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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CTV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다] CCTV·디지털기기 결합 ‘타인 행동 엿보기’ 일상화… 영상정보 무단 유출도 심각

    3900만여대의 스마트폰과 450만대의 차량용 블랙박스 등 디지털 영상기기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감시가 일상화된 것은 물론 심각한 사생활 침해 문제를 낳고 있다. 전에는 사업장 등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놓고 PC 앞에 앉아 영상을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으면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스몰 브러더스’(국가 차원의 감시 시스템이 아닌 다수 개인이 디지털기기 등을 이용해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것)의 등장이다. 비정규직 고용이 많은 카페, 편의점 등의 일부 업주들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매장에 설치한 방범용 CCTV로 아르바이트생의 근태를 감시하거나 맞벌이 부모가 입주 보모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려고 집 안에 CCTV를 설치해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기도 한다. 맞벌이 가정에서 네 살배기 아이를 돌보는 입주 가정부 A(55)씨는 “TV를 돌리다가 어린이채널이 아닌 채널을 무심코 봤더니 바로 전화가 걸려와 심장이 내려앉을 뻔했다”면서 “CCTV 설치에는 동의했지만 이렇게까지 감시당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동의 없이 촬영되고 유출된 영상 정보들이 인터넷 등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택시에서 촬영된 블랙박스 영상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된 불륜 남녀의 모습과 신상 정보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찌라시’ 형태로 유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영상정보 처리 기기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조항을 두고 있지만 CCTV에만 한정돼 있어 스마트폰이나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은 유포하더라도 명예훼손 혐의로만 처벌할 수 있다. 박창호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개인정보 유출, 사생활 침해 문제가 늘어나고 있지만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없으면 처벌하기도 힘들다”면서 “영상 정보를 수집하고 유출하는 문제에 대해 세밀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기술 환경은 다른 나라보다 앞섰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논의나 인식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어릴 때부터 영상기기 사용 윤리와 사생활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정성근 “박영선 대표 등이 명예훼손”…고소장 제출

    정성근 “박영선 대표 등이 명예훼손”…고소장 제출

    정성근 전 문화체육부장관 후보자는 25일 장관 후보 검증 과정에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김태년 의원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정성근 전 후보자는 또 관련 루머를 인터넷에 유포한 사람들도 처벌해달라며 익명의 네티즌 19명을 같은 혐의로 고소했다. 정성근 전 후보자는 이날 고소장 제출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7월 15일 전후 인터넷에 저와 관련된 추문이 광범위하게 유포되자 박영선 원내대표가 방송에 출연해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며 ‘입에 담기조차 싫은 내용’의 추문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태년 의원도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에게 전화해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고 겁박했다”면서 “인격과 명예를 걸고 말하는데 이런 괴담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이런 유언비어는 인격살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앵커 출신인 정성근 전 후보자는 아리랑TV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6월 문체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하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아파트 실거주 문제에 대해 발언을 뒤집어 위증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청문회가 정회된 와중에 ‘폭탄주 회식’을 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논란이 되자 결국 지난 16일 후보 지명 33일만에 스스로 물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눠주고 고쳐주고… 강남구 ‘태극기 휘날리며’

    “강남역에서 태극기 무료로 받아 가시고 광복의 기쁨 나누세요.” 강남구가 제69주년 광복절을 맞아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친다고 13일 밝혔다. 14일 오전 7시 50분, 강남역 11번 출구와 논현동 관세청 사거리에서 ‘바르게살기운동 강남구협의회’와 ‘한국자유총연맹 강남구지회’ 회원 등 300여명은 차량용 태극기 6000여개를 나눠 준다. 출퇴근 시간 강남대로에 자동차로 이어지는 태극기 행렬을 만들기 위해서다. 신사동과 일원2동에서는 어린이 태극기 그리기 교실을 개최하는 등 15일까지 다양한 태극기 달기 캠페인이 실시된다. 13일 오후 5시에는 대청역 및 인근 공원에서 일원1동 주민 300여명이 ‘길이길이 지키세! 환희의 그날’이라는 슬로건 아래 광복절 축제를 열었다. 육군사관학교의 군악대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난타, 어린이 태권도 시범, 비보이 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어린이 70여명이 참여해 광복절 노래 배우기 등을 함께했다. 지역 기업도 태극기 달기 운동에 한몫을 거든다. 지난 11일부터 닷새에 걸쳐 근처 백화점에서는 디지털 스크린을 이용해 태극기 달기 홍보 이미지를 보여주고 마트에서는 태극기 100개를 무료로 배부한다. 강남구건축사협회는 개포4동 주택지역 및 논현1동 아파트지역 등에 태극기 1060세트를 무상으로 기부하고 훼손된 국기꽂이를 수선해 준다. 구 관계자는 “나라 사랑의 실천은 태극기 달기로 시작된다. 국권 회복을 경축하는 광복절을 맞아 전역에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주민들에게 많은 참여를 당부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믿을 만한 포장이사, 이삿짐센터 업체 어디 없나?

    믿을 만한 포장이사, 이삿짐센터 업체 어디 없나?

    상도동에 사는 김 모씨는 이사 견적을 받을 때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포장이사업체를 이용했다가 이사도중 큰맘 먹고 구입한 벽걸이 TV의 액정이 깨지는 사고를 당했다. 액정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그 업체로 전화를 걸었으나 이미 없는 전화번호로 바뀌어져 있었다. 요즘에는 이처럼 지나치게 싼 포장이사가격으로 손님을 유혹한 후 이사과정 중 사고가 발생하거나 바쁜 철이 지나면 문을 닫아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기에 김모씨와 같은 사고를 미리 막으려면 포장이삿짐센터를 선택할 때 ‘가격이 싼 곳’만을 찾아 선택하지 말고 여러 가지 부분을 꼼꼼히 따져 보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 가격이 저렴하면 좋겠지만 포장이사 가격견적비교 시 자칫 싼 가격에 현혹될 경우 김모씨처럼 낭패를 볼 수 있기에 이사업체 선택을 할 때에는 가격 보다는 관허업체인지를 확인하고 선택을 하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하게 이사를 하는 방법이다. 관허 업체의 경우에는 각 시, 도 화물자동차 운송 주선협회나 구청 교통 지도과 또는 시 군청 교통행정 과에 문의하면 포장이사 관허 등록업체 여부를 알 수 있다. 또한 꼭 2곳 이상의 이삿짐센터 가격비교를 해서 무허가 업체로 의심될 수 있는 이삿짐센터를 구별해내는 것도 좋다. 또한 특히 요즘 같은 장마여름철의 경우에는 전문 인력을 확보한 포장이사업체 선택이 더없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갑작스러운 비와 뜨거운 태양으로 인해 가전제품이나 가구가 훼손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기 때문이다. 포장이사 잘하는 곳으로 선정된 신사의이사의 경우에는 각 이삿짐에 따라 아이스 박스, 이중 포장, 에어 캡 포장 등 다양한 맞춤 포장을 통해 이러한 여름장마철에 생길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하고 있다. 포장이사업체순위 베스트10신사의이사(http://1599-8844.com)는 일반 가정이사 외에도 기업이사, 사무실이사, 아파트이사, 병원이사, 보관이사, 원룸이사까지 다양한 이사서비스를 제공 하는 이사짐센터다. 신사의이사는 견적과 A/S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체계적인 포장이사 서비스를 갖추고 5톤포장이사비용을 비롯, 포장이사 가격을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견적을 받을 수 있으며 교육을 받은 정식직원만 배치, 이삿짐에 따른 완벽한 포장, 충분한 장비 보유, 청결한 자재 사용, 확실한 A/S 등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전국 어디서나 최상의 서비스와 합리적인 포장이사 비용으로 이사는 물론, 청소, 에어컨설치, 홈시어터설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장이사전문업체 신사의이사관계는 “관허업체에서 이사를 해야 만약에 사고가 발생했을 시 보상이나 A/S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 며 “신사의이사는 견적부터 A/S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직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서비스를 하고 있기에 소비자가 믿고 이삿짐을 맡길 수 있다” 고 전했다. 신사의이사는 이사 품질은 높이고 비용 부담은 낮춘 포장이사 서비스를 제공해 포장이사 잘하는 곳, 믿을만한 포장이사 라는 이미지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기존 고객의 재계약 비율이 높고 포장이사 잘하는 업체 추천으로 인한 신규 계약이 월등히 높다는 사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포장이사 추천업체 신사의이사는 서울 전 지역포장이사(강남, 강동, 강북, 송파, 관악, 금천)은 물론 전국지역포장이사(부천, 일산, 남양주, 구리, 덕소, 하남, 분당, 성남, 안산, 이천, 천안, 공주, 대전 포장이사와 청주, 강릉, 원주, 속초, 대구, 포항, 울산, 김해, 마산, 창원포장이사)에서 안전하고 실속 있는 포장이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의 : 1577-2464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강남구, 제헌절 대대적 태극기 달기 운동

    강남구, 제헌절 대대적 태극기 달기 운동

    서울 강남구가 17일 제66돌 제헌절을 맞아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친다. 일곱 차례인 태극기 게양 기념일(삼일절, 현충일, 제헌절, 광복절, 국군의 날, 개천절, 한글날)에 즈음해 나라의 기본 이념인 자유민주주의를 돌아보고 구민 화합과 애국심의 구심점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우선 구는 손쉽게 태극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86곳에서 위탁판매소를 운영한다. 현재 구청 등 관공서에서 판매하다 보니 정작 가까이에서 태극기를 살 수 없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또 가구별로 국기를 게양할 수 없는 주상복합아파트에서는 ‘공동 태극기 달기’를 추진한다. 관공서나 학교와 같이 국기대를 만들어 기념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식이다. 주민들의 호응이 기대를 뛰어넘는다. 국기대 설치비용을 스스로 떠안을 정도다. 강남구건축사협회는 제헌절을 맞아 600세트의 태극기를 기부하고 훼손된 국기 꽂이를 수선해 주는 행사를 연다. 지난 삼일절과 현충일에 이미 태극기 2600여개를 내놓고 국기 꽂이 등을 고쳐 줬다. 이 가운데 90% 이상의 가정이 실제 태극기를 달았다. 일원본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축제’를 연다. 주민센터 외벽 및 일원터널 입구, 공사 현장 가림막 등에 대형 태극기를 내걸었다. 집중게양구간도 지정해 운영한다. 일원본동 직능단체연합회는 태극기 달기 캠페인, 문자 전송, 홍보물 배포 등을 벌이기로 했다. 일원터널과 주민센터 앞 도로 상공에는 미니 태극기를 줄에 매달아 ‘태극기 터널’을 꾸민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한양도성(하)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한양도성(하)

    ●한양도성은 어떻게 훼철(毁撤)됐나 한양도성은 일제 히로히토 황태자의 1907년 10월 서울 방문을 계기로 파괴되기 시작했다는 게 통설이다. 천황이 될 지엄한 몸이 보호국의 성문(숭례문) 아래를 지날 수 없다며 헐어냈다는 설이다.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는 당시 콜레라가 기승을 부리자 히로히토를 보호한다고 호들갑을 피웠는데 숭례문 밖 남지(南池)를 전염병의 온상으로 몰아 메워 버렸다. 고니가 유유히 노닐던 연못은 이때 사라졌다. 일제는 사대문 중 산중에 있는 숙정문을 빼고 숭례문, 흥인지문, 돈의문(서대문)을 다 헐고자 했다. 조선주둔군 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대포를 쏴서 파괴하겠다고 하자 조선거류민단 단장 나카이 기타로가 임진왜란 당시 한양을 점령한 가토 기요마사와 고니시 유키나가가 각각 입성한 숭례문과 흥인지문은 전승 기념물이므로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주장해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식민 통치가 무르익었던 1925년에는 히로히토 결혼 기념 행사를 치를 장소를 만든다면서 흥인지문 양쪽 성곽과 청계천 수계 오간수문과 이간수문, 훈련도감과 하도감을 허물어 땅에 파묻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동대문디자인플라자)으로 옷을 갈아입고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경성운동장(동대문운동장)이다. 이간수문과 성곽은 복원됐다. 고종실록과 승정원일기를 들춰 보면 진위가 의심스러운 대목이 등장한다. 1907년 3월 30일 참정대신 박제순, 내부대신 이지용, 군부대신 권중현이 “동대문과 남대문, 두 대문은…사람들이 붐비고 거마가 몰려듭니다. 게다가 전차가 문 가운데로 관통하는데 피하기가 어려워 매양 전차와 부딪히는 경우가 많으니…문루의 좌우 성첩(성가퀴·城堞)을 각각 8칸 허물어 전차가 출입하는 선로를 만들게 하고 원래 정해진 문은 백성이 왕래하는 곳으로만 쓴다면 매우 번잡한 폐단은 없을 듯합니다”라고 고종에게 아뢰었다는 내용이다. 한양도성 성곽의 훼철은 일제의 강압이 아니라 우리 정책인 것처럼 적혀 있다. 사실이라면 성곽 철거는 백성의 통행 불편과 사고 예방 차원에서 각부 대신이 연명으로 건의해 고종의 재가를 얻어 시행됐다고 볼 수 있지만 여느 조선왕조실록과는 달리 식민 시기에 집필, 편찬된 고종실록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히로히토의 방한과 도성 훼손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이완용이 총리대신에 취임한 이후인 ‘1907년 6월 24일 내부대신과 탁지부대신에게 동대문과 남대문의 성가퀴와 성벽 일부를 철거토록 통보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이를 맡을 ‘성벽처리위원회’가 7월 30일 내려진 ‘내각령 제1호’에 의해 구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지막 황태자’를 쓴 송우혜 작가는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성벽이 실제 철거된 것은 1908년 3월 중순으로 황태자가 서울을 다녀간 지 5개월이 지난 뒤였다”고 주장했다. 실제 성곽 철거 기사는 황성신문 1908년 3월 10일자와 대한매일신보 1908년 3월 12일자에 각각 실렸다. 일제에 대한 증오심 유발용으로 일본 황태자 원인설을 조작, 유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① 한양도성 낙산 구간 흥인지문~혜화문 가는 길의 서울디자인지원센터에 자리 잡은 한양도성박물관의 전경. ②~④는 내부 전시공간. 서울시는 2015년까지 한양도성 성곽을 복원해 끊어진 전 구간을 연결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등 한양도성 복원 종합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제가 급조한 성벽처리위, 한양도성 훼철의 주범 비록 히로히토 방한 시기에 성곽이 손상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일제가 급조한 성벽처리위원회가 한양도성 훼철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부인 못 한다. 성벽처리위원회는 민간 전문가 조직이 아니라 정부의 차관급 인사로 구성됐는데 당시 각 부 차관 전원이 일본인 관리였다. 이들은 간선도로변의 성벽을 철거키로 하면서 교통 방해를 표면적인 이유로 내세웠다. 저의는 딴 데 있었다. 그들이 자랑하는 도쿄나 교토와 비교할 수 없는 한양도성의 위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성벽처리’라는 사무적인 기구 명칭에서도 그들의 불순한 의도가 느껴진다. 쭉정이가 머리 드는 법이고, 어사는 가어사(假御使)가 더 무섭다고 했다. 백성을 위한다면서 전찻길을 따로 내자고 건의한 박제순, 이지용, 권중현과 성벽처리위원회 설치를 명하는 내각령 1호를 발동한 이완용은 이근택과 함께 우리에게 ‘을사오적’으로 더 익숙한 매국노들이다. 을사늑약 체결 당시 이완용은 학부대신, 박제순은 외부대신, 이지용은 내부대신, 권중현은 농상공부 대신이었다. 백성을 팔아 일제의 환심을 사려는 사리사욕의 발로가 아닌가 한다. 이들이 제일 먼저 한 일이 성벽처리였다면 우연치곤 너무 고약하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로 외교권을 빼앗고 1907년 고종을 강제 퇴위시킨 일제는 거칠 것이 없었다. 1910년 병탄에 앞서 국가와 왕권을 상징하는 도성의 해체는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들은 태조가 행했던 나라 세우기의 역순으로 와해를 꾀했다. 도성 성곽 해체가 식민지 건설의 첫 단추라고 본 것이다. 일제가 성곽을 거느린 위풍당당한 숭례문과 흥인지문을 문루만 덩그러니 남은 도심의 외딴섬으로 만든 까닭이다. ●도성 성곽의 해체는 국권 상실의 다른 말 도성 성곽의 해체는 왕조의 멸망과 외세의 지배를 백성에게 피부로 느끼게 했다. 무장해제된 도성문의 초라한 행색이 우편엽서로 만들어져 전국에 뿌려졌고 전국 각 읍성의 성곽도 뒤이어 철거됐다. 오백년 동안 익숙했던 도성 출입 시스템이 바뀌면서 생활상도 급변했다. 매일 새벽 4시와 밤 10시를 기해 도성문을 여닫으면서 통행금지 해제(인정·人定)와 통행금지(파루·罷漏)를 알리던 보신각 종소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도성 출입과 하루의 시작 및 끝을 알리던 전통적인 통제 장치가 사라지면서 일상이 무너졌다. 성곽이 없는 문은 의미를 상실했고 지엄한 권위도 힘을 잃었다. 도성 해체는 국권 상실을 뜻했다. 한양도성 성곽의 전체 둘레는 모두 18.627㎞이지만 남아 있는 산악 지역 성벽을 제외한 도심 구간 5.471㎞는 멸실됐다. 12.4㎞만 사적 제10호 ‘서울 한양도성’으로 지정돼 있다. 훼손이 가장 심한 구간은 돈의문~숭례문~흥인지문 구간이다. 일제와 친일파는 처음 숭례문 양쪽 성곽 8칸을 허물어 전찻길을 낸다고 했다가 야금야금 다 허물었다. 남산~숭례문 구간도 조선신궁을 지으면서 지형을 변형시켰다. 최근 회현지구 정비가 마무리돼 남산 자락 성곽이 위용을 드러냈고 옛 조선신궁터 복원이 진행 중인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창의문(자하문)~백악(북악)~숙정문~혜화문 구간은 대부분 복원됐지만 서울과학고와 경신고 사이 일부 구간은 성벽이 담장이나 축대로 쓰이는 형편이다. 숭례문은 화재 소실을 계기로 성첩 일부를 복원했지만 흉내에 그쳤다. 소덕문(서소문)~돈의문 구간에는 잔존 유구가 지하에 묻혀 있다. 정동구간 중 주한 러시아 대사관과 창덕여중 등에 성곽이 포함돼 복원 가능성이 희박하다. 강북삼성병원에서 사직터널에 이르는 돈의문~창의문 구간에는 손길이 아직 미치지 않았다. 흥인지문~광희문 구간은 운동장을 헐고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다행히 복원이 이뤄졌다. 광희문~남소문 구간 중 장충동과 신당동 경계 지역 성곽은 대부분이 주택가에 포함돼 복원까지 시간이 걸릴 듯하다. 이 구간은 박정희 정권 시절 타워호텔(반얀트리)과 자유센터를 짓도록 허가를 내 주면서 망가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로 알려진 김수근은 두 건물을 설계하면서 한양도성 성곽을 완전히 해체했으며 그 돌로 도로변 석축을 쌓는 만용을 부렸다. 일제에 못지않은 훼철을 저질렀다. 문루가 희생된 돈의문, 소덕문, 남소문은 큰 도로가 자리 잡아 원상회복이 어렵다. 청계천의 수문인 오간수문터는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소외돼 발굴 상태로 방치돼 있다. 혜화문과 광희문도 도로에 자리를 빼앗겨 한옆으로 밀려나 있다. 도시화에 밀려 엉거주춤한 상태인 한양도성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가. 보수와 복원 그리고 재건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무너진 성곽을 원재료로 다시 쌓는다면 보수이며 발굴 등을 통해 드러난 기저부에 새 돌을 다시 쌓아 본래 모습으로 되돌린다면 복원이 될 것이다. 자연재해나 전쟁 등으로 말미암아 파괴되거나 없어진 부분이 기록과 고증에 의해 문화재적 가치를 되찾으면 재건이다. 홀랑 타 버려 다시 세운 숭례문을 재건했듯 돈의문, 소덕문, 남소문의 재건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자리를 옮김으로써 역사 가치를 상실한 광희문과 혜화문은 원위치 이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임기 내 청계천 복원 사업을 끝내고자 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서 버림받은 수표교는 장충단공원에서 본디 자리로 돌아오고 오간수문도 제 모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처럼 순성길 이어져야 미국 보스턴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은 ‘프리덤 트레일’에 담겨 있다. 건국과 독립전쟁 유적지로 가는 4㎞의 길 위에 붉은색 선이 그어져 있다. 그 줄만 따라가면 사적지를 만날 수 있는데 트레일은 보스턴 국립역사공원의 일부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한양도성 순성(巡城)길은 이어지지 않는다. 토막 나 있고, 흔적도 없다. 도성 길라잡이의 안내가 없다면 미아가 되기 십상이다. 한양도성 복원과 재건은 서울의 정체성 회복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한 해 1000만명이 넘는 서울 방문 외국 관광객들은 빌딩숲과 아파트단지, 불야성을 이루는 유흥가에서 서울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한강이나 남산을 서울의 랜드마크로 지목하는 사람도 많다. 서글픈 일이다. 우리는 2000년 고도 서울의 정체성 확립에 실패한 것이 아닐까. 역사문화도시 서울의 정체성은 내사산(백악~낙산~남산~인왕산)에서 흘러내려 사대문을 울타리처럼 감싼 한양도성 성곽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가파른 고갯길과 좁은 골목길을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면 한옥 처마와 담장 너머로 펼쳐지는 내사산과 그에 겹쳐진 고색창연한 성곽이 곧 서울이다. 내사산과 도성 성곽의 어울림이 서울을 상징하는 도시 경관의 결정체다. 한양도성 순성이 서울 관광의 알갱이라는 사실을 웬만한 외국인은 다 알고 있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105세 할머니도 수몰예정지 주민도 “지역일꾼 뽑자” 소중한 한 표

    제6회 전국 동시지방선거일인 4일 전국 유권자들은 오전 6시부터 집 근처 투표소를 찾아 줄을 섰다. 일부 투표소에는 한꺼번에 수십명이 몰리며 유권자들이 1시간 넘게 기다리는 일도 있었다. 오전에는 일찌감치 투표한 뒤 야외활동을 즐기려는 노년과 중장년층, 투표일에도 일터에 나서는 직장인들이 주를 이뤘다면 오후부터는 참여율이 저조했던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가 늘어났다. 서울 서초구 서초3동 투표소에서는 오전 6시 전부터 유권자 15명이 줄을 섰다. 주로 오전 일찍 교대하는 아파트 관리인이나 택시 기사 등이었다. 임흥식(71)씨는 “오전 7시가 교대시간이라 빨리 투표를 하려고 일찍 나왔다”면서 “좋은 지역 일꾼이 뽑혀 골목상권이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서구 가양2동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 김연희(43)씨도 “오전부터 직장 출근할 일이 있어서 일찍 투표하러 왔다”면서 “생각보다 투표하러 온 주민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영주댐 수몰예정지인 경북 영주시 평은면 금광리 주민들은 수십년간 정든 마을에서 마지막 투표를 했다. 내년 초 모두 마을을 떠나야 할 처지다. 장중덕 금광2리 이장은 “대부분 주민은 60년 넘게 이 마을에 살면서 수십번 투표를 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공들여 뽑은 일꾼이 지역 사회를 올바로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대청호에 둘러싸여 ‘육지 속의 섬’에 사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막지리 주민들도 배를 타고 투표소인 국원리 마을회관을 찾아가 투표했다. 이들은 이날 4.9t급 철선에 몸을 싣고 폭 1㎞의 대청호를 가로질러 투표소를 찾았다. 옥천군 선거관리위원회는 선착장에 승합차를 대기시켜 놓고 이들을 투표소까지 안전하게 수송했다. 조영희(83·여) 할머니는 “몸은 힘들고, 배타고 차 타고 가는 길이 불편하지만 우리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해줄 일꾼을 뽑는 데 한 표를 보태야지”라고 말했다. 제주도 최고령자인 115세 오윤아 할머니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서귀포시에 사는 오 할머니는 지팡이를 짚고 스스로 걸어서 큰아들 성공택(80)씨와 함께 오전 9시 예래초등학교에 마련된 예래동 제2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오 할머니는 호적에 나이를 잘못 올리는 바람에 주민등록에는 1899년에 태어난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 나이는 이보다 10살이나 적은 105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 참사 때문인지 유권자들이 당선자의 덕목 중 ‘안전한 도시’를 제1순위로 꼽았다. 크고 작은 사건도 이어졌다. 부산 강서구에서는 투표소를 찾은 한 유권자가 선거인명부 자신의 이름에 다른 사람이 서명한 사실을 발견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김모(73·여·강서구 대저동)씨는 오전 11시 30분쯤 강서구 대저2동 배영초등학교에 마련된 제2투표소에서 선거인명부에 서명하려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이름에 서명한 것을 발견했다. 이를 놓고 해당 선거구에 출마한 모 후보 측이 부정투표 의혹을 제기하는 등 소란이 있었다. 이는 사전투표에서 동명이인이 잘못 체크됐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인증 샷을 두고 승강이도 있었다. 청주에서는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훼손해 경찰조사를 받았다. 김모(30)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청원군 내수읍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려다 선거사무원에게 제지당하자 홧김에 투표용지를 찢었다. 울산의 이모(42)씨는 투표소에서 기표한 투표용지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입건되기도 했다. 이씨는 이날 오후 1시 10분쯤 중구 중앙동의 한 투표소에서 시장, 교육감, 구청장 투표용지에 기표하고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했다. ‘찰칵’하는 효과음을 듣고 투표사무원이 이씨에게 확인을 요청했으나 이씨는 이를 거부한 채 투표소를 나왔다. 결국 이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은 이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투표에 이어 개표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서울 중구 개표소인 중구구민회관에는 오후 7시부터 투표함이 속속 도착하면서 활기를 띠었다. 전국종합·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태극기 판매·수선 아파트 관리실서 OK

     강남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오는 6일 현충일을 맞아 태극기 위탁 판매소를 크게 늘리는 등 대대적인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전개한다고 2일 밝혔다. 먼저 주민 누구나 쉽게 태극기를 살 수 있도록 공동주택이 60% 이상인 지역 실정을 감안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각 동 주민센터 민원실 등 86곳을 태극기 위탁판매소로 지정했다. 여기에서는 태극기와 태극기 꽂이를 살 수 있다.  현행 주택건설 기준상 ‘국기 꽂이 설치 의무화’ 대상에서 빠진 주상복합 건물에도 공동 게양대를 설치, 태극기 달기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삼성동 포스코 더샾 아파트는 지난달 26일 9m 높이의 공동 게양대를 신축해 이번 현충일부터 태극기를 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강남구건축사협회는 태극기 800세트를 무상 기부하고 훼손된 국기 꽂이를 수선하는 등 주민 참여를 돕는다. 건축사협회는 현충일을 앞두고 대치2동 쌍용아파트 3개동, 도곡 래미안아파트 6개동, 논현 2동 주택가 등에 태극기 800개를 무상 지원할 예정이다. 건축사협회는 지난 3월 1일에도 일원본동 샘터마을 아파트 등 7개 아파트 단지에 태극기 1800여개를 기부했다.  구는 앞으로 제헌절(7월 17일)과 광복절(8월 15일)에도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구 관계자는 “태극기 달기 운동을 통해 주민을 하나로 모으고 나라사랑 정신을 키울 수 있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면서 “정책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건축사협회뿐 아니라 지역 민간 기업들과 연계한 지원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정몽준 아들 피소 “국민 미개” 발언 명예훼손.. 진중권 “평양시민 되시죠”

    정몽준 아들 피소 “국민 미개” 발언 명예훼손.. 진중권 “평양시민 되시죠”

    ‘정몽준 아들 피소’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 정예선 씨가 ‘국민 미개 발언’으로 세월호 유족에게 피소했다. 19일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단원고 희생 학생의 유족 오 모(45)씨가 정몽준 후보의 막내 아들 정예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지난 달 18일 정몽준 아들 정예선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에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 하잖아”라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느냐”는 글을 게재해 파문이 일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정몽준 아들 발언과 관련해 “진정으로 ‘미개한’ 것은 후진적인 안전관리 및 해양구조 시스템이었다. 정신 차려야 할 것은 선사와 해경과 정부였다. 그런데 정예선은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이성적’일 것을 요구하고 그것도 모자라 ‘미개’하다고까지 했으니”라며 “정몽준 후보 아드님이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 찾아가 직접 사죄드리는 게 어떨까요? 고등학교 졸업 했으면 성인이죠. 초등학교 아이도 아니고”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미개’하기 싫으면 평양시민이 되세요. 아파트 붕괴했는데 항의 목소리 하나 안 들린다. 워낙 개화한 나라라서”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정몽준 아들 피소, 자업자득”, “정몽준 아들 피소, 미개 발언은 용서가 안 된다”, “정몽준 아들 피소, 아빠의 눈물도 소용 없구나”, “정몽준 아들 피소, 진중권 말이 맞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페이스북 캡처(정몽준 아들 피소)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호의 주행속도를 조금만 늦추자/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한국호의 주행속도를 조금만 늦추자/김순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1986년 필자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볼 때 경험이다. 당시 실기시험 중에는 경찰관이 차에 동승하는 주행시험이 있었다. 경찰관이 동승 중 내리는 지시사항 가운데 주행차선을 변경하는 것이 포함돼 있었다. 지시가 내려지면 방향지시등으로 주행 차선을 변경하겠다는 신호를 먼저 보내고 변경하는 방향의 뒷바퀴 부분을 육안으로 확인한 뒤에 차선을 변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를 위반하면 불합격이다. 이것은 사각지대에 있을지도 모를 자동차를 확인하는 안전규정을 준수하는지 시험하기 위함이다. 영국에서도 인상적인 안전문화를 경험한 적이 있다. 1995년 9월쯤이니까 지금부터 19년 전이다. 당시 영국의 북동쪽에 있는 뉴캐슬에서 런던까지 버스로 이동하는데 버스 안에 예비 운전사가 동석해 무척 어색한 적이 있었다. 나중에 이유를 들어 보니, 당시 영국의 대중교통 운전사들은 1일 법정운전시간에 관한 안전규정에 따라 장거리 운행은 보조운전사와 교대로 하도록 돼 있었다고 한다. 운전사가 엄격하게 안전운행 규정을 준수하는 문화는 일본 또한 뛰어나다. 필자는 공무로 일본 교토를 방문하는 일이 잦다. 오사카 칸사이 공항에서 교토까지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는데 운행 시간은 2시간 30여분 소요된다. 칸사이 공항과 교토를 왕복하는 중에 1시간 30분쯤 경과하면 동일한 장소에서 일정시간 동안 반드시 휴식을 취한다. 안전규정 준수는 승객에게도 해당된다. 미국에서 크루즈를 타면 출발 후 30여분은 비상대피 훈련을 한다. 배가 출항하면 모든 승객은 방으로 가야 하고 모든 승객이 객실에 있는 것이 확인되면 그때부터 비상사태에 대비한 대피훈련이 실시된다. 이렇게 많은 나라들이 안전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이유는 현대사회가 다양한 측면에서 위험 요소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한편으로 인간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우리가 안전에 유의하지 않을 경우 커다란 재해로 이어질 위험도 더불어 안겨주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떠한가. 현재 한국은 선진국 수준의 주택보급률을 자랑하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대중 교통체제를 구축한 나라다. 수백명이 거주하는 공동주택과 수백명이 동시에 탑승하는 지하철, 고속철도 등의 교통수단, 버스를 활용한 대중 교통수단이 우리의 일상이 됐다. 그러나 우리는 공동주택과 대중 교통수단은 갖췄지만, 그것을 안전하게 이용하는 자세는 갖추지 못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아파트 베란다를 확장하고 새시를 설치하는 등의 아파트 변형이 합법적인 것이라 오해하고 있다. 거주하는 주민들이 완강기의 위치와 사용법을 익힐 수 있도록 훈련을 실시하는 공동주택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 이러한 우리의 관심과 태도는 경제발전에 대한 조급함, 그리고 어쩌다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한 무관심에 기인한다. 우리는 지난 30여년 경제발전에 전력을 다했다. 1960년대 국민소득 90달러도 안 돼 외국의 개발원조를 받았던 우리나라는 이제는 국민소득 2만 5000달러를 달성해 반대로 개발도상국가에 개발원조를 하게 된 유일한 국가가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경제발전을 향한 맹목적인 관심과 조급함 때문에 우리는 안전 불감증에 걸리고 말았다. 경제발전에 몰입한다고 해서 다른 가치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관권선거 등의 부정선거로 인해 선거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정부의 정통성이 위협받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 민주화를 향한 열망으로 공정한 선거문화를 만들었으며 지방자치의 재개라는 정치발전을 이룩했다. 성공적인 지방자치는 나름대로 여·야 간 정권교체를 이루는 토대가 돼 우리나라의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동시적 달성은 세계 국가로부터 많은 부러움과 배움의 대상이 됐다. 이러한 우리의 경험을 토대로 보면 결국은 우리 국민의 관심과 노력이 핵심적 열쇠임을 알 수 있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함께 달성했듯이, 우리가 위험사회 대비를 위해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보였던 만큼의 열정과 노력을 다한다면 안전의식이 살아 움직이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에 한국호의 운행속도가 너무 빠르다면 운행의 속도를 다소나마 늦추자. 안전한 나라를 위한 대의에 국민적 합의를 이뤄 우리나라가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천천히, 그렇지만 늦지 않게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초긴축 경영 7개월새 323억 절감…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

    “초긴축 경영 7개월새 323억 절감…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

    제주가 국제 종합관광중심지로 우뚝 떠올랐다. 투자유치가 잇따르고 관광객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체계적인 관광지 개발을 선도하는 동시에 외국 투자를 끌어와 제주도를 관광 중심의 국제자유도시로 만드는 중앙정부 차원의 공공기관이라고 보면 된다. 김한욱 이사장은 제주도 기획실장과 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장을 지낸 제주 토박이 공무원 출신이다. JDC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던 인물이기도 하다. 20일 김 이사장을 만나 국제자유도시 개발 방안과 주요 사업 추진 현황을 들어봤다. 대담 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JDC 설립과는 어떤 인연이 있나. -1997년 제주도 기획관리실장 시절이다. 제주도의 미래 발전방향을 한참 고민하던 중이었다. 홍콩이 중국으로 돌아가던 때였다. 중국이 1국가 1체제로 가면 제주도가 홍콩보다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기회가 찾아왔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가 있었다. 도지사와 고민한 끝에 제주도의 미래 발전방안을 보고했다. 일반 현황을 포함, 7쪽 분량의 보고였는데 농업·감귤과 관광 중심의 발전방안을 한두 쪽 넣었다. 이를 본 대통령이 무릎을 치면서 구체적으로 만들어 보고하라고 지시하더라. 제주 개발방안에 대한 20쪽짜리 자료를 만들어 보고했다. 전국적으로 자유도시 개발이 유행이었다. 그런데 제주도는 다른 지역과 포커스를 달리했다. 예를 들어 인천 송도는 물류·금융 중심이고 제주는 관광 중심으로 포커스를 맞췄다. 국가전략 차원에서 상호 경쟁이 아닌 보완으로 가는 방안이었다. 이를 이끌고 가는 기관은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아닌 제3기관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이 기관이 토지를 수용하고 기업을 유치해 제주도를 관광중심지로 발전시키자는 안이었다. 이게 JDC 탄생의 시초였다. →막상 JDC 이사장에 부임해 보니 어떻던가. -나름 실적도 많았다. 힘든 상황에서 국제자유도시개발의 기반을 잘 다졌다. 그런데 2012년 말 임명장을 받고 속을 들여다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부채가 6705억원이나 됐다. 물론 이 중 절반이 JDC가 지급 보증한 영어학교 설립·운영에 들어간 빚이었다. 부채비율도 176%나 됐다. 도저히 상환능력이 없어 보였다. 첫 번째 올라온 결재가 200억원 차입문건이었다. 막막했다. 결재를 거부하고 되돌려 보낸 뒤 예산서를 꼼꼼히 뒤졌다. 답이 나왔다. 첫째, 긴축운영만 해도 추가 차입은 막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에는 민자를 유치하고 사업을 활발하게 일으켜 보유 중이던 땅을 팔면 빚 갚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지난해 초긴축운영을 했다. 결과는 7개월 동안 무려 323억원을 절감했다. 또 신화역사공원에 외자를 유치하는 동시에 부지를 1360억원에 매각했다. 영어학교 아파트 부지와 첨단산업단지 아파트 부지도 적절한 가격에 매각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934억원의 순경영이익을 냈다. 이를 바탕으로 부채 500억원을 갚았다. 올해 부채상환 예정액이 400억원, 내년에 갚기로 했던 1000억원을 올 상반기까지 모두 갚을 계획이다. 부채비율이 121%로 떨어진다. 이제 경영에 자신이 생겼다. 직원들도 1등 공기업을 만들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투자유치 실적에만 매달리다 보면 자칫 국부를 헐값에 넘기는 경우도 있다. -우리 자본으로 개발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여력이 없을 때는 건전 자본을 끌어들여 상생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 주는 대신 우리의 요구도 붙이고 다음에는 우리가 얻는 것이다. 제주도의 기반 산업은 농업·관광 등이다. 투자유치는 제주도민의 요구를 반영해 줄 수 있는 기업을 우선해 골랐다. 제주도민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생산품을 사주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천혜의 제주 자연을 해치는 기업이나 단기이익을 좇는 자본은 받지 않는다. 예를 들어 신화역사공원의 경우 3억 달러 외자유치와 별도로 땅값 1360억원을 현금으로 받았다. 또 투자 기업에는 두 가지를 약속받았다. 첫째, 시설이 들어서면 이 지역 주민을 고용해 주는 것이고 둘째는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사주는 조건이다. →외자유치 성공 요인은 어디에 있나.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은 땅값이 싸다고만 덤벼드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조건은 뛰어난 의료시설이 있는지,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학교시설은 충분한지, 대규모 쇼핑·레저단지 등은 갖추고 있는지를 먼저 따진다. 그런 점에서 제주도는 경쟁력이 있고, 아직 부족하다면 인프라를 깔아 주면 된다. 앞으로도 그들이 원하는 조건을 충분히 갖춰야 민자유치를 성공할 수 있다. 투자자는 개발이익을 얻는 게 생리다. 제주도가 결코 투자유치에 유리하지만은 않았다. 우리보다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국가도 많다. 하지만 앉아서 감 떨어질 때를 기다리다가는 투자자를 잃고 만다. 결국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투자자를 찾아다니며 제주 부동산의 이용가치를 설명하고, 인허가 문제나 향후 이용계획 등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센티브를 약속하고 부족한 부분은 설득도 하고, 그들이 원하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기로 약속한 결과다. →지역개발은 어떤 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제주도는 땅을 싸게 판 것도 아니다. 모두 제값을 받았다. 흔히 개발 하면 관광, 제조업만 생각한다. 그동안 1차산업은 누구도 건들지 않았다. JDC는 대동공업을 유치했다. 이 회사는 제주도에 농업연구시설, 농산물 시험재배시설, 귀농촌 조성, 농촌테마단지 조성사업을 벌인다. 1차산업 유치도 메리트가 크다. JDC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 ‘위딩사업(예비사회적기업)’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물을 주는 방식이다. 단순히 농촌 주택 개조비용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민박사업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을회관 건립과 같은 생색내기 사업은 안 한다. 대신 생산한 농산물을 팔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에 필요한 시설을 지어 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개발에 따른 지역주민 반발은 없는가. -왜 없겠는가. 하지만 이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면 마인드를 바꿔야 한다. 우선 하향식 개발은 지역주민이 배제돼 반발을 불러온다. 시설 유치는 좋지만 주민의 직접 이익이 적을 때도 반발한다. 환경문제도 반대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JDC가 유치하는 단지지구에는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우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사달라는 것이다. 둘째, 운영이 안정권에 들어가면 아침 두 시간만 로비를 내달라고 했다. 일정 공간에 지역 주민이 생산한 상품 샘플을 전시하고 관광객들에게 쿠폰을 팔고, 관광객들이 도착할 때쯤 집으로 배달해 주는 시스템이다. 그래야만 지역 주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 →항공우주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있다. 경영에 어려움은 없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국내 이 분야 유일의 박물관이다. 1150억원을 투자한 사업이다. 하지만 정부 예산은 한 푼도 안 들어갔다. 공사가 운영해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다. 직원이 45명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추가 인원을 뽑지 않았다. JDC 직원이 267명인데 각 팀에서 25명을 차출했다. 경영 경비를 줄여 입장료를 낮춘 것이다. 돈벌이는 아니지만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 입장료를 2만 3000원에서 1만 7000원 정도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 인구가 증가하고 부동산시장도 활발하다. -JDC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인한 경제효과라고 본다. JDC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현상들이다. 인구 유입률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세종시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영어교육도시 주변에는 빈 집이 없을 정도다. 오랜 골칫거리였던 미분양 주택도 모두 팔렸다.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이 많다고 들었다. -3차 산업에 편중된 제주의 산업구조에서 고부가가치 지식기반 산업으로 개편을 주도하는 데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는 다음, 이스트소프트, 온코퍼레이션, 모뉴엘 등 정보통신·생물화학 등 첨단 업체 101개가 들어왔다. 1100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지원시설 입주율은 67.6%, 산업용지는 100% 분양됐다. 생산 공정에서 특정 대기·수질 등 유해물질 배출로 주위 환경과 인근 업체 조업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업종은 입주를 제한하고 있다. 실제 중국, 일본의 몇몇 유수기업이 입주를 희망했으나 자연훼손이 염려돼 허가해 주지 않았다. →JDC는 어떤 도시건설을 지향하고 있는지. -제주도의 지역·역사·인문 특성과 청정한 환경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관광·휴양도시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원활한 투자유치 환경을 조성하고 신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제주만이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 활용해 홍콩, 싱가포르와 차별화된 명품 국제자유도시를 조성할 것이다. chani@seoul.co.kr ■김한욱 이사장은 ▲1948년 제주 ▲오현고·한국방송통신대·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 ▲제주도 공보관·기획관리실장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장 ▲제주도 행정부지사
  • 전자발찌 도주범 이틀만에 검거 “여친과 차 마시다 진동울려 망신”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던 30대 성범죄자가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4일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혐의 정모(31)씨를 붙잡아 서울 남부보호관찰소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일 오후 7시쯤 구로구 구로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자발찌를 가위로 끊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4일 오전 6시 10분쯤 강북구 송중동의 한 모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검거 1시간 전에 여종업원과 술을 마시는 사람이 방송에 나온 도주범 같다는 주점 주인의 제보를 받고, 여종업원의 협조를 얻어 정씨를 인근 모텔로 유인했다. 여종업원이 모텔 방 밖으로 나온 사이 방을 덮쳐 정씨를 붙잡았다. 정씨가 도주하면서 추가로 저지른 범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전자발찌를 찼기 때문에) 갑갑했으며 커피숍에서 여자친구와 차를 마시다 전자발찌 진동 소리에 망신을 당해 절단했다”고 진술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서울에서 성범죄자 전자발찌 끊고 도주

    서울에서 30대 성범죄자가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나 경찰과 보호관찰소가 추적에 들어갔다. 3일 서울 구로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7시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모(31)씨가 자신의 발에 부착된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다. 경찰이 남부보호관찰소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정씨는 이미 잠적한 뒤였다. 남부보호관찰소에서 관리를 받고 있던 정씨는 특수강간죄 등으로 징역 5년을 복역하고 2009년 출소한 뒤 소급 적용을 받아 작년 8월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았다. 정씨는 특수강간 등을 포함해 전과 16범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보호관찰소는 정씨가 도주한 것을 확인한 뒤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전국에 수배령을 내린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계속 추적 중이며 검거 시 보호관찰소에 인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 아파트 24층 추락 고양이 ‘멀쩡’…기적적인 사례

    부산 아파트 24층 추락 고양이 ‘멀쩡’…기적적인 사례

    아파트 24층(72m)에서 떨어진 생후 6개월된 고양이가 큰 부상없이 살아나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11시쯤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한 42층높이의 한 아파트 24층 베란다에서 영국산 ‘아비시니안’종인 고양이 ‘살구’(암컷)가 창문으로 떨어졌다. 주인 김모(50·회사원)씨가 급히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가보니 고양이는 화단에 심어진 철쭉꽃밭에 가로 30㎝ 세로20㎝ 규모를 훼손한 채 기적적으로 멀쩡하게 살아있었다. 김씨는 고양이를 구조해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겨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골절상은 전혀 없고 폐출혈이 조금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양이의 폐출형 증상은 길고양이를 길가는 사람이 무심코 발로 찼을 때 발생하는 부상정도로 알려졌다. 이고양이를 치료한 수의사 이모(45)씨는 “고양이가 아파트 24층 높이에서 추락한 뒤 생존했다는 소식을 접한지 못했다”며 “이 같은 현상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추락한 고양이 ‘살구’는 현재 동물병원 집중치료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1주일 후 퇴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에서는 8층 아파트에서 추락한 뒤 생존한 고양이에 대한 보고가 있으며 미국과 영국에서는 아파트 11층과 64층에서 각각 추락한 뒤 생존한 사례가 보고 돼 있다. 동물애호전문가들은 “고양이의 낙하능력은 알고 있지만 70여m 높이의 아파트에서 추락한 고양이가 생존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문화재는 인간의 욕망·개발 광풍에 처연히…

    문화재는 인간의 욕망·개발 광풍에 처연히…

    “2000년 초반 한창 수리 보수가 이뤄지던 창덕궁 뜰 안에서 인부들이 술판을 벌인 흔적을 잡았어요. 카메라 셔터를 마구 누르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뛰어나오다 그만 대문에 머리를 부딪치고 말았죠. 아찔합디다.” 황평우(53)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문화재 감시자’로 통한다. 불 같은 성격 탓에 좌충우돌할 때도 있지만 그가 있어 생명이 위태로운 문화재들이 새 삶을 찾고는 했다. 이런 황 소장과 20여년간 동고동락해 온 단짝 친구는 다름 아닌 카메라다. ‘똑딱이’부터 최근 기종인 DSLR까지 끈질긴 훼손 문화재 고발 현장에는 그의 카메라가 빠지지 않았다. 그가 사진집단 포도청과 함께 오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의 갤리러 류가헌에서 사진전 ‘서울의 경계에서’를 이어간다. 역사와 문화의 충돌지인 서울의 불안한 경계를 좁은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살짝 들여다본 것이다. 그가 내건 5점의 작품 앞에 서면 고발 위주의 딱딱한 사진일 것이란 편견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광화문의 나지막한 담장 너머로 보이는 서울 태평로의 위압적인 고층빌딩과 조선 왕릉의 석조물 옆으로 멀리 펼쳐진 아파트숲,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비친 종친부 건물 등이 그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인간의 욕망에 사로잡힌 개발의 광풍은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려는 문화재들을 처연하게 만든다.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해뜰녘과 해질녘 번갈아 문화재를 찾았고, 온종일 머무르며 관찰하기도 했죠.” 그는 “선이 아름다운 전국의 산성을 두루 찾아 산세와 어우러진 모습도 찍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상)

    [노주석의 서울택리지 테마기행] 아파트(상)

    서울은 넓고 그리고 깊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장기연재한 ‘서울택리지’가 서울의 윤곽을 더듬는 도시학적 탐사였다면 이번에 후속으로 선보이는 ‘서울택리지-테마기행’은 서울의 속살을 찬찬히 살펴보는 풍물적 탐사의 성격을 띨 것입니다. 먼저 세계 최고,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의 아파트와 아파트 문화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어 서울의 극장, 백화점, 호텔, 공원, 시장의 명멸사(明滅史)를 추적할 작정입니다. 서울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지하상가와 지하도, 고가도로와 육교의 부침이나 한강 다리와 나루의 변천도 들여다보기의 대상입니다. 물난리와 하천복개, 전차, 판자촌과 달동네, 다방·댄스홀 같은 유흥업소에 얽힌 흘러간 추억도 되새김해 볼만할 겁니다. 지구상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이내믹이 지배하고 있는 서울의 변화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어쩌다 아파트가 서울의 압도적 주거문화가 됐을까 아파트는 서울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한국사회를 읽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서울사람 열 명 중 여섯 명이 아파트에 살고 있고, 서울 도시경관을 아파트가 주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여성 지리학자 발레리 줄레조(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원)교수가 2007년에 출간한 ‘아파트 공화국’은 파리의 아파트가 아니라 서울의 아파트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줄레조는 1990년 서울 방문길에서 공룡처럼 군림하고 있는 아파트와 아파트단지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주저 없이 ‘서울의 아파트’를 박사학위 논문의 연구주제로 선택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서울의 아파트 건설 이유와 한국인들의 아파트에 대한 열망을 분석해 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10년 넘게 걸린 긴 조사과정을 통해 그녀는 왜 아파트가 서울의 지배적인 주거형태가 됐으며, 한국의 중산층은 왜 아파트에 집착하느냐는 질문을 집요하게 던졌다. 이방인의 눈에는 희귀한 이상현상이었지만 한국사람들은 덤덤했다. “그런 것도 연구대상인가”라는 조롱 섞인 핀잔을 극복하고 줄레조는 2003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아파트문화 분야연구의 독보적인 학자로 인정받는다. 유수 기관들이 그녀를 초빙해 강연을 듣는다. 줄레조의 의문에 한국사람들의 답은 한결같았다. 서울은 땅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아서 아파트라는 거주형태의 선택이 불가피했다고. 우리가 알고 생각하는 대로다. 그러나 줄레조의 연구결과는 달랐다. 한국사회에서 아파트는 ‘압축된 현대성’(compressed modernity)의 반영이었다. 아파트는 돈이나 주식과 비슷한 환금성을 가진 재화인 동시에 현대화의 매개체 또는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1970~80년대 산업화를 담당한 권위주의 정권과 재벌, 중산층이 맺은 ‘3각 동맹’이 아파트를 상위 계급화했다고 주장한다. 아파트는 서울사람, 나아가 한국인 욕망의 상징이며 3각 동맹이 건재하는 한 아파트에 대한 환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아파트와 아파트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비평한다. 영화평론가 이형석은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집의 역사’와 다름없다”라면서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갖는 것을 중산층 평균적 삶의 실현으로 봤다. 주거지역과 평형, 아파트 건설회사의 브랜드가 신분을 드러내고, 재개발이나 뉴타운 공약이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하고, 아파트 정책이 정권의 성패를 가르는 시대를 살아왔다는 것이다. 2004년에 출현한 초고층 최첨단 주상복합 아파트는 또 다른 성공과 신분을 상징하는 ‘욕망의 바벨탑’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경제 칼럼리스트 우석훈도 줄레조의 분석에 동의하면서 중산층의 욕망과 개발독재의 획일성이 결합된 부동산정책과 아파트공화국의 파국을 예고했다. ‘아파트 한국사회’를 펴낸 건축가 박인석(명지대)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아파트가 아니라 ‘아파트 단지’”라고 비판의 대상을 좁혔다. 아파트라는 주거형태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담장을 둘러친 ‘단지’가 문제라는 인식이다. 그는 아파트를 열악한 도시환경이라는 사막 속에 자리 잡은 ‘사설(私設) 오아시스’라고 명명하면서 오아시스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임대아파트 단지, 분양아파트 단지,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처럼 아파트 단지가 재산가치에 따라 계급화하면서 계층적으로 폐쇄성을 띤다고 보았다. ‘단지 해체’가 왜곡된 아파트문화를 바로잡는 대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충정아파트부터 와우아파트까지… 아파트의 부침 아파트가 서울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30년대였다. 일제는 회현동에 3층짜리 공동주택(미쿠니아파트)을 지은 데 이어 1932년 충정로에 지하 1층, 지상 4층짜리 충정아파트(도요타아파트)를 지었다. 혜화동과 적선동 등에도 아파트가 선보였다. 주로 일본인 임대·거주용이었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8층짜리 반도호텔(지금의 롯데호텔)이었으니 충정아파트는 당장 도시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아파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 르 코르뷔지에가 주창한 미래주택 개념에 따른 획기적 건축물이었다. 이 아파트는 한때 호텔(트레머호텔, 코리아관광호텔)로 개조됐다가 다시 아파트(유림아파트)로 되돌아갔다. 1979년 충정로 8차선 확장으로 건물 절반이 뜯겨나가는 곡절을 겪었지만 살아남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충정아파트를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로 공인, ‘100년 후의 보물, 서울 속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정부 수립 이후 지어진 최초의 민간아파트는 1958년 중앙산업이 성북구 종암동에 세운 종암아파트였다. 17평짜리 4층 건물에 152가구가 살았다. 정식명칭은 ‘종암 아파트먼트 하우스’였지만 ‘종암아파트’로 줄여 부르면서 ‘아파트’라는 용어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잘나가는 기업인, 정치인, 예술가들이 입주했으며 최초의 옥내 수세식 화장실과 입식 부엌이 장안의 화제였다. 특히 양변기로 대변되는 화장실 문화의 대혁명을 알린 옥내 좌식화장실은 ‘시아버지와 며느리가 같은 변기에 앉아 일을 보는 해괴망측한 서양문화의 무분별한 도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온돌이 깔린 침실이 현관이나 주방, 거실보다 한 단이 높은 특이한 구조였다. 1995년 종암선경아파트로 재건축됐다. 1962년 안양으로 이전한 마포형무소 자리에 대한주택공사가 최고급 마포아파트(도화동 삼성아파트)를 건립하자 서울의 모던보이와 모던걸 사이에 아파트는 일약 선망의 대상이 됐다. 입주 초기 연탄보일러 중독사고가 연발하고 부유층 범죄의 표적이 되기도 했지만, 아파트주변에 담장을 쌓아 외부와 격리시키는 ‘자폐적 공간’을 조성하자 분위기가 반전됐다. 세계 유일의 ‘한국형 아파트 단지’의 모델등장이었다. 서울로의 ‘광적인’ 인구유입은 주택난을 부채질했다. 도심과 가까운 지역의 산비탈과 국공유지변 하천부지를 꽉 메운 토막집과 판잣집을 밀어내고 시민아파트를 지었다. 당시 지은 낙산 시민아파트 등 대부분 시민아파트는 경관훼손 사례로 낙인 찍혀 1990년대 철거 신세를 면치 못했다. 김현옥 시장(1966~70년 재임)이 주도한 시민아파트는 본래 철거민 수용용이었다. 시민아파트 1호는 천연동 금화아파트였다. 한 서울시 공무원이 해발 203m의 산꼭대기에 아파트를 짓는 이유를 묻자 김 시장은 “이 바보야 높은 데 지어야 청와대에서 잘 볼 것 아니냐”라고 답했다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전해진다. 1968~69년에 지은 시민아파트는 어김없이 산허리 또는 산등성이에 지어졌다. 전시행정의 표본이었다. 그래서인지 경관 하나는 끝내주는 금화아파트는 아직도 살아남아 개발연대기의 암담함을 나타내는 영화촬영장으로 쓰인다.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 뚫린 물길은 막을 수 없었다 도심재개발 차원에서 이뤄진 세운상가와 낙원상가, 청량리 대왕코너(롯데백화점 청량리점)는 요즘 주상복합아파트의 원조격이다. 특히 세운상가 아파트는 1960년 후반부터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이 들어서는 1970년대 초까지 상한가를 쳤다. 18~25평의 작은 평수였지만 대규모 상가와 엘리베이터를 갖춘 이 아파트에 사회 저명인사들이 앞다퉈 입주했다. 사대문 안에 밀집된 직장에 걸어서 출퇴근할 수 있는 상류층 집결지였다. 세운상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집창촌으로 알려졌던 ‘종삼’과 무허가 판자촌 철거로 얻어진 1만 3000평의 공지 위에 종로~청계천~을지로~퇴계로까지 무려 1km를 8개의 건물이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심의 괴물이었다. 아파트의 고급화는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에서 처음 시도됐다. 대한주택공사가 1970년에 지은 한강맨션은 중앙집중식 난방을 채택한 첫 호화 아파트였다. 시민아파트의 싸구려 이미지를 벗으려고 ‘아파트’ 대신 ‘맨션’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계약 1호는 27평형을 구입한 탤런트 강부자였다. 고은아, 문정숙, 패티 김 등 연예인들이 줄지어 입주했다. 분양이 대박 나자 당시 현대건설 정주영 사장이 장동운 주공 총재에게 “아파트 사업 그거 돈이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현대를 비롯한 대형 건설업체들이 아파트사업에 뛰어드는 터닝포인트가 됐다. 1970년 4월8일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의 붕괴로 위기를 맞았지만 뚫린 물길을 막을 수 없었다. 바야흐로 서울은 아파트 공화국의 문턱을 막 넘어섰다. 선임기자 joo@seoul.co.kr
  • [사설] 정치게임에 빠져 사회안전망 구멍 안 보이나

    생활고를 못 이긴 가족들의 동반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송파구에서 팔을 다쳐 생계가 막막해진 세 모녀가 동반자살한 데 이어 2일 서울 강서구 한 주택에서 간암 말기인 택시운전사 안모씨가 50대 아내와 동반자살했다. 같은 날 경기 동두천의 한 아파트에서 가정주부 윤모씨가 네 살 된 아들을 끌어안고 투신자살했다. 3일에도 경기 광주의 다세대주택에 사는 인테리어 기술자 이모씨가 지체장애 2급인 딸 등과 동반자살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이들의 자살을 두고 신병 비관과 우울증 등 정신의 취약성을 거론하지만, 노동할 형편이 못돼 월세와 공과금 납부가 막막해지거나 고액의 의료비 부담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잇단 동반자살을 계기로 사회 안전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국민은 멘털붕괴 상태에 빠졌다. 특히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한 박근혜 정부나 말로는 민생을 외치는 정치권이 지방선거에만 몰두할 뿐 실질적 복지 개선안을 내놓지 않아 분노는 커지고 있다. 정부와 국회의 책임 방기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의 자살률을 기록한 지 한두 해가 지난 게 아니다. 한국의 자살률은 10만명당 29.1명으로 OECD평균인 12.5명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일본의 20.9명과 비교해서도 훨씬 높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자살자는 1만 4160명으로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6502명의 약 세 배다. 이는 2011년 자살자 1만 5906명보다 1746명이 줄었지만, 하루에 38.8명이 자살하는 높은 수치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자살을 포함하면 자살자의 숫자는 이보다 훨씬 높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자살은 10대에서 30대까지 사망원인 1위, 40대와 50대에서 사망원인 2위라는 점에서 심각하다. 이런 높은 자살률은 34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인 국민행복지수(33위)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절망적인 ‘생활고형 자살’을 예방하려면 정부와 국회는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이번에 동반자살한 세 모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해도 탈락하는 것이 맹점이다.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은 실제 벌이가 없어도 노동력을 가진 가족 1인당 추정수입을 60만원 정도로 산정한다. 세 모녀의 추정수입이 3인 최저생계비 133만원을 넘기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추정소득액을 축소하거나 실소득으로 수급 여부를 평가하는 등 기초생활보장 수급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현행 부양가족제도도 개선해야 한다. 노인인구의 70%가 빈곤층으로 파악되는데, 부양할 자식이 포착됐다고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끊게 되면 노인은 한계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비 보장 추가도 요구된다. 더불어 사회안전망 확대와 복지사회 구현은 정부의 예산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니, 통반장들과 주민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내 기초생활수급제나 긴급복지지원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만 한다. 이런 공동체로서의 시민의식이 최근 경찰이 수사를 통해 107명의 ‘염전노예’를 뒤늦게 적발해낸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인권 훼손과 착취를 당하는 노동자를 구제하는 방법이다.
  • 아파트 외벽 균열 폭 0.3㎜ 넘으면 하자

    아파트 외벽에 생긴 균열의 폭이 0.3㎜가 넘으면 하자로 인정된다.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의 하자와 관련된 분쟁을 신속 공정하게 해결하고자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방법 및 하자판정 기준’을 3일 제정·고시했다. 기준에 따르면 콘크리트 구조물 외벽의 균열 폭이 0.3㎜ 이상이면 하자로 인정된다. 허용 균열 폭 미만이라도 균열에서 물이 새어 나오거나 균열 안으로 철근이 지날 땐 하자로 인정된다. 하자 판정 기준은 외벽 외에도 기둥, 보, 내벽, 지하구조물, 지하옹벽, 천장, 슬라브, 바닥 등 구조물별 허용 균열 폭을 규정했다. 결로(이슬 맺힘)는 설계도대로 시공되지 않았을 때 하자로 판정한다. 그러나 복도, 실외기실 등 애초 단열재를 시공하지 않는 공간에 생기는 결로는 하자로 인정하지 않는다. 입주자가 임의 설치한 시설물로 결로가 생길 때도 하자 인정을 받지 못한다. 조경수는 수관 부분(나무의 가지·잎이 무성한 부분) 가지가 3분의2 이상 말라 죽었을 때 하자로 판정한다. 유지관리 소홀이나 인위적 훼손으로 인한 문제는 하자에서 제외한다. 기준은 5일 이후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신청분부터 적용된다. 지금까지는 아파트 하자와 관련, 건설사와 입주민 간 분쟁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의 위원·조사관들의 전문지식에 의존했으나 기준이 마련돼 객관적인 처리가 가능해졌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내비도 헷갈리는 도로명주소, 강북구만 따라와

    서울 강북구가 2일 도로명주소 도입에 따른 총력 홍보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도로명주소는 가까운 큰길 중심으로 주소 체계를 개편하는 것으로, 올해 본격 시행된다. 그런데도 아직 익숙지 않아 하는 주민들이 많다. 실제로 최근 안전행정부 조사에 따르면 바뀐 도로명주소를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0%에 불과하고, 도로명주소를 우편물에 쓰는 비중은 17.2% 수준에 그쳤다. 오래된 주택가가 많은 구의 입장에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구는 우선 지역 34개 초·중·고교 학생들을 찾아가 홍보 활동을 벌인다. 도로명주소 퀴즈, 도로명주소로 엽서 쓰기 등을 통해 재미까지 누리도록 했다. 의약인협회, 음식업중앙회 등의 협회와 비영리단체에도 인터넷홈페이지 주소, 약도, 계약서, 명함 등에 도로명주소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하기로 했다. 아파트단지 승강기나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 등에 도로명주소 안내 글을 부착하고 각종 안내도, 교육용 책자 등도 배부키로 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한지적공사 등과 함께 민관 협의회를 만들어 도로명주소 전환에 따른 불편 사항이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협의회에는 우체국, 법인택시, 개인택시 지부 등도 참여시키기로 했다. 연말쯤에는 도로명주소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훼손, 수리 접수를 받는 ‘도로명주소 안내의 집’도 운영한다. 박겸수 구청장은 “도로명주소가 아직까지 주민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시행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활용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火魔에 안타까운 母情…아이 끌어안은 채 숨져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어머니와 어린 아이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0대 다둥이 어머니는 어린 두 아이를 끌어안은 채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불은 11일 오후 9시 35분 쯤 부산 북구 화명동의 한 아파트 7층 5호에서 발생했다. 80㎡ 크기의 아파트 거실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 불은 집 내부를 모두 태우고 1시간 만에 진화됐다. 화재로 집주인 홍모(34·여)씨와 딸 조모(9)양, 아들(8), 딸(1) 등 일가족 4명이 숨졌다. 소방관이 집 내부에 진입했을 때 홍씨와 아들, 막내딸은 발코니쪽에서, 큰딸은 작은 방에 쓰러져 숨져 있었다. 특히 홍씨는 아이를 화마로부터 보호하려고 숨지는 순간까지 사력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방본부 관계자는 전했다.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성별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길이 거셌지만, 홍씨는 두 아이를 품은 채 숨져 있었다. 119에 처음 신고를 한 홍씨는 “현관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 후 아이들을 데리고 발코니로 대피한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남편은 이날 오후 일터로 출근해 야간 근무 중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불로 이웃 주민 6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주민 수십 명이 대피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이웃 주민들은 “마치 부탄가스가 터지는 듯 ‘펑’하는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와보니 705호 쪽에서 연기가 새 나오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목격자를 대상으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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