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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펜타곤에 오성홍기 걸렸다

    14일 오후 3시(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있는 미 국방부(펜타곤) 연병장(리버 퍼레이드 필드). 육·해·공군 의장대가 부동자세로 도열한 가운데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중국 지도자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펜타곤을 방문하는 시진핑 국가부주석이 도착하기 훨씬 전부터 분위기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직사각형의 연병장 왼쪽 중간부분에 얕은 단상이 마련됐고, 그 맞은편 끝에 양국 국기인 성조기와 오성홍기가 나란히 게양돼 있었다. 중국의 군사대국화와 미국의 ‘봉쇄정책’으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갈수록 팽팽해지는 와중에 중국 국기가 미국 군사력의 심장부인 펜타곤에 걸린 역사적 순간이었다. 양국 국기 아래로 미국 50개주의 주기(州旗)가 길게 게양돼 있었고, 의장대 선두에 성조기와 함께 육·해·공군, 해병대, 국경수비대 상징 깃발 5개를 든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윽고 오후 3시 20분 경찰차와 경호차의 요란한 호위를 받으며 시 부주석의 차량 행렬이 들어왔다. 미군 의전장교가 차문을 열어주자 시 부주석이 내렸고 기다리고 있던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이 악수를 청했다. 두 사람은 펜타곤 건물 안으로 들어가 5분간 환담을 나눈 뒤 연병장으로 걸어나왔다. 패네타 장관의 안내로 단상에 오르는 시 부주석의 발걸음은 총총거리지 않고 여유로운 ‘황제걸음’이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단상에 선 가운데 그 밑에 미국의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 게리 로크 주중 미대사, 중국 외교부의 양제츠 부장과 추이톈카이 부부장 등이 도열을 마치자 곧바로 중국 국가가 연주됐다. 그와 동시에 연병장 한쪽 끝에 마련된 4대의 대포에서 19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어 미국 국가가 연주됐다. 미국 참석자들은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린 반면 시 부주석은 양국 국가 연주 중 미동도 않고 정면만 응시했다. 이어 시 부주석은 의전 지휘자의 인솔을 받으며 의장대를 사열했다. 얼굴은 ‘완전히’ 무표정했다. 병사들 쪽을 한번도 쳐다보지 않고 앞만 보고 걸었다. 사열이 끝나면 인솔자에게 악수를 건넨 뒤 단상으로 올라가는 게 통례인데, 시 부주석은 잠시 엉거주춤 서서 어쩔줄을 모르다가 의전 장교의 안내로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어 전통 의상을 입은 군악대의 행진을 지켜보는 것으로 12분간에 걸친 환영식은 모두 끝났고, 시 부주석은 무표정한 얼굴로 행사장을 떠났다. 알링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교육 기부’ 기업들 사회적 공헌 새 트렌드로

    ‘가르침과 배움’을 연결고리로 무형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교육기부가 새로운 기부문화의 흐름으로 정착되고 있다. ‘단체나 기관 및 개인이 보유한 물적·인적자원을 유·초·중등 교육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대가 없이 제공하는’ 교육기부는 멘토링이나 강연 등 재능기부는 물론 악기, 실험기구 등 장비 제공과 교육프로그램 지원 등 다양한 모습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추세에 걸맞게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CSR)도 물품 지원이나 일회성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교육기부제도 활성화로 확산되고 있다. 미래의 잠재적 소비자인 청소년들에게 기업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등 가장 생산성 있는 기부 활동이라는 평가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6일 고졸 취업준비생 25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매너스쿨’을 개최하고 성공적인 면접과 취업준비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전수했다. 매너스쿨은 면접에서 유리한 웃음, 인사, 자세 등 첫인상에 대한 교육을 비롯해 악수 방법 등 직장 예절에 대한 글로벌 매너, 호감을 사는 대화법 교실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도 취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과 승무원 지망생들을 위해 ‘글로벌 매너 스쿨’을 연 2회, ‘승무원 체험교실’을 연 4회 실시할 계획이다. 삼성 엔지니어링도 지난달 4일 그동안 진행해 온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교육기부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 시도로 교사들을 위한 녹색성장 연수를 실시했다. 이 회사 간부들이 40여명의 교사들에게 녹색성장을 위한 환경, 에너지를 주제로 강연을 했고, 교사들은 이날 배운 강연내용을 학교 현장에서 학습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래픽·디지털 미디어 프로세스 업체인 엔비디아 코리아가 2009년부터 진행하는 ‘터치비주얼’ 교육기부 프로그램도 시각장애 아동들과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로 3년째인 터치비주얼 프로그램은 눈을 통해 보는 모든 시각적 경험을 일컫는 ‘비주얼 경험’의 소외계층인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미술교육을 통해 또 다른 방식의 시각 체험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 프로그램의 교육기부는 한국시각장애인 예술협회와 15명의 대학생,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터치비주얼 서포터스’에 의해 이뤄진다. 서포터스들은 한국시각장애인 예술협회의 ‘우리들의 눈’ 미술교육 프로그램에 보조교사로 참여하면서 시각장애 아동들과 함께 직접 그림을 그리고 찰흙을 만지면서 시각적 체험을 공유한다. 터치비주얼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서울맹학교, 한빛맹학교 등에서 70여명의 시각장애 학생들이 스스로 창작활동을 해 왔다. 교육기부 활성화 추세에 발맞춰 기부를 하고자 하는 개인·단체와 교육기부 수혜자들을 연결시켜 주는 교육기부 박람회도 예정돼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다음 달 16~1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2012 교육기부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밖에 교육기부에 참여하고 싶은 기관 또는 개인은 교육기부시민연대(www.edugive.or.kr) 및 과학창의재단 교육기부 포털(www.교육기부.kr)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구할 수 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구자경 LG명예회장 “격물치지 성의정심을”

    구자경 LG명예회장 “격물치지 성의정심을”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지난 9일 천안연암대학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격물치지 성의정심’(格物致知 誠意正心)을 강조했다. LG그룹은 12일 구 명예회장이 졸업생 417명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이같이 당부했다고 밝혔다. ‘격물치지’는 사물의 이치를 통찰해 지식을 확고히 한다는 뜻이며, ‘성의정심’은 성실히 하고 마음을 바르게 가진다는 뜻이다. 출처는 ‘대학’이다. 구 명예회장은 “진정한 전문가가 되고자 한다면 인터넷에서 보고 듣는 지식만 좇아서는 안 되고 현장에서 체험하는 격물치지의 자세로 부딪쳐야 한다.”면서 “그래야 살아 있는 지식이 쌓이고 거기에 창의력과 상상력이 더해질 때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의정심은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세이자 초심을 잃지 않고 날마다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 힘쓰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는 러시아 속담을 언급하며 “세상에 노력 없이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구 명예회장은 “한 번 품은 뜻은 이루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진력하되 편법을 멀리하고 우직하게 정도를 가야 한다.”면서 “뜨거운 가슴으로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고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후진타오 ‘눈엣가시’ 보시라이 軍 태자당 인맥 통해 반격하나

    올가을 중국 최고 지도부 구성을 놓고 계파 간 권력투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왕리쥔(王立軍) 사건’ 이후 태자당의 주요 멤버인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서기에 대해 출국 금지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최대 권력기관인 군 내부에서는 반부패 운동을 빌미로 공청단에 대한 태자당의 반격 시도가 일고 있다는 시각이다. ●보 서기, 당국으로부터 출국 금지 보 서기가 지난 11일 중국을 방문한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충칭시와 캐나다 간 상호 투자 문제에 대해 1시간가량 환담을 나눴다고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8일 보 서기의 오른팔격이던 왕리쥔 부 시장의 미국 망명 시도 사건이 알려진 뒤에도 보 서기가 대외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건재하다는 관측도 있지만, 당 중앙으로부터 출국금지 명령을 받아 당 소속 경위국으로부터 집중 감시를 받고 있어 결론을 예단키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보 서기가 공청단 보스인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눈 밖에 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보 서기가 충칭시 서기로 좌천된 뒤 문화대혁명을 연상시키는 ‘홍색 캠페인’을 벌이면서 성장보다는 분배가 중요하다며 ‘홍색 GDP론’(공산당식 분배론)을 내세운 것은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후 주석의 ‘과학발전관’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여겨졌다. 특히 하퍼 총리가 10일과 11일 각각 라이벌 관계인 왕양(汪洋) 광둥 서기와 보 서기를 연쇄 방문한 것과 관련, 충칭지역 공산당지인 충칭일보는 1면에서 하퍼 총리의 활동 내용을 중심으로 지면을 구성한 반면 광둥성 공산당지인 남방(南方)일보는 1면에서 왕 서기와 하퍼 총리가 악수하는 사진과 회담 내용을 중심으로 절반 이상의 면을 할애해 대조를 보였다. 지역 당보의 경우 해당 지역 최고 지도자의 사진과 활동을 1면 톱으로 게재하는 관행이 있는 데다 이미지 홍보의 대가인 보 서기의 사진이 충칭 당 기관지에서 누락된 점을 들어 중국 언론계에선 중앙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충칭 기관지 사진누락… 중앙입김 분석 한편 중국 국방부가 자체 웹 사이트를 통해 인민해방군 총후근부(總後勤部) 인사 조정 내용을 전하면서 발표한 명단에 그동안 파면설이 나돌던 구쥔산(谷俊山) 부부장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홍콩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언론들은 이번 비리 조사에서 총후근부 정치위원인 류위안(劉源) 상장(대장급)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는 그가 ‘(중국 최대 문제인) 부정부패에 대해 후 주석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태자당 계열인 류 상장은 국가부주석을 지낸 류샤오치의 아들로 시 부주석과는 호형호제하는 돈독한 사이다. 주현진 베이징특파원 jhj@seoul.co.kr
  • [프리미어리그] “Sorry” 수아레스, 에브라 화해악수 거부 하루만에… 리버풀, 맨유에 1-2 패

    사과하는 데 딱 하루가 걸렸다.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악수를 거부해 비난을 산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가 경기가 끝난 지 하루 만에 사과했다. 지난 11일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2011~12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 직전 두 팀 선수들이 손을 맞잡으며 선전을 다짐할 때, 에브라에 인종 차별 발언을 해 8경기 출장 정지를 당한 수아레스는 예외였다. 수아레스는 굳이 팔을 붙잡는 에브라를 뿌리쳤고 이를 본 리오 퍼디낸드(맨유)는 수아레스가 내민 손을 역시 못 본 척했다. 수아레스는 12일 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감독과 얘기를 나눈 뒤에 잘못했음을 깨달았다. 일어난 일을 후회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에브라와 악수했어야 하는데 내 잘못을 사과하고 싶다.”며 “이 모든 문제를 뒤로하고 축구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몇 시간 전만 해도 트위터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었기에 실망스럽다.”는 글을 남겨 축구팬들을 실망시켰다. 그의 옹졸함 탓인지 리버풀이 1-2로 무릎을 꿇었다. 전반에는 리버풀이 기세를 떨쳤다. 그러나 박지성을 교체 명단에 올린 대신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를 선발 출전시켜 템포 조절에 나선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노회한 전술에 놀아난 셈이었다. 그러다 맨유에 기회가 왔다. 웨인 루니가 후반 시작하자마자 5분 새 두 골을 넣은 것이다. 수아레스는 후반 37분 동료의 프리킥을 퍼디낸드가 엉거주춤 떨어뜨린 것을 그대로 차 넣어 그물을 갈랐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뒤 “수아레스는 리버풀의 수치”라며 “다시는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뛰어선 안 된다.”고 성토했다. 한편 지동원(선덜랜드)은 아스널과 동점이던 경기 종료 5분여 전, 교체 투입됐지만 추가 시간에 터진 티에리 앙리의 결승골로 팀의 1-2 패배를 지켜봤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2) 로먼 헤리티지 亞연구센터 국장

    [시진핑 방미-美·中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 (2) 로먼 헤리티지 亞연구센터 국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이번 방미는 홍보용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내 대표적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월터 로먼 아시아연구센터 국장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헤리티지재단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미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시 부주석의 방미가 갖는 의미는. -홍보가 방미의 주목적이다. 한창 권력승계 과정에 있는 시 부주석으로서는 미국 대통령과 만나는 이벤트를 통해 중국 국민들에게 ‘준비된 지도자’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것이다. →어떤 의제가 논의될까. -모든 현안이 광범위하게 다뤄질 것이다. 하지만 서로 지나치게 압박을 가하는 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 절상 등 경제문제와 중국 내 인권, 남중국해 등에서의 항해 안전 보장 문제 등이 논의될 것이다. 특히 올해 대선이 있기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문제를 최우선적으로 제기하고 싶을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중국 봉쇄’ 정책에 대해 시 부주석이 불만을 표시할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우호적인 만남이 될 것이다. →공동성명과 같은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올까. -나오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안 나오기를 바란다. 행사 자체에 의미를 둔 이번 방미의 성격상 공동성명은 맞지 않는다. 다만 평화, 안보, 경제 등 협의한 이슈를 간략하게 언급하는 정도로 1쪽 분량의 일반적 성명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왜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나.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 가서 긴 공동성명을 채택한 건 실수였다. 공동성명은 법적 구속력도 없고 이후 지켜진 것도 없다. 이번 방미는 양국관계에서 어떤 특별한 진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시 부주석의 홍보용이다. 따라서 공동성명은 가치가 없다. →그래도 시 부주석이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만큼 압박을 가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게 낫지 않을까. -중국은 미국이 원하는 것을 하려는 의도가 없다. 돌이켜 보면 공동성명을 채택해서 무슨 진전이 있었나. 2009년 공동성명 채택 이후 한반도에서 천안함사건이 터졌고 남중국해 분쟁이 일어나지 않았나. 양국 간 이해관계가 다르고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중국은 북한 붕괴시 대처 방안 등에 대해 미국과 논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번 방미에서 북한 문제가 논의될까. -거론될 수는 있지만 돌파구가 마련되지는 못할 것이다. 중국의 최우선 이해관계는 한반도 안정이고 미국의 최우선 이해관계는 한국의 안보다. 기본적으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 간략하게 다루는 정도일 것이다. →지난달 타이완 대선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시 부주석의 방미가 최종 확정됐다는데. -미·중 모두 마잉주 총통의 승리를 원한 게 사실이다. 만약 타이완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이 이겼다면 타이완 문제가 이번 방미의 최대 의제가 됐을 것이다. →시 부주석이 후진타오 국가주석보다 적극적으로 개혁·개방에 나설까. -지엽적인 부분에서는 몰라도 근본적으로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정치개혁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후 주석이 경직돼 있는 데 비해 시 부주석은 미소와 편안한 모습으로 친근감을 표출하는데, 그런 태도가 자칫 개혁가, 민주주의 신봉자로 미국인들에게 오인될 수 있다. 알고 보면 후 주석보다 더 단호한 인물이다. →후 주석과 시 부주석 간 리더십의 차이는. -시 부주석은 후 주석만큼 덩샤오핑으로부터 추인을 받지 못했다. 권력행사에 있어 더 많은 합의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결국 파벌이 더 심화되고 권력다툼이 가열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10년의 미·중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양국은 이해관계가 다르고 다루는 방법도 다르다. 최근 중국이 시리아 사태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게 좋은 예다. 중국 내 인권 상황은 20여년 전 톈안먼사태 때에 비해 개선되지 않았다. 따라서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미·중이 겉으로는 웃고 악수하지만 근본적으로 좋은 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월터 로먼은 ▲버지니아주립대 외교학 석사 ▲존 매케인(공화) 상원의원 외교정책 보좌관 ▲미·아세안(ASEAN) 비즈니스협회 대표이사
  • [지방행정의 달인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5) 전기·기계-시설환경-소방 분야

    [지방행정의 달인 수상자 릴레이 인터뷰] (5) 전기·기계-시설환경-소방 분야

    달인 릴레이 인터뷰 5편에서는 겨울철 눈을 신속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제설특수차량을 만든 공무원을 만났다. 낙동강 하류 지역 원수요금 차등제를 적용해 34억원의 재정 수익을 올리고, 섬진강 댐 맑은 물을 골고루 이용활 수 있게 한 주인공도 소개한다. 신재생 에너지의 대부, 구조견과 함께 실종·재난 현장에 뛰어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구조견 핸들러의 활약상도 들어봤다. 6편에서는 행정·정보통신 분야 달인을 소개한다. 김동찬 서울 성동구청 토목과 제설현장 관리팀장 친환경 다목적 제설차량 개발 ‘제설 박사’. 서울 성동구청 토목과 김동찬(58·기계6급) 제설현장 관리팀장의 별명이다. 겨울이면 몸값이 훌쩍 더 올라가고, 폭설이 쏟아지는 날이면 몸이 열이라도 모자라는 사람이 그다. 김 팀장은 레미콘 차량을 개선한 염화칼슘 자동 살포기를 개발, ‘제설의 달인’으로 선정됐다. “누구한테 인정 받자고 덤벼든 일은 애당초 아니었어요. 그래도 여기저기 알아주는 데가 많으니 새삼 큰 보람을 느끼게 되네요.” 김 팀장은 내부의 권유로 달인에 도전했다. 제설작업에 관한 한 그의 아이디어와 노력을 당할 사람이 없을 거라는 확신을 주변에서 먼저 했다. “천성적으로 기계를 다루는 일에는 재주가 좀 많았던 것 같다.”며 웃는 그가 공직에 발을 들인 건 1978년. 군 운전병으로 제대한 뒤 모셨던 장군의 ‘연줄’로 동대문구청에서 운전 일을 시작하게 됐다. 2년 뒤 지금의 성동구청으로 옮겼고 1990년 기계직으로 직역을 바꿨다. 성동구청에서 그가 계속 맡았던 업무가 제설이었다. 8t 덤프트럭 적재함에 올라타 모래와 염화칼슘을 일일이 섞어가며 도로에 뿌리는 고된 수작업을 도맡았다. 미끄러운 눈길에서 위험천만한 고비를 넘긴 것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워커힐 고개에서는 바퀴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타고 있던 제설 트럭이 인도를 덮쳐 인명사고를 낼 뻔하기도 했다. 제설작업 이후 염화칼슘이 닿은 쇠물질이 부식되고 나무가 말라죽는 등의 환경피해도 늘 고민거리였다. 그렇게 고민을 거듭하기를 10여년. 2006년 레미콘을 개량해 그 모든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다목적 제설차량(로드렉스)을 개발해 특허를 내는 데 성공했다. 로드렉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기존의 제설장비가 한번에 고작 염화칼슘 4t과 소금 5t만 실을 수 있었던 것을 단박에 염화칼슘 10t에 소금 14t으로 적재량을 두세배나 끌어올렸다. 특히나 밀폐형인 로드렉스에는 제설제를 미리 실어둘 수가 있어 업무효율 만점이었다. “이전에는 눈예보를 듣고난 뒤에 제설제를 차에 싣고, 눈발이 쏟아질 때 부랴부랴 현장출동하면 도로사정은 이미 엉망이곤 했다.”면서 “로드렉스는 미리 제설제를 실어놓고 항시대기할 수 있어 기동성이 비교가 안 될 만큼 뛰어나다.”고 자평했다. 염화칼슘 살포량을 48단계 디지털 기능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다 토양오염을 크게 줄이는 소금을 염화칼슘과 동시에 뿌릴 수 있어 친환경 기능도 주목받았다. 100년 만의 폭설이 서울을 덮친 2010년 1월에는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그해 6월엔 서울창의상 우수상을 받았다. 구청 수입에도 적잖이 기여하고 있다. “용산구청, LH공사에 로드렉스를 임대해 주고 있고 얼마전엔 완주시청과 달성군에서도 장비 문의를 해왔다.”며 멋쩍은 듯 웃었다. “어느새 정년도 몇해 남지 않았네요. 앞으로는 이상기후로 폭설도 잦아질 거라는데, 제설 노하우가 부족한 지방에 열심히 기술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고말석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정수계장 낙동강 식수 ‘차등요금제’ 주도 시설환경분야 달인으로 선정된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 고말석(54·6급) 정수계장은 부서를 옮길 때마다 반드시 한 가지 이상 업무 개선을 하는 아이디어맨이다. 2003년부터 시행한 낙동강 물 요금 차등요금제 등 수많은 그의 ‘작품’이 행정 곳곳에 있다. 차등요금제는 이전만 하더라도 낙동강 하류지역인 부산시민은 대구 등 상류지역 주민과 똑같이 물값을 내고도 갈수기 때 수질이 떨어지는 원수를 먹어야 했다. 낙동강 물을 독점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상·하류 구분없이 원수 동일요금제를 적용해서다. 갈수기가 되면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기준 3급수 이하로 수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하류의 3급수를 먹는 부산과 경남 일부 지역 주민은 동일요금제에 불만이 커졌다. 고 계장은 이 문제가 부산뿐 아니라 낙동강 하류지역인 마산, 창원 등 전체의 문제로 접근하도록 방향을 바꾸어 낙동강 하류 9개 지자체가 공동대응에 나서는 한편, 공청회 개최 등을 통해 정부를 압박했다. 결국 무릎을 꿇은 정부는 2003년 BOD 기준 3급수 이하일 때 원수요금 차등요금제를 적용하도록 댐용수 공급규정을 고쳤다. 그는 “이 제도 시행으로 지난해까지 34억원의 재정수익을 올렸고, 수자원공사로 하여금 낙동강 상류댐 운영을 선진화해 하류지역에도 맑은 물을 공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부산명지소각장에 근무할 때인 2006년에는 당시 전국에서 소각폐열 이용률 꼴찌인 이 소각장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당시 소각장은 주변에 폐열사용 인프라가 없고 원거리 산업체 폐열판매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방치하고 있었다. 이를 안 그는 폐열수송배관과 관련 시설을 설치하기로 하고 민자기업을 유치해 100억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2008년부터 본격 소각폐열 생산 판매에 들어간 명지소각장은 그의 아이디어 덕분에 연간 40억원의 재정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 20여명의 일자리창출과 연간 1300만t의 LNG 수입대체효과를 거뒀다. 이를 싼값에 공급받은 녹산공단의 제조업체들도 매년 20억원 상당의 연료비 절감혜택을 보고 있다. 앞서 2000년에는 민간부분의 환경경영체제(ISO)를 상수도행정에 접목시켜 정수장의 공정별 표준운영 매뉴얼을 만들었다. 그는 이런 업무개선 공로로 2007년 사무관(5급) 특별승진 우선권을 받은 것을 비롯해 환경부,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등 장관급 표창 3회, 부산시장 표창 3회 등을 받았다. 또 쓰레기매립장 침출수 처리공정 개선으로 환경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고 계장은 “공무원이 조금만 더 신경 써서 시민에게 다가가는 행정을 한다면 시민편익을 더욱 증진시킬 수 있다.”며 “앞으로 더 안전하고 맛있는 수돗물을 시민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최덕용 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 전국 최고 ‘인명 구조견 핸들러’ 순천소방서 산악구조대 소속 최덕용(39) 소방교는 국내 최고의 구조견 핸들러다. 전남에서 유일한 인명 구조견 핸들러인 최 소방교는 다른 소방대원과 달리 열악하고 험난한 구조 현장에서만 모습을 보이는 억센 사나이다. ‘소방분야 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최 소방교는 지난달 소방방재청 주관으로 열린 전국인명구조견 경진대회에서 최고의 인명구조견 핸들러에게 수여되는 ‘탑독’(Top Dog)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탑독은 인명구조견의 복종, 장애물, 산악수색 등을 평가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구조견과 핸들러에게 부여하는 명칭이다. 그는 경력 8년의 베테랑으로 인명구조견 ‘무한’이와 함께 각 분야에서 최고 득점을 얻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핸들러에 선정됐다. 핸들러는 전문적으로 개를 다루는 사람을 통칭하는 말이다. 최 소방교는 2003년부터 험난한 산악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의 조난 사고 현장 등에서 인명 구조견을 활용한 구조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전국 구조견 경진대회에서 종합우승을 2회 차지하고, 2010년 중앙119구조단에서 실시한 산악구조 교육과정에서는 1등으로 수료했다. 수난사고 시에는 전문다이버로 활약하는 등 만능 구조 요원이다. 지금까지 2000여건 2300여명을 구조했다. 실종·재난 현장에 빠짐없이 출동해 20여만명에게 도움을 주는 탁월한 구조 능력을 발휘했다. 사고 예방 홍보 활동에도 열성이다. 인명구조견을 활용한 홍보 활동도 300여차례나 펼쳤다. 그의 활약은 해외로까지 발을 넓혔다. 국제구조대원 인명 구조견 핸들러 분야 구조대원으로 선발돼 중국, 아이티, 일본의 지진과 해일 등 11곳의 대형 참사 현장에서 인도주의 정신을 실천하는 등 해외 재난 시 민간외교관 역할도 성실하게 수행했다. 여름철에는 인명구조견을 활용한 ‘섬진강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구조견을 이용한 전국 최초 119수상 구조견 순찰대를 운영해 시각 효과를 이용한 효율적인 물놀이 안전 예방과 인명구조견과 함께하는 이색적인 안전홍보로 섬진강 주변의 사고 우려 지역의 순찰을 강화하는 등 피서객을 지키는 수상안전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조활동 이외에도 지역의 소외된 독거노인 가정을 찾아 가스·전열 기구에 대한 점검과 소화기 무상증정,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로 화재예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3년 6개월 동안 독거노인 봉사 활동을 300회 이상 펼치는 등 주변의 불우이웃돕기와 농번기 일손 돕기로 따뜻한 소방상 구현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 소방교는 “사람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힘든 환경을 헤쳐 구조구급 활동을 했을 때 어려운 여건 이상의 큰 보람을 느낀다.”며 “핸들러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목숨을 던지고, 소방 조직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이상록 원주시 청사관리계장 ‘지열 냉난방’ 국내 첫 도입 강원 원주시 청사관리계 이상록(52·지방공업6급) 담당은 지열과 생활폐기물을 활용한 국내 신·재생에너지의 대부로 통한다. 국내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국가정책이 발표되기 훨씬 이전부터 공공건물에 지열과 생활폐기물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하고 전국에 전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기 때문이다.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땅속의 지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 도입은 2003년 원주 국민체육센터 신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국에서 가장 비싼 도시가스요금으로 체육관 안에 마련할 수영장의 규모를 절반으로 줄여야 할 만큼 운영비 문제는 심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시 설비를 담당하던 이씨가 나서 처음으로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도입,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 나갔다. 지열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연간 에너지 비용의 52%(2억 5000만원)를 줄일 수 있었다. 국민체육센터는 일반 건물보다 2배 가까운 16시간을 운영하고 자연녹지지역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 ‘이곳에서 지열이 실패하면 앞으로 지열은 발 붙일 곳이 없다.’는 신념으로 추진한 것도 성공요인이다. 그 뒤 지열 설비의 공공기관 워크숍과 에너지관리공단 주관의 지열 성공사례 발표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지열의 장점을 알리면서 지열 냉난방시스템이 국내에 정착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열은 그 뒤에도 원주종합체육관 등 공공건물에 속속 적용되며 획기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2008년부터는 생활폐기물을 건조, 압축, 성형해 연료로 사용하는 생활폐기물(RDF) 전용보일러 냉난방시스템을 시청사에 도입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시청에서 사용하는 냉난방 에너지원 가운데 가스가 여전히 6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40%의 냉난방 에너지원으로 생활폐기물을 사용하며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절감 효과는 2010년 21.1%, 지난해 22.2%에 이른다. 원주 RDF에너지센터는 이후 전국에서 모여드는 초등생, 대학생, 각종 연구소 연구원, 해외 바이어들의 견학과 학습장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곳을 다녀간 외국인만 해도 미국 뉴욕주 상원의원을 비롯해 요르단, 브라질, 태국, 중국 등 다양하다. 이밖에 겨울철 미끄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파이프 매설공법을 개발, 시청사 진입광장에 온돌구조의 파이프를 깔았다.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성공사례로 이씨는 2007년 국무총리상, 2008년 에너지 대상, 지난해 원주시 베스트공무원, 청백봉사상 수상 후보자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노하우 전파를 위해 전문강사와 연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씨는 “영구 배수시설을 이용한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그동안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도 온힘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원주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경제 브리핑]

    [경제 브리핑]

    우리은행, 중국은행과 전략적 제휴 우리은행은 중국은행과 전략적 업무 제휴를 맺고, 두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위안화 및 원화 인출 추진 등 공동 마케팅과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중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제휴 협약식에서 이순우(왼쪽) 우리은행장과 리리후이 중국은행장이 악수하고 있다. 하나금융, LPGA 크리스티 커 후원 하나금융그룹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서 활동하는 크리스티 커(왼쪽)를 후원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은 지난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및 미주 지역 진출을 앞두고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자 이번 후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후원 기간은 1년이다.
  • 이준석 비대위원 - 고대녀 김지윤씨, 반값등록금 등 맞짱 토론

    이준석 비대위원 - 고대녀 김지윤씨, 반값등록금 등 맞짱 토론

    “대책 없는 반값 등록금은 부메랑일 뿐이다.”(이준석) “생색내기용 등록금 인하로는 지금의 문제를 풀 수 없다.”(김지윤)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이준석(27) 비상대책위원회 상임위원과 이른바 ‘고대녀’로 이름난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 김지윤(28)씨가 3일 오후 고려대 교육방송국(KUBS)에서 20대 젊은이들의 현안을 놓고 ‘맞짱토론’을 벌였다. 하버드 대학 출신으로 최연소 여당 상임위원을 맡은 이씨와 2008년 촛불시위 때 TV토론에 출연해 전문 패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 유명세를 탄 김씨의 대결이었다. ●이준석 “새누리당 ‘새됐다’ 생각나” 이씨는 토론에 앞서 “당명 회의에서 새누리당으로 결정이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롭다의 새가 아니라 ‘새됐다’의 새가 생각났다.”며 거리낌없이 털어놓았다. 또 당의 자료를 들고 오면서도 “많이 준비 못했다.”고 했다. 토론이 일찍이 화제가 됐던 만큼 80여명에 달하는 방청객들의 기대도 한껏 부풀었다. 토론은 등록금, 대학구조개혁, 실업 문제 등을 다뤘다. 어색한 악수에 이어 두 젊은이의 토론은 첫 주제부터 대립각을 세웠다. 토론은 2시간가량 진행됐다. 김씨는 반값 등록금과 관련, “4대강에 22조원을 투입하면서 반값 등록금은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이 현 정권과 여당”이라면서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선제 공격했다. 이 위원은 “대학에 진학하는 사람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반값 등록금은 국민 전체가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서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으로 고교 무상교육을 넣었다. 그리고 정부 정책과 여당의 정책은 다르다.”고 받아쳤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증세도 거론됐지만 정치권의 목소리 수준에 머물렀다. ●방청객들 “정치판 축소판” 싸늘한 반응 대학구조개혁에 대해 김씨는 “등록금을 내려 달라고 하니까 학교를 줄이겠다는 동문서답”이라면서 “비리사학을 퇴출하고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것이 진정한 구조조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위원은 “구조조정을 열심히 한 후에 대학에 재정지원을 한다는 것이 정책방향”이라면서 “부실대학을 정리하지 않고 지원하면 비용이 3~4배는 들 것”이라며 새누리당의 논리를 폈다. 청년실업도 다뤘다. 이 위원은 “청년실업 문제 중 큰 것은 교육의 방향성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의 불합치”라며 무엇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좋은 일자리는 사라지고 청년 인턴과 같은 단기 아르바이트만 늘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도 “공감한다. 좋은 의견이 있으면 반영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이상 나아가지는 못했다. 토론이 끝난 뒤 이 위원은 “정책적 대척점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부적인 내용을 토론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김씨는 “등록금과 청년실업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토론을 지켜 본 학생들의 반응은 비교적 싸늘했다. 신선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각본을 서로 읽은 것 같다. 젊은 세대의 재기 발랄한 토론을 기대했는데 정치권의 토론을 다시 본 듯하다.”고 평가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백만장자 정치인들을 보는 미국인들의 시각

    백만장자 정치인들을 보는 미국인들의 시각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수억 달러의 재산을 상속받은 부자였지만, 당시 그의 초상화는 미국의 가장 가난한 가정 거실에도 걸려 있었다. 넬슨 록펠러는 미국 최고 석유 부호의 손자였지만 그가 주지사 시절 뉴욕 흑인 식당에 나타나면 주민들이 앞다퉈 포옹 세례를 퍼부었다. 반면 지금 공화당 대선후보에 도전하고 있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지난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앞두고 경쟁자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으로부터 “민심과 동떨어진 백만장자”라는 비판을 받은 뒤 지지율이 추락했다. 정치인의 부(富)에 관대하다고 알려진 미국인들이지만 부자 정치인이 민심과 동떨어진 행태를 보이면 호되게 돌아서는 성향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0일(현지시간) 분석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미국에서 부자 정치인이 국민한테 ‘예쁘게’ 보이려면 사실 엄청나게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케네디는 2차대전에 해군장교로 참전함으로써 ‘부잣집 도련님’ 이미지를 벗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도 ‘과장된 상냥함’으로 계층을 초월한 인기를 얻었다. 반면 롬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실직여성이 불운을 토로하자 50달러를 건네면서 “나는 연설료로 37만 달러를 버는데 그것도 많은 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토론회에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와 논쟁을 벌이다가 “누구 말이 맞는지 1만 달러 내기할까.”라고 제안하는 등 긍정적 부자 이미지를 쌓는 데 실패했다. 지난주 롬니의 참모진은 경제난으로 신음하는 플로리다 주민 8명과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그러나 롬니는 그들의 고통스러운 사연을 받아적기만 할 뿐 도움이 될 만한 경험담을 들려주지 못했고 포옹도 없이 악수만 하고 헤어졌다. 1992년 당시 조지 H 부시 대통령도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바코드 장비를 보고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가 “서민들의 일상생활과 무관한 부자”로 낙인찍혀 곤욕을 치른 케이스다. 이를 교훈 삼은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아이비리그 출신이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은 채 텍사스 시골 사람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아버지와 달리 재선에 성공했다. 부시는 텍사스의 농장에서 청바지를 입고 트랙터를 모는 사진을 선전하는 한편 민주당 대선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을 윈드서핑을 즐기는 부자로 선거광고에 묘사함으로써 재미를 봤다. 소득불평등에 대한 미국인의 태도를 연구한 레슬리 매콜 노스웨스턴대 사회학 교수는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때일수록 부자 정치인에 대한 적개심이 깊어진다.”고 분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처럼 ‘통 큰’ 기부를 하거나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는 것도 ‘인기 있는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 게이츠는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1889년에 했던 경고를 따르고 있는지 모른다. “부자의 의무는 겸손하고 거만 떨지 않는 삶의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사치와 치장을 멀리하고 당신에게 의존하는 사람들이 정당하게 요구하는 것을 기꺼이 제공하며, 남는 돈은 공동체를 위해 써라.”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NPB] 한·일 대표타자 이대호·이치로 조우

    일본프로야구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대호(30·오릭스 버펄로스)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일본인 ‘타격기계’ 스즈키 이치로(39·시애틀 매리너스)와 인사를 나눴다. 스포츠닛폰은 이대호가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맞대결한 이치로와 대면했다고 31일 보도했다. 당시 둘은 한·일대표팀의 주축 선수였고, 한국은 결승에서 일본에 져 준우승했다. 팀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29일 일본으로 건너간 이대호는 30일 오릭스의 제2 홈구장인 호토모토필드 고베에서 새 시즌 사진 촬영을 했는데 마침 이치로가 개인훈련을 하고 있었다. 서로를 알아본 이대호와 이치로는 악수한 뒤 2∼3분 대화를 나눴다. 이치로는 이대호의 오릭스 선배이기도 하다. 이치로는 지난 1993년 오릭스에 입단, 프로에 데뷔한 뒤 2001년 메이저리그 진출 때까지 줄곧 오릭스에 몸담았다. 이대호는 31일 오릭스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로 이동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들어간다. 김민수 선임기자 ms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구촌 패권과 소외의 그늘/박찬구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지구촌 패권과 소외의 그늘/박찬구 국제부 차장

    2012년 새해도 한 달이 지났다. 여전히 지구촌은 급박하다. ‘새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나간 시간과 사건이 반복되고 재생산된다. 유로존 위기, 이란 핵 리스크, 테러와 학살, 99%와 1%의 갈등…. 불확실성과 가변성은 해소되기는커녕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갖가지 대안과 해법, 전망도 아직은 가닥이 잡히지 않은 채 어지럽게 춤을 추고 있다. 혼돈의 와중에서 한 가지 분명하게 드러나는 현상이 있다면 중심과 주변부의 양극화를 꼽을 만하다. 지구촌의 중심 세력 또는 중심 국가는 더욱 노골적이고 경쟁적으로 권력과 자본의 중심으로 몰리고 있고, 중심에서 배제된 주변부는 한층 더 관심과 이슈의 주변으로 밀려나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 외신 보도에서도 이런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외신들은 기아와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가려던 소말리아 불법 이민선이 리비아 해안에서 전복돼 승객 55명 전원이 사망·실종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확인된 사망자에는 어린이 한 명과 부녀자 12명이 포함돼 있었다. AFP는 지난 수십년 동안 수십 만명의 아프리카인들이 ‘빵’과 ‘물’을 찾아 똑같은 루트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했다. 하루 전날 로이터는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 보고서를 인용해 서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경계인 사헬 지역의 어린이 100만명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한 영국의 구호 단체는 사헬 지역 5개국에서 최소 900만명이 소말리아 수준의 식량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한다.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불법 이민선의 전복 사고나 기아 관련 보고서는 아프리카발(發) 외신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그럼에도 유럽을 비롯한 서방 국가의 회의 테이블에서 이 문제는 항상 뒷전이었고 빠져 있었다. ‘불편한 진실’ 혹은 비정부기구(NGO)의 영역쯤으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대신 금융과 자본, 주주와 유로화의 가치가 그들이 둘러앉은 테이블의 단골 메뉴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과거 2차 세계대전 직후 노동력이 부족했던 유럽 주요 국가들은 재건 사업을 위해 아프리카를 비롯한 해외 이민자를 정책적으로 받아들인 적이 있다. 감탄고토(甘呑苦吐), 이제 그들에게 해외 이민자는 추방해야 할 불법 난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가 돼 버렸다. 최근 국내에도 소개된 영화 ‘르 아브르’에서는 프랑스 항구 도시 주민들이 경찰에 쫓기는 아프리카 불법 난민 소년을 극적으로 구해 내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유치할 정도로 순박한 결말에서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만다. 그 단순한 엔딩을 통해 영화는 역설적으로 난민이나 기아 등 아프리카 문제를 대하는 유럽 당국의 접근법이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이기적인지를 고발하고 있다. 어제 자 외신에는 눈여겨볼 만한 아프리카발 사진이 실렸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지은 아프리카연합(AU) 본부 건물 준공식에서 자칭린(賈慶林) 중국 정치협상회의 주석이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AU 의장과 악수하는 장면이다. 중국이 공사비 일체를 지원하고 향후 3년 동안 1000억원을 AU에 무상 원조하기로 했으며, 이는 석유 등 아프리카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실렸다. 우연찮게 새해 들어 미국은 이란의 핵 개발 위협을 명분으로 주요 석유 라인인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계속 옥죄고 있다. 리비아 사태를 비롯해 지난해 ‘아랍의 봄’ 과정에서도 미국과 중국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패권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세력 경쟁과도 오버랩된다. 지구촌 중심 세력들의 패권 경쟁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사이에서도 추진되고 있는 특정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의 팽창에서도 드러난다. “(누가 아프리카의) 라이베리아와 FTA를 맺으려 하겠는가.”라는 지적에서 보듯 소외된 약자는 아예 낄 수도 없는 약육강식의 게임이 지구촌 곳곳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패권의 주변으로 밀려난 소외는 일상처럼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 2012년 새해 외신면에서는…. ckpark@seoul.co.kr
  • 체인 위 올라가는 ‘무게 중심의 달견(犬)’ 화제

    거리의 체인 위에 올라가 무게중심을 잡는 개가 새로운 인터넷 스타로 떠올랐다. 최초 유튜브에 올려진 동영상에는 개 한마리가 거리에 있는 체인 위에 올라가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동영상이 영국 TV에까지 소개되면서 이 개는 일약 스타견이 됐다. 영국 데일리 메일 보도에 의하면 이 개 이름은 오지(Ozzy). 영국 노리치에 살고 있는 올해 3살 된 콜리와 캘피의 혼혈종이다. 그의 주인은 목공일을 하는 닉 존슨(50). 존슨은 전문 개 훈련사도 아니며 오지는 존슨의 첫 애완견이다. 존슨은 매일 오지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혹시 오지에게 훈련을 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개훈련에 관련된 여러 책을 섭렵하고, 오지와의 교감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하면서 이 콤비의 놀라운 훈련 효과가 나타났다. 악수하기부터 시작한 간단한 훈련은 신문 주워오기는 기본이고, 휴대전화가 울리면 물어서 가져오기를 넘어 오토바이 타고 갈때 목에 올라앉을 정도가 됐다. 무게 잡기에 도전한 오지는 산책하면서 표지판 위에 올라가기를 통달하더니 이제 거리 체인위에 올라앉기의 고난도 기술까지 섭렵했다. 존슨은 훈련할 때 특별한 포상이나 체벌을 하지 않는다. 존슨은 “무게 중심 훈련을 할 때는 오지가 나의 눈에 집중하도록 한다.” 며 “나의 눈썹을 움직이며 오지에게 용기를 준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난 떳떳한 한국의 엘리트다”

    중국 땅에 흩어져 거주하면서 한민족 혈통을 가진 중국 국적의 주민을 우리는 흔히 조선족이라 부른다. 일제 강점기 중국에 처음 정착을 시도했던 한인들을 조선족 1세대라 한다면 중국에서 태어난 그들의 자손은 2세대로 통한다. 2세대가 ‘코리안 드림’을 꿈꿔 한국에서 주로 3D업종에 종사했던 반면 지금 이 땅의 조선족들은 그들과는 사뭇 비교된다. 대학 교육을 받고 유학의 기회까지 얻어 당당하게 살아가면서 새로운 사회적 그룹을 형성해 이른바 ‘조선족 3세대’로 불린다. 지금 한국에서 숨 쉬며 살고 있는 조선족은 대략 50만여명. 예나 지금이나 조선족이 이 땅에서 살아가기란 그리 녹록지 않은 형편이다. 그 녹록지 않은 상황은 비교적 떳떳하고 자유로운 엘리트 그룹이라는 3세대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 땅에서의 힘겹고 고달픈 역정을 선뜻 표현하거나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조선족 3세대들이 공동으로 작업한 ‘조선족 3세들의 서울 이야기’(백산서당 펴냄)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그들의 한국 생활 체험기로 눈길을 끈다. 저자는 부모들과 달리 한국에서 떳떳하게 존경받으며 일하고 있는 12명이다. 대학 교수부터 변호사, 애널리스트, 기자까지 모두 사회 유망 직업에 종사 중이다. 이들이 풀어놓은 이야기는 한국과 중국 양국에 걸친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어려움과 문화적 충격,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진솔한 고백으로 뭉친다. 조선족에 대한 개념적 정의나 해설 같은 딱딱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그보다는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해 주는 훈훈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유학 생활 초창기와 직장 생활에서 겪어야 했던 황당한 사건과 실수, 그리고 그런 것들을 통해 다져진 각오와 새 포부…. 그것은 비단 이 땅과 중국에 살고 있는 조선족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약진하고 있는 모든 조선족을 향한 메시지다. 결국 이들이 전해 남기는 이야기의 앙금은 조선족이라면 어쩔 수 없이 갖는 정체성의 문제와 그 위기를 넘기 위해 견지해야만 하는 마음 자세다. “한국은 아직 우리 조선족에게 마음을 활짝 열고 있지 않다. 악수하려고 손을 내밀고 다가오려고 하다가도 우리 뒤에 있는 중국의 거대한 그림자에 놀라 움츠리곤 한다.” 스스로 특별한 사람도, 저명인사는 더더욱 아니며 그저 평범한 조선족 젊은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이들은 특히 3세대를 향해선 이렇게 전망한다. “국제화된 의식체계를 지녀 동북아 시대에 한·중 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만 4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기고] 눈 속에 피어난 무궁화/민병원 국립대전현충원장

    [기고] 눈 속에 피어난 무궁화/민병원 국립대전현충원장

    아무도 걷지 않은 새하얀 눈 위를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걷다 보면 마음도 새하얗게 맑아진다. 햇살을 받은 눈이 투명하게 반짝이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눈부시다. 세상은 순백의 설원이다. 소나무들은 흰 모자를, 들판은 두툼한 이불을 선물 받았다. 눈 속에 피어난 발자국을 따라가니 묘비 위, 친구인 나목들이 서 있다. 나목들은 어깨에 눈 외투를 걸친 채 상념의 잎사귀를 떨어뜨리고 임을 위해 추모 기도를 올리는 묵언 수행자다. 겨울 나목들과 악수하며 걷다 보면 ‘357 무궁화 언덕’이 보인다. 푯말에는 “2002년 6월 29일, 제2연평해전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대한민국 해군 참수리 357정 용사들의 영웅적인 희생정신을 영원히 기리려고 무궁화를 기념식수한 곳입니다.”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제2연평해전 전사자 추모회’가 여섯 전사자의 나라사랑정신과 숭고한 희생정신이 국민의 가슴속에 무궁화로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언덕을 조성했다. 이 추모회는 무궁화 여섯 그루를 2005년 6월 6일, 무궁화 잔치를 개최하고 있는 홍천에서 가져와 장사병 제2묘역 뒷길 경사진 부분에 심었다. 이 무궁화 나무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호국의 언덕에 피어난 제2연평해전 여섯 전사자의 현신이다. 대전현충원에서는 국기인 태극기는 언제나 볼 수 있지만, 국화인 무궁화를 연중 볼 수 없음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래서 방문객들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사계절 모두 무궁화 꽃을 보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하려고 가로 6m, 세로 6m, 높이 4m의 대형 무궁화 토피어리를 제작했다. 하얀 눈 속에 활짝 만개한 무궁화 토피어리는 반만년 겨레와 함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강인한 모습을 닮았다. 대전현충원에는 3500여 그루의 무궁화가 있으며 품종은 아사달, 단심, 배달 등 100여종이 있다. 무궁화 품종은 200가지가 넘는다. 그중 일편단심은 백의민족이 즐겨 입던 하얀 옷에 독립을 위해 순국했던 선열들의 붉은 피가 맺힌 듯하며, 신태양은 우리 조국의 미래를 환하게 비출 다섯 개의 붉은 태양이 떠오른 듯하고, 옥토끼는 하얀 꽃잎 속에 달나라 토끼 한 마리가 숨어 있는 듯하다. 무궁화는 한 그루에 3000여 송이의 꽃이 피고 지는데, 은근과 끈기를 상징하며 왕성한 생명력을 가진 꽃으로 매일 피고 지는 영원불멸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 나날이 새 꽃을 피우는 모습은 겨레의 진취적인 기상을 닮았다. 한순간 확 피었다가 바람에 날려 흔적 없이 사라지는 벚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무궁화 축전은 모르면서 벚꽃 구경을 가는 점이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일본강점기 우리 겨레와 고난을 함께했던 무궁화를 관공서에도, 회사에도, 집 마당에도 심고 무궁화 차를 마시며 별이, 순이 등 예쁜 품종 이름으로 아이 이름을 짓자. 그리고 우리 모두 무궁화 축전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하여 무궁화 묘목도 받고 무궁화 종이접기와 글짓기, 무궁화를 이용한 떡과 차도 마셔보며 무궁화를 우리 가슴에 심었으면 한다. 올해는 제2연평해전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대전현충원을 가족과 함께 방문하여 ‘357 무궁화 언덕’에서 추모의 시간을 가져보고, 무궁화 토피어리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으며 무궁화 한 송이를 헌화하여 나라 사랑정신을 키워보는 것이 어떨까.
  • [관타나모수용소 10년-테러범 재판현장 가다 (2)] 알카에다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나는… ‘살인적 보안검색’

    [관타나모수용소 10년-테러범 재판현장 가다 (2)] 알카에다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나는… ‘살인적 보안검색’

    육안으로 접한 ‘테러범’은 여유로워 보였다. 그는 환자복처럼 헐렁한 흰옷을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작은 키에 올리브색 피부의 그는 배가 잔뜩 나온 ‘사장님 몸매’였으며,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털레털레 걸었다. 목에는 금색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수갑을 차지 않은 그의 자유로운 양팔을 군인들이 팔짱을 끼고 걸었다. 군인 10여명의 호송을 받으며 변호인석 앞줄 맨 끝에 앉았다. 2000년 10월 미국 군함 ‘USS 콜’에 대한 알카에다의 자살 폭탄테러를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아브드 알라힘 알나시리(47)였다. 당시 테러로 미군 19명이 숨졌다. 17일 오전(현지시간) 알나시리에 대한 2차 공판 참관 절차는 백악관 취재보다 까다로웠다. 법원 입구에서부터 카메라와 녹음기는 물론 볼펜과 수첩 등 기초적인 취재 도구까지 압수당했다. 수첩 등의 철심이 흉기로 이용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였다. 전날 자신들이 발부한 출입증도 인정하지 않고 여권을 요구했다. 기자의 지갑을 가리키며 “안을 살펴봐도 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졸지에 ‘무소유’ 차림으로 10여m 떨어진 법정 건물에 다다랐더니 또 다른 검색대가 나타났다. 이곳에서는 심지어 기자들을 인솔해 간 공보장교들도 몸수색을 당했다. 알카에다에 대한 두려움이 묻어나는 ‘과잉 검색’이었다. 법정 앞에서 한번 더 신원을 확인한 뒤 그들은 ‘안전한‘ 볼펜과 수첩을 지급했다. 볼펜은 뜻밖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였다. 20여명의 비정부기구(NGO) 관계자와 10여명의 테러 희생자 유족도 방청석에 함께했다. NGO 관계자들은 기자들에게 경쟁적으로 입장을 설파했다. 진보 성향의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소속 데번 셰피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폐쇄하고 테러 용의자 재판은 일반 용의자와 동등하게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재단 소속 컬리 스팀슨은 “확실한 대안도 없이 관타나모 수용소를 없애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등 극명한 이념 차를 드러냈다. 장병들은 “재판 장면을 그림으로 스케치해서는 안 된다.”고 미리 주의를 줬다. 방청석과 재판정은 대형 투명 유리창으로 격리돼 있었다. 2중 방탄·방음창이었다. 재판 음향은 방청석에 걸린 TV를 통해 듣는 구조였다. 재판정은 자리마다 컴퓨터 모니터가 설치돼 있는 등 최신식이었다. 변호인석은 자리가 30여개인 반면 검찰석은 9석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 자리에 앉아 있는 검사와 변호인은 각각 7명씩으로 비슷했다. 알나시리가 법정에 들어서자 일부 유가족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어 오전 10시 판사가 입장하면서 재판이 시작됐다. 알나시리는 벽쪽에 나란히 앉은 병사 10여명의 감시 아래 헤드폰으로 아랍어 통역을 들으며 재판에 임했다. 그는 손으로 턱을 괴고 다리를 꼬기도 했다. 검사도, 변호인도 군복을 입고 있었다. 일종의 ‘국선 변호인’이었다. 변호인 스티븐 레이스 해군 소령은 재판 후 동료 군인 살해 테러 용의자를 변호하는 심경을 묻는 기자에게 “모든 피고인은 법적인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감정을 배제하고 변호인으로서의 본분에 전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판은 사건 본질보다는 재판 절차를 둘러싼 공방이 주를 이뤘다. 변호인은 군사재판을 민간재판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재판이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권과 안보 사이에서 갈등하는 미국의 고민이 재판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알나시리는 한마디도 없이 재판 과정을 그저 듣고만 있었다. 1시간 30분 만에 오전 공판이 마무리되자 변호인들이 알나시리에게 악수를 건넸다. 알나시리는 법정을 나가면서 방청석 쪽을 한동안 쳐다봤다. 그러나 한 장교는 “법정 안에서는 방청석 쪽을 볼 수 없는 특수 유리창”이라고 했다. 알나시리의 얼굴을 보고 유가족들의 눈에 다시 이슬이 맺혔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왔다는 60대 남성은 “외동딸이 USS 콜에서 복무하다 테러로 사망했다.”면서 “(소감은) 선고가 내려진 뒤 말하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차마 더 대답을 채근할 수 없었다. 한때 779명의 테러 용의자까지 수감했던 이 기지에는 현재 171명이 수감돼 있다. 글 사진 관타나모(쿠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미소뒤 긴장감… 11분간의 탐색전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회동했다. 한 대표가 취임 인사차 국회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실로 박 위원장을 방문하는 형태로 이뤄진 이날 만남에서 두 대표는 국민의 삶과 공천 개혁 등을 화제로 덕담을 나눴다. 나지막한 목소리, 부드러운 말투로 진행된 11분간의 상견례였지만, 대화는 단 하나의 군더더기나 흐트러짐이 없이 꽉 찬 느낌을 주었다. 시종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두 대표는 각자 할 말은 다 하는 모습을 보여 향후 총선에서의 가파른 대치를 예고했다. 위원장실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박 위원장은 한 대표가 들어오자마자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이후 두 사람은 두 손을 맞잡고 악수를 했다. 자리에 앉은 뒤 박 위원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박 위원장 (선출된 뒤) 첫 일성이 국민의 생활을 책임지겠다고 말씀하신 것을 봤습니다. 저도 기대를 많이 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방법에 있어서는 다를 수 있겠지만 국민의 삶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 목표가 같다는 점에서 여야가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대표는 밝은 표정으로 말을 받았다. 한 대표 우리나라 정치사상 처음으로 여야 대표에 여성이 됐습니다. 올해 여성들이 앞장서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후진적인 정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일을 같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 대표 말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박 위원장은 선거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공천을 국민들께 돌려드려야 한다.”면서 국민참여경선과 모바일 투표 등을 도입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에 협력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한술 더 떴다. 준비해 온 서류봉투를 꺼내 들고는 “그렇지 않아도 선거법 개정과 관련해 준비해 온 게 있다.”고 말하고는 봉투를 곁에 배석한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건넸다. 웃음이 이어지는가 싶던 상황에서 한 대표는 돌연 민감한 의제를 꺼내들었다. 얼마 전 BBK사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구속 수감된 ‘나꼼수’ 정봉주 전 의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한 대표는 “지금 정봉주 전 의원이 감옥에 있다. 표현의 자유와 연계된 정치탄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회에 소위 ‘정봉주법’이 발의됐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월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정 전 의원과 같은 피해가 안 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탁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정개특위에 있나요?”라며 관심을 보인 뒤 “검토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중차대한 시기에 당의 수장이 된 여성 대표들은 서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박 위원장에게 “많이 어려우시죠.”라며 한나라당 비대위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 위원장의 근황을 물었다. 박 위원장은 “우리가 같은 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바쁘시겠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당선의) 기쁨은 한순간이었지만 어려움이 닥치기 때문에 박 위원장은 참 어렵겠다고 생각하면서 왔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건강하시고 같이 힘을 합해서 국민의 삶을 더 낫게 하기 위해 좋은 정치가 시작되도록 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박 위원장을 강하게 비판했던 한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박 위원장이 굉장히 혁신을 해서 국민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심정이 엿보였다.”면서 “그래서 진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여야 여성 대표들이 정치의 품격을 올렸으면 하는 강한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강주리·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명숙·심상정 첫 만남… 야권연대 ‘동상이몽’

    한명숙·심상정 첫 만남… 야권연대 ‘동상이몽’

    4월 총선에서의 야권 연대를 둘러싼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한명숙 민주당 대표는 17일 취임 후 처음으로 이정희 공동대표를 비롯한 진보통합당 지도부를 만나 야권 연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취임 인사차 예방한 자리였지만 전날 통합진보당이 정당 지지율을 반영한 선거 연대를 제안한 터라 덕담보다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선거 연대보다 양당 간 통합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양당 상견례에서 선거 연대를 먼저 화두에 올린 쪽은 통합진보당이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통합 국면이 끝나 이제 서둘러 총선을 준비해야 하는데 좀 늦었다.”며 “정치적 연대를 복원하고 과감한 정책 연대를 해보자.”고 거듭 주문했다. 반면 한 대표는 “이곳으로 인사를 오면서 우리는 같이해야 하는데 하는 심정을 떨칠 수가 없었다. 민주당은 미완의 통합으로, 더 큰 통합에 힘을 싣고 싶다.”고 통합에 대한 미련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민주 진보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반(反)한나라당 세력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공동대표는 “자칫 현안을 신경 쓰지 못하면 공조가 흔들릴 수 있다.”며 정책 연대를 강조했다. 심 공동대표는 “민주당과 공조를 잘해 왔는데 연말에 신뢰가 흔들렸다. 야권 연대를 잘해 나가려면 현안에 대한 공조가 잘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말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진보정당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야권 공조가 깨졌던 것처럼 기본적인 정책 연대 없이 통합은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입장 차만 확인한 양당 대표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배석한 통합진보당 관계자는 “양당 통합 논의는 이미 물 건너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통합진보당의 선거 연대 제안은 정당 지지율만큼 의석 수를 배분하자는 것이다. 2004년 민주노동당이 얻은 13%의 정당 지지도를 의석 수로 환산하면 40석 가까이 된다. 이 공동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행 선거제도가 큰 정당은 지지율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갖고, 작은 정당은 적은 의석을 갖게 하는 문제가 있다.”며 “정당 지지율대로 의석 수가 배분되도록 야권이 먼저 실천적 모범을 보이자는 것이지 일방적인 양보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모두 선거 연대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지만 통합진보당 식의 선거 연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무엇보다 지지율에 따른 의석 수 배분이 지역 ‘나눠 먹기’식으로 비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한 대표는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완전국민경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후보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통합진보당도 한 대표의 통합 제안이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합집산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민주당 새 지도부 출범으로 야권 연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엇갈린 셈법으로 동상이몽에 그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관타나모수용소 10년] (1) 그 형극의 땅을 밟다

    [관타나모수용소 10년] (1) 그 형극의 땅을 밟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설치한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내 수용소가 끊이지 않는 인권침해 논란 속에 지난 11일로 운영 10년째를 맞았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의회의 반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부터 3박4일간 전 세계 주요 언론사 기자 14명에게 관타나모 현지와 기지 내 법원에서 17~18일 열리는 알카에다 테러범 아브드 알라힘 알나시리에 대한 군사재판 취재를 허용했다. 한국 언론에서는 서울신문 등 2개사가 취재에 참가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겨울 새벽, 미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 대합실은 묘한 ‘모순’으로 가득차 있었다. 16일 오전 6시 앤드루스 기지에서 관타나모 미군기지 행(行) 항공기에 탑승하는 과정은 여느 출국 공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탑승수속 창구 앞에 줄을 선 뒤 담당 장병에게 여권을 건네주고 탑승권을 받았다. 순간 당황했다. 돌려받은 여권엔 ‘출국 도장’이 찍혀있지 않았다. 쿠바 땅도 아니고 미국 땅도 아닌, 애매한 정체성의 관타나모 미군기지에 대한 출입국 기록이 여권엔 남지 않는 것이다. 1인당 왕복 항공료 400달러(약 45만원) 짜리 델타항공 전세기에는 취재기자와 알카에다 수감자 재판 참관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수감자 변호인, 관타나모 기지 근무 미군 장병 면회객 등 100여명이 탑승했다. 이륙 3시간 만인 정오쯤 “관타나모 권역에 진입했다.”는 기장의 안내방송에 창 밖을 내려다보니 짙은 청록색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관타나모는 고도(孤島)였다. 아무리 활주로에 근접해도 바다에는 그 어떤 부표나 어선도 눈에 띄지 않았다. 활주로 끝 입국장에서 입국 수속이 진행됐다. 입국장 안에는 작은 어린이 놀이방이 있었고 현금인출기도 보였다. 미국 방송이 나오는 TV도 걸려 있었다. 즉석 증명사진을 찍은 뒤 유효기간 3일 짜리 출입증을 교부받았다. 본(本)기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30분간 배를 타야 했다. 야산과 언덕, 평지가 지형적 조화를 이룬 기지 안에는 군데군데 낮은 황갈색 건물과 풍력 발전기 등이 눈에 띄었다. 조셉 토드 브리슬리 등 공보장교들은 “쿠바군과 미군이 육상과 해상에서 경계를 서며 마주보고 있지만 별다른 충돌이 있었던 적은 없으며, 서로 악수를 하고 인사를 교환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라고 ‘평화적 환경’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안내 장교들은 사진촬영을 엄격히 통제하는 등 ‘보안’에 무척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기자들의 사진기를 걷어가 법원 건물이나 벙커 위치가 촬영된 사진은 가차 없이 삭제해버렸다. 건물 중에는 이중삼중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곳이 적지 않았고, 여기에는 어김없이 ‘사진촬영 금지’, ‘출입금지’ 등의 푯말이 붙어있었다. 현역 군인과 가족, 군납업자 등 6000여명이 거주한다는 시내에 나가봤다. 커다란 쇼핑몰 건물이 있었고 그 안에 대형 마트와 맥도널드·서브웨이 등 패스트푸드점, DVD 대여점,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었다. 식당이나 마트에서 일하는 점원은 대부분 자메이카 등 인근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었다. 쿠바가 아니라 미국의 어느 소도시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글 사진 관타나모(쿠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마·차이 총통후보 또다른 선거 주역들

    마·차이 총통후보 또다른 선거 주역들

    타이완의 퍼스트레이디인 저우메이칭(周美靑) 여사와 야당 후보 공개 지지를 선언한 여당 출신의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13대 타이완 총통 선거의 또 다른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우 여사는 이번 선거에서도 다시 한 번 마 후보 당선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남편인 마잉주 후보의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남부 지역을 독자적으로 훑고 다니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남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야당인 민진당의 텃밭이다. 그러나 저우 여사가 시장 유세에 나서면 그녀와 악수하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100m도 넘는 장사진이 펼쳐진다.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소속된 민진당은 아예 유세 도중 저우 여사를 만날 경우 되도록이면 마주치지 말고 피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을 정도다. 저우 여사에 대해 괜한 인신공격을 했다가 거꾸로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계심이 작용한 것이다. 저우 여사의 대중적 인기는 지난 1998년 타이베이시장 부인 시절부터 한결같은 몸에 밴 겸손함과 서민적 행보에 기인한다. 화려한 옷차림이나 요란한 헤어스타일로 눈길을 끄는 대신 염색하지 않아 백발이 성성한 커트 머리와 화장기 없는 얼굴, 수수한 옷차림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자원봉사에 앞장서는 모습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끌어내고 있다. 미혼인 민진당의 차이 후보 ‘외조’는 정치적 멘토인 리덩후이 전 총통이 자처하고 나섰다. 리 전 총통은 이날 타이완 북부 지역에서 열린 차이 후보의 마지막 유세장에서 지원 유세를 벌였다. 그는 현재 대장암 제거 수술 뒤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다. 지원 유세에 나가는 것은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하다는 진단에 따라 그동안 친필 서신과 육성 녹음으로 지원 유세를 대신해 왔다. 때문에 이날 빗속 유세 장면이 감동을 불러일으켜 표를 대거 끌어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리 전 총통은 차이 후보를 정계로 입문시킨 당사자로 원래 국민당 출신이다. 타이완과 같은 약소국을 지켜낼 수 있는 간웅(奸雄) 조조의 지략을 가진 리더로 회자된다. 중국과 타이완은 사실상 별개의 국가라는 양국론(兩國論)을 펴면서 타이완의 존엄을 지켰다는 평을 받는데, 차이 후보는 이 양국론의 초안을 집필한 바 있다.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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