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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여성연출가의 셰익스피어 재해석

    한태숙과 김아라.저력있는 두 여성연출가의 손끝에서 셰익스피어가 새롭게태어난다.서울연극제 공식초청작인 한태숙의 ‘레이디 맥베스’,김아라의 ‘햄릿 프로젝트’는 셰익스피어의 고전 텍스트를 기본 뼈대만 남기고 과감하게 해체·재구성한 작품.독특한 주제의식,파격적인 무대언어 등 실험성 강한 ‘도발적인’연극이라는 점에서 닮은 꼴이다. ‘레이디 맥베스’(극단 물리)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남편 맥베스를 부추겨왕을 살해한 뒤 악몽에 시달리는 맥베스 부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남자는 권력을 쟁취하는 과정을 즐기지만 여자는 권력 자체를 즐긴다’며 소심한 남편을 몰아세우던 그녀가 권력쟁취후 밤마다 몽유증세를 보이며 괴로워하는 내면심리에 현미경을 들이댄다. 궁중의사의 최면에 이끌려 죄의식의 고통을 하나씩 토해내는 과정은 주술적인 음악,진흙과 밀가루 등의 오브제 사용으로 마치 원시적인 제의(祭儀)를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1월 초연 때와 마찬가지로 서주희(레이디 맥베스 역)이영란(물체극연출가)원일(작곡가)팀이 맥베스 부인의심리변화에 따른 소리와 빛,오브제의 효과적인 조화를 선사한다.여기에 정동환이 궁중의사와 맥베스의 1인2역으로 출연해 활력과 무게를 더해주고,보이 소프라노를 구사하는 신예 김영민이 가세해 천상의 노래를 들려준다.“새로운 장르가 만나서 빚어내는 입체적인 힘을 보여주겠다”는 게 연출자 한태숙씨의 설명이다.10월 2∼15일 문예회관 소극장(02)765-5475. 지난달 죽산 야외무대에서 공연됐던 ‘햄릿 프로젝트’는 찰스 마로위츠의햄릿을 각색한 작품.언더그라운드 그룹 ‘황신혜밴드’의 리드보컬 김형태가 햄릿을 맡아 테크노 음악을 무대에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을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서울연극제 기간중 문예회관 대극장으로 장소를 이동하면서 무대구성을 대폭 바꿨다.무대 한가운데 설치했던 연못,포크레인,대형 철조물을 모두 없애고 회의용 의자,탁자 등으로 흑백 톤의 간략한 무대를 배치했다. 김아라씨는 “죽산공연이 자연을 배경으로 제의적인 양식을 보여줬다면 이번엔 액자틀 속에 갇힌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마로위츠 햄릿을 텍스트로 한 별도의 두 작품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22∼28일 문예회관 대극장(02)764-3375. 이순녀기자 coral@
  • [국회 상임위 초점] 재경위

    16일 국회 재경위에서는 삼부와 청구파이낸스 사태가 도마에 올랐다.여야의원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추궁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장치를 신속히 마련토록 촉구했다. 국민회의 장재식(張在植)의원은 “파이낸스사가 화려하게 사무실을 꾸미고지점을 전국에 깔다보니 서민이 속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일반 서민이 건전한 금융기관과 질이 좋지 않은 사채업자를 혼동하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정세균(丁世均)의원은 “잇따른 악재로 또다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제도권으로 들어가지 않는 자금이 10∼15조가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면서 “금융기관 부실화 등 악몽이 되살아 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의원은 “정부가 조속히 관련법을 고쳐 파이낸스사의 차입금융 활동을 엄격히 규제,피해자가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같은 당 나오연(羅午淵)의원은 “지난 4월 재경위에서 파이낸스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도 정부의 무관심으로 파이낸스사가 국가경제질서를 교란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몰아세웠다. 이에 강봉균(康奉均)재경부장관은 “파이낸스사를 철저히 규제하면 음성적인 사채시장으로 자금이 몰려 또다른 피해자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털어놨다.강장관은 “앞으로 파이낸스사가 정부 공인 금융기관인 것처럼 허위과장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예금 등 유사 수신행위를 금지토록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금주의 시황] 일시 조정 거친후 상승시도 예상

    대우그룹 워크아웃의 여파는 은행 등 금융권의 경우 대우 여신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적립으로 인해 부담이 가중되고,대우 계열사의 경우도 감자(減資)에 대한 우려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또한 워크아웃 진행과정에서 나타날수 있는 금융시장의 교란과 투신사의 구조조정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점도시장의 악재로 나타날 수 있다.대우의 본격 실사과정에서 부채규모가 예상보다 클지도 모른다는 점과 해외채권단의 반응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금리가고점 기록후 하락하는 시점이 지수의 진정한 저점이 확인되는 시점이 될 것이다.금리의 불안정상태는 상당기간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5대 재벌의 부당 내부거래조사 및 추석 자금수요와 맞물리면서 자금시장의교란이 9월중 한두차례 더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충격의 강도에따라 적절한 정부의 대응책이 예상되고 이는 곧 금융시장 및 주식시장의 안정으로 나타날 수 있다. 해외요인들도 긍정적이지만은 않다.지난해 여름의 악몽이었던 일부 헤지펀드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는 점과 남미 에콰도르의 채권지급연기선언도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대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다만외국인 투자가들이 엔화강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인해 아시아권으로의자금유입과 함께 우리시장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경기회복과 기업실적 호전으로 기업 펀더멘틀 개선에 대해 외국인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이번주 주식시장은 대우그룹의 워크아웃 진행과정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보인다.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일시적 충격도 예상해 볼 수 있다.그러나 외국인의 추가 매수지속과 9월중 예정돼 있는 5조원 어치의 뮤추얼펀드 설립에따른 신규 수요창출은 수요우위의 수급상황을 가능케 할 수 있다. 지수는 일시적 조정과정을 거친후 재차 상승시도가 예상된다.조정시마다 저점매수가 바람직해 보인다.대우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실적호전 대비저평가된 대형 우량주와 외국인 선호 종목군 중심의 선별매수로 주가 차별화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朴萬淳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 삼풍 악몽 이긴 인연 3년만에 파경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인연이 돼 결혼한 남녀가 파경을 맞았다. 서울 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李載桓 부장판사)는 27일 부인 A씨(34)와 남편 B씨(29)가 낸 이혼소송에서 “A씨는 B씨와 이혼하고 B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첫 결혼에 실패한 A씨와 미혼이었던 B씨는 삼풍백화점 내 다른 매장에서 근무하다 95년 6월 붕괴사고로 다쳐 같은 병원에 입원하면서 사랑을 싹틔워 97년 결혼했다.A씨가 5년 연상이었다. 이들은 사고 피해보상금으로 새 아파트도 마련,시어머니(83)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A씨는 B씨에게 말도 없이 며칠씩 외박을 했다.B씨가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A씨는 흉기를 휘두르며 폭행했다.아파트에서 뛰어 내린다며 소동을 피우기도 했다. 얼마후 A씨는 다단계 판매회사에 취업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큰 빚을 지게되자 “시어머니를 더 이상 모실 수 없다”며 B씨와 다투다 지난해 4월 집을 나가버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소한 일에도 트집을 잡아 행패를 부리고 남편과상의없이 가출하는 등 가정파탄의 주된 책임은 A씨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삼성·대우 자기꾀에 벼랑끝 몰렸다

    삼성·대우의 ‘반짝 아이디어’는 결국 자충수(自充手)였나. 삼성과 대우가 정부의 고강도 개혁드라이브에 벼랑 끝까지 몰렸다.삼성생명주식을 사재출연하거나 대우증권을 팔되 매각시한은 못박지 말자는 등 각기위기탈출용 카드로 맞섰다가 오히려 발목이 잡혔다. 자충수 둔 삼성 삼성은 이건희(李健熙)회장 소유의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출연,‘삼성차 악몽’을 떨어버리고 삼성생명을 상장함으로써 막대한 자본이득도 얻을 심산이었다. 그러나 대전제로 삼았던 삼성생명 상장이 꼬여 전략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삼성이 지난 6월 30일 이 회장의 사재출연 계획을 발표하자 여론은 삼성생명 상장쪽으로 옮아갔다.“상장에 따른 자본이득은 주주뿐 아니라 계약자에게도 배분돼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정부는 ‘상장 유보’쪽으로 떼밀렸다.결국 삼성생명이 상장돼도 자본이득의 일부를 계약자에게도 분배해야해 주당가격은 당초 추정가인 70만원이 되기 어렵게 됐다. 이러자 ‘2조8,000억원 상당의 사재(삼성생명 400만주)’란 발표문구도 골칫거리가됐다.채권단은 “주식 가격이 2조8,000억원에 못미칠 경우,보전하겠다는 각서를 내라”고 삼성에 요구했다.삼성은 모처의 압력으로 금액을 명시했다고 호소하지만 각서를 거부하면 꼼짝없이 ‘거짓말쟁이’란 오명을 쓰게 될 처지가 됐다.삼성답지 않게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를 오판한데다 사후대책도 너무 허술했다는 지적이다. 불신으로 화 부른 대우 대우도 대우증권 등 알짜 계열사에 대한 매각원칙에 합의하지만 매각시한을 명시하지 말자는 카드를 내밀었다.그러나 정부가12일 대우증권 및 ㈜대우 건설부문은 물론,대우중공업 기계부문까지 연내 매각방침을 못박자 당혹해 하고 있다. 대우가 궁지에 몰린 것은 대우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때문이다.지난해 말부터 구조조정을 약속해놓고는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의 동요도 정부의 의지를 확고하게 한 요인이다.해외채권단의 대우에 대한 불신이 국가신인도에 손상을 줄 정도의 위험수준으로 치달았다. 대우측은 정부방침에 어쩔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구조조정방안 확정일인 16일까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애써 태연해하고 있다.한편으론 재벌해체라는 의도를 갖고 처리하려 한다며 불만이다. 삼성,대우 모두 ‘잔머리’를 굴리다 벼랑까지 몰린 형국이다. 김환용기자 dragonk@
  • 무리한 여름휴가 후유증 부른다

    모처럼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는 여름휴가.잘만 이용하면 더위도 이기고 마음의 여유도 찾아 생활에 활력소를 불어넣는 기회가 된다.하지만 무리하게 욕심을 부려 휴가를 즐기려다 오히려 후유증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연세대의대 정신과 이만홍교수는 “대부분 출근 전날밤까지 휴가를 철저히 즐기려다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휴가후 가장 흔히 겪게 되는 문제들 중 하나는 수면장애.또 피곤하고 소화가잘 안되거나 두통, 집중력 감소를 호소하기도 한다. 1∼2주동안 이러한 증세가 계속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증상들은 대부분 음주나 불규칙한 기상시간 등으로 생활리듬이 흐트러져 몸이 적응을 하지 못해 생긴다.신체리듬이 깨지게 되면 몸의 기능이 갑자기 떨어지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휴가중 달라진 신체리듬으로 일상의 긴장감속에서 잠재돼 있던 취약점이불거져 나올 수도 있다.평소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수면리듬이 바뀌면서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또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비행기 여행을 하면서 증세가 드러나기도 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여행후 흔히 생기는 설사나 바이러스성 눈병,귓병,해외여행시의 각종 풍토병도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들이다.다음은 이러한 각종 여행 후유증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들이다. ?무리한 여행일정을 피하라 휴가가 일주일 이상 계속되면 이후 신체리듬을회복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따라서 휴가는 5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휴가후 이틀 정도 완충기간을 가져라 보통 건강한 사람은 이틀 정도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지키면 어려움 없이 예전의 신체리듬을 찾을 수 있다.특히 해안일주 등 장기간 여행을 마친후에는 반드시 여독을 풀 수 있는 시간이필요하다. ?수면제 복용이나 음주는 신중하라 음주나 수면제 복용은 오히려 증세를 악화시키기 쉬우므로 피하는게 좋다.멜라토닌 등 숙면을 돕는다고 알려진 약물도 모두에게 효과가 있지는 않으며,악몽이나 잠이 깬 후 몽롱함 등 부작용이나타날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하라 취침과 기상,식사시간을 일정하게 해야 신체리듬이 빨리 회복된다.가벼운 운동은 신체기능 회복을 돕는다. ?해외 풍토병에 주의하라 말라리아,황열 등 풍토병이 의심되는 지역을 여행할 때는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무방비로 여행한 뒤 3개월내에 발열이나 설사,구토,황달,피부발진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의사를 찾아야한다. ?각종 감염 여부 체크하라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 눈병이나 귓병을 옮겨오기 쉽다.특히 바이러스성 눈병은 가족 모두에게 옮기기 쉬우므로 반드시감염여부를 체크,전염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임창諭袖? sdragon@
  • “우리도 수재민…도와주세요”

    “저희도 좀 도와주세요” 이번 수해로 큰 피해를 당하고도 집단 피해지역에 가려 말한마디 꺼내지 못한채 냉가슴을 앓는 주민들도 의외로 많다.이웃에 줄을 잇는 자원봉사자들과 지원차량을 우두커니 바라만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이들에게는 악몽같은 수마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은 오히려 ‘소외와 무관심’인지도 모른다. 6일 경기도 고양시 토당동 삼성당 마을.이곳 647번지 한을순 할머니(86)는지난 2일 갑작스런 폭우로 집앞 개천이 범람하면서 집이 통째로 잠겼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잠결에 집을 뛰쳐 나오던 할머니는 문턱에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다행히 손주딸(29)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나 혼자 사는 한 할머니의 집은 폐가나 다름없이 방치돼 있다. 농사에 의존하며 옹기종기 살아가는 이 마을 20여가구 주민들은 이번 수해로 밭이 휩쓸려 나가고 세간이 모두 쓰레기로 변했다.집앞 300여평의 텃밭하나로 4식구가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이 마을 조상덕씨(52)는 “채소밭이잠겨 살길이 막막해졌다”고 울먹였다. 조씨의 고통은 물에 잠긴 집보다도 생활터전을 잃은 허탈감이 더욱 커보였다.하지만 조씨 등 이 마을 주민들은 대피소는커녕 지금껏 화장지 한장도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수해로 고양지역에서 발생한 이재민은 387세대,1,181명.300여가구의주택이 침수되고 1,500여㏊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그러나 이웃 파주와 연천 등의 피해규모가 워낙 커 고양시 역시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사정은 파주와 연천 시가지에서 다소 떨어진 오지마을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연천군 장남면 원당리와 백학면 노곡리,파주시 적성면 설마리와 가월리 등40여곳의 오지마을은 여전히 고립무원 상태나 다름없다.도로가 유실돼 장비와 봉사인력 투입이 쉽지 않은데다 마을이 2∼3가구씩 흩어져 있어 효율적인 지원체제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천군 장남 면장 조광희씨(57)는 “무엇보다 주민들이 식수 공급을 받을수 없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일손이 달려 가축사육장과 농작물 복구작업에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고양 박성수기자 songsu@
  • [오늘의 눈] 美총기문화와 인권

    일주일 전 애틀랜타 총기사고의 악몽이 떨쳐지기도 전에 앨라배마에서 또 3명이 숨지는 총기사고가 일어났다. 지난 4월 덴버시 콜럼바인 고교 총기난동으로 15명이 사망한 참극 이후 미국 내 총기규제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끊이지 않는 이같은 총기사고는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미 전역에 2억정 이상의 총기류가 돌아다니고 3,200만가구가 총기를 소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총기로 인한 사고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총기사고의 문제점은 총기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최근 희생자 가운데는 순진무구한 어린이나 폭력과는 무관한 피해자가 많은 것이 총기논쟁을 가열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알려진 바대로 미 헌법에는 총기류 소지가 명문화 돼있어 총을 지니지 않은사람이 이상할 정도다. 수정헌법 제2조는 엄연히 국민들이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권리와 민병대유지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신대륙을 넓히면서 영토를 확장하고 토지를 개간해 현재의 땅덩어리를 만들어 나가는 미국 역사형성 과정에서 필연적이었기때문이다. 싸워서 이겨야 독립이 쟁취되었으며,총을 쏴야 토착민들을 밀어내고 농토를 차지할 수 있었다.광활한 대륙 한가운데서 법의 보호를 기다리기에는 너무멀었기 때문에 자위권 보호 차원에서 총은 필수품이라는 문화적 배경이 형성돼온 것이다. 지금도 미국 내 구석구석에서는 총에 대한 매력을 만끽하면서 총기류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수없이 존재한다. 이들은 “총으로부터 안전하려면 총을 가져라”고 주장하는 전미 총기류협회(NRA)에 가입,총기규제법안을 만들려는 의회에 막강한 로비를 펼치면서 번번이 규제법안을 좌절시켜왔다. 영화 ‘벤허’로 인류구원자 이미지를 갖게 된 배우 찰톤 헤스톤이 회장인NRA는 “총기류사고와 총기제조회사를 관련지어서는 안된다”며 최근의 비난에서 피하려 하고 있다.그러나 미국민 3분의 2가 총기류 규제에 찬성하는 지금 과연 대규모 자금을 뿌리면서 총기규제를 막아 계속 죄없는 목숨이 죽어가게 하는 것이 사회총체적 손익계산상 옳은 일일까. 미국만의 독특한 총기문화와 현실적 요구 사이에서 미국민들이 단안을 내리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는 사이에 죄없는 미국인들이 자꾸 죽어가고 있다. hay@
  • 파주 가죽업체 재기 구슬땀

    “이겨내야지요.무엇보다 전 직원들의 재기 의욕이 충천해 있어 거뜬히 극복해낼 겁니다” 경기도 파주시 조리면에 있는 가죽제조업체인 ㈜송정(대표 정재수)은 올해도 악몽같은 수마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에 젖어 고물이 되어버린 기계,수천t의 피혁원료와 생산품이 쓰레기 더미로 변해 공장 바닥에 나뒹굴고 있으나 정사장과 직원들은 의외로 담담하다. 오히려 직원 모두가 휴가를 반납하고 퇴근도 잊은 채 회사 앞마당에 천막을치고 사흘째 밤샘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물에 잠겼던 기계를 일일이 닦아내고 흙탕물에 뒤범벅이 된 제품원단을 추슬렀다.다행히 완제품 40여t을 무사히 건질 수 있어 당장 이달 납품에는 큰차질이 없다는 게 직원들의 귀띔이다. “그래도 지난해 수해에 비하면 이만한 게 천만다행입니다” 이 회사 한상희 과장(41)은 “지난해는 공장이 완전히 물에 잠겨 피해액만도 21억원에 달했었다”며 “올해는 전 직원이 폭우가 쏟아지는 한밤중에 뛰쳐나와 2층으로 물건을 옮기는 바람에 손실액이 10억원 정도로 줄었다”고말했다.정상조업도 앞으로 1주일 정도 지나면 가능하단다.22년째 피혁원단을 생산하고 있는 ㈜송정은 지난 97년 고양에서 파주로 이사했다.꾸준한 신제품 개발에 힘입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공장을 이전 확장,매출액도 연간 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이듬해 8월.이사온 지 1년 남짓 만에 올해와 같은 물난리로 공장이삽시간에 물에 잠겼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한파에다 거래업체의 부도로수십억을 날려야했다.가동중단의 위기를 맞았다. 정사장과 직원들은 곧바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겨우 2억여원에 불과한 수해자금으로 전 직원들이 ‘밤에는 공장에서,낮에는 영업현장에서’ 손발이부르트도록 뛰었다. 그 결과 지난해 말부터는 국내 전 제화회사에 납품이 이뤄졌다.올 3월 매출액은 93억원.경이적인 기록으로 오뚝이처럼 일어서는가 했던 회사에 또 한번의 수마가 닥친 것이다. 직원 43명은 그러나 누런 황톳물 속에서도 너나없이 미소를 잃지 않고 있다.“우리는 이까짓 수해쯤이야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잠시 허리를 폈던 그들의 기운찬 삽질 소리는 마치 기계가 돌아가는 것처럼 광장 안에 가득했다. 파주 박성수기자
  • [중부 물난리] 연천군 이재민 표정

    96년과 98년에 이어 다시 찾아온 수마.차탄천 일부가 붕괴되면서 물에 잠긴 경기 연천읍 백학·군남·미산·왕징면 일대는 수돗물과 전기는 물론 외부인의 접근마저 끊겨 말 그대로 암흑과 절망의 도시였다. 또다시 삶의 터전을 잃고 대피소가 차려진 연천군청 대회의실로 피신해온연천읍 차탄리 주민 300여명은 거듭되는 악몽에 몸서리를 치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재민들은 연천군청의 대피 안내방송 등을 듣고 부랴부랴 대피하느라 변변한 세간을 챙기지 못했다.연천군이 구호물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콘크리트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첫날밤을 보냈다. 계속 내리는 비로 습기가 차 눅눅해진 바닥,덤벼드는 모기떼,무더운 실내온도에다 앞으로도 수재 악몽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겹쳐 제대로 잠을 청하지 못한 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이재민들은 날이 밝으면서 대한적십자사 연천군부녀회 20여명이 준비해온 밥과 미역국으로 허기를 면했다. 날이 밝으면 집으로 돌아가 가재도구 등을 정리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이재민들은 그러나 1일에도 폭우가 계속되자 실망한 채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피워물며 앞으로의 일을 걱정했다. 이재민들은 특히 교통 두절로 외부와 고립된 가운데 구호품은 물론 생필품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지난 6월 경기도로부터 구호세트 200개를 받았지만 모두 교통이 끊긴 양주군청에 보관돼 있어 이들에게는 정작 무용지물일 뿐이다. 이재민들은 “96년 대홍수에 이어 지난해에도 피해를 입었고 올해도 장마가 코 앞에 다가와 있었는데 군청에 구호품 하나 비축돼있지 않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연천군 당국을 집중 성토했다. 김모씨(57·자영업·차탄2리)는 “96년에 내린 집중호우로 수천만원의 재산피해를 본 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데 또다시 피해를 보게 됐다”며 “연천군이 구호물자 등을 제대로 비축하지 않는 등 평상시 재난관리가 허술해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당국의 준비부족을 꼬집었다. 특별취재반
  • 박찬호 쾌투 6승…후반기 산뜻한 출발

    박찬호(LA 다저스)가 후반기 쾌조의 스타트로 부활을 예고했다. 박찬호는 18일 에디슨 인터내셔널필드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애너하임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후반기 첫 선발 등판,6과 3분의 1이닝동안 안타와볼넷을 5개씩 내줬지만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지난 9일 전반기 마지막 콜로라도전에 이어 2연승,시즌 6승째(7패)를 챙기며 ‘여름의 사나이’임을 과시했다.방어율도 6.29로 낮췄다.다저스는 박찬호의 역투속에 올시즌 팀 최다인 홈런 4발을 폭발시켜 13-3으로 크게 이겼다. 박찬호는 이날 낮게 깔리는 빠른 직구와 스트라이크 존에서 떨어지는 유인구를 주무기로 삼진 6개를 낚으며 모처럼 상대를 압도,‘코리아 특급’의 위용을 되찾았다.게다가 살아난 제구력을 바탕으로 5월 16일 이후 9경기 연속이어지던 ‘홈런 악몽’에서도 깨어나 3년연속 ‘두자리 승수’의 가능성을높였다. 박찬호는 2회말까지 가렛 앤더슨에게 1안타만을 내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3-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 대린 에스타드의 2루타와 모 본의 볼넷으로맞은 1사 1·3루에서 팀 살몬의 유격수앞 땅볼때 3루주자 에스타드가 홈을 밟아 첫 실점했다.4회와 5회에 볼넷 1개씩만을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넘긴 박찬호는 6회 앤더슨과 올랜도 말메이론에게 연속안타를 맞아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안정된 피칭을 이어갔다.박찬호는 7회 첫 타자인 에스타드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벨라드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으나 투구수가 올시즌 가장 많은 120개에 이르자 마운드를 제이미 아놀드에게 넘겼다.그러나 아놀드가 본에게 2루타를 맞는 바람에 박찬호의 자책점은2점이 됐다.다저스는 라울 몬데시가 3회 2점,에릭 캐로스가 4회 3점,6회 1점,에인젤 페냐가 5회 3점 홈런을 각각 뿜어 냈다. 한편 박찬호는 오는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 등판,3연승과 시즌7승에 도전한다. 김민수기자 kimms@
  • 노르웨이 여객선 화재 “인명구조의 교과서”

    예테보리 AP 연합 한밤중에 화재가 발생,하마터면 대형 참사를 빚을 뻔했던 노르웨이 여객선의 화재는 신속한 진화와 승객들의 차분한 대피로 인명구조의 교과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프린세스 라그힐드호는 지난 8일 승객과 승무원 1,341명을 싣고 독일 킬을떠나 노르웨이 오슬로로 향하던중 승객과 대부분의 승무원이 깊은 잠에 빠져있던 시각인 새벽 2시께 기계실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나자 오드 할보르센 선장은 즉각 진화에 나서는 한편 승객들을 대피시키기로 결정,인근 선박과 스웨덴 해양당국에 구조를 요청했다.주변의 선박들과 스웨덴,노르웨이 당국의 헬기들이 승객을 옮겼다.갑판밑 기계실에서 난불은 엔진실로 맹렬한 기세로 옮겨붙고 있었으나 승객들은 차분히 승무원이나눠준 구명조끼를 입고 구명보트,다른 선박, 헬기 등으로 옮겨탔다. 승객들은 연기 질식을 막기 위해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전혀 허둥대지 않고 승무원의 지시에 따랐다.돌발적인 사고때 목격되는 아비규환의 모습은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승객들은 전원 구출됐고별 부상자도 없었다. 다만 나이많은 여자승객 1명이 구조된후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뿐이다. 구조작업에 참가했던 헬기 기사 로저 엘리아슨씨는 “승무원들의 직업정신이 없었더라면 대형 참사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승무원들의 전문가적인 사고대처를 칭찬했다. 승무원들은 승객들이 모두 대피한 뒤에도 대부분 배에 남아 진화작업과 사고 뒷처리를 계속했다.승객들은 화재가 모두 진화되고 배가 항구로 견인된뒤에야 배로 다시가 소비품을 챙겼고 예테보리 항구에서 하룻밤 묵은뒤 예정된 관광을 계속했다. 스웨덴 해양당국의 콘라드 하비그씨는 “라그힐드호 화재는 비상사고시 인명대피의 교과서를 보여줬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이번 화재가 발생한해역은 선박 항해가 잦은 곳으로 지난 90년과 94년에도 악천후와 선박화재로각각 159명,137명이 숨져 대형참사의 악몽이 생생한 곳이다.
  • 귀가한 閔씨 일문일답“너무 무서웠다”

    29일 오전 집으로 돌아온 민영미(閔泳美·35)씨는 북한에 억류된 경위와 악몽같은 6일간의 억류 생활에 대해 털어놓았다.다음은 일문일답. 북한 환경감시원에게 귀순을 권유했나 그런 적은 없다.친절하게 대답해주길래 서로 왕래하면 좋겠다는 뜻의 말을 했다. 억류된 과정은 산에서 내려오는데 다른 여자 안내원이 불러 길에서 벌금용지에 ‘잘못을 시인한다’는 내용을 적고 주위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벌금100달러를 냈다.관광증을 돌려받은 뒤 관광버스를 타고 장전항 세관에 도착했는데 갑자기 북측 사람이 ‘조사할 것이 있다’면서 관광증을 도로 압수하고 컨테이너 건물로 데리고 가 조사를 시작했다. 가혹행위는 없었나 조사 중 간혹 언성을 높인 일은 있었지만 가혹행위는없었다.너무 무서워 식사도 못하고 잠도 못잤다.수면제를 복용해도 5∼10분밖에 자지 못할 때가 많았다.자주 졸도하자 아예 의사가 옆에 붙어있었다. 언제 귀환하는 것을 알았나 25일 오전 갑자기 북한 사람들의 태도가 부드러워지면서 ‘몸은 괜찮냐,먹고 싶은 것은 없냐’고 물어서돌아가는 것을직감했다.오후에는 만두국을 끓여와 먹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온 소감은 말할 수 없이 기쁘다.나를 조사한 북한측 사람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떨리지만 금강산에 다시 한번 갔으면 좋겠다. 전영우기자 ywchun@
  • 민영미씨 5박6일 억류생활

    금강산 관광 도중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민영미(閔泳美·36)씨에게 6일간의 억류생활은 기억하기도 싫은 ‘악몽’이었다. 서울중앙병원에 입원중인 민씨는 억류 첫날인 20일부터 지금까지 대변을 보지 못하는 등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진정제를 복용하고 있다. 관계 당국과 병원측에 따르면 민씨는 북한 억류기간 내내 북한 요원들에게‘누구의 지령을 받고 귀순공작을 하러 왔느냐’,‘대북 모략요원이 아니냐’는 문초를 반복해서 받았다. 풀려날 때까지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채 장전항 내의 컨테이너 박스와 ‘금강원’이라는 식당에서 지냈으며 북측 요원의 철저한 감시를 받았다.밥을 먹을 때나 화장실 갈 때도 감시원이 따라붙었다.처음 이틀간은 음식을 입에 대지도 못했다. 민씨가 억류된 시간은 지난 20일 오후 1시30분.‘미륵불’(彌勒佛)의 ‘미’자를 어떻게 읽느냐는 등의 대화를 하던 북한 관리원이 ‘귀순자들은 잘살고 있다’는 민씨의 발언을 꼬투리잡아 시비를 걸었다.갑자기 관광증을 빼앗고 출입국관리소 옆 컨테이너 가건물에 데려가‘사죄문’을 쓰게 하고‘위반금 100달러’도 물렸다. 북측은 이에 그치지 않고 주소와 이름,나이,직업 등을 조사한 뒤 ‘귀순을유도했다’는 자술서를 강요했다.깜짝놀란 민씨는 “나는 관광객일 뿐”이라며 부인했지만 막무가내로 ‘공작원’임을 인정하라고 우겼다. 요원이 저녁을 주었지만 먹지 않았다.공포감 때문에 갑작스레 복통을 일으켜 북한 의료진에게서 링거 주사도 맞았다. 억류 3일째인 22일 오후 1시쯤 민씨는 이웃 ‘금강원’이라는 식당에 수용돼 집중적인 신문을 받았다.현대 직원들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북한요원들은 간첩 활동을 했음을 시인하라며 혹독한 신문을 계속했다. 억류 6일째인 25일 오후 5시 북측요원이 석방할테니 돌아갈 준비를 하라고말했다.북측은 “민씨가 풀려날 때 공작 입북 사실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민씨는 끈질긴 강요에도 거짓 대답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날 밤늦게 민씨를 태운 예인선이 북방한계선을 넘을 때는 민씨가 악몽에서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전영우기자 ywchun@
  • ‘버마 민주화’ 국제사회 관심 촉구

    아·태 민주지도자회의(FDL-AP)는 23일 서울 홀리데인 호텔에서 ‘버마 민주화를 위한 새로운 NGO(비정부기구)전략’을 주제로 국제회의를 열었다. 한승주(韓昇洲) 아·태 민주지도자회의 상임공동의장대리는 개막식 환영인사에서 “버마의 민주화를 위한 분투는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있어 좀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는 코라손 아키노 전필리핀대통령의 기조연설과 ‘버마 현황·정치 및경제’‘인권 및 대외관계’주제의 토론회 순으로 이어졌다.24일에는 ‘NGO전략 현황 분석-개입정책 대 강경정책’‘새로운 NGO 전략 모색’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결의문과 행동강령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미얀마’대신 ‘버마’로 표현했다.미얀마는정통성 없는 군부가 89년 국민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개칭한 용어라는 설명이었다. 아·태 민주지도자회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코라손 아키노 전필리핀대통령,오스카 아리아스 코스타리카전대통령,소냐 간디 라지브재단 이사장을 공동 이사장으로 94년 12월 창설됐다.민주주의와 인권이 존중받는 ‘지구적 민주주의’건설을 겨냥한 비정부 국제단체다.다음은 회의 참석 주요인사들의 연설 내용. 코라손 아키노 몇몇 사람들은 마치 민주주의가 국가의 경제발전에 해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그러나 그런 사고는 옳지 않다.독재체제하에서 경제발전은 부정부패의 위험을 안고 있다.따라서 국제사회의 버마군부에 대한 압박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국제사회는 단결해 버마 군부에 강한 메시지를 보내야한다.시간이 없다.존 필거와 같은 용감한 기자들은 버마의 악몽같은 상황을 고발하면서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버마의 민주화 운동도 그 영향력을잃을 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민주세력에 대한 세대교체가 있을 것이며 군부의 학살을 기억하는 사람도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아웅산 수지여사는 3년전 넬슨 만델라의 나라가 자유로워졌다면 그녀의 나라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지금이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다. 세인 윈(버마 망명정부수상) 우리 버마는 아직도 군부독재의 악몽으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심각한 인권침해,무자비한 연행,강간,고문 등은 버마인들의 삶의 한 부분이 되었다.이러한 상화에서 버마의 아세안(ASEAN)가입은 큰 충격이었다.독재 정권을 정당화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따라서 군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강화 시켜야한다.버마의 민주화는 오랫동안 지연돼 왔으나 죽은 것은 아니다.신념과 인내심을 갖고 버마의 민주세력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에릭 구드문트 졸하임(월드뷰라이트 총재) 아웅산 수지 여사는 제네바의유엔인권사찰단과 가진 회견에서 버마 민주세력에 대한 군부의 탄압이 혹독해졌다고 말했다.따라서 이번 회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 버마 민주화에 다시 한번 우리의 관심을 집중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민주주의에도 여러 형태가 있지만 인권에 대한 기본 원칙이 확립되기 전에는 민주주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버마인들은 지난 90년 총선에 참가,선거를 통해 민주주의가 확립 되리라 믿었다.그러나 군부는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상황을 원점으로 되돌렸다.우리는 버마만이 가진 독특한 환경,예를 들어 소수민족과 중앙정부와의 분쟁을 고려,새로운 정책을 수립해야할 것이다. 강동형기자 yunbin@
  • 스튜어트 US오픈 정상샷

    18번홀에서의 짜릿한 6m짜리 롱퍼팅이 성공하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쥔 페인스튜어트의 오른손이 하늘을 갈랐다.지난해 리 잰슨에게 역전패,준우승에 그친 악몽을 떨쳐버리듯 크게 환호성을 내지른 뒤 캐디 마이크 힉스에게 달려가 감격의 포옹을 마친 그의 머리 속에는 13년전 암으로 세상을 등진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미주리주 아마추어챔피언이었던 열정으로 4살바기 때 골프채를 잡게 했고 72년 당시 15세 소년이던 자신에게 생애 처음으로 US오픈 지역예선에 참가토록 한 아버지 윌리엄 스튜어트.‘아버지의 날’ 감격의 두번째 우승을 차지한 그에게는 아버지의 영혼이 US오픈의 은빛 우승컵과 함께 하고 있었다.그의 눈가에 눈물이 비쳤다. 결국 ‘니커보커스의 신사’ 페인 스튜어트(42)는 21일 노스캐롤라이나주파인허스트골프장(파 70)에서 막을 내린 US오픈 골프대회 마지막라운드에서버디와 보기를 4개씩 기록하며 이븐파를 쳐 합계 1언더파 279타로 메이저 첫승을 노리던 ‘왼손잡이 미남골퍼’ 필 미켈슨을 1타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이로써 스튜어트는 91년 이후 8년만에 이 대회 정상에 복귀하면서 지난 89년PGA선수권 우승을 포함,개인 통산 메이저 3승째를 기록했다. 우승상금 62만5,000달러. 곽영완기자
  • 경비정 타고 둘러본 연평어장

    18일 아침 동트는 연평도 하늘은 구름 한 점없이 맑고 드높았다.햇살에 검게 탄 어민들은 아침을 반기면서 바쁘게 손을 놀렸다.15일간 지속된 악몽을완전히 떨쳐버린 듯했다. “어어이,많이들 잡게나” “이따 보세” 어민들은 서로에게 행운을 기원하며 익숙한 솜씨로 닻을 거뒀다.50여척의꽃게잡이 배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어제 쳐놓은 그물을 향해 전속력으로 나갔다.갈매기 수백마리도 일제히 울음을 터뜨리며 꽃게잡이 배의 꽁무니를 뒤따랐다. 아침 바다는 잔잔하기 이를 데 없었다.눈부신 햇살이 쪽빛 바다에 반사되면서 황금색 물결이 춤을 춘다.‘여기에서 수천발의 총성이 울렸던가’ 하는의문이 들 정도로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북방한계선(NLL) 남쪽의 어장에 도착하자 어민들은 앞다투어 그물을 거둬들였다.이따금 허리를 펴고 모자를 벗어 흔들며 다른 배에서 조업중인 어민들과 인사를 한다.기분좋은 웃음이 어민들의 얼굴에 가득하다. 어장 경계선을 따라 서쪽으로 나가자 해양경찰 경비정 ‘민들레호’의 레이다에 북한의 경비정 5척과 어선 등10여척이 잡힌다.북방한계선 북쪽 0.8㎞지점이다. 32년째 해양경찰에 복무하고 있는 민들레호 정장 정중교(鄭仲敎·56)경위는 “연평도 인근의 제해권을 상실하면 인천 등 수도권이 바로 북한 화력의 사정권에 들게 된다”면서 “그러나 지난번 교전에서 우리 해군의 막강 전력을 경험했기 때문에 함부로 넘보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쪽을 향해 눈길을 돌리자 북방한계선 남쪽 10㎞ 지점에서 북한 선박의 동향을 감시중인 우리 해군 고속정 2척이 눈에 들어온다.동서로 분주히 움직이면서 단 한순간도 북한 경비정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했다.비로소남북대치에 따른 긴장감이 느껴졌다. 해질 무렵이 되자 연평도 부두는 꽃게잡이 배들이 높이 곧추세운 깃발로 장관을 이뤘다.모든 어선이 만선이다.꽃게가 가득 담긴 상자를 어깨에 메고 배에서 내리는 박재원(朴在源·35)씨는 “하루빨리 통일이 돼 남북한 어민들이어깨를 나란히 한 채 꽃게를 잡으며 풍어가를 불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평도 전영우기자 ywchun@
  • 「남북한 서해 대치」빗속 출어 긴장감 역력

    - 조업재개된 연평도 르포 16일 새벽 연평도 부둣가.제법 굵은 빗방울이 뱃전을 때리고 있었다.먼동이 트기 전부터 출어준비를 시작한 선원들의 얼굴엔 전날의 악몽이 채 가시지않은 듯 긴장감이 역력했다. 오전 7시.출어를 알리는 ‘풍어의 노래’가 나왔다.새벽 5시쯤부터 시동을걸어놓고 조바심을 달래던 선원들은 군과 해양경찰의 조업허가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닻을 올려 연평도 서쪽 꽃게어장으로 향했다. 11년째 꽃게잡이를 하고 있는 선원 성도경(成道慶·32)씨는 점심 반주용 ‘막소주’를 안고 배에 오르며 “조업허가가 나와 다행이지만 어제처럼 도중에 돌아오는 일이 일어날까봐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찌푸린 하늘에 빗줄기가 계속되고 바람도 거셌지만 선원들은 “언제 조업이 중단될지 알 수 없다”면서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손을 놀렸다.오전 9시30분쯤에는 해군의 440t급 냉동보급선이 연평도 주둔 부대에 공급할 쌀,고기,야채,라면 등 식량과 보급품을 싣고 들어왔다.해군 관계자는 “이번 사태 때문에 함정 대부분이 바다에 나가 있어 보급물자도 2배 이상 많이 나르고 있다”면서 하역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부두를 떠났다. 연평초등학교에 다니는 군인 자녀 7명은 이날 호국의 달 행사의 하나로 비상대기중인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2학년 최덕성(8)군은 “아빠가 지켜주셔서 안심이지만 하루빨리 아빠와 축구를 하며 놀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15일 남북한 교전으로 뱃머리를 인천으로 돌렸던 페리여객선 ‘실버스타’호는 낮 12시30분쯤 정원의 절반인 168명을 태우고 연평도 안목선착장에 도착했다.휴가중이던 67명의 장병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급히 부대로 향했다.연평도 일대에는 하루종일 장병들을 태운 군용트럭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바다로 나갔던 대부분 어선들은 이날 오후 4시를 기해 서해 5도상에 내려진 폭풍주의보 때문에 예정보다 일찍 부두로 돌아왔다.선원 유호봉(40)씨는 “그물이 많이 망가져 있었지만 그나마 조업을 해 다행”이라면서도 “내일은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라고 말끝을 흐리며 담배를 피워물었다. 연평도 전영우기자 ywchun@
  • [사설] 장마피해 사전 대비를

    요즘 날씨는 예측불허다.아침저녁은 선들하고 대낮에는 찌는 듯한 무더위로 계절의 한계가 파괴되는 느낌이다.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장마는 평년보다 짧고 무더운 날이 많으며 기상이변을 초래하는 엘리뇨의 여파로 국지성 호우가 예상된다고 전망한다.이와 함께 폭우보다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파괴력을 지닐 것으로 예상되는 1,2개의 태풍에 대한 주의를 요망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전국을 강타한 폭우로 수백명의 인명피해외에도 농경지 침수와 도로유실 및 교량파괴 등으로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재산피해를낸 바 있다.그러나 서울시에 따르면 얼마전 시내 주택재개발사업장 74곳에대한 수방(水防)시설을 점검한 결과 수해발생 11개월이 지나도록 토사유출방지시설이나 배수로를 설치하지 않는 등 복구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언제 흙더미가 쏟아질지 모르는 위험지구가 42개 사업장에서 75건이나 적발됐다는 것이다. 악몽같은 재해에 시달리면서도 근본적인 수방대책없이 장마철이면 똑같은피해를 겪는다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수해는 사전에 충분히 대비하지않은 인재가 절반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서울시는 올해도 비피해에 대비하여 소하천 정비사업지원등을 뼈대로 하는 수해방지 종합개선대책을 확정했다고는 하나 탁상행정에 그치지 말고 철저한 현장점검으로 이상(異常)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다.이와 함께 관련부처끼리 기능적으로 연결하여 기상예보에서부터 댐과 저수지의 수위조절에 만전을 기하고 하천과 제방 및 각종 공사장과 교통시설에 이르기까지 전국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수해가 났을 때 수재민 구호와 피해복구작업에도 차질이 없도록 장마대비 체제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또한 장마철에 집중되는 빗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지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수해예방뿐 아니라 부족한 수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물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날씨의 변화는 아무리 최첨단 장비라도 정확하게 예단하기는 힘들다.그러나 가뭄이든 장마든간에 철저한 사전대비만이 큰 재앙을 막는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차례 경험으로 배운 바 있다.지구 곳곳을 위협하는 기상이변을 인식하여 이제부터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황하지 않도록 장마와 가뭄을 동시에배려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는 일도 현명하다.각가정에서도 동네의 하수구가 막히거나 물새는 곳이 없는지를 살피고 지붕과 담 등을 수시로 손질하는 등 슬기로운 대처로 물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 [데스크시각] 만델라의 귀향

    ‘실직해서 직업 없음.새 부인과 부양가족 많음’ 지난 5년 동안 세계인들에게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여겨져온 넬슨 만델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그의 고별식이 열린 지난달 30일 소웨토 축구경기장 입구에 누군가가 만델라의 처지를 희화해 걸어놓은 플래카드 글귀다. 그는 자신의 후계자인 타보 음베키 부통령의 유세장에서 잠깐의 시간을 할애받아 가진 고별식에서 국민들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우선 ‘쿠누’의 고향집으로 돌아가 2-3년 동안은 대통령 시절의 회고록 집필에 몰두하고나머지 기간은 자신이 평생을 바쳐온 ‘아프리카민족회의’(ANC)를 위해 무엇이든 봉사하겠다는 것이었다. 오는 7월18일로 81세를 맞는 그의 나이로 볼 때 어디까지 실현 가능할지 모른다.그러나 현재 그의 힘의 나이는 캘린더 나이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측근들의 말로 미루어 가능할 수도 있다.실제로 그는 지난해 7월 전 모잠비크 대통령 미망인 그라사 마셸을 새부인으로 맞아,노익장을 과시했으며 새부인의아이 4명과 자신의 두딸이 나은 손자들까지 10명이 훨씬 넘는 대식구를 거느리고 있다. 그가 돌아갈 쿠누는 인도양에 연한 트란스케이주 코사(Khosa)족의 작은 시골 마을.현재 이복동생이 살고 있으며 40여마리의 소와 가족묘지를 둘러싸고 있는 옥수수밭이 전부다.과거와 달라진 것은 만델라가 설립한 ‘만델라 어린이 기금’에서 새로 지어준 학교가 하나 들어섰다는 것뿐이다. 또하나 이곳에는 그의 귀향을 맞아 최근 조그만 집이 한채 들어섰다.붉은벽돌로 된 그 집은 그가 로벤섬에서 27년간 투옥생활을 보내며 연금되었던농가주택과 흡사하게 단층으로 소박하게 지어졌다.악몽같은 생활이었지만 그곳도 이미 자신의 고향의 일부가 되었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이같은 귀향 계획을 1994년 펴낸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Long Walk to Freedom)에서 밝히면서 “쿠누에서는 내가 모든 방향을 잘 알기 때문에 밤이 되어 깜깜해도 먹을 것을 찾으려고 헤맬 필요가 없을 것이다”라고 귀향 이유를 설명했다. 만델라의 여러가지 업적 중 가장 훌륭한 것은 우리의 ‘지역감정’보다도훨씬 정도가 심했던 ‘인종감정’의 골을 어느 정도 해소시켰다는 것이다. 흑인 76%,백인 13%,아시아계 2.5%,혼혈 8.5%라는 복잡한 인종구성비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그동안 소수 백인정부가 철저한 인종격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펴왔다. 이는 단순한 인종차별정책과는 달리 이른바 ‘홈랜드’라는 10개 자치국가를 건설,자국 내 전체 흑인을 제한된 지역 내로 몰아넣어 백인들과 근본적으로 격리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만델라가 이끈 투쟁으로 소수 백인지배가 끝났을 때 백인들이 가장 두려워한 것은 흑인들의 보복이었다.그러나 만델라는 비폭력을 약속했고 취임후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출범,아파르트헤이트 시절의 범죄는 규명하돼사면을 통해 인종간 화합을 추진했다.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과 진실추구 개념이 생성된 곳이 바로 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이었음을 상기할 때 전직 대통령 만델라의 빈손 귀향은 또하나의 머나먼 여정의 출발이고 그가 단순한 ‘아프리카의 희망’을 뛰어넘어 ‘인류의 희망’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ran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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