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악마
    2026-06-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438
  • “한국하면 김치 떠올라요”부산AG참가 외국인 설문조사

    부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외국 언론인과 임원들은 대체로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으며,이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한국 이미지’는 ‘김치’인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한국 상품의 이미지는 아직도 ‘싸다.’는 이미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부산에 머물면서 가장 불편한 것은 ‘언어 소통’이라고 지적했다. 20일 국가이미지위원회와 국정홍보처에 따르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부산 아시안게임 기간중 한국을 찾은 해외 언론인과 임원 1314명(북한 기자단·임원 제외)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인은 친절하고 개방적이다.’는 질문에 87.9%가 긍정적으로 답했다.또 ‘한국은 경제가 튼튼한 나라’라는 답변도 75.3%나 됐다. 한국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를 단어 중심의 개방형으로 물어본 결과 응답자 10명 가운데 2명 꼴인 23.4%가 ‘김치’를 들었다.2위는 ‘월드컵 4강 신화’의 영향을 반영한 듯 축구(5.1%)가 꼽혔다.다음은 불고기(5.1%) 인삼(4.4%) 태권도(3.3%) 등의 순이었다.‘한글’과 ‘붉은악마’를 꼽은사람도 1.2%나 됐다. 가장 맛있게 먹은 한국음식으로는 불고기/갈비(34.6%),김치/김치찌개(11.4%),비빔밥(11.0%),삼계탕(7.7%) 등을 꼽았다.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가장 불편했던 점으로는 언어소통(75.8%)이 압도적으로 많았고,다음은 음식(24.0%),비싼 물가(22.0%),도심교통난(21.9%) 등을 꼽았다.한국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관광지는 서울 30.1%,제주도 20.9%,판문점18.9%,전자상가 12.9% 등의 순이었다. 한국상품으로 구매한 경험이 있는 상품은 의류와 신발이 35.5%,인삼 등 음식류가 31.3%,가전제품 25.7% 등이었다. 강동형기자 yunbin@
  • 본지 김종면특파원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현지 취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도 중국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세계 최대 규모의 책잔치 제54회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이 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전시장에서 개막했다.올해는 지난해보다 353개사가 줄어든 110개국 6284개사가 참가,9만여종의 신간 등 총 40만종의 도서를 선보이고 있다.이는 지난해보다 참가사 수가 5.3% 감소한 것으로,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인터넷 보급에 따른 출판환경·저작권거래 관행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제대국,문화·체육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중국만큼은 올 도서전에서 단연 돋보였다.맞붙어 있는 출판대국 일본을 압도할 정도로 전통문화에 관한 서적뿐 아니라 군사기술·건축술 등 최신 기술서적 등을 내세우며 출판이 곧 강국을 향한 길이요,그 증명임을 과시했다. 올해 도서전 주제는 ‘분열된 세계를 위한 가교(Bridges for a World Divided)’.국제화와 세계화의 맥락에서 평등과 정의에 대한 문제들을 조명한다.전체 10개 홀에 전시된 40만종의 책들은 지난해와마찬가지로 인문과학서보다는 실용서와 교양서가 우세했다. 올해 새로 마련된 전시관은 정보 및 콘텐츠관리 국제센터(ICICOM).뉴미디어 분야 종사자들은 이 자리에서 출판 및 미디어 산업의 디지털화에 따른 지식관리 문제,‘24시간 도서관’의 운영방안 등에 관해 집중적인 토론을 벌였다. 이번 도서전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사계절·성안당·예림당·명진출판·한국문학번역원·주독일 한국문화원 등 출판사 및 관련 기관 14곳이 한국관에 공동 참여했다. 한국관에는 부스가 40개 들어섰다.총 길이 52m인 전시대에는 1200종 1900여권의 책이 자리잡았다.특히 올해 한국관은 한 쪽 벽면을 정조대왕의 ‘화성행행반차도(華城幸行班次圖)’로 꾸며 한국의 문화전통을 알리고자 했으며,월드컵 때 서울시청 앞에 운집한 ‘붉은악마’의 이미지 사진을 배합해 한국인의 역동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 영진닷컴·웅진닷컴·교원·커뮤니케이션 와우·에릭양에이전시·한국저작권센터·영문저작권에이전시 등 전자책 관련 업체 및 저작권대행업체들은 단독 부스를 열어도서전시와 저작권 계약·상담 등을 벌였다. 2000년 처음으로 참가했다가 지난해 불참한 북한이 독립 부스를 냈다.‘주체의학’을 강조한 ‘60 청춘의 비결’ 등 건강실용서,‘다매체 편집물 천하제일강산’ 등 IT관련 서적 및 프로그램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북한 부스담당자는 “남쪽에서 우리 출판물을 무단 복제하는 경향이 많은 것같다.”면서 “앞으로 정식 수입대리인을 통해 출판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의 꽃은 주제국 선정.매년 한 나라를 정해 문학과 문화를 집중 조명하는 ‘올해의 주제국가’에는 리투아니아가 선정됐다.한국은 2005년 프랑크푸르트 주제국 선정을 목표로 다각도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대한출판문화협회 이정일 회장은 “일본은 지난 91년 황태자를 위원장으로 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제국 추진위원회를 구성,범국가적인 출판문화 역량을 동원해 주제국에 선정될 수 있었다.”면서 “도서전 주제국이 되려면 무엇보다 예산 확보가 선결문제”라고 밝혔다. 한국의 주제국 추진 예산은 150억원정도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김영원 주프랑크푸르트 총영사는 “독일이 2006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만큼 월드컵 4강에 오른 한국의 2005년 도서전 주제국 선정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며 현지 출판인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다짐했다. 한편 도서전 기간인 12일에는 ‘프랑크푸르트 미래의 세계’ 심포지엄의 하나로 소설가 이호철씨 등이 참석하는 한국문학 특집 토론회 ‘한국-나누어진 나라,나누어진 문학?’이 열린다.도서전은 14일 독일출판서적협회가 주관하는 ‘독일 저술가 평화상’을 시상한 뒤 막을 내린다.올해 평화상 수상자로는 나이지리아 태생의 작가 키누아 아체베가 뽑혔다. jmkim@
  • [사설] 대선 새 변수 여성표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어제 발표한 대선후보 지지율에 대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표가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지역과 연령대별 지지율 추이는 어느 정도 고정화 경향을 띠고 있으나 20,30대 여성표는 비교적 자유스럽게 움직여 변화의 동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정몽준 의원이 대표적인 경우로 8월 조사와 비교해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44.3%에서 27.5%로,30대 여성은 35.7%에서 24.8%로 낮아졌다는 것이다.이제 후보들이 여성 표심을 잡는 데 노력을 배가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조사에 참여했던 KSDC 김형준 박사도 젊은 여성들이 다른 연령층이나 남성에 비해 선입견이 없고 목표에 대한 응축력도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하고 있다.후보의 이미지와 개성을 중시하며 ‘주관이 뚜렷하고 탄력적’이라는 것이다. 남성 직종에 여성들의 당찬 진군이 계속되고 있고,그 에너지는 얼굴 페인팅을 하고 길거리 응원에 나선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로 표출된 바 있다.이러한 도전과 창조 정신이표심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젊은 여성표의 이러한 흐름을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한다.21세기가 여성·정보·환경의 시대라고 해서가 아니다.젊은 여성들의 표심은 분명한 메시지가 없이 그럴 듯한 정책만 나열하고 있는 후보들의 정책토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후보들은 이제 전체 유권자들을 만족시키려는 만병통치약과 같은 공약(空約) 남발을 중단해야 한다.서둘러 계층과 연령에 맞는 특화된 정책개발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나아가 우리는 젊은 여성들의 흐름이 다른 연령대나 계층에도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무엇보다 남성위주의 정치문화와 투표행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러려면 젊은 여성들의 파워가 투표 당일까지 아버지나 남편의 권유에 끌려가서는 안 될 것이다.
  • ‘월드컵 국민에너지 결집방안’ 토론회

    국민홍보서울특별시협의회(회장 鄭光謨)는 4일 대한매일,국정홍보처,서울시 후원으로 서울 중구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실에서 ‘월드컵에서 나타난 국민에너지 결집방안’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한주섭(韓主燮) 중앙대 경영대학장은 “월드컵이 가져온 직접적인 경제효과 외에도 한국의 이미지 제고에 따른 무형의 광고효과와 자신감,월드컵 이후 북한의 긍정적인 변화,일본과의 유대관계 개선,아시아 각국의 한국에 대한 열광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라고 밝혔다. 김유혁(金裕赫) 단국대 부총장은 “‘붉은악마’로 대표되는 월드컵 응원문화가 시민의식을 한단계 성숙시켰다.”면서 “지도층의 판단력이 공정하게 발휘된다면 지역주의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로다 가쓰히로(墨田勝弘)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은 한국의 이미지가 월드컵을 통해 높아졌지만 한국은 현시점에서 ‘자기도취’나 ‘자기칭찬’의 최면에 빠지지 않았는가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조국위해 봉사 할수 있다는게 뿌듯”

    “부산아시안게임 성공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어요.” 유홍종 한국선수단장이 요즘 부산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라면,그의 통역을 맡은 자원봉사자 이선희(27·호주 시드니대 영어과 박사과정) 김민정(24·호주 뉴사우스웨스트주립대 섬유디자인과 4학년)씨는 더욱 바쁘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때 한국선수들이 선전하는 것을 보고 잊었던 한국을 생각했어요.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호주 신문에서 아시안게임 통역 자원봉사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봤죠.” 두 사람은 모두 호주 영주권자.이씨는 유학생으로,김씨는 사업을 하는 부모님을 따라 호주로 갔다. “핏줄이요? 제 세대는 부모님 세대 만큼 민족애가 강하진 않지요.하지만 월드컵 때 태극기와 붉은 악마를 봤을 때 무언가 뜨거운 게 올라 오더라구요.이런 게 민족애인가 싶었죠.” 두 사람의 숙소는 해운대구 반여1동 아시아선수촌.하루 일과는 선수단장의 공식 일정에 맞춰져 있어 눈코뜰 사이가 없다.하지만 20대의 아름다운 시절이라 가을을 탈 법도 하다. “남자친구요? 없어요.친하게 지내는 남자들은 많은데 정작 실속있는 그 ‘하나’가 없네요.” 김씨의 장래 희망은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씨는 ‘현모양처’가 되는 게 꿈이다. “무언가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다는 게 뿌듯합니다.공부하느라 낭비한 외화도 나라에 다시 갚아야죠.” 부산 이두걸기자 douzirl@
  • “자, 삼삼칠 박수입네다 딱딱이 준비하시라요”

    “자,이번엔 삼삼칠 박수입네다.딱딱이 준비하시라요.” 부산 아시안게임의 백미(白眉)로 떠오른 북한의 미녀 응원단 뒤에는 40대응원 지휘자 2명의 재치와 연출력이 숨어 있다. 지난 29일 개막식과 북한 농구팀의 예선전이 각각 열린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는 미녀 응원단 200여명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이끌어 내기 위해 양길남(43)·리광호(42)씨가 숨가쁘게 움직였다. 전날 북한팀의 축구 경기에 이어 농구팀 응원을 이끈 양씨는 남측 기자들 사이에 ‘북한판 김흥국’으로 통한다.‘오버액션’이 섞인 몸동작과 간간이 풀어내는 재담 솜씨가 수준급이기 때문이다.북한 응원단의 3·3·7 손뼉과‘이겨라’ 구호 등은 남한에서는 거의 사라진 레퍼토리이지만,그의 춤사위와 미녀들의 소프라노 톤이 어우러지면서 붉은악마 못지 않은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개막식이 열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리씨가 응원을 ‘지휘’했다.그는 “동포들이 화합해 통일의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드는 것이 응원단의 임무”라면서 “아리따운 처녀들만 쳐다보지 말고 열심히 응원하는 남성 동무들도 주목해 달라.”고 일침을 놓았다.리씨는 남측 응원단의 응원을 품평해 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보기 좋습네다.”라고 감탄하면서도 “우리들과 공동응원이 이뤄졌더라면 더 빛났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부산 이세영기자 sylee@
  •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관기/ 業의 고리를 풀어주소서

    부산의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나와는 인연이 깊은 곳이다.지난번 월드컵 폴란드전과의 경기 때에도 여기에 와서 취재를 했었다. 그땐 바닥에 깔린 초록빛 융단과 붉은 악마들의 온통 시뻘건 응원이 눈과 귀를 부시게 하더니,오늘 개막식 행사에선 알록달록 자유분방한 관중석 빛깔과 관중들이 손에 들고 두들겨대는 나무주걱이 사람을 혼미 속으로 빠뜨린다.그 주걱은 주최측에서 관중들에게 전달한 선물 겸 박수용 타악기이다. 마지막 입장객인 남북 대표팀이 들어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처음부터 쉼 없이 얼마나 열성적으로 두들겨대던지.남북선수들이 함께 입장할 땐 또한 모두들 뛰쳐 일어나 얼마나 눈물겹게 아우성치던지.개막식이 막을 내린 지금까지도 그 딱딱이 주걱 소리가 계속해서 귀에 달라붙어 있다. 언론 매체를 통하지 않고 ‘다이렉트로’ 생생하게 현장에서 맛보는 감동은 바로 오늘 같은 그런 것이리라. 동아시아 한편에 재앙의 폭풍이 휘몰아친 이래 반세기나 흘렀건만 땅 속으로 스며든 피눈물과 저주는 아직껏 정화되지 못하고 이 땅을 더렵혀왔다.저 어두운 땅 속으로부터의 오열과 원성은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끝나지 않고 있다.뉴욕·파리·코펜하겐이 서울과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건만 평양과 서울의 낯빛은 천양지차로 달라져 버렸다. 그런데 마침내는 이 낯설음을 뛰어넘어 남과 북이 나란히 손에 손 잡고,웃음 띤 환한 얼굴로 당당히 진군해오는 가운데,저 하늘 가득 울려 퍼지는 딱딱이 주걱소리. 37억 아시아인뿐만이 아니라 온 세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오늘은 ‘하나의 아시아’,잠정적이고 상징적이지만 일단은 ‘하나의 코리아’,그리고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서 ‘아름다운 만남’을 시작하는 날이다. 근세에 와서 서구의 침탈로 말미암아 피억압과 피식민의 아픈 기억들을 나누어 가진 아시아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반세기 동안 으르릉거리던 남과 북이 서로를 다독이고 웃으며 행진하니 오늘 밤 ‘화합’의 의미는 남다르다. 마침 오늘 밤 바닷바람 불어 밤기운은 알맞게 쌀쌀하고 해양도시 부산의 위풍당당한 얼굴 너머로 화합의 합창은 우렁차기만 하다.막막한 암흑 속에서북소리 울리며 집중조명 같은 횃불이 타오르면 방사선으로 뻗친 환상적인 행렬들이 새로운 탄생을 합창하면서 꿈틀거리는 역동적인 생명감을 연주해 낸다. 경기장 가득 황홀한 빛의 아우라가 퍼져 나가면서 한라산과 백두산에서 채화되어 날아와 합쳐진 성화가 통일의 염원을 노래하고,환상의 수레로부터 달려온 빛과 물안개가 저 아련한 구름 사이로 굽이굽이 넘쳐흐른다.나는 여태껏 이토록 천지를 뒤흔드는 우람한 축포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삼국시대가 이윽고는 통일신라로 마감되었고,후삼국시대의 쟁패가 영원하지 못하고 마침내는 고려로 통합되었듯이,어떤 나라 어떤 역사에서든 불화와 분열은 영원할 수 없으리.우리는 오늘 이 순간부터 어떻든 하나되는 길목에서 있다.그리고 그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갑론을박 그 말 많던 한반도기에 얽힌 삽화들은 이젠 사라져 버려라.우리는 어느덧 이런 기도를 마음 속에 품을 수도 있게 되었다. 오오,천지만물을 주재하시는 조물주시여,죄와 고통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날 수 있게끔,반세기나 이어져온 우리네업(業)의 고리를 이제 그만 제발 풀어주시옵소서. 박영한/ 소설가.동의대 교수
  • 히딩크고향서 김덕수사물놀이 잔치

    [파사펠트(네덜란드)연합]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의 고향마을에서 신명나는 사물놀이 잔치가 벌어졌다. 월드컵 경기 때 ‘붉은악마’와 함께 한국대표팀의 응원을 주도했던 김덕수사물놀이패는 25일 오후 9시(현지시간) 네덜란드 파사펠트 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파사펠트 시민들과 인근 도시 주민들,한국 교민 등 1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이날 공연은 인구 2만여명에 불과한 작은 전원도시를 잔치분위기로 달구며 다시 한 번 월드컵 열기 속으로 몰아넣었다.네덜란드 국영방송 1,2채널과 오락방송 SBS 등 현지 매스컴의 취재 열기도 이곳에 불고 있는 ‘한국바람’이 얼마나 거센지 가늠하게 했다. 김덕수 사물놀이패는 이날 비나리를 시작으로 설장고,사물놀이,판굿 등 1시간30여분가량 신들린 듯한 연주를 펼쳐 이곳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공연을 진행한 파사펠트시 대외협력관 빔 마트만은 “이런 공연은 처음이다.김덕수 사물놀이패가 이처럼 뛰어난 연주실력을 가진 줄 미처 몰랐다.한마디로 놀랍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 영화단신/ 프랑수아 오종 영화제 外

    ■프랑수아 오종 영화제 동숭아트센터 하이퍼텍 나다에서 새달 3∼17일 프랑수아와 오종 영화제를 연다.오종 감독은 악마적 신동,재치있는 악동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프랑스의 재기발랄한 신예 감독.다양한 성적 도발,인간관계에 대한 삐딱한 시선,기발하고 황당하기까지 한 상상력으로 평론가와 관객을 매료시킨 ‘크리미널 러버’‘바다를 보라’‘사랑의 추억’등을 상영한다.관람료 7000원.(02)3672-0181. ■영화로 떠나는 실크로드 영화사 백두대간은 27일부터 새달 3일까지 서울 씨네큐브에서 ‘영화로 떠나는 실크로드 배낭여행’을 개최한다.아시안게임 개막에 맞춰 펼치는 이번 기획 영화전은 일본에서 출발해 시베리아와 중국을 거쳐 이란과 터키에 이르는 여정을 따라 진행된다.15편의 작품이 선보이며 이란 모흐센 마흐말바프의‘사랑의 시간’,사미라 마흐말바흐의 ‘칠판’,마르지예 메슈키니의 ‘내가 여자가 된 날’은 미개봉작이다.그밖에 ‘원더풀 라이프’‘소무’‘하얀풍선’‘눈오는 날의 왈츠’등이 상영된다.6000원.(02)747-7782.
  • 지루하지 않은 5시간, 리투아니아 연극 ‘오델로’ 공연

    지루하지 않은 5시간짜리 연극이 가능할까.2000년 서울연극제에서 4시간 동안 공연된 리투아니아 연극 ‘햄릿’을 봤다면 바로 ‘예’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폭발적 에너지와 넘치는 상징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리투아니아의 연출가 네크로슈스가 새달 다시 한국을 찾는다.이번엔 ‘오델로’다. 셰익스피어 원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 작품을 5시간이나 무대언어로 풀어낼지 의문부터 들 터.‘오델로’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가운데 시간과 장소가 가장 제한된 작품이기 때문이다.원작은 성급한 오델로가 질투에 눈멀어 이틀 새에 아내를 목졸라 죽이고 자살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네크로슈스는 이 질주하는 비극의 이야기로 연극을 후닥닥 매듭짓지 않는다.파멸로 치닫는 인간 내면의 고통을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해 극을 풍성하게 만들어낸다.해먹·나무상자·돌·도끼 등을 곳곳에 배치,파도처럼 거세지는 오델로의 감정 상태를 수백마디 대사보다 더 강렬하고 길게 전달한다. 인물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오델로는 늙고 지친 모습으로,데스데모나는 막 피어난 꽃처럼 아름답고 천진난만하게 그려낸다.젊음과 늙음을 대비해 보다 근원적인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를 위해 데스데모나 역에 발레리나인 에글레 스포카이테를 출연시켜 춤추듯이 우아한 몸짓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이아고는 정신분열증을 보이는 흥미로운 캐릭터로 새롭게 탄생했다.때로는 사람으로 때로는 악마로 변하는 그를 지켜보는 관객은 자연스럽게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연극평론가 김윤철씨는 “원작의 인종적·문화적 차이를 제거함으로써 이국적인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의 이야기로 만들었다.”면서 “현대발레에 가까운 안무,시각적 이미지 등은 연극언어의 지평을 확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지난해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초연된 이래 폴란드 콘탁 페스티벌에서 최고 작품상·연출가상·남우주연상·비평가상 등 네 부문 상을 받았다.중간휴식 두 차례에 자막공연.새달 3·5일 오후4시,6일 오후3시.2만∼5만원.LG아트센터.(02)2005-0114. 김소연기자 purple@
  • [인터넷 스코프] 그 옛날 콘텐츠 다 어디갔나

    지금 한국은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상처로 인해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이번 태풍으로 수해를 입은 지역에서는 전화나 인터넷 같은 통신시설도 완전히 마비상태에 빠졌었다고 한다.물론 엄청난 고통과 비용이 따르겠지만 붕괴된 통신망이야 결국 다시 복구하면 되는 일이다.하지만 한번 사라지고 나면 쉽게 복구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디지털 콘텐츠다.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1년여전 미국의 9·11테러 당시 110층이나 되는 거대한 건물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그곳의 사무실들이 가진 정보와 각종 자료는 여전히 인터넷 공간에 건재해 있었음을 확인한 바 있다.대부분의 콘텐츠는 붕괴된 건물속 컴퓨터가 아니라 네트워크로 연결된 다른 장소의 서버에 저장돼 있었다. 그래서 비록 미국 경제의 심장부 건물은 파괴됐지만 우려했던 경제질서의 대혼란은 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콘텐츠의 보호와 보존은 이토록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정보기술(IT) 강국임을 자랑하는 우리의 콘텐츠 보호와 보존실태는 어떠한가.정부는 콘텐츠를 보호하겠다며 ‘온라인 디지털콘텐츠 산업발전법’까지 만들었다.사실 이 법률이 보호해 주는 것은 콘텐츠 자체라기보다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반면에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콘텐츠들,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될 수있는 콘텐츠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인터넷 공간에서 소리없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인터넷 초창기 수준 높은 담론문화를 주도했던 ‘스키조’ ‘펄프’ ‘이미지’ 등과 같은 웹진은 지금 인터넷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불과 2년전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궜던 네티즌 선거혁명의 진원지 ‘총선시민연대’홈페이지도 사라져 버린 지 이미 오래다.각종 독립영화제가 1년에도 몇 차례씩 열리고는 하지만 몇해 전 거행됐던 독립영화제 홈페이지를 다시 찾아가면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라고 쓰여진 흰 화면만 보고 씁쓸히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올해 엄청난 돌풍을 몰고 왔던 ‘노사모’나 ‘붉은악마’의 홈페이지도 몇년 후에는 이들과 똑같은 운명을 밟지 않으리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콘텐츠들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디지털 지식자산임과 동시에 인터넷발달사적 측면에서도 보존가치가 높은 생생한 자료들임에 틀림없다.아날로그 자료야 도서관이나 박물관에 가면 다시 볼 수 있겠지만 디지털 콘텐츠는 한번 서버에서 지워지면 아주 소멸되고 마는 것이기에 뒤늦게 후회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인터넷에 유해한 쓰레기 정보들만 늘어간다고 걱정하면서도 정작 보존해야할 콘텐츠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없이 팔짱만 끼고 앉아 있는 게 우리의 모습이다.이 얼마나 모순된 태도인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는 ‘인터넷 아카이브(www.archive.org)란 웹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1996년 이후 인터넷 공간에서 사라진 수백만개의 웹페이지를 복구해 놓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무료도서관이라고 한다.이 웹사이트가 보유하고 있는 문서량이 세계 최대를 자랑하는 미국 의회도서관 보유장서의 다섯배 분량이라고 한다.그 규모를 상상하면 가히 입이 딱 벌어질 일이다. 70년대에 새마을운동을 하듯 생산과 성장위주의 정보화로 치달아온 한국 사회도 이제는 보호와 보존이라는 또 다른 가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민경배 사이버문화연구소장
  • 특별기고/ 억울한 죽음 묻을 수 없다

    우리 겨레의 역사는 ‘억울한 죽음’들의 소리없는 외침이 애써 진실을 외면하는 시대의 양심(良心)을 일깨우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발전해 왔다. ‘억울한 죽음’에 대한 민족공동체의 양심적 대응이 없거나 이를 소홀히 했을 때 공동체는 존재(存在)의 이유를 상실하고 해체의 과정을 밟게 마련이다. ‘국민의 정부’5년의 임기중 민족사의 견지에서,가장 핵심적 업적 하나를 뽑는다면 대통령 직속으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암울했던 군부독재시대에 발생한 ‘억울한 죽음’들에 대한 진실을 백일하에 드러냄으로써 민족의 양심이 되살아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이 일마저 절반의 결실도 거두지 못한 채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국회를 비롯한 국가기구 요소요소에 진실을 묻어버리려는 세력들이 건재한 가운데 서둘러 입법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빠진 힘없는 기구가 되고 말았다. 2000년 초에 제정되고 10월에 시행된 특별법에는 의문사를 발생시킨국가기구(군,정보기관,경찰)에 대해 강제수사의 권한이 없고,출석요구에 불응해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정도의 대응밖에 할 수 없게 돼 있다.조사기간도 6개월로 한정하고 연장도 3개월 이내로 못박았다.유능한 조사관이 혼신의 노력을 한다고 해도 이러한 법적 제약과 시간적 한계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의문사위’는 16일로 조사활동을 중단하고 지금까지의 조사활동과 그 결과를 대통령께 보고하는 절차만 남기고 있다. 위원회가 접수한 83건의 의문사 조사 진정사업중에서 53건은 이미 결론이 내려진 상태고, 30건은 조사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다. 그리고 남아 있는 사건들중에는 국민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장준하,이내창,이철규,박창수,인혁당 관련자들이 포함돼 있다. 이렇게 ‘의문사위’의 활동이 흐지부지 끝나는 것을 보는 국민의 심정은 어떨까.붉은악마들이 ‘대∼한민국’을 외치며 월드컵 4강 진출에 도취하는 오늘의 세태에서도 양심,진실,정의라는 말이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불의한 권력의 비호 아래 국가기관이 안보와 반공의 이름으로 저지른 천인공노할 야만적 살인행위는 ‘의문사위’의 종결과 함께 역사의 무덤에 묻히고 마는 것인가.자식들의 ‘억울한 죽음’을 가슴에 묻고 10년,20년동안 진실과 명예회복을 위해 탄원과 탄식의 삶을 살아온 의문사 가족들의 한은 이렇게 무참히 짓밟히고 마는 것인가. 아니다.양심,진실,정의를 외면하는 사회,국가,민족은 존재해서도 안되고 존재할 수도 없다. 그 나라가 월드컵 우승국이 되고 세계 최고의 부와 힘을 가졌어도 양심과 진실과 정의를 외면하면 지구촌에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과제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가 바로 ‘의문사위’의 좌절을 막고 그 위원회로 하여금 충분한 시간과 법적 권한을 가지고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국민적 힘을 실어주는 일이라 믿는다. 우선 이 일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국회는 조속히 여야 합의하에 조사시한 연장을 결의해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위원회의 권한이 적어도 특별검사 정도는 돼야 의문사를 발생시킨 국가기관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리라 본다.따라서 ‘의문사위’법의 개정을 위한 특별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지금 각 정당이 대선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안다.그러나 진실과 양심과 정의를 외면하는 정당은 반드시 국민대중에게서 외면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우리 속담에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도 있고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도 있다. ‘의문사위’의 일을 먼저 생각하는 정당 쪽으로 국민의 마음은 쏠릴 것이다.명심해 주기 바란다. 박형규 목사
  • [발언대] 지구정상회의 우리대응 미흡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세계정상회의(WSSD)에 정부 대표단 등과 함께 참석하였다.이번 행사는 단순한 환경문제만의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고 사회·경제·환경의 통합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행사였으며,물·에너지·생물다양성(WEHAV) 등을 주요 내용으로 여성·원주민·NGO 등 9개 주요 그룹이 직접 토론에 참여한 환경 올림픽이었다. 그러나 우리 대표단의 역할은 어떠하였나.성과도 있었지만 포스트 월드컵을 부르짖는 국가나 붉은악마의 기상과 협동심은 찾기 어려웠다.또 우리 모두 이번 행사가 개최된 지역의 행사장 특성을 사전에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다.센톤 지역은 정부나 지방정부의 회의장소로,우분투 빌리지에서는 정부나 기업·지방정부의 전시나 세미나 등 활동장소로,나스렉은 순수 NGO의 활동장소로,놀스게이터의 워터돔은 물 관련 행사장으로 운영되었다.하지만 우리나라는 정부가 주관한 전시부스 2개를 제외하고는 모든 행사가 나스렉에서만 개최되는 데 그쳤다. 다음은 한국의 날 행사의 준비 부족이다.한국의 날 심포지엄 장소의 선택부터 잘못되었다.나스렉의 주요 행사장은 엑스포 센터인데 10개의 홀 중 어느곳도 아닌,별관인 오디토리엄을 장소로 잡았다. 끝으로 기업체와 학계의 참여가 거의 전무한 점이다.투숙한 호텔의 텔레비전이나 행사장의 안내 모니터는 모두 우리나라의 LG나 삼성제품이었고,거리에 다니는 자동차 중에도 현대나 기아 자동차가 눈에 많이 보이고 거리의 간판에도 친근감을 느낄 정도로 우리 기업 이름이 자주 눈에 들어오는데,우분투 빌리지나 물 포럼 어느 곳에도 전시품이나 세미나 운영은 말할 것도 없고 발표에 참여하는 우리 기업이 전무하였고,극소수 몇명을 제외하고는 회의참석자도 없었다. 정부,NGO,지방의제21 전국협의회 관계자들이 아전인수격인 평가를 탈피,일반인을 포함한 모든 참석자가 진솔한 평가를 내리고 이번 행사 준비의 미흡함을 국민에게 알려 앞으로는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도갑수 월드자원연구원 원장 명예논설위원
  • [시론] 베니스의 기립박수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베니스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신인 여배우상을 수상했다.그야말로 쾌거가 아닐 수 없다.지난 5월에 칸영화제에서 임권택감독의 ‘취화선’이 감독상을 받았을 때만큼 기쁜 일이다.아니 어쩌면 그이상일 것이다.연이은 경사를 통해 우리영화의 국제적 위상이 어떠한지를 여실히 느끼게 되었으니 말이다.어찌 쾌거가 아닐 수 있겠는가.어찌 두손 높이 들어 축하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로써 우리영화는 소위 세계 3대 영화제라고 알려진 칸·베니스·베를린의 장벽을 모두 넘어서게 되었다.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베를린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한 지 40년만의 일이다.반면에 이번의 연타석 홈런은 선두주자들의 기록에 비해 그 의미가 한결 크다.요원한 것으로만 여겨온 고지를 잇따라 등정함으로써 비로소 우리 영화인들이 확실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문화예술을 이룩해낸 선진적 국력을 국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이는 분명 전례 없는 멋진 경험이다. 그렇다.‘오아시스’의 수상은 감독 개인이나 영화인들만의 영광이 아니라 곧 국민적 승리라고 말할 수 있다.이 영화는 감독과 관객,또는 영화인들과 국민이 하나가 되어 완성해 낸 합작품이며,또한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들도 이 영화를 통해서 드러나는 아름다운 국민 정서와 의지에 경의를 표한 것이다. 우선 ‘오아시스’는 기획영화의 전형이다.예측 가능한 흥행성과 작가적 예술성을 절묘하게 결합해 냈을 뿐만 아니라 유수한 국제영화제를 선택하고 공략하는 뛰어난 기획력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그중에서도 중핵에 해당하는 고정관객이 무언의 힘이 되어주지 않았다면 오늘의 영광은 물론이고 어쩌면 제작 자체도 불가능했을 것이다.이창동 감독의 전작들을 통해 확보된 50만의 ‘악마들’과 그들을 격려하기 위해 모여든 50만의 능동적인 관객이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던 기획진으로 하여금 상업성에 함몰되지 않도록 해주었다. 일회적이고 포장만 요란한 통속영화들이 판을 치는 우울한 현실에서 그 이면을 직시하면서,그리고 제작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을 우수한 인력 인프라로 극복하고자 하는 강인한 의지와 열정으로 묵묵히 작품성에 몰두할 수 있도록 용기를 준 것은 바로 감독과 기획진을 전적으로 신뢰해준 100만의 잠재관객이었다.그것은 월드컵을 성원한 ‘붉은 악마들’이나 국민의 거국적 성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관공서와 공무원들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다.경찰청과 서울시는 상호 긴밀한 협조를 통해 삼일고가도로를 일시적으로 봉쇄하면서 촬영을 도왔고,문화관광부와 부산시는 세트 건립과 설비 지원에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았으며,시민들은 교통혼잡과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했다. 서울영상위원회의 창립사업이기도 한 ‘오아시스’의 클라이막스 촬영은 그렇게 해서 훌륭하게 갈무리되어 베니스로 향했고,이제 수상식장에서 감독과 기획진은 그 영광을 두 대도시의 시민들에게 바쳤다. 감독의 좌우에는 또한 든든한 후견인들이 있었다.세계적 신망을 지닌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부천 국제영화제 위원장,그리고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등이 앞장서서 홍보대사로 나섰고,문화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국회문광위원들이 그 뒤에서 보이지 않게 힘주어 밀고 있었다.여기에 ‘박하사탕’을 기립박수로 칭찬한 수많은 국제영화제 관계자들. ‘오아시스’는 결코 사막 한가운데 있지 않았으며,이는 ‘취화선’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한편의 영화가 지니는 진정한 가치는 이렇게 해서 감독의 손을 떠나 영화인을 포함한 국민 모두에게 귀속된다. 다시 한번 ‘오아시스’의 쾌거를,특히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진지하게 연기에 임한 문소리·설경구씨에게 국민적 찬사를 보낸다. 이용관 중앙대 영화학과 교수
  • 이용수 KBS 해설위원 ‘월드컵‘ 출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이용수 KBS 해설위원이 ‘월드컵 4강신화의 비밀’을 책으로 출간했다.이 책은 월드컵대표팀 관계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토대로 했으며 ▲4강신화의 시작과 끝▲고난과 역경의 1년반 ▲인간 히딩크 ▲꿈을 이루게 한 붉은 악마 ▲내가 겪은 월드컵 등 5개 장으로 꾸며졌다.
  • ‘9·11 한돌’ 美전문가 좌담/ “알카에다 美 추가공격 가능성”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크게 변했다.대(對)테러 전쟁이 지상과제가 되면서 인권문제가 뒷전으로 밀렸고 인종간·종교간·지역간 갈등은 심화됐다.국제사회는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도 실리를 쫓아 빠르게 움직였다.9·11 1년을 맞아 조지타운대 크리스토퍼 조이너 국제법 교수,워싱턴 소재 가정문제연구소 로버트 매기니스 부소장,휴스턴대 로버트 부잔코 역사학 교수와 각각 가진 인터뷰 내용을 좌담으로 재구성했다. ◇미국 사회의 충격 ◆조이너 교수- 미국이 외부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게 가장 큰 변화다.지난 200년간 미국은 외침에 안전하다고 여겼다.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은 없으며 태평양과 대서양은 미국을 외부세계와 분리시켰다.그러나 지리적 여건은 더 이상 미 본토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부잔코 교수- 미국의 공격을 받은 제3세계 국가의 사람들이 느꼈던 공포와 두려움을 지금 미국인이 경험하고 있다.그 결과 부시 행정부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군수용 예산을 타기 위해 ‘위기’를 이용하기가 한층 쉬워졌다.9·11 당시 미국민들은 계엄과 같은 상황을 느꼈고 그들에게 부여된 자유를 내세울 틈이 없었다.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법원이 정부의 막강한 권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는 정치적 견해도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다. ◆매기니스 부소장- 전장이 유럽이나 중국,한국,베트남 등 미국과 떨어진 지역이라는 인식이 바뀌었다.미국 역사를 통틀어 본토는 안전하다고 느꼈으나 외부 공격에 대한 미국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대테러 연대 및 확전 ◆부잔코 교수- 대테러 연대의 기류는 오래가지 않는다.이미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이같은 질서는 9·11 테러의 여파로 미국 주도하에 급조됐다.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정점에 달했으나 탈레반 정권의 잔학성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지금 미국의 동맹들은 확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이라크 공격과 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조이너 교수- 테러 이후 6개월간 국제사회는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쫓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지했다.그러나 이라크로 옮겨진 부시 행정부의 관심에는 동맹국뿐 아니라 미국내에도 반대 여론이 크다.대테러 전쟁을 지원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 때문에 훼손될 수도 있다.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이전에 분명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이라크 공격이 명분을 얻으려면 유엔의 무기사찰이 허용된 뒤여야 한다.이라크가 거절하면 미국은 선제공격에 커다란 힘을 얻을 것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대 테러리즘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질서가 얼마나 유지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대 테러 전쟁의 결과에 달렸다.예컨대 걸프 지역의 불안 요인인 후세인 대통령의 제거는 이슬람 원리에 근간을 둔 아랍 전제국가들의 내부혁명을 촉진시킬 수 있다.동북아 지역에서는 중국에 커다란 힘을 줄 수 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타이완을 병합하려는 중국에게 기회와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 ◆부잔코 교수- 테러리즘을 뿌리뽑는 것과 일방주의적 외교는 다르다.테러 문제에는 국제사회가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본질적으로 정치적 문제일 뿐 군사행동으로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테러리즘은 국제사회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됐다.산업화된 서구의 소수 백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를 지배하고 강압적인 통치와 군사력을 휘두른 결과로 나타났다.자본주의의 모순점이 계속 강조될수록 테러리즘은 번성하게 된다.마찬가지로 미국이 일방주의적 외교를 고집하면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조이너 교수- 부시 행정부는 세계를 혼자 움직일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외교는 국제적인 합의에 이르는 노력이다.강대국이 바라는 것을 누구에게나 아무 때 하는 게 외교가 아니다.미국이 그럴만한 군사력을 갖고 있더라도 합법성을 부여받지 않았으며 그럴 권한도 없다.미국은 지구온난화 문제나 인권유린,대량살상무기 확산,불량국가 처리 등 국제적 이슈에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미국의 ‘나홀로’정책은 오만함만 드러낼 뿐이고 언젠가 도움을 받을지 모를 유럽 및 중남미 국가,중국 등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할 수 있다. ◆매기니스 부소장- 미국은 유일한 초(超) 강대국으로서의책임을 갖고 있다.그러나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 힘을 사용해야 한다.물론 전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서구 스타일의 민주주의와 인권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미국은 전세계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그같은 실리를 위해 중앙아시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 지역협력을 추구한다.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부잔코 교수- 그들이 자살공격까지 택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다만 정치적·종교적 동기가 작용했을 것이다.그러나 왜 아랍권과 3세계가 9·11 테러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는지 되새겨볼 필요는 있다. ◇미국내에서의 인권유린 ◆조이너 교수- 시민권과 국가안보의 균형을 맞추는 열쇠는 신중함에 있다.인종적 편견은 사악한 기준이다.그럼에도 공항 보안검색에 18∼45세 사이의 중동계 남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물론 법적으로 위반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제한된 정보 때문에 아랍권이 테러 수사의 초점이 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테러와 관련된 정보를 극대화,정말 미국에 위협적인 사람들만 수사해야 한다. ◆매기니스 부소장- 국가안보와 시민권 보호에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종종 안보를 위해 자유가 일시적으로 제약되는 때가 있다. 대부분의 평균적인 미국인들은 증강된 국가안보 때문에 다소 불편을 겪었다.이같은 불편은 점차 줄어들 것이며 생활도 정상을 되찾을 것이다. ◆부잔코 교수- 인권과 국가안보가 50대 50으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인권이나 시민권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예외없이 보호받아야 한다.안보를 앞세워 시민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이는 테러리스트들이 바라는 바요,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과 다름없다. ◇추가테러의 경고 ◆부잔코 교수- 미 연방정부의 경고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다.정기적으로 추가 테러 경고를 내림으로써 정부는 국민들을 걱정과 공포의 상태로 유지하게 만든다.이로 인해 국민들은 실업이나 저임금,빈곤,기업 스캔들 등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덜 불평한다. ◆조이너 교수-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음모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장소와 시간 및 방법의 문제일 뿐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다.9·11 1주기를 전후한 공격을 상정할 수 있다.알 카에다가 미국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내기 위해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이슬람 급진세력은 미국을 타깃으로 삼는다.그들에게 미국은 서구사회의 악마로 상징된다.퇴폐적 자본 만능주의,부도덕한 사회적·정신적 가치,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군주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 때문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테러 경고는 신뢰할 만한 정보에 근거했다고 믿는다.테러세력들이 기회만 주어지면 미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라는 증거는 많다.알 카에다와 같은 급진 이슬람세력은 서구사회,특히 미국에 대해 뿌리깊은 증오심을 갖고 있다.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빌미가 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증오심의 대부분은 테러 캠프에서 이슬람의 가르침을 왜곡한 데서 비롯됐다. ◇대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조이너 교수-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중요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쌍무적인 협상은남북한 당사자의 몫이다. 부시 행정부의 ‘힘이 통한다.’는 식의 외교정책은 명백히 잘못됐다.적대국뿐 아니라 동맹국과도 마찰을 일으킬 것이다.북한을 테러리스트 국가로 몰아붙이는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의 강경발언은 북·미 관계뿐 아니라 남북간 긴장완화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미국이 북한을 겁주며 채찍을 휘두른다고 긴장이 완화되는 게 아니다.정치적 안정을 위해 남한과 일본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할 필요가 있다. ◆부잔코 교수-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북한은 여전히 세계를 냉전시대의 눈으로 바라본다.북한과 쿠바와 같은 나라는 현 부시 행정부에서 장래 미국이 공격할 국가로 남아있을 것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한반도의 통일은 중국의 점증하는 역할과 무관치 않다.중국은 남북한이 서둘러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민주적인 (통일)한국은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미 양국은 식량을 원조하면서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북한의 군사력 강화를견제하는 게 모두에게 최선이다. 정리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붉은악마 통일축구 응원않기로

    ‘붉은악마’가 7일 열리는 2002남북통일축구경기에서는 응원전을 펼치지 않기로 했다. 붉은악마는 최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경기는 남북의 화합을 위한 스포츠 교류의 일환이기 때문에 남측 대표팀만의 승리를 위한 응원은 무의미하다.”며 “이번 경기에 한해 붉은악마 차원의 응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인철(29) 붉은악마 회장은 “이번 대회는 남북이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전제한 뒤 “집행부 회의를 통해 한 민족끼리의 경기에서 승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
  • [굄돌] ‘루사’ 이후

    태풍 ‘루사’가 지나간 뒤 온나라에 고통스러운 아우성이 가득하다.피해지역 주민들의 심경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피해 복구를 위해 수해 현장으로 달려간 뜻있는 많은 이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태풍이 절정에 달해 있던 며칠간 도로와 철로가 끊어지고 통신이 두절되고 퍼붓는 비바람 속에 진흙탕 속으로 가라앉는 마을들을 언론을 통해 접하면서 가능한 한 덜 다치고 지나갈 수 있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의 타락을 더 이상은 방관할 수 없었던 노여운 신의 대홍수가 떠올랐고,하계로 납치된 딸을 찾아 미친 듯이 절규하며 헤매는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괴로웠다.‘어머니 자연'을 유린해 온 인간의 마을을 향한 자연의 복수가 시작될 것만 같아 두려운 밤들이었다. 언론에서는 연일 ‘수마가 할퀴고 간'이라는 수식어들을 동원해 재앙의 참변을 보도하고 있다.모든 사건과 사고 뒤에 따라오는 ‘인재냐,천재냐'의 논의도 역시 불거지고 있다.그 어떤 논의보다 먼저 앞서야 하는 것은 피해지역 주민들의 삶터를회복하기 위해 모두가 정성을 모으는 일이다.동시에,‘수마'를 탓하기 전에 우리는 물어야 한다.인간의 삶터를 제공해 온 자연에 대해참으로 ‘악마적'이었던 것이 과연 누구인가를. 이 조그만 땅에 소수 계층을 위해 지어진 대형 골프장이 250여개를 헤아린다.산맥을 함부로 절단하고 파헤치고 삼림을 훼손하며 하천을 강제로 틀어막고 물줄기를 동강내면서 악마적으로 자연을 유린해 온 것이 과연 누구인가.더욱 가슴 아픈 부조리는 자연에 대한 이 모든 유린을 관할하고 지휘해 온힘 있는 이들이나,난개발로 산천의 기운이 끊기고 동강날 때 다만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었던 힘 없는 이들이나 똑같이 재앙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자연의 분노 앞에 면죄부는 없다.인간에 의해 파괴된 지구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와 자연재해들은 갈수록 늘어간다.해마다 있어온 자연재해의 극심한 한 형태 정도로 ‘루사'를 기억해서는 안될 때가 온 것인지도 모른다. 김선우/ 시인
  • ‘개혁국민연합’ 실체 논란

    정·관계 저명인사들이 참여 명단에 오른 ‘국가개혁국민총연합’의 창립발기 광고가 4일 일부 일간지에 실려 정치권에서 단체의 실체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일각에서는 유명 인사들의 이름을 동의없이 빌려 특정 대선후보를 지지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광고 제목은 ‘애국 국민의 힘으로 부정없는 국민개혁정부를 수립합시다.’로,마치 정당 창당을 연상시켰다.특히 ‘위대한 붉은 악마들이여,제2의 애국심을 발휘합시다!’라는 문구가 들어 있어 정몽준 의원의 신당창당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한때 나왔다. 그러나 정 의원측은 “전날 일부 가판에 정 의원의 이름이 실렸으나 강력히 항의,곧 삭제시켰다.”며 연관성을 부인했다.박근혜 의원측도 “창립한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모체로 돼 있는 ‘도덕정치국민운동연합’에는 명예총재로 가입돼 있지만 별로 활동은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강영훈 전 총리가 상임고문에,유창순 전 총리가 총재대행에,이수성·남덕우 전 총리,김윤환 민국당 대표,이만섭·이인제 의원등 56명이 명단에 올랐으나 대부분 “사전 동의가 없었고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도덕정치연합 관계자는 “정 의원을 포함,거명 인사들은 모두 우리 단체의 회원이지만 국가개혁국민총연합의 창립을 공식 결정한 바가 없고 광고도 부총재단의 일부 인사가 주도해 원로들과 상의 없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씨줄날줄] 육식공룡

    최근 경남 하동 일대에서 원시악어 머리뼈와 함께 9㎝ 길이의 공룡 이빨 화석이 발견됐다.열대 지방에 많이 있는 악어의 머리뼈도 진귀하지만,대형 공룡 치아는 1억년 전 한반도에 몸길이 12m의 육식 공룡이 산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도 30년 전부터 경남 고성·함안 전남 해남 등지에서 발자국,뼈 화석이 발견되고 있는 공룡은 멸종된 만큼 전 지구인에게 이국적이지만 동양,한국인에게 한층 외래의 이미지가 강하다.‘공룡(恐龍)’은 150년 전 서양,특히 미국에서 부활돼 서양의 파워 이미지와 함께 동양에 건너온제국주의 뉘앙스의 박래품(舶來品)이라고 할 수 있다. 1840년대 영국 고생물학자가 모든 화석 파충류를 총칭하여 ‘다이너소’라고 했을 때 그 뜻은 ‘무서울 정도로 큰 도마뱀’이었으나,동양 학자들은 스스로 알아서 ‘무서운 용’으로 격상시켜 불렀다.용은 동·서양에서 모두 상상의 동물로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그러나 서양의 용이 중세에 무시무시한 괴물의 악마적 그림자와 함께 태어난 데 비해 동양,중국의 용은 그보다 천년전에 최고의 힘과 선의 오색 찬란한 빛을 안고 태어났었다.공룡이 제이름에 얹힌 이 같은 전설과 과장의 무게에 무너지지 않았던 것은 순전히 미국 덕분이었다.공룡은 미국이란 후원자를 만나 현대적 추진력으로 오히려 비상하기에 이르렀다.미국은 이에 못지 않게 공룡 덕을 보았다. 미국은 파고들 역사가 고작 300여 년밖에 안 되는 약점 때문에 비역사적인 인류학에 유난히 힘을 쏟는다는 비꼬는 소리를 감수해야 했는데,어느 날 서부 유타,콜로라도주 등지에서 세계 최대의 공룡 화석산지를 발견하기에 이르렀다.미국 학자들은 인류,지구와 관련지어 공룡의 역사성을 강조하면서 30m가 넘는 몸길이와 100t이 넘는 체중,1억년 이상 지구를 지배하다가 6500만년 전 갑작스럽게,완벽하게 절멸한 점 등을 잘 포장해 대중화했고,미국 전역에 공룡 열풍이 불었다.할리우드도 카우보이 웨스턴물 후속으로 공룡을 파고들어 ‘쥐라기 공원’등을 내놨다. 할리우드 공룡물의 주인공은 ‘티(T) 렉스(rex·왕)’라는 애칭으로 불리는,가장 기민하고 폭군처럼 잔악한 육식공룡티라노사우루스다.이번 국내에서 발견된 치아 화석의 주인 공룡은 육식성이라도 미국물 잔뜩 든 ‘티 렉스’는 아닐 것이다. 김재영 논설위원 kjykjy@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