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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면책 특권 있어“ 베커 큰소리에 CAR ”그건 가짜 여권“

    ‘나 면책 특권 있어“ 베커 큰소리에 CAR ”그건 가짜 여권“

    재판에서 책임질 일을 면하려고 별일을 다한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의 외교관 지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왕년의 테니스 스타 보리스 베커(50) 얘기다. 세 차례나 윔블던을 제패했던 베커는 지난 4월 CAR의 스포츠와 문화 유럽연합 연락관으로 임명됐으며 외교관 면책 특권 때문에 파산 소송에서의 법률적 행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얻었다고 지난 주 영국에서 주장했다. 약 두 달 전 그는 트위터에 파우스틴 아르찬게 투아데라 CAR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벨기에 주재 CAR 대사관도 그에게 외교관 여권을 발급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CAR 외무부의 고위 관리인 체루빈 모루바마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여권이 가짜라고 밝혔다. 그는 “2014년에 도둑 맞은 새 여권” 묶음 중 하나인 것 같다며 지난 3월 19일 발급받은 것으로 나타난 이 여권에 외무부 직인이나 서명이 없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찰스 아르멜 두베인 CAR 외무장관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누가 여권을 발급했는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베커는 개인 은행가인 아르부스놋 레이텀에게서 돈을 빌렸다가 못 갚아 지난해 파산을 선언하고 현재 은닉 재산이 없는지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주 런던최고법원에서 그의 변호인들은 영국 정부가 특별히 요청해 투아데라 CAR 대통령이 면책특권을 취소하지 않는 한 베커에게 어떤 법률적 행위도 강제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루바마는 1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CAR 기록보관소에 “베커에 관한 업무 파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네 번의 협상, 네 번의 실패/안동환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네 번의 협상, 네 번의 실패/안동환 국제부 차장

    1985년 11월 19일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제네바 서쪽 호숫가의 19세기 저택에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첫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레이건이 74세, 그해 소련 최고 권력자가 된 고르바초프는 54세였다.회담 사흘 전 도착한 레이건은 고르바초프와의 첫 만남을 앞두고 피곤해했다. 그는 브레즈네프, 안드로포프, 체르넨코 같은 늙고 보수적인 소련 지도자들의 ‘복화술’ 같은 대화에 넌더리를 냈다. 그럼에도 레이건은 고르바초프의 몸짓과 말투를 흉내 내는 소련 전문가 잭 매틀록 주체코 미 대사와 정상회담 리허설까지 마쳤다. 두 사람은 첫날 회담부터 핵무기 경쟁을 놓고 격돌했다. 고르바초프는 핵군축을 원하면 미국의 전략방위구상(SDI)인 ‘스타워스 계획’부터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이튿날 회담에서는 흥분한 고르바초프가 “소련인을 순박한 민족 취급 말라”고 소리쳤다. 그날 밤 레이건은 “그는 정말 호전적이었고 젠장, 나도 단단히 버텼다”고 일기에 썼다. 마지막 날인 11월 21일 미·소 정상은 ‘핵전쟁 반대’라는 원론적인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제네바에서 단 하나의 핵탄두도 제거되지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실패한 협상’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레이건과 고르바초프가 처음 만난 제네바 회담은 후대에 냉전 종식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그들은 1년 뒤 1986년 10월 11일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다시 핵무기 감축 담판을 벌였다. 두 정상은 이틀간의 회담에서 ‘양국 핵무기 전량 폐기’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역사적 합의 직전까지 갔지만 결렬됐다. 조지 슐츠 당시 미 국무장관은 회고록을 통해 “백악관·국무부·국방부 관리들도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대통령의 꿈(고르바초프도 동의한 꿈)은 완벽한 망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고 전했다. 4년 뒤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 서명하고, 마침내 ‘냉전 종식’을 선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백악관 출입 기자였던 데이비드 호프먼이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를 인터뷰하고, 방대한 비밀문서들을 토대로 쓴 800쪽 분량의 책 ‘데드 핸드’(Dead Hand)가 복원한 ‘팩트’들이다. 데드 핸드는 소련이 구축한 ‘자동 핵보복 시스템’ 명칭이다. 호프먼은 그들의 협상은 실패했지만 처음으로 산더미 같은 문제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면서 합의의 단초가 됐다고 평했다. 레이건과 고르바초프는 1985년 겨울부터 1988년 봄까지 네 번 만났고 그 어떤 조약에도 서명하지 못했지만 냉전을 끝냈다. 두 사람은 훗날 “성급하지 않았고 속내를 털어놓으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만남”이었다고 회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2일 세기의 회담을 통해 서로를 향한 한 발을 막 내디뎠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웃으며 돌아선 두 사람의 발걸음은 무거울 것이다. “우리한테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이 때로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 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는 김 위원장의 인식은 정확하다. 한반도 냉전의 유물인 비핵화 협상은 이제 시작됐다. 한·미 연합훈련 중단은 남·북·미 간 극도의 상호 불신을 극복하려는 적극적 신뢰 구축 노력이다. ‘공포의 균형’은 전쟁을 억누를 뿐이지만 ‘이익의 균형’은 평화를 만들어 낸다. 하물며 미·소 정상은 서로의 ‘데드 핸드’로 악수했지만 역사적 전환점을 이끌어 냈다. ipsofacto@seoul.co.kr
  • ‘원 팀’ 위한 남북 체육회담

    ‘원 팀’ 위한 남북 체육회담

    1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체육회담에서 전충렬(맨 앞 오른쪽) 대한체육회 사무총장과 원길우(맞은편) 북한 체육성 부상 등 관계자들이 악수를 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美도 野도 못 믿어”…태극기 집회, 길을 잃다

    “美도 野도 못 믿어”…태극기 집회, 길을 잃다

    ‘친미반북’ 외쳐 온 보수 단체들 “트럼프 대통령에 배신감 느껴” “회담 한 번으로 평화가 오겠나” 북미 해빙 분위기에 혼란 커져 선거 패배 더해 보수 분열 가능성‘태극기 부대’가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박근혜 석방’과 ‘친미 반북’을 외쳐 온 이들이 6·12 북·미 정상회담과 6·13 지방선거를 거치며 신념과 현실의 극단적 부조화 상황을 겪고 있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는 장면은 태극기 부대가 가졌던 기존의 피아(적군과 아군) 식별을 붕괴시켰다. 보수 정치세력의 궤멸로 귀결된 지방선거는 태극기 시위의 동력을 급속도로 약화시켰다. 실제로 17일 예정됐던 북한 규탄 집회가 열리지 않은 사례도 잇따랐다. 보수 집회의 ‘성지’가 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지난 16일에 집회가 열리긴 했지만, 참가자 수는 크게 줄었다. 서울의 대표적인 보수 단체 집회 장소인 대한문, 광화문광장,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최근 만난 시위대는 대부분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모(68·여)씨는 “모두가 ‘북·미 회담 쇼’에 속고 있다”고 단언했다. 박씨는 “북한, 미국, 한국의 집권자들이 자기 정권을 강화하려는 쇼를 펼치고 있다”면서 “굶어 죽으면서 개발한 핵무기를 북한이 정말로 포기할 것으로 믿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북한 주민이) 미국을 철천지원수라고 생각한 세월이 얼마인데 회담 한 번으로 평화가 찾아오겠느냐”라면서 “결국 우리나라만 ‘적화’될까 겁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조모(60대 초반)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손자뻘인 김정은과 동등한 위치에서 회담한 것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보고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국익을 위해 철저히 계산된 회담을 한 것일 뿐 미국은 절대 북한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신뢰를 보냈다. 반면 이모(76·여)씨는 “한국을 도와준 든든한 동맹국 대통령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한·미 군사훈련을 중단하려 하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제 트럼프를 못 믿겠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보수 단체 회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조차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탄생한 지방선거의 결과 역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김모(78)씨는 “선거 결과가 상당히 불쾌하고 의심스럽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석방됐으면 절대로 패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모(71)씨는 “자유한국당이 공천을 잘못했다. 이게 다 홍준표 대표 책임”이라며 분노했다. 박모(68·여)씨는 “문재인 정권이 신문과 방송을 장악해 태극기 집회는 전혀 보도하지 않고 좌파들만 홍보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모(76·여)씨는 “투표용지를 3번 접으라 해서 접었는데 3번 접으면 전자개표기가 읽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면서 “수개표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치관에 혼란이 온 데다 지방선거에서 대패하면서 보수 진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한 찬반에 따라 보수가 중도 보수와 극우 수구세력으로 명확하게 분열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북미회담 때 거수경례 논란

    북미회담 때 거수경례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 ‘적성국’인 북한 장성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이 뒤늦게 공개돼 미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42분짜리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영상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노 인민무력상과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으나, 노 인민무력상이 손을 잡는 대신 거수경례를 하자 자신도 뒤따라 경례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수경례로 화답할 때 거꾸로 노 인민무력상이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악수를 하려는 동작을 취하는 바람에 어색한 ‘엇박자’를 연출했다. 두 사람은 결국 악수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앞모습이 클로즈업된 조선중앙TV 영상이 공개되자 미 정치권 등에서는 ‘부적절한 제스처’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크리스 밴홀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북한은 우리 대통령을 선전 공작에 이용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폭스뉴스 방송에 자신이 노 인민무력상에게 경례한 것은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6·13 민심] “국민이 한국당 탄핵” “중진 정계 은퇴하라” 내홍 격화

    [6·13 민심] “국민이 한국당 탄핵” “중진 정계 은퇴하라” 내홍 격화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 정치 선거사에 기록될 만큼 미증유의 대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15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처절한 반성을 강조했다.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중진을 향해 정계 은퇴를 요구한 상황에서 김무성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은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로 수습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당 진로와 노선, 세부 수습안 등을 놓고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 수습을 둘러싼 중진 퇴진 요구는 초선 의원에서부터 불거졌다. 비상 의원총회를 앞두고 김순례, 김성태(비례), 성일종, 이은권, 정종섭 의원 등 5명의 초선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 보수정치 실패의 책임이 있는 중진은 정계 은퇴하고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의 전면에 나서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한국당은 지난 대통령선거와 6·1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냉엄한 심판을 받았다”며 “더는 기득권과 구태에 연연하며 살려고 한다면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의원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책임이 있는 중진 의원으로는 친박(친박근혜) 중진과 함께 지난 총선 공천에 책임이 있는 비박(비박근혜)계 중진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비박계 좌장이라 할 수 있는 김무성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책임과 희생이야말로 보수의 최대 가치다”라며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서 저부터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도 거론되는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중진 책임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 의원총회 역시 분위기는 초상집이었다. 한 충청 지역 의원은 악수를 청하는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를 향해 “잘못했다고 엎드리는 것만 하지 말고 제대로 혁신을 하라”고 쏘아붙였다. 회의장 스크린엔 흰 바탕에 검은 글씨로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김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는 국민이 한국당을 탄핵한 선거”라며 “여전히 수구 냉전적 사고에 머무른다면 국민이 더 외면할 것이란 경고를 잘 새겨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수이념의 해체, 한국당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국민들로부터 탄핵당한 마당에 조기 전당대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3시간 40분여 진행된 의원총회가 끝나고 한국당 의원들은 참패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무릎을 꿇었다. 김 원내대표는 “조기 전당대회는 대체로 지금 상황에서 치러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며 “앞으로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서 당의 변화에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가겠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내에서 제기되는 위기 수습 방안은 각양각색이다. 일부 중진 의원은 차기 지도부 선출에 중점을 두는 반면 당 해체에 버금가는 범보수 연합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정우택 의원은 앞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려운 여건이지만 당을 어떻게든 추스르는 것이 1번(과제)이라고 본다”며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포토] ‘엇갈린 인사’ 트럼프 대통령-노광철 인민무력상

    [포토] ‘엇갈린 인사’ 트럼프 대통령-노광철 인민무력상

    북한 조선중앙TV는 14일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0∼12일 싱가포르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 영상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도열한 북측 수행원 가운데 하나인 노광철 인민무력상(육군 대장)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노 대장은 고개를 약간 숙이며 거수경례로 인사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거수경례로 화답했으나 노 대장이 그사이에 악수하기 위해 손을 내미는 상황이 연출됐다. 악수와 경례가 각각 엇갈린 둘은 결국 웃으며 악수에 성공했고, 김 위원장은 이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민군과 거수경례한 트럼프, 미국내서 논란 확산

    인민군과 거수경례한 트럼프, 미국내서 논란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 때 ‘적국’인 북한의 장성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이 뒤늦게 공개돼 미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42분짜리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영상 중 트럼프 대통령이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노 인민무력상과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으나, 노 인민무력상이 손을 잡는 대신 거수경례를 하자 자신도 뒤따라 경례를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수경례로 화답할 때 거꾸로 노 인민무력상이 오른손을 앞으로 내밀고 악수를 하려는 동작을 취하는 바람에 어색한 ‘엇박자’를 연출하기도 했다. 노 인민무력상이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례한 사진은 회담 당일 백악관을 통해 곧바로 공개됐으나, 트럼프 대통령도 따라서 경례를 한 사실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영상이 공개되자 미국 민주당과 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적절한 제스처’라는 비판이 쏟아져나왔다.크리스 밴 홀런(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북한은 우리 대통령을 선전 공작에 이용했다”면서 “트럼프가 (G7 정상회의가 열린)캐나다에서 우리의 동맹들에는 뻣뻣하게 굴면서 곧바로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칭찬하고 그의 장군들에게 경례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역겹다”고 적었다. 브라이언 샤츠(민주·하와이) 상원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적군의 장군에게 경례하는 것이 큰일이 아니라고?”라고 반문했다. 미 육군 소장으로 복무하다 전역한 폴 이턴은 성명을 내고 “우리 군의 최고사령관이 적의 군대에 경례하는 것은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반면 먼저 거수경례한 노 인민무력상에게 답례로 같이 경례한 것은 정중한 행동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보수 진영에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9년 아키히토 일본 국왕,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국왕에게 각각 허리 굽혀 인사한 사례 등을 들어 반격을 가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활동가 잭 포소빅은 트위터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바 군대를 향해 엄지를 치켜드는 사진 등을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경례를 간접 옹호했다. 백악관도 해명에 나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다른 나라의 군 장교가 경례할 때 화답하는 것은 당연한 예의”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년 6개월 만에 남북 장성급 회담

    10년 6개월 만에 남북 장성급 회담

    김도균(오른쪽) 남측 수석대표와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 장성급 회담은 2007년 12월 이후 10년 6개월여 만에 열렸다. 국방부 제공
  • [서울포토] 남북 장성급회담, 악수 나누는 남북 대표단

    [서울포토] 남북 장성급회담, 악수 나누는 남북 대표단

    김도균 남쪽 수석대표와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 장성급 회담은 2007년 12월 이래 10년 6개월여만에 열렸다. 2018. 6. 14 사진공동취재단
  • [서울포토] 10년 6개월여만에 열린 남북 장성급회담

    [서울포토] 10년 6개월여만에 열린 남북 장성급회담

    김도균 남쪽 수석대표(왼쪽)와 안익산 북쪽 수석대표가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남북 장성급 회담은 2007년 12월 이래 10년 6개월여만에 열렸다. 2018. 6. 14 사진공동취재단
  • 한반도 봄바람 불자… 유통업계 너도나도 ‘평화 마케팅’

    파파존스, 오늘까지 피자 할인 오비맥주, 홍보 영상 SNS 공개 최근 두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유통업계도 저마다 ‘평화 마케팅’을 선보이고 나섰다. 롯데슈퍼는 오는 17일까지 ‘반갑다! 평화야!’를 테마로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인기를 끌었던 평양냉면 등 다양한 가공식품 및 냉장생면을 20% 할인 판매한다.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포함한 전국의 롯데슈퍼 점포에서 진행된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새 출발 합의문을 발표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밝혔다.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파존스도 ‘대한민국의 역사적인 6월을 파파존스가 함께합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고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피자 라지 사이즈 이상 모든 메뉴를 3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주문할 경우 할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 오비맥주의 대표 브랜드 카스는 북·미 정상회담이 있었던 12일 화합과 협력의 메시지를 담은 ‘프레시 스타트’ 홍보 영상을 제작해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헤어진 연인, 유튜버와 악성 누리꾼, 절교한 친구, 과거 동업자 등 모두 네 커플이 등장해 함께 카스를 마시며 대화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돈독한 사이로 거듭난다는 내용을 담았다. 글로벌 음료회사 코카콜라도 회담이 있었던 싱가포르 현지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기념한 한정 상품을 출시했다. 한정판 캔 용기에는 이례적으로 ‘Coca 콜라’라고 한글과 영어가 섞여 표기됐고 그 아래에는 ‘Here’s to peace, hope and understanding’(평화, 회망, 배려를 위하여)라는 영문과 한글이 적혀 있다. 앞서 코카콜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 보이는 두 인물이 코카콜라의 로고를 따라 걸어가 중간에서 만나 악수를 하는 이미지 영상을 만들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내걸기도 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선거·월드컵… 그날 닮은 오늘, #효순·미선 미안해, 기억할게

    선거·월드컵… 그날 닮은 오늘, #효순·미선 미안해, 기억할게

    당시처럼 대형 이슈 겹친 날 사고현장에 시민 100여명 모여 “한반도 진정한 평화 찾아와야 아이들 떠나보낼 수 있을 듯” “아직도 미안하다.” 서른이 돼야 했을 두 소녀는 여전히 열네 살의 앳된 모습이었다. 그날의 슬픔도 소녀들의 모습처럼 사진 속에 그대로 박혀 있는 듯했다. 중학교 2학년생이던 신효순·심미선양이 친구 집에 놀러 가던 길에 주한미군의 장갑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던 2002년 6월 13일에도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또 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결정 짓는 포르투갈과의 조별 예선 3차전을 하루 앞둔 날이기도 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16주기인 13일은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있었다. 이날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효순미선평화공원 부지에서 열린 효순·미선이의 열여섯 번째 추모제는 그래서 더 아프게 다가왔다. 사고 현장인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국도를 따라 100여명의 추모객이 걸었다. 아직도 두 소녀에게 미안하다는 듯이 사고 현장을 멍하니 바라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16년 전 효순이와 미선이의 죽음은 지방선거와 월드컵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후 운전을 한 미군 병사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지면서 시민들이 진상 규명과 해당 미군의 처벌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당시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열린 효순·미선양 추모제는 첫 촛불 집회로 기록되고 있다.문홍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공동대표는 “국민들이 월드컵 경기에 열중하느라 두 소녀의 죽음을 미처 알지 못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안고 촛불을 들었다”고 말했다. 문 공동대표는 “16년 전과 너무나 비슷한 상황에서 올해 추모제가 열렸다”면서 “마치 두 소녀가 처음 촛불을 들 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달라고 부탁하는 것만 같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전날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언급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남북, 북·미 사이 대결이 없어진다면 그때야 아이들을 훨훨 홀가분하게 떠나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재영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 공동대표도 “우리 앞에 온 한반도 평화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자”고 말했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사고 당시 효순·미선양과 나이가 같은 김민성(14·김천 율곡중)양이 두 여중생을 기리는 편지글을 낭독했다. “평화 바람이 한반도에 불어오고 화해의 악수도 했어.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 거야. 나는 살아 있는 효순이, 미선이가 돼서 6월 13일이면 너희를 만나러 올게.” 서울에서 10살, 6살배기 두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전연옥(49·여)씨는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도 있고 해서 아이들에게 현장을 보여 주기 위해 왔다”면서 “효순이와 미선이의 부모 마음이 얼마나 참담했을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악역’ 볼턴·김정은 어색한 만남… 트럼프 “대화 끝날 땐 서로 신뢰”

    ‘악역’ 볼턴·김정은 어색한 만남… 트럼프 “대화 끝날 땐 서로 신뢰”

    회담 합류해 트럼프에 최종 조언 트럼프 “김정은에 소개 흥미로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미국의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의 만남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또 다른 관심사였다.볼턴 보좌관은 회담 준비 과정에서 ‘선 핵폐기, 후 보상’의 리비아 모델을 강력 주장하면서 북한의 거센 반발을 산 당사자다. 이 발언이 빌미가 돼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백악관 면담 때 배석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북한과 미국 양국 정상의 확대정상회담과 오찬에 전격 합류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볼턴이 회담 과정에서 북한을 압박하는 ‘배드 캅’(나쁜 경찰)이라는 악역을 맡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볼턴 보좌관이 북·미 회담 당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로 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용차량 ‘캐딜락 원’에 동승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핵화 합의 수준 등에 대한 최종 조언을 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볼턴 보좌관은 회담 초반 다소 경직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북한 노동신문이 13일 공개한 확대정상회담 시작 직전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 위원장과 볼턴 보좌관이 악수하는 사진에서 두 사람의 표정은 꽤 대비된다. 김 위원장이 미소를 띤 반면 볼턴 보좌관은 무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나는 김 위원장에게 볼턴 보좌관을 소개했다.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면서 “대화가 끝날 무렵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나는 그들이 서로를 신뢰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초반에 냉랭했던 기류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오찬이 끝난 뒤 볼턴 보좌관의 태도는 한층 누그러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카펠라호텔 주변을 산책하고 온 김 위원장과 얼굴을 맞대고 수분간 대화를 나눴다. 둘 사이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한결같은 대북 강경론자였다. 국무부 차관 시절이던 2003년 김 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폭군 같은 독재자”라고 쏘아붙였고 “북한의 삶은 지옥 같은 악몽”이라는 표현으로 북측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호주 언론 북·미 정상회담 대서특필

    호주 언론 북·미 정상회담 대서특필

    호주의 유력 일간지들이 13일 전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대서특필했다. 헤럴드 선, 더 에이지, 더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웃으며 악수를 나누는 사진을 1면에 실었다. 멜버른 AFP 연합뉴스
  • [서울포토] “수고하셨습니다”… 악수 나누는 안철수-손학규

    [서울포토] “수고하셨습니다”… 악수 나누는 안철수-손학규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를 방문해 입장발표후 손학규 선대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18.6.13 김명국 선임기자 daunso@seoul.co.kr
  • ‘마음 고생’ 이재명, 압승 예상에 환호

    ‘마음 고생’ 이재명, 압승 예상에 환호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형수 욕설파일, 여배우 스캔들 등으로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지상파 방송 3사의 선거 출구조사에서 압승할 것으로 예측되자 활짝 웃었다. 반면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 측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 이 후보가 59.3%의 득표율로 33.6%에 그친 현역시장 남 후보를 25.7% 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 캠프에 모인 선대위 관계자들과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하며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 캠프는 특히 ‘형수 욕설파일’과 ‘여배우 스캔들’ 논란 등으로 선거전 내내 마음고생을 한 탓인 듯 압도적인 승리예상에 더욱 열광했다.이 후보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 김혜경 씨와 함께 캠프 상황실을 찾자 지지자들은 양손 엄지를 추켜올리고 이 후보와 악수를 청하느라 한동안 길을 내주지 않을 정도였다. 한 지지자는 이 후보 왼쪽 상의 가슴에 꽃을 꽂아주고, 아내 김혜경씨의 머리에는 화관을 씌워주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반면, 막판 역전승을 기대했던 한국당 남 후보 캠프 상황실은 예상 밖의 큰 득표율 격차에 ‘아∼’하는 지지자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출구조사 발표 때까지 60여석의 당직자 좌석이 채워지지 않았다. 주광덕 도당위원장 외에 다른 선대위 간부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남 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그러나 2014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김진표 후보에게 출구조사 발표에서 패배한 것으로 예측됐다가 결국 0.8% 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던 당시 상황이 재연되기를 기대하며 TV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남 후보는 모처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늦게 캠프 상황실을 찾아 지지자들을 격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저격수’를 자임했던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는 도당 사무실에서 당 관계자 20명과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 후보는 “좀 더 좋은 성적을 냈어야 하는데, 국민들께서 양당으로 지지를 몰아주신 것 같다. 참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민주당 이 후보에 대해서는 “선거의 결과와 상관없이 진실은 중요하기 때문에 이것을 밝히는 일은 계속돼야 할 것”이라며 “선거 전에 진실을 밝히고 선거에 임했으면 지지를 받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도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새 역사 쓴 트럼프·김정은 회담, CVID로 완성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 오전 9시(현지시간) 싱가포르의 ‘평화와 고요’라는 뜻을 가진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세계사에 길이 남을 세기의 악수를 나눴다. 이 감격스러운 장면은 전 세계에 중계됐다. 지구촌 사람들이 TV를 보면서 놀라움과 기쁨으로 흥분했고, 기대와 희망에 부풀었다. 한국전쟁의 당사자 북·미 두 정상이 전쟁의 종지부를 찍고자 68년 만에 마주 앉았고, 140분간 만나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3월 8일 전격 수락한 지 97일 만이다. 70년 적대 푸는 두 정상 감격의 악수 두 정상이 서명한 4개 항의 공동합의문은 비핵화와 체제보장, 북·미 관계 정상화에 관한 포괄적 내용을 담고 있다. 기대했던 3대 현안의 구체적인 시간표나 로드맵,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완전한 체제보장’(CVIG)은 들어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러려고 어렵게 정상회담을 했느냐는 비판도 제기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김 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의 폐쇄를 비롯해 ‘모든 곳을 비핵화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한 것은 합의문에만 명기를 안 했을 뿐 CVID로 가는 조치로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북한 해안 개발을 놓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두 정상이 얘기를 나눴다는 걸 보면 꽤 깊숙이 경제개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역대 북·미 정상들이 할 수 없었고, 가 보지 못한 길을 김정은·트럼프 두 정상이 활짝 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도 바로 이런 점을 두고 한 말이다. 모든 일은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는가에 달렸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서로의 의중을 직접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구축했으며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불신과 증오에서 벗어나 신뢰 구축의 첫걸음을 뗐다는 얘기다. 회담 제의로부터 불과 3개월간 70년의 적대관계를 풀 수 있는 묘수를 찾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합의문에 없는 CVID, 경제건설 논의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워싱턴에 초대했다. 워싱턴 다음은 평양이 될 것이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해체가 4차례 정상회담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것처럼 마지막 남은 ‘냉전의 섬’ 한반도의 비핵화가 ‘원샷 빅딜’로 해결되기는 어렵다. 한반도 평화의 길이 열리기를 바랐던 우리로선 아쉬움이 크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 올 들어 연속해서 일어났다. 1990년대부터 핵 위기에 시달려 온 한반도에 비핵화라는 기적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쟁의 검은 그림자가 시시각각 다가왔던 지난해 하반기였다. 위기를 직감한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하고, 12월 9일에는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거나 축소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던졌다. 전기는 그때 만들어졌다. 김 위원장이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상국가로 나서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이 4월 27일 분단과 전쟁, 정전을 상징하는 판문점에서 열려 ‘완전한 비핵화’를 담은 판문점 선언을 채택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다. 지난 5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선 핵폐기, 후 보상’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식 해법을 북한에 거세게 밀어붙이며 종래의 북·미 공방이 재연됐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3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6·12 정상회담을 취소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거세게 요동쳤다. 몇 개월 사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험 속에 만인이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북한의 비핵화, 북·미의 적대관계 청산은 쉽사리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평화체제 위한 양국의 대타협에 기대 6·12 정상회담은 많은 과제를 남겼다. 북·미의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은 주권을 가진 국가 간의 대등한 입장에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 항복을 요구하는 듯한 미국의 거친 태도가 협상에 장애가 됐다고 한다. 향후 본협상에서 미국이 전승국 대 패전국 식의 방법을 취하면 생존을 걸고 비핵화에 나선 북한을 설득하기 어렵다. 자발적인 폐기와 무보상의 남아공 모델, 핵폐기와 경제 지원을 맞바꾼 카자흐스탄 모델 등이 거론됐지만 북한에는 기존의 어떤 모델도 맞지 않는다. 불과 수십㎞를 사이에 둔 남북 대치, 중국 변수 등의 특수 상황을 감안하면 ‘트럼프·김정은 모델’, ‘한반도 모델’을 창조하지 않으면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한ㆍ미 연합훈련 중단, 주한미군 철수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우리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비핵화, 북·미 관계 정상화의 여정은 시작됐다. 미래를 낙관하고 다음 스텝으로 나가야 한다. 이번에 담지 못한 남ㆍ북·미 종전 선언은 “곧 종전이 있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차기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나와야 한다. 핵을 포기하고 경제 건설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한 북한이다. 그 전제는 제재 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다. 북한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에 가입하고 정상국가로 가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과감한 비핵화를 약속하고 실천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은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제네바합의, 9·19합의 같은 북·미 약속이 휴지 조각이 된 과거가 있다. 한 번 더 뒷걸음질치면 한반도가 다시 어떤 혼돈에 빠질지 자명하다. 핵을 내려놓는 것만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는 방법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역사의 물줄기는 뚫렸다. 전쟁을 끝낸 평화의 땅 한반도에서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것이야말로 비핵화 끝에 놓인 새로운 시작이다. 북·미 정상회담은 끝났지만, 이제부터가 진짜다.
  • [6·12 북미 정상회담] “원수가 외나무다리서 만나 껴안아”… 두 정상의 악수에 환호

    [6·12 북미 정상회담] “원수가 외나무다리서 만나 껴안아”… 두 정상의 악수에 환호

    “한 편의 영화 보는 것같이 신기 죽기 전 통일 오지 않을까 기대” “남의 잔치 안 되게 냉정해져야” “트럼프 ‘여유’·金 ‘인간적’” 평가도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대한민국 국민의 시선이 온통 싱가포르로 향했다. 시민들은 양국 정상의 첫 만남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높게 평가했고, 탈북민들은 “감회가 새롭다”며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만남을 갖기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쯤 서울역 1층 대합실 TV 앞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뉴스특보를 지켜보고 있었다. 10시가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점점 불어났다. 적어도 50여명은 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양국의 국기를 배경으로 한 레드카펫 위에서 악수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자 시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80대로 보이는 한 노인은 “잘한다 잘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TV 모니터로 전해지는 역사적인 광경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남기는 사람도 많았다. 서울 용산역 대합실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김완수(49)씨는 “미국과 북한이 만나는 모습을 생전에 보게 돼 마음이 뿌듯하다”면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같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 “죽기 전에 통일의 그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모(53)씨는 “두 사람이 서로 원하는 것을 잘 아니까 협상에서도 서로 잘 주고받을 것 같다. 두 사람이 ‘평화’라는 세계인의 열망을 잘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저 자리를 조율한 것이 문 대통령이라는 점도 자랑스럽다”며 뿌듯해했다. 최인언(30)씨는 “이날 만남이 ‘불신과 대결’의 역사가 ‘신뢰와 평화’의 역사로 대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바랐다. 전문가 못지않은 관전평을 내놓는 시민도 있었다. 김효찬(61)씨는 “트럼프가 감정 기복이 심한 줄 알았는데 아주 여유 있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 줬고, 김정은도 자존심이 센 줄 알았는데 국익을 위해 자존심도 내려놓을 줄 아는 인간적인 리더십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용산역에서 만난 이정우(33)씨는 “감격스러운 측면은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남의 잔치에 불과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의 국익을 위해 향후 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구축해 나가야 할지 냉정하게 짚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모(61)씨는 “원수가 외나무다리 위에서 만나 껴안는 상황”이라면서 “남북이 분단된 이후 가장 감동적인 이벤트”라고 표현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했다가 공단이 폐쇄돼 되돌아온 기업인들의 마음속에는 다시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기업 대표 15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부터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 모여 북·미 두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함께 시청했다. 이종덕 영이너폼 대표는 “북한이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래서 저희는 다시 개성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면서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과의 경제협력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는데, 우리도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2년 4개월을 버텨 오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와 남북이 하나의 공동체 시장을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상협 협진카바링 대표는 “2016년 개성공단이 문을 닫았을 때 깜깜했던 시야에 이제야 한 줄기 빛이 들어온 느낌”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공단이 다시 열린다고 했는데, ‘비핵화’에 합의했으니 올해 안에 개성공단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우려 섞인 기대감을 내비쳤다. 2000년 탈북한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북·미 회담에 대한 탈북민들의 기대는 남다르다”면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철저히 지키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인권문제, 특히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그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탈북민들 사이에는 아직 김 위원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면서 “김 위원장이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개혁·개방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밝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사건팀 drea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美 언론 “동북아 안보 지형 바뀔 것… 세부내용은 미흡” 평가

    CNN “두 정상 훌륭한 모습 보여” NYT “새 장 여는 중대한 전환기” “한반도 긴장 줄인다면 성공 간주” CNBC “北체제보장 범위내 개방” ‘역사가 만들어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을 맞잡은 12일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톱뉴스로 양국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을 전했다. 트럼프 정부와 미 의회, 외교안보 전문가 등 조야도 현지시간 11일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진 역사적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이날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12초간 악수를 나눈 두 정상의 모습을 생중계로 전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든 만남으로 표현했다. 전날까지 “전직 부동산 거물이자 리얼리티쇼 스타 출신과 한때 미치광이로 비쳤지만 능수능란한 외교적 수완가로 부상한 무자비한 독재자의 대결”로 묘사했던 CNN은 “두 정상은 오늘 완벽하게 훌륭한 모습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 정상회담에서 놀라운 도박을 통해 ‘불량국가’에 대한 수십년에 걸친 미국의 정책을 뒤바꿔 놓았다”면서 “그의 개인적 관심사 덕분에 군사적 대치 상황을 피하고 핵 관련 벼랑끝 전술의 사이클을 끊어냈다”고 평했다. 뉴욕타임스는 양국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전환기로 봤다. 미 언론들은 이날 회담을 초현실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언급하면서도 북한 비핵화 등 공동성명의 한계를 지적했다. 공동성명 내용이 개요 수준이고, 검증과 같은 주요 사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나 기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언급되지 않고 모호한 약속을 반복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양국이 합의를 통해 영속적인 긴장 완화가 가능하다면 이는 동북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면서도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세부적 내용이 별로 없다”고 꼬집었다. 국제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특집 기사에서 “냉전시대의 핵무기를 둘러싼 숨바꼭질 게임은 검증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던지고 있다”며 “드라마틱한 양국 정상회담에서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악명 높고 비밀스러운 북한 정권이 미국을 기만하지 않고 있다는 걸 어떻게 확신하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회담이 상징적이었지만 실재하는 건 없다고 평가했다. 앤서니 루지에로 미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공동성명에 대해 “10년 전 우리가 했던 협상의 재판으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했다. 미과학자연맹(FAS)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CNN에 “북핵 문제에 관해 북한이 과거에 한 약속과 비교하면 (이번 성명은) 사실 현저하게 약하다”면서도 “정상회담이 상호작용 지속으로 이어지고 한반도 긴장을 줄이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성공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전망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중국이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을 기대하며 대북 투자의 채비를 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에 ‘혜택’인 동시에 ‘위험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매체 CNBC도 ‘김정은이 어떻게 경제를 발전시키고 정권을 보장하기를 원하는가’라는 기사에서 김 위원장은 체제가 보장되는 범위에서 경제발전을 추구할 것이며, 노후 인프라를 개선할 외국 자본 유치와 관광 확대 등이 시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CNBC는 궁극적으로 김 위원장이 원하는 건 ‘체제 생존’으로, 북한에서 중국, 베트남 같은 경제 개방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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