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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붉은악마 ‘축구쉼터’ 폐쇄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 악마’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축구쉼터’를 폐쇄했다. 붉은 악마는 4일 홈페이지(www.reddevil.or.kr)를 통해 “더 이상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기로 함에 따라 운영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축구쉼터를 3일 폐쇄했다. 우리를 상징하는 상패 및 관련 자료는 월드컵기념관, 올림픽기념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축구회관의 사무실을 쓰던 붉은 악마는 한·일월드컵이 열린 2002년 말 각계의 성금을 모아 전세로 축구쉼터를 개설했다. 축구쉼터는 이후 4년여 동안 붉은 악마의 상징처럼 여겨져왔다. 하지만 독일월드컵을 전후로 ‘상업적·정치적으로 변질됐다.’는 등의 비난이 거세지자 지난해 6월 ‘신 붉은 악마 선언’을 통해 더 이상 기업 후원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번 쉼터 폐쇄는 동아리 수준의 순수한 소모임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붉은 악마는 앞으로 응원 준비 등에 대한 모임을 온라인을 통해 이어갈 예정이며, 오프라인 모임도 다른 장소에서 가질 계획이다. 또 전세 보증금 1억 6000만원은 축구발전기금으로 내기로 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수·목드라마 ‘新삼국시대’

    수·목드라마 ‘新삼국시대’

    봉달희는 전문의가 되어 떠났고(SBS ‘외과의사 봉달희’), 달자 또한 연인을 찾아 행복한 삶을 살며(KBS ‘달자의 봄’), 시청률은 비록 저조했지만 영성공도 황태제의 자리에 오르는 해피엔딩으로 끝났다.(MBC ‘궁s’) TV 3사의 수·목 드라마들이 동시에 막을 내리고 21일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사이코메트리(psychometry)’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KBS 2TV ‘마왕’. 사이코메트리는 시계나 사진 등 특정인의 소유물에 손을 대어, 소유자에 관한 정보를 읽어내는 심령적(心靈的)인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난해 인기를 모은 드라마 ‘부활’의 주역들이 이 작품을 위해 다시 뭉쳤다. 박찬홍 PD와 김지우 작가, 그리고 주연배우 엄태웅이 다시 손을 잡은 것. 여기에 주지훈, 신민아 등 신세대 스타들도 가세했다. 선인이 된 악인과 악인이 된 선인이 벌이는 살인사건을 수사하게 된 강오수 형사(엄태웅)는 범행 현장에서 타로카드 한 장을 발견한다. 강오수는 그 카드가 계약직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서해인(신민아)이 그린 것임을 알게 되고, 서해인은 자신이 지닌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통해 수사를 돕는다. 갑작스러운 형의 죽음으로 절망에 빠진 어머니가 사망하자 복수를 위해 변호사가 된 오승하(주지훈)가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기둥이다.‘부활’에 이어 또다시 복수극을 선보인 박찬홍 PD는 “인간에게는 절대선과 절대악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마왕의 두 남자 캐릭터 또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악마와 거래하고 영혼을 팔기도 한다.”고 말했다. MBC ‘고맙습니다’는 군복무를 마친 장혁의 복귀작.‘미안하다 사랑한다’‘이 죽일 놈의 사랑’ 등의 이경희 작가가 대본을 쓰고,‘단팥빵’ 등을 연출한 이재동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장혁과 공효진이 주연을 맡았다. 장혁은 에이즈에 걸린 아이를 정성스레 키우며 살아가는 한 미혼모의 모정을 지켜 보며 내면의 변화를 겪는 냉정한 의사로 나온다. 미혼모와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을 키워 나가는 과정이 사뭇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이재동 PD는 “같은 시기에 방송하는 경쟁작의 대본을 모두 살펴 봤는데 모두 다른 소재라 시청자들이 큰 호응을 보일 것 같다.”며 “‘고맙습니다’는 편안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무공해 같은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SBS ‘마녀유희’는 주변 사람들에게 ‘마녀’라고 불리는 커리어우먼 마유희의 이야기. 일에는 완벽한 커리어우먼이지만 사랑에는 도무지 숙맥인 캐릭터 마유희 역은 한가인이 맡았고, 재희는 그녀에게 ‘연애의 기술’을 가르치는 요리사 채무룡으로 나온다.‘쾌걸춘향’‘마이걸’ 등의 트렌디 드라마를 연출한 전기상 PD 작품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28년만에 올리는 이 연극, 인혁당 피해자에 바친다

    “이 빚만 갚으면 연극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십년 넘게 걸렸습니다. 앞으로 매년 한편씩 남들이 쉽게 안하는 카프카의 ‘심판’과 같은 연극을 만들겠습니다.” 국내 유례가 드문 100만 관객을 동원한 뮤지컬 ‘명성황후’의 연출가 윤호진(59)씨가 15년 만에 연극을 만든다.현재 에이콤 대표와 단국대 연극영화과 교수직을 맡고 있는 윤씨는 ‘아일랜드’ ‘사람의 아들’ ‘신의 아그네스’ 등 한국 연극사에 획을 그은 작품을 만든 주인공이다. 하지만 1994년 ‘아가씨와 건달들’ 이래 뮤지컬 제작에 몰두해오다, 에이콤이 재정적 안정에 들어서자 다시 연극무대로 복귀했다.윤호진씨가 이번에 연출할 희곡은 아서 밀러가 쓴 ‘시련’으로 그에게는 각별한 사연이 있는 작품이다.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유명한 미국 최고의 희곡작가 밀러의 작품을 1970년대 유신말기에 접한 윤씨는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당시 이정길, 최형인, 이낙훈 등 쟁쟁한 연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극을 연습하던 도중 10·26사태가 일어나고, 제5공화국 군사정권이 집권하면서 결국 ‘시련’은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시련’은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전대미문의 마녀 재판을 토대로 한 작품이다.1950년대 공산주의자 색출에 혈안이 됐던 미국의 매카시즘 ‘광풍’을 비판하고 있다. 밀러의 희곡은 1996년 ‘크루서블’이란 제목으로 영화화된 바 있다. 영화에서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연기한 정의와 신념의 대변자 존 프락터 역은 드라마 ‘대조영’에서 검모잠으로 열연한 김명수가 맡았다. 위노나 라이더가 연기한 발칙한 소녀 에비게일은 이승비가 맡았다. 숲속에서 어린 소녀들이 발가벗고 춤을 추며 혼령을 불러내는 금기된 장난을 벌인다. 목사에게 발각된 소녀들은 처벌이 두려워 악마에 사로잡힌 듯 거짓 연극을 하고, 마을 주민들은 정말 악마가 있다고 믿어버린다. 마녀 색출이란 명목으로 고소, 재판, 교수형이 벌어지고 사람들의 이기심은 극에 달한다. 윤호진씨는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들과 판결자들을 연극에 모시고 싶다. 판·검사로 임용되기 전에 필수교양 과목으로 이 연극을 감상하면 앞으로 좋은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연극이 끝날 때 관객이 제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예술의전당이 ‘토월정통연극’ 시리즈로 제작하는 작품이며, 오는 4월11∼29일 토월극장에 오른다.1만 5000∼3만 5000원.(02)580-1300.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신의 베스트셀러/브라이언 모이너핸 지음

    인류 최대의 베스트셀러 성경은 구텐베르크의 활판 인쇄기에서 최초로 대량 제작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소수의 종교가가 아닌 보통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 작은 책은 종교개혁에 불길을 댕겼고 봉건시대의 의식을 뒤흔들며 근대의 탄생을 예고했다. ‘신의 베스트셀러’(브라이언 모이너핸 지음, 김영우 옮김, 민음in)는 성경이 어떻게 거룩한 금기의 성역에서 벗어나 만인의 책으로 자리잡게 됐는가를 살핀다.16세기초 성경 번역가 윌리엄 틴들의 일대기를 바탕으로, 일상어로 씌어진 민중성경 탄생의 역사를 다룬다. 윌리엄 틴들은 극소수 지식인 계층만 접할 수 있었던 라틴어 성경을 쉬운 영어로 번역,‘흠정역 성경’(1611)의 토대가 된 ‘틴들 성경’을 만든 인물이다. 그러나 틴들은 신의 말씀을 독점하려는 교회와 성직자들로부터 ‘악마의 앞잡이’로 비난받았다. 위대한 사상가 토머스 모어가 틴들을 체포하기 위해 비열한 수단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역사적 인물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보게 한다.2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우이령 진달래길 달려요”

    “우이령 진달래길 달려요”

    4·19혁명을 기념하는 국제산악마라톤 대회가 삼각산에서 열린다. 진달래가 만개한 삼각산 우이령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호기다. 특히 마라톤 코스인 삼각산 우이령은 40년째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된 곳이어서 삼각산의 속살이 첫 공개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자치구에서 외국인도 참가하는 산악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특이하다. ●올해부터 국제대회로 확대 ‘제2회 4·19기념 삼각산 우이령 마라톤 대회’는 4월22일 오전 9시30분에 출발 신호를 울린다.2년 전에 처음 대회를 열었으나 올해부터 국제대회로 확대해 참가자 규모도 두배로 늘렸다. 코스는 덕성여대 운동장을 출발해 가오사거리∼삼각산문화예술회관∼국립 4·19묘지∼교통광장∼우이령∼유격교∼우이령∼전경대∼교통광장을 거쳐 덕성여대로 돌아오도록 했다. 종목은 코스를 완주하는 하프(21.0975㎞)와 10㎞,4·19㎞ 등 3가지. 가파르지는 않더라도 우이령 고개까지 뛰어 오르기 때문에 일반 마라톤과 다른 색다른 묘미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종목별, 남녀별 입상자에게는 트로피와 함께 5만∼30만원의 상금을 준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 티셔츠, 물통 등을 나눠주고 추첨을 통해 자전거 10대도 준다. 접수할 때에도 종목에 관계없이 선착순으로 고급양말 1000켤레, 단체 참가자에게는 인원이 많은 순에 따라 순금돼지 10개를 준다. 참가신청은 오는 25일까지 대회 홈페이지(www.gangbukmarathon.com)로 받는다. 참자자는 대회 진행을 위해 3000명을 선착순으로 뽑는다. 참가비는 하프와 10㎞ 코스는 3만원,4.19㎞는 1만원이다. 강북구와 자매결연을 맺은 중국 베이징 시민들도 참가한다. ●40년 만에 공개되는 우이령 우이령은 다른 이름으로 ‘소귀고개’다. 고개에서 가까이 보이는 우이암의 우뚝 선 흰 바위가 소의 귀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우이령길은 서울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를 잇는 6.8㎞ 비포장길. 이 길은 북한산 국립공원의 남쪽 삼각산과 북쪽 도봉산을 가르는 경계선이기도 하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을 따라 남으로 내려오던 한반도의 등허리가 분수령에서 말을 갈아타고 한북정맥을 치달리며 대성산, 광덕산을 비켜 세우고 도봉산을 지나 북한산으로 내달리기 위해 쉬어가는 곳이 우이령이다.’(국정넷포터 이정근의 글) 예전에는 한양의 혜화문∼아리랑고개∼양주∼연천∼평강∼함흥으로 이어지던 지름길이었으나 1968년 1·21사태 때 김신조 등 북한 특수군이 청와대 침투로로 이용하면서 폐쇄했다. 사람의 발길이 끊긴 이 곳은 군부대와 전경대가 들어섰다. 곳곳에 군 시설이 자리잡은 덕분에 자연환경이 잘 보전됐다. 우이령길에 접어들면 북쪽으로 다섯 개의 봉우리(오봉)가 눈에 들어온다. 군 유격장의 하강코스에 고인 물이 마치 연못을 방불케 한다. 흔히 보기 어려운 토종식물인 산개나리, 끈끈이주걱, 은방울꽃, 용담, 동의나물 등도 많이 자란다. 예부터 봄이면 개나리, 진달래, 철쭉이 만발하는 곳이다. 대회를 주최하는 강북구 김현풍 구청장은 “봄 기운이 완연한 때에 역사적인 코스에서 자연을 느끼며 이색적인 산악마라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분노와 폭력의 21세기’ 냉소적 접근

    1988년 한편의 소설이 전 세계를 들끓게 했다.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하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하고 그의 열두명의 아내를 창녀에 비유해 출간 즉시 격렬한 논란에 휩싸인 살만 루슈디(60)의 ‘악마의 시’가 바로 그것이다. 루슈디는 이슬람교를 모독했다는 이유로 이란 정부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았고, 영국은 이 사건으로 이란과 단교했다. 루슈디 지지 사설을 실은 미국의 한 신문사는 폭탄테러를 당했고, 이 책의 일본어 번역가는 살해됐다. ‘분노’(김진준 옮김, 문학동네 펴냄)는 이 문제적 작가가 2001년에 발표한 액자소설 형식의 작품이다. 인도 뭄바이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 케임브리지대 킹스칼리지에서 역사를 공부한 루슈디는 신화와 현실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필치와 장중한 문체를 구사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분노’는 루슈디가 영국 도피생활을 청산하고 뉴욕으로 건너가 쓴 첫 작품. 작가는 이 소설에서 ‘분노와 폭력의 21세기’를 냉소적으로 그린다.케임브리지대 사상사 교수인 말릭 솔랑카는 학문적인 삶에 염증을 느끼고 종신교수직을 내던진다. 학교를 그만둔 그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온다. 인형들이 나와 대담을 나누는 방송사 철학 프로그램의 기획을 맡게 된 것이다. 하지만 솔랑카는 자신이 만든 인형이 저속한 대중의 아이콘으로 변질돼 가는 것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인형 때문에 아내와 말다툼을 벌인 뒤 살인충동을 느낀 그는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고 홀로 미국으로 떠난다. 그러나 모든 과거가 사라지고 현재만 있을 것 같은 미국에서도 끊임없이 주체할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혀 방황을 거듭한다. 평생 죽음의 위협 속에 떠돌아야 했던 작가 자신의 내면을 읽는 듯하다.1만 4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누드 브리핑]김현풍 강북구청장은 ‘삼각산 호랑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사이에 신호등을 둘러싼 시각의 차이가 흥미를 자아냅니다. 튀는 김현풍 강북구청장이 또 한번 평범하지 않은 행보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신호등을 둘러싼 ‘시각차’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3일 용산구청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박장규 용산구청장, 김근태 용산구의장, 장광 용산경찰서장, 진영 국회의원 등과 환담을 나눴는데요. 오 시장과 장 경찰서장이 도로 신호등을 놓고 묘한 긴장관계를 형성했습니다. 오 시장이 “신호등에 관한 민원이 많아서 신호체계를 바꾸려 합니다. 신호등에 잔여 시간을 표시하고 교차로 신호등도 위치를 조정하려 합니다. 경찰이 신호등을 질서 위주로 관리했다면 서울시는 시민·고객 위주로 바꾸려고 합니다.”라고 포문을 열었습니다. 진영 의원도 “미국은 교차로에서 차량이 우회전할 때 횡단보도 신호등이 초록색이더라도 사람만 없으면 통행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켜져 있으면 무조건 갈 수 없는데 법 적용이 너무 엄격합니다.”라고 거들었지요. 이때 장 서장이 나서 “아닙니다. 신호등이 깜박거리고 건너는 사람이 없으면 차량이 통과할 수 있습니다. 경찰이 교통안전시설물을 국민 위주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은 오해입니다.”라고 목소리 톤을 높였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신호등 등 교통안전시설 설치ㆍ관리업무를 넘겨 받았는데요. 서울시와 경찰의 시각차이가 신호등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 궁금합니다. ●강북구청장은 ‘삼각산 호랑이’ 평소 애국심을 강조하고 막걸리에 각별한 애정을 표현하는 김현풍(67) 강북구청장이 이번엔 ‘보통 수준(?)’이 넘는 직장 동료 간의 예절을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면 동료에게 ‘밥 먹으러 가자.’고 청할 때에도 “학식이 깊고 덕망이 높으신 귀하를 모시고 식사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해야 한다고 합니다. 습관적으로 서로 존칭을 사용하고 인격을 높여 준다면 얼굴 붉힐 일이 무엇이 있느냐는 지론이지요. 한편 매일 새벽 삼각산을 오른다는 김 청장이 다음달 22일 덕성여대에서 삼각산 우이령까지 뛰어달리는 산악마라톤 코스를 점검하다 진기록을 남겼습니다.10㎞를 완주한 기록이 1시간2분이라고 합니다. 건강한 직원들도 곁에서 달리다 중간쯤에서 슬그머니 사라져 혼자 뛰었다고 합니다. 평지가 아니라 경사가 있는 산을 뛰어오르는 기록이 이 정도면 거의 프로 선수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은 그를 놓고 ‘산 다람쥐’‘삼각산 호랑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시청팀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9) 논리력과 사고능력 키우기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9) 논리력과 사고능력 키우기

    오늘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은 바로 제시문에 대한 공포에 대한 것이다. 제시문을 볼 때 느끼는 공포감을 어떻게 타파할 것이냐의 문제다. 여러분이 제시문을 볼 때 어려워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고1,2,3을 거치면서 계속 봤던 글이 수능인데 이보다 수준이 높은 어휘가 나오면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자까지 들어가면 치명적이다. 두번째는 논술 지문이 수능에 나오는 지문 분량을 넘어가는 순간 두려움을 느낀다. ☞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9회) 바로가기 그럼 어떻게 하면 제시문과 친해질 수 있을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일단 기출문제 제시문에 익숙해 져야 한다. 둘째, 글을 문장, 문단 단위로 요약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림이나 통계, 도표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나씩 보자.2007학년도 성균관대 논술문제다.(지문1 참고) 이런 글이 나왔을 때 어려워하는 이유가 뭔가. 이미 이론은 배웠다. 그런데 이런 이론을 말로 풀어놓은 걸 보고 이 이론을 찾아내야 하는데 못 찾는다. 문제부터 막 풀려고 하지 말고 제시문을 편안하게 읽어 봐라. 우선 이 내용이 내가 배운 무슨 과목의 내용과 관련 있는가를 따져 봐라. 그냥 편안히 읽는 훈련이 상당히 중요하다. 여러분 스스로 이 내용이 어떤 교과와 관련 됐는지 역으로 추적하는 연습을 하면 (효과가)기가 막힌다. 내가 장담한다. 다음에는 더 무식한 방법이다.(지문2 참고) 자, 이 글의 요지가 뭔가. 얘기해 보라고 하면 머리에서 스팀이 올라온다. 하지만 이런 훈련을 해야 한다. 전체가 세 문단, 첫번째 문단은 4개의 문장으로 돼 있다. 이 각각의 문장을 여러분의 말로 축약해 봐라. 이때는 어구가 아니라 주어와 술어가 있는 완성된 문장으로 축약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4개의 문장을 다 축약했으면 다시 한 문장으로 축약한다. 이게 바로 문단의 요약이 된다. 두번째 단락도 마찬가지다. 이런 식으로 문단의 요약문을 연결하면서 앞뒤 문장이나 문단이 뭘 얘기하는지 잘 살펴야 한다. 이런 식의 공부는 이미 여러분이 하고 있다. 바로 영어 과목에서다. 영어는 직역을 한 뒤 의역하고 자연스럽게 의미 축약을 한다. 그런데 국어는 이렇게 공부하지 않는다. 한글이니까 그냥 읽어나간다. 그렇게 하지 말고 국어는 물론 사회나 과학 시간에도 이런 식으로 줄이는 훈련을 자꾸 해야 한다. 다음으로 여러분은 도표가 나오면 상당히 싫어한다. 하지만 진짜 재미있는 것이 도표다. 도표 자체가 글이다.(지문3 참고) GDP 알지? GDP가 죽 올라가고 있다. 그런데 이 옆에 다른 표를 하나 더 붙였다. 우리나라 절대 빈곤율을 계산해 보면 수치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거의 비슷하다. 나라가 발전하는데 절대 빈곤층은 왜 그대로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 또 따져보자. 과거의 절대 빈곤층과 지금의 절대 빈곤층이 느끼는 고통은 같을까, 다를까? 왜 다른가. 상대적 빈곤 때문이다. 예전에는 절대 빈곤감만 느꼈지만 이젠 상대적 빈곤감까지 느낀다. 이런 문제를 찾아낼 줄 알면 된다. 이런 내용을 차례로 인과 과정을 따지면서 이야기하면 아주 체계적이고 부드러운 글이 나온다. 다음을 보자.(그림1 참고) 뭐가 보이나. 천사와 악마. 이게 왜 중요한가. 흰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와 검은 부분에 초점을 맞출 때 다르다. 두 개를 동시에 보기는 굉장히 어렵다. 이것을 가지고 가르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검은 부분과 흰 부분을 넘나들며 설명해야 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바로 관점의 전환이 자유로워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수업 시간에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장터 얘기가 나오면 여러분은 한결같이 ‘기업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라고 악을 써 댄다. 하지만 너희 집 앞이라면? 당장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기업 이기주의고 뭐고 간에 안 된다고 한다. 좋은 글을 쓰고 좋은 생각을 하려면 어떤 주제가 나왔을 때 관점을 전환시켜서 봐야 한다. 자신이 관점을 전환시키면서 그 관점에서 통할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 일반적인 법칙을 만들어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런 연습을 많이 해야 풍요로운 글이 나올 수 있다. 사진을 보자.(그림2 참고) 1908년 캘리포니아의 소녀 노동자다. 느낌이 어떤가. 불쌍하다. 또? 자본주의. 이 사진을 보면 여러분은 ‘초기 자본주의의 문제점은’ 하면서 얘기를 한다. 이걸 보여주는 이유는 논술을 잘 하려면 감정도 풍요로워야 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남을 보고, 어떤 현장을 보고, 감동받고, 고민하고, 눈물을 흘리고, 이런 것이 있어야 글도 잘 써지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이런 것 없이 차가우면 글도 차갑고 보는 재미도 없다. 주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느껴야 한다. 여러분 주변에서 일어난 일이나 사진, 글들을 보면서 자기가 마음으로 느끼는 훈련도 굉장히 중요하다. 평소 이런 것들이 갖춰지면 글쓰기가 자연스럽게 훨씬 더 많이 발전한다. 다시 돌아가 여러분이 어떤 글이든지 제대로 분석하면 그 글에 대한 반박이나 옹호의 글을 편하게 쓸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글쓰기의 기본은 글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지겹고 짜증나지만 반복할수록 시간이 줄어든다. 이게 핵심이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이렇게 질문한다.‘어떻게 하면 될까. 이런 걸 언제 하느냐. 연습할 시간이 없다.’ 딱 한 가지만 말하겠다. 학교에서 언어 영역 공부할 때 비문학 지문이 나오면 1∼5번까지 답안만 보지 말고 (지문을) 요약해 봐라. 이를 완성된 문장으로 쓰고, 이와 같은 게 있으면 그게 답이다. 답이 틀렸다면 국어 선생님께 어디가 틀렸는지 물어봐라. 실력이 빨리 오른다. 이렇게 하면 수능 성적도 바로 오르고, 논술 성적도 오른다. 이렇게 공부하는 방법을 최대한 단순화시키고 통일시켜야 한다. 여러분이 쏟을 수 있는 에너지와 시간은 한정돼 있다. 효율적으로 공부하려면 공부 방법을 하나로 모아가야 한다. 사회 교과도 마찬가지다. 교과서를 읽을 때 밑줄 친 것을 외우려고 하지 말고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앞뒤 맥락을 살피면서 소설책 보듯이 읽어보면 도움이 된다.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다음주에는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마지막회로 그동안 강의에 참여한 교사들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조언하는 ‘통합논술의 오해와 진실’ 좌담회가 이어집니다. ●지문1 사익(私益)과 공익(公益) 개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이익을 어떻게 규정하고 양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아담 스미스(A.Smith):공익은 정당한 사익의 합이다.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합리적 자기 이익의 원리 <각 개인은> 공공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지도 않고, 공공의 이익을 그가 얼마나 촉진하는지도 모른다. 외국 노동보다 본국 노동의 유지를 선호하는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였고, 노동생산물이 최대의 가치를 갖도록 그 노동을 이끈 것은 오로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였다. 이 경우 그는, 다른 많은 경우처럼,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서 그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사회에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함으로써 흔히, 그 자신이 진실로 사회의 이익을 증진시키려고 의도하는 경우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그것을 증진시킨다. 나는 공공이익을 위해 사업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좋은 일을 많이 한 것을 본 적이 없다. 사실 상인들 사이에 이러한 허풍은 일반적인 것도 아니며, 상인들은 말 몇 마디만 해도 그런 허풍을 떨지 않는다. 각 개인은 자기의 자본을 국내산업의 어느 분야에 투자하면 좋은지, 그리고 어느 산업분야의 생산물이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지에 대해, 자신의 현지 상황에 근거해서 어떠한 정치가나 입법자보다도 훨씬 더 잘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2007학년도 성균관대 수시1학기 ●지문2 노직이 주장하는 소유권 이론에 의하면, 최초의 사유재산권은 자원에 대한 노동력 투입에 의해서 창출된 가치를 소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권리는 문자 그대로 절대적인 권리이고, 자기 자신의 동의 없이는 절대로 양도될 수 없는 권리이다. 이러한 절대적 사유재산권은 자신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그와 동일한 타인의 절대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전이될 수 있다. 자유교환의 결과로 어느 특정 개인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았다면, 설령 그 결과가 사회 전체의 복지 증가에 이바지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유교환을 간섭하거나 규제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노직에 따르면, 개인의 독립성은 자기이익의 증가를 위하여 자유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동기적 합리성과 인지적 합리성을 소지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이성과 존엄성을 전혀 지니고 있지 않다고 추정되는 무생물이나, 현격하게 제한되어 있다고 믿어지는 저급동물과는 자유계약을 맺지도 않고, 그들에게도 도덕적 책임을 추궁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시장경제에서 상대방과 자유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대한 이행을 요구하고,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이 입장은 정부의 시장에 대한 간섭이 정당화되지 못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매춘, 도박, 자살, 안락사, 자발적 노예계약 등과 같은 소위 말하는 “피해자 없는 범죄”의 부도덕성을 부인하고, 정부개입의 부당성을 주장한다. 노직의 이러한 극단적인 자유시장경제 옹호론은 우리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바도 없지 않다. 그러나 조직 폭력배들에 의한 인신매매가 성행하는 것은 노직의 입장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킨다. 왜냐하면 노직이 도덕적으로 허용한 것은 자발적 매춘, 노예계약에서의 바로 그 자발성이지, 어떠한 형태의 비자발적 계약을 옹호한 것은 아니다.
  • 태극기로 한국 현대 재조명 새달 1일부터 사진 전시회

    3·1절을 맞아 태극기가 들어 있는 사진을 통해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사단법인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는 25일 한국 현대사 기록에 남아 있는 태극기 사진을 주제로 한 ‘아, 태극기전-태극기로 읽는 한국현대사’ 전시회를 다음달 1∼31일 한 달 동안 부산 민주공원 기획전시실에서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구축한 ‘민주화운동사진데이터베이스’에 담겨 있는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 민주화운동 관련 사진과 현대사 주요 사진자료 가운데 태극기가 들어 있는 이미지를 골라 마련됐다. 전시회는 ▲1부 현대사의 주요사건 ▲2부 반공시대와 유신시대 ▲3부 일상속의 태극기와 태극기 속의 일상 등 모두 3부로 구성된다. 시기적으로는 1946년부터 2000년 사이 사진들이다. 태극기는 1882년 박영효 일행이 일본으로 가던 중 메이지마루 선상에서 그렸다는 최초의 태극기에서부터 2002년·2006년 월드컵 때 붉은악마들이 사용한 응원용 대형 태극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정치·사회·문화적 코드로 자리잡고 있어 현대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루시디 은둔18년만에 美대학강의

    소설 ‘악마의 시’로 18년 동안 도피·은둔 생활을 해온 인도 출신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60)가 13일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루시디가 강의를 시작한 날은 1989년 2월14일 당시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고(故) 아야툴라 호메이니가 소설에서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법령 ‘파트와’를 내린 하루 전날. 호메이니는 이슬람교도들에게 루시디 처형을 명령했다. 루시디가 숨어 있는 사이 일본인 번역가가 살해당했고, 터키 이탈리아 등의 번역가들도 테러로 부상했다. 하지만 1988년 휘트브레드 최우수 소설상과 이듬해 독일 올해의 작가상 등 권위있는 상을 받았다. 루시디는 향후 5년간 이 대학에서 강의할 예정이며 매년 수주씩 학생들과 공동 연구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대학측은 루시디가 자신이 보관해온 기록물들을 대학에 기증했다면서 기증물에는 ‘파트와’를 받은 후 도피생활 중에 저술한 2권의 미출간 소설과 일기가 포함돼 있다. 노트, 편지, 사진 등도 있다. 루시디는 “에모리대학이 자신에게 강의를 요청해 선택했다.”고 말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新 붉은 악마 선언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 악마’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붉은 악마’가 해체 수순을 밟는다고 했지만, 내 생각에 그들이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신 붉은 악마 선언’은 공중분해식의 해체는 아니라는 판단이다.그동안 다소 과잉되었던 양상을 조정하면서 영원히 마르지 않을 축구에 대한 열정을 소박하면서도 신선한 형식에 담으려는 노력이기 때문에, 이는 해체가 아니라 모색이 되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에 ‘붉은 악마’가 내린 결정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원 저마다가 서로의 조건과 입장에서 주고받았을 진지한 논의는 우리 축구 문화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결절점이 될 것이다. 돌이켜 보면 1997년부터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98년 월드컵을 계기로 ‘붉은 악마’의 싱그러운 깃발을 휘날린 지 어느덧 10년이다.20대의 아름다운 혈기로 참여했던 회원은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견실한 나이가 되었다. 그 세월만큼 ‘붉은 악마’는 내용과 형식에서 상당한 성장을 하였고 그에 따른 성장통도 심하게 앓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국내 스포츠 문화에서는 보기 드문 열혈 서포터스 문화를 일궈왔다는 점이다. 그들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떤 영리의 목적이나 스포츠 외적인 몫을 노리고 그같은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 가능한 스포츠 산업이나 정책에 참여하면 될 것이지, 굳이 혹서기와 혹한기를 막론하고 늘 경기장 북쪽 스탠드를 가득 메울 필요는 없었다.10년 역사 동안 ‘붉은 악마’를 기반으로 무슨 정치적 행세를 하거나 그릇된 이익을 도모한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은 그 영향력과 회원 수를 감안하건대 대단히 아름다운 족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 하나는 두 차례의 월드컵, 특히 작년의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사회 전체가 일종의 ‘애국심 마케팅’이라는 그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였는데, 불가피하게도 ‘붉은 악마’는 그 한복판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일이다. 해일처럼 밀려드는 가공할 만한 ‘애국심’의 열기 속으로 붉은 악마의 깃발은 총총히 사라져간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거대 퍼포먼스’에 대한 집중이다. 국가 대항전의 특성 때문에 엄청난 열기를 그라운드로 쏟아부을 필요는 있지만, 그럼에도 최근 몇 년 동안 ‘붉은 악마’는 거대한 스케일의 퍼포먼스라는 형식에 너무 치중했다. 이러한 과잉은 팬 저마다의 수많은 열정이 다양한 수로를 통해 축구장으로 촉촉히 스며드는 내실 있는 응원으로 이어지는 것을 가로막기도 했다. 관중이 함께 응원하는 게 아니라 ‘붉은 악마’의 퍼포먼스를 구경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점을 성찰하건대 굳이 ‘붉은 악마’를 해체할 필요는 없다. 거대한 스케일의 퍼포먼스 대신 소박하면서도 열정적인 응원의 형식을 찾아내면 될 일이고,‘애국심 마케팅’이나 ‘스포츠 국가주의’를 경계하면서도 각 지역의 축구장으로 낮게 스며들면 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언은 해산이 아니라 ‘새로운 모색’이 되는 것이다.‘붉은 악마’의 새로운 모색에 건투를 빈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책꽂이]

    ●살인의 해석(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비채 펴냄)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 융의 학설을 바탕으로 쓴 고품격 범죄추리소설. 소설은 프로이트가 실제로 미국을 방문한 해인 1909년 뉴욕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당시 뉴욕은 건축산업의 발달로 마천루가 경쟁하듯 세워지고 도시가 새롭게 건설되고 있던 때. 어느날 고층빌딩에서 미모의 여성이 살해된다. 프로이트는 그 사건에 개입, 조금씩 범죄의 진실에 다가간다. 한편 융은 미국에서 자신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프로이트의 학설을 전면 부정하며 스승을 배반한다. 영화의 한 컷 같은 단락나누기를 시도한 팩션소설.1만 3000원.●리스본 쟁탈전(주제 사라마구 지음, 김승욱 옮김, 해냄 펴냄) 소설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출신 작가의 장편소설.12세기 포르투갈의 성립 과정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을 현실과 환상을 뒤섞어 새롭게 복원했다. 과거시제와 현재시제가 자유롭게 사용되고 기록 속의 과거, 상상속의 과거가 교묘하게 교차하는 등 ‘환상적 리얼리즘’으로 불리는 사라마구 소설의 다양한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1만 3000원.●인생의 베일(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민음사 펴냄) 허영과 욕망이라는 인간의 굴레를 극복해가는 주인공 키티의 성장과정을 통해 진정한 사랑, 용서와 화해의 의미를 묻는 장편소설. 나오미 왓츠와 에드워드 노튼이 주연한 영화 ‘페인티드 베일’의 원작이다. 런던의 세인트토머스 의학교를 졸업한 몸은 자전적 소설 ‘인간의 굴레에서’와 고갱을 모델로 한 ‘달과 6펜스’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이뤄낸 작가로 평가받는다.9000원.●시체도둑(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현명수 옮김, 버티고 펴냄) ‘지킬 박사와 하이드’‘보물섬’으로 유명한 작가의 단편 모음집.‘자살클럽’‘마크하임’‘악마의 병’ 등 9편이 실렸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난 작가는 45세에 뇌출혈로 죽을 때까지 평생 폐질환과 싸워야 했다. 사랑과 모험을 좇아 자유롭게 떠돌아다닌 진정한 유목민이었던 스티븐슨은 헨리 제임스, 조지프 콘래드와 함께 당대 영국 소설의 삼두마차로 꼽힌다.9800원.
  • [이건호의 뷰티풀 샷] 패션 사진 촬영하기

    [이건호의 뷰티풀 샷] 패션 사진 촬영하기

    구멍이 뚫린 방안으로 눈이 온다면? 요즘 패션 사진은 상상력의 바다다. 과거 사진을 전공할 당시 머릿속의 상상을 이미지로 표현한다는 것은 정말로 꿈 같은 일이었다. 컴퓨터 그래픽이 활성화되는 초기 단계였던 20여년전 당시에 지도 교수님의 말을 빌자면 컴퓨터 그래픽이야말로 머릿속의 상상을 시각화할 수 있는 악마적인 분야라고 했다. 아울러 아이디어리즘이라고 명명하였다. 촬영을 기획하면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고 그러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미지 작업을 한다는 것은 매우 신나는 일이다. 그야말로 ‘상상만하면 다 돼’가 현실. 이번 촬영의 요지는 방 안으로 끌어들인, 눈내리는 겨울이다. 눈이란 참으로 낭만적인 요소로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깃 거리가 되지만, 거기에 좀더 초현실적인 요소를 가미함으로써 보다 신비스럽고 낭만적으로 풀어보자는 기획이었다. 촬영의 관건은 세트 디자인. 신비스러운 밤하늘과 방안의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서 구멍이 뻥 뚫린 천장과 낡은 벽을 가진 방을 세트 스타일리스트에게 의뢰했다. 거기에 높이 쌓인 흰눈과 눈보라를 위해서는 바람과 수도 없이 많은 양의 인공눈이 필요 했다. 사진에서는 보통의 사람의 키로는 사용이 불가능한 높은 의자를 제작하여 모델을 앉히고, 그 의자에 쌓인 눈을 표현하기 위해서 솜으로 보형물을 만든 후 그위에 인공 눈가루를 덮었다. 앞뒤로 흩날리는 눈송이들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으로 셔터 속도를 낮추고, 심도 또한 얕게 하기 위해 최소한의 광량을 낼 수 있도록 조명의 파워를 낮추었다. 짙은 밤하늘에, 좀더 드라마틱한 그림을 위해서 구름낀 하늘을 가미했다. 결국 춥고도 따뜻한 오묘함이 담긴 화보를 완성할 수 있었고, 인공눈 스프레이에서 나온 가스는 모든 스태프들의 호흡기를 자극하여 오후 내내 기침을 해댈 수밖에 없는 괴로움을 얻게 했다. 사진작가
  • [깔깔깔]

    ●대단한 할머니 오랫동안 살면서 매일 부부싸움을 하던 노부부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싸울 때마다,“내가 죽으면 무덤을 파고 올라와서 당신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거야.” 라고 말하곤 해서 이웃들은 할아버지가 악마의 마법을 연습한다고 두려움에 떨며 살았다. 어느날, 할아버지가 죽고 간단히 장례를 치렀는데, 할머니가 아무 걱정없이 친구들과 파티를 하기에 이웃들이 다가가 걱정스레 물었다. “할머니, 무섭지 않으세요?” 그러자, 할머니가 하는 말 “그 영감탱이, 열심히 땅 파라고 그래. 내가 관을 뒤집어서 넣어놓았으니까.”●살면서 공감하는 착각들 1. 인터넷 광고회사의 착각-광고창을 계속 뜨게 만들면 언젠가는 접속해주는 줄 안다. 2. 연애 안해 본 남자의 착각-상대방이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줄 수 있을 줄 안다. 3. 남자의 착각-여자가 자기를 쳐다보면 자기한테 호감있는 줄 안다. 4. 여자의 착각-남자가 자기한테 먼저 말걸면 관심있는 줄 안다. 5. 모든 아기들의 착각-울면 다 되는 줄 안다.
  • [책꽂이]

    ●마오의 무전여행(샤오위 지음, 강성희 옮김, 프리미어프레스 펴냄) “후난성(湖南省) 사람들이 모두 죽어야 중국을 지배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마오쩌둥의 고향 후난성은 그만큼 영웅과 산적으로 악명 높은 지방이다. 이 책은 마오쩌둥의 고향 친구인 저자가 그와 중국 남부를 함께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적은 회고록이다. 혁명가를 많이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창사(長沙)의 제1사범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에피소드, 양카이후이와의 결혼 등 세상을 바꾼 혁명가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다.1만 3000원.●한국의 아나키스트, 자유와 해방의 전사(김성국 지음, 이학사 펴냄) 신채호ㆍ유자명ㆍ박열ㆍ유림ㆍ하기락 등 잊혀지고 평가절하된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 과거 아나키스트들은 민족독립운동을 주도한 3대 세력 가운데 하나였으며, 가장 헌신적으로 독립운동을 한 활동가이기도 했다. 그러나 광복 이후 남에선 자유주의가, 북에선 공산주의가 자리잡으면서 이들은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저자(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신채호를 민족주의와 아나키즘 사이에 상호 긍정적 협력관계를 제시한 인물로 평가한다. 이는 신채호의 아나키즘을 일탈 혹은 일시방편적 수단으로 간주하는 기존의 해석에 반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1만 6000원.●마라톤 BC490(니컬러스 세쿤다 지음, 정은비 옮김, 플래닛미디어 펴냄) 페르시아 제국의 무패신화를 깨뜨린 마라톤 전투 이야기. 지중해 진출을 노린 페르시아인과 이를 막아선 그리스인들 간의 페르시아 전쟁을 재구성했다. 페르시아 전쟁 초반에는 전력이 월등한 페르시아군의 승리가 이어졌지만 그리스 연합군은 고비 때마다 전세를 뒤집고 최후의 승자가 된다. 페르시아 전쟁의 승부처는 마라톤 전투였다. 그리스군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중장보병 밀집대형을 도입해 압도적인 전력 차를 뒤엎고 승리한다. 이후 중장보병 밀집대형은 서양 포진법의 근간이 된다. 헤로도토스의 ‘역사’등 마라톤 전투와 관련된 고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1만 3000원.●직업으로서의 정치(막스 베버 지음, 전성우 옮김, 나남출판 펴냄) 독일 사상가 막스 베버가 1919년 1월 대학생을 상대로 한 강연문의 초고를 정리해 출간한 사회과학서적의 고전.1917년 11월에 강연한 ‘직업으로서의 학문’과 쌍둥이 강연으로 두 강연 모두 학자들은 물론 일반인도 자주 인용할 만큼 학문적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베버는 ‘정치란 악마적 힘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표현하며 대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를 직업 또는 소명으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자질과 정치 지도자의 덕목을 논한다.6000원.●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조중걸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 현대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미학적 개념인 ‘키치(kitsch)’를 분석.19세기 독일에서 생겨난 키치라는 말은 ‘싸구려 미술’을 가리킨다. 그러나 오늘날 키치는 특정한 예술 형식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삶의 양식을 반영하는 ‘철학’에 더 가깝다.‘키치의 근대적 토양’‘기하학주의’‘메타픽션:자기부정의 예술’ 등의 글이 실렸다.1만 1000원.
  • [문화마당] 자기 확신범과 거울/김지우 소설가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 할 것 없이 선거 때가 되면 인파가 쏠리는 거리 한복판에 그야말로 대문짝만 하니 사진이 붙나니, 때 빼고 광내고 잘 차린 인물사진이렷다. 아라비아숫자 하나씩 박고 나와 노랑 파랑 초록 하양 껍데기들 속에서 일동 차렷! 흐, 하고 웃고 있겠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웃고 있는 낯짝들은 그럭저럭 봐줄 만하다. 관상쟁이나 점술가가 아닌 바 저마다의 타고난 인물로 품평회를 할 생각도 없다. 문제는 그들 앞에만 서면 실실 웃음이 난다는 것이다. 어째 허세와 자기 확신으로 가득 찬 확신범들 전단을 보는 것 같다. 그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나르시시스트들을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실은 섬뜩하다. 그리고 참으로 알지 못하고 이해 못할 의아함이 솟는다. 어떻게 스스로 자기 검증을 하고 나왔을까. 내가 대통령감이다, 국회의원감이다, 무엇으로 자기 확신을 했을까. 어떤 자기규정, 어떤 삶의 방식, 어떤 신념과 가치, 어떤 사상과 이념, 어떤 도덕과 윤리관으로 자신을 그 무서운 시험에 들게 했을까. 어느 날 백설공주네 마녀 새엄마가 거울을 들여다보았겠다. 개 같이 벌었든, 정승 같이 벌었든, 이만하면 학연, 지연, 미모, 권력 다 자신이 있었으렷다. 자신의 집에 내밀히 감춰두고 혼자 보는 거울 앞에서 물었겠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젤 예쁘니?” 고작 얼굴이나 빠끔히 들여다뵈는 손바닥 거울은 고심했다. 사실대로 백설공주요 했다간 한성질하는 마녀 성격에 와장창 작살을 낼 게 아닌가. 숙고 끝에 손바닥 거울은 “주인님요.” 하고 비위 맞춰 주었다. 자신을 얻은 새엄마는 이번엔 윗몸 아랫몸 다 비춰보는 체경에게 물었겠다. 체경도 손바닥 거울처럼 곤혹스러웠으나 질끈 눈감고 “주인님요.” 했다. 러면 그렇지, 새엄마는 대단히 만족스러웠겠다. 세상의 모든 거울들이 자신을 소명의식에 가득 찬 구국의 전사로 비춰줄 것이라고 확신했겠다. 어느덧 새엄마는 이 신자유주의시대에 오로지 나만이 국가와 민족을 구할 수 있다는 절체절명의 순교의식까지 느꼈겠다. 드디어 새엄마는 거울들과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작전회의에 들어갔겠다. 환경단체가 뭐라 하든, 시민단체가 뭐라 하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뭐라 하든, 자기 확신에 꽉 찬 새엄마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싹 무시했겠다. 새엄마는 그야말로 자신 있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세상의 다른 거울들이 보고 실실 웃는 것이다. 웃는 얼굴 다정해도 믿을 수 없어요 하며 말이다. 안타깝게도 새엄마는 속내까지 들여다뵈는 거울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요리 보고 저리 보고, 자신의 껍데기는 비춰보았어도 자신의 속마음, 속내까지는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나니 아뿔싸, 그게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 세상의 거울들은 그, 혹은 그녀의 속을 꿰뚫어 보는 마술 거울이었다. 모름지기 자기 확신범들의 오류는 자기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데서 저질러진다. 자기 자신을 세상의 거울이 아닌, 오로지 자신만의 거울에다만 비춰보는 까닭이다. 때문에 편견과 오만과 독선과 아집으로 점철된 자가당착적 판단착오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그 판단착오는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과 사람살이를 위태롭게 한다. 나아가 생명 붙은 모든 것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나를 규정하는 네가지 요소가 있나니, 나도 알고 남도 아는 나요, 나는 알되 남은 모르는 나요, 나는 모르고 남은 아는 나요,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악마 같은 나, 그 넷이 모여 온전한 나를 구성하나니. 자기 확신범들이여 부디 스스로 인정하고 존중받되 부단히 분별하고 경계할지어다. 김지우 소설가
  • [열린세상] 아포칼립토, 폭력의 고고학/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멜깁슨이 또 한편의 문제작을 만들었다. 폭력과 피가 난무하는 마야문명 말기를 배경으로 한 스릴러이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리 수작이라고 볼 수 없다. 무기도 없는 포획자 한 명이 추격대를 모두 물리치는 시나리오는 서부활극의 식상한 스토리고, 정글을 누비며 벌이는 스프린터들의 긴박한 움직임과 속도 역시 할리우드 장르 영화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지극히 서구적인 발상인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 타락한 도시와 목가적인 인디언 수렵사회란 이분법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럼에도 왜 이 영화가 대중들과 평론가들에게 논란을 불러일으킬까? 뛰어난 폭력의 영상미는 대중들을 사로잡고, 평론가들은 어딘지 모자라는 부분을 긁는다. 게다가 아람어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더빙했듯이, 이번에는 유카탄 마야방언으로 녹음을 하여 마치 마야문명 말기의 역사물처럼 보이게 한다. 과연 마야의 민족지, 고고학, 언어학에 충실한 시나리오일까? 영화는 유카탄의 치첸잇사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폭력이 난무하는 전쟁의 장면은 그럴 법하다. 고전기 마야문명의 비문들은 도시들 사이의 잦은 전쟁을 기록하고 있고, 벽화나 부조에도 포로의 머리를 베는 장면이 있다. 하지만 영화처럼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수많은 포로들의 가슴을 갈라 심장을 끄집어내고, 머리를 쳐서 계단으로 내리굴리는 것은 마야문명의 인신공희와는 거리가 멀다. 이것은 멕시코의 아스테카문명의 것을 교묘하게 합성시킨 것이다. 치첸잇사의 인신공희는 주로 세노테란 연못에서 기우제를 지낼 때, 우주의 운항을 제의화한 구기경기장에서 산 사람을 바치는 것이었다. 두개골이 많이 발견된 곳도 주로 세노테였다. 영화는 마야문명의 재현물로 균형감을 잃었다. 마야인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과테말라의 정부 관리가 정식으로 항의를 했다. 유카탄에서 멀리 벨리즈까지 수준이 높은 문명을 이룬 마야인은 영(零)을 발견한 수학자이기도 했다. 이십진법을 개발한 마야인들은 백만단위를 단 세 개의 기호로 표기했다. 마야문자는 오늘날 거의 해독되었지만, 실러버스가 있는 소리글자의 특성도 지닌 표의-상형문자로 높은 문화적 성취를 보여준다. 이들은 금성의 운행을 기록했고, 운행주기별 특성까지 적시한 천문록을 남겼다. 옥수수 문명의 탄생과 발전과정을 신화로 기록한 ‘포폴 부’나 ‘칠람발람의 서’도 남겼다. 마야 화병이나 채색벽화를 본다면 당대 어느 곳의 예술가들에게도 뒤지지 않는 예술 수준을 엿볼 수도 있다. 게다가 영화의 배경이 된 유카탄 반도와 치첸잇사는 중남미를 아우르는 원격지 교역망이 있는 세계체제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백악관은 ‘아포칼립토’가 부시의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상징물로 읽힐까 두려워한다. 멜 깁슨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이라크 개입은 미국의 패배를 가져올 것이다. 타당한 이유도 없이 병사들을 전쟁터로 파견하는 것은 인신공희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혀 반전영화로 읽히지는 않는다. 영화 끝부분에서 명확히 드러난 문명과 야만의 이분법, 나쁜 신앙과 올바른 신앙의 이분법 때문이다. 이래서 이 작품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도 연결된다. 마야 신전의 제사장들은 유대 제사장들과 비유된다. 둘 다 피비린내를 좋아한다. 아마도 코르테스의 정복대가 타고 온 범선이리라. 백인 정복자들과 십자가를 든 사제가 배를 타고 막 해안 가까이 다가온다. 드디어 피비린내 나는 인신공희는 끝나고,‘올바른 신앙’이 악마들의 대륙을 치유할 것이란 암시를 주며 종결부의 막은 내린다. 하지만 다가올 백인 정복자들의 잔인한 폭력과 원주민들의 홀로코스트에 대해서는 아무런 암시도 없다. 이성형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TV · 스크린 별들, 연극이라는 ‘고향’에 다시 돌아오다

    #고두심 7년만에 ‘친정엄마’로 무대에 TV나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던 스타들이 속속 무대에 오르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로 한국의 전형적인 어머니상을 보여준 고두심은 오는 4월 연극 ‘친정엄마’로 7년만에 무대에 선다. ‘친정엄마’는 작가 고혜정씨의 수필이 원작이다. 지방에서 자라 서울로 유학와서 친정엄마와 떨어져 지내게 된 딸이 아웅다웅하면서도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관계를 담은 베스트셀러 실화를 감동적으로 읽은 고두심이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고두심의 연극 ‘친정엄마’는 4월12일∼5월6일 대학로 예술마당1관에서 막을 올린다. 딸 역할은 최근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출연한 장영남이, 연출은 구태환씨가 맡았다. 어머니와 딸 역의 더블캐스팅과 조연이 확정되는 대로 곧 연습에 들어가게 된다. #조재현 ‘경숙이, 경숙아버지’로 3년만에 복귀 25일 동숭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경숙이, 경숙 아버지’는 2004년 ‘에쿠우스’ 이후 조재현의 3년만의 연극 복귀작이다. 석달 출연료가 500만원이라고 스스로 밝혀 화제가 됐다. ‘경숙이, 경숙 아버지’는 지난해 7월 게릴라극장에서의 초연 이후 올해의 예술상 등 각종 연극상을 휩쓴 작품이다. 한국전쟁 이후 고달팠던 우리네 일상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조재현뿐 아니라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성형외과 의사역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친 이한위도 같은 연극에 조연으로 출연한다. 조재현은 연극 출연 이유에 대해 “연극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고, 연극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연극에는 TV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른 펄펄 살아 있는 생동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 유준상도 3년만에 뮤지컬 ‘천사의 발톱’서 1인 2역 유준상은 ‘투맨’이후 3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2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천사의 발톱’의 쌍둥이 형제역을 맡아 1인2역을 해낸다.‘천사의 발톱’은 악마가 되지 않기 위해 고통을 참으며 발톱을 뽑는 천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유준상은 그동안 보여준 부드러운 남성상과 달리 숨겨진 악마성을 표출하는 거칠고 강한 이미지를 그려낼 예정이다.SES이후 연기자로 활동중인 유진은 영화 원작 ‘댄서의 순정’으로 첫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다. 다음주 연습에 들어가 3월29일부터 백암아트홀에서 석달여간 공연할 계획이다. 스타들의 경우 이들의 출연료는 그 자체가 곧 마케팅 비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작품의 질이 아닌 스타의 화제성으로 흥행을 담보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일단 배우들의 의지가 없다면 특히 연극의 경우 출연은 성사되기 어렵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연극을 ‘고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드라마 출연료의 수십분의 일을 받으면서도 무대에 선다는 게 연극 제작자들의 말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요코 이야기/육철수 논설위원

    소설은 허구(fiction)다.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창조한 가공의 세계에 현실적 인물을 등장시키거나 사건 전개를 통해 진실인 양 꾸며낸 이야기인 것이다. 작가의 경험이나 사고방식이 소설에 자연스레 투영되겠지만 결국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그러나 역사·종교소설이나 자전소설은 좀 다르다. 사소한 전개 부분이야 전적으로 작가의 소관이겠으나, 역사·종교적으로 큰 줄기나 사실이 왜곡·날조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1988년 출간된 살만 루시디(영국)의 환상소설 ‘악마의 시’(The Satanic Verses)는 마호메트를 풍자하고 코란을 악마의 계시라고 표현하는 바람에 이슬람 국가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호메이니는 루시디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100만달러의 루시디 암살 현상금을 걸었다. 나아가 유럽연합 나라들과 이란이 서로 자국대사를 소환하고, 영국은 이란과 단교하는 등 국제적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2003년 출간된 댄 브라운(미국)의 스릴러 소설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도 교회의 역사를 왜곡했다는 이유로 종교계와 심한 마찰을 빚었다. 재미 일본작가 요코 가와시마 왓킨스의 자전실화소설 ‘요코 이야기’(원제:So far from the bamboo grove, 대나무 숲 저 멀리서)가 일파만파다. 일제 말기 패망해서 귀국하는 일본 부녀자들을 한국인들이 학대하고 성폭행했다는 끔찍한 내용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 소설이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묘사하고, 문학성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10년 전부터 미국 청소년을 위한 반전(反戰) 교재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도 2년전 번역 출간됐고 일부 외국인 학교에서 교재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제 전범의 딸로 알려진 작가가 11세 소녀시절, 패전국 퇴각 국민으로서 겪은 공포의 경험을 소설화한 것을 시비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가해자인 일본이 피해자로 둔갑한 것은 명백한 역사왜곡이다. 아무리 문학성이 있다 해도 청소년 교재로는 부적절하다. 정부는 외교력을 총동원해서 미국에 교재사용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라. 교민에게만 해결을 맡길 일이 아니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한국축구 대화만이 살길

    한국 축구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카타르 친선대회 출전을 위한 올림픽 대표팀 차출을 두고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조용한 전쟁을 치른 격이다. 결국 연맹의 대의원회에서도 차출 거부를 승인함으로써 협회는 친선대회 출전 포기를 결정했다. 모든 홍역이 그렇듯이, 혹은 크든 작든 모든 갈등이나 논쟁이 그렇듯이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러한 과정과 결정이 어떤 흐름과 영향력으로 나타날 것인가를 예측하고 판단해 보는 것이다. 한 차례 홍역을 치른 것으로 ‘액땜’했다고 말 것이 아니고, 이런 논쟁에서 은밀하게 승패의 셈을 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니다. 요컨대 이번 사태가 남긴 가장 소중한 성과는 ‘대화의 중요성’이다. 지금 한국축구는 과거처럼 상명하달이 관철되는 때도 아니고 적절한 예우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은근히 밀어보고 슬쩍 당겨보며 상호간의 힘을 절충하고 타협하는 방식이 통하지도 않는다. 한국축구는 대한축구협회를 중심으로 하되 프로축구연맹 등 각 단위 연맹이 서서히 독립적인 위상과 전망 속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그 외곽으로 축구지도자협의회와 한국축구연구소, 대한축구협회 노동조합, 축구 전문 미디어,‘붉은악마’를 비롯한 각 구단의 서포터스 등이 저마다의 동심원을 그리며 다양하게 영향력을 주고받는 형세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런 다양한 움직임 속에서 대한축구협회는 바윗장처럼 단단한 원칙과 신념을 지키되 아주 겸손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대화와 타협’을 벌여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지금 한국축구는 발전 단계이며 진화 과정에 있다. 각급 대표팀과 K-리그 두 가지를 뼈대로 삼아 높은 수준의 축구를 모색해야 한다.‘성장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원칙이 흔들리고 대화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 된다. 대화와 타협을 전제로 하지 않는 원칙은 현실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의 임기가 2년밖에 남지 않았다. 아무래도 걱정인 것은 이 기간 역시 한국축구는 성장하고 진화해야 하는데 이것이 협회의 차기 회장, 미래 전망과 맞물리면서 뜻밖의 충돌이나 성장통을 심하게 앓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건 지나친 걱정일까. 여의도 정치판의 권력 암투와 같은 양상이 축구계에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기필코 그와 같은 진흙탕 양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화와 타협’을 대전제로 하는 원칙의 실현은 축구계 모두가 연습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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