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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남북회담 성공 위해 모든 역량과 지혜 모으자

    4·27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회담 준비위원회가 어제 1차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실무진의 회담 준비도 순조롭다고 한다.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안은 남북한 및 미국 정부의 의지도 과거 어느 때보다 크다. 북측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선언에 남측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으로 화답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논의를 축복한다”고 한 것은 회담이 그만큼 무르익고 있다는 방증이다. 기나긴 냉전에 고통받아 온 우리 국민으로선 설레고 반가운 일이다. 이번 회담은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 냉전구조 종식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는 의미가 있다. 직접 종전선언과 비핵화 논의를 한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남북한 교류를 논의했던 과거 정상회담과는 질적 차이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엊그제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종전선언 및 핵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비핵화 원칙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다. 이번 한반도 비핵화 대장정은 당사자인 남·북·미 정상이 모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만큼 과거 어느 때보다 성공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과거 남북 관계의 부침에서 보듯 언제 어디서 위험요소가 돌출할지 모른다. 문 대통령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치밀한 준비와 함께 최대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회담을 준비하는 정부 관계자는 물론 정치권과 언론,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본다. 특히 정치권이 중요하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장외투쟁에 몰두하고 있다. 회담 기간만이라도 정쟁을 중단하고 복귀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위장쇼’로 비꼬는 등 딴죽을 거는 듯한 자세도 버려야 한다. 언론은 추측성, 자극적인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 하키 단일팀 유니폼이 인공기를 본떴다느니, 현송월이 처형당했다느니 식의 가짜뉴스와 오보가 난무했던 평창올림픽 보도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단체들이 어제 “언론의 중차대한 책임을 자임하고 회담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제4부의 역할에 충실하자”고 성명을 낸 것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화 염원 메시지를 영상으로 전달하는 ‘평화 기원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고 한다. ‘2018 남북정상회담-평화, 새로운 시작’이란 홈페이지를 통해서다. 염수정 추기경과 배우 윤균상, 가수 테이, 이연복 셰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성공을 기원하는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회담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그만큼 크고 절실하다는 얘기다. 국민의 염원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은 모든 역량과 지혜를 모으기를 바란다.
  • ICBM 검증·폐기 매뉴얼 없어 北비핵화 예상 밖 걸림돌 부상

    ICBM 검증·폐기 매뉴얼 없어 北비핵화 예상 밖 걸림돌 부상

    美 국민안전 직결 논의 확실시 선례 없고 조약도 느슨해 난제 북한이 지난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21일부터 핵실험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중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 핵물질·핵시설뿐 아니라 미사일도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핵물질 폐기가 최우선 목표지만, ICBM 검증 및 사찰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김용현 동국대 북한한과 교수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ICBM을 선제적으로 시험 중지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측에 보내는 선물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ICBM을 포함하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미국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의미다. 미측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함께 ICBM 폐기를 회담의 주요 의제로 강조하고 있다. 핵무기를 구성하는 핵물질, 미사일, 기폭 장치 중 내용물(핵물질)과 그릇(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전략이다. 북한은 지난해 5월 화성 12호(사거리 4500㎞), 7월 화성 14호(1만㎞), 11월 화성 15호(1만 3000㎞)를 각각 시험 발사했고 전문가들은 이들 탄도 미사일이 각각 괌, 미 서북부, 미 동부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무기 검증·사찰은 ‘악마의 디테일’로 불리며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9·19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던 ICBM 검증·사찰도 합의해야 한다. 남아공·리비아·이란 등 기존 핵 포기국의 선례도 적용하기 힘들고, 특정 시설을 폐쇄해도 감시를 피해 여러 곳에서 생산한 부품을 조립해 만들 수 있다. 은닉이나 재생산이 핵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뜻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사일은 핵물질과 달리 폐기 매뉴얼이 없고, 느슨한 금지 조약 체계만 있어 향후 핵보다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특히 일본이 중거리 미사일까지 비핵화 범주에 넣기를 원하고, 한국도 단거리 미사일로 위협받고 있어 미사일 폐기·검증 범위와 방법 등에 이견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북한은 2016년 핵탄두의 표준화 및 규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탄두를 어떤 미사일에도 장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물질, 핵탄두, 미사일은 결국 핵무기를 구성하는 한 세트이기 때문에 핵심은 미사일보다 핵물질의 폐기”라며 “핵이 없는 ICBM은 탄두에 폭약을 가득 채워도 5층 건물을 부술 정도의 위력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프랑스 상징 만든 중세 ‘악마의 동물’

    프랑스 상징 만든 중세 ‘악마의 동물’

    돼지에게 살해된 왕/미셸 파스투로 지음/주나미 옮김/오롯/320쪽/2만 5000원프랑스 국가대표 축구 대표팀은 ‘레블뢰’(Les Bleus=The Blues)라 불린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어서다. 프랑스대혁명 직후인 1793년부터 1800년까지 프랑스 서부 지역에서 벌어진 방데전쟁에서 왕당파와 맞서 싸웠던 혁명군도 ‘레블뢰’라 불렸다. 그들도 파란색 옷을 입고 있었다. 중세 시절 유럽 다른 왕조 대부분은 동물을 문장(紋章)으로 사용했다. 예컨대 잉글랜드와 덴마크 왕국은 레오파르두스를, 스코틀랜드와 레온, 보헤미아, 노르웨이 왕국은 사자를, 스웨덴 왕국은 황소를 상징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프랑스 왕국은 평화와 순결을 상징하는 백합을 내세웠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백합의 기원은 12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프랑스 카페 왕조가 파란색 바탕에 금색 백합꽃이 총총하게 그려진 문장을 갑옷과 깃발 등에 사용하면서부터다. 그렇다면 이 문장들은 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갑자기 왕에게 뛰어든 돼지 때문’이라면 너무 이상한가. 프랑스 중세사학자 미셸 파스투로의 ‘돼지에게 살해된 왕’은 이 과정을 추적한다.1131년 10월 13일의 일이다. 프랑스 루이 6세의 맏아들 15살 필리프가 파리 근교에서 낙마 사고로 죽었다. 그가 타고 있던 말 다리 사이로 돼지 한 마리가 갑자기 뛰어들었다. 말에서 떨어진 필리프는 돌에 세게 부딪혔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숨을 거두었다. 단순한 낙마 사고였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뛰어든 동물이 하필 ‘돼지’였다. 돼지는 중세 라틴어로 목구멍을 의미하는 ‘굴라’(gula)로 불렸다. 현대 프랑스어로 풀이하면 ‘탐식’이다. 더럽고 불결했으며, 음욕으로 가득하며, 절대 하늘을 바라보지 않고 지옥을 상징하는 땅만 바라본다. 돼지는 그래서 ‘악마의 동물’로 여겨졌다. 야생 멧돼지를 사냥하다 죽는 일은 전사다운 명예로운 죽음이었지만, 가축 돼지에 의해 당한 죽음은 불명예였다. 사람들은 이 수치스런 죽음을 두고 ‘신이 내린 벌’이라 수군거렸다. 역사가들은 급기야 필리프를 ‘돼지에게 살해된 왕’으로 불렀다. 죽은 필리프를 대신해 왕위에 오른 루이 7세는 교황에 맞서고 실정을 거듭하면서 교회의 분노를 샀다. 왕가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다. 왕은 명예를 회복하려고 왕비와 함께 직접 제2차 십자군에 참여했다. 그러나 원정은 무참한 실패로 끝났다.“모든 게 돼지 때문”이었다. 루이 7세는 불명예스런 필리프 왕자의 죽음의 흔적을 지우고자 교회와 손을 잡았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왕국의 수호자이자 프랑스의 여왕으로 삼기로 했다. 성모 마리아의 그림에서 가져온 백합, 그리고 신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내세웠다. 쉬제르 수도원장은 생드니 수도원 교회를 개축하면서 처음으로 화려한 파란색 유리를 이용한 성모 마리아의 그림을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했다. 이어 샤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한 왕국 교회들도 이런 유행을 따랐다. 파란색 바탕에 금빛의 노란 백합꽃은 이렇게 왕국을 상징하는 문장으로 발돋움했다. 불명예를 가리기 위한 왕가의 노력과 당시 막강한 권세를 지녔던 중세 시대 교회 세력의 이해관계가 맞닿은 지점이기도 했다. 중세 상징사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미셸 파스투로는 문장과 동물, 색이라는 주제로 이렇게 감춰진 역사를 꿰뚫었다. 작가는 고교 시절 역사책에서 필리프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강렬한 흥미를 느꼈다. 동물과 문장에 관한 철저한 조사를 거쳐 결국 프랑스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백합꽃까지 추적하는 데에만 무려 50년이 걸렸다. 저자가 1983년부터 2015년까지 각종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하자 “우리가 그동안 필리프 왕자의 이상한 죽음을 간과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덧붙여 돼지를 위한 변명 한마디. 돼지는 물을 좋아하고, 공간이 충분하고 너무 덥지만 않으면 깨끗하게 산다. 땀을 배출하기 어려운 신체 구조상 열을 식히려고 물이나 진흙을 찾는다. 무엇보다 맛있는 고기를 비롯해 각종 부속물을 인간에게 아낌없이 제공한다. 이런 고마운 동물을 악마라 여기다니, 중세 사람들 해도 너무들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남북·북미회담 ‘디테일의 악마’ 넘어서는 게 관건”

    “남북·북미회담 ‘디테일의 악마’ 넘어서는 게 관건”

    2007년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 남북이 먼저 핵·미사일 합의하고 북·미 간극 좁히도록 중재할 것 언론사 사장단 초청 18년 만에 참석자들 포도주스로 건배 “북·미 (정상)회담과 무관하게 남북이 따로 진도를 낼 수도 없고, 국제 제재를 넘어서서 합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남북은 일단 좋은 시작을 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보면서 남북 대화가 이어져 나가야 되리라고 생각한다.”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48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 “남북 정상회담이든 북·미 정상회담이든 한꺼번에 큰 그림에 대해서 합의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계속 대화할 수 있는 동력은 마련돼야 되겠다”며 이번 회담의 역사적 무게와 고민을 털어놓았다. 문 대통령은 또 “(회담 과정에서) ‘디테일의 악마’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가장 과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2007년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때는 북핵 6자회담 합의가 된 상황이었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상황만 협의하면 됐다”면서 “6·15 선언(2000년 정상회담)을 실천하는 사업들을 최대한 많이 합의하느냐였고 국제 제재도 없는 상황이어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북핵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상황 속에서 북핵·미사일에 대한 합의부터 먼저 시작을 해야 하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9·19 공동성명(2005년·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확산금지체제(NPT),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 약속)이든 2·13 합의(2007년·6자회담에서 핵시설 폐쇄와 불능화, 핵사찰 수용, 중유 100만t 상당 지원)든 종전 합의들은 그렇게 어려우리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현시켜 나갈 것인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북·미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우리가 북·미의 간극을 좁혀 가고 양쪽이 수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는 노력들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든 평화든 궁극의 목적은 남북 공동번영인데 북·미 관계 및 북·일 관계 발전이 함께 가야 되는 것이고 중국까지 동참해야만 가능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경제개발, 발전도 남북 협력 차원을 넘어서 국제적 참여가 이뤄져야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보수층과의 소통도 당연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간담회에는 48개사 사장 모두 참석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이 배석했다. 방송협회장인 양승동 KBS 사장은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동질성 회복은 방송의 공적 책무”라고 말했다. 신문협회장인 이병규 문화일보 회장은 “언론은 4·27 정상회담이 완전한 비핵화의 출발점이 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이날 언론사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청와대의 중앙언론사 사장단 초청 행사는 제1차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6월 19일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이날 포도주스로 건배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 대통령 “북한, 완전한 비핵화 의지 표명... 종전선언에서 평화협정으로”

    문 대통령 “북한, 완전한 비핵화 의지 표명... 종전선언에서 평화협정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북한은 지금 국제사회에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고, 우리에게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북미 간 적극적인 대화 의지 속에서 회담을 준비하고 있고, 회담 성공을 위해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는 성의를 서로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고 이어 북미정상회담도 열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 발전의 길을 여는 확고한 이정표를 만들어야 하며,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이끌어내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며 “65년 동안 끌어온 정전체제를 끝내고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의 체결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가) 비핵화의 개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과거 많은 분이 예상했던 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주장하면서 핵확산 금지나 동결선에서 미국과 협상하려 하고 미국도 그 선에서 북한과 합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런 점에서 우리하고 차이가 있다는 식으로 예측했지만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철수 등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고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 종식과 안전보장을 말할 뿐”이라며 “그 점이 확인됐기에 지금 북미 간에 회담하겠다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가 될 경우 평화체제를 한다든지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든지 또는 그 경우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해 국제적으로 돕는 식의 큰 틀의 원론적인 합의는 크게 어려울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한반도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도화되어 전쟁의 그림자가 어른거렸고, 대다수 국내외 언론은 북한이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아 미국과 맞서려 한다고 예측했다”며 “심지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남북 간 대화가 시작된 후에도 올림픽이 끝나고 4월 한미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남북관계가 다시 파탄 날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국민을 불안하게 했다. 어쩌면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흘러가는 정세에 우리 운명을 안 맡기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원하는 상황을 만들려는 의지와 노력이 상황을 반전시켰다”며 “작년 7월 베를린 선언을 두고도 꿈같은 얘기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 꿈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고, 대담한 상상력과 전략이 판을 바꾸고 오늘 상황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오는 동안 미국과 완벽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공조해왔다”며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대적인 지지와 격려가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는 결정적인 힘이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대화의 문턱을 넘고 있을 뿐이며 대화의 성공을 장담하기엔 이르고, 북미정상회담까지 성공해야만 대화의 성공을 말할 수 있다”며 “과거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고 두 정상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대담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은 10·4 정상회담 때와는 상황이 판이하다”며 “북한의 핵·미사일이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상황에서 핵·미사일에 대한 합의부터 먼저 시작해야 하고 그것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져야 하는 상황으로, 강력하게 진행 중인 미국 등 국제 제재를 넘어 남북이 따로 합의할 수 있는 내용도 크게 많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궁극 목적은 남북 공동번영인데, 북핵 문제가 풀려 국제적인 제재가 해소되어야 남북 관계도 그에 맞춰 발전할 수 있고, 남북대화가 잘되는 것만으로 남북관계를 풀 수 없고, 북미·북일 관계도 풀려야 남북 관계도 따라서 발전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까지 지지하면서 동참해야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럴 경우 북한의 경제 개발이나 발전에 대해 남북 간 협력 차원을 넘어 국제적인 참여가 이뤄져야만 현실성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북미 합의가 잘되도록 우리가 중간에서 북미 간 생각의 간극을 좁히고, 양쪽이 수용할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거나 제시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보수든 진보든 생각이 다를 바 없고, 특히 남북회담만 하는 게 아니라 바로 이어지는 북미회담의 성공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어서 보수적인 생각을 하고 계신 분이라도 공감을 하게 되리라 생각한다”며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는 게 가장 과제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남북정상회담이든 북미정상회담이든 그것을 통해서 한꺼번에 큰 그림에 대한 합의가 되면 제일 좋겠지만, 설령 그렇게 되지 않아도 적어도 계속 대화할 수 있는 동력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있어 언론은 정부의 동반자로, 그동안 우리 언론은 남북관계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며 “언론이 먼저 지난날처럼 국론을 모으고 한반도 평화의 길잡이가 되어줄 때 두 정상회담의 성공은 물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이 더 빨리 다가오리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누구냐 넌?…심해서 발견된 악마같은 희귀 오징어

    누구냐 넌?…심해서 발견된 악마같은 희귀 오징어

    마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악마의 얼굴을 닮은 것 같은 신기한 오징어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최근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멕시코만의 심해에서 촬영된 오징어를 영상과 함께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마치 악마의 머리에 있는 뿔같은 기관이 위로 솟아있는 이 해양생물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오징어와는 많이 다르다. 이 때문에 오징어가 아닌 다른 해양생물로 오인하기 쉽지만 NOAA 측은 '뱀파이어 오징어'(vampire squid)류로 추정하고 있다. 이름도 무시무시한 뱀파이어 오징어는 심해에 살며 박쥐의 날개처럼 다리가 모두 붙은 기괴한 모습이다. 여기에 빛 한줄기 거의 없는 심해에 적응하기 위해 푸른 빛의 큰 눈을 가졌다. 특히 뱀파이어 오징어는 포식자를 만나면 긴 다리와 몸을 동그랗게 말아 안팎을 뒤집는 기술로 적을 교란해 위기를 모면한다.   NOAA 측이 심해의 오징어를 찾아낸 것은 해양탐사선 오케아노스호에 실린 해저 6km까지 잠수할 수 있는 원격조종무인잠수정(ROV)를 가진 덕이다. 이를 통해 NOAA 측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심해어류도 찾아내고 정기적으로 해저지형도 조사하고 있다. NOAA 측은 "이 오징어는 탐사과정 중 우연히 발견된 것으로 정확히 무슨 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해저 탐사 중 이번과 같은 많은 심해생물이 촬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미션은 다음달 3일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멕시코만의 해양생물 서식지 조사와 침몰된 난파선들을 조사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박영선 “‘드루킹 사건’ 착한 김경수가 일탈한 개인에 당한 것”

    박영선 “‘드루킹 사건’ 착한 김경수가 일탈한 개인에 당한 것”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 주자인 박영선 의원은 18일 ‘드루킹 사건’에 대해 “한마디로 요약하면 착한 김경수가 악마에게 당했다는 그림이 그려지는 사건”이라고 말했다.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취재진과 만나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국정조사와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위원으로 참여한 저의 경험으로 미루어 드루킹 사건은 ‘이명박근혜 정권’의 댓글 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근혜 정권의 댓글 사건은 국정원, 국군기무사령부, 경찰이 동원된 국기 문란 사건이었지만 드루킹 사건은 개인이 정치적 보신과 이권을 위해 브로커로 활동한, 개인의 야욕이 얼룩진 일탈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의원은 “드루킹 사건으로 정국이 경색되고 야당의 문재인 정부 흔들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개혁은 지속해서 추진돼야 하고, 개혁 완수를 위해선 문재인 정부를 뒷받침할 강단 있는 서울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드루킹이 자신의 사조직인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채팅방에서 ‘김경수 의원이 서울시장으로 박영선을 밀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사실 여부를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 의원은 이날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 “결선투표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2차 토론회를 해보니 박 시장이 서울시정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시민들이 왜 고통받는지(에 대해) 무뎌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법변호사’ 최민수, 야망남으로 변신...‘소름끼치는 눈빛’

    ‘무법변호사’ 최민수, 야망남으로 변신...‘소름끼치는 눈빛’

    ‘무법변호사’ 속 거친 야망남으로 변신한 최민수의 첫 촬영 모습이 포착됐다. 11일 tvN 새 드라마 ‘무법변호사’ 측이 극 중 ‘안오주’ 역을 맡은 배우 최민수 캐릭터컷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무법(無法) 변호사가 자신의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정한 무법(武法)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MBC 드라마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호흡을 맞춘 김진민 PD와 배우 이준기가 다시 만나면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 드라마에서 최민수는 어시장 깡패에서 재벌 회장까지 기어 올라온 야망의 남자 역을 맡아 소름 돋는 연기로 극악무도함의 절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온갖 밑바닥 인생을 꿰던 그는 자신의 원대한 포부와 야심을 위해 모성애까지 이용하는 파렴치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공개된 사진에는 ‘재벌 회장’ 최민수의 18년 전 어시장 깡패 시절 모습이 담겼다. 알록 달록한 색의 와이셔츠와 한 쪽으로 늘어트린 헤어스타일은 기존의 깡패 이미지를 뒤집는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며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최민수는 뱀 같은 눈빛을 이글거리며 누군가를 위협하는 섬뜩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에게 달려드는 한 여인을 하찮은 듯 바라보며, 마치 악마에게 영혼까지 판 듯 한 안오주의 악스러운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어 보는 이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무법변호사’ 제작진 측은 “‘무법변호사’는 최민수와 김진민 감독의 4번째 작품이다.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한 만큼 두 사람은 서로에게 남다른 신뢰를 갖고 있다”며 “김진민 감독은 최민수가 스스로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물론 그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펼치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최민수 또한 김진민 감독과 의견을 나누며 자신만의 안오주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민수의 파격 열연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tvN 새 드라마 ‘무법변호사’는 현재 방영 중인 주말 드라마 ‘라이브’ 후속으로, 오는 5월 12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사진=tv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웃 반려견 식용 삼은 60대…개주인 아버지에 “먹으러 와라”

    이웃 반려견 식용 삼은 60대…개주인 아버지에 “먹으러 와라”

    이웃 반려견을 몰래 죽여 식용으로 삼은 60대 남성의 만행이 공분을 사고 있다.지난 10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는 ‘도와주세요. 저희 개가 이웃에게 처참히 죽임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글쓴이(30·여)에 따르면 그가 키우는 2살 웰시코기 종 수컷 ‘꿀이’는 지난달 4일 오후 경기 평택 청북읍에서 실종됐다. 다음날인 5일 바로 사례금 50만원이 적힌 현수막을 제작해 설치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하며 꿀이를 찾아다녔다. 유기견 사이트나 카페에 글을 올려봤지만 꿀이에 대한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사례금을 100만원으로 올렸지만 소용없었다. 그러다 한달여가 지난 지난 9일, 글쓴이는 한 주민의 제보를 받았다. 누군가 꿀이를 잡아먹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였다. 더욱 경악스러운 사실은 그 범인이 글쓴이 아랫집에 사는 이웃 A(64)씨였다는 점이다. 글쓴이가 꿀이를 애타게 찾으며 전단지를 나눠줄 때 A씨는 꿀이를 보지 못했다며 찾게 되면 연락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 다음날 꿀이를 잃어버려 힘들어하는 부모를 위로하며 술도 마셨고, 그 다음날엔 농사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해 글쓴이의 아버지가 거들어줬다고 글쓴이는 전했다. 꿀이가 글쓴이 집의 개인 것도 A씨가 모를 리 없었다고 한다. 강아지 시절부터 봤고, 산책시키는 것도 여러 번 봤기 때문. 그 정도로 오랜 이웃이었다. 심지어 개를 죽인 뒤 글쓴이 아버지에게 먹으러 오라고 초대까지 했다. 글쓴이는 “정녕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인가. 악마 같다”면서 분노했다.글쓴이는 곧바로 A씨를 신고했고, 현재 경기 평택경찰서가 이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개가 집 마당에서 심하게 짖어 돌멩이를 던졌는데 기절해 전깃줄로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또 죽은 개로 음식을 만들었는데, 본인은 먹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하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 중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99년 대기록’ 오타니는 외계인?

    ‘99년 대기록’ 오타니는 외계인?

    7이닝 무실점·12K ‘괴물투’ 일본인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의 괴력에 세계 야구계가 경외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오타니는 9일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오클랜드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회 1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는 등 ‘괴물투’를 과시했다. 7이닝 동안 삼진(K) 12개를 솎아내며 단 1안타를 내주고 1볼넷 무실점. 직구 최고 구속은 100마일(161㎞)을 찍었다. 투수 데뷔전이던 지난 2일 오클랜드전에서 6이닝 3안타 3실점으로 첫 승리를 신고했던 ‘투타 겸업’ 오타니는 두 번째 등판에서 ‘괴물’이란 명성에 걸맞은 피칭으로 2승째를 수확했다. 현재 오타니는 타자로서 팀 내 홈런 1위(3개), 타율 1위(.389)다. 투수로서는 두 번째 등판이자 홈 데뷔전에서 쾌투하며 평균자책점을 4.50에서 2.08로 낮췄다. 오타니의 역투에 힘입어 에인절스는 6-1로 이겼다. 이날 오타니의 결정구는 ‘스플리터’(포크볼)였다. 12개의 삼진을 낚은 결정구 중 8개가 스플리터, 4개가 직구다. 140㎞를 넘나드는 스플리터는 빠르면서도 면도날처럼 날카로웠다. 강속구에 이어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돌아섰다. USA투데이는 ‘악마의 스플리터’라고 표현했다. 오클랜드 타자들은 34개의 스플리터 중 16차례나 방망이를 공중에 헛돌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MLB.com)는 “개막 10경기에서 2승과 3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딱 한 명 있었다. 1919년 워싱턴 세너터스의 짐 쇼가 최초였고 이제 오타니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놀라움을 전했다. 야후스포츠도 “메이저리그 첫, 두 번 등판에서 7이닝 이상을 1안타 1볼넷 이내로 막고 삼진 12개 이상 올린 투수는 1960년 후안 마리칼, 1997년 스티브 우드워드 이후 오타니가 세 번째”라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도 들썩였다. 닛칸스포츠는 오타니가 7회 1사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데 대해 “충격적인 2승째다. 1회부터 ‘KKK 쇼’로 현지 팬들을 열광시켰다”고 보도했다. 오타니는 “퍼펙트를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다. 언젠가 안타가 나올 것이라고 봤다”면서 “앞으로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안타를 맞은 뒤 볼넷을 준 게 좋지 않았다”며 “아직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다. 상대들도 나에 대해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정말 ‘北 비핵화’는 가능한 걸까

    정말 ‘北 비핵화’는 가능한 걸까

    선을 넘어 생각한다/박한식·강국진 지음/부키/320쪽/1만 6800원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조만간 남북, 북·미 정상이 만난다. 종전처럼 형식적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중대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반신반의다. 정보의 단절, 현실 정치와 언론의 왜곡 속에서 만들어진 편견 탓이다. 그럼 이런 변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새 책 ‘선을 넘어 생각한다’를 펴면 나온다. 책은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가 묻고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가 답하는 형식이다. 북한은 과연 붕괴될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왜 정신병자처럼 행동할까 등 누구나 궁금해했으면서도 여태 매조지되지 못했던 12가지 의문들에 대해 시원하게 답해 준다. 사실 모든 문제는 북한 입장에서 생각하면 간단하다. 예컨대 ‘원자탄’은 원유와 함께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때부터 체제를 수호하는 두 개의 칼로 인식돼 왔다. ‘원자탄’에 대한 공포 또한 북한이 미국보다 월등히 크다. 이처럼 자기가 곧 죽을 것처럼 느껴지는데 중국이 하지 말란다고 핵개발을 안 하겠나. 사실 우리를 혼돈스럽게 하는 건 이랬다 저랬다 극단을 오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매한가지다. 박 교수는 트럼프를 장사꾼이라 본다. 그는 북한을 악마화해야 이익일지 거래를 트는 게 이익일지 끊임없이 저울질한다. 북한의 인권 운운하는 건 그의 주된 관심사가 아니다. 박 교수는 만약 북한과 거래를 트는 게 낫다는 계산이 서면 트럼프는 역대 그 어느 정부보다 전격적으로 북한과 손을 잡을 것이라 본다. 그럼 북한의 비핵화도 진짜 가능하다는 건가. 저자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단 북한의 안전보장이 전제다. 북·미 수교와 불가침조약 체결 등 체제 안전이 보장되면 북한은 기꺼이 국제 사찰을 받고 핵개발을 포기할 것이란 얘기다. 책엔 이 밖에도 생경한 논리들이 다수 등장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을 두고 “상하이 임시정부와 대한민국에서 두 번이나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난 인물”이라거나 “김일성 3대 세습이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숭배하고 그의 딸을 대통령에 당선시킨 것 역시 외국인 시각에서는 오십보백보”라는 식의 분석이 그 예다. 국내 한 진영에선 불편해할 수도 있겠지만, 박 교수의 논리 어디에서도 왜곡이나 굴절의 흔적은 찾기 힘들다. 그 덕에 맑고 깔끔하게 북한을 보게 된다. 그게 책의 매력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영상] 얼음정수기에서 얼음 빼먹는 강아지

    [영상] 얼음정수기에서 얼음 빼먹는 강아지

    올해 8살이 된 코커스패니얼 ‘월매’는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올 무더운 여름이 두렵지 않다. 월매만의 특별한 여름나기 비법이 있기 때문이다. 똘똘하게 여름을 나는 월매만의 놀라운 비법을 소개한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급격하게 날씨가 따뜻해지자 슬슬 더위를 느끼기 시작한 월매. 월매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정수기로 향한다. 물이 나오는 곳과 얼음이 나오는 곳을 정확히 구분한 월매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얼음 버튼을 코로 터치한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원하던 얼음을 쟁취한 월매. 입에 얼음을 물고 유유히 돌아가는 모습이 위풍당당하기까지 하다. 다른 정수기도 가능하다. 이번엔 한 번에 성공했다.월매의 보호자 나라 씨는 월매가 처음 집에 온 해가 유난히 더웠던 걸로 기억한다. 아직 어렸던 월매는 인형과 혼자만의 격한(?) 싸움을 하고 나면 헉헉거리며 더위를 참지 못했다는데.가족들이 가는 곳은 어디든 졸졸졸 따라다니는 월매는 그러던 중 새로 장만한 얼음정수기를 왔다 갔다하며 얼음을 뽑아먹는 가족들을 유심히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보고 나라 씨의 아버지가 “월매도 먹고 싶으면 이 버튼을 누르라”고 몇 번 교육하자 우연인지 학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코로 버튼을 터치해 얼음을 받아먹게 됐다.그 상황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던 가족은 월매가 얼음을 뽑아먹을 때마다 과장하며 칭찬을 해줬다. 결국 칭찬은 월매가 셀프로 얼음을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 월매는 본인이 원할 때 자유자재로 얼음을 뽑아먹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다.나라 씨는 월매를 ‘묵직발랄’한 아이라고 소개했다. 3대 악마견으로 키우기 버겁지 않냐는 질문을 종종 듣지만 월매는 자제력이 강하고 차분한 성격을 가진 아이란다. 워낙 머리가 영리해 장난감에 이름을 붙여주면 이름을 기억하고, 입으로 물 수 있는 무겁지 않은 물건 정도는 심부름도 가능하다고 한다.나라 씨는 “월매가 특별한 재주가 있어서 기특한 게 아니라 본인이 원하거나 느끼는 감정을 어떻게든 표현을 하면서 결국은 가족들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예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아지에게 관심을 갖고 주의깊게 관찰한다면 말못하는 아이들도 본인들이 원하는 걸 어떻게든 표현하려고 한다는 걸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노트펫(notepet.co.kr)
  • 만우절, 옴진리교가 검색어에 오른 까닭은?

    만우절, 옴진리교가 검색어에 오른 까닭은?

    1일 오전 MBC 예능프로그램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악마를 믿었다’ 편에서 옴 진리교가 소개돼 1995년 발생한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사건이 또다시 화제다.옴 진리교는 교주인 아사하라 쇼코가 1984년 요가를 수행하는 옴 신선회의 도장을 기반으로 창시했다. 그는 “일본의 왕이 돼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산바라화 계획’을 세웠다. ‘우주의 창조 유지 파괴’를 뜻하는 힌두교의 문구 ‘옴’에서 따온 옴 진리교의 신도들은 힌두교의 파괴의 신인 ‘시바’를 주신으로 믿었다. 특히 공중 부양 자세로 명상을 하는 아사하라 쇼코의 사진이 잡지에 실리면서 초능력 요가 신비주의 등을 따르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옴 진리교가 크게 유행했다. 아사하라 쇼코는 “인류가 세균과 핵 무기로 최후 종말을 맞는다”며 “옴 진리교 신자들은 1995년 11월 아마겟돈을 극복하고 천년왕국을 영위할 것”이라고 설법했다. 그러던 중 1995년 3월20일 오전 8시쯤, 일본 도쿄 지하철역에서 사린가스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지하철 3개 노선과 5개 차량에서 13명의 시민이 숨지고 600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아사하라 쇼코와 교단이 그동안 설파해온 ‘종말’을 실현하기 위해 꾸민 일로 드러났다. 하야시 히쿠오 등 체포된 주범 4명은 “모든 게 교주님 지시”라고 털어놨다. 결국 아사하라 쇼코는 사형 선고를 받았고, 사린가스 테러사건 주범은 지금도 복역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정인 “남북정상회담 1년에 2번도 가능”

    문정인 “남북정상회담 1년에 2번도 가능”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남북 정상회담이 1년에 두 번씩 정례적으로 만나는 ‘셔틀외교’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문 특보는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은 확신하면서도 북미 정상회담은 변수가 너무 많아 불확실하다고 예측했다.문 특보는 31일 일본 도쿄 와세다대 국제회의장에서 ‘한반도의 핵위기-대화에 의한 해결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행보와 관련돼 있다”고 전제하면서 “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1년에 두 번씩 남북 간 정상외교를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면 남북 관계에 상당히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서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일괄타결을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적이고 유연성 있는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좋은 것은 포괄적이고 일괄적인 타결로, 우리 정부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이를 주장할 것”이라며 “다만 합의를 집행하고 이행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런 원칙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행은 순차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꺼번에 줬다가(북한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북한이 말을 안 들으면(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다. 단계별로 주고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남북 정상회담은 성공하겠지만, 북미 정상회담은 변수가 너무 많아 (성공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어나는 역사적 흐름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지극히 바람직한 것이라서 우리는 이 기회를 포착해 앞으로 3개월간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 낙관론도, 비관론도, 회의론도 존재하지만 모두 비현실적”이라며 “남북 회담을 잘 준비하되, 그 과정에서 북한을 악마화시켜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고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협상을 하고 타결을 봐야 한다”며 “역지사지로 문제를 풀어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전제 조건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면 국내 정치가 혼란스러워지고 동북아 정세가 불안정해질 테니 문 대통령이 이를 받지(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귀신 쫓아달라” 퇴마 요청 급증…교황청, 내달부터 전문과정 운영

    “귀신 쫓아달라” 퇴마 요청 급증…교황청, 내달부터 전문과정 운영

    교황청이 퇴마훈련 과정을 다음 달부터 운영한다고 밝힌 가운데, 전 세계에서 귀신을 쫓는 의식인 퇴마의식에 대한 요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30일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한 사제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지난 1년간 퇴마의식을 요청한 사람의 수가 50만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몇 년 전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수라고 덧붙였다. 교황청은 1991년 교황청 대표 퇴마사인 가브리엘레 아모스가 설립한 국제퇴마사협회를 2014년 정식 승인했다. 현재 이 협회는 이탈리아에만 240명, 전 세계적으로 400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 퇴마의식 요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보고를 받은 교황청은 오는 4월 16일~21일 로마에서 엑소시즘과 악마로부터 해방되는 기도 등을 교육하는 교육 과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바티칸 소속의 한 신부는 바티칸 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세계가 만들어질 당시 함께 시작된 악마와 싸울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현재 매우 어려운 역사에 처해있다. 크리스찬들은 더 이상 악마의 존재를 믿지 않으며, 퇴마의식을 배우려는 젊은 사제들도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시칠리아에서 엑소시즘을 행하는 또 다른 사제는 “퇴마의식을 개인적으로 배우는 것에는 매우 큰 문제가 있다. 퇴마의식을 배우기 위해서는 상당한 견습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마약 ‘영적 교란’을 겪는다면 주저하지 말고 반드시 엑소시스트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지난 2월 소비자단체인 Codacons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으로 이탈리아에서는 전체 성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천300만 명이 정기적으로 점술가나 타로카드 해석자 등을 찾고 있다. 이는 2001년에 비해 300만 명 늘어난 숫자로 경제 침체가 깊어지며 점술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공주가 떠난 그 날, 나는 울지 않았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공주가 떠난 그 날, 나는 울지 않았다

    “그 녀석 성격 참 이상했지. 근데 그 불친절한 구석이 매력적이야.”녀석은 내 인생 3분의 1을 함께한 반려견 공주. 성격이 고약했다.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더 정확히 말해 나를 얕봤다. 누워 있는 녀석을 내 무릎에 앉히려 들면 흰자를 드러내며 노려봤다. 마치 사춘기 중 2병 여동생 같았다고나 할까. 그런 녀석이 어느 날, 사라졌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오후 4시쯤 집에 들어갔을 때, 녀석이 꼬리를 흔들며 거실로 나왔다. 나는 그런 녀석을 보자마자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 며칠째 밥을 먹지 못한 녀석은 힘이 없는지 걸어오는 내내 다리가 베베 꼬였다. 그런데도 날 보고 녀석은 걸었다. 녀석은 가슴에 큰 혹이 있었다. 그 혹은 수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상태였다.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잠을 못 자는 녀석을 위해 돌아가며 밤을 새우는 것뿐이었다. 그랬던 녀석의 상태는 그날 유독 악화되어 보였다. 엄마는 아빠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녀석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 그리고 40분이 지났을까.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불길한 예감이 드는 전화였다. 그런 슬픈 예감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다. 녀석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나는 그날 더 울지 않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달리기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공원을 나가자 비가 왔고, 그렇게 내리는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몇 시간을 달렸다. 그 다음날도 울지 않았다. 학교를 갔고,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먹고, 친구를 보면 인사를 했다. 몇몇 친구들에게는 녀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 다음 주도 같았다. 더 한참이 지나서야 이불을 입에 꽉 문채 울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한참이 지나 어느 날, 눈물을 쏟았다. 죽음은 삶과는 다른 것이었다. 죽음과 삶이 연결되어 있다고들 하지만, 분명 다르다. 언젠가 본 <꿈의 제인> 이란 영화에서, 제인은 이런 대사를 한다.“나는 인생이란 게 엄청 시시하다고 생각하거든. 태어날 때부터 불행이 시작돼서 그 불행이 한 번도 안 끊기고 계속 이어지는 기분? 근데 행복은 아주 가끔 드문드문, 있을까 말까?” 인생이 그렇다면, 죽음은 그 반대랄까? 매일매일 아무렇지 않은 감정이 이어지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그것도 너무 커 비유도 할 수 없는 슬픔이 가끔 드문드문 있는 것. 그래서 절대 시시하지 않은 것이랄까. 녀석이 사라진지는 벌써 6년이 지났고, 나는 6년째 울고 있다. 아마 녀석의 생과 죽음을 나는 평생 기억할 것이다. “공주”라는 앙증맞은 이름, “악마견”이라는 유치한 성격으로 나와 10년을 함께한 나의 친구. - 공주 언니이자 오랜 벗 송송의 추모편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이 겁내는 한국공군의 히든카드 ‘타우러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이 겁내는 한국공군의 히든카드 ‘타우러스’

    한동안 ‘민족공조’와 ‘우리민족끼리’를 강조하던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며칠 앞두고 돌연 여러 매체를 이용해 연일 남한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북한은 지난 24일 대외 선전용 매체 '우리민족끼리' 논평, 25일 관영매체 '노동신문' 정세론 해설, 26일 대외 선전용 매체 '조선의오늘' 기사를 통해 연일 우리 군의 전력증강 사업을 문제 삼으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 3개의 매체에서 공통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무기는 바로 우리 공군이 도입 중인 최신형 공대지 미사일인 ‘타우러스’였다. 도대체 이 타우러스라는 미사일이 어떤 무기이기에 북한이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가며 이토록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정식명칭 KEPD 350 타우러스(TAURUS) 미사일은 독일과 스웨덴이 공동으로 개발한 공중 발사 순항 미사일(ALCM : Air Launched Cruise Missile)의 한 종류다. 미사일의 이름을 황소자리(Taurus)에서 따 왔다는 보도가 많지만 타우러스라는 명칭은 표적 적응형 단일 및 자동 편재(遍在) 시스템(Target Adaptive Unitary and dispenser Robotic Ubiquity System)의 머리글자를 따 만들어진 단어다. 쉽게 말해 미사일이 표적에 명중할 때까지 유도장치·탄두·추진체 등이 원형 그대로를 유지한 채 분리되지 않는 미사일이라는 의미다. 총 260발이 도입될 예정인 이 미사일이 우리 공군에 납품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5년이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전력화가 시작된 지 3년이나 지난 무기를 이제야 문제 삼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이 미사일의 성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타우러스 미사일은 전력화와 함께 대한민국 공군 장거리 타격 능력의 새 역사를 쓴 역대 최강의 공대지 미사일로 평가되고 있다. 기존의 주력 공대지 순항 미사일이었던 AGM-84H SLAM-ER은 최대 사거리 270km, 탄두중량 360km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어 평양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적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의 사정권인 수도권 상공까지 전투기를 진입시켜야 했다. 탄두 위력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평양 시내 주요 전략표적을 명중시킨다 하더라도 완전한 파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약점도 있었다. 그러나 타우러스는 기존의 미사일을 압도하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우선 사거리가 길다. 기존 SLAM-ER의 2배에 육박하는 500km의 사거리 덕분에 대전 상공에서 발사해도 평양 중심부의 핵심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 목표 건물의 몇 층 몇 번째 창문까지도 맞출 수 있는 우수한 명중률도 강점이다. 타우러스 미사일에 적용된 유도장치는 무려 4종류다. 발사 후 표적 인근까지는 이른바 ‘트리-테크'(Tri-tec)라 불리는 3중 유도장치가 쓰인다. 이 장치에는 관성항법장치(INS)와 군용위성항법장치(MIL-GPS), 지형참조항법(Terrain-Referenced Navigation)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며 미사일을 표적까지 정확하게 유도한다. 미사일이 500여km를 날아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26분이지만 북한은 이 미사일의 접근 사실 자체도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사일 자체에 일부 스텔스 설계가 적용되어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레이더 사각지대인 30~40m 고도를 지형을 따라 비행하기 때문에 야간에 발사될 경우 레이더는 물론 육안 식별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사일이 표적 인근에 접근하면 미사일 전방에 장착된 영상 적외선(IIR : Image Infrared) 카메라를 이용, 미사일을 발사한 전투기 무장사가 화면을 보며 미사일을 표적까지 정확하게 유도한다. 이러한 정확도는 김정은을 공포에 떨게 하기에 충분하다. 평양 중구역 창광동 소재 조선노동당 본관 건물의 김정은 집무실 위치가 확인되면 언제든지 그 집무실의 창문으로 타우러스 미사일이 날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타우러스의 명중률과 더불어 파괴력도 북한이 두려워하는 요소 중 하나다. 타우러스에는 메피스토(MEPHISTO)라 불리는 최첨단 탄두가 탑재되어 있다. 메피스토는 괴테의 소설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를 일컫는 줄임말이지만 이 미사일에 적용된 탄두의 메피스토는 ‘표적에 최적화된 다중효과 고성능 첨단 관통탄두'(Multi-Effect Penetrator HIghly Sophisticated and Target Optimized)의 약자다. 이 탄두에 적용된 지능형 신관은 일반 표적에 대해서는 명중과 동시에 탄두를 폭발시키지만, 벙커나 지하시설의 경우 미사일이 가진 운동에너지로 강화콘크리트를 최대 6m까지 뚫고 들어간 뒤 벙커 내부에서 탄두를 폭발시킨다. 이 때문에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480kg이지만, 실제 파괴력은 900kg급 폭탄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위력은 평양 지하 깊숙한 곳의 북한 전쟁 지휘소를 파괴하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지상에 노출된 대부분의 지휘소와 통신시설은 손쉽게 파괴할 수 있다. 김정은을 직접 잡지는 못하더라도 김정은의 손발을 묶어 놓을 수는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 공군은 이러한 가공할 위력의 미사일을 내년까지 170여 발 도입할 예정이고, 90여 발을 추가로 주문해 놓은 상태다. 사실 기존 전력화 물량 170여 발이나 신규 주문 90여 발의 도입 결정과 전력화는 이미 지난해 이전부터 진행되어 오던 사업이기 때문에 북한의 이번 문제 제기는 뜬금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군이 올해부터 착수하는 타우러스 후속 사업을 들여다보면 북한이 왜 발끈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 군은 F-15K 전투기용으로 260여 발의 타우러스 미사일을 도입하는데 이어서 이 미사일을 아예 국산화해 대량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이 ‘한국형 타우러스’ 개발 사업이 올해부터 착수에 들어간다. 한국형 타우러스는 기존형보다 다소 작고 가벼워지며 사거리도 400km 정도로 줄어들 예정이지만, 무게가 가벼워진 덕분에 KF-16이나 FA-50, 차기 전투기 KFX에도 탑재가 가능해진다. 바꿔 말하면 이러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전투기가 60대에서 400대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말이다. ‘남조선 공군’이 휴전선 근처로 오지도 않고 멀리서 초정밀·장사정 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할 수 있는 전투기를 400여 대나 보유하게 된다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문자 그대로 재앙이다. 북한이 회담을 앞두고 관영매체를 동원해 연일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북한이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이제 우리는 협상에서 이 카드를 쓸 차례다. 진정한 협상력은 결국 군사력 우위의 바탕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혐오를 혐오하자] 일상화한 혐오표현에 무딘 사회

    [혐오를 혐오하자] 일상화한 혐오표현에 무딘 사회

    혐오를 혐오하자 [2] 일상화한 혐오표현에 무딘 사회 최근 여자 연예인들을 향한 ‘페미니스트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한 연예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GIRLS CAN DO ANYTHING’(여성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이라는 글이 적힌 스마트폰 케이스가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그러자 일부 팬들이 그 글은 ‘페미니스트를 대변하는 문구’라면서 비난을 쏟아냈다. 이후 사진은 삭제됐다. 얼마 전에는 또 다른 연예인이 휴가 중에 책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일부 팬들이 인신공격성 ‘탈덕’(팬에서 탈퇴한다는 뜻) 인증샷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그를 공격했다. 결국 두 사람은 페미니즘을 남성을 향한 혐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혐오를 당했다.‘혐오’는 단순히 상대방을 감정적으로 싫어하는 것을 넘어서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을 모욕하고, 차별하고, 그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는 행위 등을 망라한다. 심하게는 신체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로 나타나기도 한다. 혐오는 차별이 존재하는 위계구조 안에서 발생한다.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모욕감, 두려움을 주고 차별을 조장하는 말과 행동, 즉 혐오표현은 주로 여성,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등 힘없는 ‘소수자’를 겨냥하고 있다. 여성혐오적 악성 댓글 등으로 여자 연예인들에게 고통을 준 사람들, 그들은 가부장제를 기반으로 한 오랜 성차별 구조를 없애고,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공존하는 사회를 만드려는 페미니즘을 남성혐오라고 낙인 찍는다. 하지만 실제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쪽은 주로 여성이다. 지금도 노동시장에서 저임금에 시달리고, 고용률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일을 하면서도 가사·육아노동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성폭력 등 강력범죄 피해를 수시로 겪는 쪽은 여성이다. 여전히 이 사회는 남성 중심적이고 남성 편의적이다. 일상적 차별과 폭력에 노출된 여성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지난해 공동 발표한 ‘2017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2016년 기준)에 따르면 남성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26.4%이지만 여성 임금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41.0%다. 또 남성 고용률은 71.1%인 반면 여성 고용률은 50.2%에 그쳐 있다. 여성 월평균 임금도 186만 9000원으로 남성 임금의 64.1% 수준에 불과하다. 또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인한 여성 피해자는 2010년 2만 930명에서 2015년 2만 7940명으로 증가한 반면, 남성 피해자는 같은 기간에 4403명에서 3491명으로 줄었다. 특히 강력범죄 여성 피해자 중 성폭력 피해자의 비중은 2010년 85.3%에서 2015년 94.1%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공익 인권변호사 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의 류민희 변호사는 “남성인 어느 개인도 빈곤에 시달리고, 차별과 폭력 등 많은 불행을 겪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차별은 여성혐오의 역사적, 체계적, 제도적인 맥락에 견줄 수 있는 정도의 남성혐오가 직접적인 원인인 경우는 드물 것”이라면서 “남성혐오라는 단어도 실제 남성임을 이유로 차별을 겪은 사람들이 자주 사용했다기보다는 페미니즘을 악마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오용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변호사는 “페미니즘은 배제받고 차별받는 사람들을 위한 사회 정의 운동이다. 전통적인 남성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별을 겪은 남성, 이를테면 출산휴가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거나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남성 등의 가장 큰 연대자는 사실 비슷한 차별을 겪었던 소수자, 그리고 페미니스트였다”고 강조했다. 점잖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혐오표현 ‘저는 동성애는 반대하지만 동성애자를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유력 인사들이 자신은 성정체성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자주 사용하는 어법이다. 겉으로는 점잖은 표현 같다. 하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이런 어법 역시 당사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당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제를 강화하는 해악을 초래한다. 이주영 서울대 인권센터 전문위원은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하면서, 동성애라는 성적지향을 자신의 정체성의 한 부분으로 갖고 있는 사람을 동등한 존재로 인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런 모순적인 말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통용되는 사회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존재 자체가 찬반의 대상이 됨으로써 성소수자들이 동등한 인격적 존재로서 함께 살아가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밝혔다. 이 전문위원은 “사람의 존재는 찬성과 반대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특히 공적인 위치에 있어 발언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성소수자들에게 미칠 차별적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류 변호사도 “어떤 존재를 반대한다는 생각은 대체로 ‘당신은 존재 자체로 옳지 않으니 고치게 해주겠다’는 시혜를 가장한 인권침해로 이어지거나, ‘당신은 존재 자체로 옳지 않으니 차등 대우는 정당하다’는 차별로 이어진다”면서 “평등은 낯설 수 있는 이웃의 소수자성을 모두 좋아하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존재에 대한 반대는 허용하지 않는다. 가장 무서운 차별과 폭력이 저런 표현에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떤 표현이 혐오표현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은 겉으로 드러난 표현의 수위보다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그 표현이 갖는 효과다. 이를테면 장애인에게 ‘제가 기도를 하면 나을 수 있다’는 식의 말은 당사자에게 배려가 아닌 혐오로 다가온다. 이 전문위원은 “‘기도하면 나을 수 있다’는 말은 장애를 가진 사람의 현재 상태가 ‘온전하지 않고 고쳐져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즉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면서 “장애가 삶에 있어 어려움이 되는 것은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 환경과 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혐오할 자유란 없다 일각에서는 혐오표현도 결국 하나의 표현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이 다른 사람의 존엄성과 평등권, 차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등을 훼손한다면 표현의 자유가 우선시될 수는 없다.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공개한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 보고서는 “타인의 존재와 자존감을 부정할 정도로 적대적 감정을 분출하거나, 오로지 타인에게 경멸과 혐오의 감정을 전달해 피해를 주려는 의도로만 이루어지는 감정 표현들은 표현의 자유의 보장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서 “혐오표현이 당연히 표현의 자유의 보호 범위에 포함된다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전문위원도 “표현의 자유는 두텁게 보호돼야 하지만 표현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표현은 그들의 인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더군다나 혐오표현으로 인해 사회적 소수자들이 사회에서 위축되고, 사회적 발언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이 어렵다면 표현의 자유의 내재적 가치 측면에서도 혐오표현은 사회적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여기는 남미] 개·말 닥치는 대로 꿀꺽…굶주린 베네수엘라

    [여기는 남미] 개·말 닥치는 대로 꿀꺽…굶주린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에서 동물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먹을 게 없는 주민들이 닥치는대로 동물을 잡아먹고 있어서다. 중남미 언론엔 최근 바리나스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이 소개됐다.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을 보면 남자 두 명이 주민들에게 몰매를 맞고 있다. 옆으로는 말의 머리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 두 사람은 인근에서 말을 훔친 도둑이다. 말을 훔친 건 너무 배가 고팠기 때문. 길에서 말을 잡아 부위별로 살을 떼어내던 도둑들은 주민들로부터 집단 린치를 당했다. 잔인하고 끔찍한 일을 목격하고 카메라에 담아낸 건 쿠바 출신의 인권운동가 크리스티안 크레스포다. 쿠바 공산당과 맞서고 있는 그는 "지구에 지옥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베네수엘라일 것"이라며 사진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크레스포는 "(지금의 베네수엘라엔) 린치, 토막 난 말, 폭력, 증오, 배고픔, 절망만 가득하다"고 말했다. 사건이 벌어진 바리나스는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크레스포는 "차베스라는 악마를 기리듯 바리나스에선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꼬았다. 베네수엘라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니다. 최근엔 길에서 개를 잡아먹는 거지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중남미 전역에 보도돼 충격을 줬다. 먹잇감(?)이 넘치는 동물원이 도둑질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콜롬비아와의 국경 지역에 있는 술리아 동물원은 2016년에만 최소한 40회 이상 도둑을 맞았다. 관계자는 "주민들이 잡아먹기 위해 테이퍼(돼지 비슷한 동물) 등을 훔쳐갔다"고 말했다. 카라카스 동물원, 바라리다 동물원 등지에서도 칠면조와 말 등을 훔쳐간 사건이 꼬리를 물었다. 모두 잡아먹기 위해서였다. 사진=영상 캡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사설] ‘북핵·평화 일괄타결’ 더 고심해야 할 문제다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 문제를 단계적이 아닌 일괄타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그제 발언은 몇 가지 심각한 질문과 우려를 자아낸다. 무엇보다 일괄타결의 개념을 청와대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부터 궁금하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를 북핵 폐기를 평화협정 체결과 묶어 어떻게 단칼에 결론짓겠다는 것인지, 그런 방법이 있기나 한지 의아하다. 이 관계자는 1993년 북핵 위기가 대두한 뒤로 추진돼 온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보장(보상)’의 단계적 접근 대신 북한이 할 ‘숙제’와 받을 ‘보상’을 한꺼번에 거래하는 포괄적 방식이라는 설명을 덧붙인 듯하다. 그러나 ‘숙제’와 ‘보상’이 한날한시에 주고받을 성질의 것이 아닌 터에 청와대가 어떤 모양새의 거래를 그리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단 두 정상이 북핵 폐기와 평화협정 추진을 선언하고, 이후 후속 협상을 통해 이 공동의 목표를 향한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라고 한다면 이는 6자회담을 무대로 추진해 온 그간의 비핵화 노력과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맥빠지는 얘기다. 두 정상의 선언이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악마는 각론에 숨어 있듯 관건은 골 깊은 불신을 안고 있는 양자가 이 선언을 어떤 과정을 거쳐 현실로 만드느냐는 것이다. 국제사회의 북핵 사찰은 어떤 형태로 추진할 것인지, 영변을 비롯해 몇 곳에 산재돼 있다는 북의 핵 농축시설은 어떻게 빠짐없이 확인할 것인지, 최소한 수십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북의 핵무기는 어떤 과정으로 폐기하고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 그리고 그에 따른 보상은 무엇이 돼야 하는지 등 상상을 넘어설 논의 과제들이 비핵화의 여정에 널려 있는 터에 정상의 선언만으로 타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우려스러운 대목은 정상회담에 대한 청와대와 미 백악관의 인식이 다르지 않으냐는 점이다. 북의 대화 제스처만 해도 백악관은 강한 대북 압박의 결과로 보는 반면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의 북핵 해결 구상에 북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부터 의구심이 든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격과 결과물에 대한 목표를 설정하는 데 판이한 접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공란으로 남겨 둘 일이 아니다. 또 하나의 우려는 정부가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사실상 북핵 로드맵을 확정 짓고, 이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동의를 받아 내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점이다. 언뜻 보면 매우 효과적인 절차일 수 있겠으나 이는 ‘몸값’을 최대한으로 높이려는 북의 의도에 말릴 소지가 큰 데다 한·미 공조의 틀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일이다. 의욕이 지나쳐 걸음이 꼬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4, 5월 정상회담의 작은 목표들부터 미국과 공유할 노력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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