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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특고의 고용·산재보험 논란에 대하여/전경하 논설위원

    [서울광장] 특고의 고용·산재보험 논란에 대하여/전경하 논설위원

    일산·분당 등 1기 신도시가 자리를 잡던 2000년 전후, 대형마트에서 볼 수 있는 주말 쇼핑 풍경 중 하나가 부부의 말다툼이었다. 출퇴근 거리가 멀어 주말만이라도 푹 쉬고 싶은 남편과 ‘운전수’ 겸 ‘짐꾼’이 있을 때 일주일의 장보기를 하려는 아내의 실랑이다. 이런 풍경은 사라지고 있다. 배달이 사회화, 산업화된 덕분이다. 온라인쇼핑이 활성화되면서 배달의 편의성을 안 소비자들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이동 자제 등이 겹치면서 배달 서비스가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기능이 됐다. 배달 관련 필수노동자에 대한 보호책 마련은 완성 직전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이 2019년 전면개정되면서 올 1월부터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도록 규정됐다. 특고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지대에 있는 노동자로, 약 250만명으로 추산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작업 환경의 안전을 주로 다룬다. 특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노동자가 적용제외 신청을 하면 가입하지 않는다. 산재보험료는 고용주가 전액 부담하는데 특고는 사업주와 노동자가 절반씩 낸다. 보험료 등의 문제로 노동자가 적용제외를 신청하기도 하지만 사업주가 이를 강제하기도 한다. 그래서 특고 중 산재보험 적용 대상은 16%에 불과하다. 특고는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고용보험 가입 자체가 안 된다.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고용보험법 개정안은 고용보험 가입 요건을 ‘근로자’에서 ‘근로자 등’으로 넓혔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적용제외 신청 사유를 출산·업무상 재해로 인해 한 달 이상 휴업하는 경우로 한정시켰다. 내년 하반기가 되면 배달노동자도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재계는 당연히 반대지만 반대 사유 중 타당한 의견도 있다. 특고에는 보험설계사 43만명, 불도저·굴삭기 등 27종의 건설기계 자차기사 25만명, 골프장 캐디 3만명, 대출·신용카드 모집인 2만명도 포함돼 있다. 특고 관련 개정안 통과의 원동력이 된 필수노동자에 해당하는 택배 노동자는 5만명, 퀵서비스 등 배달기사는 8만명이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도 대면 업무가 불가피한 90만명의 돌봄 노동자, 4만명의 환경미화원 등에 대한 대책은 걸음마 단계 수준이다. ‘전 국민 고용보험’이라는 명제에 휘둘려 필수노동자 보호지원이 뒷전으로 밀렸다. 특고의 절반이 넘는 직종은 필수노동자가 아니며 다양한 직종이 포함돼 있는데도 동일한 잣대로 도매금 개정안을 밀어붙였다. 국회는 지난 2일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특고와 기존 근로자의 실업급여 계정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기존 근로자는 월급의 0.8%(사업주 0.8% 포함 총 1.6%)를 실업급여 계정으로 낸다. 정부안은 근로자와 특고를 분리하지 않고 실업급여 계정을 통합 운영하는 것이다. 특고는 소득 감소로 인한 자발적 이직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근로자는 비자발적 이직이어야만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 특고는 더 많은 소득을 위한 이직이 활발한 편인데 이에 따른 실업급여 재원을 근로자가 몇 년 안에 떠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고용보험법 개정안과 함께 제출한 특고 고용보험 재정추계에 따르면 2025년부터 적자다. 공무원이 실업급여 보험료를 낸다면 과연 이 안을 마련했을까 싶다. 공무원은 고용·산재보험 대상이 아니다. 특고는 사업주와의 계약 관계로 일이 발생하는 준(準)고용 관계다. 보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 사업주는 디지털화 등을 가속화해 고용을 줄일 것이다. 실제 보험설계사, 대출·신용카드 모집인 등은 디지털화로 꾸준히 줄고 있다. 특고의 일괄적 보험 적용으로 고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재계의 경고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충격이 온 사실에서 본 것처럼 고용시장은 정책을 실험하는 곳이 아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듯 조심스럽게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는 영역이다. 법률 개정안은 통과됐고 여기에 맞춘 시행령 개정이 남았다. 정부는 시행령에서 실업급여 보험료율 등을 정하도록 했다. 의무가입 대상의 단계적 확대, 실업급여 계정 분리 등이 시행령에 담겨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시행령만은 현실에 대한 분석과 이해관계 당사자와의 논의 등을 통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명분은 이상적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lark3@seoul.co.kr
  • 몽클레르, 아시아시장 공략 위해 스톤아일랜드 인수

    몽클레르, 아시아시장 공략 위해 스톤아일랜드 인수

    이탈리아 아웃도어 브랜드 몽클레르가 한때 라이벌로 불리던 이탈리아 스포츠웨어 브랜드 스톤아일랜드를 전격 인수했다. 프랑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와 미국 보석업체 티파니앤드컴퍼니의 인수 무산 이후 나온 대형 인수·합병(M&A)이어서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몽클레르 이사회는 7일(현지시간) 스톤아일랜드와의 합병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인수가는 11억 5000만 유로(약 1조 5000억 원)이다. 인수 방식은 현금과 주식 지급 방식으로 내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몽클레르는 카를로 리베티 스톤아일랜드 소유주이자 최고경영자(CEO)로부터 지분 50%를 사들이고 나머지 가족의 추가 지분 19.9%를 인수한다. 몽클레르는 리베티 가족에게 주당 37.51유로에 1070만 주를 지급한다. 나머지 지분 30%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매입한다. 레모 루피니 몽클레르 CEO는 “이번 M&A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톤아일랜드는 10년 전 몽클레르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며 “우리의 내일을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에너지와 영감이 필요한 때”라고 설명했다. 루피니는 5년 안에 스톤아일랜드의 매출을 두 배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952년 프랑스 남동부 산악마을 모네스티에 드 클레몽에서 설립된 몽클레르는 2003년 경영난을 겪으며 루피니가 인수해 이탈리아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13년 상장 당시 기업가치가 110억 유로에 이르고 지난해에는 16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마시모 오스티가 1982년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설립한 스톤아일랜드는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 첨단 직물 소재를 사용해 기온에 따라 색이 바뀌는 옷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 지난 몇 년간 두 자릿수 매출 증가세를 보였으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명품 업계의 매출이 평균 23% 감소할 것이란 관측을 고려하면 선전한 것이다. 몽클레르는 이번 인수로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한편 소비자 연령대를 낮출 수 있게 된다. 스톤아일랜드는 전 세계 218개의 몽클레르 판매망을 이용할 수 있다. 스톤아일랜드의 소매점은 유럽과 아시아 등 24곳 밖에 없다. 매출의 4분의 3은 도매점과의 파트너십에서 창출된다. 이날 인수 소식이 전해진 덕분에 이탈리아 밀라노증시에서 몽클레르 주가는 2% 이상 급등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성폭행 후 잔인하게 살해됐는데 세 용의자 모두 자유의 몸 됐다

    성폭행 후 잔인하게 살해됐는데 세 용의자 모두 자유의 몸 됐다

    이탈리아 페루자에 교환학생으로 갔던 영국 여대생 메레디스 커처는 2007년 11월 1일(이하 현지시간) 머무르던 아파트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당시 스물두 살이었던 그녀는 페루자의 한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다니던 미국 여대생 어맨다 녹스와 한 방에 기거하다 성폭행을 당한 뒤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을 거뒀다. 코트디부아르 출신 마약 중개상 루디 게데(33)가 이듬해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녹스와 당시 이탈리아인 남자친구 라파엘레 솔레시토는 2009년 따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여러 나라 매체들이 달려들어 요란하게 보도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은 집단 성관계를 맺자고 했는데 메레디스가 거부하자 잔인하게 흉기를 휘둘렀다는 것이 이탈리아 검찰의 수사 결과였다. 녹스는 청순한 외모와 달리 약물에다 음란한 성관계를 강요했고 룸메이트가 거부한다는 이유로 끔찍하게 보복했던 사실에다 재판 도중 악마처럼 웃기도 해 언론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녹스에게는 금고 26년형, 솔레시토에게는 금고 20년형이 선고됐고, 둘은 4년을 복역했다. 복역하는 동안 여러 차례 항소와 재심 끝에 이탈리아 대법원은 검찰의 증거 수집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며 2015년 3월 무죄 판결을 내려 둘을 석방시켰다. 2018년에도 이탈리아 법원에서 재심이 이뤄졌으나 결과는 뒤집히지 않았다.게데는 메레디스의 주검이 발견된 뒤 독일을 여행하다 체포돼 이탈리아로 송환됐다. 그는 한사코 결백을 주장했다. 그가 신속한 재판을 원해 기자들도 참석하지 않은 채 밀실에서 심리가 진행됐는데 현장에서 발견된 DNA가 그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돼 유죄와 함께 30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가 나중에 항소심에서 16년형으로 감경됐다. 누가 커처를 살해했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채 녹스와 솔레시토가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된 데 이어 게데도 형기를 마쳐 사회봉사 명령만 이행하면 된다고 이탈리아 법원이 지난 4일 판결했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게데는 2017년에도 잠깐 석방된 적이 있었는데 이제 사회봉사만 이수하면 온전히 죗값을 마치게 된다. 변호인은 현지 매체에 의뢰인이 “조용히 지내며 사회적으로도 잘 적응됐다”고 주장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죽은 사람과 그 가족만 한 맺힌 세월을 보내게 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소영 칼럼] 우리는 공동체, 서로 적이 아니다

    [문소영 칼럼] 우리는 공동체, 서로 적이 아니다

    윤휴는 17세기 선비이다. 인조는 1637년 1월, 남한산성에서 내려와 청 태종에게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삼배고두례를 했다. 소셜미디어도 신문도 없던 시절이니 병자호란으로 겪게 된 ‘조선의 치욕’을 윤휴는 그의 나이 20세 때, 충북 보은으로 몸을 피한 당시 30세인 송시열을 만난 뒤에야 알게 된다. 윤휴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북벌을 목표로 정한 계기다. 국사에서 북벌정책을 높이 평가하지만, 조선후기 북벌의 실체는 없었다. 효종과 숙종 등 지배층은 북벌론으로 사분오열한 양반들을 통합하고, 왕과 사대부가 사실은 별 볼 일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백성을 결집하는 수단으로만 활용했다. 그 때문에 윤휴가 관직에 나가 ‘진짜로 북벌’을 실행하려고 하자 ‘말로만 북벌’을 주장하던 당대 노론 의 세도가 송시열과 갈등하게 된다. 윤휴의 북벌은 비현실적·모험적이라는 비판이 당대에 쏟아졌고, 현재 평가해도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당시 백성이 지지한 북벌을 실행하고자 조직을 만들고 재원 마련을 위해 ‘호포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 이리저리 뛴 자는 윤휴뿐이고, 왕을 포함한 다른 북벌론자들은 현실적인 한계를 주장하며 내부통치술로만 활용했다는 점은 평가해야 한다. 당시 송시열은 눈엣가시인 윤휴를 두고 “풀을 제거하려면 반드시 뿌리를 제거해야 한다”고 했고 사약이 내려지게 했다. 그 사약을 받아 든 윤휴는 “선비가 생각이 서로 다를 수 있는 것인데, 죽이기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했단다. 1680년 윤휴를 제거한 송시열도 상복 입는 문제(2차 예송논쟁)를 둘러싸고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9년 뒤 사약을 받는다. 오늘, 윤휴를 돌아보는 이유는 21세기 한국의 검찰개혁이 자칫 17세기 조선의 북벌처럼 말로만 떠들고 지지자들의 내부결속용으로 활용됐다고 역사에서 평가되면 어쩌나 하는 우려 때문이다. 검찰개혁은 지난 수십년을 담금질해온 이슈다. 무소불위한 검찰의 제자리를 찾아 주자는 검찰개혁은 여론의 공감대 덕분에 큰 추진력을 얻었고, 논란이 컸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출범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 폭발로 검찰개혁의 대의명분이 훼손되고 여론의 지지도 약해지고 있다. 물론 정부여당의 환호 속에 2019년 7월 취임한 윤 총장이 곤욕을 치르는 배경에는 자업자득인 측면이 없지 않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국회에서 합의한 다음날 전격적으로 22곳이나 압수수색을 하면서 정치적 영역에 개입한 것이 검찰이었다. 이는 선출직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했다는 점에서도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어긋나는 행위였다. 진보정부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 노무현 정부는 대선에서 김대중 정부보다 더 많은 유권자의 표를 얻었지만, 정치세력으로서는 더 취약했다. 노 전 대통령 스스로 새로운 시대의 ‘무녀리’가 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시대를 앞서갔고, 그러다 보니 친위세력을 제외하고 정치·사회적 세력을 확장하기 어려웠다. 개혁을 선점했으나 힘이 부족했던 것이다. 힘없는 정의는 실현될 수 없었다. 그래서 그 고초를 겪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와 비교도 안될 만큼, 보수정부와 비교해도 힘이 세다. 의회권력, 지방권력을 모두 잡고 있는 덕분이다. 그러니 이제 현 정부 지지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을 끌어안고 ‘여기서 주저앉으면 퇴임 후 정치보복을 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서 벗어나야 한다. 오히려 멈추지 않고 절차적 하자에도 ‘윤석열 찍어 내기’를 강행한다면 한국 역대 대통령의 비극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최초로 검찰총장 직무배제를 시도했더라도, 윤 총장의 2년 임기를 보장해 새 시대를 여는 새 관행을 만들면 어떤가. 법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은 승리 확정 후 “미국에서 (반대 진영을) 악마화하는 참담한 시기를 끝내기 시작하자”고 연설했다. 이어 바이든은 자신이 지향하는 포용의 정치, 다양성의 정치를 내각 구성을 통해 보여 주기 시작했다. ‘나와 우리’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너와 당신’도 달라지지 않는다. 진영이 다르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격한 발언을 쏟아내고 싶다면, 1초만 참고 그가 적인지, 공동체의 일원인지 생각하라. 우리의 토론과 갈등, 분쟁, 심지어 전쟁까지도 더 좋은 사회, 더 좋은 공동체, 더 좋은 미래를 향한 노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 이언주 “어느 국민이 ‘국민 스트레스’ 추미애 응원?…김두관 대통령병”(종합)

    이언주 “어느 국민이 ‘국민 스트레스’ 추미애 응원?…김두관 대통령병”(종합)

    “친문에 머리 조아린 김두관 대통령병”“한때 ‘리틀 노무현’ 金 한심하기 짝이 없어”“與, 친문 세력들한테만 잘 보이면 경선 통과”“盧정신 운운한 자들 선거공학적 계산 그만”“文, 秋 경질해야…秋 내세워 국기문란사태 덮고 가자는 ‘악마의 속삭임’에 속지 마라”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국민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응원한다’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국민이 추미애를 응원한다는데 어느 ‘국민’을 두고 하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면서 “맹목적인 친문들만 국민인가. 김두관 의원이 대통령병에 걸려 국민의 뜻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과거 헌법 정신을 주장하던 초심으로 돌아가 대통령으로서 작금의 국기문란사태를 수습해달라”면서 “‘국민 스트레스’ 추미애를 즉각 경질하고 검찰의 수사를 더 이상 방해하지 말고 그냥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李 “조국·김경수 타격 입으니김두관, 친문에 잘 보이려 기를 써” 이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김 의원이 가끔 얼토당토 않은 말들을 하며 친문한테 잘 보이려 기를 쓰는 듯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은 전략적으로 PK(부산·경남) 출신을 대선주자로 낙점해 왔는데 조국(전 법무부 장관)은 조국 사태로, 김경수(경남도지사)는 드루킹건으로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 지금 민주당에는 PK 주자가 마땅치 않다”면서 “민주당에서는 친문 세력들한테만 잘 보이면 경선 통과가 쉽게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김 의원이 차기 여권의 대통령 후보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타격을 입으면서 김 의원이 그 틈새에 대선 욕심을 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호남은 ‘따논 당상’이라 생각하고 TK는 공략해도 잘 안 넘어오니 중간지대에 있는 PK나 충청도를 대선주자를 내거나 수도 이전 같은 큰 이슈로 공략해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국민과 함께 추미애 장관을 응원한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검찰총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추미애 무조건 지지한다고시대의 부름 받을 성 싶나” 이 전 의원은 김 의원의 글을 소개하며 “김 의원은 한때 ‘리틀 노무현’이라 불릴 정도로 주목을 받았는데 지금과 같이 권력에 머리나 조아리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면서 “그렇게도 대통령 주자로 뜨고 싶은가”라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진정한 뜻을 읽지 못한 채, 민주주의의 정신을 파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추미애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한다고 시대의 부름을 받을 성 싶은가”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 내 자칭 민주화 세력들, 소위 노무현 정신 운운하는 자들에게 촉구한다”면서 “제발 눈앞의 선거공학적 계산 그만하라. 정신 차리고 당을 깨부수든지 당을 박차고 나오든지 해라”고 촉구했다. 그는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라면서 “당신들이 외쳤던 민주주의는 국민을 팔아 권력을 잡고는 국민의 이름으로 독재를 하는 ‘인민민주주의’, ‘인민독재’를 말하는 것이었나”고 반문했다.李 “文, 추미애 뒤에 숨지 말고秋 해임하고 결자해지하라” 이 전 의원은 또 문 대통령을 향해 ‘퇴임 후가 두려운가요’란 글에서 “더 이상 추미애 뒤에 숨지 말고 추미애를 해임해 결자해지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감사원을 통해 드러난 월성 원전 중단에 대한 정부 조작과 개입을 언급하며 “국회와 언론을 다 장악해서 국기문란이 일어나도 지나갈 줄 알았는데 윤 총장이 검찰을 들쑤실까 겁이 난 것이냐. 검찰이 (원전 수사) 그걸 수사하려 드니 직무배제 명령하고 온갖 이유로 탄압하고 급기야 검란까지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민주화 이후 최악의 국기문란이자 민주주의 파괴 상황”이라면서 “들키고도 이렇게 뻔뻔하게 나온 권력자들이 있었나”라고 쏘아붙였다.“최악의 국기문란, 민주주의 파괴” “들키고도 뻔뻔한 권력자들 있었나” “권력의 온갖 단물 빨아먹고 난 뒤文과 더 이상 관계 없다며 선 그을 것” 이어 문 대통령의 윤 총장을 임명할 당시 “살아 있는 권력을 두려워하지 말고 수사하라”는 당부 말씀에 충실해달라며 “추미애를 앞장 세워 국기문란사태를 덮고 가자는 ‘악마의 속삭임’에 속지 마라”고 요청했다. 이 전 의원은 “권력의 온갖 단물 빨아먹고 난 뒤에는 문 대통령과 더 이상 관계 없다며 큰 선을 긋고 있을 것”이라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도 바뀐 세상에 적응하게 돼 있다. 안 그러면 자기가 적폐로 몰릴 테니까”라고 경고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우슈비츠에서 만난 너무도 평범한 악

    아우슈비츠에서 만난 너무도 평범한 악

    과거사 청산과 관련해 독일은 일본과는 다르다. 적극 사과하고 가해자들을 처벌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나는 아우슈비츠의 약사입니다’를 보면 과거사 청산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 싸움인지를 절감하게 된다. 책은 루마이나계 약사 빅토르 카페시우스(1907~1985)가 아우슈비츠에서 끔찍한 범죄를 서슴없이 저지르게 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평범했던 제약회사 영업사원이 악마 같은 나치 장교로 변해 가는 모습에서 독일 정치철학자 해나 아렌트가 지적한 ‘악의 평범성’을 거듭 떠올리게 된다. 아우슈비츠 주임약사였던 카페시우스는 1965년 법정에서 ‘최소 8000명의 동료 시민을 죽게 한 책임이 있다’며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아우슈비츠에서 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실제로 일삼은 짓들은 경악할 만한 것들이다. 수감자들에게 치료약을 고의적으로 내주지 않는가 하면 임신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아무런 죄의식 없이 생체실험을 했다. 심지어 희생자 시체에서 거둔 금니를 빼돌리기까지 했다. 책은 유대인 격리와 군수물자 생산 노동력 확보를 위해 건설된 아우슈비츠가 이게파르벤이라는 독일의 거대 화학회사와 관련 있음을 들춰 놀랍다. 이게파르벤은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바이엘의 전신이다. 이게파르벤이 나치와 손잡고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추가로 만들었고 생체실험 주도권도 나치 친위대가 아니라 이게파르벤이 쥐고 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종전 이후 전범자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들과 어김없이 죄를 은폐하려는 가해자들의 치열한 법정 싸움도 주목할 대목이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전범자들은 재판 내내 수치심이나 죄책감을 내비치지 않았다. 카페시우스는 심지어 법정에서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이 가해자 변호사로부터 무례한 질문을 받으며 괴로워하는 장면에선 녹록지 않은 우리의 ‘친일 청산’과 포개져 씁쓸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오바마 “美, 음모론에 더 분열… 트럼프가 부채질”

    오바마 “美, 음모론에 더 분열… 트럼프가 부채질”

    사실 무시하고 조롱하는 ‘진실의 쇠퇴’한 번의 선거로 완전히 바꾸기는 힘들어공화당도 대선 ‘불복’ 동조하지 말아야버락 오바마(얼굴) 전 미국 대통령이 세 번째 회고록 ‘약속의 땅’ 발간을 앞두고 연쇄 인터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미국이 과거보다 더 분열됐다고 비판했다. 영국 BBC방송이 15일(현지시간) 공개한 역사학자 데이비드 오루솔가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처음 대통령선거에 나선 2007년이나 당선된 2008년보다는 확실히 더 (미국이) 분열됐다”며 일부 책임은 “정치적 이득이 된다고 판단해 분열을 부채질한 현 대통령에게 있다”고 말했다. 또 분열 자체는 과거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있을 거라면서도 “사실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조롱거리로 여기는 ‘진실의 쇠퇴’가 분열에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향을 뒤집는 것은 한 번의 선거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실의 쇠퇴에 대한 예로는 조 바이든 당선인을 사회주의자로 몰거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소아성애자 조직을 이끄는 악마로 여기는 음모론을 들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에 대해 주류언론이 팩트체크를 해도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지 못했다며 “진실이 문 밖에 나오는 순간 거짓은 이미 지구를 한 바퀴 돈다”고 표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CBS 시사프로그램 ‘60분’에도 출연해 “대통령은 공무원이고 사무실(백악관)의 임시거주자”라며 트럼프를 향해 “당신의 시간이 다 되었을 때 국가를 우선시하고 당신의 자아·이익·실망감을 넘어 숙고하는 게 당신의 일”이라고 직격을 날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절대 패배를 인정하지 않을 것을 잘 아는 공화당 인사들이 동조하는 게 더 고민”이라며 “만일 내 딸들이 어떤 경쟁에서 지고 증거 없이 입을 삐죽 내밀며 상대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비난한다면 우리는 아이들을 꾸짖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대선 결과 승복을 압박했다. 미국의 분열을 줄일 방법에 대해서는 “진실과 허구를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강화해야 할 것 같다”며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신뢰의 재구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답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오바마 “미국 매우 분열돼 있어…트럼프가 부채질”(종합)

    오바마 “미국 매우 분열돼 있어…트럼프가 부채질”(종합)

    회고록 ‘약속의 땅’ 발간 앞두고 인터뷰“광적인 음모론 탓에 과거보다 분열득이 된다고 판단한 트럼프가 부채질이는 한 번의 선거로 뒤집기엔 부족”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광적인 음모론’ 탓에 미국이 과거보다 더 분열됐다고 우려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세 번째 회고록 ‘약속의 땅’ 발간을 앞두고 역사학자 데이비드 오루솔가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한 차례의 선거로 이런 분열상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이 공개한 인터뷰 내용을 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국은 매우 분열되어 있으며 내가 처음 대통령선거에 나선 2007년과 당선된 2008년보다는 확실히 더 분열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열의 일부 책임이 “정치적으로 득이 된다고 판단해 분열을 부채질한 현재의 대통령에게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했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분열은) 트럼프 대통령 이전에도 있었고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면서 미국을 분열시킨 가장 큰 요인으로 ‘광적인 음모론’과 ‘진실의 쇠퇴’를 꼽았다. ‘진실의 쇠퇴’는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가 “미국인의 공적 생활에서 사실과 자료의 역할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제시한 개념으로 ‘사실과 자료에 근거한 분석에 이견이 늘어나고 사실과 의견 사이 경계가 흔들리며, 의견과 개인적 경험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과거엔 존중받았던 사실의 출처에 대한 신뢰가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사실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조롱거리로 여기는 ‘진실의 쇠퇴’가 분열에 어마어마한 기여를 했다. 이런 경향을 뒤집는 덴 한 번의 선거로는 부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이 사회주의자라든가 힐러리 클린턴이 소아성애자 조직을 이끄는 악마라는 음모론이 계속 떠돈다”면서 “나라에서 가장 권력이 강한 선출직이 이런 사실에 충실하지 않은 이야기를 홍보하면 어떤 결과가 나온다는 점을 이번 선거에서 봤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은 ‘현실의 반격’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시”라고 덧붙였다.오바마 “우린 규범 위에 있지 않아”…트럼프 비판 아울러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규범과 법을 강조하면서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CBS 인터뷰에서 평화적 권력 이양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는 규범 위에도, 법 위에도 있지 않다”며 “그것이 우리 민주주의 본질”이라고 말했다고 CNN과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이어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이 대선 사기 음모론을 멈추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항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지난 4년 내내 그랬다”며 “그들은 분명히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했던) 첫 이틀 동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사기가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7일 대부분 미 언론이 각 주의 개표 상황을 토대로 바이든이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반발에도 공화당이 초반에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다가 뒤늦게 트럼프에 동조한 상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장대호가 롤모델”…등산객 잔혹 살해한 20대 ‘악마의 일기’

    “장대호가 롤모델”…등산객 잔혹 살해한 20대 ‘악마의 일기’

    강원 인제에서 50대 여성 등산객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모(23)씨는 ‘장대호가 롤모델이었다’고 일기에 썼다. 장대호는 자신이 일하던 모텔의 투숙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한강 몸통시신 사건’의 범인으로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5일 춘천지법 형사2부(부장 진원두)가 지난 6일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판결문에 따르면 이씨는 일기장에서 “한 번의 거만함이나 무례함으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야 한다”면서 ‘장대호 사건’을 획기적인 표본이라고 적었다. 이씨는 일기장에 “세상 모든 사람이 나에게 비아냥거리고 시비를 걸어 화나게 만든다”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적대감을 표하면서 “나는 깨끗한 백(白)이므로 사람들을 심판하고 죽일 권리가 있다”고 강한 살인욕을 드러냈다. 그가 노린 것은 장소를 이동하면서 연이어 사람을 죽이는 ‘연속살인’이었다.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으로 (시간을 두고 저지르는) ‘연쇄살인’은 불가능하다”고 일기에 썼다. 이씨는 샌드백을 구해 공격 연습을 하고, 인터넷에서 실제 살인사건 영상을 보면서 정보 등을 얻었다. 이씨는 살인도구로 엽총을 활용하려고 수렵면허 시험 준비도 했다. 하지만 시험 일정이 연기되자 흉기, 톱, 모자, 마스크, 장갑을 구입한 이튿날인 지난 7월 11일 연속살인의 첫 대상으로 등산로 입구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쉬고 있던 한모(58)씨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이씨는 한씨를 살해한 뒤 일기장에 ‘이미 시작한 거 끝을 봐야지’라고 썼고, 일기장에 줄곧 ‘100명 내지 200명은 죽여야 한다’고 기록한 것으로 미뤄 사건 당일 밤 검거하지 못했으면 또다른 희생자들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초등학교 때 부모의 가정불화 등으로 적대감이 커지면서 살인 욕구가 생겼다고 일기에 썼다. 고교 3학년∼대학 1학년 때는 대검을 구입해 살해 대상을 물색하고, 군 복무 시절과 제대 후에는 직접 개발한 살인장치, 살인계획 및 방법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기록했다. 그는 이번 재판 때 딱 한 차례 ‘반성문’을 내면서 반성은 커녕 어린 시절의 가정환경과 부모를 탓했다. 이씨는 재판부가 “극단적 인명경시와 지속적 살해 욕구를 보여 영구적 사회격리가 필요하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하자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김광석 부인 명예훼손…이상호에 배심원 모두 “무죄”

    김광석 부인 명예훼손…이상호에 배심원 모두 “무죄”

    가수 고(故) 김광석의 타살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그의 부인 서해순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고발뉴스 이상호 기자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는 14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배심원 7명도 만장일치로 이씨에 대해 무죄 의견을 냈다. 이씨의 국민참여재판은 검찰과 이씨 양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과 배심원의 장고 끝에 자정을 훌쩍 넘겨 끝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고 다소 거칠고 부적절한 표현을 하긴 했지만, 피고인의 행위가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광석의 사망 원인은 많은 의문이 제기돼 일반 대중의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한다”며 “일부 표현 방법을 문제 삼아 피고인을 형사처벌의 대상에 끌어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모욕 혐의에 대해선 “피고인이 피해자를 ‘최순실’, ‘악마’로 표현한 점은 인정되나, 피고인이 김광석의 죽음 규명을 촉구하며 일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보여 이런 표현만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가 저해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비록 무죄를 선고하지만, 피고인의 행위가 전적으로 적절했는지는 의문이 있다”며 “피고인도 그 사실은 스스로 깨닫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영화 ‘김광석’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서씨가 김광석과 영아를 살해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서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씨를 지칭해 ‘악마’·‘최순실’ 등의 표현을 써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이씨 측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서씨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가 없었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사건을 12∼13일 이틀에 걸쳐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했다.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서씨는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며 이틀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지만,재판부와 배심원은 이씨를 무죄로 최종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와 별도로 지난 5월 서씨가 이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이씨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며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내가 역대 최고, 악마의 2루수 맞다”… 눈물 대신 웃음 주고 내려온 정근우

    “내가 역대 최고, 악마의 2루수 맞다”… 눈물 대신 웃음 주고 내려온 정근우

    “누구한테도 지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했고, 그 자리에서 항상 1등이 되고 싶어 했던 선수. 그 꿈을 이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역대 최고의 2루수’ 정근우(38)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을 끝으로 프로선수 생활을 마쳤다. 지난달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절친 김태균(38)과 달리 정근우는 시종일관 호쾌한 웃음으로 선수 생활의 끝을 장식했다. 정근우는 “연습경기를 하다가 프로 지명 소식을 듣고 혼자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16년이 흘러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고 하니 아쉽다”면서도 “프로에 들어올 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결과를 얻었고 많은 사랑을 받아 은퇴에 대한 미련이나 후회는 없다. 사랑해 주고 아껴 주신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통산 1747경기에 출장해 남긴 0.302의 타율과 1877안타 121홈런 1072득점 371도루 665볼넷은 역대 2루수 1위 기록이다. 골든글러브 3회(2006·2009·2013년), 한국시리즈 우승 3회(2007·2008·2010년),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5 프리미어12 우승 등 정근우는 한국 야구사의 중심에 있었다. 정근우는 “내가 역대 최고의 2루수가 맞다”고 웃으며 “올 시즌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지면서 은퇴 계획을 세웠다. 2루수로서의 내 모습이 예전의 정근우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2루수는 정근우에게 어떤 자리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 2루를 볼 때 선배들이 ‘한자리에서 10년 동안 내야수를 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는데 ‘나는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항상 달려왔다”며 “악마의 2루수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프로야구 황금세대로 꼽히는 1982년생 선수는 이제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김강민, 신재웅(이상 SK 와이번스), 채태인(무소속)만 남았다. 정근우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이 자리에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항상 감사하다”며 “내년에도 뛸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2루수의 길’ 만들고 가는 정근우 “마지막도 2루수로 떠나 감사하다”

    ‘2루수의 길’ 만들고 가는 정근우 “마지막도 2루수로 떠나 감사하다”

    어떤 영역이든 자신의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 기존의 모델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과 한계를 깨는 이들은 그 분야를 대표하는 대명사로 남는다. 농구의 마이클 조던처럼, 정근우는 그 이름만으로 2루수를 상징하는 선수가 됐다. ‘역대 최고의 2루수’ 정근우가 11일 공식 기자회견을 끝으로 16년의 선수생활을 공식적으로 마쳤다. 겨우 1년의 인연이었지만 정근우는 “다시 한번 2루수로 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2루수 정근우로 마지막 인사드릴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며 자신의 마지막을 ‘2루수 정근우’로 마치게 해준 LG 트윈스에 특별한 인사를 남겼다. 한화 이글스에 있었다면 정근우는 아마 지명타자, 1루수 혹은 외야수 정근우로 선수생활을 마감했을지 모른다. 2루수 역대 1위 기록도 기록이지만 근성 넘치는 수비와 전매특허였던 다이빙 캐치는 ‘2루수란 무엇인가’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잘하는 2루수들이 나와도 정근우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근우는 “2루를 처음 볼 때 선배들이 ‘10년 동안 내야수 유지한다는 건 쉽지 않다’고 했는데 ‘나는 10년 넘게 할 거야’란 목표를 가지고 항상 달려왔다”며 자신에게 2루수가 갖는 의미를 설명했다. 은퇴를 결심한 것도 다른 무엇이 아니라 ‘2루수 정근우’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었다. 정근우는 “2루수를 하는 내 모습을 봤을 때 예전의 그 플레이를 보여줬던 정근우가 아니란 생각에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상대방을 고통스럽게 하는 수비에 ‘악마의 2루수’란 별명을 얻은 정근우였지만 이제와 돌이켜보니 2루수는 어려운 포지션이었다. 정근우는 “역동작이 많은 포지션이다보니 송구나 더블 플레이, 퀵모션 등 어려운 게 많더라”며 “할 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움직였나 싶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누구한테도 지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했고, 그 자리에서 항상 1등이 되고 싶어했던 선수”였기에 이뤄낸 성과였다. 언젠가 자신을 넘어야 할 2루수 후배들에게도 애정을 드러냈다. 정근우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그 자리를 놓지 않기 위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게 자리를 지킬 건지 고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며 “우리 후배들이 기록을 넘기 위해 열심히 할 거고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아 행복한 마음으로 은퇴할 수 있다”고 했다. 선수로서 극복하기 어려운 3번의 입스와, 작은 키를 극복해내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정근우는 “누구보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고 포기하지 않고 매일 같이 나가서 스윙연습하고 달리고 수비연습하면서 하루도 포기하지 않는 나를 보며 감사했다”며 자신을 칭찬했다. 홈에 들어오고 싶었던 마음으로 늘 전력 질주해온 선수 인생. 이제 정근우는 야구장의 홈이 아닌 가족들이 있는 홈에서 당분간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정근우는 “지금까지 뒷바라지 해준 가족들한테 어떻게 좋은 가장과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지 한 번 생각해볼 계획”이라며 “첫째 아들 재훈이가 야구를 하는데 재밌고 행복하게 하면서 훌륭한 야구선수로 커줬으면 좋겠다. 아빠 기록은 자기가 뛰어넘겠다고 하길레 제발 그러라고 했다”며 웃어 보였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인간이 만든 ‘악마의 무기’ 소이탄…8세 소녀 사례담은 보고서 공개

    인간이 만든 ‘악마의 무기’ 소이탄…8세 소녀 사례담은 보고서 공개

    지난 10년간 아프가니스탄과 가자지구, 시리아와 같은 분쟁지역에서 민간인에게 사용된 소이무기 사용과 관련한 보고서가 공개됐다. 소이탄은 사람이나 시가지·밀림·군사시설 등을 불태우기 위한 탄환류로, 폭탄이나 로켓탄, 수류탄 등의 탄환류에 소이제를 넣은 것이다. 이중 백린탄은 소이탄의 일종으로 영국에서 개발됐는데, 끔찍하고 무서운 살상력 때문에 ‘악마의 무기’라고도 불린다. 백린탄은 산소가 고갈되지 않는 이상 계속 연소하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소화하기가 매우 어렵다. 때문에 제네바 협의에 의거한 국제법상 연막용과 조명용으로만 사용 범위가 제한돼 있다. 문제는 ‘인간이 만든 최악의 무기’로 불리는 백린탄을 포함한 소이탄이 민간인을 상대로 지속해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지난 9일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와 하버드인권클리닉이 공동으로 발표한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와 같은 분쟁 지역에서 민간인에 대한 소이무기 사용과 관련한 인적 피해를 상세히 담고 있다. 그중 하나는 2009년 아프가니스탄 카불 외각에서 백린탄 공격을 받은 당시 8세 소녀의 사례다. 이 피해 소녀는 가족과 함께 거주하던 집에 백린탄이 떨어져 큰 부상을 당했다. 이후 아프가니스탄 군대 기지로 옮겨졌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의료 헬기를 타고 미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소녀는 몇 년에 걸쳐 끔찍한 화상 치료를 견뎌내야 했지만, 전신의 45%를 뒤덮은 화마의 흔적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 소이 무기의 공격으로 자매를 잃은 심리적 충격과 흉터로 가득한 자신의 몸을 바라봐야 하는 심리적 상처 탓에 1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는 은둔자의 생활을 하고 있다. 고작 8살 소녀가 평생 지울 수 없는 끔찍한 폭탄의 공격을 받았던 때, 이스라엘 군은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포위된 가자지구 북부에 백린탄을 발사했다. 당시 해당 지역에 살고 있던 민간인 중 일부는 산 채로 몸이 불타야 했고, 여기에는 10세, 11세, 14세 형제 등 어린 아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번 보고서는 소이무기에 대한 더욱 강력한 국제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보고서는 “재래식 무기 협약과 관련한 회의를 통해 이러한 무기의 사용과 위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기존 협의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관련 국가에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악마’로 내몰린 그들, 언론이 더 키워

    ‘악마’로 내몰린 그들, 언론이 더 키워

    본지·서울대 연구팀 1008명 언론 실험17만건. 소년범죄 기사를 읽은 일반인들이 추정한 2018년 소년범죄 발생 건수다. 실제로 그해 일어난 소년범죄(만 14~18세)는 6만 6142건이었다. 추측치의 3분의1 정도였다. 소년범죄에 대한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을 보여 주는 결과다. 바로 한 해 전인 2017년 소년범죄 건수가 7만여건이라는 사전 정보를 제시했지만, 사람들은 1년 만에 소년범죄가 2배 이상 증가했을 거라고 봤다. 이처럼 여론은 소년범죄의 발생 건수는 물론 강력 범죄 비율, 재범률 등을 실제보다 과다하게 측정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소년범죄와 관련된 사건 기사를 읽었을 때 더 강화됐다. 서울신문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이은주 교수 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일반인 1008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언론 실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에게 범죄 기사들을 보여 준 다음 소년범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기사 제목에 ‘잔혹한’, ‘흉포화된’, ‘무서운’ 등 부정적 낱말이 있는 기사도 함께 제공했다. 이 실험은 단순 의견을 묻는 기존 설문조사와 달리 사람들이 소년들의 범죄를 다룬 여러 기사에 노출되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피실험자들은 소년범죄 중 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강력범죄의 비율을 실제보다 높게 추정했다. 실제 전체 소년범죄 중 강력범죄의 비율은 범죄 발생 건수의 5.3%(3509건)에 그쳤지만, 피실험자들은 35~40%로 추정했다. 기사 제목에 부정적 낱말이 있는 기사를 읽을 경우 그 비율은 약 41%까지 올라갔다. 이번 실험 결과는 10대가 가해자인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거나 소년법을 아예 폐지해 성인과 똑같이 엄벌하자는 여론이 들끓는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낙인이 소년범의 재사회화를 방해한다고 우려한다. 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재사회화에 실패하면 남은 선택지는 딱 하나 재범뿐이기 때문이다. 박종택 수원가정법원장은 “소년범들은 초기 비행 단계에서 조기 개입해야 교화가 가능하다”며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 놓였고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들여다보는 대신 낙인을 찍는다면 이들은 사회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거울 속 나는 여성” 성전환 여성, ‘미스 뉴질랜드’ 꿈 이뤄

    “거울 속 나는 여성” 성전환 여성, ‘미스 뉴질랜드’ 꿈 이뤄

    뉴질랜드 미인대회에서 처음으로 성전환 여성이 여왕에 등극했다. 10일 영국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필리핀 출신의 아리엘 케일(26)은 최근 열린 미인대회 ‘미스 국제 뉴질랜드’에서 최고의 미인으로 뽑혔다. 그의 이번 미인대회 우승은 자신의 오랜 꿈을 성취한 것일 뿐 아니라 뉴질랜드에서 성전환 여성의 첫 여왕 등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케일은 왕관을 쓴 후 “오랫동안 소망했던 나의 꿈”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러나 그가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필리핀의 매우 보수적인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그는 2012년 처음 여성으로 성전환을 얘기한 후 아버지 등 가족들로부터 버림받았다.그는 “성전환을 그만두던지 집을 나가라는 얘기를 듣고 가출했다”며 “우리 집안에서 성전환은 악마나 역겨운 존재로 여겨졌으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사상의 전환을 강요받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완고했던 아버지가 가장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케일은 자신처럼 성 정체성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싸우라”면서 “세상 사람들은 이상하게 볼 수 있지만, 거울 속의 나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감정적으로 여성”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질랜드에서는 2012년 이후 성전환자들의 미인대회 출전이 허용됐다. 캐나다에서도 2012년 이후 성전환자의 미인대회 출전이 가능해졌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침수피해 마을서 건진 3살 여아…허리케인 후 ‘필사의 구조’ (영상)

    침수피해 마을서 건진 3살 여아…허리케인 후 ‘필사의 구조’ (영상)

    허리케인 ‘에타’가 휩쓴 중앙아메리카 국가에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9일(현지시간) 기준 57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된 온두라스에서는 미국 공군이 나서 인명 구조에 한창이다. 미 공군은 6일 허리케인 피해를 본 온두라스와 파나마 정부 요청에 따라 블랙호크 기동헬기와 치누크 수송헬기 등을 동원해 이재민 구출에 나섰다고 밝혔다. 온두라스에 군인 27명과 UH-60 블랙호크 헬기 2대, CH-47 치누크 헬기 2대를, 파나마에 군인 20명과 UH-60 블랙호크 헬기 1대, CH-47 치누크 헬기 2대를 신속하게 배치한 미 공군은 피해 현장을 돌며 구조 작전을 펼치고 있다.6일에는 물에 잠긴 온두라스 리마시에서 3살 여아를 건졌다. 미 공군이 공개한 영상에는 온두라스 코르테스주 리마시의 한 마을에서 탐색구조용 HH-60 블랙호크 헬기가 3살 여아와 그 가족을 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진흙탕이 된 마을에서 구조된 여아는 군인 품에 안겨 무사히 헬기에 안착했다. 온두라스 당국은 9일 허리케인 ‘에타’로 인한 사망자가 총 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 23명에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밖에 8명이 실종 상태이며, 이재민도 다수 발생했다. 7일 코르테스주 주도 산페드로술라에서는 불어난 물을 피해 지붕으로 올라간 주민 수백 명이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5일 산페드로술라에서는 딸과 손자 둘을 데리고 대피한 여성이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딸 미리안 나제라는 아이들을 붙잡고 있느라 미처 노모를 구하지 못했다며 이웃을 붙들고 오열했다.에타는 지난 3일 초강력 4등급 허리케인으로 니카라과에 상륙했다. 상륙 후 허리케인에서 열대성 폭풍, 다시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해졌으나, 중미 일대에 폭우를 몰고 와 산사태와 홍수를 일으켰다. 과테말라에서는 산사태로 가옥 150여 채가 순식간에 깔려 최소 27명이 사망하고 주민 100여 명이 무더기로 실종됐다. 특히 피해가 큰 곳은 과테말라 수도 과테말라시티 북쪽 산크리스토발베라파스의 산악마을 케하다. 이곳에 사는 한 여성은 산사태로 부모와 형제자매, 조부모 등 일가족 22명을 한꺼번에 잃었다. 파나마의 에타 사망자도 17명으로 늘었고,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멕시코에서도 남부 치아파스와 타바스코주가에타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폭우로 27명이 숨졌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타바스코에 내린 비가 지난 50년간 유례없던 수준이라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바이든 “마스크 착용 간청”... 당선인 첫 행보는 코로나19 기자회견

    바이든 “마스크 착용 간청”... 당선인 첫 행보는 코로나19 기자회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당선인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통제를 최우선 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형태의 자문단을 발표한 데 이어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어 미국이 암흑의 겨울에 직면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을 호소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당선인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여러분에게 마스크 착용을 간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분과 이웃을 위해 이 일을 해달라”며 “마스크 착용은 정치적 발언이 아니다. 나라를 하나로 끌고 가는 것을 시작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작지만 필수적인 행동이 마스크 착용이라고도 했다. 이날 회견은 지난 7일밤 대선 후보 승리 선언 이후 처음으로 갖는 공개 행사다. 그만큼 바이든 당선인은 전염병 대유행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회견 도중 마스크를 들어 보이며 마스크 착용을 호소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제약업체 화이자의 백신 개발 진전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암흑의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이 전염병과 싸우기 위해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앞에 놓인 도전은 여전히 어마어마하고 커지고 있다”며 자신의 자문단이 과학의 기반 위에서 세운 세부적 계획을 조언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때 자신을 찍지 않은 이들도 차이를 제쳐두고 바이러스와의 싸움에 동참해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선거는 끝났다. 당파주의와 서로를 악마화하려고 고안된 수사를 한쪽으로 치울 때”라며 “마스크 착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기본적인 보건 조치를 둘러 싼 정치화를 끝낼 때”라고 역설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전세계 “미국이 돌아왔다”… 해리스 “마지막 여성부통령 아닐 것”

    전세계 “미국이 돌아왔다”… 해리스 “마지막 여성부통령 아닐 것”

    바이든, 검은 마스크 쓰고 무대 올라와“푸른 주·붉은 주가 아닌 미국을 보겠다”‘드라이브 인’ 형식… 수천명 환호와 경적해리스 “인도서 온 어머니, 상상도 못한 일美, 모든 소녀들에게 가능성의 나라 된 것”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7일(현지시간) ‘통합’을 강조한 승리 연설에 대해 미 언론들은 찬송가의 구절을 인용해 신앙심을 드러낸 것을 집중 조명했다. 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인도계 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한 듯 “나는 이 직책에 앉는 첫 여성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승리 연설을 한 체이스센터 주변에는 수천명의 지지자가 모였고, 무대 주변에는 ‘드라이브 인’ 형식으로 차량이 빼곡히 들어찼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이어 왔던 차량 유세 형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지지자들은 차량의 선루프를 열고 서서 환호성을 지르는 등 일대는 축제 분위기였다. 먼저 무대에 등장한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10분여 연설에서 인도인 어머니를 먼저 언급하며 “19살에 인도에서 미국으로 건너왔을 때 이런 순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선대 여성들의 자유를 위한 싸움에 경의를 표한 뒤 “오늘밤을 지켜보는 모든 어린 소녀들은 미국을 ‘가능성의 나라’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자신이 마지막 여성 부통령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이어 푸른색 넥타이에 검은 마스크를 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해리스 당선인의 호명에 경쾌하게 무대로 뛰어나왔다. 그의 연설 내내 지지자의 환호와 차량 경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7400만표가 넘는 역대 최다 득표를 언급한 뒤 “푸른 주(민주당 지역), 붉은 주(공화당 지역)를 보지 않고 미국을 보겠다.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이 암울한 악마화 시대를 지금 여기서 끝내는 것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싸움, 번영을 만들기 위한 싸움, 국민건강을 지키는 싸움, 인종적 정의를 성취하기 위한 싸움”이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의무라고 했다. 그는 연설 말미에서 ‘독수리 날개 위에서’라는 찬송가 구절을 인용한 뒤 “이제 독수리의 날개 위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역사가 우리에게 요구해 온 일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USA투데이 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때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 “하나님에 반대한다”고 비난한 데 대한 답변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의 연설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전 세계를 이끌어온 미국으로의 회귀선언을 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연설이 끝나자 흥겨운 음악 속에 마스크를 쓴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흘러나온 음악 중에는 2015년 뇌암으로 숨진 바이든 당선인의 아들 보가 생전 좋아했던 밴드 콜드플레이의 ‘별이 가득한 하늘’(Sky Full of Stars)도 있었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는 불꽃과 드론 불빛이 하늘을 수놓았고 “Biden”(바이든), “President Elect”(대통령 당선), “46”(제46대), “Harris”(해리스) 등의 문구가 새겨졌다. 무대 옆 대형 스크린에는 ‘국민은 열정, 희망, 과학, 진실, 통합을 선택했다’는 문구가 떴다. 무대 주변에 몰려든 지지자들은 성조기와 푸른색 경광등, 당선인 이름이 적힌 팻말을 흔들며 자축했다. 다만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음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지금은 치유할 시간”…바이든, 트럼프 불복 속 ‘통합’ 강조(종합)

    “지금은 치유할 시간”…바이든, 트럼프 불복 속 ‘통합’ 강조(종합)

    “분열 아닌 통합 추구하는 대통령 되겠다거친 수사 뒤로하고 서로 귀 기울일 시간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존경받게 하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분열이 아닌 통합을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의 야외무대에서 한 승리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국민이 자신의 생각을 선거를 통해 표현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분명한 승리, 확실한 승리, 우리 국민을 위한 승리를 이끌어냈다”고 승리를 선언했다. 이 연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동안 패자가 선거 결과에 승복하는 메시지를 내온 전통을 124년 만에 깨고 소송 입장을 밝히며 불복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분열을 극복하고 지지층 간 앙금을 씻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한 듯 연설의 상당 부분을 화합과 단합을 역설하는 데 할애했다. 그는 “미국에서 악마처럼 만들려고 하는 음울한 시대는 지금 여기에서 끝내기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어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모든 이들이 오늘밤 실망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나 자신도 두 번 진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1998년과 20008년 대선에 도전했지만 당내 경선울 뚫지 못하고 낙마했다.바이든 당선인은 “이제 서로에게 또 다른 기회를 주자. 거친 수사를 뒤로 하고 열기를 낮추고 서로를 다시 바라보며 귀를 기울일 시간”이라며 “우리가 진전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경은 수확할 시간, 씨를 뿌릴 시간, 치유할 시간이 있다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알려준다”며 “지금은 치유를 할 시간”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민주당원이 아니라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통치하겠다며 “붉은 주와 푸른 주를 보지 않고 오직 미국만 바라보겠다”고 다짐했다. 붉은색과 푸른색은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징색이다. 그러면서 정당을 가로지르는 협력 필요성을 강조한 뒤 이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언론의 승리 확정 보도가 나온 후 성명과 트윗에서도 “분노를 뒤로하고 하나가 될 때”, “나를 뽑았든지 그렇지 않든지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약속한다”고 밝히는 등 연이어 통합의 메시지를 던졌다.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대유행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 대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는 9일 코로나19에 대처할 과학자와 전문가 그룹을 임명하겠다며 코로나19와 싸우지 않고는 경제를 회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 시대의 위대한 전투에서 과학의 힘과 희망의 힘을 결집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를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전투, 번영을 건설하는 전투, 가족의 건강을 담보하는 전투라고 표현했다. 또 인종적 정의 달성, 구조적인 인종차별주의 제거, 기후변화의 통제, 품위의 회복, 민주주의 수호, 공정한 기회의 제공을 위한 전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이 다시 세계로부터 존경받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영혼을 회복해야 한다”고 한 뒤 “오늘 밤 전 세계가 미국을 주시하고 있다. 나는 미국이 전 세계의 등불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힘의 본보기일 뿐만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써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을 선언하면서 바이든 당선인의 최종 당선 확정까지는 재검표와 소송 등의 관문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승리했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이번 선거는 전혀 끝나지 않았다”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전 등 불복 시도가 국민의 선택을 뒤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어쨌건 매듭이 지어질 때까지는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갈등의 골도 깊어질 전망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교황도 당한 악마의 편집… 바티칸 “동성 결합 지지 발언 왜곡”

    교황도 당한 악마의 편집… 바티칸 “동성 결합 지지 발언 왜곡”

    바티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성 결합 지지’ 발언과 관련해 ‘악마의 편집’으로 교황의 발언 진의가 왜곡됐다고 밝히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의 비서실에 해당하는 교황청 국무원은 지난주 각국에 주재하는 교황청 대사에게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 주재국 주교들과 공유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앞서 교황은 지난달 21일 이탈리아 로마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다큐 ‘프란치스코’ 내 인터뷰에서 동성애자들을 거론하며 “그들도 주님의 자녀들이며, 가족이 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시민결합법이다. 그것은 그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길이다. 나는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교황의 이런 발언은 가톨릭계가 인정하지 않는 동성 간 시민결합을 지지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보수 가톨릭계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불러 왔다. 이에 대해 국무원은 공문에서 다른 시점에 이뤄진 인터뷰 발언들이 다큐에 인용될 때 편집을 통해 하나로 합쳐지면서 그 취지와 맥락이 완전히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교황의 첫 번째 인터뷰 발언은 한 사람이 동성애 성향을 가졌다는 이유로 가족에게서 버림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국무원은 밝혔다. 동성애자들도 가족을 구성할 권리가 있다는 뜻이 아니라는 취지다. 시민결합법 관련 발언 역시 동성 간 결혼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게 바티칸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다큐 제작자인 에브게니 아피네예브스키 감독은 현재까지 교황 인터뷰의 편집 과정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있다. 그는 ‘프란치스코’ 상영 전 논란의 발언은 다큐를 위해 새로 진행된 인터뷰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다큐에 등장한 교황의 발언은 지난해 5월 멕시코 방송인 텔레비사와의 인터뷰에서 나왔으나 방송되지 않았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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