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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 월말께 한번 더 온다/서태평양서 발생 직간접 영향

    태풍의 악몽이 이달 말쯤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14일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1개 정도의 태풍이 서태평양 해상에서 발생하면서 한반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서태평양 해수면과 태풍의 이동 경로가 되는 한반도 남해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2도 높은 평균 30도 가까이 상승,태풍이 해상의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생성·발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남동쪽에 자리잡고 있는 탓에 이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태풍이 한반도로 진입하기에 좋은 조건까지 마련돼 있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올들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태풍은 예년의 평균에 못 미치는 2개에 불과하다.기상청 신경섭 예보국장은 “올해 발생한 태풍이 평년의 절반 수준인 14개에 머물고 있고,이 가운데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이 평균보다 1.1개 정도 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지금까지 초가을 태풍이 여름철 태풍보다 한반도에 더 많은 피해를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1959년 9월15일부터 4일 동안 한반도를 강타한 ‘사라(SARAH)’ 는 ‘강력한 가을 태풍’의 전형으로 꼽힌다.사망·실종자만 849명,재산피해액은 2400여억원을 기록했다.이재민만 37만여명이 발생,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돼 있다.지난해 8월31일 전남 고흥에 상륙,강원과 경북 지역을 초토화시켰던 태풍 ‘루사(RUSA)’는 사망·실종자 270여명에다 재산피해만 사상 최고인 6조 1152억원을 기록했다.이밖에도 ▲95년 ‘제니스’ ▲2000년 ‘프라피룬’ ▲98년 ‘야니’ 등 역대 인명·재산피해 기록 10위 안에 드는 대부분의 태풍이 가을에 발생했다. 가을 태풍의 피해집계가 더 큰 것은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이 결정적인 피해를 입기 때문.올해는 유난히 많은 비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이번 태풍까지 겹쳐 농작물 피해는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두걸기자 douzirl@
  • 20·30代 이민 열병/코엑스 이민박람회 이틀새 1만5000명 몰려

    서울의 한 중소기업체에 다니는 오모(27)씨는 7일 오후 해외 이주·이민박람회가 열린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찾았다.캐나다 이민상담 부스에서 등록카드를 작성하던 오씨는 2년 전 취업준비생 시절의 악몽을 떠올리곤 쓴웃음을 지었다.명문 K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10여곳에 입사원서를 냈지만 번번이 쓴잔만 마셨다.”고 말했다.동료들은 하나둘씩 대학원과 고시촌으로 떠났다.고민 끝에 친구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던 선박 관련 중소업체에 원서를 냈다.오씨는 “하루빨리 돈을 벌어 이 나라를 뜨고 싶은 생각뿐”이라고 털어놓았다. ●신청자 60%가 20·30대 20,30대 젊은층의 ‘엑소더스’ 물결이 거세다.6,7일 이틀간 한국전람 주최로 코엑스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1만 5000여명의 이민 희망자들이 몰렸다.지난 3월 행사 때보다 4000여명이 늘었다.박람회장에 마련된 100여개의 부스는 이민자격과 수속방법,주택구입과 취업요령 등을 문의하는 예비 이민자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주최측 관계자는 “30대가 대부분이지만 20대 희망자도예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한 홈쇼핑회사가 90분간 실시한 캐나다 이민상품 판매에는 2935명의 신청자가 몰렸다.회사측은 신청자의 49.6%가 30대,10.8%가 20대라고 밝혔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올들어 8월 말까지 이민을 떠난 사람은 6934명.지난 6월에는 1173명으로 2001년 4월 이후 한달 최고치를 기록했다.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이민대행업체들의 문의가 부쩍 늘어 높아진 이민열기를 체감한다.”면서 “1년쯤 걸리는 이민절차를 감안하면 내년 하반기쯤 지금의 열풍이 통계로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취업,30대 자녀교육 이날 박람회를 찾은 20대와 30대의 이민 목적은 확연히 달랐다.30대는 자녀교육을,20대는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이민사유로 꼽았다. 컴퓨터엔지니어 윤정배(37)씨는 “어릴 때부터 막연히 이민을 꿈꿨지만 90년대 초반 기술이민 제도가 없어져 꿈을 접었다.”면서 “결혼한 뒤 자녀 교육문제 때문에 다시 이민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20대인 김선영(23·여·K대 불문과)·현호(21·D대 중국어과)씨 남매는 “취업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가족과 함께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무슨 일을 하든 한국보다 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박람회 참가업체인 MBC아카데미의 홍금희씨는 “투자이민이 대세일 때는 50,60대 재산가의 이민이 많았지만 독립이민이 생긴 90년대 말부터 경제난과 맞물려 20,30대 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한국전람이 지난달 31일부터 1주일간 이민 희망자 47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 2795명이 캐나다 이민을 희망했다.다음은 미국 2378명,호주 1721명,뉴질랜드 1192명,피지 364명 등의 순이었다. ●두뇌 유출 국가근간 흔들 수도 전문가들은 젊은층의 이민 바람을 세대의 특징과도 연관짓는다.문화평론가 정윤수씨는 “20대 후반,30대 초반 세대는 어학연수와 배낭여행 등 90년대 중반 세계화 물결의 혜택을 입고 자라난 세대”라면서 “모국에 대한 애착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바뀌는 이민을 어렵지 않게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일부에서는 젊은층의 ‘탈한국’ 열기를 크게 우려한다.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IT나 금융 등 첨단산업에 종사하는 고급두뇌의 유출은 국가경제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는 사회문제”라고 지적했다.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 교수도 “20평대 아파트가 수억원을 호가하고 직장생활도 40세 이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염증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미래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는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세영 김기용 홍희경기자 sylee@
  • [열린세상] 사패산터널 뚫어야 한다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의 사패산터널 공사 현장은 썰렁하다.환경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비를 맞으며 나풀거리고 있을 뿐이다.2년이 넘도록 공사가 중지된 상태이다.당초 계획대로 추진되었으면 공사는 끝났을 것이다.그런데 불교계와 시민단체의 압력에 밀려서 공사가 중단되어 있는 것이다.때문에 경기 북부지역이 겪는 고통은 심각하다. 경부고속철도의 천성산 원효터널도 사정이 비슷하다.스님 한 분이 단식을 하면서 시작된 분쟁 때문에 공사를 발주하고도 착공을 못하고 있다.이런 식으로 제자리에서 맴도는 시급한 국책사업이 많다.경인운하도 인수위원회에서 브레이크를 건 이후 사업 추진이 멈추었다.새만금 간척사업도 제 속도를 못내고 있다. 경부고속철도와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는 노선재검토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여 검토가 끝났는 데도 사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결론이 없는 것이다. 대형 국책사업은 사업비의 규모도 크고 국토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따라서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다각도로 검토하고 분석하고 비교하고,정책결정자가 결단을내려서 추진하는 것이다.당연히 정책결정자에게는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 이런 사안들은 전문가조차 판단하기 힘들 경우가 많다.지역주민들이나 시민단체도 비용이나 편익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 힘든 데도,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인지 살벌한 구호만 있는 경우가 많다.실제 대안 없는 비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여러 국책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것은 의사결정과 추진기구에 고장이 생겼다는 방증이다.그래서 상당수의 사업들이 지역이기에 떠밀리고,환경단체에 흔들리고,지역과 지역간의 싸움에 또는 정치인들의 꼼수에 휘말려 표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치인의 대중영합주의와 공직자의 직무유기는 심각한 수준이다.어쩌다 문제가 튕겨 나오면 장관들마다 책임회피에 급급하고,정권마다 미뤄 왔다.소나기가 지나고,언론이 잊어주면 미봉되는 것이다.지방행정이 정치에 물들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되었다.표 떨어지는 일은 아예 하려 하지 않는다. 문제의 양상이 조금 다르나 호남고속철도의 분기점,경부고속철도의 대구역,대전역의 지하화 문제나 최근에 야기된 위도의 원자력 폐기물처리장 건설 등은 지역이기에 밀려 흔들리는 경우이다. 이들 대형 국책사업이 더러는 중지되고,어떤 것은 결정된 방향이 오락가락하고 있다.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책의 신뢰성마저 실종되고 있다.결국 여기서 생긴 손실은 세금으로 국민에게 돌아올 것이다. 국책사업은 국익 차원에서 경제성이나 환경요소 등을 감안하여 정부가 결정할 일이며 최종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시민단체나 종교인,일부 지역주민들은 의견을 낼 뿐 책임은 없다.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는 글자 그대로 ‘국민’을 내세우며 포퓰리즘에 빠져 문제를 더욱 꼬이게 만들고 있다. 진정한 ‘참여’란 국정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감시하고 선거를 통해 심판하는 것이다.나는 지금도 동강댐의 악몽을 잊지 않고 있다.환경단체의 성화에 못이겨 동강댐을 취소한 것이 과연 현명한 결정이었을까.나는 지금도 영월지역의 홍수를 걱정하고 있다. 최근 ‘공론조사’라는 야릇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는데,이는 포퓰리즘을 심화시키게될지도 모른다.투표나 여론조사로 국정을 운영한다면 누가 책임을 지는가.정책결정자의 결단은 항상 고뇌에 찬 것이고,그래서 그는 고독한 것이다.그리고 그 결단은 선거와 역사가 평가할 일이다. 우리사회에 의견이 하나가 될 수 없는 사안이 얼마나 많은가.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헤아리고,말 없는 다수의 깊은 뜻도 참작하면서 경제성과 국익에 입각하여 신중하게 판단을 내리고,그리고 합리적으로 결정된 일은 확고하게 추진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사패산 터널도,원효터널도 제대로 뚫려야 한다. 이 건 영 단국대 교수 前국토연구원장
  • ‘9·11’ 2돌… 상처아무는 美 뉴욕은 ‘끝나지 않은 악몽’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지난달 뉴욕에서 정전사태가 일어났을 때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첫 마디는 “테러와 무관한 일이다.”였다.9·11테러가 일어난 지 2년이 지났고 당시의 상처도 대부분 회복됐으나 뉴요커들의 잠재의식에는 여전히 그날의 악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뉴욕 시민들의 25%는 뉴욕시에 추가 테러 공격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대답했다.61%는 위협은 경감됐으나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밝혀,10명 중 8.6명이 뉴욕에서만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미국인 대다수는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뉴요커보다 낮게 본다. ●테러의 상흔에서 벗어나는 미국인들 지난 5월 CBS방송이 미 전역에 걸쳐 테러가 일어날 확률을 묻는 질문에 24%는 ‘아주 높다.’,47%는 ‘어느 정도’라고 대답,70% 정도가 추가 테러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낮지 않은 수준이지만 한때 90%까지 치솟았던 것을 감안하면 점차 테러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증거다.테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대답은 9·11 직후 10%에서 지난달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때문에 9·11테러 2주년을 요란스럽게 치르기보다 당시의 고통과 충격을 건드리지 않도록 차분히 지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11일 ‘그라운드 제로’인 세계무역센터(WTC) 터에서 추모식을 갖는 뉴욕시도 모든 희생자의 이름을 낭독하고 4차례 묵념을 올리는 것에 그치는 ‘간소한’ 추모 계획을 발표했다. ●부시 행정부와 대테러전 전반에 대한 지지도는 하락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뒤 무력으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이라크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켰다.두 지역에서는 아직도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알 카에다 잔당을 뒤쫓는 군사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전쟁을 고비로 대테러전의 명분과 정당성에 대한 비판이 미국 내에서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 역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9·11 직후 90%를 넘어서 역대 최고의 지지도를 얻은 대통령으로 기록됐으나 지난달 말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55∼59%로 떨어졌다.물론 경기침체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작용했지만 대테러전을 수행하는 방식에도 찬성이 92%에서 74%로 낮아졌다.반면 반대는 5%에서 23%로 높아졌다. ●높아지는 인권침해에 대한 우려 의회는 9·11 직후 부시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도청과 각종 감시장치를 허용하는 ‘애국법(Patriot Act)’을 통과시켰다.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7만명을 거느린 ‘공룡조직’ 국토안보부도 출범했다.그러나 인권단체들은 부시 행정부가 정략적 차원에서 인권침해를 방조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일반 시민들의 인식도 9·11 직후와는 크게 달라졌다.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이 지난달 USA투데이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대테러 방지를 위해 시민의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지난해 1월 47%에서 29%로 줄었다.반면 대테러 방지 노력은 시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은 49%에서 67%로 크게 늘었다. ●대테러전을 선거에 활용하려는 부시 행정부 9·11테러는 부시 행정부에 정치·외교적 동력을 몰아준 동시에 국제사회에서는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적’과 ‘아군’을 분리하는 이분법상의 새로운 질서를 태동시켰다. 냉전시대의 적이던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동맹처럼 행동하는 반면 유럽의 맹방을 자처하던 프랑스와 독일은 미국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미국의 일방주의가 낳은 산물이지만 각국이 자기의 실리를 추구하는 외교적 계산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프랑스가 이라크전쟁에서 미국에 반대한 이유는 전쟁의 명분보다는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서의 기득권 상실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부시 행정부가 여전히 전시내각으로서의 메리트를 대선에 활용하려는 것도 패권주의적 외교 스타일이 유권자들에겐 어느 정도 먹혀들어가기 때문이다.비록 지지도는 떨어졌어도 유엔의 무능력을 성토한 부시 대통령의 주장에 미국민들 역시 동조하고 있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당면한 국제사회의 문제에 유엔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지난해 2월 58%에서 최근 37%로 떨어졌다.잘못 한다는 대답은 같은 기간 36%에서 58%로 급증했다. mip@
  • [스포츠 라운지]돌아온 ‘주부 총잡이’ 부순희

    ‘뒤돌아보지 말고 앞만 보고 가자.’ 원조 ‘주부 총잡이’ 부순희(사진·36·우리은행)가 암을 딛고 다시 사선에 섰다.지난 2001년 말 위암 판정을 받은 그녀는 지난해 4월 위의 절반 이상을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았다.이 때문에 155㎝·43㎏의 가녀린 체격이 더욱 야위어 보이지만 특유의 투혼만은 오히려 더욱 강해졌다.과녁을 노려보는 그녀의 눈에 재기를 향한 의지가 이글거린다. ●근성으로 일군 여자 권총 1인자 그녀는 사격선수로서는 때늦은 지난 1983년 제주여상 1학년 때 처음 총을 잡았다.당시 국민은행 사격선수이던 언니 신희씨가 “차분하고 집중력이 좋아 사격선수로서 적당한 성격”이라며 권유했다. 86년 한일은행에 입단,첫해 태극마크를 달았다.총을 잡은지 3년 만에 타고난 기질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그는 “언니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면서 “사격에 대한 노하우와 전술을 전수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장점은 작은 체격임에도 눈빛만으로 상대를 누를 정도로 근성이 강하다는 것.이를 바탕으로 그는 90년대 여자 권총의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했다.25m권총 국제대회에서만 7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세계 최고수들이 참가하는 94년 세계선수권,99년 월드컵파이널 등을 석권했고,2001년 전국체전에서는 25m권총 비공인 세계신기록(결선합계 696.3점)도 세웠다. 그러나 그는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다.88년 서울올림픽부터 2000년 시드니올림픽까지 메달 후보에는 늘 그의 이름이 올랐지만 모두 발길을 돌렸다. ●아테네올림픽을 겨냥한 몸부림 암 수술로 총을 잠깐 놓은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 후배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이전보다 갑절 이상 땀을 흘리고 있다.수술 전에는 하루 80분 정도의 훈련에 그쳤다.항상 정상에 있다 보니 자만심이 생겨 훈련량이 적었다. 그러나 요즘은 하루 3시간 이상 훈련한다.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수시로 태릉사격장 뒷산인 불암산에도 오른다.그는 “수술 받기 전에 이렇게 열심히 훈련했으면 올림픽 메달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웃으면서 “내년 아테네올림픽에선 메달을 반드시 따겠다.”고 다짐한다. 권오근 우리은행 코치는 “연습 때는 전성기 기량의 85% 정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빨리 1등을 해야겠다는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대회 성적은 아직 연습보다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좌절은 없다.’ 그녀의 집안은 끈질기게 암의 그늘에 시달렸다.친어머니 김숙자(72)씨는 8년 전 위암수술을 받았다.다행히 지금은 손자 동규(8)를 돌봐줄 정도로 회복됐다.외할머니는 위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지난 2000년은 악몽의 연속이었다.시어머니가 폐암으로 그해 10월 돌아가셨고,두 달 뒤 국가대표였고 그녀의 정신적 지주이던 언니 신희(당시 39세)씨마저 폐암에 걸려 13개월 동안의 투병 끝에 두 아들을 남기고 끝내 세상을 떠났다. 자신마저 암 판정을 받았을 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정이었다.”며 남편 최재석(39)씨와 아들의 끝없는 격려가 없었다면 주저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그녀는 요즘 내년 4월 시작되는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을 겨냥해 쉴틈없이 방아쇠를 당긴다. 글·사진 김영중기자 jeunesse@ ■병마와 싸워 이긴 스포츠 영웅들 병마를 이기고 정상에 오른 스포츠 스타들의 투혼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불굴의 스타’ 가운데 대표적인 선수가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3·미국).1997년 생존율 50% 이하의 고환암 진단을 받은 뒤 고환과 뇌의 일부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서도 지난 7월 프랑스일주 도로사이클 대회(투르 드 프랑스)를 5연패하는 신화를 일궈냈다.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를 세차례나 제패한 게일 디버스(37·미국)는 지난 89년 갑상선 종양의 일종인 ‘그레이브스 병’을 딛고 재기에 성공,92바르셀로나 올림픽과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100m 2연패를 이뤘다.디버스는 99년 세계선수권 여자 100m 허들에서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루드밀라 엥퀴스트(39·스웨덴)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엥퀴스트는 그해 암 판정을 받고 오른쪽 젖가슴을 잘라낸지 4개월여만에 출전했다.당시 디버스는 12초37로 우승했고,엥퀴스트는 12초47로 3위를 차지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 여자 200m와 400m를 석권한 프랑스의 마리 호세페레(35)도 올림픽 직후 ‘엡스타인 바 병’이라는 만성피로 증후군에 시달리며 선수생명이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페레는 2000년 프랑스 니스 국제대회에서 400m 3위에 올라 재기에 성공했다.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은퇴했지만 올해 다시 트랙에 돌아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 폭군인가, 유약한 인간인가/ 8년만에 돌아온 ‘연산’

    연출가 이윤택의 역사극 ‘문제적 인간 연산’이 8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포악한 독재자로 알려진 ‘연산’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지난 95년 배우 유인촌 이혜영의 주연으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초연돼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오는 11일부터 2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서 막올리는 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남산 이전 30주년을 기념해 연출가 이윤택이 국립극단과 손잡고 마련한 무대이다.그는 “워낙 규모가 큰 작품이라 그동안 쉽게 재공연 엄두를 못냈다.”면서 “극장측의 안정적인 지원과 20대부터 70대까지 배우층이 두터운 국립극단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소감을 밝혔다. ‘문제적 인간 연산’은 성종에 이어 왕위에 오른 연산이 어머니 폐비 윤씨의 죽음을 몰고온 수구세력에 대한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을 벌이면서 스스로 걷잡을 수 없는 독단에 빠져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무너진 왕권을 암시하듯 낡은 폐허가 된 궁안.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으로 장녹수의 치마폭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유약한 연산은 밤마다 악몽을 꾼다.대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머니의 제를 올리던 중 폐비 윤씨의 혼이 녹수에게 들어와 어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알게 된다.이때부터 연산은 선왕을 모시던 대신들을 향해 가차없는 피의 숙청을 단행한다. 이 과정에서 연산은 ‘비판할 줄만 알고,정작 책임지지 못하는 혓바닥들이 난무하는 세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개혁의 정당성을 내세운다.하지만 권력을 잡은 후 충신 ‘처선’의 고언을 듣지 않고,그 자신 과거에 발목잡혀 폭정을 휘두르면서 개혁의 의미는 퇴색하게 된다. 이윤택은 “연산은 낡은 인습에 맞서 현실을 바꾸려는 개혁적인 정치인이었으나 결국 독단에 빠져 추락한 인물”이라면서 “공교롭게도 요즘 한국 정치현실과 비슷한 면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에너지와 속도감으로 좌중을 압도했던 초연과 달리 대극장으로 옮겨오면서 이전보다 이성적이고 정제된 이미지의 장치들을 선보일 예정이다.동해안 별신굿을 재현한 굿판과 대나무를 활용한 장면 등 볼거리도 한층 정교해졌다. 연산역의 이상직,장녹수역의 계미경 등 젊은 배우들의 열정과 장민호(대신)백성희(인수대비)신구(성종)등 국립극단 전현직 원로배우의 연륜이 빚어내는 연기의 조화도 기대를 갖게 하는 요소이다. 이윤택은 “대형 뮤지컬,축구장 오페라 등 요란하고 상업적인 작품들이 관객의 주목을 끄는 요즘,연극도 정통성과 재미를 두루 갖춘 대작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평일 오후 7시30분,추석 연휴,토·일 오후 4시.1만∼3만원.(02)2274-3507. 이순녀기자 coral@
  • KBS PD 가족동반 해외취재 물의

    KBS 1TV 책 소개 프로그램 ‘TV,책을 말하다’의 담당 프로듀서가 유럽에 가족들을 동반해 취재보다 관광에 열을 올렸다고 동행했던 대학교수가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박홍규 영남대 법학과 교수는 지방신문들이 함께 싣는 지난 21일자 신디케이트 칼럼에서 “담당 PD는 출장지에 가족을 데려가기 위해 일정을 늦추고 부인의 쇼핑을 위해 촬영 일정까지 바꿨다.”고 밝혔다.박 교수는 KBS로부터 자신의 저서 ‘베토벤을 보는 또 다른 시선-박홍규의 베토벤 평전’의 동행 취재를 요청받고 지난달 10일부터 일주일 동안 오스트리아 빈과 독일 본 등지를 돌며 함께 촬영을 했다. 박 교수는 대구 매일신문과 부산일보에 ‘전망대-부끄러운 고백’과 ‘혈세낭비 부끄러운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글을 실어 “KBS PD와 함께 한 일주일은 악몽이었다.”면서 “국민의 혈세를 같이 낭비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국민 앞에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썼다. 박 교수는 “KBS PD는 첫날부터 약속장소인 현지 공항에 나타나지 않아 꼬박 이틀을 기다려야 했는데늦은 이유가 ‘가족을 데려오는데 비행기 시간이 맞지 않아서’라고 했다.”면서 “그는 촬영과 무관한 관광으로 시간을 보내며 모든 비용을 방송국 출장비로 정산하기 위해 영수증을 철저히 챙겼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가장 큰 고통은 PD가 프로그램 제작에 소홀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그는 “촬영 일주일 중 처음 이틀은 PD의 아들이 아파 호텔과 약국,병원을 전전했으며,3일째는 촬영을 하려 했으나 미리 연락을 않아 하지 못했다.”면서 “겨우 촬영을 하려다가도 PD는 별안간 부인이 쇼핑을 해야 한다며 몇 시간을 걸려 호텔에서 아픈 부인과 아기를 데려 왔다.”고 설명했다.KBS는 인터넷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고 PD를 불러 경위서를 받는 등 조사에 들어갔다. 채수범기자 lokavid@
  • 한나라 ‘여권 짜고치는 고스톱’/“야당 정부협조 불구 민주당이 생색낸다” 비난

    한나라당이 주5일제 정부안을 처리해 주고도 노동계의 ‘욕’은 혼자 다 먹을 처지에 놓이자 ‘억울하다.’는 표정이다.대통령이 제출한 정부안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이 ‘발목’을 잡는 행태에 대해 여권의 ‘짜고치는 고스톱’,노무현 대통령의 ‘이중플레이’라는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더욱이 외국인고용허가제 시행에 따른 보완책으로 지난달 자신들이 국회에 제출한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을 민주당측이 주5일제 보완책으로 ‘포장’해 적극 추진할 것처럼 발표하자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발끈하고 있다. 최병렬 대표는 21일 열린 상임운영위원회 회의에서 “노총측에서 우리가 마치 재계편을 들어 주5일제를 찬성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금 정부를 친노조정부라고 보고 있고,정부가 마련한 안을 찬성한 것”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강두 정책위의장은 “자기들이 내놓은 법을 집권당이 반대하도록 조종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노조는 왜 청와대가 아닌 야당에 와서 성토를 하는지 모르겠다.”고말했다. 노동계는 한나라당이 친(親)재계요,내년 총선에서 “재미없다.”는 식으로 나오고 있다. 홍사덕 총무는 “민주당이 당·정협의를 거치고도 이제 와서 의사일정 등을 이유로 안을 지연시키는 데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고 털어놨다. 정부안을 여당 의원들이 반대,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겼던 이라크 파병안 때의 악몽을 떠올렸다.현경대 전당대회의장은 “정부는 제출만 하고 모든 걸 우리 당에 떠넘겼는데 파병의 성과는 마치 대통령이 결단한 것처럼 독식했다.”고 못마땅해 했다.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로 그나마 쟁점현안들이 타결되고 있는 마당에 여권은 갖은 생색을 다 내면서 ‘과실’을 따먹고 있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급기야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너무 트리키(tricky)하다.나쁘게 말하면 사기치는 것 아니냐.여야를 빨리 바꿀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나라당은 특히 민주당 정세균 정책위의장이 이날 중소기업인력지원특별법을 자신들의 주도로 입법화할 것처럼 언론에 발표하자 어처구니없어했다. 이강두 의장은긴급 간담회를 갖고 “우리가 정부와 협의해 제출한 법안을 마치 자기들이 만든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면서 “경제살리기에 적극 나서는 우리 당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는 못할 망정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흥분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수송 전면중단 시멘트 ‘직격탄’

    산업계에 지난 5월의 물류대란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업계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내륙화물 의존도 높은 산업 직격탄 이날 오전부터 수송이 중단된 시멘트 업계는 당장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생산기지가 강원도·충북 등 내륙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육상 화물 운송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쌍용양회는 영월공장에서 하루 4만t의 시멘트를 수송하고 있지만 21일 오전부터 수송이 전면 중단되면서 5월의 물류대란이 재현됐다.성신양회도 단양공장에서 하루 평균 1만 1000t의 시멘트를 출고하지만 화물연대 파업으로 수송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비조합원 차량 100여대를 풀 가동했지만 하루 운반할 수 있는 물량이 4000t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올 여름 장마로 공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건설현장은 시멘트 운송 중단까지 겹쳐 파업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입주·준공 지연 등의 피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5월 화물연대 파업으로 큰 피해를 봤던 조선업계도 몹시 당혹스러워하고 있다.철강업체의 공급 물량이 한정돼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고,원자재 육로수송 비중이 높아 화물연대 파업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미포조선은 화물연대의 파업을 예상,2∼3일치 재고물량을 확보해 놓았지만 파업이 3일 이상 장기화될 경우 조업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한진중공업과 STX조선,신아조선 등도 원자재의 60% 이상을 육로 수송에 의존,파업이 장기화될 땐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는 아직까지 피해 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LG전자는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열차와 비가입 화물차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장기화될 땐 산업경쟁력 상실 업계는 지난번 파업처럼 출입문을 봉쇄하거나 수송 자체를 방해하는 집단적 행동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안심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원자재 수송이 끊겨 제품 생산이 지연되고,수출품 운송과 선적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업계는 이번 파업이 막 살아나기 시작한 수출의 맥을 끊고 해외 바이어들의 신뢰를 손상시켜 제품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산업팀 종합
  • 현실 부적응 고통받는 삶들/소설가 김현주의 ‘물속의 정원사’ 관념적 투쟁 모습·삶의 흔적 담겨

    소설가 김현주(42)가 세상에 내놓은 첫 작품집 ‘물속의 정원사’(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실존과 싸우는 주인공들의 치열한 삶의 흔적 모음집이다.그러나 작가가 보여주는 싸움의 포즈는 주먹다툼이나 일상과의 맞장뜨기가 아니라 다분히 관념적이다. 표제작 등 13편의 작품을 모은 이 작품집의 주인공은 대개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고 떠돈다.그들이 현실에 뿌리를 내리도록 작가가 도와주는 방식은 고통스러운 기억과의 정면대결이다.구체적으로 작가는 주인공들에게 “그녀를 괴롭히는 기억의 나날,기억의 좁은 길”(표제작,109쪽)을 직접 통과하게 만든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작품마다 주인공이 부딪치는 기억 속에는 통증이 똬리를 틀고 있다.옛 사랑을 빼앗긴 문인화가 수연(표제작),유년과 청년기 악몽을 기억의 저편으로 내몰려고 시도하는 소설가 최지환(‘32일’),떠난 아내가 남긴 기록 때문에 강렬한 질투에 사로잡히는 화자(‘에어컨’) 등의 기억은 상처투성이다. 뿐만 아니다.사업에 실패한 남편 치다꺼리에 지쳐 다시 만난 옛 남자의 기억에서 헤매는 헤어디자이너 문효(‘불의 꽃대궁’)나,성폭행 당한 뒤 어쩔 수 없이 결혼해 절망적인 삶을 이어가는 신희(‘잃어버린 정원’) 등도 예외는 아니다.작가는 이들에게 구원의 길을 제시하지 않는다.대신 소설,나아가 예술이라는 치유방법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평론가 김형중은 작품집에 대해 “예술은 고통스러운 기억의 승화인데,김현주는 자신의 작중 인물이 그곳에서의 탈출을 봉쇄하고 망각속으로 도피하지도 못하도록 하는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소설을 써낸다.”고 말한다. 이종수기자
  • 프로야구/ ‘SK 구세주’ 이호준

    이호준(SK)이 시즌 첫 4경기 연속 홈런포로 벼랑에 선 팀을 구했다.두산은 시즌 첫 6연승을 달렸다. SK는 17일 문학에서 벌어진 프로야구에서 8회말 이호준의 극적인 결승 1점포로 기아를 2-1으로 꺾었다.이로써 SK는 7연패의 악몽에서 깨어나며 기아에 다시 2승차로 앞서 3위를 힘겹게 지켰다.기아는 7연승 마감. 이호준은 1-1의 숨막히는 접전을 이어가던 8회 1사후 1실점으로 호투하던 상대 선발 다니엘 리오스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는 통렬한 1점 홈런(시즌 30호·홈런 4위)을 빼내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3타수 3안타 1타점. 앞서 SK는 2회 이호준과 김기태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3루에서 디아즈의 3루 땅볼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6회 상대 장성호에게 동점포를 허용했다. 두산은 잠실에서 장단 11안타를 효과적으로 터뜨려 LG를 7-1로 완파했다.이로써 두산은 3위 SK와의 3연전과 4강 진출을 노리는 LG와의 3연전을 모두 휩쓸며 6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7위 두산은 후반기 들어 14승7패2무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고 특히 서울 맞수 LG와의 경기에서는 11승5패의 절대 우위를 지켰다.5위 LG는 기아에 3승차. 두산의 주포 김동주는 4타수 3안타 1타점(타율 .346)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고 선발 이경필은 5이닝동안 4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막아 시즌 5승째를 챙겼다. 삼성은 수원에서 3-4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초 박한이의 3점포 등 5안타로 무려 6점을 뽑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선두 현대에 9-4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민수기자 kimms@
  • 電力복구 30%… 뉴욕증시 정상개장

    14일(현지시간) 발생한 미국 최악의 정전사태는 다음날부터 진정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15일 오전 9시30분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은 정상 개장됐으며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 시장은 15일 중으로 전력 공급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예상보다는 복구가 늦어져 이날 오전 뉴욕 시민들은 지하철도 없는 출근길 러시아워를 맞는 등 피해는 계속됐다. ●14일 오후 4시쯤 북미 동부 전역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자 2년 전 9·11테러의 악몽을 생생히 기억하는 뉴요커들은 제2의 9·11테러니 뭐니해서 뒤숭숭하던 차에 식은 땀을 흘렸다.뉴욕시 당국은 테러진압부대인 ‘아틀라스’를 출동시키고 비상사태에 들어갔다.F16 전투기 2대도 즉시 출격,뉴욕·워싱턴 상공을 정찰 비행했다. 지하철과 교외 통근기차 등 600대가 일제히 운행이 중단되면서 교통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수만명의 뉴욕커들은 걸어서 다리를 건넜다.다리를 가득 메운 뉴요커들의 끝없는 행렬은 9·11테러 직후 맨해튼을 빠져나가려는 뉴욕 시민들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갑작스런 정전으로 건물 엘리베이터와 지하철에 갇혀 있던 사람들이 극적으로 구조되는가 하면 가족들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전화가 폭주,이날 저녁까지 맨해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가 불통되기도 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4만명의 경찰 및 소방 인력을 치안유지에 투입했다.브루클린에서 신발가게와 장비렌털센터 등을 약탈하다 26명이 체포됐지만 우려했던 것만큼 심하지는 않았다.또 이날 60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1명이 더위로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정전사태의 원인을 두고 미국과 캐나다가 책임공방을 벌였다.캐나다측은 정전 원인이 나이애가라 폭포 미국쪽 지역의 콘 에디슨발전소에서 낙뢰에 의한 화재 때문이라고 총리실을 통해 발표했다.그러나 조지 파타키 뉴욕주 지사는 캐나다측이 지목한 나이애가라 발전소는 완벽하게 가동돼왔다면서 “이 때문에 뉴욕주 서부지역에는 전력이 정상공급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 북동부와 캐나다에는 14일 오후 6시부터 단계적으로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당초 15일 오전 8시쯤이면 전력 공급이 완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공급재개가 지연돼 피해는 다음날까지 계속됐다.뉴욕시측은 전력공급은 재개됐지만 지하철운행시스템 등이 완벽하게 복구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파타키 주지사,블룸버그 뉴욕시장 등 미 지도부는 정전사태가 발생하자 일제히 “테러공격 가능성은 없다.”고 밝혀 초기에 시민들의 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주력했다. 9·11테러 이후 테러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창설된 미 국토안보부는 그러나 정전사태가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데 무려 90분이나 걸렸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이번 사태로 미국 뉴욕의 존 F 케네디와 라과디아·뉴어크공항 등 3곳과 클리블랜드 공항,디트로이트 공항과 캐나다의 토론토·오타와 공항 등 7개 공항에서 항공기의 이착륙이 금지됐다고 밝혔다.뉴욕 케네디공항을 제외한 모든 공항은 3∼4시간 만에 정상적인 기능을 되찾았다. ●미 자동차 제조업계는 생산차질을 빚는 등 다소간의 피해가 발생했다.다임러 크라이슬러는 북미지역 32개 공장중 23곳에서,포드자동차도 21개 공장에서 각각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그러나 뉴욕증시가 정상개장하는 등 미국 경제가 입게 될 타격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
  • 美 ‘최악의 정전’ 진정 기미

    14일(현지시간) 발생한 미국 최악의 정전사태는 이튿날까지 그 피해가 계속됐다.당초 예상보다 복구가 늦어져 피해지역 시민들은 15일 아침에도 전기가 끊어진 전날 밤 상황을 그대로 맞아야 했다.그러나 이날 오전 9시30분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이 정상 개장되고 복구상황이 진척을 보이는 등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15일 날이 밝자 무더위를 피해 맨해튼의 타임스퀘어에서 밤을 보낸 뉴요커들은 지친 얼굴로 잠에서 깨어 가장 먼저 정전상황을 체크했다.그러나 뉴욕시민들은 교통·통신 시스템이 여전히 마비된 상황을 확인하고 지하철도 운행되지 않는 출근길 러시아워를 맞아야 했다.통합 에디슨 전력회사측은 300만명 정도의 뉴욕시민들이 전력을 공급받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밝혔다.북미 전력공급위원회에 따르면 밤사이 정전된 설비 전체의 30%정도가 복구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증시는 이날 평소와 같은 9시30분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의 타종과 함께 거래를 정상적으로 시작했다.나스닥 시장도 같은 시간에 개장했다.뉴욕 맨해튼 월가에는 오전 7시까지 전력이 복구돼 이 지역에 위치한 거래소와 주요 증권업체들은 비상전력을 가동할 필요가 없이 정상운행됐다.지수에는 큰 변동이 없었으며 아침거래는 한산한 양상을 보였다.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15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중으로 전력 공급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또 뉴욕시민들에게 이날 가능하면 출근을 자제하고 집에서 휴식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뉴욕시측은 전력공급이 재개되더라도 전철 통근선과 지하철 시스템이 다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6∼8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에서도 전력상황이 50% 정도 회복됐지만 가능한한 전기사용을 하지 말아달라고 권고했다. ●2년 전 9·11테러의 악몽을 생생히 기억하는 뉴요커들은 제2의 9·11테러니 뭐니해서 뒤숭숭하던 차에 이번 정전사태로 식은 땀을 흘렸다.14일 정전사태로 지하철과 교외 통근기차 등 600대가 일제히 운행이 중단되면서 교통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수만명의 뉴욕커들은 걸어서 다리를 건넜다.다리를 가득 메운 뉴요커들의 끝없는행렬은 9·11테러 직후 맨해튼을 빠져나가려는 뉴욕 시민들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14일 4만명의 경찰 및 소방 인력을 치안유지에 투입했다.브루클린에서 신발가게와 장비렌털센터 등을 약탈하다 26명이 체포됐지만 우려했던 것만큼 심하지는 않았다.또 이날 60건의 화재가 발생했으며 1명이 더위로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했다. ●정전사태의 원인을 둘러싸고 미국과 캐나다의 책임공방은 가열되고 있다.캐나다측은 정전 원인이 나이애가라 폭포 미국쪽 지역의 콘 에디슨발전소에서 낙뢰에 의한 화재 때문이라고 총리실을 통해 발표했다.그러나 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는 캐나다측이 지목한 나이애가라 발전소는 완벽하게 가동돼왔다면서 “이 때문에 뉴욕주 서부지역에는 전력이 정상공급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파타키 주지사,블룸버그 뉴욕시장 등 미 지도부는 정전사태가 발생하자 일제히 “테러공격 가능성은 없다.”고 밝혀 초기에 시민들의 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주력했다.9·11테러 이후 테러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창설된 미 국토안보부는 그러나 정전사태가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데 무려 90분이나 걸렸다. 김균미기자 외신 kmkim@
  • “신도9명 살해 암매장”종교단체지도자등 3명 체포 시신1구 발굴… 추가 수색

    모 종교단체 일부 신도가 살해된 후 암매장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사 수원지검 강력부(부장 이경재)는 14일 “모 종교단체 전 신도 김모(66)씨를 살인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한 결과,다른 신도 지모(90년 8월 실종·당시 35세)씨와 전모(92년 실종·당시 50세 추정)씨 등 2명을 살해해 야산에 묻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면서 “안성시 금광면 금광저수지 주변 야산에 암매장한 1명의 사체 유골을 발굴한데 이어 또 다른 1명의 사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혐의로 체포된 김씨가 이들을 포함,지난 84∼92년 신도 9명을 살해한 뒤 경기와 호남·영남지역 등 전국 여러 곳에 묻었다고 진술해 피살된 정확한 인원 및 살해경위 등에 관해 집중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 종교단체 지도자 조모(72)씨를 14일 김포공항에서 살인교사혐의로 긴급체포했으며,전 신도 정모(44)씨도 폭행혐의로 긴급체포,사건 관여 여부를 캐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교리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씨 등을 목조르거나 때려 죽였다고 한 신도가 제보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사체 발굴현장에 나온 전씨의 부인 박모(58)씨도 “방송국에 종교단체의 비리를 고발하기도 했던 남편이 실종되기 한달 전부터 종교단체로부터 협박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유골 발굴 검찰은 14일 오후 4시쯤 저수지 낚시터 인근 야산에서 1.5m 정도를 파내려가 지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찾았다.150여m 떨어진 지점에 전씨가 암매장됐다는 진술에 따라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검찰은 지씨와 전씨가 실종된 해에 살해돼 매장됐으며,나머지 암매장된 것으로 진술된 7명 가운데 3∼4명이 살인죄 공소시효(98년) 이후에 암매장된 것을 확인,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발굴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종교 단체 종교단체측은 “체포된 김씨 등은 이미 10여년 전에 교단에서 탈퇴한 신도”라며 직접 관련설을 부인하고 있다.신도들 사이에서는 “초창기 교세를 무리하게 확장하던 시절의 악몽이 되살아났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영원한 삶’을 교리로 삼은 이 종교단체는 지난 94년 신도 사체를 암매장한 혐의로 경기도 시흥시 계수동에 있는 기도원(일명 ‘밀실’)에서 검·경에 의해 발굴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이곳에는 아직도 나이든 신도 10명이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경기도 부천의 본부에는 매일 500여명이 찾아와 예배를 보고 있다. 수원 김병철·인천 김학준기자 kbchul@
  • 쿨한 공포 국산 2편 자기야, 눈떠 응?

    ●‘4인용 식탁’ #“보이지 않는 것도 믿어야 해!” 피를 흩뿌리지 않으면서 침착한 주술적인 분위기의 공포를 원한다면 ‘4인용 식탁’이 제격이다.‘엽기적인 그녀’에서 화끈하게 잘도 웃던 전지현이,이번엔 남의 과거를 보는 신통력을 가진 기면증(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병) 환자가 됐다. 결혼을 앞둔 인테리어 디자이너 정원(박신양)은 지하철에서 죽은 아이들을 본 뒤로 신혼집 식탁에서 자꾸만 아이귀신들을 본다.헛것을 봤다고 믿고 싶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연(전지현)을 만나면서 자신이 본 게 환상이 아니었음을 알고 경악한다. 영화는 단순한 공포물이라기보다는 비극적 미스터리극에 가깝다.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의 과거를 본다는 이유로 주위와 단절된 채 살아야 하는 연의 캐릭터는 비극을 구현해내는 극중 주요장치.아이귀신,정원의 거듭되는 악몽,고층아파트에서 아이가 떨어지는 장면 등에서 느껴지던 원색적 공포는 점점 슬픔으로 색깔을 바꿔간다. 인간관계를 이어주는 진실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진정으로 소통하지 못하는 ‘관계’가 얼마나 슬픈 것인지 영화는 섬뜩한 어법으로 웅변한다.피해의식에 젖어 세상에서 겉돌기만 하던 연과,그녀를 통해 자신의 어릴적 비밀을 들여다본 정원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간다. 이수연 감독의 장편데뷔작.여성감독의 감수성이 녹아든 섬세하고 차분한 진행이 돋보인다.그러나 성마른 관객에겐 그게 오히려 걸림돌이다.특별한 반전장치없이 지나치게 느린 전개,속도감 없는 카메라 움직임,극도로 절제된 음향효과 등이 무료한 진공상태로 빠뜨리는 듯해 아쉽다.상영시간이 길다.2시간3분. ●‘거울속으로’ #””보인다고 다 믿지는 마!” 물이나 공기처럼 흔한 일상의 소재가 공포의 대상으로 돌변하는 것만큼 소름 돋는 설정이 있을까.김성호 감독의 장편데뷔작 ‘거울속으로’에서는 일상 어디에나 널려있는 거울이 공포의 근원이다. 화재사건으로 문을 닫았다가 재개장을 눈앞에 둔 백화점에서 의문의 연쇄살인이 일어난다.사장의 조카이자 퇴직한 형사인 우영민(유지태)이 보안책임을 맡지만 속수무책.옛 동료이자 라이벌이었던 하형사(김명민)가 사건조사차 파견되지만,연쇄살인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 뿐이다. 영민과 하형사의 해묵은 갈등을 수면위로 노출시킨 뒤 둘을 화해시키는 과정에서 영화는 하나둘 퍼즐을 짜맞추는 재미를 안긴다.물론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초현실적 상황이나,익숙한 공포문법을 번갈아 동원하며 관객을 겁주기도 한다.천장 환풍구에 카메라가 찜찜한 시선을 보내거나,갑자기 자동차 문이 닫히고 피사체의 움직임과 거울의 이미지가 딴판인 장면 등은 관객을 꼼짝못할 정도로 긴장시킨다. 사건의 열쇠가 허무할 만큼 쉽게 노출되는 게 흠.백화점 화재때 죽은 여직원의 쌍둥이 여동생이 사건현장에 번번이 나타나고,그의 대사를 통해 일찍부터 공포의 실마리가 드러난다.‘꽃섬’에서 얼굴을 비쳤던 신인배우 김혜나가 억울하게 죽은 여직원 자매로 1인2역을 잘 소화해냈다. 황수정기자 sjh@
  • 정몽헌씨 투신자살

    4일 새벽 자살한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시신에서는 술 냄새가 풍겨나왔다.유서의 일부는 알아보기 힘들 만큼 휘갈겨쓴 것이었다.심약한 정 회장은 죽음을 앞에 두고 술에 취할 수밖에 없었다. 늦게까지 친구·가족들과 저녁을 먹은 정 회장의 최후의 선택은 우발적으로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재계 1위 현대가(家)의 몰락,형제들의 경영권 다툼,순탄하지 못한 대북사업….재벌의 황태자에게는 가혹했던 시련들을 견디다 못해 결국 막다른 길로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정 회장의 죽음에 대해 사회적 지위가 높고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해온 사람들은 그것에 손상을 받거나 목표·가치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자살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고 풀이했다.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큰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이다.법심리 전문가인 강지원 변호사는 “정 회장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에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면서 “평생 소중하게 생각해온 가치들이 무너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회장에게 지난 3년간은 어찌보면 악몽같은나날의 연속이었다.현대그룹 공동회장이던 형 몽구씨와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에 다퉈야 했고,분가(分家)후 경영했던 현대건설,현대전자,현대상선 등 중심 기업들이 침몰하는 과정을 지켜보아야만 했다.자신을 가장 사랑했던 아버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오랜 병상생활 끝에 사망했다.아버지의 유업을 이어받아 거액을 ‘투자’하며 밀어붙였던 대북사업은 국민적 비난의 대상이 되기에 이르렀다. 나아가 현대의 모기업 몰락의 빌미로 작용한 대북사업은 마침내 사법심판대에 올라 정 회장을 ‘범죄자’로 만드는 불운을 몰고왔다.그의 측근들은 “정 회장이 특검수사를 받을 때 선친에게서 물려받은 대북사업의 국민적 평가가 엇갈리는 것을 크게 고민했다.”고 말했다.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남북경협을 돈주고 산 ‘장사꾼’이란 평가가 모멸감을 느끼게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대북사업은 개성공단이 착공되고 육로관광을 재개하기로 하는 등 상황이 호전되는 듯 하지만 현대아산의 재정난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었다.정부의 관광객 보조금이 올부터 끊어지면서매월 20억여원 안팎의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한편으로 정 회장에 대한 수사는 특검의 불구속기소로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검사 앞에 앉아 신문을 받는 처지가 됐다.‘150억원 비자금’ 사건이 불거졌기 때문이다.검찰이 지난달 말 비자금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면서 정 회장은 또 세차례나 불려갔다.토요일인 지난 2일에도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를 받았다. 그 사이사이에도 세 차례 공판에 나가 법정에서 심문을 받아야만 했다.측근들은 정 회장이 법정을 오가며 처지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곤 했다고 전했다.현대 관계자는 “알려져서는 좋을 것이 없는 내용이 너무 많이 알려져 정 회장이 부담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나 법원에서 자유스럽고 적법적인 조사와 재판을 받았다고 해도 정신적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은 적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그러나 현대측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종왕 변호사는 이날 “검찰 조사과정에서 적법절차가 지켜졌다.변호인 접견 등 조사과정의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성곤 강충식기자 chungsik@
  • 뉴스 플러스 / 北외무성 “볼턴과 상종 않겠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방한중 강연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존 볼턴 미 국무무 군축 차관에 대해 “그를 더 이상 미 행정부의 관리로 인정하지 않으며 그런 자와는 상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일 “볼턴 차관이 최근 남조선과 일본을 행각하는 과정에 우리 최고수뇌에 대해 ‘자기는 평양에서 왕족처럼 생활하면서도 수십만 사람들을 감옥·수용소에 가두고 수백만의 사람들을 기아에 허덕이게 하는 ‘포악한 독재자' 라느니,‘북조선에서의 생활은 소름끼치는 악몽'이라느니 중상 모독하였다.”고 말했다.
  • BK “이제 양키스 겁안나”

    ‘핵잠수함’ 김병현(보스턴 레드삭스)이 천적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첫 세이브를 올렸다. 김병현은 28일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미국 프로야구 양키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초 구원등판,1이닝동안 1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이로써 김병현은 양키스 악몽에서 깨어나며 시즌 6세이브째(5승8패)를 따냈고,방어율은 3.41에서 3.47(이적후 3.40)로 높아졌다.지난 2001년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2패를 당한 김병현은 최근 양키스와의 2경기에서도 모두 세이브를 날렸다.6-3으로 앞선 9회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선 김병현은 선두타자 데릭 지터에게 볼넷과 도루를 허용,불안하게 출발했다.제이슨 지암비를 삼진으로 낚아 한숨을 돌렸지만 후속 버니 윌리엄스에게 내야안타를 맞아 1사 1·3루에 몰렸고,마쓰이 히데키의 2루 강습타구 때 지터가 홈을 밟아 1점을 내줬다.김병현은 호르헤 포사다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 경기를 마무리했다. 보스턴은 0-3으로 뒤진 7회말 제이슨 바리텍의 3점포와 조니 데이몬이 1점포,케빈 밀러의 2타점 3루타 등으로 단숨에 6득점하며 역전을 일궈냈다.보스턴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양키스전 2연승을 달리며 지구 선두 양키스와의 격차를 1.5게임으로 좁혔다. 김민수기자 kimms@
  • 브리티시오픈 / 첫출전 허석호 ‘무명 돌풍’

    허석호(이동수패션)가 첫 출전한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6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상위권에 포진했다. 허석호는 1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골프장(파71·6106야드)에서 개막된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로 선두권과 2타차인 1언더파 70타를 쳐 이날 밤 11시30분 현재 에두아르도 로메로(아르헨티나) 리 웨스트우드(영국) 등 강호들과 함께 공동9위를 달렸다. 첫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부진하게 출발한 허석호는 3번홀(파3)에서 다시 보기를 추가해 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듯 했으나 4번·7번홀(이상 파5)에서 거푸 버디를 낚아 상승세로 돌아선 뒤 8번과 9번(이상 파4)에서 보기와 버디를 맞바꾸며 전반을 이븐으로 마쳤다.후반들어 12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타수를 낮춘 허석호는 14번홀(파5)에서 다시 보기를 범하는 난조를 보였지만 15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언더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그러나 4번째 출전하는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차분히 파세이브 행진을 펼치다 6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등 난조에 빠져 9번홀까지 3오버파를 기록하며 공동 78위로 처져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헤니 오토(남아공)는 버디 5개 보기 2개 등 3언더파 68타로 경기를 마쳐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노장 그레그 노먼(호주)과 데이비스 러브3세가 나란히 2언더파 69타로 공동 3위로 나서는 기염을 토했다.또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려는 필 미켈슨도 7번홀까지 역시 2언더를 유지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2000년 이 대회 챔피언 타이거 우즈는 첫홀부터 러프를 오가는 난조 끝에 트리플보기로 출발한 뒤 이후 버디 4개 보기 3개를 추가하며 2오버파 73타를 쳐 공동 53위로 추락,지난해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우즈는 지난해 이 대회 3라운드에서 10오버파를 치는 최악의 난조를 보였다. 우즈와 같은 조에서 플레이에 나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도 2오버파 72타로 1라운드를 마쳤고,마스터스 챔피언 마이크 위어(캐나다)는 3오버파로 공동 78위에 머물렀다.대회 2연패를 노리는 어니 엘스(남아공)는 4번홀까지 1오버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곽영완기자 kwyoung@
  • 4억+α 수뢰설 파장 / 鄭대표 자진사퇴설 급부상

    민주당 정대철 대표가 굿모닝시티 윤창렬 사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4억원+α를 받은 혐의로 검찰소환이 임박해진 것과 관련,10일 밤 여권 수뇌부가 긴박하게 움직였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공항에서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노무현 대통령을 영접한 뒤 함께 청와대로 직행했다.이어 노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고건 총리,문희상 비서실장,이정우 정책실장,유인태 정무수석,문재인 민정수석 등과 함께 만찬을 하며 정국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만찬이 끝난 뒤 정 대표는 노 대통령과 독대하면서 거취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청와대와 정 대표측은 따로 만난 사실을 부인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주변에선 정 대표가 대표직을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사퇴 후를 대비한 여권 정비 방안도 깊이 거론되는 기류다.이에 구주류측 정통모임도 천안에서 가지려던 ‘민주당 사수 결의대회’를 잠정 취소,여권의 위기수습에 동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수뇌부 만찬 회동 정 대표는 서울공항에서 노 대통령과 다른 헬기를타고 청와대로 갔다. 청와대 수뇌부 만찬 자리에서는 정 대표 수뢰설에 대한 깊은 얘기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그러나 독대 등을 통해 정 대표는 노 대통령에게 자신의 수뢰설에 대해 해명하고 거취문제 등도 조율한 것으로 관측된다. 수뢰설과 관련,청와대나 검찰쪽은 물론 정 대표 주변에서도 구체적인 형태로 수뢰 혐의가 나돌고 있지만,정 대표측은 지금까지 시인한 2억 2000만원 이외의 수뢰설은 부인했다. 하지만 청와대 고위인사들은 정 대표의 수뢰설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이쯤 되자 정 대표 사퇴설이 급부상하고 있다.정 대표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의례적 수준의 부인으로 치부되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날 “대선 때 피해자가 3000여명인 굿모닝시티 자금의 일부를 정 대표가 받았기 때문에 집권당 대표의 도덕성에 큰 흠집이 생겼다.”면서 “신당창당 추진이나 여권 정국운영에 미칠 파장을 적극 고려할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사퇴 현실화에 대비한 대책을 모색하는 기류다. 따라서 정 대표 사퇴 문제나 신당문제의 속도조절,여권의 재정비 등이 ‘초읽기’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반대로 정 대표의 검찰소환 시 여권의 타격이 심대할 것을 우려,검찰 수사의 수위가 조절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경성사건 악몽 재현되나 정 대표는 김대중 정부 초기인 1998년 9월 경성그룹으로부터 이권 청탁과 함게 4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구속기소됐었다.지금도 당시 사건은 종결되지 않아 오는 14일 고법에서 재판이 예정돼 있다.경성 악몽은 진행 중인 셈이다. 당시 그는 국민회의 부총재로 5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여권의 실세였지만 정권 교체의 열매를 향유하지도 못한 채 ‘영어’의 몸이 됐었다.그런 그가 국민회의 후신인 민주당 대표이면서도 거액 수뢰설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라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상황이 급전되면서 ‘정대철 신당 배제 음모론’ 등 흉흉한 소문들도 일제히 꼬리를 감추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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