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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나가는 미국, 전범 다루는 ICC 재판관 등 제재하겠다

    막나가는 미국, 전범 다루는 ICC 재판관 등 제재하겠다

    미국 정부가 전범 재판을 주로 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파투 벤수다 소장을 비롯해 고위 간부 여럿을 제재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ICC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전쟁범죄 혐의를 수사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취재진에게 ICC가 “미국인들을 사법 관할권 아래 복속시키려는 불법한 시도들을” 했다고 비난했다. 벤수다 소장과 파키소 모초초코 사법권 보상 협력 분과 위원장이 제재 대상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ICC가 “총체적으로 붕괴됐고 부패한 기관”이라고 규정한 뒤 “제재 대상에 물자를 동원해 지원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로 명단을 폭로하고 제재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아울러 ICC 직원들이 “미국인을 수사하기 위한 노력으로” 비자를 발급받는 일을 제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행정명령을 발령해 ICC 직원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입국하지 못하게 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발키스 자라 수석 고문은 미국 정부의 제재는 “최악의 범죄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정의를 돌려주려는 시도에 대한 수치스럽고 저열한 방해”라고 개탄했다. 그녀는 당연히 응징당할 반인류적인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처벌하려는 ICC 재판관들을 오히려 제재하는 짓은 “놀라운 전복”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2002년 유엔 협약에 의거해 출범한 ICC는 개별 국가에서 처벌할 수 없거나 기소되지 않을 법한 반인류적 범죄나 학살, 전쟁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23개국이 가입했는데 미국은 ICC 창설 때부터 문제가 있다고 비판하며 가입하지 않았다. 중국과 인도, 러시아를 비롯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미국의 결정에 버젓이 함께 했다. 아프리카 동부 감비아 출신으로 법무장관을 역임한 벤수다 소장은 전임 루이스 모레노오캄포 소장 시절 부소장을 지냈다. 1994년 200만명 가까운 사람이 희생된 르완다 학살을 주도한 인물을 법정에 세웠을 때 법률 자문으로 ICC와 인연을 맺었다. 사실 전임자까지는 미국인을 법정에 세우는 일을 하지 않았다. 그저 아프리카 국가들만 문제 삼았다. 2012년에 콩고민주공화국의 반군 지도자 토머스 루방가에 처음으로 선고까지 할 수 있었는데 창설 후 10년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취임 초부터 강단 있게 미국인도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해 관철시켰다. 미국의 분노를 산 것은 물론이었다. 그녀는 그 뒤에 두 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2014년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을 반인류 범죄로 기소하려 했으나 좌절됐고 지난해 로렌트 그박보 코트디부아르 전 대통령을 전범으로 기소했으나 무죄 판결이 나왔다. ICC는 2003년 5월 이후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인 탈레반, 아프간 정부, 미군의 잔학 행위를 연초부터 조사하며 손상된 지위를 회복하려 애쓰고 있다. 2016년 ICC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중앙정보국(CIA)이 지휘하는 비밀 구금시설에서 잔학한 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을 입증할 합리적인 근거들이 있다고 했다. 아프가니스탄은 ICC에 가입했으나 정부 관리들은 조사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로나 진정되면 이런 여행? 내년에 뉴델리서 런던까지 버스로 70일

    코로나 진정되면 이런 여행? 내년에 뉴델리서 런던까지 버스로 70일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자가 2500만명을 넘어서고 국경이 다시 속속 닫히는 가운데 생뚱맞게도 내년에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진정되면 인도와 영국을 연결하는 세계 최장 버스를 운행하겠다는 계획이 공표됐다. 1960년대 ‘히피 트레일’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인도 여행업체인 어드벤처스 오버랜드가 18개국을 통과해 70일 넘게 걸리는 “삶을 바꾸는 여행”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20개의 좌석을 갖춘 호화 버스가 뉴델리를 출발해 미얀마와 태국, 라오스를 통과해 중국으로 들어간다. 그 뒤 서진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거쳐 그 옛날 실크로드를 따라 러시아 모스크바까지 간다. 동유럽과 중부 유럽을 차례로 거쳐 벨기에 브뤼셀을 통해 영국 런던까지 가게 된다. 그 다음 깨끗이 청소하고 정비해 되밟아 인도로 돌아온다. 1960년대 남아시아까지 육로로 가 그 일대를 돌아보고 싶다는 영국인들의 열망을 담아 만들어진 히피 트레일은 꽤 인기를 끌다 1970년대 말 이란 혁명과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유럽인들의 입국을 막으면서 무산됐는데 그 영화를 재현해보겠다는 것이 업체의 바람이다. 공동 창업자 투샤르 아가르왈과 산자이 마단은 지금까지 4만명 정도가 버스 여행이 재개되면 참가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며 가입했다고 전했다. 두 창업자 모두 10년 전에 런던에서 뉴델리까지 차를 몰아 귀국한 경험이 있다.여행 경비는 1만 5320 파운드(약 2411만원)로 비싼 편이다. 현지 가이드, 투어, 호텔 체류, 식사, 비자나 입장료 등의 비용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버스에는 와이파이와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갖춰져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라스와 비슷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남아시아, 중국과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유럽 등 네 구간으로 나누는데 구간만 이용할 수도 있다. 어드벤처스 오버랜드는 정확한 출발 일정은 코로나19가 진정된 다음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이날 7만 8761명으로 집계돼 지난달 17일 미국의 7만 7638명을 넘어 세계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이 나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354만 2733명으로 미국과 브라질에 이어 세계 세 번째다. 하지만 이런 확산세에도 인도 정부는 다음달부터 코로나19 봉쇄 완화 4단계 지침을 시행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12년 전 텍사스에서 두 딸을 명예살인한 FBI 10大 수배범 검거

    12년 전 텍사스에서 두 딸을 명예살인한 FBI 10大 수배범 검거

    미국 연방수사국(FBI) 현상범 명단의 가장 위쪽에 있던 야세르 압델 사이드(63)가 수배 12년 만에 검거됐다. 이집트 태생으로 미국에 귀화해 택시 운전 일을 했던 야세르는 2008년 1월 1일(이하 현지시간) 아미나(18)와 사라(17) 두 의붓딸이 총에 맞아 숨진 채 자신의 택시 안에서 발견된 다음날인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이미 달아난 뒤였다. 그는 텍사스주 어빙으로 외식을 하러 가자고 두 딸을 택시에 타게 한 뒤 그 안에서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 FBI는 2014년 10대(大) 현상 수배 도망자 명단을 작성했는데 야세르도 포함됐다. 그 뒤 7년이 다 돼 지난 26일 댈러스에서 북서쪽으로 58㎞ 밖에 떨어지지 않은 어빙 카운티의 저스틴에서 체포해 오스틴에서 구금 중이며 다른 친척 둘도 체포됐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야세르는 곧 댈러스 카운티로 이송될 예정이라고 FBI 댈러스 지부가 배포한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지부의 특별수사관 매슈 드사르노는 “FBI 댈러스 폭력범죄 태스크포스는 그를 찾기 위해 지치지 않고 일해왔다. 숙련된 수사관들은 그를 찾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어린 피해자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맹세했다”고 말했다. 두 소녀의 어머니 패트리샤 오웬스는 검거 소식을 듣고 “이제야 아이들이 안식을 누리게 됐다”고 기뻐했다. CBS DFW 방송은 야세르와 함께 체포된 이들은 아들인 이슬람과 동생(또는 형) 야심이라며 둘 다 범인 은닉죄로 기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딸을 살해하기 전부터 야세르는 사라가 무슬림이 아닌 남자와 만난다는 이유로 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고 위협했다고 가족 중의 한 명이 경찰에 털어놓았다. 이모인 게일 개트렐은 소녀들의 죽음이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을 맹신하는 곳에서 흔한 “명예살인”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阿, 소아마비 끝났다… WHO 퇴치 선언

    아프리카 대륙이 수십년간의 노력 끝에 소아마비(폴리오) 바이러스를 퇴치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대륙이 소아마비로부터 자유롭다”고 공식 인증했다. 이는 나이지리아 북동부에서 마지막 소아마비 발병 사례가 보고된 지 4년 만이다. 야생 폴리오바이러스는 세 가지 변종이 있는데 앞서 2·3형은 WHO가 퇴치를 선언했고 마지막으로 3형이 이번에 박멸된 것으로 발표됐다. 이로써 소아마비는 천연두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퇴치된 바이러스 목록에 올랐다. 야생 폴리오바이러스는 오염된 물을 통해 사람 간에 퍼지며, 척수신경계를 공격하면 치유가 힘든 수족 마비 증세를 일으킨다. 1952년 소아마비 백신에 이어 경구용 백신까지 발명됐지만 아프리카·아시아 빈국들은 백신을 구하지 못해 지금까지 수백만명의 어린이가 목숨을 잃거나 평생 장애를 겪었다. 1988년까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35만건의 발병 사례가 WHO에 보고됐고, 1996년에는 아프리카에서 7만건 이상이 보고됐다. 그러나 국제적 예방접종 운동과 30년에 걸친 190억 달러(약 22조원)에 이르는 금융 지원 덕분에 소아마비는 올 들어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에서 87건의 발병 사례만 보고됐다. 다만 야생이 아닌 백신 파생 돌연변이 소아마비는 아직도 10여개 국가에서 종종 발생하곤 한다. WHO는 성명을 통해 “정부, 기부자, 일선 보건 직원과 지역사회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덕분에 180만명 가까운 어린이가 평생을 불구로 만드는 마비 증세에서 구제받았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아프가니스탄 첫 여성 감독 사바 사하르 총격 받고도 목숨 건져

    아프가니스탄 첫 여성 감독 사바 사하르 총격 받고도 목숨 건져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사바 사하르(45)가 수도 카불에서 영화 작업을 하러 이동하던 중 총격을 받고 다쳤지만 목숨에 지장이 없다고 남편 에말 자키가 전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이면서 인권운동가이기도 한 사하르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카불 서쪽에서 차량을 타고 이동 중 세 명의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았다. 남편은 사하르가 복부에 총상을 입었지만 수술이 잘 끝났다고 전했다. 피격 당시 사하르의 차량에는 두 경호원, 한 어린이, 기사가 함께 탑승하고 있었는데 경호원들은 총상을 입었지만 어린이와 기사는 다치지 않았다고 했다. 아직까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히고 나선 단체는 없다. 사하르가 집을 떠난 지 5분 뒤에 총성을 들었다고 자키는 말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총격을 받고 배에 총알을 맞았다고 말했다고 했다. 현장에 달려갔더니 모두들 다친 채였다. 아내가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가 나중에 경찰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녀는 경찰관 교육도 받았고 여전히 내무부 소속으로 일하면서 영화 일도 한다. 자신의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일관되게 정의와 부패를 다룬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정치 활동가나 인권 옹호자들을 겨냥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8년 전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는 사하르가 머리에 스카프를 두르고 푸른색이 감도는 눈에 뾰족하고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코에 피어싱한 채 촬영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난 아프간 여성들도 남성들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보수주의자들이 자기 딸들과 아내를 집에 가둬두지 말고 교육을 받거나 돈을 벌거나 나라의 재건을 돕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하르는 작품마다 여자 주인공으로 등장해 탈레반이나 반군들, 마약계 거물 등 악당들에 맞서 정의와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다. 전통의상을 입고는 쿵후 식의 높은 발차기를 구사하고 희생자들을 어깨에 메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며, 오토바이를 타면서 총을 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공개적인 장소에서 살해하겠다’는 식의 협박이 그치지 않고 여배우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사 배역과 장비, 스태프, 자금을 모두 갖추더라도 여전히 일터는 진짜 전쟁터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매일 아침 집을 떠날 때마다 죽을 수 있고 가족들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안다”고 덧붙였다. 사하르는 1996년 탈레반이 권력을 쥐고 영화 상영마저 불법화하자 파키스탄으로 피신했다. 그 뒤 미국에 망명을 신청해 2001년 비자를 받을 수 있었지만 탈레반이 몰락하면서 카불로 돌아와 영화사를 설립했다. 2004년 첫 영화 ‘법(THe Law)’ 시사회를 할 때는 소요가 우려돼 영화관 소유주가 경찰들을 부르기도 했으나 소란은 없었고 영화는 뜻밖에 흥행을 했다. 남편과 아이 등 개인사는 말하려 하지 않지만 이미 이혼을 했고, 자신의 직업을 지원하는 가족이나 친지도 엄마를 비롯해 자매 등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고 말한 점을 보면 자키는 새 남편으로 보인다. 사하르는 ”나는 사람들에게 아프간에 전투와 마약, 테러 이상의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다른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울 수 있도록 노력하다가 내가 죽게 된다면 기꺼이 그렇게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전쟁 속 영화관 이야기 담은 ‘시네마 파미르‘, EIDF 대상

    전쟁 속 영화관 이야기 담은 ‘시네마 파미르‘, EIDF 대상

    제17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는 글로벌 대상에 전쟁 속 영화관 이야기를 다룬 ‘시네마 파미르’를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마틴 폰 크로그 감독의 ‘시네마 파미르’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전쟁에서 도피하고 꿈꾸기 위해 찾는 한 영화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시아 대상에는 한태의 감독의 ‘웰컴 투 엑스(X)-월드’가 선정됐다. ‘희생하는 엄마’라는 가장 한국적인 스토리를 재기발랄하게 엮었다는 평을 얻었다. 경쟁부문인 ‘페스티벌 초이스’는 올해 글로벌과 아시아 두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이 밖에 심사위원특별상은 ‘499’와 ‘불어오는 노래’, 시청자·관객상은 ‘겨울 아이들의 땅’과 ‘빛의 아이’가 차지했다. 올해 4회를 맞은 EIDF-고양 모바일 단편 공모전에서는 나선혜·황혜진 감독의 ‘O’, 특별 공모전인 EIDF-고양 ‘코로나 시대의 일상’ 초단편 공모전에서는 이우열·전한빛 감독의 ‘잊혀진 일상을 찾아서’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올해 EIDF는 ‘다시 일상으로-다큐, 내일을 꿈꾸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됐으며 30개국 69편의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 전용 VOD 플랫폼 ‘디박스’에서 올해 상영작과 역대 상영작 중 일부를 볼 수 있으며, 영화제 기간 TV에서 방송된 작품들은 방송 다음 날을 기준으로 일주일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2030 세대] 걸프전쟁은 어떻게 지금의 세계를 만들었나/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2030 세대] 걸프전쟁은 어떻게 지금의 세계를 만들었나/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재학생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이 지휘하는 이라크군이 페르시아만의 소국 쿠웨이트로 쳐들어갔다. 얼마 안 가 쿠웨이트는 이라크에 합병돼 지도에서 사라져버렸다. 이라크의 갑작스런 침공은 국제질서와 석유를 수호해야 하는 미국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고, 곧바로 유엔을 통해 다국적군이 조직돼 인접한 사우디아라비아에 전개됐다. ‘걸프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이윽고 해가 바뀌면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측에서 이라크를 향해 대대적 공습을 개시하며 반격에 들어갔다. 전쟁사의 전설로 남은 사막의 폭풍 작전이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은 압도적인 공군력과 막강한 지상군, 효율적인 병참을 결합시켜 이라크군을 순식간에 궤멸시켰고, 2개월도 안 돼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어냈다. 전쟁의 여파는 세계 전역에 오랫동안 울려 퍼졌다. 승자인 미국은 20년 전 베트남전쟁에서 겪었던 굴욕을 완전히 청산하고, 냉전 이후의 세계에서 절대적 초강대국임을 확인받았다. 막강한 경제력과 기술적 우위를 지닌 미국이 하고자 하는 일을 세계의 어느 나라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한편 ‘서방 세계’에 속하지 않은 나라들은 걸프전에서 드러난 거대한 군사적 격차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골몰했다. 걸프전은 이란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중국 지도부 또한 군 현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그 경제적 기반을 전면적 개혁개방으로 확보하고자 했다. 톈안먼 사태로 얼어붙은 개혁개방은 다시 빠르게 진전됐다. 평화헌법을 이유로 다국적군 구성에 참여할 수 없었던 일본은,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로부터 막대한 분담금을 내고도 책임을 다하지 않는 무임승차자라는 비난을 들었다. 국제사회의 냉랭한 반응은 지역 방어에 만족하던 일본 조야를 충격에 몰아넣었고, 냉전 이후 일본의 자기규정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시켰다. 그 논쟁에서 제시된 답 중 하나는 바로 헌법개정이었다. 가장 격렬한 반응은 이슬람 세계에서 나왔다. 오사마 빈라덴은 이슬람의 성지에 미군이 들어온 것에 분개했고, 소련과 싸우던 자신의 총부리를 미국을 향해 돌렸다. 10년 뒤 빈라덴의 분노는 9·11 테러로 이어졌다. 이에 걸프전의 전훈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자국이 공격받은 것에 분개한 미국이 걸프전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군사행동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군을 파괴하는 것과 새로운 질서를 건설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었다. 돈과 피를 퍼부은 전쟁은 혼란 빼고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다. 그렇게 걸프전을 통해 얻은 자신감은 빠르게 사라졌다. 대신 이제는 많은 미국인들이 세계의 지도국이라는 사실에 버거움을 느꼈다. ‘미국 우선’의 시작이었다. 이런 메아리들이 30년이 지난 지금도 울린다는 점에서, 지금은 여전히 ‘걸프전 이후의 세계’인 것이다.
  • 포연 속 렌즈, 치열하게 찍은 선악

    포연 속 렌즈, 치열하게 찍은 선악

    납치돼 목이 잘릴 뻔한 고비 ‘생생’전쟁과도 같은 사랑 여정도 담아최전방의 시간을 찍는 여자/린지 아다리오 지음/구계원 옮김/문학동네/472쪽/1만 9800원 “나는 수천 명의 사람들을 사진에 담으며 내 피사체들과 생존의 기쁨이나 억압에 저항하는 용기, 상실의 비통함, 억압받는 자의 끈기를 나누었으며, 가장 추악한 인간의 잔인함과 가장 훌륭한 선의를 지켜보았다.” 자신을 납치한 반군에게 “오늘 밤 그 예쁜 모가지를 싹둑 베어 줄게”라는 살해 협박을 들으면서도 여전히 카메라를 놓지 못한 여성 보도사진가가 남긴 말이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키 155㎝의 평범한 여성의 몸 어디에 저런 강인함이 숨어 있는 걸까.‘최전방의 시간을 찍는 여자’는 전장(戰場)과도 같은 세계 곳곳의 갈등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한 사진기자의 자전 에세이다. 긴 망원렌즈를 들 때마다 휴대용 로켓포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진실을 보여 줄 의무”를 되새기며 위험 속으로 직진하는 종군 사진기자의 치열한 삶을 전쟁과도 같은 사랑 이야기와 함께 그린다. 폭력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늘 최대 피해자로 남게 되는 여성과 아이들 문제에 분노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몇몇 매체에서 사진기자 생활을 하던 저자가 전환점을 맞은 건 2001년이다. 당시 금융 뉴스를 다루던 다우존스의 인도지국장은 여성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저자에게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보라고 권했다. 이후 9·11 테러 등으로 전 세계의 관심이 중동에 쏠렸고, 저자 역시 종군기자로 상당한 경력을 쌓게 된다.위험 지역을 취재하는 만큼 죽을 고비는 무시로 찾아왔다. 이라크, 리비아에선 납치돼 목이 잘릴 뻔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선 탈레반의 매복 공격을 받아 저승 문턱을 오갔다. 납치 상황에서도 차별은 엄연했다. 이라크 반군들은 동료 남성 기자는 누워 자게 하면서도 저자는 꼿꼿이 앉아 있게 했다. 여성이 낯선 남성 앞에서 누워선 안 된다는 게 이유였다. 성추행은 ‘흔한’ 일이었다. 대규모 군중집회 때 특히 그랬다. 과도한 호르몬과 광기로 달아오른 성욕을 주체하지 못한 남자들의 손 수십 개가 엉덩이와 사타구니를 동시에 주무를 때도 있었다. 책에 매캐한 포탄 냄새와 피비린내만 진동하는 건 아니다. 욱스발이라는 바람기 많은 멕시코 남성, 자신의 눈 호강을 믿기 어려울 만큼 미남이었던 이란 배우 메디를 거쳐 로이터통신 터키지국장이었던 현 남편 폴에게 가는 여정도 적지 않은 분량으로 곁들여진다. 저자는 전쟁터와 평화로운 곳을 오가며 겪었던 이 혼란의 과정을 “젊은 시절의 자멸적인 연애 행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저자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남자들은 모두 동종 업계에 있는 인물들이다. 그가 ‘자멸적 연애 행각’이라고 한 건 결국 옷에 밴 포탄의 흔적과 피 냄새를 씻기 위한 한순간의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여겨지는 대목이다. 어쨌든 2006년 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 ‘중원의 사령관’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에게 박치기를 하던 그날 밤, 터키에 머무르던 저자는 남은 인생을 이 남자와 함께 보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의 원제는 ‘잇츠 왓 아이 두’(이것이 내가 하는 일)다. 그는 뉴욕타임스 취재팀의 일원으로 취재한 ‘탈레바니스탄 시리즈’로 2009년 국제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격화된 미중 신냉전… 한국은 관계없다고?/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격화된 미중 신냉전… 한국은 관계없다고?/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중국이 포성과 화약 냄새를 진하게 피우고 있다. 엊그제 또 해역의 90%가량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대공포를 동원한 실탄 사격훈련을 벌였다. 구체적인 장소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중국 지도부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전하는 관영 매체의 정보이니 틀림없을 것이다. 이는 미국이 1979년 단교 이후 처음으로 대만에 각료인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을 파견한 것에 대한 분풀이다. 미국의 이런 행보는 중국이 홍콩의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 가치를 50년간 지키겠다고 한 약속을 내팽개치고, 기습적으로 홍콩보안법을 시행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먼저 무너뜨렸기에 미국도 이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행동 대응이다. 나아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제안했다. FTA 체결은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무시하면서 대만의 실체를 인정하는 돌이킬 수 없는 조치다. 제안 직후인 16일부터 중국은 대만 북쪽 해역에서 섬 점령 가상훈련을 했다. 이에 미국은 B2 스텔스 폭격기 2대를 인근으로 보내 중국에 “허튼수작 말라”고 경고했다. 아슬아슬한 무력 대치는 미중 간의 이념전쟁도 함께 간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중국은 자유를 억압하는 독재 정권이자 공산주의”라고 퍼붓자, 중국은 기다렸다는 듯 반중 성향 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를 구속했다. 구속 40여시간 만에 보석으로 풀어줬지만, 홍콩보안법은 우려대로 언론의 자유를 질식시키고 누구든지 구속할 수 있다는 것을 중국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이런 중국에 대해 미국 외교 수장의 입에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공산주의”와 같은 외교스럽지 않은 말이 거침없이 나온다.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 퇴출에 이어 소셜 미디어인 틱톡과 위챗의 배제, 영사관 폐쇄 등은 이미 격화된 미중 신냉전에 따른 디커플링의 연장이다. 이런 신냉전은 양국 국민정서로 보건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퓨리서치가 지난달 30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4명 가운데 3명꼴인 73%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답했다. 코로나19 발생과 관련이 깊지만 이런 조사가 실시된 이래 15년 만의 최고치였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제품과 브랜드 선호도가 가장 많이 하락한 나라로 64%가 미국을 꼽았다.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가 미국이 퍼트린 것이라고 믿는 중국인도 많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신냉전은 어떻게 전개될까.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을 지키는 데 성공하면 자신의 대중 정책뿐만 아니라 외교정책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면서 일방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반면에 조 바이든이 승리하면 대중 외교가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전개되겠지만 국제 공조 강화를 명목으로 우리에게 선택을 집요하게 강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속한 민주당도 공화당만큼이나 중국 제재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었다. 1989년 소련의 해체로 냉전이 종식됐지만, 신냉전도 한쪽이 사라져야 끝날까. 그것보다는 미소 냉전이 ‘무혈’로 끝난 게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한국은 베트남·아프가니스탄과 마찬가지로 냉전의 처절한 희생국이었기에 신냉전 전개 양상이 더욱 우려된다. 신냉전 결과가 수출을 멍들이고, 경제에 내상을 가하는 정도라면 우리가 역량을 모아 극복할 수 있으니 다행이리다. 냉전시대 중국이 베트남뿐 아니라 한국에 개입한 핏빛 상처가 지금도 절절하다. 얼마 전 인도군 20명이 중국군에 의해 살해된 데서 보듯 신냉전은 어디로 튈지 모르기에 국내 지도자들이 아귀다툼 같은 권력 싸움보다는 큰 눈으로 세상을 보면 좋겠다. 그래야 국민이 신냉전의 제물이 되지 않을 테니까. chuli@seoul.co.kr
  • ‘수도권·부산 중심 확산’ 신규 확진 54명…지역 발생 35명

    ‘수도권·부산 중심 확산’ 신규 확진 54명…지역 발생 35명

    수도권과 부산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12일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50명대로 올라섰다. 지역 발생 환자는 전날 20명대에서 이날 30명대로 증가했다. 경기 고양시 교회 집단감염이 서울 남대문시장까지 번진 가운데 경기 고등학교 2곳과 부산의 평생교육과정 중학교 성인반에서도 감염자가 잇따라 나왔다. 최근 10명대 초반을 유지했던 해외 유입 환자도 20명 선에 다가섰다. 지역 발생 35명…경기 19명·서울 13명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4명 늘어 누적 1만 4714명이라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달 들어 계속 20∼40명대를 기록하다가 처음으로 50명대를 나타냈다. 신규 확진자 50명대는 지난달 26일(58명) 이후 17일 만이다.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지역 발생이 35명으로, 해외유입 19명보다 많다. 지역 발생 확진자 35명은 지난달 23일(39명) 이후 20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 8∼9일 각각 30명으로 집계됐다가 이후 이틀 연속(17명, 23명) 감소했으나 다시 30명대로 복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19명, 서울 13명 등 수도권이 32명이다. 나머지 3명은 부산에서 나왔다. 특히 경기 고양시 반석교회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전날 정오 기준 누적 33명이 됐다. 이 교회 감염은 남대문시장 케네디상가를 거쳐 인근 상가인 중앙상가로 3차 전파된 상황이다. 김포 주님의샘 장로교회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금까지 총 12명이 확진됐다. 용인의 고등학교에서도 감염 사례가 다수 나왔다. 대지고 1학년 학생 1명이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같은 반 학생 1명이 추가로 확진됐고, 이들과 주말에 함께 시간을 보낸 죽전고 1학년 3명도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 광주에서는 일가족 3명이 확진됐다. 가족 중 1명이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주에서도 일가족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에서는 사하구 부경보건고 부설 중학교(성인반)와 관련해 총 9명이 확진됐다. 해외 유입 19명…우즈베키스탄·미국서 입국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19명이다. 이 중 8명은 공항이나 항만 검역에서 발견됐다. 나머지 11명은 광주(6명), 서울(2명), 부산·대전·충남(각 1명)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격리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의 국적은 내국인 13명, 외국인 6명이다. 이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에서 유입된 확진자가 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미국이 3명이다. 이 밖에 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아프가니스탄·에콰도르·모로코·나이지리아·수단·세네갈발 확진자가 1명씩이다. 지역 발생과 해외 유입(검역제외)을 합치면 경기 19명, 서울 15명 등 수도권이 34명이다. 전국적으로는 6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사망자는 누적 305명을 유지했다. 이날 0시까지 격리 해제된 확진자는 57명 늘어 누적 1만3786명이 됐다. 격리치료 중인 환자는 현재 623명이며, 이 가운데 위중·중증환자는 15명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총 164만 6652명이다. 이 중 161만 4563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1만 7375명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美, 방위비 협상 대표 왜 일본통으로 바꿨나

    美, 방위비 협상 대표 왜 일본통으로 바꿨나

    미국이 신임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로 ‘일본통’인 도나 웰턴 전 주아프가니스탄 부차석대사를 임명하고, 한미뿐만 아니라 미일 방위비협상도 맡긴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한미 방위비협상이 장기간 공전되고 있지만 실무 협의는 끝났고 양국의 결단만 남은 상황에서 미국이 미일 방위비협상에 주력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웰턴 신임 대표는 1984년 후일 국무부에 통합된 해외공보처(USIA)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1992년 프린스턴대 아시아 미술·고고학과에 입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일본 미술 담당 큐레이터를 지내기도 했다. 2000년 국무부로 돌아온 뒤 일본 삿포로와 나고야에서 공공외교 업무를 맡은 데 이어 2013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주일 미국대사관 정무 담당 공사참사관으로 근무했다. 웰턴 신임 대표가 한국에서도 잠시 근무했지만, 한미보다는 미일 방위비협상을 고려한 인선이라는 평가다. 미일 방위비분담협상은 올해 가을 개시될 예정인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에 현재 분담금의 네 배에 달하는 80억 달러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미 방위비협상은 이미 실무 협상단에서 고위급으로 넘어갔기에 현재로선 실무 협상대표가 중요한 역할을 하긴 어렵다. 한미 협상단은 지난 3월 유효기간 5년에 첫해는 전년 대비 13%, 나머지 해는 매년 7~8% 인상하는 것에 잠정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 결국 양국 정상이나 고위급이 타협하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 외교가의 분위기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한미 방위비협상은 실무선이 아닌 백악관과 청와대 간에 이뤄져야 할 문제이기에 웰턴 대표의 임명이 협상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미방위비 협상 美 새 대표에 ‘일본통’ 발탁

    한미방위비 협상 美 새 대표에 ‘일본통’ 발탁

    미일 포함 전세계 방위비 협상 관장대선 앞 난항 분담금 인상 향방 주목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국측 대표에 ‘일본통’ 도나 웰턴이 임명됐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 표류하는 가운데 최근 북극권 조정관으로 자리를 옮긴 제임스 드하트 전 대표의 후임이 채워졌다. .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드하트 전 대표의 후임 관련 질의에 대해 “국무부 정치군사국은 지난주 제임스 드하트를 우리의 신임 북극권 조정관으로 발표한데 이어 도나 웰턴을 우리의 신임 고위 협상가로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웰턴 신임 대표 임명 사실을 확인했다. 웰턴 신임 협상대표는 드하트의 후임자로서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과 주일미군 주둔경비 분담 특별협정, 그리고 그 외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미국의 모든 방위 협력 및 분담금 협상과 관련해 드하트가 하던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웰턴 신임 대표는 25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직업 외교관으로 최근에 아프가니스탄 카불 부차석대사로 재직했으며, 그에 앞서 일본과 인도네시아, 유엔 미국대표부 등에서 근무했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해 현재 미국에서 아프가니스탄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삿포로와 나고야에 근무하며 공공외교 관련 업무를 맡았던 그는 2013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정무담당 공사로 일해 일본어가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 관련 박사 학위를 보유하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일본 미술을 담당하는 큐레이터를 지낸 경력도 갖고 있다.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웰턴 신임 대표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한국어와 인도네시아어, 독일어, 핀란드어 등을 배웠다고 돼 있다. 이번 인선은 곧 본격화될 일본과의 방위비 협상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한편 한미 방위비 협상단은 지난 3월 한국이 현재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무려 50% 가까운 인상안인 13억달러를 요구해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아프간 난민 남성, 석방 5주 만에 또 아동 성폭행…독일 사회 발칵

    아프간 난민 남성, 석방 5주 만에 또 아동 성폭행…독일 사회 발칵

    독일에서 11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붙잡혔다가 12일 만에 풀려난 아프가니스탄 20대 난민 남성이 불과 5주 만에 또 다른 13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현지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공영방송 WDR(서부독일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6월 성폭행 혐의로 붙잡혔던 아프가니스탄 출신 23세 난민 남성 주비르 S.는 지난달 또다시 성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당국은 이 남성이 재범을 저지를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그를 2주도 안 돼 풀어줬었기 때문이다. 문제의 남성은 지난달 24일 13세 소녀를 복도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다시 체포될 수 있었다. 피해 소녀가 수사관들에게 피해 사실을 진술한 덕분이다. 이에 대해 담당 검사 뵈르게 클레핑은 현지 빌드지와의 인터뷰에서 “도르트문트에서 발생한 두 건의 성폭행 사건은 매우 비슷하다”고 밝혔다. 이 검사에 따르면, 당국은 문제의 난민 남성이 재범을 저지르거나 탈옥할 위험이 없다며 지난달 3일 석방했었다. 이 남성은 이전에 마약 범죄와 부정 승차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당시 성범죄 이력이 없었기에 당국은 위험도가 낮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검사 폴커 슈머펠트 토포프는 WDR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에게 혐의를 시급하게 적용하고 구금할 때는 이유가 필요하다”면서 “석방을 막으려면 재범을 저지를 수 있다는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첫 번째 사건 당시 11세 소녀의 피해 증거에는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의 이민자 담당 장관 요아힘 스탬프는 “이 혐오스러운 범죄자는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수감되면 곧바로 아프가니스탄으로 추방해야 한다”고 강제 송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치인들 역시 성폭행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동안 이들을 더 쉽게 구금할 수 있도록 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민을 반대하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이번 사건을 “사법 스캔들”(judicial scandal)이라고 규정하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개방적인 난민 정책을 꼬집어 비판했다. 한편 아동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문제의 난민 남성은 독일에서 일시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허가증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씨줄날줄] 통일 독일과 주독 미군/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통일 독일과 주독 미군/임병선 논설위원

    독일이 통일된 뒤에 주독 미군기지는 어울리지 않기도 했다. 1949년 ‘점령법’에 따라 옛 서독이 세워진 뒤에도 미군과 영국과 프랑스 군까지 주둔했다. 점령법의 상당한 조항이 1954년 서독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협정으로 이관돼 주둔 미군의 근거가 돼 왔다. 냉전이 시작되면서 소련을 견제해야 했기 때문이다. 냉전 시절 미군 기지만 200곳이 넘었고 가장 많을 때는 40만명까지 주둔했다. 독일이 통일된 1990년대 크게 줄기 시작해 지금은 37기지에 3만 4500명의 병력이 남았다. 숫자는 줄었지만 독일은 여전히 미군의 전 세계 운용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남서부 슈투트가르트에는 유럽 전역 미군을 관리하는 유럽사령부(EUCOM) 본부와 아프리카사령부(AFRICOM) 본부가 있다. 유럽 내 미군의 주요 기지로 일곱 곳이 꼽히는데 벨기에와 이탈리아에 한 곳씩, 나머지 다섯 곳이 모두 독일에 있다. 그리하여 통일 30주년에도 ‘기지 국가’란 비아냥은 여전하다. 뷔헬 독일 공군기지 등에 20개의 핵무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독일이 돈을 안 내서 (주독 미군) 병력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더이상 호구(the suckers)가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며 미군을 독일에서 빼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앞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주독 미군 가운데 3분의1인 1만 1900명을 감축해 폴란드 등에 돌리거나 귀국시켰다가 순환 배치하고, 유럽군 본부를 슈투트가르트에서 벨기에로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주독 미군 철수 구상과 관련해 현실화하려면 미국 상원의 통과도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며 느긋해하던 독일 여론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하다. 미군 선전 매체 ‘성조지’가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미군 부대가 유럽에서 사라지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낼 정도다. 독일 주둔 미군 병력과 시설은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작전에까지 활용될 정도로 쓰임새가 넓다. 드론 공격이나 병력과 물자 다수가 독일 람슈타인 기지에서 출발한다. 유럽 전역 미군들도 독일 기지에서 훈련받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다친 미군들도 독일 란트슈툴 기지 병원에 후송돼 치료를 받곤 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이 구상은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가 유럽 안보와 전력의 공백을 자초하는데 현실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 깊은 성찰을 강요하고 있다. 중국 봉쇄와 관련해 주한 미군의 역할을 고려할 때 한국은 다소 여유가 있다고 해도 이 과정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 덴마크 달려간 폼페이오… 화급한 현안 뭐길래

    덴마크 달려간 폼페이오… 화급한 현안 뭐길래

    영국을 방문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덴마크로 달려갔다. 미국 국무장관이 덴마크를 방문한 것은 2016년 이후 4년 만으로, 코로나19 이후 사실상의 해외 방문이 재개됐다. 덴마크의 국민 정서는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곱지 않다. 덴마크 국민적 반발에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도 취소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 및 예페 코포드 총리와 회동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극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움직임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이 전했다. 중국은 2018년 ‘북극 실크로드’ 청사진을 밝히면서 중국 국영기업이 그린란드 공항 리노베이션 공사 입찰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 공항은 북극 지역 200만㎢를 커버한다고 AFP가 전했다. 기후 변화에 따라 북극해는 천연자원과 전략적 측면에서 중요성이 더해간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우리 모두가 약간 순진해서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이 여기에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경쟁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미국과 덴마크 국민의 번영과 안보를 증가시키는 방향을 대응하는 것이 더 좋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코포드 장관은 덴마크가 나토의 일원으로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리비아 등에 파병했다면서 “덴마크는 미국을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린란드 매각 문제와 관련, 코포드 장관은 “작년의 문제이고, 이번에는 의제에 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은 ‘돌아선’ 그린란드 민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덴마크의 승인으로 지난달 인구 5만 7000여명에 불과한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 영사관을 개설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경제 회생을 위해 121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린란드에는 미국의 전략적 공군기지 툴레가 있다.덴마크의 또다른 자치령으로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 중간 해역에 위치한 섬인 푀로 외무장관인 야니스 아브 라나는 덴마크 방송 TV2에서 “북극해가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한 지구촌 강대국의 또다른 전장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말했다. 북극이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처럼 변화는 것을 경계한 것이다. 라나 장관은 푀로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과 덴마크의 갈등 요소도 여전하다. 미국은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통해 독일로 들어가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길이 1200㎞) 건설에 대해 나토 국가들이 적으로 삼는 러시아에 지나치게 에너지 의존적으로 된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가스관이 경유하지 않는 동유럽도 같은 이유로 반대한다. 이와 관련해 덴마크 환경당국은 영해를 지나는 가스관에 대해 지난해 10월 건설해도 좋다는 승인을 내줬다. 반면 미국은 지난주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의 노르트스트림2 건설에 참여하는 서방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노르트스트림2에 대한 명확한 언급없이 “국가 안보의 또다른 중요한 측면인 국가 에너지 수요에 충촉하기 위해 공급원과 수단을 다양화하려는 덴마크 조치”에 감사를 표했다고 AP가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아프칸판 복수혈전’…10대 소녀, 부모 살해한 탈레반 전투원들 사살

    ‘아프칸판 복수혈전’…10대 소녀, 부모 살해한 탈레반 전투원들 사살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10대 소녀가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탈레반 테러리스트들 중 3명을 직접 사살하고 여러 명에게 중상을 입혀 영웅으로 떠올랐다. 영국 가디언과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간 중부 구르주(州)의 작은 마을 게리베(Geriveh)에서 일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쯤 탈레반 무장세력 약 40명은 이 마을 촌장이자 정부 지지자였던 소녀의 아버지 집을 습격했다. 이들 전투원은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티던 소녀의 어머니에게 총을 난사하고 문을 뚫고 들어와 소녀의 아버지에게도 총을 난사해 사살했다. 하지만 이들 전투원의 소행은 여기서 저지를 당한다. 그때 방 안에 있던 카마르 굴이라는 이름의 14~16세로 추정되는 소녀가 집에 있던 AK-47 자동소총을 들고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탈레반 전투원들을 사살한 것을 포함해 여러 명에게 중상을 입혔기 때문이다. 이후 또 다른 전투원들이 소녀의 집을 공격하기 위해 왔지만, 이번에는 주민들과 친정부 민병들이 총격으로 맞서면서 이들을 쫓아냈다.이에 대해 구르주 주지사 측은 아프간 치안군이 카마르 굴과 이 소녀의 12세 남동생을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면서 소녀가 사살한 테러범은 총 3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아레프 애버 대변인은 “아이들은 처음 이틀 동안 충격에 빠져 말을 거의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면서 “같은 마을에 사는 이복형제 말고는 친척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SNS상에서 소녀의 사진 한 장과 함께 빠르게 퍼져나갔고 많은 네티즌은 소녀의 영웅적 행동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현지 네티즌들은 “그녀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이것이 바로 아프간 소녀의 힘”이라는 등의 호평을 보였다. 사진=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눈앞서 부모 살해한 탈레반 둘 사살한 아프간 소녀 영웅으로

    눈앞서 부모 살해한 탈레반 둘 사살한 아프간 소녀 영웅으로

    아프가니스탄의 10대 소녀가 부모를 끌고 가려다 저항하자 살해한 탈레반 무장요원 둘을 사살해 이 나라 소셜미디어에서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고 AF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중부 고르 지방의 그리와 마을에 사는 14~16세로 추정되는 소녀다. 통신은 이 나라 소녀의 나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일은 아주 흔하다고 전했다. 통신은 소녀와 지방 경찰관과 관리들의 이름을 모두 적시했는데 영국 BBC는 통신을 인용해 보도하며 신원을 모두 감췄다. 지방 경찰과 정부 관리들은 지난주 정부 지지자인 아버지와 족장을 만나겠다며 집으로 찾아온 탈레반 요원들이 부모를 질질 끌고 가다 소녀의 어머니가 저항하자 집 밖에서 사살해 버렸다고 전했다. 당시 집안에 있던 소녀가 가족이 소장하던 AK47 소총을 들고 나와 부모를 죽인 요원 둘을 사살하고 여러 명을 다치게 만들었다. 나중에 더 많은 탈레반 요원들이 보복을 위해 소녀의 집을 공격했으나 이번에는 마을 주민들과 친정부 무장요원들이 힘을 합쳐 격퇴했다는 것이다. 소녀가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AK47 소총을 든 채 찍힌 사진이 지난 며칠 아프가니스탄 소셜미디어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관리들은 보안요원들이 소녀와 남동생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지바 라미는 페이스북에 “그녀의 용기에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고, 파질라 알리자다는 “아프간 소녀의 파워”라고 칭송했다. 또 무함마드 살레는 “부모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란 것을 안다. 하지만 너의 복수가 약간의 평화를 주었을 것”이라고 따듯한 위로를 건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르 지방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가장 개발이 덜 된 지역으로 여성을 차별하는 폭력 사건의 발생 빈도가 높은 곳이다. 탈레반 세력은 지난 2월 미국과 평화협정에 서명했지만 여전히 많은 요원들이 오지에 흩어져 현 아프간 정부와 헌법의 전복을 노리며 암약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정치 중심지 워싱턴 vs 제3세계 중재 베이징

    美정치 중심지 워싱턴 vs 제3세계 중재 베이징

    G2 정치수도·경제수도 비교해 보니‘신냉전’에 돌입한 미중의 라이벌 도시가 샌프란시스코와 선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나라의 정치수도와 경제수도 역시 전 세계를 움직이는 힘의 근원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양국의 메가시티들도 살펴봤다. ●팍스 아메리카나 vs 중국판 브레턴우즈 미국의 정치수도인 워싱턴DC에는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연방대법원 등 미 연방정부의 주요 관청이 자리잡고 있다. 174개국 대사관과 국제기구, 각국 무역협회와 로비 단체 등이 모두 모여 있어 전 세계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큰 도시라는 데 이견이 없다. 20세기 들어 국제 질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팍스 아메리카나’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서나 미국의 언어인 영어가 쓰이고 미국의 통화인 달러가 사용된다. 이는 미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채택한 브레턴우즈 협정(1944)에 따라 생겨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미국 중심 세계화를 견인한 덕분이다. 바로 IMF와 WB 본부가 여기에 있다. 워싱턴은 팍스 아메리카나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도시다. 워싱턴과 경쟁하는 중국의 정치 중심지는 베이징이다. 중국에서 공산당 지도부가 집단 거주하는 중난하이 구역은 미국의 백악관과 같은 위상을 갖는다. ‘중난하이에 들어간다’라는 말은 ‘공산당 핵심 지도층이 된다’라는 뜻을 갖는다. 베이징이 미 주도 IMF·WB 질서에 대항하고자 내놓은 카드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다. 중국과 주변국을 경제 공동체로 묶는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이 사업은 장기적으로 중국 위안화를 미 달러화처럼 기축통화로 만들려는 정지작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AIIB 출범을 ‘중국판 브레턴우즈 체제’의 시작으로 보기도 한다. 베이징은 제3세계 국가들의 중재도시 역할도 한다.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무장 반군 탈레반 간 협상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중국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국경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상하이협력기구의 본부도 베이징에 있다.●월스트리트·패션 도시 vs 세계경제지도 재편 미국 뉴욕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세계의 경제수도’다.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가 말해 주듯 대중문화와 패션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파리와 런던, 밀라노와 함께 세계 4대 패션 컬렉션을 연다. 유엔 본부와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이 여기에 있다. NYSE는 약 23조 달러(약 2경 8000억원) 규모로 전 세계 거래소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NYSE와 나스닥이 위치한 월스트리트는 세계 금융산업의 대명사로 통한다. 미국 3대 지상파 방송국(NBC, CBS, ABC) 본사가 모두 뉴욕에 있다. 뉴욕의 경제적 위상은 중국 상하이가 추격한다. 거래 규모 세계 4위인 상하이증권거래소(SSE)가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얻게 되면 상하이는 ‘국제 위안화 허브’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의 수천년 역사를 보려면 시안을, 수백년 역사를 보려면 베이징을, 수십년 역사를 보려면 상하이를 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체제를 뒷받침하는 신개발은행(NDB)의 본부도 여기에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 국방부, 주한미군 감축 질문에 즉답 않고 방위비 증액 요구 재확인

    미 국방부, 주한미군 감축 질문에 즉답 않고 방위비 증액 요구 재확인

    미국은 18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감축 옵션’ 외신 보도에 대한 즉답을 피한 채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연합뉴스가 19일 전했다.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지난 3월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날 보도한 내용을 확인해 달라는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언론의 추측에 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전 세계 군사 태세를 일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우리 군대는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 문제에 가부간 입장을 내놓지 않고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문제가 항상 검토하는 일이라는 취지의 답변으로 보기에 따라선 주한미군 재배치도 검토 대상이라는 말로 비칠 만한 답을 한 것이다. 전날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국가국방전략’(NDS)의 역점 과제 중 하나로 미군 재배치 노력을 소개하면서 “각각의 전투사령부가 백지 상태의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미국은 2018년 1월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 초점을 맞춘 NDS 보고서를 마련했으며,특히 중국의 군사력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도 포함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해외 주둔 미군의 재배치를 검토해온 것이 사실이다. 에스퍼 장관은 구체적으로 아프리카사령부, 남부사령부, 유럽사령부 등에서 검토와 조정이 일어나는 등 진행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고, 앞으로 몇 달 안에 인도·태평양사령부, 북부사령부, 수송사령부와도 검토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한미군이 속한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앞으로 재배치 문제가 본격 검토되고 지역별로 보강이나 신규 배치, 감축이 진행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미 고위당국자는 이날 주한미군의 주둔에 대한 미국의 입장,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의 별도 질의에는 한국의 증액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당국자는 “한국과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우리 동맹들이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는 기대를 분명히 해 왔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한국의 파트너와 먼 미래까지 동맹과 연합방위를 강화할, 상호 유익하고 공평한 합의를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방위비 분담에 관해 분명하고 일관된 입장을 취했다”고 답했다. 동맹국들이 안보 문제에 대해 미국에 무임승차해선 안 된다며 한국을 비롯한 동맹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했다. 미 당국자가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은 이 문제를 방위비 증액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전략적 모호성’을 취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한미 방위비 협상단은 지난 3월 말께 한국이 현재보다 13% 인상하는 안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무려 50% 가까운 인상안인 13억달러를 요구해 난항을 겪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0일 언론 질문에 “그것(방위비 협상)은 (주한미군) 감축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비공개석상에서는 방위비와 주한미군 주둔을 연계시키는 발언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져 감축론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례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한 내부 회의에서 한국에서 주둔 비용으로 50억달러를 받지 못하면 미군을 철수하라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결정한 배경을 설명할 때도 독일의 국방비 지출이 적다는 불만을 강하게 표시하며 “독일만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독일, 한국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하라고 국방부를 압박한다는 이야기를 두어 달 전에 듣고 취재한 결과 한국과 독일이 올해는 ‘안전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결국 주독미군 감축으로 이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WSJ “트럼프, 미 국방부에 한국·독일·아프간 철군 압박해왔다”

    WSJ “트럼프, 미 국방부에 한국·독일·아프간 철군 압박해왔다”

    WSJ, 두어달 전에 소문 듣고 취재 시작“독·한국 안전하다고 했는데 독일 철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해 독일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병력을 철수하라고 국방부를 압박한다는 이야기를 두어달 전에 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전했다. WSJ은 이날자 신문 12면에 실린 ‘트럼프의 한국 철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는 전날 보도와 관련해 이같이 보도했다. 당시 WSJ은 이런 소문을 듣자마자 사방에 전화를 돌려 취재한 결과 ‘아프가니스탄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한국과 독일 등 나머지 두 나라는 선거가 치러지는 올해에는 ‘안전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3만 4500명의 주독미군 중 9500명의 철수를 명령했고, 이제 주하미군에서 같은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는 보도까지 나왔다는 것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부터 국방부에 이들 국가에 주둔 중인 미군 철수 압박을 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WSJ이 지난달 5일 주독미군 감축 지시 사실을 처음 보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달 15일 이를 직접 확인한 시간적 흐름을 고려하면 WSJ이 처음에 안전하다고 들었던 독일의 경우 5월말~6월초쯤 소문과 달리 감축 쪽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WSJ은 “이번에 유출된 내용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용 엄포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주한미군 감축)은 그가 지난해 탈레반을 캠프데이비드에 초대하겠다는 방안을 언급했던 이후 최악의 국가안보 구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병력 감축을 포함한 옵션들을 검토 중”이라면서 “그러나 동아시아의 화약고(한국)에서 부분적일지라도 미군을 철수하는 것은 세계에 미국의 약함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울려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주한미군을 미국으로 데려오려면 미 국방부가 직접 비용을 내야 하고, 유사시 다시 동아시아에 파병하는 것이 훨씬 더 큰 비용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철수하면 중국 매파에 선물될 것”“한국·대만·일본 등 아시아 동맹들에 큰 충격” 또 2만 8500명의 미군 병력을 한국에 주둔시키는 주요 목적은 북한으로부터의 방어지만, 동시에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의 친구들’을 지켜주는 데 전념하겠다고 동아시아 동맹들을 안심시키는 역할도 한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따라서 주한미군 철수는 미군을 역내에서 몰아내고 싶어하는 중국 내 매파들에게 “선물이 될 것”이며 “미국은 쇠퇴하고 있고 더는 신뢰할 수 없다”는 중국 내 매파들의 견해를 확인시켜 줄 뿐이라고 WSJ은 전망했다. 반면 일본과 대만 등 다른 미국 동맹국들을 충격에 빠뜨릴 것으로 예상했다. WSJ은 “동맹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관심한 대접, 그리고 오랜 동맹국에서 철군할지 모른다는 위협은 두번째 임기의 위험 요인”이라며 “주한미군 철수는 북한의 젊은 독재자 김정은을 제외하면 가장 기뻐할 사람은 시진핑”이라고 평했다. 아울러 주한미군 감축은 대선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산 채로 잡아먹힐 바보’로 묘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전략에도 들어맞지 않는다고 WSJ은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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