달걀값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보고에서 “동물복지형 농장 비중을 올해 8%에서 2025년 30% 수준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신규 양계농가는 동물복지형 축사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내년부터 달걀 껍데기에 사육방식을 표기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文대통령 “北도발로 한·미훈련 악순환 반복”

    文대통령 “北도발로 한·미훈련 악순환 반복”

    “UFG, 민·관·군 방어태세 점검 평화적 해결 대화 문 열려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을지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연례 훈련”이라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을지훈련을 방어 성격의 연례 훈련이라고 강조한 것은 이 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으로 규정한 북한의 주장을 일축하는 한편 한풀 꺾인 ‘8월 위기설’ 등 한반도의 긴장이 다시금 고조되는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문 대통령은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첫날인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을지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을지훈련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민·관·군의 방어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어 “북한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왜곡해서는 안 되며 이를 빌미로 상황을 악화하는 도발적인 행동을 해서도 안 된다”며 “오히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때문에 한·미 합동 방어훈련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적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북한은 추가 도발과 위협적 언행을 중단하고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제시한 대화 메시지에 귀 기울이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과정에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북한이 용기 있는 선택을 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대립이 완화되고 우리 스스로 한반도 평화를 지켜낼 수 있으며 국제사회와 협력해 안정과 번영의 미래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을지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정경두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의 화상통화에서 “한·미 연합군은 강력한 방위태세를 유지하는 한편 북한 도발 시 즉각적이고 단호한 격퇴가 이뤄지도록 완벽한 대응태세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하면 국제사회와의 협력 아래 보다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UFG 연습은 이날부터 31일까지 11일간 계속된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