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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상계엄’ 여파로 외국인 투자외면 당한 한국…러시아에도 밀렸다

    ‘비상계엄’ 여파로 외국인 투자외면 당한 한국…러시아에도 밀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 유치 규모는 경제 규모 상위 30개국 중 17위로, 불과 1년 만에 네 계단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외국인 투자 순위가 23위로 밀리며 전쟁 중인 러시아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는 11억7800만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코로나19 초기였던 2020년 1분기 -4억5900만달러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초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경제 심리가 급속히 위축되면서 외국인들이 투자를 유보하거나 철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4분기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 순위는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 중 23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전분기(19위) 대비 네 계단, 전년 동기(14위) 대비로는 아홉 계단 하락한 수치다. 한국이 분기 기준으로 20위권 밖으로 밀린 것은 이례적이다. 당시 순위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은 아르헨티나(-1억8700만달러), 전쟁 중인 러시아(-7억8600만달러)보다도 낮았다. 4분기 부진을 포함해 지난해 연간 기준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는 371억8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3.8% 급감한 수치로, 외국인이 집행한 직접 투자와 주식·채권 등 증권 투자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 순위는 2022년 14위에서 2023년 13위로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해에는 다시 17위로 떨어졌다. 2023년까지만 해도 한국보다 순위가 낮았던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가 지난해에는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프랑스, 독일이 1~3위를 차지했으며,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영국, 스페인, 브라질 등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지난해 우리 국민과 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1208억3800만달러로, 전년보다 55.7% 급증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가 늘었고, 이른바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 등 외국 자산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결과로 풀이된다.
  • SK그룹 외부 전문가 참여 ‘정보보호혁신특위’ 신설

    SK그룹 외부 전문가 참여 ‘정보보호혁신특위’ 신설

    SK그룹이 SK텔레콤 해킹 사고를 계기로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보보호혁신특별위원회’를 14일 출범시키고 활동에 들어갔다. 학계 전문가는 물론 산업 현장 전문가도 참여해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날 기준으로 가입자 전원이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그룹 내 계열사의 보안 리스크를 사전에 감지해 차단하고 보안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독립형 전문기구다. 그룹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아홉 번째 위원회로 설치됐다. 위원장은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실무를 책임지는 부위원장은 윤풍영 SK AX(전 SK C&C) 사장이 맡는다. 위원회의 보안 전문성과 운영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보안 전문가를 공식 멤버로 위촉했다. 디지털정부혁신위원장을 지낸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외부자문위원장을 맡는다. 이 외에 개인정보 보호 분야의 권위자인 최경진 가천대 법대 교수, 시스템보안 전문가 이병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카이스트(KAIST) 사이버보안연구센터장을 역임한 김용대 KAIST 정보통신기술(ICT) 석좌교수 등 학계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이와 함께 국제 해킹대회 입상 경력의 박세준 티오리 대표, 검경 사이버보안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등 산업 현장의 최고 전문가들도 자문단으로 힘을 보탠다. 수펙스추구협의회와 SK주식회사 등의 사이버보안 담당 임원 중심으로 정보보호혁신팀을 운영한다. 주요 멤버사들의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및 법무·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담당 조직과도 연계해 세부 과제들을 실행해 나가기로 했다. 위원회는 우선 ‘모의 침투 테스트’(모의 해킹) 과제 실행에 나선다. 그룹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실제 해킹 기술을 활용해 시스템 취약점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국내외 해킹대회에서 입상한 전문 보안 기업이 테스트를 수행한다. SK텔레콤이 지난 12일부터 해외 로밍 고객도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하면서 이날 오전 기준 가입자 전원이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을 완료했다. 유심 교체자 수는 전날 밤 12시까지 169만명으로 늘었으나 여전히 707만명이 유심 교체를 기다리고 있다.
  • 위대한 예술가를 사로잡은 파리의 밤 [으른들의 미술사]

    위대한 예술가를 사로잡은 파리의 밤 [으른들의 미술사]

    美 동부 미술관<11>: 구겐하임이 품은 파리 몽마르트 풍경 1970~1980년대 한국의 청춘들은 교복을 입고 빵집에서 미팅을 했다. 세월이 흘러 1990년대 만남의 장소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로 바뀌었다. 2000년대 이후엔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즐겨 만났다. 장소는 바뀌었지만 달라지지 않은 원칙이라면 ‘사람을 만날 때는 무엇인가를 먹는다’라는 점이랄까. 달콤하면 달콤할수록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는 상승하기 마련이다. 1880년대 파리지앵들의 연애 풍속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 파리지앵들은 ‘물랭 드 라 갈레트’(Moulin de la Galette)에서 사람도 만나고 오락을 즐기고 춤을 추었다. 물랭은 ‘풍차’, 갈레트는 ‘속을 채운 넓적한 빵’을 뜻한다. 사람을 만나고 싶은 젊은 남녀들은 이곳에 모여 갈레트를 먹으면서 와인도 마시고 춤을 추었다. 어둑해지면 조명과 음악 소리로 젊은이들의 흥을 북돋웠다. 술은 없던 용기를 내게 한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걸 용기도 생기게 하고 고백하지 못한 사람에게 고백할 용기를 주기도 한다.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는 1876년 남긴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에 오후 모습을 표현했다.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물랭 드 라 갈레트는 밤의 모습이다. 잔뜩 취기 오른 사람들은 술기운으로 얼굴이 벌게지고 몸을 가누지 못한다. 흐느적거리는 몸짓에서 점점 이성의 끈도 떨어진다. 열아홉 살의 피카소는 술 마시고 노래하는 어른들의 생활을 알아버렸다. 1900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엑스포에 자신의 작품을 출품했다. 피카소는 열아홉 번째 생일에 친구 카를로스 카사주마와 함께 파리에 도착했다. 피카소는 자신의 작품을 직접 보고 싶기도 했고 엑스포에서 각국 산업·과학 발전상과 더불어 다가올 세상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축제를 느끼고 싶었다. 파리의 스펙터클한 장면에 스페인 촌뜨기 피카소는 마음을 빼앗겼다. 특히 몽마르트르 선술집과 댄스 홀이 그를 사로잡았다. ‘물랑 드 라 갈레트’는 피카소가 파리에 와서 처음 그린 작품 중 하나다. 이곳은 사교로 유명한 댄스홀로 1880년대 이후 르누아르, 앙리 드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 등의 작품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작품의 주제는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밤 장면이며 무대 중앙은 춤추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잘 차려입은 젊은 남녀들이 밝은 조명 아래 흥겨운 춤을 추고 있다. 붉은 립스틱으로 진한 화장을 한 여인들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젊은 피카소는 두 달간의 파리 여행을 마치고 크리스마스 무렵 바르셀로나로 돌아갔으나 파리 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만큼 파리는 피카소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피카소 눈에 파리는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휘황찬란한 도시의 밤 문화가 젊은 피카소를 끌어당겼다. 1904년 피카소는 다시 파리로 돌아왔다. 위대한 천재도 유흥의 밤은 참기 어려웠다.
  • “고난 많았지만 행복했다”… 엘레지의 여왕 ‘66년 가수 인생’ 마침표

    “고난 많았지만 행복했다”… 엘레지의 여왕 ‘66년 가수 인생’ 마침표

    동백 아가씨 등 팬 3000명과 열창“전통가요 계속 이어졌으면” 강조 “가수 생활을 하면서 고난도 많았지만 행복했습니다.” ‘엘레지의 여왕’ 가수 이미자(84)가 66년 동안 잡았던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이미자는 지난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고별 공연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을 이음’을 통해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반세기 넘게 한국인의 정서와 애환을 담은 노래로 국민들을 위로했던 그의 마지막 무대를 보기 위해 3000여석의 객석이 빼곡히 들어찼다. 자신의 가수 인생과 닮은 첫 곡 ‘노래는 나의 인생’으로 무대를 연 이미자는 데뷔곡 ‘열아홉 순정’을 비롯해 ‘황혼의 부르스’, ‘기러기 아빠’ 등 자신의 대표곡들을 불렀다.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는 그의 애조 띤 음색은 여전히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했고 흔들림 없는 고음과 정확한 가사 전달력으로 심금을 울렸다. 18세 때인 1959년 데뷔한 이미자는 560여장의 앨범과 2000여곡의 노래를 발표한 한국 대중가요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는 굴곡진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며 노래로 국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했고 ‘엘레지의 여왕’이란 호칭을 얻었다. 2002년 방북해 평양 공연에 참여했고 2013년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위로하는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2023년 대중음악인 최초로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66년간 전통가요의 뿌리를 지켜 온 이미자는 “걸어온 길이 오래됐지만 굉장히 어렵고 고달픈 일이 많았다”면서 “저희 세대가 끝나면 전통가요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외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가요의 노랫말에는 나라 잃은 설움과 아팠던 기억들이 담겨 있다”면서 “한 세대에만 전통가요를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미자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동백 아가씨’에 이어 자신의 가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데뷔 50주년 기념곡 ‘내 삶의 이유 있음은’을 열창했다. 이미자는 “‘동백 아가씨’가 오랜 시간 1등을 했어도 나는 소외감을 갖고 지냈다”면서 “트로트를 하는 가수들은 참 외롭고 힘들다. 정말 애절한 마음으로 노래하지 않으면 대중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꼭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는 이미자가 전통가요의 맥을 잇는 후배로 지목한 가수 주현미, 조항조, 김용빈, 정서주가 출연해 헌정 무대를 펼쳤다. 이미자는 ‘은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은 것에 대해 “앞으로 음반 취입이나 개인 콘서트는 못하겠지만 전통가요를 하는 후배들을 위해 조언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데뷔 30주년이던 1989년 전통가요 가수 최초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펼친 이미자는 고별 무대도 같은 곳에서 장식했다. 그는 마지막 곡 ‘섬마을 선생님’을 부르기 전 “세종문화회관이 떠나가도록 함께 불러 달라”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듯 객석을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팬 여러분들에게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감읍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더없이 감사드립니다.”
  • “매 순간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노벨상 이후 첫 산문집 펴낸 한강

    “매 순간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노벨상 이후 첫 산문집 펴낸 한강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 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북향 정원’ 부분) 지난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55)의 신작 산문집이 오는 24일 출간되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노벨상 수상 이후 첫 작품으로, 제목은 ‘빛과 실’이다. 문학과지성사(문지)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아홉 번째 책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과 함께 미발표 시, 산문, 일기 등이 수록된다. 앞서 일부 인용한 ‘북향 정원’도 이번 산문집에 실리는 글이다. 문학·출판계에 따르면 한강은 지난해 노벨상 수상 이후 두문불출하며 신작 집필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눈에 띄는 행적으로는 지난 2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의 영국판 출간을 계기로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한 것과 지난달 26일 동료 문인 414명과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것 정도다. 이번 산문집 다음으로는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신작 소설 출간이 예정됐다.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받았던 단편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과 2018년 김유정문학상을 수상한 단편 ‘작별’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빛과 실’은 한강이 지난해 12월 8일(현지시간)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낭독한 연설문 제목이기도 하다. 폭력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의 역설, 그리고 그것을 문학과 사랑의 힘으로 꿰뚫으려는 문인의 의지가 잘 드러난 산문이다. 연설문 원문은 지금도 노벨상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지는 한강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출판사다. 한강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서 등단하기 직전인 1993년 문지에서 나오는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등을 발표하며 시인으로 데뷔했다. 한강은 노벨상을 받기 직전에 나온 문학과사회 가을호에도 시 ‘고통에 대한 명상’과 ‘북향 방’ 두 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당대 문단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이질적인 감각으로 세계의 고통을 환기했다고 평가되는 한강의 초기작 ‘여수의 사랑’(1995)을 비롯해 장편 ‘그대의 차가운 손’(2002), ‘바람이 분다, 가라’(2010), 중단편집 ‘노랑무늬 영원’(2012) 등도 문지에서 나왔다. 한강의 첫 번째이자 현재까지는 유일한 시집인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도 문지시인선 438호로 출간된 바 있다. 한강의 신작은 교보문고를 비롯한 대형서점에서는 24일부터, 일반 서점에서는 25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 친구들이 뜯어말린 피카소의 작품, 뉴욕의 보물이 되리니 [으른들의 미술사]

    친구들이 뜯어말린 피카소의 작품, 뉴욕의 보물이 되리니 [으른들의 미술사]

    美 동부 미술관<10>: 열혈 팬의 안목, MoMA의 자산이 되다 스페인 출신의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열아홉 살에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 정착했다. 그러나 가난한 청년에게 파리 물가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는 누추한 몽마르트 언덕에 거처를 마련하고 그곳에서 ‘아비뇽의 아가씨들’(Les Demoiselles d’Avignon)을 그렸다. 대충 그린 듯 보이지만 피카소는 이 작품을 여러 점 습작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다. 습작 과정 중 두 명의 남성은 왼편 끝과 중앙에 앉은 모습으로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인물은 7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이렇게 여러 번 수정을 거쳐 작품을 준비하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 피카소는 이 작품을 완성하고 친구들에게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그러나 친구들의 반응은 피카소의 예상과 달리 부정적이었다. 누군가는 이 작품을 혐오스럽다고 했다. 뒷골목의 그림, 걱정과 우려를 부르다‘혐오’라는 감정을 떠올린 것은 이 작품이 매춘부들의 본거지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비뇽 거리를 그렸기 때문이다. 매춘 거리를 그린 탓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등장인물들이 매춘부였고, 오른편 두 여성은 까만 가면을 쓴 데다 여성들의 자세가 도발적이라 친구들은 이 작품 전시까지 만류했다. 이런 반응에 오기가 생긴 피카소는 좀 더 파격적인 제목을 붙이려 했으나 친구들이 말려 포기했다.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피카소의 스튜디오에서 묻혀 있던 작품은 9년 만에 빛을 보고 세상을 뒤흔들었다.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피카소는 어떻게든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이 작품에는 그런 도발과, 실험과, 새로운 것에 대한 추진력이 담겨 있다. 이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산산조각이 난 유리 파편 같은 인체, 아름다운 이상형에 대한 반감, 형태와 표현의 포기, 입방체 모양이 전부를 이루었다. 앙리 마티스(1869~1954)는 이런 작품을 입방체 모양으로 구성되었다 하여 큐비즘이라 이름 붙였다 피카소가 처음 시작한 이 미술은 작가들에게도 생소하고 낯설었다. 그러나 피카소가 세상을 그린 방식을 응원하는 이가 있었다. 바로 피카소의 열혈 팬이자 애호가인 알프레드 바(1902~1981)였다. 단 한 명의 열혈 팬…그의 시선은 옳았다1929년에 개관한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은 10년 후 현재의 위치인 미드타운에 새 미술관을 개관했다. 새 미술관을 개관할 때 가장 공을 들인 작품은 바로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이다. MoMA의 초대 관장인 바는 “이 작품은 현대 미술의 이정표가 될 획기적인 작품”이라고 강조하면서 이사회를 설득했다. 피카소를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라고 추앙한 그의 설득에 이사회도 동의로 돌아섰지만 문제는 자금이었다. 현대미술관의 선택은 에드가 드가(1834~1917)의 작품을 내어주고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전시되자 악평이 쏟아졌다. 잔뜩 기대하고 온 관객들은 너무 무성의하고 낯선 ‘아비뇽 아가씨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작품에서 뭘 보라는 것인가’, ‘휘갈겨 쓴 낙서에 수천 달러를 지불한 건가’, ‘작품 구매 과정에 의혹이 있다’며 혹평이 이어졌다. 수십 년이 지난 현재 MoMA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과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이 꼽힌다. 팔지도 않겠지만, 일단 작품가는 12억 달러, 한화로는 약 1조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1930년대 관객과 평단에서 원성을 감수한 바의 안목이 결국 인정받은 것이다. 피카소는 이 작품으로 큐비즘을 창시했으며 20세기 현대 미술 최고의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열혈 팬인 바의 예측은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
  • 작은 존재들의 꿈틀거림… 詩로 가꾸는 언어의 정원

    작은 존재들의 꿈틀거림… 詩로 가꾸는 언어의 정원

    세포·닭·지렁이, 자연 다큐 같은 시집인간 아닌 다른 존재 탐구하고 성찰폭발물 횡행하는 세상 詩 역할 집중 삼라만상이 물질이다. 열 번째 시집에 이르러 시인은 세계를 이루는 물질에 시선을 두기로 했다. 현미경을 든 자연과학자처럼, 카메라를 든 다큐멘터리 감독처럼.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이 들린다. 물질이 요동친다. 물질이 아우성친다. 얼마 전 새 시집 ‘시와 물질’로 돌아온 시인 나희덕(59)을 14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직전 ‘가능주의자’까지 아홉 권의 시집에서 인간에 대해 썼으니까요. 한 권 정도는 인간이 아닌 존재를 탐구하며 기리는 시를 써 보고 싶었어요.” 세포, 거미불가사리, 닭, 지렁이, 진딧물, 멸치…. 작은 존재의 꿈틀거림이 시인의 눈에 들어온다. 나희덕은 “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시집”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인간 아닌 존재가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보며 인간은 무엇을 느끼고 성찰할 것인가. 뚜렷하고도 분명한 문제의식이 피어오른다. 질주하는 문명의 끝에서 시인은 이제 시간이 “한 줌밖에”(‘여섯번째 멸종’ 중) 남지 않았음을 알아챈다. “인간과 자연, 생명과 죽음 등의 이분법을 생각해요. 과연 그사이에 자명한 선이 그어질 수 있을까요. 완강한 근대적 사유의 관습을 최대한 비워 내고 싶었어요. 과학자나 이론가들이 이야기를 꽤 자주 인용하고 있는데요. 이번 시집은 그들의 진술을 시적인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기도 했어요.” ‘현장의 언어’도 돋보인다. 예컨대 ‘광장의 재발견’은 시 안에 있는 문장 그대로 “계엄과 탄핵의 나날 속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나희덕은 지난겨울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렸던 집회에 참가했다. 그곳에서 발을 헛디뎌 얼마간 깁스 신세를 지기도 했으나 그는 여의도와 광장의 새로운 힘을 발견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위험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극우 정치인이나 정당이 힘을 얻고 있으니까요. 시 하나 쓴다고 새로운 사회를 열어젖힐 순 없겠죠. 하지만 급속도로 나빠지는 세계의 폭주를 늦출 순 있으리라 봐요. 발터 베냐민의 말처럼 우리 시대 혁명의 힘은 역사를 달리게끔 하는 게 아니라 멈춰 세우는 힘에 있을 겁니다.” 이번 시집은 빼곡한 독서의 흔적이기도 하다. 애나 로웬하웁트 칭의 ‘세계 끝의 버섯’, 리베카 솔닛의 ‘오웰의 장미’ 등 시인이 그간 탐독한 책들의 영향이 역력하다. 표제작 ‘시와 물질’은 독일의 과학저널리스트 슈테판 클라인과 노벨화학상을 받은 폴란드 출신 미국 과학자 로알드 호프만의 인터뷰가 담긴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에서 영감을 받았다. 어느 과학자가 정립한 이론과 규칙으로 그동안 인간이 알지 못했던 물질이 발견됐다고 하자. 그러나 그 물질이 훗날 인간과 세계에 ‘위험한’ 독극물이나 폭발물일 때 과학자는 그 발견에 책임을 져야 하는가. 호프만은 “심지어 시도 사람을 해칠 수 있다”는 말로 응수한다. 호프만은 화학자이면서 시인이기도 했다. “시와 물질,/또는 시라는 물질에 대해 생각한다//한 편의 시가/폭발물도 독극물도 되지 못하는 세상에서/수많은 시가 태어나도 달라지지 않는 이 세상에서”(‘시와 물질’ 중) 두 사람의 대화에 나희덕이 말을 덧댄다. 정말로 시가 사람을 해칠까.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언어는 순수하지 않으니까. 어쩌면 가장 쉽게 오염되는 것이니까. “호프만의 말에 반문하게 되더라고요. 시는 무용하지만 유용한 것입니다. 그 역설로 세상을 치유하고 어루만지며 때로는 굳은 걸 풀어내고 갈라진 것을 연결합니다. 폭발물과 독극물이 횡행하는 시스템 안에서 언어의 정원을 가꾸고 흙을 보살피는 게 시의 일입니다. 그걸 믿기에 36년이나 시인으로 살았던 것이겠지요.”
  • [열린세상] 저는 버려진 존재였습니다

    [열린세상] 저는 버려진 존재였습니다

    저는 엄마를 모릅니다.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르지요. 저는 이 세상에 축복받지 못한 존재로 태어났습니다. 태어나자 버려졌기 때문이지요. 어렸을 때는 저를 키워 주시던 시설에 계신 분이 엄마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시설에는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도 같이 있어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저 아이들끼리 뛰어놀면서 세상에는 다 똑같은 사람들이 있는 줄로만 알았기 때문이지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무렵 제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의 손을 잡고 학교에 왔거든요. 저는 엄마나 아빠 대신 시설에 있는 또래 친구들과 같이 학교에 갔습니다. ‘왜 나는 저 아이들과 다를까?’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당연히 학교생활은 엉망이었습니다. 특히 소풍이나 운동회, 학예발표회 같은 행사일은 끔찍하기까지 했습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시설에 있는 것도 싫어졌습니다. 학교에 가지 않고, 시설에도 돌아가지 않는 날들이 점점 늘어났습니다. 대신 저와 놀아 주고 밥도 사 주는 언니, 오빠들이 좋아졌습니다. 거기에 가면 누구도 뭐라고 간섭하지 않았습니다. 나이 많은 아저씨들 기분을 맞춰 주면 밥 사 먹는 돈을 벌 수도 있었습니다. 그냥 되는 대로 살아도 아무도 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저는 수용시설로 끌려갔습니다. 그런 저를 ‘우범소년’이라고 하더군요. 열세 살 무렵의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저와 무슨 상관이 있었겠습니까. 제 인생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버려졌는걸요. 저는 시설에 있는 게 너무나 갑갑했습니다. ‘밖에는 나를 기다려 주는 언니와 오빠, 친구들이 있는데 여기서 뭐 하고 있나’라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저를 위하는 척하는 어른들의 위선도 너무나 싫었습니다. 시설을 몰래 나와 몇 달을 지내다 다시 끌려갔습니다. 이번에는 소년원이라는 곳이었지요. 열네 살이 넘었으니 소년원에 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2년 동안을 소년원에 갇혀 지냈지요. 그곳에서도 저는 버려진 아이였습니다. 면회를 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요. 당연히 생활은 엉망이었습니다. 받은 벌점이 신기록이라는 말까지 들어봤지요. 소년원을 나오게 됐지만 저를 받아 주는 시설은 단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역시 나는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야’라는 저의 생각이 맞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 순간이었지요. 우여곡절 끝에 국가에서 운영하는 자립생활관에 들어갔지만, 버려진 아이의 생활이란 뻔한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나를 태어나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다시 소년원에 끌려갔지요. 그런데 그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저에게 엄마가 생겼거든요. 자립생활관 시절부터 돌봐 주시던 분이 엄마가 돼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나와 아무 인연도 없는데, 왜 이렇게 잘해 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세상에 있는 모든 존재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수많은 번뇌와 고민 끝에 처음으로 제대로 살아 보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바뀌자 생활이 바뀌었습니다. 소년원에서 모범학생으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한자능력과 컴퓨터 자격을 취득하고, 독서경진대회에서 상도 탔습니다. 저는 작년에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제힘으로 등록금을 마련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께서 도와주셨지요. 저는 이제 외롭지 않습니다. 이제는 제가 버려진 존재가 아닌 사랑받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비로소 저를 사랑하게 됐습니다. 사랑하는 저를 위해 그간의 사랑을 조금씩 갚아 나가겠습니다. ※어느 소년원 출원생의 실제 이야기를 각색한 글입니다. 소년원생 열의 아홉은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입니다. 어른들의 잘못이 아이들의 흔들림으로 전이되는 것이지요. 양중진 법무법인 솔 대표변호사·전 수원지검 1차장
  • ‘순천미식주간’···음식과 로컬관광 새로운 가능성 열어

    ‘순천미식주간’···음식과 로컬관광 새로운 가능성 열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국내관광 트렌드 중 미식여행과 로컬리즘을 기반으로 한 로컬관광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에 지난달 29일부터 1주일간 개최한 2025 순천미식주간행사가 ‘미식여행과 로컬관광’이라는 관광트렌드에 맞게 열리면서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이번 행사는 단순 홍보이벤트를 넘어 고품격 미식여행 상품을 출시하고, 순천음식과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로 생태미식도시, 순천의 품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 국가정원 찾은 관광객에게 순천맛집·음식 다채롭게 알려 이번 순천시 미식주간행사의 키워드는 ‘지역’과 ‘미식’이었다. 국가정원 스페이스 허브의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펼쳐진 20여개의 미식마켓은 지역 소상공인들과 음식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 특성화 고등학교가 참여했다. 순천대 출신으로 알려진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안유성 명장의 푸드 토크쇼도 관람객들에게 인기몰이를 했다. 시는 지난해 사라져가는 지역의 전통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자원조사를 바탕으로 순천지역을 대표하는 음식과 지역전통주를 전시하고, 순천맛집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지역 셰프와 함께 한 로컬 앤 푸드 다이닝은 ‘즐거운 식탁’의 김가현 셰프와 ‘향토정’ 박혜숙 셰프가 직접 자신이 겪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와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공개해 박수를 받았다. 또 순천 봄 식재료를 활용한 ‘봄 소풍 도시락 쿠킹클래스’에서는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부모와 아이, 젊은 연인들이 함께 정을 나누며 봄나물 주먹밥 도시락을 직접 만들었다. 참가자들은 본인들이 만든 도시락으로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정원 피크닉을 즐기며, 그 동안 정원에서 즐길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을 만끽했다. ▶ 전통차 명인과 함께하는 ‘정원 차 체험’, 치유관광 상품 돋보여 순천 야생 작설차는 300도의 가마솥에 차를 아홉 번 덖고 말리는 구증구포 제다법으로 만들어진다. 이번 미식주간 특별 차 체험은 이러한 전통방법을 현재까지 이어온 순천의 식품명인 제18호 신광수 명인 전수자인 신선미 대표가 정원워케이션 센터에서 총 10회 진행했다. 168명이 참여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작설차에 대한 설명과 정원 속에서 차를 음미하면서 차와 정원이 어우러져 치유와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치유관광상품으로 기획됐다. 서울에서 온 한 참가자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모든 것을 잊고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는 우리 전통차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정원에서 즐기는 차 체험이 몸과 마음을 맑게 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고품격 ‘로컬미식투어’, 지역에 도움 되는 로컬관광 신호탄 이번 미식주간에는 ‘시인이 들려주는 시장이야기’와 미식낭만여행 ‘낙안풍류’ 같은 순천 곳곳을 경험할 수 있는 로컬미식투어도 진행됐다. 여기서 시인은 시 쓰는 시인이 아닌 시장 사람 市人이다. 순천에는 웃장과 아랫장 등 2개의 5일장이 있다. 이 두 곳의 상인회장이 길잡이가 돼 시장 구석구석과 숨겨진 이야기를 소개하고 상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이 깃든 전통시장을 구수하게 소개했다. 여기에 더해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다양한 봄나물과 식재료를 구매하고 그 재료를 이용한 쿠킹클래스와 동천피크닉까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봄·술·맛·정취·소리 다섯가지에 취하게 해주는 프리미엄 미식투어 ‘낙안풍류’는 일상을 벗어나 봄의 낭만을 만끽하고 색다른 로컬 여행을 기대하며 순천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봄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해주었다. 첫 번째로 벚꽃길을 따라 드라이브하며 봄에 취하고, 두 번째로는 순천의 전통주를 시음하고 취향대로 나만의 전통주를 만들며 술에 취한다. 세 번째는 낙안의 귀한 로컬 식재료로 만든 낙안 팔진미 도시락을 통해 맛에 취하며 자연의 색감으로 가득 찬 낙안읍성 골목길을 걸으며 네 번째로 정취에 취한다. 마지막으로 낙안 전통차와 함께 판소리를 즐기며 소리에 취함으로 순천 봄 로컬미식투어를 완성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미식주간을 통해 어딜 가도 맛있는 순천음식과 관광자원을 연결한 새로운 미식여행산업을 활성화해 생태미식도시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관이 협력하고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로컬미식관광 프로그램은 지역의 음식, 숙박업계 등 지역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시는 이번 미식주간행사 이외에도 외식업소 포장지, 밀키트 지원사업, 외식업소 경쟁력 강화 교육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순천음식의 품격을 높인다는 방안이다. 미식과 관광, 지역을 연결하는 로컬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계획이다.
  • “3번 정도 이야기했었는데”…김준호 여동생, 김지민에 한 충고는?

    “3번 정도 이야기했었는데”…김준호 여동생, 김지민에 한 충고는?

    개그맨 김준호 여동생이 개그우먼 김지민이 아깝다고 고백했다. 김준호 여동생은 지난 6일 방송된 SBS TV 예능물 ‘미운 우리 새끼’에서 “지민 언니한테 연애 초반에 ‘도망가. 지금이야’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봤을 때 객관적인 눈이라는 게 있지 않나. 나는 오빠를 사랑하지만 언니가 아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 세 번 정도 이야기했었다. 근데 언니가 꿈쩍도 안 해서 ‘이건 찐(진짜) 사랑이다’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날 여동생은 전날 과음 후 해장한 컵라면을 치우지 않은 김준호에게 “노답이다. 장가가서 이렇게 하면 지민 언니가 봐줄 것 같냐”고 못마땅한 기색을 드러냈다. 김준호는 “그럴 일이 없다. 지민이는 저녁부터 저렇게 돼 있는 꼴을 이미 못 본다”고 했다. 여동생은 “습관이 될 수 있으니까 먹은 거부터 치워라. 이제 갱생의 삶을 살아서 제2막은 성공해야 하지 않겠냐. 동생이었으면 멱살 잡았다”고 경고했다. 이에 김준호는 “약간 김지민 느낌이 있는데”라고 했다. 김지민과 김준호는 아홉 살 차이를 극복하고 지난 2022년 초부터 공개 열애해 왔다. 지난해 말 김준호가 프러포즈를 했고, 오는 7월 식을 올리기로 했다. 김준호는 지난 2006년 2세 연상 연극배우와 결혼했으나, 2018년 이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 자녀는 없다. 김지민은 이번이 초혼이다.
  • 백악관 브이로그 찍는 18세 트럼프 손녀

    백악관 브이로그 찍는 18세 트럼프 손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손녀인 카이 트럼프(18)는 ‘백악관 브이로거’로 통한다. 카이는 6일 기준 틱톡(팔로어 300만명)과 인스타그램(164만 4000명), 유튜브(108만명), 엑스(91만 5000명) 등 소셜미디어 합계 팔로어 수가 660만명이 넘는 대형 인플루언서다. 그의 유튜브에는 종종 친구들과 쇼핑하고 수다를 떨거나 여행을 하는 등 10대 소녀의 일상이 올라오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영상도 상당수다.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스페이스X 로켓 발사식에 참관한 영상은 조회수가 923만회에 달하는 등 트럼프 2기 행정부를 홍보하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카이는 아홉 살 때 트럼프의 첫 대통령 당선을 경험했다. 당시엔 뚜렷한 미디어 노출이 없었으나 지난해 7월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 피습 사건 이후로 미디어 노출 빈도를 늘리고 있다. 카이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싶다”고 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에게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가문 이야기, 백악관 내부 모습, 주요 정치 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왔다.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시청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하는 형식의 ‘Q&A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카이는 정치뿐만 아니라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젊은 여성들의 관심을 끌었다. 두 살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마이애미대 골프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타이거 우즈 등 세계 정상급 프로골퍼들이 함께하는 팀테일러메이드 선수진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근 NIL(이름·이미지·호감도로 영리활동을 가능케 한 제도)을 통해 추정된 그의 가치는 120만 달러(약 17억 5400만원)로, 고교 여자 골프선수 중 1위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카이는 자신의 삶과 관심사를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트럼프 가문과 공화당을 홍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주로 남성 중심의 팟캐스트 진행자나 유튜버가 전하는 트럼프식 콘텐츠와 달리 젊은 여성층을 공략해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전주~완주 만경강 폐철교 역사문화공간으로

    전주~완주 만경강 폐철교 역사문화공간으로

    전북 전주시와 완주군을 100년 가까이 이어준 만경강 폐철교가 역사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된다. 전주시는 옛 만경강 철교에 ‘완주·전주 상생 철길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6일 밝혔다. 2023년 12월 전주시와 완주군, 전북특별자치도가 맺은 ‘전주·완주 상생협력사업 협약’의 아홉번째 사업이다. 40억원이 투입된다. 완주군은 옛 만경강 철교 위에 약 475m의 보행로를 설치하고, 시는 전주 방면 화전동 969-1 일원에 주차장과 도로 등 기반시설을 정비한다. 올해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만경강 철교는 1928년 일제강점기 당시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수탈하기 위해 건설됐다. 2011년 철도 운행이 멈췄다. 정부는 옛 만경강 철교에 간직된 역사의 아픔을 되새기기 위해 2013년 12월 20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했다. 총면적 2487㎡의 만경강 철교는 현재 완주군이 관리한다. 비비정예술열차와 연계해 관광명소로 활용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상생 철길 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면 만경강 철교 접근성이 개선돼 더 많은 시민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그 혜택이 양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통영서 울린 ‘전쟁 레퀴엠’… 세계에 건넨 예술의 위로

    통영서 울린 ‘전쟁 레퀴엠’… 세계에 건넨 예술의 위로

    벤저민 브리튼 ‘전쟁 레퀴엠’ 대미2년 전 선곡… 공교롭게 시의적절임윤찬, 두 차례 연주로 축제 빛내불레즈 작곡 ‘삽입절에’ 亞 첫 공연 임윤찬에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바흐부터 브리튼까지, 그리고 클래식을 넘어 국악과 재즈까지. ‘2025 통영국제음악제(TIMF)’는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유난히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음악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걸 보여 주며 시대를 위로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28일부터 6일까지 열흘간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린 음악제의 대미는 영국 현대음악 거장 에드워드 벤저민 브리튼(1913~1976)의 ‘전쟁 레퀴엠’이 장식했다. 지휘자 성시연이 이끄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 조지아 자먼, 바리톤 김기훈, 테너 마일스 뮈카넨과 전주시립합창단·원주시립합창단·성남시립합창단 등이 목소리를 더했다. 라틴어로 된 가톨릭 전례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레퀴엠의 관례다. 그러나 여기에 영어로 된 윌프레드 오언(1893~1918)의 시가 아홉 편 추가된다. 신의 전능함을 이야기하는 전례문과 세계는 어째서 이토록 고통스러운지 질문하는 시가 절묘하게 뒤섞인다. 작품은 전쟁으로 죽은 이의 명복을 빌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2년 전 선곡된 작품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공교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시의적절했다. 세계는 전쟁으로 치닫는다. 분열만 거듭하는 국가는 거의 ‘내전’ 상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서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음악가의 대답이다. 임윤찬은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축제를 빛냈다. 그는 지난달 28일과 30일 두 번 무대에 올랐다. 28일에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30일 독주회에서는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들려줬다. 특히 30일에는 특별한 곡과 아울러 연주됐다. 2004년생인 임윤찬과 두 살 터울인 2006년생 작곡가 이하느리가 쓴 5분 남짓의 짧은 피아노곡(‘…라운드 앤드 벨버티-스무디 블렌드…’)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알게 된 두 사람은 깊은 음악적 교류를 맺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 바흐와 동시대의 뛰어난 작곡가 이하느리의 곡이 나란히 연주됐으면 좋겠다는 게 임윤찬의 생각이었다고 한다. 이번 곡은 임윤찬이 이하느리에게 직접 맡긴 것이기도 하다. 고전의 속박에서 벗어난 음악은 어디까지 자유로울 수 있는가. 파편으로부터 다시 아름다움을 축조하려는 의지. 낯선 현대음악 레퍼토리도 깊은 철학적 울림을 선사했다. 지난 5일 ‘피에르 불레즈를 기리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삽입절에’는 아시아에서 처음 연주된 작품이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현대음악의 거장 불레즈(1925~2016)의 이 곡은 하프 세 대를 전면에 내세운다. 하프와 피아노, 타악기가 만드는 이질적인 이 곡은 한마디로 ‘파편화의 난장’이다. 불레즈와 이름이 비슷한 피에르 블뢰즈가 이끄는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이 연주했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조합이 공포와 전율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청중을 끊임없이 긴장 속으로 몰아세운다. 이 곡을 연주하다가 피아노 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있었는데 이 역시 음악을 위한 ‘우연의 퍼포먼스’처럼 보인다. ‘강산제 심청가’ 등을 선보인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3월 29일), 레셰크 모주제르와 조하르 프레스코의 리듬감이 돋보인 재즈 콘서트(4월 5일) 등 클래식 너머 음악 그 자체를 향하고자 하는 정신도 돋보였다. TIMF는 통영 출신인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을 기리기 위해 2002년 시작된 축제다. 2022년부터 우리 시대 현대음악 거장인 진은숙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 공연·스타 발굴·페스티벌… 지루할 틈 없는 ‘마포 문화 1번지’[우리동네 문화발전소]

    공연·스타 발굴·페스티벌… 지루할 틈 없는 ‘마포 문화 1번지’[우리동네 문화발전소]

    대한민국에서 문화 공연과 전시가 가장 많이 열리는 곳은 단연 서울이다. 예술의전당과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세종문화회관 등 주요 문화시설이 즐비한 것은 물론 가장 많은 예술가들이 사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이 대한민국 1번 문화 도시가 된 더 큰 이유는 기초단체 문화재단들이 다양한 공연과 전시, 수업들을 제공하며 주민들의 문화적 소양을 살찌우고 있어서다. 이는 ‘글로벌 서울’의 품격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우리동네 ‘문화발전소’ 구 문화재단을 연재로 소개하는 까닭이다. 지역 스타 발굴부터 발레 공연까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지역 문화재단도 마찬가지다.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즐기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면서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수준 있는 공연과 전시를 선사하는 게 본래 문화재단 설립의 목적이지만 그 균형을 맞춘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어려운 것을 해내는 곳이 있다. 바로 마포문화재단이다. 마포문화재단이 유명해진 건 “기초자치단체 문화재단에서 이런 공연을 한다고?”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수준 높은 공연을 자주 기획해서다. 대표적인 공연은 이달 22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무대에 오르는 ‘탱고 아르헨티나’다.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6인의 GD탱고 댄서들과 파브리지오 모카타 콰르텟, 탱고 소프라노 이바나 스페란자 등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라이브 연주에 맞춘 탱고 댄스를 펼친다. 이런 공연만 준비했다고 하면 주민 참여와 수준 높은 공연의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런데 마포문화재단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공연을 앞두고 탱고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바로 ‘M 댄스 페스티벌 구민 워크숍’ 프로그램에 ‘탱고 원데이 오픈 클래스’를 준비한 것이다. 마포아트센터 스튜디오3에서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주민 30명을 대상으로 아르헨티나 탱고 소개, 탱고 동작 배우기, 즉흥으로 춤춰 보기 등으로 진행된다. 마포문화재단 관계자는 “공연에 앞서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과 춤을 제대로 배워 보면 공연도 좀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주음악가 제도 ‘M 아티스트’ 마포아트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상주음악가 제도 ‘M 아티스트’도 눈길을 끈다. M 아티스트는 매년 거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클래식 음악가 한 명을 선정해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는 문화예술인 육성 프로그램이다. 상주음악가 제도는 금호문화재단, 롯데콘서트홀 등이 운영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이 아닌 기초문화재단에서 이 같은 제도를 운영하는 것은 마포문화재단이 유일하다. 올해 마포아트센터 상주음악가에는 바리톤 박주성씨가 선정됐다. 그는 오는 23일 첫 번째 리사이틀 무대를 선보인다. ●중등밴드 등 시민 참여 아카데미 마포문화재단은 엘리트 문화예술인을 양성과 함께 시민이 스스로 문화예술을 즐기게 돕는 경연대회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시작한 청소년 대상 밴드 경연 프로그램 ‘중등밴드’다. 뮤지션을 꿈꾸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업은 신인 밴드 발굴부터 마스터클래스와 워크숍, 음원 제작까지 뮤지션의 꿈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재단은 지난해 7월 예선을 거쳐 10개 팀을 선발했다. 이들은 4주 동안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아홉 번의 음악캠프에 참여해 자신들의 기량을 더욱 갈고 닦을 수 있었다. 재단 관계자는 “CJ ENM 박재홍 작곡가, 로맨틱펀치 배인혁, 안녕바다가 작곡과 작사, 편곡 등 이론 전반에 관한 특강을 진행하는 등 수준 높의 강의가 진행되면서 청소년들의 관심이 더 커졌다”면서 “음악캠프에 참여한 아이들 대부분이 악기를 독학으로 익히고 전문 지도자 없이 밴드를 꾸려 나갔는데 전문 뮤지션으로부터 지도를 받으면서 실력이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재단의 마포창작음악소 관계자는 “최종 수상 4팀의 자작곡은 녹음·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공개하고 후속 음악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정의달 5월엔 ‘해피메이 와글와글’ 가족 중심 프로그램도 빼놓지 않고 진행한다. 5월 가정의달에 맞춰 진행하는 ‘해피메이 와글와글’은 뮤지컬, 연희극, 대형인형 거리극, 대중음악, 발레, 클래식까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다. 마포 지역 독립서점과 협업해 진행한 ‘무대 위의 책방’도 지역 독서문화 활성화와 시민들의 여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마포문화재단은 봄(3~5월), 여름(6~8월), 가을(9~11월), 겨울(12~새해 2월) 분기별로 ‘마포아트센터 문화예술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아카데미는 발레, 미술, 음악, 어학, 드로잉, 감상 등 아이부터 어른까지 대상별 눈높이에 맞춘 약 110개의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 제주 4·3 추념식 간 김동연, “아픔을 같이하고 경기도민과 함께 뜻 기리겠다”

    제주 4·3 추념식 간 김동연, “아픔을 같이하고 경기도민과 함께 뜻 기리겠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일 제주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77주년 4·3추념식에서 4·3사건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제76주년 추념식에도 참석한 바 있다. 추념식을 마친 후 김 지사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함께 김창범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등 생존희생자 및 유가족 40여 명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김 지사는 간담회에서 “작년에도 뵙고 올해 또 뵙는다. 작년에는 현경아 할머님 오셔서 사연을 들려주셨다. 스물다섯에 두 딸과 또 유복자가 배에 있을 적에 스물아홉 되신 남편분 돌아가신 사연을 들려주셔서 가슴이 먹먹했다”면서 “오늘은 동영상에 김희숙 선생님 자손분들께서 DNA로 유골을 찾으시는 모습을 아주 감명 깊게 보고 가슴이 먹먹했다”라고 인사말을 했다. 이어 “경기도는 4.3 관련해서 재작년 유가족분들을 DMZ에 초청했고, 오늘 경기도청과 북부청에서 4.3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아픔을 같이하고 그 뜻을 1,420만 경기도민이 함께 기리겠다”며 “아무쪼록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되기를, 또 다음 달에 제주4.3사건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도 잘 되기를 기원하면서 유가족 여러분들 건강하시고 또 기운 차리시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이어 김 지사는 오영훈 제주도지사, 제주도 간부 공무원들과 함께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희생자 추모를 위한 헌화와 분향을 했다. 김 지사는 4.3평화공원 내 위패실에 비치된 방명록에 ‘제주의 아픈 역사와 작별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경기도와 제주도는 지난 2023년 9월 경기도청에서 경기-제주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탄소중립·기후테크 분양 정책교류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공동 대응 등 9개 과제에 대해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도는 지난해 8월 경기도 기후 콘퍼런스 기간경기-제주 정책교류회를 개최한 데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진행 상황 공유,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상호 기부, 2023년 12월 경기-강원-제주 합동 관광설명회 등 협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실패의 흔적일까 성공의 잔해일까… 폐기물서 엿본 인류의 쓸쓸한 욕망

    실패의 흔적일까 성공의 잔해일까… 폐기물서 엿본 인류의 쓸쓸한 욕망

    컴컴한 어둠. 불길한 음악이 귀를 때린다. 음악이 그치자 여섯 개의 배튼(조명 등을 다는 가로대)이 공중에서 내려온다. 배튼에는 낡은 비닐, 찢어진 그물, 뒤엉킨 호스와 전선 등이 어지러이 걸려 있다. 바닥 역시 폐허다. 그 속에 홀로 선 인간은 불쑥 하늘에 욕지거리를 내뱉는다. 점점 커지고 거칠어진 목소리와 달리 몸은 점점 낮아져 결국엔 절하듯 가장 낮은 자세를 취한다. 누워 있던 객석 의자는 일제히 직각으로 몸을 세우고 마치 관람객처럼 그 장면을 마주한다. 배우는 폐기물 사이를 오가며 대답 없는 대상을 향해 영화 노래를 부르고 소설의 한 장면을 읽는다. ●현대미술관 ‘다원예술 프로젝트’ 작가 이미래(37)는 퍼포먼스 신작 ‘미래의 고향’을 28~30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였다. 이미래는 지난해 10월 영국의 대표 미술관인 테이트모던 터빈홀에 최연소 입성,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개인전을 여는 등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신작은 현대미술관이 지난해 5월부터 진행한 다원예술 프로젝트 ‘우주 엘리베이터’의 일환이다. 우주를 향한 인류의 욕망과 그 실현 방법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예술적 관점에서 탐구한 연간 프로젝트에서 이미래는 아홉 번째이자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기존에 조각, 설치 매체를 주로 다뤄 온 이미래는 음악가 이민휘, 배우 배선희와 협업해 퍼포먼스라는 형식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제목 ‘미래의 고향’은 이민휘의 동명 앨범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미래는 “(미술관 측에서) 의뢰했을 때 꼭 극장에서만 할 수 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났다”면서 “내가 환경을 꾸린 뒤 내 작업 안에 다른 예술가들의 작업을 삽입하는 방식을 통해 새로운 매체에 도전하고 그들과 작업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가까이서 배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바닥·허공의 파편… 인류의 도전·한계 바닥과 허공의 파편들은 실패한 꿈의 흔적일 수도, 시간이 지나 버려진 성공의 잔해일 수도 있는 인류의 끝없는 도전과 그 한계를 동시에 보여 주는 증거물이다. 이미래는 그동안 여성적 신체성과 기계적 움직임이 결합한 작업을 통해 산업 문명의 잔해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뤄 왔다. 작가는 개발의 잔해와 폐허 그리고 이에 대비되는 미술관과 극장을 함께 살아가야 할 ‘혼돈의 시대를 위한 인프라스트럭처’로 바라본다. ‘인프라스트럭처’는 로런 벌랜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닌 특정한 삶의 형태, 습관, 규범 즉 사회적 관계의 실천적 총체를 의미한다. ●“잔해 이미지는 우리 뒤의 풍경들” 이미래는 “폐기물은 생산의 이면이며 우리가 꾸는 모든 꿈이 결국에는 돌아가게 될 장소”라며 “이번 프로젝트에서 잔해의 이미지는 단순히 우리가 망각하고자 몸부림치는 대상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바로 뒤에 바싹 붙어 있는 풍경임을 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 시샘하는 추위에도 지지 않고… 찬란한 희망 피우는 꽃망울

    시샘하는 추위에도 지지 않고… 찬란한 희망 피우는 꽃망울

    380년간 통도사에 봄 알린 ‘자장매’ 흐드러지게 군락 이룬 ‘순매원’ 절경환상 궁합 미나리·삼겹살도 맛봐야김해건설공고 교정 물들인 ‘와룡매’꿈틀거리며 뻗어 있는 용 형상 닮아인근 김해박물관엔 가야 유물 가득지리산 근방에서 이름난 ‘산청 삼매’선비들의 기개 담아 수백년 싹 틔워고풍스러운 한옥과 어우러져 절경매화가 피다 말고 꽃망울을 닫았다. 철없이 쏟아진 눈과 유독 심했던 2월 추위가 행티를 부린 탓이다. 매화가 꽃잎 여닫기를 여러 차례. 이제 남녘의 늙은 매화나무들이 본격적으로 꽃등불을 내걸기 시작하나 싶더니만, 이번엔 화마가 나무들의 생멸을 위협할 지경이 됐다. 그래도 고매(古梅)의 시간은 바야흐로 시작됐다. 제아무리 꽃을 시샘하는 추위와 난관이 닥쳐도 이를 거스를 순 없다. 이맘때라면 남도 쪽에 탐매객의 발길이 잦을 터다. 전남 구례 화엄사의 ‘각황전 홍매’, 순천 선암사의 ‘선암매’ 등을 ‘알현’하기 위해서다. 경남에도 못지않게 늙은 매화들이 있다. 지금부터 전하려는 건 양산과 김해를 거쳐 산청까지, 발품 팔아 만난 경남의 늙은 매화 탐매기다. 사실 매화라고 다 같지는 않다. 열매 수확을 목적으로 대량 식재했다면 매실나무라 불러야 옳다. 늙은 매화는 다르다. 늙고 검게 탄 가지 끝에 운치 있게 꽃잎 몇 장 내건다. 게다가 품은 향기는 인간이 만든 그 어떤 향수로도 이길 수 없을 만큼 곱고 짙다. 고매의 향기와 견줄 수 있는 건, 고매뿐이지 싶다. 경남 양산의 통도사로 먼저 간다. 이 절집의 ‘자장매’(慈臧梅) 개화 소식에 멀고 먼 서울까지 들떴다. 자장매는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법명을 딴 매화다. 통도사 역대 조사의 진영(眞影)을 모신 영각(影閣) 처마 아래 있다. 수령은 얼추 380년쯤 됐다. 1650년쯤 통도사 스님들이 자장율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2월 하순쯤 꽃잎을 매달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보름 이상 늦어졌다. ●천년 고찰 처마 아래 진분홍빛 안개 처마 아래로 진분홍 안개가 내려앉은 듯하다. 보통은 봄의 절집을 찾은 흥분에 소란을 떨기 마련인데, 자장매 앞에 선 탐화객 대부분이 평온하고 조용하다.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온 매화의 기운이, 봄의 기적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감동이 말을 잃게 만든 것일 테다. 자장매 맞은편엔 키 낮은 청매가 한 그루 있다. 이 녀석은 여태 꽃망울도 맺지 않았다. 가뜩이나 눈에 띄지 않는데, 여태 겨울 모습 그대로니, 이 봄이 지나기 전 사람들의 주목을 한 번이라도 받을는지 모르겠다. 극락보전 옆에도 이름난 홍매 두 그루가 있다. 각각 만첩홍매와 분홍매로 불린다. 수령은 300년 정도라 전한다. 통도사는 꽃만큼 고운 절집이다. 국보, 보물 등 웅숭깊은 당우들을 돌아보기만 해도 한나절이 후딱 지난다. 통도사는 법당을 중심으로 상로전, 중로전, 하로전 등 세 구역으로 나뉜다. 일주문을 넘어서면 곧 하로전이다. 중심 건물인 영산전(보물)을 비롯해 홍매 두 그루가 인상적인 극락보전, 범종루 등의 당우가 밀집돼 있다. 영산전은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다보탑을 그린 ‘견보탑품도’ 등 진귀한 벽화들(보물)이 즐비하다. 영산전 앞 삼층석탑도 보물이다. 중로전 구역에는 고려 말 건물인 대광명전(보물)과 용화전, 개산조당 등이 있다. 봉발탑(보물)도 독특하다. 부처님의 발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밥그릇에 뚜껑이 덮인 형상을 하고 있다. 발우는 스님들이 밥을 먹을 때 쓰는 그릇이다. 상로전에도 꼭 찾아야 할 문화유산이 한가득이다. 가장 중요한 건물은 ‘대웅전 및 금강계단’(국보)이다. 대웅전은 사면이 한 건물을 이루는 독특한 구조다. 동쪽은 대웅전, 서쪽은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은 금강계단(金剛戒壇), 북쪽은 적멸보궁(寂滅寶宮)이다. 대웅전 안에는 불상이 없다. 건물 뒤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이 있기 때문이다. 대방광전 앞의 구룡지는 통도사의 창건 설화가 담긴 연못이다. 그 너머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석조물이 있다. 응진전 앞 바닥의 호혈석(虎血石), 대웅전 지붕 위의 찰주, 그 아래 기와 자락 끝에 가지런한 백자연봉 등도 빼놓지 말고 감상하길 권한다. 당우마다 걸린 현판들도 하나같이 당대 명필들의 글씨다. ●낙동강·경부선 철길 따라 매화향 물씬 원동면의 순매원도 널리 알려진 매화 명소다. 낙동강, 경부선 철길과 어우러진 매화 사진으로 이름을 얻었다. 늙은 매화보다는 일반 매실농원처럼 여러 그루의 매화가 군락을 이뤄 화사하다. 원동면엔 순매원 외에도 영포마을 등 매화 농가가 많다. 1022번 지방도를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매화 흐드러진 근사한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사실 이즈음 원동면에선 매화보다 미나리가 더 ‘효자 관광 상품’이다. 제철 ‘원동 미나리’가 출하되기 때문이다. 이 일대에선 경북 청도처럼 미나리와 삼겹살을 함께 먹는다. 미나리의 순한 향과 고소한 삼겹살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과장 좀 보태 이 일대 가게란 가게는 죄다 미나리 삼겹살집이다. ‘한 집 건너 한 집’ 정도가 아니라, 아예 다닥다닥 붙어 미나리 삼겹살을 판다. 이웃한 김해에선 와룡매가 일품이다. 이름에서 어딘가 근대풍의 느낌이 드는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 교정에 있다. 이맘때 김해 주민 붙잡고 물어보면 아마 열에 아홉은 이렇게 대답하지 싶다. “하이고마, 말 마소. 마 학생보다 찍사(사진사)들이 더 많아예.” ●관광객 발길 붙잡는 고매 81그루 김해건설공고 교문을 들어서면 길 양옆으로 늙은 매화들이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채 도열해 있다. 매화마다 사진작가며 관광객들이 매달려 있는데, 그 숫자가 꽃가루 따는 벌보다 많아 보인다. 길 이름도 ‘매화로’다. 와룡매(臥龍梅)는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가 용처럼 꿈틀거리며 뻗어 있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특정한 한 그루의 나무를 일컫는 게 아니라 매화로 일대의 나무를 통칭하는 표현이다. 심은 지 80~90년 된 고매가 81그루나 늘어섰다. 어쩌면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꼬부라졌는지, 그것도 신기하다. 그저 나뭇가지가 연출하는 춤사위만 조금씩 다를 뿐이다. 와룡매가 정확히 언제 심어졌는지는 불분명하다. 널리 알려진 건 일제강점기인 1927년 김해농업고등학교가 문을 열 때 일본인 교사가 심었다는 이야기다. 이를 기준 삼으면 와룡매의 수령은 얼추 100년에 가깝다. 재일교포가 심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해외에서 어렵게 성공한 교포들이 국내 독립에 힘쓴 사례가 여럿인 걸 보면 그 가능성도 낮지는 않다. 김해농고 이전 뒤 1977년 개교한 김해건설공고도 내년 봄이면 이전을 하게 된다. 이후 81그루의 매화는 어떻게 될까. 김해시가 관리 보호수로 지정했다니 별 탈이야 없겠지만, 시절이 하 수상해 그것도 장담할 건 못 되지 싶다. 부디 올해가 와룡매와 만나는 마지막 봄이 아니길 빈다. 김해건설공고에서 국립김해박물관이 멀지 않다. 김해 여정에서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김해는 2000년 전 가야의 시간이 새겨진 도시다. 최근에도 새로 가야 유물이 공개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해박물관에 가면 그 기억의 편린들과 오롯이 만날 수 있다. 게다가 무료다. 옛 가락국의 수도였던 김해에선 물고기 조각상이 종종 눈에 띈다. 이른바 신어(神魚) 신앙을 상징하는 조각들이다. 박물관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고기는 인도 드라비다어로 ‘가야’, ‘가라’ 등으로 불린다고 한다. 500년 동안이나 실재했으나 역사 속에선 완벽하게 사라진 나라 가야의 국호 또한 이 단어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박물관에 전시된 건 주로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부장품들이다. ‘큰 항아리’가 특히 인상적이다. 아라가야의 왕들이 묻힌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나온 항아리다. 넉넉하고 꾸밈없는 형태와 물 흐르듯 우아한 곡선은 조선의 백자 달항아리를 보는 듯하다. 영혼을 위로하는 음식을 담았던 제기, 영혼의 전달자라는 새 모양의 토기 등도 독특하다. ●후계목으로 명맥 잇는 명매들 이웃한 산청으로 넘어간다. 지리산 근동의 경남에서 매화마을로 명자깨나 날리는 곳이다. 절집이 아닌 꼬장꼬장한 선비의 집 담장에서 고졸한 매화와 만날 수 있다. 이른바 ‘산청 삼매’다. 고려말 강회백이 심었다는 단속사 절터의 ‘정당매’(政堂梅), ‘칼 찬 선비’ 조식의 서릿발 기개 서린 산천재 ‘남명매’(南冥梅), 단성 남사예담촌 ‘원정매’(元正梅, 분양매(汾陽梅)라고도 불린다)가 주인공이다. 산청 삼매 가운데 원정매와 정당매는 고사해 후계목이 대를 이었고, 온전히 제 몸으로 꽃을 피우는 건 남명매가 유일하다. 단성면 남사마을은 500여년 역사를 헤아리는 양반 마을이다. 전통 한옥과 토담, 돌담이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특히 ‘X자’ 형태로 교차한 회화나무는 이 마을의 상징이다. 오래된 양반가가 많은 만큼이나 선비의 기개를 상징하는 매화도 많다. 그 가운데 가장 오래된 매화가 원정매다. 고려말 문신 하즙(1303~1380)이 자기 집 마당에 심은 매화로, 원정이란 그의 시호를 따 원정매라 불린다. 수령이 최소 700년에 달해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화나무로 꼽혔다. 2007년 고사한 이후 바로 옆에서 후계목이 대를 이어 홍매를 틔워 내고 있다. 남사마을엔 원정매 외에도 이씨매, 최씨매, 정씨매 등 늙은 매화들이 많다. 정당매는 옛 단속사 절터에 남은 백매(白梅)다. 수령은 650년을 헤아린다. 여말선초에 정당문학(政堂文學) 겸 대사헌 벼슬을 지낸 통정 강회백(1357~ 1402)이 고향의 고찰인 단속사에서 공부할 때 심었다. 원정매보다 지리산 자락으로 더 들어가야 해선지, 정당매는 늘 개화가 더디다. 원목은 2012년께 고사했고 후계목이 대를 잇고 있다. 단속사지엔 두 기의 삼층석탑이 남아 있다. 전형적인 신라 양식의 탑으로, 둘 다 국가유산 보물이다. 이제 하이라이트 남명매 차례다. 서슬 퍼런 조선 중기의 학자 조식(1501~1572)이 말년을 보내며 후학을 가르치던 산천재에 있다. 남명매란 이름은 조식의 호 ‘남명’에서 따왔다. 남명이 환갑 이후에 산청에 정착한 걸 감안해 역산하면, 남명매의 수령은 460여년 정도로 추정된다. 남명매는 수형도 빼어나지만 앉은 자리도 일품이다. 지리산 천왕봉이 한눈에 올려다보이는 곳이다. 그러니까 지리산을 병풍 삼은 셈이다. 매화가 필 무렵 천왕봉이 정수리에 눈이라도 이고 있으면 그야말로 선경이다. 산천재 맞은편은 남명기념관이다. 남명과 부인의 위패를 모신 여재실 앞의 매화도 장하다. 비록 산청 삼매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담장 너머로 큰 가지를 늘어뜨린 품새가 꽤 인상적이다. 수선사는 요즘 산청에서 뜨고 있는 절집 중 하나다. 고색창연한 고찰과 달리 잘 다듬은 예쁜 정원을 보는 듯하다. 둔철산 아래의 정취암도 가볼 만하다. 절집에서 굽어보는 경치가 빼어나다.
  • “파시즘 판쳐도 인간 문명이 승리한다”

    “파시즘 판쳐도 인간 문명이 승리한다”

    영화감독 접고 2017년 소설가로데뷔 6년 만에 佛 공쿠르상 영예“제 작품, 독재·테러와의 투쟁 얘기집회 만연한 서울 불편하지 않아” “첫 소설을 냈을 때 오래전부터 찾아 헤매던 장소를 만난 듯했다. 마치 굉장히 오랫동안 숲을 헤매다가 탁 트인 공간을 마주했을 때의 느낌이랄까.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과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는 편안한 집이었다.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54)는 오랫동안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17년 오랜 꿈이었던 소설가로 데뷔했고 2023년에는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프랑스 공쿠르상의 영예를 안았다. 장편 ‘그녀를 지키다’(열린책들)의 국내 출간을 계기로 24일 서울 서대문구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앙드레아는 “사실 아홉살 때부터 작가의 꿈을 꿨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감독으로는 저 자신으로 있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소설가가 되고 나서는 비로소 ‘가시적인 존재’가 됐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녀를 지키다’의 배경은 이탈리아다. 수도원 지하에 유폐된 피에타 석상에 얽힌 이야기를 왜소증을 앓는 천재 석공 미모와 오르시니 가문의 딸 비올라를 앞세워 풀어낸다. 앙드레아는 “소설의 99.9%는 허구”라고 했다. 그러나 파시즘이 득세하던 당대의 역사적 현실은 오늘날 비상한 실감으로 다가온다. “제 작품은 넓은 의미에서 독재, 공포, 테러와 그것에 대해 투쟁하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 시대에 비춰 봤을 때 시사하는 바도 있겠다. 요즘은 파시즘이 다시금 생겨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지’ 하면서 체념하는 태도를 이야기하려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힘은 언제나 시민들의 손아귀 안에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앙드레아는 정처 없이 서울의 거리를 이리저리 걸었다고 한다. 집회가 만연한 서울의 풍경을 보며 “프랑스에서도 익숙한 것이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는 농담도 했다. 늦깎이 소설가 데뷔 뒤 네 권의 작품으로 프랑스 내 19개 문학상을 석권한 그는 자기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를 이렇게 단언했다. “인간의 문명과 정신이 마침내 승리한다는 확신. 그게 내 소설의 주제다.”
  • KCM “13살∙3살 두 딸 있다” 고백, 그간 알리지 못한 이유는

    KCM “13살∙3살 두 딸 있다” 고백, 그간 알리지 못한 이유는

    가수 KCM(본명 강창모)이 만 13세, 3세 두 딸을 둔 아빠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KCM 소속사 A2Z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19일 뉴스1을 통해 “2012년생과 2022년생 두 딸이 있다”고 밝혔다. KCM은 2022년 1월 9세 연하의 회사원과 결혼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당시 소속사 측은 코로나19로 결혼식을 연기했고, 간소한 언약식을 치렀다고 전했다. 소속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KCM은 2012년 현재의 아내와 교제할 때 첫 아이를 가졌다. 다만 당시 사기를 당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바로 결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KCM은 책임감을 갖고 아이를 키우고 점점 상황이 좋아지면서 다 같이 살아야겠다는 결심에 2021년 혼인신고를 하게 됐다고 한다. KCM은 2022년 둘째를 품에 안았다. 소속사 측은 “둘째 딸이 태어난 뒤 첫째 딸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쉽게 알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온전한 가족을 이뤘다는 것에 정말 행복감을 느끼고 있고, 혼인신고 전 10년간 완전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살아왔다”고 했다. KCM은 2004년 데뷔 후 ‘흑백사진’, ‘은영이에게’, ‘스마일 어게인’, ‘너에게 전하는 아홉가지 바램’ 등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최근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정석원 ‘이 발언’에 그만…백지영, 데이트 도중 ‘정색’

    ♥정석원 ‘이 발언’에 그만…백지영, 데이트 도중 ‘정색’

    가수 백지영이 데이트 도중 남편의 발언에 정색했다.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백지영’에는 ‘백지영 아홉살 연하 남편 정석원과 데이트 현장 최초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이 업로드됐다. 이날 영상에서 단골 식당에 방문한 백지영과 정석원은 ‘부부 퀴즈쇼’를 진행했다. ‘첫 뽀뽀 장소는?’이라는 질문에 정석원은 “식당”, 백지영은 “우리 집”이라고 답했다. 백지영은 “우리 집 아니었어?”라고 말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석원은 연애 시절을 떠올리며 “첫날인가 두 번째 날에 방귀를 텄다. 재밌는 얘기를 하니까 웃다가 방귀가 빵, 빵, 빵, 빵 3~4번 나왔다”라고 말했다. 정석원과 백지영은 ‘프러포즈할 때 줬던 선물은?’이라는 질문에 “꽃”이라고 동시에 외치기도 했다. 제작진이 “서로의 어떤 모습이 제일 좋으세요”라고 묻자 백지영은 “장난치는 모습”이라고 답했다. 정석원은 “아내한테 뭘 해주면 반응이 좋을 때 좋다”고 말했다. “두 분은 연인에 가까워요, 친구에 더 가까워요?”라는 질문에 정석원은 “엄마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백지영의 표정이 급격히 굳었다. 정석원은 곧바로 “미안”이라며 사과했고, 백지영은 “이 사람이 말을 잘 정리를 못해”라며 수습했다. 이후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정석원은 백지영의 눈치를 봤다. 백지영은 “왜. 나 아직도 화난 것 같아서 본 거야?”라고 말했다. 정석원은 “자기 잘하더라”라며 백지영을 칭찬했고, 이에 백지영이 웃으며 분위기는 금세 풀어졌다. 백지영과 정석원은 2013년 결혼해 슬하에 1녀를 두고 있다. 정석원은 지난 2018년 호주에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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