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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백신 8000만회분 공여”… 韓 포함될 듯

    바이든 “백신 8000만회분 공여”… 韓 포함될 듯

    새달까지 화이자·모더나·얀센 2000만회분 AZ 6000만회분 포함… “백신 무기고 될 것”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백신 스와프 급물살조 바이든(얼굴) 미국 대통령이 화이자·모더나·존슨앤드존슨 등 3개 제약사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2000만회분을 오는 6월 말까지 타국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상황이 안정되자 백신 풀기에 본격 나선 것으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 백신 스와프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바이든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미국이 총 80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향후 6주간 해외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원키로 했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000만회분에 이어 3개사의 2000만회분을 추가한 것이다. 미국은 그간 450만회분의 AZ 백신을 캐나다 및 멕시코에 공급했지만 자국 승인 백신 3종을 공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바이든은 이날 구체적으로 공여 대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인도, 아프리카 저개발국 등과 함께 한국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됐다. 한미 정상회담이 불과 나흘 남은 상황에서 발표가 난 데다가, 백신 허브 조성 등 백신 협력을 위한 양국 간 물밑 조율도 지속돼 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백신 공여는 무상기부가 원칙이지만 저개발국이 아닌 한국은 스와프가 유력하다. 시급한 백신 물량을 미국에서 앞당겨 공급받아 5~6월 ‘백신 보릿고개’에 대응하고, 향후 한국이 확보한 물량을 미국에 갚는 식이다. 일방적인 공여보다 공급 물량 확대에 유리한 방식으로, 일각에서는 한국이 AZ가 아닌 3개사 백신 수백만 회분을 확보할 거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도 나온다. 아울러 바이든은 백신 공여를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미국의 공여 물량이 “중국, 러시아가 공여한 1500만회분과 비교해 5배가 넘는다”며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백신의 무기고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인도 변이’ 국내 감염 첫 사례…인천공항 검역소 관련 15명(종합)

    ‘인도 변이’ 국내 감염 첫 사례…인천공항 검역소 관련 15명(종합)

    변이 확정 8명-역학적 관련 7명 인천국제공항 검역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인도발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일부는 해외 입국자를 관리하는 업무를 하던 중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 변이가 국내에서 전파된 첫 사례다. 특히 2차 전파까지 발생한 것으로 파악돼 검역 업무에도 비상이 걸렸다.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인천공항 검역소 관련 확진자는 총 15명으로, 이들 중 8명이 유전자 분석 결과 인도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변이 감염자와의 접촉력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인도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간주되는 ‘역학적 관련’ 사례 7명을 포함하면 15명 모두 인도 변이 사례로 볼 수 있다. ‘인도 변이’ 국내 감염 첫 사례 확진자 15명을 구분해보면 검역소 격리시설 관련 근무자가 9명이고 가족과 지인이 각 1명, 기타 사례가 4명 등이다. 기타 사례는 검역소 종사자들의 동료지만 격리 시설에서는 근무하지 않은 확진자들이다. 인천공항검역소와 관련해서는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온 이후 직원과 파견 군인 등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바았다. 이달 12일 이후에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으나 아직 유행 상황이 종료되지는 않은 상태다. 방역당국은 인도 변이 감염자로부터 검역소 종사자들에게 감염이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인천공항에서 해외 입국자를 관리하고 격리 치료를 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종사자들이 감염됐고, 이들에게서 직접적으로 입국자를 관리하지 않는 사람에게로 소규모로 2차 전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방대본은 최초 감염 경로와 관련해 “인도 변이 감염자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입국자 중 인도 변이 확정 사례가 1명이 아니었기에 선행 감염자는 특정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방대본은 “해외입국 관련 사례(검역소를 중심으로 한 국내 감염)는 현재 유행이 종료됐기 때문에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해외입국 후 검역소 관할 시설에서 격리 치료받게 될 해외 입국 사례는 향후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 변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브라질 변이에 이어 ‘우려 변이’로 지정한 변이 바이러스다. 인도 변이 감염자는 총 87명으로, 해외유입이 79명, 국내 감염이 8명이다. t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퉤” 7개월 아시아계 임산부에 일부러 침 뱉은 흑인 논란

    “퉤” 7개월 아시아계 임산부에 일부러 침 뱉은 흑인 논란

    미국 내 아시안 혐오가 일상이 됐다. 남편이 모는 차량 조수석에 앉아있던 아시아계 임산부도 혐오범죄 표적이 됐다. 17일 캘리포니아 지역방송 KRON에 따르면 오클랜드경찰은 최근 임산부에게 침을 뱉고 달아난 아프리카계 남성에 대한 보고를 접수했다. 티나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피해 임산부는 14일 오전 8시 26분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시내에서 인종차별 혐오범죄에 휘말렸다. 출근길 남편이 모는 차량 조수석에 앉아 있다가 지나가던 아프리카계 남성이 뱉은 침에 맞았다.피해 임산부가 공개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문제의 흑인이 빨간 신호를 받고 정차한 부부의 차량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범행 장면은 잡히지 않았으나, 흑인이 열린 창문 너머로 조수석 임산부에게 침을 뱉는 소리가 고스란히 녹음됐다. 임산부에게 위협을 가한 가해자는 곧장 차를 빙 돌아 운전석으로 향했다. 그러나 피해 임산부는 침착함을 잃지 않고, 차에서 내려 항의하려는 남편을 만류했다. 남편 역시 아시아계다. 임신 7개월인 피해 임산부는 “피의자가 운전석까지 다가가 남편을 도발했다. 화가 난 남편은 차에서 내리려 했다. 하지만 나는 아기와 우리가 위험에 빠지는 걸 원치 않았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끝까지 성차별적 폭언을 퍼붓다 사라졌다.피해 임산부는 “가해자가 우리에게 고함을 지르며 다가왔을 때, 피해를 직감했다. 마침 창문도 열려 있었겠다, 아시아계인 우리를 겨냥하기 딱 좋은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근하자마자 세수하고 진찰을 받았다. 코로나19 검사도 진행했다. (아기가 잘못됐을까봐) 끔찍했다”고 덧붙였다. 검사 결과는 다행히 음성이었다. 사건 이후 현지 아시아계 연합은 “피해 부부는 오클랜드 소외 지역에서 봉사하는 의료종사자”라면서 “사건을 보고받은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피해 임산부 역시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에서 의료종사자로 일하며 마주치는 어르신들이 비슷한 피해를 겪는 걸 목격했다. 익명성을 유지하고 싶었으나,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정당한 목소리를 내도록 격려하기 위해 피해 사실을 밝히기로 했다”고 전했다.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은 지난 1월에도 20대 무슬림이 길을 걷던 91세 아시아계 노인을 뒤에서 밀어 넘어뜨린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당시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킴과 중국계 배우 대니얼 우 등 유명인사들이 현상금을 내거는 등 검거에 적극 힘을 보탠 덕에 용의자는 체포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관심사 다른 韓美...정상회담서 접점 찾을까

    관심사 다른 韓美...정상회담서 접점 찾을까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협력·북핵 미국은 대중 견제·한국 기업 투자21일 회담 앞두고 공동성명 조율바이든, ‘기술동맹’ 요구 가능성도“쿼드 협력 분야 참여, 국익 도움”오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직후 발표될 공동성명은 바이든 시대 한미 관계를 규정지을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코로나19 백신 협력과 북핵 해법을, 미국은 대중 견제 공조와 한국 기업의 대미 대규모 투자 등 관심사가 다른 만큼, 정상회담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을지 주목된다. 양측은 18일에도 공동성명 문안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이어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회담 내지 성명에 들어갈 구체적인 표현에 대해서는 이 시간 현재도 협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의제로 거론되는 북핵, 백신,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재편, 쿼드(미·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참여와 관련해 얼마나 구체적 내용이 담길 지가 관심사다. 특히 최우선 의제로 꼽히는 백신 협력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한 만큼 가시적 성과가 절실하다.바이든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모더나·화이자·존슨앤드존슨 백신 2000만회분에 대해 6개월 내 해외 공여를 밝힌 것은 긍정적이다. 모너나 백신의 위탁생산 계약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백신 보릿고개’인 5~6월에 모더나 등 수백만회분 조기 도입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실화되면 양국은 백신 파트너십의 주춧돌을 놓는 셈인데, 관건은 조기 도입 물량 규모다. 백신이 시급한 인도나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한 아프리카 저개발국과 달리 한국은 확진자 관리가 안정적이어서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핵 문제와 관련, 한미 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기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공동성명에 2018년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계승한다는 내용이 담긴다면 한국 정부로선 바랄 나위가 없다. 다만 미측이 북한 인권 문제를 짚고 가려고 할 수도 있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 정부는 인권 문제를 눈감아 주면서까지 협상한다는 표현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상식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표현으로 바꾸되 실리 차원에서는 미국이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문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일 정상회담 때 발표된 공동성명을 보면 미국의 입장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한미 간 공동성명에는 그렇게 구체적으로 담기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북한을 대화로 이끌만한 획기적인 방안이 공동성명에 들어갈 가능성도 낮다”고 내다봤다.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공급망 재편을 지시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에 ‘기술동맹’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기술동맹이란 표현이 직접 들어가지 않더라도 “한미가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성명에 담길 수 있다는 얘기다. 쿼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중국을 의식해 소극적 입장을 취했지만 백신 협력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회담에선 특별히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될 것 같지는 않다”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 평화·안정에 대해 한국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기여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영관(전 외교통상부 장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는 “한미 정상 간 만남은 상대에 신뢰를 다지는 중요한 계기”라면서 “바이든 정부가 강조하는 민주주의·가치 외교, 다자주의·글로벌 협력에서 동맹인 미국과 함께 갈 준비가 돼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면 우리가 원하는 여러 현안(백신, 북핵 등)에서 미국이 협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쿼드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현재로선 다른 나라를 초빙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면서 “우리는 쿼드 내 워킹그룹(기후변화, 백신, 신기술 등)을 중심으로 협력 분야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김헌주·신융아 기자·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dream@seoul.co.kr
  • 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에 헤엄쳐 온 난민이 하루 5000명

    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에 헤엄쳐 온 난민이 하루 5000명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스페인령인 세우타에 17일(현지시간) 하룻동안 약 5000명의 불법이민자들이 몰려 들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대부분 모로코 출신 미성년자들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까운 세우타는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의 첫 번째 관문으로 꼽히는 곳이다. 지난해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 세우타에 도착한 아프리카인은 2228명이었다. 그러다 최근 서사하라 독립세력인 ‘폴리사리오 전선’의 지도자 브라힘 갈리가 코로나19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스페인이 받아준 여파로 스페인과 모로코 간 긴장이 고조되며 난민 유입이 늘었다. 지난달 말부터 하루에 100여명의 모로코인이 헤엄치거나 장벽을 넘어 세우타에 도착했고, 급기야 이 숫자가 하루 5000명 수준으로 치솟은 것이다. 스페인은 모로코와의 조약에 따라 세우타에 들어온 모로코인들을 48시간 이내에 본국으로 송환 조치했다. 단, 동반자 없는 미성년자는 송환시키지 않고 스페인 정부가 보호하고 있다. 스페인과 모로코는 서사하령 영유권 문제로 갈등 중이다. 모로코가 지난 1979년 국제사회 동의 없이 서사하라 지역을 병합하면서 빚어진 갈등이다. 모로코의 병합 이후 폴리사리오 전선이 모로코를 상대로 서사하라 독립을 요구하며 무력투쟁을 전개해 오던 도중 지난해 돌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로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를 대가로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영유권을 인정했다. 이후 모로코와 주변국 간 관계가 악화되는 중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1980년대 무인도서 침팬지와 6년 넘게 산 여성의 사연

    1980년대 무인도서 침팬지와 6년 넘게 산 여성의 사연

    오래 전 아프리카 감비아에 있는 한 무인도에서 침팬지와 6년 넘게 산 여성의 사연이 세상에 공개돼 화제다. 영국 일간 미러닷컴 등 외신에 따르면, 재니스 카터라는 이름의 한 여성은 인간에게 너무 익숙해진 침팬지 루시를 야생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숲에서 함께 살며 살아가는 법을 익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과정은 무려 6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카터의 사연은 그녀와 루시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올해 제작되면서 알려졌다. 루시는 2세였던 1964년 서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살던 미국인 심리 치료사 모리스 테머린 박사와 그의 아내 제인에 의해 연구 목적으로 입양됐었다. '인간의 딸'처럼 성장한 루시는 120개의 사인을 통해 수화를 익혔고 인간의 침대에서 잠을 청하고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차를 대접하는 예절까지 배웠다. 하지만 성숙기가 되면서 인간을 깨무는 등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 루시를 더는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 테머린 박사는 침팬지를 야생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했던 것이다.1976년 25세였던 카터가 테머린 박사로부터 루시를 돌봐달라고 부탁을 받았던 시기가 바로 그때였다. 대학교에서 영장류 연구팀에 있던 대학원생 카터는 우리에 갇힌 루시와 처음 만나 수화로 대화를 나누며 유대를 쌓았다. 이듬해 테머린 박사 부부가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카터는 현지에 머물며 루시가 야생에 적응하도록 도왔다. 사실 이 결정은 그녀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자신마저 떠나면 루시가 홀로 쓸쓸하게 지내야 한다는 것을 모른 척할 수 없었다. 결국 그녀의 결정은 사귀던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교사라는 꿈까지 포기하는 결과를 낳았다.이후 카터는 1979년 5월 루시와 함께 감비아에 있는 외딴 무인도로 이주했다. 카터와 루시는 표범 등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밤에는 우리 안에서 머물며 섬에 살던 다른 침팬지 8마리와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섬 생활은 카터에게 열악했다. 전기는 물론 수도도 없고 바깥 소식은 6개월마다 한 번씩 주고받는 편지가 전부였다. 인간 사회로부터 거의 단절된 생활을 해야 했던 카터는 극심한 외로움을 겪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루시를 숲으로 돌려보내고 싶다는 일념으로 6년 넘게 섬에서 버티며 살았던 것이다. 처음에 카터는 루시 앞에서 야생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시범으로 선보였다. 그러자 루시는 시행 착오를 거듭하면서도 자기 힘으로 먹이를 얻는 기술을 터득했다. 또 루시는 카터로부터 다른 침팬지들과 교류하는 법도 배웠다. 그러던 중 카터는 침팬지의 성격과 문화적인 경향이 인간의 경우와 매우 비슷하다는 점을 깨닫기도 했다. 카터의 노력으로 곧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 시작한 루시는 대시라는 이름의 수컷 침팬지와 친해졌다. 그때 카터는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카터는 “헤어질 때 내가 얼마나 루시를 사랑했는지 깨달았다. 그때 나눈 포옹은 이전과 달리 강렬하게 느껴졌다”면서 “루시는 내가 섬에서 외로움을 느낄 때도 금세 알아차릴 만큼 민감했다”고 회상했다. 또 “루시와는 좋은 친구 같은 관계를 맺어 왔다. 날 생각해준다는 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지만, 이때 루시는 날 더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포옹을 한 뒤 돌아서서 날 바라보더니 동료들이 있는 숲으로 떠나갔다”고 설명했다. 이후 카터는 1년 만에 섬으로 돌아가 루시와 다시 한번 만났다. 하지만 루시는 이듬해인 1987년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현재 70세가 된 카터는 감비아 수도 반줄에서 살면서 침팬지 보호 프로젝트에 종사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간을 침팬지 재활센터가 있는 보호구역에서 지내고 있는데 거기에는 루시의 후손을 포함해 야생 침팬지 14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공병의 끝판왕! 전술교량의 원조 ‘장간조립교’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공병의 끝판왕! 전술교량의 원조 ‘장간조립교’

    전장의 도우미라는 별칭을 가진 공병. 공병은 육군의 병과 중 하나로 전투부대 기동에 제한을 주는 각종 장애물을 제거해 기동로를 만들고, 하천을 자유롭게 건널 수 있도록 도하작전을 지원한다. 또한 적의 기동을 방해하기 위한 장애물을 설치하기도 하고, 아군을 보호하기 위한 진지를 만들기도 한다. 공병은 그야말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교량가설 특히 장간조립교 설치는 81mm 박격포, 155mm 견인포, 90mm 무반동총 주특기와 함께 우리 군 최악(?)의 4대 보직으로 손꼽힌다. 장간조립교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우리 군에 전력화되었다. 미군에 의해 도입된 우리 군 최초의 현대화된 전술교량으로 당시 목교(木橋) 즉 나무다리와 함께 사용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사용된 장간조립교는 도널드 베일리(Donald Bailey)라는 영국 엔지니어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 때문에 장간조립교는 ‘베일리 다리’라고도 불린다.영국정부의 전쟁성에서 근무하던 도널드 베일리는, 1940년 기존의 다리와 달리 강철 트러스 구조로 만들어진 부재를 조립해 만드는 교량을 제안한다. 1941년 2월 14일 제안을 받아들인 영국정부 군수성은 도널드 베일리에게 5월 1일까지 시제품을 완성하도록 요구한다. 도널드 베일리는 재빨리 시제품을 만들었다. 당시 시제품은 길이가 2피트(feet) 즉 0.61m에 불과했지만 마크 V 전차 수대가 기동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했다. 성능이 입증된 장간조립교는 1941년 7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영국 육군 공병은 1942년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처음으로 장간조립교를 실전에서 사용한다. 장간조립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각 전선에서 맹활약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마켓가든 작전을 영화화한 ‘머나먼 다리'(A Bridge too Far)에도 장간조립교가 등장한다. 유럽 연합군 총사령관이었던 아이젠하워 장군은 장간조립교를 ‘레이더’ 그리고 ‘폭격기’와 함께 유럽 전선에서 승리에 기여한 장비라고 평했다. 또한 영국군의 몽고메리 장군은 장간조립교가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1947년 회고록에 기록했다.장간조립교를 만든 도널드 베일리는 1946년 공적을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수여 받는다. 장간조립교는 간격의 길이와 급수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보강 및 조정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세트로 단일 복식(24.4m) 2개소 또는 2단 복식(33.5m) 1개소를 구축할 수 있다. 단경 간 교량으로 군용 하중 급수 60을 기준으로 할 때 3단 3중식으로 61m까지 구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각종 부품의 무게가 상당하다. 장간은 228kg 그리고 횡골은 286kg에 달한다. 이 때문에 장간은 6명 그리고 횡골은 8명이 같이 든다.부품이 무겁기 때문에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중상 혹은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공병 예비역들은 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간조립교는 전시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유용하다. 특히 태풍이나 폭우 같은 자연재해로 인해 교량이 파괴되거나 유실되었을 때 장간조립교가 사용된다. 이밖에 개발도상국에서는 일반 교량대신 장간조립교를 설치해 사용하기도 한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파병 중에 다쳤어요” 랜선연애하던 미모의 여군 정체

    “파병 중에 다쳤어요” 랜선연애하던 미모의 여군 정체

    “해외 파병 중 다쳤는데 수술비가 필요해요. 전역하고 한국에서 당신과 살고 싶은데…” 군복을 입은 미군이나 미모의 외국인 여성 사진을 프로필로 한 SNS 계정으로부터 온 친구 신청. 호기심에 받은 친구 신청 이후 매일 다정한 안부 메시지가 도착했다. 몇 달간의 연락이 이어졌고 “당신과 함께 한국에서 살고 싶다”는 달콤한 말을 나누는 사이가 됐다. 피해자들은 랜선연애를 하던 이 여성이 남성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경기북부경찰청은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사기 등 혐의로 외국 국적 30대 남성 A씨 등 4명을 17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해외에 기반을 둔 실행 조직과 국내 자금관리 조직을 나누고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벌였다. 조직원 대부분은 아프리카 지역에 국적을 둔 외국인으로, 국내에서도 자금 관리, 인출을 담당할 외국인 조직원들을 모집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검거된 4명은 국내 관리 조직의 관리책과 인출 조직원으로, 해외에 있는 실행팀 등에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주로 미군이나 해외에 거주하는 변호사·의사 등을 사칭해 호감을 샀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외국인 연인 행세를 하며 돈을 뜯어내는 수법(로맨스 스캠)으로 피해자 26명으로부터 총 16억51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한 피해자는 금융거래소 직원을 사칭한 피의자의 “160억 퇴직금을 배우자만 수령할 수 있으니 당신이 배우자 행세를 해달라”는 말에 속아 변호사 선임과 서류작업비 명목으로 약 2억8000만원을 뜯겼다. 경찰은 “심리적으로 외로운 중·장년층이 스캠 수법에 잘 속는다”며 “특히 외국인에게 송금할 때는 확인을 거듭하는 등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SNS상 무분별한 친구 추가를 자제하고, 이미 피해를 입었을 경우 입금내역과 대화 내역 등 증거자료를 지참해 경찰서에 신고하고 입금한 은행에 지급정지 및 반환 가능여부를 문의하라고 조언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3m 새까지 사냥…호주서 800만년 전 거대 악어 화석 발견

    3m 새까지 사냥…호주서 800만년 전 거대 악어 화석 발견

    호주 오지에서 800만 년 전에 살던 거대 악어의 화석이 발견됐다. 신종으로 여겨지는 이 악어는 커다란 먹잇감을 사냥할 만큼 강한 힘을 지녔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ABC뉴스 등 현지매체가 17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고대 악어의 화석은 2009년 노던준주에 있는 앨리스 스프링스에서 북동쪽으로 약 200㎞ 떨어진 알쿠타 화석지에서 발견됐다. 이는 악어 두개골로 지금까지 발견된 같은 종의 화석 중 가장 완벽한 형태로 남아 있어 관련 연구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대 악어의 몸길이는 약 5.2m, 몸무게는 약 455㎏으로, 오늘날 바다악어의 크기와 거의 같다. 하지만 이 종은 2500만 년 전부터 호주 대륙을 돌아다닌 바루(Baru)속에 속해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 크로코딜루스에 속하며 겨우 몇백만 년 전 호주로 이주한 바다악어와 다른 종이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노던준주 박물관의 지구과학 선임 큐레이터인 애덤 예이츠 박사는 “이 화석은 호주 중부에 살고 있었다는 점을 몰랐던 신종에 관해 말해준다”면서 “호주 중부에 이 거대 악어가 살기에 충분한 크기의 강이 존재했다는 생각은 믿기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견으로 호주 동물이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이해하는데 있어 퍼즐에 또 다른 조각을 하나 더 추가했다”고 덧붙였다.특히 고대 악어는 몸무게가 엄청나게 많이 나가지만, 커다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힘이 매우 강했을 가능성이 크다. 예이츠 박사는 “이 악어는 바루속 악어 중 가장 힘이 쎈 종으로 오늘날 바다악어와 크기는 비슷하지만 뼈의 견고성을 고려할 때 더 무거웠을 것이다. 특히 이빨은 매우 커 그 수는 더 적다”면서 “이 종은 큰 먹잇감을 사냥할 수 있는 악어였다”고 설명했다. 이 악어의 먹잇감 중 하나는 호주의 날지못하는 새로 키 3m, 무게 650㎏에 달했던 드로모르니스 스티르토니(Dromornis stirtoni)였다. 예이츠 박사는 “우리는 이 바루속 악어가 드로모르니스를 사냥한 사실을 다른 지역의 발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왜냐하면 이 새의 다리뼈에는 이 악어 이빨에 의해 생긴 것으로 보이는 구멍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신종 악어의 표본은 내년 노던준주에서 열리는 바루악어 전시회를 통해 선보일 계획인데 그때 정해진 이름도 함께 공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애덤 예이츠 박사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영화 ‘터미널’처럼 423일 공항 갇힌 남자 … 난민 지위 얻고 해피 엔딩 쓸까

    영화 ‘터미널’처럼 423일 공항 갇힌 남자 … 난민 지위 얻고 해피 엔딩 쓸까

    “제 쌍둥이 형제는 고향에서 살해당했습니다. 다섯명의 자식들은 뿔뿔이 흩어져 소식조차 들을 수 없게 됐습니다. 본국으로 돌아가면 제 목숨을 잃을까 두렵습니다.”지난해 2월 A씨는 아프리카의 고국에서 가족과 친구들의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 뒤 도망치다 홀로 동남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경유지였던 한국에서 난민 신청을 하려 했지만,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청은 신청서 접수조차 거부했다. ‘환승객은 입국 자격이 없어 난민신청서를 쓸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다고 A씨는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본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갑작스런 본국의 내전으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영화 ‘터미널’ 속 주인공처럼 A씨는 24시간 동안 불빛이 꺼지지 않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환승구역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영화와 달리 공항에서의 삶은 힘겨웠다. 제대로 씻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환경에서 A씨는 지병 탓에 탈수 증세를 겪기도 했다. 치료를 받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A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유엔난민기구의 핫라인을 통해 한국 공익 변호인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은 A씨를 환승구역에 방치하는 것은 ‘불법구금’에 해당한다며 풀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입국한 지 1년 2개월, 장장 423일 만인 지난달 13일 A씨는 공항 밖 한국 땅을 처음으로 밟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한 시민단체가 마련한 거처에 머물게 됐다. A씨를 진료한 의사는 다시는 구금 상태에 놓여선 안 된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법무부가 A씨의 난민신청 접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내용의 소송도 냈다. 1심에 이어 지난달 21일 항소심도 “난민신청을 접수하지 않은 건 위법하다”며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상소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이제 A씨에겐 정식으로 난민 신청 절차를 거쳐 난민 지위를 얻는 일만 남았다. 확정 판결 직후 A씨는 정식 난민심사 기회를 줄지 말지 따지는 사전심사(회부심사)를 넣었고, 결과는 이번 주 안에 나올 예정이다. 불회부 결정이 내려지면 다시금 지난한 법적 싸움을 해야한다. 회부 결정이 나오더라도 정식으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도 아무도 알 수 없다. A씨의 법률대리인단 소속의 사단법인 두루 이한재 변호사는 “난민 지위를 얻기까지 쉽지 않겠지만 A씨의 승소 사례는 향후 ‘공항 난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전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특사 자리’ 늘리는 바이든, 효과 있을까

    ‘특사 자리’ 늘리는 바이든, 효과 있을까

    폴리티코 “노드스트림 특사 검토”최근 100일간 3번째 특사 임명 될듯 대외적 외교활동 노출 효과 있으나행정부 비해 전권 없어 실패도 많아독일과 러시아 간 해저 천연가스관 연결 사업인 노드스트림-2 건설 사업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특사 임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되면 최근 100일 만에 3번째 특사다. 주로 정치인을 보내는 특사는 해당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갖고 있으며, 대외적으로 외교적 활동을 노출해 관심을 집중시키는 순기능이 있다. 반면 최근 들어서는 꼭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정치적인 이유로 특사를 남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의 경우는 갈등에 직접 개입해 위험 변수를 높이기 보다 ‘상황 관리’에 치중하는 외교를 펼치기 위해 특사 자리를 지나치게 늘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1일 바이든은 리처드 노랜드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에게 리비아 특사라는 직위를 하나 더 주었다. 국무부는 오는 12월 24일 리비아 대선을 앞두고 “정치 절차를 정상 궤도에 오르게 하고 리비아에서 외세를 제거하는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3일에는 제프리 펠트먼 전 유엔 사무차장을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이집트, 수단, 에티오피아 지역의 특사로 임명했다. 에티오피아는 청나일강에 거대 댐을 조성 중이며 강 하류에 있는 이집트·수단 등은 식수 부족 등을 우려하며 반발 중이다. 해당 직위는 이 분쟁을 조율하는 자리다. 이미 기존에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수단, 홀로코스트, 인질문제, 반유대주의, 비확산 특사 등이 있다. 또 아직 공석인 대북인권 특사도 있다. 특사는 통상 백악관 및 국무부가 직접 개입했을 때 정치적 위협 요소나 변수가 아주 많은 사안일 때 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특사에게 대통령이나 국무장관이 자신의 권한을 위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통설이다. 특사 기용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아담 에렐리 전 바레인 대사는 폴리티코에 게재한 기고에서 “특사는 미국에 가장 중요한 외교적 사안만을 위해 보류하는 게 좋다”며 “다른 업무는 대통령이나 국무장관이 처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반도체 대란에도… 현대차 팰리세이드 500대 阿 수출

    반도체 대란에도… 현대차 팰리세이드 500대 阿 수출

    지난 15일 평택항에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수출되는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서 있는 모습. 현대차는 민주콩고 정부가 주요 공직자 업무용 차량 확보를 위해 진행한 입찰에서 500대 규모의 공급 계약을 따내 16일 1차 선적분 250대를 선적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중부 아프리카 국가와 맺은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 반도체 대란에도… 현대차 팰리세이드 500대 阿 수출

    반도체 대란에도… 현대차 팰리세이드 500대 阿 수출

    지난 15일 평택항에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수출되는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가 서 있는 모습. 현대차는 민주콩고 정부가 주요 공직자 업무용 차량 확보를 위해 진행한 입찰에서 500대 규모의 공급 계약을 따내 16일 1차 선적분 250대를 선적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가 중부 아프리카 국가와 맺은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 [나우뉴스] 부인 16명과 자녀 151명 낳은 60대 남성, 17번째 결혼 준비중

    [나우뉴스] 부인 16명과 자녀 151명 낳은 60대 남성, 17번째 결혼 준비중

    부인 16명과 자녀 151명을 둔 짐바브웨 남성이 17번째 결혼식을 준비 중이다. 6일 남부 아프리카 짐바브웨 국영 ‘더 헤럴드’는 죽을 때까지 결혼과 출산을 멈추지 않을 거라는 60대 남성의 이야기를 전했다. 수도 하라레 북부에 위치한 마쇼나란드센트럴 음비레 지역에는 전무후무한 대가족을 거느린 이가 산다. 퇴역 군인 미섹 얀도로(66)가 그 주인공이다. 1977년 해방 전쟁에도 참전했던 그는 1983년 첫 번째 결혼 이후 15명의 신부를 추가로 맞이했다. 일부다처제가 만연한 짐바브웨에서도 둘째 가라면 서러울 수준이다. 한 해에 3번 결혼한 적도 있다. 얀도로는 “첫 번째 결혼후 본격적으로 일부다처제 과업에 착수했다. 마지막 결혼은 2015년이었다”고 밝혔다.부인 16명과의 부부 생활을 위해 나름의 원칙도 세웠다. 얀도로는 “아내들은 매일같이 음식을 준비하고, 나는 그 중 가장 맛있는 요리만 먹은 뒤 나머지는 버린다. 이를 통해 아내들은 발전의 기회를 얻고, 나는 그날 밤 묵을 방을 정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루 평균 4명의 부인에게 ‘부부관계 권리’를 부여하고, 목표한 침실을 차례로 거치며 내 의무를 다한다. 그게 내 일이다. 다른 하는 일은 없다. 아내들도 행복해한다 정말이다. 나 없을 때 한 번 자유롭게 인터뷰해보라”고 밝혔다. 이런 방식으로 그가 부인 16명과의 사이에서 얻은 자녀는 모두 151명. 2015년 마지막 결혼 이후 6년간 낳은 자녀만 22명이다. 그 중 한 명은 아버지처럼 일부다처제를 선택했다. 더 헤럴드는 부인 4명을 거느린 얀도로의 아들이 아버지 뒤를 멀찌감치서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얀도로는 이제 17번째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새 신부는 벌써 결혼 준비에 돌입했다. 얀도로는 “올 겨울 17번째 부인을 맞이할 예정이다. 신부는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우쭐댔다. 16명의 부인을 두고도 결혼을 계속하려는 이유는 뭘까. 얀도로는 “자녀를 더 낳고 싶은데, 나이 든 아내가 많아 젊은 부인을 얻고자 함”이라고 답했다.경제적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나는 참전 용사고, 정부가 아이들 양육비를 보조해준다. 장성한 자녀에게서 받는 지원도 많다. 문제 없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얀도로는 최근 정부에서 대가족이 모여 살 수 있는 부지도 할당받았다. 얀도로는 “세계는 아프리카 인구를 줄이지 못해 안달이지만 나는 반대다. 할 수만 있다면 100명의 부인과 1000명의 자녀를 갖고 싶다. 하늘이 허락하는 날까지, 죽는 그날까지 과업 달성 위해 멈추지 않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종교적 이유로 미성년자와 결혼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빈곤률이 높은 짐바브웨에서는 일부다처제와 가난이 복합적으로 작용, 어린 딸을 식량과 맞바꾸는 조혼이 기승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포토] 미스맥심, 모델 도전하는 인기 BJ들

    [포토] 미스맥심, 모델 도전하는 인기 BJ들

    인기 BJ들이 맥심 콘테스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미스맥심 콘테스트’는 세계적인 남성지 맥심이 서바이벌 방식으로 모델을 선발하는 이벤트로, 심사위원이나 주최 측의 개입 없이 100% 온라인 투표로만 진행해 우승자를 뽑고있다. 미스맥심 콘테스트에서 인기 BJ 홍아름과 유화가 1라운드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홍아름과 유화는 국내 양대 라이브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와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역 BJ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같은 의상을 입고 경쟁을 펼친 1라운드와 달리, 24강전에는 각자가 준비한 코스튬을 입고 화보 경쟁을 펼치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어떤 코스튬으로 선보일지가 팬들 사이에선 뜨거운 관심사다. 이번 콘테스트 최종 우승자는 2021년 12월호 맥심 표지를 장식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WHO “마스크 성급히 벗지 말고 어린이 등에 백신 접종 대신 빈국들에”

    WHO “마스크 성급히 벗지 말고 어린이 등에 백신 접종 대신 빈국들에”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주의를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기를 원하는 국가의 경우 해당 지역의 전염 강도와 백신의 보급 정도를 모두 고려하는 맥락 안에서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국의 보건당국은 전날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에 대해 사실상 대부분의 실내·외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는데 이에 대한 주의를 촉구한 것이다. 다만 마스크를 벗게 하면 안된다고 한 것이 아니라 여러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상대적으로 느슨한 경고를 한 것이 주목된다. 아울러 WHO는 더 부자인 나라들이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려 하지 말고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기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1월 나는 도덕적 재앙의 전개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불행히도 우리는 지금 그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공급되는 백신의 대부분을 사들인 소수의 부유한 국가에서는 지금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그룹에 대한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며 “나는 그들에게 다시 생각할 것을,그리고 대신 코백스에 백신을 기증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저소득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은 의료 종사자들을 면역시키기에도 충분치 않은 데다 병원에는 인명 구조가 시급히 필요한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며 “현재 백신 공급의 0.3%만이 저소득 국가에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두 번째 해가 진행되고 있지만 첫해보다 더 치명적일 것”이라며 “공중 보건 조치와 백신 접종의 병행이 생명과 생계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12~15세에 백신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성인 가운데 70%가 백신 1차 접종을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 마치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캐나다는 같은 나이대 아이들에게 화이자 백신을 맞히도록 허용했다. 이 나라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알버타주에서는 이미 12세 이상 청소년 접종을 시작했다. 스위스에서도 지난주부터 여러 곳에서 16세 이상의 예방 접종 예약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백신 접종은 미국과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마쳤으며 인도가 세 번째로 많은 접종이 이뤄진 나라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변이 바이러스 창궐과 의료진 접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연일 셀 수 없이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다. 아프리카의 몇몇 나라는 아직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추석 때 마스크 벗을 수 있을까...“접종 비율, 변이 양상에 달려”

    추석 때 마스크 벗을 수 있을까...“접종 비율, 변이 양상에 달려”

    국민 70%가 1차 접종을 마치는 9월이면 접종완료자에 한해 우리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까. 13일(현지시간) 미국이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은 야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하면서 한국은 언제쯤 마스크를 벗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추가로 완화된 마스크 착용지침을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1·2차 접종을 끝냈다면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거리두기도 필요치 않다는 것이다. 사실상 정상 생활로의 복귀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말 접종 완료자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지침을 내놓은 바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14일 브리핑에서 “우리도 예방접종을 신속하게 진행해 65세 이상, 고위험층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완료된다면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안전성 등을 검증하고 우선 실외부터 (마스크를 벗을 수 있도록) 접종자 비율 등에 따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추석 연휴 쯤 고령층 예방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되면 고령층에 한해 마스크 착용을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인가’라는 추가 질문에 그는 “그런 희망이나 목표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백신 1·2차 접종을 완료하고 2주가 지나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른바 ‘돌파감염’이 발생할 수 있고,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는 변이바이러스가 유행할 수도 있다며 신중론을 피력했다. 권 부본부장은 “미국은 현재 변이 중에서도 백신과 치료제가 효과있는 영국 변이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는 백신 효과를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다”며 “이런 변이의 등장이 일부 변수로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남아공 변이가 유행을 주도하면 백신접종 속도가 빠른 국가들도 거리두기 정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완료 후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지 않아 돌파감염이 발생하더라도 바이러스 배출량, 중증도, 전파력은 약하다고 밝혔다. 미국 또한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한 방역 완화 지침을 내리면서 이런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기는 중국] “백신 1병, 남편과 반반씩 나눠 맞았어요” 中 접종 논란

    [여기는 중국] “백신 1병, 남편과 반반씩 나눠 맞았어요” 中 접종 논란

    “남편과 같이 백신 접종을 하러 갔더니 간호사가 백신 한 병을 딱 절반씩 나눠서 접종했습니다. 백신은 1명 당 한 병 씩 접종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요?”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시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중국인 누리꾼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SNS에 코로나19 백신 1병을 두 명이서 나누어 접종한 것 같다는 의혹을 게지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누리꾼은 “아무래도 국내용 백신이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의 국가로 대량 지원되면서 국내용 백신 물량이 부족해서 생긴 일 같다”면서 “한 병을 두 명이 나누어 접종한 것으로도 기존의 정량 접종과 비교해 백신 효능 등의 측면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인지 몹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상하이에 거주한다는 또 다른 누리꾼 역시 “기존에는 한 병 당 한 명씩 정량에 맞춰서 백신 접종을 해줬는데 요즘에는 물량 부족 탓인지 여럿이서 한 병을 나눠 접종했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면서 “한 병을 두 사람에게 접종하면서 백신 효능의 저하와 전국적인 감염자 폭발 등의 사례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근 중국 곳곳에서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한 병을 여러 명에게 접종하도록 종용했다는 경험담이 속속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가 계속되자 후베이성 질병통제예방센터는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 논란은 기존 코로나19 백신 포장 형태가 새로운 것으로 바뀌면서 벌어진 단순한 오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후베이성 질병통제예방센터 측은 “중앙 정부의 승인 하에 한 병당 2명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이 정량으로 담겨서 유통되고 있다”면서 “중국산 백신의 안전한 생산 및 유통은 병의 밀봉 상태와 포장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미 대량으로 생산된 백신 물량 중 약 70%가 한 병당 2명이 분량이 정량으로 담겨 유통 중”이라면서 일각의 오해에 선을 그었다. 이들 설명에 따르면, 1명 당 백신 접종 정량은 0.5ml다. 최근 중국 곳곳에 배포된 중국산 백신 1병에는 총 1.0ml의 2회분 정량이 담겨있는 것. 그러면서 “미국에서 주로 접종 중인 화이자 백신의 경우에도 한 병 당 최대 6회 분량의 백신이 담겨 유통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의 백신 접종 사례를 들어 “한국에서 주로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한 병당 최대 11~12명 분량이 유통, 접종 중”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질병통제센터도 이번 논란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최근 상하이시 곳곳에서 백신 한 병당 두 명이 나누어 접종 받았다는 볼멘 소리가 온라인을 통해 제기되자, 이에 대응한 움직임이었던 것. 상하이질병통제센터 관계자는 “모든 논란은 사실상 정상적인 백신 접종을 오해한 사례”라면서 “한 병을 두 명에게 나누어 접종한 것은 얼마 전부터 대량으로 생산, 공급량이 크게 늘어난 백신과 접종자에 대한 효율적인 배분을 위한 국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접종의 효율성이나 안전성 등의 측면은 기존의 것과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백신의 안전성과 정량 접종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국내 미등록종 ‘적갈색따오기’… 울산 회야강 인근서 발견

    우리나라에 기록이 없는 열대·아열대 조류인 ‘적갈색따오기’(가칭)가 최근 울산에서 발견됐다. 울산시는 지난 8, 9일 이틀간 울주군 회야강 근처 논에서 적갈색따오기가 먹이활동하는 모습을 전경삼 조류사진작가가 촬영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이후에는 보이지 않았다. 황새목 저어새과의 적갈색따오기는 국내에 서식 기록이나 공식 이름이 없다. 적갈색 빛이 나는 특징 때문에 가칭을 붙였고, 일부에서는 ‘광택이 나는 따오기’로 부른다.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유럽 동부,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등 아열대와 열대 지역에 주로 서식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겁박하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들을 겁박하는 중국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소재 중앙유럽아시아연구소의 마체이 시말시크 소장은 지난 3월 30일 e메일을 열어 보고는 공포에 휩싸였다. 그의 메일에는 “잠은 잘 자고 있나? 길을 걸을 때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거야”라고 협박성 내용이 담긴 까닭이다. 다음날 같은 발신인으로부터 온 두번째 메일에는 “인내심을 가져라. 빅 브라더(국가의 비합법적인 감시체계)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는 글도 적혀 있었다. 발신자는 브라티슬라바의 중국 공자학원 원장이었다. 세계 160여개국 540여곳에서 운영되는 공자학원은 공식적으로는 해외에서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알리는 기관이다. 하지만 중국의 자금 및 인력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해당 국가의 여론 조작과 스파이 활동에 관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문제를 연구하는 서방 학자·연구자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중국에 대해 불리한 사실을 폭로하거나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을 겨냥해 메일·막말 등을 통해 전방위 공격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시말시크 소장은 자신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슬로바키아 내 중국 기관의 자금 흐름과 영향력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은 뒤 해당 메일을 받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그는 “그간 익명의 공격은 많이 받았지만 이번엔 다르다”며 “중국 기관의 공식 직함을 가진 사람으로부터의 공격이라는 점이 우려된다”고 털어놨다. 중국 정부는 공자학원이 외교사절단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들은 중국의 공식 경로와 강한 연계성을 지니고 있다. 영국 런던 소재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 산하 중국연구소 스티브 쩡(曾) 소장은 “그들은 중국 당중앙 선전부에 의해 운영·관리되고 있다”며 “그것이 정당인지 정부인지를 따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SCMP는 시말시크 소장이 받은 메일에 대한 문의에 해당 공자학원 원장은 “농담이었다”고 사과했지만 이런 메일이 자국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중국 정부의 일련의 조직적인 행위 중 하나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시아 정치 전문가인 알렉산더 듀칼스키스 더블린대 교수는 “중국 정부와 연관된 기관들이 중국에 불리한 사실을 폭로한 연구자들을 처벌하려고 한다”며 과거에도 중국 연구자들이 중국 비자를 거절당하거나 중국 내 정보 접근, 심지어 현지 친구들을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에는 전략이 공개적으로 바뀐 듯하다”며 “관영 언론매체나 대사관을 통해 연구자들을 공격하고 제재함으로써 겁을 먹기를 바라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관들도 유럽 학자 때리기에 가세했다. 프랑스 주재 중국대사관은 대만을 편들고 중국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프랑스 학자를 매도했다. 주프랑스 중국대사관은 3월 19일 트위터에 프랑스 싱크탱크 전략연구재단(FRS) 소속 동북아시아 전문가 앙투안 봉다즈 박사를 향해 “삼류 불량배”라고 폭언을 퍼부었다. 21일에는 대사관 홈페이지에 “대만과 가까운 이데올로기 선동자”라며 “연구자를 가장해 중국을 거칠게 공격하는 미친 하이에나”라고 공격했다. 중국대사관이 막말을 퍼부은 것은 제라르 라르셰 상원의장 등 프랑스 정치인들이 올여름 대만 방문 계획을 세운 것이 발단이다.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의원들이 대만을 방문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요구했지만, 프랑스 외무부는 “개입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봉다즈 박사가 이런 프랑스 외무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중국대사관이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22일에는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위구르 문제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연구소와 유럽의회를 제재했다. 외교부는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린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한다”며 EU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PSC)와 독일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를 제제 명단에 올렸다. EU가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과 함께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에 대해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이 곧바로 보복 제재를 발표하며 맞대응한 것이다. 한나 노이만 유럽의회 인권소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우리가 행사에 초청한 일부 중국 연사들이 제재 대상 기구에 협조할 경우 자신들도 제재를 받을 것을 우려해 참가 의사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유럽 학자들에 대한 제재를 비판하는 유럽 싱크탱크 대표들의 공개서한에 이름을 올린 한 인사는 중국대사관으로부터 “중국의 이름에 먹칠한 자들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외교관들의 공격적이고 거친 언사도 부쩍 잦다. 지난달 29일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 트위터에 “미국이 ‘민주주의’를 가지고 오면 이렇게 된다”는 글과 함께 그림 한 장이 올라왔다. 성조기 문양의 검은 옷을 입은 ‘죽음의 신’이 피 묻은 낫을 들고 이라크와 리비아, 시리아 등 이슬람국가를 공격하는 듯한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었다. 이 트윗은 취임 100일을 맞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민주주의가 중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데 내기를 걸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직후 올라왔다. 미국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앞세워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모습을 비판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중국대사관은 이를 삭제했다. ‘싸움닭’으로 불리는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올린 트윗 때문에 일본과 마찰이 빚기도 했다. 자오 대변인은 지난달 26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비판하기 위해 일본의 유명 목판화 작품을 패러디한 그림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원작자가 살아 있다면 그도 오염수에 대해 매우 우려할 것”이라고 적었다. 패러디 작품에선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바다에 원전 오염수를 버리고 파도 뒤로 무덤을 연상시키는 배경도 보인다. 일본 외무성이 삭제를 요구하자 그는 오히려 “그림은 정당한 민의를 반영한 것”이라며 사과해야 할 쪽은 오염수 방류를 결정한 일본이라고 맞받았다. 리양(李楊)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주재 중국총영사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해 “당신의 큰 업적은 캐나다를 ‘미국의 주구’(走狗·running dog)로 만든 것”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려 외교적 결례라고 망신당했다.기업체들도 이를 거들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신장자치구에 대한 가짜정보를 유포해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경제적 손해를 끼쳤다며 독일 학자를 중국 법원에 고소한 것이다.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영문 자매지 글로벌타임스(GT) 등에 따르면 신장자치구 내 다수의 기업과 개인은 지난 3월 신장 지방법원에 위구르족 탄압을 비판해온 독일 인류학자 아드리안 젠츠 박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고소인들은 그가 강제노동 등 신장 관련 거짓소문을 퍼뜨렸다며 사과와 함께 명예회복 조치 손해배상 등을 요구했다. 젠츠 박사가 트위터 등에 신장 관련 선정적인 보고서를 다수 발표하고 잘못된 학문적 연구를 날조했다는 것이다. 국제 사회가 수년 전부터 신장 내 재교육 수용소에서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 이슬람교도 100만 명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젠츠 박사가 이와 관련있다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이들은 젠츠 박사의 ‘유언비어’가 일부 기업·국가가 신장자치구 지역의 면화제품 수입을 중단해 농민과 가공업체가 큰 경제적 손실을 입혔다며 그를 악명높은 반중국 인사로, 신으로부터 반중국 활동을 하도록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믿는 극우 근본주의 기독교도라고 맹비난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허위정보 유포활동’을 강화하는데 힘입어 그가 무명의 연구자에서 일약 신장자치구 지역전문가로 유명해졌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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