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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美, 국가안전 예외 조항 남용”… 보복 시사 日, 충격 속 “관세 부과 대상서 제외 요구할 것” EU “악몽이 현실로”… 전면전 승인 절차 돌입

    미국발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폭탄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으로 현실화하자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대상국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의 왕허쥔(王賀軍) 무역구제조사국장은 9일 성명에서 “미국이 ‘국가안전 예외’ 조항을 남용한 것이며 이는 세계무역기구(WTO)를 대표로 하는 다자무역 시스템을 마음대로 파괴하는 것일 뿐 아니라 국제무역 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국가안전을 명분으로 무역보호조치를 취했으나 실제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 알루미늄은 대부분 민간용으로 국가안전을 해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중국이 이미 여러 차례 입장을 피력했고 미국에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미국의 조치가 중국에 미치는 피해를 고려해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보복 조처’를 시사했다. 미국 트럼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고 자부해 오던 일본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캐나다, 멕시코는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지고 일본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더 큰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일본 정부는 “내용을 정밀 검토한 뒤 미국 측에 대해 일본을 고율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구할 것”이라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경제산업성과 외무성 등을 중심으로 관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대상국들이 보복 조치에 나설 경우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EU 등과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하는 한편 EU를 포함한 각국에 WTO의 규정에 따른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NHK가 전했다. 유럽 주요 국가들도 ‘악몽이 현실이 됐다’며 일제히 전면전을 예고했다. 프랑스 경제 장관인 브뤼노 르메르는 “EU 회원국과 공동으로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장관은 이번 관세 조치가 “잘못된 방법”이며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조치는 실제로 효과를 낸 적이 결코 없다”고 반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어 미 관세 부과 결정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28개 회원국의 승인을 구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화려한 만찬으로 특사단 대접…北 오래된 ‘대화 갈증’ 엿보여

    [문경근 기자의 서울&평양 리포트] 화려한 만찬으로 특사단 대접…北 오래된 ‘대화 갈증’ 엿보여

    지난 5일 북한 평양시 창광구역에 위치한 노동당 당사에서는 처음으로 정부 대표단을 위한 성대한 연회가 개최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을 위한 만찬을 열었다.청와대가 당일 공개한 만찬 사진에서는 풍성하다 못해 화려한 연회 식탁이 가장 눈에 띄었다. 식탁에 오른 4가지 종류의 술 가운데는 수삼을 넣어 만든 ‘삼로주’가 있었고, 외국산 와인도 보였다. 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은 시계와 와인 등의 대북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등 북한에 대한 사치품 금수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남북 간 만남에서 대북 제재를 무색하게 하는 와인의 등장은 여러 생각이 들게 했다. 이날 만찬 식탁에 오른 음식은 빵과 경단 그리고 철갑상어 등으로 알려졌다. 한식과 양식, 일식이 골고루 오른 연회였다. 북한에서 공을 들인 것은 음식만이 아니었다.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도 참석하는 성의를 보였다. 북한이 나름 특사단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쓴 것이 엿보일 정도였다. 만찬을 찍은 몇몇 사진에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김정은 모습도 또 다른 볼거리였다. 북한을 방문했던 특사단은 김정은을 “솔직하고 대담하다”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니 그런 말이 절로 나왔을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조선중앙TV 영상에서도 김정은이 환하게 웃는 사진이 나왔다. 김정은의 그 같은 얼굴에서 지난 시름이 가셔지는 듯한 모습이 보이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사회는 유례없는 대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은 계속해서 촘촘한 독자 제재로 북한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의 상징적인 곳을 제한적으로 선제 타격하는 ‘코피작전’을 상정한 것도 김정은에게는 악몽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북 특사를 파견, 북·미 대화의 마중물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북한으로서는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을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극진한 대접을 아끼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조급이 대북 특사단의 방북을 유도한 측면도 있지만, 역으로 볼 때 우리 정부가 적시에 나타나 준 것이 오히려 북한으로서는 고맙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과거에는 북한이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라고 여겨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계속 거부를 했지만, 강도 높은 대북 제제로 이미 한계점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주최한 화려하고 풍성한 연회를 보면서 북한의 또 다른 그늘이 드리워지는 것은 왜일까. 주민의 절반이 굶주림에 고생하는데 김정은은 고도 비만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 탈북민은 “북한 주민들은 굶주리는데 북한에서 살찐 사람들은 다 김정은과 그 주위에 있는 간부들뿐”이라며 “주민들을 착취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독재 정권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 주민 1명이 1년 동안 소비할 쌀과 옥수수를 합하면 136㎏으로, 1인당 하루 374g의 곡물밖에 섭취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는 유엔이 제시하는 일일 섭취 권장량 600g의 62%에 불과하다. 따라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요구대로 정상국가로 가고자 하고, 주민들의 최소한의 생명을 책임지는 곳이라면 특사단 회담에서 한 다짐처럼 즉각적인 비핵화 행동에서 이탈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김정은이 보여 준 북한의 태도 변화가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꼼수’라면 더욱 혹독한 대북 제재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렇게 되면 정부도 더이상 북한을 위해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반대로 북한에 이용만 당했다는 비판만 받을 것이다. 김정은의 조급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mk5227@seoul.co.kr
  • [전문]“정봉주에게 나는 거짓말쟁이 유령?…미투 입에 담지도 말라”

    [전문]“정봉주에게 나는 거짓말쟁이 유령?…미투 입에 담지도 말라”

    정봉주 전 의원에게 7년전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성이 모든 의혹을 부인한 정 전 의원의 보도자료에 대해 입장문을 냈다. 이 여성은 “정 전 의원의 보도자료를 보면 나는 거짓말쟁이 유령이다. 내가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고 증언하면 적어도 내 존재는 인정할까”라면서 “차라리 나를 고소하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밝혔다.현직 기자인 피해자 A씨는 9일 인터넷 언론 프레시안에 자신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정 전 의원 낸 보도자료를 읽었다”면서 “‘사실이 아니다.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대목을 읽을 때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다”고 적었다. A씨는 “정 전 의원이 부정한 것은 사실관계의 부정이겠지만 그건 제 존재와 인격을 부정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보도자료를 내고 A씨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2011년 11월 23일 자신의 행적을 상세히 나열하며 ‘당일 성추행 장소라고 언급된 호텔에 간 적이 없고 성추행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강제로 여성을 껴안고 키스를 하는 행위 정도는 기억에도 남지 않는 사소한 일인가”라면서 “왜 늘 기억은 피해자의 몫이어야 하는 것인가. 혹시라도 사과하지 않을까 기대한 내가 바보”라고 밝혔다. 그는 “크리스마스에 가까운 날이라는 기억과 작은 기록의 단서들이 23일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당일 정 전 의원을 만난 뒤 친구들을 만나 성추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고 정 전 의원이 보낸 문자와 통화기록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성추행 장소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내가 안내 받은 방은 창문이 없고 하얀 커버가 덮인 테이블이 있고 6~8인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룸이었던 걸로 기억난다”면서 “그 레스토랑 룸 안에은 옷걸이가 따로 있었는데 황급히 나가려고 옷걸이 쪽으로 다가가 코트를 입는 나에게 정 전 의원이 급히 다가와 껴안고 얼굴을 들이밀었다”고 떠올렸다. A씨는 “정 전 의원의 보도자료 속에서 나는 유령, 세상에 없는 사람”이라면서 “거짓말쟁이 유령이 6~7년 전부터 치밀하게 날조해 정 전 의원을 매장시키려 오늘을 기획했다는 이야기”라며 글을 이어갔다.그는 “(정 전 의원이) 나라는 존재를 아예 모르는 건지, 내가 익명으로 증언을 해서 그런 건지 묻고 싶다”면서 “혹시라도 내가 마음을 바꿔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고 증언하면 그때는 적어도 내 존재는 인정할까”라고 물었다. A씨는 7년 전 정 전 의원을 정치인으로서 지지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민주사회에서 정치인을 지지하면 성적으로 다가간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현실이 서글프다”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치인을 지지하는 행동이 다른 의므로 해석된다면 이 사회에서 여성이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활동을 얼마나 될까”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A씨는 “정 전 의원은 미투(나도 당했다)라는 말을 입에도 담지 않길 바란다”면서 “차라리 나를 고소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A씨가 프레시안에 올린 입장문 저는 정봉주 전 의원 성추행 의혹 기사에 등장한 피해자 A입니다. 오늘 정봉주 전 의원이 낸 보도자료를 읽었습니다. ‘사실이 아니다. 성추행한 사실이 전혀 없다’ 이 부분을 읽을 때 제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아직도 이 절망스럽고 두려운 지금의 감정이 무엇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정 전 의원이 부정한 건 사실관계의 부정이겠지만, 그건 저의 존재와 인격을 부정한 것이기도 합니다. 정 전 의원의 그 한마디 때문에 잊지 못할 그날의 상처도 이제 저 혼자 감당해야 할 몫이구나 하는 절망스러움,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 건가 하는 두려움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정 전 의원의 보도자료에는 ‘기억’이라는 말이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그날 행적을 일목요연하게 재구성한 뒤에, ‘내 알리바이가 증명하니까 난 그런 일을 하지 않았어’라는 논리를 얹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사람의 성폭력 기준에서는 강제로 여성을 껴안고 키스를 하는 행위 정도는 기억에도 남지 않는 사소한 일이라는 말인가 하는 생각에 이르니 숨이 막히고 소름이 돋습니다. 왜 늘 ‘기억’은 피해자의 몫이어야 하는 것인지요. 혹시라도 사과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던 제가 바보였습니다. 살 떨리는 심정을 억누르면서, 오늘 정 전 의원의 입장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저는 정 전 의원이 23일 무슨 일정이 있었는지 알 수도 없고 관심도 없습니다. 그 사람을 만난 날이 23일인지 24일인지가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크리스마스에 가까웠던 날이라는 기억과 오래전이라 대부분 사라져버렸지만 아직 남아있는 작은 기록의 단서들이 23일을 가리키고 있을 뿐입니다. ‘그날’, 저는 여의도에서 정 전 의원을 만나고, 원래 약속이 돼 있던 모임을 위해 초등학교 동창이 살고 있는 일산으로 갔습니다. 위로를 받고 싶었고, 제가 당한 사건을 친구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친구에게 정 전 의원이 새벽에 저에게 만나자며 보냈던 문자와 통화기록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일로 충격을 받았던 당시 그 친구도 그 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는 당시 장소에 대해서도 대강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안내 받은 방은 창문이 없고 하얀 커버가 덮인 테이블이 있고, 6~8인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룸이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 레스토랑 룸 안에는 옷걸이가 따로 있었는데 정 전 의원은 황급히 나가려고 옷걸이 쪽으로 다가가 코트를 입는 저에게 급하게 다가와 껴안고 얼굴을 들이밀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또렷하게 기억하는 그날 악몽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정 전 의원이 낸 보도자료 속에서 저의 ‘존재’는 유령입니다. 세상에 없는 사람입니다. 거짓말쟁이 유령이 6~7년 전부터 치밀하게 날조해 정 전 의원을 매장시키려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면서 오늘을 기획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저는 명함을 받던 날부터 나꼼수 멤버들과 어울렸던 뒷풀이 자리, 정 전 의원과의 개인적 만남 등을 프레시안에 증언했습니다. 그런데 저라는 존재를 아예 모르는 건지, 아니면 제가 익명으로 증언을 해서 그렇다는 건지 정 전 의원에게 묻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제가 마음을 바꿔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고 증언하면 그때는 적어도 제 존재는 인정할까요? 7년 전 저에게 정 전 의원은 사회의 부조리를 바로잡고자 열심히 뛰는 훌륭한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와 친구들은 한 때 정 전 의원을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지지자였던 저에게 상처를 줬습니다. 민주사회에서 정치인을 지지하면 성적으로 다가간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현실이 서글픕니다. 시민으로서 정치인을 지지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그 행동이 다른 의미로 해석된다면, 여성이 이 사회에서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활동은 얼마나 될까요? 마지막으로 정 전 의원이 이제 제발, 정말로 제발, ‘미투’라는 말을 입에도 담지 않기를 바랍니다. 많이 모자라고 부족한 제가 감히 미투 물결에 동참하기로 결심한 이유는 정 전 의원 같은 사람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차라리 저를 고소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처음 법적 대응하겠다고 말했던 그대로요. 이상입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ELS, 다시 봄날… ‘年 5% 수익’ 꽃 피워라

    ELS, 다시 봄날… ‘年 5% 수익’ 꽃 피워라

    한때 ‘국민 재테크’로 불리던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2016년 홍콩발 쇼크 이후 주춤했지만 지난해 증시가 활황을 타면서 증권사들이 앞다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지난 두 달간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면서,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다. 원금 손실 위험이 있지만 잘 굴리면 연 5% 이상 수익을 볼 수 있어 매력적인 투자처다.ELS에 투자할 때 위험을 줄이려면 변동성이 낮은 주식이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여러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원금 손실(Knock-In·녹인) 기준이 높거나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지 않은지도 따져야 한다. 지난해 ELS 연간 발행 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올해도 ELS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원화 ELS 발행액은 5조 626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월(6조 2721억원)에 비해 소폭 낮은 수치지만, 1월 발행액까지 더하면 높다. 지난 1월에는 6조 150억원으로 지난해 1월(3조 5954억원)의 1.7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달 이미 발행액이 1조 1208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ELS는 순발행 잔액이 증가세를 타고 있다. 두 달간 매달 발행된 금액이 상환 규모보다 1조원가량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ELS 발행 규모가 5조 3000억원대로 적지 않았지만, 상환이 6조 3000억원이었다. 매월 상환이 1조원가량 더 높았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 호황과 지난달 조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식 투자만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어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미 ELS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ELS 재투자가 부담스러웠다. 지수가 오르면서 연달아 조기상환 기회가 주어졌고, 과열된 지수가 계속 오를 수 있을지는 불안했던 셈이다. 한 달 새 글로벌 지수가 10%가량 떨어지자, 글로벌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이 붐을 탔다. 홍콩H지수(HSCEI)를 비롯해 일본 닛케이225 지수, 미국 S&P500과 유로스톡스50지수를 2~3개씩 묶은 상품이 줄줄이 나온 것이다. 비슷한 이유에서 증권사들이 유가 선물이나 금 선물 등 파생상품을 묶은 기타파생결합증권(DLS)을 내놓고 있다. 원유와 금 선물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자 위험을 헤지하고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게다가 홍콩H지수(HSCEI)가 폭락하며 ELS가 반 토막 났던 ‘악몽’에서 벗어난 것도 영향을 줬다. 최근에는 H지수 대신 홍콩항셍지수(HS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늘어나던 추세였다. 금융당국이 H지수 ELS 발행은 상환 금액 범위 안에서만 새로 발행하도록 자율규제안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자율규제가 일몰되면서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H지수 관련 ELS가 늘어나고 있다. 변동성이 낮은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 발행도 많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홍콩H지수보다 안정적이고, 거래 유동성이 풍부한 것은 장점으로 꼽힌다.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량종목을 대상으로 발표하는 HSI지수도 H지수보다 안정성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안정성이 높아 보이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라도 원금 손실 위험은 있다. 유로스톡스50지수의 변동성 추이는 S&P500이나 코스피200보다 크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HSI지수와 H지수 모두 유사한 변동성과 가격 흐름을 보인다”며 “분산 효과를 노리려면 두 지수를 동시에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기초자산의 수가 많으면 제시수익률이 높지만 위험도 높다. 기초지수가 3개인 ELS 발행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4개를 활용하는 ELS도 10.3%를 차지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대부분의 ELS는 관찰하는 기초지수 여러 개 중에서 수익률이 제일 낮은 지수를 대상으로 구조가 결정된다”며 “관찰하는 기초지수의 개수가 많을수록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위험한 구조”라고 짚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甲男 세상, 乙女의 반격] 그는 울타리 속 甲… 그녀들이 울고 있다

    권력 뒤에 숨은 추악한 성폭력이 세상을 흔들고 있다.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 이후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사회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갑남’(甲男)들이 자행한 권력형 성폭력에 대해 숨죽여 살아온 각계의 ‘을녀’(乙女)들이 권력의 사슬을 끊기 위해 나섰다. 서 검사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김지은 정무비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연극단원들은 이윤택 연출가에게 당한 피해를 폭로하고 나섰다. 하지만 하소연조차 못하는 평범한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 또 용기를 내 폭로하더라도 앞으로 수사, 재판을 받으면서 무혐의, 무죄 위험과 싸워야 하고, 사회의 편견에 또 맞서야만 한다. 서울신문은 ‘타임스 업’(time’s up·그런 시대는 끝났다)을 위해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폭력 해결이 왜 어려운지, 어떻게 풀어 가야 하는지를 4회에 걸쳐 싣는다. “유부남, 유부녀끼리 연애나 하자.” 농담인 줄 알았다. 대기업 협력업체에 다니는 최모(34·여)씨는 1년 넘게 같은 팀에서 일한 A팀장의 이 같은 말에 ‘친한 사이니까 농담한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초여름 회식을 마치고 가던 중 으슥한 골목길에서 A팀장은 성관계를 요구했다. 최씨는 너무 놀라 제대로 거절하지 못하고 얼버무렸다. 이후 끔찍한 날이 시작됐다. 남편에게도, 동료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 회식 때마다 A팀장의 성추행은 반복됐다. 우유부단한 성격의 최씨였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되자 용기를 내서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 그러지 말라”고 말했다. 최씨는 A팀장을 폭로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다른 회사로 옮긴다고 해도 소문이 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씨는 모두에게 친절한 자신의 성격이 문제가 아닌가 자책했다. “회사 다니지 말고 조용히 살아.” 사회 초년생인 회사원 김모(29·여)씨는 지금도 성폭행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직원들 몰래 회사 선배인 B(43)씨와 연애를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B씨의 여자 관계가 복잡하다는 사실을 알고 헤어지자고 했다. 그러자 B씨는 적반하장식으로 김씨에게 회사를 그만두라고 요구했고, 그러지 않으면 회사에 성관계 사진을 보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는 B씨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경찰에 그를 고소했다. B씨는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회사에 그간 사정이 알려지면서 김씨는 스스로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성폭행 재판중이던 부부 극단적 선택…아내 이어 남편도 숨져

    성폭행 피해 여부를 놓고 용의자와 법적 다툼을 벌이던 30대 부부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해 모두 숨졌다. 4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0시 28분쯤 전북 무주군의 한 캠핑장 캐러밴(캠핑카) 안에서 A(34)씨와 남편 B(38)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A씨는 이미 숨진 뒤였고 중태에 빠져 치료를 받던 B씨도 하루 뒤인 이날 오전 8시쯤 숨을 거뒀다. 캐러밴에서는 불에 탄 번개탄과 빈 소주병, 유서 등이 발견됐다. 유서는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C(38)씨를 원망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유서에서 가족에게 “미안하다.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를 이해해 달라”고 쓴 뒤 “친구의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비열함과 추악함, ‘무언의 살인자’ ‘가정 파탄자’인 당신(C씨)의 간사한 세 치 혀 때문에 지난 1년간 우리 두 사람은 악몽에 시달렸고, 사는 것이 지옥 불구덩이였다”고 적었다. B씨는 “죽어서라도 끝까지 복수하겠다”고 썼다. 경찰에 따르면 충남 논산 지역 폭력조직 조직원이자 B씨의 친구인 C씨는 B씨가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난 지난해 4월 14일 밤 A씨에게 자녀를 해치겠다고 협박하며 불러낸 뒤 계룡시의 한 모텔로 함께 들어가 1차례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C씨는 법정에서 “합의 아래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부는 지난해 11월 “A씨가 불륜 사실이 발각돼 남편의 추궁과 신변 위협을 우려해 남편에게 허위로 성폭행 사실을 말했을 여지가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강간의 직접적 증거는 A씨의 진술밖에 없다”며 A씨가 가정 문제로 B씨와 갈등을 빚은 뒤 C씨가 수차례 위로해 준 점, 폐쇄회로(CC)TV에 A씨가 피해자로 보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모텔에 드나드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반항한 흔적이 없는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C씨가 사채업을 하면서 후배 조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만을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C씨는 현재 복역 중이다. A씨 부부는 판결에 불복해 대전고법에 항소했다. 유족들은 “1심 판결 후 부부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죽어서도 복수” 성폭행 피해 아내 이어 남편도 끝내 ···

    “죽어서도 복수” 성폭행 피해 아내 이어 남편도 끝내 ···

    성폭행 피해로 법정 싸움을 이어온 아내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남편 A(38)씨가 부인에 이어 끝내 숨졌다. 전날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 하루만이다.4일 유족들과 경찰에 따르면 대전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씨가 이날 오전 숨졌다. 앞서 A씨는 3일 오전 0시 28분쯤 전북 무주의 한 캠핑장 카라반에서 아내(34)씨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아내는 병원에 옮겼지만 숨졌다. 그리고 중태에 빠졌던 A씨마저 이날 숨진 것이다. 당시 부부 옆에는 타다 남은 번개탄, 빈 소주병과 유서가 발견됐다. 이들이 남긴 유서에는 “마음속에 있는 말을 가는 길에라도 속시원하게 하고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친구 아내를 탐하려고 모사를 꾸민 당신의 비열하고 추악함, ‘무언의 살인자’ ‘가정 파탄자’ 당신의 간사한 세치 혀 때문에 지난 1년간 우리 두사람은 악몽에 시달려야해 했고 사람들 앞에서 웃고 있어도 사는 것이 지옥 불구덩이 였다”고 적혀 있었다. 특히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남편의 친구 B씨에 대해 “죽어서도 끝까지 복수하겠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A씨가 해외출장을 떠난 틈을 타 자녀를 해치겠다고 협박해 A씨의 아내를 성폭행하는가 하면 지인들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하지만 법원은 B씨의 폭행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폭행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자신의 불륜사실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남편에게 허위로 성폭행 당했다고 말했을 여지가 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 부부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을 진행 중이었다. B씨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유족들은 A씨 부부가 무죄판결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수차례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 파악에 들어갔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12년 전 딸이 총기인질극, 2주 전에는 막내아들 총기난사 ‘구사일생’

    12년 전 딸이 총기인질극, 2주 전에는 막내아들 총기난사 ‘구사일생’

    이런 사례를 불행 중 다행이란 말로 위안을 삼아야 할까? 참 난감해진다.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살고 있는 셀리아 랜돌프는 정말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2주 전 겪었다. 2남2녀를 둔 변호사인 그녀는 12년 전 둘째 딸 첼시가 콜로라도주 베일리의 플라테 캐니언 고교 총기 납치극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뒤 이듬해 그곳을 떠나 플로리다로 옮겨왔다. 첼시는 남편 제이슨 파즈의 영향 때문인지 대학을 졸업한 뒤 정보통신(IT)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그렇게 끔찍한 기억에서 멀어졌다고 느끼던 지난달 밸런타인데이에 이번에는 막내 아들 크리스티안이 다니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고교에서 총기 난사 참극이 벌어졌다. 다행히 크리스티안도 목숨을 구했다. 영국 BBC는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셀리아 가족 얘기를 전했다. 번개는 같은 곳을 때리지 않는데 이들 가족은 12년 만에 또다시 끔찍한 악몽을 겪었다. 셀리아는 “우리 얘기가 영원히 충격적인 일로 남겨졌으면 하고 바라지만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닐 것 같아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주 화가 나고 무척 슬프다. 미국은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데 실패했다. 2006년 우리 딸에게 일어났던 일 때문에 나와 남편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덧붙였다.12년이 흘렀지만 미국은 총기 규제에 관한 한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 동안 학교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만 57건이 발생했다. 그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셀리아도 다른 자녀에게 똑같은 참극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녀는 “이미 비슷한 일을 겪은 아이가 남동생을 달래고 있으니 참 슬프다”고 털어놓았다. 지난달 28일 크리스티안은 총기를 휘두르는 괴한을 피해 몸을 숨겼던 교실에 돌아갔다. 하지만 그 다음날 자꾸 사건 장면이 떠오른다며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현장 행정] 재난 실감 100%… 안전 근육 키우는 송파

    [현장 행정] 재난 실감 100%… 안전 근육 키우는 송파

    “맨 앞줄에 앉으신 분들은 등을 구부린 뒤 다리를 벌리고 양손으로 발목을 잡으세요. 다른 분들은 팔을 엑스자로 뻗어 앞 의자에 기대고 그 위로 엎드립니다.”지난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마천동 송파안전체험교육관 4층 항공안전관. 김유민 교육관의 말에 따라 노란색 항공용 구명조끼를 착용한 박춘희 송파구청장과 지역 자율방재단원 10여명은 일사불란하게 자세를 취했다. 항공 사고가 일어났을 때 대처 방법을 체험하는 훈련이다. 김 교육관은 “승객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세”라면서 “기내 탈출 전 구명조끼를 부풀리면 부피 때문에 오히려 탈출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의 전신은 19년 전 경기 화성에서 일어난 씨랜드 참사를 계기로 서울시가 건립한 어린이안전체험관이다. 당시 청소년수련원 컨테이너 가건물에서 불이 나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등 23명이 숨졌다. 참사로 두 자녀를 잃은 고석씨 등 유족이 보상비를 모아 2000년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에서 이 체험관을 줄곧 위탁 운영해 왔다. 당시만 해도 1층짜리 실내교육관이었으나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4층까지 증축됐다. 층별로 가정·재난안전관(1층), 교통안전관(2층), 선박·철도 안전관(3층), 항공 안전관(4층)으로 꾸며졌다. 5516.35㎡(약 1668.7평), 지상 4층 규모다. 현재 시범 운영을 거쳐 이르면 3월 30일쯤 공식 개관할 예정이다. 가상현실(VR) 체험관도 처음 문을 연다. 고석 한국어린이안전재단 대표이사는 “화마에 아이들이 희생됐을 당시 안전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은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됐다”고 말했다. 재단 측에 따르면 전체 교육관 이용자 가운데 송파 주민의 비율은 43%에 그친다.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인터넷 홈페이지, 전화 예약을 하면 무료로 안전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시내 다른 자치구는 물론 송파구와 인접한 경기도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김 교육관은 “실제 사고 위험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각종 시뮬레이터가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도 9.0의 강진부터 스쿨버스 급정지, 선박 충돌 등 각종 재난 상황을 추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구비돼 있다. 이날 여섯 살짜리 손자와 함께 안전체험에 참여한 유옥순(57·여)씨는 “막상 상황이 닥치지 않으면 아이들이 사고 위험성을 실감하기가 어려운데 참교육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실감 나는 재난 사고 체험을 통해 주민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강릉 얼음에 몸 맞춘 김태윤… 소치ㆍ삿포로 악몽 떨쳤다

    강릉 얼음에 몸 맞춘 김태윤… 소치ㆍ삿포로 악몽 떨쳤다

    “소치선 30위 부진ㆍ삿포로행은 무산…몸무게 감량ㆍ스케이트 날까지 바꿔”“저도 어떻게 땄는지 모르겠네요.”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를 뛴 김태윤(25·서울시청)은 처음엔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듯했다. 그야말로 ‘깜짝 메달’이었다. 입상권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유망주란 말을 듣긴 했지만 인상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올 시즌 네 차례의 월드컵 1000m에서 10위-17위-14위-14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세상은 주목하지 않았지만 마침내 동료 국가대표 김민석(1500m 동메달), 차민규(500m 은메달)에 밀리지 않음을 알렸다. 그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메달을 따서 무척 기쁘다. 올림픽 첫 출전인 2014년 소치대회 땐 어린 나이에 욕심을 부렸는데 이번엔 긴장하지 않고 즐기니까 좋은 결과를 얻었다. 관중석에서 응원으로 힘을 보탠 덕분에 몸을 안 풀어도 가벼운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김태윤은 23일 강원 강릉빙상장에서 열린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서 18개 조 가운데 15번째로 출발했다. 첫 200m 구간을 제법 빠른 16초39로 돌파하자 관중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힘을 낸 그는 600m 구간을 당시 선두에 0.60 앞선 41초36으로 매섭게 달렸다. 결국 1분8초22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중간 순위 1위에 오르자 레이스에 만족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석규(42)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조까지 레이스를 마쳐 동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글썽였다. 코칭스태프의 축하를 받다가 태극기를 한 손에 쥐어 들고 링크를 돌았다. 이로써 우리 선수단은 빙속에서만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합작하며 순항 중이다. 금 1개(여자 500m), 은 1개(남자 팀추월)를 기록했던 4년 전 소치올림픽에 비해 크게 늘었다. 김태윤이 영광을 맛보기까진 길고도 힘든 시간을 이겨야 했다. 소치대회 1000m에선 의욕만 앞서 30위(1분10초81)로 한참 처졌다. 2016년 2월 세계스프린트대회에선 종합 5위를 달리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지만 그해 12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넘어져 티켓을 놓치는 아픔을 겪었다. 김태윤은 주저앉지 않고 곧장 평창올림픽 준비에 나섰다. 경기장 얼음이 무른 편이라 판단하고 적응하기 위해 저녁 식사량을 줄이며 80㎏였던 몸무게를 3~4㎏ 줄였다. 파워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무른 빙질에 불리할 수 있어서다. 스케이트 날 강도도 높였다. 그는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올림픽을 준비하며) 어떻게 타면 속도를 올릴 수 있는지, 어떻게 몸을 관리해야 하는지 많이 배웠어요.”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강릉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현직 천주교 신부, 여성 신도 성추행…‘울지마 톤즈’ 한모 신부

    현직 천주교 신부, 여성 신도 성추행…‘울지마 톤즈’ 한모 신부

    현직 천주교 신부가 여성신도를 성추행하고 성폭행까지 시도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KBS는 7년 전인 2011년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함께 선교 봉사활동을 하던 신도를 성추행하고 성폭행까지 시도했다고 23일 보도했다.●‘울지마 톤즈’ 아프리카 남수단에서의 악몽 천주교 신자인 김민경씨가 선교 봉사를 떠난 곳은 아프리카 남수단. ‘울지마 톤즈’로 유명한 고 이태석 신부가 활동했던 곳이다. 김민경씨가 현지에 도착했을 당시 3명의 신부가 있었고, 뒤에 1명이 더 와서 김민경씨를 포함해 5명이 있는 신앙공동체였다. 김민경씨에게 성폭력을 가한 신부는 현지에 가장 오래 있었고 가장 나이가 많은 신부였다. 김민경씨는 “식당에서 나오려고 하니까 문을 잠그고 못 나가게 하고 강간을 시도했다”면서 “다음날 새벽 5시에야 나올 수 있었다. 온 몸이 욱신거렸고 다음날까지도 몸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당시 김민경씨가 쓴 일기에도 그날 밤의 상황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2011년 11월 18일 난 힘으로 그 분을 당할 수가 없다. 새벽 5시가 다 되어서야 풀려나 방으로 돌아왔다. 눈과 손목에 멍이 들었다. 주님 저를 구하소서.” ●“어떤 도움도, 숨을 곳도 없었다” 문제는 아무런 도움도, 숨을 곳도 없었다는 점이다. 다른 후배 신부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가해 신부보다 나중에 온 후배 신부들은 모든 것을 묻고, 인수인계 받고,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김민경씨는 “후배 신부들이 피해 사실을 듣고 ‘선배, 이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기를 바랐다면 제가 너무한 걸까요?”라고 반문했다. 가해 신부는 2008년부터 4년간 남수단에서 선교 활동을 펼치며 주목을 받았다. ‘울지마 톤즈’에도 이태석 신부와 함께 등장했다. 그러나 취재진이나 방문객이 모두 떠나고 사제들과 봉사자인 김민경씨만 남게 되면 또 다시 그 신부는 이성을 잃었다고 김민경씨는 전했다. 하루는 가해 신부가 김민경씨 방 창문에서 김민경씨를 불렀다. 김민경씨가 못 본 척하자 클립 같은 걸로 문을 따서 방에 들어왔다는 것. 김민경씨가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쳤지만, 그는 김민경씨를 못 움직이게 잡고 자기 얘기를 들어달라고 청했다. 그는 “내가 내 몸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네가 좀 이해를 해 달라”고 말했다고 김민경씨는 전했다. 김민경씨가 먼저 방에서 나오면서 상황은 끝났지만 그 일 이후로 김민경씨는 ‘이제 문을 잠그는 것조차 나한테는 의미가 없는 행동이고, 이 방조차 나에게는 안전한 곳이 아니구나’라고 깨달았다. 김민경씨는 현지 선교의 의미가 정말 중요했기 때문에 주변에 도움을 알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큰소리가 나면 제일 먼저 달려올 사람은 현지인이었고, 현지인이 와서 그 상황을 목격하면 선교 활동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곳은 수많은 신자들의 기도와 돈과 희생과 함게 다른 사제 봉사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나 하나 입 다물면 평화로운데, 나 때문에 되게 힘들게 될 것이다’라는 분위기였다고 김민경씨는 털어놨다. 또 당시에는 말하기가 너무 무섭고, 다리가 너무 후들거리고, 혹시라도 자신이 비난을 받을까봐 무서웠다고도 말했다. 결국 김민경씨는 계획했던 1년 봉사를 마치지 못 하고 11개월 만에 귀국했다. ●‘미투 운동’ 보고 잠 못 이루다 결심 그 일은 잊으려 해도 잊혀지지 않았고 김민경씨를 힘들게 따라다녔다. 그러다 ‘미투 운동’을 본 김민경씨는 한 1~2주간 잠을 못 잤다고 했다. 결국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스스로 상담소를 찾았다. 김민경씨는 남편 덕분에, 딸을 위해서 제보를 했다고 밝혔다. 언론에 제보했다고 알렸을 때조차도 교회 관계자들은 ‘한국 교회 전체가 큰 타격을 입는다, 후원이 끊길 것이다, 선교를 철수해야 할 것이다’ 등등의 걱정을 했다고 김민경씨는 전했다. 그러나 신자들의 신앙심을 이용해서 묻힌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수원교구, 정직 처분…가해 신부, 정의사제단 탈퇴가해 신부는 한모 신부. 한 신부는 2008년부터 4년간의 선교 기간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리고 미사를 집전하는 주임 신부가 됐다. 그는 수원교구 소속으로 23일 아침까지도 수원 광교의 한 성당에서 각종 미사를 집전하고 세례를 내렸다고 KBS는 보도했다. 수원교구는 한 신부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하고 모든 직무를 정지했다. 그는 현재 정직 상태다. 또 정의구현사제단에서 맡고 있던 직책도 그만두고 사제단을 탈퇴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딪히고 넘어지고 .. 악몽 속에 쇼트트랙 일정 마감

    부딪히고 넘어지고 .. 악몽 속에 쇼트트랙 일정 마감

    기대를 모았던 ‘골든데이’가 충격의 ‘노(No) 골드 데이’로 끝이 났다. 2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남자 500m·5000m 계주 등 세 경기에서 기대했던 금메달은 딘 한 개도 나오지 않았다. 남자 500m에서 황대헌(부흥고)이 은메달을, 임효준(한국체대)이 동메달을 나란히 거머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부딪히고 넘어지고, 운이 따라주지 않은 레이스였다. 앞서 여자 1000m와 남자 500m 예선에서는 김아랑(한국체대), 심석희(한국체대), 최민정(성남시청)과 서이라(화성시청), 임효준, 황대헌이 모두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하며 메달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남자 5000m 계주도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결승에 진출해 12년 만의 정상 탈환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이날 ‘쌍두마차’ 심석희와 최민정이 나란히 진출한 여자 1000m 결승에서는 믿었던 두 선수가 충돌해 넘어지며 금·은·동메달을 모두 다른 나라 선수에게 내주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 레이스 후반 심석희와 최민정이 스퍼트하는 과정에서 두 선수가 함께 부딪쳐 넘어졌고 최민정은 최하위, 심석희는 실격으로 마지막 레이스를 마쳤다. 세계 정상급 실력의 두 선수가 나란히 진출해 최소한 하나 이상의 메달은 당연시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진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안타까운 상황이 재연됐다.김도겸(스포츠토토)-곽윤기(고양시청)-임효준-서이라 순으로 뛴 남자 대표팀은 출발 직후 선두에 섰다가 이후 중국에 선두를 내주고 2위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선두와 간격을 벌리지 않은 채 안정적으로 역주하며 호시탐탐 추격을 노리던 중 임효준이 넘어지고 말았다. 곧바로 터치가 이뤄져 바로 쫓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터치를 기다리던 다음 주자 서이라는 이미 앞서 달리던 중이었다. 뒤늦게 터치를 하고 쫓아가긴 했으나 이미 한 바퀴 가까이 벌어진 간격을 좁히긴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골든데이’로 기대를 모았던 이날 경기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추가하지 못한 채 아쉽게 대회를 마감해야 했다. 가장 먼저 열린 남자 500m 레이스에서 황대헌이 첫 메달을, 임효준이 1500m 금메달에 이은 두 번째 메달을 거머쥐며 위안을 줬지만 시상대에 선 두 선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부여도 저럴 수 있을까’ 버추-모이어 완벽한 호흡에 “와우!”

    ‘부부여도 저럴 수 있을까’ 버추-모이어 완벽한 호흡에 “와우!”

    진짜 부부여도 저렇게 호흡을 맞추기 힘들겠다 싶은 테사 버추(29)-스콧 모이어(31·캐나다) 조가 두 번째 올림픽 개인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1997년 처음 아이스링크에서 만난 뒤 21년 동안 호흡을 맞춘 둘의 연기는 그야말로 천의무봉이었다. 이른바 ‘비즈니스 관계’인데도 연인 아니냐는 오해를 곧잘 받는다는 버추-모이어 조는 29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이어진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앞선 가브리엘라 파파다키스-기욤 시즈롱(프랑스)이 프리댄스 123.35점으로 세계기록을 경신하자 두 번째 개인전 금메달이 물 건너갈까봐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4년 전 소치 팀이벤트와 개인전 모두 은메달에 그친 악몽이 재연될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다. 그러나 버추-모이어 조는 122.40점을 얻어 전날 쇼트프로그램 83.67점으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데 힘입어 합계 206.07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이날도 얼음 위의 연인처럼 달콤하고 열정 넘치는 몸짓으로 경기장을 열광시켰다.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만큼 빠르고 탄력 있게 모이어의 품에 안기거나 몸을 휘감는 버추와, 파트너의 큰 움직임을 흔들림 없이 버텨내는 모이어의 동작 하나하나에 관객들은 마치 캐나다의 홈그라운드인 것처럼 환호를 쏟아냈다. 연기를 마친 둘은 또 하나의 ‘전설’을 완성했음을 직감한 듯 환히 웃으며 서로 껴안았다. 애정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응시한 둘은 버추를 껴안아 번쩍 들어 올렸던 모이어가 ‘볼 키스’를 하면서 마무리됐다. 피겨 팀이벤트(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라 2010년 밴쿠버올림픽 개인전 금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단체전·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역대 피겨 선수 최초로 다섯 메달을 수집했다. 선수생명이 짧은 피겨스케이팅에서 평창올림픽 이전까지는 일리스 그라프스트룀(스웨덴), 예브게니 플류셴코(러시아) 등 두 명의 남자 스케이터가 통산 4개의 메달을 획득한 것이 종전 기록이었다. 아울러 그라프스트룀, 쇼냐 헤니(노르웨이), 이리나 로드니나(러시아) 등과 나란히 역대 올림픽 피겨 최다 금메달(3개) 수상자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시상대 위에 오른 세 조 모두 지난해 세계피겨선수권의 판박이였다. 전날 파파다키스의 의상이 흘러내리는 곤경을 겪은 파파다키스-시즈롱은 쇼트 4위를 밀려난 것을 이날 프리에서 극복해 합계 205.28점으로 은메달을, 마이아-알렉스 시부타니(미국) 남매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플로리다 총격 시 스스로를 방패삼아 20여 명 구한 소년

    플로리다 총격 시 스스로를 방패삼아 20여 명 구한 소년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현지시간으로 14일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17명이 사망한 가운데, 자신의 몸을 방패삼아 20명 이상의 친구들을 구한 15세 소년의 모습이 공개됐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현지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교에 다니는 안토니 보르헤스(15)는 사건 발생 당시 범인인 니콜라스 크루즈(19)가 총을 난사하자 친구들과 함께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시도했다. 당시 보르헤스는 이미 다리와 발에 총을 맞은 상태였고, 범인은 보르헤스와 친구들을 뒤따르며 마구잡이로 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이때 보르헤스는 빗발치는 총알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서며 친구들이 몸을 숨길 수 있게 시간을 벌었고, 그 사이 자신은 5발의 총에 맞아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다행히 15살의 용감한 소년은 현장에서 구조돼 목숨을 건졌고, 이후 보르헤스 덕분에 악몽과도 같은 현장에서 살아남은 다른 생존 학생들은 그를 영웅이라고 칭하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보르헤스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들이 내게 전화를 걸어 ‘아빠, 누군가가 등 뒤에서 나를 쐈다’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보르헤스와 함께 피신했던 한 학생은 “범인이 총을 쏘아댈 때 우리는 비어있는 방으로 몸을 숨겼다. 보르헤스는 총알을 막아서면서 우리가 피신한 방의 문을 잠그기 위해 애썼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애썼다. 진정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보르헤스는 곧장 응급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지만 여러 번의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부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지시간으로 19일 경찰들은 이 소년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 용감한 행동을 격려하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네티즌들은 보르헤스를 돕기 위한 기금모금운동을 시작했으며, 3일 만에 전국 각지에서 약 7만 5000달러(한화 약 8020만원)이 모였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해 11월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인근 교회에서 25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인명피해가 나온 참극이다. 범인인 니콜라스 크루즈는 교칙위반으로 학교를 퇴학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 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번엔 ‘금빛 포토피니시’… 푸르카드, 평창 2관왕

    소치 땐 3㎝ 차로 銀… 악몽 날려 4년 전 소치에서 포토피니시로 금메달을 내줬던 마르탱 푸르카드(30·프랑스)가 평창에서는 포토피니시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푸르카드는 지난 18일 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남자 15㎞ 매스스타트 결승선을 들어온 뒤 폴 하나를 눈덩이에 처박아 버렸다. 3㎞ 코스를 다섯 바퀴 돌면서 네 차례 사격을 실시하고 35분47초3에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나란히 들어온 시몬 솀프(독일)의 스키 날이 약간 앞섰다고 판단했다. 2010년 밴쿠버와 4년 전 소치에 이어 세 번째 은메달에 그친 줄 알고 분풀이를 했다. 특히 4년 전 포토피니시 끝에 에밀 헤글 스벤센(노르웨이)에게 3㎝ 뒤졌다는 판정이 내려져 은메달에 머문 악몽이 재연됐다는 생각에 더욱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4년 만에 재연된 포토피니시 결과 이번에는 그가 20㎝ 앞선 것으로 판정돼 세 번째 도전 만에 이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 소치에서 그를 간발의 차로 제쳤던 스벤센은 이번에도 에릭 레세르(독일)에게 100분의4초 앞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렇게 긴 거리를 이동하고 사격까지 실시, 한 발 실수할 때마다 150m 트랙을 더 돌아야 하는 이 종목에서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는 명승부가 두 대회 연속 연출된 것이다. 소치 2관왕인 푸르카드는 남자 선수로는 처음 바이애슬론 추격 종목을 2연패하는 등 벌써 평창대회 2관왕에 올라 프랑스 선수로는 처음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넷이나 수집했다. 20㎞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요하네스 팅네스 보(노르웨이)가 두 번째 사격 전까지 3위를 달렸으나 다섯 발 사격 중 세 발을 놓쳐 150m를 세 바퀴나 도는 바람에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베네딕트 돌(독일)과 레세르, 솀프가 세 번째 사격 구역에 들어갔을 때 푸르카드는 이미 실수 없이 사격을 마친 뒤라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솀프가 따라붙어 푸르카드와 마지막 두 바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고 둘 다 마지막 한 발을 실수해 벌칙을 수행한 뒤 극적인 결승선 승부를 연출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연속 4바퀴 날았다… 神, 화이트

    2연속 4바퀴 날았다… 神, 화이트

    ‘더블콕 1440 ’ 최고난도 기술 성공 소치 악몽ㆍ부상 털고 ‘환상 연기 ’ “나를 다치게 한 기술로 금메달”14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하프파이프 3차 결선 11명 중 마지막 주자로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32·미국)가 섰다. 2차 결선에서 히라노 아유무(20·일본)에게 역전을 허용해 2위로 주저앉은 상황에 이제 한 번의 기회만 주어졌다. 순간 그는 4년 전 소치대회의 ‘노메달 악몽’과 훈련 중 부상으로 얼굴을 62바늘 꿰매는 중상을 이겨내고 한 달 전 월드컵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던 ‘행복한 추억’이 엇갈렸다. 깊은 심호흡으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힘차게 출발했다. 스피드를 끌어올린 그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점프에서 필살기인 ‘더블콕 1440’(4바퀴)을 화려하게 성공했다. 마치 ‘점프’와 ‘플라잉’이 같은 단어인 듯, 6m가량 높이로 솟구쳤다가 다시 지면에 내려가는 것을 반복했다. 이어 프런트 사이드 540(한 바퀴 반)으로 잠시 숨을 고른 뒤, 2연속 프런트 사이드 더블 1260(3바퀴 반)으로 연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의 승리를 자축했다.박영남 SBS 해설위원은 “1440을 두 번 연속 성공한 건 한 번도 올림픽 무대에서 나오지 않았던 기록이다. 본인도 공식 경기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높은 난도의 연기였다”고 칭찬했다. 화이트가 뛰기 전까지 가장 금메달에 가까웠던 히라노는 패배를 직감한 듯 고개를 숙였고 동료는 그를 위로했다. 전광판엔 올림픽 스노보드 역사에 남을 97.25점이라는 놀라운 점수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8년 만에 다시 거머쥔 세 번째 금메달이다. 그는 무릎을 꿇고 굵은 눈물을 흘렸다. 4년 전 ‘소치 악몽’이 아니라 한 달 전 역경을 이겨낸 역대 최고의 경기를 올림픽에서 재현했다는 안도와 기쁨 때문이었다. 메달리스트에게 ‘어사화 수호랑’ 인형을 전달하는 ‘베뉴(경기장) 세리머니’ 관계자도 화이트가 감정을 추스를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사실 10대가 대세인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30대는 할아버지뻘이다. 그럼에도 그가 스노보드를 놓을 수 없었던 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였다. 황제의 마지막 자존심이었다. 그는 “오늘 기술은 나를 다치게 했던 바로 그 기술이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았는데 이제 그 모든 것이 다 그럴 가치가 있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이어 “승리하려면 반드시 기술을 성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마치 소치대회의 ‘데자뷔’를 느끼게 했다”며 “나 자신에게 ‘할 수 있어. 여태 살아오는 내내 해 온 일이야. 모든 걱정은 내던져버리고 하자’고 몇 번이나 말했다”고 털어놨다. 소치대회에 이은 2연속 은메달리스트인 히라노는 “화이트는 압박받는 상황에서도 훌륭한 연기를 해냈다. 정말 대단하다. 오늘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마음 다잡은 최민정… SNS 테러당한 킴 부탱

    마음 다잡은 최민정… SNS 테러당한 킴 부탱

    “자고 일어나서 다 잊었어요.”14일 강원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진행된 쇼트트랙 대표팀 훈련에 나선 최민정(사진ㆍ20·성남시청)은 전날 악몽을 떨쳐낸 모습이었다. 그는 전날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역주하다 실격 처리됐다. 22㎝ 차이로 아리아나 폰타나(28·이탈리아)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넘었으나 비디오 판독 결과 ‘임페딩’(밀기반칙)이 선언됐다. 실격이라는 결과를 받아든 최민정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팀 훈련에 참가한 최민정의 표정은 밝았다. 동료 선수나 코칭스태프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았다. 마침 훈련 시간이 같았던 싱가포르 대표팀의 전이경(42) 감독과도 이야기하며 미소를 잃지 않았다. 최민정은 “전 감독이 ‘일단 수고했다. 앞으로 남은 종목 잘 해보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전날 경기를 치른 탓에 1시간가량 진행된 훈련의 강도는 높지 않았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500m에 특히 공을 들였다. 역대 한국 여자선수 중 500m 금메달을 딴 이가 없어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500m에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 스타트 능력 향상을 위해 2016년 여름 통째로 근력 운동에 쏟았다. 다리 근육을 키우기 위해 매일같이 ‘추가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더불어 출발선에 따라 몸의 기울기와 스케이트 날의 방향을 조절하며 최상의 스타트 자세를 찾으려고도 애썼다. 최민정은 훈련을 마친 뒤 “반칙을 의도하고 하는 선수는 없지만 판정 자체에 대해선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판정은 심판의 권한이니 이에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은 1000m, 1500m, 계주와 관련해서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민정의 실격으로 500m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건 킴 부탱(24·캐나다)은 한국팬들의 거친 공세를 받았다. 실격 소식에 네티즌들은 부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비난을 퍼부었다.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는 말부터 시작해 심지어 살해 협박에 가까운 댓글도 달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중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부탱의 SNS는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이날 캐나다 선수들의 훈련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릉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강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최민정 사상 첫 500m 銀 직전 “악~ 실격”

    최민정 사상 첫 500m 銀 직전 “악~ 실격”

    26년 묵은 한국여자쇼트트랙 500m의 한은 이번에도 풀리지 않았다. 사상 첫 금을 기대했던 최민정(20·성남시청)이 평창동계올림픽 결선에서 실격을 당해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최민정은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42초 56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은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에 이어 간발의 차로 2위로 들어왔다. 그러나 비디오 분석에 나선 심판진은 최민정의 실격을 선언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3위로 달리던 최민정은 2바퀴를 남기고 무서운 막판 스퍼트를 발휘했고, 2위를 제치고 가장 앞서 달리던 폰타나와 선수 싸움을 벌였지만 심판들은 코스 안쪽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손으로 상대를 밀쳤다고 봤다. 그동안 여자 500m는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한국 여자쇼트트랙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지난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지난 2014년까지 소치동계올림픽까지 7개 대회에 나섰지만 금맛을 보지 못했다. 1000m와 1500m, 3000m 계주 등 출전 4개 종목에서 모두 21개의 금메달을 따냈지만 유일하게 500m 금메달은 없었다. 지금까지 나온 메달은 동메달 2개가 전부다. 2002년 일본 나가노대회에서 전이경이 첫 동메달을 따내고, 12년 뒤 소치대회에서 지금은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가 두 번째 동메달을 신고했다. 그나마 이날 최민정이 2위로 골인해 사상 첫 은메달을 신고하는 듯 했으나 악몽같은 실격 판정에 메달의 꿈은 이번에도 사라졌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암묵적 ‘反유대주의’… 유럽 정치ㆍ사회ㆍ경제를 덮치다

    [글로벌 인사이트] 암묵적 ‘反유대주의’… 유럽 정치ㆍ사회ㆍ경제를 덮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근교 도시 사르셀에서 한 여덟 살 유대인 남자아이가 10대 청소년 두 명에게 구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청소년들은 종교시설로 향하던 소년이 ‘키파’를 쓴 모습을 보고 길에 쓰러뜨린 뒤 주먹으로 때린 뒤 달아났다. 키파는 유대교 남성들이 쓰는 모자다. 유대인들이 많이 거주해 ‘작은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사르셀에서 이런 폭행사건이 일어난 데 프랑스 유대인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건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나이나 외모, 종교 등을 이유로 시민을 공격하는 것은 국가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지만 46만여명에 달하는 프랑스 내 유대인들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도 사르셀에서 정체불명의 괴한이 유대계 사립학교 교복을 입고 귀가하던 15세 소녀의 얼굴을 칼로 찌르고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하루 전날엔 파리 남쪽 외곽 도시 크레테유의 한 유대인 식료품점이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전소됐다. 이 상점에서는 사건 발생 일주일 전 나치 독일의 표식인 하켄크로이츠(구부러진 십자가) 낙서가 발견돼 경찰은 유대인 혐오 세력이 고의로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반(反)유대주의 정서를 반영한 폭력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에서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 행위는 2016년 77건에서 지난해 97건으로 늘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가디언은 같은 기간 영국에서 유대인 대상 범죄가 108건에서 145건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의 악몽이 각인된 유럽 사회에서 유대인에 대한 증오는 금기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홀로코스트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옛 조상의 땅에 강력한 유대인 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논리(시오니즘)로 팔레스타인인들을 괴롭히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이슬람권 이민자를 중심으로 반유대주의도 확산됐다. 미국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0년 유럽 내 무슬림 인구는 1950만명으로 전체 유럽 인구의 3.8%였지만 2016년 2577만명(4.9%)으로 증가했다. 프랑스(8.8%), 스웨덴(8.1%), 영국(6.3%), 독일(6.1%) 등은 이슬람권 인구가 5%를 넘는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등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강화하자 분노한 이슬람권 이민자들이 반유대주의 범죄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대인 인구가 1만 5000여명에 불과한 스웨덴에서도 지난해 12월 9일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유대교 회당이 무슬림으로 추정되는 10대의 화염병 공격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럽인 마음속 내재된 反유대정서 되살아나” 하지만 미국의 유대인 전문지 ‘알게마이너’는 지난달 14일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가 온전히 유럽 내 이슬람 인구의 급증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유럽인들 마음속에 내재된 반유대 정서가 되살아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홀로코스트의 가해자로 어느 국가보다 유대인 학살에 대한 사죄와 반성에 앞장서 왔던 독일도 예외는 아니다. 독일 영문 매체 ‘더로컬’은 지난 1일 독일 내무부 자료를 인용해 2015년 독일 내 유대인을 대상으로 한 증오 범죄 1366건 가운데 78건만 이민자들의 소행이고 1246건은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연계돼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경찰은 지난해 발생한 반유대 증오범죄 1453건 중 1377건이 극우 소행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후 70년이 지나도 네오나치 등이 발호하는 등 반유대주의 정서가 독일인의 마음 깊은 곳에 남아 있음을 반영한다. 특히 지난해 9월 24일 총선에서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득표율 13%로 원내 제3당으로 진입했을 때 유대인들이 받은 충격은 극에 달했다. 수십년에 걸쳐 극우와 국가주의 배격, 나치 과거사 청산에 힘써 온 독일에서조차 극우 정당이 연방 의회에 입성하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내 우파 민족주의가 확산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학살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동유럽의 폴란드는 무슬림 인구가 0.1% 미만인 국가다. 극우 성향의 ‘법과 정의’당이 장악하고 있는 폴란드 하원은 지난달 26일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때 폴란드를 점령하면서 운영했던 수용소 시설 등을 부를 때 ‘폴란드의’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폴란드가 나치 범죄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할 경우 누구든지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이 법안의 핵심은 폴란드가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일 뿐 가해자가 아니라는 정서를 반영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동안 폴란드에서 학살당한 유대인 300만명 중 18만~20만명이 폴란드인에 의해 살해되거나 폴란드인의 밀고로 숨진 것으로 평가됐고, 2차 대전 이전부터 폴란드에는 반유대 정서가 뿌리 깊었다는 분석이 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이 법안에 서명했다. ●反이스라엘 정서ㆍ극우 민족주의 확산 막아야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도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는 벨디브 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해 논란이 됐다. 벨디브 사건은 1942년 7월 나치 독일에 협력한 프랑스 비시 정권이 유대인 1만 3000명을 억류했다 나치 수용소로 보낸 일을 말한다. 오스트리아에선 나치 부역자들이 설립한 자유당이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제3당에 올라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꾸렸다. 자유당의 우도 란트바우어 니더외스터라이히주 의원은 지난달 28일 주의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나치를 추종하는 학생동맹의 부의장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이 단체가 행사 때 쓰는 ‘나치 노래책’에 유대인 학살을 선동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고, 지난 1일 결국 사퇴했다. 미국의 유대인 전문 매체 ‘포워드’는 지난달 29일 이런 반유대 정서가 전통적인 ‘음모론’, 즉 유대인이 인류에 기생해 인류를 해치려 한다는 뿌리 깊은 유럽인의 정서가 되살아나는 징조라고 평가했다. 유대인들은 로마 시대 이후 유럽에 흩어져 살면서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 금지돼 주로 상업·금융업 등에 종사했다. 이로 인해 다른 민족을 깔보고 돈만 밝힌다는 편견과 함께 미움을 샀다. 미국에 본부를 둔 최대 규모의 유대인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이 2014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그리스인 69%, 폴란드인 45%, 프랑스인 37%, 독일인 27%가 반유대주의 정서를 어느 정도 공유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독일인의 52%와 폴란드인 62%, 프랑스인 44%가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홀로코스트 피해를 과도하게 부각시킨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스인의 82%, 폴란드인 55%와 프랑스인 48%는 ‘유대인들이 세계 금융 시장에서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ADL 여론 조사에서 프랑스인 42%와 독일인 31%가 ‘유대인들은 미국 정부에 대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인구의 2.5%에 불과한 650만 유대인들이 정치·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에 대한 반감이 반유대주의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자신의 변호사였던 친이스라엘 강경파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이스라엘 대사로 임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도 정통 유대교 신자인 재러드 쿠슈너와 결혼하며 유대교로 개종했다. 현재 분출되는 반이스라엘 정서와 극우 민족주의의 확산을 제어하지 못하면 반유대주의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퓨리서치센터는 유럽에서 지금과 같은 난민 유입 추세가 지속되면 2050년 무슬림 인구는 75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동유럽을 중심으로 극우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EU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EU가 추구하던 자유주의적 관용의 가치도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감이 반유대주의에 불을 지핀 측면이 있을지라도 유럽인들은 홀로코스트가 유럽 역사의 일부분임을 인정할 책임이 있으며 유대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교육과 소셜 미디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6살 아이에 주먹질한 보육교사… 친구들은 ‘얼음’

    6살 아이에 주먹질한 보육교사… 친구들은 ‘얼음’

    가해 교사 “훈육 차원서 때린 것”6살밖에 안 되는 아이들에게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른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지켜보는 아이들은 험악한 폭력에 따른 공포 분위기에 얼마나 기가 질렸는지 폭력이 자행되는 동안 군인들처럼 부동자세를 취할 정도였다. 인천서부경찰서는 7일 서구 가좌동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42·여)씨와 B(27·여)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어린이집 원장 C(46·여)씨도 교사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중순 어린이집에서 원생 D(당시 6세)군의 머리를 손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는 D군이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해 바닥에 쓰러졌다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재빨리 일어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D군과 한 여자 어린이를 자신의 양옆에 세워두고 혼내다가 D군 머리를 두 차례 때리고 구석으로 몰아붙인 뒤 다시 수차례 때렸다. 함께 혼나던 여자 어린이는 D군이 맞는 동안 부동자세로 서 있다가 차마 끔찍한 폭행 모습을 보기 힘들다는 듯 고개를 숙였고, 옆에 앉아 있던 나머지 원생 8명도 공포에 질린 듯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폭행을 당한 D군은 이후 악몽을 꾸고 바지에 소변을 보는 등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세를 보여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20여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A씨는 경찰에서 구체적인 폭행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훈육 차원에서 때렸다”고만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해 말 D군 어머니 E(42)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E씨는 아들로부터 “선생님에게 맞았다. 온몸이 아파 일어나기 싫다”는 말을 듣고 어린이집 원장에게 항의했고, 이를 전해 들은 A씨는 E씨에게 전화를 걸어 “머리를 때린 사실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씨는 “3년 가까이 다녔던 어린이집인데 지난 3월부터 아이가 ‘선생님이 때리고 혼내서 무섭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 말을 했다”며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려다가 원장이 설득해 계속 등원시켰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CCTV를 분석한 결과 다른 교사 B씨도 원생들을 학대한 사실을 밝혀냈다. B씨는 지난해 11월 어린이집에서 낮잠 시간에 자고 있던 원생들을 발로 차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역시 경찰에서 “훈육 차원에서 때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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