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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테러 대참사/ 현장 르포

    뉴욕은 손 하나 못써보고 가장 높은 빌딩을 잃었다.그러나 뉴요커들의 가장 귀중한 자산으로 외지인들이 탐내온뉴요커의 높은 기상은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의 붕괴와 함께 넋이 달아난 듯허둥대고 망연자실하던 뉴욕 맨해튼이 하루, 이틀 밤을 지내면서 질서와 기운을 서서히 되찾고 있다.물론 미국 역사상 최악의 테러였던 만큼 일견 회복의 속도와 면모는 보잘것 없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붕괴후 첫 밤이 지난 12일 아침 줄리아니 뉴욕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식품이 도시에 제대로 보급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먼지의 대폭풍에 지구 최후를 맞는 사람만같던 시민들의 도시와 어울리는 걱정스런 고백이었다.그러나 시장의 고민은 기우로 끝났다.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시점에서 지난하고 큰 진척이 없는 구조작업 외에는 시장이 심각하게 걱정해야 될 거리가 없었다. 붕괴 후 이틀째 밤을 보낸 13일 맨해튼은 외면으론 도시기능이 예전의 반밖에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다.그러나 시민들의 내적 회복 상태는 이의 몇배에 이르고 있다. 붕괴 현장 부근인 맨해튼 14가 이남 지역은 출입이 완전금지된 가운데 구조작업이 끈기있게 진행중이다.사방 10블록에 걸쳐 있던 5인치 두께의 먼지와 붕괴 잔해들은 소방대원들의 물청소로 상당폭 정리되었다.붕괴 직후 황량한달풍경에 더 가깝던 모습이 점차 지구풍경으로 돌아오고있다. 지하철은 붕괴 당일 오후 늦게부터 부분 개통되었으며 자동차 통행이 전면 금지됐던 다리와 해저 터널이 현장 인근몇 곳을 제외하고는 다시 열렸다. 그러나 붕괴 현장 이북 도심 지역도 곳곳에 바리케이드가쳐지고 경찰들이 교차로마다 배치된 가운데 행인과 차량들이 평소의 3분의 1에도 못미쳤다.현장에서 30블록 정도 떨어진 번화가 타임즈 스퀘어나 50번가대에서도 문을 열지않는 상점들이 많아 언뜻 ‘버려진 도시’ 인상을 주고 있다. 분명 활기있는 대도시의 상징이었던 맨해튼과는 잘 연결되지 않는 조용함과 침체상이다. 그러나 미증유의 테러 공격을 당한 지 사흘이 채 지나지않은 도시,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 갇혀 대부분이 사망한것으로 추정되는 수천명의 동료 시민들을 구조하거나 시신을 꺼낼 길을 아직 뚫지 못한 도시로서는 대단한 평상심의회복인 것이다. 700만 뉴욕시민이 소리내지 않고 평상으로 돌아가고자 애쓰는 가운데 뉴욕시는 맨해튼 서남부의 붕괴 현장 구조작업에 온 힘을 쏟고 있다.260여명의 소방관과 경찰관이 붕괴 순간 매몰된 현장에는 뉴욕주는 물론 인근 주에서 자원봉사 나온 수백명의 소방관을 포함 2,000명의 구조대들이밤낮을 잊고 붕괴 잔해와 씨름하고 있다.110층이 단 5층으로 압축된 잔해 더미는 바위보다도 무겁고 두껍게 앞을 가로막고 있다. 구조대들은 인근 빌딩 현관바닥에서 한두시간 토막잠으로버티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자원 나온 착암기 전문기사,외과의사도 있다.뉴욕시 인근의 200여 병원은 잔해 더미에서 구조돼 앰뷸런스에 실려올 부상자들을 맞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헌혈요청 방송에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나와 8시간이나 줄을 서 헌혈하기도 했다. 적십자 요원들은 많은 시민들을 다음에 오도록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오직 부족한 것은 붕괴 잔해에서 구조돼 치료받고 일어설시민인 것이다. 뉴욕시민들은 동료 시민들의 구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기도와 함께. 11일 사건 당일 110층 철골빌딩을 무 자르듯한 자살 테러범의 악마적인 의지 앞에 700만 보통사람들인 뉴욕시민들은 영영 기가 꺾이고 오금을 못펴는 듯 했다.그러나 이는테러범의 오산이고 텔레비전 화면으로 목격한 전세계 외지인들의 단견일 뿐이다.뉴욕은 이미 일어서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美테러 대참사/ 각국 지도자 반응

    [런던·뉴욕·도쿄 외신종합] 몇몇 아랍국가들이 미국에서발생한 테러를 환영하긴 했지만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테러를 규탄하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대부분의 나라들은 또 이번 테러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것을 우려하면서 이를 막기 위해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목소리를 높였다.영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이와 함께 서둘러 긴급안보회의를 갖고 비슷한 테러가 발생할 것에 대비하는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는 11일(현지시간) 세계무역센터 및 미 국방부에 대한 테러공격을 만장일치로 비난하고 앞으로 또다시 이같은 공격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모든 나라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나토는 모든 문명국들이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미국을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말로 다 할 수 없는 공포”라고 비난하고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계 각지의 미 대사관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물결이 줄을 이었다.노르웨이의오슬로 주재 미 대사관옆 주차장에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시민들이 갖다놓은 꽃다발로 주차장 전체가 마치 화원으로 변한 듯 했으며러시아의 모스크바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미 대사관 앞에도 꽃과 촛불을 든 애도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각국 지도자들은 또 한 목소리로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을규탄했다. 한국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이날 테러를 “인류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비난했으며 게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끔찍한 비극”이라고 말했으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현 세계에 등장한새로운 악마”라는 말로 테러리즘을 격렬히 비난했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이같은 테러는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도 “공포스러운 만행”이라고 테러를 공격했다. 이와 함께 평소 미국에 적대적 태도를 보였던 리비아와 아프가니스탄,이란 등도 테러에 대한 규탄 대열에 동참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아랍권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일부 환영하는 분위기가 있기는 했지만 이번 테러와 아무 관계 없는 아랍이 또다시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한편 나토와 영국 등 서유럽 국가 및 일본 등은추가 테러 발생을 우려해 긴급안보회의를 소집하고 군·경병력에 경계령을 내리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은 12일 오전 99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안전보장회의를열고 90명 규모의 긴급원조팀을 파견하는 한편 이번 테러가미국과 세계 경제에 혼란을 부르는 일이 없도록 미국과 협력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 [대한광장] 이래도 ‘박정희 기념관’인가

    “평범한 시골학교 학생에서 ‘두목급장’으로,보통학교교사에서 만주군관학교와 일본육사를 거쳐 만주군 장교로,박정희에서 다카키 마사오로,다카키 마사오에서 오카모토미노루로,오카모토 미노루에서 다시 박정희로,만주군 중위에서 가짜 광복군 중대장으로,가짜 광복군 중대장에서 대한민국 육군장교로,제국주의자에서 공산주의자로,공산당최고위급 간부가 공산당 진압군 작전 장교로,무기징역 죄수에서 다시 육군 정보장교로,‘빨갱이’에서 반공주의자로,육군 장성에서 반란군 두목으로,민정이양 공약에서 출마선언으로,‘개헌은 없다’에서 삼선개헌으로,‘이번이마지막 출마’에서 종신 대통령으로,어제까지 악마라고 욕하던 김일성과 손에 손잡고,‘7·4 남북공동성명’으로 전민족과 세계를 상대로 ‘역사적 사기’를 치고…” ‘알몸 박정희’의 저자 최상천씨가 “눈부시다 못해 눈을 뜰 수도 없다”면서 간략하게 정리한 전 대통령 박정희씨의 약력이다. 이미 고인이 된 지 20년도 더 넘은 사람을자꾸 들먹거려 새삼 뭘 좀 어떻게 해보자는 게 아니다.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총재가,김대중 대통령이 천신만고 끝에이제 겨우 미지근한 온기를 느낄 만큼 만들어 놓은 남북관계를 도로 꽝꽝 얼어붙게 하려고 부하들에게 작전 명령을내렸으니 하는 말이다. 하긴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내세울때부터 알아보긴 했었다. 반공 국시와 이북 포용은 애당초한집살림이 안되는 거였다. 햇볕과 얼음이 공존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우리 서민들에게는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그걸 몰랐을 김대통령이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걸 ‘정치의 묘’라고 하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김종필씨가 일본에 가서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듣고 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귀국하자마자 ‘햇볕 전도사’인 임동원통일부장관의 해임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섰으니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한나라당과 공조해서 또다시 반공 국시의겨울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속셈이 아닌가. “공조는 공조,투표는 투표”란 특유의 논리는 오직 김종필이기 때문에만 가능한 일이다.이한동 총리의 유임 등을보면 김종필씨는 아무래도 제 꾀에 넘어간 듯한 인상을 지울 수없지만 아무튼 이 사람을 끼고 쿠데타를 했으며,망신스러운 한일관계를 정립했고 유신독재정권을 세운 사람이 바로 박정희씨다. 여야가 원수처럼 사사건건 서로 물고 뜯는 와중에 그나마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참배나 잘못된 일본 역사교과서 등에 대한 강력한 항의와분노다. 김 대통령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우려를표명했고, 김영진 의원은 아예 일본 땅에 가서 단식투쟁까지 했다. 그래서 더욱 모를 일이 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다수의국민이 반대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려면 일본의 신사참배나 교과서 왜곡에 대한 규탄을 먼저 중단하는 것이 순서다.신사참배와 교과서 왜곡에는 분노하면서 동시에 박정희기념관을 고집하는 것은 도대체 삼복 중에 개가 다 웃을 처사다. 소위 메이저 신문사 사주들이 구속되었다.그래서인가? 이신문들은 발행 부수를 무기삼아 지난번 8·15 방북단의 평양에서의 ‘돌출사태’를 기회로 한동안 주춤했던 색깔론에 다시 기름을 부어 일제히 빨갱이 사냥을 시작했다. 그들은 대를 이은 독재자들에게 충성을 맹세한 대가로 엄청난 권력과 특혜를 누렸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며 “아!옛날이여”를 노래한다.이승만과 박정희 찬양론까지 만들어 냈다.귀신 뺨칠 재주다.그러니 박정희기념관 건립은 어렵사리 시작한 언론개혁을 원점으로 되돌리며 수구언론의손을 들어주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정부가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김 대통령이 명예회장직을 맡은 것은 역사의 박정희를 용서하고 그와 화해한다는대승적 차원에서 취한 결단이란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용서와 화해란 제 잘못을 솔직하게인정하고 엎드려 빌 때에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모를리 없을 터인즉 조선총독부처럼, 박정희의 흉상처럼 언젠가는 때려부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호 인 수 인천간석2동성당 주임신부
  • [대한광장] 변화를 희망의 기회로

    우리는 지금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기적 변화의 격동기에 살고 있다.국제적으로는 세계화와 정보화,국내적으로는 민주주의와 남북 화해협력의 격랑 속에 있다.이러한변화의 물결은 우리에게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IMF경제위기의 처참한 아픔을 겪고도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 사로잡혀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아귀다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를 희망의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다시금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세기적 변화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해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유럽연합만 보더라도 영국,프랑스,독일 등이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경을 초월해서 하나의 경제국가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고 더나아가 단일 정치공동체로서의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선진국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는 정파를 초월해서 국가를 먼저 생각한다.우리는 작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이런 모습을잘 보았다.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힘이 어디에 있는가를똑똑히 알게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세계적으로사고하지 않으면 안된다.특히 남한만의 사고에서 남·북한을 아우르는 사고,서구만의 사고에서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3·4세계를 아우르는 사고,자본주의만의 사고에서 사회주의를 아우르는 제3의 길과 같은 사고가 필요하다.우리는 지난 100년을 일제식민지배,분단,전쟁,군사독재 등으로 왜곡된 역사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우리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나 세계를 인식하는것에서 너무 편협한 경우가 많다. 현재 새삼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이념적 갈등도 이런 편협성에서 비롯된다고 본다.우리는 공산주의를 사상적으로 자유롭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6·25전쟁과 군사독재의 정치적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서만 알고 있기 때문에 공산주의에 대한 흑백 콤플렉스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북한을 비롯해 한두나라를 제외하고 공산주의 국가들은 이미 세계에서 사라졌다.공산주의이론의 이상과 체제의 현실이 달랐기 때문에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이런 면에서 북한도 변하지 않을 수 없다.이미 중국도 러시아도 변하고 있지 않은가.그것도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있다.그러므로 진보든 보수든 과거의 공산주의 족쇄에서 벗어나야 한다.보수와 진보라는 과거의 이분법도 달라져야 한다.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우리는 세계와 경쟁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이제는 모든 것을 세계와 경쟁하지 않으면 안된다. 국민경제,민족경제의 울타리가 없어졌다.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서민경제는 중소 유통업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대형 할인 유통산업이 전국 곳곳에생기면서 중소유통업이 경쟁력을 잃고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서민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그러므로 경제에 대한발상을 바꿔야 한다.정보화와 네트워크에 의한 새로운 시장경제적 발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시장의 세계화는 새로운 기회이면서도 더욱 약자를희생시키는 악마적 속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악마적인것을 이기는 새로운 협력체제도 만들어야 한다. 산업사회는제로섬 게임의 사회였지만 정보 네트워크 사회는 나와 네가서로 이기며 사는 윈-윈(win-win) 게임의 사회이기 때문에이점을 잘 살리는 윈-윈의 사고와 사회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민주국가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이기주의를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민주주의란 미명하에 이기주의가 너무 극심하게 만연되고 있다.민주주의의 꽃이라는지방자치제가 지역이기주의로 왜곡되고 있다.법과 원칙을무시한 개인,집단,지역,계층,세대간의 이기적 갈등이 사회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향수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민주주의를 말하면서 권위주의적인 이율배반의 모순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민주적으로 생각하고생활하는 새로운 민주적 삶의 변화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결론적으로 우리는 세계의 변화를 바로 인식하고 한발앞서 능동적으로 변화할 때만이 희망이 있다. 김성재 한국학술진흥재단 이사장
  • “화합의 하모니로 韓·日갈등 녹여요”

    “한일간 민간 문화교류요? 요즘같은 때일수록 더욱 활발히이어가야죠.”지난 30일 오후 8시쯤,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 강당에서 한일 양국 사이에 ‘노래의 다리’가 놓아졌다.역사교과서 왜곡문제로 반일감정이 치솟고 일본문화 추가개방이 중단된 ‘빙하기’에 일본인들이 대거 한국을 찾아와 음악으로 앙금을씻고 우의를 약속했다. ‘서울국제음악제’(28일∼9월2일) 참가차 이날 내한한 일본 요코하마 ‘노래의 날개’시민합창단은 일반인 60여명으로이뤄진 순수 아마추어합창단.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단원들이 서툰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한국의 합창단 ‘음악이 있는 마을’단원들도 반갑게 맞았다.나이가 이들보다 다소 젊은 ‘음악마을’ 역시 아마추어이지만 수준급의 실력으로 꽤많은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곧바로 소강당에서 연습에 들어갔다.9월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일 클래식의 밤’을 가지려면 연습시간이빠듯하기 때문이다. ‘음악마을’의 상임지휘자 홍준철씨(성공회대 겸임교수)가“매우 훌륭한합창단이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기대하겠습니다”라고 운을 떼자 일제히 폭소가 터졌다. 이어 지휘석에 오른 홍씨가 “옆사람이 발음이 나쁘거나,음이 틀리면 꼬집어 주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자 웃음이 왁자해졌다. 한국팀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은 일본 가곡 ‘고향’을 부르자 일본팀이 화답하듯 들려준 곡은 ‘그리운 금강산’.서너차례 노래가 오고가며 양팀 단원들은 훨씬 친해져마주보고 손짓발짓 해가며 말문을 열었다. 홍씨가 “‘그리운 금강산’은 북한에 있는 산을 그리워하는 내용이니 ‘고향’과 같은 느낌으로 불러달라”고 주문하자 일본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도요타 마스에(여·62)는 “낯선 노래인데도 깊은 향수가 느껴져 눈물이 나올 정도”라고말했다. 이번 공연은 작년 9월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한 갈라 콘서트’의 답방 형식으로 마련된 무대.요코하마는 2002월드컵결승전 개최지다. 오가와 코조 합창단장(67·건축가)은 “교과서 파동으로 혹시 공연이 취소될까 걱정했다”면서 “노래를 함께 하면서좋은 한국친구를 많이 사귀게 돼 기분이 좋다”고 즐거워했다. 최고령자인 유자와 히로시(75)는 “양국의 도타운 우애를 아들,손자에게 남겨주고 싶다”면서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역사의 이면을 일본인들에게 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일 클래식의 밤’에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센주 마리코 등 양국의 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허윤주기자 rara@
  • [클린 사이버 2001] (16)우후죽순 엽기 동호회

    폭력과 광기,잔혹,일탈 등 엽기(獵奇)를 추구하는 인터넷동호회들이 자살과 폭탄테러,매춘,마약 등 범죄 행위를 부추기는 반(反) 사회적 놀음으로 치닫고 있다. 이들 ‘막가파식’ 동호회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할렘가’를 이루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저항과 일탈만 있을 뿐 올바른 네티즌 문화는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브레이크 없는 인터넷 동호회=‘죽고 싶은 사람은 멜 보내.짱 고통없이 도와줄께.(자살사이트 동호회의 게시물)’‘나만의 개성있는 사제 폭탄을 제조하는 방법 51가지(군사무기 사이버카페의 공지)’‘광란의 파티는 범죄가 아니다. (마약파티를 소개하는 인터넷 동호회 안내문)’ 최근 해외 서버를 이용해 서울의 호텔과 테크노바에서 엑스터시 등 마약을 복용하며 벌이는 환각파티를 주선하는 인터넷 동호회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인터넷이 마약 유통의 새로운 루트가 된다면 인터넷 인구가 3,000만명을 넘어선 우리나라에서 마약이 각 부문에 침투하는 것은 시간 문제.지난 5월에는 명문대 출신 학생들만을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인터넷 동거사이트가 등장해 우리사회의 비뚤어진 성의식과 학벌 풍토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최근에는 10대들을 중심으로 ‘조폭(조직폭력) 동호회’가 인기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영화 ‘친구’가 조폭 신드롬을 일으키면서 대형 포털사이트에는 ‘조폭’이나 ‘깡패’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동호회만 수백여개에 이른다.조폭 동호회는 대부분 10대 중고생들이 회원이며 ‘전국 학생조폭모임’‘전국구 86년생 깡패들 모여라’ 등의 이름을 내걸고 싸움 기술을 전수하는 등 학교 폭력이 인터넷에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말 회원들의 잇따른 동반자살로 파문을 일으켰던‘자살사이트’는 인터넷이 낳은 대표적인 폐해 사례.수사기관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친목 모임을 위장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현재 인터넷에 개설된 동호회의정확한 숫자를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1∼5명의 미니 동호회까지 합치면 최소한 150만개가 넘는다는 것이 인터넷 커뮤니티 업체의 분석이다.한 인터넷 포털사이트관계자는 “매일 새로운 동호회가 3,000여개씩 생겨나고수백여개가 소멸된다”고 말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 1월부터 자살 사이트등 650개의 유해 사이트 및 동호회 사이트를 적발,344개를폐쇄시켰다.지경연 경위는 “유해 사이트를 찾아내기 위해수십명의 전문 경찰관들이 인터넷을 뒤지지만 전체적인 규모를 파악하는 것조차 버거운 실정”이라고 말했다.별다른절차없이 사이버 카페나 동호회를 쉽게 등록하고 만들 수있기 때문이다.반사회적 동호회는 주로 개인 홈페이지와 수십만개의 동호회를 지닌 대형 포털사이트에 기생하고 있다. ◆반윤리 심리를 부추기는 콘텐츠=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30초이상 화면을 지켜보기 힘들 정도로 잔혹한 내용을 담은 사이트도 적지 않다.회원의 90% 이상이 10대라는 ‘kill’이라는 이름의 ‘잔혹 동호회’는 죽은 아이의 시체를 토막내 접시에 올려놓은 사진 등을 실고 있다.‘자신의 악마성을 확인하자’며 엽기즌(엽기를 좋아하는 네티즌)들의 잔인성을 부추기고 있다.또 ‘P살인길드’라는 가상 살인동호회는 회원들이 가상 공간에서 살인자로 변신해 같은 회원들을 죽이고 매월 살인 순위를 매긴다.엽기·잔혹 사진 동호회는 회원들끼리 e메일을 통해 수집한 사진들을 주고 받는다. 30대 외국인 남자가 자신의 손가락를 칼로 자르는 장면을담은 동영상,토막 시체들의 사진모음 등 해외 와레즈 사이트를 떠돌아 다니는 잔혹한 사진과 동영상이 회원들의 주요 수집품이다. 회원인 최모군(17)은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사진일수록다운 횟수도 많고 인기도 높다”면서 “경쟁적으로 해외 사이트를 뒤지며 서로의 수집품을 주고 받는다”고 자랑했다. 지난 3월 12세 초등학생이 게임사이트와 자살사이트를 드나들다가 ‘살인충동’에 휩싸여 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한 사건이 발생했다.인터넷 콘텐츠가 현실 범죄와 직결되는 사례다. ◆반윤리 콘텐츠 피해자와 생산자=포르노 사이트에 중독된중 3년생 윤모군(15)은 매주 한번씩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다.성적이 전교 5등 이내였던 윤군이 처음 음란 사이트에접속한 것은 지난해 겨울방학.인터넷의 ‘야사(야한 사진)동호회’에 우연히 접속하면서 윤군의 생활태도는 급격히바뀌기 시작했다.매일 밤마다 5∼6시간씩 야동(야한 동영상)·야사 동호회를 서핑하며 자위행위에 몰두했다.성적은 자연히 곤두박질쳤다. 기존 질서의 반감과 주류 문화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엽기.신세대의 문화적 코드로 공유됐던 엽기문화가 음란,살인,죽음 등에 탐닉하면서 극단적인 것에 대한 추구로 변질되고 있다.문제는 사이버 동호회들이 이들 키치(kitsch)문화의 1차 수요자이자 전파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단속을 피해 게릴라식으로 곳곳에서 생겨나는데다 입소문으로회원들을 받는 폐쇄성 때문에 정보인터넷 업체들로서는 늘뒷북치기 일쑤다.게다가 이들 동호회는 정보 교류 차원을넘어 반사회·반인륜적인 콘텐츠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밖에 화상 채팅사이트의 비밀 소모임은 자신의 알몸을보여주고 서로의 누드 영상을 주고 받으며 즉석 화상섹스를 한다.정회원 가입을 하려면 반드시 자신의 누드 영상을 기존 회원들에게 e메일로 보내야 한다.국내외 음란 사이트를무대로 애인과의 성관계를 담은 동영상이나 투고 사진을 주고받는 ‘자작 동호회’도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클린카페 캠페인' 다음 임준우 기획이사. “사람의 향기가 가득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겠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개설된 75만여개의 인터넷카페 및 동호회를 상대로 ‘밝고 깨끗한 인터넷세상 만들기-클린카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임준우(30) 기획운영 총괄이사는 캠페인의 목표를 이같이 요약했다. 그는 “불과 1%도 안되는 유해사이트 때문에 99%의 건전한 사이트까지 매도당하고 있다”면서 “인터넷 세상을 건전하게 가꾸려는 네티즌의 노력을 지켜봐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달 11일부터 시작한 ‘클린카페 캠페인’은 네티즌의 자발적인 노력이 돋보인다.자원봉사에 나선 100명의 ‘카페 파수꾼’들은 불건전한 동호회 및 유해사이트를 적발,신고함과 동시에 문제 동호회의 운영자와 토론을 나누며 함께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캠페인이 시작된 뒤 하루평균신고건수가 2배 가량 증가했다. 임 이사는 “동호회 폐쇄나 법적 처벌만을 강조하면 불법적인 동호회나 사이트를 음지로 더욱 깊숙이 숨도록 하는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네티즌이 자신들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는 의지와 풍요로운 인터넷 문화를 만들려는 의식”이라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에 대한 그의 믿음은 지난해 11월 ‘노스팸(No-Spam)캠페인’을 시작으로 ‘사이버 포도청’‘참 인터넷 세상만들기’ 등의 캠페인을 통해 더욱 확고해졌다.캠페인에대한 네티즌들의 참여와 관심을 뜨겁게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 이사는 “가정과 학교에서는 윤리교육을 통해 인터넷에 음란·테러물 등 반윤리적인 내용이나 남을 비방하는 내용을 유포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를일깨워야 한다”면서 “네티즌과 관련업체,시민단체 등 우리 모두가 올바른 인터넷 세상을 만드는 주인공임을 잊지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안동환기자
  • “월드컵 비영어권 통역자 급구”

    월드컵때 프랑스어·스페인어 등 특수언어 통역안내를 맡을 자원봉사자 지원이 부족해 서울시가 애를 태우고 있다. 서울시는 월드컵 기간동안 관광객 200명당 1명의 외국어 안내요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총 1,620명의 안내요원 확보를 목표로 세우고 현재까지 1,244명을 확보했다.그러나 축구애호국 언어인 중국어,프랑스어,스페인어,독일어 사용이 가능한 자원봉사자가 절대 부족한 형편이다. 시는 이에따라 새서울자원봉사센터(02-757-2591∼3)를 통해 지원자를 수시 모집하는 한편 각 대학 및 외국어학원 해당과 등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월드컵때 영·일어권 관광객은 평소보다 20% 감소하고 대신 프랑스·독일·스페인어권 등 축구 애호국관람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을 안내할통역요원 확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월드컵 기간동안 영·중·일·프랑스·독일·스페인어 등 6개 국어로 안내서비스를 담당할 관광안내소를 공항,시내,경기장등 주요지점 150여곳에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이와함께 외국인광광객 가운데 월드컵 마니아그룹 1만8,000여명에 대해서는 ‘붉은악마’ 등 민간부문과 공조해 안내체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이봉주 세계육상선수권 출전 26·37㎞서 결판

    결전의 날이 밝았다-. ‘보스턴의 영웅’ 이봉주(31·삼성전자)가 4일 개막되는 제8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캐나다 에드먼턴) 남자마라톤에 출전,월계관을 노린다.지난달 6일 현지로 떠난 이봉주는 한달 동안의 현지적응훈련을 마치고 식이요법과 함께컨디션조절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는 세계 철각들이 총 출동해 ‘왕중 왕’에 등극하기 위해 치열한 접전을 펼친다.때문에 이봉주로서는어느때보다 힘든 레이스가 될 전망이다.세계최고기록(2시간5분42초) 보유자인 할리드 하누치(미국)를 비롯해 올 시즌 최고기록(2시간6분50초)으로 로테르담대회 정상에 오른 조세파트 키프로노(케냐),시드니올림픽 우승자 게자헹 아베라(에티오피아),아시아 최고기록(2시간6분51초) 보유자인 아쓰시 후지타(일본) 등이 모두 정상의 자리를 꿈꾸고있다. 코스는 대체로 평탄해 보이지만 만만치는 않다.두차례의승부처가 악마의 입처럼 선수들을 노리고 있다.1차 승부처는 26㎞ 지점부터 3㎞ 가량 계속되는 급경사 구간.여기서선두그룹과 2위그룹이 구분될 것으로 점쳐진다.기진맥진한 선수들은 37㎞ 지점에서 2차 승부처를 만나게 된다.500m정도의 오르막 코스로 선두그룹은 이곳에서 마지막 스퍼트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도 또 다른 변수다.현지 시간으로 3일 오후 6시45분(한국시간 4일 오전 9시45분)에 출발하지만 마라톤 선수에겐 무척 더운 섭씨 25도를 오르내릴 전망.그리고 기후도불순해 한국의 장마때처럼 비가 쏟아질 우려도 있다.오인환코치는 “지난 한주 동안 줄기차게 내린 비로 연습을 제대로 못했다”면서 “컨디션을 올리는 것이 최대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봉주에겐 이번이 26번째 마라톤 풀코스 도전이다.지난25번의 레이스를 모두 완주해 1,054.875㎞를 달린 경험이있다.따라서 백전노장인 이봉주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우승 여부가 결정될 것 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편 13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세계육상선수권에는 46개세부종목(남 24·여 22)에 200여개국 2,0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다.한국은 남·녀마라톤,20㎞경보,포환던지기에서 7명의 선수가 출전한다.한국은 93년 대회에서 김재룡(남자마라톤)이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박준석기자 pjs@
  • ‘스포츠 토토’ 어제 출범식

    ㈜한국타이거풀스는 2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체육진흥투표권사업의 대표 브랜드인 ‘스포츠 토토’ 출범식을 가졌다.출범식에는 문화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월드컵조직위원회 관계자와 축구대표팀 서포터스인 붉은악마 응원단 등3,500여명이 참가했다. 타이거풀스는 이날 연내 컨소시엄 형태의 2개 프로축구팀창단 주도,프로축구 2부리그제 도입 지원,내년 3월 경남 함안에 유소년축구학교 설립 등 축구활성화 방안을 밝혔다.
  • 청소년 갈등·방황·꿈 투영

    방학을 앞두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극들이 앞다투어 무대에 올려지고 있거나 선보일 예정이다.요즘 청소년 연극은청소년들의 갈등과 방황,꿈을 그들만의 코드 그대로 살리기위한 것들이 주조를 이룬다.이 가운데 극단 까망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01’(11월30일까지 까망소극장),연희단거리패의 청소년 뮤지컬 ‘천국과 지옥’(11∼15일 학전그린 소극장),극단 아리랑의 ‘2001 첫사랑’(8월26일까지 소극장 아리랑)등 주목받는 세편을 소개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2001(이문열 원작,이용우 각색 연출)=1989년 극단 까망이 초연한 뒤 오랜동안 대학로 무대에서 인기를 얻어온 작품.최근 심각한 지경에 이른 학교와 교권의 붕괴,그리고 집단이기주의를 극속의 작은 교실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좌천된 아버지를 따라 시골학교로 전학한 초등학생이 그곳 학교에서 겪는 갈등구조 속에 폭력과 권력의 구조적 문제,그리고 우리 교육의 낙후된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특히 교실 붕괴와 집단 따돌림 현상을 통해 우리사회를 병들게 하는 많은 문제점을 비춘다. ●천국과 지옥(오펜바하 원작,남미정 재구성 연출)=지난 1980년대의 ‘방황하는 별들’이후 청소년 뮤지컬이 전무한 실정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작품.연희단거리패가 젊은 배우들로뮤지컬 전문극단 STT뮤지컬컴퍼니를 구성,기존 브로드웨이뮤지컬과 차별화한 양식으로 제작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오펜바하의 파격적인 오페레타 ‘지옥으로 간 오르페오’를 원작으로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춰재구성·편곡·안무한 뮤지컬.지상의 인간 오르페오와 그의아름다운 여인 에우리디체,천상의 신 제우스와 악마의 왕 플루톤 사이에 전개되는 사랑의 드라마를 요즘 젊은이들 이야기로 대체했다.대학 캠퍼스 새내기들 사이의 사랑과 질투,우정의 드라마.뮤지컬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사랑과꿈을 키워나가는 성장극 형태로 꾸몄다.힙합과 라틴댄스,하드록 등 다양한 장르의 퓨전을 통해 원작의 분위기를 쉽게느낄 수 있도록 했다.힙합그룹 TNT가 안무구성을 맡고 특별출연한다. ●2001 첫사랑(방은미 작·연출)=입시와 친구,이성문제 등 10대 청소년들의 고민을 솔직하게 다루어 98,99년 공연당시 청소년들의 호응을 얻었던 작품.요즘 세태에 맞게 다시 꾸민앙코르공연이다.기숙학교라는 특수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학생들의 꿈과 가치관을 고교 풍물반에서 만난 민석과 수진의 첫사랑의 기억을 통해 풀어낸다.혼돈과 희망이 교차하는 요즘 청소년들을 그들의 생각과 정서 그대로 묘사한다.아름다운 핑크빛 추억으로만 남는 첫사랑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부대끼는 현실 속에서 그들이 실제로 겪는 요즘식 첫사랑이야기다.화려하고 현란한 댄스뮤직과 힙합대신 밥그릇,쓰레기통,물통을 이용한 사물놀이 등 우리가락과 장단을 주로 썼다. 김성호기자 kimus@
  • [클린 사이버 2001] (7)확산되는 엽기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 재미있는 사이트라며 소개돼 있어들어가봤더니 소름끼치는 살인장면이 그대로 나오더라구요.너무 놀라서 밥도 못먹을 정도였어요” 중학생 K양(15)은 얼마전 황당한 경험을 했다.우연히 접속한 사이트에에서 엽기적인 토막살인 동영상을 보게 된것이다.‘갖고 있는 엽기물들을 모두 토해내세요’라는 공지사항과 함께 잔혹한 영상을 담은 파일을 공유하는 엽기코너도 함께 운영되고 있었다. 살인 고문 등 혐오감을 주거나 구토 대변 등 더러운 내용을 담은 엽기사이트들이 인터넷에서 넘쳐나고 있다.각종검색엔진에서 ‘엽기’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수십∼수백개의 사이트가 등장한다.각종 잔혹물을 나눠보는 엽기동호회들도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다. ◆왜 엽기인가=엽기(獵奇)란 사전적 의미로 ‘기괴(奇怪)한 사건이나 사물에 강한 흥미를 느끼고 사냥하듯 찾아다니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부터 비정상적이거나 잔혹한 내용을 담은 영화 만화 등이 유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이버 공간으로 확산됐다.주로 청소년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변태적인 행위나잔인하고 더러운 내용의 글·사진·동영상 등이 떠다니고있다. 전문가들은 현실공간의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인터넷 엽기물을 통해 해소하려는 마니아들의 활동이 네티즌 사이에서일반화되고 있다고 말한다.연세대 황상민(黃相旻·심리학)교수는 “심리적인 문제나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엽기사이트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세상을바꿔보겠다는 의도보다는 단지 자극과 재미를 추구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엽기물 확산=포털업체 A사의 커뮤니티 코너에는 엽기동호회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일어나는 토막살인 강간살인 등 구체적인 살인묘사나 귀신 해골 시체 등의 사진·동영상을 제공,회원수가급증하고 있다.다른 사이트는 한 남자가 다양한 형태로 용변을 보는 모습과 일본 여성이 토한 것을 다시 먹는 ‘노란국물’ 등 역겨운 동영상까지 보여준다.사이트 운영자는“나는 10대, ○○중학교에 다닌다. 사람을 죽이는 엽기물을 통해 쾌락을 느낀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인터넷 사이트에 떠다니는 엽기물은 상상을 초월한다.초등학생 살인사건·소녀감금 강간사건 등을 게임으로 만들어 유포하는 사이트도 생겼으며,망치로 맞아 해골이 드러난 얼굴과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진 알몸시체,시체를 토막내 장기를 먹는 장면,권총으로 머리를 쏴 자살하는 장면,부검이나 성전환 수술장면까지 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 홍순철(洪淳哲) 팀장은 “모니터링을통해 수위가 지나친 엽기사이트에 대해 시정조치를 하지만주소를 바꿔가면서 도망다니는 사이트가 많다”면서 “물리적인 폭력뿐 아니라 공포와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폭력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이 최근 10대 청소년 1,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20%가 1주일에 1번이상 유해한엽기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엽기사이트를 보는 이유로는 33%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라고 답했으며,‘심심해서’(22.4%) ‘재미있어서’(17.3%) 등의 순이었다.상담원측은 “응답자의 50%가 엽기사이트때문에 일상생활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영향을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폭력으로=엽기사이트에 심취한 일부 청소년들은 가상과 현실의 혼동을 일으켜 오프라인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지난 3월 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양모군(14)은 ‘좀비’라는 엽기사이트를 직접 운영하는 등 잔혹물에 심취했다.같은달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김모양(12)은동네 PC방에서 엽기사이트에 자주 들어가 숨진 사람의 동영상을 자주 본 것으로 드러났다.지난 2월에는 엽기사이트를 모방해 자신의 친할머니를 흉기로 20여차례 찔러 살해한 최모군(19)이 구속되기도 했다.최군은 부모가 이혼한뒤 엽기·잔혹사이트에 빠져 모방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김일수(金日秀·법학과) 교수는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로부터 폭력·음란물의 영항을 받은 것같다는 고백을 많이 듣게 된다”면서 “폭력을 부추기거나사회질서를 파괴하는 사이트들이 일반 청소년들에게 노출된다는 점에서 불건전한 정보를 솎아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접근통제 부실=엽기사이트의 폐해가커지고 있지만 사이트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최근 110개 엽기사이트를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60개(54%)는 아무런 통제장치가 없었으며 19개(17%)는 경고문구가,15개(14%)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도록 돼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대부분의 사이트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는얘기다.불건전 게시물을 보거나 피해를 당했을 때 신고할수 있는 신고센터가 있는 사이트도 7개(6%)에 불과했다. ◆정화노력 시급=전문가들은 사이트 운영업체와 이용자들의 자율적인 정화·감시운동과 함께 엽기사이트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권장희(權長喜)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무처장은 “내용등급제를 도입한다 해도 한시적인 방편이 되기 쉽다”며 “무조건적인 제재보다는 학교·가정에서 청소년들에게 사이트에 대한 분별력과 자정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상담원 김진희(金鎭熙) 상담교수는 “쇼킹하고 탈일상적인 것을 탐닉하려는 청소년들일수록 일상생활에서작은것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정서를 갖도록 해야 한다”면서 “청소년들이 엽기사이트에 빠져들지 않고 대안문화를 찾을 수 있도록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민경배 사이버문화 연구소장 “”전문지도인력 현장교육 절실””. “사이버상의 ‘엽기 발랄’과 ‘엽기 망측’은 분명히구별돼야 합니다” 민경배(閔庚培·35) 사이버문화연구소장은 인터넷 엽기문화에 대해 “버릴 것은 확실히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야한다”는 독특한 의견을 내놓았다.공포 살인 죽음 귀신 악마와 같은 반규범적이고 반사회적인 고전적 엽기문화는 ‘엽기 망측’으로,인터넷을 통해 최근 급속도로 확산된 패러디 유머 파격 등 새롭게 창조된 엽기는 ‘엽기 발랄’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딴지일보와 엽기토끼,졸라맨 등으로대변되는 ‘엽기 발랄’은 유쾌한 파격과 다양한 문화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엽기 망측’과 다르다는 것. 이런 의미에서 ‘엽기 망측’의 부정적인 영향을 철저히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민 소장은 “사회적인 기준으로볼 때 도를 넘어선 엽기·잔혹사이트의 경우 사이트 자체를 막을 일이 아니라 이용자와 접속건수를 줄일 수 있는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내놓은 묘책은 이용자 자체를 보호하자는 것.즉 엽기·잔혹사이트로부터 이용자를 차단하는 전근대적인 방법보다 이들 사이트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익한 사이트를 권장하는 등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얘기다.민 소장은 “청소년들이 PC방에 가도 e메일이나 채팅,유해사이트이용 외에 할 일이 없다”면서 “필요한 사이트에 들러 유익한 정보를 얻게 된다면 유해사이트를 스스로 배제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정과 학교의 역할을 강조했다.민 소장은 “유해사이트를 봐도 스스로 자제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면 교사·가족과 함께 개방된 공간에서 인터넷에 대해 토론하고 실제 사이트를 만들어 보는 등 실질적인인터넷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밖에 네티즌들의 권리찾기 차원에서 자발적인 감시운동과 사회적 관리·통제시스템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소장은 “윤리강령식 네티켓 교육과 유해정보 차단소프트웨어 등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면서 “매체적응력을키워주는 전문 지도인력과 프로그램을 개발,교육현장에 적용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 김혜수·클론 ‘붉은악마’명예회원

    탤런트 김혜수와 댄스그룹 클론(강원래 구준엽)이 한국 축구대표팀 공식 응원단인 ‘붉은악마’의 명예회원으로 가입했다.이들은 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가입 행사를 가졌다. ‘붉은악마’는 또 회원 가입 의사를 밝힌 지휘자 정명훈,성악가 조수미,영화배우 안성기,프로축구 안양 LG의 골키퍼 신의손도 명예회원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 [한국에 산다] 주관방송사 HBS 부사장

    서울 중구 무교동의 2002 한·일 월드컵의 주관 방송사 HBS(Host Broadcast Services) 사무실과 강남 코엑스 내 IBC(국제방송센터) 건설현장.98년 프랑스월드컵과 아시안게임,2000년 시드니 올림픽 중계방송을 책임진 패트릭 펄롱 HBS 부사장(55·호주) 등 독일,호주,프랑스,이탈리아 출신 방송기술전문가 7명이 한국인 직원들과 일하고 있다.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을 거점삼아 일본을 수시로 드나든다.일본의 10개 경기장의 방송시설 설치 및 요코하마 IBC 건설을 지휘하기 위해서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는 모두 아날로그 방식이었지만 이번엔 디지털이 주방식입니다.초미세 슬로우 모션,고화질 화면 등 전에 선보이지 않았던 고급기술과 특급 송출 방식을방송국들에 제공할 것입니다” HBS의 운영총괄책임자인 펄롱 부사장은 “이같은 기술 사용으로 2002 월드컵이 방송기술의 새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장담한다.그는 매 경기 때마다 한국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전세계에 선보이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고 있다면서 “서울 IBC건물은 월드컵 중계방송의 ‘중심(허브)’이며 양국 20개 경기장에서 치를 모든 경기들이 코엑스의 IBC를 거쳐 각국 방송국으로 송출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열린 컨페더레이션컵 경기와 ‘붉은악마’ 응원단,거리 분위기에서 한국인의 월드컵에 대한 열정을 체감했다는 그는 “아마 내년 봄부터 한국인들에게는 월드컵이 전부가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또 한국과 일본의 전반적인 월드컵 준비상황은 별차이 없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과 한국월드컵 조직위원회(KOWOC)가 한·일 양국간 교통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남북한 공동개최와 관련,매우 극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그러나 남북한이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지금도 할 수 있다”는 방송인들의 신조를 토대로 경기장 방송시설 설치 등 모든 면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신간 맛보기

    ●백과사전에도 없는 바티칸 이야기(니노 로 벨로 지음,이영수 옮김,생활성서사 펴냄) 총면적 0.44㎢에 인구가 1,000명도 안되는 초미니 국가. 그러나 전세계 10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수도로 어느강대국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나라 바티칸. 로마제국이 무너지고,중세 봉건제후들도 몰락하고,근대를 호령하던 황제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2,000년간 변함없이 서양사의 중심에 우뚝 서있는 바티칸의 숨은 힘은 무엇일까.미국 ‘헤럴드 트리뷴’ 기자 출신인 저자가 그 궁금증을 르포형식으로 파헤쳤다.6,800원. ●이노베이터의 조건(피터 드러커 지음,이재규 옮김,청림출판 펴냄) ‘현대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경영관련 저술가로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저술 가운데 절반은 사회와 공동체에 관한 것들이다.드러커는 스스로를 사회생태학자(socioecologist)라고 부른다.이 책은 미래학자이자 사회생태학자로서의 드러커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그가 내다보는미래의 모습은 사회적 다원주의가 확산되고, 글로벌 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재화와 용역의 교역보다는 자본의 이동이 경제의 원동력으로 자리잡는 사회이다.1만3,000원. ●신화와 예술로 본 기형의 역사(게르트 호르스트 슈마허지음,이내금 옮김,자작 펴냄) ‘학문의 혁명시대’로 불렸던 17세기 말까지만 해도 기형아를 출산한 여자들은 악마와 육체적인 결합을 했다는명목으로 화형에 처해지곤 했다.해부학자인 저자는 ‘기형’이 신화적 사고의 사슬에서 벗어나 기형학(teratology)으로 당당히 대접받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생생히 다뤘다. 고고학적 발굴물이나 예술작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형적인 존재들이 각 시대와 지역에 따라 어떻게 수용돼 왔는가도 밝혔다.의학과 예술의 접목을 시도했다.9,800원.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르 클레지오 지음,신성림 옮김,다빈치 펴냄)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 그의 아내이자초현실주의 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혁명과 예술 그리고 사랑 이야기.프리다 칼로의 그림은 ‘이마에 난 제3의 눈’‘목을 휘감고 있는 머리카락’‘눈물방울’‘화면에 낭자한 피’등의 이미지로 상징된다. 벽화주의 운동의 상징인 디에고 리베라는 큐비즘의 영향을떨쳐버리고 멕시코 전통예술에 기초한 자신만의 세계를 개척했다. 이 부부는 ‘비둘기와 식인귀의 만남’이란 말을들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했다.1만8,000원.
  • [씨줄날줄] 언론인의 역사의식

    평화는 좋고 전쟁은 나쁘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말은진리다.그런데 어쩐 일인지 유사 이래 전쟁이 없는 때가 없었고,지금도 마찬가지다.그리고 어떤 전쟁이든 명분 없는경우가 없었다.특히 전쟁의 명분이 ‘민족’ 혹은 ‘평화’일 때 사람들은 평상심을 잃는다.평소 심성이 곱고 착한 사람도 국가적 명분을 앞세운 전쟁에는 쉽게 휘말려 버린다. 그리고 휘말리지 않으면 역적이 된다. 일본의 침략전쟁에 동원된 수많은 전사들도 한때는 눈매가고운 소년들이었을 것이다. 그 시절,하이네의 시를 암송하고 사랑과 평화를 꿈꾸었을 이들이 포로의 목을 치고 생리적 욕구 배설을 위해 위안부 막사 앞에 열지어 서있게 만든것은 군국주의였다. 그 마약의 해독은 전쟁이 끝난 지 5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 사람들을 편견의 함정에 가두어 놓고있다. 이제 지구촌의 양심적 지식인이 할 일은 전쟁의 명분을 고발하는 일이다.어떤 미사여구도 전쟁을 선동하거나 증오를부추기는 구호는 악마의 주술이다.세계화 시대 언론의 사명은 바로 이를 고발하는 것이어야 한다.민족,인종,국수주의적 편견을 뛰어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전파하고 그 장애요인을 고발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그것이 언론의예언자적 사명이다. 한국의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과 일본 매스컴문화정보노조회의가 발표한 성명은 바로 이 예언자적 사명의 표출이라고해도 좋을 것 같다.이들은 성명에서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 교과서는 “일본이 행한 전쟁은 모두 정당했으며 침략 사실을 일절 부정하고 있다”면서 언론 종사자들은이같은 교과서가 학교 현장에서 사용되는 것을 용인해서는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도쿄 문부성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서한에서이들은 일부 교과서의 역사 왜곡은 “일본이 침략 전쟁과식민지 지배에 대해 과거에 표했던 사과를 부인하는 것이자미래까지 부정하는 일”이라면서 “이는 종국적으로 일본의극우 보수화 군국주의 부활과 맥을 같이해 한반도 평화와통일을 저해하고 아시아 평화를 교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일 언론인들의 역사의식을 읽으면서 역사의 희망을 발견한다.의인 열사람만 있어도 멸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돋보기/ 제할일 못하는 축구협회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적절한 때 대비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을 미루다간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른다는 경고다. 지난 3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 개막전은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위 속담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도 적지 않았다.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1,500여 자원봉사자들의 친절한 안내가 돋보였고‘붉은 악마’와 대구 시민이 한데 어우러진 응원은 TV중계를 통해 지켜본 100여개국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회 운영면에서는 아쉬운 구석이 적지 않았다.우선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 대회를 주관한다고 하지만대회조직위의 중요한 한 축인 대한축구협회에 주어진 ‘몫’도 상당하다. 그런데 축구협회는 이번 개막전에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예를 들어 양팀 선수단의 일정은 물론 식전행사,개막식 등의 세부적인 스케줄을 꼼꼼히 챙기는 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렇게 된 것은 대회운영의 상당한 부분을 대구시 운영본부측에 떠맡기고 제프 블래터 FIFA회장 및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등 주요 인사의 의전에만 매달린 탓이다. 더욱이 축구협회 고위 간부진이 1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치러지는 한국-멕시코전을 참관하지 않고 31일 귀경길에 오른 것은 짚어볼 대목이다.정몽준 회장이야 각종 월드컵 D-365일 행사 때문에 귀경이 불가피했다지만 다른 이들마저 귀경한 사실은 대회를 운영하면서 세세한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처방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린 것과 같다. 시설운용면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메인프레스센터와 기자석을 오가는 엘리베이터는 단 하나.그것도 정원은 15명으로표시돼 있는데 8명만 타도 ‘내려달라’는 방송이 나왔다. 1층 올라가는 데 15초나 걸려 각국 취재진은 무거운 장비를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느라 땀을 뻘뻘 흘렸다. 30일 개막전 취재진은 700여명.내년 월드컵때는 이보다 훨씬 큰 규모의 취재진이 올 것이고 관람객 중 외국 관광객의비중도 지금과는 비교가 안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는 훌륭한 시금석이다. 그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더 늦기 전에. ◆임병선 체육팀기자
  • 컨페드컵 개막전 이모저모

    ■경기가 끝난 뒤 고종수는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힘과 개인기,전술 등 모든 것에서 뒤졌다”고 완패를 시인. “초반 너무 밀어 붙이려다 골을 내준 게 참패의 빌미가됐다”고 나름대로 패인을 분석한 고종수는 “많이 맞아봐야지 잘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멕시코전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설기현도 “프랑스의 수비력은 대단했다.웬만큼 허술한 플레이를 하면 넘어갈만 한데 반드시 다리가 들어오거나 태클이 들어와 애를 먹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구시는 이날 경기장을 찾는 사람을 위해 셔틀버스 65대를 대구공항에서 경기장까지 무료 운행. 한편 ‘붉은악마’ 응원단은 경기시작 2시간전부터 본부석왼쪽에 자리를 잡고 열띤 응원을 펼쳤다. ■김대중 대통령은 대회 개막을 선언한 뒤 한국-프랑스의경기를 관전했다. 김 대통령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을 계기로 1년 앞으로다가온 월드컵이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노력해 달라”고 당부. 김 대통령은 이어 그라운드로 내려가 두팀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했다. ■히딩크 감독 이전에 한국 대표팀을 이끈 차범근씨와 허정무씨가 TV에서 ‘입심 대결’을 벌였다. 98프랑스월드컵 한국팀 사령탑을 맡았던 차씨는 30일 MBC해설자로 나섰고 차씨에 이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허씨도 KBS 해설자로 변신해 지도력 못지 않은 입심을 선보였다.
  • 김대통령, “월드컵은 국민축제 생산유발 효과 8조”

    “월드컵은 단군 이래 최대의 잔치이며, 경제·사회·문화·관광·외교·국가 이미지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유·무형의 엄청난 영향과 효과를 가져온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무교동 파이낸스센터에 있는‘2002 월드컵 축구대회 조직위원회’를 방문,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월드컵 개최는 부가가치 3조5,000억원,생산 유발효과가 8조원이나 된다”며 월드컵 개최 효과를 극대화할 것을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기대하는 성적 올리기 ▲경제도약의 중요한 계기 ▲국민 통합 ▲국가 이미지 고양 ▲한·일 양국 협조 ▲지자체의 적극적 참여 등 6가지를 주문했다. ‘붉은 악마’ 응원단 대표 20여명은 방문을 마친 김 대통령에게 응원복을 선물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골 가뭄 ’

    한방이 아쉬운 한판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친선경기에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 부족으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컨페더레이션스컵을 닷새 앞두고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기존의 빈약한 골기근 현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지난달 이집트 4개국대회 우승 이후 한달만에 모습을 드러낸 히딩크호는 모처럼 4백 시스템으로 복귀,공격적인 플레이로 일관했다.그러나 전·후반에 걸쳐 설기현 안효연 황선홍최용수 등 한다 하는 골잡이를 모두 기용했음에도 불구하고끝내 골을 올리는데 실패해 화끈한 경기를 기대했던 팬들에게 아쉬움을 안겼다. 이로써 한국은 올해 A매치 전적 4승2무2패를 기록했고 카메룬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2승2무의 우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전반에 설기현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미드필드의 윤정환 하석주 등을 한발짝씩 전진배치시킨 가운데 카메룬 골문을 두드렸고 파트리크 음보마 사무엘 에투 등 스타플레이어가 빠진 카메룬은 특유의 유연성으로 역습을 노리는 작전으로 맞섰다. 안효연을 이용,상대의 오른쪽 골문을 파고드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보이던 한국은 전반 종료 2분 여를 남기고 왼쪽날개 하석주의 날카로운 침투로 공격에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설기현은 전반 43분 하석주가 띄워준 볼을 그냥 흘려보내는 척하며 왼발 뒷축으로 툭 치는 절묘한 슛을 날렸고 30초뒤 비슷한 상황에서 또다시 위협적인 헤딩슛을 날려 벨기에에서 닦은 기량이 범상치 않음을 과시했다. 안효연도 빠른 발놀림과 공간을 파고드는 돌파력을 보여 공격력에서 무난한 점수를 얻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35분 윤정환,39분 이영표의 오른발 슛을 포함,유상철의 프리킥 등 두차례 슛이 골문을 어이 없이벗어나 득점에 실패했다. 카메룬 역시 후반 30분 추탕 베르나르가 오른쪽 벌칙지역을파고들며 날린 강슛이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힌 것을 제외하고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7위에 걸맞는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기자단이 선정한 최우수선수(MVP)에는 설기현이 뽑혔다.또 홍명보는 A매치 120경기 출장 기록을 작성,차범근 해설위원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공인받은 국내선수 최다 A매치 출장기록(121회)에 1게임차로 다가섰다. 한편 수원구장에는 경기시작 3시간전부터 붉은 악마 응원단이 들어와 열광적인 응원을 펼쳤지만 4만3,000여 관중석은절반을 약간 웃도는 정도여서 썰렁한 느낌을 줬다. 수원 임병선기자 bsnim@
  • 12일 개봉 ‘엑소시즘’

    청순미와 고집이 묘하게 뒤섞인 이미지의 할리우드 스타위노나 라이더.‘엑소시즘’(Lost Souls·12일 개봉)은 그가 악령과 맞서 싸우는 본격 스릴러물이다.라이더의 낯선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화는 일단 호기심을 끌만하다. 수입사가 붙인 제목(Exorcism)의 뜻은 악령에 홀린 영혼으로부터 악마나 사탄을 몰아내는 종교의식.스릴러의 고전이 돼있는 ‘엑소시스트’의 계보에 놓임직한 영화다.인간심리속 선악의 대결을 그리되,익히 봐왔던 방식대로 종교적인 모티프를 빌려왔다. 마야(위노나 라이더)는 어린시절 악령에 씌인 자신을 구해준 라렉스 신부를 도와 가톨릭 신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친다.살인범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엑소시즘 의식을거행하던 라렉스 신부가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마야가 대신 사탄과 대결하게 된다.사탄은 베스트셀러 작가 피터 켈슨(벤 채플린)의 몸을 빌려 악을 퍼뜨리려 하고,마야는 음모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두번이나 받은 야누스 카민스키가 처음 메가폰을잡았다.덕분에 화면의 질감은 남다르다.멕 라이언이 제작했다. 황수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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