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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두대간 ‘국가등산로 계획’ 논란 가중

    백두대간 ‘국가등산로 계획’ 논란 가중

    산림청의 ‘국가 등산로’계획을 놓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산림청·산악단체는 등산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양질의 등산 서비스가 부족해 주요 산맥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이용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단체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가 등산로 지정 자체가 산림 훼손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박했다. 최소한 백두대간과 9개 정맥은 생태계의 보고이므로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백두대간 종주…대중화된 등반 문화로 정착 등산은 이미 대중화된 생활체육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성인 5명 중 1명은 연간 1회 이상 등산을 한다. 모집 산악회를 통해 전문적으로 산에 오르는 인구만도 연간 1500만명에 이른다. 주5일제 실시, 웰빙 확산 등으로 등산 인구는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테마 등산이 늘고 코스도 다양하다. 특히 전문 산악인 등반길로만 알려진 백두대간 마루금(정상 산줄기)을 넘나드는 산행에 일반 등산객들까지 몰리고 있다. 직장·학교 등반대는 물론 아파트 부녀회에서도 백두대간을 등반할 정도다. 당연히 백두대간이 훼손되면서 여기저기서 신음소리가 들린다. 한반도 남쪽의 백두대간은 설악산∼지리산을 잇는 684㎞. 여기서 뻗어나온 9개 정맥 산줄기는 2080㎞에 이른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구간은 국립공원의 백두대간 237㎞뿐이다. 이중 142㎞는 자연공원법에 따라 탐방로 등으로 개방돼 등반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관리는 엄격하다. 생태계 보전이 필요한 곳과 등반하기 위험한 구간 95㎞는 아예 개방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등산로는 1만 7531㎞. 이중 28%에 해당하는 4894㎞는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흙이 깎여나가는 등 크게 훼손됐다.1만 5825㎞에 이르는 산림길(임도) 역시 관리가 허술하기는 마찬가지다. 백두대간도 관리가 엉망이다. 국립공원에 있는 등산로는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그래서 산림청이 내놓은 정책이 ‘국가 등산로’계획이다. 백두대간을 비롯한 주요 산의 등산로를 더 이상 훼손되지 않게 보전하고 정비하자는 취지다.2017년까지 239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등산로 조성·휴양시설 확충 등 시설정비 사업에 주로 들어간다. 논란은 생태계 보전 가치가 큰 백두대간의 복원 및 이용이 나란히 설 수 있느냐다. ●국가 등산로 지정…생태계 파괴 부추겨 환경단체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국가 등산로로 지정하면 백두대간 종주 등반객이 크게 늘어나 생태계 파괴를 불러올 것이 뻔하다.”며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백두대간은 자연환경보전계획에 따라 이용·관리보다는 보전해야 하고 훼손된 구간도 최소한 자연 상태로 되돌리는 복원사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백두대간보전단체협의회는 성명서를 냈다.“백두대간은 한반도 핵심 생태축으로 절대적 보호ㆍ관리가 필요한 지역이다. 백두대간 보호ㆍ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산림청이 백두대간을 휴양공간 내지는 레저공간으로 인식해 각종 이용계획을 세운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박정운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은 “백두대간 마루금 중심의 등산로 지정은 백두대간 종주산행을 유인하고 결과적으로 생태계를 훼손하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종주 개념의 등반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립공원처럼 백두대간에서는 산악자전거, 산악승마 등 산악레포츠는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국립공원 안에 있는 백두대간은 현재 체계대로 보호·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성수 홍보실장은 “전국 마루금 등산로를 연결하려면 국립공원이 관리하는 길을 지나야 하는데 자칫 국립공원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짙다.”며 “특히 미개방 구간 95㎞는 절대 손댈 수 없는 구간”이라고 말했다. ●체계적인 관리…복원·보전 수준 업그레이드 반면 산림청은 새로 백두대간에 등산길을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미 나있는 길, 그나마 토양 유실이 심하고 위험에 노출된 길을 찾아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말한다. 박은식 등산지원팀장은 “백두대간 국가 등산길을 지정하지 않는다고 등산객의 발길이 끊기는 것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막는다고 등산객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미 훼손된 길을 국립공원 탐방로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등산객이 급증하고, 백두대간 종주 등반이 늘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미 나있는 길이 더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국립공원 미개방 구간도 노선선정위원회를 만들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설물 설치도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눈에 거슬리는 시설물이 아니라 자연·생태 친화적인 재료·공법으로 시공하면 등산객 안전과 자연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악단체들은 산림청 계획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주연 등산연합중앙회 사무국장은 “아직 길이 나지 않았다면 시민단체의 말이 백번 옳다. 그러나 백두대간 등산로는 오래전부터 신작로처럼 나있다. 더 방치하면 오히려 훼손이 심각해진다.”며 체계적인 관리를 주장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손볼 곳은 손을 보는 것이 훼손을 줄이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김 국장은 대신 “백두대간 등반은 공인 기관에 신고하고, 소양교육을 받은 산악회장·등반대장 등의 인솔 아래 허용해야 훼손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백두대간 종주등산로 훼손 상암 월드컵경기장의 10배 백두대간이 신음하고 있다. 종주 등산객 증가로 등산로와 주변 생태계 훼손이 늘어나고 있다. 녹색연합이 백두대간 등산로 훼손실태를 조사한 결과, 백두대간 등산로의 65%는 맨땅이 1m 이상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로 넓이가 1m 이하, 침식 깊이 5cm 이하이면서 부유물질(낙엽 등)이 남아있는 양호한 등산로는 35%에 불과하다. 식물이 죽고 맨땅이 드러난 면적이 54만 772㎡로 상암 월드컵 경기장(5만 9777㎡)의 약 10배 넓이다. 등산로 흙이 그대로 드러나는 등 침식과 토사 유실, 나무 뿌리 노출, 암석노출, 측면 붕괴 등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어른 키를 넘는 움푹한 골이 파이기도 했다. 등산로의 맨땅이 드러나고 흙이 사라진 양이 10만 4636㎥로 10t 트럭 1만 3000대 분량이다. 백두대간 등산로는 마루금을 따라 진행돼 경사도도 크고, 바람도 강하다. 기온 변화도 심해 그렇잖아도 식물 발육이 활발하지 못하다. 쉽게 훼손되고 복원이 쉽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정기적으로 산림생태계 복원·복구가 이뤄지는 구간은 15%(98.9km)에 그치고 있다. 특히 백두대간 산꼭대기 훼손지를 복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설악산 대청봉, 지리산 천왕봉의 꼭대기는 식물들이 죽어 바위가 드러났고 바위가 깎여 나가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5·6월 국립공원서 산나물 캐지 마세요” 국립공원 안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집중단속이 실시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공원 안에서 흡연·취사 및 불법주차, 산나물 채취 등 자연자원을 훼손하는 무질서 행위를 막기 위해 연중 ‘사전예고 집중단속제’를 실시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전예고 집중단속제는 국립공원에서 주로 발생하는 불법 무질서 행위를 시기별(월별)로 기간을 정해 단속대상을 미리 알리고 강력하게 단속하는 제도. 공원내 불법 무질서 행위를 근절시켜 자연자원 훼손을 최소화하고, 쾌적한 공원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다. 단속 대상은 고지대 야생식물(산나물) 채취 및 도·남벌, 백두대간 샛길 출입, 흡연·취사행위 등이다. 147곳의 거점지역(고지대 62곳, 중간지대 35곳, 저지대 50곳)에 직원 293명을 투입, 단속할 계획이다. 4월에는 산불이 날 우려가 커 흡연과 취사행위를 집중 단속 대상으로 정했다. 이임희 자연관리팀장은 “건전한 탐방문화 조성과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한 조치”라며 탐방객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월별 집중 단속 대상은 다음과 같다. ▲5월=야생 식물채취, 도·남벌▲6월=산나물채취▲7월=잡상행위, 호객행위▲8·9월=계곡 목욕, 취사, 불법주차▲10월=가을철 잡상행위, 호객행위▲11월=산불 방지 흡연행위, 샛길 출입▲12월=샛길 출입, 취사행위.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시론] 종부세,문제는 높은 집값이다/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종부세,문제는 높은 집값이다/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높은 주택가격이 결국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주택 공시가격 시안이 발표된 이후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 문제가 연일 언론에 오르고 있다. 납세액이 과도하게 올랐고, 소득수준에 비해 세부담이 과하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 중심의 보유세 체계를 재검토하여 조세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과연 현재의 보유세 강화정책은 문제가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체적인 방향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OECD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3년 기준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은 우리나라가 0.6%다. 반면 미국은 2.8%, 영국은 3.3%, 일본은 2.1%다. 보유세와 거래세의 비중도 우리나라가 23대77인 반면, 미국은 98대2, 영국은 89대11, 일본은 95대5다. 지난 수십년간 재정학자나 지방세제 전문가들은 거래세를 줄이되 보유세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기존의 재산세가 실질 자산가치를 반영하지 못했고, 취·등록세 중심의 지방세체계가 지나치게 경기의존적임을 감안하면, 재산세체계를 시가에 기반한 보유세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면, 보유세는 부담능력을 넘어설 만큼 과도한가? 행정자치부의 추계에 따르면 2017년에 재산세 대상주택의 실효세율은 0.43%, 종합부동산세 대상주택은 1.04%가 된다. 미국의 50개 주 대표도시 평균 1.54%나 일본이나 캐나다의 1% 수준과 비교해보면 종합부동산세 대상주택의 실효세율만 10년 후 비슷한 수준이 될 뿐이다. 일부 학자들은 보유세를 소득수준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택가격 대비 조세부담액이 아니라 소득대비 조세부담액을 기준으로 세부담 능력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소득이 아닌 재산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보유세에서 소득수준을 지나치게 고려할 경우 동일가치에 동일과세의 원칙마저 붕괴될 수 있다. 때문에 노인 등 무소득자에 대한 예외적인 고려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 한정되어야 한다. 더구나, 종합부동산세의 부과대상자는 도시가계 평균보다 훨씬 소득이 높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자는 전체 가구의 2.1%에 불과할 뿐 아니라 1가구 2주택이상 보유자가 63.5%, 이들이 차지하는 주택이 89.4%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보유세 부담이 과도하다면, 문제의 핵심은 조세체계보다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집값 자체에 있다. 그동안 주택보유자들은 소득수준이나 대출금 상환능력, 보유세 부담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살 집이 아니라 잘 팔리는 집, 가격이 잘 오를 집을 선택해왔다. 전체가계자산의 76.8%를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전국 아파트 6채 중 1채가 작년 한해 동안 거래되었다는 통계가 이를 잘 보여준다. 높은 주택가격과 주택가격 급등은 주택보유자에게 언 발에 오줌 누기처럼 잠시는 흐뭇했으나 내내 부담이 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당장의 주택보유세만이 아니다. 향후 주택을 늘려가거나, 자녀에게 주택을 마련해줄 때는 더 큰 부담을 지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나 도시 전체적으로는 높은 생활비와 물가 때문에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보유세 강화의 방향이 옳고, 과도한 주택가격의 상승이 문제라면 그 해결방안도 이 맥락에서 찾아야 한다. 섣불리 보유세를 완화해 또다시 주택가격 상승과 세부담의 증가라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변창흠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 [환경·생명] 허리끊긴 산…꽉 막힌 생태이동 통로

    [환경·생명] 허리끊긴 산…꽉 막힌 생태이동 통로

    자연을 고려하지 않고 산허리를 끊어놓는 바람에 동물들의 발이 꽁꽁 묶였다. 도시 확대와 교통 수요 증가에 따른 도로건설은 동물 서식처를 파괴하고 종(種) 다양성의 감소를 불러오고 있다. 도시개발·도로건설 때 생태이동통로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치된 이동통로 역시 실제 서식하는 생물종·이동통로 등을 폭넓게 조사하지 않은데다 비(非)전문업자들이 조성해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무늬만 생태이동통로 ●마구잡이 도로건설로 이동권 단절 환경부에 따르면 백두대간을 비롯해 남한지역 9개 정맥을 관통하는 도로만 315곳에 이른다. 산허리를 깎아내리거나 낮은 야산 등을 꿰뚫은 곳까지 더하면 도로건설로 생태이동이 단절된 곳은 수천 곳에 이른다. 하지만 지난해 8월말 현재 전국에 설치된 생태이동통로는 178개에 불과하다. 백두대간을 바로 꿰뚫는 곳에는 이동통로가 설치됐지만 나머지 단절지역에서는 동물들이 고립돼 있다. 금남정맥(마이산∼계룡산∼부여 부소산)과 금남호남정맥(장수 장안치∼마이산)에는 57개의 단절된 곳 중 2곳에만 생태이동통로가 설치돼 있다. 충남 논산시 벌곡면 일대 호남고속도로와 68번 지방도로가 금남정맥 산허리를 관통하고 있다. 양쪽 산까지 거리는 50m 정도. 조류를 뺀 동물들은 양쪽 산을 놓고 완전히 고립될 수밖에 없다. 육교형 생태통로를 만들었다면 어느 정도 동물 이동권이 보장될 수 있는 곳이다. 지방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충남 공주군 계룡면 23,691번 지방도로 역시 여기저기 금남정맥을 끊어 놓았지만 동물들을 배려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전북 진안 부귀면과 완주 소양면 국도 26번 보룡고개 역시 폭 40m, 깊이 25m의 골짜기를 만들면서 양쪽을 서로 다른 세계로 만들어 놓았다. 이동통로가 없는 곳에서는 동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이동하다가 로드킬을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전국 국도 405곳에서 조사한 결과 로드킬을 당한 동물은 포유류 921마리를 비롯해 모두 1147마리에 이른다. 유병호 생태복원과장은 “주요 단절 구간에는 이동통로를 만들거나 펜스를 쳐서 동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유도해야 로드킬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생태이동통로에 나무·풀 안자라 설치된 생태이동통로도 사전 조사를 거치지 않아 엉뚱한 곳에 만들어진 예가 많다. 만들어만 놨지 동물이동 현황을 모니터링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관리가 허술한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생태이동통로 가운데 분기별 모니터링을 하는 곳은 겨우 16곳이다. 지난해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 강원도 정선 백두대간 백봉령 이동통로는 유도 펜스를 도로변에 설치하고 통로 위에 풀과 나무가 자라지 않아 동물 유도에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남원 여원재, 장수 육십령, 무주 덕산재 등에 설치한 생태통로 역시 나무와 풀이 말라죽고 쓰레기가 방치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수로가 깊어 양서·파충류가 탈출하지 못하거나 깎아내린 절벽에서 흙이 쏟아지는 등 보강할 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생태통로를 만들 때는 실제 서식하는 동식물을 정확히 조사한 뒤 이동이 잦은 곳에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연생태통로 설치 책임을 지는 도로관리 주체가 건교부-지자체-도로공사 등으로 나뉘어져 있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임채환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야생동물 접근이 어렵거나 사람의 이동통로·등산로로 이용되는 곳이 많다.”면서 “주변 생태 특성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동물을 유도할 수 있는데도 단순 토목공사로 진행된 곳이 많아 복원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홍태식 청산조경 사장 주장 “자연환경 복원 전문업종 신설 시급” 생태시설 설치 수요와 예산은 크게 늘고 있지만 정작 공사는 비전문가들의 손에 이뤄지고 있어 자연환경복원전문 업종 신설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박사학위 논문이 나왔다. 홍태식 청산조경 사장은 올해 단국대 대학원 박사학위를 통과한 ‘환경보전을 위한 자연환경복원전문업 도입’ 논문에서 생태복원을 내건 대부분의 사업이 비전문가에 의해 시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사장은 각계 설문조사 결과 98.8%가 전문 업종 신설을 찬성했고, 이 업종은 자연환경보전법에 근거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자연환경복원전문업무 영역은 생태계 조사·연구, 자연환경복원설계·감리, 자연환경복원공사, 유지관리·모니터링 등이다. 따라서 동물 이동통로 조성, 길 비탈면 훼손 복원사업, 훼손된 습지관리 등은 일반 건설공사가 아닌 자연환경복원전문 공사로 분류, 전문 업자가 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박사는 “생태라는 이름을 내걸고 예산을 따내 주민 편익시설을 설치하는 사례가 많고, 대부분 생태복원 공사가 단순 토목공사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동부 국가자격법에서는 자연환경기술사를 뽑아놓고도 과학기술사법에는 정작 이를 반영하지 않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까치고개 생태이동통로 남부순환도로로 나뉜 서울 관악산(관악구 남현동)과 까치산(동작구 사당동)을 잇는 까치고개 꼭대기에 생태통로가 지난해 말 조성됐다. 폭 15m, 길이 80m 규모다. 서울시는 도로 건설로 끊어져 40년 가까이 고립됐던 까치산과 관악산 생태를 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실제는 동물 이동 통로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육교나 마찬가지로 이용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오후 30분 동안 지켜본 결과 60여명이 통로를 지나갔다. 강아지를 끌고 나온 학생부터 등산객, 동네 아주머니들이 동네 근린공원처럼 이용하고 있다. 날씨가 풀리면서 이용객은 훨씬 늘었다. 저녁 때 공원처럼 이용하는 주민도 많았다. 돌무덤을 만들거나 나무를 심는 등 생태통로 흉내는 냈지만 주변 식생과 다른 나무를 심어 놓았고 남부순환도로 소음을 막을 수 있는 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 더욱이 사당동쪽 까치산으로 연결되는 통로 끝에는 게이트볼장이 있고, 바로 아파트 단지 벽을 경계로 하고 있어 동물 이동통로 입지로 적합하지 않았다. 관악산과 까치산을 이어주기에 적합한 장소를 골랐지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생태통로의 운영은 엉망이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정부 대책은 환경부는 오는 2010년까지 주요 대간·정맥을 단절시킨 도로에 생태이동통로를 설치하고 2016년까지 전국 생태축을 연결하는 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환경부는 생태통로 설치에 앞서 우선 체계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백두대간 외에 9개 정맥 단절 지점의 생태 특성 및 이동경로, 주변 서식지와 연결 가능성 등을 조사해 효율적인 설치 지점을 찾아낼 계획이다. 새로 만드는 도로는 생태 자연도, 야생동물 분포도 조사 결과를 활용해 환경영향평가협의에 반드시 생태통로를 설치하도록 했다. 로드킬 발생 지점에는 지방국토관리청, 지자체, 도로공사 등에 유도 펜스 등을 설치해야 한다. 설치 후보 지점은 최소 1∼2년간 분기별 모니터링을 실시, 생태통로 설치 위치와 목표 종(種)을 선정하기로 했다. 생태통로조사단과 로드킬조사연구센터의 사전·사후 모니터링과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적합한 시설을 설치하는 동시에 예산 확보도 적극 지원한다. 우선 금남정맥과 호남정맥, 금남호남정맥을 단절하고 지나가는 도로를 대상으로 15곳에 생태통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2010년까지 700억원을 투자해 기존 국도 36곳, 신설 국도 77곳에 생태통로가 설치된다. 도로공사는 724억원을 들여 고속도로에 야생동물 사고방지 및 유도시설을 설치하도록 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자연 닮은 건물 지어라”

    “자연 닮은 건물 지어라”

    강원도 중·소 도시들이 자연경관으로 승부를 걸고 나섰다. 아름다운 강원도의 자연을 살려 주변과 어우러지는 자연 친화적인 건물의 신축만을 허용해 ‘강원도의 힘=자연’을 실천하겠다는 취지이다. ●경관 살린 건축물로 승부 건다 앞으로 강원도에서 이뤄질 모든 건축행위에 대해서는 종전의 건축법에 의한 단순 허가·신고가 아닌 경관을 최우선시하는 사전신고, 사후신고 등 2번 신고하는 제도로 대폭 강화된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일선 시·군의 정체성과 미래의 모습을 고려한 경관 중심 관리지구를 설정하여 경관지구, 미관지구, 고도지구 등을 지정할 방침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건립 등 대규모 개발행위 때도 경관을 충분히 고려한 강원도형 도시계획 심의기준을 마련 할 계획이다. 경관관리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소규모 개발행위까지 경관심의대상을 확대하고 경관심의위원회 활성화를 통해 사전경관 심의제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도로 개설, 경관건축 건립, 각종 개발행위 인허가의 경관 가이드라인도 마련 된다. ●제도정비와 인센티브도 제공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위한 다양한 제도 도입도 추진된다. 공동주택은 현재의 성냥갑처럼 천편일률적인 판상형을 벗어나 탑상형이나 타워형을 권장하기로 했다. 높낮이를 잘 조절해 조망권을 살린 아파트를 지으면 인센티브도 제공받게 된다. 소규모 경관주택은 최고 500만원까지 보조금도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건축물 간판정비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일부 보조와 아름다운 간판 시상제 운영 등 다양한 인센티브제도도 도입된다. 주요관광지와 해안경관지역, 대규모 사업개발지 등 자연환경이나 수질환경 보호가 필요한 지역에 들어서는 건축물의 경관 심사는 더욱 강화된다. ●소규모 경관심사제 5월부터 시행 경관심사가 필요한 지역은 구체적으로 ▲주요관광지(국립공원, 도립공원 주변 및 전략적 관광지 접근로) ▲해안경관지(동해안의 경관보존 및 보호가 필요한 지역) ▲국제행사지(동계올림픽 개최예정지 주변, 알펜시아 주변지역 등) ▲대규모 사업개발 예정지(혁신도시, 기업도시, 주변지역) 등이 꼽히고 있다. 대상용도는 위락시설과 숙박시설, 공동주택, 업무시설, 일반음식점으로 3층 이상 또는 연면적 1000㎡ 이상 건축물에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소규모 건축물의 경관심사제는 올 3월까지 대상지역을 지정한 뒤 공고를 통해 5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강원도는 지난 1995년 전국에서 처음 ‘경관형성조례’까지 공표하면서 개발에 따른 지침을 마련했지만 강제규제보다 권고사항으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이후 2003년 상위법인 국토계획법에 경관조항이 새롭게 포함, 시행에 들어가고 일선 시·군들이 자체적으로 기본계획 수립에 나서면서 힘을 얻어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게 됐다. 오기호 강원도 건설방재국장은 “경관도시시책은 주변환경과 조화되고 지역 특성에 어울리는 건축물을 짓도록 유도해 자연훼손 방지는 물론 관광인프라 구축에도 앞장서 종국에는 강원도의 브랜드파워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HAPPY KOREA] 수도권 3곳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수도권 3곳 주민활동 탐방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시설이나 공간이 있는 이상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공간의 질과 삶의 질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하수종말처리장이나 쓰레기장 같은 혐오시설의 변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장기간 방치되거나 훼손된 공간도 큰 틀에서 혐오시설과 다름없다. 혐오시설의 변신이 바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의 ‘첫걸음’일 수 있다. ■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하갈동 경부고속도로 수원IC와 용인을 연결하는 42번 국도를 따라 ‘강남대 지하차도’를 지나다 보면, 좌·우측으로 아파트단지와 대형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용마산 자락에 위치한 이 공원이 정작 하수종말처리장이라는 사실은 주민들조차 모르는 이가 있다. 악취가 진동하는 하수처리장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꼽힌다. 현재 가동되고 있는 하수처리장은 전국적으로 270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경기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구갈레스피아’는 처리시설을 모두 지하화한 뒤 지상공간을 주민 편의시설로 채워 혐오의 이미지를 말끔히 씻어냈다. 구갈레스피아는 지난해 8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기흥구 상하동·중동·구갈동·동백지구·구갈3지구 주민 7만 4000여명이 쏟아내는 생활하수 등을 처리한다. 처리 용량은 하루 평균 3만 5000t 규모다.1만평에 이르는 처리시설은 모두 땅밑으로 들어가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5만평에 육박하는 지상공간은 산책로와 생태연못 등 친환경 휴식공간으로 꾸며졌다. 독서실과 열람실 등도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구갈레스피아 인근 강남마을 주민 유선일(65)씨는 “공사 시작 당시 쓰레기차와 정화조차가 들락거릴 것이라는 악성 루머가 돌면서 반대가 극심했다.”면서 “하지만 현장 시찰 등 주민 참여를 보장받은 이후 오해가 풀렸다.”고 말했다. 배정순(58·여)씨도 “악취도 나지 않고,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만족”이라면서 “처리시설과 마주하고 있는 아파트 가격도 주변보다 비싼 편”이라고 귀띔했다. 구갈레스피아는 2급수 이상으로 깨끗해진 처리방류수를 하루 평균 1만 2000t씩 인근 수원천과 오산천으로 흘려보내 ‘하천 살리기’에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정민 운영팀장은 “건설비용은 지하시설이 지상시설에 비해 평균 20∼40%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면서 “모두가 기피하는 하수처리장을 평일이면 200∼300명, 주말에는 1000명 이상이 찾는 게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7월 문을 연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기흥레스피아’도 마찬가지. 하루에 오·폐수 5만㎥를 처리하는 하수처리장이지만, 주민들의 눈에는 친환경 체육공원으로만 비춰진다. 처리시설은 모두 지하에 갖춰져 있으며,2만 6000평의 지상공간은 축구장·테니스장·케이트볼장·실내수영장 등으로 조성돼 있다. 용인시내 체육시설이 태부족한 상황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체육시설 이용객이 2만명에 달할 만큼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밖에 경기도 화성 수원하수처리장, 부천 역곡천하수처리장, 대구 지산하수처리장, 부산 남부·수영·영도하수처리장 등도 처리시설 일부 또는 전부를 지하화한 뒤 편의시설이 갖춰진 지상공간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글 사진 용인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정자동 만석공원은 경기 수원시 북부권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당초 이곳은 18세기 정조 때 축조한 인공 저수지로, 쌀 1만석 이상을 생산하라는 뜻에서 ‘만석거’라 불리었다. 농지가 도시로 변한 지금, 더이상 쓸모없는 저수지는 용도 폐기돼야 마땅하다. 그 대안이 주민들을 위한 공원화였다. 1998년 조성된 만석공원은 10만평이 넘어 장안구 송죽동·정자동 일대 주민 8만여명을 이웃으로 두고 있다. 인조잔디구장과 테니스장 등 각종 체육시설은 물론, 야외음악당과 미술관까지 갖춰져 있다.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이자, 각종 문화행사 및 동아리 활동의 본거지가 됐다. 하루 평균 이용객만 5000명이 넘는다. 특히 공원을 중심으로 남·북쪽은 연립·다세대·단독주택 밀집지역이다. 동·서쪽에는 대규모 아파트촌이 형성돼 있다. 노인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토착민, 서울로 출퇴근하는 젊은 직장인, 주민들을 상대로 한 자영업자 등 다양한 계층이 만석공원을 중심으로 공존하고 있다.‘만석공원을 사랑하는 모임’의 인터넷카페 운영자인 남궁형씨는 “지역주민들이 이질감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만석공원”이라면서 “하지만 지금까지 공원과 지역발전의 연계성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이같은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만석공원 가꾸기’가 차츰 ‘마을 가꾸기’로 번지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민인 김봉원 한국지역경제연구원 원장은 “공원과 주택지역을 공간적으로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 담장 허물기와 옥상 녹화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라면서 “주택지에 녹지가 포함된 것이 아닌, 녹지에 주택지가 들어 있는 듯한 마을로 꾸며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원 주변을 따라 형성돼 있는 자동차도로를 걷어내는 대신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공원 북쪽에 위치한 송죽동 주민 80% 이상은 올해부터 담장 허물기 등 마을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기로 동의했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단계적 추진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역 발전계획에 각종 주체들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생단체는 물론 수원의제21·수원경실련·YMCA·YWCA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도 거들고 있다. 수원시청 공무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조경혁신동아리도 보탬이 되고 있다. 최광균 수원시 균형발전팀장은 “행정기관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에만 그쳐야 바람직하다.”면서 “지금까지는 관이 이끄는 형태로 지역개발이 이뤄졌으나, 차츰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개발을 주도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원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서울지하철 2호선 당산철교를 지나 강북으로 접어드는 순간, 승객들에게는 답답함을 안겨주는 800m의 지상터널 구간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생활쓰레기로 어지럽던 기찻길 옆 버려진 땅 1600여평이 2005년 6월 산뜻한 공원으로 탈바꿈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일대는 절두산 순교성지와 선교사 묘지공원이 있는 ‘근대 역사의 상징’이라는 의미에만 안주하지 않고, 공간과 기능에 대한 현대적 재창조가 이뤄지고 있다. 양화진은 당산철교를 중심으로 서쪽에는 절두산 성지가, 동쪽에는 선교사 묘원이 자리잡고 있다. 절두산 성지 9000여평은 병인양요(1866년) 이후 수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당한 곳이다. 양화진 나루터와 한강이 시원스레 내려다보이는 잠두봉이 절두산(切頭山)으로 바뀐 이유다.1997년에는 이곳이 사적 제399호로도 지정됐다. 4000여평의 선교사 묘원은 개화기 때 교육·의료 등의 분야에서 활동한 17개국 선교사 575기의 묘가 있다. 항일운동에 앞장서며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했던 베델, 연희전문학교를 설립한 언더우드 일가 등도 이곳에 묻혀 있다. 하지만 이곳이 더 이상 인적이 드문 ‘죽은 자’를 위한 공간만은 아니다. 행정기관과 종교단체, 지역주민들이 손을 잡고 ‘살아 있는 자’를 위한 공간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그 출발점이 양화진 역사공원이다. 절두산 성지와 선교사 묘원 사이 철로변 쓰레기장을 마포구청에서 매입, 공원으로 만들었다. 양화진을 둘로 갈라놓던 우범지대가 주민들이 자주 찾는 휴식공간으로 뒤바뀐 것이다. 종교단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해 ‘기독교 100주년 기념사업 협의회’ 주도로 선교사 묘원에 교회가 들어섰으며, 주민들을 위한 주차공간 제공과 의료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인 양화진 홍보관을 짓는 데도 부지는 구청측이, 비용은 교회측이 나눠서 분담하고 있다. 천주교서울대교구유지재단도 지난해 절두산 성지에 한국순교자시성기념관을 지어 공연장과 도서관 등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양강좌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준범 마포구청 양화진복원팀장은 “양화진 일대는 다세대·단독주택 밀집지역으로,2만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거지”라면서 “양화진의 역사성을 살려나가기 위해서는 주민들과의 협력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2년 양화진이 좋아 이곳으로 이사했다는 정용호(46)씨는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신앙에 따라 판단이 엇갈리고, 갈등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서로를 배려하다 보면 머지않아 지역공동체 의식이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 사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HAPPY KOREA] 대전·광주·충북 탐방

    산해진미도 그릇이 흉물스럽거나 어울리지 않으면 맛이 반감된다. 펄펄 끓는 구수한 청국장이 뚝배기가 아닌 양은냄비에 담겨 있다면 식욕을 앗아갈 수 있다. 사람이 음식이라면, 사람이 모여사는 마을이나 동네는 바로 그릇이다. 도시는 도시답게, 농촌은 농촌답게 만들어야 주민들을 담아낼 제대로 된 그릇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시작은 마을 가꾸기다. ■ 주민 뭉치니 도시도 확 바뀌네 흔히 국민의식이 주민의식보다 상위개념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물론 성숙한 국민의식은 나라를 변화시키는 원천이 된다. 하지만 국민의식만으로 마을이나 동네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에서 국민의식은 ‘심정적 동조’, 주민의식은 ‘실천적 행동’이라는 차이로 나타난다. 대전 서구 둔산동과 광주 북구 문화동·오치동을 들여다봤다. ●둔산동, 사회지도층 참여 저조가 ‘옥에 티’ 대전 둔산동은 공영개발 방식으로 조성된 신도시 지역으로, 대전정부청사와 대전시청 등 굵직굵직한 기관들도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둔산동 일대는 대전에서 손꼽히는 부촌이며, 이곳에 위치한 M아파트도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이 모여살고 있다. 하지만 이웃간에 단절되고 삭막한 여느 아파트와는 차이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지역공동체 활동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부터 M아파트를 포함한 인근 5개 아파트단지는 뜻을 모아 요일마다 번갈아 알뜰시장을 열고 있다. 수익금은 노인층이나 불우이웃 등을 돕는데 쓰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둔산동 일대 13개 아파트단지의 난방 방식을 중앙공급식에서 지역난방식으로 바꿔 에너지 절감은 물론,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도 일정부분 해소했다.‘담장 허물기’와 휴일에는 아파트단지 사잇길에 차량을 통제하는 ‘차없는 거리’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참여는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M아파트에도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전지역 공공기관장과 대학 총장, 전 국회의원, 의사와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직 고소득층 등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한 주민은 “가끔 행사 때만 얼굴을 비출 뿐, 사는지 안 사는지도 모를 정도”라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간이 많은 사람만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문화·오치동, 참여율 높여야 동네가 바뀐다 광주 북구는 지난 200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을 시작했다.6년이 지난 현재 마을에서 콘크리트 담장이 사라지고, 불법 주차와 쓰레기 더미로 너저분하던 골목길은 꽃과 나무가 심어진 녹지공간이나 주민쉼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오치1동의 경우 금호아파트 주민들은 쓰레기가 쌓인 채 방치됐던 아파트 담장을 허물어 ‘만남의 광장’을 조성했다. 쓰레기장이 이웃간 소통의 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우미아파트 주민들은 담장을 없애는 대신 화려한 동양화를 그려 넣었다. 우산중학교 정문 쪽엔 마을의 유래를 바로 알리자는 취지에서 ‘오치골 옛터의 거리’가 조성됐다. 오정초등학교 담장 100여m를 따라 ‘동화의 거리’도 꾸며졌다. 특히 오치1동 주민들은 ‘오치골 소식지’를 발행, 동네가 바뀌어 나가고 있는 소식을 이웃들에게 꼼꼼히 알리고 있다. 문화동 주민들은 각화약수터길 주변에 스스로 선정한 시와 그림을 타일에 새긴 뒤 담장에 붙여 ‘시화(詩畵)의 마을’로 꾸몄다. 집 앞에 내건 문패에는 이름 석자 대신 ‘행복이 가득한 집’,‘사랑이 넘치는 안식처’와 같은 글귀가 자리잡고 있다.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운동이 성공한 배경은 의외로 단순하다. 바로 주민들의 참여다. 운동은 지역별로 주민들이 마을 가꾸기나 생활편의시설 확충 등을 위한 추진 목표를 세우면 구가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주민들이 직접 공모를 통해 구체적인 사업을 선정하고, 대상사업 확정에 앞서 주민설명회를 거치는 등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됐다. 구에서도 주민자치전담팀을 신설하고,‘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참여가 전제됐을 때 마을이나 동네가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주민의식은 바로 지역에 대한 관심과 참여”라고 강조했다. 글 광주·대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흉물’가꾸니 ‘명소’로 둔갑했네 애초부터 지역 이미지를 갉아먹는 ‘흉물’은 없다. 차츰 관심의 대상에서 벗어나 관리의 ‘사각지대’가 돼 흉물로 낙인 찍히는 것이다. 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흉물이 명소로 둔갑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북 제천시 백운면 덕동리 덕동산촌마을, 청원군 문의면 소전1리 벌랏한지마을, 청주시 흥덕구 평동 전통떡마을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화전 흔적도 가꾸면 문화가 된다 덕동산촌마을은 60∼70년대만 해도 150가구 1000명 이상이 모여 사는 제법 융성했던 화전민 부락이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 정부의 화전민 이주정책으로 지금은 70가구 140명이 고작이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층이 전체 주민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연간 3만명 정도가 인근 덕동계곡을 찾고 있지만, 주민들의 주소득원은 여전히 약초·산초 재배이다. 마을을 들어서면 울창한 침엽수림 사이로 듬성듬성 조성된 낙엽수림이 과거 화전이 번성했던 흔적으로 남아 있다. 주민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됐다. 이문수 이장은 “화전민의 아들, 딸로 태어났음에도 정작 화전 문화와 흔적들을 30년 가까이 방치하다시피했다.”면서 “귀틀집과 움집 등 전국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는 화전 문화를 보존하는 게 마을 가꾸기이자 뿌리찾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덕동산촌마을 인근에는 일제 당시 채굴이 이뤄졌던 금광 4곳이 있다. 주민들은 폐금광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 ●개발제한, 불편함을 이점으로 벌랏한지마을의 경우 지난 1980년 대청댐이 완공되면서 농지 대부분이 수몰됐다. 마을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각종 개발도 ‘올스톱’됐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가 잘 자라는 환경 덕택에 주민들은 70년대까지 한지 생산에 주력했지만, 이마저도 한지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손을 뗐다. 이후 담배와 양잠, 고추 등으로 작물 전환을 시도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100가구에 육박하던 가구 수도 30여가구로 줄었다. 김장배 이장은 “30년 가까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환경과 조화된 마을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면서 “없고 불편한 게 많다고 불평만 하는 게 아니라,‘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대신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한지를 테마로 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이장은 “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체험프로그램보다는 오히려 잘 보존된 자연환경에 깊은 인상을 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을가꾸기, 꼬리에 꼬리를 문다 전통떡마을 인근에는 널리 알려진 ‘청주 가로수길’이 있다. 가로수길은 지난 1952년 4.5㎞ 구간에 플라타너스 묘목 1600그루를 심은 게 시작이었다.50년이 넘은 지금 가로수길은 영화촬영지 등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1회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에서 당당히 도로 부문 1위도 차지했다. 쌀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이었던 전통떡마을도 늘어나는 방문객의 발길을 마을까지 유도하기 위해 2000년부터 떡을 만들기 시작했다.2004년에는 영농법인으로 등록까지 마쳤다. 이곳에서 만드는 전통떡만 구름떡과 쇠머리떡, 직지떡, 인절미, 쑥개떡, 기주떡 등 20여종에 이른다. 홍순주 영농법인 대표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떡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뒤져 대량 판매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하지만 방문객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를 통한 주문생산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청주시는 오는 2009년까지 가로수길을 확장해 자동차와 보행자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가로수길의 변모에 발맞춰 마을도 ‘진화’해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글 청주·제천·청원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부동산 8·31기조 흔들리면 더 큰 혼란”

    “부동산 8·31기조 흔들리면 더 큰 혼란”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감하다’는 표현을 써가면서도 정부정책을 여러 차례 비판했다. 분양가 상한제 등의 정책에는 적지 않은 경고음을 울렸으며 잠재성장력 저하 가능성에는 기초체력의 문제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국책연구기관장의 발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대목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경륜과 학자로서의 예리함이 함께 묻어났다. 다음은 서울 홍릉 KDI 원장실에서 만난 현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부동산 정책을 펴는데 첫번째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면. -20년간 우량주식을 보유할 때와 같은 기간 땅이나 아파트를 사뒀을 때를 비교하면 분명히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낫다. 그런데도 한국 사람은 돈이 생기면 10명 중 8명이 부동산에 투자한다.‘부동산 불패’ 신화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8·31’이나 ‘3·30’ 대책은 방향이 맞다고 본다. 이같은 기조가 흔들리거나 180도 전환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면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 다만 경제원리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공급은 좀 많아져야 한다고 본다. ▶분양가 상한제의 확대 적용은. -민감한 문제이다. 원론적으로 말하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필요하지만 시장 메커니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분양가를 제한하면 주변의 다른 주택 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과 기존 주택의 가격에 차이가 나면 누가 주택을 공급하든지 시장에선 혼란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특히 질적으로 똑같은 주택을 한쪽에선 싸게 판다면 시장의 가격결정 기능에 왜곡이 생길 수 있다. ▶일각에선 부동산 세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 원칙이나 방향이 무너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기술적이고 세부적인 문제는 전체 방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한 적응’을 하는 게 필요하다. 모순될지 모르지만 보완·개선하자는 의미다. 보유세는 3∼4년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잘못한 것도 없고 내 집만 갖고 있는데 왜 세금을 더 내야 하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보유세 강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따라서 보유세가 부담이 돼 집을 내놓으려 하는데 거래세와 맞물려 꼼짝달싹하지 못한다면 보완할 필요가 있다. 양도세를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거래와 관련된 것은 개선하자는 차원이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다고 보는가. -금융쪽에 있는 사람들은 유동성이 많다는 느낌을 갖고 있으며 당국이 신경을 써야 한다는 데에는 인식이 같다. 하지만 당국이 대출한도 규제 등 여러 방안을 내놓은 것에는 생각이 갈린다. 가장 쉬운 것은 금리로 유동성을 조절하는 것이다. 물론 경기에 대한 부담이 있고 환율이 문제되니까 지급준비율도 올렸지만 성숙된 경제구조라면 쉽게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꾀’를 많이 냈는데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인가. -경기조절과 관련된 거시정책은 신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당국자간 인식을 같이하는 게 중요하다. 재경부뿐 아니라 경제부처와 한은, 국회가 모두 당사자이다. 사이클 측면에서 경기가 바닥이라든가, 시중에 유동성이 많다든가 하는 문제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뒤에 정책이 나와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지금은 당사자간 엇박자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 공유가 안됐다면 그것도 좋은 시그널로 볼 수 있다. 지금의 정책기조를 급진적으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환율은 민감하지 않은가. -물론 그렇다. 특히 원·엔 환율이 오버슈팅된 감이 있다. 달러화와 달리 엔화는 일본 경제가 괜찮아 앞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년에 일본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환차익과 저금리 때문에 엔화 차입을 늘리던 분위기는 바뀔 수 있다. 원·엔 환율은 상황이 약간만 틀어져도 확 달라진다. ▶우리경제의 성장동력이 꺼져간다는 지적이 많다. -두가지 축으로 인식해야 한다. 하나는 국내에서의 제도정비이고 다른 하나는 국제시장에 얼마나 접근했느냐는 점이다. 적어도 국제적인 측면에서의 해답은 99% 확실하다. 경쟁을 확산시키고 외국인 투자를 더 들어오게 하고 시장을 넓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의 성장세가 올라가는 이유는 개방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서비스업으로 방향을 잡고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 문제는 정부가 구조조정을 언급하지 않은 점이다. 전국에 식당은 대략 60만개가 있는데 우리 인구 4800만명으로 나누면 식당 1개에 80명꼴이다. 노약자 및 농촌인구와 줄서서 기다리는 식당 등을 빼면 식당 1개는 고작 50여명을 보고 장사해야 한다.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이런 시스템에서는 성장동력 확충이 곤란하다. ▶정부는 규제완화로 성장동력을 높인다고 하지 않았는가. -규제 하나 하나를 따지면 나름대로의 목적이 있고 나쁜 게 없다. 하지만 정부가 지도하고 점검한다고 그 목적들을 달성할 수는 없다. 다른 나라에서 30일 걸릴 것을 왜 우리나라에선 60일이 걸리겠는가. 정부가 환경·건축·노동 등 모든 부분에서 다 규제할 수 있다는 기대를 없애야 한다. 현재 규제의 절반만 풀어도 잠재성장률은 0.5%포인트 올라갈 것이다. 외환위기 직후 규제를 절반 이상 풀었는데 99년 이후부터 다시 규제가 늘어났다. 병역이나 조세 부분을 제외하고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등은 지엽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경제자유구역을 한다면 정말로 경제자유를 줘야 한다. 여성인력 활용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노동투입이 남자와 비슷한 스웨덴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멕시코와 필리핀 수준으로 여성인력을 활용한다면 잠재성장률은 0.2∼0.3% 포인트 높아질 것이다. 일자리가 없다는 단기적인 이유를 들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여성을 일터로 끌어내는 노력이 절실하다. 규제는 더 풀어야 한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올해 5% 성장보다 둔화된 4.3%로 전망한다. 문제는 선진국 진입에 따른 성숙된 나라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냐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인 미국이 3.5% 성장한다는데 이머징 마켓이라는 한국이 4% 초반 성장에 그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중국이나 인도보다는 못하겠지만 우리보다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나 아일랜드의 성장률에 뒤처진다면 기초체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토지임대부 아파트 ‘반값’만 강조는 곤란 토지임대부 아파트가 ‘반값 아파트’라면 임대아파트는 ‘공짜 아파트’라는 얘기인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토지임대부 분양방식의 반값 아파트에 대해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논리의 전개가 잘못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현 원장은 18일 “토지임대부나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은 국내에서의 주택공급이 한정됐고 그로 인해 일반 국민들이 주택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한 것을 다소 완화하자는 측면에서 논의돼야 함에도 마치 아파트 값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기대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돼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토지는 임대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면 기존의 아파트 값도 점차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게 논의의 초점인데 여기에는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모든 아파트를 토지임대부로 분양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 정부도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고 그만한 공공택지도 많지 않다고 설명한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공영개발의 경우 누구에겐 반값으로 주고, 누구에겐 온값으로 주는 게 가능하냐는 주장이다. 만약 반값 아파트로 주변의 다른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값에 받은 아파트를 2배 이상으로 팔려고 해 투기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건물 값만 계산해서 반값이라는 논리를 확산하면 임대아파트는 ‘공짜 아파트’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임대아파트는 토지와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넘기지 않고 임대료만 받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 공급된 아파트는 온값과 공짜 두가지만 있으며 반값 아파트의 논리를 적용하면 임대아파트의 공급으로 기존 아파트 가격은 내려야 한다. 하지만 모두 임대아파트만 공급되는 것도 아니고 공짜인 임대아파트의 등장 이후 전국의 집값이 내려간 것은 더더욱 아니다. 현 원장은 국민의 정부 시절 경제수석으로 있을 때 호주산 소의 수입 결정과정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쇠고기 수입과 사료가 개방된 상태여서 호주산 소를 국내로 들여와 키우려 했는데 농민이 들고 일어섰다. 정부 내부에서도 반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완제품인 쇠고기와 기초 원자재인 사료가 수입되는 형국에서 중간재인 호주산 소를 반대하는 게 타당하냐고 주장해 무마시켰다. 현 원장은 토지임대부 아파트도 주택공급 방식을 다양화해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차원에서 ‘호주산 소’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를 거두절미하고 ‘반값’만 강조하면 2∼3년 뒤 정책불신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대아파트가 주택공급의 일부분만 차지하고 나아가 기존의 주택시장에선 극히 미미하기 때문에 토지임대부 아파트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기 보다 분양제도의 다양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뿐 아니라 언론들도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말했던 ‘반값’이라는 표현에 너무 매료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프로필 현정택 원장은 1949년 경북 예천에서 출생했다. 행시 10회 출신으로 경복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중 한국대사관 참사관, 재정경제원 국제협력관, 주 OECD대표부 경제공사, 여성부 차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국민의 정부), 인하대 경상대학 국제통상학 교수, 외교통상부 경제통상 대사를 역임했다.
  • “은행나무에 생육공간을”

    “은행나무에 생육공간을”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우리 동네 은행나무를 살려주세요.’ 도봉구(구청장 최선길)에는 서울시가 자랑하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다. 서울시가 지정한 보호수 제1호로, 수령이 무려 830년이다. 그런 은행나무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도봉구는 방학4동 546의 이 은행나무를 더욱 잘 키우기 위해 ‘지정보호수 정자마당 조성사업’을 하기로 했다. 생육공간을 널찍이 확보하려고 은행나무 근처에 난립한 다가구주택을 철거하고 마을공원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서울시로부터 사업비 8억 2000여만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땅값이 올라 택지보상비가 점차 더 들면서 지원받은 사업비가 보상비를 빼면 2200만원만 남는 사고가 터졌다. 터만 닦아 놓고 본격적인 공사는 엄두도 내지 못할 처지가 된 셈이다. 처음부터 서울시 지원금이 철거 보상비에도 빠듯한 수준이었다는 점도 문제다. 연산군 묘지 근처에 있는 은행나무는 모습이 고상해 예부터 많은 설화가 뒤따르고 있다. 나무에 불이 붙으면 나라에 큰 변이 생긴다고 하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1년 전에도 불이 나 소방차가 출동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설 때에도 나무 생육에 지장받지 않도록 아파트 구조변경을 하기도 했다. 도봉구 관계자는 “은행나무가 점차 훼손되는데, 서울시 지원을 받는 게 너무 어려워 예산을 우선 확보하려고 했다.”면서 “뜻 있는 일인 만큼 서울시나 정부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HAPPY KOREA] 대구·경북 마을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대구·경북 마을 주민활동 탐방

    농촌 대부분이 인구 및 소득 감소로 침체의 늪에 빠져 있다. 이같은 구조적 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체험마을, 테마마을 등 관광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돈 문제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하지만 대구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에서 돈보다 우선하는 가치는 전통이다. 전통을 바로세워야 마을이 바로설 수 있다는 것이다. 옻골마을을 들여다봤다. 1 대구 옻골마을 경주최씨 종가 ●가진 것만큼 지킬 것 많은 옻골마을 동대구 도심을 빠져나와 승용차로 10여분을 달리면 아기자기한 과수원길과 마주한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 사이를 지나 졸졸 흐르는 개울과 만나는 순간, 팔공산 자락에 감춰졌던 옻골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골이라고 하기엔 도시와 너무 가깝고, 도시라고 하기엔 너무 고즈넉한 곳이다. 옻골마을은 1616년 대암(臺巖) 최동집 선생이 마을터를 잡은 이후 400년 가까이 경주 최씨 후손들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집성촌이다. 지금은 20여가구 70여명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마을 제일 안쪽에 자리잡은 종가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자, 대구시 민속자료 제1호다.14대 종손 최진돈(59)씨와 고3짜리 아들 등 가족 4명이 살고 있다. 종가를 비롯한 20여채의 고가는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이음새의 빈틈조차 자연스러운 마루, 구불구불한 모양이 더 정감있는 기둥, 기둥 아래 높이가 서로 다른 주춧돌 등 어느 것 하나 인공미가 느껴지지 않는다. 마을을 휘감고 도는 2∼3㎞의 돌담길은 지난 6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고시했다.350년 이상 마을을 지켜온 높이 10∼20m의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회화나무 수십그루는 보호수로 지정됐다. 문화재로 등록·지정된 소장품도 667점에 이른다. 이쯤되면 민속마을이나 문화마을로 꾸며 보겠다고 나설 법한데 주민들은 손사래부터 친다. 마을을 상품화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최완식(68)씨는 “꾸민 것은 이미 문화가 아니지. 우리 마을은 화장한 아름다움보다 수수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더 어울려. 우리 마을 같은 곳이 전국에 한 곳이라도 있어야 전통이 보존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웃음지었다. ●후손들이 마을에서 출퇴근하는 게 꿈 옻골마을은 인위적으로 꾸민 민속마을도, 갖가지 체험프로그램이 풍부한 체험마을도 아니다. 그 흔한 구멍가게 하나 없을 정도로 불편한 점 투성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전통과 가치를 보존하겠다는 마음에 변함이 없다. 매달 빠짐없이 열리는 마을회의이자 종중회의도 어떻게 해야 마을을 제대로 보존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외지로 떠난 아이들이 돌아올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데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 주민들은 지금은 사라져버린 초가와 서원을 복원하는데 온통 마음이 쏠려 있다. 과수원을 포함한 종중 소유의 마을 주변 땅을 자연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준다면 무상으로 내놓겠다고도 서슴없이 말한다. 마을을 찾는 방문객만 연간 2만∼3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일부러 마을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도 변함이 없다. 그만큼 행정기관의 도움도 필요하다는 눈치다. 최진돈씨는 “보존·관리에 필요한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마을이 많이 훼손된 상황”이라면서 “마을이 되살아나면 대구 도심까지도 20∼30분밖에 걸리지 않는데, 우리 아이들도 이곳에서 출퇴근할 수 있지 않겠나. 바라는 것은 그뿐”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 군위 한밤마을 출신 명사 귀향 대구 계명대 홍대일(60) 화학과 교수는 수업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향인 경북 군위군 부계면 한밤마을을 찾는다. 홍 교수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고향을 떠났지만, 갈수록 황폐화되는 고향을 보고 있노라면 명절에만 찾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면서 “고향을 되살리는 게 마을을 지키고 계신 어르신들의 몫만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홍 교수는 마을 출신 교수와 기업인 등 10여명과 뜻을 모아 ‘고향 발전을 위한 향우회’도 결성했다. 분기에 적어도 한번은 모임을 갖고 마을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향우회에는 동국대 경영학과 홍경흠 명예교수, 계명대 철학과 홍원식 교수, 계명대 컴퓨터공학과 홍동권 교수, 영남대 한문학과 홍우흠 교수, 홍기흠 전 대구은행장 등도 참여하고 있다. 한밤마을이 부림 홍씨 집성촌인 터라, 거슬러 올라가면 대부분 한 집안 사람들이다. 홍진규(47)씨는 아예 20년의 타향살이를 접고 10년전 귀향했다. 바이오벤처기업을 운영하는 진규씨는 현재 ‘살기 좋은 한밤마을 만들기 추진위원회’ 살림까지 맡고 있다. 진규씨는 “마을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지역시민·사회단체 활동이 전무해 체계적인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손을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6개 자연부락을 합친 한밤마을은 540가구 1200명이 거주할 만큼 제법 규모가 크다. 하지만 한때 아이들로 북적이던 대율초등학교는 올해 입학생이 1명에 불과할 정도로 활기를 잃었다. 사과 재배 등을 통해 군위군 내에서 소득이 상위권에 속하지만, 생활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라고 넋두리도 곁들인다. 홍연소(63) 추진위원장은 “고등학교가 없어 자식들을 일찍 유학시켜야 하기 때문에 도시보다 오히려 교육비 부담이 크다.”면서 “대부분 넉넉한 살림도 아니어서 빚만 늘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따라 마을 출신 인사들과 주민들은 종합발전계획을 세우는데 여념이 없다. 제2석굴암(삼존석굴)과 돌담 등 마을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복원하고, 팔공산 동산계곡과 사과밭 등 자연자원의 이점을 살리겠다는 포부다. 군위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3 구미 양포동 공단배후 고민 지방도시 대부분이 인구 감소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경북 구미시는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전체 인구는 39만명으로, 최근 10년간 10만명 가량이 늘었다. 내년에는 4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공단의 힘’이다.753만평에 이르는 구미1∼3공단에는 모두 165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입주업체의 86%는 액정디스플레이(LCD) 등을 생산하는 전자 관련기업이다. 지난 한 해 수출액만 305억달러다. 구미시는 이것도 모자라 64만평 규모의 구미4공단을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터닦이 등 기반공사가 한창인 4공단 배후지역인 양포동 일대에는 공단 근로자를 위한 아파트와 주택 등 모두 2만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미니 신도시’나 다름없다. ‘만드느냐, 만들어지느냐.’의 갈림길에 선 양포동 주민들의 고민은 일자리가 아닌 다른 데 있다. 시민들의 평균 연령이 31세에 불과하고 전체 인구의 69%가 30대 이하다. 하지만 이들 ‘젊은 세대’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과 고민은 아직 부족하다. 예컨대 남편을 출근시킨 아내들 상당수는 마땅한 소일거리를 찾지 못해 월평균 100만원도 받지 못하는 가내수공업공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아이들, 나아가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기반시설도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박광석 양포동 청년회장은 “새 집을 짓는다는 것 자체에 만족할 게 아니라, 기존 마을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면서 “구획을 나누는 것은 공단이나 농지를 조성할 때 필요한 것이며, 마을은 전체를 하나로 엮어낼 수 있는 공간 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란 주부도 “국가나 지역 발전은 기업 못지않게 기업과 더불어 생활을 영위하는 주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면서 “구미에는 외국인 근로자도 많지만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벽을 허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구미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군사시설에 검단 210만평 축소

    인천 검단 신도시가 당초 예상된 550만평보다 210만평 줄어든 340만평으로 확정됐다. 반면 파주 운정 신도시는 당초 예상보다 212만평이 더 확대 개발된다. 정부는 27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신도시 추가 개발계획을 이같이 확정, 발표했다. 그러나 이날 확정한 신도시는 서울 도심에서 20㎞ 이상 벗어나 서울의 주택 수요층을 빨아들이고 집값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검단 신도시는 당초 분당 신도시(594만평) 규모로 계획했으나 국방부 등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200여만평이 줄었다고 건설교통부는 설명했다. 이 지역은 김포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군작전 계획에 따라 야산 등을 훼손할 수 없는 곳이다. 검단 신도시에는 임대주택 2만가구를 포함,5만 6000가구를 지어 15만명을 수용할 계획이다.2009년 12월부터 아파트를 분양한다. 대중 교통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인천 지하철 1호선을 이곳까지 연결할 방침이다. 파주 운정 신도시는 개발 중인 1,2지구에 212만평(3지구)을 추가해 개발된다.1지구(142만평),2지구(143만평), 교하지구(62만평)까지 더하면 모두 559만평으로 분당 신도시 규모로 커진다. 운정3지구에는 2만 8470가구(임대주택 9400가구 포함)가 지어진다.1,2지구 4만 7000가구를 더하면 모두 7만 5000가구가 들어서 20만명을 수용하는 신도시가 된다. 아파트 분양은 2010년으로 잡혔다. 건교부는 검단 및 파주 운정지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투기과열지구, 주택·토지 투기지역 등으로 지정돼 투기 우려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분양원가 공개 신중한 접근 필요”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기 앞서 타당성과 현실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4일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의 타당성 검토 및 분양가 인하를 위한 정책대안’에서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시장경제의 근간을 훼손하고, 민간 기업의 존재 의미를 상실하게 만드는 규제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 산정과 공개는 실무적으로 어렵기도 하고, 설사 가능하더라도 공개된 원가항목의 사실 여부를 둘러싼 논란과 소송을 야기하고 주택 품질을 떨어뜨리고 공급만 축소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연구원은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시장경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규제로 위헌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과거 분양원가를 규제하던 시기에도 집값이 급등했다며 분양원가 공개가 집값 안정을 가져온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분양원가 공개의 취지가 분양가 인하를 위한 것이라면, 근본적인 분양가 인하대책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대안으로 제3기 서울권 신도시 건설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와 분양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택지비 인하방안을 제시했다. 신도시는 서울지역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서울 접경지역에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제3경인고속도로 이르면 연내 착공

    경기도가 민자로 추진중인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사업이 연내 착공된다. 도는 18일 시민단체의 반발을 이유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개발행위허가를 거부하던 시흥시가 지난 16일 허가 쪽으로 입장을 바꿈에 따라 고속도로 건설사인 제삼경인고속도로㈜가 올 연말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제삼경인고속도로㈜는 토지보상, 그린벨트 훼손 분담금 납부(319억원), 문화재 시굴조사 등의 절차를 마친 뒤 연말쯤 착공하게 된다.도는 시흥시가 허가조건으로 내건 태평아파트, 시흥고 통과구간에 대한 소음피해방지 대책으로 해당 구간 200여m를 복개해 지상구간을 공원화하는 방안을 건설사측과 검토하기로 했다.하지만 환경파괴 등을 우려한 시민단체의 반발로 사업이 수년간 지연되면서 건설사업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당초 예상한 통행료(500∼800원)보다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도시에 디자인을 입힌다

    ‘건물도 품위가 있어야 합니다.’ 서울 강남구(구청장 맹정주)는 앞으로 대형 건축물 허가 때 건물 디자인을 심사키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획일적인 건축으로 인한 도시경관의 훼손을 막기 위한 것으로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이다. 지금까지 건축심의는 평면 배치와 동선 등 이차원적인 심의에 중점을 두었으나 앞으로는 기능뿐 아니라 건물의 외관에서 색채까지 주변 환경을 고려한 3차원적인 입체 심의로 전환키로 했다. 도시미관과 경관을 고려한 건축을 유도해 강남구를 한국의 강남에서 뉴욕이나 파리처럼 세계적인 아름다운 도시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이를 위해 강남구는 오는 10월 말까지 건축 심의위원을 건축 디자인과 색채, 친환경 건축 등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교체한다. 심의위원 모집 방식도 바꿨다. 기존 연고위주 임명에서 벗어나 강남구 홈페이지(www.gangnam.go.kr)에 건축심의위원 모집현황을 공개, 투명성을 확보키로 했다. 건축심의 대상은 ▲미관지구 안의 건축물 ▲일정규모 이상의 다중이용시설 및 분양대상 건축물 ▲11층 이상 건축물, 공동주택 가운데 아파트, 주차전용건축물 등이다. 강남구는 또 건축행정서비스 향상과 불필요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최장 10일이 걸리던 심의결과 공개를 ‘심의후 즉시 정리해 심의위원 현장 서명’후 당일 30분 이내 강남구 건축과 홈페이지(http://ar chi.gangnam.go.kr/archi/index.jsp)에 공개키로 했다. 결재 등은 사후에 받는 시스템이다. 이 역시 전국 최초다. 강남구 관계자는 “도시미관을 중시하는 강남구의 건축행정이 우리나라 건축문화 발전을 이끌고, 세계 일류도시와 겨룰 수 있는 품격있고 아름다운 도시가 국내에 많이 생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발언대] 산 소중함 되새기자/손봉영 산림청 구미국유림관리소장

    국토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산에는 나무와 풀뿐 아니라 그 밑 땅 속에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각종 동물들이 먹이사슬을 이루면서 서로 이익을 주고받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자연의 법칙에 따라 생명을 유지해간다. 모든 동·식물들이 산을 생명의 축으로 한 하나의 생태계 속에서 인간과 공존관계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의 균형을 무시한 무자비한 산림파괴가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지구환경은 재생 능력을 상실해 가는 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이상징후들이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자 유엔은 지난 2002년을 세계 산의 해로 정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10월18일을 산의 날로 정하고 산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산행인들이 머문 자리에는 아직도 산림훼손과 함께 쓰레기가 쌓여 있고, 가재도구마저 버리고 가는 등의 무질서한 행락질서가 계속되고 있다. 산을 찾는 목적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성장과 보람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라면 올 단풍 나들이부터는 행락질서를 지키고 남이 버린 휴지라도 주워오는 선진시민이 늘어났으면 한다. 또한 대규모 아파트단지나 위락시설 등을 조성하기 위해 산림 곳곳이 파헤쳐지는 광경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인간의 욕망만을 채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산을 파괴한다면 자연은 더 이상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이제 산에 대한 인간중심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숱한 동·식물들이 인간이 저지른 환경파괴로 멸종위기를 맞고 있는 등 이미 생태계에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자연환경과 생태계는 한번 파괴되면 좀처럼 복구되지 않는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도록,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쾌적한 자연환경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으기를 당부한다. 손봉영 산림청 구미국유림관리소장
  • 아하~ 그 캐릭터 딱이네!

    제품을 소비자와 연결해 주는 이음새가 광고이다. 이런 광고를 기억나게 하는 실마리는 CM송이거나 특이한 동작 또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다. 이들이 기억의 단초를 제공한다. 이런 작은 실마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최근 부쩍 많이 나오는 게 캐릭터 광고이다. 광고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이미지를 연상하게 하는 상징물이나 동물이 대부분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금융·통신·제과 등의 업계가 캐릭터 광고를 하고 있다. 광고의 캐릭터는 모델과는 다르다. 모델은 사생활이나 활동 내용 등에 따라 제품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다소 단기적인 광고 전략이다. 반면 캐릭터는 인기나 사생활에 따른 이미지 훼손 위험 부담이 작다. 장기적인 전략에 따라 신문·TV·라디오 등 4대 매체뿐만 아니라 마케팅에서도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 새로운 캐릭터 광고의 대표적인 예로는 웅진쿠첸의 측면(서라운드) 전자 유도식 가열판(IH)밥솥 ‘쉐프’편을 들 수 있다. 웅진쿠첸의 쉐프편은 쌀알 모양의 캐릭터가 요리사 최민식씨의 제자들로 등장한다. 최민식씨는 “밥솥은 열을 다루는 기술”이라며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한 밥솥의 핵심 기술로 열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이어 내솥 전체에 음각(딤플) 처리된 서라운드 IH 기술로 열전도율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웅진 쿠첸 밥솥의 기술력을 설명한다. 요리사 최민식씨로부터 지도를 받는 제자들은 쌀알 모양의 얼굴을 한 살아있는 캐릭터들이다. 귀엽고 깜찍한 두 명의 쌀 캐릭터들이 밥맛의 비법을 전수받는다. 박선정 웅진쿠첸 과장은 “최민식씨와 쌀 캐릭터가 주는 낯섦이 오히려 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쌀 캐릭터는 어린이들에게도 인기있다.”고 말했다. 동물을 광고 캐릭터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동건설 아파트 브랜드 ‘다숲’ 광고는 현장소장인 숲속 동물 ‘비버’를 모델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아파트 광고에 유명 여성 연예인들이 모델로 나오는 전형적인 형식의 틀을 깨고 캐릭터를 모델로 등장시킨 것이다. 비버가 ‘친환경 건축 전문가’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독특한 광고다. KT의 국제전화 ‘001 정상회담’편에서는 조인성씨가 각국의 정상들이 모인 국제회의실에서 고릴라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친다.“네, 온 국민의 염원인 매일 무료 5분 통화, 오늘은 결론이 날까요?”로 시작하는 광고에서는 축구를 중계하는 듯한 멘트가 이어진다. 호주 시드니의 한 회의실에서 촬영된 광고는 교민과 유학생들이 고릴라를 보고 단번에 001의 광고촬영임을 알았다고 한다. 또 KT 메가패스는 고양이 캐릭터를 앞세워 속도가 아닌 문화로서 메가패스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농협 손해보험은 녹색 코끼리를, 제과업체 치토스는 치타를, 하이카다이렉트는 ‘하이디’와 ‘위디’를 각각 내세워 캐릭터 광고를 하고 있다. 이들 캐릭터는 제품을 소비자와 연결하는 기억의 실마리가 되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아파트 1층정원 개인전용 불법

    아파트 1층 입주민이 1층 앞 정원을 전용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행정심판이 내려졌다. 정원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1층 입주민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는 5일 A씨가 아파트 1층 앞 정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한 데 반발, 용인시를 상대로 제기한 ‘원상복구 명령처분 취소청구’에 대해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행심위는 결정문에서 “A씨는 건설사로부터 사용 동의만 있었을 뿐 구분 소유권 내지 전용사용권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고 아파트 규약상으로도 A씨의 전용사용권을 인정한 사실이 없다.”며 “비록 건설사로부터 정원 사용조건으로 높은 분양가를 지불했다 하더라도 1층 정원 내 그늘집 신축 등은 명백한 주택법위반 사항”이라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행심위는 또 “단지안 조경은 부대 시설로 훼손하거나 타 용도로 사용, 또는 구조물을 설치할 때는 관할 시장, 군수로부터 행위허가를 받거나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도 행심위의 이번 결정으로 개인정원을 소유하기 위해 건설회사에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를 지불하고 1층에 입주한 입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2월 D건설사로부터 아파트 1층을 분양받으면 1층 앞 정원을 소유할 수 있다는 분양광고를 보고 다른 가구보다 1500만원 높은 분양가로 매입, 정원에 잔디밭과 통나무 그늘집을 신축한 뒤 개인적으로 사용하다 용인시로부터 원상복구 명령을 받자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행심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선호도가 낮은 1층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 조경공간을 입주자에게 전용공간으로 제공하는 조건으로 분양하는 사례가 많다.”며 “개인면적으로 분할해 분양하는 것인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김종배의 미디어 세상] 언론의 무리한 실명보도

    노지원 명계남 김정길 정화삼 권기문. 언론이 사행성 성인오락 무대에 올린 인물들이다. 공통점이 있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다.노지원 권기문씨는 대통령 친인척이고 명계남 김정길 정화삼씨는 대통령 최측근이다. 언론이 이들을 사행성 성인오락 무대에 올린 이유가 이것이다. 권력형 비리사건, 즉 ‘게이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바다이야기’ 판매사가 인수한 회사의 이사였다는 사실, 동생이나 모친이 성인오락실을 운영했다는 사실이 있다.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주식을 보유한 전 청와대 행정관과 같은 아파트에서 살았고 대학동창이라는 것도 있다. 모두 사실이다.하지만 게이트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대통령 친인척의 경우 사행성 성인오락과의 직접적인 상관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일부 최측근의 경우 사행성 성인오락과 연결돼 있지만 그 자리는 말단이다. 사행성 성인오락 사슬의 정점이 아니라 말단에서 ‘고래’ 잡는 데 골몰했던 사람들이다. 소득이 없는 건 아니다. 한나라당 권오을 의원 처남의 경우까지 버무려 말하면, 잘 나가는 사람의 특수 관계인이 기묘하게도 돈 냄새를 잘 맡는 현실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것뿐이다. 사회 현상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데는 의미가 있지만 게이트 여부를 가리는 데는 부족하다. 그러모은 사실은 뱁새 수준인데 발걸음은 황새 수준으로 놓고 있다. 그런데도 실명 보도를 감행한다. 사행성 성인오락과는 전혀 무관한, 술 먹고 멱살잡이한 사실까지 덧댄다. 이러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질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일부 언론은 벌써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다. 만류할 생각은 없다. 시중에 ‘개’ 논쟁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빌려 말하자. 파수견에게 도둑만 콕 찍어 짖으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다. 파수견은 인기척만 환기시켜도 된다. 도둑인지 손님인지는 집주인이 가릴 일이다. 안내견은 다르다. 뚫려 있다고 모두 길이라고 짖으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 안내견의 인도에 따르는 사람 뿐 아니라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도 다칠 수 있다. 사행성 성인오락사태의 현상은 드러날 만큼 드러났다. 가려야 하는 건 실상이다.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가려야 한다. 게이트를 가설로 설정하는 게 필요할 수도 있다. 정책 결정과정에서 상식 이하의 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에 외부 힘의 작용 여부를 가늠하는 건 ‘왜’에 대한 답을 구하는 하나의 경로일 수 있다. 그래도 그건 ‘감’의 영역에 남겨 놓아야 한다. 언론 보도에 연역적 방식을 동원하는 건 곤란하다. 과거에 그랬으니까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단정을 미리 내려놓고 조각에 불과한 사실을 억지로 끼워 맞추는 건 곤란하다. 용케 맞힐 수 있다. 한 치도 아니고 두 치, 세 치를 건너뛴 사실을 갖고 게이트 얼개를 짜면 구멍이 숭숭 뚫리는 단점이 있지만 끈끈이를 넓게 펼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하지만 그건 요행수다. 뒤돌아서서 던진 돌에 개구리가 널브러졌다고 개구리 사냥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자칫하다간 사람이 다친다. 사실의 희미한 윤곽선을 커버하려고 무리하게 실명 보도하고 부적절한 사례를 끼워 넣으면 엉뚱한 사람 이마에 주홍글씨를 새길 수도 있다.미디어평론가
  • [지금 경기도에서는] 제3경인고속도로 9년만에 착공 막바지 진통

    [지금 경기도에서는] 제3경인고속도로 9년만에 착공 막바지 진통

    사업시행자가 결정된 지 9년이 지나도록 관계기관 간의 입장차이와 주민반대로 난관을 거듭해 온 제3경인고속도로(인천∼시흥)가 마침내 착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와 사업시행자, 시흥시간의 입장차는 해소돼가고 있으나 시민대책위측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어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16일 시흥시와 사업시행자인 (주)제3경인고속도로,‘제3경인고속도로 건설반대 범시민대책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가 열려 합의 도출을 시도했으나 기존 입장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 시민대책위측은 “지난 1월 실시계획 승인 당시 아파트와 학교의 소음피해 완화, 해양생태계 훼손 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선 전면 재검토와 ▲행정절차 이행중지 ▲경기도, 사업시행자, 시민단체간 상시합의체 구성 등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제3경인고속도로가 월곶∼연성∼매화∼목감동에 이르는 시 중심부를 관통, 소음공해와 환경파괴 등을 일으키고 도시발전을 가로막는다며 강력하게 반대해 왔다. 특히 경기만 유일의 갯벌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는 장곡동 일대 폐염전 50만평의 생태계 파괴가 우려돼 노선변경 등을 요구하고 있다. ●민원없는 구간부터 착공 (주)제3경인고속도로 관계자는 “대책위에서 주장하는 노선 전면 재검토 등은 현 상황에서 수용이 불가능하다.”며 “민원이 없는 구간부터 우선 착공하고, 나머지 소음·환경피해 우려 구간은 경기도와 협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제3경인고속도로는 2010년까지 민간자본 4809억원(토지보상비 816억원 포함)을 들여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과 시흥시 목감동을 잇는 길이 14.3㎞, 왕복 4∼6차선 규모의 고속도로이다. 인천에서 건설중인 제2연륙교(영종도∼송도신도시) 및 해안도로(송도신도시∼남동공단)와 연결된다. 시흥시 월곶IC에서 영동고속도로, 도리JC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목감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와 각각 접속, 수도권 서부지역 교통난을 해소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1997년 한화건설, 대우건설, 두산중공업 등 7개 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주)제3경인고속도로가 민간사업자로 선정됐으며, 개통 이후 30년간 운영한 뒤 운영권을 경기도로 넘기게 된다.(주)제3경인고속도로는 실시계획 승인후 6개월 내에 착공하지 않을 경우 사업권이 박탈될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지난 1일 경기도에 착공계를 제출하고 공사준비에 나섰다. 제3경인고속도로는 공사지연으로 당초 책정한 토지보상비(816억원)가 크게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관계자는 “착공이 계속 지연돼 보상비 등 사업비가 늘어나면 결국 고속도로 이용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시흥시 입장 변화 제3경인고속도로는 지난 1월 경기도에 의해 실시계획 승인이 났으나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자 시흥시는 착공시기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게다가 도로건설 반대를 공약으로 내세운 이연수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된 이후 시는 도로건설을 위한 그린벨트 행위허가와 토지보상 등의 행정절차를 유보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이로 인해 경기도로부터 배정받은 용지보상비 356억원도 지난 6월 회수된 상태다. 하지만 최근 입장 변화를 보여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을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실정이며, 다만 민원이 제기된 구간에 대해서는 용역을 실시해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시는 용지보상을 위한 기본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실시계획 승인 당시 시흥시 및 시민단체가 요구한 환경피해 절감방안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을 인정하고, 시민대책위측이 제기하는 민원을 토대로 경기도 및 사업시행자와 절충을 벌일 방침이다. ‘건설 반대’에서 ‘민원 최소화’로 입장이 완화된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이 5·31지방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이 발목을 잡고 있다. 시흥YMCA, 시흥환경운동연합 등으로 구성된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반대 범시민대책위’는 지난 2일 시흥시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노선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시장 선거공약이라는 이유로 국책사업에 대한 행정절차 이행을 미룬 것은 직무유기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도는 제3경인고속도로 실시계획이 이미 승인됐기 때문에 사업전반에 걸친 변경은 어렵고, 노선도 이미 결정된 최적의 노선을 놔두고 재용역을 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우선 착공 가능한 곳부터 공사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교육·환경에 악영향… 강행땐 물리력 행사”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반대 범시민대책위 이찬열(40)간사는 “경기도와 시행사가 주민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갈등을 풀고 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는. -제3경인고속도로는 시흥시 중심을 관통하도록 돼 있어 주거나 교육, 환경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1996년 기본계획이 고시될 당시에는 대상부지가 주로 농지였으나 지금은 인구 4만명의 연성지구 등이 인근에 들어서 있다. ▶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데. -기본계획 고시 당시와는 교통여건이 달라졌다. 건설이 예정된 시흥∼평택간 고속도로나 제2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로 교통분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 제3경인고속도로가 이 시점에서 반드시 필요한지 타당성 검증을 해보자는 것이 대책위측의 입장이다. 만약 객관성 있는 기관의 용역에서 타당성이 입증되면 승복하겠다. ▶시행사측은 민원이 없는 구간부터 착공한다는데. -공사가 시작되면 합의가 더 어렵게 된다. 타당성 검증은 6개월∼1년이면 가능하다. 착공후 구간마다 주민과 충돌하면 공사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완전합의 후에 착공하는 것이 서로에게 부담이 없다. ▶공사를 강행하면 어떻게 하나. -지난달 24일 열린 대책위 전체회의에서 그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공사를 강행할 경우 단식농성, 물리력 행사 등 강도 높은 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그동안 반대운동을 어떻게 전개해 왔는가. -지난해 76일간 시흥시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주민들의 반대서명을 받아 청와대와 경기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제출했다. 경기도가 주민과 정기적인 협의를 한다고 하더니 지난해 4·5월 2번 회의를 한 것이 고작이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생태계 파괴 우려 구간 설계 변경 추진중” 이희성(51) (주)제3경인고속도로 건설팀장은 “주민들의 반대로 10년 가까이 지연돼온 제3경인고속도로 건설이 가까운 시일내에 시작될 전망”이라며 “견해차를 좁히기 위한 주민들과의 대화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언제 착공 예정인가. -이달부터 시흥시측이 용지보상을 위한 분할측량을 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 등을 거쳐 내년초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계속 노선 재검토를 요구하는데. -노선변경은 현실적, 행정적으로 불가능하다. 현 노선은 경기도 기술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환경·교통영향평가 등을 마친 최종 노선이다. 지금 와서 노선을 바꾸라는 것은 고속도로를 건설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민원이 없는 구간부터 착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민원이 제기되지 않은 인천구간 1.12㎞와 군자매립지∼월곶간 3㎞ 구간부터 착공하고 나머지 구간은 계속 주민들과 협의, 합의점이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 ▶건설이 지연된 데 따른 사업비 증가는. -지난 6월 발표된 예정부지의 공시지가가 35%가량 올라 보상비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또 주민 요구사항 등을 충족시키려면 부대비용이 많이 소요돼 전반적인 사업비 증가가 예상된다. ▶주민이 우려하는 환경피해 대책은. -소음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간에는 방음벽을 설치하겠다. 또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는 갯골생태공원 앞에는 녹지 완충지대를 설치하기 위해 설계를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용산 민족공원’ 훼손 가능성 없애야

    건설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용산 민족·역사공원 조성 특별법’에 대해 서울시가 공원 근간의 훼손이 우려된다며 일부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서울시는 특별법이 건교부장관으로 하여금 현재의 용산 미군기지 81만평의 용도 지역·지구를 임의로 상업시설로 변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건교부는 특별법이 발효되더라도 주민 공람, 의회 의견 청취, 공원건립추진위원회 심의 등 사회적 동의를 위한 다양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도 건교부가 마치 독자적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서울시의 의심을 근거 없다고 치부하기는 어렵다.현재의 용산 미군기지 전역은 자연녹지이므로 공원으로만 조성할 경우에는 용도지역을 변경할 필요가 아예 없다. 건교부가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길을 열어 놓으려는 것은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81만평 밖의 지역이나 서울시내 다른 국유지 터를 상업시설로 개발하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용산 민족공원 조성’은 백년대계가 되어야 한다. 공원 조성 비용이 부족하다 하여 우선 편한 대로 지어 놓으면 두고두고 후회가 남을 수 있다. 용산 민족공원이 국가사업이므로 지방자치단체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식의 대응도 잘못된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말처럼 민족공원을 초고층아파트와 빌딩 숲으로 둘러싸이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용산공원이 서울시민의 것이라면 결론은 자명하다. 특별법에서 공원 훼손 가능성이 있는 조항을 없애야 한다. 건교부는 우선 입법예고 기간인 18일까지 서울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서울시와도 협의해야 할 것이다.
  • [Zoom in서울] 용산공원 갈등 본격화

    서울시가 81만평에 이르는 용산미군기지터 공원화를 놓고 건설교통부와 한 치도 양보 없는 ‘샅바싸움’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4일 건교부가 지난달 말 입법예고한 ‘용산민족·역사공원 조성 및 주변지역 정비에 관한 특별법 입법예고안’의 일부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건교부에 서면으로 요구했다.서울시가 건교부의 특별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시는 특별법안 중 제14조와 제28조를 독소조항으로 규정, 삭제를 요구했다. 서울시는 기존안대로 추진되면 용산공원의 용도변경 가능성이 있고, 복합개발부지에 대한 경계가 불명확하며, 기존 도시관리체계와 도시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또 제14조(도시관리계획 결정의 의제)는 건교부 장관이 용도지역·지구를 변경하면 용산공원 안까지 상업시설로 개발돼 민족공원의 근간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28조(주변지역 도시관리계획의 수립)도 이미 결정된 도시관리계획을 부정하는 만큼 혼란과 민원 예방을 위해 서울시장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아울러 제12조(용산공원 정비구역 지정)와 제16조(용산공원 조성계획수립), 제25조(복합개발지구 개발계획의 수립)에는 서울시장과 사전 협의를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정부가 주한미군기지 이전 협정으로 반환되는 용산공원을 상업용으로 개발해 6조∼7조원에 이르는 미군기지 이전비용을 마련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건교부에 적극적으로 삭제 요청을 하는 한편 삭제요청을 수용하지 않으면 또 다른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서울시는 현재 용산공원 주변에 용산지구단위계획을 비롯해 서빙고아파트 지구개발기본계획, 이태원지구단위계획, 한남뉴타운 등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대해 건교부는 용산공원은 정부가 특별법에 따라 추진하는 국가사업인 만큼 서울시가 ‘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서울시의 건의에 대해 “건교부 장관의 용도지역 변경이 있기까지는 수많은 사회적 합의 절차를 거치도록 해놓았기 때문에 서울시 우려대로 난개발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교부는 일단 18일까지인 입법예고 기간에 전문가와 시민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서울시 의견과 함께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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