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아프가니스탄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유산균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잣나무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진성티이씨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041
  • ‘국민 절반이 빈곤층’···불법 장기매매 성행하는 이 나라

    ‘국민 절반이 빈곤층’···불법 장기매매 성행하는 이 나라

    군사 쿠데타와 내전으로 고통받는 미얀마에서 생계를 위해 SNS를 통해 자신의 장기를 내다 파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 사는 배달기사 마웅(가명)은 2022년 말 당시 반군에게 물품을 배달한 혐의로 군사정권에 붙잡혀 몇 주 동안 고문을 당했다. 마웅이 체포돼 있는 동안 그의 아내는 빚을 내 가족을 먹여 살렸고, 간신히 목숨을 건져 다시 풀려났을 때 그는 일자리도 잃고 빚더미에 앉은 상황이었다. 마웅은 “돈을 벌려면 강도짓을 하거나 사람을 죽이는 일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면서 “아내도 나와 함께 살지 않길 원했지만, 우리 부부는 딸 때문에 버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페이스북에 자신의 신장을 팔겠다는 글을 올렸다. 마웅은 CNN에 “(장기 매매 글을 올린 순간)인생이 너무 가혹하다고 느꼈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CNN에 따르면, 군사 쿠데타가 시작된 후 지난 3년 동안 심각한 경제난을 겪은 미얀마 사람들이 늘면서 SNS 등 온라인에서는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CNN은 1년 간의 취재 기간 장기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모인 페이스북 그룹 최소 3개를 발견했고, 장기 판매자와 구매자, 중개업자 등 불법 장기매매 관련자 20여 명과 접촉했다. 대부분은 마웅과 같은 빈곤층이 중개업자의 도움을 받아 부유한 사람들에게 장기를 팔고 있었다. “26살, O형입니다. DM(다이렉트 메시지) 주세요”올해 26살의 에이프릴(가명)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역시 신장을 팔겠다는 ‘광고글’을 올렸다. 그녀는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한 채 18살 때 미얀마의 대도시로 꼽히는 양곤으로 이사해 의류 공장에서 일했다. 하지만 에이프릴의 월급은 가족을 먹여살리기에 충분하지 않았고, 가족 중 한 명이 암에 걸리면서 쌓여가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신장을 팔겠다는 사람들이 모인 그룹을 발견했다. 그리고 에이프릴 역시 빠르게 “신장을 기증하고 싶어요. 26살이고 혈액형은 O형입니다. 술은 마시지 않아요. 암에 걸린 이모를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DM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미얀마에서 장기를 파는 사람들은 대개 중개업자를 통해 거래가 성사되면 인도로 건너가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다. 인도 현지법에 따르면, 장기 기증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친척 사이에서만 가능하며, 그 외에는 모두 불법이다. 이 떄문에 중개업자들은 변호인과 공증인 등의 도움을 받아 가족 관련 서류를 위조하고, 장기 판매자를 이식 대상자의 배우자나 사위, 며느리 등 친인척으로 위장한다. 마웅의 경우 중국계 미얀마 사업가가 그의 신장을 1000만 짯(약 412만원)에 사겠다고 나섰고, 중개업자에 의해 마웅은 그의 가짜 사위로 둔갑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신장을 떼어냈다. 그는 인도의 병원에서 자신처럼 불법으로 신장을 팔기 위해 온 미얀마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고 했다. 그들은 모두 복부에 같은 길이의 흉터를 가지고 있었다. 마웅이 자신의 신장을 내다 판 돈을 미얀마 동시 가구 연 평균 수입의 약 2배에 달한다. 그는 신장을 내다 팔아 큰돈을 벌었지만, 이식 수술 이후 제대로 된 회복 절차를 거치지 못한 탓에 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그가 신장과 맞바꾼 돈은 서서히 줄고 있다. 그는 “난 오래 살아봤자 15∼20년 더 살고 죽을 것”이라면서도 “그때 내가 그것(장기매매)을 하지 않았으면 내 삶은 혼돈에 빠졌을 것이다. 수술 전 아내와 딸은 먹을 것이 전혀 없었다. 아마도 우리 가족은 죽거나 미쳐버렸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얀마 국민 중 약 절반이 빈곤층…생존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국민 5400만명 중 절반 가까이가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는데, 이는 2017년 이후 약 2배 수준이다. CNN은 “미얀마 군부는 오랫동안 인권을 침해해 왔으며, 내전으로 인해 민간인과 반군 모두에게 새로운 수준의 폭력이 촉발됐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 많은 저소득 국가에서 장기매매는 최후의 수단이 되고 있지만, 장기를 판 이들은 심각하고 때로는 목숨마저 앗아가는 건강 문제를 겪기도 한다. 인도에서 장기 기증을 장려하는 비영리 단체 설립자이자 이식 전문 외과의사인 수닐 슈로프 박사는 CNN에 “신장을 팔고(떼어내고) 난 후에는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신장을 팔고 받은) 돈이 바닥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면서 “신장이식 수술은 흉터를 남긴다. (장기를 내다 파는) 그들은 흉터를 보고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 “26살, 혈액형 O형, DM주세요”…SNS에서 장기매매 성행하는 이유 [핫이슈]

    “26살, 혈액형 O형, DM주세요”…SNS에서 장기매매 성행하는 이유 [핫이슈]

    군사 쿠데타와 내전으로 고통받는 미얀마에서 생계를 위해 SNS를 통해 자신의 장기를 내다 파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미얀마 제2도시인 만달레이에 사는 배달기사 마웅(가명)은 2022년 말 당시 반군에게 물품을 배달한 혐의로 군사정권에 붙잡혀 몇 주 동안 고문을 당했다. 마웅이 체포돼 있는 동안 그의 아내는 빚을 내 가족을 먹여 살렸고, 간신히 목숨을 건져 다시 풀려났을 때 그는 일자리도 잃고 빚더미에 앉은 상황이었다. 마웅은 “돈을 벌려면 강도짓을 하거나 사람을 죽이는 일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면서 “아내도 나와 함께 살지 않길 원했지만, 우리 부부는 딸 때문에 버티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페이스북에 자신의 신장을 팔겠다는 글을 올렸다. 마웅은 CNN에 “(장기 매매 글을 올린 순간)인생이 너무 가혹하다고 느꼈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CNN에 따르면, 군사 쿠데타가 시작된 후 지난 3년 동안 심각한 경제난을 겪은 미얀마 사람들이 늘면서 SNS 등 온라인에서는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CNN은 1년 간의 취재 기간 장기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모인 페이스북 그룹 최소 3개를 발견했고, 장기 판매자와 구매자, 중개업자 등 불법 장기매매 관련자 20여 명과 접촉했다. 대부분은 마웅과 같은 빈곤층이 중개업자의 도움을 받아 부유한 사람들에게 장기를 팔고 있었다. “26살, O형입니다. DM(다이렉트 메시지) 주세요”올해 26살의 에이프릴(가명)은 지난 2월 페이스북에 역시 신장을 팔겠다는 ‘광고글’을 올렸다. 그녀는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한 채 18살 때 미얀마의 대도시로 꼽히는 양곤으로 이사해 의류 공장에서 일했다. 하지만 에이프릴의 월급은 가족을 먹여살리기에 충분하지 않았고, 가족 중 한 명이 암에 걸리면서 쌓여가는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신장을 팔겠다는 사람들이 모인 그룹을 발견했다. 그리고 에이프릴 역시 빠르게 “신장을 기증하고 싶어요. 26살이고 혈액형은 O형입니다. 술은 마시지 않아요. 암에 걸린 이모를 위해 돈이 필요합니다. DM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미얀마에서 장기를 파는 사람들은 대개 중개업자를 통해 거래가 성사되면 인도로 건너가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다. 인도 현지법에 따르면, 장기 기증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친척 사이에서만 가능하며, 그 외에는 모두 불법이다. 이 떄문에 중개업자들은 변호인과 공증인 등의 도움을 받아 가족 관련 서류를 위조하고, 장기 판매자를 이식 대상자의 배우자나 사위, 며느리 등 친인척으로 위장한다. 마웅의 경우 중국계 미얀마 사업가가 그의 신장을 1000만 짯(약 412만원)에 사겠다고 나섰고, 중개업자에 의해 마웅은 그의 가짜 사위로 둔갑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인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신장을 떼어냈다. 그는 인도의 병원에서 자신처럼 불법으로 신장을 팔기 위해 온 미얀마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고 했다. 그들은 모두 복부에 같은 길이의 흉터를 가지고 있었다. 마웅이 자신의 신장을 내다 판 돈을 미얀마 동시 가구 연 평균 수입의 약 2배에 달한다. 그는 신장을 내다 팔아 큰돈을 벌었지만, 이식 수술 이후 제대로 된 회복 절차를 거치지 못한 탓에 통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그가 신장과 맞바꾼 돈은 서서히 줄고 있다. 그는 “난 오래 살아봤자 15∼20년 더 살고 죽을 것”이라면서도 “그때 내가 그것(장기매매)을 하지 않았으면 내 삶은 혼돈에 빠졌을 것이다. 수술 전 아내와 딸은 먹을 것이 전혀 없었다. 아마도 우리 가족은 죽거나 미쳐버렸을 것”이라면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얀마 국민 중 약 절반이 빈곤층…생존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국민 5400만명 중 절반 가까이가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는데, 이는 2017년 이후 약 2배 수준이다. CNN은 “미얀마 군부는 오랫동안 인권을 침해해 왔으며, 내전으로 인해 민간인과 반군 모두에게 새로운 수준의 폭력이 촉발됐다”고 지적했다.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 많은 저소득 국가에서 장기매매는 최후의 수단이 되고 있지만, 장기를 판 이들은 심각하고 때로는 목숨마저 앗아가는 건강 문제를 겪기도 한다. 인도에서 장기 기증을 장려하는 비영리 단체 설립자이자 이식 전문 외과의사인 수닐 슈로프 박사는 CNN에 “신장을 팔고(떼어내고) 난 후에는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신장을 팔고 받은) 돈이 바닥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라면서 “신장이식 수술은 흉터를 남긴다. (장기를 내다 파는) 그들은 흉터를 보고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 ‘아프간 탈출’ 쿠다다디 “태권도, 내 삶의 마술”…패럴림픽 첫 메달

    ‘아프간 탈출’ 쿠다다디 “태권도, 내 삶의 마술”…패럴림픽 첫 메달

    전 세계 난민과 장애인에게 희망의 불씨를 피운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25)가 자신의 두 번째 패럴림픽 무대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난민 선수단 첫 패럴림픽 메달이다. 쿠다다디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태권도 K44 여자 47㎏급 패자부활전에서 에킨시 누르지한(튀르키예)을 9-1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확보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쿠다다디는 왼쪽 팔꿈치 아래가 없는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로훌라 니크파이(2008 베이징·2012 런던 태권도 남자 동메달)를 보고 9세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획득했다. 쿠다다디가 도쿄 무대에 서기까지 과정은 파란만장했다. 아프가니스탄은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의 장악으로 공항이 마비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그는 도쿄행 비행기를 타지 못했고, 개회식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쿠다다디는 전 세계에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목소리에 IPC(국제패럴림픽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와 정부들이 나섰다. 가장 큰 힘을 발휘한 건 조정원 총재가 이끄는 세계태권도연맹(WT)이었다. WT는 그의 출전을 허용하고,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탈출을 도왔다. 우여곡절 끝에 도쿄에 도착한 쿠다다디는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전 세계인이 그를 보며 힘을 얻었다. 조정원 WT 총재는 “대회 하루 전날 도착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라면서 “그래도 전 세계에 희망을 준 좋은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패럴림픽 이후 쿠다다디는 프랑스로 건너갔다. 프랑스태권도협회의 지원을 받아 훈련하고, 프랑스 대표팀 도복을 입고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지난해엔 유럽선수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쿠다다디는 도쿄 패럴림픽 이후 여러 국가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프랑스를 택했다. 그는 “카불에서 탈출할 당시 프랑스군의 도움을 받았다. 내 목숨을 살려줬다. 훈련 지원도 너무나 잘 해줬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패럴림픽에선 난민 선수단으로 출전했지만, 프랑스 관중들은 그에게 큰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여전히 탈레반 치하에서 탄압받고 있다.여성의 기본적인 권리들이 무시당하고 침해당하고 있다. 쿠다다디는 “이 상황을 무서워하거나 걱정하지 않길 바란다. 원하는 걸 계속한다면 빛이 올 것”이라며 “태권도는 내 삶에 있어서 마술과도 같다. 나를 구해줬고, 태권도를 하지 않았다면 누구도 나를 몰랐을 거다. 내 인생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 “北 열병식 때 북한군 싹 제거할까” 트럼프 ‘엉뚱 발언’ 폭로

    “北 열병식 때 북한군 싹 제거할까” 트럼프 ‘엉뚱 발언’ 폭로

    “북한이 열병식을 할 때 북한군 전체를 제거하면 어떨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첫 임기 때 백악관 회의에서 북한군을 열병식 중에 공격하는 방안을 언급했다고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허버트 R 맥매스터(62)가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간) CNN이 발간 전 입수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의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내 임무 수행’에서 그는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식에서 벗어나는 소리를 해도 백악관 참모들이 지적 대신 경쟁적으로 아부한 일을 거론하며 이 발언을 소개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멕시코에 있는 마약을 폭격하면 어떨까”라는 식의 발언을 해도 참모들이 “각하의 본능은 언제나 옳습니다”, “누구도 각하만큼 언론이 나쁘게 대우한 사람은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썼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주’를 제어하며 균형추 구실을 했던 ‘어른들의 축’으로 불린다. 그는 이란 핵 협상과 아프가니스탄 전략, 러시아 대선 개입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줄곧 충돌하다 미움을 사 2017년 2월부터 13개월밖에 재직하지 못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를 향해 “나를 가르치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갈라지게 된 결정적인 순간을 2018년 2월 뮌헨 안보 회의로 꼽았다. 그는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논쟁의 여지가 없는 증거”가 있다고 당시 회의에서 밝혔는데 이 발언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맥매스터 장군은 러시아가 2016년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거나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을 잊었다”고 지적하는 등 그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자기 대통령직의 정통성과 결부하는 바람에 대선 개입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굴비향 가득한 포구 너머… 남한에서 가장 먼저 불교가 발 디딘 곳[마음의 쉼자리]

    굴비향 가득한 포구 너머… 남한에서 가장 먼저 불교가 발 디딘 곳[마음의 쉼자리]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법성포’2006년 간다라 양식 도입해 조성불탑 주위 스무개 넘는 불상 ‘탑원’108계단 오르면 23.7m ‘사면대불’ 전남 영광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굴비다. 특히 영광 법성포엔 대한민국의 ‘굴비 수도’라 부를 만큼 많은 굴비 가게가 늘어서 있다. 굴비 향 가득한 포구 너머로는 백제불교 최초도래지(불교도래지)가 있다. 한반도에 불교가 처음 전래한 건 고구려 때다. 현재 북한 지역을 통해 들어왔다. 그러니까 법성포는 ‘굴비 수도’ 외에도 북한을 제외한 남한에서 가장 먼저 불교가 발을 디딘 곳이란 상징성을 갖는다. 법성포에 첫발을 디딘 이는 마라난타 존자(尊者)다. 존자는 학문과 덕행이 뛰어난 부처의 제자를 높이는 말이다. 천축국이라 불리던 옛 인도 간다라(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일부에 걸친 지역) 출신의 승려였던 그는 백제 침류왕 원년(384년)에 중국 동진(東秦)에서 건너와 백제에 불교를 전파했다. ‘불법(法)을 들여온 성스러운(聖) 포구(浦)’라는 이름도 그래서 생겼다고 한다. 불교도래지는 2006년 문을 열었다. 규모는 1만 4000여㎡(약 4230평) 정도다. 유물관과 누각, 사면대불상 등으로 이뤄졌다. 사찰 들머리 하면 대개 기와를 올린 일주문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불교도래지는 다르다. 입구부터 독특하다. 출입문을 주황빛 벽돌로 쌓아 올렸다. 꼭대기엔 기와 대신 둥근 장식을 얹었고, 출입구 역시 우리나라에선 보기 어려운 첨두아치 모양을 하고 있다. 불교도래지는 옛 간다라 양식을 적극 도입해 조성했다. 법성포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1980년)이자 현 파키스탄 북부의 간다라 사원 가운데 하나인 ‘탁티바히’ 사원의 구조와 불상 조각 등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대표적인 곳이 ‘탑원’이다. 중앙에 불탑이 있고 주위에 스무 개가 넘는 불상을 빙 둘러 세웠다. 간다라 유물전시관에선 2~6세기 소조불상불두들 등 석조 문화재를 전시하고 있다. 서구적인 용모의 불상 등을 돌아보며 인도 불교문화와 그리스 헬레니즘이 합쳐진 간다라미술 양식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간다라 유물전시관 옆은 ‘아쇼카 석주’가 서 있는 광장이다. 원형의 광장 가운데 세워진 보리수나무 너머로 108개의 계단이 펼쳐져 있다. 시작점엔 ‘불족적’이 조각돼 있다. 붓다의 진리가 첫발을 내디딘 곳이란 상징물일 터다. 계단 중간쯤엔 부용루란 누각이 조성돼 있다. 부용루의 석벽이 독특하다. 붓다의 탄생부터 열반에 들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부조가 23면에 걸쳐 조각됐다. 살가죽만 앙상한 갈비뼈, 움푹 꺼진 눈과 뱃가죽, 뼈 위로 드러난 핏줄 등 고행하는 석가모니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108계단 가장 높은 곳엔 사면대불상이 서 있다. 높이 23.7m의 거대한 석상이다. 국내 최대 석불로 알려진 충남 논산 관촉사의 은진미륵(18.1m)보다 5m 이상 크다. 사면엔 각각 아미타불과 마라난타, 관음·세지 보살이 조각됐다. 눈앞에서 마주한 사면대불상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낄낄대며 108계단을 오른 여행객들도 사면대불상 앞에 서면 괜스레 옷매무시를 가다듬게 된다. 사면대불상의 기세는 그만큼 강경하다. 사면대불상 앞은 전망 명소다. 마라난타 존자가 타고 온 배 형상의 나무데크 등 불교도래지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법성포 앞바다와 영광대교 등의 풍경도 가슴이 뻥 뚫릴 만큼 시원하다. 불교도래지는 야트막한 산자락에 조성됐다. 노약자 등 오르막을 오르는 게 불편한 이들은 ‘백제불교 최초도래지 승강기’를 이용하면 된다. 사면대불상이 있는 산자락 꼭대기까지 단숨에 오른 뒤 내려가면서 관람할 수 있다. 불교도래지는 쉬는 날 없이 개방된다.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불교도래지 옆은 ‘숲쟁이꽃동산’(영광 법성진 숲쟁이, 명승)이다. 수령 100년이 넘는 느티나무 등 볼거리가 많다. 불교도래지와 산책로로 연결돼 있다.
  • “난 반역자 아니다”…아동 음란물로 도망친 전 미군, 러 군 입대해 참전

    “난 반역자 아니다”…아동 음란물로 도망친 전 미군, 러 군 입대해 참전

    아동 음란물 소지 혐의로 재판 중 도망친 미 공군의 퇴역 군인이 러시아군에 입대해 드론 조종사로 참전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현지시간)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미 공군 퇴역 군인이자 매사추세츠주 홀리오크 시의원까지 지낸 윌머 푸엘로-모타(28)가 러시아군 홍보 영상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일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홍보 영상에 러시아 군복을 입고 등장한 푸엘로-모타는 소개와 함께 자신은 반역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영상에서 그는 “나는 매사추세츠 보스턴 출신으로 러시아 시민권을 가진 미국인”이라면서 “나는 반역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엘로-모타는 도망칠 당시 자신이 받고있던 형사고발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푸엘로-모타는 현재 정찰 드론 조종사로 우크라이나군과 싸우고 있으며 호출부호는 보스턴이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푸엘로-모타는 19세에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바 있으며 미 공군에서 10년, 이후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소속으로도 근무했다. 특히 그는 퇴역 후 매사추세츠주 홀리오크 시의원으로 2년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푸엘로-모타는 지난 2020년 17세 소녀의 누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휴대전화에 보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유죄를 인정하는 조건으로 징역 18개월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지난 1월 초 로드아일랜드주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갑자기 출국했다. 당시 푸엘로-모타의 변호인 존 M. 시실린은 “재판을 하루 앞두고 푸엘로-모타에게 전화가 와 ‘러시아군에 입대했다’고 말해 처음에는 농담하는 줄 알았다”면서 “그는 정치가로서의 경력을 원했으나 이 사건으로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했다. 성범죄자로 등록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군에 입대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하루 150명씩 포로…우크라 전쟁 변수 떠오른 러 어린 징집병들 [핫이슈]

    하루 150명씩 포로…우크라 전쟁 변수 떠오른 러 어린 징집병들 [핫이슈]

    우크라이나군이 열흘 넘게 러시아 본토에서 전투를 벌이며 러시아 징집병을 하루 최대 150명까지도 잡아들이면서 이들 전쟁포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기습 공격을 한 이후로 현재까지 하루에 최대 100~150여명의 러시아 징집병을 포로로 잡아들이고 있다. 쿠르스크와 인접한 우크라이나 북서부 도시 수미 지역의 군사 행정 수장인 올렉시 드로즈덴코는 국경을 지키는 러시아군 대부분이 어린 징집병들이라면서 “그들은 우리와 싸우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금까지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잡아들인 러시아 전쟁포로 수는 약 2000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군사 훈련과 무기를 제공받지 못한 어린 징집병들로, 러시아 본토가 우크라이나에 기습 공격을 당하자 인근 숲이나 마을 건물 지하실 등에 숨어있다가 투항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매체들은 이후 이번 공격에서 잡힌 러시아 징집병 포로들의 심문 영상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주로 10대∼20대 초반인 이들은 해당 심문 영상에서 자신들의 상관들은 국경 초소를 버리고 도망갔으며 자신들은 제대로 된 무기나 훈련 없이 스스로 싸워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한 20세 징집병 포로는 “우리는 지휘관들에게 징집병들은 국경에 있어서는 안되며 여기서 우리를 빼달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여기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그들은 우리를 개들에게 던졌다”고 말했다. 러시아 징집병 포로가 이번 전쟁의 변수로 떠오른 것은 이들이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직접 보장했던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18세 이상의 남성들은 의무적으로 1년간 징집병으로 복무하게 되는데, 이들은 직업군인들과 달리 해외 파병이 금지되고 전투 작전에서도 제외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푸틴 대통령은 징집병은 전쟁에 동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을 장담해왔는데 이번에 그 약속에 금이 가며 역풍을 맞게 된 것이다. 쿠르스크 지역에서 복무를 하다가 연락이 끊긴 징집병 가족들 중 일부는 푸틴 대통령을 향해 직접 온라인 탄원서를 작성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쿠르스크 국경 지대로 보내진 뒤로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이 있기 이틀 전에 연락이 끊겼다는 19세 징집병 비탈리 이즈마일로프의 어머니인 예브게니아 이즈마일로바는 지난 12일 다른 징집병 가족들이 익명으로 서명할 수 있는 온라인 탄원서를 올리며 징집병들을 전투 지역에 내보낸 푸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즈마일로바는 군에서 자신의 아들이 다른 지역으로 훈련을 가서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이라고 했지만 자신은 이를 믿지 않는다며 아들이 우크라이나에 전쟁포로로 잡혀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SNS에도 아들의 상황을 안다면 연락을 해달라고 호소하는 게시글을 올린 그는 WSJ에 아들을 찾을 때까지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부터 러시아에서 징집병 문제는 정치적 파급력이 있는 사안으로 여겨졌다. 과거 체첸,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에도 징집병의 전쟁 파병 문제는 군인 어머니들의 대규모 시위로 이어지며 크렘린궁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우크라이나에 잡힌 러시아 전쟁포로의 가족들이 조속한 포로 교환 등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새로운 정치적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에도 자국 군인들이 포로로 잡혀있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런 러시아 내부의 정치적 압력은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WSJ은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쿠르스크 지역에서 항복한 러시아의 전쟁 포로들은 앞으로의 포로 교환을 위한 우크라이나의 자산에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커지는 엠폭스(원숭이두창) 공포 “변종은 수포 적어”…파키스탄, 모든 여행객 검사

    커지는 엠폭스(원숭이두창) 공포 “변종은 수포 적어”…파키스탄, 모든 여행객 검사

    콩고 등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엠폭스(MPOX·옛 원숭이두창)이 전 세계로 번져 인명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각국이 대응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당국이 지난 13일 엠폭스 양성 사례가 확인된 이후 강력한 예방 조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총리실의 국가 보건 담당 말릭 묵타르 아메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엠폭스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공항 및 아프가니스탄, 중국, 인도, 이란과의 국경 통과지점에 스캐너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일년간 11건의 엠폭스 감염이 나타났으며,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 1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남성(34)이다. 보고된 엠폭스 사례 가운데 한 명이 감염 이후 다른 질병으로 사망했다. 보건 당국자는 “파키스탄에 백신 키트가 충분하다”며 “당황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주 엠폭스 변이가 확산하자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아프리카에서 1만 8700명 이상의 엠폭스 확진자와 500명 넘는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는 작년 한 해 엠폭스 감염자를 넘는 수준으로, 아프리카질병통제센터(CDC)는 아프리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이미 선포했다.특히 콩고에서는 올해만 해도 약 1만 5700건의 의심 사례가 발생했다. 엠폭스의 새로운 변종으로 인한 감염이 빠르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금광, 난민촌 등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약 25만 명이 거주하는 금광 마을인 카미투가 주변에서는 광부, 성 노동자, 트럭 운전사들이 오가며 바이러스가 확산했다. 트럭 운전사들은 콩고뿐 아니라 이웃 국가인 부룬디, 르완다, 탄자니아까지 운행한다. 게다가 420만명의 난민이 거주하는 텐트촌은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사람들과 어린이를 중심으로 바이러스 확산 우려를 키운다. 엠폭스는 성적 접촉뿐 아니라 피부 접촉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어 어린이들이 특히 취약하다. 콩고의 공중보건부 장관인 로저 캄바는 지난 15일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성 노동자들 사이에서 많은 엠폭스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엠폭스 변종은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험한데 이전 엠폭스 환자처럼 얼굴과 손에 튀어나오는 수포와 같은 외부 징후가 적고, 감염된 사람의 약 3.5%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엠폭스는 전혀 새로운 질병이 아니다. 1970년대 이후 콩고의 울창한 삼림에 거주하는 동물로부터 인간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영국 시민운동단체 ‘글로벌 저스티스 나우’의 닉 디어든 이사는 “엠폭스는 수년간 소수 아프리카 국가의 풍토병이었다”며 “치료 약이 있는데도 서구에 위협이 될 때까지 중대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진 카세야 사무총장 에 따르면, 백신 1회 접종 가격이 약 100달러로 매우 비싸서 아프리카의 여러 국가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 경기 도중 상의 벗더니…‘실격’ 女선수에 박수 쏟아진 이유

    경기 도중 상의 벗더니…‘실격’ 女선수에 박수 쏟아진 이유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B-girl) 종목에 출전한 한 선수가 경기 중 펼쳐 보인 메시지로 인해 실격 처분을 받게 됐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첫 경기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대표 마니자 탈라시(21)는 네덜란드의 인디아 사르조에와 맞대결을 펼쳤다. 탈라시는 이날 공연 도중 상의를 벗고 안에 입은 옷 등 뒤에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라는 메시지가 쓰인 천을 펼쳐 보이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심사위원단 투표에서 사르조에에게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대회조직위원회는 경기 결과를 ‘점수 차에 의한 패배’가 아닌 ‘실격 처분’(DSQ)으로 바꿨으며, 탈라시의 점수를 ‘0점’으로 표기했다. 조직위는 탈라시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50조를 위반했다고 봤다. IOC는 헌장에 ‘올림픽 현장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할 수 없다’고 명기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조처다. 조직위가 탈라시의 행동을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해석한 것이다. IOC는 해당 규정을 위반할 경우 국가올림픽위원회, 국제 연맹 및 IOC가 해당 안건을 평가한 뒤 필요에 따라 사안별로 징계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자란 탈라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브레이크 댄스를 접했다. 그러나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탈라시의 꿈은 무너졌다. 탈레반은 여성들의 스포츠 및 대외 활동을 막았고, 여성 브레이크 댄서로 성장하던 탈라시는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그는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파키스탄을 거쳐 스페인에 정착했다. 탈라시는 탈락 사유와 관계없이 자신의 행동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경기 후 “난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아프간 소녀들에게 용기 주고 싶어요”

    “아프간 소녀들에게 용기 주고 싶어요”

    탈레반 살해 위협에 동생과 탈출스페인서 도움받아 브레이킹 출전 1억 2000만명 난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결성된 올림픽 난민팀에서 역대 첫 메달이 나온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출신 브레이킹 ‘비걸’(B-girl) 마니자 탈라시(22)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에는 11개 국가에서 온 난민 선수 36명이 12개 종목에 출전한다. 탈라시는 이번 올림픽 신설 종목인 브레이킹 대표로 나선다. 알자지라는 6일(한국시간) 탈라시가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된 사연을 전했다. 4년 전 소셜미디어(SNS)로 처음 브레이크 댄스를 접한 탈라시는 2021년 여성의 사회 활동을 제한하는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서면서 살해 위협까지 받는 상황에 놓였다. 설상가상으로 댄스 교습소까지 문을 닫자 그는 12세 남동생과 고향 카불을 떠나 파키스탄으로 탈출했다. 여권도 없이 망명 생활을 하던 탈라시와 남동생은 난민 자격을 얻은 이후 스페인에 정착했다. 스페인 북부의 작은 마을 미용실에서 일하던 탈라시의 사연은 그의 스페인 지인들에게까지 전해졌다. 지인들은 그가 브레이크 댄서의 꿈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올림픽 난민 재단과 연이 닿은 탈라시는 난민팀으로 파리 대회 브레이킹 부문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탈라시는 “탈레반이 무서워서 난민팀으로 올림픽에 나온 게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을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갇혀 있는 상황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용기를 주고 싶다”며 탈레반이 물러나면 언젠가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탈라시의 꿈이 펼쳐질 브레이킹 비걸 경기는 오는 9일 시작해 10일 결승 무대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 金발차기 후보들의 ‘말발 대전’… 이다빈 “자신” vs 로랭 “과신”

    金발차기 후보들의 ‘말발 대전’… 이다빈 “자신” vs 로랭 “과신”

    9일 이·로랭… 경기 전부터 신경전사우디 첫 여자 선수 올림픽 무대 선수 역대 최대 규모… 난민 5명도 한국 태권도의 간판 이다빈(서울시청)이 그랜드슬램(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석권)의 최종 관문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랭킹 1위’ 알테아 로랭을 만난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자 태권도 선수 최초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두냐 아부탈렙도 역사적인 발차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가 7일(한국시간) 화려한 막을 연다. 3년 전 도쿄 대회(130명)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8개 체급에 총 134명이 출전한다. 난민 선수 5명이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의미를 더했다. 또 난민팀을 포함해 11개국 12명의 태권도 선수가 개막식 기수를 맡으면서 높아진 위상을 보여 줬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오는 9~10일 예정된 여자 67㎏ 초과급 이다빈과 로랭의 대결이다. 이다빈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금빛으로 장식하기 위해선 동 체급 최강자를 넘어서야 한다.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에서 맞붙었는데 당시 이다빈이 로랭을 꺾은 뒤 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같은 해 5월 바쿠세계선수권대회에선 로랭이 정상에 올랐고 이다빈은 조기 탈락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이다빈이 은메달, 로랭이 동메달을 땄다. 시합이 펼쳐지기 전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이다빈은 지난달 26일 파리에 입국하면서 “(로랭과) 많이 붙어 본 건 아니지만 승률은 내가 더 높다. 그랑프리에서도 이겼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로랭도 지난 5일 WT 기자회견에서 “(이다빈과) 서로 아주 잘 알아서 전략을 바꿀 계획이다. 그러니 너무 자신하지 말라고 전해 달라”며 여유로운 웃음과 함께 경고장을 날렸다.사우디아라비아 역사상 최초의 여자 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아부탈렙은 49㎏급에 출전한다. 그는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부탈렙은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여자 선수가 부족해서 남자들과 훈련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메달을 따면 돌아가신 아버지와 조국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아프가니스탄의 기수를 맡았던 파르자드 만수리(남자 80㎏급)는 파리에선 난민팀의 오륜기를 가슴에 달았다. 무장단체 탈레반이 자국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미군 수송기에 몸을 실었고 결국 영국에 정착한 난민 신분이 됐기 때문이다. 도쿄(80㎏ 초과급)에서 한국 인교돈(은퇴)에게 무릎을 꿇었던 만수리는 이번엔 서건우(한국체대)와 맞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만수리는 5일 “난민팀의 도움으로 훈련하고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다. 감사하다. 동시에 나를 지지해 주는 조국도 대표하겠다” 밝혔다.
  • ‘태권도 한국 간판’ 이다빈 vs ‘세계 1위’ 로랭…최초 사우디 女 선수에 난민 5명까지

    ‘태권도 한국 간판’ 이다빈 vs ‘세계 1위’ 로랭…최초 사우디 女 선수에 난민 5명까지

    한국 태권도의 간판 이다빈(서울시청)이 그랜드슬램(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석권)의 최종 관문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랭킹 1위’ 알테아 로랭을 만난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자 태권도 선수 최초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두냐 아부탈렙도 역사적인 발차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가 7일(한국시간) 화려한 막을 연다. 3년 전 도쿄 대회(130명)를 넘어 역대 최대 규모로 8개 체급에 총 134명이 출전한다. 난민 선수 5명이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의미를 더했다. 또 난민팀을 포함해 11개국 12명의 태권도 선수가 개막식 기수를 맡으면서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 가장 주목받는 대결은 9~10일 예정된 여자 67㎏ 초과급 이다빈-로랭이다. 이다빈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금빛으로 장식하기 위해선 동 체급 최강자를 넘어서야 한다. 두 선수는 지난해 12월 영국 멘체서터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에서 맞붙었는데 당시 이다빈이 로랭을 꺾은 뒤 우승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같은 해 5월 바쿠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로랭이 정상에 올랐고 이다빈은 조기 탈락했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이다빈이 은메달, 로랭이 동메달을 땄다. 시합이 펼쳐지기 전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이다빈은 지난달 26일 파리에 입국하면서 “(로랭과) 많이 붙어본 건 아니지만 승률은 내가 더 높다. 그랑프리에서도 이겼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로랭도 이달 5일 세계태권도연맹(WT) 기자회견에서 “(이다빈과) 서로 아주 잘 알아서 전략을 바꿀 계획이다. 그러니 너무 자신하지 말라고 전해달라”며 여유로운 웃음과 함께 경고장을 날렸다.사우디아라비아 역사상 최초의 여자 메달리스트를 꿈꾸는 아부탈렙은 49㎏급에 출전한다. 그는 2022년 세계선수권대회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부탈렙은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여자 선수가 부족해서 남자들과 훈련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며 “메달을 따면 돌아가신 아버지와 조국에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아프가니스탄의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기수를 맡았던 파르자드 만수리(남자 80㎏급)는 파리에선 난민팀의 오륜기를 가슴에 달았다. 무장단체 탈레반이 자국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미군 수송기에 몸을 실었고 결국 영국에 정착한 난민 신분이 됐기 때문이다. 도쿄(80㎏ 초과급)에서 한국 인교돈(은퇴)에게 무릎을 꿇었던 만수리는 이번엔 서건우(한국체대)와 맞붙을 전망이다. 만수리는 5일 “난민팀의 도움으로 훈련하고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다. 감사하다. 동시에 나를 지지해 주는 조국도 대표하겠다”며 “서건우와 대결한 적이 있었는데 위대한 선수였다. 다시 만나면 쓰러뜨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올림픽 챔피언이 되는 게 나의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탈레반 무서워 난민팀으로 나온 것 아냐”… 당찬 ‘브레이킹’ 탈라시

    “탈레반 무서워 난민팀으로 나온 것 아냐”… 당찬 ‘브레이킹’ 탈라시

    아프간 점령 탈레반 피해 스페인 정착“아프간 여성들에게 용기 주고 싶다” 세 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은 올림픽 난민팀에서 역대 첫 번째 메달이 나온 가운데, 2024 파리올림픽 신설 종목인 브레이킹에 출전하는 마니자 탈라시(22)가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파리 대회에는 11개 나라에서 온 난민 선수 36명이 12개 종목에 출전한다. 탈라시는 신규 종목인 브레이킹에 출전하는 데다가 아프가니스탄 출신이기까지 하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의 6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탈라시는 4년 전 소셜미디어(SNS)로 처음 브레이크 댄스를 접했다. 2021년 여성의 사회적 활동을 제약하는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에 들어서면서 탈라시가 다니던 댄스 교습소는 문을 닫아야 했다. 여성 브레이크 댄서로 살해 위협까지 받게 되자, 탈라시는 12세 남동생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탈출을 감행했다. 이때 본래 이름을 버리고 페르시아어로 ‘얻으려고 애쓰다’는 의미의 ‘탈라시’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여권도 없이 방황하던 탈라시와 남동생은 난민 자격을 얻어 결국 스페인에 정착할 수 있었다. 스페인 북부 작은 마을 미용실에서 일하며 지내던 탈라시의 사연을 전해 들은 스페인 지인들은 그가 브레이크 댄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움을 줬다. 이번에 올림픽 난민 재단과 연결되면서 이번 파리 올림픽에 나올 기회까지 얻게 됐다. 탈라시는 “탈레반이 무서워서 난민팀으로 올림픽에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아프가니스탄 소녀들을 위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올림픽에 나온 것은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용기와 비록 갇혀 있는 상황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이 물러나면 언젠가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 난민팀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여자 복서 은감바 동메달 확보

    난민팀 사상 첫 올림픽 메달… 여자 복서 은감바 동메달 확보

    난민팀,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참가파리에는 12개 종목·37명 선수 출전 1억 2000만명 난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결성된 올림픽 난민팀에서 역대 첫 번째 메달이 나와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다. 난민팀 첫 메달의 주인공은 여자 복서 신디 은감바(26)다. 은감바는 지난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75㎏급 8강전에서 은감바는 프랑스의 다비나 미셸에게 5-0(30-27 30-27 29-28 30-27 29-28)으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복싱은 동메달 결정전이 없다. 준결승에 진출하게 되면 최소 동메달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은감바는 11세라는 어린 나이에 조국인 카메룬을 떠나 영국에서 복서의 꿈을 키운 선수다. 영국에 도착한 직후부터 그는 난민으로 겪는 여러 고난을 마주해야 했다. 이민 서류를 분실하는 통에 볼턴의 이민국에 출석하던 도중 구금돼 런던의 수용 시설로 보내졌고, 카메룬으로 소환되는 두려움 속에 지내면서 복싱에 입문하게 됐다. 영국 대표팀과 함께 훈련했지만, 여권이 없어 난민팀으로 파리올림픽에 출전해 동메달이라는 쾌거를 맛봤다. 이날 경기가 끝나고 은감비는 “전 세계 난민들에게 열심히 노력해서 스스로를 다그치면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다른 난민들은 물론 전 세계 선수들처럼 나 역시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은감바의 이번 메달은 난민팀의 역대 첫 메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내전과 전쟁, 차별 등 피치 못할 사유로 조국을 떠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난민팀을 특별 결성했다. 난민팀의 이번 파리 대회 출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세 번째다. 팀의 올림픽 준비, 출전 자금 충당 등은 IOC 올림픽 연대 기금에서 도맡는다. 난민팀 선수들은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기수 역할을 했던 은감바를 포함해 총 37명이다. 2016년 리우 대회 10명, 2020 도쿄 대회 29명에서 더 늘어난 숫자다. 복싱 등 12개 종목에 출전한 난민팀 선수들은 아프가니스탄, 카메룬, 쿠바, 이란, 남수단, 수단,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11개 나라에서 왔다.
  • 트럼프 최측근 “尹·트럼프 좋은 친구 될 것…재집권 시 한반도 더 안정”

    트럼프 최측근 “尹·트럼프 좋은 친구 될 것…재집권 시 한반도 더 안정”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부소장은 “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한 가장 중요한 억지력이 될 것”이라며 “현재 안보 상황을 감안할 때 주한미군을 트럼프 2기에서 축소하거나 철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주한미군이 왜 중국에 대한 억지를 위한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주한미군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주둔하고 한국의 오랜 우정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된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를 다시 추진하게 될 것이라면서 “북미 대화가 이뤄지기 전에 한국과도 아주 오랫동안 긴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잘 맞고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면서 회담 과정에서 한국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트럼프 정부 당시 협정 공백이 생기기도 했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대해서도 “한국과 미국 관계 자체가 새로운 위협으로 근본적으로 변하게 됐다”며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불공평하게 부담을 지고 있어 이들에게 더 많은 압박을 가할 것이지, 한국과의 긴장관계를 만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맹국들이 서로 노력하면 양쪽이 만족하는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의 핵심 위협이 된 북러 간 밀착 관계에 대해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탄약을 확보하기 위해, 급박해서 북한에 간 것도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그 관계는 분명히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보다도 북한이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위해 (러시아로부터) 받고 있는 지원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고 “푸틴은 위험한 인물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렇게 북한과 러시아 관계 끊고 러시아를 유럽으로 끌어오는 게 장기적 정책이라 본다”고 지적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의지를 갖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강하고 자신감 있는 외교정책, 강력한 군사정책을 갖고 있는 미국 대통령이 세계 안보를 위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고 미국의 억지력을 강화하며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군한 자체가 미국의 억지력을 약화시켰다 생각하고, 많은 적국들이 (미군이) 철군하지 않았더라면 안 했을 행동들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란에 대해 원유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어 이란이 어마어마한 매출을 올려 테러리스트들에 투자하는 등의 논리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졌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국방 정책을 비판했고, “한국과 한반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관심과 실질적 협력은 바이든 정부보다 트럼프 정부에서 훨씬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대북 문제에 대한 분명한 특사가 있어야만 고위급 상호작용이 이뤄질 수 있다”거나 “대중정책을 제대로만 세우면 지역 긴장 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태지역과 북한에 대한 관심을 비롯해 한반도를 간과하는 일이 트럼프 재선 시에는 절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의 긍정적인 면을 연신 설명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스티브 예이츠 AFPI 중국 정책 구상 의장은 “AFPI는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 위협’을 미국에 대한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고, 이에 대해 분명히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 가까운 동맹국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떤 변화를 느끼고 있는지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다 생각한다”며 이번 방한 의미를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 2기에서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좋은 우방국, 책임있는 파트너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하고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인 영향을 넓혀갈 것”이라며 “그게 중국을 공격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중국 정부도 ‘신뢰 가능한 파트너’라는 것을 계속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이츠 부소장과 예이츠 선임연구원은 국내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 초청으로 지난 7일부터 3박 4일 한국을 찾아 정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있다. 전날 외교부 청사에서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도 면담을 가졌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 탈레반, 아프간 여성 인권운동가 집단 성폭행과 고문…영상도 촬영

    탈레반, 아프간 여성 인권운동가 집단 성폭행과 고문…영상도 촬영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주의 단체 탈레반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한 혐의로 감옥에 구금된 여성 인권운동가가 성폭행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탈레반 감옥에 구금된 한 여성 인권운동가가 고문과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영상을 입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해당 영상에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아프간의 한 여성 인권운동가가 감옥에서 두 남성에게 겪은 끔찍하고 처참한 현실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 여성은 탈레반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으며 몹쓸짓을 당하고 풀려난 이후 아프간을 떠났다. 그러나 당시 촬영된 문제의 영상은 여성에게 전송돼 협박하는 용도로 사용됐다는 것이 여성의 주장이다. 만약 외부에서 탈레반을 비판하면 해당 영상을 가족과 소셜미디어에 뿌리겠다고 위협받았다는 것. 이에대해 가디언은 “문제의 영상을 확인한 결과 여성의 알몸과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 신원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가디언은 지난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여성에 대해 성폭력이 늘고있는 상황에서 이 영상이 최초의 구체적인 증거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가디언은 탈레반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구금한 뒤 성폭행과 고문 등을 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탈레반은 2021년 8월 미군이 철수한 후 권력을 장악했으며, 당시 국제사회로부터 ‘정상국가’로서 인정받기 위해 여성의 인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탈레반은 과거 집권기(1996∼2001년)에 샤리아법(이슬람 율법)을 앞세워 여성 인권을 가혹하게 제한했다. 당시 여성은 취업, 사회 활동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없었고 외출도 제한한 바 있다. 그러나 탈레반은 재집권한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또다시 여성들의 교육과 공공 생활에 대해 광범위한 제한을 가했다. 이에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최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열린 유엔 후원 아프간 관련 회의에 처음으로 참가한 탈레반 대표는 여성인권 탄압에 대한 서방의 우려를 내부 문제라고 일축했다.
  • 캐나다군 수장에 첫 여성 임명

    캐나다군 수장에 첫 여성 임명

    캐나다에서 군 최고 지휘관인 국방참모총장에 제니 캐리그넌(55) 중장이 임명됐다. 네 자녀의 어머니이자 캐나다군 역사 곳곳에 ‘최초’ 기록을 쓴 캐리그넌 중장은 또다시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여성 군인으로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캐나다 언론 글로브 앤드 메일은 지난 3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탁월한 리더십과 헌신, 봉사 등을 보여 온 캐리그넌 중장은 우리 군의 자산”이라면서 “특히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데다 안보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선택”이라며 캐리그넌 중장을 신임 국방참모총장으로 지명했다고 전했다. 캐리그넌 중장은 오는 18일 대장으로 승진해 이날 캐나다 전쟁박물관에서 열리는 이임식을 통해 40년간 군에서 복무한 웨인 에어 장군에 이어 국방참모총장으로 취임한다. 퀘벡의 광산 마을에서 경찰관과 교사의 딸로 자란 캐리그넌 중장은 캐나다가 여군에게 전투 병과를 허용하기 3년 전인 1986년 군에 입대했다. 2008년에는 첫 캐나다군 전투부대 지휘관이 됐고 2016년엔 육군 작전참모총장직에 올라 여성으로선 세계 최초로 전투 병과 출신 장군이라는 기록을 썼다. 아프가니스탄, 보스니아, 시리아 등에서도 복무한 캐리그넌 중장은 2019년부터 2년간 이라크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파견군 사령관을 역임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할 때는 자살폭탄 테러범을 간신히 피하기도 했다. 군에서 만난 남편은 전역한 뒤 고등학교 수학교사로 제2의 직업을 선택해 아이들을 돌봤다. 자녀 가운데 2명도 군인이다. 그는 신병 부족에 허덕이는 캐나다군 내의 뿌리 깊은 성차별과 부정행위를 근절하는 역할도 맡았다. 캐나다군에서 여성의 비율은 16% 정도이지만 전투 대원은 6% 이하다. 특히 캐리그넌 중장이 학교 공개 행사에서 여학생들을 만나고 언론에도 등장하자 캐나다 왕립사관학교의 여성 모집 비율은 2013~2015년 10%에서 25%로 뛰어올랐다. 사관학교 관계자들은 이를 ‘제니 효과’라고 불렀다.
  • 역사의 주체는 천재일까 군중일까

    역사의 주체는 천재일까 군중일까

    베르나르 베르베르 ‘스파이 소설’‘집단’ ‘개인’ 각각의 힘 믿는 2인세계라는 체스판에서 전략 대결이순신 장군 생애 언급도 인상적600쪽 분량이지만 어느새 몰입 역사를 이끄는 주체는 위대한 천재인가, 아니면 개인의 총합인 군중인가. 둘 중 하나를 고르기도, 쉽게 ‘절충’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흑과 백으로 이뤄진 체스판이 결코 ‘회색’으로 종합되지 않듯이. 상대의 ‘왕’을 죽이고 오롯이 점령해야만 게임은 끝난다. 국내에도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프랑스의 세계적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63)가 새 책 ‘퀸의 대각선’으로 돌아왔다. 대표작 ‘개미’를 비롯해 ‘타나토노트’, ‘신’ 등 과학적 혹은 신화적 상상력이 돋보였던 앞선 소설들과는 결이 다르다. 체스와 세계사를 소재로 앞세운 한 편의 ‘스파이 소설’이다. 두 권 합쳐서 정확히 600쪽으로 꽤 두툼한 분량이다. 하지만 빠르고 쉽게 읽힌다. 군더더기 없이 경쾌하면서도 결말을 향해 질주하듯 나아가는 문체 덕이다. 곧 다가올 여름휴가 때 피서지에서 가볍게 훌훌 넘겨 읽기 좋겠다.“체스 게임은 한 편의 셰익스피어 비극을 닮았어. 첫 장면들에서는 펼치고 드러내지. 주인공이 드러나고 갈등이 싹트는 거야. 이어지는 장면들에서는 서로 다른 관점이 부딪히고 충돌해 결투가 벌어지고 대혼란이 발생해. 후반부에 이르면 드디어 진실이 밝혀지고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68쪽) 천재적인 두뇌를 지닌 두 여성, 니콜 오코너와 모니카 매킨타이어가 세계라는 체스판 위에서 한바탕 대결을 펼친다. 둘의 신념은 대척점에 서 있다. 니콜은 집단과 군중의 힘을 믿는다. 체스 선수 시절 니콜은 ‘폰’을 앞세운 전략으로 상대를 굴복시켰다. 폰은 장기로 치면 ‘졸’이나 ‘병’에 해당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물이다. “전 세계 폰들의 혁명을 일으켜 킹들과 퀸들을 무너뜨릴 거예요.”(1권·123쪽) 니콜의 사상을 체스에 빗대어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렇다. 니콜이라는 이름도 그리스어의 ‘인민의 승리’를 의미하는 말에서 유래했다. 반대로 모니카는 위대한 개인이 역사를 이끈다고 믿는다. 모니카는 단체의 힘을 믿지 않는 것을 넘어 혐오까지 한다. 수려한 미모의 소유자로 그려지는 모니카는 조직이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하철 등 사람이 밀집된 좁은 공간에서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안트로포비아’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체스에서는 ‘퀸’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한다. 모니카는 “한 개인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다는 사실”(1권·125쪽)을 분명하게 인식하며 거기서부터 자신의 사상을 펼친다. 모니카의 어원인 ‘모노’(mono)는 그리스어로 ‘하나’를 뜻한다. 유년 시절 체스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만난 후 ‘악연’을 싹틔운 두 사람은 이후 세계사의 이면에서 역사를 움직이는 전략가로서 맞붙는다. 아일랜드 무장 단체 ‘IRA’의 투쟁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란 핵 위기, 9·11 테러 등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두 사람이 조종했다는 설정은 능청스러우면서도 흡인력 있다. 최후에는 누가 웃을 것인가. 소설 중간중간 에드몽 웰스라는 인물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구절들이 인용된다. 웰스는 베르베르가 창조한 가상의 인물이고, 백과사전은 베르베르가 실제로 출간한 책이다. 베르베르의 다른 작품에도 자주 등장한다.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짤막하게 언급한 2권 147쪽은 한국 독자들이 반갑게 읽을 수 있는 지점이다. 니콜이 군중의 공포를 이용해 압사(壓死)를 계획하는 장면에서는 2022년 ‘이태원 참사’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작가의 말에 베르베르는 이렇게 썼다. “혼자면 더 빨리 가지만 함께면 더 멀리 간다. 물론 이 반대로 생각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니콜 오코너와 모니카 매킨타이어의 생각 중 어느 것이 맞는지는 독자들이 책을 읽고 판단할 일이다.”
  • [씨줄날줄] 풀려난 ‘세기의 폭로자’

    [씨줄날줄] 풀려난 ‘세기의 폭로자’

    2010년 4월 5일 위키리크스에 ‘부수적 살인’(Collateral Murder)이라는 비디오 파일이 공개됐다. 미군 아파치 헬기의 30㎜ 기관포가 불을 뿜자 지상에 있던 타깃들이 줄줄이 쓰러졌다. 쓰러진 이들을 살피려고 접근한 비무장 민간인들과 봉고차에도 총격이 가해졌다. 마치 사냥하듯 이뤄진 이날 헬기 사격으로 10여명이 사망했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미군이 기습공격을 받고 공격한 무장세력 9명과 민간인 2명(로이터 고용인 2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미군의 발표가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2010년 6월에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관한 7만 6000건의 미국 정부 미공개 문서를, 그해 10월에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 기록으로 불리는 약 40만건의 문서를 공개했다. 이어진 11월 미국 외교전문 25만건 공개는 전 세계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위키리크스가 한국에 미친 파장도 컸다. 관련 내용은 2011년 9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주한 미 대사관이 생산한 1980건의 외교전문이 모두 공개됐다. 2007년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진영이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의 한국 송환을 미뤄 달라고 미국 측에 요청했다는 내용, 잠재 대선 후보들에 대한 평가 등이다. 2006년 위키리크스를 창립한 ‘세기의 폭로자’ 줄리언 어산지는 2010년부터 도망자 신세였다. 2010년 스웨덴 당국이 성폭행 혐의로 영국에 있던 그를 송환하려 했지만 2012년 주영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망명했다. 미국 정부가 2018년과 2019년 간첩법 위반 등 총 18건의 혐의로 그를 기소하자 에콰도르 정부는 망명을 철회했다. 어산지는 영국 법원의 스웨덴 송환 명령을 어기고 도주한 혐의로 지금까지 런던 벨마시 교도소에 갇혀 있었다. 어산지가 14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그는 미국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그간 영국 구금 생활을 복역 기간으로 인정받기로 미국 법무부와 합의했다. 26일 미국령 사이판 법원에 출두한 어산지는 5년형을 최종 선고받은 뒤 고향인 호주 캔버라로 떠났다. 어산지의 도피 생활은 종지부를 찍었다. 그러나 ‘국가 안보’와 ‘언론의 자유’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미궁으로 남았다. 황비웅 논설위원
  • ‘세기의 폭로자’ 어산지, 14년 도피 끝냈다… 美와 형량 합의

    ‘세기의 폭로자’ 어산지, 14년 도피 끝냈다… 美와 형량 합의

    미국의 보안 문건 수십만건을 공개하며 ‘세기의 폭로자’로 불린 줄리언 어산지(53)가 14년간 이어 온 망명과 수감 생활을 끝내게 됐다. 자신을 간첩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미국 법무부에 유죄를 시인하는 조건으로 모국 호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얻었다. 어산지가 최고책임자로 있는 위키리크스는 25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어산지는 자유롭다. 그는 24일 아침 영국 벨마시교도소를 1901일 만에 떠났다”며 “이는 언론 자유 운동가와 정치인, 유엔까지 아우르는 세계적 행동의 결과”라고 밝혔다. 2006년 컴퓨터 프로그래머 어산지는 ‘박해받는 문서들이 모인 거대한 도서관’을 표방한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설립했다. 2010년 미국 육군의 내부 고발자 첼시 매닝(37)과 함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 관한 미 정부의 추악한 진실을 위키리크스에 올리며 전 세계에 알렸다. 이 기밀문서에는 미군 아파치 헬기가 로이터통신 기자 2명을 비롯한 11명을 이라크에서 살해한 사건, 각국에 있는 미국 대사관의 25만개 기밀 외교 전문,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가혹한 심문으로 악명 높은 관타나모수용소 수감자 정보 등이 있다. 미 정부는 어산지가 탐사 보도를 넘어서 국가 안보를 위협했으며 수많은 이라크인과 미 군인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봤다. 반면 어산지 지지 단체는 “어산지는 미국 간첩법 107년 역사상 최초로 기본적 언론 행위로 인해 유죄판결을 받았다”며 “이런 혐의는 결코 제기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미국 수정 헌법 1조를 들어 그가 무죄라고 주장했다. 폭로 이듬해 어산지는 영국 런던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세미나 참석차 방문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난 여성 두 명에게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이다. 어산지는 보석으로 풀려난 뒤 영국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하며 “미국 정부의 모함”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 에콰도르 정부가 “망명 조건을 어겼다”며 어산지를 추방했고 그는 즉시 런던 경찰에 체포돼 벨마시교도소의 3㎥ 독방에 갇혔다. 연이어 스웨덴 검찰은 그에 대한 수사를 증거 불충분으로 철회했다. 그가 망명 생활을 하는 사이 기밀을 넘긴 매닝은 2013년 간첩법 위반으로 35년형을 받았다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의 형량을 줄여 2017년 풀려났다. 군 복무 당시 이름은 브래들리 에드워드 매닝이었으나 석방된 뒤 성전환 수술을 받아 첼시 매닝으로 개명했다. 미 사법당국은 어산지를 구금한 영국 정부에 그를 송환하도록 요청해 왔다. 최근에는 영국 고등법원이 다음달 9~10일 그의 송환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공지한 상황이었다. 그 사이 미국 정부와 어산지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제도)을 통해 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62개월로 선고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26일 사이판에 있는 미국 연방법원에서 집행된다. 어산지의 형량은 벨마시교도소 수감 기간에 상응하기 때문에 재판이 끝나면 그는 긴 도주극을 종료하고 고국에 돌아갈 수 있다. 이번 어산지의 형 집행 종료를 조 바이든 행정부와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위키리크스는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은 2016년 대선에서 대량의 민주당 이메일을 공개해 민주당을 곤경에 빠지게 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위키리크스를 사랑한다”고 외쳤지만 당선된 뒤 어산지를 기소했다. 이와 대비되는 행보로 바이든 행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존중하는 도덕적 우위를 보여 주기 위한 조처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주요 동맹인 호주 정부가 사법 처리 중단을 요청했던 터라 외교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도 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