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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가니스탄
    2025-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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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시의 전쟁/ 美 공격 상보 - 은신처 토마호크 ‘기습’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당초 예상대로 스텔스 전폭기를 앞세워 특정 목표에 대한 공습으로 시작됐다.지상군 공격은 아직 전개되지 않았으며,특수부대가 투입돼 유전 확보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최후통첩’ 시한을 1시간30분여 넘긴 19일 밤 9시30분(현지시간)쯤 미군은 이라크 지휘부가 숨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바그다드 남동부 지역을 초정밀 유도탄과 크루즈 미사일 등으로 공격했다.그러나 걸프전이나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보여준 파상적인 공습은 이뤄지지 않았다. ●후세인을 직접 겨냥한 공격 국방부 관계자들은 후세인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정보 당국의 분석에 따라 이라크의 최고위층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장소를 파악한 직후 공격이 시작됐다고 미 언론에 밝혔다. CNN 방송은 부시 대통령이 이날 오후 4시간에 걸쳐 열린 세번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부터 “당장 공격하지 않으면 목표물(후세인)을 놓칠 수 있다.”는 보고에 따라 개전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초정밀 유도 미사일을 장착한 B-117 스텔스 전폭기들이 출격했으며,위성으로 유도되는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 24기가 지중해와 걸프만에 배치된 항공모함과 구축함에서 발사됐다.첫 목표물에 대한 공습결과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나 후세인은 공습 직후 이라크 TV에 출연해 미군 공격을 범죄로 규정하며 강력히 비난,건재를 과시했다. 미 군사작전은 이제 후세인의 ‘생포’가 아닌 ‘사살’로 전환됐다.미 육군의 최정예 특수부대인 ‘델타 포스’도 후세인과 그의 두 아들을 찾기 위해 바그다드 외곽으로 이미 잠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방공망과 미사일 시스템이 공습의 주요 타깃 부시 대통령은 전쟁이 예상보다 오래 가고 어려워질 수도 있으나 전쟁 기간을 줄이기 위해 ‘결정적인 무력(decisive force)’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향후 1∼2일간의 공습은 당초 계획대로 이라크 방공망과 미사일 기지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美해병대 바그다드 길목 투입 쿠웨이트에 배치된 3사단과 101 공수사단 등은 이라크접경쪽으로 이동했으나 아직 국경을 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일부 특수부대와 해병대는 이미 바그다드에 이르는 길목에 투입돼 특수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특히 바스라 등 남부 유전지대를 장악하라는 임무를 받은 특수 부대원들은 영국군과 합류하기 앞서 요충지를 확보하기 시작했다.북부 유전지대에서도 특수 부대원들이 공수사단의 투입을 위해 임시 활주로 개설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ip@
  • 이라크戰 초읽기/ 美 공격시점 ‘3대변수’ 생화학 先攻·금식일·악천후

    |워싱턴 백문일특파원|한국시간 20일 오전 10시(이라크시간 20일 새벽 4시·워싱턴시간 19일 오후 8시)면 미국이 정한 최후통첩 시한이 지나간다.여러 정황을 종합할 때 미군의 공습개시는 이 ‘데드라인’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데드라인 이전 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지금으로서는 이 시한 직후 수시간내 공격이 가장 유력하지만 날씨와 이라크의 선제공격 여부,현지 부대배치,이라크 지휘부의 움직임 등을 감안,공격이 하루 이틀 지연될 수도 있다.이 경우 이슬람력으로 금식일인 21일은 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격준비 이미 완료 CNN은 부시 대통령이 18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으로부터 공격준비가 끝났다는 보고를 받았으며 데드라인을 넘긴 직후인 19일 밤 공격명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부시 대통령이 최후통첩을 전달한 뒤 보름여만에 공습을 감행한 사실을 상기시킨다.최종 명령은 백악관이 내리지만 전쟁 시기는 군이 생각하기에 ‘최적의 시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가장 결정적 변수 가운데 하나는 날씨다.공습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점은 그믐이지만 지금은 보름을 막 지났기에 ‘D-데이’의 기상상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터키 정부가 인서리크 공군기지에서 발진하는 미·영 항공기들이 이라크에 폭탄을 투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습루트 조정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라크의 선제공격 가능성도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로 선제공격할 가능성도 변수다.미 정보당국은 후세인 대통령이 미군의 초기 공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쿠웨이트에 집결한 미 주력부대와 이스라엘 등에 생화학 무기를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에 투입돼 생화학무기의 색출임무를 맡은 미 특수부대가 이같은 조짐을 간파할 경우 미국은 앞뒤 가리지 않고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4월 이전 전쟁 마무리 목표 전쟁이 시작되면 2∼3일 동안 사상 최대 공습에 이어 1주일내에 동·서·북 3방위에서 바그다드로 ‘전광석화’처럼 진격한다는 게 미군의 계획이다.제 3보병사단 등 선봉에 선 부대는 희생자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습기간을 더 늘릴 것을 중부사령부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늦어도 사막의 불볕더위가 시작되는 4월 이전에 전선을 마무리하려면 공습은 3일 이상 지속되기가 어렵다는 게 사령부의 입장이다. mip@
  • 긴장의 이라크戰線/ DMZ 철조망 제거 美軍 “진격준비 끝”

    김균미·도준석 특파원 |마틀라검문소(쿠웨이트북부 국경) 김균미특파원|“저쪽에 서 있는 미군들 보이죠.오늘까지만 이곳에 있는답니다.내일부터는 이라크와의 접경지역으로 이동하지요.늦어도 3일 뒤에는 공격이 시작될 것이고 바스라까지 진격하는 것은 식은 죽 먹깁니다.바그다드까지 단숨에 진격해갈 겁니다.”18일 아침,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접경도시인 압달리로 향하는 편도 3차선 고속도로상에 설치된 첫 검문소인 마틀라의 부책임자는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꼬리 문 수송차량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48시간 최후통첩이 나온 뒤 접경지역 상황을 둘러보기 위해 쿠웨이트시티에서 북쪽으로 43㎞쯤 떨어진 마틀라 검문소에 도착한 것은 이날 오전 10시쯤.미군 장비와 보급품 등을 실은 수송차량들이 오는 도중 내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머리 위로 코브라 헬기 4대가 요란하게 북부 사막지대로 날아갔다.반대 차선으로는 탱크 등 무기,장비를 싣고 북부로 갔던 대형 수송차량들과 지프,구급차,유조차들이 꼬리를 물고 내려오고 있다. 미군과 영국군,쿠웨이트 경찰들이 합동검문을 실시하고 있다.여기서부터는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이다.최근 남부 슈웨이크항에 도착한 항모에 실려온 1000여대의 차량이 북서부 사막지대에 위치한 일선 부대에 배치되고 있는 것이다.탄약과 포탄,가솔린에서부터 생수와 식량,텐트,이동식 화장실까지 모두 실려가고 있다. 검문소 부근에 방탄조끼 차림에 방독면을 허벅지에 차고 기관총을 든 줄리 마이어스(24·여) 미 육군 중위와 윌리엄 타이슨(23) 하사관,리처드 보웬(22) 기술 하사관 등 미군 3명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한 달째 검문소 근무 중이라는 이들은 18일부터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고 했다.지난 1월부터 이곳에 배치됐다는 마이어스 중위는 “명령이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며 긴장감을 풀지 못했다.타이슨과 보웬 하사관은 지난해 10월까지 6개월간 아프가니스탄에 근무해 두 사람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공격용 헬기 300대 출격대기 미군 군수차량 행렬을 따라 또 다른 검문소가 설치돼 있는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 쪽으로 이동했다.서쪽의 아리프잔 미·영국군 캠프에서 출발해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의 미군 캠프로 진입하는 사막도로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군 험비차량과 장갑차,수송차량이 줄을 이었다.머리 위로는 수시로 공격용 헬기들이 날아다니고 있다.멀리 활주로에 수십대의 헬기가 자리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헬기들은 개전 직후 이라크 전역에서 공습 임무를 수행한다.공격용 헬기는 모두 300대에 이른다고 한다.쿠웨이트·이라크 국경의 길이는 총 217㎞.양측 비무장지대의 한가운데에는 쿠웨이트측이 1996년 설치한 3중 철조망이 가로질러 있다.얼마 전부터 미군은 탱크가 진격할 수 있도록 이 철조망을 모두 제거했다.여기저기서 실전훈련 중인 군인들의 모습이 목격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kmkim@
  • 美 스텔스기 한국 파견,10년만에 합동훈련 참가

    오는 19일 시작되는 연례적인 한·미 연합전시증원연습(RSOI)에 미군의 주력 전투기와 스텔스 전폭기가 참가한다. 주한미군의 한 소식통은 12일 “이번 전시증원연습에 스텔스기 6대 이상과 미국의 주력 전투기인 F-15E 1개 대대(20여대)가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서태평양을 관할하는 키티호크 항모를 동원한 뒤 한반도 주변의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1개 대대급 F-15E 전력을 한국에 배치했었다.저공비행으로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는 F-117 스텔스 전폭기가 한·미연합 훈련에 동원되는 것은 지난 93년 중단된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F-117 스텔스 전투기와 F-15E 전투기의 한·미 연합훈련 참가는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무력시위 성격으로 이뤄지는 것이어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연례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FOAL EAGLE)을 지난 4일 시작,다음달 2일까지 실시하는 데 이어 19∼26일에는 한반도 유사사태발생시 미군증원전력을 전개하는 훈련인 RSOI를 실시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전쟁 보도는 역시 CNN… ‘대박’ 노린다

    미국의 뉴스전문 케이블 방송인 CNN이 또한번 성가를 높이기 위해 이라크전을 벼르고 있다.이번 전쟁보도를 위해 3000만달러(371억원)를 책정했고 중동지역에 PD,기자,카메라맨 등 250여명을 투입했다.이중 쿠웨이트에만 100여명이 들어가 있고 이번주 내로 이라크 북부지역에 16명,바그다드에 4명이 투입된다.미군이 마련한 종군기자 프로그램에도 25명이 참가했다. ●기자등 250여명 현지 투입 이들에게 지원된 장비 역시 최첨단이다.이들의 수송은 쿠웨이트에서 사들인 수륙양용 수송차량인 험비가 맡는다.험비는 미 해병대의 주력 차량으로 웬만한 지형은 통과할 수 있다.통신용으로는 지난 91년 걸프전 당시 위력을 발휘했던 위성전송시스템을 4륜구동차인 랜드로버 위에 싣고 접시안테나까지 달았다.기자와 PD들에게는 손바닥 크기만한 위성비디오폰과 이메일로 기사를 전송할 수 있는 통신체계까지 지급했다.CNN이 이렇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이번 전쟁보도가 CNN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계산에서다.현재 CNN은 뉴스코프사가 운영하는 폭스뉴스채널에 시청률면에서 뒤져 있다.이를 만회하기 위해 코니 정,폴라 잔 등 유명 앵커를 기용했지만 CNN이 뉴스가 아닌 스타에 의존하고 있다는 안팎의 비난에 시달려왔다. ●예산 370억·최첨단 장비 CNN은 이번 전쟁을 통해 뉴스전문채널로서의 위상을 다시 확고히 하겠다는 구상이다.최근 여론조사기관인 닐슨 미디어 리서치가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우주선 컬럼비아호 폭발,아프가니스탄 공습 등 큰 뉴스가 터지면 시청자들은 CNN에 몰렸다. 또 경쟁사들도 CNN이 세계적 지도자들에게 갖고 있는 힘을 인식,큰 뉴스가 발생하면 CNN을 면밀히 분석한다.물론 상황이 단순하지만은 않다.91년에는 CNN만 현장에 있었지만 이번에는 폭스뉴스는 물론 MSNBC도 있다.아랍계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도 있지만 CNN은 알 자지라와는 협력관계를 유지할 생각이다. 또 하나의 걸림돌은 이라크와 미군의 정보통제다.이라크는 91년과 달리 이미 비디오·위성 전화의 사용을 금지하는 등 미디어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사설] 이라크戰 참전 명분 없다

    정부가 이라크전 발발시 의료·공병 등 분야에서 비전투병 파병을 검토하고 있다.한·미동맹 정신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미국은 정부에 전쟁 지지 표명,의료 지원,난민 처리 등을 요구하고 있다.전쟁을 강행하려는 미국으로서는 한 나라라도 지원이 아쉬울 것이며,한국은 소원해진 한·미 관계를 복원할 기회로 느끼고 있을 법하다.정부는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할 때의 이점 등을 염두에 두고 아프가니스탄전 참전 당시의 전례를 밟으려는 것 같다.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및 테러 근거지 척결을 명목으로,증거가 희박한 이라크를 침공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전 세계적 반전 확산 움직임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우리는 명분 없는 이라크전 참전에 반대함을 분명히 밝힌다.17일을 무장해제 최종시한으로 못박은 결의안이 유엔에서 논의되고 있지만,통과될 가능성이 없다.거부권이 있는 프랑스·러시아뿐 아니라 10개 비상임이사국 상당수가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미국·영국은 외교전의 성과가 없자 최후통첩 시한 연기를 시사하고 있다. 우리는 최근 미 부시 대통령이 유엔 승인 없이도 공격하겠다고 한 발언에 우려를 금치 못한다.부시의 발언은 적·아군 구분을 강요하는 미국의 일방적 패권주의를 다시 보여준 것이다.결과적으로 대(對)테러전의 명분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처사다.실행 여부는 차치하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유엔 권능의 무시는 반전 목소리에 아랑곳하지 않는 반(反)국제사회적 행태로,용인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참전은 신중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물론 한·미동맹 관계는 더할 수 없이 중요한 것이다.틈새가 있으면 하루빨리 메워야 한다.하지만 이라크전 참전을 통해서 한·미관계가 복원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일이다.백번을 양보해 인도적 차원에서의 참전이라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국제사회가 거부하고 있는 이번 전쟁에 대한 지지 표명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정부의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 귀막은 부시...선.악 논리 ‘종교적 신념’가까워

    선·악논리 ‘종교적 신념' 가까워 동맹국관계 위기 불구 전쟁 강요 초강대국 외교정책 끝없는 논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대통령인가 목사인가.” 부시 행정부에 비판적인 미 언론인들이 요즘 곳곳에서 제기하는 ‘화두’다.전쟁으로 치닫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거의 ‘종교적 신념’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유엔의 권위를 깔아뭉개고 특히 오랜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위기로 몰면서까지 이라크 전쟁을 밀어붙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9일 부시 대통령이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신의 계시’에 따른 인생의 목적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신문은 선과 악,흑과 백을 분명히 그으려는 부시 대통령의 ‘종교적 헌신’이 이라크와의 전쟁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서는 종교적 색채가 두드러진 게 사실이다.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앞두고 쓴 ‘십자군’이라는 용어나 이라크,이란,북한을 겨냥한 ‘악의 축’이라는 표현은 기독교 세계의 입장에서 본 선과 악의 대결을 상징한다고해도 과장이 아니다.테러와의 전쟁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아군’과 ‘적군’으로 세계를 편가른 것은 외교적 관행에서 벗어난 일이다. 프랑스와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음에도 이라크에 대한 2차 결의안을 투표에 부치겠다는 발상은 초 강대국의 힘을 빌린 국제사회에 대한 ‘협박’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는 부시 대통령이 정책이 아닌 ‘기도(prayer)’로 위안을 삼으며 이로부터 자신에 대한 강인함과 확신을 얻는다고 부시 대통령 측근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옛 소련의 붕괴 이후 공격적인 ‘팍스 아메리카’를 구현해야 한다는 부시 대통령 측근들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한다.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등은 모두 1997년 이래 중동을 개편해야 한다는 ‘21세기 미국의 프로젝트’ 회원들이다.이들은 9·11 이후 대외관계에서 분명하고 즉각적인 대답을 요구하는 강경세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에서 보다 ‘거친’ 표현으로 구체화하고 있다.더욱이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내세운 테러 세력과의 연계나 대량살상무기 개발,미 안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등은 아직도 입증되지 않은 주장에 불과하다.이라크가 9·11 테러를 지원했다는 미국의 주장도 정보당국의 분석일 뿐 국제사회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부시 대통령은 똑같은 논리를 펼치며 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재천명했다.8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그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지만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무장해제를 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수단으로 군사력을 기꺼이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마치 결정은 신으로부터 내려졌으며 그 결과도 정해졌다는 식이다. mip@
  • 美,아프가니스탄 남동부지역서 빈 라덴 두아들 체포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 AP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된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두 아들이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지역에서 미군과 파키스탄의 공동 작전 중에 체포됐다고 파키스탄의 지방장관이 7일 밝혔다. 산알룰라 제리 파키스탄 장관은 이날 AP통신과의 전화 통화에서 “빈 라덴의 아들들 중 2명이 아프가니스탄 남동부 라바트 지역에서 체포됐다.”고 말했다. 빈 라덴 가족들이 미군 등의 의해 체포된 것은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이들은 18살인 장남 사드와 14살이 되는 함자 빈 라덴으로,특히 사드 빈 라덴은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사드는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로 알려져있다. 제리 장관은 체포 작전 과정에서 7명의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사살됐다고 덧붙였다. 빈 라덴은 12∼15명의 아들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백악관은 빈 라덴의 아들들이 체포됐다는 AP통신 보도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았다.
  • 부시 “D데이 임박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조지 W 부시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한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을 더욱 확고히 했다.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의 3차 보고를 앞둔 이날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유엔의 승인이 없어도 필요하다면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 황금 시간대인 저녁 8시에 TV 생중계로 내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9·11 테러 직후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한 이래 처음이다.그만큼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사태에 어느 정도의 무게를 싣고 있는지를 반영한다. 그는 전쟁을 피하는 방법으로 후세인의 망명과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거론했으나 무기사찰에 시간을 더 주자는 제안에는 ‘코웃음’을 치며 일축했다.12년간 기회를 줬지만 후세인이 무시했으며 여전히 시간을 벌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외교적으로 이라크 문제가 ‘마지막 단계(final stages)’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후세인을 권좌에서 축출하고 무장해제할 것을다짐했다. “평화를 기원한다.”고 수차례 되뇌면서도 그는 전쟁과 평화 중 택일할 수 있는 후세인이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고 말해 전쟁이 임박했음을 예고했다. 물론 부시 대통령은 개전 시기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아직 이라크와의 전쟁을 결정한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그러나 군사 행동을 승인하는 2차 결의안을 유엔에서 투표에 부치기 전 불과 ‘며칠이 남았다.’라고 말해 내부적으로 ‘D-데이’는 시간문제임을 시사했다. 특히 유엔 안보리 의결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프랑스와 러시아 등의 반대에도 불구,결의안에 대한 투표를 강행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유엔과 프랑스 등에 대한 압박으로 풀이된다. 그는 후세인을 이라크의 ‘암적 존재’,‘독재자’,‘살인마’로 표현한 뒤 국제사회의 일원들이 후세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이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아군’과 ‘적군’ 중 택일하라고 강요한 것과 같은 논리다. 미국의 시각에선 프랑스 등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테러세력을 비호하고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후세인과 같은 편에 서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일종의 ‘외교적 협박’이기도 하다. 블릭스 단장에게도 은연중 압력을 가했다.그가 3차 보고에서 말할 핵심은 지난해 11월 1차 결의안을 통해 이라크에 준 ‘마지막 기회’를 후세인이 충분히 따랐는지 여부를 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속임수 게임’으로 일관한다고 말해 블릭스 단장에게 압박을 가했다.안보리에서 결의안이 부결되더라도 전쟁을 한다는 결정이 뒤바뀔 가능성은 적다. mip@
  • “빈 라덴 파키스탄 국경 은신”

    |이슬라마바드 AP 연합| 9·11테러 기획책임자로 알려져 지난주 체포된 할리드 세이크 모하메드는 조사과정에서 오사마 빈 라덴이 건강한 상태로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자백했다고 한 파키스탄 정보 당국자가 6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모하메드가 최근 몇 주 사이 파키스탄 또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국경지역에서 빈 라덴을 만났으나 그의 정확한 은신처는 모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모하메드를 미국당국에 넘기기전에 몇 시간 동안 파키스탄 관리와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같이 그를 조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abc방송 인터넷판은 이날 미국 정보관리들의 말을 인용,모하메드로부터 얻어낸 정보를 이용해 빈 라덴을 곧 체포할 수도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고 보도했다.
  • 9·11테러 기획책임자 체포

    |이슬라마바드·워싱턴 AP AFP 연합|파키스탄 정부는 ‘9·11테러’의 기획 책임자로 알려진 알 카에다 조직원 칼리드 샤이크 모하메드(37)를 체포했다고 1일 발표했다. 모하메드는 2일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 미군기지로 인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시드 아메드 파키스탄 공보장관은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도시 라왈핀디에서 미 연방수사국(FBI)의 1급 지명수배자인 알 카에다 간부 모하메드 외에 조직원 2명도 체포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의 한 고위 보안 관리는 “모하메드가 알 카에다 조직 구조 전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며 그의 체포는 현재 남아 있는 알 카에다 테러조직의 근간을 와해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거 소식을 전해들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환상적”이라며 크게 기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 7000년 이라크유적 ‘風戰등화’

    *美 공격 임박… 세계 고고학계 ‘노심초사' “소재지 포격 말라… 도굴꾼 약탈 못하게” ‘전쟁으로부터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보호하자.’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고고학자들은 인류가 이뤄놓은 귀중한 고대 유적들이 전쟁으로 무참히 파괴될 것에 대한 우려로 노심초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이들이 미 국무부와 국방부를 상대로 유물들의 가치를 알리는 노력을 전개하는 한편 전쟁의 포화와 혼란을 틈타 약탈을 자행할 도굴꾼들로부터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을 보호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영토 전체가 유적지 “남부 이라크에는 자연적으로 생긴 구릉이 없다.구릉이나 야트막한 산처럼 보이는 것은 모두 모래에 묻혀 있는 고대 유적지라고 보면 된다.” 이라크에서 오랜 발굴 경험을 가진 시카고대학 고고학과 맥과이어 깁슨 교수의 말이다.이처럼 이라크는 나라 전체가 거대한 유적지나 다름없다. 이라크에는 인류문명 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문명의 발상지로 교과서에서 배운 그 유명한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흐르고 있다.메소포타미아문명은 이집트문명이나 인더스문명보다 수백년 앞서 생긴 인류 최초의 문명이다.역사적으로 수메르와 아카드,아시리아,바빌로니아 제국 등이 현 이라크 영토에서 번성했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가장 오래된 도시생활의 흔적을 비롯해 알파벳의 모태인 쐐기문자의 기원을 알려주는 유물 등 기원전 5000∼4000년의 유물들이 발견되고 있다.특히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정치와 상업의 중심지였던 바빌로니아의 수도 바빌론에는 지구상에 알려진 고대의 성 가운데 가장 크고 장대한 바빌론성(기원전 3600년) 등 유적지들이 수두룩하다.바그다드 남동쪽에 있는 고대 파르티아 왕국의 크테시폰궁 유적은 3세기쯤 벽돌로 지어진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원 후로 들어선 성경에 등장하는 유적지들도 있고 5∼6세기의 이슬람 유적지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인류 문명의 기원을 알려주는 귀중한 유적지들은 이제 폭탄 한방과 함께 순식간에 모래 속에 파묻힐 위기에놓인 셈이다. ●폭탄보다 무서운 도굴꾼과 밀매상들 이라크에서 오래 활동한 고고학자들은 전쟁의 포화보다도 도굴꾼들의 약탈에 따른 유물 파손과 유적지의 훼손,국제적인 조직을 가진 골동품 거래상들의 횡포를 더 우려한다. 영국 식민지 시절 제정된 이라크의 고대 유물 관련 법률은 골동품의 파괴나 유통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1991년의 걸프전 이후 이라크에서는 골동품 약탈과 도굴이 횡행하고 있으며 세계 골동품 시장에는 이미 이라크에서 흘러나온 유물들로 넘쳐나고 있다.이라크는 유물들의 국외 반출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지만 막을 방법이 없어 방치하고 있는 상태다.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 지키기 전운이 감돌기 시작하면서 우루크,아수르,님루드 등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을 따라 있는 유적지 발굴 현장들에서 작업하던 미국과 유럽의 고고학자들은 이미 수개월 전에 현장에서 철수한 상태다. 고고학자들은 연구 활동은 옆으로 제쳐둔 채 전쟁의 참화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접촉하며 문화적 참화를 막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그 일환으로 몇몇 학자 대표들은 지난달 말 미 국무부와 국방부 관계자들을 만나 반드시 보존해야 할 중요한 유적지 목록을 전달하고 1954년 체결된 ‘무력 충돌시 문화유산의 보호에 관한 헤이그 협약’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헤이그협약은 전쟁시 군사시설이 배치된 곳을 제외하고는 문화 유적지를 직접 겨냥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이 협약에는 이라크를 비롯한 103국이 가입했지만 미국은 사인만 하고 비준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행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학자들을 대표해 국방부를 찾았던 깁슨 교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지역은 사실상 영토 전체가 고고학 유적지이지만 전쟁으로 하나둘씩 파괴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전문가들과의 대화를 통해 파괴를 막아보자는 것이 우리들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고고학협회의 법률 고문으로 국방부와 전문가들간 회의에 참석했던 패티 걸슈텐블리트 박사는 “국방부 관료들은 문화·종교적 보물들의 가치에 대한전문가들의 의견이 국제적인 여론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전문가들이 제시한 정보와 문제점들을 의미있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만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kdaily.com ■78년부터 바빌론성 대대적 복원 후세인 ‘옛영광 되살리기' 중단 위기 이라크는 1978년부터 국민들에게 과거의 영광을 돌려주기 위해 ‘네부카드네자르 왕의 바빌론을 다시 건설한다.’면서 대대적인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고대 기록에 따르면 바빌론은 이중 성곽으로 돼 있으며 외곽 성벽은 양변이 1800m와 1300m에 달하는 거대한 직사각형이다.헤로도투스는 이중으로 된 바빌론 성벽은 네필의 말이 끄는 마차가 양쪽에서 달리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넓었다고 적고 있다. 사담 후세인은 거대한 바빌론성을 복원,바빌로니아의 영광을 재건하기 위해 수백만장의 벽돌을 구웠다.벽돌에는 ‘네부카드네자르왕의 바빌론이 후세인 시대에 재현되다.’라는 문구를 새겼다고 한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바빌로니아라는 이름의 왕국이 들어선 것은 기원전 1830년경으로 셈족 계통의 아모리인들이 바빌론시를 중심으로 고대 바빌로니아로 불리는 제1왕조를 세우면서부터다.수도 바빌론은 신 바빌로니아로 분류되는 시기 네부카드네자르 2세(기원전 605∼562년)가 사상 최대의 성곽을 가진 도시로 건설하면서 그 세력이 최고조에 달했다. 후세인은 옛 바빌론에 있던 유적지들의 제모습을 찾는 작업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옛 바빌론에는 위대한 신들을 위한 신전 53개,마르둑신을 위한 예배당 55개,대지의 신들을 위한 예배당 300개,하늘의 신들을 위한 예배당이 600개가 있었으며 여러 신들을 위한 제단이 400개가 있었다.또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포함된 세미라미스 공중(空中)정원도 있었다.네부카드네자르 2세가 왕비 아미티스를 위해 건설한 공중정원은 실제 공중에 떠있는 것이 아니라 계단식 테라스에 흙을 담고 풀과 꽃,수목을 심어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삼림으로 뒤덮인 작은 산과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유프라테스 강물을 펌프로 끌어올려 물을 댔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라크와 후세인의 운명이 풍전등화가 된 상태여서 옛 모습을 되찾는 작업도 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 함혜리기자 ■반달리즘의 역사-5세기 반달족 로마·스페인 약탈 2차대전중 문화재 대량 파괴 최근 아프간 바미안 석불 훼손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세계적 문화재가 훼손되는 일은 인류 역사의 영원한 오점이었다.문화재 파괴를 의미하는 ‘반달리즘(Vandalism)’도 서기 5세기에 만들어졌다.당시 흉노족의 침입을 받은 반달족은 로마와 스페인의 도시로 쳐들어가 약탈과 파괴를 일삼았다. 최근 사람들의 뇌리에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문화재 파괴는 2년 전에 일어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 파괴였다.탈레반 군사정권이긴 했지만 자국 정부가 로켓포와 다이너마이트를 사용해 자국의 문화유산을 파괴,세계를 경악시켰다.바미안 석불은 1500년 역사를 가진 대형 석불이었으며 이외에도 바미안의 고대 문화유물이 대부분 파괴됐다. 지난달에 태국과 캄보디아의 외교분쟁을 일으켰던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도 대표적인 경우다.태국과 캄보디아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서로 침략해왔다. 이어 15세기 태국 아유타야 왕조의 침공으로 앙코르와트 사원은 400년간 역사에서 사라졌고 1861년 프랑스 탐험가에 의해 발굴,1970년대에 관광단지로 개발됐다.그러나 수많은 불상이 외국으로 유출됐고 가난에 시달리던 캄보디아 국민들이 사원의 일부를 떼다 파는 등 전체 유적의 70%가 복원 불가능한 상태다. 문화재 파괴가 대규모로 일어난 때는 2차대전이다.독일 나치는 폴란드 침공시 그림과 조각품들을 파괴했고 프랑스에서 2만점 이상의 그림과 조각품들을 가져갔다.이탈리아의 무솔리니는 에티오피아를 침공,오벨리스크를 세 동강으로 나눠 운반한 뒤 로마 콜로세움 맞은 편 유엔 식량농업기구 앞에 세웠다.현재 두 나라간에 오벨리스크 반환작업이 벌어지고 있다. 나치의 꼭두각시였던 프랑스 비시 정권은 1940∼1944년 유태인들로부터 문화재 10만여점을 약탈했다.러시아는 독일에서 독일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에서 발굴한 유물 약 200만점을 약탈했다.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도시 전체가 전화에휩싸인 경우도 있다.크로아티아의 중세 도시 두브로브니크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적 도시다.그러나 1991년 보스니아 내전 때 도시 건축물이 많이 훼손됐다. 이라크의 바그다드도 예외는 아니다.중세기 때 세워진 중요한 건축물이 10여개 있다.이중 서기 1230년에 세워진 아바시드궁은 이라크 국방부 청사 바로 뒤에 위치해 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의 공습피해를 면치 못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아프간 파병 지원부대 27일 출국

    미국 주도의 대테러전쟁을 지원할 건설 공병부대인 육군 다산부대(부대장 이인희 중령)와 의료지원단인 동의부대 3진(단장 김수현 대령)이 27일 새벽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다. 25일 육군에 따르면 선발대 10명을 포함,150명 규모인 다산부대는 아프간 바그람 기지에 배치돼 토목공사 등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전쟁 난민을 돕는 인도적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또 선발대 20명 등 96명으로 이뤄진 동의부대 3진은 바그람 기지에 본부를 두고 동맹국 군인들과 현지 주민들을 진료하게 된다. 환송식은 26일 오후 2시 경기도 광주 특전교육단에서 열린다. 한편 지난해 8월 파병된 동의부대 2진(단장 김국환 대령)은 오는 28일 귀국한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마당] 돈에 대한 생각

    조카가 시집을 가서 아기를 낳는 바람에 얼떨결에 할머니가 되어 버렸다.아무튼 할머니가 된다는 것은 애초부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 아기가 자라는 것을 지켜보는 기쁨이 비길 데 없이 커서 이제 와서 얘기지만 고 녀석이 할머니라고 부르는 소리가 예쁘기만 하다.그 아이가 사물을 인지해 나가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 가고 말을 배우고….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하는 그 떨리는 과정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때로는 겁이 나기도 하고 경이롭기도 하다. 지난 설에 집에 온 녀석이 세배를 한답시고 이마는 바닥에 대고 엉덩이는 치켜든 꼴로 절을 하는 것이다.웃음을 참으며 앞에 앉혀 놓고 덕담을 하고는 만원 지폐를 내밀었더니 얼른 손을 내밀어 받는 것이다.그 순간 내 머리 속에는 여러 형태의 돈의 이미지가 떠올랐다.이상하게도 뇌물 부정 착취 더러움 낭비 사치 등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오르고 돈에 눈이 벌겋게 된 탐욕스러운 사람들의 군상이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았던 벽면을 꽉 채운 그림과 오버랩되면서 급기야 숨이 콱 막혔다. 밤에 자려고 누우니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왜 그랬을까? 그 아이에게는 돈이 그저 푸르스름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종이일 뿐이고 쓸 데도 없고 가치도 모르는데….그러고 보니 그 아이에게 주어진 돈이야 말로 가장 깨끗한 돈이 아닌가.그 작고 깨끗한 손이 자라 돈이 지배하는 세상을 어찌 헤쳐 나갈까 두려웠을까? 그래서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무서웠던 누구의 그림인지도 모르는 그 아비규환의 장면이 무의식 속에서 튀어나온 것일까? 나는 깨끗한 돈,가치있는 돈,돈이 주는 자유와 부자유 등등의 개념을 생각하며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잊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 녀석을 보니 생각이 나서 물었다.할머니가 설날 준 세뱃돈 어쨌는데? 녀석은 나를 빤히 보더니 제 엄마 주머니를 끄집어 당기며 내놓으라는 몸짓을 한다.엄마가 천원짜리를 주니 휙 던지고 다시 떼를 쓰다가 동전을 주니 그것도 던져 버린다.하여 그 아이는 만원도 천원도 동전도 ‘돈’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어른들이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주머니에 챙겨 넣으니 뭔가 가치 있는 물건이라는 감을 잡았을 테고.어떤 아이는 돈이 없다는 엄마에게 은행에 가서 가져오면 되는 것 아니냐며 엄마를 바보 취급하기도 하고,누구누구 아빠는 돈이 많아 뭐든 다 해주는데 아빠는 뭐냐며 서럽게 울기도 할 것이다. 어른들이 잘 가르쳐야 한다.최초로 돈을 알게 되고 쓰게 되고 벌게 되는 인생의 순간순간에,놓치지 말고,신중하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알려 주어야 한다.깨끗한 사회,믿을 수 있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물론이고 그 아이 하나하나가 행복하게 살도록,돈에 휘둘리지 않고 돈을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벌고 쓸 수 있도록 책임지고 가르쳐야 한다.그래서 나는 벼르고 있다.녀석이 말을 알아들을 때부터 행복한 구두장이 이야기도 해주고,우리 돈 2만원이 아프리카 5명 한 가족의 한달 식량이며, 단돈 만원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를 살릴 수 있고,중국에는 돈을 구하기 위해 피를 파는 사람들이 있으며,반대로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호화 별장을 순례하며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돈을얼마나 가졌는가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지만 돈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행복과 기쁨이 달라진다는 것을.돈이 너를 지배하기 전에 네가 선수를 쳐서 돈을 지배해 버려야 한다는 것을. 김 혜 경
  • [글로벌 시각] 프랑스의 이라크전 반대 이유

    대서양 양측의 신문들을 읽고 있노라면 나는 때때로 전쟁이 프랑스와 미국 사이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프랑스와 미국간의 우정은 미국의 건국초기 때부터 시작돼 수세기 동안 지속돼 왔다는 점을 나는 기억하고 싶다. 미국은 지난 세기 두번에 걸쳐 프랑스를 원조했다.프랑스는 이를 결코 잊을 수 없다.오늘날 프랑스와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을 포함한 세계의 많은 곳에서 나란히 적에 맞서고 있다.프랑스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작전의 최대 공헌자이다.프랑스와 미국과의 우정은 보석처럼 귀한 탓에 유지돼야 하고,보호돼야 하며,더욱 돈독해져야 한다. 그러나 여론 조사는 프랑스 국민의 78%가 이라크에 대한 무력개입을 반대하고 있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반대 여론은 동부 유럽을 포함한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다.유럽 국가들은 이라크 공격에 대해 분열돼 있지만,여론의 큰 방향은 일치돼 있다. 나의 시각으로는 프랑스의 반전 분위기를 조심해서 봐야할 세가지 이유가 있다.첫째로 알 카에다를 세계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가장큰 위협으로 판단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프랑스의 지성인들은 40년 전 알제리 전쟁 이후 프랑스가 전쟁을 해야 할 정도로 긴박한 위협에 처하지 않고 있다고 본다. 지난해 5월 11명의 프랑스인들이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었다.지난해 가을에는 프랑스 유조선이 예멘 인근에서 알 카에다의 공격을 받았다.12월에는 파리 근처에서 프랑스 테러계획을 갖고 있는 알 카에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몇 사람을 체포했다.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사람들이 영국과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곳곳에서 체포됐다.이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체첸,알제리,보스니아 등에서 활동하는 단체들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아직 이들이 이라크나 알 카에다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어떤 증거도 프랑스는 갖고 있지 않다. 프랑스인들이 전쟁을 꺼리는 두번째 이유는 이라크가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국제사회의 결의를 비롯해 걸프전 자체보다도 1991년과 98년 사이에 많은 무기를 파괴한무기사찰 활동,현재의 강력한 수단과 사찰단원 확대 등으로 무기사찰 활동을 강화한 덕분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더욱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게 됐다. 유럽인들은 이라크보다 북한이 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안보라는 의미에서 생각하면 이라크에 가 있는 100명의 사찰단들은 이라크보다 주석궁을 포함한 북한 전역에서 방해받지 않는 사찰활동을 진행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본다. 세번째 이유는 이라크 전쟁의 결과와 관련이 있다.이라크는 많은 다른 민족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폭력적인 전통이 있고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이 없다.이라크에서 폭탄으로 민주주의를 창출하기는 매우 어렵다.민주주의의 창출은 시간과 강력한 군대의 주둔,민주주의를 이룩하려는 노력 등을 필요로 한다. 프랑스는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 평화적 해결의 과정이 없이 전쟁을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아랍 세계와 이슬람 세계에 더 많은 좌절과 괴로움을 주게 된다는 점을 우려한다.유럽의 군사적 개입은 극단주의를 부추기고 알 카에다의 신규모집 활동을 고무시킬 수있다. 전쟁은 테러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참을 필연코 약화시키고 이슬람의 테러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다.유엔의 사찰은 지속돼야 하고 강화돼야 한다.그리고 여기에 후세인은 더욱 협조해야 한다.전쟁은 최후의 선택으로 남겨둬야 한다. 장 다비드 르비트 駐유엔 프랑스 대사 뉴욕 타임스
  • 아프간파병 동의부대 한방군의관 정광식씨“중앙아시아에 한의학 전령사역할 할것”

    “전쟁의 공포속에서 고통을 당하면서도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한방 군의관의 실력을 맘껏 발휘해 보이고 싶습니다.” 17일 경기도 광주시 특전교육단에서 열린 대한한의사협회의 한방 소모품 및 약재 기증식에 참석한 국군 동의(東醫)부대 소속 정광식(鄭光植·32)대위의 각오는 남다르다. 그동안 월남,소말리아,그루지아,서부사하라,동티모르 등 5차례의 전투부대 파병 및 유엔평화유지군 파병에 수많은 의료진이 파견됐지만 한방 군의관자격으론 처음으로 해외에 파병되기 때문이다. 정 대위는 부산 동의대 한의과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부속 한방병원에서 내과 전문의로 활동하다 2002년 한방전문의 1기생으로 군의관이 됐다. “동의대 한의대 2년 후배인 임재형 상병(30)도 한방 사병으로 선발돼 함께 가기 때문에 앞으로 6개월 간의 오지생활이 외롭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정 대위와 임 상병 등 한방의료진 2명이 포함된 동의부대는 오는 27일 고국을 떠나 아프가니스탄,키르키스탄 등 3곳에서 8월 27일까지 순회근무를 하게된다.의료지원단은 모두 96명이다. 정 대위는 “요즘 각급 부대에 독립적인 한방진료실이 마련돼 있고 통합병원에도 한방군의관,한방사병이 활약하는 등 군내 한방의학의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이번 첫 파병을 통해 한국인의 진출이 미약한 중앙아시아지역에 한의학을 전파하는 전령사 역할을 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인터넷 물결타고 ‘反戰 들불’ 본격화되는 반전 운동

    그것은 ‘정치집회’라기보다 일종의 ‘카니발’이었다. 지난 15일 전 세계 600여개 도시에서 벌어진 이라크전 반대시위에 맞춰 국내 최대규모의 반전집회가 벌어진 서울 대학로.집시풍의 하모니카 선율에 맞춰 춤추는 젊은이들 사이로 ‘화관(花冠)’을 쓴 아이들의 천진한 미소가 눈부셨다. ●“용기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이들은 ‘차이’와 ‘부조화’마저도 얼마든지 아름다울 수 있음을 역설하는 듯했다.무지개 깃발 아래 모인 동성애자들,갈색 눈의 외국인 노동자들과 홍대앞이 놀이터인 일군의 ‘무정부주의’ 청년들도 ‘반국가단체’ 한총련의 대학생들과 함께 ‘반전’과 ‘평화’를 외쳤다. 파키스탄계 캐나다인 파르한(29)씨는 “신과 전 세계 시민 앞에서 전쟁 반대 의지를 보여주겠다.”면서 “우리를 자유롭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용기”라고 강조했다. 광화문 촛불시위에도 참가했다는 김소형(16·동부여상 1년)양은 “지금은 전쟁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해 적극 행동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대학로에는 3000여명의 시위대가 모였다.런던의 100만명에 비해 턱없이 적었지만 400여명이 모였던 지난해 10월 반전시위때 보다는 눈에 띄게 늘었다.집회 관계자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시작되는 주 토요일에 갖기로 한 반전집회에는 1만명 이상이 참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전 단일이슈 최초집회 국내 반전운동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의 아프간 보복 공격이 가시화되면서 본격화됐다.평화네트워크와 평화인권연대,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등 평화운동을 전문적으로 표방하는 단체들도 잇따라 생겨났다.이들은 경실련,참여연대 등 7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전쟁반대 평화실현 공동실천’을 구성,지난해 10월 서울 인사동에서 국내 최초로 ‘반전’을 단일이슈로 내건 집회를 열었다. 올해에는 여성단체연합과 녹색연합 등 여성·환경단체들의 활동이 활발하다.‘다함께’ 등 전통적인 좌파 반전운동 단체와 민주노동당·사회당 등 진보정당들도 적극 결합할 태세다. 국내 반전평화운동의 ‘싱크탱크’격인 평화네트워크의 정욱식 대표는 “사회의 민주화와 인터넷 등 전자네트워크의 발달로 국내 반전운동도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고 있다.”면서 “특히 촛불시위와 대선을 거치며 사회개혁의 중추로 떠오른 네티즌들이 활력과 가능성을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5일 집회에서는 ‘네모성(www.cyberaction.or.kr)’ 등에 소속된 ‘자생적’ 반전 네티즌들이 록음악 공연과 반전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공통분모’찾아 ‘진입장벽’을 낮춰야 현재 반전시위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자유주의적 성향의 네티즌부터 진보적 민족주의자,극단적인 반세계화론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중의 더욱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목표를 구체화하고 방식을 온건화해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국내에도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대북 강경책에 불만을 갖고 있는 사람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면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가운데 최대한의 합의가 가능한 공통의 목표를 찾아나가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kdaily.com ◆평화실현 공동실천은 2001년 9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반대하는 경실련,참여연대,민주노총 등 700여개 시민·사회 단체가 모여 만든 국내 최초의 한시적 반전 평화네트워크.지난해 가을 미국의 임박한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기 위해 활동을 재개했다. 현재 서울 221개,부산·경남 133개,인천·경기 99개 단체 등 전국 10개 권역에 걸쳐 731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어 ‘단일이슈’를 내건 연대조직으로는 가장 규모가 크다.
  • 베를린영화제 대상 ‘이 세상에서’아프간 난민의 아픔 그려

    제 53회 베를린영화제는 반전(反戰)의 물결을 탔다.영화제 내내 할리우드 영화에 관심이 몰렸지만,15일 발표된 황금곰상은 아프가니스탄 난민의 아픔을 그린 유럽 영화 ‘이 세상에서’에게 돌아갔다.이라크가 제2의 아프가니스탄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확실하게 반전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세상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청년 두 명이 영국 런던으로 불법 이민을 시도하는 긴 여정을 디지털로 찍은 작품.영화제의 모토인 ‘관용의 지향’에 가장 적합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특히 디터 코슬릭 집행위원장은 영화제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 “9·11테러 이후 달라지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엿볼 수 있는 영화가 바로 ‘이 세상에서’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평론가들의 별점은 그다지 높지 않았으나,사회적 의미로 볼 때 납득할 만한 수상이라는 것이 현지 반응.영국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은 토머스 하디의 소설을 각색한 96년작 ‘주드’로 국내 관객에게도 알려진 인물이다. 은곰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과 남·여우주연상은 균형을 맞추려는 듯 미국 영화에 돌아갔다.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어댑테이션’은 스파이크 존스 감독과 천재 작가 찰리 카우프만이 2000년 ‘존 말코비치 되기’이후 다시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할리우드 시스템에 대한 풍자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흥미롭게 전개된다. 남우주연상은 조지 클루니의 감독 데뷔작 ‘위험한 마음의 고백’에서 TV쇼 진행자이자 CIA요원으로 분한 샘 록웰이 차지했다.여우주연상은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디 아워스’에서 열연한 니콜 키드먼·메릴 스트립·줄리언 무어가 공동 수상했다. 감독상은 2001년 황금곰상의 주인공인 프랑스 감독 파트리스 셰로가 ‘형제’로 수상했다.‘형제’는 불치병에 걸린 한 남자가 동생과 만나 그들의 삶을 되돌아보는 영화.또 다른 경쟁부문인 아동영화제에 초청된 주경중 감독의 ‘동승’은 수상작에 들지 못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사설]미국, 반전 외침에 귀기울이라

    미국의 이라크 군사공격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반전시위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프랑스·독일·러시아·중국 등 주요 국가들도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고 있다.미국은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세계적인 움직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미국은 물론 단독으로도 이라크를 공격할 힘이 있다.미국은 소련 붕괴 후 어느시대보다 강력한 세계질서의 지배자가 됐다.그러나 세계의 모든 문제를 미국 혼자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미국은 9·11테러의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지만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실을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미국은 이라크 공격의 명분으로 대량살상무기 파괴와 민주국가 수립을 내세우고 있다.그러나 유엔무기사찰단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2차 보고에서 ‘이라크에서 어떤 대량살상무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미국은 사찰단의 보고를 존중해야 한다.미국은 군사공격보다는 철저한 사찰을 통한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추구해야 한다. 이라크도 독재체제를 중단하고 대량살상무기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후세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반전시위에 고무되어 유엔사찰단의 조사를 방해하거나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세계적인 반전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이 무력사용 승인을 목적으로 한 유엔결의안 초안을 완화한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미국은 이라크 문제를 유엔의 틀안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반전시위에는 군사공격 반대만이 아니라 미국의 오만에 대한 반대도 함께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보다 좋을 수는 없다.
  • 베를린영화제 중간결산/미국영화 우대 ‘할리우드 잔치’

    |베를린 김소연특파원| 제53회 베를린영화제의 화제는 단연 할리우드 스타들.11일(현지시각) 현재 공식 경쟁작 22편 가운데 시사를 마친 영화가 12편.분위기를 띄운다며 미국영화 5편(미·영 합작 포함)을 먼저 선보여,‘풍성한 할리우드 잔치’라는 비아냥도 터져나온다. ●영화제 모토는 ‘관용’ 하지만 이번 영화제의 모토는 ‘관용의 지향’.2년째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디터 코슬릭은 “지난해에는 9·11테러 이후 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영화를 여럿 선보였다.”면서 “올해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경을 넘는 사람들,삶과 노동의 조건 등에 주목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국영화가 영화제의 꽃이라면,이같은 모토에 맞춘 문제작들은 뿌리인 셈.‘주드’로 잘 알려진 영국감독 마이클 윈터바텀의 ‘이 세상에서’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다큐멘터리 형식에 담아 호평을 받았다.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프로그래머도 “문제의식이 뛰어난 작품”이라면서 부산에 초청할 뜻을 밝혔다.독일,폴란드,러시아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담은 독일작 ‘먼불빛’,사형수가 된 사형반대운동가를 그린 앨런 파커 감독의 ‘데이비드 게일의 생애’ 등도 비슷한 주제를 다뤘다. ●한국영화에 쏟아진 관심 경쟁작에는 끼지 못했지만,파노라마·포럼 부문 등에 6편이 초청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7일 상영된 홍형숙 감독의 ‘경계도시’에는 관객이 대거 몰려 예정에 없던 추가상영을 실시하기도.10일 변영주 감독의 ‘밀애’역시 18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변 감독과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유러피언 필름 마켓(EFM)에는 한국영화홍보관이 한자리를 차지했다.참가한 업체는 강제규필름,미로비젼,시네마서비스,CJ엔터테인먼트,e픽쳐스 등 5개 업체.11일 현재 ‘공공의 적’‘화산고’가 패키지로 영국에 10만달러에,‘나쁜 남자’‘수취인불명’‘복수는 나의 것’이 이탈리아에 10만달러에 팔렸다.그밖에도 ‘질투는 나의 힘’‘폰’‘청풍명월’‘로드 무비’‘밀애’등에 상담이 몰린다는 것이 관계자의 귀띔이다. ●금곰상 누가 받을까 각국의 평론가 8명이 매긴 별점에서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디 아워스’가 평균 별 넷으로 최고점을 얻었다.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역시 최고점을 부여했다.국내에서도 21일 개봉한다.다음은 장이머우 감독의 ‘영웅’.최근 국내에서 흥행몰이를 하는 이 영화는,단 세 편만이 경쟁작에 오른 아시아 영화의 체면을 세웠다.베를린 영화제는 오는 16일 끝난다.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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