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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형사재판소(ICC) 송상현 소장 직격 인터뷰

    국제형사재판소(ICC) 송상현 소장 직격 인터뷰

    휴가차 지난 주말 입국한 송상현(69)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ICC가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 등이 전쟁범죄에 해당하는지 예비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힌 뒤 송 소장에게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ICC가 예비조사를 벌인 뒤 본조사에 들어가 전쟁범죄 책임자에 대한 ‘공소시효 없는 체포영장’을 발부한다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 최고지도부는 엄청난 족쇄를 찰 수밖에 없다. 송 소장은 지난 22일 서울 적선동의 연구실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 달 9일쯤부터 본격적인 예비조사가 이뤄질 것 같다.”면서 “경우에 따라 실사단이 연평도 등을 방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ICC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과 찰스 테일러 전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기소했을 때 실효성이 있겠느냐고 조롱했지만, 결국 둘 다 법정에 섰다.”면서 “북한의 경우도 향후 몇년 안에 어떤 정치적 변화가 올지는 누구도 모른다.”며 조사에 대한 무게를 내비쳤다. 또 “국내 3부 요인 등 주요 인사들과 줄줄이 면담이 잡혀 있다.”며 ICC의 예비조사에 대한 국내의 관심 강도를 에둘러 피력했다. →북한 도발에 대한 ICC 검찰부의 예비조사 진척 상황은. -지난 7일 예비조사 시작을 알리는 기자회견 이후 크게 진전된 것은 없다. 매년 12월은 재판소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시기여서 재판소 직원들이나 ICC 회원국이나 모두 이 문제에 매달려야 한다. 또 2007년 종족분쟁 등 케냐 관련 2개 사건에 업무가 집중돼 북한 관련 조사는 지체되고 있다. →본격적인 조사는 언제쯤 이뤄지나. -재판소의 겨울 휴가가 끝나는 다음 달 9일쯤부터 원활한 조사가 이뤄질 것 같다. 지금은 검찰국의 담당자 1~2명이 한국 시민들로부터 접수된 탄원서(communication)를 분석 중이다. 탄원서의 양이 엄청 많다고 하더라. 검찰국 업무라 확신할 수 없으나 경우에 따라 ICC실사단이 연평도 등 국내를 방문할 수 있다. →북한 인권단체들이 북한 내 인권유린에 대해서도 재판소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재판소가 ICC 미가입국인 북한 내부 문제에 대한 관할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조사할 수 있나. -비회원국 내부 문제라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 정의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의결한 뒤 ICC에 조사를 요청하면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 ICC가 비가입국인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 참사를 조사한 것도 안보리가 의결을 통해 ICC에 조사를 맡겼기 때문이다. 다만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 러시아 등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있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ICC 조사) 의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ICC가 규정하는 전범의 개념은. -ICC 설립근거인 로마조약은 제네바조약 내용을 토대로 전쟁범죄를 방대하게 규정해 놓았다. 중요한 것은 국제법상 전쟁 개념이 일반인이 생각하듯 ‘총, 칼을 들고 부딪쳐 사람을 죽이고 재산피해가 나오는 것’ 정도의 의미보다는 훨씬 광범위하다는 점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처럼 국지적 도발도 전쟁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인지. -그렇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전쟁범죄의 뜻이 넓다. 15살 미만 어린 아이를 훈련시키고 전투에 끌어들이면 전쟁범죄라고 보는 등 상당히 꼼꼼하게 규정돼 있다.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ICC 수석검사가 기자회견에서 연평도 포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이 사건이 국제조약상 전쟁범죄 개념에 어느 정도 들어맞기 때문일 것이다. 일부 국제법학자들의 견해를 들어 보니 휴전 중 전투원을 살상하면 또 다른 전쟁범죄를 구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ICC 검찰국은 예비조사를 통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 등의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두 사건이 로마조약에 비춰 봤을 때 전쟁범죄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법률적으로 검토해 견해를 밝힐 것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예비조사를 벌이고 있는 곳이 있나. -북한 사례 외에는 아프가니스탄 정도다. 검찰국이 탈레반이나 아프간 정부군이 학살 등 민간인에 대한 반인도적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아보고 또 이 문제가 본조사 대상이 되는지 살펴보고 있다. →ICC가 전쟁범죄자 등의 단죄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ICC의 역할은 2차적이고 보충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 재판소가 국제적 전쟁범죄나 참사를 모두 조사하고 벌줄 수는 없다. 이는 세계 192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일이다. ICC는 ‘최후의 보루’로 세계의 독재자들을 외부에서 지켜보면서 그들에게 ‘언젠가는 처벌받을 수 있다.’는 부담을 주는 역할을 한다. ICC의 존재로 인한 범죄억지 효과는 상당히 크다. →미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ICC에 가입하지 않아 활동에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옳은 지적이나 분위기가 크게 변해가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뒤 ICC를 지지하고 협조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미 정부는 ICC 가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안다. ICC 가입을 위해서는 미 상원 3분의2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정치지형상 당장 쉽지 않을 뿐이다. 러시아도 ICC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커서 러시아 정부 당국자가 재판소에 대해 호의적인 얘기를 많이 한다. 다만 중국은 아직 변화가 없다. →ICC의 조사 대상은 지역적으로 아프리카 국가 내 사건에 몰려 있다. -현재 조사 중인 5가지 상황이 있는데 공교롭게 모두 아프리카 사건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오해하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해당 국가의 당국자가 ICC본부에 찾아와 “정부 차원에서 해결이 불가능하니 ICC가 수사하고 재판해 달라.”고 부탁했거나 유엔 안보리가 수사를 의뢰한 것들이다. 수사 착수 경로를 알면 오해는 풀릴 것으로 본다. →2012년까지 남은 소장 임기 동안 주력할 부분이 있다면. -지난해 취임 때 ICC 회원국을 최대한 늘리려고 계획했다. 특히 소장으로 있으면서 방글라데시 등 6개국을 새로 ICC에 가입시킨 것이 뿌듯하다. 앞으로도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회원국을 늘리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펴 나가겠다. 글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은 지난해 3월 ICC 재판관 18명의 비밀투표로 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3년이다. 지난 2003년 ICC 초대 재판관에 뽑힌 뒤 2006년 1월 재선됐다. 송 소장은 투표 당시 법원 운영, 형사소송, 증거주의와 관련해 폭넓은 실무 및 학문적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 소장은 1972년부터 모교인 서울대 법대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많은 법조인과 법학자를 키웠다. 국제거래법학회 회장·한국 법학교수회 회장 등도 역임했다. 특히 김건식 서울대 교수와 김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등 제자들이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모교 법대 건물에 송 소장을 기념하는 ‘송상현 기념홀’을 만드는 등 후학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인 고하 송진우 선생의 손자다.
  • 아프간 한국기업 공사현장 또 피습

    아프가니스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공사현장이 또다시 무장괴한 단체로부터 습격을 받았다. 19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18일 저녁 8시20분(현지시간)쯤 아프간 북부 발크주에 위치한 한국기업의 도로공사 현장 사무소를 무장괴한들이 기습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괴한들은 1시간 40분만인 밤 10시쯤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현장에 있던 방글라데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 반면 한국인 직원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자들은 납치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피습된 공사현장은 지난 13일 한국인 직원 2명의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한 공사구간과 같은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한국 기업은 해당 지역의 치안 상황이 최근 급격히 악화됐다고 보고 현지 공사를 전면 중단했으며, 공사에 참여중인 한국 근로자 9명 전원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월드이슈] 의회·관료·갱단 ‘3각 카르텔’… 치유 불능

    [월드이슈] 의회·관료·갱단 ‘3각 카르텔’… 치유 불능

    피로 얼룩진 한해를 보낸 멕시코는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환각’에 빠진 이 나라에서 하루 평균 마약을 둘러싼 암투로 숨지는 사람은 36명. 마약갱단과 정부군의 충돌로 올해에만 1만 2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프가니스탄전에서 최근 10년간 숨지는 다국적군(2220명)보다 4배 이상 많다. 멕시코 정부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뿌리뽑기에 나섰다. 하지만 ‘환부’에 칼을 댈수록 문제는 더욱 꼬여간다. 마약 묻은 페소(멕시코의 화폐)를 둘러싼 갱단과 정치인, 관료의 ‘3각 카르텔’ 탓에 멕시코는 치유 불능의 땅이 됐다. ‘마약과의 전쟁’으로 준(準) 전시상태에 돌입한 멕시코에서는 누구도 안전하지 못하다. 멕시코 마약 갱단은 고위 공직자를 겨냥한 표적테러를 자행하는가 하면 심지어 초등학생이나 여성까지 닥치는 대로 조직원으로 포섭해 세를 불리고 있다. 마약 소탕업무를 맡는 경찰 등 공무원은 마약조직이 노리는 첫 번째 표적이다. 올해 마약 갱단의 습격으로 숨진 멕시코 내 시장은 10명이 넘는다. 이들은 마약조직을 겨냥한 대대적인 진압작전을 벌이려다 역습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 지난 6월에는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의 한 고속도로에서 마약 갱단으로 보이는 괴한이 대형트럭으로 길을 가로막은 채 경찰단에 총을 쏴 10명이 죽기도 했다. 또 ‘마약의 도시’로 유명한 시우다드후아레스에서는 미국인 영사 부부가 마약 밀매단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등 국적을 가리지 않는 살육극이 이어지고 있다. 마약밀매업이 ‘산업’ 수준으로 덩치가 부풀자 어린이와 여성 등 사회적 약자까지 조직에 가담하는 일이 늘고 있다. ‘마약왕’인 호아킨 구스만 로에라가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위세를 떨치자 ‘일그러진 꿈’을 꾸는 서민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빈곤층 가정의 수많은 청소년들이 마약 조직에 발을 들여 손쉽게 돈벌이를 택하는 행태는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단 1000달러(약 115만원)면 마약 운반은 물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초등학생 킬러’가 등장하기도 했다. 또 마약 갱단에 가입하는 여성도 최근 3년간 4배나 급증했다. 멕시코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2006년. 그럼에도 지난 5년간 정부의 마약조직 소탕 작전이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내부의 적’ 때문이다. 멕시코 내 많은 정치인과 관료들이 마약조직이 건넨 돈에 취해 갱단을 보살피는 일이 잦다. 지난 10월 멕시코 상원의원 세사르 고도이가 대표적 마약조직 ‘라 파밀리아’의 두목과 통화해 ‘지지와 비호’를 약속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미 마약단속국에 따르면 멕시코 갱단은 한해 60억 달러(약 6조 7900억원)를 뇌물로 이용한다. 마약소탕 작전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크지 않은 것도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김우성 이베로아메리카연구소 소장은 “심각한 경제적 양극화와 높은 실업률 등에 지친 멕시코인들은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를 마약단과 크게 다를 바 없다고 인식한다.”고 말했다. 갱단원을 모집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향락 소비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돈을 푸는 마약조직에 오히려 호의를 느끼는 국민도 많다는 것. 전문가들은 멕시코만의 노력으로 마약 갱단을 뿌리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주변국이 나서 마약거래를 뿌리뽑을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연간 488억 달러(약 55조 2000억원)로 추정되는 미국의 마약시장을 정리하지 않는 한 공급이 줄어들기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멕시코는 미국 내 유통 마약의 6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칼데론 대통령은 지난달 B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세계 최대의 마약 소비국으로 남아 있는 한 조직 범죄도 여전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南 “강행” 北 “타격” 美 “대응 포격”

    南 “강행” 北 “타격” 美 “대응 포격”

    북한이 17일 우리 군의 연평도 포사격 훈련 계획에 대해 “남측이 연평도 사격훈련을 강행할 경우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우리 군은 “이미 예고된 정당한 훈련으로 강행하겠다.”고 입장을 밝혀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은 이날 낮 국방부 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연평도 포사격 계획을 철회할 것을 남조선 괴뢰군부에 엄숙히 통고한다.”며 “괴뢰군부 호전광들은 연평도에서 계획하고 있는 도발적인 해상사격을 즉각 중지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지문은 또 “우리 군대의 사전경고에도 불구하고 연평도 포사격을 끝끝내 강행할 경우 우리 공화국의 신성한 영해를 고수하기 위해 이미 세상에 선포한 대로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며 “그 화력 타격의 강도와 포괄 범위는 지난 11월 23일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재현시키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북한의 협박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해상 사격훈련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우리는 훈련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공개적으로 국립해양조사원의 항행경보를 통해 (훈련을) 경고했기 때문에 북측의 협박과 억측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중지됐던 해상사격훈련을 기상 조건 등을 고려해 18일부터 21일 사이 하루를 정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연평도 해병부대의 해상사격훈련 구역은 가로 40㎞, 세로 20㎞의 연평도 서남쪽의 우리 해역이다. 이번 사격훈련에는 K9 자주포와 105㎜ 견인포, 벌컨포, 81㎜ 박격포 등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훈련에는 주한미군 20여명이 참여해 통제, 통신, 의료지원 임무를 수행하고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및 유엔사 회원국 대표 등 9명도 훈련을 참관할 예정이다. 미국은 16일(현지시간) “한국 군이 연평도 일원에서 실시할 해상 사격 훈련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전적으로 정당한 조치”라며 지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제임스 카트라이트 미 합참부의장도 아프가니스탄전 전략 평가 보고서와 관련한 브리핑에서 연평도 사격 훈련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만일 북한이 이 훈련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해 이 섬(연평도)의 포 사격 지점들에 포격할 경우 이는 포격과 대응 포격이라는 연쇄반응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가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 계획에 대해 극도의 우려를 표시하며 훈련 계획 취소를 요구했다. 외국의 군사 훈련 계획에 대한 러시아의 공개적인 취소 요청은 이례적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국이 연평도 인근 서해상에서 전투용 포탄을 이용한 포사격 훈련을 실시하려는 계획에 극단적 우려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 주재 이윤호 한국 대사와 존 베일리 미국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한국의 연평도 훈련 계획에 대한 극단적 우려를 표명했다고 러 외무부 공보실 측이 설명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김미경·오이석기자 kmkim@seoul.co.kr
  • 크리스마스섬 난민 선박 침몰… 최소 28명 사망

    15일(현지시간) 호주 북쪽 인도양 크리스마스섬 인근 해상에서 밀입국 선박이 난파해 난민 28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국제사회 일각에서 호주 정부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 보엔 호주 이민시민부장관은 “난파 선박에는 70~100여명의 난민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호주 당국이 정확한 사고 경위와 실종자 수 등을 조사하고 있어 사망자 수는 50명까지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난민 지원 단체인 난민행동연합(RAC) 측은 “호주 정부의 반(反)난민 정책이 참사를 불렀다.”면서 “호주행 난민들에 대한 난민 지위 인정 심사(난민심사)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했다면 이 같은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밀입국 선박 사고의 사망자 가운데에는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이 많았다고 CNN은 전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6~9m 길이의 나무 보트에 최대 100여명의 난민들이 타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난민들은 주로 이란과 이라크 출신으로, 사고 현장에서 42명이 구조됐다. 호주로 밀항하려다 인도양에서 사고로 숨지는 보트 피플은 갈수록 늘고 있다. 올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호주로 향한 밀항선은 120여척으로, 이를 통해 입국한 난민은 5800명이 넘는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등에서 몰려온 이들은 대개 인도네시아로 와서 호주령인 크리스마스섬으로 향하는 밀항선을 탄다. 그러나 밀항 과정에서 호주 경비대에 적발되면 크리스마스섬의 난민억류센터로 옮겨져 정착에 대한 적격 여부를 가리는 난민심사를 받게 된다. 국제엠네스티(AI) 호주지부는 난민들이 보트를 타고 호주로 입국하려는 무모한 행동을 못 하도록 역내 관련 국들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는 이번 참사로 난민정책이 수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보엔 장관은 “밀입국 알선 조직을 소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하며, 국제사회도 이에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프간서 한국인 2명 납치됐다 구출

    아프간서 한국인 2명 납치됐다 구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근로자 2명이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구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아프간 북부 사만간주의 한 도로 건설 현장 부근에서 한국 기업 소속 직원들이 무장 괴한 4명에게 납치됐으나 현지 경찰의 신속한 대응으로 2시간 만에 구출됐다. 구출된 직원 2명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며, 이들은 귀국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발파 전문가들인 한국인 직원들이 아프간 경호경찰 2명과 차를 타고 작업현장으로 이동하던 중 무장 괴한들이 기습해 근거지인 산속으로 끌고 가면서 발생했으며, 괴한들은 이송 도중 탈출한 운전사의 신고를 받고 추격해 온 경찰들과 총격전 끝에 인질들을 놔두고 도주했다. 대낮에 경호경찰까지 납치할 정도로 대담하게 범행을 저지른 점과 피랍 지역이 우리나라 지방재건팀이 활동하는 파르완주와 가깝다는 점에서 추가 도발이 우려된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 일이 일어난 지 사흘이 지나도록 사건을 은폐,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외교부는 “무장 괴한들의 정체와 배후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아프간 현지 언론은 아프간 경찰의 말을 인용해 이 무장 괴한들이 ‘탈레반’이며 총격 과정에서 탈레반의 지휘자가 사살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한국 기업과 주아프간 한국대사관은 공사를 중단하고 현지 주정부 및 발주처에 강력한 치안대책을 요구했으며, 치안 상황이 호전된 뒤에야 공사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7월과 11월에도 우리 기업의 현지 직원들이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가 풀려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지 한국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조준하지 않은 박격포 공격을 받는 등 탈레반 공격이 빈번했다.”며 당국의 대책 마련이 부실함을 지적했다. 해당 기업은 2003년 8월 아프간에 카불지사를 설치, 2004년부터 도로 공사 위주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연·오상도기자 carlos@seoul.co.kr
  • 독일 징병제 사실상 폐지

    독일 정부는 15일 징병제의 사실상 폐지를 공식 승인했다. 정부는 각의에서 예산을 절감하고 탈냉전시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7월부터 징병제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1955년 독일군(분데스베어) 창설 이후 최대의 군 개혁으로 평가되는 이번 결정으로 독일 상비군의 수는 현재의 25만명에서 18만 5000명으로 감축된다. 칼 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국방장관은 “내각이 징병제 유예와 관련해 매우 광범위하고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7월부터 징병제를 중단하되 국가적 비상사태 때는 징병제를 자동적으로 부활시킬 예정이다. 새 규정은 독일 상·하원의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뒤 냉전체제가 오자 대규모 지상전을 비롯한 실질적인 전쟁 위험에 대비해 징병제를 도입했으나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군에서 국외 평화유지활동 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군 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독일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 4596명, 코소보에 1375명 등 모두 6670명의 병력을 외국에 파병하고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가 가장 아끼는 외교관 잃었다”

    “美가 가장 아끼는 외교관 잃었다”

    미국 외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리처드 홀브룩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사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별세했다. 69세. 지난 10일 대동맥 파열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던 홀브룩이 숨지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해 각계 각층이 조의를 표했다. ●대동맥 파열로 쓰러져 오바마 대통령은 홀브룩 임종 직전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홀브룩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는 지치지 않는 공직자였다.”며 “그는 진정한 거인”이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은 나에게, 미 국무부에, 미국에 슬픈 날”이라면서 “동남아시아에서 냉전체제 이후 유럽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는 그의 공헌으로 인해 평화로운 미래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 상원 외교관계위원장 존 케리 의원은 그를 “완강하고 결코 멈추지 않는 외교관”으로 묘사했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도 “홀브룩의 외교술과 전략적 비전, 전설적 결의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하는 등 국제사회 역시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홀브룩은 불도저란 별명이 붙을 만큼 저돌적이고 급한 성격으로 유명했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생전의 그를 ‘미국 정부가 아끼는 최후의 외교관’, ‘미국에서 가장 거친 외교책사’로 평가했다. ●카터 행정부 때 35세 차관보 올라 홀브룩은 케네디 행정부부터 오바마 행정부까지 역대 모든 민주당 정부에서 고위 외교관으로 재직하는 기록을 남겼다. 1941년생인 홀브룩은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베트남에서 외교관으로 첫발을 뗀 뒤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차관보에 올랐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선 유럽 담당 차관보로 보스니아 전쟁을 끝내는 외교협상을 이끌었다. 그는 한국 현대사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기도 했다. 홀브룩은 1977~1981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로서 10·26 직후 최규하 권한대행 체제에서 진행되는 정치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12·12쿠데타 직후에는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대사에게 신군부의 권력 강화 움직임을 견제하는 입장을 취하게 하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특전사 병력 이달 135명 파병

    8일 국회 본회의 파행 속에서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파병동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되자 국방부는 한숨을 돌리며 “국군 파병 역사의 새로운 한 획이 그어졌다.”는 반응이다. UAE 파병은 그동안 베트남·이라크·아프가니스탄 파병 등과는 본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UAE 파병은 잘 다듬어진 우리 군의 훈련 기술 등을 해외에 전수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안보 상황관리 의지와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특전사 병력 135명이 이달 중으로 UAE로 파병되더라도 군의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며, UAE측도 가급적 빠른 시일내 파견을 요청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파병동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UAE 군사훈련협력단에 선발된 특전사 요원들은 조만간 아부다비주(州)의 알 아인에 있는 특수전학교로 파견될 예정이다. 이 학교에는 자체 비행장뿐아니라 막사와 훈련장, 의료시설 등이 모두 갖춰져 있다. 우리 특전사 병력은 급식 등을 제외하곤 학교내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우리 손으로 주둔지를 마련하지 않고 파병되는 것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국방부는 ‘이달 중으로 우리 특전사 요원들을 보내겠다.’는 UAE와의 약속을 어기게 될까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최근 북한의 포격 도발과 추가 도발에 대한 불안감으로 군의 대비태세 완비를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핵심 전투병력인 특전사 요원들을 국외로 내보내는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가 공식 문서 하나 없이 UAE 측과 구두로만 파병을 협의하고,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UAE 원전 수출에 따른 이면계약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온 터다. 특히 국회 국방위 소속인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조차 같은 맥락에서 우리 군과 UAE 측이 비공개를 조건으로 체결한 군사 관련 양해각서(MOU)의 공개를 요구하며 파병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UAE는 전투위험이 없고 장병의 안전이 확보된 지역으로, 결코 원전 수주나 경제활동의 대가로 파병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국방협력 확대 등 국익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中 눈치보는 경제협력국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55)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반발, 10일 열릴 시상식장을 초라하게 만들겠다던 중국의 작전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G2’(주요 2개국)로 떠오른 중국의 눈치를 본 18개국이 중국과 더불어 시상식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노벨위원회는 7일 중국을 포함한 19개국이 오는 10일 열리는 류샤오보의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불참 통보국은 중국 외에 러시아, 카자흐스탄, 콜롬비아,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세르비아, 이라크, 이란,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필리핀, 이집트, 수단, 우크라이나, 쿠바, 모로코 등이다. 파키스탄과 베네수엘라 등 중국의 전통 우방 외에도 대표적 신흥경제국인 브릭스(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 중 절반, G20(주요 20개국) 가운데 3곳(사우디·러시아·중국)이 불참국 명단에 포함됐다. 서방 사회와 중국 사이에서 눈치 작전을 벌이던 이들 국가는 시상식 참여에 따른 향후 손익계산서를 꼼꼼히 작성하고서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상식 참석 때 중국이 내릴 경제적 불이익이 두려워 불참하기로 한 국가들이 눈에 띈다. 중국의 주요 경제 협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대표적이다. 서방 사회의 정치적 압력에 맞서 자신들을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중국 편에 선 나라도 여럿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위주의 정권이 들어선 나라는 향후 미국 등이 자국의 반체제 인사들에 대해 석방을 요구하면 중국이 우산이 돼 줄 것이라 믿는 눈치다. 영국 경제 분석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에 따르면 불참국 가운데 완전한 민주주의를 이뤘다고 평가받는 곳은 한곳도 없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위키리크스 “영상메시지 공개” 美관타나모 고문 등 포함된 듯

    줄리언 어산지는 자신의 몸에 ‘시한 폭탄’을 두른 채 지구촌의 옥죄기에 맞대응하고 나섰다. 어산지는 7일(현지시간) 영국 경찰에 자진출두하면서 막다른 상황에서 무차별 폭로를 경고한 ‘최후의 심판 파일’(doomsday files)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어산지는 국제사회의 포위망이 좁혀 오자 ‘보험용 파일’을 언급하며 “손끝 하나라도 건드리면 다 터트려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왔다. 경찰에 출두하면서 어산지는 또 위키리크스의 입장을 대변할 ‘영상 메시지’도 미리 만들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의 폭로 파일을 발빠르게 보도해 온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 위키리크스 측은 어산지의 영상 메시지를 공개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경찰에 체포되자마자 문제의 ‘최후의 심판 파일’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날 미국 폭스뉴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어산지는 자신이 구속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최후의 심판 파일’을 최근 ‘insurance.aes256’이라는 이름으로 위키리크스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했다. 공개 즉시 미국과 호주 등 세계 곳곳의 위키리크스 지지자 수만명이 이 비밀파일을 내려받았다. 파일 속 내용은 현재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암호로 잠겨 있어 지지자들조차 아직은 볼 수 없는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미군의 만행과 영국 기업 및 금융가의 비리 등이 이 파일에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군이 관타나모 기지에서 자행한 고문 관련 자료와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공습 사진, 영국계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비리, 영국중앙은행의 비리 관련 파일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어산지는 이 기밀 문서들을 ‘위키리크스의 절대적 조력자’로 알려진 브래들리 매닝(23) 전 미군 일병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어산지는 자신이 구속되는 순간 암호 비밀번호를 공개, 미국 정부 등이 숨기고 싶어 하는 비밀 정보를 세상 밖으로 꺼내 놓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2차 닷컴 버블/이춘규 논설위원

    경제현상에서 거품(bubble)이란 용어는 부정적이다. 거품이란 자산의 내재가치에 비해 시장가격이 과대평가된 것을 말한다. 1987년 나타난 거품경제라는 용어의 최초사용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노구치 유키오 일본 와세다대 교수가 ‘거품경제학’을 통해 거품경제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거품경제의 시초는 17세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발생한 튤립 거품이다. 튤립 구근 1개의 가격에 5만 달러까지 거품이 끼었다가 폭락했다. 1929년 뉴욕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꺼지며 세계 대공황이 시작된 것도 대표적인 거품경제 사례다. 일본은 1980년대 말 주가나 땅값이 실제 자산가치에 비해 폭등했다가 1990년 붕괴, 장기 불황으로 이어졌다. 1995년부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정보기술(IT) 선진국 주식 시장의 지분 가격이 급상승한 제1차 닷컴(.com) 버블이 일어났다. 인터넷·IT 버블로도 불렸다. 거품인지 모르고 한몫 챙기려 뛰어든 수많은 개미투자자들이 피와 눈물을 흘렸다. 1차 닷컴버블 소동 때인 1996년 미 주식시장에서 IT 관련기업의 평균주가가 1000달러 전후였는데 1999년에는 2000달러를 돌파했다. 2000년 3월엔 5000달러를 넘었다.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은 거품은 결국은 꺼지고 말았다. 이후 미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장기 저금리 정책과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부동산 투자로 버블이 다시 키워지다 2008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붕괴됐다. 장기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이의 이름을 따 ‘그린스펀’ 버블로도 통한다. 최근 제2차 닷컴 버블 논쟁이 일고 있다. 1차 닷컴버블의 시발지였던 실리콘밸리가 역시 진앙지다. 요즘 모바일, 소셜네트워크 신생기업에 대해 40억~60억 달러의 인수대금이 거론되고 있다. 심지어 아이디어뿐인 초기단계의 기업에도 수천만 달러의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트위터나 징가 등 스타 IT기업으로 뭉칫돈이 몰리며 돈잔치가 뜨겁게 전개되자 2차 닷컴 버블 주의보가 내려졌다. 10년 전과는 다르다는 주장도 있다. 당시는 주식에서 거품이 형성됐지만 지금은 기업가치를 토대로 돈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거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투자의 주체가 현금 보유 규모만 900억 달러대인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3개사이기 때문에 버블을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컨설팅사 매킨지는 주장한다. 그래도 2차 닷컴버블 경고는 계속되고 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스웨덴 핵벙커에 새 저장소… ‘위키리크스 요새’

    스웨덴 핵벙커에 새 저장소… ‘위키리크스 요새’

    폭로전을 벌이려는 자(위키리크스)와 막으려는 자(미국 등 각국 정부) 간의 불꽃 튀는 두뇌싸움이 첩보영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위키리크스는 미국 아마존닷컴이 서버 제공을 전격 중단하자 만년설이 쌓인 북유럽 산악지대에 새로운 서버 저장소를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디도스 공격 홈페이지 서비스 한때 중단 그러나 위키리크스는 3일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으로 인터넷 홈페이지 서비스가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N 방송은 3일 노르웨이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위키리크스의 비밀문건 파일이 냉전시대 핵 벙커로 이용됐던 스웨덴 지하 창고로 옮겨져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스웨덴 반호프사가 ‘파이오넨 화이트마운틴 데이터 센터’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이 저장소는 두꺼운 기반암으로 덮여 군사 요새를 방불케 한다. 하나뿐인 출입문은 50㎝ 두께의 금속으로 돼 있고 비상 상황에 대비, 자료복구에 필요한 예비 발전시설도 갖추고 있다. 스스로 반호프사의 최고 경영자라고 소개한 한 남성은 유튜브 등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공상과학소설과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등에서 영감을 얻어 저장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가 ‘자기분열’로 폭로 창구를 늘려나가는 행태를 보이는 것도 추가 폭로를 우려하는 세력에는 골칫거리다. 위키리크스의 전 대변인인 다니엘 돔 샤이트 베르크(32)는 지난 1일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달 중 새로운 폭로 웹사이트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베르크는 지난 9월 위키리크스 창립자 줄리언 어샌지와의 ‘노선 차이’를 이유로 조직을 떠났다. 특히 그는 “(어샌지처럼) 미국만 폭로대상으로 삼지 않고 접수된 모든 자료를 공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위키리크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홈페이지(http://wikileaks.org)가 디도스 공격를 받아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히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위키리크스측은 새 홈페이지(http://wikileaks.ch)를 열어 접속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프간 加대사 폭로파문 책임 사퇴의사 한편 미 외교전문 폭로 닷새째인 3일에도 후폭풍이 이어졌다. 윌리엄 크로스비 아프가니스탄 주재 캐나다 대사는 외교전문 공개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자신이 책임을 지고 대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공개될 미국의 아프간 관련 외교전문에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크로스비 대사의 신랄한 비판내용이 들어 있다고 캐나다 일간 ‘더 글로브 앤드 메일’이 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남성 지켜준다’…특수소재 방탄 팬티 화제

    급조폭발물(IED)의 테러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군인들에겐 필수품이 하나 더 생긴 것 같다. 바로 폭탄에도 끄떡없는 ‘블래스트 박서(Blast Baxers)’라고 불리는 남성용 팬티다. 2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이 소개한 이 팬티는 특수소재인 케블라(Kevlar)로 만들어졌다. 케블라는 1970년대 미국의 듀폰사가 개발한 유리섬유인 아라미드 섬유 계열의 방탄소재의 상표로 밀도는 강철의 5분의 1정도이며 인장강도는 유리나 강철보다 크다. 제조사인 BCB인터내셔널은 지난 10월 초 마네킹에 이 방탄 팬티를 착용하고 폭발물 실험을 시행하고 광고로 내보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급조폭발물이 폭발했지만, 팬티를 착용한 부위는 그야말로 멀쩡했다. 우리 돈 10만원 대의 다소 비싼 속옷이지만 이 엽기적인 이 광고는 전쟁터에서 무사 귀환을 바라는 군인 가족들의 구매욕구를 일으키기엔 충분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특히 이 방탄팬티는 군의 규정을 어기지 않고 전투복 안에 손쉽게 착용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하는 군인 사망이나 중상의 가장 큰 원인은 급조폭발물에 의한 테러로 알려져 있다. 급조폭발물은 음료수 캔 등 실생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물건으로 제작해 휴대전화 등을 개조한 원격 기폭장치로 폭발시키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FP “北, 앞으로 믿을 사람 없을 것”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FP “北, 앞으로 믿을 사람 없을 것”

    “아내 앞에서 장모님 흉을 본 내용이 그대로 장모님 귀에 들어간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지 포린폴리시(FP) 인터넷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25만여건에 이르는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이 불러온 상황을 빗댄 로널드 뉴먼 전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특정 국가나 인사를 곤란하게 만든 10가지를 선정했다. 이 가운데 하나로 거론한 것이 바로 북한이다. FP는 위키리크스 문서공개로 북한을 둘러싼 각국의 속내가 속속 드러나면서 앞으로 북한은 더욱 폐쇄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FP는 이번 외교전문 공개가 “피해망상적이고 고립된 북한 정권에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확신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소위 친구라는 중국은 물론 (북한) 정권교체에 열중하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외교전문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북한 핵프로그램에 무지했다는 점이 드러난 것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에 의지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전략에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FP는 이번에 공개된 북한 관련 외교전문에 대해 “그럴듯한 추측은 많았지만 사실에 입각한 소식은 적었다.”고 지적한 뉴욕타임스를 인용한 뒤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2~3년 안에 붕괴할 것’, ‘중국의 미래 지도자들은 한국이 흡수통일하는 한반도를 편하게 여길 것’ 등 한국 외교관들의 분석을 예로 들기도 했다. FP는 이 밖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자국 외교관들에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에 대한 간첩 행위를 주문한 것은 미국 외교에 어려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을 포함한 일부 국가 지도자들이 이란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여과 없이 공개된 것도 대화를 통한 이란 핵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연평도의 교훈] ① 국가전체 안보의식 전환점돼야

    [연평도의 교훈] ① 국가전체 안보의식 전환점돼야

    북한이 서해 연평도에 무자비한 포격을 가한 지 1주일이 지났다. 6·25전쟁 이후 최악의 도발에 따른 충격은 지금까지 가시지 않고 있다. 대낮에 민간인에게 포를 발사한 북한군에 대한 분노가 큰 만큼 우리 군의 무기력증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도 크다. 미국의 안보가 9·11 테러 이전과 이후로 구분되듯 연평도 사건을 한국판 9·11로 교훈 삼아 군과 정부, 정치권은 물론 국민까지 자성하고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평도 사건을 계기로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는 교훈을 시리즈로 싣는다. “어머나, 어떡해요. 지금 막 포탄이 떨어지고 있어요. 아악~” 지난달 23일 백주에 TV를 타고 들려온 연평도 주민의 다급한 목소리는 선뜻 현실로 믿기 힘들었다.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순식간에 벌어지면 실감이 안 나는 법이다. 하지만 몇 시간 뒤 화면을 통해 피격 장면이 생생히 드러났고, 국민은 경악했다. 미국인들은 이런 경험을 이미 9년 전에 했다. 2001년 9월 11일 아침, 여객기가 맨해튼의 국제무역센터 빌딩을 들이받는 영화 같은 장면에 미국인들은 넋을 잃었다. 믿기 힘든 도발에 충격을 받기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같았지만 그후 양국이 걸은 길은 달랐다. 9·11 테러 바로 다음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뉴욕의 테러 현장을 찾아 ‘보복전쟁’을 천명했다. 대통령의 말은 말로 그치지 않았다. 불과 사흘 뒤 부시 대통령은 오사마 빈라덴이 숨어 있는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 투입 결정을 내렸다. 의회는 테러 응징을 위한 긴급지출안 400억 달러를 승인했다. 이듬해 11월 미 행정부는 대 테러 기능을 통합한 ‘국토안보부’를 창설했다. 1947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정부조직 개편이었다. 지난 3월 말 일어난 천안함 사건을 처절하게 교훈삼았다면 연평도 사건은 막을 수 있었는지 모른다. 당시 정부와 군은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호언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불과 8개월 전 기습공격을 당했던 군대의 대포는 거짓말처럼 고장나 있었고, 군 수뇌부는 여전히 용단을 내리지 못하고 허둥댔다. 국민은 정부와 군에 돌을 던질 자격이 있을까.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미국의 정치권과 여론은 정파와 이념을 막론하고 대통령에게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평소 그토록 부시를 저주했던 미국 국민과 야당도 국난 앞에서는 하나가 됐다. 반면 천안함 사건을 믿지 않는 일부 우리 국민은 북한대신 대통령을 저주했다. 북한의 도발이 시청각(視聽覺)으로 눈앞에 펼쳐지고 민간인이 희생을 당하고 나서야 국민들이 제대로 심각성을 인지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자신을 뼛속까지 뜯어고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연평도 사건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안보는 연평도 사건을 기점으로 천지개벽의 변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9·11 테러를 당한 미국은 대통령에서부터 일선 군부대에 이르기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테러 나흘 만에 보복공격이 단행된 것은 평소 군 지휘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언제 전쟁을 치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우리 군은 무기력했다. 천안함 사건 직후 대통령은 군 기강확립과 국방개혁을 지시했지만 결과적으로 군이 정신을 차리지 않았음이 연평도 사건으로 확인됐다. 정치가 군을 망쳤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정권 10년간 군의 ‘전투 DNA’가 사멸됐다는 지적과 함께 정권이 바뀌더라도 대북 정보나 작전을 다루는 핵심전력은 흔들지 말고 근간을 유지하는 불문율 같은 것이 있어야 하는데 원칙 없는 인사가 횡행하면서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결국은 사람의 의지 문제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갖는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연평도 사건을 보면서 근본적으로 군이 싸우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스스로도 “군 조직이 행정조직처럼 변해버렸다.”고 자조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진지하게 의지를 자문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있다. 9·11테러 직후 1주일간 증권시장이 열리지 못하고 모든 국제 항공선이 차단되는 바람에 미국민들은 경제적·심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지만, 그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주저하지 않았다. 전쟁이 옳은가라는 논쟁은 차치하고, 미국인들은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자신들의 훼손된 자존심을 회복하는 길을 택했다. 때문에 “9·11로 미국인들은 그토록 소중하게 여겨온 자유를 안보에 내줬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반면 우리는 피해를 무릅쓰고라도 정의를 실현할 용기가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이 확신을 갖지 못하면 선거로 뽑힌 정부는 우물쭈물할 수밖에 없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힐러리 “문건 유출 책임자 추적·처벌”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힐러리 “문건 유출 책임자 추적·처벌”

    미국은 폭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5만건의 국무부 외교 전문을 폭로한 데 대해 당혹감을 넘어 분노를 표시하며 전방위로 파문 수습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위키리크스가 문건을 온라인에 게재하는 불법적인 활동을 강력히 비난한다면서 “미국은 문건 유출에 책임 있는 사람들을 추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러리 장관은 이번 폭로로 인해 국가들 간의 신뢰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미국과 다른 국가 사이의 우호적인 관계는 이런 폭로에 따른 시련을 이겨낼 것”이라며 파문 차단에 주력했다. 로버트 기브스 미 백악관 대변인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지켜보면서 “심기가 불편하다.”고 전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 행정부처에 기밀 보호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의 이번 정부 비밀문건 폭로는 지난 7월 하순 아프가니스탄전과 관련한 국방부 문서 공개에 이어 두 번째다. 그러나 파장은 훨씬 심각하다. 이번에는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들이 본국과 주고 받은 외교문서가 고스란히 드러난 데다 주재국 정상들에 대한 노골적인 폄하가 낱낱이 담긴 것으로 우방국들과의 신뢰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민은 힐러리 국무장관의 발언에서도 잘 나타난다. 힐러리 장관은 “이번 사건은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려는 노력에도 지장을 줄 것”이라며 “미국의 외교 이해관계에 대한 공격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 동맹과 파트너십, 대화와 협상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 폭로사건의 책임자 조사 및 처벌, 유사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정비 등 두 갈래로 나눠 즉각적 대응에 나섰다. 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은 “법무부는 위키리크스의 정부 기밀문건 폭로 수사과정에서 국내법 위반이 드러날 경우 기소할 것”이라고 사법처리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방부의 경우 컴퓨터에 적절한 방화벽을 설치하지 못했거나, 문서 유출을 방지하는 데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실무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다시 주목받는 매닝

    [위키리크스 폭로 파문] 다시 주목받는 매닝

    위키리크스가 또 미국의 외교정책에 ‘치명타’를 날리자 지난 5월 불법 기밀 접근 혐의로 구속된 미군 일병 브래들리 매닝(22)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방대한 기밀문서의 입수경위가 좀처럼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매닝은 지난 2007년 입대, 이라크 바그다드 외곽에 위치한 제10 산악사단 제2여단 소속 정보분석병으로 근무하는 동안 국방부의 내부전산망 등에 들어가 기밀문서를 멋대로 다운로드 받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혐의로 7개월째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매닝은 2007년 미군 아파치 헬리콥터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민간인을 쏘는 영상,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미군 군사작전 일지 등을 빼냈다. 매닝은 검거되기 전 전직 해커인 애드리언 라모에게 “내가 아주 잘 아는 누군가가 미국의 기밀 네트워크에 침투했다고만 말해둘게.”라면서 “확보한 정보는 한 호주인에게 건넸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매닝이 말한 ‘한 국가에 좀처럼 오래 머무를 수가 없는, 제정신이 아닌 백발의 호주인’은 위키리크스의 설립자로 은발인 줄리언 어샌지의 인상착의와 비슷하다. 또 라모에게 유출과 관련,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더욱이 매닝은 한때 AFP통신에서 자신을 군대에서 불공정한 대접을 받은 ‘소수의 일원’이라고 규정한 뒤 미국의 정책 때문에 고통받는 이라크인과 아프간인을 자신과 동일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두 얼굴’의 아프간 출신 영국인들…영국에선 운전대·아프간에선 총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군과 싸우는 탈레반 가운데 아프간 출신 영국인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영국에서 거주하며 1년에 2~3개월가량 아프간을 찾아 전투에 직접 참가하거나 자금을 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英서 돈 모아 탈레반 활동 지원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출신 영국인들이 1년에 몇달간 고국을 찾아 탈레반 활동을 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폭로했다. 런던 동부지역에 사는 한 아프간 출신 영국인은 최근 나토군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아프간 북부 다니-고리 지역에서 탈레반 사령관을 맡고 있다. 런던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1년 중 대부분을 영국에서 보내고, 석달 정도를 아프간을 찾아 전투에 나서고 있다. 그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프간에 있는 사람들은 내 가족과 친구들이며 함께 싸우는 것은 나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주 많다.”면서 “아프간 북부에서 성직자로 봉사하는 내 형도 런던에 거주한다.”고 털어놓았다. ●“함께 싸우는 것이 나의 의무” 아프간 출신 영국인들은 지하드(성전·聖戰)를 위해 고국을 찾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특히 전투에 뛰어들기 힘든 사람들은 영국에서 돈을 모아 탈레반에 송금하고 있다. 영국 내에서는 무슬림들이 급진주의 단체에서 훈련을 받기 위해 아프간과 파키스탄을 찾고 있다는 소문이 오래 전부터 나돌았다. 가디언은 “영국 공군은 지난해 아프간 남부 헬만드주에서 정찰 도중 무장단체 조직원들의 통신 내용에 영국 발음이 섞여 있는 점을 파악했다.”면서 “아프간 공용어인 파슈투어와 타지크족의 다리어가 사용되는 대화 속에 영국 요크셔와 버밍엄 지역 악센트의 영어가 등장했다.”고 전했다. 또 아프간 남부에서 발견된 탈레반의 시신 중에는 영국 프로축구팀인 애스턴빌라 문신이 있는 이도 있었다. 영국군 측은 이와 관련, “지난 2001년 이후 아직까지 영국인이 탈레반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다는 보고는 없었다.”면서 “수용소에 갇히거나 사살된 외국인 반군은 모두 파키스탄이나 옛 소련 국가 출신”이라며 가디언의 보도 내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교전규칙/육철수 논설위원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던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은 2005년 6월 ‘레드윙 작전’에 나섰다. 민가에 숨어 있는 탈레반 수뇌부를 사살하려던 이 작전에서 교전규칙을 지키려다 작전수행 대원 중 1명만 겨우 살아남고 모두 전사했다. 본격 작전에 앞서 정찰임무를 맡은 마커스 루트렐 하사 등 4명의 특수대원은 산악지대에서 양치기 2명을 만났다. 민간인임을 확인한 대원들은 이들을 살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풀어주었다. 하지만 양치기들은 탈레반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대원들은 수백명의 탈레반 병사들에게 포위돼 3명이 희생됐다. 정찰대원 구조에 나선 동료 16명도 그들이 탄 헬기가 탈레반의 로켓탄에 맞아 추락하는 바람에 모두 사망했다. 네이비실 정찰대원들이 양치기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비무장 민간인을 학살하지 못하게 한 제네바 협약과 작전지역의 이런 교전규칙 때문이었다. 이 작전의 실패로 중상을 입고 귀국한 루트렐 하사는 저서 ‘고독한 생존자’(Lone Survivor)에서 “양치기들을 살리자고 강력히 주장한 게 정말 괴롭고 후회스럽다.”고 술회했다. 정찰대원들은 양치기들의 눈빛을 통해 적개심을 읽었으면서도 도덕적이고 인도주의적인 결정을 함으로써 목숨을 그 대가로 내놓아야 했다. 전쟁터에서 이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교전규칙은 그나마 최소한의 이성적·신사적인 전투수행을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교전규칙에만 얽매였다간 병사의 생명이 위태로워지기 마련이다. 2002년 6월 북한군과 연평해전에서 국군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한 게 교훈적 사례다. 당시 교전규칙은 적의 선제공격이 없으면 공격을 못하도록 했다. 결국 이런 교전규칙에 묶여 우리 군의 희생이 컸다는 비판이 비등했다. 그제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우리 군이 교전규칙에 따라 적절히 대응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군이 170여발의 포탄을 쐈는데 우리 군은 자주포 80발을 응사했다고 한다. 교전규칙에는 2배 이상 응사해 제2 도발의지를 꺾어놔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2차 포격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한 만큼 교전규칙을 뛰어넘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방장관 출신인 김장수 의원도 “도발 즉시 공대지 미사일로 적의 발사지점을 정밀타격하는 게 교전규칙”이라며 미흡한 대응을 지적했다. 공격 받으면 어김없이 몇 곱절로 응징하는 이스라엘의 일관된 교전규칙을 우리도 참고할 만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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