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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외국인 노동착취는 국격의 문제다

    통계청이 처음으로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해 어제 발표한 ‘2012년 외국인고용조사 결과’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된 삶을 살고 있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줘 씁쓸하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가진 외국인 취업자 79만 1000여명의 3분의2는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을 밑돈다. 월급 100만원 미만 외국인도 5만 2000명(6.8%)이나 된다고 한다. 근로시간도 가혹하다. 외국인 노동자의 3분의1은 주당 평균 60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열악한 취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04년 8월 외국인근로자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고 내국인 근로자와의 차별 금지 등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힘써 왔다. 그 결과 사업장 내에서의 폭행과 폭언, 임금체불 등이 개선되는 성과가 있다고 하지만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이들이 아직 적지 않다. 한달 내내 야간에 하루 10시간씩 근무하고도 최저임금법이 정한 적정 임금을 훨씬 밑도는 110만원의 월급만 주는 사용주도 있다고 한다. 한국에 온 외국인 취업자들은 베트남, 필리핀, 몽골,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캄보디아, 네팔,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혹여 일부 사회심리학자들의 분석처럼 서구 백인들에 대한 열등의식을 동남아 사람들에 대한 우월의식으로 만회하려는 심리가 작용해 노동착취를 해서는 결코 안 될 말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중소기업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에 의존한다. 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 쿼터를 늘려야 한다고 요청할 정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 한해 한국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다섯번째로 뛰어난 경제 성과를 보였다고 어제 보도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외환보유액은 세계 7위이고, S&P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모두 올해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유일한 국가이기도 하다. 한국의 경제력에 걸맞게 외국인들이 우리 사회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산업 현장에서의 출신 국가 차별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된다.
  • 대선 D-28… 본지 기자 일일 여론조사원 체험해 보니

    대선 D-28… 본지 기자 일일 여론조사원 체험해 보니

    “이런 거 하면 뭐해? 뽑아 봤자 다 거기서 거기지.” 다짜고짜 반말조다. 전화 헤드셋 너머로 들려오는 50대 남자의 목소리. 여차하면 바로 끊어버릴 기세다. 그렇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선생님, 선생님. 대통령 뽑는 중요한 선거잖아요. 빨리 끝낼 테니 2분만 시간 좀….” 하지만 그 남자는 이쪽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 콜센터. 18대 대통령 선거를 한달가량 앞두고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기자가 직접 나섰다. 오전 10시부터 15분간 사전 교육을 받았다. 20개의 설문과 보기 문항에 대해 전문가의 상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시시각각 변하는 유권자들의 생각을 파악하려면 조사자인 우리가 질문의 맥락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질문을 읽어주고 답을 듣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중단됐던 일 등 선거 판세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분석이 곁들여졌다.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누구를 지지하나’, ‘누가 적합한가’ 등 각 단어의 차이를 응답자에게 알려주라는 당부도 받았다. 경기도 지역을 맡았다. 이날은 유선전화로만 조사가 진행됐다. 하지만 컴퓨터가 무작위로 생성한 번호여서 결번이거나 신호가 가도 받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10분 만에 처음으로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지만 기쁨은 5초도 가지 못했다. “바빠요.”라며 바로 끊어버리는 응답자. 사정사정해서 응답 허락을 받아도 전체 문항을 끝까지 완료하기가 쉽지 않았다. 한 50대 여성은 “투표는 하겠지만 후보들의 차이점을 잘 모르겠다.”며 답하는 데 애를 먹었다. 정치와 선거에 대한 불신도 상당했다. 이를테면 “그렇게 부탁을 하시니 응답은 하겠지만 선거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요.”라는 식이다. 여론조사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했다. 한 40대 남자는 “어느 후보 측에서 진행하는 여론조사냐.”며 조사가 불순한 의도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미경 엠브레인 이사는 “여론조사를 가장한 보이스피싱으로 의심해 다시 확인전화를 해 오는 응답자도 있다.”고 했다. 조사원 김모(45·여)씨는 “선거가 한달밖에 안 남았는데 여전히 열번을 걸면 아홉번 정도는 거절당한다.”고 고충을 말했다. 김씨는 “선거 여론조사라고 하면 다짜고짜 짜증을 부리거나 역정을 내는 사람이 많다.”면서 “어떤 중년 남자는 정치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나한테 30분 이상 훈수를 두는데 그냥 끊을 수도 없고 참 난감했다.”고 전했다. 퇴근 시간 이후에 연결된 사람들은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사생활을 방해하느냐.”고 면박을 주기도 한다. 조사원 최모(51·여)씨는 “보이스피싱이나 특정 정당의 의뢰를 받은 것으로 의심받으면 억울하기도 하지만 정치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응답자를 보면 유권자 입장에서 공감이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북녘까지 10.6㎞… 남북철도 기적소리 들린다

    북녘까지 10.6㎞… 남북철도 기적소리 들린다

    6·25전쟁 이후 끊겼던 경원선 신탄리~철원(백마고지역) 구간 열차가 60년 만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철원군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은 20일 철원읍 대마리 백마고지역 광장에서 경원선 신탄리~철원(백마고지역) 5.6㎞ 단선 개통식을 갖고 운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열차는 상·하행선 하루 아홉 차례 운행하며 막차는 상행선 오후 8시 52분, 하행선 오후 7시 50분이다. 요금은 신탄리역과 동일하다. 경기도 동두천에서 하루 34회 신탄리역까지 운행하는 통근열차가 철원(백마고지역)까지 하루 18회 연장 운행된다. 운행 시간은 7분 정도다. 이 구간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2007년 12월 착공, 477억원을 들여 5년 만에 공사를 끝냈다. 이번 복원철도 개통은 6·25전쟁 이후 60여년 만에 민통선 철원 지역까지 기차가 들어간다는 의미와 더불어 남북철도 연결의 초석 마련과 함께 수도권 접근성 향상으로 교통비 부담 감소, 철새 및 안보 관광객 증가 등으로 인한 지역발전 및 경기활성화 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원선은 1914년 8월 개통 이후 용산∼원산 구간 223.7㎞를 운행하며 한반도 중앙부 물자 수송에 큰 역할을 했으나 6·25전쟁으로 현재 비무장지대(DMZ) 주변 31㎞ 구간 중 남측 구간(신탄리~군사분계선) 16.2㎞, 북측 구간 14.8㎞가 끊어져 운행되지 못하는 상태인 가운데 남측 구간은 이번 신탄리~철원 5.6㎞ 구간 개통으로 10.6㎞ 구간만 미개통 구간으로 남게 됐다. 정호조 철원군수는 “경원선 신탄리~철원 구간 5.6㎞ 개통은 남북교류 시대 대비 등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수도권 주민들의 철원 방문 증가 등으로 인한 지역발전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철원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불완전한, 인간과 닮은 神

    일반에 널리 알려진 유럽의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다. 아서왕 이야기 등을 담은 켈트 신화 또한 그에 버금가는 인지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북유럽 신화를 아느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고개를 외로 꼬을 게다. ‘북유럽 신화 여행’(최순욱 지음, 서해문집 펴냄)은 여전히 우리에게 생경한 북유럽의 신화를 전하고 있다.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로마 신화, 켈트 신화와 더불어 유럽 3대 신화로 꼽힌다. 게르만족 사이에 회자되던 옛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게르만족은 원래 북유럽에 살던 민족이었다. 켈트족을 밀어내고 로마를 무너뜨린 뒤 중부 유럽까지 영역을 넓혔던 게르만족은 그러나 남하하던 와중에 로마문명과 접하면서 자신들의 신화를 잃어버리고 만다. 게르만족의 정신세계를 지탱했던 신화 또한 그들의 본래 터전인 노르웨이와 스웨덴·아이슬란드 등에만 남게 됐다. J R 톨킨의 원작을 영화화한 ‘반지의 제왕’은 북유럽 신화에서 많은 모티브를 따온 것이다. 책에는 우리에게 친숙한 장면들이 가끔 나온다. 예컨대 풍요의 신 프레이르는 늘 두 개의 보물을 거느리고 다니는데, 그중 하나가 황금 수퇘지 굴린부르스티다.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 돼지, 어딘가 물질적 행운을 부르는 우리의 ‘돼지꿈’과 닮았다. 미의 여신 프레이야 이야기는 동화 백설공주의 모티브가 된 듯하다. 프레이야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목걸이 브리징아멘을 늘 매고 다닌다. 목걸이를 만들어 준 이는 세공 기술이 빼어난 네 난쟁이. 신화는 프레이야가 브리징아멘을 얻기 위해 난쟁이들의 요구대로 각자 하룻밤씩 모두 나흘 동안 난쟁이들과 잠자리를 함께한 것으로 적고 있다. 이런 ‘19금’의 내용이 백설공주 형태로 각색돼 후대에 전해진 것. 북유럽 신화의 가장 큰 특징은 비극적 정서가 전체를 아우른다는 것이다. 북유럽 신화는 세계 창조에서부터 신과 거인 간 최후의 전쟁인 ‘라그나뢰크’로 세계가 몰락할 때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신들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인간의 시대가 시작된다. 바로 이 대목에서 제우스 등 12신이 불멸의 존재로 그려지는 그리스·로마 신화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북유럽 신화에서 불멸의 신은 없다. 주신(主神) 오딘은 라그나뢰크에서 늑대 펜리르에게 잡아먹힌다. 얼마 전 할리우드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토르 또한 거대한 뱀 요르문간드의 독에 죽는다. 저자는 “이처럼 북유럽 신화의 신은 모순이나 결함을 가진 존재로 등장한다.”며 “완벽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인간적’이라고 볼 수도 있는 이런 특징들이 종말이 주는 비극성과 결합해 신화에 비장미를 불어 넣고 있다.”고 말했다. 2만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中 시진핑시대] 부친 실각·입당 10차례 퇴짜… ‘고난’이 키운 1인자

    [中 시진핑시대] 부친 실각·입당 10차례 퇴짜… ‘고난’이 키운 1인자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15일 새로 출범하는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의 첫 번째 전체회의(18기 1중전회)를 통해 13억명의 중국인, 8200여만명의 중국 공산당원 가운데 서열 1위의 인물로 올라서게 된다. ‘만인지상’의 자리인 공산당 총서기에 오르기까지 시 부주석은 여러 차례 중요한 고비를 넘겨야 했다. 태자당(당·정·군 혁명원로 자제 그룹) 원로이자 시 부주석의 정치적 후원자인 쩡칭훙(曾慶紅) 전 부주석이 2007년 “모든 계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라며 그를 5세대 지도자로 천거했을 때만 해도 시 부주석의 입지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밀었던 리커창(李克强) 부총리에 비해 넓지 않았다. 시 부주석은 평생 크게 네 차례의 중대 고비를 넘겨 중국의 1인자가 된다. 첫 번째 고비는 1962년 부친인 시중쉰(習仲勛·1913~2002) 전 부총리의 실각과 뒤이어 찾아온 문화대혁명(1966~1976년)의 광풍 속에서 시작됐다. 공산당 고위 간부들의 집단거주지인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 출신의 ‘홍색 귀족’ 태생이지만 아홉살 때 아버지가 류즈단(劉志丹) 사건에 연루돼 권력투쟁에서 밀려나면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4년간은 그럭저럭 버텼으나 문혁이 시작되자 사상 비판을 받고 13세의 나이에 소년관리소라는 교화시설에 다녀온 데 이어 15세 되던 해에 ‘지식청년’으로 분류돼 산시(陝西)성 옌안(延安)시 량자허(梁家河)촌으로 하방됐다. 하지만 시 부주석은 3개월을 못 버티고 베이징으로 탈출했다. 만약 복귀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시진핑은 있을 수 없다. ‘소년 시진핑’은 백부와 백모의 설득에 따라 농촌에서 뼈를 묻는다는 각오로 량자허로 돌아갔고 이때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훗날 그는 당시 생활에 대해 오관(五關·5대 관문)을 거쳤다고 회고했다. 벼룩, 노역, 배고픔, 고된 일상, 부적응이다. 그는 2000년 잡지 중화아녀(中華兒女)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은 량자허촌에서의 체험 때문이다. 그 기간 동안 나는 실사구시가 무엇인지 대중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나 스스로에 대해 굳은 자신감을 키웠다.”고 회상했다. 두 번째 고비는 공산당 입당 거절이다. 하방 기간 동안 그는 공산당에 입당하려 애썼지만 당국은 부친의 사상 등을 문제 삼아 열 차례 퇴짜를 놓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행히 그의 성실성을 눈여겨본 간부의 추천으로 부친에 대한 명확한 평가가 나오기 전인 1974년에 입당을 허가받을 수 있었고, 이어 량자허 당지부 서기도 됐다. 1975년 칭화대에 입학할 수 있는 공농병 청강생 정원 두 자리가 옌안에 할당됐고, 한 자리가 그에게 돌아가면서 7년간의 하방 생활을 접고 베이징으로 귀환할 수 있었다. 지식청년으로 분류되면서 중2 중퇴의 학력이 전부인 그에게 학업의 기회가 주어졌고 인생의 반전이 시작된 것이다. 시 부주석은 1985년부터 2002년까지 무려 17년 동안 남동부 푸젠(福建)성에서 근무했다. 샤먼(厦門)시 부시장부터 시작해 성장까지 역임했다. 그런 그가 ‘위안화(遠華)그룹 밀수 사건’의 폭풍 속에서 살아남은 것은 세 번째 고비를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위안화그룹은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530억 위안(약 9조 5400억원)의 밀수에 관여했고, 위안화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푸젠성의 주요 간부들이 줄줄이 처벌됐다. 시 부주석이 이 사건을 계기로 청렴성을 인정받았다고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1999년 푸젠성 대리성장 당시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7년 6월 25일은 시 부주석이 잊을 수 없는 날이다. 2002년 공산당 16차 전국대표대회(전대)에서 시 부주석은 가까스로 16기 중앙위원이 됐다. 반면 리 부총리는 후 주석의 총애를 받으며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국내외 언론도 리 부총리를 집중 조명했다. 하지만 17차 전대를 석 달여 앞둔 2007년 6월 25일 공산당 간부와 원로 4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차기 정치국위원 선임과 관련한 민주적 추천’ 조사에서 시 부주석은 압도적인 표차로 리 부총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 고비를 끝으로 시 부주석은 5세대의 1인자 ‘티켓’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휠체어가 걸은 숲길… 장애는 없고 쉼이 있네

    휠체어가 걸은 숲길… 장애는 없고 쉼이 있네

    서울 도심에 위치한 서대문구 ‘안산’이 장애인과 임산부 등도 품을 수 있는 편안한 공원으로 꾸며진다. 서울 서대문구가 내년까지 안산도시자연공원을 휠체어로 등반할 수 있는 ‘무장애 자락길’로 완성할 계획이다. 최근 무장애 자락길 2차 구간 공사를 끝내고 내년에는 3차 구간 공사를 진행한다. 장애 여부나 나이에 상관없이 도심에서도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숲길을 조성한다는 야심찬 목표다. 완공 후에는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5일 구에 따르면 최근 안산도시자연공원에는 홍제동 홍제사 뒤편부터 현저동 한성과학고등학교까지 휠체어로 등산할 수 있는 무장애 자락길 2차 구간 1.3㎞가 추가로 마련됐다. ‘안산 자락길’은 안산 자락을 거닐며 꽃과 나무를 편안하게 감상하고 숲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서대문구의 대표적인 숲길이다. 이로써 기존 비포장 자연 숲길 1.4㎞와 포장로 2.13㎞, 지난해까지 공사 완료한 1차 구간 0.39㎞를 더해 총 5.22㎞의 자락길 휠체어 등반이 가능해졌다. 이번에 완공한 자락길은 난간이 있는 나무데크와 마사토로 포장해 숲길 안전도를 높였다. 사업비는 13억 5000만원이 투입됐다. 구는 안산 주변을 모두 무장애 자락길로 연결하기 위해 내년에 시비 29억원을 들여 2.52㎞ 구간을 추가로 완공할 계획이다. 공사가 완공되면 무장애 자락길 7.7㎞가 마련돼 주민들이 보다 많은 숲길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문석진 구청장은 “산에 오르는 주민과 만날 때마다 세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숲길이 잘 조성됐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중심에 위치한 안산은 해발 296m로 약수터 22곳과 오감을 느끼게 해주는 층층나무, 메타세쿼이어숲, 자작나무 숲길이 잘 갖춰진 서울의 명산이지만 숲길 경사가 심하고 계단 때문에 장애인이 이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구는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가 자유롭게 산자락을 걸으며 삼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계단과 턱을 제거하고 보행 감촉을 높이는 공사를 진행해 왔다. 안산도시자연공원은 아름다운 산과 걷고 싶은 자락길 외에도 아홉 가지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한다는 의미를 담아 ‘서울구경(九景)’으로 불린다. 정상 봉수대에서 바라보면 남산과 63빌딩 등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문 구청장은 “서대문의 즐거움인 안산에 보행이 불편한 사람도 쉽게 찾아와 심신을 치유하고 안정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구혜선 “틀 안에 가두고 싶지 않아요… 병행하면 더 발전하니까”

    구혜선 “틀 안에 가두고 싶지 않아요… 병행하면 더 발전하니까”

    예쁘게만 생긴 ‘얼짱’일 거란 선입견은 몇 분 만에 깨졌다. 영화와 인생에 대한 생각을 조곤조곤 풀어냈다. 하긴, 그는 감독이다. 수십명의 스태프, 배우들을 다부지게 주무를 때는 그만의 마법이 있을 터. 게다가 본업인 연기는 물론 그림과 음악, 소설까지 보폭을 성큼성큼 넓혀 온 그가 아니던가. 두 번째 장편영화 ‘복숭아나무’(작은 10월 31일 개봉)를 내놓은 감독 구혜선(28)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복숭아나무’는 몸은 하나에 머리는 둘인 샴쌍둥이 상현(조승우), 동현(류덕환) 형제 얘기다. 보통 등이나 배가 붙어 있는 샴쌍둥이와 달리 동현의 뒤통수에 상현의 머리만 얹혀 있는 형태다. 수술을 받으면 동현은 평범하게 살 수 있지만 아버지는 세상과 담을 쌓고 30년 동안 형제를 키운다. 동화책을 쓰고 싶어 하는 동현을 위해 아버지가 캐리커처를 그리는 승아(남상미)를 집으로 데리고 오면서 두 형제의 운명은 엇갈린다. 왜 샴쌍둥이에 끌렸을까. 힌트는 그가 쓴 동명소설 ‘복숭아나무’(웅진지식하우스 펴냄)에서 찾았다. ‘현대인의 이중적인 삶이, 몸은 하나에 얼굴은 두 개 달린 괴물 인간(샴쌍둥이)의 삶과 결코 다르지 않을 거라는…사람들도 드러내는 선과 숨기며 사는 악이 따로 존재하잖아요…보통의 사람들이 머리가 두 개 달린 그들만 괴물로 생각하는 것이 불편했어요’. ●데뷔작 ‘요술’ 찍고나서 연출에 대한 확신 생겨 구 감독은 “시나리오를 고민할 때 인간이란 존재, 인간의 양면성에 대한 원초적인 고민을 했다. 한몸에 붙어 있는 한쪽이 움직이면 다른 사람은 다칠 수도 있는, 그런 양면적인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샴쌍둥이는 곧잘 호러영화의 소재로 쓰인다. 하지만 구 감독은 판타지와 멜로를 섞은 동화로 풀어냈다. “형제는 애증의 관계죠. 우리와 다르지 않아요. 가족이나 부부를 생각해 보세요. 사랑하지만 때론 짜증 나고 괴롭기도 해요. 그렇다고 떼어 버릴 순 없잖아요.” 젊은 음악가의 경쟁과 사랑을 그린 장편 데뷔작 ‘요술’(2010)에 이어 벌써 두 번째다. 신인 감독 중 10~15%만 두 번째 영화를 찍는다는 충무로의 속설을 떠올리면 그는 행운아인 셈이다. 신인 꼬리표를 떼고서 달라진 점은 뭘까. 구 감독은 “칭찬받으면 나태해지고 깨지고, 넘어지면 외려 자신감이 붙는다. ‘요술’을 찍고 나서 연출에 대한 확신이 생겨 현장에서 고집이 세졌다. 스태프들과도 많이 싸웠다.”고 털어놓았다. 부서질 듯 여린 외모에 숨겨진 강단이 느껴졌다. 사정을 들어 보니 그럴 법했다. 10여개 관에서 상영했던 ‘요술’의 흥행이 신통치 않았던 탓에 ‘복숭아나무’는 투자를 받는 게 여의치 않았다. 직접 구혜선필름을 차리고 그동안 드라마와 광고를 통해 모은 돈 1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고민도 많았다. 구혜선이 데뷔한 건 2004년 MBC 시트콤 ‘논스톱5’에서였다. 그의 나이 스무 살 때다. “그해 수입은 0원”이라고 했다. 2006년 첫 드라마 주연작인 KBS ‘열아홉 순정’ 때 몸값은 회당 15만원. 그 돈을 소속사랑 나누고 의상비를 빼고 정산한 결과 1년 동안 200만원을 벌었다. “(나중에 개런티는 올랐지만)그렇게 차곡차곡 모은 돈을 ‘복숭아나무’에 투자했죠. 가족에게는 미안한 결정이지만 내 돈을 투자 못 하면 남들도 못 할 거라고 생각했죠. 돈을 품고 있으면 집을 살 수도 있겠지만 멀리 보고 무모한 결정을 했다. 언제 조승우, 류덕환, 남상미랑 해 보겠느냐는 생각도 있었다. 만들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저질렀어요.” 그는 30%대 시청률을 찍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2009)로 스타덤에 올랐다. 데뷔작 ‘요술’을 찍은 건 이듬해였다. 영화 현장 경험도 부족한데 서둘러 연출에 도전한 까닭은 뭘까. 감독 구혜선의 출발은 ‘왕의 남자’ ‘님은 먼곳에’ 등을 제작한 영화사 ‘아침’의 고(故) 정승혜 대표와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인생 멘토였던 故정승혜 대표 덕분에 연출 시작했죠” “인생에 대해 한참 고민하던 23살 때 한 모임에서 알게 됐어요. 우연히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읽어 보시더니 엄청 혼내면서도 한편을 끝낸다는 걸 기특해하셨죠.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렸단 걸 아시고는 시나리오에 맞춰 콘티를 만들어 보라고 하셨어요. 또 고1 때부터 가수 데뷔를 준비했다는 걸 아시고는 음악을 만들어 보라고 했어요. 숙제처럼 하나씩 했더니 ‘왜 이걸로 감독 할 생각을 안 해?’라고 되물으시던걸요.” 마침 영화사 아침에는 ‘왕의 남자’ 스태프들이 들락거렸다. 정 대표는 조감독과 스태프들을 예비 감독 구혜선에게 붙여줬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단편 ‘유쾌한 도우미’(2008)였다. 2009년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관객상을 받기 하루 전날, 인생의 멘토였던 정 대표는 3년간의 대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에서 울진 않았어요. 죄송한 일이 많아서 못 울겠더라고요. 이준익 감독님하고 한쪽 편에서 울음을 눌렀어요.” 그의 나이 스물여덟. 감독, 배우는 물론 지난 9~10월에만 두 번째 개인전을 연 화가이자 디지털 싱글을 발표한 가수(겸 작곡가), 두 번째 소설을 펴낸 작가로 대중과 만났다. ‘팔방미인’이란 평가와 ‘한우물을 파야 할 때’란 시선이 공존하는 게 사실이다. 구혜선은 “틀 안에 가두고 싶진 않다. 연출을 하면 연기가, 연기를 하면 연출을 하고 싶다. 병행하면 서로 역할을 이해하고 더 발전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도 영화(혹은 연기)만큼 의미 있다. 요즘은 융합, 통섭의 시대다. 음악과 그림, 소설이 별개가 아니다. ‘복숭아나무’는 영화음악 작업도 했고 소설로도 냈다.”고 덧붙였다.“다재다능한 건 잘 모르겠다. 그저 인생을 잘 살아가려고 한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다. 하고 싶다고 해서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기회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훗날 무엇이 되고 싶다기보다는 지금은 계속 내 안의 무언가를 꺼내 놓는 과정이다. 누군가에게 자극을 줄 수 있다면 더 보람 있을 것 같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유소연 “내년엔 메이저 퀸 되겠다”

    유소연 “내년엔 메이저 퀸 되겠다”

    유소연(22·한화)이 미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홉 번째 한국인 신인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LPGA 투어는 30일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남아 있는 3개 대회의 결과에 관계없이 유소연이 신인상 수상을 확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비회원으로 출전한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해 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뒤 올해부터 본격 투어에 뛰어든 유소연은 지난 8월 제이미파 톨리도 클래식 정상에 오르는 등 신인왕 포인트 1306점을 쌓았다. ‘무서운 10대’ 알렉시스 톰프슨(17·미국)이 추격했지만 이날 현재 779점에 그친 터라 500여점 차로 격차를 벌린 유소연은 남은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올해 ‘최고의 루키’에 선정됐다. 1998년 투어 첫 신인왕에 오른 박세리(35·KDB금융그룹) 이후 탄생한 여덟 번째 한국 국적의 신인왕. 2007년 수상한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24·박혜인)까지 포함하면 아홉 번째가 된다. 유소연은 올해 22개 대회에 출전해 라운드당 버디 수(1위·4.12개)와 톱 10 진입률(1위·64%), 평균 타수(4위·70.42타)를 비롯한 7개 부문에서 10위 안에 드는 등 정상급의 기량을 발휘한 것이 신인왕 포인트를 쌓는 데 큰 힘이 됐다. 지난해 서희경(26·하이트진로)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인 신인왕이 된 유소연은 “박세리 언니를 비롯해 LPGA 투어의 길을 열어 준 선배들에게 감사한다. 올해는 톰프슨과 시드니 마이클스 등 좋은 신인이 많았는데 신인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국내에서 이루지 못한 목표를 더 큰 무대에서 일구게 돼 기쁘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내년엔 또 다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열린세상] 아름다운 공공건축을 그리며/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아름다운 공공건축을 그리며/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서울시 신청사가 문을 열었다. 투입된 공사비 2496억원에 비하면, 많은 시민들로부터 큰 축하를 받지 못하며 문을 열었다. 택시기사에게 물어보니, 택시 승객 열 명 중 아홉 명은 좋지 않은 평을 한다고 한다. 신청사의 미학적 감각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필자의 절친한 동료교수는 오래 전부터 ‘서울시 신청사가 완공되는 게 겁난다.’는 말을 하곤 했다. 성남시 신청사는 호화 논란을 일으켰다. 성남시가 3222억원을 들여 신청사를 지었는데, 스텔스 전투기 모양에 수입 대리석과 화강암으로 로비를 마감하고 관공서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다. 용인시는 1974억원을 들여 신청사를 지었다가 비판을 받았다. 사무실 공간을 좁게 하는 반면, 로비와 복도는 크게 하고 외관은 유리로 마감했다. 용산구청 역시 1587억원을 투입해 역삼각형의 기하학적 모양에 유리를 입혔다. 이들 신청사가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었다는 점에 있어서는 ‘호화’인지 몰라도, 건축물의 미학적 측면에서는 ‘호화’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그 많은 돈을 쏟아붓고 이 정도밖에 짓지 못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더 크다.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비정형에 유리로 외장을 하고 있다. 이것이 요즘의 대세인지는 몰라도 많은 사람들은 그 미감에 공감하지 않는다. 필자처럼 미감이 둔한 사람들을 뛰어넘어 수십년 후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러기는 어려울 것 같다. 비정형에도 수준이 있다. 비정형의 대명사인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1973년 문을 열었다. 이곳은 그 아름다움 때문에 연간 200만명에서 400만명의 관광객이 모여든다. 매년 4억 호주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스페인의 빌바오 역시 탁월한 설계자 프랑크 게리를 택하여 비정형의 미술관을 지어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1997년 1500억원을 투입하고 미술관을 개관했는데, 첫해 135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첫해에 건축비를 제하고도 1100만 유로를 남겼다.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빌바오 미술관을 찾지만, 오페라 하우스에 오페라를 보러 가고 빌바오 미술관에 미술품을 보러 가는 사람은 드물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보러 이곳에 간다. 공공건물을 지으며 큰 예산을 투입할 수도 있다. 또 비정형의 최신 유행을 따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여 건물을 짓고, 최신 유행을 따를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공공건물을 보는 즐거움도 선사해야 한다. 아무리 첨단의 건축미를 추구했다 해도 무지한 민초들일망정 그 미감은 귀신같이 아는 법이다. 또, 제 아무리 위원회를 구성하여 결정권을 부여했다고 해도 건축을 담당하는 정책가들의 책임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일제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일제시대 지어진 건물들을 부수고 새 공공건축물들을 짓는다. 문제는 우리가 새롭게 짓는 건물들이 일제시대에 지어진 건물들보다도 못하다는 데 있다. 67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말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방학 때 외국엘 나가지 않는다. 요즘엔 웬만하면 국내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학술자료를 다 검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요금 역시 천정부지로 올라 경제적인 부담도 크고, 비행기 멀미도 생겼다. 이런 와중에 외국에 나가고 싶은 충동이 강렬히 일 때가 있다. 딱 한 가지 이유에서다. 파리나 빈, 혹은 노르웨이의 시골마을에 가서 건축물들의 아름다움과 그 아름다움이 엮어내는 마을의 풍경에 감동하고 싶을 때가 있다. 도시의 건물들을 바라보며, 한심하다는 생각 말고 그저 경외와 감동의 순전한 감정을 느끼고 싶다. 도시의 건축물을 아름답게 짓고, 마을을 그윽하게 가꾸는 일은 이제 한가한 취미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격을 높이고 공동체를 살리는 일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고, 사람들의 심성도 부드럽게 순화시켜 준다. 때로는 그것 때문에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공공기관들이 건물의 이러한 가치에 눈 뜨기를 기대한다
  • ‘사색의 도서관’ 교도소… 책에서 새 길 찾는 수감자들

    ‘사색의 도서관’ 교도소… 책에서 새 길 찾는 수감자들

    소문난 독서광이었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바쁜 일정 탓에 책 읽을 시간이 없자 “감옥에 한 번 더 가야겠다.”는 농담을 하곤 했다. 재야 정치인 시절, 사형선고를 받는 등 두 차례나 투옥돼 수감생활을 하면서 수백권의 책을 두루 섭렵했다. 국내 1세대 환경운동가로 꼽히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가 ‘미래의 밥벌이’를 찾은 곳도 교도소였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1975년 명동성당사건으로 투옥된 뒤 일본어를 독학하고 환경서적을 250권이나 읽은 뒤 비로소 공해문제에 눈을 떴다. 소설가 장정일은 폭력사건으로 열아홉 살에 소년원에서 1년 6개월을 지내며 독서에 눈을 떠 출소 후 25세에 최연소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했다. 교도소를 새로운 범행 수법을 익히는 ‘범죄 대학’이 아니라 ‘사색의 도서관’으로 선용하는 것은 이들뿐이 아니다. 지금도 많은 수감자들이 책 속에서 새 길을 찾고 있다. 교정의 날(28일)을 맞아 수감자들의 독서 실태를 살펴봤다. “교도소에는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만 모여 있다는데…. 우리 교육생들은 그렇지 않다.” 강원도 강릉교도소에서 ‘독서치료교육’을 진행하는 정연수 강릉원주대 평생교육원 교수는 “수감자들은 삶에 대한 성찰이 빠르고 깊다.”며 이렇게 말했다. 2년째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정 교수는 해마다 두 달간 8회씩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7~8세 자녀를 둔 수감자 10명을 모아 ‘아버지 독서교실’로 운영했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찾는 과정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함께 읽고, 애틋한 모정을 그린 동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를 낭독했다. 동화 구연을 하면서 흐느끼는 한 수감자의 음성은 고스란히 CD에 담겨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교도소 관계자는 “면회 온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수감자들도 뿌듯해한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재범에 의한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교도소 교화정책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한 베테랑 프로파일러는 “재범자를 보면 교도소에서 교화는커녕 악만 키워 오더라.”라고 말했다. 형식적인 교화는 교정정책에 대한 불신만 쌓을 뿐이다. 독서를 통해 수감자들의 심성을 바꾸려는 노력이 주목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독서는 사색으로 이어져 교정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독서를 통한 교정프로그램은 일선 교도소에서 계속 확산되고 있다. 강릉교도소처럼 독서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전국 50개 교도소·구치소 중 44곳이나 된다. 일부 신간은 교도소가 구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관련 단체가 기증한 책들이다. 더러는 출소자가 책을 두고 가기도 한다. 전국 44개 교도소·구치소 도서관에는 이렇게 쌓인 장서가 35만 2000권에 이른다. 특히 독서는 초범 재소자들의 교화에 효과적이다. 초범 중에도 살인 등 중죄를 저지른 수감자들도 있지만 우발적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 많다. 처음에는 피해자나 그 가족들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다가도 독서를 시작하면서 다른 수감자들과 진지하게 대화하거나 소설 습작까지 쓰는 등 자발적으로 과오를 뉘우치는 사례가 흔하다. 이런 수감자들의 고민과 관심사는 인기 대출서적의 목록에서 잘 드러난다. 성인들이 수감된 강릉교도소의 경우 최근 들어 ▲죽기 전에 답해야 할 101가지 질문 ▲엄마를 부탁해 ▲나에게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등을 가장 선호했다. 삶을 돌아보거나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들이다. 소년범들이 생활하는 김천소년교도소의 인기 도서는 이와는 또 다르다. 배움에 대한 갈증 때문인지 교육방송(EBS)이 간행한 교양도서 ‘지식e 시리즈’가 단연 인기다. 또래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 ▲불량가족레시피 ▲완득이 등이 뒤를 이었다.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김남주의 집 ▲남자의 향기 ▲성균관 유생의 나날 등 에세이나 로맨스 소설 등이 잘 나간다. 어학을 배우며 사회 복귀를 준비하는 수감자들도 많다. 교정시설 중 영어와 일본어 교육을 맡는 의정부교도소에서는 최근 3년간 81명의 수감자가 토익시험에 응시, 이 중 35명이 800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독서 관련 교정프로그램은 만족도가 80~90%에 이를 만큼 호응도가 높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장서를 늘리는 등 양과 질을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고교토론 판2(OBS 일요일 오전 9시 55분) 청소년 토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고교토론 판’이 김현욱 아나운서와 함께 시즌2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에는 한국 사회현안 가운데 고등학생들의 삶, 그들이 꿈꾸는 세상과 관련이 있으면서 동시에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에 초점을 맞춘다. 첫 회로는 ‘대한민국은 대학 안 가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주제로 치열한 토론전쟁을 벌인다. ●내 딸 서영이(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응급실에서 깨어난 삼재는 도망치듯 병원을 떠난다. 사라진 은인의 행방을 추적하던 우재는 어렵게 삼재의 동네를 찾아간다. 호정은 상우에게서 여자친구가 있다는 얘길 듣고 좌절한다. 한편 우재는 삼재의 생일 날, 우연히 서영의 핸드폰에 기록된 아버지라는 일정을 보게 된다. ●아들 녀석들(MBC 토요일 밤 8시 40분) 인옥은 현기와 미묘한 감정들을 정리하려 하고, 현기 또한 자신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혼란스러워 한다. 병국과 정숙은 인옥과 현기의 모습에 서로 마음이 복잡하고, 정숙은 세라와 결혼을 추진한다. 민기는 신영을 향한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작업을 핑계로 여행을 떠나고, 그 곳에서 민기 소설의 팬인 유리를 만난다. ●지구 4만㎞의 소원(OBS 토요일 밤 9시 15분) 인도양에 놓인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는 세계 최대의 차 생산지로 일 년 내내 재배가 가능한 푸른 차밭이 펼쳐져있다. 그곳에는 차밭을 맨발로 누비고 다니는 12살 소녀 다르시니가 산다. 다르시니는 차밭에서 혼자 일하며 고생하는 엄마를 돕기 위해 마을의 온갖 잡일을 도맡아 하고 있었는데…. ●나눔0700(EBS 토요일 오후 3시 50분) 전남 영암의 한 시골 마을에 이미경씨는 오늘도 아픈 몸을 이끌고 소일거리를 시작한다. 한편 올해 열아홉 살의 민선군은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일을 시작했다. 어머니 미경씨는 미안한 마음뿐이다. 프로그램에서는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KBS 스페셜(KBS1 일요일 밤 8시) 미국 미주리주 케이시빌시에 살고 있는 제리 블레이락은 하루 종일 산소호흡기를 코에 달고 산다. 폐의 기능이 80%가량 망가졌기 때문이다. 그를 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합성 버터밀크향(디아세틸) 때문이다. 그는 향료회사에서 버터밀크향을 팝콘에 배합하는 일을 하다가 그 향의 독성으로 폐가 망가져 버렸다. ●TV 동물농장(SBS 일요일 오전 9시 25분) 강원도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만난 이봉숙 할머니는 반려견 흰둥이를 다시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어째서 가족들은 한번도 흰둥이를 병원에 데리고 오지 않았던 걸까. 사연인 즉, 입양 간 흰둥이가 할머니를 잊지 못하고 그곳을 뛰쳐나와 할머니 집 주변을 맴도는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는 것인데….
  • [저자와 차 한 잔] ‘논어’ 입문서 펴낸 신정근 교수

    [저자와 차 한 잔] ‘논어’ 입문서 펴낸 신정근 교수

    인문고전 열풍 속에 서점에는 ‘논어’에 대한 각종 해설서와 주석서, 입문서가 나와 있다. 논어에 대한 대중강의와 글쓰기를 해 온 신정근(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교수가 여기에 입문서 한 권을 보탰다. 한길사 인문고전 깊이읽기 시리즈로 나온 신 교수의 ‘논어’는 뭐가 다를까. 가을색이 완연한 지난 24일 성균관에서 만난 신 교수는 “핵심 키워드를 뽑고, 책의 구조와 어떻게 물려 있으며 공자가 뭘 말하려 했는지 분석했다.”고 말했다. 그가 뽑아낸 핵심 키워드는 학(學), 명(命), 의(義), 군자(君子)와 소인(小人), 예(禮)와 서(恕), 미(美), 정(政), 인(仁), 효(孝)와 명(名) 등 총 아홉 가지. 신 교수는 특히 논어가 ‘학이시습지’의 배울 ‘학’자로 시작해 마지막 요왈 편에서 ‘부지명’의 목숨 ‘명’자로 마무리하는 것에 주목한다. “시작과 마무리에 ‘학’과 ‘명’을 각각 배치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고 봅니다.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절대신을 믿지 않습니다. 삶을 향상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배우고 노력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인간으로서 자신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 ‘명’입니다. ‘부단히 노력하되, 한계를 알아야 한다’는 동아시아 문화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노력은 하되 한계를 알고 제동을 걸 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하다. “인간은 완벽한 인간성을 가진 군자와 사리사욕을 탐하는 소인의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봅니다. 모든 문제의 원인이 나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배우고 반성하고 노력하면 군자의 측면이 늘어나는 것이며, 그런 사람이 위정자가 되면 사회가 좋게 변화할 수 있으니 즐겁게 배우라고 공자는 가르쳤습니다.” 논어가 2500년이 더 지난 지식정보화시대에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논어에는 인생만이 아니라 정치, 사회, 경제, 문화와 관련해서 많은 질문과 대답이 오갑니다. 당대 ‘실패한 인간’으로 평가받았던 공자가 끝없이 고뇌하고 사색해서 얻은 해답들입니다. 인간이기에 부딪치는 질문들에 공자가 먼저 답을 한 것이죠. 그래서 논어는 처음에는 공자의 이야기이지만 몇 번 읽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시대를 초월하는 것은 당연하죠.” 논어의 중심사상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인’이다. 신 교수는 인의 개념을 사랑으로 확장한다. 남녀 간의 사랑에 국한되지 않는 아주 큰 사랑을 말한다. “오늘날 이상으로 갈등하고 대립하던 시대를 살았던 공자는 평화와 화합을 일궈내는 덕목으로 ‘인’에 주목했습니다. 인은 공평무사한 큰 사랑입니다.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도 시키지 않는 것이나 예법은 이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덕목들입니다.” 공자의 사상 중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가치는 무엇일까. 그는 ‘의’와 ‘리’의 조화라고 답했다. 경제민주화, 상생과 경제정의를 논하는 요즘, 이익과 정의에 대해 새롭게 관계 설정을 해야 하는데 가장 큰 원칙을 견리사의(見利思義·눈앞의 이익을 취함에 그것이 의리에 합당한지 먼저 생각하라)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제적 이익 추구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반드시 정의에 부합돼야 합니다. 대기업이 골목 상권에서 돈을 벌어가는 걸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것이라면 정당하다고 볼 수 없죠.” 공자가 우리나라의 대선 후보들에게 무슨 말을 해 주고 싶어 할지 묻자 신 교수는 주저 없이 수기안인(修己安人·자기 수양을 하고 나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준다)과 박시제중(博施濟衆·넓게 베풀고 여러 사람을 구제하라)을 꼽았다. “대통령이 되려고 나서기 전에 수기가 되어 있는지 따져 봐야 합니다. 자기 절제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된다는 건 모든 사람의 고통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 것입니다. 국민을 두 편으로 갈라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고, 아닌 사람들은 무시해 버린다면 그건 대통령이 아니고 소통령이죠.” 글 함혜리 영상에디터 lot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작지만 매운 강소국 가지각색 영화 잔치

    작지만 매운 강소국 가지각색 영화 잔치

    인구 50만명의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 문화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룩셈부르크 영화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모처럼 좋은 기회다. 25일부터 31일까지 한국·룩셈부르크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룩셈부르크 영화 특별전’이 서울 소격동 씨네코드 선재에서 열린다. 11편의 상영작 중 폴커 쉴렌도르프 감독의 ‘아홉번째 날’(2004)이 우선 눈에 띈다. 나치의 인종차별법에 대항해 포로수용소에 끌려간 크레머 신부는 강제 노역과 종교적 모욕, 폭력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종교적 양심과 신념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1942년 1월, 영문도 모른 채 크레머 신부는 9일간의 외출을 허락받는다. 이어 룩셈부르크 대주교를 나치에 협력하도록 회유해야 한다는 강요를 받는다. 실패하면 다시 수용소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동료 사제들의 목숨도 위험하다. 존 말코비치가 주연하고, 니컬러스 케이지가 제작한 ‘뱀파이어의 그림자’(2000)는 엘리아스 메리지의 작품이다. 영화는 한 감독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독일의 유명 영화감독 무르나우는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의 판권을 얻어내지 못해 고민하던 중 주인공 흡혈귀를 올록 백작으로 바꾸고 제목 또한 ‘노스페라투’로 바꿔 촬영한다. 무르나우 감독은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백작 역을 맡은 맥스 슈렉을 소개한다. 하지만 실제 뱀파이어와 같은 그의 모습에 모두 놀라고, 급기야 연쇄살인으로 이어진다. ‘뱀파이어의 그림자’는 평단의 호평과 함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고, 맥스 슈렉 역의 윌렘 데포는 LA비평가 협회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칸 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오른 폴 크루시튼 감독의 ‘아빠의 비밀’(2006)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열두 살 소년 노르바의 성장담을 그렸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뜨거운 반응을 이끈 베릴 쾰츠 감독의 ‘핫 핫 핫’(2010)은 소심하고 불안한 마흔의 음악 애호가 페르디낭의 이야기이다. 수족관에서 오랫동안 물고기를 돌보던 주인공이 핀란드-터키식 스파에 배치되면서 잠재된 관능의 세계를 맞닥뜨리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월수 2억’ 아내 이혼요구에 청부살인

    돈 잘 버는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이 사업체를 빼앗기 위해 청부살인을 저질렀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아내를 살해해 달라고 청부업자에게 의뢰한 정모(40)씨를 살인교사 혐의로, 정씨에게 1억 3000여만원을 받고 살해를 대행한 원모(30)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각각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 5월 원씨에게 아내 박모(34)씨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했고 원씨는 지난달 박씨를 납치해 목 졸라 살해했다. 정씨는 렌터카 업체를 운영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자 4년 전 아내에게 사업체를 넘기고 강남구에서 노래방과 유흥주점 등 3곳을 운영했다. 가정주부였던 아내는 뜻밖에 사업 수완이 좋아 망해 가던 회사를 살려냈고 결국 회사는 순수익이 월 2억원에 이를 만큼 커졌다. 사업은 번창했지만 부부 사이는 멀어졌다. 1년 전부터 아내는 이혼을 요구했다. 박씨는 남편이 이혼을 해 주면 위자료로 6억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정씨는 이혼을 하기도 전에 4억원을 받아 노래방 등을 차리고 운영하는 데 다 써 버렸다. 정씨는 앞으로 2억원만 더 받으면 끝이라는 생각이 들자 결국 아내를 살해하고 렌터카 사업체를 빼앗기로 결심했다. 정씨는 지난 5월 21일 원씨를 만나 “6000만원을 줄 테니 아내를 죽여 달라.”고 부탁하면서 착수금으로 3000만원을 줬다. 하지만 원씨는 계속 추가 비용을 요구했고 청부살인의 대가는 총 1억 9000만원으로 정해졌다. 원씨는 아홉 차례에 걸쳐 1억 3000만원을 받고 난 뒤 살인을 실행에 옮겼다. 9월 14일 오후 4시쯤 서울 성동구 박씨의 사무실 앞에서 박씨를 납치해 인근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서 살해한 뒤 경기 양주시 부근 야산 계곡에 유기했다. 정씨는 이튿날 태연하게 부인에 대한 가출 신고를 했다. 원씨는 박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알리바이를 만드는 데 이용했다. 범행 9일 후인 23일부터 24일까지 네일숍, 카페, 선글라스 가게 등 여자들이 갈 만한 7개 업소에서 숨진 박씨의 카드로 270여만원을 사용했다. 박씨의 어머니와 친구 등에게 박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잘 있어요. 나중에 들어갈게요.” 등의 문자 16개를 보내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남편 정씨가 실종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을 수상하게 여겼다. 결국 신용카드 사용 업소를 중심으로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끝에 지난 14일 원씨를 붙잡았다. 원씨가 체포되자 불안해진 정씨는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지난 18일 양주의 한 계곡에서 박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에서 정씨는 “헤어지면 자식도 빼앗기고 거지가 될 것 같아서 아내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정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아닐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깔깔깔]

    ●여성의 거짓말 톱 7 7위:나 하나도 안 고쳤어. 자연산이야. (성형외과 의사와 안부도 주고받는답니다.) 6위:어머나! 벌레야! 무서워라. (집에서는 바퀴벌레를 손으로 꾹꾹 눌러 압사시킵니다.) 5위:화장 하나도 안 한 건데. (할 거 다하고 립스틱만 안 바른 겁니다.) 4위:난 너무 살쪘어. (허리 24인치에 청바지가 꼭 낀다며 그럽니다.) 3위:그냥 아는 오빠야. (그냥 아는 오빠와 가끔 뽀뽀도 한답니다.) 2위:네가 첫 남자야. (축하합니다! 당신은 스물아홉 번째 주인공입니다.) 1위:야한 거? 그런 걸 어떻게 봐. (사실은 집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느린 재생 화면으로 멈춰 가며 본 답니다.)
  • [15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아침이면 고이 간직해 둔 분첩을 꺼내 곱게 단장을 하는 장춘이 할머니. 설레는 발걸음으로 향하는 곳은 집에서 십여 분 떨어져 있는 초등학교다. 올해 3월 81세의 나이로 입학해 2학년으로 월반한 장춘이 할머니는 고경초교의 최고령 학생이다. 아홉 살 친구 네 명과 할머니 다섯 명까지. 모두 춘이 할머니의 친구들인데…. ●울랄라 부부(KBS2 밤 10시) 빅토리아(한채아)는 수남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이로 인해 여옥이 두 사람의 그간 행각을 알게 돼 경악하고, 현우의 컴플레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한편 위기감을 느낀 수남은 여옥에게 호텔리어 특별 교육을 시키다 문득 합방을 해 보라는 스님의 말을 떠올린다. ●마의(MBC 밤 9시 55분) 말에 치인 성하는 정신을 잃게 되고, 이에 화가 난 정두는 성하를 다치게 한 말을 칼로 찌른다. 이를 눈앞에서 본 광현은 말을 살리기 위해 사암도인을 찾아간다. 8년이 흐른 뒤 광현은 목장에서 말뿐만 아니라 여러 짐승들까지 고쳐내는 마의로 성장한다. 한편 광현은 자봉과 함께 조정에서 맡긴 말을 위한 약을 구하러 도성으로 향한다. ●아침연속극 너라서 좋아(SBS 오전 8시 30분) 명한(박혁권)은 수빈(윤지민)에게 관계를 정리하자며 레스토랑도 그만둔다고 말한다. 진주(윤혜영)는 명한에게 JH유통에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명한은 계속 거절하고 자신의 일자리는 자신이 알아보겠다며 화를 낸다. 한편 나정자(이종남)는 수빈을 보고 마구잡이로 달려든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맑고 푸른 기운이 넘치는 남해 바다의 보물 고성. 바다는 어부들에게 기꺼이 길을 내어주었고 그곳은 어부의 땅이 되었다. 해 질 녘 조업을 나간 15년차 어부 이영일씨는 출항해 전어와 감성돔을 동시에 낚느라 분주하다. 프로그램에서는 은빛 물결이 찰랑이는 어부의 땅, 고성의 바다로 함께 떠나본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5분) 모든 상가들이 일찍 문을 닫는 한적한 시장 골목. 유일하게 불이 켜진 구멍가게로 들이닥친 한 남성이 순식간에 칼을 들이대며 상점 주인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목 주변과 왼손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상점 주인. 당시의 악몽을 말해주듯 현장 곳곳에는 혈흔이 남아있고 피해자의 남편은 범인이 칼을 들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 [저자와 차 한 잔] ‘당신, 연암’ 펴낸 문학박사 간호윤

    [저자와 차 한 잔] ‘당신, 연암’ 펴낸 문학박사 간호윤

    나직이 읊조려 본다. “당신, 연암” 열한 개 목소리가 메아리로 돌아온다. 말본새가 다 다르다. 청문회에 불려나온 증인이나 참고인이 각자의 처지에서 한 인간을 그려보는 것 같다. 쌍따옴표만 홀따옴표로 갈음한 연암 박지원(1737~1805)의 평전 ‘당신, 연암’(푸른역사 펴냄, 1만 5000원)을 쓴 간호윤(51)씨를 하늘색 맑았던 지난 11일 만났다. 오후 6시 만나 그날의 어스름을 배경으로 한참 차를 나눴다. ●저서엔 손자·청지기·부인 등 다양한 인물 등장 그의 책은 똑 청문회장을 옮긴 르포르타주다. 먼저 연암을 향해 수굿하지 않은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다. 묫자리를 다투며 그의 죽음을 앞당기는 데 일조한 유한준, 소설을 끔찍히 경계해 많은 소설을 낸 그에게 자송문을 권할까 고민한 정조, ‘연암집’을 펴내 할아버지를 곤란하게 만들 수 없다는 손자 박규수가 등장한다. 다음으로 연암을 가장 가까이 지켜본 이들이다. 마님이 눈을 감은 다음 날 이승을 떴다는 기록이 전하는 청지기 김오복, “문 앞엔 빚쟁이가 기러기처럼 줄 섰고”란 남편의 글을 인용하면서도 애틋한 부부애를 전한 부인 이씨, 미물에도 다사로웠던 부친이 뜻밖에 ‘개를 키우지 마라’고 했던 이유를 되새기는 장남 박종채가 그들이다. 다음은 평생 우의를 나눈 벗들. 처남이자 ‘열하일기’를 국제정치적으로 접근할 정도로 깊이가 있었던 이재성, TV 드라마로 소개돼 낯익은 제자인 무사 백동수, 끼니를 거르는 게 일이었던 연암의 살림을 부축한 유언호 등이다. 마지막으로 ‘연암집’이 갑신정변을 일으켰다고 다소 뜨악한 주장을 남긴 연암과 저자다. 연암은 “나는 냄새나는 똥주머니로 이 땅에서 예순아홉 해를 산 조선의 삼류선비”라고 되뇌고, 저자는 “백지에 조선의 달빛 같은 글이 떨어진다.”며 평생의 사표로 삼은 옛 스승을 흠모한다. 책을 읽는 내내 연암의 불면증과 우울이 산마루에 걸린 달빛마냥 아프게 여겨졌는데 그러고 보니 저자가 연암을 빼닮았다. 노론 벽파로서 보장된 출셋길을 마다하고 과거 시험지에 시화만 그려 놓던 일이나 가난을 가학(家學)으로 삼은 점, 글 쓰는 것을 전쟁처럼 여겼던 것이 그렇다. ●이번 책이 벌써 열아홉 번째 순천향대 국문학과를 졸업해 고교 교사로 10년 일하다 뒤늦게 한국외국어대에서 석사를, 인하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시간강사로 여러 대학을 나가는 틈틈이 경기 부천의 서재 ‘휴휴헌’에서 책을 쓰는데 이번이 열아홉 번째다. “학력이 변변찮아서인지 교수 임용에 낸 이력서만 100여통이 넘고, 어느 날은 부친 빈소의 병풍 뒤에서 이력서를 꾸민 아픔도 겪었어요. 한때 극단적인 생각도 했고요. 그러다 ‘논어’의 한 대목 ‘힘이 부족하다고? 예서 그만 두려는구나. 지금 네 스스로 선을 긋는구나’를 읽고 정신을 차렸지요.” 자신의 서가(書架) 대여섯 칸을 채울 만큼 연암을 다룬 저작들은 세상에 널렸다. “2005년에 ‘개를 키우지 마라’를 내면서 전공인 고소설만으로, 내 얘기만으로 연암을 얘기해선 안 되겠다, 그의 인물됨을 대중에게 쉽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생각을 곰삭여 책을 내게 됐습니다.” 지금은 178㎝에 80㎏ 나가지만 한창 공부할 때는 50㎏ 정도 나갔다고 한다. “어느 날 딸의 몸이 제 팔에 스치게 됐는데 소스라치게 놀라더군요. 그만큼 아비 노릇을 못했습니다.” 신선한 필체만으로 책의 가치를 가둘 순 없다. 쪽마다 오롯이 새겨야 할 우리말이 그득하다. 그 많은 말들을 어떻게 찾아내느냐고 묻자 “책에 글항아리란 표현이 있지 않습니까. 퍼뜩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적어둡니다.”라고 답한다. 몇년 전 학회에서 “당신 논문은 학문 발전에 0.001%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험구를 들었다며 허허로이 웃은 그는 “평생 책을 낼 겁니다. 권세가들로부터 문둥이란 비난을 듣고도 ‘그래 난 문둥이다’라고 당당했던 그분처럼 뭇 사람들에 연암의 인간다움이 역병(疫病)처럼 돌게 만들었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글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씨줄날줄] 꼴찌들의 반란/최광숙 논설위원

    소설가 박완서는 다들 일등에게 관심을 보일 때 꼴찌를 응원했다. 어느 날 우연히 마라톤을 보고서다. 그는 수필집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서 “모든 환호와 영광은 우승자에게 있었지만, 그는 환호 없이 달리는 사람이 위대해 보였다.”며 꼴찌 마라토너에게 환성을 질렀다. 요즘 꼴찌들의 유쾌한 반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를 받은 존 거던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iPS세포 연구소장의 인생 스토리는 꼴찌들의 쾌거사(史)다. 거던 교수는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15세 때 받은 생물과목 꼴찌 성적표”라고 했다. 당시 교사로부터 “과학자를 꿈꾸는 것은 완전히 시간낭비”라는 말을 듣고 그는 과학자의 꿈을 접고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내 생물학 연구에 몰두했다. 야마나카 교수는 의사였지만 수술을 못해 연구로 방향을 틀면서 인생 역전을 이뤄낸 인물이다. 첫 수술에서 10분이면 끝날 수술을 1시간이 넘도록 끝내지 못해 수술대 위에 오른 친구에게 사과를 했을 정도다. 유전자 연구로 진로를 바꾼 이후에도 좌절은 계속됐지만 “아홉번 실패하지 않는다면 한번의 성공도 얻을 수 없다.”며 연구에 매진했다.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 역시 한국 영화계에서는 ‘이단아’였다. 스스로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할 만큼, 그는 초졸 학력으로 청계천에서 철공 등으로 일하며 밑바닥 생활을 했다. ‘강남 스타일’로 한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싸이 역시 “가수가 아니면 ‘루저’(실패자)로 살았을 것”이라고 할 만큼 우등생의 삶과는 거리가 먼 ‘날라리’였다. 이런 꼴찌들의 반란이 가능했던 건 무엇보다 그들이 어떤 경우든 결코 좌절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렸다는 것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꼴찌는 있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꼴찌들에게 기회를 주는 사회인가, 아닌가일 뿐이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각 분야에서 창의로운 인재들을 키우려면 패자부활전이 가능한 사회, 꼴찌를 배려하는 교육 시스템을 갖춘 사회가 돼야 한다. 한번 실패로 꼬인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기만 한다면 그 사회는 정의롭다고 할 수 없다. 지금은 밑바닥 꼴찌이지만 유쾌한 도전과 반전으로 새로운 역사를 쓸 미래의 인재들을 짓밟아서야 될 말인가. 우리나라가 노벨상을 받는 그날은 아무래도 꼴찌들에게도 수 많은 기회가 활짝 열려 있는 때일 것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애플, 10년전부터 특허戰 준비”

    애플이 10년 전부터 경쟁 업체의 시장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특허전쟁을 준비해 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직 애플 임원들의 폭로를 인용,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애플 임원은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우리는 아이폰과 관련한 모든 것에 대해 특허를 신청해야 한다.”며 무조건적인 특허 신청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엔지니어가 참석하는 애플 회의에는 특허 변호사들이 어김없이 참석했다. 2006년까지 애플에서 최고법률책임자를 지낸 낸시 하이넨은 “잡스의 태도는 애플에서 누가 뭔가를 생각해 냈다면, 바로 그에 대해 특허를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특허를 따 놓으면 나중에 (경쟁 회사의 비슷한 제품 생산을 막기 위한) 방어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전직 애플 변호사는 특허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특허를 무차별적으로 신청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2000년 이후 4100개의 특허를 취득했다. 애플이 특허를 따내기 위해 얼마나 집요했는지를 보여 주는 사례도 소개됐다. ‘시리’ 음성 검색 특허로 알려진 ‘컴퓨터 시스템 정보 검색을 위한 범용 인터페이스’(미국 특허번호 8086604)는 특허 심사원으로부터 현존하는 아이디어를 “명백하게 변형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특허 출원을 아홉 차례나 거부당했다. 하지만 애플은 지난해 또다시 미세한 조정을 거쳐 특허를 신청, 10번의 시도 끝에 해당 특허를 따냈다. 애플은 또 특허전쟁에서 대화·협상을 통한 해결 의지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 특허가 이렇게 남발되는 소송 때문에 오히려 기술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프로야구] 71세 코끼리 감독 ‘꼴찌 독수리’ 살릴까

    [프로야구] 71세 코끼리 감독 ‘꼴찌 독수리’ 살릴까

    김응용(71) 전 삼성 야구단 사장이 한화 사령탑에 전격 기용됐다. 프로야구 한화는 8일 김 전 사장을 계약 기간 2년에 계약금과 연봉 각각 3억원 등 모두 9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김 신임 감독은 오는 15일 대전구장에서 선수단과 상견례 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팀 운영 철학 등을 밝힐 예정이다. 구단 관계자는 “내년 시즌 목표를 4강이 아닌 우승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우승 제조기였던 김 전 사장의 경륜이 무엇보다 절실했다.”며 나이가 아닌 실력이 최우선이었음을 강조했다. 8년 만에 현장에 복귀하는 김 감독은 “돌아오고 싶었는데 한화에서 좋은 기회를 줬다.”며 “단시일 내 최강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류현진의 해외 진출과 박찬호의 은퇴 등은 구단 결정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감독 선임을 놓고 내로라하는 후보들을 모두 거론할 정도로 고심을 거듭했다. 지난 8월 한대화 전 감독이 중도 퇴진한 직후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1순위로 꼽혔으나 세부 조건에서 구단과 이견을 보여 불발됐다. 그 뒤 이정훈 북일고 감독이 후보로 부상했지만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부진해 밀려났다. 다음엔 조범현 전 KIA 감독이 떠올랐다. SK와 KIA에서 팀 리빌딩을 이끈 점이 도드라졌지만 낙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지휘봉을 넘겨받은 한용덕 감독 대행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것과 무관하지 않았다. 정규리그 막바지에는 김재박 전 LG 감독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구단 고위층과의 잦은 만남이 목격돼서다. 이때 김응용 감독이 현장 복귀 의지를 드러내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그룹 차원에서 접촉했고 결국 최종 합의에 이르렀다. ‘코끼리’ 김 감독은 ‘용장’ ‘맹장’으로 불린 최고의 승부사다. 무려 22시즌 동안 프로야구 사령탑을 지내면서 통산 2653경기에 나서 1463승1125패(승률 .565)를 기록했다. 1983년부터 18년 동안 해태 감독으로 있으면서 아홉 차례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 해태를 ‘명가’로 키웠다. 2002년에는 삼성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등 통산 10차례 한국시리즈 제패를 달성하며 지도력을 확고히 했다. 삼성 구단 사장으로 취임해 야구인 출신 첫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는 신화도 썼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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