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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시선은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강명구의 문화로 세상읽기] 시선은 어떻게 폭력이 되는가

    “주근깨와 점 많은 피부 그대로 드러나” 자막 위에 ‘올블랙 패션에 색조화장’이라는 소제목이 달린 뉴스 화면. “코트 사이로 약간 불러 나온 배가 보여서 많은 전문가들이 저 부분을 포착하고 있다”는 기자의 멘트.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옅은 미소를 띠며 회담장에 들어섭니다. 이분할 남색 정장에 검정색 하이힐을 신었습니다. 군복 차림으로 베이징 공연을 취소하던 때와는 사뭇 다릅니다. 머리엔 꽃무늬 핀으로 멋을 냈습니다.” 세련된 패션, 외모, 미소 짓는 얼굴에 대한 관심은 이상할 게 없다. 그러나 위에 인용한 북한대표단에 대한 보도는 여성을 대상화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상대를 마구 다루어도 된다는 지경에까지 나아갔다. 특사로 온 외교관의 임신 여부를 외모로 추정하고, 공연단 단장에 대해 김정은과의 내연관계를 추측하고, ‘머리핀을 달아 멋을 냈다’는 언급에 이르면 초등학교 아이의 외모도 이런 정도로 서술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김여정 특사와 현송월 단장의 행동, 얼굴 표정, 옷차림은 남쪽 언론의 기대와 달리 정상적이었다. 웃는 얼굴, 세련되고 침착한 움직임과 답변 등 어디에 정상을 벗어난 변이와 일탈이 있는지 오류가 있는지 관찰했지만, 너무 정상적이었다. 김여정ㆍ현송월의 얼굴 표정, 몸가짐, 손발 움직임, 목소리는 미사일과 군중집회로 상징되는 폭력적 북한 체제를 구성하는 부속품 기계이어야 하는데, 그래서 언제든 ‘위대한 수령’을 외치는 로봇과 같아야 하는데 이들은 정상적으로 악수하고 인사하고 웃고 대화하고 있었다. 비정상이어야 하는 사람들이 정상으로 행동하면, 비정상을 더 세밀하게 찾아야만 한다. 그래서 많은 남쪽의 언론들은 김여정의 임신, 주근깨, 현송월의 ‘내연관계’ ‘명품백’ ‘머리핀’ 등등에 주목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심지어 한 언론사는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서 기다리는 북한응원단 여성을 찍은 장면을 뉴스로 내보내기도 했다. 화장실까지 쫓아가 셔터를 누르는 기자가 몰래 카메라를 통해 보고자 했던 비정상은 어떤 것이었을까. 비정상적 행위가 보여야 하는데 너무도 자연스러울 때 언론은 그것을 정상의 경계 바깥으로 밀어내고자 했다. 웃는 얼굴과 자연스러운 몸짓 바깥에서 한국의 언론들은 주근깨, 임신한 여성의 신체(생산적 신체가 아니라 백두혈통의 위험한 아이를 배태한 신체이다)를 ‘단독보도’를 통해 비정상의 자리에 배치하고 있었다. 북한대표단에 대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이런 시선의 폭력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여기에 남북한 공생적 적대관계가 하나의 구조로 깔려 있고, 그것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해 온 한국 보수세력의 이해가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분단 상태가 남한과 북한의 적대적 공존에 기초해 유지돼 왔음은 새삼스럽지 않다. 세계 어느 지역보다 군사력이 집중돼 있고,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계기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 회귀 정책이 천명된 뒤 해양세력(미국, 일본, 남한)과 대륙세력(중국, 러시아, 북한)의 대립이라는 지정학적 구도가 만들어졌다. 북한에 대한 폭력적 시선은 지구적 수준으로 확대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적대적 공존이라는 조건 위에서 ‘정상적’ 사태 판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책임은 북한의 공격성에 있고, 우리는 그것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경고하는 것이다”라는 논리를 전개한다. 북한의 핵 공격, 미국의 선제타격 등의 사태는 실제 일어나기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지만, 가냘프게 불안감으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쟁 예감은 ‘설마 일어나기야 하겠어’라는 느낌부터 ‘바로 내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거 아닌가’라는 예감까지 한반도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 앞에 놓여 있다. 적대적 공생은 언제나 불안한 전쟁 예감과 짝을 이루고 있고, ‘그들’에 대한 시선의 폭력은 늘 당연한 것이 됐다. 그래서 평창올림픽은 ‘평양’올림픽이어야 했다.
  • “컬링 경기장이 매진이라니”… 그녀들, 가장 행복했던 보름

    “컬링 경기장이 매진이라니”… 그녀들, 가장 행복했던 보름

    관중 찾기 힘들었던 비인기 종목 메달권 전망 낮아 주목도 못 받아 세계 강호 차례로 꺾고 인기 껑충 “첫 경기 때와 호응 완전 달라져 응원의 말과 쪽지에 감사드려요” 주장 ‘안경선배’ 김은정 활짝 웃어 경기를 끝낸 대한민국 ‘팀 킴’에 박수가 쏟아졌다. 관중 2300여명은 모두 기립해 “잘했다”, “고마웠다”고 외쳤다. 언제나 포커페이스였던 컬링 여자 국가대표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서로를 토닥였다. 값진 은메달이란 표현이 이보다 잘 어울릴 순 없었다. 2주에 걸쳐 온 국민을 웃고 울렸던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들은 비록 25일 결승에서 스웨덴에 3-8로 아쉽게 물러났지만 역대 아시아 최고 성적인 은메달로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팀 킴’의 기적은 경북 의성군 소녀 넷의 의기투합으로 출발했다. 스킵(주장) 김은정(28)은 의성여고 1학년 체육 시간에 체험 활동으로 처음 컬링을 만났다. 금세 매력에 빠졌다. 그리고 친구인 김영미(27)도 함께하게 됐다. 몇 개월 뒤엔 컬링 스포츠클럽 대회가 있었는데 김영미의 친동생 김경애(24)가 언니에게 놓고 갔던 물건을 가져다주러 들르면서 우연히 합류하게 됐다. 김경애는 중학교 3학년 때 각 반을 돌면서 중학교 컬링팀을 모집하며 친구인 김선영(25)을 섭외했다. 이들은 ‘방과 후 활동’에서 나아가 졸업 후에도 지역 실업팀인 경북체육회에 입단해 전문으로 삼았다. 쉬운 길은 아니었다. 2006년 ‘의성 컬링센터’가 들어서기 전까지 국내에 컬링전용경기장은 단 한 곳도 없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지금도 컬링 연습·경기장은 휠체어 컬링까지 합쳐 6곳에 불과하다. 남녀 등록 선수도 800여명에 그친다. 전국대회 때조차 관중석이 텅 빈 채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기 일쑤였다. 올림픽을 앞두고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대한컬링경기연맹이 대한체육회로부터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대표팀은 마음껏 훈련을 할 수 없어 애를 태워야 했다. 강릉 컬링센터에 관중이 꽉 들어선 상황에서 올림픽 모의고사를 치르고 싶다고 연맹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지어 경북체육회가 올림픽 남·여·믹스더블 대표팀을 모두 석권하자 이에 대한 주변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여자 컬링 대표팀을 메달권으로 분류한 이들은 많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자 ‘팀 킴 돌풍’을 일으켰다.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너무 강해서 오히려 정신 집중이 안 됐던 일본전에서 1패를 남겼을 뿐 나머지 경기에선 모두 승리를 챙겼다. 세계랭킹 8위인 터에 6위(일본)만 빼고 1~10위를 모두 무찌른 것이다.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는 긴장한 듯 자잘한 실수를 쏟아냈다. 1-2로 뒤진 4엔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후공을 잡았지만 오히려 1점을 빼앗겼다. 5엔드에서도 스웨덴 스톤만 2개 남은 상황에서 마지막 샷을 했지만 단 1개만 쳐내 1점을 또 잃었다. 7엔드에는 상대에 3점을 추가로 내주면서 승기를 빼앗겼다. 결국 한국은 9엔드를 끝낸 뒤 상대방에 악수를 청하며 기권을 선언했다. ‘안경 선배’ 김은정은 “우리나라 컬링 역사상 첫 메달을 획득했기 때문에 매우 영광스럽다. 첫 경기의 분위기와 마지막 결승의 호응이 완전히 달라진 것을 느꼈다. 대회 기간 응원의 말과 쪽지, 선물을 건네주셔서 무척 감사하다. 한국 컬링에 이토록 관심을 보내신 게 저희들에겐 너무 큰 행복으로 다가온다”며 모처럼 활짝 웃었다.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北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있다”

    北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있다”

    文 “남북 광범위한 진전 이뤄야” 北 ‘김정은도 같은 의지’ 답변 南 정의용ㆍ서훈, 北 리선권 배석 이방카ㆍ金, 폐회식 앞뒷줄 앉아 눈길 안 마주치고 악수도 안 해 문재인(왼쪽) 대통령은 25일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영철(오른쪽)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문 대통령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이날 경의선 육로로 방남한 김 부위원장은 폐회식 직전에 열린 접견에서 이처럼 남북 관계 진전과 북·미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측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지난 10일 김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간의 회담이 무산된 지 15일 만에 북측에서 북·미 대화 재추진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으로 ‘탐색적 대화’ 형식의 접촉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개회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대표단을 보내 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고 공동입장을 해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다”면서 “남북의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접견은 평창에서 오후 5시부터 1시간가량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북측 대표단 8명 전원을 접견한 뒤 김 부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다. 남측에서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이후 김 부위원장 등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주최한 비공개 만찬에 참석한 뒤 폐회식으로 향했다. 만찬에는 남측에선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이, 북측에선 김 부위원장과 리 조평통위원장은 물론 대미외교를 담당하는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 등도 참석했다. 폐회식장 귀빈석(VIP박스) 맨 앞줄에는 문 대통령 내외와 미국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나란히 앉았다. 뒷줄에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과 김 부위원장이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사이에 두고 앉았다. 남북 단일팀이 입장하자 김 부위원장도 일어나 박수를 쳤다. 다만 김 부위원장과 이방카 보좌관은 악수를 하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앞서 경의선 육로를 통해 2박 3일 일정으로 방남한 북한 대표단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점거 농성을 벌인 통일대교를 피해 동쪽에 있는 전진교를 통과해 숙소인 워커힐호텔에 들렀다가 KTX를 타고 평창(진부역)으로 이동했다. 북한 대표단은 폐회식 이후 숙소로 복귀했다. 한편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등 299명은 26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귀환한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폐막식서 김영철·이방카와 반갑게 악수

    문 대통령, 폐막식서 김영철·이방카와 반갑게 악수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개회식 때와 마찬가지로 남북 선수단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며 격려했다.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날 오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폐회식에 참석해 대회를 마친 92개국 선수단의 선전을 치하했다. ‘TEAM KOREA’라는 문구가 팔에 새겨진 패딩점퍼를 입은 문 대통령은 강원도의 산과 들, 올림픽 경기장 등의 추억을 상징하는 투명 ‘스노우볼’을 든 어린이를 따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스타디움 귀빈석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든 다음 앞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원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이희범 대회 조직위원장과 차례로 악수했다. 이어 뒷줄에 앉아 있던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김명수 대법원장과도 악수했다. 관심이 집중됐던 김영철 부위원장과 이방카 보좌관 간 악수는 없었고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이방카 보좌관과 악수할 때 김 부위원장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문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악수할 때 이방카 보좌관은 시선을 다른 곳에 뒀다. 악수를 마치고 착석한 문 대통령의 왼편으로는 김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 류옌둥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이 차례대로 앉았다. 문 대통령의 뒤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앉은 가운데 그 왼편으로 통역과 브룩스 사령관, 이진성 헌재소장, 김영철 부위원장이 순서대로 자리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귀빈들은 각국 국기를 든 선수들이 축제 분위기 속에 입장하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환영했다. 태극기를 든 우리 선수들과 인공기·한반도기를 든 북한 선수들이 입장할 때는 관중석과 마찬가지로 귀빈석의 분위기도 더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 내외와 바흐 위원장 내외, 이방카 보좌관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모두 손뼉을 쳤고 이진성 헌재소장과 김영철 부위원장 등도 함께 일어나서 박수를 보냈다. 김정숙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은 종종 밝은 표정으로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이 소개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악수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대통령과 北김영철, 폐막식 VIP박스서 악수할 때 이방카 시선

    문대통령과 北김영철, 폐막식 VIP박스서 악수할 때 이방카 시선

    문대통령, 이방카·김영철과 악수···북미는 서로 외면남북 선수 입장에 文대통령·김영철·이방카 일어나 박수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개회식 때와 마찬가지로 남북 선수단을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며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날 오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폐회식에 참석해 대회를 마친 92개국 선수단의 선전을 치하했다. ‘TEAM KOREA’라는 문구가 팔에 새겨진 패딩점퍼를 입은 문 대통령은 강원도의 산과 들, 올림픽 경기장 등의 추억을 상징하는 투명 ‘스노우볼’을 든 어린이를 따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과 스타디움 귀빈석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든 다음 앞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원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이희범 대회 조직위원장과 차례로 악수했다. 이어 뒷줄에 앉아 있던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김명수 대법원장과도 악수했다.관심이 집중됐던 김영철 부위원장과 이방카 보좌관 간 악수는 없었고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않았다.문 대통령이 이방카 보좌관과 악수할 때 김 부위원장은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문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악수할 때 이방카 보좌관은 시선을 다른 곳에 뒀다.개회식 때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북한 노동당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 부부장이 서로를 외면하며 연출된 냉랭한 분위기가 폐회식에도 이어진 셈이다.악수를 마치고 착석한 문 대통령의 왼편으로는 김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 류옌둥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이 차례대로 앉았다. 문 대통령의 뒤에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앉은 가운데 그 왼편으로 통역과 브룩스 사령관, 이진성 헌재소장, 김영철 부위원장이 순서대로 자리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한 귀빈들은 각국 국기를 든 선수들이 축제 분위기 속에 입장하자 박수를 보내며 이들을 환영했다.태극기를 든 우리 선수들과 인공기·한반도기를 든 북한 선수들이 입장할 때는 관중석과 마찬가지로 귀빈석의 분위기도 더 달아올랐다. 문 대통령 내외와 바흐 위원장 내외, 이방카 보좌관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모두 손뼉을 쳤고 이진성 헌재소장과 김영철 부위원장 등도 함께 일어나서 박수를 보냈다.이후 귀빈들은 화려한 문화공연들을 감상했다. 김정숙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은 종종 밝은 표정으로 귓속말을 주고받았다.문 대통령은 차기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이 소개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악수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북미대화 조속히”...北김영철 “대화 용의”

    문 대통령 “북미대화 조속히”...北김영철 “대화 용의”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게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강원도 평창 모처에서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8명의 북한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한도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는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했다. 한편 청와대는 “평창 폐회식 VIP 박스에서 미국과 북한 간의 인사는 없었다”고 뉴스1이 전했다.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악수를 청한 사람은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보좌관이었다. 그다음으로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악수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문 대통령이 입장하자 일어나 밝은 표정으로 악수했다. ]관람석 앞줄의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의 왼쪽에 앉은 이는 이방카였다. 그 옆으로 류옌둥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이 앉았다. 문 대통령 뒷줄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 이진성 헌법재판소 소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차례로 앉았다. 북한의 도발 억지 임무를 맡는 한·미연합 사령부의 수장인 브룩스 사령관과 김영철이 이 소장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은 것이 눈길을 끌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자컬링 팀 킴 결승,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은빛으로 장식

    여자컬링 팀 킴 결승,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은빛으로 장식

    ‘팀 킴’ 여자컬링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결승에서 스웨덴에 패했지만 사상 첫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컬링 역대 최고 성적이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이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결승전에서 스웨덴(스킵 안나 하셀보리)에 3-8로 패했다. 스웨덴이 빈틈 없는 플레이로 점수 차를 크게 벌리자, 대표팀은 9엔드 후 상의 끝에 스웨덴에 패배를 인정하고 승리를 축하하는 악수를 청했다.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경기를 먼저 끝내며 패배의 악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표팀은 아쉬운 표정으로 마지막 경기를 마쳤지만, 이들은 올림픽 은메달로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썼다. 1980년대 싹을 튼 한국 컬링이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결승에 진출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대한민국은 올림픽에서 컬링 은메달을 따낸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된 것이다. 대표팀은 예선에서부터 새 역사를 썼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올림픽에 선 한국 컬링은 이번 대회 예선에서 8승 1패로 1위를 차지, 소치 대회 성적(3승 6패 8위)을 훌쩍 넘겼다. 대표팀은 최초로 준결승에 올라 숙적 일본을 8-7로 누르고 금메달 결정전인 결승에 올랐다. 결승 상대인 스웨덴은 세계랭킹 5위이고 지난해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한 까다로운 상대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예선 7승 2패로 한국을 이어 2위로 준결승에 진출, 영국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세계랭킹 8위인 한국은 예선에서 스웨덴을 7-6으로 꺾었으나, 결승에서는 스웨덴의 치밀하고 정확한 플레이에 가로막혀 세계 여자컬링 정상 자리를 내줬다. 스웨덴은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가져갔다. 대표팀은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그리고 김은정 스킵 순으로 스톤을 2개씩 던졌다. 선수 모두 김 씨여서 ‘팀 킴’으로 통한다. 스웨덴은 소피아 마베리스(리드), 아그네스 크노셴하우에르(세컨드), 사라 마크마너스(서드), 하셀보리 순으로 투구했다. 1엔드, 한국과 스웨덴은 서로 하우스 안의 상대 스톤 쳐내기를 주고받았다. 후공을 잡은 한국은 1점을 선취했다. 2엔드도 공방전으로 펼쳐졌다. 스웨덴은 무득점을 만들었다. 다음 엔드에도 후공을 이어가 다득점을 하려는 ‘블랭크 엔드’ 작전이었다. 스웨덴은 의도 대로 3엔드 2점을 가져가는 데 성공했다. 한국의 마지막 스톤이 하우스 중앙(버튼)까지 도달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한국은 다시 후공을 잡았지만, 스웨덴의 빈틈 없는 플레이어 고전했다. 한국은 스웨덴이 버튼 중앙을 차지한 상태에서 마지막 스톤을 던져야 했다. 스웨덴 스톤 옆에는 한국 스톤이, 뒤에는 스웨덴의 추가 스톤이 자리잡고 있었다. 김은정은 마지막 샷으로 가드를 밀어 중앙에 있는 스웨덴 스톤을 쳐내는 런백을 시도 했지만 실패해 1점을 빼앗겼다. 선공 팀이 득점하는 ‘스틸’을 당한 것이다. 5엔드에도 스웨덴은 정확한 플레이로 한국을 압박했다. 김은정은 하우스에 스웨덴 스톤만 2개 있는 상태에서 마지막 샷을 했으나, 스웨덴 스톤 1개만 쳐내면서 1점을 또 잃었다. 점수는 1-4로 벌어졌다. 한국은 6엔드 1점 만회했다. 하지만 7엔드, 스웨덴에 3점을 내줬다. 하우스에 스웨덴 스톤 2개가 득점권에 있는 상황, 김은정은 마지막 스톤을 버튼에 있는 스웨덴 스톤 바로 옆에 붙였다. 그러나 스웨덴이 마지막 스톤으로 한국 스톤만 쏙 빼내면서 3점을 가져가 2-7로 달아났다. 한국은 8엔드 1점만 쫓아갔지민, 스웨덴은 9엔드 1점 또 앞서갔다. 한국은 스웨덴의 깨끗하게 패배를 승복, 10엔드를 포기하고 스웨덴의 승리를 축하해줬다.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금메달은 스웨덴, 은메달은 한국이 가져갔고, 동메달은 일본에 돌아갔다. 아시아 국가가 올림픽 컬링 시상대 두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10 밴쿠버 올림픽의 중국 동메달이 아시아 컬링의 유일한 메달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방카의 ‘비단 실내화’ 김정숙 여사가 직접 디자인

    이방카의 ‘비단 실내화’ 김정숙 여사가 직접 디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에게 직접 디자인한 ‘비단 실내화’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문 대통령 내외는 23일 미국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이방카 보좌관을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고,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깜짝 준비한 비단 실내화를 선보였다. 김 여사는 이방카 보좌관이 실내에서 신발을 벗는 우리 문화를 불편하게 여길 것을 염려해 실내화를 직접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가 직접 비단을 고르고 디자인까지 결정해 이방카 보좌관을 위한 실내화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디자인한 실내화는 갈색과 붉은색 비단 천으로 만들었으며, 금색 실로 꽃무늬 수를 놓았다. 상춘재에 들어서기 전 김 여사가 이방카 보좌관에게 미리 준비한 실내화로 갈아신을 것을 권하자 이방카 보좌관은 깜짝 놀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모델 출신으로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계적인 ‘패셔니스타’다. 만찬이 끝난 후 김 여사가 “실내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묻자, 이방카 보좌관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감사하다”(I love it. Thank you)고 답했다. 청와대는 앞서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방한했을 때도 멜라니아 여사를 위해 굽이 높은 실내화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이힐을 선호하는 멜라니아 여사의 취향을 고려해 특별히 굽이 높은 실내화를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전날 환영 만찬에 이어 이날도 이방카 보좌관 일행과 함께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을 관람했다. 김 여사는 경기 시작 전 이방카 보좌관 일행과 악수하던 중 제임스 리시(공화·아이다호) 상원의원의 손이 차가운 것을 알고 급히 핫팩도 제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와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경기장 내 스피커에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흘러나오자 함께 어깨를 들썩이고, ‘셀카’를 찍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소로 첫 인사한 이방카···“우리의 공약 재확인 하고자”

    미소로 첫 인사한 이방카···“우리의 공약 재확인 하고자”

    ‘퍼스트 도터’, 취재진에 손흔들어…“한국 와서 큰 영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은 23일 환한 미소와 손을 흔드는 첫 인사로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가 미국 대표단 단장인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오후 4시쯤 대한항공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공항 귀빈실 출구에는 일찍부터 많은 취재진이 모여 ‘퍼스트 도터’의 도착을 기다렸다.이방카 보좌관은 공항 3층 귀빈실에서 일행과 함께 잠시 대기한 뒤 4시 48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1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이방카 보좌관은 걸어나오는 동안 환하게 웃으며 왼손을 들어 취재진 등에 인사했다. 이날 이방카 보좌관은 체크무늬 코트와 아이보리색 터틀넥 원피스에 진주 귀걸이를 했고, 오른손에는 검은색 백을 들었다. 출국 당시 입었던 도트무늬 코트를 바꿔입었다. 취재진 앞에 선 그는 “미국 대표단과 함께 한국에 오게 돼 큰 영광”이라며 “미국팀을 응원하고 한국 국민과 함께 우리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공약(commitment)을 재확인하기 위해 2018년 동계올림픽에 참여하게 돼 매우 기대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가장 영향력이 큰 인물 중 한 명으로 통하는 백악관 ‘실세’답게, 연설하듯 미국의 한국에 대한 ‘공약’을 언급하는 이방카 보좌관의 인사에는 당당함과 여유로움이 함께 묻어났다. 이방카 보좌관은 짧은 인사말을 마친 뒤에는 곧바로 준비된 검은색 GM 쉐보레 대형 SUV 차량에 몸을 실었다. 차에 오르기 전에는 영접을 나간 이욱헌 외교부 의전장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방카 보좌관은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는 동안 줄곧 미소를 잃지 않고 자연스럽게 취재진과 시선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차량에 탑승한 뒤에도 밖의 취재진 등을 향해 손인사를 했다. 이방카 보좌관 일행은 일단 일정 준비를 위해 서울 정동의 주한 미대사관 대사관저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행은 이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 만찬에 참석한다. 이어 24∼25일 평창 동계올림픽 미국팀 경기 관전,선수단 격려 등 일정을 소화하고 폐회식에도 참석한 뒤 26일 출국할 예정이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눈물 쏟은 ‘빙속여제’ 이상화 은메달…고다이라와 무슨 대화?

    눈물 쏟은 ‘빙속여제’ 이상화 은메달…고다이라와 무슨 대화?

    자신의 생애 마지막 올림픽에 섰던 ‘빙속여제’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이상화(스포츠토토)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비록 3연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역대 3번째 3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이상화는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단판 레이스에서 37초 3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에 앞서 레이스를 펼친 ‘라이벌’ 일본 고다이라 나오는 36초 9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이상화는 초반 100m는 10초 20에 끊으며 고다이라보다 빠른 기록을 보였지만 아쉽게 패했다. 이로써 이상화는 아쉽게 미국의 보니 블레어(1988년·1992년·1994년)에 이어 역대 올림픽 두 번째 500m 3연패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상화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이자 독일의 카린 엔케(1980년 금메달, 1984년 은메달, 1988년 동메달)와 블레어에 이어 역대 3번째로 3개 대회 연속 포디움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31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15조 아웃코스에서 일본의 고 아리사와 함께 출발한 이상화는 초반 100m를 10초 20으로 끊으면서 순조롭게 질주했지만 나머지 400m에서 아쉬운 스퍼트로 37초 3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차지했다.이상화는 은메달을 확정 지은 뒤 눈물을 쏟아냈다. 이상화는 태극기를 든 채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에 향해 손을 흔들었고 관중들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고다이라는 이상화에게 다가가 악수와 함께 위로를 건넸고 이상화 곁에 다가와 감싸 안으며 함께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았다. 두 선수의 선의의 경쟁과 아름다운 축하와 위로의 모습에 관중들은 아낌 없는 환호를 보냈다. 이상화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시작 전부터 설렘반 긴장반이었다. 재미있게 했는데 뭔가 아쉽다”면서 “초반 100m에서 제가 빠르다는 걸 저도 느꼈다. 주체할 수 없는 빠른 속도를 오랜만에 느껴봐서 마지막에 좀 실수가 있었는데 이제 다 끝나서 괜찮다”고 말했다. 최근 줄곧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오다 결국 올림픽 금메달을 내준 상대인 고다이라에 대해선 “저는 1000m를 포기했지만, 그 선수는 1500m, 1000m를 다 하고 500m를 탔다”면서 “(경기 이후) 서로 자랑스럽고, 약간 존경스럽다는 표현을 했다. 서로 배울 점이 많다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이전엔 너무 정상에 있어서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이번엔 제가 그 선수(고다이라)보다 낮은 위치라 준비하기 편했다”면서 “그런 것도 잘 경험하고 간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올림픽에 부모님이 처음 오셨는데 약간 기댄다는 생각을 하고 긴장할 때 떠올려서 힘이 됐다”고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상화는 “금메달을 위해 소치 이후로 전진해왔는데 역시 0.01초차로 싸우는 경기는 힘들다는 걸 느꼈다”면서 “값진 은메달이었고 최선을 다했으니 많이 격려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환하게 미소지었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올림픽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선수 가운데 최초였다. 2014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에 성공했을 때도 당연히 아시아 최초였다. 빙속 전 종목을 통틀어서도 2연패에 성공한 아시아 선수는 없었다.우리나라 선수 가운데 동계올림픽 단일 세부종목에서 3개의 메달을 거머쥔 것도 이상화가 처음이다. 8년 넘게 한 종목에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다는 뜻이니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토리노올림픽 3관왕인 진선유 등 쇼트트랙 선수의 경우 서로 다른 세부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이었다. 전 세계를 놓고 봐도 한 세부종목에서 3개 대회 연속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은 많지 않다. 빙속에서 단일 종목 올림픽 3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여자 500m의 보니 블레어(미국), 여자 5000m의 클라우디아 페히슈타인(독일), 남자 5000m의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 3명뿐이다. 여자 500m의 경우 금메달이 아니더라도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거머쥔 선수는 블레어 외에 옛 동독의 카린 엥케와 크리스타 로텐부르거 정도다. “전설적인 선수로 남고 싶다”는 말을 남겼던 이상화는 모든 것을 쏟아붓고 두개의 금메달과 한 개의 은메달, 수많은 신기록과 국민들에게 오랜 시간 설렘과 기쁨을 준 진짜 전설이 됐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국 여자컬링 4승에 3위 안착 비결은···중국에 12-5로 설욕

    한국 여자컬링 4승에 3위 안착 비결은···중국에 12-5로 설욕

    올림픽 최다승 기록 경신···4강 진출 청신호신장 160cm로 아기자기한 컬링···3위 안착주전 3명이 의성여고 출신···10년 이상 친분 한국 여자컬링팀이 중국을 완파하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4승째를 수확하며 4강을 향해 순항했다. 김은정 스킵이 이끄는 여자컬링 대표팀은 1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5차전에서 중국(스킵 왕빙위)을 12-5로 제압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결승에서 5-12로 패했던 점수를 그대로 되갚아 설욕했다.예선 전적은 4승 1패로 현재 스웨덴과 일본에 이어 3위에 안착했다. 4승은 한국 컬링이 올림픽에서 거둔 최다승이다. 한국 컬링이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컬링이 예선 3승 6패로 최종 8위를 거뒀다. 소치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경기도청 소속이었고, 이번 올림픽 국가대표는 경북체육회 선수들이다. 일본과 함께 예선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는 대표팀은 플레이오프(PO)와 메달권이라는 더 높은 무대를 바라보게 됐다. 컬링은 예선에서 10개 참가국이 한 차례씩 맞붙고 상위 4위에 들어야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캐나다와 2위 스위스, 4위 영국을 꺾고 아시아 라이벌이자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동메달을 딴 중국(세계랭킹 10위)까지 제치며 청신호를 밝혔다. 한국은 평균 신장이 1m60cm로, 아기자기한 컬링을 구사하며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김초희(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김은정 순으로 각각 2개의 스톤을 던지며 중국을 무너뜨렸다.1∼4차전에서는 리드 김영미가 첫 주자로 나섰지만, 이날은 후보 김초희가 대신 투입돼 활약했다. 한국은 후공을 잡은 1엔드부터 확실한 기선제압을 했다. 중국의 잇따른 실패를 기회 삼아 3점을 대량 획득했다.2엔드 1실점으로 선방한 한국은 다시 후공을 잡은 3엔드에 또 3득점,6-1로 달아났다. 4엔드에도 1점만 내준 한국은 5엔드에는 4점을 쓸어 담았다. 마지막 스톤으로 하우스 중앙(버튼)에 있는 한국 스톤들 사이에서 중국 스톤 1개를 쳐내며 어렵지 않게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점수는 10-2로 벌어졌다. 하지만 중국은 6엔드 2점을 가져갔고, 7엔드에는 1점을 스틸(선공 팀이 득점) 하며 10-5로 따라왔다. 한국은 침착하게 8엔드 2점을 추가하며 다시 격차를 벌렸다. 승산이 없어진 중국은 굳은 표정으로 패배를 시인하며 악수를 청했다.여자 컬링 대표팀의 선전에는 오랜 친분으로 다져진 탄탄한 조직력이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은정과 김영미, 김선영, 김경애, 김초희는 모두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특히 김초희를 제외한 주전 4명은 모두 의성여고 선후배 사이로 10년 이상 친분을 쌓아왔다. 김영미와 김경애는 자매다. 이들은 2006년 국내 최초로 경북 의성에 컬링 전용 경기장이 설립된 후 선수생활을 시작했다. 의성여고와 경북체육회를 거쳐 대표팀까지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추며 개인 기량과 팀 조직력을 높였다. 지난해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우승, 동아시안게임 준우승 등을 통해 실전 경험도 쌓았다. ‘의성 시골 소녀’들의 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의성군 인구는 5만 3474명에 불과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값진 1승 거둔 남자 컬링 대표팀 “4강 진출 희망 보여”

    값진 1승 거둔 남자 컬링 대표팀 “4강 진출 희망 보여”

    컬링 종주국 영국을 상대로 첫 승을 따낸 남자컬링 대표팀은 지난 네 번의 경기 때와는 경기 후 표정부터 달랐다. 예선 탈락 위기에서 값진 1승을 거둬 4강 진출 가능성을 되살렸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17일 강원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5차전에서 세계랭킹 6위 영국을 11-5로 완파했다.1엔드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2엔드에서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경기 후반 잇다른 영국의 실수를 기회로 살렸고 8엔드에서는 3점을 추가하며 5점차로 앞서나갔다. 결국 영국은 9엔드까지만 마치고 패배를 인정하는 악수를 청했다. 앞서 대표팀은 4연패에 빠져 있었다. 전날에는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6-7로 아쉽게 패했다. 패배로 침체된 팀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스킵(주장) 김창민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4강 진출의 희망을 준 승리”라며 첫 승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창민은 “4연패 기간에는 저희 모습을 하나도 못 보여드렸다”며 “이게 원래 우리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캐나다를 상대로 접전을 벌인 것이 자신감 회복의 발판이 됐다. 남자컬링이 올림픽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개 팀 중 상위 4개 팀만 초대받는 PO에 진출하려면 앞으로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 4위를 차지하거나 타이 브레이커 경기로 4위를 가려야 한다. 임명섭 코치는 “이제 한 경기, 한 경기, 한 샷, 한 샷에 집중하고 과정에 집중한다면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은 18일 오후 8시 5분 1승 3패를 기록 중인 덴마크와 6차전을 벌인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남자컬링, 올림픽 데뷔 4경기 만에 “첫 승이요~”

    남자컬링, 올림픽 데뷔 4경기 만에 “첫 승이요~”

    남자 컬링대표팀이 ‘종주국’ 영국을 제압하며 천신만고 끝에 첫 승을 신고리를 신고,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김창민 스킵(주장)이 이끄는 남자컬링 대표팀은 17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5차전에서 세계랭킹 6위 영국(스킵 카일 스미스)을 11-5로 완파했다. 한국 남자컬링 사상 첫 올림픽 승리다. 남자컬링이 올림픽 무대에 오른 것은 이번 평창대회가 처음인데, 대표팀은 앞서 예선 4연패에 빠져 고전하고 있었다. 10개 팀 중 상위 4개 팀만 초대받는 PO에 진출하려면 이날 승리가 절실했다. 대표팀은 전날 4연패 후 “남은 5경기를 모두 이긴다면, 4위를 차지하거나 타이브레이커 경기로 PO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결의를 다진 바 있다. 세계랭킹 16위인 한국은 이기복(리드), 오은수(세컨드), 성세현(서드), 김창민 순으로 각각 2개의 스톤을 던지며 대반격에 성공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1엔드 한국은 득점에 유리한 후공을 잡았지만, 마지막 스톤으로 표적(하우스) 중앙(버튼)에 가까운 영국 스톤 2개를 한 번에 쳐내는 ‘더블 테이크 아웃’에 실패, 외려 2점을 스틸(선공 팀이 득점)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한국은 2엔드에 곧바로 만회했다. 김창민은 2엔드 마지막 스톤으로 하우스 안의 영국 스톤 2개를 모두 쳐내고 멈추는 데 성공, 2점을 따내며 승부를 2-2 원점으로 돌렸다. 선공인 3엔드에도 김창민의 절묘한 샷이 나왔다. 김창민의 마지막 스톤이 영국 스톤 2개를 쳐낸 후 멈춰 버튼 안에는 한국 스톤 2개가 남은 상태가 됐다. 영국은 마지막 스톤으로 한국 스톤 1개만 쳐내는 데 그치는 바람에 한국은 1점을 스틸해 3-2로 역전했다. 4엔드에는 1점 내줬지만 5엔드 한국은 마지막 스톤으로 버튼에 가장 가까웠던 영국 스톤 1개를 살짝 밀어내면서 2득점으로 달아났다. 6엔드 한국은 또 2점을 번 데 이어 7~8엔드에서는 10-5로 크게 리드했다. 결국 또 1점을 스틸한 9엔드 영국은 백기를 들고는 악수를 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스위스와 예선 3차전에서 7-5 승리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스위스와 예선 3차전에서 7-5 승리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한국 대표팀이 세계랭킹 1위 캐나다에 이어 2위 스위스를 꺾었다. 컬링은 10개 출전팀이 예선에서 한 번씩 맞붙은 뒤 상위 4개 팀만 플레이오프(준결승)에 진출한다. 한국 대표팀은 현재까지 예선 2승 1패를 기록해 메달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우리나라는 이날 경기에서 김은정(28·스킵), 김영미(27·리드), 김선영(25·세컨드), 김경애(24·서드)가 출전했다. 세계랭킹 8위인 대표팀은 경기 초반부터 스위스와 막상막하의 승부를 펼치며 긴장감을 형성했다. 하지만 스위스는 경기 초반 잇단 실수로 경기력이 크게 흔들렸다. 스위스의 스킵 실바나 티린조니는 경기가 생각대로 풀리지 않자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표팀은 스위스가 잇단 실수로 내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5엔드까지 각각 1득점씩 내리 3점을 따내며 4대 2로 앞서갔다. 5엔드는 마지막 스톤으로 한국의 스톤 2개를 쳐내는 ‘더블 테이크 아웃’을 시도했지만 스위스의 스톤만 나가고 한국 스톤이 살아나면서 한국이 1점 달아났다. 이어 6엔드와 7엔드에는 스위스와 한국이 1점씩 나눠 가져 5대 3이 됐다. 8엔드 1실점으로 선방한 대표팀은 9엔드에 2점을 추가했고, 10엔드에서 대량 실점하지 않고 1실점만 했다. 승산이 없어지자 스위스는 경기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악수를 청했다. 대표팀은 오는 17일 오후 8시 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영국과 예선 4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관악수목원 ‘산림치유프로그램’ 중증환자까지 확대 운영

    관악수목원 ‘산림치유프로그램’ 중증환자까지 확대 운영

    오랫동안 생태환경이 훼손되지 않고 보존된 서울대 관약수목원에서 ‘안양형 산림치유프로그램’이 확대 운영된다. 경기 안양시는 최근 서울대와 산림 치유, 수목원 탐방 등의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시와 서울대는 협약에 따라 관악수목원 숲 속에서 많은 시민이 치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며 4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서울대 관악수목원에서 이뤄지는 안양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산림치유프로그램이다.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산림치유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상을 완화하고 혈압을 안정시켜 신체·정신적 건강을 회복시켜 주는 치료요법으로 알려졌다. 안양형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스트레스 치유과정뿐만 아니라 임산부를 위한 숲 태교, 육아 맘 스트레스 해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스트레스 치유과정은 대상을 지난해 1일 10명에서 올해는 30명으로 확대했다. 4월부터 10월까지 평일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된다. 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산림치유지도사도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다.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숲속 나무에서 발생하는 음이온, 테르펜 등을 효과적으로 흡입하는 호흡과 명상 등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암 등 중증 환자를 위한 자연치유과정까지 확대돼 보다 새로워진 산림복지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게 됐다. 비개방 숲길에서 진행되는 안양형 산림치유과정은 ‘천연향기요법’(아로마요법), ‘향기차 치유’. ‘1인 수면 숲속 명상’ 등 도시인의 기호에 맞게 맞춤형으로 이뤄진다. 인문교육특구의 안양의 특색을 살려 시 읽어주기 등 인문학적 요소도 가미된다. 이와 함께 안양예술공원, 안양먹거리존과 연계한 관광상품화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도 숲 해설가가 들려주는 나무와 숲의 생태이야기 ‘숲해설’, 가족과 함께 숲에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진행하는 ‘주말 가족탐방’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중·고생을 위한 ‘산람과학 진로 체험 캠프’는 올해 첫 시행된다. 청소년이 자연을 통해 사회성을 배우고 자아성찰의 계기를 마련하는 과정이다. 초등부 대상 장기 프로그램 ‘계절숲’은 지역아동센터의 초등부를 대상으로 숲 활동을 통해 건강한 정서를 함양하는 과정으로 계절별로 진행된다. 공문접수를 통해 선착순 모집한다. 관악수목원 생태학습원에서는 실내 치유, 요가 등의 과정이 진행돼 지난해보다 치유프로그램 운영이 훨씬 다채로워졌다. 최근 완공된 생태학습원은 지전시실, 실습실, 강의실 등을 갖췄으며, 시와 서울대는 협의를 통해 생태학습원의 역할을 계속해서 확대할 방침이다, 안양형 산림치유프로그램 예약은 3월 안양시 홈페이지 예약시스템을 통해 할 수 있으며 별도의 예약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서울대와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올해 프로그램 구성 및 운영 방안을 협의 중에 있으며 조만간 구체적인 운영안을 최종 확정한다. 안양예술공원 계곡 상류에 있는 서울대 관악수목원은 면적 1501ha에 교목과 관목, 초본류 등 11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펜스 “미국도 북한과 대화 준비…분명한 비핵화 압박 지속”

    펜스 “미국도 북한과 대화 준비…분명한 비핵화 압박 지속”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돌아가면서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직전 열린 환영 리셉션에서 불과 5분남짓 머물다 떠나면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는 말을 ‘섞지 않았다’.펜스 부통령은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를 위한 명백한 단계로 나아가지 않는 한 대북 압박을 중단하지 않겠는 점도 분명히 했다고 WP의 칼럼니스트 조시 리긴이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전날 사흘간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안에서 리긴과 인터뷰를 하고 방한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차례 실질적인 대화를 통해 한미가 북한과의 추가적인 (외교적) 관여를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먼저 대북 포용에 나서고, 곧 미국도 뒤따를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것이라고 리긴은 설명했다. 미국과 동맹국이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를 향한 분명한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 압박을 지속하되 이런 압박 작전이 진행 중인 와중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발언은 최대 압박 전략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양보를 거둔 뒤에야 직접 대화하겠다는 미국의 이전 전략과는 달라진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펜스 부통령은 “최대 압박 전략과 (외교적) 관여를 동시에 구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점은 동맹국들이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행보라고 믿을 만한 무언가를 그들(북한)이 실제로 할 때까지는 압박을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최대압박 전략은 지속하고 강화한다는 의미다.하지만 대화를 원하면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WP는 펜스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소개하며 지난주 한국에서 미국과 북한 대표단의 상호 냉기류 이면에서 선결 조건 없는 직접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외교 가능성을 열기 위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했다. 또 문 대통령은 북한에 단지 대화에 대한 경제적,외교적 혜택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펜스 부통령에게 전했다고 WP는 보도했다. 문 대통령의 이와 같은 전언에 펜스 부통령은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평양과의 외교적 해법을 지지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리긴은 전했다. 아울러 펜스 부통령은 “문 대통령이 북한 측에 ‘미국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내게 전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일 환영 리셉션과 개회식에서 펜스 부통령은 북한의 대외적 국가대표인 김영남 상임위원장과는 악수는커녕 말도 하지 않아 미국이 북한에 거리를 두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사설] 남북 정상회담, 核 성의 있는 조치가 먼저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예상대로 ‘3차 남북 정상회담’ 카드를 내밀었다. 성사되면 11년 만의 회담이고 남북 관계 개선의 발판이 마련된다.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비핵화 입구가 될 수 있다. 환영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남북 대화에 부정적이던 북한은 1월 1일 김정은 신년사를 계기로 대남 평화공세로 돌아섰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공언하고 대규모 예술단, 응원단을 파견했다. 김정은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행정 수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특사와 대표로 파견됐다. 김정은 제안의 배경은 여러 갈래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시시각각 조여 오는 대북 제재를 완화해 숨통을 트겠다는 측면이다. 대북 제재는 응원단을 태운 만경봉 92호의 남한 입경, 최휘 국가체육위원장의 방남 등에서 완화의 싹을 보였다. 남한을 고리로 국제사회의 제재 균열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에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굳센 공조를 재확인했다. 김정은 계산처럼 남북 대화 진전이 제재 완화를 보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속셈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는 게 좋다. 또한 북한 예술단, 응원단을 보는 남쪽 국민들의 냉정한 태도를 잘 봤을 것이다. 제재 완화 술책을 부리거나 평창 참가 청구서를 들이밀다가는 남한 국민의 동의조차 얻기 어렵다. 2000년, 2007년 1, 2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는 다르다.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에 핵·미사일의 고도화란 잘못된 길을 걸어온 북한이다. 미국의 대북 불신처럼 남한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불신감이 퍼져 있다. 무조건적인 ‘우리 민족끼리’가 통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4월이면 한·미 군사훈련이 재개된다. 북한은 대북 공격 연습이라며 중단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지 않는 한 훈련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긴 어렵다.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길 말고는 선택지가 없다.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서 성사시키자”는 언급도 북한이 만들 ‘여건’을 뜻한다. 우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목표는 비핵화다.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 없다고 공언하는 김정은이지만 핵을 가지려다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고 구체화돼 있다.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위원장과 동석할 예정이었던 8일의 리셉션장에서 악수조차 하지 않고 조기 퇴장한 것은 미국의 강경한 대북 입장을 드러낸 행동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한반도 운전자론에 너무 집착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남북 관계를 발전시키려다 미국과의 공조에 균열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고 한 걸음씩 전진해야 한다. 거듭 촉구하지만 북한은 최소한 핵·미사일 발사 동결에 버금가는 조치를 국제사회에 선언하지 않고서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르는 길을 열기 어렵다는 점, 되새기기 바란다.
  • 바흐 “전 세계가 소름 돋았다”… 전통과 현대 ‘하나 된 열정’

    바흐 “전 세계가 소름 돋았다”… 전통과 현대 ‘하나 된 열정’

    “여느 대회보다 작은 예산으로 알찬 개회식을 근사하게 꾸몄다.” 지난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 국내외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개·폐회식 예산은 668억원으로 2년 전 리우대회 때 625억원보다 43억원 늘었다. 당초 529억원이었다가 새 정부 들어 139억원이 증액됐다. 6000억원을 쏟아부은 2008년 베이징대회의 11%에 그쳤지만 훨씬 알찼다. 2010년 밴쿠버대회는 1715억원, 2012년 런던대회는 1839억원을 쏟아부었다.송승환 총감독은 다음날 “(평창은) 인프라가 부족해 모든 출연자의 숙박, 운송, 전기시설 등을 갖추는 데 비용이 들어 실제 콘텐츠 예산은 200억~300억원 정도였다”며 “애초부터 적은 예산으로 출발해 힘들었지만 오히려 효과적인 플랜을 짤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개회식 주제는 ‘행동하는 평화’였지만 ‘희망’에 더 가까웠다”면서 “올림픽스타디움을 수놓은 불꽃놀이처럼 낙관론이 공기를 채웠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는 “‘아름답다’, ‘훌륭하다’, ‘믿지 못할 정도’가 개회식을 묘사할 수 있는 단어”라고 높이 평가했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도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주인공은 한국과 북한 선수들이었다”며 공동 입장 소식을 전했다. AFP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역사적인 악수를 나눴다”며 “남북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할 때는 관중들이 모두 일어섰다”고 감격을 전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다음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동 입장에 “나뿐만 아니라 세계 모두가 소름이 돋았다”고 돌아봤다. 일본 언론은 한국의 전통 문화와 4차 산업혁명을 연결하고 소통시켜 계층 간, 세대 간, 민족 간 경계를 허물겠다는 대회 슬로건 ‘하나 된 열정’을 제대로 구현했다고 봤다.국내외 언론과 관중들이 꼽은 감동적인 장면을 일곱 가지로 간추리면 남북 공동 입장, 문 대통령과 김 부부장의 악수 외에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박종아와 정수현 선수가 성화를 가파른 계단을 함께 뛰어오르며 봉송하는 장면, 김연아가 성화 점화 직전 펼친 짧고도 우아한 아이스쇼, 1218개의 드론이 일순간 스노보더와 오륜 마크로 바뀌며 100여명의 스키와 스노보드가 슬로프를 질주하는 장면, 장구 연주자들이 일제히 웃옷을 뒤집자 태극 문양으로 바뀐 장면, 전인권·이은미·하현우·안지영 등이 존 레넌의 ‘이매진’을 함께 부를 때 각국 전통 악기 연주자들이 반주하는 모습 등이다. 한편 제일기획은 CJ E&M, AnP, C-Post, FM 등과 개·폐회식 대행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6년 12월부터 60명의 전담팀을 꾸리고 14개월 가까이 매달려 개회식 성공에 힘을 보탰다고 11일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김여정 일행, 방한일정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

    김여정 일행, 방한일정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 9일 방한했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2박 3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11일 밤 북한으로 떠났다.김여정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은 이날 밤 10시 24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출국했다. 북한에서 출발한 전용기는 오후 9시 11분쯤에 인천국제공항에 내려 기다리고 있었고, 북한 대표단은 이보다 30분 뒤인 오후 9시 41분에 공항 동측 귀빈실 1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3층 환담장으로 이동한 북한 대표단 일행은 환송하러 나온 조명균 통일부 장관, 천해성 차관과 환담했다. 조 장관은 “2박 3일이 짧다면 짧은 기간인데도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며 “오간 얘기, 중요한 얘기가 많아서 마음 같아서는 2박 3일이 아니라 두어 달 지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10여 분간의 환담을 마친 조 장관과 북한 대표단 일행은 오후 9시 55분쯤 더블도어(주기장과 의전실을 바로 연결하는 의전통로)로 이동했다. 조 장관은 “저는 여기서 인사 올리겠다”며 “말씀하신 대로 잠시 헤어지는 것이고 제가 평양을 가든, 또 재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남은 조 장관과 포옹한 뒤 등을 세 번 두드리고는 “저의 간절한 부탁이 실현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길 빌겠다”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네. 편안히 가십시오”라는 말과 함께 김영남, 김여정 등은 “감사합니다”라고 짧게 인사했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도 조 장관과 악수하며 작별 인사를 했다. 리선권은 “또 만납시다. 잘 돼야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 대표단 일행을 탑승교까지 인솔한 천 차관은 김영남에게 “건강하시고요. 다음에 뵙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김여정에게도 “건강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오후 10시쯤 북한 대표단은 탑승교를 거쳐 탑승을 마쳤고 전용기는 당초 이륙 시각인 9시 50분보다 34분 늦은 10시 24분에 이륙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경기 마치고 캐나다 선수와 악수하는 장혜지-이기정 선수

    [서울포토] 경기 마치고 캐나다 선수와 악수하는 장혜지-이기정 선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컬링 믹스더블(혼성2인조) 종목 예선 마지막 7차전 한국과 캐나다(로이스-모리스) 경기가 11일 강원도 강릉 컬링 센터에서 열린 가운데 장혜지-이기정 선수가 캐나다 선수와 악수를 하고 있다. 한국은 캐나다에 8엔드 도중 기권해 3-7로 패해 2승5패로 4강이 좌절됐다. 강릉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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