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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EM SEOUL 2000/ 개회식 각국 정상 연설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등 5명의 정상은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SEM 개회식에서 연설을 했다.다음은 연설 요지. ■김 대통령 아시아·유럽정상회의는 불과 4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두 지역간 협력의 중심 축으로 확고하게 발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갈등은 계속되고 있지만 화해와 협력은 결코 포기될수 없는 인류 공동의 염원입니다.남북한 관계의 진전이 그 대표적 사례가 될 것입니다.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꽁꽁 얼어붙었던 한반도에서 냉전의 빙벽이 녹아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정보혁명의 시대,지식산업사회를 살고 있습니다.정보화 격차문제는 아시아와 유럽이 함께 해소해 나가야 할 필수적 정책 과제입니다.모든 인재가 정보화 혜택을 고루 누리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아시아와 유럽의 적극적인 상호 협력을 기대합니다. 아시아와 유럽간 협력의 기본 방향을 정하는 지침이 필요합니다.두지역간 정치·안보 대화가 강화돼야 합니다.각국이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현안들을 함께 풀어나가기 위한 논의도 좀더 내실 있게 이루어져야 합니다.두 지역간 교육·문화·사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민간 참여를 활성화해 나가야 합니다.이번 회의가 아시아와 유럽의 ‘새 천년 번영과 안정의 동반자’관계를 이뤄나가는 토대가 될 것으로믿습니다.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4년 전 방콕에서 1차 정상회의를 갖고 유럽과 아시아가 모든 분야에서 결속을 다지려 했지만 아시아 금융위기를겪으면서 당시의 꿈이 너무 지나친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오늘 서울에서 만나면서 이런 의심은 사라지고 아시아와 유럽이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세계 평화와 인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한국으로서는 이번 회의에 역사적인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화해를 위해 노력한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김 대통령의 노벨상수상은 평화와 민주주의에 헌신한 노력의 상징입니다. 아시아와 유럽은 군축과 안보,경제·사회 발전에 공동 노력하게 될것이며 과학·기술·정보통신 발전,가난한 나라의 질병 퇴치에도 노력해야 합니다. ■추안 태국 총리 아시아는 유럽의 지원과 자체 개혁에 힘입어 유럽의 새로운 협력 파트너가 되고 있습니다.그러나 여전히 많은 문제를안고 있습니다.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세계화는 경제적 약소국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했고 고유가로 아시아의 경제 회복이 저해되고있습니다. 정보 격차는 국가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한 국가 내에서도 악화되고 있습니다.정보기술 혁명에 반대하지는 않지만 근본적인 치유책이무엇보다 절실합니다. ■프로디 EU집행위원장 한반도 통일의 문을 연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직후 개최된 ASEM에 참석하게 돼 기쁩니다.한국의 통일은 역내뿐아니라 세계 안보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입니다.이번 회의의 주제는‘아시아와 유럽은 세계의 동반자’라는 점입니다.정례적인 만남은동동한 파트너십 원칙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정치 분야에서 평화와 안정을 고양하게 될 안보 대화에 참여하고 있고,경제 분야에서는 교역과 투자를 증대하는 노력을 강화해 나가야합니다. ■블레어 영국 총리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과 화해에 성공하기를 바랍니다.김 대통령은 아시아의 진정한 지도자이자우리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정치가입니다.ASEM의 목표는 매우 간단합니다.유럽과 아시아 양 대륙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상호 번영과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입니다. 정보기술 혁명으로 서로 엮어진 글로벌경제에서 한 지역의 사태와불안정은 그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이런 의미에서 김 대통령이북한에 역사적인 화해의 악수를 내민 것을 환영했습니다.
  • 창덕궁 나들이·전통혼례 관람 ‘바쁜 첫날’

    20일 제3차 아셈(ASEM) 개회식이 끝난뒤 각국의 정상 부인 7명이 오전 11시쯤 창덕궁을 찾았다. 이날 정상 부인들의 공식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인도한 사람은 다름아닌 이희호(李姬鎬) 여사.이 여사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정상회담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정상 부인들을 상대로 ‘안방’외교를 펼쳤다. 창덕궁에 도착한 정상 부인들은 서정배(徐廷培) 문화재청장 등의 안내로 금호문을 거쳐 인정전,비원 등을 둘러봤다.인정전을 배경으로기념촬영을 한 뒤 부용지까지 약 1㎞를 골프장용 카트 4대에 나눠타고 이동했다.아니카 페르손 스웨덴 총리 부인은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걸어서 이동했고,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는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 부인은 부용지에서 합류했다. 정상 부인들은 궁중문화연구원에서 제공한 녹차와 한과를 맛보면서부용지에서 열린 전통 혼례식을 관람했다.혼례식이 진행되는 동안 안내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사진을 찍는 등 한국의 결혼 문화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결혼식이 끝난 뒤 신랑·신부 및 혼주와악수를 나누기도 했다.한편 로네 뒵케야 덴마크 총리 부인은 같은시간 정보통신부를 방문,김동선(金東善) 차관과 만나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한국의 정보통신(IT) 산업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정상 부인들은 이어 청와대를 찾아 한국관광공사가 제작한 영상물‘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관람한 뒤 낮 12시10분쯤 이희호 여사가주재한 오찬모임에 참석했다. 이 여사는 “세계 각국을 돌아보면 아직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빈곤 등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각국의 여성 지도자들이 가난하고 발전하지 못한 곳에 관심을 갖고 도와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밝혔다. 이날 오찬을 위해 청와대측은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대형 화분 3개를 배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특히 회교 국가인 인도네시아 와히드 여사 등 4명을 위해 ‘할라비프’(회교 제사에 쓰는 피를 뺀 쇠고기)를 준비했다. 김미경기자 chapllin7@
  • 아시아 10개국 정상회의 의미

    한국,중국,일본 3개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 7개국 등 아시아 10개국 정상이 모인 19일의 아시아 정상회의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무수정 통과 먼저=회의에서는 20,21일 아셈(ASEM)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아시아·유럽 협력체제(AECF) 2000’,‘한반도 평화에 관한서울선언’,‘의장성명’ 등을 검토,모든 정상들이 만족감을 표시하고 수정없이 승인했다. 정상들은 또 유럽이 아시아 지역보다 국가 통합과정이 앞서 있는데주목하고 내달 ‘아세안+3’회의 등을 통해 이 지역 국가의 결속을공고히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정상들의 관심은 의장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쏠렸으며 9개국 정상과 정상 대행들은 김대통령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수상을 치하했다. 한편 회의에서 정상들은 한반도 정세를 본격 논의하지는 않았으나 몇몇 정상들이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 지지 의사는 언급했다. ◆회의의 의미=이번 회의는 유럽 정상들까지 포함한 전체 회의를 열기 전 동아시아 국가들끼리 공동현안을 조율한다는 의미가 크다. 오래 전부터 단단한 결속력을 보여온 유럽연합(EU)과 달리 동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ASEAN+3(한·중·일)’가 발족,역내 협력방안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한 것도 3년 남짓에 불과하다.때문에 이번 회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공통현안에 대한 협력방안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비(非)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아·태 경제협력체(APEC)와는 달리,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대응전략등에 대해서도 활발한 의견개진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회의는 다음 달 24·25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될 ‘ASEAN+3’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과제를 구체화한다는 의미도 크다. 동아시아국가의 협력방안은 상당부분 진전돼있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마닐라에서 모인 정상들은 동아시아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낸 뒤 최근에는 역내 국가들의 경제장관회의를 거쳐,무역투자자율화 및 기술이전,정보기술산업(IT)·전자상거래강화,중소기업 및협력산업 육성지원이라는 3가지 협력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김성수기자 sskim@
  • ASEM SEOUL 2000 D-1/ 이모저모

    아셈(ASEM) 서울 회의 개막을 이틀 앞둔 18일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을 비롯,7개국 정상 및 정상대행들이 속속 입국하고 준비기획단이 개회식 공개 리허설을 갖는 등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이날 외국 기자들의 미디어센터(프레스센터) 입주도 본격화돼 내외신 기자들의 취재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7개국 정상 입국=서울공항으로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이날 오후 6시30분쯤 입국한 것을 비롯,정상들의 입국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일부 국가의 경우 전용기 등의 도착시간을 수시로 변경하는 등 정상 일정의 보안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정상대행 참석=서울 ASEM 회의에는 4개국이 정상대행을 참석시키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ASEM 준비기획단에 따르면 벨기에,그리스,베트남,필리핀 등 양 대륙에서 2개국씩 모두 4개국이 정상급 대표를 회의에 파견하기로 했다. 벨기에는 부총리,그리스는 교체외무장관,필리핀은 외무장관,베트남은 부총리를 각각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각각 회의에 참석시킬 예정이다.이들 국가 정상은 외교경로를통해 부득이한 국내사정으로 정상회담에 불참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기획단측은 설명했다.필리핀의 경우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뇌물 추문으로 사임압력을 받고 있는 등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ASEM 회원국 대표와 NGO의 ‘악수’=아시아·유럽 25개국 220여개시민·사회단체(NGO)로 구성된 ‘아셈 2000 민간포럼 국제조직위원회’ 대표 7명은 이날 오후 아셈 회원국 대표들과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 비바체룸에서 공식 면담을 가졌다.96년 1차 방콕회의 이후 회원국 고위관리가 NGO 대표들과 무릎을 맞대고 논의하기는 처음이다. 각국 정부 대표와 면담한 정강자(鄭康子) 여성민우회 대표는 “ASEM은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심화되고 있는 부익부 빈익빈,남녀차별 등의 문제도 다뤄야 한다”면서 “ASEM 안에 NGO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있는 포럼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별 고위관리회의=ASEM 26개 회원국은 이날 컨벤션센터에서 비공개로 양 대륙별 고위관리회의(SOM)와 조정국 회의를 잇따라 열어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유럽측은 민주주의·인권·법치주의 등 정치분야의 논의를 강화하고,시민단체의 ASEM 참여를 장려하며,‘서울 선언’에 대량파괴무기(WMD)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그룹은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이 유럽측의 지나친 인권문제 거론에 제동을 걸어야 하며,‘서울선언’에 북한을 겨냥해 WMD 문제를개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WMD는 대규모 인명살상을 초래할 수 있는 핵 및 생화학무기를 뜻하는 것으로,넓은 의미로는 핵 및 생화학 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등을 포함한다.WMD와 관련한 국제적인 억지장치로는 핵확산금지조약(NPT)과 화학무기금지조약(CWC) 등이 있고,장거리 미사일 확산방지를 위한 장치로는 32개 회원국의 다자간 협의체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가 있어 WMD 개발 및 유통에 관한 엄격한 국제감시체제가 확립되어 있다. 우리측 대표로 참석한 최영진(崔英鎭) 외교통상부 외교정책실장은“회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정상회담에서의 선언문 및 의제 채택에 별 이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 센터 본격가동=코엑스내 국제미디어센터(IMC)의 프레스 브리핑룸이 가동됐다. 장철균(張哲均) ASEM 준비기획단 특보는 이날 오후 5시30분 메인 프레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센터의 운영 및 시설과 향후 브리핑 일정에 대해 소개했다.200개의 좌석과 대형 멀티비전 등이 설치된 메인 프레스 브리핑룸은 국제미디어센터 내에서 보도자료가배포되고 회의 진행 및 결과사항이 전달된다. 오일만 주현진 장택동기자 oilman@
  • [사설] 화합의 큰 정치 기대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노벨 평화상 수상 발표 뒤 처음으로 가진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무엇보다 화합의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했다.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던 날,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던 많은 국민들은 김대통령이 남북문제와 국제외교에서는 이미성공을 거두고 있는 만큼 이제는 국내문제에 좀더 집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또 그렇게 열망했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나라의 정치답게 평화스럽게 경쟁하고,정책으로 대결하며,화합의 틀을 깨지 않도록 내가 앞장서겠다”는 김대통령의 다짐은 국민들의 그런 기대와 열망의 정곡(正鵠)을 꿰뚫은 화답이라고 하겠다.국민들은 국내문제의 핵심은 경제이고 오늘의 경제불안은 극한 대결을 일삼는 정치가 경제안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데 그원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여야를 떠나 정치권이 명심해야 할 일이다. 김대통령은 일부에서 거론하고 있는 ‘사정 정국설’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소리”라며 “그런 짓을 하면 노밸상을 준 분들에 대한도리가 아니다”며 강력 부인했다.‘국민 대화합의 큰 정치를 펼쳐나가겠다’는 대통령의 굳은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다.그러나 악수는혼자서는 할 수 없다.상대방도 손을 내밀어야 비로소 가능하다.대통령의 이같은 의지에 야당이 호응을 해야만 ‘화해의 큰 정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야당은 대통령의 의지를 신뢰하고 적극 호응함으로써,평화적으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대결하며 화해의 틀을 깨지않는 ‘대화와 타협의 큰 정치’로 나서기 바란다.여야 총재의 정례회담이 이미 합의돼 있는 마당이다.여야가 ‘상생의 정신’으로 서로 머리를 맞댄다면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본다. 정치가 앞장서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나라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국가경쟁력을 가지려면 내부갈등이 없어야 한다.사회적 통합이야말로 정치가 담당해야 할 몫이다.그리고 국정 전반의 개혁은 선택이아니라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절체절명의 과제다.여야 극한 대결로개혁의 때를 놓치면 우리는 영영 3류국가로 주저앉고 만다.여야가 ‘화합의 큰 정치’를 통해 지역간·계층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가운데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공공·기업·금융·노사 등 4대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필연적으로사회적 고통이 따른다.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고통을 떠안게 된 국민들을 돌보는 일이 정치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국민들은 ‘국민 대화합의 큰 정치’에 대한 김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야당의대승적 호응에 기대를 걸고 지켜볼 것이다.
  • 趙특사 ‘검색 생략’ 準국가원수급 예우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9일 오후(한국시간 10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백악관에서 멀지않은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워싱턴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조 특사 일행이 9일 오후 7시15분 유나이티드 에어(UA) 806편으로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에 도착하자 미국측은 지난 9월 김영남 북한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프랑크푸르트공항 사건’을 의식한 듯준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극진한 예우로 영접.이들은 일체의 보안검색을 생략한채 대기중인 특별 셔틀버스편으로 공항귀빈실로 이동,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와 메리 멜프렌치 국무부 의전 담당 대사 등으로부터 영접받는 파격적 대우를 받았다. 조 특사 일행은 인근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 배석한 북한 관계자들과 잠시 환담한 뒤 캐딜락과 리무진등 미국측이 제공한 승용차 7대에나눠타고 경호차량 4대의 삼엄한 호위속에 워싱턴 시내로 직행. ■조 특사 일행이 오후 8시4분 호텔에 도착하자 40여분전부터 대기하던 웬디 셔먼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이 호텔입구까지 나와 깍듯이 영접. ■말끔한 양복차림에 부드러운 인상의 조 부위원장은 마중나온 셔먼조정관과 약 30초동안 호텔입구에서 악수를 나눈뒤 함께 호텔방으로직행.조 부위원장은 사진기자들이 “이쪽도 좀 봐주세요”라고 소리치자 셔먼 조정관에게 “저쪽도 봐달라는 군요”라며 반대편을 바라봐주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조 부위원장의 선발대로 이틀전 워싱턴에 와있던 박명국 북한 외무성 미주국 과장은 지난 9일 저녁 송재경 전 워싱턴한인회장등 4∼5명의 한인교포들과 회동하는 등 분주히 활동한 것으로 확인.박 과장은이 자리에서 워싱턴주재 북한 연락사무소 개설을 강력히 시사했던 것으로 알려져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이 상당히 진전됐음을 시사. ■조 특사 일행의 숙소인 메이플라워 호텔은 백악관에서 4블록 떨어진 워싱턴 한복판의 최고급 호텔.미국의 ‘역사적 호텔’로 지정된 75년된 건물로 역대 대통령 취임무도회장은 물론,트루먼·프랭클린·루스벨트 등 전 대통령들이 취임 전후 장기투숙한 장소로 유명.
  • 北 조명록차수 訪美 첫날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8일 오후 스탠퍼드대 만찬에참석하는등 방미 첫날부터 분주한 일정을 보냈다. 조 부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6시30분께 스탠퍼드대학에 도착,국제대학원이 위치한 엔시나(ENCINA)홀 1층 벡텔 연구소 컨퍼런스룸에서윌리엄 페리 전 대북 조정관 주재로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페리 전대북 조정관과 함께 미 국무부가 제공한 리무진을 타고 엔시나홀에도착한 조 부위원장은 페리 전 대북 조정관과 악수하는 포즈를 취재진에게 취해주고 만찬장으로 향했다. 이날 만찬장에는 이형철 유엔주재 북한대사,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 등 북한측 인사 12명과 페리 전 대북조정관 내외,아시아태평양리서치센터 로윈 소장 내외 등 미국측 인사 14명,통역관 2명 등 모두28명이 참석했다. 미국 당국은 조부원장 일행의 방문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의식한듯공항에서 스탠퍼드대에 이르는 전 구간에서 철통 보안을 유지하는 등예우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당국은 만찬이 열리는 스탠퍼드대 구내 엔시나홀에 대한 기자들의 접근을금지해 한국 및 일본기자들은 만찬장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길 건너편 인도에 진을 치고취재 경쟁을 벌였다. 주최측은 엔시나홀 입구에도 경호원을 배치,출입자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는 등 보안에 만전을 기했다.조 부위원장이 여장을 풀 장소는 당초 알려졌던 스탠퍼드대 사택이 아니라 시내의 한 호텔이라고만전해졌으나 보안을 이유로 호텔의 이름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다. 조 부위원장 일행은 실리콘 밸리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일정 관계로 샌프란시스코 북부에 위치한 루슨트 테크놀로지의 공장을 방문했으며 그곳에서 밴처 캐피털 회사인 앰벡스 밴처그룹 회장인 한국계사업가 이종문씨 등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 연합
  • [네티즌 이슈] 전직대통령

    *역사를 두려워하라. 전직 대통령들의 행동이 국민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특히 YS는 너무나 멀리 가버린 느낌이다.그가 ‘통일의 파트너’가 아니라 민족통일의 최대 장애물이자 반드시 단죄되어야 할 ‘민족반역자’인 김정일,김일성과 94년도에 어떻게 정상회담을 할 생각을 했는지 이제는 따져 묻고 싶지도 않다.재임기간 내내 갈짓자 걸음을 헤매던 그의 대책없는 대북 이중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YS가 ‘민주주의 수호 국민총궐기대회’를 가지려 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비걸고 싶은 마음이 없다.아무리 은퇴했다 하더라도 정치를 떠날 수 없는 전직 지도자이니까.게다가 ‘IMF사태를 초래한 망국의 대통령’이라는 딱지를 그림자처럼 달고 다니는 불행한 사람 아닌가.그로서는 어떻게든 명예회복을 하고 싶었을 게다.무슨 수를 쓰든지 오뚜기처럼 재기,결코 잊혀진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고 싶었을 게다. 그러한 그가 국민총궐기대회라는 무대를 마련하여 정치재개의 장으로 삼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하지만 그가 결집하고자 하는세력은 우선 반DJ,그리고 급진전되는 남북관계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수구보수세력이다.여기에 비(非)이회창세력까지 끄집어 들일 수있다면 그로서는 더 바랄 나위가 없다.특히 YS가 김정일의 서울답방을 반대하는 2,00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도 정부나 김정일위원장 양측 모두에게 신경쓰이는 일일 법하다. YS는 이처럼 남북 양쪽의 목을 조르고 있다.지금은 국민 대다수의비판을 받고 있지만 현재의 정치경제적 상황 속에서 반(反)김대중 세력이 늘고,반통일의 목소리가 거세지면 자기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이란 계산을 갖고 있다.그는 또 차기 대선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한다. 어차피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이 나라는 민주와 자유의 나라가 아닌가.전직 대통령들이 감놓든 대추놓든,궐기대회를 하든 정치복귀를 하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다만 이를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의 심정은착잡하다.특히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독립운동,건국운동,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지는 애국운동”과 같이 역사적 의미를 제 마음대로 갖다붙이는 데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자신의 정치적 야욕을위해 이 나라의 역사까지 헐값으로 매도하고 능욕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전직 대통령들이 이 점만 지켜도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문한별 자유기고가. *자랑스런 대통령 만들자. 입헌군주국은 공화국에 없는 한 가지를 가지고 있다.왕실이다.왕실이 존재한다는 것은,자기네의 고유한 민족성을 다른 나라 앞에서 스스럼없이 자랑할 수 있다는 것이다.민족의 전통과 명예와 순수를 지켜갈 수 있다.생각하면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있다.화려한 대관식으로 세계에 알려져야 할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떳떳이 자랑하지 못하고있다.억울하다.있어야 할 것이 제 자리에 없으면 누군가가 슬그머니그 역할을 대신하는 법이다.이럴 때 생각나는 사람이 전직 대통령들이다. 우리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대표하고,해외에 진출한 동포들의 지위를 지켜줄,쓸만한 전직 대통령 하나 없을까? 망언이나 일삼는 전직 대통령들에 기대한다는 것은 ‘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하는 격’이니결국 답은 미래의 대통령을 잘 뽑는 수밖에 없다. 역량있는 인물은 총리를 시키고,고고한 인물은 대통령을 시키는 의원내각제가 낫지만 대통령제를 하더라도 이제는 지성인을 뽑아야 하겠다.지성이란 무엇인가? 누구와도 대화가 되는 것이다.자기와 의견이 다른 정치적 반대자와도 토론하여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특히 국제시대에 탁월한 식견으로 외국의 지성들과 견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꽉 막혀서 특정집단 내부에서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타인과의 대화를 자주 걸어닫는 사람은 아무리 그가 어쩔 수 없는 대안이어도 선출해선 안된다고 본다.‘어쩔 수 없음’이 이 나라 전직 대통령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만들어 놓았다.항상 자기의 지역기반에서만 군중집회를 가지고 이를 자신의 세력과시용으로 삼는 자도 안된다. 민주화투쟁 시기는 지나갔는데,그 투쟁의 시기 동안 우리 모두가 너무 거칠어졌었다.그래서 매너와 지혜가 돋보이는 사람이 필요하다. 과거 전직 대통령들 중에는 영국 여왕과 30분 접견약속을 깨고 두 시간이나 장광설을 늘어놓거나,외국기자의 악수요청을 뿌리친 사람과같이 속좁은 사람들도 있었다.주벽이 있고 ‘창자를 뽑아버리겠다’는 식의 실언을 함부로 하는 사람도 피곤한 법이다. 지식인들이 나서야 한다.충분히 토론하여 교양과 매너에서 확실한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줌으로써,애초에 아닌 사람은 사전 선별하는 비토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김동렬 (주)심플렉스 고문.
  • 환자들이 ‘약사법’ 볼모인가

    의료계가 약사법 개정과 관련,‘1,000만인 지지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전국 의대생 가족과 환자들에게까지 서명을 강요해 물의를 빚고있다. 서울대병원을 찾은 한모씨(67·여·서울 성북구 안암동)는 1일 “예약을 하고도 의사들의 파업으로 진단이 미뤄지다가 지난달 21일 병원으로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진료실에 들어서자 전문의 김모씨가 의보수가 50% 국고 지원 등 약사법 개정에 대한 의료계 입장을적은 팸플릿을 보여 주면서 서명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라 당장은 어려우니 며칠 뒤 병원에다시 올 때 대답하겠다고 하자 담당 의사가 ‘오래 생각할 게 뭐 있느냐,이왕 서명하려면 이 자리에서 하라’고 요구했다”면서 귀가한뒤 가족들로부터 “‘치료를 받는 데 차질이 생기면 어떻게 하려고서명을 거절했느냐’는 핀잔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9일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친정 아버지의 간호를 하던 이모씨(36·여)는 “장(臟)이 뒤틀려 응급실을 찾았다가 파업으로 의사 얼굴을 보지 못한 경험 때문에 도무지 서명할 기분이 나지 않아 거부했다”면서 “서명을 하지 않자 한 전공의가 ‘당신들이 의약분업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게 있느냐’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응급실의 다른 환자는 “보호자 대기실에 있던 어머니가 ‘빨리 서명을 하는 게 환자 신상에 좋다’는 전공의의 반강제적인 요구에 떼밀려 내용도 모른 채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전공의 비상대책위원회 등 의사협회‘공동대표소위’는 지난달 초부터 각급 병·의원,서울 명동·대학로등 번화가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에는 대학로 쪽 출입문,외래진료 접수창구 앞,응급실 앞에 서명 접수대가 설치돼 있으며,전공의협의회는 1일 현재 서명자가100만명을 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공의 임모씨(31)는 “가뜩이나 의료계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마당에 악수(惡手)를 두는 것 같아 반대해 왔다”며 “국민의 4분의 1이나 차지하는 1,0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했다가 먹혀들지 않자 환자들까지 동원하는 움직임에 동료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
  • [‘6.15’ 이후의 북한] (3)북한 대학생들

    9월3일.평양에서 맞는 두 번째 일요일이었다.며칠전부터 안내선생들을 졸라오던 대로 대동강 유보도(강변공원)에 나가 소풍나온 시민들을 만나보기로 했다.오전 9시30분 대동강변에 우뚝 서 있는 높이 170m의 주체탑에 올랐다.주체탑 일대는 널찍한 강변공원으로 꾸며져있어 휴일이면 많은 시민들이 도시락을 싸들고 놀러 나온다.주체탑에서 내려다본 대동강에는 양쪽으로 높이 150m의 분수가 치솟고 있었고 보트와 오리배들이 가득 떠다니고 있었다.맞은편의 김일성광장에서는 당창건 55돌 기념 카드섹션 연습이 한창이었다.총지휘자의 목소리가 주체탑 위까지 들려왔다.“다음은 ‘자력 갱생!’ 오자 내지 말아야 겠습니다…”. 어디선가 육중한 종소리가 들려왔다.10시 종이라 했다.카드섹션 연습이 끝나고 시민들은 흩어지기 시작했다.유보도로 내려와 강변을 걷는데 통기타 소리가 들려왔다.남녀 대학생들이 여기저기 둘러앉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한 무리의 학생들에게 다가갔다.처음 말을 붙이자 다소 낯설어 하는 표정들이었으나 안내선생들이 기자 일행을“비전향 장기수 송환을 취재하러 온 남조선 기자들”이라고 소개하자 이내 얼굴이 환해졌다.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4학년 학생들인데 전날밤 당 창건 55돌 횃불행진 야간훈련을 성공리에 마친 기념으로 놀러나왔다고 했다. “정치경제학부에는 어떤 과들이 있습니까?” “정치경제학과,계획경제학과,경제조정학과,재정금융학과,무역경제학과 등 5개 학과가 있고 학생수는 1,000명쯤 됩니다.” 가만 보니 유난히 붙어앉은 남녀 학생이 있었다.남학생에게 물었다. “옆에 앉은 친구와는 특별한 관계입니까?” 폭소가 터졌다.남학생은 얼른 대답했다.“기자선생님이 아주 예리하게 보셨습니다”.그러나 옆의 여학생은 “아닙니다”하면서 연신 손을 내저었다.순간 남학생이 여학생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소리쳤다.“넌 내것이야!” 모두들 웃어대다가 한 남학생이 말했다.“난 없습니다.통일되면 남쪽 처녀에게 장가가겠습니다”.그는 정치경제학과 4학년 한명철(25)이라고 했다. “말나온 김에 하나 물어봅시다.북에서는 여학생들이 남학생들 마실물도 떠다준다는데 사실입니까?” 다시 웃음보가 터졌다.남학생들이 말했다.“그런 거야 여동무들이직접 말해야지 뭐.” 기자옆에 앉은 한 여학생이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답했다. “우리는 평범한 일 같은데 선생님이 새삼 물으시니 뭐라고 답해야할지…남동무들이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교실청소 깨끗이 해놓으니까수고했다고 물 떠다주는 건데….” “그럼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을 위해 하는 일을 한 번 대보세요.” 한 남학생이 호기있게 입을 열었다.“우리 학급에 여자가 6명 되는데 3·8부녀절 때는 꽃다발도 갖다주고 식당 조직도 하고….” 다른 학생들이 가소롭다는 듯이 웃어댔다. “왜 웃어요?” “저 동무 말하는 거 좀 보라요.아니 부녀절에 처녀들한테 뭘 준다구?” 웃음소리에 인근에 있던 다른 학생들도 구경왔다.김형직사범대학과김책공과대학 학생들이었다.대동강 위를 떠다니던 유람선이 선착장에들어왔다. 모두들 유람선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비용은 1원이었다.이번에는 학생들의 질문공세에 기자가 답변하는 입장이 되었다.경제학부 학생들이어서인지대학등록금,대졸초임,집세,취업문제 등 남한의 경제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남한 대학생들이 ‘북녘산하답사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자 “남녘 학우들이 언제쯤 평양에 오는가”라며 큰 관심을 보였다. “6·15 공동선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한명철 학생이답했다.“이번 6월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양에 오신 것도 반갑지만 북과 남의 두 수뇌분들이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을 채택하신 데 대해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우리 청년학생들도 북남공동선언을 이행하는데 모든 것을 다 바칠 결심으로 있습니다”. 그는 “남의 청년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잊지 않았다. 점심은 염치불구하고 학생들이 저마다 싸온 도시락을 얻어 먹기로했다.김밥,물이 많은 열무김치,계란말이,오리불고기,타조고기,도라지무침,고사리무침,삶은 달걀 등 오랜만에 먹는 가정식 음식들이었다. 타조고기가 이색적이었다.평양에 타조목장이 있는데 타조 한 마리는120㎏,알도 1∼2㎏이나 나가 하나면 한 가족이 먹는다고 했다. 점심이 끝나자 오락회가 벌어졌다.‘콩깍지놀이’였다.양손으로 무릎 치고 손뼉 치고 세 번째 박자에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콩’‘깍’‘지’를 돌아가며 외치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돌려 박자나 가사가 틀리면 걸리는 놀이였다.세 학교 학생이 섞여서 놀다보니 학교마다 특색이 있었다.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은 말이 기본이라,걸려도 말 한마디 하고 노래를 불렀으며 김형직사범대학 학생들은 재기발랄하고 재주가 다양했다.김책공대 학생들은 총명해 보이는 얼굴들이지만다소 순발력이 떨어져 맡아놓고 걸리는 축이었다.그들이 걸려들 때마다 김형직사대 학생들은 박장대소를 하며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러댔다. “어서어서 나오세요! 안 나오면 졸장부!”.여학생들이 집단으로 나와 “여성은 꽃이라네,나라의 꽃이라네…”라는 노래를 합창하자 남학생들이 슬그머니 나와 백코러스를 넣었다.“할머니는 떼놓고,할머니는 떼놓고…” 한바탕 춤판을 벌인 후 유람선이 선착장에 닿았다.헤어질 시간이었다.학생들은 저마다 술병을 들고 이별주를 권하고 공책을 꺼내 말 한마디 남겨 달라고 했다.배에서 내려 오랫동안 악수를 나누었건만 학생들은 승용차까지 따라와 눈물을 글썽였다.“통일되는 날 꼭 만납시다”를 거듭 외치는 깨끗한 얼굴들을 뒤로 하고 떠나면서 기자는 서울의 얼굴들을 떠올렸다.한번 만났다 하면 1차,2차,3차,4차를 거듭하면서 새벽녘까지 헤어지지 못하고 몰려다니곤 하는 그들.정 많고 흥많은 면에서도 남과 북은 지독하게도 닮아 있었다. 신준영기자 현지르포 junyoung@
  • 백두산관광 이모저모

    남북 교차관광의 일환으로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남측 관광단의 북한방문은 관광분야는 물론 민간교류 활성화에 큰 이정표가됐다는 평가다.특히 6박7일 동안 백두산·묘향산·평양을 차례로 돌아보는 동안 북측은 뜨거운 환대로 본격적인 남북간 관광교류를 기대하게 했다. ■북측은 통제 일변도에서 탈피,평양 교외 들녘에서 벼를 베고 있는인민들을 가리키며 “기름을 아끼기 위해 농기계를 운행하지 않고 직접 낫으로 벤다”고 털어놓는 등 솔직해졌다는 평.또 방북기간중 생일과 회갑을 맞은 이길현 제주관광협회장 등 4명을 위해 미역국과 화환을 준비하는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특히 조선중앙통신 등북한 기자들은 백두산 해돋이 취재때 남측 기자들의 카메라를 날라주는 등 친절을 베풀기도 했다.남북기자들은 27일 언론교류 사상 처음으로 만찬을 함께했다. ■문호근 예술의전당 공연본부장은 생전에 북한을 방문해 그곳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고 문익환 목사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24일 양강도 예술단 공연이 끝난 뒤 예술단원들로부터 악수세례를받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최용규(민주당)·남경필(한나라당)·정진석(자민련)의원은 당초 출국할 때 알고 있었던 백두산 3일,평양 3일의관광일정과 달리 백두산에서 전 일정을 보내기로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에 항의하며 24일부터 이틀동안 관광에 불참했다. 남의원은 26일 보천보지구 관광때 압록강이 내려다보이는 곤장덕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쳐 한때 분위기가 냉각되기도 했다.북측책임자인 김영성 민족화해협의회 부회장이 “남측의 흡수통일 의지를담은 구호가 아니냐”며 상당히 불쾌해했다는 후문. ■관광단은 28일 단군릉 관광 도중에 지난 2일 북으로 돌아간 비전향장기수 김인서씨(79)의 둘째딸 김정심씨(50)를 만났다.이곳에서 안내강사로 일하고 있는 정심씨는 “아버님 등 송환된 장기수들은 평양의 조선적십자종합병원에서 요양중”이라고 근황을 전하기도. 공동취재단
  • “이선희” 감격의 순간 스케치

    ■치열한 접전 끝에 군데르센을 꺾고 금메달을 딴 이선희는 경기가끝난 뒤 환한 표정으로 두팔을 번쩍 들어올려 승리의 기쁨을 만끽. 이어 이선희는 김종기 코치가 응원석에서 가져다 건네준 대형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한바퀴 돌며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답례.그러나 이선희는 경기장을 빠져 나가면서 감격에 겨운 듯 남몰래 눈물을글썽이기도. ■이선희가 금메달을 따는 순간 100여명의 한국 응원단은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이선희를 열렬히 성원.일부 관중들은 태권도복을 입고나와 태권도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이선희는 경기전 상대인 트루데 군더젠에게 먼저 악수를 청하는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시상식에서 이선희는 은·동메달 리스트가 메달을 받을 때 박수를치며 축하해 주는 등 여유있는 모습. 그러나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오른손을 가슴에 올리고 쏟아내며 눈물을 닦으며 애국가를 따라 불렀다.
  • [현장] 오만한 의사 무능한 정부

    3일간의 의·정 협상은 대화의 테이블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의료계가 자신의 요구를 이끌어 내려는 인질극을 연상케 했다. 의료계와 정부는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의약분쟁 해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그러나 의료계가 막판에 보건복지부의 의약분업입안자 문책을 요구하는 바람에 기약없이 중단되고 말았다. 의·정이 처음 만난 26일 최선정(崔善政)복지부장관은 웃는 낯으로협상장에 들어와 의료계 대표 10명과 악수를 하려 했다.그러나 한 전공의 대표가 “악수는 거부하겠습니다”고 당당하게 말해 출발부터‘전운’이 감도는 듯했다. 의료계 대표들은 3일 내내 “지난 8월12일 연세대와 중앙대에서 의사집회를 진압한 서울경찰청장이 협상장에 직접 나와 의료계 대표들에게 머리 숙이는 모습을 보여야 공식대화에 임할 수 있다”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의료계의 고자세에 정부 대표들은 좌불안석이었다. “우리가 부른다고 서울경찰청장이 오겠습니까.의료계가 부드러워질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요.” 서울경찰청장 참석 여부를묻던복지부 직원의 모습은 차라리 측은했다. 대화 테이블에서 의료계 대표가 “식사는 하셨느냐”는 인삿말에 “하는 일 없이 밥만 축내는 것 같다”고 답하는 복지부 장석준(張錫準)차관의 모습에는 비굴함마저 느껴진다. 서울경찰청장의 사과 문제로 티격태격하던 28일 오후 4시.의료계 대표는 갑자기 ‘오직 국민을 위해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려 합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순간 정부 대표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안도의 시간은길지 않았다. 의료계가 복지부 공무원 문책이라는 카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복지부 관리들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의료계는 “정부가 관계 공무원을 문책하지 않으면 약사법 재개정등을 위한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30일까지 일괄타결되지않으면 다음달 6일 의사 총파업은 불가피하다”고 엄포를 놓고 퇴장해 버렸다. 의료계 파업으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지칠 대로 지친 국민들은 3일동안의 협상 아닌 협상을 통해 의사들의 ‘오만’과 굽실거리는 정부의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제 환자와 가족들은 의사들의 ‘고자세’를 더이상 참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3일간의 협상에 나선 의료계 대표들을 보면서 의사들이 말하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라는 말은 단지 명분일 뿐 자신들의 요구사항 관철에만 혈안이 된 듯해 씁쓸하다. 이창구 사회팀기자 window2@
  • 시드니 취재석/ 남북대결보다 화합을 보고싶다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한은 ‘동시입장’이라는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 전세계인들은 화해무드로 나아가고 있는 남북한에 아낌없는 박수를보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사람들은 경기장에서 부딪치는 남북선수의 태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특히 북한 선수들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북한 선수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적지않게 실망시켰다. 올림픽이 시작된 이후 양궁과 레슬링 두 종목에서 남북 맞대결이 이뤄졌다. 첫번째 대결은 지난 19일 열린 여자양궁 개인전에서였다.북한의 최옥실은 예상을 깨고 준결승까지 진출,한국의 김남순과 만났다.결과는김남순의 승리로 끝났지만 최옥실의 태도는 너무 냉담했다. 김남순의악수제의를 받은 최옥실은 얼굴을 돌린 채 무성의하게 답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어 열린 3·4위전에서도 최옥실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김수녕에게 패한 최옥실은 사진기자들의 포즈제의를 무시한 채 울면서 경기장을 떠났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최옥실의 태도에실망하는눈치였다. 이런 태도는 25일 열린 레슬링경기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한국의 심권호와 북한의 강용균이 그레코로만형 54㎏급 준결승에 맞붙었다.결과는 심권호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났다.경기 뒤 심권호는강용균에게 다가가 포옹하려 했지만 강용균은 애써 외면한 채 굳은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났다. 물론 경기에서 진 선수에게 경기 뒤의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것은무리인지 모른다. 그러나 위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다,동시입장이다하면서도 정작 선수들의 행동이 예전과 같다면 좀 어색해 보인다. 승패를 떠나 남북한 선수가 다정스레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여줄 때세계인들은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시드니 박준석기자 pjs@
  • 의료계·정부 27일 대화재개 협의

    26일 오후 재개될 예정이었던 정부와 의료계의 공식 대화는 의료계가 서울경찰청장이 직접 대화장에 나와 사과하지 않았다며 거부해 진통을 겪었다. 의사협회 10인소위 대표들은 윤웅섭(尹雄燮) 서울경찰청장이 서면으로 유감 표명을 한데 대해 “첫 의·정 대화 자리에서 서울청장이 직접 사과하기로 한 약속을 어겼다”면서 “처음부터 정부가 신뢰를 깬다면 앞으로 대화는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료계 대표들은 이날 저녁 서울경찰청장의 직접 방문 사과를 요구하면서도 대화 거부에 대한 부담을 의식,27일 오후 4시 의·정대화를 재개키로 정부측과 합의했다. 이날 팔레스호텔 12층 카네이션룸에 마련된 의료계와 정부의 공식대화석상은 의사들의 고압적인 자세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협상장에는 정부측에서는 장석준(張錫準) 보건복지부 차관 등 6명,의료계에서는 김세곤 비상공동대표 10인 소위원회 위원장 등 10명이참석했다. 오후 1시 50분이 되자 의료계 대표들이 ‘근조’(謹弔)라고 적힌 리본을 가슴에 달고 입장했다. 최선정(崔善政) 보건복지부장관의 회의장 도착이 늦어지자 협상 테이블이 술렁거렸으며 김세곤 위원장은 “약속을 이렇게 안지켜도 되느냐”고 항의했다.2시 20분쯤 최장관이 도착해 김 위원장등 대표 10명과 일일이 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전공의 대표로 나온 장우영씨는“악수는 거부하겠습니다”며 거절,최 장관이 머쓱해졌다. 최 장관은 협상에 들어가기 앞서 “어렵게 마련된 자리이니 만큼 국민과 환자의 불편을 덜고 의료제도 선진화의 초석을 놓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공의 대표가 “이 자리에서 의료계와 환자들을 위해 공식적인 사과를 다시 할 수 없느냐”고 요구했으며 최 장관은 “이미 공식유감을 표명했고 의료계는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느냐”고말했다. 그러나 의쟁투 중앙위원 주신구씨가 “지난 8월 전공의·전임의 집회를 강경 진압한 서울 경찰청장이 이 자리에 직접 참석해 사과를 하기로 했다”면서 “청장이 나타날 때까지 회의에 들어갈 수 없으며회의가 결렬되면 모두 서울경찰청장의 책임”이라며 목소리를 높여대화는열리지 못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심권호 우승 이모저모

    ●금메달이 확정된 뒤 심권호는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두손을 번쩍 치켜든채 답례를 한 뒤 심판관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악수를 청하는 등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이어 관중으로부터 건네받은 대형 태극기를들고 매트를 돌자 관중들은 환호하며 심권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종료시간이 가까워지지 뒤진 쿠바 코칭스태프는 빨리 공격하라는신호를 정신없이 보냈지만 라자로 리바스는 이미 전의를 상실한 모습이었다. 경기종료 10초가 남았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안내멘트가 나오자 한국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이겼다 심권호’를 외쳤다. 한편 예상대로 금메달이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우던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심권호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서로 얼싸안고 “이젠 됐다”면서 기쁨을 나눴다.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심권호선수를 시작으로 레슬링에서 3개정도의 금메달이 나왔으면 한다”면서 “금메달 기대주 김인섭·손상필선수도 심권호선수의 금메달에 힘을 얻어 금메달을따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심권호의 금메달은 남북 합작품이었다.심권호가 26일 결승에서 리바스를 쉽게 꺾고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데는 북한 선수단이 건네준정보가 큰 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경기가 끝난뒤 유영태 코치는 “대회전 훈련장인 리젠트파크에서 북한 선수단을 만나면서 비로소 리바스를 꺾을 수 있는 작전을 완성했다”고 털어놓았다. 북한 선수단이 준 정보는 리바스가 패시브를 얻었을 때 힘을 바탕으로 상대를 들어올려 기술을 거는 만큼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몸을틀면서 리바스의 손을 잡아 제대로 힘을 못쓰도록 해야 한다는 것.심권호는 이를 바탕으로 반복훈련을 했고 이 작전은 기가 막히게 들어맞아 리바스는 결승전에서 패시브를 얻고도 계속 몸을 흔들며 손을잡고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심권호를 단 한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시드니 박준석기자 pjs@
  • 남북 국방장관회담 이모저모

    25일 제주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 열린남북 국방장관 회담은 차분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국방부 윤일영(尹日寧) 대변인은 “서로 절제된 표현을 쓰면서도 허심탄회하게 발언하고 상대 얘기를 경청했다”고 전했다.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과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은 25일오전 10시쯤 함께 회담장에 들어섰다.자리를 잡은 뒤 김부장은 조 장관의 요청에 따라 웃으며 사진기자들을 위해 악수하는 자세를 취했다. “인민무력부장 선생이 오신 것이 남쪽 신문에 대서특필됐는데 보셨는지…”하고 조 장관이 묻자 김 부장은 “책임이 더 무겁다고 생각합니다.기대가 큰데…”라고 약간 부담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훈제연어 등으로 오찬을 함께 한 남북 대표단은 한라산 영실기암과항몽유적지, 분재예술원을 차례로 둘러봤다.삼별초가 몽고와 싸우다장렬히 최후를 맞은 항몽유적지인 북제주군 애월읍 고성리의 항파두성(缸坡頭城) 전시관에서는 그림을 찬찬히 살피는 등 관심을 보였다. 영실기암에서는 “백록담의 물깊이가 얼마나 되느냐,언제 화산 폭발이 있었느냐”라고 물었다.분재예술원에서는 육송,조선향나무,괴북나무 등을 둘러보면서 감탄을 거듭하며 안내를 맡은 성영범 원장에게“큰일 하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관광을 하는 동안 대표들은 짝을 지어 승용차에 탑승,26일 오전의마지막 회담에 앞서 막바지 절충을 계속했다.특히 조 장관과 김 부장은 24일에 이어 ‘승용차 밀담’을 계속해 회담의 성공 전망을 밝게했다. ■관광을 마친 양쪽 대표단은 모슬포 부근의 한 식당에서 제주도 특산물인 ‘다금바리’ 회와 ‘허벅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했다.조장관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이번 회담을 꼭 성공시키자”면서 김부장에게 잔을 권했다.김 부장도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받들어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자”고 화답했다. 우근민 제주도지사 등도 함께 한 저녁식사는 첫날의 약간 긴장된 분위기와는 달리 참석자들이 일일이 일어나 축배를 제의하는 등 매우화기애애했다.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저녁식사 분위기로미뤄볼 때 26일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면서 “한민족으로서 마음을 열고 진솔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고 전했다. ■25일 오전 회담에 앞서 남북 대표단은 호텔 일·양식당에서 한식으로 아침식사를 하며 회담 막바지 점검을 했다.이날은 마침 조 장관의58회 생일이어서 남쪽 대표단은 생일케이크를 준비,간소한 생일축하행사를 가졌다. 제주 김상연 전영우기자 ywchun@
  • 남북 두 대표 승용차밀담 80분‘파격’

    24일 분단 55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을 넘어 남한땅을 밟은 김일철(金鎰喆·67·차수) 북한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13명의 북한군 대표단은 이날 오후 군용기편으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김 인민무력부장은 기다리고 있던 조성태(趙成台·58)국방장관과 굳은 악수로 수인사를 나눴다.어깨에 인민군차수를 상징하는 ‘왕별’ 계급장을 단 김 부장의 풍채는 당당했다. 우리측 장관의 공항영접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영접에 만족한 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김 부장은 공항 영접실에서 조 장관과 제주도의 경치와 날씨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조 장관이 “6·15선언에 이어 군사회담이 열린다니까 날씨가 좋아졌다”며 “상서로운 조짐”이라고 말하자 김부장도 “우리가 통일을 이야기할 때 ‘백두에서 한라까지’라고 하지 않습니까”라며 맞장구를 쳤다.그는 이어 “남과 북의 수뇌가 서명한 역사적인 6·15선언이 관철될 수 있도록 앞장서서 힘을 합칩시다”라고 화답했다. ■조 장관과 김 부장은 제주공항에서 회담장소인 서귀포 롯데호텔까지 약 1시간20분 동안 검은색 체어맨 승용차에 동승,밀담을 나눴다.30여분 남짓 걸리는 서부산업도로를 피해 1시간이상 걸리는 해안도로를 택한 두 수석대표의 ‘승용차 밀담’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파격이자 ‘사실상의 단독회담’이었다. ■호텔에 도착한 조 장관은 승용차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남북 정상이 6·15 공동선언에서 밝힌 정신을 우리가 군사적으로 확실히 뒷받침하자고 말했으며 김 인민무력부장도 이에 동의했다”면서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이 함께 입장하고 응원도함께 한 것에 대한 감격과 제주도의 역사,중국·일본 등 주변국을 방문했을 때의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8시40분부터 시작된 우리측 주최 만찬에서 김 부장은 건배에 앞서 “동포의 정으로 환영해준 남측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이번 회담을 통해 6·15공동선언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좋은 결과를 내서 발표합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정각에 판문점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은 모두베이지색 인민군 정복 차림이었다.김 부장을 제외하고는 푸른색 또는검은색 가방을 들고 있었으며, 다른 회담에 참석했던 북한 대표단과는 달리 다소 긴장한 모습들이었다. ■북측 대표단은 이날 판문점 중립국감독위회의실을 통해 남측으로넘어 왔으며 미리 기다리고 있던 남측 회담 차석대표인 김희상(金熙相·육군 중장) 국방장관 특보의 영접을 받았다.김 부장은 기자들이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구하자 “허허,그럽시다”하고 큰 소리로 웃으며 우리측 김 중장과 악수하는 자세를 취해 주기도. 제주 김상연 전영우기자 ywchun@
  • 한·일 정상회담/ 이모저모

    [아타미 양승현특파원] 일본 방문 이틀째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23일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와 도쿄 근처 온천 휴양지인 아타미시햐쿠만고쿠 호텔에서 1시간30여분 동안 ‘온천 정상회담’을 가졌다.지난 5월 모리 총리 취임후 네 번째 만나는 두 정상은 오랜 친구처럼 격의없이 한·일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 우의과시 모리 총리는 이날 오전 아타미에 도착,김대통령의 숙소인 햐쿠만고쿠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모리 총리는 김대통령이 아타미 숙소에 도착한 뒤 이시가와 시즈오카현 지사와 가와구치 아타미 시장의 접견을 받는 자리에도 예정에없이 참석하기도 했다.모리 총리는 “지사와 시장이 대통령을 크게환영할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모리 총리는 회담장인 상코(三光)홀에 먼저 나와 기다리다 김대통령이 입장하자 반갑게 악수한 뒤 회담 직전에 끝난 시드니올림픽 야구 한·일전을 화제로 3분여 환담했다. 모리 총리가 “한국이 이겼다”며 한국팀의 승리를 축하한 뒤 “일본 최고의 투수인 마쓰자카 선수가 버틴일본 대표팀을 꺾은 한국팀은 엄청난 실력을 갖춘 것”이라고 칭찬했고,김대통령은 “오늘 두팀 모두 선전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 기자회견 두 정상은 1차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회담결과를 설명했다. 김대통령은 일황 방한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일황 방한과 월드컵공동개최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한·일 관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하고 가까운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모리 총리는 “이르면 2002년 1월 대학입시센터 시험 외국어 과목에 한국어를 채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찬 양국 정상은 기자회견 후 ‘포르토 피노’홀에서 모리 총리주최로 정통 일식의 만찬을 가졌다.만찬이 진행되는 동안 호텔앞 해변에서는 김대통령의 아타미시 방문을 축하하는 불꽃놀이가 30여분동안 벌어져 장관을 연출했다. 김대통령은 건배사를 통해 “더없이 가까운 이웃의 깊은 정을 느낀다”고 말하자 모리 총리도 “친구가 가까운 곳에서 찾아오니 어찌기쁘지 아니한가”하고 건배를 제의했다.앞서 김대통령이 도쿄에서아타미시에도착하자 시민 4,000여명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태극기와일장기를 흔들며 환영했다.
  • 여기는 시드니

    ◆한국선수끼리 맞붙은 결승전은 온통 태극기와 한반도기로 물결쳐‘코리아’ 축제 분위기였다. 관중들은 선수들이 10점 만점을 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를보냈다.한국 관중들은 징과 꽹과리를 치며 선수들을 응원했다.외국관중들도 선수들의 선전에 ‘아싸∼ 아싸∼ 코리아’를 외치며 함께응원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윤미진은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언니 김남순에게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두 선수는 손을 맞잡고 환호하는 관중들에게 답례했다. ◆준결승에서 팀 후배인 윤미진에 패한 월드스타 김수녕은 눈물을 내비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수녕은 경기 뒤 “수고했다.축하한다”며 후배 윤미진에게 박수를 보냈다.그러면서도 동메달에 머문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김수녕은“동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말했지만 얼굴은 상당히 굳어 있었고 승부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그냥 열심히 쐈다”고만 답변.외국 기자들도 김수녕이 준결승에서 탈락하자 카메라를 들이대며 질문공세를 퍼부었지만 김수녕은 얼굴을 숙인채 황급히 자리를떴다. ◆의외의 선전을 펼치며 4강까지 오른 북한의 최옥실은 시종일관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최옥실은 3·4위전서 김수녕에게 아깝게 패하자 김수녕의 악수제의도 뿌린친 채 눈물을 흘리며 퇴장했다. 앞서 열린 준결승전 김남순과 최옥실의 경기에서는 남북한 두 감독이 양손을 맞잡고 입장해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준결승에서 패한 최옥실은 사진기자들의 포즈제의를 뿌리치고 재빨리 경기장밖으로 사라졌다. 경기 뒤 김남순은 “꼭 같은 팀 동료와 함께 경기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북한 최옥실과 강호 나탈리아 발리바(이탈리아)가 맞붙은 8강전경기에서 의외로 최옥실이 선전하자 한국 응원단은 ‘최옥실’을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쳤다.초반에 뒤지던 최옥실이 중반에서 동점을 만든 뒤 경기 후반에 역전에 성공하자 응원단은 한반도기를 흔들며‘최옥실 힘내라’를 외쳤다. 최옥실이 승리하자 응원단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고 최옥실은 양손을 흔들며 한국 관중들에게 답례했다.또 사진기자에게도 환한 얼굴로 포즈를 취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날 양궁경기장은 평소와는 달리 바람은 거의 불지 않았지만 한국의 한여름 날씨만큼 무더웠다. 평소 초속 7∼8m였던 풍속이 이날은 2∼3m를 보여 선수들이 경기하기에는 쾌적의 조건이었다.그러나 간간히 심한 바람이 불어 활시위를당기던 선수들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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