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전략경제대화 손익
미국과 중국 간의 제1차 ‘전략경제대화’가 막을 내렸다. 미국은 북핵 등 당면한 외교에서 중국의 협력을 이끌어내 경제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다. 중국 역시 강국 외교의 기반을 마련, 괜찮은 장사를 했다는 평가다.
■美, 외교현안 中협력 확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은 전략경제대화를 통해 슈퍼파워로 발돋움하고 있는 중국과 장기적인 협력 토대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과거 경쟁관계에서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며, 포괄적인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경제와 외교, 안보, 환경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조했고, 이번 대화를 통해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폭넓은 합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기본 원칙들에 합의하고, 미 재무부 채권 최대 보유국인 미국 재정상황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외교 현안에서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 대한 지지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1874호의 성실한 이행 다짐을 공개적으로 이끌어낸 것은 성과로 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문제, 수단 다르푸르 사태 해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함으로써 이들 지역에서 미국의 부담을 덜고 경제규모에 걸맞은 중국의 책임있는 조치들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등 환율 문제와 미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 문제, 중국 인권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을 상대적으로 소극적으로 다룬 것이 미국 국내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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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G2 ‘슈퍼파워’ 즐겨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은 회의 결과에 크게 만족해했다. 시작전부터 작심하고 회의에 임한 중국으로서는 ‘강국외교’의 기반이 마련됐다고 자평하고 있다.
중국은 처음부터 공세적으로 밀어붙였다. 사상 최대 규모인 150여명의 대표단을 파견, 세력을 과시했다. 가장 큰 소득은 국제사회에 미국과 함께 세계를 이끌어 나가는 ‘G2’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각인시켰다는 사실이다. 실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미국 고위인사들의 중국에 대한 잇따른 ‘구애’ 발언은 전례없는 일이었다. 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으로 중국으로서는 적지 않은 소득이다. 각론에서도 손익분기점을 한참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금융기구의 각종 회의에서 중국의 발언권 확대와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고위직에 중국 관리들이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는 약속을 미국으로부터 받아냈다. 위안화의 국제화를 노리고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큰 소득인 셈이다.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가 원론에서 거론됐고,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문제가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은 것은 중국측의 ‘선제공격’이 워낙 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국이 정기적으로 인권 관련 회의와 군사대화를 갖기로 한 것도 중국으로서는 크게 손해볼 일이 아니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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