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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가니스탄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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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연임된 반기문 총장 남북관계에도 기여하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어제 유엔 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북한을 포함한 모든 회원국의 만장일치였다. 분단국 출신 첫 유엔 수장으로서 한국 외교사에 길이 남을 족적이다. 지난 4년 반의 활동을 통해 유엔 수장으로서의 리더십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자랑스러운 일이다. 1946년 유엔 창설 후 여덟 번째 사무총장인 반 총장의 첫 5년 임기는 올해 12월 말 끝나며, 2기는 내년 1월 1일 시작한다. “연임에 필요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유엔 지도자들의 찬사는 결코 과장이 아닐 것이다. 반 사무총장은 연임 확정 뒤 수단, 콩고,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중동 등지의 인권 상황 등을 언급하며 “유엔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인간을 보호하고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최전선에 서 있다.”며 인권 감시 활동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특히 “유엔의 회원국 사이, 또 유엔과 다양한 국제파트너 사이에 조화를 이루는 사람, 가교를 만드는 사람으로 일할 것”이라고 중재자 역할을 다짐해 기대를 갖게 한다. 지구촌도 분단국 출신 반 총장이 정의와 평화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업적을 남기는 것은 물론 격차와 갈등을 줄여주길 기대하고 있다. 반 총장의 재선 가도는 순탄치 않았다. 2009년 유엔 주재 노르웨이 차석대사가 “반 총장은 카리스마가 부족한 방관자”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본국 정부에 보내자 미국·유럽 등 서방 언론들이 이를 보도하며 반 총장을 흔들어댔다. 유엔 사무국 개혁 과정에서는 내부 반발에 부딪혔다. 하지만 ‘조용한 리더십’의 반 총장은 동요하지 않았다. 설득하고 타협했다. 분쟁과 갈등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해외 순방만 200여 차례다. 지구 50바퀴 거리다. 마침내 세계가 그를 인정했다. 우리 국민도 반 총장을 응원하고 도와야 한다. 반 총장도 2기째는 만장일치 추대의 힘으로 세계 평화와 강한 유엔을 위해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 기후변화 협약, 국제 분쟁, 유엔 개혁 등 현안에 적극 개입해 풀어야 한다. 내년엔 한·미·중·러 모두 권력교체기다.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북핵 협상서 반 총장이 활약할 공간도 넓어진다. 특히 반 총장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북한 당국은 나의 방문에 대해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며 여건 충족 시 방북 의지를 재확인했다. 반 총장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포함, 남북관계에도 기여하길 바란다.
  • 美, 아프간서 3만명 철군

    미국 정부가 내년 말까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3만명을 철수시킨다. 올해 개전 10년째인 아프간전에서 본격적으로 발을 빼려는 수순이다. 미국은 우선 다음 달 5000명, 올해 말 5000명을 각각 철수시키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2만명을 거둬들이기로 했다. AP, 로이터통신 등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내용을 담은 아프간 철군 계획에 대해 21일(현지시간)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미 국방부 관계자와 의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오후 TV 성명을 통해 이를 발표한다. 이번 결정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12월 탈레반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기 위해 증파한 3만명이 모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수주간의 검토 끝에 오늘 결론을 냈다.”면서 “그의 결정은 2014년까지 아프간 보안군에 안보 지휘권을 이양하겠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목표와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외교안보팀 회의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에게 철군 계획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완만한 감축을 요구하는 국방부 관계자들과 아프간전을 촉발시킨 알카에다의 해체, 오사마 빈라덴 제거, 내년 대선 재선 등을 이유로 들어 조속한 철군을 원하는 백악관 보좌관들 간에 균형점을 찾았는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국은 2014년까지 아프간인들에게 자국 안보에 대한 통제권을 내준다. 미군의 역할도 전투에서 아프간 보안군 훈련·지원으로 완전히 전환된다. AP 집계에 따르면 아프간전 개전 이후 21일 현재까지 1522명의 미군이 아프간에서 숨졌다. 2009년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 3만 6000명이었던 아프간 주둔 미군은 여러 차례의 증파를 통해 당초보다 3배 많은 10만명으로 늘었다. 미군과 동맹들은 전투 임무 종료 시한을 2014년 12월 31일까지로 못 박아 놨지만, 내년 말까지 철수하는 3만명 외에 나머지 7만명이 얼마나 더 아프간에 머무르게 될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프간 한국군 기지 또 피격 로켓포 2발… 인명 피해는 없어

    아프가니스탄 주둔 한국 지방재건팀(PRT)의 차리카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탄 공격이 또다시 발생했다. 2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9시 56분쯤(현지시간) 로켓포탄 2발이 차리카 기지 연병장 부근에 떨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인명 및 시설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포탄은 마을 쪽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며, 현지에서 날이 밝는 대로 아프간 경찰과 협력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도 차리카 기지 외곽에 로켓포탄 1발이 떨어지는 등 차리카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은 올해 들어서만 10차례나 발생했으며,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한 지난달 1일 이후로도 벌써 5번째 공격이다. 그동안 아프간 현지에서는 정부 시설과 외국군 주둔기지를 향한 강경 탈레반 세력의 공격이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백악관 “인기없는 전쟁 끝내라” 국방부 “치안 고려 해 신중하라”

    미군의 아프가니스탄전 철수가 다음 달 시작되는 가운데 철군 속도와 규모 등을 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뜨거운 논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철군 개시 초읽기 속에 백악관 보좌진들은 “인기 없는 전쟁을 빨리 끝내야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며 정치적 논리를 앞세우는 반면 군 관료들은 “아프간 치안 문제를 고려해 철군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세부 철수 계획을 22일(현지시간) 발표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이 21일 전했다. 이 계획에는 연도별 철군 규모와 향후 일정 등이 상세히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철군 속도와 규모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여러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미군이 최초 철군 인원을 얼마로 잡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재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10만명의 미 병력 중 2009년 증파됐던 3만명이 우선 철군 대상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손에 쥔 카드 중 가장 급진적인 안은 ‘12개월 내 3만명 전원 철군’이다. 조 바이든 미 부통령 등 정치인들이 선호하는 옵션으로 ‘병력 상당수를 집으로 돌려보내야 여론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논리가 깔렸다. 반면 국방부는 “내년 하반기까지 전투 병력은 남겨 둬야 한다.”는 뜻을 고집한다. 아프간 무장세력이 치안 공백의 허점을 파고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방부는 올해 여단급 규모인 5000명만 아프간 전장에서 뺀 뒤 올겨울 5000명을 철군시키고 나머지 2만명은 내년까지 아프간에 남겨 뒀다가 철군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바마가 어떤 카드를 선택하든 미군의 아프간 철군은 반전 여론에 떠밀려 계속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美, 알카에다는 죄고 탈레반은 살린다

    미국의 대테러 전략이 투트랙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중동 전역에 포진한 테러 집단 알카에다는 궤멸시키되 아프가니스탄의 전 정권인 탈레반 세력은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관련,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다른 나라의 협조를 받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과 회담을 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미국은 아프간을 통치하고 있던 탈레반 정권을 9·11테러의 배후로 지목, 침공해 권력에서 내쫓았다. 그런 탈레반과 협상을 도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아프간 국민 상당수의 지지를 받는 탈레반을 궤멸시키기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탈레반을 아프간 정치의 제도권으로 유인하거나 적어도 휴전을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할 경우 미국은 아프간 철군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한편 탈레반을 극렬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와 분리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CNN에 출연해 미 국무부가 탈레반 측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하지만 이 접촉은 아직은 사전 준비 단계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가 탈레반과 연결을 시도했고, 접촉이 시작된 지는 몇 주 정도 됐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의 이 발언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전날 미국이 아프간전의 정치적 해결을 모색하려고 탈레반과 회담 중이라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게이츠 장관은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가기 전에 상대방이 탈레반의 지도자 물라 오마르의 대표자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탈레반은 승산이 없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진지하게 평화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이번 겨울까지는 진정한 화해의 협상이 별 진전을 볼 것 같지는 않다.”는 말로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미국은 지난해 탈레반 지도부를 자처하는 인물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 인물이 가짜로 드러나 해프닝에 그쳤고 아프간 정부가 접촉한 탈레반 조직원 역시 진위 여부가 불분명해 번번이 수포로 끝났다. 게이츠 장관은 또 최근 아프간 전황도 좋은 상태여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철군 계획을 짜는 데도 운신의 폭이 커졌다고 했다. 게이츠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상당수 병력이 아프간에 남게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게이츠 장관은 알카에다가 오사마 빈라덴 사망 후 전력이 현저하게 약화됐기 때문에 여러 개의 지역 테러 그룹으로 쪼개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최근 살해된 알카에다의 핵심 인물이 빈라덴만은 아니다.”라고 말해, 알카에다 지도부 상당수가 제거됐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탈레반과 협상 시작” 美 국방 첫 공식 인정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다른 국가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을 상대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적’인 탈레반과의 협상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이 다음 달 시작하는 자국군의 아프간 철군을 앞두고 본격적인 출구 모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협상은 아직 매우 예비적인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앞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도 18일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탈레반과의 평화회담이 시작됐으며 외국군, 특히 미국이 참여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아프간서 숫자 ‘39’ 번호판 차량 타면 조롱거리?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 등에서는 차량 번호판에 숫자 ‘39’가 있으면 구매를 꺼려 자동차 판매 업체 및 차량 소유자들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숫자 ‘39’가 조롱거리가 된 것은 최근이다. 배경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웃 나라 이란의 매춘 알선업자들이 번호판에 숫자 39가 들어간 차량을 운행하는 것이 이유라고 전해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차량 번호판에는 다섯 자릿수의 숫자가 들어간다. 최근 38로 시작되는 번호 등록이 종료된 뒤, 39로 시작되는 번호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이 ‘터무니없는’ 유행의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 숫자 ‘39’가 들어간 차량을 구매한 운전자 중에는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운전을 삼가는 이들도 나타나고 있다. 유엔 프로젝트에서 근무하는 모하메드 아시라프는 “지금은 어린아이들 조차 ‘39’ 차량을 조롱하고 있어 다른 가족을 태우고 운전할 수 없다.”고 한탄했다. 또한 일부 ‘39’ 자동차 소유자는 이에 대해 물으면 화를 내며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 한 자동차 판매 대리점은 “번호판에 39가 들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매물로 나온 차량이 많다.”고 설명했다. 카불의 자동차판매상협회장은 “이 같은 문제는 부패 경찰의 소행인 것 같다.”라면서 “차량 번호판의 변경을 원하는 운전자로부터 200~500 달러(약 21만~ 54만원)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목적”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교통경찰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견해를 부정하면서도 “39로 시작되는 번호가 등록되기 시작한 이래 이전까지 하루 70~ 80대였던 차량 등록 건수가 지금은 2 ~3대까지 주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빈라덴 후계자 알자와히리” 공식 지명

    무장단체 알카에다가 오사마 빈라덴의 뒤를 이을 지도자로 아이만 알자와히리(60)를 공식 지명했다. 알카에다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오랫동안 2인자 자리를 지켜 왔던 알자와히리를 새 지도자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는 그러나 어떤 과정을 거쳐 새 지도자를 선출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집트 외과의사 출신인 알자와히리는 지난달 빈라덴이 미 특수부대에 사살된 이래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돼 왔다. 알자와히리가 이끄는 알카에다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과 미국의 종인 이스라엘, 그리고 누구든 이들을 지지하는 세력에 대해 성전을 벌일 것”이라고 선포, 빈라덴 사후 서방세계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알카에다 조직 내 최고 전략가이자 이론가로 통하는 알자와히리는 할아버지가 유명 종교학자이고 아버지가 명망 있는 의사인 카이로의 명문가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15살의 나이에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조직인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하면서 이슬람 전사로서의 삶을 선택하게 된다.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의사로서 수련을 쌓은 알자와히리는 1981년 안와르 사다트 당시 이집트 대통령 암살 사건에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이집트를 떠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살며 친소련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상대로 싸워 왔다. 부상한 전사들을 치료하다 빈라덴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빈라덴 사살, 아프간 사법부에 영향”

    “빈라덴 사살, 아프간 사법부에 영향”

    “눈에 보이거나 즉각적이진 않지만 분명히 아프가니스탄 사법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제14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 참석 중인 압둘 살람 아즈미(74) 아프가니스탄 대법원장은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과 관련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빈라덴을 생포하지 않고 즉각 사살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생포하려고 노력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살할 수밖에 없었다는 보도를 봤을 뿐 자세히 모른다. (불법성 여부는) 내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아프가니스탄은 오랜 대터레 전쟁과 내전을 겪었다. 치안 상황이 열악해 일정 규모 이상의 행정구역에만 법원이 설치돼 있으며 기존 법관 중 상당수는 학위가 없거나 글을 잘 모르는 등 제대로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보다는 관습과 종교법을 더 신뢰하는 사회 분위기도 강하다. 아즈미 대법원장은 “전쟁 기간 탈레반에 의해 사망한 법관이 22명이나 된다.법치가 확립되기까지 많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건보법 무효·아프간 철군… 오바마 성토장

    미국 대선 정국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공화당은 13일(현지시간) 저녁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지금까지 출사표를 던진 7명의 후보들이 참석한 공개 토론회를 시작으로 내년 말 대선을 향한 17개월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선두주자 롬니 “경제회복 최적임”강조 CNN을 통해 2시간 동안 생중계된 토론회에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 미셸 바크먼 미네소타주 하원의원, 릭 센토럼 전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론 폴 텍사스주 하원의원, 허먼 케인 ‘갓파더스 피자’ 전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여했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단체인 티파티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바크먼 의원은 토론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인지도 상승효과를 노렸다. 토론회장은 예상대로 오바마 성토장이었다. 후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실패작으로 몰아세우고, 건강보험법을 무효화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년 전 공화당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사퇴했던 롬니는 성공한 사업가로서의 25년 경력을 거론하며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의 최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철수를 주장했다. 폴렌티 전 주지사는 노동자 출신임을 강조하며 롬니와 각을 세웠다.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 개혁과 비슷한 개혁을 성공시킨 롬니를 겨냥, ‘오밤니케어(오바마+롬니+메디케어)’라는 신조어를 끄집어내 만들어내며 건강보험 개혁을 비판했다. 지난 주말 참모진이 대거 사퇴해 내홍을 겪고 있는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정책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며 “1400만명의 미국인이 일자리가 없다면 ‘오바마 대공황’에 마침표를 찍을 새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여성 첫 출사표 바크먼 티파티 힘입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롬니와 함께 이날 관심은 여성으로는 첫 출사표를 던진 바크먼에 쏠렸다. 아직까지 출마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못지않게 열렬한 티파티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티파티 내부에서는 바크먼이 페일린보다 정책이나 능력면에서 낫지만 인지도에서는 처진다는 평가다. 토론회에 나선 7명의 후보 가운데 어느 누구도 아직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적할 만한 ‘파워’를 갖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관심은 페일린 전 주지사의 출마 여부와 출마 발표 시기에 쏠려 있다. ‘스타 파워’를 지닌 페일린 전 주지사가 가세한다면 ‘경선 흥행’에는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와 본선에서의 높은 당선 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후보를 꼽기가 쉽지 않다는 데 공화당의 고민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인간 대신 인공지능 기계가 판결하는 날 올 수도 있다”

    “인간 대신 인공지능 기계가 판결하는 날 올 수도 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서 ‘정보화 시대, 사법부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법원장은 한국의 사법 정보화 수준에 대해 “사법부 구성원들의 자발적 참여, 초고속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한 인프라, 사용자 중심의 시스템이 성공 비결이다.”라면서 “이를 통해 사법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물론 불필요한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투명한 재판,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재판이 중요한 것이란 설명이다. ●“전자소송 다음 단계는 사이버 법정”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전자 소송에 대해서는 “전자소송을 도입한 특허법원은 소장 접수 후 1회 변론기일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130일에서 78일로 줄었다.”면서 “민사소송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기일 정보, 사건 기록 등 재판 정보가 모두 공개되면 재판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도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사법부는 전국 법원의 현황을 모두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됐고, 종이 기록을 제조하고 관리하는 작업에 투여되던 시간, 물자, 인력 등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깊이 있고 입체적인 변론과 실질적이고 집중된 법정 심리가 가능하다.”고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법원장은 “전자소송 다음 단계는 사이버 법정”이라면서 “먼저 원격 영상 재판이 시행되면 교도소에 수형 중인 수감자를 데려올 필요 없이 화상 증언실로 연결해 재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나아가 인공지능 기계가 인간을 대신해 판결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말로 끝맺었다.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이번 회의 공동 주관단체인 로아시아 사법분과 위원회 폴 드 저지 의장은 “이번 회의에 이 지역 사법부들의 다양성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미래를 가장 잘 예측하기 위해서는 미래를 창조해야 한다’는 이 대법원장의 발표문 내용을 소개하며 각국 대법원장들을 환영했다. ●“법·제도 신뢰 얻어야 안정적 사회발전” 이 대법원장도 환영사에서 “법과 제도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은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방법이며, 나아가 국제관계에서 진정한 협력을 이룰 수 있는 길”이라며 “범세계적 법의 지배를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자.”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의 압둘살람 아즈미 대법원장은 “수십년 동안 지속된 대테러 전쟁으로 인해 어느 것보다 사법부가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 실력과 자격이 있는 판사들로 사법부를 다시 일으키는 데 국제사회의 도움을 바란다.”며 역내 국가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의 왕성쥔 대법원장은 “60년 전 정부 수립, 그 이후의 개혁 개방 등 중국의 사회 경제적 변화와 함께 사법부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중국 법원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권한 행사를 통해 법치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법관 윤리성 향상 등 사법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美, 독재국가 비밀 침투 ‘스텔스넷’ 띄운다

    美, 독재국가 비밀 침투 ‘스텔스넷’ 띄운다

    독재국가들이 반체제 인사의 인터넷이나 이동전화를 검열·차단하는 데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스텔스 네트워크’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처럼 국가 통신망을 거치지 않는 비밀 무선 네트워크를 중동권역 등의 권위주의 국가 내에 구축해 반정부 세력의 활동을 돕겠다는 취지다. 북한에도 이 시스템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 같은 ‘그림자 인터넷·이동통신망’ 구축 계획을 세웠고 국무부 등이 주축이 돼 이를 추진 중이라고 13일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번 구상의 핵심은 미국이 독재국가 안에 ‘여행가방 속 인터넷’(IIS)이라고 불리는 무선 인터넷망을 몰래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국 국민들이 자국의 국가 통신망에 접속하지 않고도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IIS 개념에 따르면 이웃국으로부터 국경을 은밀히 넘어 독재국으로 흘러간 무선 네트워크는 특수 소프트웨어의 도움으로 중앙제어장치를 거치지 않고 개별 컴퓨터나 휴대전화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한다. 즉 음성메시지와 전화, 이메일 등이 국가의 인터넷망을 거치지 않고 ‘작은 기지국’ 역할을 하는 개별 이동통신기기 사이에서 오고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독립적 전화망 구축도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다. 미국은 이미 5000만 달러(약 542억 9000만원)를 투입해 아프가니스탄에 ‘그림자 휴대전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용 중이다. 탈레반이 아프간 내 정부 통신망을 공격해 차단하려고 애쓰지만 이 통신 체계 덕분에 미군은 효과적으로 ‘방해 작전’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IS 시스템 등이 구축되면 이란과 리비아, 시리아 등 대표적 반미·권위주의 국가의 반정부 인사들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나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돼 활발한 여론전을 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수십년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을 중국 등에 흘려보내 선전전을 벌였지만 이번 계획은 완전히 독자적인 소통로를 열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IIS 기술은 북한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미 외교 전문에 따르면 2009년 5월 김씨 성을 가진 한 탈북자가 선양의 미 영사관 관계자에게 “중국 단둥에서 휴대전화로 국경을 넘어 통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IIS 기술이 얼마든 북한에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다만 권위주의 국가들이 IIS 시스템을 정밀 감시해 반정부 인사를 색출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앞서 아랍권의 재스민 혁명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각종 정보기술(IT)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북아프리카 및 중동권의 소통 창구를 보호하기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5)안전 우려되는 한국의 단기선교

    [강국진 순회특파원 중동을 가다] (5)안전 우려되는 한국의 단기선교

    지난달 이집트에서 무슬림과 기독교인 간 충돌이 발생하자 일각에선 민주화 혁명이 종교 갈등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기독교의 한 분파인 콥트교를 믿는 압둘라 만수르(32)는 카이로에서 기자와 만나 “갈등이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그건 일부 이성적이지 못한 사람들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무슬림과 기독교가 서로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싸울 일도, 오해가 생길 일도 없다.”고 말했다. ●대형교회 일방적 선교 활동 역풍 우려 오히려 중동 현지에서 활동하는 목사와 선교사들 사이에서는 우리나라 일부 대형 개신교회의 자극적인 단기 선교 활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중동 각국의 정정이 불안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선교 활동이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칫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같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중동의 유서 깊은 모스크를 방문해 그 주변을 돌면서 모스크가 무너지기를 기도하는 이른바 ‘땅 밟기’ 선교 활동이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약성경 여호수아기에는 땅 밟기를 통해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 성을 함락시켰다는 얘기가 나온다. 기본적으로 상대를 멸망시키겠다는 관념을 바탕에 깔고 있는 셈이다. ●시내 한복판 ‘통성기도’에 현지인 기겁 현지 목사와 선교사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단기 선교팀들은 주로 대학생 등 청년부가 주축을 이루며 역사가 오래된 모스크를 찾아 주변을 돌면서 우상이 무너지길 기도한다. 랜드마크로 유명하고 일반 관광객에게도 개방되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그랜드 모스크’가 대표적 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들이 이 같은 의도를 알면 분위기가 험악해질 수 있어 보통 두세명씩 조심스럽게 ‘땅 밟기’를 한다는 것이다. 일부 단기 선교단은 시내 한복판에서 무리지어 ‘통성 기도’를 해 현지인들이 기겁을 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올여름도 수백명 중동 찾을 것” 중동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한 목사는 “영적으로 강한 곳, 주로 역사가 오래된 모스크에 가서 회랑을 밟고 지나가면서 우상이 무너지라고 ‘기도 사역’을 한다.”면서 “보통 대학생들로 구성된 교회 청년부가 단기 선교의 주축이다 보니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땅 밟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여름에도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 중동을 찾을 것이라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현지 무슬림들은 선교를 하는 이유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카이로의 한 시민은 “선한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준다면 주변에서 그가 믿는 종교에 호감을 갖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동 전문가인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학대학원 교수는 “중동에서 이슬람은 단순히 개인의 믿음이면서 동시에 과거 한국에서 유교가 그랬던 것처럼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공식적·비공식적 제도라고 할 수 있다.”면서 “그들이 한국 선교사를 경계하는 것은 한국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사회 시스템을 적대시하고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비치게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선교사는 “현지에서 어렵게 만들어놓은 우호적 분위기가 단기 선교 한 번이면 물거품이 된다.”면서 “현지와 협의 없이 보여주기식으로 보내지는 단기 선교단은 오지 말아 달라고 권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글 사진 아부다비 강국진 순회특파원 betulo@seoul.co.kr
  • 파키스탄 자폭테러 34명 사망

    중동에서 피의 보복은 지난 주말에도 계속됐다. 몇 달째 시위와 무력진압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와 예멘에서는 정부군과 시위대, 무장세력 간의 충돌로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의 근거지인 북서부 페샤와르 시내에서 11일(현지시간) 두 차례의 폭탄 테러가 발생, 34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쳤다. 이번 공격은 리언 패네타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의 이슬라마바드 방문과 공교롭게 겹쳐 파키스탄과 미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현지 경찰과 병원 관계자 등은 이날 페샤와르의 한 주상복합단지내 슈퍼마켓과 호텔 주변에서 4분 간격으로 두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호텔 화장실에 설치돼 있던 시한폭탄이 터진 뒤 한 남성이 오토바이를 탄 채 호텔 인근에서 자살 폭탄테러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폭발이 훨씬 강력했으며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기자 2명이 숨지고, 독일 dpa통신 특파원 1명과 현지 언론인 다수가 부상했다. 예멘 남부 아비안주 로데르와 진지바르에서는 11일 정부군이 이 지역들을 장악하고 있는 수백명의 이슬람 무장대원들과 교전을 벌였다. 예멘 국방부는 이 과정에서 알카에다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대원 21명이 사살됐다고 밝혔다. 아비안 지방정부 관계자는 정부군 19명도 사망했다고 말했다. 아비안주 주지사의 자문관인 압델 하킴 알사라히 장군은 이번 충돌의 배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알사라히 장군은 “살레 대통령이 (알카에다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자극하고 예멘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하려고 이슬람 무장세력이 남부 5개주를 장악하도록 방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정부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강경 무력진압은 계속되고 있다. 시리아군은 지난 10일 터키와의 국경 마을 지스르 알수구르에서 대대적인 유혈 진압작전을 펼쳐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현지 국영TV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현지 국영TV는 이날 시리아군이 터키 접경 마을에 병력 1만 5000명과 탱크 40대, 장갑차 등을 배치하고 무장대원들에 대한 체포작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수천여명의 시위대는 정부군을 압박하며 경찰서 등에 불을 질렀고, 시리아군이 발포하면서 최소 32명이 숨졌다고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을 앞두고 이 마을 주민 수천명이 터키로 피란을 떠나면서 국경 근처에는 난민 캠프들이 잇따라 세워지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응징하면 전쟁의 마침표 찍을 수 있을까

    응징하면 전쟁의 마침표 찍을 수 있을까

    지난달 1일 저녁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TV 카메라 앞에 서서 비장한 표정으로 긴급 성명서를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은신해 있던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 정의가 구현됐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미국 시민들은 밤중에 거리로 뛰어나와 성조기를 흔들며 춤을 추고 환호성을 질렀다. 꼭 10년 전 미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9·11 테러’에 대한 응징이 이뤄졌다는 기쁨에서다. 이로써 테러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불안감은 씻어지고, 두 다리 쭉 펴고 잠들 수 있는 평안한 시절은 찾아오게 됐을까. “빈 라덴의 사망이 테러와 전쟁의 끝은 아니며 미국은 계속해서 알 카에다 소탕 작전을 진행할 것입니다.”라는 오바마와 “당신들은 지금 빈 라덴의 순교에 기뻐하지만 그것을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성전을 계속 벌이겠습니다.”라고 응전하는 알 카에다의 또 다른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히리. 테러의 공포는 여전히, 아니 오히려 더욱 심각하게 현재진행 상태다. 이러한 테러와 폭력적인 갈등은 엉뚱한 희생자를 낳는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더하다. 다수 집단 공동체의 평안을 위해 정치적, 문명적, 인종적, 종교적 소수자들에 대한 폭력과 살인, 범죄가 당연시 여겨지는 모습으로 귀결된다. ‘9·11의 희생양’(마이클 웰치 지음, 박진우 옮김, 갈무리 펴냄)은 이를 ‘현대의 희생양 만들기’라는 입장에서 접근하며, 생생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담아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 하에 미국 사회에서 벌어진 정치, 문화, 사회적 사건들을 목록화하고 분석했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증오범죄와 국가범죄’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9·11 이후 미국 행정부가 나서서 무고한 이들에 대한 적대감과 범죄를 부추겼던 문제점들을 낱낱이 지적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대 테러전쟁은 미국 정부의 정치적 수사이자 전술에 불과하며 국가방위를 위한 전략이 아니다.’라고 규정한다. 실제 9·11 이후 미국에서는 알 카에다와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오로지 무슬림 또는 중동아시아, 남아시아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외국에서 검거, 억류, 추방당한 이들이 늘었는가 하면, 미국인일지라도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동조하지 않는다면 ‘애국자법’(Patriot Act) 등에 근거해 얼마든지 감시당하고, 인권을 유린당하며 적(敵)의 개념에 쓸려 들어갈 수 있게 됐다. ‘9·11의 희생양’과 달리 ‘소수에 대한 두려움’(아르준 아파두라이 지음, 장희권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은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는 분쟁과 갈등, 테러의 기저에 소수자를 만들어 내는 사회 구조가 있음을 직시한다. 좀 더 편안한 에세이 형식을 취하면서도 그 시선은 전 지구적이자 통사적으로 넓게 확장시켰다. 9·11 외에도 2005년 7월 영국 런던의 지하철 테러, 같은 해 프랑스에서 일어난 이주민들의 폭동을 비롯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르완다, 인도네시아, 인도 등 세계 곳곳에서 종교 갈등 또는 종족 학살, 테러 등의 형태로 갈등과 폭력이 구체적으로 표출됐다. 이 과정에서 이웃으로 가깝게 지내오던 사람들이 어느날 돌멩이를 던지고 테러를 가해야하는 대상으로 바뀐다. 인도 출신의 문화인류학자인 아파두라이 미국 뉴욕대 석좌교수에 따르면 이러한 일련의 갈등은 다수를 이루는 사람들이 ‘종족적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와 ‘타자’(他者)를 나누는 과정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폭력을 통해 소수를 가려내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소수로 인해 완결된 하나가 될 가능성을 차단당한 다수는 분노하고, 소수를 없애버리는 폭력적 정화(淨化)의식에 다다른다. 그는 ‘소수가 다수에게 결핍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두려운 존재’라고 하면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는 결국 공동체 형성을 위한 훈련’이라고 정의한다. 아파두라이 교수의 논리 근간에는 근대 국민국가가 중심이 되는 체제인 ‘척추 체제’와 세계화가 이뤄지는 체제인 ‘세포 체제’의 혼재에 대한 고민이 있다. 그는 전 지구화의 절정기(high globalization)이자 초국가적으로 순환하는 시대에 늘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불확실성과 불안전성, 불완전성에 대한 두려움이 소수자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폭력을 행사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파키스탄과 끊임없이 국경과 종교를 두고 분쟁하는 인도의 사례에서 소수자에 대한 두려움과 폭력의 모습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9·11의 희생양’ 1만 9000원, ‘소수에 대한 두려움’ 1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36세男에 시집가던 12세소녀 ‘극적 구조’

    케냐의 키저리안의 한 작은 마을에서 지난 2일(현지시간)12세 소녀가 36세 남성과 강제로 결혼식을 올리던 중 인권단체와 경찰에 극적으로 구조되는 일이 벌어졌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소녀는 이틀에 걸쳐 이 남성과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소녀의 아버지는 말리기는커녕 뒤로 돈을 챙긴 뒤 마을에서 도망쳤고 삼촌은 이 의식을 주관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줬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인도, 케냐, 예멘 등지에서 사춘기도 되지 않은 소녀가 중년 남성에게 강제로 시집을 가는 풍속이 남아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매년 1200만 명의 소녀 가운데 10%가 조혼을 하고 있으며, 심지어 5세에 비밀결혼식을 치르는 곳도 있다. 3년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예멘 소녀 누주드 알리의 경우도 비슷했다. 10살이 되던 해 아버지의 강요로 30대 남편에 시집을 갔지만 법원에 이혼소송을 내서 자유의 몸이 됐다. 현재 소녀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대부분의 소녀들이 누주드와 같은 행운을 얻는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예멘이나 아프가니스탄, 에티오피아 등 조혼률이 높은 나라에서는 부인을 잃은 성인남성 등이 소녀를 강간한 뒤 나중에 부인으로 삼는 경우도 흔하다는 것. 대부분의 조혼은 법률로 금지돼 있으나 가족 간의 거래나 사업을 위해서 이뤄진다. 인권 전문가들은 “어린 나이에 결혼한 여성들은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며, 이른 임신과 출산으로 건강에도 좋지 않고 신체적 학대를 겪다가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아프간 파병 ‘오쉬노 부대’ 3진 환송식

    아프간 파병 ‘오쉬노 부대’ 3진 환송식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오쉬노 부대’의 3진 장병 350명에 대한 환송식이 열렸다. 이달 중 아프간으로 떠나는 오쉬노 부대 3진 장병들이 8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국제평화지원단에서 김상기 참모총장 주관으로 환송식 행사를 가졌다. 파병준비단장 박헌욱(육사 43기) 중령을 비롯한 3진은 보병과 공병, 통신, 항공, 의무 등의 주특기를 가진 장병들로 구성됐으며 아프간 지방재건팀(PRT) 요원들의 호송·경호작전과 아프간 주재 한국대사관 등의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달 9일 소집된 3진 장병들은 즉각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특수전교육단에서 상황별 전술훈련과 최신 과학화 장비운용 숙달, 호송 절차와 우발상황 조치훈련 등을 받았다. 박 중령은 “대한민국 대표선수라는 자긍심을 갖고 아프간에 재건의 희망을 심어줄 PRT 요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육군 관계자는 “한달간의 훈련으로 기능별 주특기 훈련과 이슬람 문화 및 국제법, 파병경험자 소개교육 등 파병 전에 이뤄지는 모든 교육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전했다. 환송식을 마친 장병들은 이달 중으로 2개 제대로 나뉘어 전세기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파병되는 장병 중에는 현역 군인 및 공무원 자녀 8명과 유학 중 입대한 장병 8명, 해외파병 유경험자 62명, 해병대원 15명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이근(학사 23기) 소령의 아버지는 베트남전, 이선형(학군 42기) 대위의 아버지(이필선 예비역 원사)와 장인(송환선 예비역 원사)은 각각 상록수부대와 자이툰부대에서 근무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스마트폰·태블릿 PC 美신무기 전장 앞으로

    ‘최전방 병사들이 야전용 지도와 나침반 대신 아이폰 속 디지털 지도를 보며 목표물을 찾아 나선다. 총격으로 사살한 적군의 모습을 폰 카메라로 찍어 신원을 확인한 뒤 작전이 성공했음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속히 지휘부에 보고한다.’ 지구촌을 휩쓰는 스마트폰 열풍이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의 풍경도 바꿔놓을 듯하다. 미 육군이 일반 스마트폰과 군사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지 막바지 실험을 한 뒤 이를 일선에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교전중 부상자 보고·신속대응 기능 미 육군은 오는 6일부터 6주간 미국 내 뉴멕시코의 화이트샌드 사막지역에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태블릿PC 등을 대상으로 성능 실험을 벌인다고 밝혔다고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미군은 또 지금껏 개발된 85개의 군사용 앱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충격에 얼마나 잘 견딜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도 실시할 계획이다. 모래바람이 이는 중동의 사막처럼 황량한 전장에서도 상업용 디지털기기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다. 이미 최첨단 군사장비를 보유한 미군에게도 스마트폰은 결코 ‘시시한 전자기기’가 아니다. 기계가 가벼워 휴대가 쉬운데다 사용법이 간단해 전쟁터를 옮겨다니며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들에게는 안성맞춤인 ‘무기’다. 미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6000만명. 이미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터에 파견된 미군 중에도 군복 바지 주머니 속에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을 넣은 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카메라로 무장세력 신원확인·전송까지 한 번에 미 육군은 지금까지 420만 달러(약 45억 3000만원)가량을 들여 앱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방부뿐 아니라 상업용 앱 개발자들도 전투 수행 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여럿 내놓았고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도 경험을 살려 군사용 앱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미 육군은 각 부대의 임무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발된 앱이 전장에서 빛을 발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교전 중 부상자가 발생한다면 태블릿PC의 터치스크린을 몇 번 두드려 환자의 현 위치와 이름, 건강 상태 및 부상 정도 등을 쉽게 본부에 알릴 수 있다. 응급처치를 받는 데 그만큼 시간이 줄어든다. 또 미군이 이미 개발한 앱 ‘솔저 아이스’는 병사가 폰카메라로 찍은 현장 동영상과 디지털 지도를 결합시켜 표시선을 통해 목표물의 방향과 거리를 보여 준다. 미군은 ‘생체인식 앱’을 개발해 병사들이 전장에서 맞닥뜨린 무장세력의 신원을 신속히 확인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스마트폰이 전쟁터에서 널리 쓰이려면 배터리 충전이 가장 큰 적이다. 또 스마트폰 정보를 외부로 전송하려면 네트워크망도 어느 정도 설비돼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미군 측은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기를 만드는 등 나름의 방안을 찾겠다고 공언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한·미 대북공조 균열 없지만…

    북한의 느닷없는 ‘남북 간 비밀접촉 폭로’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 공조 전선을 균열시킬지도 모른다. 한·미의 이해관계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 앞둔 오바마 ‘고민’ 이명박 정부와 버락 오바마 정부는 역대 어느 정권보다 끈끈한 관계를 이어 왔다. 미국이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을 철저히 외면하고 한국의 전략을 존중한 덕분이다. 오바마 정부는 오사마 빈라덴 추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 등 중동문제에 전력을 쏟느라 북한문제에 주력할 여력이 없었던 데다 한국이 북한으로부터 대형도발을 잇달아 당했기 때문에 한국의 목소리를 배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북한의 폭로로 이명박 정부 임기 중 남북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해지면서 미국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내년 대선 때문이다. 물론 미국 선거에서 한반도 문제는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북한이 3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시험 등으로 분란을 일으킨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야당 후보로부터 ‘외교정책 실패’ 공세를 당할 수 있다. 물론 한·미 관계에 당장 심각한 불화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1일 “구체적인 협상내용까지는 아니더라도 한국이 미국에 정상회담 추진 사실을 알린 것은 맞다.”면서 “지난 2월 말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방미했을 때도 그와 관련한 협의를 한 정황이 짙다.”고 했다. ●美 대북 식량지원 재개 ‘고비’ 실제 이날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북한의 폭로와 관련, “미국은 한국과의 거래에서 완전히 투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의 폭로는)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이끌지 못한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북한으로부터 들어온 같은 수사법”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문제는 이달 말쯤 나올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여부 결정이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폭로가 식량지원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식량지원은 정책적 사안과 별개이므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하필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내려앉은 국면에 미국이 식량지원을 재개한다면 한국으로서는 난감할 만하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국서 채용설명회 로페스 유엔사무국 인사국장

    한국서 채용설명회 로페스 유엔사무국 인사국장

    유엔과 산하 국제기구의 인사담당자들이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젊은이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화여대, 경북대, 전북대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국제기구 채용 설명회를 가진 이들은 한결같이 “한국 학생들의 열의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마르타 헬레나 로페스 유엔사무국 인사국장은 콜롬비아 출신으로 법 관련 일을 하다 27년 전 국제기구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는 세계식량계획(WFP)·유엔아동기금(UNICEF)·유엔개발계획(UNDP) 등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주요 8개국(G8) 국가 중에서 한국인 직원이 가장 적다.”면서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준비하면 누구든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G8 역할 비해 한국인 직원 숫자 적어 →유엔이 원하는 인재상은 어떤 사람인가.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제기구에서 일할 수 있다. 간호사, 조종사, 법학자, 경제학자, 사진사 등 모든 분야에서 사람을 찾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 분야의 전문성뿐 아니라 공동체 정신, 창조성을 비롯해 새 환경에 얼마나 적응을 잘할 수 있는지, 다른 국적의 사람들과 잘 어울려 일할 수 있는지 등을 본다. 물론 언어도 중요하다. 일단 영어가 가장 중요하고 다른 공식 언어를 하면 더 좋다. →한국인 직원들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국적에 따른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한국인들은 언제든지 밖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 젊은 세대들은 영어도 훨씬 잘한다. 어떤 포지션에도 적절한 사람들이다. 유엔 사무국에서만 약 100명의 한국인이 일을 하고 있지만 지리학적 비율을 볼 때 아직 불충분하다. G8의 역할에 비해서는 한국인 직원의 숫자가 적다. 그 말은 곧 한국인들에게는 기회가 많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특정 국적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뜻은 아니다.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하고 준비가 잘된 사람을 뽑는다. 약 35%의 인력을 외부에서 채용한다. →한국인들이 적은 이유는 뭔가. -최근 몇년 동안 한국인들이 많이 늘었다. 전체 숫자가 줄어들지는 않았다. 급격하게 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다. →채용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지원자를 찾아 세계를 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대개 전화 인터뷰로 채용이 이뤄진다. 많은 지원자들이 이 점을 불편하게 생각하는데 웹사이트 등을 통해 인터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원칙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인터뷰 과정은 보통 6~9개월 걸려 →인터뷰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인터뷰의 첫 번째 단계는 지원서를 잘 쓰는 것이다. 많은 지원자들이 지원서를 메우는 데 시간을 충분히 쓰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어떻게 계획하는지, 고객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는지 등을 본다. 웹사이트(http://careers.un.org)에서 팁을 얻을 수 있다. →인터뷰 과정은 얼마나 걸리나. -일반적으로 6~9개월 정도 걸린다. 지원자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 더 빨리 끝나기도 한다. 지원자가 수백명이 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어떤 레벨, 어떤 포지션인지에 따라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전화 인터뷰는 45분~1시간 정도 걸린다. 부족하면 2차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필기시험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본부에 가서 면 대 면 인터뷰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대학생들로부터 받은 인상은 어땠나. -몇년 전부터 한국 학생들이 국제기구 진출에 대단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실 4년 전부터 외교통상부에서 방문해 달라고 요청해 왔는데, 이제서야 이뤄진 것이다. 학생들을 만나 굉장히 놀란 것은 무려 4시간 동안이나 진행된 설명회에서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설명회 내용을 홈페이지에 올리겠다고 했는데도 도중에 자리를 뜬 학생은 거의 없었다. ●인내심 가지고 5년 이상 경력 쌓아야 →국제기구 지원자들에게 팁을 준다면. -인내심을 가지라는 것이다. 좋은 지원서를 마련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경험이 없는 젊은 사람들은 공부를 계속하라고 하고 싶다. 어떤 분야든 최소 5년 이상의 경력을 필요로 한다.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환상이 있는데 실제 일하는 것은 어떤가. -무슨 일을 하든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있다. 유엔도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다. 전 세계 사람들과 일한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나는 이 일을 즐겼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유엔에서 일하는 것은 누가 강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이다. 여행도 많이 해야 하고, 자리에 따라서는 큰 기구나 작은 기구에서 일할 수도 있고, 도시들을 옮겨 다니면서 일할 수도 있다. 뉴욕, 제네바, 빈 같은 편한 도시에서 살 수도 있지만, 도전을 원한다면 수단, 아프가니스탄, 아이티에서 일할 수도 있다. 개인적 성향에 따라서 기회의 폭이 넓다. 당신이 얼마나 주고 싶어 하고 다양한 일을 하고 싶은지에 달려 있다. 글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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