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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경제팀은 현장의 소리 들어라/오승호 경제부장

    서울 강남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50대의 김모씨 부부는 요즘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갈수록 손님이 줄어 돈을 벌기는커녕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4년전 가게를 차렸을 때만 해도 한달에 700만∼800만원가량 벌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 임대료와 종업원 월급을 제때 주지 못할 때가 많다고 호소했다. 장사가 더 안되기 전에 가게를 그만두려고 부동산중개업소에 내놨지만, 보러 오는 이들이 없다고 했다. 경기가 이렇게 안 좋은데 월 5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어떻게 수지를 맞출 수 있느냐며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이 음식점에 들렀을 때 김씨는 1억원의 권리금을 주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한푼도 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렇듯 강남지역에서마저 연일 가게들이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는 권리금을 받지 않겠다고 해도 뛰어드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말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 경기회복의 큰 변수 중 하나인 민간소비가 살아나기란 쉽지 않다. 여건이 이런데도 올해 5% 성장이 가능하고, 내년엔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론을 편들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무슨 호소력이 있겠는가. 오히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만 키우는 부작용만 생기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택시기사들이 전해주는 민생경제도 바닥 그 자체다. 간혹 택시를 타고 가다 영업이 잘 되느냐고 물어보면 이들은 “요즘 취직하기 가장 쉬운 직종이 택시 기사”라는 말로 대신한다. 돈벌이가 워낙 안돼 기사들이 수시로 그만두는 바람에 늘 자리가 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탈락하기 이전 붉은 악마의 응원 열풍이 불 때 퇴근길에 이용한 한 택시 기사는 “경제가 워낙 안좋고 되는 게 없으니까 정부가 국민들의 관심을 월드컵으로 쏠리게 하는 것 아니냐.”고 혹평했다.“그렇게까지야 하겠습니까.”라고 받아 넘기고 말았지만 이 정도까지 민심이 추락해 있는지 놀랐다. 정부 부처간 불신 풍조도 가히 볼 만하다. 경제 회복과 양극화 해소, 시장개방 피해 최소화, 부동산 가격 안정 등 현안 해결을 할 때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함에도 부처간 이기주의를 보일 때가 많다.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민영보험 확대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내용을 서울신문이 지난해 하반기에 기사화했을 때의 일이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한 사무관은 “그건 경제부총리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고까지 서슴없이 표현하면서 거세게 반발했다.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경제부총리가 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진 의지를 밝힌데다 민간연구기관의 용역보고서까지 나온 상황이었는데, 아연실색했다. 민간 의료보험제도 활성화 방안은 6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민생점검회의에서 확정한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에도 포함됐다. 그런데도 또다시 흐지부지돼 표류하는 것은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 골프회원권에 재산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비슷한 예다. 재경부가 몇달전부터 값이 폭등하는 골프회원권에 재산세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최근 중복과세 등의 문제로 백지화하기로 하자, 재산세와 지방세법을 다루는 행정자치부는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복지부든 행자부든, 주무부서가 있는데 왜 재경부가 왈가왈부하느냐는 격이니, 어느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춰야 하나. 이래선 안 된다. 경제팀은 리더십을 발휘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하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피부에 와닿는 ‘자상한’ 정책을 펴야 한다. 발로 뛰면서 서민들이나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자주 듣고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야 냉소적 시각이 없어진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반기업정서 등으로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들이 많다.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국민이 하나가 됐듯이, 경제살리기에 온국민이 동참하기 위해서는 현장 밀착형 경제진단 등을 통해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얻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오승호 경제부장 osh@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7) 택일적 사고와 이중적 사고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27) 택일적 사고와 이중적 사고

    사회생활을 통하지 않고서는 인간되는 길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사회생활에서 인간은 온갖 괴로움을 경험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철학사상은 이 사회생활을 큰 화두로서 취급했다. 예컨대 순자 사상은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군서생활을 하듯이 생존을 위한 사회적 규칙준수의 법을 지능적으로 잘 본받으면, 사회생활의 악인 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여겼다. 순자는 사회성원에게 생물학적 생존을 가능케 하는 것이 최우선적 정치의 목적이라 여겼다. 그러나 맹자 사상은 이와 전혀 다르다. 사회생활에서 이기심이 모든 악의 진원지이므로 저 이기심을 도덕심으로 바꾸면, 인간은 양질의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순자의 철학은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홉스의 현실주의 사상과 유사하고, 맹자의 철학은 18세기 프랑스의 루소의 이상주의 사상과 이웃하고 있다. 이기심을 다소 인정하는 현실주의든 이기심을 부정하는 이상주의든 다 행복한 사회생활의 창조방식의 문제와 결부되어 있다. 좋은 사회생활의 창조를 위한 철학사상은 역사 속에서 구체화된다. 로마사에 정통한 20세기 프랑스의 역사가인 폴 벤은 그의 저술 ‘역사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에서 현실주의적 사회철학의 경향을 ‘백성을 양떼로서’(people as flock) 생각하는 사고와 연계시키고, 이상주의적 사회철학의 경향을 ‘백성을 어린이로서’(people as child) 생각하는 사고와 유관하다고 분류했다.‘백성을 양떼로서’ 생각하는 현실주의적 정치의 유형은 백성을 배불리 먹이며 포식자로부터 양떼를 잘 지켜주는 것을 으뜸의 사명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거기에 반하여 ‘백성을 어린이로서’ 생각하는 이상주의의 정치는 아버지의 심정처럼 자식이 부도덕한 일에 탐닉하지 않고 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건전하게 키우는 것에 일차적 관심을 집중시킨다는 것이다. 로마정치가 원로원 중심일 때에 전자가, 황제 중심일 때에 후자가 각각 유행했다는 것이다. 물론 저 두 정치이념의 성향은 강조점의 상대적 비교우위를 말하는 것이지, 흑백 논리처럼 단순한 유무의 문제가 아니겠다. 나는 로마사에 근거한 저 두 유형의 정치 스타일이 모든 역사에 거의 다 적용될 수 있는 이념형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은 저 두 유형의 어느 쪽이 실질적 사회생활의 질적 향상에 기여했는가 하는 것을 알아보기 위함이 아니다. 이 글은 저 두 유형이 공통적으로 하나의 큰 한계에 직면해 있음을 말하고, 제삼의 길이 무엇인가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그 공통의 한계가 택일적 사고방식을 사회철학의 기본논리로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주의는 늘 이/해(利/害)의 대립에서 전자를, 이상주의는 늘 선/악(善/惡)의 대결에서 역시 전자를 선택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현실주의는 경제주의고, 이상주의는 도덕주의다. 이기적인 경제와 반이기적 도덕은 서로 궁합이 잘 맞지 않아 상충적이지만, 다 지성(지능의 철학적 표현)의 분별력 위에 공통적으로 서 있다. 경제적 이익은 나에게 좋은 것이고, 도덕적 선은 내가 속한 사회에 좋은 것이다. 칸트가 밝힌 사회생활의 본질로서의 ‘비사교적 사교성’(26회 글)에서 비사교성은 경제적 이익과 연관되고, 사교성은 도덕적 선과 직결된다. 인간의 사회생활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경제와 도덕의 양자간 우선택일의 문제의식으로 일관되어 왔었다. 순자의 철학은 경제우선의 사상이고 벤이 본 ‘양떼로서의 백성’을 생각하는 정치이념과 상통하고, 맹자의 철학은 도덕우선의 사상이고 벤이 본 ‘어린이로서의 백성’의 이념을 연상시킨다. 전자는 나에게 좋은 것이고, 후자는 사회에 좋은 것이다. 다 좋은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맹자의 사상은 좀 애매한 데가 있다. 그는 이기적 이(利)와 도덕적 선(善)을 각각 다른 것처럼 분리시키기도 하였고, 그 둘을 다 좋은 것(好)으로 수렴시키기도 하였다. 이런 맹자의 모호한 입장은 이유가 있다. 분리의 이유는 이기심과 사회성의 차이를 강조하는 뜻이고, 둘 다 좋은 것으로 수렴되는 것은 이익이든 선이든 다 인간에게 ‘좋은 것’이라는 점에서 상통하기 때문이다.‘좋다’(好=good)라는 말은 경제적 실용이나 도덕적 선에 다 적용된다. 경제적이든 도덕적이든 좋은 것은 분별심의 작용에 기인한다. 나의 지성이 분별하고 판단하여 좋은 것을 선택하고 나쁜 것을 배제하는 택일의 논리를 다 공통으로 지닌다. 지성은 분별과 택일의 논리다. 그런데 인류역사가 그동안 몸바쳐 왔던 이 분별과 택일의 논리가 세상을 다 평안하게 하고 구원해 주는 희망의 사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적 이익의 분별이 사회생활에 갈등을 빚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얼음장수와 우산장수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익세계의 본질이다. 도덕적 선은 이와 달리 사회적 일치의 화음을 낳는 것으로 그동안 인류는 착각해 왔다. 늘 이상주의가 그 공상적 경향에도 불구하고 현실주의에 비하여 명분적 우위를 뽐내면서 잘난 체해 왔다. 그러나 도덕적 인(仁)의 가치는 보통 좋으나, 전쟁과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어리석음으로 바뀌어 작전의 패배를 낳고, 의(義)의 가치는 원칙으로 좋으나, 깡패집단의 의리로 변하고, 직(直)의 가치도 정직하다는 점에서 옳으나, 너무 예리한 칼날처럼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주위를 숨막히게 하며, 용기의 가치는 위험을 무릅쓰고 선을 집행하는 가치나, 그 이면에 늘 거칠고 난폭한 폭력을 안고 있다. 이차대전시 중죄인의 집단으로 구성된 미 육군특공대의 혁혁한 전공의 실화는 용기의 이중성을 잘 그려준다. 사회를 떠나서 인간의 존재방식은 불가능하고, 사회생활 안에서 늘 무수한 이해관계와 도덕가치관의 갈등으로 인간은 괴롭다. 또 인간은 경제가 망가지고 도덕이 타락하면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도 없다. 어떻게 경제와 도덕이 다 건강하면서 인간이 사회적으로 괴로움을 덜 받고 살 수 있겠는가? 나는 여기서 원효가 사유한 길을 다시 음미한다. 그의 사유는 철학적으로 이중부정과 이중긍정의 길을 현시한다. 이것은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택일의 사유가 지니는 분별적 지성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택일적 경제주의는 이기적 아집을 낳고, 택일적 도덕주의는 위선적 법집을 낳는다. 위선적 법집은 순수선이 사회적으로 불가능한데, 도덕주의가 순수선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 위선적이라는 것이다. 그 주장이 사회를 행복하게 하는 절대적 진리라고 우기는 고집이 결국 법집을 낳고, 그 법집은 아집보다 훨씬 더 고약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의와 진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기심과 다른 대의명분에 살고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아집과 법집을 탈출하는 길로서 이중긍정의 사유를 원효가 제시한다. 얼음장수와 우산장수의 손익을 아주 다른 별개의 것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익과 손해는 좋고 흐린 날씨처럼 교대한다는 것이다. 영원히 지속되는 이익과 손해는 없으므로 이중긍정의 차원에서 내가 웃을 때에 늘 우는 사람이 동시에 이웃에 있다는 것을 배려하는 마음의 여유를 원효는 설파한다. 이익의 이면에 손해가 엎드리고 있고, 손해가 이익에 기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 이중긍정의 사고가 세상의 사실임을 자각케 한다. 도덕도 마찬가지다. 노자가 언명한 바와 같이 ‘선은 불선의 스승이고, 불선도 선의 자산’이라는 말을 원효는 동의한다. 선이 불선의 스승이라는 말은 쉽게 알 수 있는데, 불선이 어떻게 선의 자산이 되나? 그것은 불선이 선을 증장(增長)시킨다는 의미겠다. 불선이 선의 바깥에 별개의 독립적 실체로 실존하는 것이 아니고, 선의 이면에 은닉되어 있기에 불선은 선의 배설물과 같은 셈이다. 모든 선이 불선을 머금고 있으므로 선은 오만 방자해지거나 독선의 아만을 띠지 않게 된다. 자기의 선행이 절대적이 아니라 불선의 역기능을 이미 세상에 뿌렸는데, 절대선을 사회에 심어놓은 것처럼 위선자들이 설친다. 그래서 노자는 불선이 선의 자산이라고 언급했겠다. 원효는 노자처럼 선/악으로 명칭을 대립화하는 것이 아니라, 선/불선, 악/불악의 이중성처럼 상관적으로 세상보기를 종용한다. 그 양면성이 곧 상관적 차이(pertinent difference)로서 차연(差延=differance)(26회 글)이다. 차연은 차이(差異)와 연기(延期)의 인조적 합성어인데, 차이가 변증법적 모순의 관계가 아니고 상보적으로 상대방의 것이 자기에게 연기되어서 서로 이중적 잡종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는 현대 해체철학의 용어다. 이런 이중긍정이 사실상 성립되기 위하여 원효는 먼저 이중부정의 사고방식이 선결적으로 요구된다고 말한다. 이중긍정은 세상의 사실을 보는 방식이고, 이중부정은 그 이중긍정이 이원성(duality)으로 빠지지 않고 이중성(duplicity)으로 인식되게 한다. 선/불선, 악/불악의 이중성은 각 변이 자기 동일성을 지니는 고정적 실체가 아니라, 서로 상대방이 있기에 자기도 성립하므로 각각은 다 상대방의 흔적에 불과한 셈이다. 도장의 양각과 음각의 양면성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리라.(26회 글) 그러므로 양각과 음각은 다 그 자체 자기 것이 없는 공(空)이다. 모든 색(色=물질)의 이중긍정적 구조(善/不善)는 자기 것이 없는 이중부정(非善/非不善)의 공과 같다.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생활이 괴로움의 연속이므로 그 괴로움의 연속에서 탈피하면서 경제와 도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길은 세상사를 이중긍정적인 포괄법으로 읽는 길이라고 원효가 갈파했다. 포괄법은 세상사를 호/오와 선/악의 택일법으로 보지 말기를 종용한다. 그래야만 인간이 시건방지게 세상을 보면서 자기 것은 절대적으로 옳고 다른 것은 절대적으로 악마적이라고 여기지 않게 된다. 그런 이중성의 긍정이 가능하기 위하여 원효는 이중부정의 초탈법을 또한 익힐 것을 종용한다. 초탈법은 세상사의 일체가 다 인연법에서 생긴 환영(幻影)이므로 이익과 선 앞에서 좋아 흥분하지 말고, 손해와 불선 앞에서 좌절하지 말 것을 제의한다. 초탈법은 허무주의나 염세주의의 사상이 아니다. 사회생활의 기준이 지성이면, 인간은 호/오의 선택에 갇힌다. 철학의 종말은 지성의 종말과 같다. 과학에 지성을 맡기고, 철학은 세상사가 다 환영임을 깨닫게 하면서 영성의 길을 떠나려 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World cup] 악마의 장난인가 스콜라리 저주인가

    잉글랜드가 ‘스콜라리의 저주’에 세번째 눈물을 흘렸다. 지난 한·일월드컵 8강전과 유로2004 8강전 등 두 차례의 빅매치에서 거푸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이끈 브라질과 포르투갈에 고배를 든 잉글랜드는 2일 독일월드컵 8강에서도 ‘스콜라리 징크스’에 다시 울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잉글랜드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설욕을 다짐했지만 결국 스콜라리에게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했다.잉글랜드는 이같은 사태를 우려, 독일월드컵 직전 ‘스콜라리 저주’를 풀려고 특단의 조치를 강구했다.에릭손의 뒤를 이을 차기 사령탑에 아예 스콜라리를 앉혀 ‘저주’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것. 그러나 운명은 의지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스콜라리는 지난 4월 잉글랜드축구협회로부터 독일월드컵 뒤 차기 감독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그는 당시 “감독직을 수락한다면 독일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만났을 때 선수들에게 ‘포르투갈을 위해 죽도록 싸우라.’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거절 이유를 밝혔다. 스콜라리의 예상은 거짓말처럼 들어맞았다. 포르투갈은 이번 월드컵 8강전에서 잉글랜드를 다시 만났다. 만약 스콜라리가 차기 잉글랜드 감독직을 수락했다면 경기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말도 나돈다. 일단 잉글랜드는 에릭손 이후 감독직을 공석으로 남겨둔 채 현 대표팀 수석코치인 스티브 매클라렌에게 팀을 맡긴다. 그러나 ‘스콜라리의 저주’를 풀기 위해 ‘무너뜨리지 못할 적이라면 아군으로 만드는 것이 상책’이라는 생각을 아직도 떨치지 못한 듯하다. 스콜라리도 “잉글랜드를 지휘하는 것은 모든 감독의 꿈”이라면서 “내가 자유로울 때 잉글랜드를 맡을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문화마당] 꼭짓점댄스에 비춰 본 자화상/허동현 경희대 교수

    올해 6월 붉은 물결이 휘몰아치던 거리와 광장에서 우리는 또 한 번 행복했다. 지난 2002년에는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올해엔 여럿이 얼려 추는 꼭짓점 댄스가 하나됨의 기쁨을 더해주어 거리 축제가 함께함의 열정으로 불타올랐다. 영화배우 김수로가 월드컵이 열리기 얼마 전에 선보인 이 집단 춤은 삽시간에 국민댄스로 진화해 우리 사회를 그 열기 속으로 한달음에 몰아넣었다. 한 사회나 집단의 오늘을 반영하는 사회문화현상으로 집단 춤은 다른 시공간의 그것과 비교할 때 그 현재적 함의(含意)가 오롯이 드러난다.2000년대 초반 일본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파라파라 댄스와 꼭짓점 댄스는 집단으로 춤춘다는 점에서 외견상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발의 움직임이 거의 없고 현란한 손동작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적인 파라파라 댄스에 비해 전후좌우 360도 돌면서 다이아몬드 스텝에 따라 발을 힘차게 내지르며 열린 하늘 높이 동서남북으로 손가락을 찔러대는 꼭짓점 댄스는 역동적 힘이 넘친다. 무엇보다 두드러진 두 춤의 차이는 폐쇄성과 개방성이다. 몇 백곡의 춤곡마다 따로 정해진 춤동작이 있는 파라파라 댄스가 나이트클럽에서 소수의 마니아들만이 즐기는 닫힌 춤인데 비해, 네 박자의 노래면 어느 곡이나 맞춰 출 수 있는 꼭짓점 댄스는 누구든 어디서건 삼각 편대에 낀 모든 이들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열린 춤사위다. 그렇기에 이 춤은 오늘 세계와 더불어 살려 하는 한국인의 열린 마음을 잘 반영하는 상징적 사회문화현상이다. 사실 꼭짓점 댄스는 1980년대 대학가와 노동계를 풍미한 해방춤이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진화한 것이다. 이 두 춤은 20여 년 전 어제와 오늘 우리가 얼마나 하늘과 땅처럼 다른 세상을 사는지를 잘 웅변한다.“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자욱한 최루탄 연기와 난무하는 곤봉에 맞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시절 ‘민중의 애국가´로 널리 불린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장중한 곡조에 맞추어 학생과 노동자들은 가슴과 가슴을 맞부딪치며 온몸으로 해방을 갈구했다. 비밀스러운 저항의 마당에서 펼쳐진 그들의 거센 춤사위는 민주주의를 향한 타는 목마름과 독재에 정면으로 맞선 치 떨리는 노여움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지금 장년인 386세대가 질풍노도의 청춘이었던 그 시절 유행했던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의 노랫말과 달리, 그 때 이 땅은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강물엔 유람선이 떠있고/저마다 누려야 할 행복이 언제나 자유로운 곳”이 결코 아니었다. 인간은 시대의 속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신군부 정권에 맞서 학교와 거리와 일터에서 민주주의의 회복을 외치던 젊은이들은 민족과 민중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거대담론의 명제에서 놓여날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 6월의 광장과 거리에 구름처럼 모여든 붉은 악마들은 이제 몬태규와 캐풀릿 집안사이의 해묵은 증오 때문에 목숨을 던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살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앞선 세대들의 가슴을 짓누르던 동족상잔의 아픈 기억과 민족과 민중의 거대담론을 넘어 낱낱의 행복을 추구하며 생각과 지향을 달리하는 타자와 더불어 살려하는 자유로운 개인으로 거듭났다. 얼마 전 6월의 광장과 거리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당당히 가슴을 펴고 세계를 향해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연달아 외쳐댔다. 아울러 그들은 “오∼필승코리아/오∼ 필승코리아/오∼ 필승코리아/오오레 오레∼” 윤도현 밴드의 흥겨운 네 박자 응원가가 울려 퍼지는 곳이면 어디서나 꼭짓점 댄스에 몸을 맡겼으며, 피부빛깔과 세대를 넘어 누구에게나 마음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 열린 축제의 마당에서 한 데 어우러져 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하던 젊은 그들의 몸짓에는 전장의 폐허를 딛고 경제적 풍요를 이루고 개발독재를 넘어 풀뿌리 시민사회를 일군 한국인의 여유와 자긍이 짙게 배어 있다. 역사적 소임을 다하고 사라진 해방춤이 시대를 거슬러 다시 부활하지 않기를 바라며…. 허동현 경희대 교수
  • [송두율칼럼] 상징의 의미

    [송두율칼럼] 상징의 의미

    뮌스터에서 강의를 마치고 베를린으로 돌아오는 기차가 하노버역에 잠깐 멎었다. 마침 한국의 월드컵축구 16강 진출이 걸려 있는 스위스와의 경기가 있는 날이라 역은 온통 붉은 색으로 물들여졌다. 한국과 스위스를 응원하는 그 많은 사람들이 공교롭게도 모두 붉은 색 셔츠를 입었기 때문이다.1974년 월드컵축구도 독일에서 열렸으나 이번처럼 개최국인 독일의 국기가 그렇게 많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를 두고 우려하는 소리도 있지만 이러한 현상을 그렇게 심각하게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붉은 악마’의 셔츠든, 역사적 맥락에서 종종 부정적으로 보여지는 독일의 국기든지 간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상징(象徵)은 이를 사용하는 개인이나 집단의 일체감을 시각적으로 직접 보여준다. 그리스어로 상징(symbolon)은 ‘결합된 것’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나누어진 것’(diabolon)은 이의 반대개념이며 이는 또 악마(惡魔·diabolos)와도 어원(語源)을 같이하고 있다. 즉, 하나로 만드는 ‘상징’은 편을 가르고 이간질하는 ‘악마’와 대립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단 하루도 상징과의 만남이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다. 광고나 교통표지판이 아마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또 교통표지판이나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는 기호나 부호(符號)처럼 누구나 공통적으로 정확한 이해를 규범화한 상징도 있지만, 반대로 종교나 신화 또는 예술에서는 명확하게 해석될 수 없는, 신비스러운 그 어떤 여운을 남기는 상징도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상징은 반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겨졌으며 철학적 탐구에서도 오랫동안 배제되었으나 독일의 철학자 에른스트 카시러(1874∼1945)나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 등에 의해서 이 상징의 세계가 지니는 근원적인 의미와 사회적 기능은 다시 적극적으로 제기되었다. 월드컵과 관련해서 상징이 제기하는 문제의 하나로서 필자는 최근의 한 기사를 떠올리게 된다. 어떤 맥주회사가 월드컵을 맞아 자사 상품을 선전하기 위해서 푸른색의 한반도기가 부착된 선수복을 입은 축구선수 박지성을 등장시켰다.“박지성 가슴에 왜 한반도기냐.”는 보수단체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광고기획사는 한반도기를 삭제해서 광고를 내보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한반도기를 둘러싼 이런 식의 논란이 물론 처음은 아닌 것 같다. 상징은 기본적으로 인과관계를 전제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연기는 불의 상징이 아니다. 불과 연기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전제되어 있다. 그러면 맥주광고와 푸른색의 한반도기 사이에도 인과관계가 성립하는가. 해당 맥주회사가 월드컵의 공식후원자가 아니기 때문에 태극기를 사용할 수 없어 고육지책으로 한반도기를 사용했는데 이를 정치적으로 확대해석해서 일종의 인과관계를 설정한 잘못된 상징해석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상징의 기능은 갈라진 것들을 서로 합하는 데 있지, 악마처럼 합한 것들을 가르는 데 결코 있지 않다.‘붉은 악마’들은 그의 이름과는 달리 사상이나 이념, 출신과 성별 그리고 직업, 심지어는 연령의 벽까지도 무너뜨리며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상징이 되었다. 자신과 상대방을 편가르는 그러한 악마의 표상은 이미 아니다. 애석하게도 우리 모두가 바랐던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이번에 태극전사들은 최선을 다해서 잘 싸웠고 ‘붉은 악마’들도 그 열정을 남김없이 전세계에 보여주었다.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다음번 월드컵대회에서는 남북이 하나가 되는 상징, 푸른 한반도기를 가슴에 달고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과 이들을 뜨겁게 성원하는 온 겨레의 함성을 기대해본다. 인종간의 갈등과 증오를 넘어 용서와 화해로서 다시 깨어나는 남아프리카 땅에 민족분단을 넘어 하나가 되는 상징, 푸른 한반도기가 펄럭이는 장면을 떠올려본다.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스위스의 행운도 승부차기에선 안통했다

    스위스의 행운도 승부차기에선 안통했다

    ’이번엔 신의 룰렛 게임에 울었다’ 스위스의 보이지 않는 손도 ‘11미터 룰렛’을 넘지는 못했다. 스위스는 27일 오전4시(이하 한국시간) 독일 쾰른의 니더작센슈타디온에서 벌어진 2006독일월드컵 16강전에서 우크라이나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0-0(승부차기 0-3)으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거스 히딩크의 호주가 이탈리아에게 아쉽게 0-1로 석패해 아쉬움을 남겼던 축구팬들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되는 소식이었을 것이다. 전후반 90분과 연장전 30분까지 0-0의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고 ‘11미터 룰렛’이 시작됨과 동시에 어쩜 스위스로서는 패배를 직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동안 자신들을 지켜온 ‘보이지 않는 손’의 힘이 승부차기에까지 미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스위스는 16강 진출까지 ‘행운의 팀(?)’으로 불리었다. 손으로 공을 막고 상대편을 밀어 넘겨도, 오프사이드를 범하고 골을 넣어도 심판은 그저 못본척 모른체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상대팀의 분노와 축구팬들의 눈물을 먹고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국 ‘신의 손’, ‘보이지 앟는 손’의 힘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2006독일월드컵 첫 승부차기 승부. 많은 한국 축구팬들이 승리를 염원하던 호주팀이 경기 막판 통한의 페널티킥으로 이탈리아에게 무릎을 꿇은 직후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스위스가 운명의 장난처럼 11미터 앞에서 승부를 결정짓게 되었다. 보는 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극적인 상황. 하지만 승부는 너무나도 싱겁게 스위스의 완패로 끝났다. 첫번째 키커로 나선 마르코 슈트렐러부터 트란퀼로 바르네타와 리카르도 카바나스까지 3명의 키커가 연속해서 실패를 거듭하면서 승부는 0-3의 우크라이나 완승. 스위스 선수들이 FIFA회장 제프 블래터의 고향으로 짐을 정리해 돌아가는 순간이다. 그동안 오심과 편파판정으로 분한 마음을 삭힐 수 없었던 붉은악마로서도 이제 조금이나마 분통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처녀출전에도 불구하고 자국민 뿐 아니라 한국민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선사하며 8강진출에 성공한 우크라이나는 오는 7월 1일 오전4시 함부르크의 AOL아레나에서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8강전을 갖는다. 스포테인먼트|김호연기자 grandslammer@sportsseoul.com
  • 노점상이 본 ‘2002·2006월드컵 응원’ 변화?

    노점상이 본 ‘2002·2006월드컵 응원’ 변화?

    “2002년 월드컵 응원에서는 자유랄까, 뭐 그런 것을 많이 느꼈거든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들 흥에 겨워 제 발로들 나온 것 같았어요. 하지만 올해는 저 같은 장사꾼이 보더라도 그렇지 않더군요. 누군가 짜 놓은 각본에 의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랄까.” 월드컵 응원 현장의 최일선에 있었던 노점상들은 2002년과 2006년의 응원 모습을 어떻게 보았을까.26일 서울 종로에서 만난 노점상 유득일(46)씨는 4년 만에 크게 달라진 응원인파에 대한 ‘장사꾼의 감(感)’을 먼저 이야기했다. “2002년 붉은악마 응원단은 자유와 해방감,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노점상이라는 것도 본래 규제나 규칙과는 거리가 멀죠. 그래선지 우리와 응원단간에 서로 통하는 느낌도 많았던 것 같아요.” ●대기업지원 응원행사에 영세상인 들어갈 틈 없어 유씨는 2002년 스페인과의 8강전을 예로 들며 “홍명보의 마지막 승부차기가 골로 이어지는 순간 응원단과 노점상이 하나로 뒤엉켜 정신없이 뛰놀았다.”면서 “당시 팔려고 들고 나갔던 폭죽을 응원단에 거저 주다시피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그때의 느낌을 가질 수 없었다고 했다.“스위스전 때에도 음료수·맥주를 들고 광화문 일대를 돌아다녔어요. 하지만 우리 대표팀이 스위스를 이겼다 하더라도 4년 전처럼 음료수와 맥주를 사람들에게 공짜로 나눠주지는 않았을 거예요. 서로 통한다는 느낌이 없었으니까요.” 4년 만에 왜 이런 차이가 났을까. 유씨와 함께 장사를 했던 노점상 강성광(40)씨는 대기업의 지나친 개입에서 이유를 찾았다.“2002년에는 응원단이나 노점상이나 모두 준비된 게 하나도 없었어요. 즉석에서 만들어내고, 소비하고, 어울리고, 즐기는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난장이었던 거죠.” 하지만 2006년은 달랐다. 서울광장의 응원행사는 일사불란하게 이어졌고 대기업들은 각종 응원도구를 대량으로 준비해 공짜로 나눠줬다. 유씨는 “첫 경기인 토고전 때 오랜 장사꾼 경험에 비춰 더 이상 ‘대목’은 없을 것으로 직감했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힘을 뻗친 이상 힘없는 영세민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16강 탈락으로 월드컵특수는커녕 재고만… 유씨만 해도 월드컵을 앞두고 동업자 5명과 캔커피·음료수·맥주·김밥 등 400만원어치를 사들여 광화문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토고·프랑스·스위스전 등 세 번의 경기를 통해 판 총액은 고작 168만 5000원. 팔다 남은 231만여원어치를 어떻게 처분할지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다. 유씨는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악재는 대표팀 16강 탈락”이라고 했다. 스위스전에서 승리해 16강,8강까지 올라갔더라면 재고가 이렇게까지 쌓이지는 않았을 것이다.“스위스전에서 주심 판정에 문제가 많았잖아요. 보통사람들한테야 그냥 억울한 일로 끝나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거든요. 그래서 주심의 편파판정이 더 속상하고 얄밉습니다.” 유씨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에는 이번에 히트쳤던 ‘도깨비뿔’과 같은 대박상품을 하나 만들어 내겠다.”며 웃었다. 아무리 어려워도 꺾을 수 없는 삶의 희망이랄까.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CEO칼럼] 월드컵 열기를 사회발전 동력으로/노영인 동양메이저·시멘트 부회장

    [CEO칼럼] 월드컵 열기를 사회발전 동력으로/노영인 동양메이저·시멘트 부회장

    독일 월드컵이 지난 보름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다. 신문과 방송은 연일 월드컵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장식했고, 거리마다 붉은악마 패션과 현수막이 물결쳤다. 누구를 만나도 대화의 화제는 단연 월드컵이었다. 필자의 근무처가 길거리 응원의 메카인 서울 광화문 인근이어서 월드컵 열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광화문은 그야말로 열기로 가득했다. 가정과 일터에서도 ‘대∼한민국’으로 하나가 됐다. 아쉽게도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태극 전사들은 토고를 꺾고, 강호 프랑스와 비기는 쾌거를 올렸다.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내주고 난 후에 역전과 동점을 이뤄낸 것이라 더욱 값졌다. 만약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프랑스 8위, 대한민국 29위라는 객관적 수치로 지레 겁을 먹었거나, 한 골만 내준 것에 만족했다면 박지성 선수의 동점골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정신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동양그룹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백두대간 종주 산행 및 환경보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월15일 그 첫 행사로 지리산 노고단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그 전날 전국에 비가 내렸다. 지리산이 있는 전남 구례 역시 예외는 아니었고, 지리산에는 폭우주의보에 이어 강풍주의보까지 떨어졌다. 기상청은 행사일 오후부터 비와 바람이 잦아들 것으로 예보했다. 아침 행사를 강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내일 일을 오늘 미리 예단해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악천후에 따른 1,2,3안까지 마련해 놓았지만, 노고단에서 행사를 강행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준비를 해나갔다. 지리산 자락의 숙소에서 밤잠을 설치며 맞은 새벽, 창밖을 내다보니 주차장에 물기가 말라 있었다. 행사는 성공리에 끝났다. 만약 외부 환경에 좌절해 일찌감치 포기했다면 백두대간 종주 산행 발대식은 실내에서 치러졌을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속담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그런 면에서 태극 전사들의 경기나 이번 발대식은 일맥 상통한다. 강한 정신력에서 나온, 절대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빚어낸 결실이다. 그 기운은 연일 거리 곳곳을 붉은 물결로 물들이는 우리 젊은이들에게서도 느껴진다. 경기 몇 시간 전부터 펼쳐지는 응원에 지칠 법도 하지만 시간이 더할수록 열정과 생기는 더해갔다. 우리나라가 선제골을 먹었을 때, 사기가 죽어 열기가 사그라질 것 같았지만 도리어 그들의 응원 함성은 하늘을 찌를 듯이 더욱 우렁찼다. 그들의 기운이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발전의 동력으로 오롯이 옮겨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에 앞서 젊은이들이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급선무다. 그 공간은 다름 아닌 일자리이다. 일자리 창출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주어진 숙제다. 각국은 이 숙제를 풀려고 외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펴낸 ‘2005 세계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외자유치 잠재력은 세계 140개국 가운데 20위로 상위권에 올라 있다. 반면 실적은 109위에 머무르고 있다. 보고서는 잠재력과 실적 사이의 괴리감을 경제적 요인보다 경직된 노사 관계와 각종 규제 등에서 찾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엄청난 잠재능력을 갖고도 부차적인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 사회는 월드컵에서 보여주고 있는 하나된 모습으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 제반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야 하겠다. 그때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근성과 열정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마당이 열릴 것이다. 노영인 동양메이저·시멘트 부회장
  • 고마웠어요! 6월의 붉은가슴

    고마웠어요! 6월의 붉은가슴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23인의 태극전사들이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독일에서 돌아온 25일 오후 수많은 붉은 악마와 시민 환영인파가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국제선 출구에 대표팀 도착 5시간 전부터 기다려온 붉은 악마들은 선수들의 얼굴이 그려진 천과 태극기를 준비하고 선수들을 기다렸다. 입구로 향하는 통로는 좀 더 가까운 곳에서 대표 선수들을 보려는 사람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인천에 사는 김신영(26·여)씨는 “심판의 오심으로 대표팀이 아쉽게 패배했지만 그들의 땀과 눈물은 국민들 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면서 “밝은 모습으로 선수들을 맞이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빠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공항에 온 서현미(14)양은 “대표 오빠들이 돌아오면 제일 먼저 환영해 주고 싶었다.”면서 “2010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간간이 들리던 ‘대∼한민국’ 구호는 대표팀이 도착하는 시간이 가까워지자 더욱 커져 공항안에 울려 퍼졌다. 붉은 악마들은 북소리 속에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며 환영나온 시민들의 응원에 힘을 보탰다. 마침내 오후 5시쯤 국가대표팀이 출구에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환영했다. 박성훈(34)씨는 “아들 진성(5)이와 함께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 대표 선수들을 환영한 것은 뜻깊은 일”이라면서 “수고한 만큼 대표 선수들이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스위스전, 양국응원단 격돌

    스위스전, 양국응원단 격돌

    24일 16강진출의 마지막 관문인 G조 마지막 경기이자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에서 양국 응원단들은 경기 전부터 격돌하며 독일월드컵 최대의 응원전을 연출했다. 양국 응원단 모두 똑같은 붉은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구분이 가지않는 가운데 2만5천명으로 한국응원단보다 만여명이 많은 것으로 추산되는 스위스 응원단이 응원가로 선제 공격을 하자 곧바로 붉은 악마는 ‘필승코리아’와 ‘대~한민국’으로 맞불을 놓았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몸을 풀기 위해 오전 3시15분 먼저 그라운드에 모습을 나타내자 한국응원단의 함성을 하늘을 찔렀고 이어 북 등을 치며 ‘아리랑’ 등을 연이어 부르며 완전히 스위스 응원단의 기선을 완전히 제압했다. 지난 토고전에서 열광적이고 조직적인 스위스응원단은 처음 접하는 붉은악마의 열정적인 응원에 완전히 압도된 듯했다. 그러나 10분 뒤 스위스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자 스위스응원단의 역공이 시작됐고 수적 우세에서 나오는 엄청난 응원의 함성은 잠시 그라운드를 뒤덮었지만 붉은 악마는 곧바로 ‘대한민국’으로 맞섰다. 주거니 받거니 경기 시작 전부터 펼쳐진 양국의 응원전이 경기의 비중만큼이나 치열하게 전개됐다. ○…한국과 스위스전이 열리는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은 양국 응원단이 입은 붉은 유니폼으로 빨강 천지로 변했다. 양팀의 전통적인 유니폼 색깔이 붉은색이어서 나타난 현상으로 4만5천석을 완전히 메운 양국 응원단은 멀리서 보면 전혀 구분이 안갔다. 붉은 악마는 이에 따라 태극기를 목에 걸어 가슴에 두름으로써 한국 응원단임을 나타내는 아이디어를 냈다. 붉은 옷에 가슴엔 태극기, 스위스와 구별되는 한국응원단의 응원복장이었다. ○한국-스위스 양국응원단의 차이점은 장내 아나운서가 선발출전선수들을 호명할 때도 나타났다. 먼저 스위스 선수들 소개가 나오자 스위스응원단은 선수들의 뒷 이름을 따라부르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한국응원단은 선수 한명 한명이 전광판 화면과 함께 소개되자 모든 선수들의 소개가 끝날 때까지 환호성을 올려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완전히 파묻어버렸다. 노컷뉴스
  • 대한민국 0 - 2 스위스

    대한민국 0 - 2 스위스

    정말로 아쉽고 어이없는 경기였다. 4700만명의 붉은 악마와 국민들,전세계 동포들이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의 2회 연속 16강 진출을 염원했지만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은 그라운드에 흘린 땀으로 화려한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헛되지는 않았다.스위스와 맞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저력을 전세계에 알리는 자랑스러운 경기였기 때문이다.. 딕 아드보카트가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하노버월드컵스타디움에서 열린 2006독일월드컵 G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스위스 필리페 센레로스의 헤딩슛 선제공에 이어 후반전 알렉산더 프라이어의 골로 0-2 완패했다. 같은 시간에 열린 프랑스와 토고전에서는 프랑스가 토고를 2-0으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1패로(승점 4)로 3위에 그치며 16강 진출이 무산됐다.스위스는 2승1무(승점 7)으로 조 1위,프랑스는 1승2무(승점 5)로 2위로 16강에 올라갔다. 특히 후반 31분 프라이의 골은 어이가 없는 골이었다.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깃발을 들었지만 주심이 그대로 경기를 진행,골로 연결됐다.아드보카트 감독과 선수들이 강력 항의했지만 호라치오 엘리손도(아르헨티나) 주심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아 그대로 골로 인정했다.심지어 최진철에게 경고까지 줬다. 경기중에서도 스위스 선수 손에 골이 두번이나 맞았지만 심판들은 못본척했다.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모국이 스위스인 탓인지 스위스는 경기마다 심판덕을 봤다. 아드보카트는 박주영을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선발로 내세우며 조재진,박지성과 함께 스리톱 라인에 포진시켰다. 한국은 전반전 압박으로 스위스에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치며 결정적인 골찬스를 몇몇 만들어냈지만 아쉽게 골키퍼 파스칼 추베르뷜러의 선방으로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 11분 이영표의 패스가 상대에게 차단,트란퀼로 바르네타가 슛팅했으나 몸을 날린 수비수 몸에 맞으며 빗나갔다.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양팀은 긴 패스 등으로 상대 진영을 공략했지만 정교한 패스가 이뤄지지 않아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지 못하고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다. 반격에 나선 스위스는 전반 23분 박주영의 반칙으로 얻어낸 프리킥을 센데로스가 그대로 헤딩 슛,골인시켰다.센데로스는 헤딩하자마자 최진철과 머리를 부딪혀 두선수 모두 많은 피를 흘려 그라운드 바깥으로 나와 치료를 받기도 했다. 전반 45분에 이천수가 20m에서 강력하게 아크 정면으로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추베르뷜러가 몸을 날려 손으로 쳐내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전반을 0-1으로 마치고 후반전을 맞은 한국은 1분만에 이호가 슈팅을 날리며 기분좋게 시작했다. 후반 17분에 이영표를 빼고 안정환을 후반 20분에 박주영을 설기현으로 교체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그러나 스위스의 장신 수비벽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게다가 어이없는 판정으로 석연찮은 골을 내줘야 했다.스위스는 후반 31분 알렉산더 프라이가 스루패스를 받아 이운재를 제치고 두번째 골을 성공시켰다.선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주심이 경기를 계속 진행하자 슬그머니 기를 내려놓은 것.한국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황당한 심판 판정이었다. ▲ 한국선수들 스위스의 두번째 골 강력 항의하고 있다. 한국은 어처구니 없는 심판 판정에도 불구,막판 총 공세에 나섰지만 한골도 만회하지 못하고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만 했다. 후반 37분 김진규 슛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여러번의 골찬스가 무산돼 더욱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결국 한국은 스위스에 0-2로 완패,16강 진출 문턱에서 무너졌다.태극전사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심판의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효슈팅수는 한국은 15개로 스위스 12개보다 3개 더 많았다.결정적인 슛을 날리지 못한 것.볼 점유율은 스위스가 54%로 한국의 46%보다 약간 높았다. 온라인뉴스부
  • ‘붉은 함성’ 또 밤 지새다

    ‘붉은 함성’ 또 밤 지새다

    대한민국은 밤새 잠들지 못했다. 독일에서 뛰는 태극전사들의 심장박동이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한반도로 전해져 ‘붉은 악마’들은 밤을 잊고 ‘붉은 함성’을 하노버의 하늘로 쏘아올렸다. 스위스전이 열린 24일 새벽 4시(한국 시간) 전국 100여곳에서 수많은 인파가 모여 열띤 거리응원을 펼쳤다. 서울에서는 서울광장과 광화문, 상암월드컵경기장, 잠실야구장 등에 수십만명이 모였다.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대구 월드컵경기장, 인천 문학경기장에서도 ‘대∼한민국’이 지축을 흔들었다. 거리응원의 ‘메카’인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에는 23일 정오가 넘어서면서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해 오후 8시 2만명, 오후 9시 3만명에 이르렀다. 자정이 임박해서는 사람들이 급증, 경기를 4시간이나 앞둔 밤 12시쯤 이미 13만명을 넘어섰다. 따라서 ‘명당자리’를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도 벌어졌다. 한국-토고전 당시에는 이곳에 20만명이 몰렸다. ●초저녁부터 자리잡기 경쟁 대학생 석효진(23·여)씨는 23일 “서울광장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학 친구 12명과 함께 낮 1시에 나왔다.”면서 “15시간을 기다리며 출출하고 지루할 것에 대비해 통닭·과일·빵은 물론이고 보드게임 도구도 챙겨왔다.”고 말했다. 특히 스위스전은 경기가 갖는 의미에 더해 시간적 여유가 많다는 것도 더욱 큰 규모의 응원을 가능케 했다. 기말고사를 마치고 방학에 들어간 대학생들과 주5일제로 토요일에 쉬는 직장인들이 부담없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토고전·프랑스전을 훌쩍 뛰어넘은 응원 인파가 몰렸다. 날씨 또한 비가 올 것이라는 한때의 예보와는 달리 좋기만 해 응원전에 탄력을 주었다. ●중고생 ‘놀토´ 부담없는 밤샘 방학에 들어간 대학 캠퍼스도 월드컵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대 본부 앞 잔디광장에는 서울대생과 관악구 주민 1만여명이 모여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을 관람한 뒤 밤샘 응원을 펼쳤다.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들은 월드컵 못지않은 ‘빅 게임’을 관전하고 스위스전까지 응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었다. 경희대 평화의 전당, 숭실대 한경직기념관,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는 각각 4000여명,2000여명,1000여명이 모여 젊음의 열정을 발산했다. 대학생 김수현(22)씨는 “프랑스전 때는 시험이 겹쳐 응원에 ‘올인’할 수 없었지만 이번 스위스전에는 혼신의 힘을 다 쏟았다.”고 말했다. 거리응원에 나갈 수 없는 붉은악마들은 나름대로 마련한 응원장소에서 ‘대∼한민국’을 외쳤다. 극장과 술집, 콘도 등은 친구들끼리 밤새 월드컵 축구를 보려는 시민들로 일찌감치 예약이 끝났고 찜질방과 숙박업소도 가족들과 연인들이 몰려 대목을 이뤘다. 잡지사에서 근무하는 안모(26·여)씨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한때 있었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온힘을 다해 뛰어준 대표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붉은 티셔츠를 입고 나온 외국인들도 응원대열에 합류했다. ●터키 유학생도 붉은악마 가세 서울대에 응원나온 터키 유학생은 “2002 월드컵 한국·터키간 3·4위전을 보면서 크게 감동했다. 그때의 감동을 떠올리며 한국팀을 응원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도심의 열기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길거리 응원장 곳곳에서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은 붉은 악마들이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열광했다. 모터사이클 운전자들은 태극기를 휘날리며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렸고, 차량들은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김기용 윤설영기자 kiyong@seoul.co.kr
  • 붉은악마, 응원전서는 스위스 압도

    경기는 패했다. 2회 연속 16강 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되었다.그러나 24일 스위스전에서 붉은악마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만큼은 결코 사라질 수 없는 것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양팀의 응원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위스 응원단과 붉은악마는 경기 시작 전 다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사방이 붉은색으로 뒤덮인 채 파도타기를 하는 모습은 마치 한국에서 홈경기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경기 시작전에는 온통 붉은 색인 까닭에 한국과 스위스의 구분이 없었지만 경기 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자 양팀 응원단은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한국이 공을 잡을때는 스위스의 응원단이,스위스가 공격을 시작할때는 한국의 붉은악마가 상대 선수들의 기를 꺾기 위해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예상대로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는 붉은악마보다는 스위스 응원단의 수가 월등했다.남측 좌석에 자리한 대규모의 붉은악마 응원단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자리를 차지한 스위스 응원단 속에 군데 군데 한국 응원단이 섞여 있는 양상. 이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고 결정적인 찬스를 맞을 때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우는 야유와 맞써 싸워야 했다. 수적으로는 열세에 놓였지만 일사분란한 한국의 응원은 분명 스위스를 압도했다.붉은 악마는 단 한번도 자리에 앉지 않은채 끊임없이 한국응원단의 응원을 주도했고 한국의 응원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전반 23분 스위스의 수비수 펠리페 센데로스의 선제골이 들어가자 기쁨에 넘친 스위스 응원단이 내뿜는 열기에 한국 응원단은 잠시 주춤 했다. 그러나 곧 전열을 정비한 붉은 악마는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줬다.붉은악마의 응원에 힘을 얻은 듯 태극전사들을 거센 공세를 펼치며 스위스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후반 프라이의 석연치 않은 골이 들어가자 붉은악마 역시 넋이 나간듯 한동안 응원을 이어가지 못했고 결국 경기는 0-2 패배로 끝이 났다. 태극전사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기도 했다.하지만 태극전사들보다 먼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은 붉은 악마들. 붉은 악마들은 무거운 걸음을 떼 관중석으로 향한 태극전사를 향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그동안의 노력을 격려했다. 또한 경기 후 스위스 응원단의 축제의 장이 된 하노버월드컵경기장에서 일찍 자리를 뜨지 않은채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정리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붉은악마’다운 모습을 잃지 않았다. 한편 국내에서도 서울 시청광장 등 길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우리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되자 안타까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대한민국 붉은 악마의 함성은 스위스의 붉은 물결보다 강했다. 그러나 전반 23분 스위스의 선제골이 터지자 새벽 잠을 포기하고 응원에 나선 시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이어졌다. 하지만 시민들은 이미 토고전과 프랑스전에서 극적인 승부를 벌인 바 있는 태극전사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경기 후반 토고가 프랑스에 두 골을 허용했다는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희망을 버리진 않았다. 하지만 한국이 스위스에 2대 0으로 패해 16강 진출의 꿈이 좌절되자 시민들은 크게 실망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싸웠다.”고 선수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한편 새벽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는 스위스전 거리 응원에 나선 사람들로 가득찼다. 전날 오후부터 모이기 시작한 시민들은 경기 당시 서울에만 70만명이나 돼 스위스전에 대한 시민들의 부푼 기대를 반영했다. 이밖에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과 대구 두류 야구장 등 전국적으로 138만 명의 시민들이 태극전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박준석 특파원의 월드컵 편지] 계약 앞두고 佛바이어와 프랑스전 보다가…

    |쾰른(독일) 박준석특파원|지난 19일 열린 프랑스전은 지금 생각해도 짜릿하다. 비기긴 했지만 후반 막판에 터진 동점골은 승리와 맞먹는 감동을 줬다. 특히 현장에서 이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자신도 모르게 ‘괴성’ 한번쯤은 질렀을 것이다. 이렇듯 주위 사람들과 기쁨을 함께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러나 세상을 살다보면 자신의 감정을 감춰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틀 전 독일 현지에 파견된 국내 대기업 관계자를 만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는 프랑스전을 보면서 겪어야 했던 고통을 털어놨다.유럽지역 텔레비전 영업을 하는 그는 프랑스 한 회사와의 대규모 계약을 앞두고 프랑스 바이어 3명을 한국-프랑스전에 초대했다. 프랑스가 이길 것으로 예상해 바이어를 즐겁게 해주기 위한 서비스 차원이었다. 이 경기는 그의 의도대로 후반 막판까지 진행됐다. 내심 동점골을 바랐지만 겉으론 프랑스팀에 박수를 보내면서 “프랑스는 최강”이라는 말을 연신 쏟아내야 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그때까지 신나게 경기를 관전하던 프랑스 바이어의 얼굴이 흑색으로 변했다. 기업 관계자도 당황했다. 물론 자신도 붉은악마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외치고 싶었지만 은근히 계약이 걱정됐다.“프랑스가 한 골을 더 넣을 것”이라면서 위로의 말을 던지기도 했지만 광적인 축구팬인 그 바이어는 굳은 표정을 전혀 풀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가 끝났고 그날 축구경기 초대는 ‘접대’가 아닌 약만 잔뜩 올리는 꼴이 됐다. 계약은 예정대로 성사됐다. 물량은 조금 줄었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 그는 스위스전을 앞두고 혹시 스위스 바이어를 접대해야 할 처지가 될 것을 걱정했다. 그러나 다행히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그는 “스위스전은 마음 놓고 붉은악마와 함께 우리나라를 응원하게 됐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pjs@seoul.co.kr
  • [데스크시각] 광장과 붉은악마 그리고 누리응원/정기홍 산업부 부장급

    독일월드컵 한국과 토고전이 열렸던 때다. 저녁 늦은 퇴근 시간, 아주 월드컵 현장을 즐기겠다는 일념에 광화문 일대에서 진을 쳤다. 그 나이에 무슨 현장이냐는 말을 뒤로 한 채 시청앞 광장 응원을 택했다.4년전, 숫자가 16에서 8로, 그리고 4로 줄어들면서 체험한 뿌듯한 감흥을 되돌려 놓고 싶은 욕심이 동했다. 이 환상은 잠깐동안이었다. 나는 ‘혼자’였다. 그것은 나이때문이었다. 붉은 옷의 20대와 와이셔츠의 40대 차이로 보면 되겠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혼자는 나만이 아니었다. 아저씨도 아줌마도, 가족도, 넥타이 부대도 찾기 힘들었다.2006년 여름 응원 거리는 4년전에 비해 이만큼 변해 있었다. 혼자가 아닌 ‘그들’은 누구인가.20대, 붉은악마로 요약되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에 관한 말의 성찬(盛饌)은 많지만 기자는 ‘6월의 게릴라’로 정의한다. 이들이 다시 거리로 몰려나왔다. 이들에겐 흥미로운 점이 많다. 월드컵 응원은 애국심에서 나오는가. 애국은 목적일까, 수단과 과정일까. 분명한 것은 현장에서 본 그들의 열광은 ‘나’에서 출발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나’가 뭉치면서 세상을 놀라게 하고 변화를 이끈다. 이 게릴라들을 재단해 보자. 이들에겐 언제나 ‘리더’가 있다. 이 리더는 공명심도 없으며, 깃발도 앞세우지 않는다. 근엄한 40∼50대의 계도도 없다. 자기가 현장에서 보고 찍은 글과 동영상을 특별한 의식없이 올려놓는다. 그것으로 끝이다. 순식간에 광적인 토론 광장이 벌어진다. 여기서 이들의 엔도르핀, 즉 힘이 분출된다. 토론은 오래가지 않고 신속하다. 붉은악마의 응원이 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연유도 여기에 있다. 순식간에 모이고 문화 코드를 만들어낸다. 토고전땐 무조건 ‘이겨라.’를 외치다 ‘위로 모드’로 바뀐 것이 이를 잘 대변한다. 여기에다 ‘즐긴다’는 코드가 들어선다. 준비성은 없지만 상황을 ‘뚝딱’ 잘 해치운다. 이들의 감동도 남다르다. 남이 주는 감동보다는 자기 중심의 감동이 많다. 동기 부여만 되면 가히 폭발적이다. 이 열정은 인터넷과도 연관성이 있다. 한 누리꾼이 최근 ‘누리응원단’을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특정한 목적없이 즐겁게 하자는 뜻으로 보인다. 이 제안을 새겨보면, 한일 서울 월드컵때 동참이 중요했다면 지금은 즐긴다는 데 더 무게가 실리는 듯하다. ‘누리다’란 단어는 ‘생활에서 그것이 지닌 좋은 점을 즐긴다.’는 뜻이다. 누리꾼(네티즌)이란 단어가 여기서 나왔다. 붉은악마로 대표되는 이들 게릴라는 이처럼 ‘광장’과 ‘거리’를 즐긴다. 승리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 공간에, 한 이슈에 동참해 즐겁게 논다. 그들은 ‘누리 게릴라’다. ‘누리다’는 다른 의미도 갖고 있다.‘일이 깨끗하지 못해 더럽다.’는 뜻이다. 이번 거리 응원은 쓰레기로 비난받았다. 하지만 토고전때의 쓰레기 문제는 아주 간단히 해결됐다. 자신들이 못한 걸 보고 흥분하고, 그리고 아주 삽시간에, 아주 간단히 해결한 것이다. 프랑스전때는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다. 4년만에 월드컵을 계기로 ‘네티즌’과 ‘광장’이 만났다. 이번 6월은 상업적 이벤트도 가미됐다. 지적도 다양하게 나온다. 또한 외국인들이 붉은악마 응원상품을 보기 위해 시청광장을 방문하고 있다. 이쯤에서 찬찬히 며칠간의 월드컵 응원문화를 되짚어 보자. 또다시 올 4년후 ‘쓰레기 비난’을 피하기 위해선 ‘6월의 게릴라’를 연구해야 한다. 또 다른 종합 응원문화도 생각할 때다. 중년도 있고 가족도 있는 그런 광장과 거리가 다시 올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에 문화적, 상업적, 공익적 목적이 함께 담긴다면 축제의 감흥은 더 커질 것이다. 정기홍 산업부 부장급 hong@seoul.co.kr
  • 월드컵응원 붉은 립스틱 짙게 바르고

    월드컵응원 붉은 립스틱 짙게 바르고

    ‘붉은 악마는 입술도 붉다!’ 독일 월드컵에서 12번째 선수인 붉은악마의 응원전이 열기를 더하는 가운데 붉은 입술 화장품이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붉은 악마 응원복과 어울리는 붉은 입술용 화장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0%가량의 판매 신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앵두처럼 붉은 입술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같은 현상은 통상 여름을 겨냥해 피부를 진정시켜 주거나 시원하게 해 주는 기초 화장품류가 인기를 끌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특히 지난해의 입술 화장품이 분홍이나 주황색 계열이었던 것에 비하면 확연히 달라졌다. 독일월드컵 특수를 입술 화장품이 톡톡히 누리고 있다. 성유진 LG생활건강 과장은 “통상 화장품 업계의 6월은 여름 메이크 업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판촉전이 치열한 시기지만 올해는 월드컵 시즌과 겹치다 보니 화장품 업체들의 여름 판촉전도 ‘레드 컬러 전용제품’으로 가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붉은 악마를 상징하는 붉은 티셔츠에는 ‘붉은색 입술’이 제격이다. 의류업체가 붉은 티셔츠를 적극 공략하는 것과 비교하면 화장품 업체의 ‘붉은 입술’ 공략은 그동안 다소 미미했다. 그러나 최근 LG생활건강은 월드컵을 겨냥한 붉은색 입술 색조 화장품인 립글로스 ‘오휘 립파라치 빅토리 레드’(2만 3000원)를 내놓으며 공략에 나섰다.LG생활건강은 오휘 빅토리 레드 출시와 함께 백화점 판매 직원들에게 모두 붉은색 셔츠를 입히기로 했다. 또 붉은색 응원 티셔츠 150여장을 경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또 색조전문 브랜드 ‘에뛰드’는 월드컵 기획상품 ‘레드 서포터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대표팀 선수의 등번호와 선수 이름의 이니셜 알파벳을 색상 이름으로 붙여 우리 선수들을 표현하고 있다. 구성은 레드 립스 3종, 펜슬 4종, 네일 제품 5종이다. 특히 립스틱과 펜슬 제품은 얼굴이나 팔 등 몸에 태극기 등을 그릴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레드 서포터스 립스 3종은 빨강 계열의 립스틱으로 선명한 색상, 광택으로 번들거리는 글로시 색상, 진주 입자가 들어가 반짝이는 펄 3종류로 구성돼 있다. 대표팀의 공격수 3명의 상징한다고 에뛰드 측은 밝혔다. 가격대는 각 1개에 2000∼5000원. 애경은 선명한 색상에 촉촉한 보습력이 오래 가며 입술끼리 닿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나는 립스틱 ‘마리끌레르 스테이 온 립스’(RD-64호·1만 5000원)를 내놓았다. 립스틱 본래의 색상이 선명하게 표현된다. 보습 활성 성분이 입술에 촉촉함을 더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미샤는 도톰하고 섹시한 입술을 제안하는 ‘미샤 M 볼륨 립글로스’(6900원)도 모두 붉은 컬러를 내세우며 여심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외국계 화장품들의 열기도 붉게 타고 있다.‘붉은 입술’의 원조인 샤넬은 올해 신제품 ‘루주 알뤼르’(3만 5000원)를 내놓았다. 한국 시장의 상황을 염두에 둔 ‘붉은 입술’ 마케팅의 전략으로 붉은 립스틱을 선보인 것이다. 백화점에서 입술 화장품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업계의 거센 공세에 못이겨 한국 진출 이후 최초로 지상파 TV에 광고까지 내보내고 있다. 그만큼 ‘붉은 립스틱’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메이블린 뉴욕은 이달 말까지 립스틱 ‘모이스처 익스트림 섹시 레드’(1만 2000원)를 시장에 내놓으며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팀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행사 기간 화장품 전문점,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사면 붉은 악마 헤어밴드 등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랑콤은 월드컵 응원 전용 립스틱 ‘컬러피버’(3만 4000원)를 선보였다. 특히 눈부신 레드 컬러를 강조하는 ‘111호 레드 시리얼 키서’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으며,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붉은 입술에 어울리는 메이크 업 노하우 등을 제안하고, 퀴즈를 풀면 다양한 경품을 지급한다. 외국 유명 브랜드인 랑콤의 이례적인 ‘레드 립스틱’ 띄우기는 월드컵 분위기를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겔랑도 6가지 한정 색상으로 선보이는 ‘키스키스 립스틱’ 6종(각 3만 3000원)을 선보였다. 분홍에서 빨강까지 올 여름에 어울리는 강렬하고 부드러운 컬러로 독일 월드컵 시즌에 맞춰 판매할 계획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World cup] 붉은 악마 vs 스위스 서포터스

    ‘누가 더 셀까.’ 24일 오전 4시 한국과 스위스 축구의 운명을 건 한 판이 펼쳐지는 하노버 월드컵경기장(니더작센 슈타디온)은 온통 붉은 색 응원복으로 뒤덮일 전망이다. 한국의 ‘붉은 악마’와 스위스의 응원단은 모두 붉은 상의로 통일하고 전쟁과도 같은 응원전을 펼친다. 양측은 각각 이번 월드컵대회를 대표하는 해외응원단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스타디움은 16강뿐 아니라 ‘진정한 레드’를 가리는 열띤 경연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붉은 악마는 지난 13일 토고전에서 프랑크푸르트를 붉은 바다로 만든 데 이어 19일 프랑스전이 열린 라이프치히에서도 프랑스 팬들과 비교해 규모 면에서는 적었지만 특유의 단결되고 조직적인 응원전으로 우위를 점했다. 붉은 악마는 이번 스위스전에서도 꽹과리와 징 등 한국 고유의 악기로 수적 열세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음향면에서 뿔피리와 목장용 벨이 주무기인 스위스측을 압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 팬들도 지난 14일 프랑스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푸른 물결의 ‘레 블뢰’ 서포터스에 판정승을 거뒀다. 토고전에서는 도르트문트의 5만명을 수용하는 관중석을 완전히 점령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스위스 응원단은 경기 당일 약 12만명 정도가 국경을 넘어 경기장 안팎에서 응원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스에서 열차편으로 5∼6시간이면 하노버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수적 규모에선 압도적으로 우세할 전망이다. 그러나 스위스 응원단은 조직과 경험에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열광적이긴 하지만 분위기를 주도하기에는 미흡하다는게 스위스 응원을 지켜본 붉은 악마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계 스위스인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붉은 악마의 한 관계자는 “스위스전에는 유럽지역의 붉은 악마들이 몰려 2만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월드컵 사상 최고수준의 응원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터키-한국친선협회’소속 터키 기업인 50여명이 이스탄불에서 비행기로 3시간을 날아가 한국팀 원정 응원에 가세하는 등 독일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터키인들도 수적 열세에 놓인 붉은악마에게 힘을 보탤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이동연의 차·차·차] 붉은 열정, 붉은 함성이 그대들과 함께 하리라

    24일 한국과 스위스의 경기는 한국 축구, 아니 아시아 축구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한판이다. 스위스전이 중요한 것은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 때문만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이 ‘원정’과 ‘유럽’이라는 이중의 벽을 과연 자력으로 넘을 수 있을 것인가 때문이다. 또한 아시아 모든 국가들의 탈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마저 무너진다면 월드컵 차기 대회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티켓 확보에도 비상이 걸릴 전망이다. 아마도 1골의 차이가 탈락과 진출의 명암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만일 이날 이 1골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이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일이다. 물론 한·일월드컵 4강 성적만으로도 한국 축구는 더 이상 월드컵 역사의 변방이 아니다.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오랫동안 한국 축구를 짓눌러 왔던 유럽 콤플렉스에서 벗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유럽의 중심에서 프리미엄 없이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한다는 것은 2002년과는 다른 한국 축구의 또다른 도전과 도약을 의미한다. 이미 예선 두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스위스전 승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은 명백해졌다. 하나는 선수들이 끝까지 냉정하게 경기를 지배하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서포터스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경기장을 지배하는 수단이다. 아마도 스위스는 조 1위로 올라가기 위해 이기는 경기를 할 것이다. 중원에서 스위스의 강력한 압박은 프랑스전보다도 훨씬 강도가 높을 것이다. 강한 체력을 앞세워 초반부터 미드필더를 압박할 것이고, 오랫동안 다져온 조직력으로 한국의 수비 뒷공간을 끝임 없이 침투할 것이 틀림없다. 한국이 스위스의 체력과 조직력에 맞서는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우리만의 체력과 조직력이다. 미드필더와 스리백의 공간을 가급적 좁혀 중앙에서 수적인 우위를 확보하는 협력플레이와 기각스와 바르네타에게 크로스의 기회를 봉쇄하는 밀착마크가 요구된다. 이 방어 전술이 90분 내내 지속되려면 많은 체력과 조직력이 필요하다. 특히 바르네타를 차단하기 위해 이영표의 대인 및 공간 방어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 졌다. 스위스의 공격형 미드필더와는 달리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들은 프랑스와 토고전을 통해 적지 않은 허점을 드러냈다. 공격 시 차단당했을 때 측면에서 수비전환이 느려 공간을 많이 허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요한 포겔은 기동력이 떨어져 박지성이나 이을용이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 따라서 냉정하게 경기를 운영하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박지성이나 이을용이 배분하는 낮은 측면 침투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드는 계산된 플레이가 요구하다. 두 번째는 ‘붉은악마’가 수적으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스위스 서포터스들에 맞서 경기장을 얼마나 지배할 것인가하는 것이다.토고전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프랑스전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거둔 이면을 들여다 보면 마치 홈경기인 듯 만들어 버리는 붉은악마들의 열정이 큰 몫을 차지했다.특히 프랑스전에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조직적인 응원으로 서포터스간 헤게모니 싸움에서 압도한 것이 마지막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현지 캐스터들도 한국이 밀리는 경기에도 무승부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붉은악마의 응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붉은악마’의 새로운 응원가 중에 ‘승리를 위하여’라는 노래가 있다. 승리를 위하여 그대들과 함께하리라는 가사는 서포터스의 진정한 정신을 대변한다.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응원만 아니라면 붉은악마들은 노래와 구호와 점핑과 머플러로 스위스 전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이동연의 차차차] 광장과 난장

    지난 13일 토고전에서 통쾌한 역전승을 거둔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비나리 프로젝트팀은 프랑크푸르트 시청 앞 뢰머광장에서 붉은 악마와 현지 교민들, 각국에서 온 서포터스들과 신명나는 난장을 벌였다. 꽹과리, 북, 장구, 징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수천명의 서포터스들과 길놀이하는 장면은 흡사 우리네 장터에서 놀던 난장 그대로였다. 프랑크푸르트에서의 난장은 쾰른 대성당 앞 광장으로 이어지고 다시 라이프치히 거리에서 재연됐다. 한국의 승리를 자축한 뢰머광장의 난장과는 달리 17일 라이프치히시 중심 니콜라이 교회 옆 광장에서의 난장은 한국의 프랑스전 승리를 기원하는 희망을 담았다. 그래서였을까, 비록 이기지는 못했지만 한국은 프랑스와 극적인 무승부를 이뤘다. 거리의 연희는 국경과 인종, 세대와 성을 초월해 모든 사람들을 평등하고 즐겁게 만든다. 한국의 전통공연들을 신기하고 경이롭게 지켜보면서 많은 외국 서포터스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함께 길놀이에 동참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관객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무대 공연보다 거리에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난장은 연희공연이 제격이다. 광장의 문화가 살아있는 유럽에서 거리 공연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모이게 하고 열린 마당을 자생적으로 형성하게 만든다. 광장의 난장은 주변의 유서 깊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면서 사람과 공간이 하나가 되게 한다. 그러나 한국은 어떤가. 한·일월드컵에서 자발적으로 응원하던 소중한 거리 응원의 기억들은 사라진 채 광장은 기업에 의해 팔리고, 관변의 통제를 받고 말았다.2002년 수백만명이 거리에 나와 응원을 해도 별다른 폭력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시청 앞 광장은 철재 칸막이에 의해 인공 분해됐다. 시민들은 불가피하게 동선에 제약을 받았고, 응원과 경기관람에 큰 불편을 겪으면서 응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시청 앞 광장은 서울시가 잔디밭으로 조성한 이후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들이 통제를 받아왔다. 잔디밭으로 만들어 주변 경관을 녹색으로 변화시켰지만, 정작 시민들이 잔디밭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제공되지 못했다. 광장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작고 다양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게 광장이 아닌가. 뉘른베르크 광장이나 쾰른 대성당 광장 앞에서 자연스럽게 마임공연을 하는 거리의 예술가들은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광장의 자연스러움과 민주주의의 미학을 보여주었다. 초대형 무대를 쌓고 유명 가수들을 초대하여 대형 이벤트 행사들로 일관하는 광장의 인조화는 우리 고유의 자생적인 난장의 유산들을 거세시켜 버렸다. 우리는 2002년을 통해 광장에서 펼친 난장의 활력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있다. 광장에서의 난장이 서로 차이를 갖고 있긴 하지만 갈등과 폭력이 아닌 상생과 치유의 힘이 있음을 기억하기도 했다. 한국의 연희공연이 어느 공연보다도 광장에서 강한 흡인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공연자와 관객, 무대와 객석의 위계질서가 해체되고 서로 어우러지는 춤과 노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도심의 광장이나 경기장 앞 광장이나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우리의 공연에 흥과 신명을 몸으로 바로 느끼면서 박수를 치고 환호를 보냈다. 어느 다른 고급스러운 극장 공연보다도 거리의 광장에서 펼치는 난장은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훨씬 많은 파급 효과를 갖고 있다. 예선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 전이 열리는 하노버에서도 광장에서의 난장은 계속될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獨월드컵무대뒤서 뛰는 국정원

    국가정보원이 독일 월드컵 응원단인 ‘붉은악마’에 이어 음지에서 ‘열세번째 태극전사’격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국정원에 따르면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국정원 대(對)테러. 안전단 요원들은 태극전사들의 안전을 위해 ‘은밀히’ 뛰는 것은 물론 교민·관광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단에 매일 배달되는 팬레터·선물 등 하루 50여건의 우편물에 폭발물이나 탄저균 등 위험물질이 들어있지 않은지 안전점검을 한다.지난 17일 프랑스전을 앞두고 ‘프랑스 훌리건들이 한국 대표팀 숙소 부근에서 차량 경적을 울려 선수들의 수면을 방해하려 한다.’는 제보가 들어오자 대표팀 객실을 복도 안쪽으로 바꾸고 독일측에 요청, 훌리건의 침입을 차단했다. 이와 함께 우리 교민이나 관광객을 울리는 암표상 검거는 물론 위조지폐나 위조입장권 피해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지난 19일에는 라이프치히 야외 응원장에서 우리 교민을 상대로 프랑스전 암표를 턱없이 비싼 가격에 팔려던 암표상을 붙잡아 독일 경찰에 인계했다.앞서 14일에는 우리 관광객 2명이 입장권을 사면서 지불한 유로화가 위폐로 판명돼 수사를 받자 무혐의 석방되도록 지원했고 한국인 5명이 구입한 토고전 입장권이 위조된 것으로 확인돼 경찰 조사를 받자 석방을 도왔다는 것이다. 한편 국정원은 테러와 보안 업무를 동시에 담당해 온 대(對)테러보안국을 최근 대테러국과 보안국으로 분리했다고 21일 밝혔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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