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악마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박정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마비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동지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 소지
    2026-06-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439
  • 집단따돌림 누구도 자유로울수 없다

    ‘왕따’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악마의 유령처럼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집단 괴롭힘과 따돌림 현상을 말하는 왕따는 너무도 일상화되어 그것으로부터누구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왕따현상은 때로 폭력으로까지 이어지며 많은학생들을 불안에 떨게 한다. 집단 따돌림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를 다루고 그 해결방법을 찾아보는 책들이 나왔다.‘왕따 극복하기’(산성 미디어 8,000원),‘엄마,학교가기 싫어요!’(친구미디어 5,800원),‘왕따 숨은 이유 찾기’(공옥 5,500원) 등이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와 그림소설 등을 펴낸 이복영(42)씨의 ‘왕따 숨은 이유 찾기’는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이유를 만화를 곁들인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는 집단 따돌림을 받는 대표적인 숨은 이유로 얌체 기질,변덕 기질,여우 기질,독불장군 기질 등 4가지를 들고 있다. 서영창 중앙여고 교사(47)가 쓴 ‘왕따 극복하기’는 집단 따돌림의 실상과 그의 극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다.그는 10여년 전부터 PC통신에 청소년 상담전문 사설 게시판 ‘등대BBS’를 개설하고 ‘사이버 상담’을 해오고 있다.사이버 상담과 학교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단 따돌림 문제의 해답을 찾고 있다. 그는 학생들이 집단 따돌림에서 벗어나려면 따돌림 당한 이유를 냉정하게분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지 자포자기해서는 절대 안된다고 충고한다.따돌림을 당했을 때 혼자서 속으로만 끙끙 앓으면 더욱 심한 따돌림을 당한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소질을 개발하여 활기와 자신감을 찾고 ‘진실은 통한다’는신념으로 친구와 솔직한 대화를 하라고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권한다.그래도안될 경우에는 부모나 선생님에게 도움을 청해 공조체제로 집단 따돌림 극복 방안을 찾으라고 충고한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솔직한 대화를 통해 문제의 핵심을 알고 용기를 북돋워 주며 개성을 살려주어야 한다.학교는 사랑이 피어나는 교실을 만들고 적극적인 상담과 토론을 통해 왕따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영국의 동화작가 제니 알렉산더가 펴낸 ‘엄마,학교가기 싫어요!’는영국판 ‘왕따 문제’ 해결을 위한 유용한 제언을 담고 있다.(김경숙 옮김).그녀의 충고는 우리나라 왕따들에게도 ‘희망의 빛’이 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들이 따돌림을 당한 아픈 경험을 배경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간다.아이들에게 먼저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했다.긍정적인단어와 부정적인 단어에 대해 설명해 주고 긍정적인 단어만을 쓰는 실험을했다.그 결과는 놀라웠다.우울하고 쇠잔해지던 아이들은 낙천적인 성격과 삶에 대한 열정을 되찾고 따돌림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그들은 다시 아이들 속으로 돌아갔다
  • 金대통령 지역차별금지법 제정 선언 안팎

    지역감정 해소는 ‘국민의 정부’의 최대 화두(話頭)다.金大中대통령은 지역감정을 ‘악마의 주술’로 표현할 정도로 그 폐해의 심각성을 여러번 강조했다.金대통령은 1일 경남신문과 충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감정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하나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이고,다른 하나는 지역차별금지법 제정이다.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나아가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다. 여권이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추진하는 배경은 두가지다.지역감정 해소와 국민화합을 통한 전국 정당화다.선거를 통해 지역대립을 종식시키는 정치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 金대통령의 뜻이다.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金대통령은 어떤 경우든 정당명부제를 관철하겠다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이어 “정당명부제는 선진정치로 가는 지름길”이라면서 “지역구가 줄어 선거비용이 줄고 당내 민주화도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이 여야 할 것 없이 현재의 동서대결형 정치 구도를 국민화합형 구도로 탈바꿈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하지만 지역구도가 더 고착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부 나온다.여권은 이에 따라 특정지역에서의 ‘싹쓸이’를 못하도록 특정지역 비례대표수를 3분의 2 이하로 제한했다.여권은 이외에도 제도적 보완을 위해 시민단체·학계 의견을 꾸준히 수렴하고 있다. 여귄이 추진하고 있는 ‘지역차별금지법’은 우선 인사와 예산의 균등 배분을 통한 지역의 균형적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金대통령은 “지역감정은 원래 존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사와 예산배정 등에서 공정을 기하면 사라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권은 이를 위해 ‘인재의 지역할당제’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국가고시와전국단위의 국가자격시험 합격자의 임용때 각 출신지역을 인구비례로 할당,지역적으로 고르게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취지다.또 예산배정 때 ‘지역균등발전법’에 의거,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할 방침이다.이 법에는 특히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규정할 계획이다.그러나 ‘위헌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집중적인 검토를 통해 법안의 취지를 최대한 살린다는 복안이다. 金대통령의 지역감정 해소책은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법’이라는 제도적 장치로 본격화하고 있는 느낌이다.
  • [오늘의 눈] 교포사회에도 변화의 바람

    국민의 정부 1년을 평가하는 교포들의 목소리는 다양했다.“추락 경제를 회생의 반석에 올렸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경제개혁은 성공했는데 정치개혁은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체적으로는 “국민의 정부가 경제위기를 잘 극복해 위기를 넘겼다”며 평가하는 쪽이 다수였다.교포들 가운데는 의외로 金大中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을 평가하는 이도 적지않았다.이들은 “대북정책이 전향적이며 일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DJ정부의 ‘햇볕정책’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27일 워싱턴과 뉴욕에서 열린 趙世衡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의 ‘교포지도자초청간담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워싱턴간담회에서 이곳 문인협회 한 관계자는 “추락 경제가 반전되고 있다는 이곳 언론의 보도에 눈시울이 붉어지기까지 했다”며 ‘국민의 정부 1년’을 되새겼다. 교포들의 ‘후한 정부 평가’는 “이전 권위주의 정부에서도 흔히 있었던일이 아니냐”고 반문할는지 모른다.하지만 기자가 교포들의 모임을 여러차례 지켜보며 교포들의 평가가 진솔한 것이라는 생각을갖게 됐다. 우선 교포사회 구성·모임에 변화가 일고 있었다.과거처럼 끼리끼리만 모이는 ‘악마의 주술’ 같은 지역감정의 양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워싱턴간담회 관계자는 “출신 지역을 떠나 모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굳이 말하자면 국민회의 대표단 일행 ‘환영준비위원장’도 영남출신이었다. 참석자가 당초 초청 대상 50명의 두배가 넘은 것도 이전에는 못보던 풍경이었다.지역 한인회회장을 지낸 黃玉性씨는 “이전에는 한 사람에게 두세차례전화를 걸어도 잘 나와주지 않았다”며 모임의 패턴 변화를 실감했다는 반응이었다.국민의 정부에 대한 교포들의 기대와 관심을 반영한 듯했다. 간담회에서는 또 껄끄러운 질문들이 마구 쏟아졌고 각론에 있어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았다.“평통위원 선정을 공관측이 자의적으로 한다” “정부가 훈장을 남발하는 것같다”“정부 민원창구의 답변이 불성실하다”거나 세부적 교포정책을 질책하기도 했다.행사 주최자들도 이전의 정부가 그랬던 것처럼 질문할 사람이나 순서를 미리정하지 않았다.국민의 정부1년.바깥 교포사회에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었다.유민 정치팀차장 /뉴욕에서 rm0609@
  • 일부 TV 프로그램 출연자에 ‘애정표현’강요 심하다

    TV의 일부프로가 걸핏하면 출연자들에게 입맞춤을 강요해 시청자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들 프로들은 연인과 부부는 물론,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까지 공개적인 ‘애정확인’을 주문해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특히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시간대에 편성된 이들 프로는 갈수록 ‘정도’가 심해져 자칫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치치 않을까 우려된다. SBS‘기분좋은 밤-악마의 속삭임’과 KBS‘시사터치 코미디파일’,‘코미디 세상만사’의 ‘댁의 남편은 어떠십니까’와 ‘공처가를 찾아라’코너의 마무리는 예외없이 부부의 입맞춤과 포옹이다.“사랑한다고 하세요”는 기본. “뽀뽀 한 번 하셔야죠”“껴안아주세요” 등 진행자의 주문은 끈질기다.요즘엔 아예 출연자들이 기다렸다는듯 키스신을 연출하고,심지어 껴안고 침대로 가는 장면까지 나온다. 이같은 출연자의 포옹과 입맞춤은 나이가 많든 적든 전혀 관계가 없다.20대를 위한 미팅프로는 물론,70∼80대 이상의 노부부도 이들 프로에 나오면 어쩔 수 없이 포옹과 입맞춤을 해야 한다.KBS‘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의‘서바이벌 미팅’과 SBS‘기쁜 우리 토요일’의 ‘내가 원하는 참사랑’에출연하는 신세대들의 경우 지나친 애정표현을 서슴지 않아 제작진까지 놀라게 한다.또 SBS‘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장수퀴즈’는 90대 노부부에게도 뽀뽀를 주문한다.덥석 포옹을 하는 노부부는 그래도 낫지만 “우린 그런 것 안해”라고 쑥스러워하는 노인들에게 애정표현을 강요하는 것은 시청자들이 보기에 민망할 뿐이다. “우리는 표현에 익숙하지 않다.더욱이 부부간 애정표현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이런 프로가 작은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노인들이라고 애정이 없는 것이 아니다.특히 가슴에 맺힌 것이 있는 할머니들에게 이런 기회는 의미가 있다”는 제작진의 설명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많은 시청자들은 이와 다른 견해를 나타낸다.서미숙씨(39·성남시분당구 서현동)는 “뺨의 뽀뽀는 애교로 볼 수 있지만 아예 키스를 하는 커플들도 적잖아 아이들과 함께 시청하면서 민망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성의 개방을 부추기는 느낌이 들어 불쾌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매스컴모니터회 권수현 정책실장은 “애정표현이 강요되어선 안된다.특히 아내의 동의를 얻었다하더라도 부부간의 내밀한 부분을몰래카메라로 공개하는 것은 부부의 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지적했다. 許南周yukyung@
  • 콜레스테롤 과다 심장병 주요원인

    ‘침묵의 악마’.조용히 찾아와서 치명적 피해를 입힌다는 뜻에서 콜레스테롤에게 붙여진 별명이다.콜레스테롤은 이제 건강검진을 받을 때 마다 주요관심사가 될 정도로 낯설지 않은 용어다.하지만 콜레스테롤이 우리 건강에왜 그렇게 중요한지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콜레스테롤은 인체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지방질이다.문제는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너무 높으면 혈관 통로가 좁아져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심장병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그러면 콜레스테롤의 정상치는 얼마일까.우리나라 의료보험은 혈액 1dl당 총콜레스테롤이 220mg 이상일 때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인정하고 있다.미국 국립콜레스테롤교육협회(NCEP)가 권장하는 기준치는 200mg/dl 미만이다.이것을 초과하면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콜레스테롤의 종류다.혈액속의 콜레스테롤은 특수한 단백질과 함께 ‘지단백’이란 입자를 구성해 존재한다.저밀도지단백(LDL)과 고밀도지단백(HDL)이 있다.LDL은 혈액과 함께순환하면서 신체 여러곳에 콜레스테롤을 운반한다.하지만 필요이상으로 많을 경우 혈관에 쌓여 동맥경화를 가져와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160mg/dl 이하로 유지하는게 좋다.반면에 HDL은 콜레스테롤이 쌓이는 것을 막아 동맥경화를 미리 막거나 호전시키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35mg/dl 이상으로 유지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치로는 심장병 발병을 억제하기 힘들기 때문에 기준을대폭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최근 미국 등에서 제기되고 있다.지난해 미국클리블랜드 의료재단이 주최한 ‘콜레스테롤과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성’이란 세미나에서는 NCEP의 콜레스테롤 권장치를 심장병요인이 있는 사람이 그대로 따를 경우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40%이상 높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다.HDL의 경우 40대 이상은 45mg/dl 이상,고혈압 당뇨병 등 다른 심장병 요인을갖고 있는 사람은 50mg/dl 이상은 되어야한다는 주장이다. 서울대의대 김효수 교수(순환기내과)도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HDL이 높으면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반면에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라도 HDL이 낮으면 위험하다는 것.따라서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조금이라도 높으면 정밀검사를 통해 HDL 수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운동을 통해 대사를 촉진시켜 콜레스테롤 소비를 늘리거나 식이요법을 통해 음식에서 나오는 콜레스테롤 양을 줄이는 것이다.운동은 힘을 쓰는 종류보다는 걷기 조깅,등산같은 유산소운동이 좋다.동맥경화가 있는 사람이 현상유지를 위해서는 일주일에 1,400kcal 상당의 운동량(3∼4시간)이,동맥경화를 개선시키려면 2,200Kcal 상당(5∼6시간)의 운동량이 필요하다.김효수교수는 “HDL을 높이기 위해서는 운동이 가장 좋으며 약간의 음주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적은 음식은 채소·곡식류 등 농작물,생선 해초류 등조개를 제외한 해산물이다.소·돼지고기 등 육류,우유 계란 명란젖 등 알종류 등은 콜레스테롤이 많은 대표적인 식품이다.특히 동물성 지방은 LDL을 늘리므로 요리할 때는 반드시 식물성기름을 써야 한다.
  • 외언내언-황금박쥐

    하늘다람쥐나 날다람쥐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점프하는 활공비행이 특징이지만 박쥐는 자신의 비막(飛膜)으로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유일한 포유동물이다.시력이 약한 대신 초음파의 반사음을 귀신처럼 포착하기 때문에 수천 마리가 동굴을 빠져 나올 때도 서로가 부딪치는 일이 없다.어떻게자신만의 소리를 그처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지금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예를 들어 박쥐가 발산하는 초음파음은 1초에 5만 사이클의진동수를 가진 반면 인간의 귀는 2만 사이클 이하의 소리밖에 청취하지 못한다.그래서 학자들은 박쥐의 원리를 응용하면 맹인도 ‘빠르게 진행되는 축구시합’ 등을 ‘소리로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잠수함의 음파등(燈)에서나온 초음파가 물체에 부딪쳤다가 되돌아오는 초음파토치(횃불)가 그것이다. 한국생태계연구협회와 한국교육방송(EBS)은 전남 남부지역의 한 동굴에서‘황금박쥐’ 집단서식지를 발견하여 촬영에 성공했다고 한다.학명은 ‘붉은 박쥐’.암수 성비가 1대40이나 되어 숫자가 줄어드는 바람에 지난해 환경부가 멸종위기동물 1호로 지정한 바 있다.전체적으로 오렌지색에 가까운 금빛을 띤 이 박쥐는 서양에서는 주로 마녀나 악마의 상징으로 치부되어 요한 슈트라우스의 희가극 ‘박쥐’에서는 ‘박쥐박사’를 내세워 밤과 낮의 생활이 문란하고 낭비적인 귀족생활을 꼬집고 있다.그러나 동양에서는 주로 오복의 상징으로 경사와 행운을 나타낸다고해서 공예품이나 가구의 장식문양으로 자주 쓰인다.우리나라에서는 밤에만 활동하는 이중인격자,음흉한 자의 이미지가 있었으나 지난 70년대 어린이 TV만화 황금박쥐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정의의 사도로 인식되었다.당시 황금박쥐의 흉내를 내기 위해 엄마의 치마를 어깨에 펄럭이며 아이들이 담장에서 뛰어내리다 사고를 일으킨 예도 있다. 한강에는 겨울 철새가 8년 만에 세 배로 늘어나고 세계적 희귀종인 황금박쥐까지 등장한 것을 보면 우리의 생태계는 새 봄과 함께 활기찬 활동이 전개되리라는 상서로운 예감이 든다. 단순한 화제나 흥분에 그치지 말고 박쥐 발견 지역을 철저히 보호하고 보전하는등 자연이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사람이 돕고 지켜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 [李世基 논설위원 sgr@]
  • 테크놀로지 아트전‘미메시스의 정원’

    프랑스의 미술평론가이자 시인인 미셸 라공은 “예술가는 과학의 세계나 테크놀로지의 세계와 겨루면 패한다”고 단언했다.그런가하면 영국의 화가 존콘스타블은 “회화는 곧 과학이다”라고 했다.감성의 예술과 이성의 과학.이는 영원히 대립항을 이루는 상극적 존재인가,아니면 행복한 결합으로 나아가는 아름다운 동행자인가. 서울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28일까지 열리는 테크놀로지 아트전 ‘미메시스의 정원’은 첨단과학기술과 예술의 협업 가능성을 모색하는 그런 자리다.안수진,최우람,조용신·윤애영,문주·임영선·정인엽,올리버 그림 등 다섯팀이 작품을 냈다. ‘미메시스(mimesis)’는 그리스어로 모방·모사·의태라는 뜻.원래는 제사장이 행하는 숭배행위 즉 무용과 음악,노래를 지칭했지만 기원전 5세기 들어 조각이나 연극에서의 ‘외면적 현실의 복제’를 가리키는 말로 변모했다.이번 기획전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은 이러한 미메시스론을 통해,또한 테크놀로지 미술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일까. 새로운 조형언어로 테크놀로지를 끌어들이고 있는 이들의 작가적 시선은 단연 생태 환경문제에 집중된다.그 대표적인 작품이 최우람의 ‘마녀사냥’과‘칩충지옥’.‘마녀사냥’이 폭로저널리즘에 의한 정신환경의 황폐를 다뤘다면 ‘칩충지옥’은 생태파괴를 초래하는 식충식물의 세계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용신·윤애영 부부의 ‘만드레이크의 노래’도 주목되는 작품.18세기 영국의 형이상학파 시인 존 던의 같은 이름의시를 토대로 했다.실연당한 애인의 정원에 꽃으로 피어 평생 저주의 노래를부르겠다는 내용이다.이 부부작가는 존 던 시의 악마적인 분위기를 3차원의첨단 입체영상에 옮겨 놓았다.하지만 이들의 ‘모방의 눈’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존 던 시의 비극성에서 잃어버린 현대인의 ‘자아’를 찾고 있다는데 이 작품의 미덕이 있다.‘미메시스의 정원’에 가면 테크노 아트를 통해녹색 유토피아를 꿈꾸는 작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02)721-7776 金鍾冕 jmkim@
  • 쿡 英외무 성추문 파문

    │런던 AFP 연합│지난해 조강지처를 버리고 여비서와 재혼해 화제를 뿌렸던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의 무질서한 사생활이 9일 도마 위에 올랐다. 쿡 장관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나선 것은 다름 아닌 전부인 마거릿 쿡 여사. 쿡 여사는 선데이 타임스 연재물을 통해 전 남편인 쿡 장관이 간통을 일삼고 폭음을 하는데다 정치적 지조도 잃어버렸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쿡장관이 재혼한 여비서 게이너 리건을 만나기 전까지 무려 5명의여자와 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했다. 게다가 쿡 장관은 정치적 입신을 위해 좌파노선과 반핵주의 원칙을 버렸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으며 토니 블레어 총리 때문에 “영혼을 악마에게 팔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쿡장관은 이에 대해 아무런 논평도 하지 않았다고 외무부 대변인이 밝혔다.
  • 굄돌-대학 수험생 부모들에게

    사람이 태어나고 자라서 결혼을 하고 행복하게 잘 살다가 죽는 일을 인생에 세 가지 큰일이라고 한다.그러나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대학 입학이라는또 하나의 큰 짐을 안고 살아야 한다. 자식을 대학에 보내본 부모라면 그 고통이 어떠한가를 잘 알 것이다.그 고통은 말 그대로 지옥이다.마음껏 신나게 뛰어놀고 자연을 알고 즐기며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책을 읽고 사색을 하며 인생을 설계하고 사랑을 배울 나이에 대학 입시라는 염라대왕 앞에서 심판받는 그날을 위해 하루 하루를 살고있다.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청소년 기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공부라는악마와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워야 하는 우리 아들 딸들이 얼마나 불쌍하고안쓰러운지 우리 부모들은 잘 알 것이다.이같은 대학 입시와 관련 학부모의한 사람으로,선생으로 몇 마디 조언을 하고 싶다. 첫째 대학은 갈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기는 분명하지만 인생의 행 불행 성공 여부와는 절대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이다.대학을 안 나와도 행복한사람이 얼마든지 있으며 인생에 성공한 사람들이얼마든지 있다. 둘째 대학과 전공을 선택할 때는 입시생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과 어떤 분야를 남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세째 자신의 성적과 능력에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꼭 어느 특정 대학 특정 학과를 나와야만 성공과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자신의능력 수준에 맞는 대학에 들어가서 좋아하고 적성에 맞는 분야를 성실히 공부한다면 얼마든지 성공적인 인생을 살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가오는 21세기는 어떤 대학 무슨 과를 나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창의성과 아름다운 인성 그리고 자연 및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조화롭게 더불어 살 수 있느냐가 중요시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내일부터 ‘파티’ 공연

    40대 가장이 있다.비엔나에서 유학 도중 만난 여자와 결혼을 했고 귀국해 선 독문학 교수로 자리잡았다.아들 딸 하나씩 두고 남부럽지 않게 살다 전원 주택으로 이사왔다.순박한 이웃사람과 맑은 공기가 만족스럽다. 오는 31일 밤11시에 예술의 전당 자유소 극장에서 올리는 ‘파티’는 탄탄 대로의 삶으로 시작한다.하지만 그것은 잠시,불청객이 끼어들면서 흐름은 급 반전한다. 교수 부부가 유학시절을 떠올리며 무드를 잡는데 불길한 전화벨소리가 울 린다.동장을 앞세운 주민들이 이사를 축하하러 집으로 온다는 것이다.자칭 ‘화해의 길트기 모임’소속 사람들이다.겉으로 보면 선량한 이 이웃들은 술 을 마시다 돌변한다.억지를 부리다 어느덧 주인 행세를 한다.난장판은 7막에 서 극에 이른다. 예기치 않은 적대감에는 낱낱의 사연이 배어있다.공부를 잘했으나 집안이 몰락해 배달부 등 삶의 바닥을 기면서 배움에 한이 맺힌 동장,대학에 진학한 첫사랑 여학생이 ‘재수생이 격에 맞지 않다’며 떠나버리자 충격을 받고 시와 현실을 오락가락하는 삼수생 홍사형,구청 청소부의 딸로 태어나 들은 칭찬이라곤 ‘청소 잘한다’는 말밖에 없는 이정례…. 꿈의 좌절과 자기 깜냥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눌려있던 잠재의식이 동경의 대상인 교수를 보자 이그러지고 폭발한 것이다. 윤영선 작가가 작품을 착상했다는 존 케이지의 ‘반미학’의 한 구절은 연극 을 보는 한 방법을 제시한다.“파티는 끝났다.그러나 손님은 머무르고자 한 다.왜냐하면 그들은 갈 곳이 없기 때문에.초대받지 않은 사람들이 도착하기 시작하고,집은 엉망이 된다.집안을 청소하자는 한마디 말도 없이 우리 모두 함께 있어야만 한다”. 안주할 곳 없는 사람에 견주면 일상의 안정감이 무슨 의미인가라는 메시지 도 느껴진다.지식인이 지닌 인간에 대한 애정과 포용이 실천이 동반되지 않 으면 값싼 동정심이거나 배부른 여유일지 모른다는 문제의식도 느껴진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독특한 맛은 한 가정의 울타리를 깬 세력을 애매하게 처리했다는 점이다.기존의 공포·부조리극(카뮈 ‘오해’ 핀터 ‘생일파티’ 등)이 대개 나쁜 사람이나 악마적 존재를 설정했다면 이 작품은 외부의 실 체가 불투명하다.친근한 이웃이 때론 적이 될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연출을 맡은 이성렬은 “누구도 파괴하지 않지만 누구도 파괴 할수 있다 는 역설을 담고 싶었다”면서 “선이면서 악이기도 한 양면성을 포착하려는 의도였다”고 말한다. 동장 역을 맡은 김동수의 노련한 연기와 주·조연 할 것 없이 개성있는 연 기가 조화를 이룬 것도 미덕이다.특히 이정례 역을 맡은 성은경의 귀기어린 연기는 인상적이다.독특한 연기와 일상의 평온을 깨는 기괴한 방식에 놀라고 웃다가 파티는 끝난다.마지막에 남는 섬*한 질문 하나.내 가정은 안전한가?. 이봉규 남명렬 정재은 김혜민 정철민임진순 등 출연.1월17일까지 평일 오 후 7시30분,금·토 오후 3시·7시30분,일·공 오후 3시·6시,월요일 쉼.(02) 580-1880?곗골a? vielee@daehanmaeil.com **끝** (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44)
  • 愛·溫의 뿌리 같은 우리말뜻 깊다(박갑천 칼럼)

    우리의 12월은 이웃사랑­자선의 달이 되어오고 있다. 비록 어려운 상황을 살아온 지난 1년이긴 했으나 그래도 여러가지 형태의 크고 작은 자선의 마음들이 이 세밑을 오간다. 이런 마음이야‘전천후’였으면 오죽 좋으랴만 그렇지 못한다 해도 바람직스럽고 아름다운 바라 할 것이다. 자선의 마음에는 사랑이 있다. 그리고 따뜻함이 있다. 그건 거룩한 이타(利他)의 실행이다. 그 따뜻함이나 사랑의 마음은 하늘로도 통한다. 이승의 가치관을 초월한다고 할까. 가령 [소학]에 씌어있는 진(晋)나라 효자 王祥의 경우를 보자. 한겨울에 모든 강물은 얼어 붙었는데 병든 어머니는 느닷없이 물고기가 먹고 싶다고 한다. 강에 나간 왕상은 옷을 벗고 물고기를 잡으려 한다. 이때 얼음이 스스로 깨어지면서 잉어가 뛰어 올랐다. 이게 바로 강추위도 녹이는 효성이다. 그 효성은 따뜻한 사랑이었다. 따뜻함과 사랑은 늘 그렇게 함께 있다. 그러면서 엄청난 힘을 갖는다. 그 ‘힘’들이 추위를 녹이며 오가는 것을 보는 마음은 여간만 흐뭇한 것이 아니다. 우리 중세에 ‘(아래아)닷다’가 다스하다는 뜻과 함께 사랑하다는 뜻을 갖고 있는 점은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사랑을 따뜻함으로 받아들였다는 뜻이다. 그래서 같은 뜻으로 썼던 것이리라. 여기서는 다시 ‘(아래아)사랑’이라는 말도 생각해 보게 된다. 이말도 사랑이라는 뜻과 함께 생각이라는 뜻을 더불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생각하는 것이므로 하나의 말로써 두뜻을 나타낸다 하여 이상할 것이 없다. ‘(아래아)다(아래아)사(아래아)하다’ ‘(아래아)닷(아래아)하다’ ‘(아래아)다(아래아)사다’가 다스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므로 뿌리말은 사랑을 뜻하는 ‘(아래아)닷’ 임을 알수 있다. 그런데 ‘(아래아)닷오다’는 가련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점도 흥미롭다. 남을 가련하게 여기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과 따뜻한 마음이 그 바탕으로 되는것 아니던가. “양로원에 들어가 있는 제 늙은 할아비 구제에 도움이 되도록 5달러를 기부함과 동시에 그행위를 신문에 공표 하는것”이 [악마의 사전]의 자선에 대한 뜻매김이다. 세상에는 자선이라는 이름 아래 자선을 더럽히는 행위도 있는 것이기에 나온 독설이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자선은 인간이 끝까지 잃지 않아야할 영원한 덕목이어야 한다. 귀가길 자선냄비에라도 내 따뜻한 마음 담으면 먼저 내 가슴이 훈훈해져 오는 것이리라.
  • 정부수립직후 판금시집(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5)

    ◎박문서의 ‘소백산’ 첫 수거조처/일·미를 우리민족 행복 파괴자로 상정/농촌·농민들의 고통 유독 돋보이게 노래 1948년 8월15일 정부수립부터 50년 6.25까지 발간된 창작시집은 대략 60권 정도다.이중 1951년 관계당국에 의하여 월북자로 분류된 시인의 것이 10여권이고,문학애호가들이 이름쯤은 알 수 있는 시인이 30여명,나머지 20여명은 역사의 망각지대로 묻혀버린 시인들이다.80년대부터 열기가 붙었던 해방전후 시기의 문학사가 아직은 객관적인 검증조차 안된 채 방치되어 있는 셈이다. ○출판사 대표는 투사시인 김상훈 이 무명의 대열속에 박문서(朴文緖)라는 시인이 있다.어쩌면 영원히 묻혀 버릴 수도 있는 이 시인을 주목하는 것은 그의 시집이 정부수립 이후 첫 판금 수거조처된 때문이다.김기림이 시집발간에 부치는 서문에서 아래와 같이 썼다. ‘이 서정의 영토를 거창한 폭풍이 휩쓸고 지나갔다.아름다운 정서는 드디어 그것만으로는 지탱하기가 어려운 때가 왔었다… 자꾸만 가슴에 밀려오는 저 가두의 우렁찬 부르짖음을 어찌하랴? 시는 스스로 전에 없던 흥분을 가지고 이 잡답(雜沓)속에 뛰어들어서 거기 또 새로운 영토를 파헤쳐 갈 밖에 없었다.그러나 나는 옛날 시인은 아닙니다.꿈도 좋지만 그것만 노래할 수는 없습니다.그리해서 시인은 황활한 새시대의 몸부림 속에 스스로를 맡겨버렸던 것이다.이 시집의 주인이 걸어온 길이 또 그러하다’ 48년 11월15일 발간된 이 초라한 시집 ‘소백산’을 펴낸 곳은 백우사(白羽社)였다.바로 투사시인 김상훈(金尙勳)이 대표로 있었던 출판사인데,그 보름전인 10월30일에 김상훈 자신의 시집 ‘가족’을 펴낸 곳이다.판금에 압수조치가 내려진 것은 49년 1월22일로,2월10일 조벽암의 시집 ‘지열(地熱)’이 같은 조치를 받기 갓 스무날 전이다. 28편의 작품이 실린 이 시집은 우선 한반도를 침탈한 일본군국주의를 격렬하게 비판하면서 8·15직후의 미군정을 그 연장선으로 인식하고 있다.시인 박문서는 “그러니 싸움의 즐거움이여/오늘 시인도 그렇다.싸움꾼이래야 한다”(‘윤리’)고 할만큼 치열한 투지를 불태운다.그가 비판대상으로 삼았던 상대는 침략이데올로기로 그는 일본과 미국을 우리 민족 행복의 파괴자로 상정했다.특히 농촌과 농민들의 고통을 유독 돋보이게 노래했던 점은 김상훈과 비슷하다.그러면서도 서정성을 잃지 않았던 이 시인은 ‘밤’이란 시를 이렇게 응축시킨다. 빛이 도무지/악마보다 무서워//어둠 속에서 다시/이불을 집어 쓴다. //사람이란 얼마나 많은/죄를 지은 수인이냐//정녕 새날이 있어/옳고 그름이 갈라질 때//어느 그림 안에 무릎을 꿇고/나는 울어야 하나 윤동주의 세계를 연상시키는 이런 시와 대조적인 또 한편의 시를 보자. 피도 살도 뼉다귀 마저/활활 불살워 집어 삼킨 뒤//이제야 하늘 드높이 휘날리는 깃발/깃발이 깃발이 어디냐고 찾던 벗들 (시 ‘깃발’의 첫부분) ○49년 2월 조벽암 ‘지열’도 판금 45년 8월17일부터 이 시집을 발간하던 당시까지 대격변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았기 때문에 김기림의 지적처럼 “아름다운 주문을 배우기를 잊지 않았다…”.해방전후의 우리 시단은 관점에 따라선 황무지로도 비춰지겠지만 묻혀있는 시집들을 하나씩 발굴해 나가노라면 ‘소백산’같은 미학적 횡재도 가능하다.이제부터 문학사는 쓰여지지 않았던 작품을 찾아나서는 새 출발선으로 되돌아가는 일인지 모른다.
  • ‘왕따’ 현상/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왕따’란 무엇인가. 학교에서 급우를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일종의 집단폭력이다. 한명이 괴롭혀도 억울한데 집단으로 따돌리고 구박을 한다면 그것은 학교생활이 아니라 지옥보다 무서운 악마의 소굴일 것이다. 아무런 지은 죄 없이 교실 전체가 돌아가면서 말을 걸지 않는다면 그처럼 숨막히는 형벌은 다시 없을 것이다. 말을 걸지 않을뿐 아니라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약점을 들추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물 떠와라’‘노래불러라’등 머슴부리듯 하는 바람에 학교가 싫어져서 지각이나 결석은 물론 피해망상에 시달려 자살같은 극단적 행위로 치닫는 수도 있다고 한다. 전에는 반에서 선생님의 귀여움을 받는 아이들이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으나 요즘의 학교내 따돌림은 무료급식을 받는 가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배가 고픈 것도 서러운데 ‘거지’니 ‘해골’이니 놀려대는 바람에 아예 굶어버리는 학생이 늘고 있다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두개의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도시락을 나란히 나누어먹지는 못할망정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 이처럼 황폐하고 살벌해졌는지 끔찍하기만 하다. 상대방이 기가 죽어서 기어다니는 꼴을 봐야만 쾌감을 느끼게 된 세태다. 무엇이 그들의 인간성을 그토록 말살했는지 시대의 병폐라고 하기엔 너무 심각하다. 첫째 학교의 무신경이 문제다. 어린 학생들을 맡아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이런 면을 배려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학교의 책임이다. 무료급식을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도록 급식비 납부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급식을 하고 있는 학교도 있다. 구내식당 식권을 나누어 주는 방법도 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시대에서는 누구라도 고통을 당하고 한순간에 어려워질 수 있으며 가난은 자랑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치가 아닌것을 가르쳤어야 한다. 이런 사회현상은 한 개인의 불행이 아닌, 사회전반의 흐름으로 무료급식을 받는 학생은 일시적 도움을 받을뿐 이를 수치스럽게 여겨선 안된다. 우리의 상황은 무료급식을 원하는 결식아동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추세다. 아빠의 실직으로 멍든 가슴에 ‘왕따’로 두배 세배의 설움을 안겨주지 않도록 따뜻하게 보살피는 인정이 아쉽다. 부모도 아이와의 끈끈한 정서적 유대를 갖고 과연 내아이가 학교생활을 잘 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살펴줘야 한다.
  • ‘北 찬양’ 인터넷 사이트 적발

    ◎‘北 사랑 사람…’ 국내인 개설은 처음/김정일 활동상 등 소개… 검찰 폐쇄 조치 서울지검 공안1부(洪景植 부장검사)는 4일 북한을 노골적으로 찬양하고 남한을 비웃는 듯한 내용의 홈페이지가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 사실을 확인,내사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이라는 제목의 이 홈페이지는 지난 달 30일 ‘김준석’이라는 제작자가 개설했으며 지금까지 4,000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홈페이지의 초기화면은 북한의 인공기가 크게 나타나고 그 아래 검은색 바탕에 4괘 가운데 일부가 악마의 상징인 ‘666’이라는 글자로 훼손된 태극기가 나타나는 등 북한을 찬양하고 남한을 조롱하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특히 빨간 바지를 입은 소년이 태극기에 오줌을 누는 애니메이션도 있어 국기 모독까지 저질렀다. 또 김정일의 사진과 함께 약력과 활동경력을 소개하는 코너도 있다. 이밖에 지난 달 5일 개정된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 전문과 개정 과정에 대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내용도 담겨있다. 외국인이 만든 북한 찬양홈페이지는 있었으나 제작자가 남한 사람임을 분명히 밝힌 홈페이지가 국내 사이트에 개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의 고위 관계자는 “공산주의를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명백한 국가보안법 7조(찬양고무) 위반”이라며 “이 홈페이지를 만든 사람과 이 사이트에 들어가 북한을 고무찬양하는 내용의 글을 실은 사람들에 대해 내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안당국은 이날 오후 8시30분께 정보통신부의 협조를 얻어 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 집단 괴롭힘/李世基 논설위원(外言內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미움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학교에 가기 싫은 것’은 물론 ‘살아 있는 것이 무섭다’고 대답한다. 나를 괴롭히는 ‘악마’가 오늘은 무엇을 빌미로 놀리고,괴롭힐 것인가를 생각하면 숨이 막히고 심장이 떨려서 ‘죽고만 싶다’고 했다.친구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미래를 설계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무섭고 두려운 나날에 시달린다면 그의 청소년기는 지옥의 나락으로 사장되는 셈이다.폭행 방법도 날카로운 제도용 콤파스로 손등을 찍기에서 도시락에 침 뱉기 등 다양하다고 한다.피해 학생이 괴로움과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가해 학생들은이를 ‘놀이’ 삼아 즐긴다니 그처럼 잔인하고 야비한 노릇은 다시 없을 것이다.결국 모욕과 수치심에 견디다 못해 상대방을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다면 이는 괴롭힘의 수준이 아닌 살인행위에 틀림없다. 서울지방법원이 학교 내 폭력사건에 대해 가해 학생의 부모 외에도 학교와 감독기관에 책임을 물어 1억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케 한 판결은 획기적이다.학원폭력 근절 차원에 접근한 단호한 입장 천명으로 집단 괴롭힘에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교육부가 얼마 전 공개한 자료에서도 한달에 평균 1만명 가까운 중·고생들이 불량 학생들에게 금품을 빼앗기고 6,200여회 이상의 폭력행위가 교내에서 자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어떤 권한으로도 인간은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짓밟을 수 없다.더구나 가장 자존심이 강한 나이에 입은 상처는 한 청소년의 미래를 망쳐버릴 수도 있다.학교의 친구를 범죄대상으로 삼는 야만행위는 범인으로 취급되어 엄격하게 처벌되는 것이 마땅하다.청소년들이 아름다운 학창 시절을 마음껏 꾸밀 수 있도록 학교와 부모,사회와 법은 매서운 질타와 매를 멈추지 말아야겠다.
  • 리게티 오페라‘그랑 마카버’(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10·끝)

    ◎죽음의 추문을 씻는 방법/좋은 이들 모두 모르리 자신의 시간 끝나는지/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모든 걸 숨기는 오페라/육체와 죽음의 추문들 씻어내는 현대의 제의/미세 다성음악의 원조 인류 비극 자신에 육화 1.‘대기괴’(大奇怪)쯤으로 번역되는 리게티 오페라 ‘그랑 마카버’는 이런 6중창으로 끝맺고 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말 것,좋은 사람들 모두/ 아무도 모르지 자신의 시간이 언제 그치는 지를./그리고 그때가 오면 그냥 그렇게 둬…./안녕,그때까지는…명랑하게 살 것’ 중세에 ‘기괴한 춤’이라는 소재가 있었다.아릿따운 소녀를 끔찍한 죽음의 몰골이 껴안는 형상이다.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는 그것을 낭만주의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결과다.그리고 케테 콜비츠 판화 ‘딸을 위해 죽음과 싸우는 어머니’는 그 ‘사회주의적 변형’이다.그런 기괴,더군다나 ‘대기괴’의 마지막에 이 무슨 상투적 권하는 말씀? 아니,그 전에,오페라의 줄거리는 정말 말도 안되는 추문의 극치다.모든 것이 괴상망칙한 브뤼겔의 나라.보통사람 피에트가 모국을예찬하면,연인 미란다와 아만도가 합류한다.둘은 성교(性交)중이고 그치지않는 오르가즘을 열망한다.네크로차르(그가 ‘대기괴’이다)가 세상을 끝장내겠다고 선포하고 피에트를 조수로 부린다.두 연인의 성교는 무덤 속으로 이어진다. 장면이 바뀌면 한 천문학자와 부인이 더 열렬하게,그리고 변태적인 성교를 벌이고 있다.남편이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동안 아내는 비너스에게 ‘더 센’ 남자를 보내달라고 간청하는데,그때 대기괴가 나타나 그녀를 과격한 사랑으로 죽여버린다. 대기괴,피에트,천문학자 세사람이 이제 청년 군주 고고의 궁정으로 향한다.궁정에선 흰 장관과 검은 장관이 서로 앙숙이라 골치가 아프다.비밀경찰 총수 게포포가 위협을 알리고 ‘대기괴’가 등장,세계의 종말을 선언한다. 2.음악은 더 뒤죽박죽이다.‘진노의 날’ 선율,몬테 베르디 ‘포페아의 대관식’,베르디 ‘팔스타프’,로시니 ‘세빌랴 이발사’,심지어 베토벤 ‘영웅교향곡’까지 동원되면서 하이 소프라노의 괴성­절규에 찢기고 베이스의 신음­무게에 짖눌린다.그리고 크게왜곡되고 악용된다.값싼 춤음악과 진부한 팡파르들이 세계의 종말에 달한다.그 결말에서 위의,권고의 말씀이라.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죽음은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이 다가오므로,그게 언제인지 알 수조차 없으므로,그때 까지 열락에 몸을 담그라는 뜻? 아니다.리게티는 직접 이렇게 말하고 있다.두려움이 전혀없는 삶,쾌락에 전적으로 바쳐진 삶,그것은 사실 심각하게 슬픈 삶이다….그렇다면? 과도한 음탕이 과도한 죽음을 낳는다.거꾸로도 마찬가지다.즉,죽음은 음탕하고 음탕은 죽음이다.‘그랑 마카버’의 이,매우 우스꽝스러운 깨달음은 음악,특히 오페라음악에 대한 역사적이고 현대적,그러므로 비극적인 통찰의 결과다.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아니 음악의 아름다운 의상을 듣는다.그렇게 ‘음악속’이 들리거나,보이지 않는다.오페라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모든 것을 숨긴다.그렇게 이야기의 ‘음악속’이 들리거나,보이지 않는다.왜냐하면 음악은 사랑과 교접사이를 흐르면서 교접을 선율로,미­육체화(美­肉體化)하고 그것을 의상화한다.그러나,본질은?혹 그 모든 것은 육체의,그리고,그러므로 죽음의 추문을 은폐하기 위한 장치 아니었을까? 3.쇤베르크는 음악 의상의 조화를 찢어버렸다.그 깨진 거울 뒤로,음악이전의,성욕(性慾)의 추악한 전모가 언뜻언뜻 보인다.그렇다.‘그랑 마카버’는 추문의 음악화를 통해 음악의 추문을,그렇게 육체와 죽음의 추문을 씻어내려는 현대 제의(祭儀)에 다름 아니다.이 제의 속에서 번제물 역할을 하는 것은 서양음악사 전체이다. 서양음악사,아니 역사는 그렇게 조롱받으며 스스로의 추문을 정화(淨化)할 밖에 없다.쇤베르크 이래 모든 현대음악은 폭로 혹은 자기파멸로만 치달았다.쇤베르크의 기법을 이어 받았지만,쇤베르크가 염원한,파경이후 새로운 음악적 총체는 점점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왜냐하면,인류는 지식을 넓혀갔지만,동시에 자신의 악마성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그래서,그러므로,음악이 음악을,음악적으로,번제물 삼는다.리게티는 헝가리 태생이다.1956년 헝가리 민주화운동을 소련군 장갑차가 진압했을 때 그는 33세,부다페스트에 있었다. 당시 전위음악의 총아였던 슈토크하우젠음악 ‘청년의 노래’를 몰래 라디오로 들으며 그는 창밖으로 계엄령 상황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곧장 서방으로 망명,딱 두 달 만에 콜로뉴 전위음악파의 선두로 부상한다. 그는 서양음악의 현대적인 기법을 두루 탐구하고 발전시켰다.스스로 자신의 음악방식을 ‘미세(微細) 다성음악’이라 명명하면서 그는 1960년 서양현대음악 전체의 최첨단에 달할 수 있었다.1970년대는 오페라 ‘그랑 마카버’ 작곡에 바쳐졌다.그의 모든 기법과 사상이 총동원된 이 오페라 작업은 그로 하여금 현대음악의 막다른 골목에 회의를 느끼게하는 계기로 작용한다.아니,그는 파탄에 이른 현대음악에 회의를 느꼈으므로 이 오페라에 진력했다. 그는 비극적인 청년 시절을 보냈다.아버지와 형은 아우슈비츠에서 죽었다.그도 강제노동에 처해졌다.나치이후 공산주의 정권은 그의 급진적인 음악을 금지했다.그리고,그러나,그 비극성이 그에게 ‘총체성의 마지막 보루’로 작용한다.전 인류의 고통이 그의 고통으로 특수화­심화하면서‘총체를 위한 번제’의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다. 새로운 리듬과 화음을 찾겠다….그는 ‘그랑 마카버’이후 그렇게 공언했다.오늘 소개하는 것은 현대음악 처녀지이자 성지(聖地)인 베르고 레이블이 자랑하는,리게티 자신의 숨결이 연주에 배인 음반이다. 1987.녹음,1991.wergo wer6170­2 ORF­합창단과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ORF­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엘가 하워스
  • 검찰에 긴급체포됐던 金東萬 순경의 소회

    ◎“강압수사 폐해 몸으로 느꼈다”/6평방서 10여명과 3∼4시간 새우잠/수사검사 2명 불법체포 혐의로 고소/검찰 “거짓말 해 공범으로 판단한 것” “구치소 생활을 해보니 강압수사로 피해를 입은 억울한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더군요” 지난달 25일부터 만 이틀 동안 인천구치소에 수감됐다 풀려난 서울 영등포 경찰서 대광장파출소 金東萬 순경(27)의 짧았던 수감 소회다. 金순경은 수배자에게 정보를 유출한 혐의 등으로 인천지검에 긴급 체포됐다.다른 피의자들과 같이 수의를 입고 수갑이 채워진 채 꼬박 48시간을 구치소에서 보냈다.5.8평의 좁은 방에서 10여명의 다른 피의자들과 함께 새우잠을 잤다.잠은 하루에 3∼4시간도 못잤다.수감 ‘동료’는 주로 소년범들이었다.오토바이 절도,강간,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10대들이 대부분이었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꽁보리밥에 멀건 국,김치가 고작인 구치소밥은 정말 고역이었다.그나마 안면을 튼 다른 피의자들의 ‘사식’을 조금씩 얻어 먹으며 허기를 채웠다. 그는 “도를 넘어선 검찰의 강압수사는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金순경은 “담당검사는 ‘나는 악마다.당신이 하기에 따라 천사가 될 수도 있다.빨리 관련 사실을 불어라’며 일방적으로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폭언과 욕설은 예사였고 조사 도중에 휴지통을 발로 걷어차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얼떨결에 검찰에 출두해서 가뜩이나 주눅이 들어있는데 무조건 자백하라고 윽박지르기만 하는 검사에게 제대로 말 한마디 못했다는 설명이다.혐의는 도피중인 수배자 尹모씨에게 수배사실을 알려줬다는 것이었다. 尹씨의 신원과 차량 조회를 했다는 전산기록이 증거였다. 金순경은 “尹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인천경찰청 보안수사대에 근무하던 徐모경사로부터 체포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전산조회를 통해 수배 여부를 확인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金순경은 2일 당시 담당을 했던 인천지검 형사 4부(당시 특수부) 郭圭洪 검사와 특수부 宋世彬 검사를 불법체포 및 감금혐의로 고소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주변의 만류도 있었지만 또다른 억울한피해자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에 대해 수사를 맡았던 郭검사 등은 “金순경이 尹씨의 수배 사실을 조회한 기록이 나와 있는 데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해 공범으로 판단,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 87년과 98년 DJ의 光州 방문(청와대 취재수첩)

    지난 87년 가을쯤이다. 당시 야당 지도자로서 ‘김대중 선생’으로 더 가깝게 다가왔던 金大中 대통령이 사면·복권돼 광주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기자는 당시 사회부 ‘햇병아리 기자’로 金대통령을 수행 취재했다. 金대통령이 광주역에 내리자 역광장은 인파의 바다를 이루었다. 주변 건물 옥상과 창가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 있었다. “김대중” “김대중”을 외치는 연호소리는 하늘을 찌르는 듯했고,역광장 한쪽 귀퉁이에 준비된 조그마한 단상은 군중들의 ‘파도’로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떼밀리듯이 金대통령은 가까스로 단상에 올랐다. 그가 마이크 앞에 서는 순간,사위는 갑자기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여러분,여러분의 김대중이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와 인사를 드립니다” 광장 안은 일순 울먹이는 소리로 뒤덮였고,모르는 옆사람을 무작정 껴안고서 환호했다. ‘5·18 내란음모 배후조종 혐의’로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그들의 ‘김대중 선생’은 한(恨)의 동일체였고,희망의 상징이었다. 어쩌면 그의 사면·복권을 우리 현대사의 아픔인 ‘5·18’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의 시작으로 읽고서 토해낸 기쁨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자는 그때 金대통령으로부터 ‘지역갈등 해소와 사회통합의 의지’를 봤고,그리고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읽었다. 그의 지론인 ‘춘향이의 한은 이도령을 만나는 것으로 풀어지고,심청의 한은 심봉사가 눈을 뜨는 것으로 풀리고…’처럼. 金대통령 내외는 엊그제 고향인 목포와 광주를 다녀왔다. 金대통령 내외의 행보를 보면 ‘통합’이 화두(話頭)였던 것 같다. 가는 곳마다 지역갈등 해소를 호소하면서 그것의 청산을 약속했다. ‘역대 독재정권의 악마의 주술과도 같은 국민분열과 지역주의’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李姬鎬 여사도 광주 여성계 인사와의 오찬에서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청와대 앞뜰에 전국 시·도의 상징꽃을 심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받고 “좋은 아이디어네요. 당장 그렇게 하죠”라고 대답했다. 광주도 달라지고 있었다. 예전과 같은 열기와 환호가 줄어서만이 아니다. 택시기사나 시민들은 꼭 짚어 이유를 밝히진 못했으나 정치인과 이 지역 의원들,그리고 경제개혁에 대한 답답함과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치적 꿈’은 실현됐으나,국민들은 물론 대통령에게도 IMF의 먹구름이 너무나도 깊은 때문인지 모르겠다.
  • “임기내 지역주의 없앨것”/취임후 첫 5·18묘역 참배/金대통령

    호남지역 방문 이틀째인 金大中 대통령은 26일 전남도와 광주시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망월동 5·18묘역을 참배하고 영령 앞에 섰을 때 민주주의와 5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힘이 여기서 나왔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뒤 “항상 광주정신을 받들어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바르게 수행해 민주주의를 위한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이날 상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망월동 5·18묘역을 참배한뒤 이뤄진 업무보고에서 “역대 독재정권이 조장한 동서갈등을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어떤 지역을 비호하거나 차별하지도 않을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나는 반드시 임기내에 모든 노력을 다해 악마의 주술과도 같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는 지역주의를 종식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광주 민중항쟁은 세계에 유례가 없는 초이성적·초도덕적 투쟁이었다”고 규정했다.
  • 지식인 교체(金三雄 칼럼)

    국가 환난을 불러온 구정권의 정책책임자 몇 명이 사법처리를 받고 있다. 나라를 이 꼴로 만든 공직자들의 문책은 당연하다. 그런데 IMF사태를 가져오고 150만명의 실업자를 만들고 국가경제를 10년이상 후퇴시킨 사람은 그들 뿐일까. 프랑스 작가 베르크르는 지식인(언론인)의 반역과 기업인의 반역을 카인과 악마에 비유하면서 지식인쪽의 반역이 훨씬 무겁다고 지적했다. 기업인과 달리 글을 쓰는 사람의 과오는 자신에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글을 통해 수많은 다른 사람에게까지 잘못을 저지르게 하기 때문이란 이유다. 한국의 유수한 경제연구소 책임자들은 지난해 11월 초순까지도 연말 달러 환율이 960원 미만에서 안정될 것이라 예측하면서 우리 경제를 장밋빛으로 그렸다. 다수의 경제학자,언론인들도 비슷한 진단이었다. 그러나 누구 한사람도 잘못된 진단과 처방에 문책받거나 사과하지 않고 지금도 전문가 노릇을 한다. 그들만 탓할 바가 아니다. 독재와 부패정권의 ‘나팔수’가 되고 ‘장학생’노릇을 하면서 민주인사들을 용공으로 몰고 분단(남북)과 분열(동서)을 부추긴 지식인과 언론인 중에 절필은커녕 참회하는 사람이 없고 여전히 명사노릇을 한다. 무슨 글을 쓰고 무슨 짓을 해도 책임지지 않고 명사가 되고 논객으로 행세하는 잘못된 풍토를 바꾸지 않고는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삼전도 비문쓰고 손가락 잘라 문필에 종사하는 사람이면 반드시 기억해둬야 할 분이 있다. 오준(吳竣)이 바로 그 사람이다. 병자호란때 인조와 함께 삼전도의 치욕을 겪었던 오준은 당대 명필가란 이유로 청태종의 공덕비문을 쓰는데 차출되었다. 만대의 치욕이 걸린 이 비문을 아무도 쓰지 않으려 할때 왕명으로 악역을 맡게되고, 후일 수치심과 굴욕감을 견디지 못해 붓을 들었던 손가락을 스스로 잘랐다. 서양쪽에도 기억해야 할 인물이 있다. 중세시대 세루베루란 사람은 형용사의 위치때문에 화형을 당했다. 형용사의 위치를 바꾸면 살 수가 있었는데 이를 옮기지 않았다가 변을 당했다. 바로 ‘영원한(eternal)’이란 형용사가 그것으로 ‘하나님의 영원하신 아들’이라 했으면 살았을 것을‘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집하다가 죽었다. 종교적 신념과 함께 올곧은 지식인의 처신을 보게 된다. 독재를 예찬하면서 진실을 억압하는 데 앞장섰던 지식인(언론인)들은 이시점에서 자성하거나 ‘퇴출’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나라를 위기로 이끈 정책책임자,경제를 파산시킨 기업인들이 퇴출되는 마당에, 이들에 비해 책임이 적다고 할 수 없는 지식인들이 건재하면서 개혁의 발목을 잡고 역사를 회귀(回歸)시키려는 행위는 그야말로 시대의 역설이다. ○지식인의 책임과 도리 전후 프랑스 문예지 ‘레트르 프랑세즈’는 지식인이 진실을 왜곡하고 다른 지식인을 탄압하는데 협력한 자들을 관용하는 것은 범죄를 묵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문예지는 “지난날 과오를 범한 자들을 처벌하지 않는 것이 오늘날 같은 과오를 반복하게 만든 원인”이라 진단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지 독재자, 곡필 지식인들을 쉽게 잊고 용서하는 원칙없는 온정주의가 유지돼 왔다. 사원(私怨)은 오래 간직하면서 공분(公憤)은 쉽게 잊는 이중성이 독재와 부패, 사이비 지식인이 판치는 온상을 만들고 오늘의 국난을 불러왔다. 지식인의 정체성과 책임이 확립되지 않는한 개혁은 불가능하다. 진실한 지식인 언론인이라면 오준과 세루베루를 닮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진실을 말하고, 쓴 글에 책임을 져야한다. 기업인보다 지식인의 역할이 더 크기 때문이다. 지식인 교체가 시급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