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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년원생 첫 전국복싱대회 메달 따 보람”체육특성화 소년원 대산중고 박부영 교장

    “30년간 교정(矯正)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날이었어요.학생·교직원 모두 또 다른 ‘붉은 악마’가 되어 열심히 응원한 결과입니다.” 박부영(朴富永·59) 대산체육중고등학교(옛 대덕소년원) 교장은 전국이 월드컵으로 떠들썩할 때인 지난 5월말 소년원생으론 처음으로 2명의 학생이 전국 복싱대회에서 메달을 땄다는 낭보를 접했다.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전국중·고아마추어 복싱대회에서 김준영(16)·손명수(18)군이 각각 라이트헤비급 은메달과 헤비급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것. 박 교장은 “한 순간의 잘못을 후회하며 나름대로 목표를 정하고 운동에 열중해 왔던 아이들이 너무 대견스러워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고 말했다.소년원에서 말썽이나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했던 이들과의 첫 만남이 주마등처럼 스쳐 감회가 남달랐기 때문이다. 김군은 상습 오토바이 날치기로,손군은 여러 차례 빈집털이를 하다가 붙잡혀 올해 초 이 학교에 들어왔다.박 교장은 “두 학생이 어린 나이에 크고 작은 상처와 실패를 겪은 학생들에게 더욱 진지하고 열성적으로체육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며 뿌듯해 했다. 이 학교 학생들의 대회 입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지난 4월 대전시 유도선수권대회에서 서동준(17)군이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에는 박무수(17)군이 전국 학생 댄스스포츠 경연에서 특상을 수상하는 등 전교생이 종목 하나씩을 선택해 자신의 적성과 ‘끼’를 마음껏 펼치고 있다. 대산중고(대전시 동구 대성동)는 지난 3월 개교한 국내 첫 체육특성화 소년원이다.전국의 체육특기 소년원생 97명을 받아들여 권투·씨름·태권도·유도·볼링·생활체육 등 6개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각자의 재능과 소질을 살리고 중·고교 학업도 인정 받을 수 있어 반응이 매우 좋다.전국대회 입상소식이 연이어 전해지자 최근 일반 체육특성화 고교나 대학으로부터 입학 제안도 잦아지고 있다. 박 교장은 “요즘은 월드컵 열기 때문인지 축구를 배우고 싶다는 학생이 부쩍 늘어 교과 외 시간은 거의 축구를 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며 멀지않아 축구국가대표 선수가 나올 것이란 기대를 한껏 갖고 있다. 박정경기자 olive@
  • 월드컵 공식기념품 재고 골머리

    월드컵 공식 기념품의 심각한 판매부진으로 관련 업계가 재고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축구협회(FIFA)와 맺은 계약에 따라 오는 10월부터는 공식 기념품의 생산·판매가 전면 금지돼 이들의 고민은 더욱 깊다.판매부진이 계속되면 재고품을 낙도의 어린이들과 무의탁 노인,불우이웃 등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월드컵 공식 기념품 판매소는 전국 200여곳.서울 광화문과 시청 앞 등 길거리 응원이 활발했던 일부 지역을 뺀 대다수 판매소가 예상을 훨씬 밑도는 판매실적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거의 모든 판매소가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묘하게도 ‘붉은악마’붐 때문이다.붉은악마 응원용품이나 티셔츠는 불티나게 팔리지만 공식기념품은 관심 밖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한 월드컵 기념품 매장 직원 김모(35)씨는 “주변 노점상들은 두세시간만에 붉은악마 티셔츠 수백장을 파는데 기념품 매장에서는 하루에 많아야 열쇠고리 몇개와 티셔츠 3∼4장 정도를 판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공식 기념품의 가격이 다소 비싼 것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티셔츠 가격은 노점 등에서 판매하는 붉은악마 티셔츠보다 2∼3배 높다.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FIFA와의 협상에서 상품가격을 일본의 수준에 맞추다 보니 소비자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구혜영 유영규기자 koohy@
  • 월드컵/ 亞·유럽언론의 평가 “”최대승자는 한국””

    (베이징 김규환특파원·외신종합) 아시아와 유럽 언론들은 한국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인들의 우수성을 과시하는 한편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했다.따라서 이번 월드컵의 최대승자가 한국이라는 것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래 기억될 아름다운 한국에 대한 추억(중 북경신보) 이번 월드컵은 개최국 한국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남겼다. 경기에 대한 함성은 사라졌지만 아름다운 한국에 대한 추억은 세계인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특히 한국 붉은악마들의 질서정연한 응원은 세계 어느 나라도 하지 못한 전 국민을 하나로 묶는 데 성공해 세계인들을 감동시켰다. ◇가장 완벽하고 의미있는 대회(베트남 인민일보,베트남통신) 폭력사태나 도핑 등 과거의 골칫거리가 한 건도 드러나지 않은 이번 월드컵 대회는 역대대회 가운데 가장 완벽하고 의미있는 대회였다. 특히 대회 운영과 경기력 등 모든 면에서 아시아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회였다. 한국은 아시아 최초로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이뤄낸 것은 물론 온 국민의 화합을 선보여 한국민의 우수성을 세계에 과시했다.한국민의 친절과 거리응원에서 나타낸 질서·청결의식은 세계화를 위해 베트남인들이 반드시 배워야할 것이다. ◇음모론에 레드 카드를 줘라(영 파이낸셜 타임스) 월드컵에서 한국이 최대한 오래 남도록 하기 위한 음모와 부패로 월드컵이 훼손당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가디언지의 부르마 기자는 “반칙 승리의 대가로 완벽한 연기자이기도 한 유럽 프로선수들에 대한 불신이 유럽에 불리한 판정을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월드컵의 진정한 승자(영 인디펜던트) 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된 이번 월드컵은 아시아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세계에 과시했다.한국과 일본은 대회를 효과적으로 조직하고 훌륭하게 운영했다. 일본에 패한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폭동을 빼면 훌리건의 난동도 찾아볼 수 없었다.게다가 한국인들과 일본인들이 보여준 따뜻한 환대와 열정은 기대 이상이었다.어떤 외교성명이나 정상회담으로도 이루지 못할 국제 결속을 월드컵이 이뤄냈다. khkim@
  • [김성호기자가 본 종교 萬華鏡]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한국의 태극전사들을 제치고 결승전에 오른 독일 전차군단이 정상 정복에 실패했다.삼바 군단의 노련한 전술 앞에 무릎을 꿇은 독일 전차군단이 왠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아프리카에서 위세를 떨치다 영국군에 참패한 독일 전차군단과 연결되는 것 같아 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 2차대전 때 북아프리카 전역에서 승승장구하던 독일 전차군단은 천재적인용장 롬멜 원수의 지휘 아래 연합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그러나 그 위세에도 불구하고 1942년 이집트 공략전에서 영국군에 저지당해 괴멸당했다.‘사막의 여우’롬멜은 1944년 히틀러 암살 미수 사건에 연루돼 자살로 생애를 마감한다. 월드컵이 진행되면서 각국 대표팀에게 따라붙은 이름들이 나름대로 각국의 특성을 대변한 것 같아 흥미롭다.태극전사니 삼바군단이니 전차군단이니…물론 모두가 언론이 만들어낸 조어지만 그같은 별칭은 각국 대표팀의 플레이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보인다.그 가운데 우리와 준결승을 치른 독일의 ‘전차군단’이라는 이름은 이제 국내에서는 삼척동자도 다 알게됐을 게다. 이번 월드컵에서 떠오른 이런저런 이름과 상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역시 한국의 거리응원단인 ‘붉은 악마’일 것이다.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붉은 물결 속에선 여지없이 ‘대∼한민국’이 터져나왔다.추임새로 ‘짝짝짝 짝짝’박수가 따라붙었고 태극 패션이 붉은 물결과 함께 번져갔다.집안장롱 속에 정중하게 모셔지던 태극기가 치마로,혹은 윗옷으로 머리띠로 장식된 건 또하나의 이변이다. 응원구호 ‘대∼한민국’과 박수 ‘짝짝짝 짝짝’이 들불처럼 번진 현상을 두고 이런저런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지하 시인이 태극기 원리와 맥을 같이한다는 주장을 펴 관심을 끈다.‘짝짝짝 짝짝’박수와 ‘대∼한민국’구호는 ‘3박 플러스 2박’의 형식이고 3박은 태극기의 붉은색 즉,양(陽)을 뜻하며 2박은 태극기의 푸른색 즉,음(陰)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3박플러스 2박’은 양과 음이 합쳐진 태극이라는 주장이다.전반의 3박은 움직임역동 혼돈 변화를,후반의 2박은 고요함 균형 질서 안정을 의미한다는 해석이다. 우주의 질서를 지배하는중심음이자 그것을 반영하는 체계와 움직임을뜻하는 ‘율려’(律呂)를 중심으로 종교운동으로까지 해석되는 생명운동을 펼쳐온 그의 지론에서 멀지 않다.김시인의 주장은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4강진출을 기념한 자리에서 나온 것인만큼 우리 구미에 맞는 해석으로 받아들여질 만하다.그러나 ‘대∼한민국’이며 ‘짝짝짝 짝짝’에 담긴 의미가 종교적인 것이든 문화적인 것이든,이제는 단순한 의미부여를 넘어 이를 진지하게 응집 승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성호기자kimus@
  • [2002 길섶에서] 요조숙녀

    월드컵 열기로 가득한 지난주 말 퇴근길 전철에서였다.약간 취기가 있는 나이든 분이 승차해 두리번거리자 고교를 갓 졸업한 듯한 앳된 숙녀가 자리를 양보했다.붉은악마 옷차림에 경쾌한 개성미가 돋보였다.가벼운 목례와 함께“요조숙녀네.”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붉은악마와 요조숙녀(窈窕淑女)-조금은 낯설게 다가왔다.요조숙녀라는 말이 감사의 표현으로 적합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오랫동안 지워진 단어였다.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승객들도 뜨악해하는 표정이었다.하긴 요조숙녀라고 하면 온순하고 얌전한 느낌이어서 신세대 여성들은 싫어할지 모르겠다.자유분방함이 특징인 월드컵 세대와는 더더욱 걸맞지 않은 용어 같기도 하다. 요조숙녀는 원래 노랫말이다.중국 고전인 시경(詩經)의 맨 첫머리에 나오는 시어다.최고의 신부감을 지칭했다.‘징경이 우는 소리 모래톱에 들리네.아리따운 아가씨(요조숙녀)는 사나이의 좋은 짝’.말 뜻이야 어쨌든 말하는 이의 진심만 사면 되는 법이다. 양승현 논설위원
  • [사설] ‘화해’ 큰 틀 속 단호함 보여야

    서해교전으로 대북 포용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4명의 꽃다운 젊은이가 전사하고,1명이 실종됐으며,19명이 중상을 입고,해군 고속정이 침몰된 터에 당연한 주장이라고 여겨진다.특히 정치권이 햇볕정책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정책의 차별성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인다.이러한 인식 속에 우리는 어제 영결식을 갖고 저세상으로 떠난 4명의 젊은 장병들의 명복을 빌며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먼저 우리는 이번 서해 교전 문제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그런 점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의 ‘안보는 정략이나 정쟁의 대상이 아닌 만큼 초당적인 협력을 취해야 한다.’는 언급은 책임있는 자세로 본다.그러나 대북 햇볕정책의 전면 재검토와 금강산관광 즉각 중단과 같은 요구는 충분한 논의 없이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길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서해교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반도가 전쟁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는 것을 반대한다.만약 ‘월드컵 경기 초반에 서해교전과 같은 돌발적사태가 발생했더라면 어떠했을까.’라는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세계를 놀라게 한 붉은악마의 길거리 응원문화는 생각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를 일이다.북한의 이중성에 인내하면서 평화정착 노력을 꾸준히 펴온 결과로 봐야 한다.서해교전 이후 북한 역시 연평해전때와 달리 남측인사들의 평양 방문을 허용하고 있고,한국팀의 월드컵 선전을 축하하는 서신까지 보내 왔다.선제공격을 거리낌없이 감행한 북한의 지독한 이중성이 섬뜩하지만,한반도의 이중성을 인정하는화해·협력정책말고는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고 본다. 따라서 한·미·일의 철저한 대북공조 아래 재발방지에 나서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무엇보다 북한이 군사정전위나 당국자회담에 조건없이 응해 진상규명에 나서지 않으면,금강산 관광은 물론 식량 및 비료 등 인도적인 지원까지도 중단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해야 한다.나아가 우리 군의 안보태세와 국민들의 안보의식에 허점은 없는지를 면밀히 점검해 후속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그것만이젊은이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 [편집자문위원 칼럼] 감동적 지면 구성에 박수

    한국 대표팀이 스페인을 누르고 ‘4강신화’를 이룬 뒤 월드컵 열기는 더한층 고조됐다. 독일과의 준결승전이 있었던 지난주 초반은 온 국민 모두가 붉은 악마가 돼버렸다. 대한매일은 1면 외에 월드컵 관련기사를 3면부터 전진배치하면서 이를 상보(詳報)했다.다른 신문보다 발행지면이 적은 대한매일로서 지면조절을 매우 적절히 한 것으로 평가된다.별도 섹션페이지를 갖고 있지 않아 아무리 1면에 큼직하게 기사가 나갔다 해도 관련상보를 종전처럼 지면 뒤쪽에 배치했다면 많은 독자들이 짜증냈을 것이다.이를 3면에 앞세움으로써 월드컵 상보를 섹션면에 처리한 다른 신문들보다 오히려 독자에게 훨씬 가까이 접근한 효과를 거뒀다고 본다. 대한매일의 6월26일자 1면은 단연 압권이었다.준결승에서 독일에 0대 1로 석패한 기사를 모든 신문들이 1면에 크게 다루면서 ‘잘 싸웠다’는 등의 비슷한 제목으로,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등의 유사한 사진을 실었으나 대한매일은 달랐다.붉은악마 차림의 두 어린아이가 어느 한 곳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모습의 사진을 클로즈업시켰다.사진만 보아도 우리에게는 오늘보다 더욱 값진 내일이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사진 아래의 ‘꿈은 계속된다’는 큼직한 제목과 바로 옆 사진설명 ‘내일은 우리가…’라는 제목이 아주 잘 연결이 됐다.같은 기사로,공유(共有)한 사진으로 이처럼 차별화된 감동적인 지면을 구성한 편집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월드컵 폐막을 하루 앞두고 발생한 서해교전 사태는 우리의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한다.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라는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7월1일자 대한매일의 1면은 서해교전 속보와 월드컵 브라질 우승기사를 같은 비중으로 나란히 세워놓았다.‘전쟁’과 ‘평화’의 공존을 실감케 해준다.어딘가 평화의 힘이 더욱 강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건 필자 혼자만의 생각일까? 6월25일자 27면(NGO)에 눈길을 끄는 단신이 있었다.‘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권 실현을 위한 연대회의’주최로 6월27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소강당에서 대체복무제도 법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가 열린다는 내용이었다.적지 않은 젊은이들이,특히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하고 교도소행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그들의 주장을 경청하고 여론도 수렴하여 대안(代案)을 찾아보는 노력에 언론도 동참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달 13일에 발생했던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2명 사망사건은 미군측의 적절한 조치가 없는 가운데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이 사건도 월드컵 열기속에 묻혀버린 많은 사건 중의 하나지만,그 심각성은 크다. 대한매일은 6월28일자 사회Ⅲ(29면)에 숨진 여중생 2명의 아버지가 미군 관계자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음을 보도했다. 월드컵에 가렸다가 이젠 서해교전에 가려질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가 들지만,대한매일이 이 사건의 속보에 성의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대표
  • 붉은악마 진로 세갈래 고심,대의원회서 최종결정

    월드컵 4강 신화의 또다른 주역이자 ‘12번째 국가대표 선수’인 붉은악마응원단의 향후 진로는 어떻게 될까. 30일 붉은악마 집행부 등에 따르면 월드컵 이후 진로는 세 가지로 압축된 상태로 보인다.7월중 열리는 대의원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우선 중앙집행부를 축소하고 지방에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발전적 해체’방안이 많이 거론된다. 다음으론 상근직원을 두세명 두고 시민단체처럼 운영하되 정치적 성격은 배제하고 운영방법만 시민단체 형식을 빌린다는 복안이다.마지막으로 일부 열성 회원을 중심으로 현재 상태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집행부는 향후 진로 결정에 앞서 회계사를 선임,그동안의 손익계산서를 투명하게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암표를 판매하거나 공동사업 수익을 착복,붉은악마의 명예를 훼손한 회원을 징계하는 작업에 우선순위를 둘 계획이다.SK텔레콤 등 관련 업체들이 붉은악마의 허락없이 회장 이름이나 응원가를 도용하거나 티셔츠를 판매한 문제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프로축구 수원삼성팀의 응원단이자 붉은악마 회원인 허우영(20)씨는 “수원삼성 서포터스 홈페이지에는 하루에도 수십건씩 서포터스가 되겠다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유럽의 축구강국처럼 온 국민이 자발적으로 축구를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면 지금과 같은 붉은악마 응원단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황장석기자 surono@
  • 월드컵 결승전 이모저모/’노란 물결’ 브라질 응원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브라질과 독일의 결승전이 열린 30일 요코하마 종합경기장의 관중석에는 노란 카나리아색 물결이 흰색의 무리를 수적으로 크게 압도했다. 카나리아색은 브라질 응원단의 복장이고 흰색은 독일의 응원복으로,브라질경기가 열릴 때마다 카나리아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았던 일본팬들은 이날도 이를 잊지 않아 브라질팀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결승전을 관람한 관중 7만 2370명은 역대 월드컵에서 11번째로 많은 숫자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밝혔다.요코하마 종합경기장을 찾은 순수 관중수 6만 9029명은 5월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세네갈 개막전의 6만 2561명보다 6468명 많은 것으로 이번 대회 최다를 기록했다. ◇2002월드컵 폐막일인 30일 월드컵 우승 트로피인 FIFA컵을 누가 시상하느냐를 놓고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까지도 의견이 엇갈려 축구 팬들의 궁금증을 더했다. 이는 FIFA의 키이스 쿠퍼 미디어담당관이 경기전 가진 브리핑에서 “필드에서 행사를갖는다면 조제프 블라터 FIFA 회장,본부석에서 갖는다면 아키히토 일왕이 시상하게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변했기 때문.결국 시상은 필드에서 블라터 회장에 의해 이루어졌다. ◇결승전 보도를 위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취재진이 무려 2000여명에 달해 경기장 부설 미디어센터(SMC)와 기자석은 북새통을 이뤘다. 일본조직위원회(JAWOC)에 따르면 이날 입장이 허가된 취재기자만 1700여명이고 사진 기자가 300여명.이 때문에 일부 취재진은 기자석을 배정받지 못해 발을 구르기도 했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많지는 않지만 붉은색 셔츠를 입은 한국인 관중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한국 경기때마다 전국의 거리를 물들여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Be the Reds’셔츠를 입고 나타난 붉은악마들은 두팀의 다소 ‘엉성한’응원을 보며 한국의 결승 진출 좌절을 아쉬워해야 했다. 브라질과 독일 응원단은 붉은악마의 카드섹션같은 장엄한 분위기 대신 자유분방하게 국기를 흔들며 고함을 지르는 것으로 응원을 대신했다. ◇일본 관중들은 비록 일본이 일찌감치 16강에서탈락하긴 했지만 결승전응원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경기시작 8시간전인 낮 12시부터 요코하마 경기장 주변에 모여든 일본 관중들은 삼바춤을 추는 브라질 응원단의 거리 응원에 동참하는 등 월드컵 열기를 고조시켰다. 오노 신지의 유니폼을 입은 한 일본 여성팬은 자신이 그동안 지켜본 월드컵경기장 입장권 16장과 “월드컵이 일본에서 열리게 되어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인 대형 팻말을 들고 다녀 눈길을 끌었다. 요코하마(일본) 송한수 류길상특파원 onekor@
  • [월드컵 다시보기] (4)2002년 6월 한국

    ■‘대~한민국' 환희의 ‘붉은 축제' 활짝 2002년 6월 한국 사회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월드컵으로 인해 분출된 역동성과 새로운 사회현상들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자리매김될 것인가.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길거리응원의 중심에는 새로운 세대의 등장과 여성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마력 앞에 해외동포들은 가슴 찡한 감동의 눈물을 흘렸고,전 세계는 부러움과 놀라움의 감탄사를 연발했다.특히 길거리 응원은 21세기 초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화코드를 이끌어 냈으며,기성세대의 고정관념까지 보기좋게 허물었다.지난 한달 동안 4700만 국민 모두가 공유한 흥분과 감격,환희와 눈물의 체험을 되짚어 본다. ◇208세대의 힘= 온 몸을 태극기로 휘감고 ‘대∼한민국’을 목터져라 외친 20대 초반의 여성들,‘386세대’들이 비장하게 부른 ‘아리랑’,‘애국가’를 테크노 리듬에 맞춰 머리 흔들며 부른 젊은이들,승리의 환호 속에서도 쓰레기를 줍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준 앳된 학생들…. 세계를 놀라게 한 길거리 응원의 배경에는 그동안 늘 ‘말썽꾸러기’로 어른들의‘꾸중’을 듣던 ‘208세대’가 있었다.20대,2000년대 학번,80년대 출생자들이다. 젊음을 원동력 삼아 자발적으로 모인 ‘208세대’는 딱딱하고 비장하게만 느껴졌던 ‘태극기’와 레드 콤플렉스 탓에 금기시했던 ‘붉은색’을 아무거리낌없이 길거리에 내놓았다.이들은 ‘태극기 패션’,‘페이스페인팅’등 파격과 일탈의 문화코드를 유행시켰다.국가가 개입하지 않은 21세기형 ‘잔치 문화’의 흥겨움도 선사했다. 이들이 서울 광화문에서 물꼬를 튼 ‘축구 해방구’는 가정화목과 세대화합,이웃사랑의 한마당을 통한 국가 통합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한림대 사회학과 한준 교수는 “‘208세대’가 보여준 건강하고 당당한 모습이야말로 우리나라를 세계의 중심 국가로 우뚝 서게 할 원동력”이라면서“외국인들도 이 엄청난 열정의 분출 광경을 경이의 눈으로 주시했다.”고평가했다. ‘우리의 세계’를 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208세대’는 앞으로 문화변동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원하는 문화현상을 만들고 스스로 창출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문화창조자와 문화수요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자신감’으로 충만돼 있기 때문이다. ◇거리로 나선 여성·아줌마 부대= 여성들이 보여준 뜨거운 응원열기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바꿔 놓기에 충분했다. “여성과 아줌마 부대를 뺀 길거리 응원은 생각할 수도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길거리 응원에 나선 인파의 절반 이상은 여성들이었다. 동덕여대 사회학과 정준영 교수는 “스포츠,특히 축구라면 남편이나 남의 일로만 치부해 왔던 아줌마부대가 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거리로 나오면서 ‘월드컵 문화’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월드컵 이전만 해도 여성들에게 축구경기는 군대 얘기와 함께 ‘선수와 공이 힘차게 부딪치는,남성들의 운동’에 불과했다.그러나 월드컵과 길거리응원의 열풍은 마침내 여성을 집 밖으로 끌어내 축구잔치의 황홀한 체험을 공유하게 만들었다. 길거리 응원에 세 차례나 나왔던 주부 양미경(37·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이름은 물론 포지션과 장·단점까지 훤히 꿰뚫고 있다.”고 자랑했다. 젊은 여성들은 외국의 꽃미남 스타들을 보며 가슴 설레는 환성을 내지르기도 했다.일부는 ‘보는’ 축구가 아닌 직접 ‘하는’축구를 찾아 나서기도한다.전문가들은 가부장제의 남성우월주의로 인해 욕구를 분출할 기회를 갖지 못했던 여성들이 길거리응원을 통해 집단행동의 카타르시스를 체험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일부 여성들은 “한반도 전체가 경련하듯 비명을 지른 잔치에 우리도 거리낌 없이 참여한 것일 뿐”이라며 “여성의 관심을 특별히 바라보는것 자체가 성차별적인 인식”이라고 반박한다. ◇잔치 한마당,뒤풀이= 폴란드와의 경기 때만 해도 전국적으로 50만여명에 불과했던 길거리 응원단은 경기가 거듭되면서 400만여명까지 늘어났고 급기야 지난달 25일 독일전에서는 전 국민의 20%에 해당하는 700만여명으로 불어났다.놀이터,학교 운동장,술집,식당 등에 모인 소규모 응원단의 숫자까지 합치면 온 국민의 절반 이상이 ‘집 밖 응원전’에 동참한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팀의 경기가 열린 날 도심 거리는 잔치 마당으로 변했고,아파트단지 베란다에서도 ‘오 필승 코리아’가 메아리쳤다.흥에 겨운 젊은이들이 차량위에 올라가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고,처음 만난 사람들과 어깨를 걸고 ‘기차놀이’를 벌이기도 했다. ‘열린 가슴’이 빚어낸 ‘난장’은 일상으로까지 이어졌다.‘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는 자연스러운 인사말이 됐고,오가는 차량들도 ‘빵빵 빵빵빵’을 울려 대며 ‘우리’라는 동질감을 만끽했다. 잔치에는 승패가 중요하지 않았다.한국팀이 패배한 날에도 뒤풀이 응원의 모습과 열기에는 변함이 없었다. ‘광장’의 개념도 이념의 탈을 벗었다.‘4·19’,‘5·16’등 질곡의 현대사에서 ‘광장’은 언제나 ‘싸움터’였다.당시 ‘광장’으로 나온 사람들은 억압의 대상에 저항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월드컵 기간 국민들은 신명을 내고 잔치를 즐기기 위해 ‘광장’으로 나왔다. 중앙대 사회체육학과 안민석 교수는 “수백만명이 광장에 모여 일희일비했는데도 기성세대들이 우려했던 과격행동이나 폭력사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입증하는 것”이라면서 “외국의 언론들이 한국의 응원문화를 전하면서 ‘훌리건’대신 ‘콜리건’이란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이번 월드컵은 이역만리 해외동포들에게도 ‘조국애’의 진수를 체험케 했다.동포들은 “태극전사의 승전보를 접할 때마다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동포의 현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는 내용의 글이 속속 올랐다.영국 유학생협회 게시판에서 ‘박종성’이란 ID의 네티즌은 “외로운 유학생활 4년 동안 이번처럼 한국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운 적은 없었다.”고 감격해했다. 300여명의 일본인들과 함께 ‘코리아-재팬(Korea-Japan)응원단’을 만들어 열띤 응원을 펼친 700여명의 재일동포들의 감동은 각별했다.대한해협을 넘어온 이들은 한국팀이 경기할 때마다 ‘화해와 감동’의 응원전을 펼쳤다.오사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권동품(52)씨는 “이번 월드컵이 두 나라의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데 좋은 약이 됐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도움’으로 16강에 진출한 미국은 연일 신문 머리기사 1면과 상보를 통해 ‘한국의 기적’,‘현대축구의 신데렐라’라며 한국팀의 신화를 빠뜨리지 않고 전했다.미국 현지동포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전 교민이 한마음이 돼 내년 ‘미주이민 100주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며 들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5년째 살고 있는 김수경(33·여·회사원)씨는 “대통령 아들의 비리사건 등 우울한 소식이 많아 교민 모임도 뜸했는데 이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만나 축하인사를 나눈다.”고 좋아했다. ◇월드컵의 환호에 가린 그늘= 월드컵의 열기에 숨겨진 우리 사회의 아픈 모습 또한 모두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지난 5월 시작된 노동계의 임·단협 총파업은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나홀로 투쟁’의 양상을 띠게 됐다.미군캠프기지의 고압선에 감전돼 두 다리와 팔을 잃은 전동록씨가 세상을 등졌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월드컵에 묻혀 있었다.수많은노점상과 철거민들은 ‘국제적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속과 철거를 당하며 힘겨운 생존권 투쟁을 벌였다.지난달 13일에는 미군 장갑차에 깔려 꽃다운 소녀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 월드컵의 뒤안길에 묻혀 있는 소외계층의 아픔을 우리 국민 모두가 보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상지대 교양학부 정대화(43) 교수는 “월드컵은 변화의 구심점이 없는 우리사회에 커다란 기둥으로 작용했다.”면서 “국민 개개인의 자발적 참여가 모여 이뤄진 ‘연대’의 기운을 소외된 이웃에게도 나눠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구혜영 이영표기자 koohy@ ■쏟아진 월드컵 유머·유행어 월드컵 기간에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만큼이나 각종 유행어와 유머도 많이 쏟아졌다. PC통신의 축구동호회에서 붉은악마가 탄생했듯 네티즌들은 히딩크 감독과 대표팀,축구를 주제로 많은 화젯거리를 만들어냈다.스타 선수와 각종 사건·사고,극적 반전이 만발했던 월드컵은 항상 ‘재미’를 추구하는 네티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주제였다. ◇히딩크=희동구(?)/ 네티즌은 히딩크 감독의 귀화를 위해 상암 희씨의 시조로 희동구(喜東丘)란 한국 이름을 붙인 모의 주민등록증을 만들었다.한국팀이 승승장구하자 히딩크의 얼굴 사진을 확대 복사한 대형 주민등록증이 응원단의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히딩크 감독 귀화운동’과 ‘이적반대 서명운동’까지 벌인 네티즌들은 히딩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담은 갖가지 이야기를 퍼뜨렸다.‘전능하사 세계를 하나되게 하신 축구신과 그 외아들 거스 히딩크 감독님을 내가 믿사오니…킥 오프’라는 ‘히딩크 주기도문’이 등장했다.‘송종국(國) 설기현(縣)에 살며 김남일을 한다….’로 시작되는 ‘히딩크 설화’까지 나왔다. 히딩크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긴 명언을 묶은 ‘히딩크 어록’을 응용한 ‘히딩크식 수능대처법’도 등장했다.길거리 응원만 열심히 다닌 수험생이 “모의고사 성적이 이게 뭐냐?”고 닦달하는 부모님께 “모든 것은 11월에 맞춰져 있습니다.그때까지는 과정일 뿐입니다.11월이 되면 전국을 깜짝 놀라게 하겠습니다.”라고 대꾸한다는 것이다. 축구 열기 때문에 ‘월드컵 세대’로 불리는 현재 고교생들이 ‘단군이래 최저학력’을 기록하리라는 우려에는 “현재 200점,하루에 1점씩 올린다면 130일 후에는 330점이 될 것입니다.”라고 답한다는 유머도 나왔다.“골드컵을 원한다면 골드컵에 맞춰주고,월드컵을 원한다면 월드컵에 맞춰주겠다.”란 히딩크의 말을 응용해 “모의고사를 원한다면 모의고사에 맞춰주고,수능을 원한다면 수능에 맞춰주겠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돌았다. ◇꽃미남 열풍/ 잉글랜드의 베컴,한국의 안정환 등 축구실력뿐 아니라 외모까지 뛰어난 선수들은 ‘꽃미남’으로 불리며 여성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두 선수가 각각 ‘인디언 머리’,‘아줌마 파마’라는 독특한 머리 모양을 선보이자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유행으로 퍼지기도 했다. 네티즌에게 가장 인기높은 국가대표 선수는 기죽지 않는 거친 수비로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받은 김남일 선수.일부 네티즌들은 나이트클럽 종업원으로 일했던 김 선수의 이력과 외국 선수들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는 일화를 엮은 ‘김남일 어록’을 만들어 그의 인기를 확대 재생산했다. 김남일의 팬들은 월드컵 주제가 ‘발로 차’를 개사(改詞)한 ‘걷어 차’를 김 선수의 주제가로 선사했다. ‘압박축구’가 한국 축구의 새로운 스타일로 부각되면서 한국 영화 ‘해적,디스코왕 되다’의 제목과 포스터를 패러디한 ‘한국,압박왕되다’라는 합성사진도 단연 인기를 끌었다. 각국 선수 이름이나 팀의 별명을 이용한 말장난도 많았다. 네티즌들은 팔꿈치를 이용한 교묘한 반칙으로 ‘아주리 군단’이 아닌 ‘아주 까리 군단’으로 불린 이탈리아가 한국에 패한 뒤 ‘(집으로)아주 가 버리게’ 됐다고 비꼬았다. 윤창수기자 geo@
  • 월드컵 추억… 이렇게 간직

    생애 가장 행복한 6월을 보낸 사람들이 이제는 월드컵의 추억을 어떻게 간직할지 고민이다. 붉은악마 티셔츠나 응원용 머플러를 고이 소장하거나 길거리 응원을 통해 사귄 친구들과 인연을 이어가며 월드컵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 ‘머플러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정종필(26·대학원생)씨는 이번 월드컵기간 선보인 각국의 다양한 머플러를 수집중이다.정씨는 “한국·폴란드전이 열린 지난달 4일 광화문 네거리에서 폴란드 응원단과 맞바꾼 머플러를 볼때마다 그날의 감격이 되살아난다.”고 기뻐했다. 머플러는 응원 문구가 새겨진 목도리 모양의 응원도구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붉은악마가 만든 머플러는 일찌감치 품절됐다. 유학생 이다영(22·멕시코 문디알대 3년)씨는 길거리 응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동호회를 만들었다.이씨는 인터넷에 길거리 응원 당시 에피소드와 사진을 올리며 뜨거웠던 6월을 되새기고 있다. 이씨는 “길거리 응원에서 만난 친구들과 이번 여름에 경포대에 놀러가 월드컵 뒤풀이를 할 계획”이라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학생 김지현(24)씨는 길거리 응원에 나설 때마다 붉은악마 응원단의 상징 치우천왕을 얼굴에 그렸다.세심한 정성을 들여 그린 것을 지우기 아까워 사진으로 남겼던 김씨는 최근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쓸 때마다 서명 대신 이사진을 올리고 있다. 윤창수 오석영기자 geo@
  • [월드컵을 넘어서] (4)길거리응원을 사회통합 힘으로

    ■광장응원 열기 ‘사회융합' 용광로로 ‘2002년 6월’은 우리에게 실로 충격,그 자체로 다가왔다. 연인원 2500만여명,한국 인구의 절반이 넘는 인파들이 전국의 길거리로 나와 ‘대∼한민국’,‘필승 코리아’를 소리높여 외치는 전대미문의 일대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 역사상 세대·지역·이념·성별 등 모든 갈등을 뛰어넘어 오직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신명,열정이 표출된 한판 축제는 이번이 처음이다.아무도 예측 못한 거대한 ‘붉은 해일(海溢)’이 한반도,아니 전세계를 강타했다. 역사가들은 ‘6월 월드컵’을 3·1운동,4·19의거,5·17민주화 운동,6·10항쟁 등 우리 역사의 분수령을 이어갈 ‘쾌거’로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주체할 수 없는 숭고한 열정과 감동이 우리를 ‘하나’로 묶었던 이번 월드컵 체험은 분명 남북,동서,학연,지연으로 갈리고 찢긴 민족에 새로운 ‘공동체 건설’의 모티브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많다. ◇새로운 공동체의식 형성= 우리 국민들의 열광적 환호는 단지 축구를 향한 열정만이 아니다.세계 일류와 맞설 수 있다는,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경쟁력과 당당한 자신감의 발로인 것이다. 애초 길거리 응원은 정치·경제·사회적 스트레스,IMF 이후 억압된 욕망과 좌절,욕구를 해소하는 자발적 ‘카니발’로 시작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우리가 남이가.’라는 표현에 농축된 강렬한 집단주의의 긍정적 표현으로 발전했다.불의에 저항하는 4·19의거,6·10항쟁 등으로 이어지는 길거리 투쟁의 훌륭한 유산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뉴욕타임스가 최근 “한 세대 전 군부독재와 맞서 50만명이 시위를 벌였던 시청 앞 광장에서 붉은 셔츠 차림의 젊은이 100만명이 국민적 메시지를 갖고 새로운 슬로건을 외쳤다.”고 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황익주 서울대(인류학과) 교수는 “평소 소외되고 단절된 생활을 하던 현대인이 모처럼 월드컵을 계기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일체감을 느끼는 등 공동체 의식이 확산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제,“일시적 욕망 해소의 수단이 아니라 단절되고 갈라진 우리 사회가 통합의 길로 나가는 에너지로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서 통합과 열린 세계와의 접목= 월드컵 응원 열기는 동양 특유의 강한 집단주의와 민족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인권·시민 단체에서는 “붉은악마(길거리 응원)가 국가주의와 맹목적 애국심을 부추겨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우려보다는 긍정적 가능성이 더 크다.정해진 목표를 향해 강도 높은 민족주의의 모습을 각인시켰지만 과거와 다른 점은 방어적·패쇄적이 아니라 ‘개방적’,열린 민족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 가치 희생을 전제로 한 과거 문화와 달리 집단적이되 수평적이고 개인주의적인 모습으로 탈바꿈됐다는 지적이 많다. 수직적 공동체주의가 서구 문화에 익숙한 90년대 신세대들의 수평적 개인주의와 결합,‘개인주의적 집단주의’라는 새로운 문화,동·서 통합적 문화를 창출한 것이다. 붉은악마들의 열광적 응원과 질서정연함이 조화된 응원 문화는 러시아가 일본에 패한 뒤 2명의 사상자를 낸 모스크바 난동과 좋은 대조를 보였다. 유럽의 악명높은 ‘훌리건 문화’는 감히 근접도 못할 수준이다.이 때문에 영국의 BBC는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분위기”라고 했고,로이터 통신은 “72년 월드컵 역사에 새로운 경향을 제시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회통합의 과제= 우리 국민들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모처럼 이땅에 산다는 사실에 신바람 나 있다.우리 특성 중 하나가 바로 신바람이 나면 아무리 어려운 역경도 극복해 내는 것이다. 이 신바람과 기운을 잘 살려 갈등과 대립,분열을 누그러뜨리고 사회통합을 촉진,‘코리아’전체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에너지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만길(姜萬吉) 상지대 총장은 “3·1운동은 친일파가,4·19의거와 6·10항쟁은 군부·독재정권이 참여하지 않았지만 6월 월드컵은 전국민이 합세한 역사적 사건”이라며 “여기서 분출된 에너지를 민주화와 사회통합,발전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요한 전제는 강제적 획일성이 아니고 자유롭고 자발적인 균형과 통합이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는 일이다.축구의 역동성과 생명력,탈문명적요소가 공동체 문화의 복원과 민족·사회통합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겉으로 사회통합을 이야기하면서 실제 행동에선 학연 지연 등 패거리문화에 의존하는 우리 문화 특유의 ‘이중성’에 대한 철저한 반성없이 사회통합의 길이 요원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진단이다. 오일만기자 oilman@ ■축구강국 100년 대계/ 저변 확대 꾸준히… 프로리그 활기차게 ‘이제는 소프트웨어다.’ 한국은 2002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창조하면서 당당히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자칫 방심하다가는 신화의 효과는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따라서 명실상부한 축구 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남달리 전력 강화에 힘썼던 대회 개막 이전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과거에 견줘 한국 축구의 인프라는 상당히 개선됐다.대표적인 예가 세계적 수준의 10개 경기장 신설이다.더구나 이중 7개는 축구계의 희망에 따라 전용구장으로 지어졌다. 이밖에 천연잔디 구장 6개면과 인조잔디 1개면,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숙박시설을 갖춰 각급 대표팀 훈련 및 심판·지도자 강습장으로 두루 활용될 파주트레이닝센터의 준공 등도 월드컵 개최가 가져다 준 부산물이다. 결국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하드웨어에서는 상당한 기틀을 갖춘 셈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남은 과제는 이같은 훌륭한 인프라를 활용해 100년 대계를 세우는 작업이다.그 내용은 크게 저변확대,과학적이고 통일된 커리큘럼에 의한 인재 육성과 지도자 양성,프로리그 활성화 등으로 요약된다. 저변 확대는 4강 신화의 효과를 지속해 나가기 위해 장기적으로 실천해야할 과제다.현재 한국의 축구 저변은 월드컵 4강 진입이 기적으로 비쳐질 만큼 열악하다.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등록선수.우리나라에서 현재 활동중인 등록선수는 1만 8000명.세계 1,2위를 다투는 프랑스와 브라질이 각각 180만,150만 이상의 등록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견주면 그야말로‘조족지혈’의 수준이다. 유능한 인재를 발굴·육성하는데도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20세 미만의 선수 재목과 지도자 후보를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엄선해 해외 유명클럽이나 교육기관에 위탁해 교육받게 한다거나 프로팀 산하에 유소년 팀을 운영해 체계적으로 꿈나무를 육성하는 일 등이 그것이다. 아직 통일된 틀이 없는 지도자 육성 과정도 하루 속히 완성해야 할 숙제다.이웃 일본이 우리보다 10년이나 늦은 93년 프로리그를 출범시키고도 ‘100년 프로젝트’아래 유소년팀,청소년팀,성인팀 별로 통합 과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것은 귀감이 될 만하다. 프로리그의 활성화 역시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이는 10개 월드컵경기장의 효과적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절실하다.가장 시급한 문제는 수원 부산 울산 대전 외에 월드컵 개최 6개 도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구단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안양 부천 성남 포항 광양 등을 연고로 하는 기존 프로구단의 연고지를 월드컵 개최도시로 이전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와 함께 국가대표팀의 근간이 되는 프로축구단을 유소년,청소년,성인팀등을 모두 갖춘 클럽시스템으로 바꾼 뒤 마케팅을 강화하도록 하는 일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수과제다. 그러나 이 모든 작업들이 순탄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축구협회뿐 아니라 정부와 축구인,축구팬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중지를 모으고 이를 관철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해옥기자 hop@ ■전문가 제언/ '길거리 응원문화'살려 아파트 공동체 운동으로 이제 7월이다.들떴던 축제의 장에서 차분히 일상으로 돌아올 때다. 지난 한달 동안 국민 모두를 축구마니아로 만들며 밤잠을 설치게 했던 월드컵 경기가 끝나면서 축구의 금단(禁斷)현상이나 심리적 공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월드컵에 대한 전 국민적 참여열기와 주최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분위기를 국운상승의 기회로 바꾸자는 움직임 또한 분주하다.정부가 직접 나서서 기념일을 제정하고,관련부처가 모여 아이디어를 짜내고 보고 대회를 갖는 등 월드컵의 불씨를 살리려는 징후가 역력하다. 문제는 이런 묘안들이 과연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과거에 경험했던 것처럼 소비적인 일회성 행사나 동기부여가 약한 전시행정에 국민들을 반강제적으로 끌어 모으는 일이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드러내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저 일상의 차원에서 생활문화의 격조를 높이는 방법이 궁리돼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월드컵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그렇지만 너무도 일상적인 문제인 동시에 우리 시대의 과제이자 더불어 사는 사회를 구현하는 화두로서 아파트 공동체 운동을 떠올려 본다. 우리는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약속이라도 한 듯 단지내 주차장으로,놀이터로,학교운동장으로 나가 한번도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는 이웃과 손을 마주쳤다.한목소리로 ‘대∼한민국’을 외치기도 했다.마주 보이는 집에서는 태극기가 보기 좋게 휘날렸고 동네 슈퍼와 길거리 과일장수 아저씨는 반짝 세일로 우리를 즐겁게 했다. 이렇듯 다정한 이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서로 몰랐던 이웃과 억지웃음으로 대했던 단지내 주민들이 어떻게 이렇게 친근한 이웃으로다가올 수 있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네거리 등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장소에는 온통 붉은색의 물결이 일렁였다.우리 스스로가 놀랐을 정도로 충만한 에너지가 지난 한달 동안 한반도에서 발산된 것이다. 아울러 더불어 만들어가는 사회의 가능성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으며,아파트단지에서의 공동체 활동에도 적지 않은 시사를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길거리 응원에서 비롯된 국민적 참여와 그 결과로 빚어진 공동체 문화의 아름다움에는 몇 가지 성립조건이 있다. 우선 더불어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나 장소가 있어야 한다.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 경찰에 의해 보호되는 곳이 아니라 언제나 준비된 공간이어야 한다.이웃과 언제나 정담을 나누거나 더불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파트에 충분히 확보되어야 함이 바로 이런 까닭이다. 두번째는 그 공간에 담길 콘텐츠 확보이다.월드컵 경기에서 한국이 이겼으면 하는 바람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품었던 소망이다.이 소망에는 집단이나 세대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으며,사회적 지위나 소득의 차이와 같은 갈등의 요인이 끼여들 여지가 없다. 아파트 주민들 모두의 소망이 무엇인가를 알아보되 주민들 개개인의 의견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 것부터 찾아 나선다면 분명 지금과는 다른 아파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다. 세번째는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이다.길거리 응원을 이끌었던 붉은악마는 우리 모두였다.어느 누군가가 강요하거나 강제해서 이루어진 응원이 아니었다.붉은악마의 활동가들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그저 묵묵히 일반 대중들의 축제를 도와주었을 뿐이다. 그동안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전개했던 아파트 공동체 운동이 혹시 한 두사람이 이끈,그래서 대다수 주민은 멀뚱하게 바라본 일은 아니었을까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이제라도 그 운영의 틀을 재고해 봐야 할 때다. 박철수/ 주공 주택도시연구원 연구위원
  • [사설] 아쉬움 남긴 한·터키전

    아쉬운 한판이었다.한국축구팀은 대구 월드컵 3,4위전에서 터키에 1골 차로 패배,4위에 머물렀다.한국과 터키는 이번 대회에서 다같이 돌풍을 일으키며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일으켰지만,이날 한국은 기량과 골 운에서 터키에 한수 뒤졌다.월드컵 본선 첫승과 함께 4강에 진출하는 기적 같은 이변을 일으켰던 한국 선수들은 돌풍의 열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나,선수들간 긴장의 네트워크가 느슨해져 근성의 투르크 전사들에게 자주 빈 틈을 내주었다.한국 팀의 월드컵 3위 승리가 아니라 월드컵 4강다운 기량과 선전을 기대했던 많은 국민들은 실망감을 떨치기 어려웠다. 한국 팀은 전반에는 어이없는 수비 미비를,후반에는 안타까운 골 결정력 부족을 노정했다.경기 종료 30초를 남기고 2골차에서 1골을 만회하긴 했으나,한국 팀은 월드컵 4강을 자랑하기보다는 같은 4강에 내용적으로 뒤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각성과 배움의 계기로 삼지 않으면 안된다.다행히 한국축구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행운도 따르긴 했지만 거스 히딩크 감독 주도로 근본적 혁신을 세계 앞에 확실하게 구현했다. 경기와는 달리 우리 국민들의 응원과 성원이 3,4위전을 알차고 아름다운 ‘우리들의’결승전으로 격상시켰다.붉은악마가 주도하는 길거리 응원단은 비록 외형적 규모에서는 전만 못했지만,진심어린 열광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이 열광에 한국전 참전국인 상대 터키 팀에 대한 격려와 박수가 더해져 한국 월드컵의 트레이드마크로 떠오른 축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다.특히 붉은악마의 응원 구호 ‘CU@K리그’(K리그에서 만나자)는 스탠드에서 빛났다.한국축구팀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폭발시킨 이번 월드컵을 마무리하며 우리가 내건 약속이다.축포가 끝나도 잊지 말자.
  • 월드컵/터키전 이모저모 - 개최국 3, 4위전 필승 전통 깨져

    -한국이 3,4위전에서 짐으로써 ‘개최국 3위’의 전통이 깨졌다. 개최국이 3,4위전에 나선 것은 62년 칠레,90년 이탈리아 등 두차례.칠레는 유고를 1-0으로,이탈리아는 잉글랜드를 2-1로 제쳤다. -한국과 터키의 3,4위전은 ‘6·25 혈맹’이라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넘쳐서인지 한국 선수들은 집중력 부족으로 전반전에만 3골을 잃었다. 경기 시작전 서해교전 전사자를 위한 묵념이 있자 한국 선수들은 마치 친선경기인 것처럼 더욱 착각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터키 선수들은 오히려 전의를 다지는 모습. 홍명보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긴장을 늦춘 탓에 첫 실점의 빌미를 준 데 이어 이을용이 넘어지자 한국 선수들은 주심이 프리킥을 주는 줄 알고 멈춰서는 바람에 다시 실점을 하는 등 실수를 연발했다. -붉은악마 응원단은 양국 국가연주 때 대형 터키 국기를 펼치는 등 환영 분위기.그러나 전반전에 대량 실점하자 터키 선수들이 공을 돌리면 야유를 하는 등 한국선수들을 독려했다. -경기장에는 4강 신화로 조성된 축구열기를 프로축구로 이어가자는 내용의카드섹션이 이루어지고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붙었다. 붉은악마는 이날 ‘See You at K리그(K리그에서 만나자)’를 신세대 사이버 언어로 풀어놓은 ‘CU@K리그’로 카드섹션을 펼쳤다. -차범근 MBC해설위원이 이날 오후 6시40분쯤 대구월드컵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500여명의 팬들이 사인을 요청하며 ‘차범근’을 연호. 차씨는 많은 팬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진땀을 빼다 출입구로 통해 경기장으로 들어왔다.차씨는 대표선수인 아들 두리가 젊은 여성팬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끄는데다 축구 해설을 하면서 선수시절 못지 않게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 이종락 조현석기자 jrlee@
  • 서해교전/시민들 반응 “”월드컵 축제에 찬물””

    ‘월드컵 축제’말미에 터진 북방한계선(NLL) 상에서의 남북교전은 우리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6·15 남북선언 이후 조성된 남북 화해·협력의 기조가 근본적으로 흔들린데다가 자칫 신 냉전구도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컸다. 이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명확한 진상규명과 강경대응을 요구하면서도 “남북 평화체제가 깨져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이해진 안보정신을 가다듬고 북한의 사과·보상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시백(李時伯·63·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회장)- 남북관계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아 아쉽다.월드컵 경기를 북한에서도 방송했다는 소식을 듣고 코리아가 붉은악마로 하나될 것이라 기대했었는데 허탈하다.남북관계에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정용탁(鄭用琢·56·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 월드컵 마지막 한국경기가 있는 날 북측이 도발하고 젊은 청년들이 죽어갔다는 사실에 분노가 인다.마치 손님 초대한 날,아이가 심통부린 것처럼 세계 손님들에게면구스럽다. -김고은(23·대학생)- 슬픈 일이다.우선 축제를 잘 마치는 것이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월드컵이 정리되면 철저하게 잘못을 따져야 할 것이다. -존 코이(56·아일랜드인)- 같은 경우는 아니지만 아일랜드도 이러한 사고가 터진다.열심히 준비한 잔치에 좋지 않은 결과가 생겨 안타까울 뿐이다.한국민이 지혜롭게 해결하리라 본다. -손낙구(40·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 이 사태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가면 안될 것이다.신중하게 접근하자. -신해식(35·민주참여네티즌연대 대표)- 그동안 북한이 월드컵을 방송,우호적 태도를 보이는 것 같았는데 결국 그들의 목표가 남북적화에 있음을 이번사태가 보여준다.월드컵 3,4위전이 있는 날 세계가 집중할 때 강력한 도발을 감행한 것은 한반도의 긴장 상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제스처라고 볼 수있다. -김지연(29·방송작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모두 북한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먼저 정확한 진상을 공개하는 것이 정부의 할 일이라고 본다. 오일만 구혜영기자 oilman@
  • 월드컵/ 혈맹 터키에도 따뜻한 응원을

    잘 싸웠다.한국축구가 사상 처음 월드컵 4강에 올랐다.온 국민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었다.전 국민이 하나된 붉은 축제 속에서 모두가 흐트러짐이 없었다. 선수들과 전 국민은 우리가 승리했음을 믿는다.우리는 경기장에서,거리에서,안방에서 4700만이 하나되어 뛰었고,열광하고 감동했다.이번 월드컵은 무엇보다 우리의 관전문화를 완전히 바꿔 놓았으며,승부를 떠나 경기를 즐길 줄 아는 여유도 가르쳐 주었다. 까다로운 보안검색으로 경기장 출입구마다 수십명씩 길게 늘어서도 짜증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경기장을 질서 정연하게 빠져나가는 것도 예전에 보기 어려운 모습이었다.특히 경기장에서 남녀노소 가릴 것없이 수십만명이 하나되어 자발적으로 ‘붉은악마’티셔츠를 입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대∼한민국’‘오∼필승 코리아’를 연호하는 모습은 단순한 장관을 넘어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있었다.우리팀과 경기하는 상대팀의 선수가 볼을 몰고 갈 때면 야유의 우렁찬 목소리가 합창이 되어 “우우…”하면서 상대선수들의 사기를 위축시키는 것은 ‘옥에 티’임에 분명하다. 터키와의 3,4위전에서는 이러지 말기를 바란다.월드컵 전초전에서 터키국민들이 한국 주심의 판정에 불만을 가져 터키 주재 교포들을 불안케 했던 외신을 기억한다. 터키 국민들이 “한국은 우리 삼촌이 피를 흘리며 지켜 준 나라다.두나라 중 누가 이겨도 상관없다.”라던 이야기도 들었다.이번 경기에선 터키선수가 공을 몰고 갈 때 야유의 소리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두 나라중 누가 이겨도 상관없다.월드컵 주최국 국민답게,또 터키의 형제국 국민답게 신뢰와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자. 이연수 공보담당관 서울지방 경찰청
  • [월드컵을 넘어서] (3)정치·외교 지평을 넓히자

    ■‘투명한 룰의 정치' 확립하자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거스 히딩크 국가대표팀 감독의 독특한 용인술(用人述)이 시중에 화제가 되면서 우리 정치권에도 ‘히딩크 식(式) 정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히딩크 식’이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비중을 지녀 온 학연이나 지연,패거리 문화 등을 철저하게 배격하는 대신 ‘기초’와 ‘실력’을 중시하는 것을 말한다. 정계 원로나 전문가 등 각계에서는 이번 월드컵의 성공 비결을 나름대로 분석하며 이를 계기로 우리 정치권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정치권이 이번 기회마저 놓친다면 우리 정치는 영영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박준규(朴浚圭) 전 국회의장은 우선 이번 월드컵을 통해 ‘잃어버린 젊은 세대’를 새로 찾은 것 같다는 느낌을 피력했다. 그는 “그간 구세대들은 스스로만 애국자고 젊은 세대는 길 잃은 양처럼 생각해온 게 사실이었으나 월드컵을 통해 그들이 우리 사회의 중심에 있다는 걸확인했다.”면서 “구세대가 구태와 고정관념,풍토에서 탈피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또 “앞으로는 정치가 통합된 사회 분위기를 전향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하며 이를위해서는 기성세대 각자가 마음을 정리하고 문을 여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만섭(李萬燮) 전 국회의장도 “월드컵을 통해 단합된 국민적인 에너지를 정치권이 훼손해선 안된다.”면서 “ 월드컵을 성공으로 이끈 선수와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국회부터 빨리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나 시민단체 관계자들 사이에는 월드컵을 계기로 정치에 대한 ‘기초’를 확립,정치권을 ‘정상(正常)’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성균관대 김일영(金一榮·한국정치) 교수는 “정치라는 것이 원래 갈등을 봉합하고 해결하는 것인데 우리 정치는 그런 기능을 전혀 못하고 있다.”면서 “월드컵기간 중 지방선거로 민심이 표출됐음에도 월드컵에 묻혀 그냥 넘어가고 있는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회 후반기 원 구성과 부정부패 척결을 꼽았다.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국회법에 명시돼 있듯이 국회의장뿐 아니라 모든 직위를 자유투표로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이래영(李來榮·비교정치) 교수는 우리 정치를 축구에 비유,“축구 경기의 특징 중 하나는 게임의 규칙이 투명하다는 것이며 선수가 반칙을 하면 경고를 받고,심하면 퇴장도 당하는 반면 한국 정치는 규칙도 없고 퇴장도 없이 불법과 금권선거가 판치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 정치의 문제점으로 제도만 그럴듯하게 만들어 놓고,그 제도와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을 들었다. 그는 “성공적인 월드컵을 계기로 정치인들은 앞으로 게임의 규칙을 지키는 정치를 해야 하고 히딩크 감독이 능력위주로 선수를 선발했듯이 우리 정치도 지역주의,연고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우리 정치도 제발 ‘페어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박원순(朴元淳)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 정치인들은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외국의 경우 선거가 사회적 이슈를 걸러주는 계기가 되는 반면 우리는 선거철만 되면 분열과 갈등이 심화되는 것이 현실 아니냐.”고 반문한 뒤 “정치권이 각종 선거과정에서 경쟁하고 논쟁할 때는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국가발전이나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관해서만큼은 ‘공유’도 가능한 만큼 정치의 ‘기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월드컵의 성공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며“국민들도 정치에 대해서 냉소나 방관자적 입장에서 벗어나 ‘무대 전면’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석연(李石淵) 변호사도 정치권의 대오각성을 촉구했다.그는 “정치권이 월드컵이 끝나가자 ‘정치 업그레이드’ 등 각종 ‘수사’를 동원하면서도 정작 원구성문제 등 기본적인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제는 구태의연한 모습에서 벗어나 고비용 정치구조를 개선하는 등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승진 이지운 홍원상기자 redtrain@ ■정치권 대책은 정치권이 최근 앞다퉈 내놓은 월드컵 후속대책이 ‘생색내기용’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즉흥적이거나 단선적인 정책,형식적인 행사 위주의 대응 등 여전히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그레이드 코리아’,‘한민족 대도약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책에는 그간 습관적으로 국민에게 내밀었던 ‘단골 메뉴’들이 많다.우선 ‘분야별 ○○대책기구 구성’‘국민토론회 개최’라는 기본 틀이나,이를 통해 다루기로한 주제들부터가 그렇다. 한나라당의 토론회 주제인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치·행정·인력개발 ▲고비용 정치구조 타파와 깨끗한 정치 ▲기업윤리경영,대기업 정책 ▲공적자금 ▲복지제도 개선 등에서는 시의성과 신선함을 찾기 어렵다. 국가 제반분야의 선진화·정치 업그레이드·경제재도약·문화체육 선진화 등에 대해 분야별 프로젝트팀을 설치,혁신안을 마련하겠다는 민주당의 계획은 선거때마다 거론된 화두(話頭)들이다. 축구발전기금 확대를 통한 국내외 축구경기 활성화,프로축구 2부리그 창설 등 축구진흥대책은 정부가 이미 제시한 정책들이다.히딩크 감독과 월드컵 관계자,선수및 가족,붉은악마 임원진에 대해 격려행사를 갖겠다는 발상은 “정치권의 고질병인 ‘과시·전시욕’이 도졌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정치권이 정작 현 시점에서 해야할 일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시민단체와 사회원로,학자 등은 한결같이 “국민 통합의 열기를 승화시킬 수 있는 기폭제가 되어달라.”고 정치권에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업그레이드되어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로 형성돼 있는 국민들을 대상으로 정치권이 아직도 베풀려는 고압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한 시민단체의 관계자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일전에 월드컵 관람 장소를 놓고 양당 대선후보간에 빚어진 신경전으로 국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원(院)구성도 못하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너나 잘해라’는 식의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지운기자 jj@ ■외국 VIP가 남긴 말 월드컵 기간중 주한 외교사절과 한국을 찾은 수많은 외빈들,그리고 각국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의 축구,그리고 한국민의 거리 응원 모습에 한결같은 찬사를 보냈다.그들이 던진 메시지는 우리가 월드컵 이후 지향해야 할 방향타 구실을 하기에 손색이 없다.그들이 남긴 어록을 모았다. “본인과 호주 국민은 이번 월드컵 준결승전에까지 오른 한국팀의 성공을 축하한다.한국팀의 성공은 한국으로서 큰 업적이다.당연히 자랑스러워할 일이며 호주에 있는 한국계 호주 국민들의 흥분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지난 25일 존 하워드 호주 총리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 “대 이탈리아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축하한다.히딩크가 있으니 우리 네덜란드가 한국이 즐기고 있는 승리의 축제에 함께 할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로버트밀더스 네덜란드 외무부 아주국장이 주 네덜란드 김용규 대사에게 보낸 축하전화에서) “‘한국과의 전쟁 등 과거는 책을 통해 배웠다.그러나 축구를 통해 한국 사람을 알게 됐고,앞으로 축구를 통해 한국 친구들과 우정을발전시키고 싶다.’고 한 일본의 한 축구선수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일 왕족으로 처음 한국을 공식방문한 다카마도노미야(高円宮)일본 축구협회 명예회장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이런 생각을 가진 일본 젊은이가 많아질 것이라며) “포르투갈이 한국전에서 지긴 했지만 포르투갈에 선진 한국의 모습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우리팀이 져서 아쉬운 한편으로 주재국 대사로서 이보다 기쁜 일이 있겠느냐.”(라모스 마샤두 주한 포르투갈 대사가 경기 끝난 뒤 우리 외교부 당국자에게) “당신들은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할 능력을 이미 우리한테 다 보여줬다.더 이상 말이 필요없지 않느냐.”(외교부가 카리브해 국가 외빈을 초청해 2010 세계여수해양박람회 유치 지원을 요청하자 샘 콘도르 세인트키츠네이비스 부총리가 ‘걱정말라’며) 김수정기자 ■김항경 외교부 차관 인터뷰 한국이 업그레이드됐다.1988년 서울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의 현대화된 모습이 전세계에 알려졌다면,2002 한·일 공동 월드컵은 21세기 지구촌에서 당당한 민주시민 사회로서의대한민국의 이미지를 한껏 고양시킨 계기가 됐다. 외교부는 한국 청년봉사단의 개도국 파견 확대,해외 저명인으로 구성된 친한(親韓)인사그룹 ‘KOREA CLUB’(가칭)결성,통상·투자 사절단 파견 등 높아진 한국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크고 작은 방안들을 마련중이다. 28일 김항경(金恒經) 외교부 차관을 만나 2002한·일 월드컵의 성과와 함께 우리의 외교지평을 넓히는 후속조치들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이번 월드컵의 외교적 성과를 짚는다면. 우리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우리의 외교력에도 커다란 힘이 된 것은 물론이다.다자 협상이든 양자 협상 현장이든 우리 입장이 더욱 설득력을 갖게 된 것을 뜻한다. 특히 9·11테러 이후 처음 개최되는 최대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점에서 2010년 여수 해양박람회 유치 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체감한 사례가 있다면. 27일 카리브해 국가에서 온 외빈들을 만나 한국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는데,세인트키츠네이비스의 샘 콘도르 부총리 등이 “이미 당신들은능력을 모두 보여줬다.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그 정도다.내달 2·3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해양박람회 각국별 설명회에 전윤철(田允喆)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유삼남(柳三男)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 또 전 세계인들이 우리의 월드컵 경기장 등을 보고 한국의 건축수준을,수많은 기자들과 경제계 VIP들이 우리의 정보기술(IT)과 산업수준을 눈으로 보고 모두들 감탄했다.투자 유치를 위한 큰 발판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관광객 수다.당초 64만명으로 기대했으나 훨씬 작은 45만명 정도가 방한했다. 그러나 연인원 600억명이 월드컵을 시청한 것을 고려하면,그리 실망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장기적으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성과를 얻었다.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 의미를 살렸다고 보는지. 양국이 힘을 합해 안전하게,완벽하게 치러냈다.단순한 공동개최가 아니라 다같이 성공한 대회다.대회기간 중 일본 국민은 한국팀을,한국인은 일본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인들에게도 자신과 긍지를 심어줬으며 한·일 양국 우호관계를 세계에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폐막식에서 한·일 정상들은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대내외에 천명하는 공동 선언도 할 예정이다. -이같은 외교 성과를 지속시킬 후속조치는. 선진 시민국가로서의 우리 이미지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개도국 해외 자원봉사단 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재외공관을 통해 우리의 한류(韓流)열풍을 좀 더 세련되게 확대해 나가는 것도 검토중이다.우리의 응원 문화가 전세계적인 찬사를 받은 만큼 ‘붉은셔츠’와‘응원가’등 가두응원 문화를 한류 열풍에 포함시키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월드컵 기간중 재외동포 2∼3세들이 조국에 대한 자긍심은 대단했다.이들을 포함,해외의 교포들을 위한 여러 조치들도 구상중에 있다. 또 월드컵 개막식 직후 열린 세계석학원탁회의에 참석한 프랑스의 문명비평가 기소르망 교수와 자크 아탈리 전 세계은행 총재 등 저명 인물들을 명예 영사로 임명,친한 인사의 저변 확대도 도모할 예정이다.가칭 ‘코리아 클럽’(KOREA CLUB)결성을 추진중이다. -우리 대표팀이 승리한 상대국이 주로 유럽팀들이다.외교적으로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도 있는데,득실을 따지자면. 우리와의 경기에서 패한 일부 유럽팀들이 심판 판정에 불만을 표출하고 현지 언론들도 동조하면서 국민감정이 격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다.유럽지역에서 온 주한 외교관들은 자국팀이 패한 것을 분명 아쉬워하지만 “한국의 저력을 느꼈다.”며 우리의 승리와 한국의 힘을 인정하고 있다. 어찌 됐든 월드컵 경기가 끝난 오는 7월10일 본선에 참석한 31개국 대사들과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우리 선수단을 초청해 ‘뒷풀이’마당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붉은악마, SKT 손배소 낸다

    ‘붉은악마’가 후원업체인 SK텔레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낼 예정이다. ‘붉은악마’는 28일 “SK텔레콤측이 사전 협의 없이 ‘붉은악마’와 ‘신인철 회장’의 이름을 무단도용한 행사를 벌였으며,사전 계약과는 전혀 다른 광고물을 제작·배포했다.”면서 “소송 등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중이며,월드컵이 끝난 직후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붉은악마’ 집행부 관계자는 “‘붉은악마’와는 전혀 상관 없는 SK텔레콤만의 행사에 ‘붉은 악마 신인철 회장이 참석한다.’고 광고를 해왔다.”면서 “월드컵공식 후원업체도 아닌 SK텔레콤이 ‘붉은악마’의 이름을 이용해 수백,수천배의 광고효과를 얻었다.”고 지적했다.이 관계자는 “SK텔레콤측이 대회 시작 전 합의한 ‘한국축구의 힘 붉은 악마,스피드 011이 함께 합니다.’라는 광고 문구를 ‘붉은악마’를 빼고 ‘한국 축구의 힘,스피드 011’로 바꿨다.”고 덧붙였다. ‘붉은악마’집행부의 한 간부는 이날 “SK텔레콤이 빠져나갈 대책을 다 마련해놓았을 것으로 예상돼 싸움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범 국민적 잔치를 상업적인 홍보수단으로 이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확한 정보 수집을 위해 그동안 일반회원들에게는 소송건을 알리지 않았다.”면서 “곧 ‘붉은악마’ 공식 홈페이지의 카페 등을 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의를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붉은악마’를 상업적으로 이용해 부당한 광고효과를 얻었다는 말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이영표 황장석기자 tomcat@
  • [업그레이드 한국축구] (2)2006년엔 우승이다

    ‘2006년에는 꿈★이 이루어진다.’ 거스 히딩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2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장담했다.히딩크 감독은 예상을 깨고 한국을 4강까지 끌어올려 결코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고질로 지적돼온 학연과 지연,네임 밸류에 의한 선수선발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실력 위주로 대표팀을 꾸린 결과였다. 이번 대표팀은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구성했기 때문에 한국축구는 앞으로 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2004년 아테네올림픽,2006년 독일월드컵도 새 별들을 주축으로 차근차근 준비만 잘한다면 유럽도,남미도 더는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차두리(22) 이천수(21) 박지성(21) 설기현(23) 등 이제 갓 스물을 넘은 겁없는 신예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재목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타고난 체력과 성실함으로 편애에 가까운 히딩크 감독의 사랑을 받은 박지성은 포르투갈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확실하게 보은을 했다.그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윙백,오른쪽 공격수 역할까지 완벽하게 해내 유상철의 뒤를 이을 멀티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드필더 송종국도 포르투갈전에서 세계적인 스타 루이스 피구를 꽁꽁 묶어 무력화시키면서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4강전까지 6경기에 한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하며 전·후방을 종횡무진 누벼 대표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차두리는 이탈리아전에서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선보이고 독일전에서는 빠른 측면돌파를 여러번 성공시키면서 ‘차범근의 아들’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대표팀의 차세대 공격수감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왼쪽 공격을 맡은 설기현도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황선홍의 뒤를 이을 ‘해결사’로 떠올랐고,패기만만한 이천수도 후반전 조커로 주로 기용되며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돌파력과 드리블 능력을 한껏 과시하며 차세대 골잡이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들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세계의 어떤 강팀들과 만나도 결코 만만하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유럽의 강호로 꼽히는 폴란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연달아 격파함으로써 ‘유럽 공포증’도 단번에 날려버렸다. ‘아시아의 맹주’에서 안주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세계 축구계의 흐름을 좌우할 본류로 등장할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2004년 아테네올림픽이나 2006년 독일월드컵의 성적을 예측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지만 분위기만 잘 유지한다면 우승도 못할 게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주도로 4700만 국민이 모두 한국팀 후원자가 되면서 축구가 국민스포츠로 급부상한 점도 이같은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체계적인 선수관리와 유·소년층을 대상으로 축구 저변을 넓혀 간다면 한국축구는 머지않아 세계 정상권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기자 sskim@
  • 클로즈 업/ SBS 특집 ‘신화창조, 태극 전사들’

    히딩크의 신화,붉은 악마의 질서정연한 응원열기,하나됨을 보여준 국민적 열광에 대한 분석과 진단은 뉴스나 특집 다큐멘터리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다루어졌다. 그렇다면 신화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국가대표팀 선수 23명은 어떨까? SBS는 특집 다큐멘터리 ‘신화창조,23인의 태극 전사들’(오후 11시)을 긴급 편성해 그라운드의 실질적인 주인공인 23명의 국가대표팀 선수 개개인을 들여다본다. 취재진은 우선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전력,신체 특성,주특기 등을 취재해 팀에서의 역할과 공헌도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또 선수들을 응원하는 가족들의 애타는 심정,부상 후유증 등으로 주전에서 빠진 안타까운 사연 등 뒷이야기를 취재했다. 이어 월드컵 조별 리그부터 16강∼8강∼4강으로 이어지는 신화를 창조한 선수들의 활약상을 정리하고,월드컵 이전 경기의 선수 활동모습을 들여다본다. 특히 박항서코치와 팀닥터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한 숨은 일꾼들을 소개하고 이 모든 역량을 종합한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을 조명한다. 이송하기자 song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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