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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잔인한 달 6월이여

    미국의 시인 T S 엘리어트는 시 ‘황무지’에서 메마른 땅을 뚫고 솟아나오는 여린 새싹들을 보고 생명의 역동성에 경탄한 나머지,역설적으로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우리나라에서도 채 피어나지 못한 청년학도들이 독재에 항거하다가 쓰러져간 4·19학생혁명이 있었으니,4월은 잔인한 달임에 틀림없다.들풀 같은 민중이 군사독재의 폭압에 맞서 싸운 5·18광주민중항쟁을 생각하면 5월 역시 잔인한 달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잔인한 달은 6월’이라고 주장하고 싶다.전 국토가 초토화한 민족상잔의 6·25 하나만으로도 가장 잔인한 달이 되기에 충분하다.또 최루탄과 페퍼포그,돌멩이와 화염병이 거리에서 캠퍼스에서 난무한 6월시민항쟁이 일어났던 달이기도 하다. 작년 6월에는 월드컵 축구로 온 나라가 들끓는 중에,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이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 월드컵 4강 신화의 키워드는 꿈과 감동이었다.서로가 서로에게 꿈과 감동이 되고,그것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전 국민과 해외교포들의 마음까지 동시에 휩쓸면서 모두를 하나로 만들었다.6월은 그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했던,월드컵 개최 1주년을 맞는 달이다. 며칠 전에는 신효순·심미선양 사망 1주기를 맞아 서울시청 앞 등 전국 곳곳에서 그들을 추모하는 촛불행진이 벌어지기도 했다.그만큼 6월은 겹치는 희비와 다양한 사건들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잠재되어 있던 갈등이 표출되면서 나라 안이 온통 들끓고 있다.민주당은 신주류와 구주류의 신당을 둘러싼 기싸움으로,거대야당 한나라당은 새로운 당대표 선출과정에서의 당권 경쟁으로 뜨겁다.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오는 경제상황과,파업으로 치닫는 노사 문제 역시 뜨거운 현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 대해 너무 걱정하고 자포자기만 할 것은 아니다.우리는 어떠한 고난도 너끈히 이겨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부지런하면서도 뜨거운 민족성,쉽게 무너지지 않는 끈기,그리고 다이내믹한 신바람의 무서운 저력을 가진 민족이다.이념과 지역,연령과 성별을 뛰어넘어 월드컵 4강 신화를 쟁취한 우리가 아닌가.그렇기 때문에 곳곳에서 돌출하는 이런 불협화음들을 아우르면서 우리의 염원인 자주평화 통일을 성취해 낼 능력과 지혜를 갖고 있다고 확신한다. 한적한 시골 산길에서 미군 장갑차에 치여 안타깝게 희생된 두 여중생은 우리의 잠든 의식을 일깨운 아름다운 들꽃이 되었다.반전 평화,민족자주의 수천만 개의 촛불로 찬란하게 부활했다.그만큼 우리는 슬픔까지도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을 지닌 민족이다.슬픔과 분노를 적절히 조절하고 함께 살 수 있는 길과 마당을 만들어낼 수 있는 놀라운 힘을 길러왔다. 다양한 의견의 스펙트럼과 첨예한 계층적 이익의 대립을 중화시키고 조절할 수 있는 성숙한 의식을 키워왔다. 위기와 국난의 고비마다 어김없이 일어나 나라와 공동체를 앞으로 밀어 나아가게 한 위대한 우리 민중의 저력을 믿자.약한 듯 하지만 강하고,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생생히 나타나는 지혜로운 우리 국민의 힘을 믿자. 1년 전 우리는 국민의 하나된무서운 모습과 힘,붉은악마의 힘을 보지 않았던가.열정과 꿈과 감동의 붉은악마 정신으로 오늘의 이 고난과 갈등을 이겨내자.상생과 화합과 감동의 새로운 세계를 활짝 열어젖히는 계기로 삼자. 김윤호 백두산문인협회 회장 명예논설위원
  • “내 힘의 비밀은 30년 생활참선”에베레스트 마라톤 84세 최고령 완주 박희선

    “정말,에베레스트 마라톤에서 완주하셨습니까?”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는 기자의 물음에 박희선(84)옹은 어이없다는 듯 ‘허허’ 웃을 뿐이었다.그러나 백발이 성성한 이 팔순 노인은 해발 5000m의 험준한 코스에서 42.195㎞를 완주했다. 그래서 영국 에드먼드 힐러리경의 에베레스트 등정 5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네팔에서 열린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 선수와 관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세계인들은 깜짝 놀랐다.“아니,80대 노인이 어떻게 그렇게 높은 산악지대에서 마라톤 완주를 할 수 있나.”하고. ●160여명은 해발 5400m 출발점도 못올라 탈락 코스는 해발 5400m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3500m 고도의 남체 바자르까지.고도가 높고 험준한 산악지대인 만큼 출전자들도 에베레스트 등정 경험이 있거나 마라톤 풀코스 완주 경험이 있는 지원자 200여명으로 제한됐다. 박옹은 2년 전 남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895m) 등정,8년 전 히말라야산맥 메라피크봉(6654m) 등정 경험을 내세워 신청,허락을 받았다. “출전 자격을 줘 놓고 주최측이 무척 걱정이 됐나 봐요.주변에서도 웬만하면 기권하라고 하더군요.하지만 200여명의 참가자중 20여명만이 완주했고,비록 그중 꼴찌일망정 제가 완주하니까 주최측에서도 상당히 놀라더군요.” 사실 일반인의 경우 고도가 3000m만 넘으면 조금만 빠르게 걸어도 숨이 가쁘고 현기증이 나서 고통을 받기 마련이다.좀더 심하면 구토와 함께 실신하는 사람도 있다. 지원자중 160여명은 출발 지점까지 걸어 올라가는 과정이 너무 괴로워 스타트도 못해 보고 포기했다고 한다.20∼30명씩 팀을 이루어 고산 적응을 위해 하루 해발 500m쯤 오르는데,출발 장소까지 올라 가는 데만 보름이 걸렸다고.1∼3등은 모두 등반인들을 전문적으로 안내해 주는 현지 셰르파들이 차지했다.1등 기록은 3시간30분대.박옹은 10여시간 만에 완주했다. “중도 포기자 중엔 국제마라톤대회 입상자,에베레스트 등정자가 수두룩해요.모두 30대 이하였고요.” 그는 이미 킬리만자로와 메라피크봉 최고령 등정자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지만 이번 완주에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바로 30여년간 수행해온 ‘생활참선’의 위력을 모든 사람 앞에서 시험해 보고 싶었던 것. ●86년 펴낸 ‘과학자의…’ 100만부 이상 팔려 박옹은 생활참선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70년대 초 서울대 공대 교수 시절 일본 도쿄대 교환교수로 있으면서 경산노사(耕山老師)란 대가의 지도로 참선을 시작했다. 당시 이미 쉰을 넘은 그는 수행 1년 만에 고혈압,통풍(관절염의 일종) 등 지병이 깨끗이 없어지자 참선에 푹 빠졌고,귀국 후엔 주변 사람들을 중심으로 지도에 나섰다.그동안 그로부터 참선을 배운 제자가 수만명에 달한다고.86년엔 ‘과학자의 생활참선기’란 책을 써 100만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 저자가 되기도 했다.이 책은 일본에서도 문고판으로 출판돼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고 한다. 그가 이번 산악마라톤을 비롯해 외국의 고산 등정을 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일본에서 귀국해 친구들과 몇 번 등산을 해보니 쫓아오지 못하더라고요.따로 운동을 한 것도 없었고요.결국 참선 덕분이란 결론을 얻었습니다.그래서 무언가 더 힘들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숨 먼저 내쉬고 들이마시는 ‘호흡’ 주력 그의 생활참선은 사실 명상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와 현상을 열린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종교적 참선과는 차이가 있다.명상보다는 숨을 오래 내쉬고 들이쉬는 호흡법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호흡법이 독특하다.숨을 쉴 때 먼저 길게 내쉰 뒤 들이쉰다.먼저 들이쉬는 보통 사람들과는 반대.그는 “‘호흡’(呼吸)이란 글자 순서대로 할 뿐”이라며 “사람들은 ‘호흡’이 아닌 ‘흡호’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코가 아닌 배꼽으로 깊이 숨을 쉰다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는 것. 그는 참선을 하면 호흡을 길고 느리게 할 수 있게 되는데,이것이 결국 엄청난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고산 등정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추정한다. 물론 의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어떤 다른 사유가 있을 것이라며 생활참선의 힘을 믿지 않는다고 한다.그래서 박옹은 이번 산악마라톤에서 내로라하는 전문 산악·마라톤인들의 ‘체력’과 자신의 참선을 통한 ‘정신력’을 겨루는 ‘시위’를 했다고토로한다. 생활참선은 체력 향상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박옹의 지론.참선을 하면 뇌의 기능을 높이는 좋은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고,그에 따라 전신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에베레스트 마라톤 완주를 계기로 전국의 노인들에게 생활참선을 건강법으로 보급하기로 했다.이번 쾌거를 보고 보건복지부에서 각 자치단체를 돌며 그의 독특한 건강법을 강의해 달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박옹은 우선 서울 25개 구청의 구민회관을 순회하며,매달 두 차례 정도 생활참선을 강의할 계획.그동안 서울 서초동 집에서 해온 개인적 강의도 계속한다.집에선 8만원씩 수강료를 받고 있지만 노인 대상 강의는 무료봉사다. 1시간 넘게 진행되는 인터뷰가 지루하고 힘도 들겠건만 박옹은 초지일관 자세를 흐트리지 않는다.흰 눈썹과 수염,맑은 음성이 마치 범상치 않은 도인(道人)을 마주한 느낌이다. “모든 노인들이 말해요.건강하게 살다가 잠자듯 조용히 죽고 싶다고요.하지만 주변에 보면 갖은 질병을 앓으며 고생하다 죽는 사람이 더 많아요.저의 에베레스트 마라톤 완주나 킬리만자로 등정이 사람들에게 건강한 노년에 도움을 주는 생활참선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임창용기자 sdargon@
  • 열심히만 뛰었다 / 기술·조직력·골결정력서 열세 코엘류호, 아르헨에 0-1 무릎

    ‘월드컵 4강’의 태극전사들은 몸을 날려 선전했지만 상암에서의 연패 악몽을 끝내 끊지 못했다.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들의 함성은 1년 전과 다름이 없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인 아르헨티나의 벽을 넘기에는 아직 기술과 조직력이 달렸다. 한국축구대표팀이 11일 열린 남미 최강 아르헨티나와의 친선경기에서 전반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이로써 한국은 지난 8일 우루과이전을 포함,월드컵 4강을 기념하는 두 차례의 A매치 홈경기에서 거푸 쓴잔을 들이켰고,86멕시코월드컵 본선에 이어 17년만에 만난 아르헨티나에 패해 통산 전적에서도 2전 전패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달 한·일전 리턴매치를 승리로 이끌며 연승의 꿈을 부풀린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우루과이에 충격의 0-2 패배를 당한 뒤 정신력과 전열을 가다듬으며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아르헨티나의 ‘킬러’ 하비에르 사비올라의 오른발 슛 한 방에 눈물을 삼켰다.한국은 이날 선전하기는 했지만 코엘류 감독 취임 이후 가진 5차례의 A매치에서 1승1무3패의 저조한 전적과 함께 단 1득점에 그쳤다. 한국의 이날 경기 모습은 3일 전의 우루과이전과는 사뭇 달랐다.초반 한국은 2002월드컵 때 보여준 특유의 강한 압박과 투지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포백에서 과감히 벗어나 김태영-유상철-조병국이 포진한 스리백은 하비에르 사네티-루시아노 가예티-하비에르 사비올라로 이어진 아르헨티나의 날카로운 측면 공격을 무력화시켰고,‘제2의 마라도나’ 사비올라는 한국의 수비진에 꽁꽁 묶여 공조차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다.김남일 이영표가 펄펄 난 미드필드진은 중원을 완전히 장악했고,이천수와 이영표는 환상의 리턴패스로 아르헨티나의 왼쪽을 헤집으며 조재진의 발끝과 차두리의 머리 위에 공을 떨궜다. 그러나 한국은 ‘킬러’가 아쉬웠다.전반 4분 골 기회를 엿보던 한국은 미드필드 왼쪽에서 김태영이 길게 올린 크로스 패스가 조재진의 머리를 맞고 차두리에 이어졌지만 한 발이 모자라 첫 골 기회를 무위로 돌렸다.28분에는 김남일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수비 2명을 따돌린 뒤 골마우스 왼쪽에 버티고 있던이천수에게 공을 연결해 줬지만 골키퍼와 맞선 이천수의 회심의 왼발슛은 왼쪽 골대를 비껴갔다.후반에도 한국은 골갈증을 풀지 못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잠시 흐트러진 한국 수비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전반 43분 한국의 왼쪽 코너 깊숙한 지점에서 한국 수비가 걷어낸 공을 교체 투입된 막시밀리아노 로드리게스가 중간 차단,사네티-사비올라로 이어주며 결승골을 뽑아냈다. 최병규 박준석기자 cbk91065@ 감독 한마디 ●승장 마르셀로 비엘사 아르헨티나 감독 1골 더 넣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초반 한국의 빠른 공격에 긴장했는데 인내심을 갖고 기회를 포착한 것이 승인이다.우리의 패스를 중간에서 가로채 역습 하려는 한국의 작전은 좋았다.이천수가 우리 수비를 많이 혼란시켜 인상적이었고,개인적으로는 유상철을 칭찬하고 싶다. ●패장 움베르투 코엘류 한국 감독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였다.강팀을 상대로 잘 싸웠다.전반전에 다소 미흡했지만 후반들어 많은 기회를 잡았다.골이 안 들어간 게 아쉬웠다.강팀과 경기를 많이 해야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다.나도 득점력 부재로 고민하고 있다.하지만 나는 우리팀을 믿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 서울시청앞 ‘평화의 난장‘ 이모저모/ “대~ 한민국” 다시 울린 6월의 함성

    월드컵의 붉은 물결이 서울 도심에서 재현됐다. 한국과 우루과이 축구팀의 친선 경기가 열린 8일 저녁 시청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에는 시민 6만여명이 한데 어울려 1년 전의 감동을 되살렸다. ●“월드컵 잔치는 계속돼야 한다” 시민들은 서로 어깨를 걸고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리아’을 외쳤다.붉은 셔츠를 입고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모인 6만여명의 시민들도 목청이 터지도록 응원전을 펼쳤다. 한국팀의 잇따른 실점에도 응원단의 함성은 가라앉지 않았다.시민들은 비록 경기에는 졌지만 월드컵의 투지와 열정은 계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청 앞에 나온 이정우(33)·김미경(33) 부부는 “한국팀이 아쉽게 패배했지만,월드컵의 감동을 생생하게 만끽했다.”고 말했다.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피해 지난달 귀국한 베이징대생 이승훈(21)씨는 “TV로만 봤던 붉은악마의 응원열기를 체험하니 감동적”이라면서 “월드컵 잔치를 브라질의 삼바축제처럼 정례화하자.”고 제안했다.박상균(39·회사원)씨는 “시계바늘을 마치 1년 전으로되돌려 놓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스페인인 호세 카를로스 마르코(32)는 “1년 전 스페인팀을 패배시킨 한국팀의 투지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응원열기가 놀랍고 환상적”이라고 감탄했다.아들 가족을 만나러 한국에 온 독일인 애클(59)은 “지난해 손자가 한국에서 보낸 거리응원 사진과 편지를 보고 기회가 되면 ‘대∼한민국’을 같이 외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6월항쟁과 월드컵 기념한 평화의 난장 1980년대 민주화운동 세대와 월드컵 응원을 이끈 신세대는 7,8일 이틀 동안 시청앞 광장에서 다시 만났다.6월항쟁 16주년과 월드컵 1주년을 맞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박형규)가 마련한 ‘평화의 난장,오 피스 코리아’(Oh Peace Corea)에서 이들은 시간의 벽을 뛰어넘어 열정과 환희를 함께 나눴다. 시청앞 광장 곳곳에는 60∼80년대 민주화운동 자료사진과 지난해 월드컵 응원 장면 150여점이 전시됐다.아들과 함께 시청앞을 찾은 회사원 이종근(41)씨는 “초등학생 아들에게 아버지 세대의 고민과 열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호헌철폐’를 외치며 거리를 뛰어다니던 16년 전의 감동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장택동 이세영기자 sylee@
  • 첫날 이모저모 / 盧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되도록 노력” 日王 “양국 우호 많은 사람의 苦勞 결과”

    |도쿄 황성기·곽태헌특파원| 노무현 대통령은 6일 아키히토 일왕 내외가 주최한 만찬에 참석,“전후(戰後)세대의 첫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깊고 오랜 양국의 우호친선 관계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고 믿어왔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아키히토 일왕 모두 미래강조 노 대통령은 “지난해 서울과 도쿄의 거리에서는 양국의 젊은이들인 ‘붉은악마’와 ‘울트라 닛폰’이 한데 어우러져 서로를 응원하는 초유의 광경이 벌어졌다.”면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일 양국의 미래에 대해 커다란 희망을 느꼈다.”고 말했다.이어 “우리 두 나라가 그야말로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서로가 존경하는 이웃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한·일 양국의 우호관계가 이처럼 발전해 온 뒤편에는 많은 사람들의 고로(苦勞)와 노력의 축적이 있은 결과”라고 말했다.‘고로’라는 표현은 우리말로 노고 또는 수고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키히토 일왕,“이런 날 방문해 감사하다” 노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이날 오후 아키히토 일왕을 예방하고,“김대중 대통령 때 (아키히토 왕을)초청했고,아직도 유효하다.”고 한국방문을 초청했다. 또 “오늘이 현충일인데 국내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감안해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아키히토 일왕은 “이런 날에 일본을 와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대답했다. tiger@
  • “우리 국민의 주적은 바로 담배”/ ‘금연 전도사’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

    “‘주적’ 개념을 놓고 혼란이 있다지만,헷갈릴 게 없습니다.우리 국민의 주적은 바로 담배입니다.” 국립암센터 박재갑(54) 원장은 널리 알려진 ‘금연 전도사’답게 인터뷰 처음부터 흡연의 폐해와 금연의 타당성에 대해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수첩에 빼곡하게 적어놓은 담배 관련 통계 수치를 인용해가며 금연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우선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10만명의 암환자가 새로 발생하고,6만명의 암환자가 사망한다.사망자 가운데 30%는 담배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연간 1만 8000여명이 담배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는 설명이다.대략 따져도 하루에 50명이 담배로 숨진다는 얘기다.대구지하철 참사는 나흘에 한번꼴로,삼풍백화점 참사가 열흘에 한번꼴로 일어나는 셈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126만명,전쟁이나 분쟁으로 인한 사망자는 31만명(2000년 기준)인데 반해,담배와 관련된 질환으로 숨지는 사람은 무려 490만명(2002년 기준)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다 담배에는 69종류의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는 것은물론 미량이지만 청산가리까지 들어 있다.담배는 독약이라는 게 박 원장의 지론이다. ●“담배 끊으세요”가 입버릇 박 원장은 사실 담배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었다.그는 대장암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요즘도 바쁜 일정 속에 하루 평균 1건의 수술은 직접 집도하고 있다.대장암에 걸렸던 가수 길은정씨도 그가 수술을 맡았다. 박 원장이 담배의 폐해에 대해 확실하게 눈을 뜬 것은 3년 전 초대 국립암센터 원장에 취임하면서부터다.담배가 나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게 된 후부터는 만나는 사람마다 담배를 끊으라고 권했다.특히 사회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 정치인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노무현 대통령과도 담배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2001년 9월21일 모방송국 강연 때문에 광주행 항공기를 탔던 박 원장은 우연히 노 대통령(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의 옆자리에 앉게 됐다.당시 노동연구원 고위과정 동문이라는 공통점으로 대화를 시작하다가 노 대통령이 ‘흡연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박 원장은 20여분간 담배 폐해에 대해 역설했다.마지막으로 헤어질 때는 “앞으로 큰 일을 하려면 담배를 끊으시라.”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3주 뒤인 10월14일 한국도로공사에서 열린 노동연구원 고위과정 동문 체육대회에서 노 대통령을 다시 만났다. “아직도 담배를 피우시나요?”(박 원장) “자존심이 상해서 끊었습니다.”(노 대통령)는 대화가 오갔고,노 대통령은 니코틴 패치를 붙인 팔뚝을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주변부터 차근차근 공략 금연구역을 늘려나가기 위해 박 원장은 주변부터 ‘공략’하고 있다.우선 직장인 일산 국립암센터는 원장 취임 초기인 2000년 5월1일부터 1만 3000평 모든 경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지난해 1월부터는 흡연자는 아예 직원으로 뽑지 않는다.올 1월부터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금연선언을 받아 62%였던 흡연율이 지금은 0%(적어도 직장 내에서는)다. 또 지난해에는 KBS,SBS 등 방송국을 쫓아다니면서 드라마에서 흡연장면을 내보내지 말라고 요청해 결국 목적을 달성했다.올해는 신문에 흡연사진을 게재하지 말 것을 요구하느라 바빴고,7개 신문사로부터 승낙을 얻어냈다.박 원장이 담배를 끊으라고 강권했던 사람 중에 가장 애를 먹인 경우는 의외로 3명의 사위다. 모두 박 원장의 서울의대 후배로,의사인 사위들이 문제였다.“너희들이 안 끊으면 다른 사람한테 담배 끊으라고 말하는 나는 사기꾼 소리를 듣는다.”고 ‘회유반,협박반’으로 설득했지만 쉽지 않았다.최근 입대한 막내 사위가 논산 훈련소 6주 훈련 동안 금연에 성공,사위 3명 모두 ‘금연대열’에 동참했다. 박 원장은 아예 금연주의자로 태어난 사람처럼 보인다.평생 동안 담배의 유혹을 느껴본 적이 없는 특이 체질이기 때문이다.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끊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울고 웃지만 그는 “고등학교 시절 호기심으로 몇 모금을 빨아본 것이 전부”라고 말한다.악마 같은 담배의 유혹에 빠져 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끊으라고 닦달하는 일이 쉬웠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담뱃값 1만원으로” 담뱃값을 3000원대로 올리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방침이 논란을 빚고 있지만 박 원장은 오래 전부터 1만원 인상을 요구해왔다.담뱃값 인상분으로 별도의 기금을 만들어 흡연자들의 건강증진에 쓰자는 얘기다. 흡연자들은 시기가 문제일 뿐 병들어 치료를 받게 돼 있는 만큼 이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짓고,흡연자들에게 의료혜택을 추가로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1만원까지는 못 올리겠지만,담뱃값이 비싸야 청소년이 쉽게 흡연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도 차단할 수 있습니다.”박 원장은 담배는 마약처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관리하고,물가산정품목에서도 제외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도 빼놓지 않고 있다. ●담배,어떻게 끊나 흡연은 질병이므로 무조건 끊어야 한다는 게 박 원장의 주장이다.고혈압,당뇨병이 치료를 요하는 질환인 것처럼 흡연은 ‘의존성 정신질환’이라는 것이다.“병을 고친다는 생각을 하면 못 끊을 이유가 없다.”며 “아무리 오래 피운 사람도 끊으면 담배를 필 때보다 훨씬 몸이 좋아진다는 것은 이미 의학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글 김성수기자 sskim@ 사진 오정식기자 oo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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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아백화점 패션관은 7일 패션관 앞 야외 특설무대에서 오후 3시와 5시 두 차례에 걸쳐 수영복과 선글라스,핸드백으로 구성된 패션쇼 ‘2003 갤러리아 비치 컬렉션’을 실시한다.이날 진행될 패션쇼에서는 패션관 4층 수영복 시즌 매장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 ‘아레나’,‘엘르’,‘레노마’,‘파코라반’의 수영복과 ‘파피루스’,‘오클리’ 선글라스 제품,‘키플링’ 핸드백 등을 선보인다. ●신세계 이마트는 9일까지 전국 52개 점포에서 ‘고당도 꿀수박 대축제’를 열고 수박 30만통을 30% 싼 가격에 판매한다.7㎏짜리 대형 수박을 6800원에 구입할 수 있다.이번 행사기간에 판매되는 수박에는 특수 스티커가 부착돼 있어 수박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적정 온도가 되면 ‘E’ 마크가 나타난다. ●그랜드마트는 6∼8일 서울 및 수도권 5개 점포에서 ‘주말 쇼핑 특별기획전’ 행사를 연다.이번 기획전에서는 나들이를 떠나는 소비자들을 위해 식품관에서 1개 값으로 2개를 구매할 수 있는 원+원 상품전 행사를 갖는 한편,5만원 이상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사은품으로 진라면(5개입)·그랜드 기획상품인 각티슈(3개입),퓨리스 생수(2.0ℓ×6개입) 가운데 하나를 선택 증정한다. ●웅진코웨이㈜는 오는 10일 이온수기 ‘루체’(모델명 EW-203AU·사진)를 출시한다.이 제품은 물의 pH 농도를 조절, 일반 음용수·취사용 등으로 소비자가 용도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우리홈쇼핑은 최근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휴대폰으로 상품 방송일정 등을 미리 알려주는 ‘모바일 알림이’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의 방송시간,가격,상품정보 등을 방송시작 30분 전에 미리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로 받아볼 수 있다.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리닷컴 홈페이지에 접속한 뒤 TV방송몰 ‘예약방송’(쇼핑 메신저) 코너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CJ몰(www.CJmall.com)은 13일까지 ‘이카루스 쇼킹 프라이스’를 열고,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한다.이번 행사에서는 패션 이너웨어 이카루스 제품을 990원과 9900원에 균일가로 판매한다.이카루스 정상매장과 할인매장을 통해 당일 2만원 이상 구매할 때는 무료 배송도 가능하다. ●롯데닷컴(www.lotte.com)은 월드컵 1주년 기념으로 6월 말까지 ‘붉은악마 사진 콘테스트’를 연다.붉은 티셔츠를 입고 응원하는 장면 등 월드컵 관련 사진을 롯데닷컴 포털 사이트 롯데타운(www.lottetown.com) 게시판에 올리면 우수작을 뽑아 나이키 인라인스케이트(5명),가족사진 무료촬영권(30명),유명 레스토랑 무료식사권(50명) 등의 경품을 준다.
  • 조폭 엽총동원 패싸움 / 청계천서 구입… 총기관리 구멍

    서울 한복판에서 엽총과 칼을 쓰며 패싸움을 벌인 조직폭력배와 윤락업소 포주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17일 새벽 1시쯤 서울 용산역 윤락가 근처 H주점에서 폭력조직 ‘홍교파’ 조직원 김씨 등 폭력배 20여명과 또 다른 폭력조직 ‘악마단파’ 조직원 유모(30)씨 등 4명이 흉기를 휘두르며 패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유씨 등이 흉기에 찔려 전치 2∼3주씩의 상처를 입었다.이에 격분한 유씨는 곧바로 보복을 한다며 이모(23)씨와 함께 엽총을 들고 권씨의 윤락업소를 찾아가 산탄 1발을 발사해 윤락녀 박모(27)씨에게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뒤 달아났다. 이날 유씨 등은 포주 권모(41)씨가 운영하는 윤락가에서 일하는 서모(23·여)씨 등 2명이 지난달 서울 서초동 S호스트바에서 600만원어치의 술을 먹고 술값을 지불하지 않자 “떼인 돈을 받아달라.”는 이 업소 종업원 김모(23)씨의 부탁을 받고 권씨를 찾아갔다. 이 사실을 안 권씨도 “해결해달라.”며 김씨 등 폭력배에게 부탁,패싸움으로 이어졌다. 유씨가 범행에 사용한 미제 엽총은 지난해10월 청계천 시장에서 총기 소지 허가증 없이 80만원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폭력조직원 김씨와 유씨,호스트바 종업원 김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포주 권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영표기자
  • 극단 물리 ‘西安火車’

    여기,중국 시안(西安)행 열차에 몸을 실은 한 사내가 있다.목까지 단추를 꽉 채운 갑갑한 옷차림과,만지면 바스라질 것처럼 메마른 얼굴이 몹시 외롭고 지친 인상이다.그가 천천히 말문을 연다. “저는 시안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죽음마저 정복해 불사의 인간으로 영생하려 했던 진시황이 자신을 둘러싼 수만 대군의 호위를 받으며 영원불멸을 성취했는가,확인하고 싶은 겁니다.” ●“반쪽 韓人·동성애자 편견 겪는 30대” 극단 물리의 연극 ‘서안화차(西安火車)’는 이렇듯 진시황의 병마용 갱이 발견된 여산릉을 찾아가는 주인공 ‘상곤’의 독백으로 시작된다.오랫동안 꿈꿔온 목적지를 향해 기차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그의 기억은 점점 과거로 달음박질 치고,관객은 서서히 상곤의 어두운 회상에 잠식당한다. 중국인 어머니를 둔 상곤은 어릴 적 어머니가 생업을 위해 몸을 파는 현장을 목격한 충격적 경험을 했다.또 학창시절 친구 찬승의 집에 놀러갔다가 지하실에 감금된 찬승의 장애인 형을 우연히 엿보게 되고,이 때문에 찬승의 가족들에게 생매장 위협을 당한다. ●고대 중국 진시황과 연관지어 극적 구성 하지만 상곤을 무엇보다 힘들게 한 것은 찬승의 배신이었다.상곤이 온힘을 다해 사랑했던 찬승은 상곤을 교묘히 이용한 뒤 매몰차게 등을 돌려버렸다.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매번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상곤은 점점 찬승에 몰두하고,마침내 찬승을 죽임으로써 영원히 소유하는 방법을 택한다. 겉으로 드러난 줄거리는 성(性)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심약한 30대 남자의 이야기다.하지만 상곤의 개인적 기억을 고대 중국 진시황이란 역사적 인물과 연관지은 극적 구성은,이 연극이 자칫 ‘동성애’란 화제성 소재에 함몰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직접 희곡을 쓴 연출가 한태숙은 “반쪽 한국인과 동성애자라는 편견에 시달린 상곤이 찬승에게 집착하는 심리와,정통성에 대한 열등감으로 거대한 지하궁전을 건설한 진시황의 비이성적 행동에서 중첩된 이미지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작 ‘레이디맥베스’‘광해유감’ 등에서 그랬듯 역사를 끌어다 개인사와 혼용하는 작업은 한태숙의 오랜 관심사이다.●작가 임옥상씨 토용들 무대에 등장 독특한 무대미학과 시·청각 이미지로 인간 내면의 심리를 형상화하는 데 남다른 연출력을 발휘해온 한태숙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실험적인 무대를 내놓는다.작품을 구상할 때부터 천장 높은 극장을 찾았다는 한태숙에게,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는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무대미술가 이태섭이,내부공사가 끝나지 않아 한쪽 벽면이 드러난 극장 자체의 실험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했다.작가 임옥상이 제작한 25개의 토용(土俑)이 무대 전면에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웅장하면서 묘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타악그룹 공명의 음악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 몫 단단히 거들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다중인격적인 상곤과 가학적인 찬승을 연기하는 배우 박지일과 이명호이다. ●연기파배우 박지일·이명곤 ‘섬뜩한 호흡' 대학로에서 첫손 꼽히는 연기파 배우중 한 명인 박지일은 불우한 과거로 인해 한 인간에게 과도하게 집착하는 상곤의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그려내고 있다.‘순진한 외모에 악마성을 내재한 이미지’로 설정된 찬승역의 이명호도 외적인 폭력성과 내면의 허약함을 두루 표현해야 하는 쉽지 않은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하고 있다. 상곤의 회상속에서 시공을 초월해 등장하며 고대 중국어를 구사하는 ‘진인(眞人)’의 존재는 극에 신비감을 불어 넣는다.제목에 쓰인 ‘화차’는 기차의 중국식 표현.5일∼7월6일 대학로 정미소(02)764-8760. 글 이순녀기자 coral@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
  • [씨줄날줄] NLL과 꽃게

    서해 바다에 또다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해군은 어제 오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조업하던 북한 어선 8척에 경고포격을 해 북으로 돌려보냈다.북한 어선들이 지난달 26일 이후 거의 매일같이 NLL을 넘어와 마구잡이 조업을 하는 데 대한 첫 무력조치다. 1999년 6월15일 꽃게 조업이 막바지이던 때 북한 경비정은 우리 해군 함정에 선제공격을 가했다.북 어선과 경비정들이 같은 달 7일 이후 잇따라 NLL을 침범해 해군과 1주일여 동안 실랑이 한 끝에 벌어진 교전이다.밀어내기 작전으로 북한 경비정을 몰아내던 해군은 즉각 반격을 가했다.이 결과 북한은 어뢰정 1척이 침몰하고 경비정 2척이 파손됐으며 최소 2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관측됐다.이후 북한은 실탄 사격훈련 등을 강화하는 등 보복을 다짐해 왔다고 한다. 2002년 5월29일 붉은악마의 함성이 전세계를 뒤덮던 순간 서해 NLL을 넘은 북한 경비정이 또다시 선제공격을 가했다.하지만 3년 전과 달리 해군이 총 한발 제대로 쏘지 못한 채 당했다.해군은 앞서 11일과 13일,27일과 28일에도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었다가 돌아갔다며 이날도 단순 월경 정도로 판단했다.이로 인해 해군장병 6명이 전사하고 고속정이 침몰했다.군 당국은 기존 5단계 교전규칙을 ‘시위기동-경고사격-격파사격’ 3단계로 단축했다.즉각적인 무력대응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다. 연평도 남쪽 해상엔 너비 724㎢의 사다리꼴 모양의 어장이 있다.대·소연평도 어민들에게 허가를 내준 어선 55척만이 조업할 수 있는 특별구역이다.본격적인 꽃게 조업철은 7∼8월 산란기를 전후한 4∼6월과 9∼11월.특히 산란기를 앞둔 6월이 절정기다.이 시기 남북 어선들이 NLL을 넘나드는 꽃게를 쫓아 필사의 조업에 나서면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다.게다가 최근 북한은 마약·미사일 등의 수출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외화벌이용 꽃게잡이에 더욱 매달리고 있다고 한다.지난해 교전으로 큰 피해를 본 남한 어민들 또한 모처럼의 꽃게 대풍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북핵 문제로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 남북 어선의 생존을 건 ‘꽃게잡이 전쟁’이 우발적 무력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태세를 당부한다. 김인철 논설위원
  • 기고 / 월드컵 감동 재현한 평화콘서트

    감동의 월드컵 비빔밥이었다.‘스포츠’와 ‘콘서트’가 절묘하게 결합된 거대한 라이브 축제였다.전주비빔밥보다 훨씬 맛있는 새로운 문화 콘텐츠의 원형이었다.한국인만이 할 수 있는 발랄한 순발력으로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 놓아 풍족함이 넘친 축제였다. 하루 만의 위안일지라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월드컵 감동의 재현이었다.경기 침체와 새 정부 이후에도 계속되는 각종 사건에 지쳐 있는 시민들에게 모처럼 가슴을 하나로 열게 한 의미 있는 콘서트였다.단합된 에너지를 끌어내기 위해 ‘스포츠’와 ‘문화’가 얼마나 진실한 설득력이 있는가를 보여준 시민 참여의 즐거운 콘서트였다. 그러나 5월의 마지막 밤 ‘한·일 월드컵 1주년 기념 평화콘서트’가 열린 상암동 서울 월드컵 경기장의 초반 분위기는 썰렁했다.붉은악마의 환호로 가득했던 지난해의 열기에 비하면 냉랭하기조차 했다.가족들이 모처럼 나들이한 야외 음악회 정도인 듯했다. 그러나 도쿄에서 열리는 축구 한·일전이 중계되며 분위기는 달구어졌다.골문으로 러시할 때마다 터져 나오는탄성은 우렁찬 함성으로 들렸다.한편으론 걱정이 들었다.이런 열기를 잠재우고 콘서트가 먹혀 들어갈 수 있을까. 그러나 축구 경기의 전반이 끝나고 콘서트로 이어지면서 어둠속의 화려하고 격조 있는 무대는 이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안익태의 ‘코리아 환타지’를 합창과 록 밴드가 버무려 놓았다.월드컵에서 태극기 패션이 선보였듯 ‘코리아 러브 송’ 역시 변형의 기법을 보여주었다.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렀던 파페라 가수 임형주가 티 없이 맑은 순정조의 음색으로 흥분된 감정을 가라앉혔다.카치니의 ‘아베마리아’와 ‘동심초’.눈을 감고 들으면 여성 같기도 하지만 익지 않은 열매의 풋풋함이 특유의 맛을 느끼게 했다. 윤도현 밴드는 구경꾼에 불과했던 관객들을 한순간 축제의 주인공으로 바꾸어 놓았다.록의 원초적 생명력이 파도처럼 퍼져 나갔다.후반전 축구 경기 장면들은 콘서트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다.아리랑을 부르고 ‘대∼한민국’을 외칠 때 안정환의 골이 터졌다.동시에 ‘오 필승코리아’가 터지고 감격은 절정에 달했다.윤도현은 마이크만 쥔 채 필드로 내려와 골 세리머니를 하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어진 조수미 콘서트는 최고의 절정감을 맛본 뒤여서 분위기를 다시 살린다는 게 쉽지 않았다.일단 한국팀이 이긴 뒤여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편곡한 서울시합창단과 조수미의 합창은 승리의 축가로 들렸다.그러나 종교적인 ‘상투스’는 반감을 가져온 듯했다.일부 자리를 뜨는 청중이 생겼다. 그러나 조수미는 이내 자신의 세계로 청중을 끌어들였다.‘보석의 노래’‘봄의 소리 왈츠’의 화려한 콜로라투라의 기교와 감미로운 뮤지컬을 통해 스포츠의 열기에 취한 관객들을 예술 세계의 시민으로 바꿔 놓았다. 파페라 가수 알레산드로 사피나의 등장은 분위기를 상승시켰고 조수미와의 이중창은 더욱 무르익어 갔다.‘축배의 노래’ 이중창으로 끌나야 할 음악회는 자리를 뜰 줄 모르는 청중들에 의해 거듭 앙코르로 이어졌다.조수미는 ‘서울의 찬가’를 함께 부르자고 했다.오래 전 노래가 신선하게 몸에 저려왔다.서울시 홍보대사인 그는 “모두가 나무 한 그루를 심어 숲이 가득한 서울을 만들자.”는 메시지도 전했다.가슴 뭉클한 자긍심이 느껴졌다. 오늘 저녁처럼 정치를 할 수는 없을까.오늘 저녁처럼 감동적으로 나라를 이끌 수 없을까.황금 옷을 입은 조수미는 어느 동화 속의 왕녀처럼 보였다.그리고 그는 너무도 당당하고 알찬 목소리로 외쳤다.‘라데츠키 행진곡’을,그리고 월드컵 로고송인 ‘챔피언스’를 불러 그날의 감격을 다시 확인시켰다.평화 콘서트는 기발한 기획력으로 경기 현장과 콘서트를 결합한 ‘스포츠 콘서트’의 효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월드컵의 자신감을 스포츠와 문화로 푼 대성공작이다. 탁계석 음악평론가
  • [젊은이 광장] 무엇이 월드컵을 기념하는가

    2002년 6월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벅찬 감동과 환희 그 자체였다. 어느 누가 한국팀이 이탈리아와 포르투갈,스페인을 꺾고 월드컵 경기 4강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선수들이 골을 성공시켰을 때 땀에 흠뻑 젖은 그들의 머릿결은 승리의 깃발처럼 힘차게 물결쳤다. 태극전사들의 투혼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전국 곳곳의 거리가 온통 붉은악마의 티셔츠로 물들었던 잔치 한마당은 결코 잊을 수 없다.한국팀이 경기하던 날 전국의 도로는 더 이상 자동차 같은 기계가 아닌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주인이었다.그리고 일년이 지났다. 월드컵 1주년을 기념하는 여러가지 행사들이 기획되는 것을 보면서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을 실감한다.연일 각 방송사와 지자체가 앞다퉈 축하 공연과 행사를 벌이고 있다.유통업계에서도 1주년을 기념하는 판촉 행사를 마련중이다.이같은 행사의 기획 의도는 물론 우리가 성공적으로 개최한 월드컵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이벤트에 치중한 나머지 마치 생일파티하듯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는다.감동과 환희의 이면에는 월드컵이 남긴 그늘이 있다. 서울 지하철2호선 서울대입구 역에는 월드컵 기념품 판매소가 있다.눈에 확 띄는 좋은 위치지만 이곳에서 월드컵 기념품을 판매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최근 일이다.간판에는 분명 월드컵 기념품 판매소라고 적혀 있는데 가판에 내놓고 파는 용품은 잠옷이나 운동복,조잡한 휴대전화 줄이다. 개최국의 이미지가 마치 상점 안 물건처럼 초라해지는 느낌이다.판매가 수지에 맞지 않는다면 정부 차원에서 판매소를 재정리하려는 노력은 해야 하지 않는가. 수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한 전국의 축구 전용구장들도 문제다.서울의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을 빼고는 경기장 활용 대책이 막막하다고 한다.지난해 여름 태풍으로 지붕막이 일부 찢겨나간 제주 경기장은 아직도 공사중이다.경기가 열리지 않는 경기장이 무슨 소용인가.인천 경기장은 월드컵 이후 단 한차례도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정정당당하게 싸우는 스포츠의 뜨거운 열기는 사라진 채 월드컵은 ‘휘장사업 로비’라는 대형비리 사건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각 방송이나 지자체가 준비하는 특집 공연들은 지나치게 볼거리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하이라이트 모음이나 월드컵 뒷얘기 등 그날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는 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재방송 같은 기념 행사를 보는 사람들이 과연 월드컵이 남긴 그림자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주년을 계기로 앞으로 우리가 월드컵 같은 대형 국제 행사를 유치할 때 무엇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특히 월드컵 휘장사업 같이 국제 행사를 주관하는 단체의 미숙함과 기업체 선정 과정의 비리는 두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화려한 공연이나 경기만이 능사가 아니다.무엇이 월드컵을 기념하는지 생각해 볼 때다. 서 주 원 이화여대 웹진 DEW 전 편집장
  • 월드컵 1주년 특집 / ‘포스트 월드컵’ 어떻게 됐나

    지난해 한·일월드컵축구대회가 끝난 뒤 각계에서는 “월드컵의 에너지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자.”며 갖가지 방안을 내놓았다.최첨단 경기장 10곳에서는 수많은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유럽 수준의 프로리그가 펼쳐질 것처럼 점쳐졌고,연구소들은 장밋빛 경제효과를 앞다퉈 발표했다.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계획대로 진행된 것은 별로 없다.전문가들은 “실현 가능한 계획을 다시 짜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주문한다. ●‘CU@K-리그’는 어디로 지난 3월 23일 프로축구 K-리그 개막전 때만 해도 ‘CU@K-리그’의 약속이 지켜지는 듯했다.이날 그라운드에는 개막전 최다인 14만 3981명의 관중이 몰렸고,대구월드컵경기장엔 K-리그 한 경기 최다인 4만 5210명이 입장했다.그러나 하루짜리 열기였다.이틀째 경기부터 관중석의 빈자리가 늘더니 최근에는 관중수가 2년전 수준으로 떨어졌다.지난해 K-리그 1경기 평균 관중은 1만 5839명이었다.이달 말 현재는 1만 1253명으로 2001년(1만 1847명)에 견줘도 적다.물론 관중 감소만으로 축구 열기의냉각을 단정할 수는 없다.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선수가 2만 934명으로 94년의 갑절 이상 는 것은 고무적이다. 단순한 수적 증감보다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축구계가 더 큰 문제다.‘선수는 4강,행정은 4류’라는 비아냥은 여전히 유효하다.프로구단의 일처리는 아직도 주먹구구식이고,협회와 프로축구연맹도 ‘컨트롤 타워’로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축구중흥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드컵 이후 축구행정은 한마디로 실망의 연속.이해관계 때문에 태극전사들의 발이 묶이기 일쑤였고,특히 국내축구 선진화에 앞장서야 할 구단과 에이전트는 기본적인 업무처리 능력에도 한계를 드러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기도 했다.협회의 한 관계자는 “행정상의 문제는 대부분 관행에서 연유한 측면이 강하다.”면서 “월드컵의 감동이 또 다른 신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당분간 시스템 정비에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경기장은 애물단지? 월드컵을 치른 지방자치단체들은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경기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축구 전용경기장이라는 한계와 연고구단 부족,경기침체에 따른 임대사업 위축 등으로 수십억원씩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적자는 물론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된다. 그나마 성공사례는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와 대형 할인점,스포츠센터가 들어섰다.지난달 8일에는 초대형 오페라 ‘투란도트’가 공연되기도 했다.지난해 29억원의 적자를 낸 서울시는 올해 35억원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 최대의 최첨단 축구전용구장이지만 서울 연고 프로구단이 없어 막상 이곳에서 축구경기를 구경하기는 힘들다.축구장이 적자를 땜질하기 위해 쇼핑몰로 전락한 셈이다. 지방은 눈앞이 캄캄하다.서울처럼 대형 공연을 유치할 여력도 없고,임대사업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3200억원을 쏟아부은 인천 월드컵경기장은 지난해 50억원의 운영관리비가 지출됐다.수입은 월드컵 특수까지 포함해 20억원이었다.빅 이벤트가 전혀 계획되지 않은 올해에도 적자는 2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지난달 쇼핑몰 3곳의 임대계약 공고를냈지만 모두 유찰됐다.제주 서귀포경기장은 지난해 태풍으로 경기장 지붕막 6787㎡가 찢겨져 나갔으나 아직 복구되지 않았다.종합관광시설 조성,프로구단 창단,내국인 면세점 유치 등은 모두 백지화될 위기에 놓여 있다. 연고 프로구단을 갖고 있는 경기장도 사정은 엇비슷하다.울산은 지난해 17차례의 프로경기 입장료와 시설사용료,매점운영 등을 통해 14억 8000만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관리비 28억원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다. 시민들은 “수익성에만 연연하지 말고 경기장을 어떻게 시민들에게 돌려 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그러나 공익성을 잃지 않는 수익사업이 과연 무엇인지,축구전용구장에 어떻게 생활체육을 접목시킬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이 없다. ●사라진 ‘비더레즈’ 월드컵 이후 경제적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최대의 히트상품인 붉은색 바탕의 흰 글씨 ‘비더레즈(Be The Reds)’조차 열매를 맺지 못했다. 비더레즈 티셔츠는 대회 기간동안 2000만장이 넘게 팔렸다.단일 품목이 한 달 동안에 이렇게 많이 팔리기는 전무한 일이다.월드컵 당시 프랑스의 한 스포츠 방송에서는 사회자와 패널들이 모두 붉은 티셔츠를 입고 출연할 정도로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난 뒤 비더레즈가 저작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상품화 논의가 중단됐다.비더레즈를 디자인한 박영철(41)씨가 지난해 12월 붉은악마 광고대행사인 T사 등을 상대로 저작물 사용정지 및 50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의류산업협회는 산업자원부와 함께 중소의류업체의 상품에 비더레즈 브랜드를 붙여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저작권 분쟁으로 흐지부지됐다. 법정 다툼과 상품화 전략의 부재는 비더레즈를 시장에서 사장시켰다.자연히 국민의 관심도 떨어져 월드컵의 함성을 가득 담은 붉은 티셔츠는 옷장의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이창구기자 window2@
  • 월드컵 1주년 특집 / 붉은 악마는 지금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둔 지난 1997년 초.조직적인 응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한 PC통신의 축구 동호회에 올라오면서 한국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탄생했다.같은 해 8월 브라질과의 평가전에 붉은 옷으로 갈아 입고 첫 응원에 나선 이들은 불과 몇 백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5년 뒤 이들은 한반도를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였고 ‘대∼한민국’의 함성을 이끌어내면서 월드컵의 주체로 변모했다. 폴란드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이들이 쏟아낸 구호와 함성은 들불처럼 전국을 휩쓸었다.전율을 느끼게 할 만큼 조직적이고 열광적인 이들의 응원과 ‘꿈★은 이루어진다’ 등의 카드섹션은 2002월드컵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이들의 몸짓 하나하나는 월드컵 이후에도 ‘어울림’과 ‘함께 즐기는 문화’로 뿌리내렸다. 그러나 2002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뜻하지 않은 외풍을 맞게 된다.‘보이지 않는 문화권력’으로까지 평가된 이들을 상업적·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등장한 것.결국 신인철 전 회장은 전격 사퇴했고,붉은악마는 대선 기간 동안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회장이 주도하는 사무국 중심의 중앙 운영체제를 과감하게 해체,집단운영체제로 바꿨다.회장직과 사무국을 없애고 서울 등 4개 지부와 2개 특수지회,50개 소모임 대표들로 구성된 대의원회의를 최고 의결기구로 대체했다. 최근 대한축구협회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도 주시할 대목.축구회관의 사무실을 반납하고 대학로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협회로부터 받아온 편의(입장권 할인,지정좌석 등)도 포기했다. 붉은악마의 한 관계자는 “초기의 열정과 순수함으로 돌아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월드컵에서의 감격을 재현하기 위해서라도 붉은악마가 갈 곳은 오직 축구장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인터넷 스코프] 정보화를 바라보는 눈

    고양이의 눈동자는 세로로 길쭉하다.이런 눈은 눈동자를 가늘게 수축시켜 빛을 모을 수 있으므로 미세한 빛으로도 뚜렷이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더불어 세로로 확대된 시야는 사람의 주거환경에서 먹이를 포착할 기회를 높일 수 있다.어둠 속에서 빛나는 고양이의 세로 눈동자는 한마디로 ‘기회 포착의 눈’이다. 과거 정보화를 바라보는 눈은 기회의 포착을 강조하는 눈이었다.정보화는 기회였으며 행정,경제,문화,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희망이었다.그 결과 현재 정보통신 일등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손색이 없다. 브로드 밴드(광대역) 인터넷 가입가구는 전체의 70%를 넘어섰고,인터넷 이용자수는 2002년말 현재 2627만명으로 총 인구의 60%를 넘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뿐만 아니다.세계 500대 사이트에 포함된 우리나라의 인터넷 사이트는 무려 134개로 26.8%를 차지하고 있다.이처럼 불과 몇년 사이에 쏟아져 나온 세계 초일류급에 해당하는 숫자의 향연은 단순한 자긍심뿐만 아니라 우리생활을 실질적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또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화의 진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회·문화적 패러다임의 급속한 확산을 견인하고 있다.월드컵 응원열기와 ‘붉은악마’ 응원단,촛불시위,‘노사모’와 제16대 대통령 선거 등은 인터넷과 결합하여 우리 사회가 보여준 독특한 문화현상의 사례들이다.하루 방문자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커뮤니티 포털이 운영되고 있으며,전자투표와 원격진료가 시도되고 사이버대학과 원격교육도 확산되고 있다. 기회 포착의 눈으로 정보화의 역동적인 힘을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기에 이 모든 결과들이 가능했던 것이다. 초식 동물,특히 염소의 눈동자는 가로 모양이다.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여 천적으로부터의 접근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생존의 최적 전략인 것이다.진화의 과정에서 획득한 가로모양 염소의 눈동자는 전형적인 ‘위험 회피의 눈’이다. 이른바 ‘1·25 인터넷대란’ 이후에 우리 사회가 정보화를 바라보는 눈은 위험 회피의 눈으로 급속히 경도되고 있다.해킹,바이러스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손실을 입고,인터넷으로 개인정보가 폭넓게 수집·유통·처리됨에 따라 국민의 프라이버시가 침해되는 등 정보화의 역기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스팸메일과 음란·폭력정보의 범람 등 사이버 공간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이제 정보화는 기회의 장이 아닌 위험만을 제공하는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화의 이면에 도사린 위험은 결과가 가시적이고 파급효과가 커서 극적인 관심을 끌곤 한다.이러한 정보화가 초래한 위험들은 정보화되지 못한 계층들의 눈을 질끈 감아 버리게 만듦으로써 정보화 또는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장기간의 노력들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린다. 최근 미국의 인터넷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4분의1이 여전히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고 이 중의 53%가 앞으로도 인터넷을 이용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음으로 잃게 되는 상대적인 기회의 박탈도 위험이라고 간주한다면 이들은 단지 위험이라는 가능성을 회피하기 위해 필연적인 위험을감내해야 될 것이다. 손 연 기 한국정보문화진흥원장
  • 쉬어가기˙˙˙

    ‘붉은 악마’ 벨기에 축구대표팀의 간판 스트라이커 마르크 빌모츠(34)가 지난 19일 실시된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축구선수가 의원이 된 것은 벨기에 의정사상 처음.빌모츠는 지난해 자신의 4번째 본선무대인 한·일월드컵에서 3골을 넣는 등 A매치(대표팀간 경기)에 70차례 나서 28골을 터뜨린 벨기에의 영웅.소속팀인 샬케04(독일)에서 은퇴하고 의정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 에베레스트 산악마라톤 84세 박선씨 42.195㎞ 완주

    |카트만두·뉴델리·웰링턴 AFP 연합|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복 50주년을 기념해 열린 산악 마라톤에서 84세의 한국 노인이 완주해 화제다. ‘에베레스트 골든 주빌리’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산악 마라톤에서 한국의 베테랑 마라토너 박선(84)씨가 “건강한 상태에서 좋은 기분으로 완주했다.”고 마라톤 주최측이 20일 밝혔다.이날 산악 마라톤은 고도 5400m의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에서 출발해 고도 3500m의 히말라야 마을 남체 바자르에 이르는 42.195㎞ 코스에서 열렸다.
  • 올여름 메이크업 키워드 ‘원색’ / 눈위엔 ‘푸른 바다’ 입술엔 ‘붉은 태양’

    ‘푸른 바다를 닮은 눈매,강렬한 태양을 담은 입술’ 지난해 여름,한반도를 뜨겁게 달군 ‘붉은 악마’가 올해는 여성의 입술 위에 내려앉았다.화장품 업계가 여름을 겨냥해 제안한 색조 화장의 키포인트는 단연 ‘원색’.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빨강과 파랑을 자연스럽게 조화시켜 올 여름 메이크업을 완성시켰다. ●얼굴은 투명하게,색조는 화려하게 피부톤은 여전히 자연주의 경향을 따르고 있다.피부화장은 한 듯 안한 듯 깨끗하고 보송보송한 투명 메이크업이 강세다.여기에 입술과 눈매 표현은 정반대로 화려하고 강렬하게 포인트를 준다. 태평양 ‘라네즈’는 컬러루즈와 코팅제로 구성된 ‘립스 포에버 레드’로 하루종일 선명하게 빛나는 붉은 입술을 강조했다.컬러막을 형성하는 컬러루즈 위에 투명막을 만드는 코팅제를 바르면 선명한 붉은 빛이 도는 촉촉한 입술이 만들어진다. LG생활건강 ‘라끄베르’는 눈에는 블루·화이트 등 전통적 여름색상과 함께 과감한 실버를 제안했다.눈매에 반짝이는 실버는 시원하고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입술은아주 부드럽거나 혹은 아주 대담하다. 코리아나 ‘엔시아’도 시원함과 경쾌함으로 무장했다.‘컬러피트 아이섀도’는 여름을 상징하는 블루와 남국의 꽃을 연상하는 바이올렛이 주요 색상.‘퓨어컬러 립스틱’의 서머 쿨 베이지는 골드펄 색상으로,슈가 베이비는 오렌지빛 핑크 색상으로 햇빛에 반짝이는 백사장을 표현했다. 애경 마리끌레르는 투명함을 강조하는 맑은 레드의 ‘클리어 라이트’와 화사하게 반짝이는 퍼플의 ‘스타 라이트’를 올 여름 색조화장 트렌드로 제안했다. 에스티로더는 북극해의 시원한 블루와 빙하의 화이트에서 영감을 얻은 ‘아이스 화이트’로 빛나는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해보세요. 얼룩진 피부는 피곤해 보인다.그렇다고 잡티를 가리기 위해 겹겹이 바르는 것은 피부를 지치게 하는 일이다.메이크업 베이스는 자외선 차단 기능을 함께 갖춘 것을 사용하고,피부톤와 같은 파운데이션을 가능한 한 얇게 펴 발라 답답함을 없애도록 한다.파우더로 번들거리는 느낌을 지운다. 유행하는 블루톤 눈매는 연한 하늘색이은은하게 나타나도록 눈두덩이에 넓게 펴바른 뒤 검은색 아이라인을 그려주고,쌍꺼풀에 약간 진한 블루를 발라 깊이 있게 표현한다.블루나 보라색 마스카라는 포인트. 입술은 립 브러시를 이용해 꼼꼼하게 바른 후 화장지로 살짝 눌러 파우더로 두드려준다.그 위에 다시 한번 발라 주면 색상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최여경기자 kid@
  • ‘오! 필승코리아’ 콘서트

    케이블·위성 음악채널 m.net가 18일 오후 7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컵 1주년을 기념하는 ‘오!필승코리아 콘서트’를 연다. 조성모,차태현,안재욱,베이비복스,코요태 등 인기가수와 성악가 김동규가 출연한다. 특히 월드컵 가수로 사랑받은 윤도현(사진) 밴드가 붉은악마 응원가인 ‘오,필승코리아’를 열창한다.초대권은 서울·일산 지역 케이블TV방송국,CGV전점,까르푸 상암점 등에서 나눠준다.방송은 23일 오후 10시.(02)3440-4400.
  • 오피니언 중계석/ 좌·우파 모두 재벌 옹호라니

    장하성 교수 ‘참여사회' 인터뷰 고려대 장하성 교수가 참여연대의 간행물인 ‘참여사회’5월호에서 SK 경영권을 둘러싼 최근의 논쟁과 관련,“보수세력은 기득권 옹호를 위해,이념적 좌파들은 민족자본론을 위해 모두 재벌을 옹호하는 기묘한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다.”며 “갑자기 국수주의가 좌우에서 판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장교수는 재벌의 지배구조개선을 강하게 요구해오다 최근에는 SK 주식을 매입한 크레스트증권의 모회사인 소버린사가 그를 접촉해 뉴스의 초점이 됐었다.다음은 월간 참여사회에 실린 장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SK 경영위기는)안타깝지만 사실이다.그렇지만 먼저 재벌이 왜 이렇게 취약한 구조를 가졌는지에 의구심이 생길 것이다.재벌은 ‘정부규제’,다시 말해 ‘출자총액제한’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출자총액제한제의 취지는 계열사간 피라미드,순환출자를 해서 소유구조를 취약하게 만들지 말라는 것인데 재벌 스스로 취약하게 만들어 놓고서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내부문제는 안 보고 ‘정부 탓’하는 재벌과 국내문제는 안 보고 ‘외국자본 탓’하는 극좌가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논쟁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기득권적 보수집단과 민족자본주의를 주장하는 좌파가 일맥상통했다는 점이다.표면적으로는 출자총액제한이라는 하나의 제도와 외국자본이라는 하나의 행위자로 포장되어 논쟁하고 있다.기득권적 보수는 재벌을 옹호하기 위해 외국자본은 악마이고 우리자본은 아무리 나쁜 짓을 해도 선이라는 논리를 편다.반면 이념적 좌파들은 민족자본론을 내세우기 위해 재벌을 옹호하는 결과를 자초하고 있다.언론도 마찬가지다.평소에 시장경제와 국제화를 앞장서 부르짖던 경제신문들이 재벌 편들기를 하기 위해서 가장 반(反)시장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국자본에 의한 국내기업 잠식은 분명히 우려할 일이고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그러나 우리는 개방형 시장경제체제다.외국투자 자체를 문제삼으려면 개방이냐 폐쇄냐 하는 체제 논쟁으로 가야 한다.이미 시장 문을 열어놓은 뒤 들어오는 외국투자자본을보수와 좌파가 함께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주요 기업의 경영지배권 확보가 그렇게 중요했다면 먼저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SK그룹은 1500억원에 SK㈜만이 아니라 SK텔레콤까지 영향을 받았다.상호순환출자를 하면서 계열사간 소유구조를 복잡하게 만들어 주가가 순자산가치보다 낮은 상황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한 회사만 쓰러뜨리면 도미노처럼 줄줄이 영향을 받도록 재벌 스스로 만든 덫이다. SK㈜에 대한 적대적 M&A(인수합병) 우려는 출자총액제한 규제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알지 못해 벌어진 한 편의 코미디라 할 수 있다.증권사도 언론사도 사실 확인은 안한 채 의혹만 증폭시켰다.좀더 도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경영권 향방에 그렇게 흥분할 필요가 있나.아무리 깨끗해도 외국자본보다는 썩고 냄새나는 재벌총수가 더 낫다는 식으로 갑자기 국수주의가 좌우에서 판치는 상황이다. 물론 경영권 향방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오히려 경영권 행사의 정당성과 판단근거가 없는 것이 문제다.재벌은 오너 경영을 주장한다.그럼 SK그룹 오너가 최태원 회장인가.일가까지 포함한 최 회장의 지분율은 0.2%가량이다.그런데 왜 최 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해야 하는가.이에 대한 판단근거는커녕 문제제기도 없다.‘회사와 사회에 미친 해악을 이해해주고 경영권도 계속 갖도록 해야 하나.’라는 의문이 나와야 정상이다.경영권 획득과정의 합리성,경영권 행사에 따른 책임성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외국자본의 경영문제에 대해서도 좀더 합리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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