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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대통령님,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단독] “대통령님,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동생이 건강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경기 안양시 연현마을에 사는 이희진(왼쪽·연현초 5)양은 4년 전부터 어지럼증을 호소해 왔다. 피곤할 때면 턱밑에 좁쌀 같은 ‘혹’이 올라왔다. 만지면 통증이 심했다. 이양의 동생은 증상이 더 심해 병원을 더 자주 드나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쯤부터 동생의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 있는 ‘아스콘’(도로포장 등에 쓰는 건설 자재) 공장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가동을 멈춘 것과 관련이 깊어 보였다. 이양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공기가 좋아졌다”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소를 하려고 문을 열면 쓰레기 냄새와 자동차 기름 냄새 같은 게 났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사물함 위를 올려다보면 까만 가루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면서 “반 친구 대부분 비염이 생겨 수업 시간에 자주 킁킁대고 아토피가 심한 친구는 만졌을 때 피부가 까칠까칠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경기도가 이 공장에 대해 대기정밀조사를 진행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이 검출됐다. 주변 지역보다 수십배가 많은 일산화탄소(210.3)도 배출됐다. 이양의 어머니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모임을 만들어 마을 주민 1만 2000명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조사 결과 천식,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주민이 전체 응답자 618명 중 353명(67.1%)에 달했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 비율도 8.2%를 차지했다. 공장에서 50m 거리에 있었던 의왕경찰서에서도 2010년 이후 암 진단을 받고 사망한 경찰관이 3명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아스콘 공장 측이 “유해물질 방지 설비를 갖췄다”며 경기도에 재가동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고, 도는 재가동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이양은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쓰려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급한 마음에 지난 14일 국회로 달려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도움으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 선 이양은 미리 준비한 손편지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이양은 “사람들이 우리 마을 환경의 심각성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이양의 ‘목소리’는 널리 주목받지 못했다. 이양은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호소를 하는데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 “국회의원, 시의원들이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저는 산도 있고, 안양천도 있고, 친구들도 많은 이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요. 공장만 빼면 다 좋아요”라고.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단독]“대통령님,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단독]“대통령님,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요”

    연현초 이희진양, 국회서 손편지 낭독“학교 옆 아스콘공장 반드시 이전하라” “동생이 건강한 모습으로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경기 안양시 연현마을에 사는 이희진(11)양은 4년 전부터 어지럼증을 호소해 왔다. 피곤할 때면 턱밑에 좁쌀 같은 ‘혹’이 올라왔다. 만지면 통증이 심했다. 이양의 동생은 증상이 더 심해 병원을 더 자주 드나들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쯤부터 동생의 상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 있는 ‘아스콘’(도로포장 등에 쓰는 건설 자재) 공장이 지난해 11월부터 가동을 멈춘 것과 관련이 깊어 보였다. 연현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양은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은 공기가 좋아졌다”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청소를 하려고 문을 열면 쓰레기 냄새와 자동차 기름 냄새 같은 게 났다”고 말했다. 또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사물함 위를 올려다보면 까만 가루와 먼지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면서 “반 친구 대부분 비염이 생겨 수업 시간에 자주 킁킁대고 아토피가 심한 친구는 만졌을 때 피부가 까칠까칠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경기도가 이 공장에 대해 대기정밀조사를 진행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이 검출됐다. 주변 지역보다 수십배가 많은 일산화탄소(210.3?)도 배출됐다. 이양의 어머니를 비롯한 학부모들은 모임을 만들어 마을 주민 1만 2000명에게 설문지를 돌렸다. 조사 결과 천식, 아토피 등 환경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주민이 전체 응답자 618명 중 353명(67.1%)에 달했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 비율도 8.2%를 차지했다. 공장에서 50m 거리에 있었던 의왕경찰서에서도 2010년 이후 암 진단을 받고 사망한 경찰관이 3명 나왔다. 경찰서는 지난해 5월 이전했다.그러나 지난해 12월 아스콘 공장 측이 “유해물질 방지 설비를 갖췄다”며 경기도에 재가동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고, 도는 재가동을 승인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이양은 대통령에게 직접 편지를 쓰려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급한 마음에 지난 14일 국회로 달려갔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도움으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 선 이양은 미리 준비한 손편지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이양은 “사람들이 우리 마을 환경의 심각성을 알아주고 주변 사람들이 좀더 깨끗한 환경에서 살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이양의 ‘목소리’는 널리 주목받지 못했다. 이양은 “발암물질 없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호소를 하는데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말을 꼭 전해 달라고 했다. “국회의원, 시의원들이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저는 산도 있고, 천도 있고, 친구들도 많은 이 동네에서 계속 살고 싶어요. 공장만 빼면 다 좋아요”라고.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기고] 케모포비아와 안전선진국/함익병 피부과 전문의

    [기고] 케모포비아와 안전선진국/함익병 피부과 전문의

    요즘 진료 현장에서 일명 노케미족(화학물질 기피 소비자)을 종종 만난다. 피부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세제·섬유유연제에 있는 화학 성분을 증상의 원인으로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한 유아동 매트가 디메틸아세트아미드(DMAc)라는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며 아동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으로 몰리기도 했다. 아무래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국민적인 충격을 주었으니 이전보다 화학물질 공포가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 이후 여러 업계에서 화학물질 검출 관련 논란이 발생했다. 그러나 우리는 주위에 흔히 접하던 먹거리와 생활용품들이 하나씩 돌아가면서 이슈가 되는 것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처럼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실제보다 과장된 정보들로 과도한 두려움에 떠는 것은 아닐까. 실제 살충제 계란, 생리대 유해물질 논란은 케모포비아로 인한 과장된 이슈였던 부분이 많았다. 앞서 언급한 놀이방 매트와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도 아토피는 근본적으로 유전적 요인과 다른 환경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요인도 증상을 악화시킨다. 물론 외부 화학물질로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될 수도 있지만 일시적으로 접촉하는 물질이 아토피의 전체적인 원인인 듯이 몰아가는 분위기는 옳지 않다. 안전 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유럽에서도 과거에는 어이없는 사건들이 있었다. 1910년대에는 방사성물질 라듐으로 만든 화장품, 생수, 치약 등 별의별 제품들이 시중에 유통돼 피해가 엄청났다. 하지만 인류는 화학물질을 배제하는 선택을 하지 않고 생소한 물질이나 성분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과학이 발전하면 안전 검증 체계도 함께 강화했다. 20세기 이후 개발된 합성화학물질이 10만여종이고 매년 수천 종이 더해진다. 이런 물질들이 우리의 현대 문명 생활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시스템이 함께했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의 식품의약국(FDA), 유럽의 안전 인증인 오코텍스 같은 기관들은 이런 역할을 위해 존재하며 세계적으로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FDA는 철저한 임상을 거쳐 식품과 의약품의 안전성과 부작용을 까다롭게 검토한다. 오코텍스는 모든 가공 단계의 재료, 중간 공정, 최종 완제품과 부속품에 독립적이고 통일된 테스트와 친환경 인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무절제한 케모포비아를 막고, 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가 책임기관들의 역할과 기능 강화가 시급하다. 제품 검사나 인증 단계부터 사용 중 모니터링, 부작용 대처까지 국가의 책임기관들이 명확하고 일관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 수많은 합성화학물질 및 제품들의 검증을 완료하기에 시간과 여력이 부족하다면 안전 선진국의 사례·기준들을 면밀히 검토하기만 해도 훨씬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갖고 위험 상황을 사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케모포비아 현상이 단순히 화학물질 공포증에 그치지 않고 국민 의식과 안전한 생활환경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어 안전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만들어 주길 기대한다.
  • 행복도시·김포한강·오산세교 ‘로렌하우스’ 전 타입 청약 마감

    행복도시·김포한강·오산세교 ‘로렌하우스’ 전 타입 청약 마감

    LH가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에 출자해 민간임대주택으로 선보인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 단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행복도시와 김포한강, 오산세교 내에서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 ‘로렌하우스’가 일반공급에서 전 타입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했다. 임대주택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을 보인 ‘로렌하우스’는 지난 8일~9일 이틀간 행복도시(60호), 김포한강(120호), 오산세교(118호)에서 일반공급 청약을 실시했다. 그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219가구 모집에 1,598명이 몰리면서 평균 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가운데 행복도시에 공급된 85㎡B 주택형은 2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571명이 몰려 최고 24.8대 1의 청약 경쟁률이 집계됐다. 이처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로렌하우스’는 LH와 주택도시기금이 투자하고 민간자금을 유치하여 설립한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시행하는 사업이다. 국내 최초의 제로에너지 건축기술 적용 단독주택 임대단지로 의무 임대기간인 4년 동안 정부 시범사업 특성상 원가 및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된다. 더불어 건축 시 토지매입부터 복잡한 인허가 및 시공 등의 번거로움과 매도 시 환금성 부족 등 소유에 따른 리스크가 없어 단독주택 거주를 희망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었다. 로렌하우스는 고성능 외벽단열과 열교 차단, 고효율 3중 유리, 고기밀 시공, 열회수 환기장치를 적용한 ‘패시브 요소’와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액티브 요소’가 모두 적용되는 단지다. 때문에 전기료를 비롯해 냉난방비 등의 에너지 비용이 동일 규모의 기존 아파트 대비 약 65% 이상의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주택 외벽 전체를 감싸는 외단열 공법과 열교 차단 공법을 적용해 외벽과 내벽 단열재 사이의 온도 차에 의한 결로와 곰팡이 발생을 차단한다. 또 열회수 환기장치를 통해 창문개방 없이 환기와 미세먼지 차단으로 24시간 쾌적한 실내 공기 환경을 유지함으로써 아토피와 같은 피부 및 호흡기 질환의 예방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로렌하우스는 교통이 편리하고 쇼핑과 의료 등 주거환경이 우수한 전국 3곳의 신도시에 공급되는 만큼 많은 수요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단독주택을 소유가 아닌 임대로 거주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개인정원이나 옥상테라스 등을 통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고 태양광 패널과 고성능 단열재 등의 적용으로 제로에너지 건축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많은 관심고객들이 청약에 나선 것 같다. 이런 ‘로렌하우스’는 오는 20일~21일 이틀간 정계약을 실시한다. 22일에는 예비당첨자들에 한해 계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로렌하우스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각 홍보관은 ▲행복도시 ▲김포 한강 ▲오산세교에 위치하며, 방문상담도 가능하다. 한편 준공예정일은 2019년 1월, 입주예정일 2019년 2월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 연휴 금융 꿀팁 2제] 세뱃돈 대신 보험ㆍ적금 들어주세요

    [설 연휴 금융 꿀팁 2제] 세뱃돈 대신 보험ㆍ적금 들어주세요

    이번 설날엔 아이들에게 세뱃돈 대신 어린이 적금이나 어린이 펀드 등 금융상품을 선물해 보면 어떨까. 세뱃돈을 활용해 자녀에게 경제관념을 심어 주려는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금융사들도 때마침 각종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아이들에게 세뱃돈 대신 쥐여 주고 싶은 금융상품들을 골라 봤다.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설을 맞아 어린이 전용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다. KB국민은행은 이달 말까지 ‘KB 내 아이 연금저축펀드계좌’에 10만원 이상 가입하고 자동이체를 신청한 고객에게 무료 증여신고 대행서비스와 자녀 인·적성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릴 때부터 연금을 미리 준비해 자녀에게 ‘연금수저’를 만들어 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은행은 설을 맞아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우리아이 행복 프로젝트’를 동시에 실시한다. 2012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영유아의 이름으로 청약저축에 가입하면 1만원 상당의 금융 바우처를 준다. NH농협은행은 이번 설에 받은 세뱃돈으로 어린이 펀드 3종 중 하나에 가입하면 기프티콘을 주는 이벤트를 오는 19일 시작한다. 매월 10만원 이상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5000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준다. KEB하나은행의 ‘아이 사랑해 적금’은 부모의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자녀에게 연 1%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하나은행은 만 14세 이하 자녀가 등록한 희망 대학에 실제로 합격하면 만기 전 3년간 연 2%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꿈나무 적금’도 판매하고 있다. 만 0세부터 만 5세까지 가입 가능한 신한은행의 ‘아이행복적금’은 설날, 어린이날, 추석 등 특별한 날 이후 5영업일 안에 저축하면 연 0.1% 포인트의 이자를 더 준다. 어린이 보험도 든든한 선물이 될 수 있다. 삼성화재의 ‘뉴 엄마맘에 쏙드는’ 자녀보험은 선천성 질환으로 인한 자녀의 장애와 발달·성장 장애까지 모두 보장해 준다. 현대해상의 ‘굿앤굿 어린이 종합보험’은 중증 아토피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체내 아연 부족하면 아토피·천식 면역질환 야기”

    “체내 아연 부족하면 아토피·천식 면역질환 야기”

    체내에 아연이 부족하면 아토피 피부염,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같은 면역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7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박영민, 한양대 피부과 서현민 교수·가톨릭의대 한경도 박사팀은 2010년 제5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867명의 혈청 내 아연 농도와 면역글로불린E 수치를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체내 아연 농도가 줄면 면역글로불린E가 수치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면역글로불린E는 알레르기 반응을 확인하는 수치로, 알레르기 질환 환자에게서 높게 나타난다. 반대로 아연 농도가 높으면 면역글로불린E 수치가 낮아졌다. 이런 경향은 항원에 따른 집먼지진드기 특이 면역글로불린E, 개 특이 면역글로불린E, 바퀴벌레 특이 면역글로불린E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아연은 면역 체계, 성장, DNA 생산, 상처 회복, 효소 활성, 감각 등에 관여하는 중요한 미량 원소이다. 아연은 체내에 저장되지 않고, 아연을 함유한 음식물을 섭취해 체내 공급된다. 육류, 굴, 조개류, 정제되지 않은 곡물 등에 풍부한 편이다. 그러나 채식주의자나 영양 결핍자, 임신한 여성, 수유 중인 여성은 아연이 결핍될 위험이 있다. 크론병이나 흡수장애 증후군과 같이 아연 흡수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서도 아연 결핍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지현 교수는 “체내 아연은 알레르기와 가려움증 등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인 히스타민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지난해 10월호에 게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토피 치유ㆍ연극 특화… 폐교 위기 ‘대구 작은 학교 ’ 행복 찾다

    아토피 치유ㆍ연극 특화… 폐교 위기 ‘대구 작은 학교 ’ 행복 찾다

    작아서 더 행복한 학교가 있다. 대구의 행복학교들이다. 행복학교는 대구시교육청이 학생 감소로 폐교 위기에 몰린 소규모 학교를 되살리기 위해 도입한 대구교육의 대표 브랜드이다. 행복학교로 지정되면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폐교 위기에서 헤쳐 나올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해 준다.5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2011년 동구 팔공산 자락에 있는 서촌초등학교가 행복학교 1호로 지정됐다. 당시 성공에 대해 반신반의했으나 서촌초교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너도나도 행복학교 지정을 받기 위해 손을 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교육청은 행복학교 선정 범위를 폐교 위기에서 교육환경이 열악한 소규모 학교로 확대했다. 지난해까지 행복학교는 63개교(초등학교 35개교, 중학교 28개교)이고 올해도 11개교가 더 지정돼 모두 74개교에 이른다. 올해 지정된 초등학교는 지묘초, 팔달초, 서평초, 학산초 등 4개교, 중학교는 신기중, 팔달중, 경상중, 월배중, 가창중, 북동중, 울안중 등 7개교다. 행복학교는 ▲건강힐링 ▲문화예술 ▲창의인성 ▲미래교육 ▲학생주도 등으로 분야가 나뉜다. 지난해에는 분야별로 교육활동 성과를 전시한 행복학교 페스티벌도 열었다. ‘행복을 나누며 미래를 디자인하다’라는 슬로건으로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이 페스티벌은 실내에서 진행되는 전시행사와 야외공연장에서의 갈라쇼, 국학 기공, 날뫼북춤 등의 공연이 동시에 펼쳐졌다. 대구시교육청은 현재 행복학교 중 서촌초를 비롯해 조야초, 남명초 등을 대표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행복학교로 꼽았다.●친환경교육 서촌초, 알레르기 치료 인기 서촌초는 행복학교 지정 당시 전교생 65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해 있었다. 더구나 학생수가 2012년 45명, 2013년 42명, 2014년 32명, 2015년 27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로 인해 90여년 역사의 학교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행복학교로 지정된 후 상황은 급격히 변화했다. 팔공산과 인접한 학교의 지리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아토피 치유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게 성공 비결이다. 이 학교는 교실 천장, 바닥, 벽 등 시설을 친환경 자재로 바꾸고 편백나무를 사용해 사물함, 목욕실 등을 꾸몄다. 또 자연 친화를 주제로 한 융합 교육을 도입하고 에코길 산책, 영농 체험, 체력 기네스 대회, 아토피 맞춤 지원 등 차별화한 교육 내용으로 알레르기 질환 우려가 있는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이는 곧바로 학생수 증가로 이어져 2년 만인 2013년 117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학생수는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서촌초의 성공적인 행복학교 정착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프랑스 교육부 다니엘 스크레탕 장학국장, 파리 교육청 도미니크 마르카이으 장학국장, 보르도 3대학 폴 주드당 부총장, 파리시 초·중·고교 교장 등 8명이 서촌초를 방문하기도 했다. 2013년 2월에 열린 졸업식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참석해 격려사를 했다. 어릴 때부터 아토피 때문에 힘들어했다던 서촌초 5학년 A(11)양은 최근 학교 급식에도 참여하는 등 정상적인 활동을 할 만큼 건강해졌다. A양 부모는 시교육청과 학교 측에 딸의 건강함에 대한 감사편지를 보내는 등 고마워했다고 한다.●조야초, 66명 전교생 뮤지컬 생기 넘쳐 조야초는 2013년 뮤지컬기반 행복학교로 지정됐다. 대구 변두리에 위치하다 보니 의료시설과 학원, 문화관련 시설이 거의 없었다. 또 인근에 가내수공업 공장의 난립으로 인구 공동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다니는 학생들조차 문화예술을 접하는 기회가 드물었다. 행복학교로 지정되면서 66명 전교생 모두 뮤지컬로 행복한 학교 시간을 보내고 있다. 뮤지컬과 수업을 접목한 ‘뮤지컬 업드림(Up-Dream)’을 기획했다. 대구시교육청 측은 “학교에서 뮤지컬 교육을 하는 것은 배우로 키우는 게 목표가 아니다. 학생 내면에 있는 말과 감점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원활하게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뮤지컬 작품을 교내외 예술축제에서 발표하고, 인근 경로당을 방문해 공연봉사도 하고 있다. 이 학교 방문자들은 “뮤지컬 수업 이외 다른 교과에서도 학생들의 발표력 및 자신감이 높으며 학교 자체가 생동감이 넘쳐 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남명초, 연극 통해 학생 적극성 향상 남명초는 2016년부터 2년째 연극중심 행복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오래된 주택가 주변 소규모 학교인 남명초는 ‘3막 9장으로 만들어가는 행복앙상블’이라는 주제로 연극 중심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전교생이 교과 시간과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연극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과 발표를 통해 학생들은 또 다른 성취감을 얻을 뿐 아니라 평소와 다른 아이의 모습을 발견한다는 게 학부모들의 의견이다. 한 학부모는 “평소 소극적이라고 생각했던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가재울에 육아 울타리… 서대문이 만듭니다

    가재울에 육아 울타리… 서대문이 만듭니다

    서울 서대문구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공공 보육서비스 제공을 위해 가재울뉴타운 4구역 내에 종합보육시설을 건립한다고 22일 밝혔다.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141.3㎡ 규모로 건립되는 종합보육시설은 총사업비 129억원이 투입된다. 준공은 올해 11월로 예정돼 있다. 1층에는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해 어린이들이 아토피나 천식 등으로부터 안심할 수 있는 ‘친환경 어린이집’이 들어선다. 2~3층에는 종합적인 원스톱 육아 지원 체계를 구축해 가정양육을 적극적으로 도울 육아종합지원센터가 들어온다. 센터는 실내놀이터, 요리체험실, 장난감·도서대여실, 부모 자조모임실, 수유실, 교육실, 육아상담실, 다목적강당 등으로 구성된다. 구 관계자는 “장난감과 도서 대여를 통해 양육 비용 절감은 물론 양육 경험 공유하기, 워크숍 등을 통해 정확한 육아 정보가 없어 고생하는 주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육아상담실에는 전문상담사가 상주해 육아 스트레스 조정과 일상의 양육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시설 건립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서대문구’를 위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시, 초미세먼지 민감군주의보 발령

    서울시, 초미세먼지 민감군주의보 발령

    서울시는 16일 오전 8시 초미세먼지 민감군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민감군 주의보는 초미세먼지(PM-2.5)의 시간당 평균 농도가 75㎍/㎥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할 때 발령된다.시는 민감군 주의보가 발령되면 외출과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은 채 실내에서 활동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 어린이, 그 보호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 또 천식이나 아토피 질환이 있는 아이는 아토피 연고나 천식용 흡입기를 휴대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해야 한다. 임산부, 노인, 호흡기질환자, 심혈관질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올바른 착용법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 또 환자나 노인은 미세먼지에 노출된 뒤 기침, 발열, 가래 증상이 악화하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시는 문자메시지 서비스,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 모바일서울 애플리케이션, 대기오염 전광판 등을 통해 민감군주의보 발령과 함께 시민행동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는 시민은 서울시 대기환경정보 홈페이지(http://cleanair.seoul.go.kr)에서 대기질정보 문자서비스 받아보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아토피 걱정 없는 강서

    아토피 걱정 없는 강서

    서울 강서구는 지역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보육시설을 차례로 방문, 대표적인 영유아 알레르기 질환인 아토피 피부염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강서구는 “산업화로 인한 알레르기 물질 증가, 인스턴트식품 섭취 증가, 실내외 공해 등으로 아토피 피부염이 확산되고 있어 아토피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지난 연말 보육시설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참여 보육시설 11곳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구는 지난해 12월 20일 염창어린이집을 시작으로 다음달 14일까지 보육시설을 직접 찾아 아토피 예방 체험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 영양 상태와 아토피 발생 위험도 등을 측정, 아토피 고위험 아동은 아토피 예방을 위한 상담도 한다. 보육시설에 대해선 환경유해인자 진단 컨설팅을 한다. 시설 내장재 등 아토피 취약 요인을 분석해 시설 개선 방안을 알려준다. 구 관계자는 “어린이 건강관리와 활동 공간 통합케어사업을 위해 지난 9일 KC대학, 강서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KC대학과 함께 부모와 함께하는 아토피 요리활동 책자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아토피는 사회가 관심을 갖고 예방해야 하는 질병”이라며 “지역 내 기관과 협력을 통해 아토피 걱정 없는 강서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 인근 도심 속 ‘단독주택’ 수요↑…3개 신도시 공급 ‘로렌하우스’ 눈길

    서울 인근 도심 속 ‘단독주택’ 수요↑…3개 신도시 공급 ‘로렌하우스’ 눈길

    집 앞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로 요리를 하고, 앞 마당에서 노을을 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에 대한 로망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 환경이나 출퇴근 문제를 생각하면 전원생활을 결심하기가 쉽지 않지만 최근에는 서울과 가깝고 도심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에 공급되는 단독주택이 늘어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오산 세교지구 등 3개의 신도시에 공급되는 ‘로렌하우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로렌하우스’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고,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공급하는 정부의 제로에너지 빌딩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이다. 일반 아파트의 내단열 공법과 달리 주택 외벽 전체를 감싸는 외단열 공법과 열교차단 공법을 적용해 외벽과 내벽 단열재 사이의 온도차에 의한 결로와 곰팡이 발생을 차단하여, 아토피와 같은 피부, 호흡기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각 세대마다 개별 주차장 및 앞 정원, 뒷 정원, 다락방이 조성되며, 유형에 따라 테라스 및 작업실이 제공된다. 내구성 높은 자재와 빌트인 가구 및 수납공간 등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특화 설계도 적용될 예정이다. 냉·난방비에 대한 걱정도 없다. 고성능 외벽단열, 열교 차단, 고성능 3중 창호, 고기밀 시공, 열회수 환기장치를 적용한 ‘패시브 요소’와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액티브 요소’를 모두 적용하여 전기료, 냉·난방비 등 동일규모의 기존 일반 아파트 대비 약 65%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로렌하우스’는 4년 의무 임대기간 이후에도 일반 분양으로 전환되지 않는 지속 임대 전용 상품으로 공급되며, 임차인이 계약조건을 준수할 경우 계속 임대거주가 가능하다. 로렌하우스의 임대료는 유사평형의 아파트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로렌하우스’가 분양전환에 따른 개발이익이 없는 임대전용 단독주택으로써 임대료는 건설원가 조달에 대한 비용, 이자 등과 최소한의 운영경비를 기준으로 책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로렌하우스’는 행정중심복합도시 60호, 김포 한강신도시 120호, 오산 세교지구 118호에 전용면적 85㎡ 타입의 총 298호로 공급될 예정이며, 소규모 홍보관을 행정중심복합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오산 세교지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로렌하우스’의 준공예정일은 오는 12월, 입주예정일 2019년 1월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가난 포르노 (최고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가난 포르노 (최고나)

    무대 쪽방촌 느낌의 골방. 원근감을 주기 위해 사선으로 놓인 방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다. 관객석에서 앞쪽 방은 들어찰 곳 없이 빽빽한 쓰레기(보기에 따라서 생활용품으로 보일 수도 있다)가 들어차 있으며 몸 하나 간신히 뉘일 정도로 좁은 공간이 쌓아 놓은 물건들을 중심으로 둥그렇다. 그 옆방은 그에 비해 제법 집의 형태를 갖추었다. 티브이도 있고 버너도 있고 조그만 냉장고와 작은 침대도 있다. 앞쪽 방 위쪽으로 CCTV가 연결되어 있다. 그 화면은 뒷방 티브이를 통해 볼 수 있다.남자, 휴대폰을 귀에 대고 옆집을 살피는 듯 창밖을 힐끔 본다. 남 (통화 중) 모르긴 해도 강남에 빌딩 두어 채는 가지고 있을 거라니까. 구라 아니야. 몇 달간 이 몸이 뭐빠지게 고생해서 알아낸 거지. 원래 있는 사람들이 지 꺼 꽉 쥐고 안 쓰잖아. 그 할매 골골거리는 꼴이 길어봐야 두 달이야, 두 달. 두 달 후면 여기 청산하고 우리 가족 넷이서 알콩달콩…. 만삭의 여, 양손 가득 짐을 가지고 들어선다. 손이 모자라 휴대폰은 어깨로 귀에 댄 채다. 여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 남 얘기 다 끝났잖아. 나도 좋아서 이러는 거 아니거든? 그냥 우리 지금은(여자의 배 내려다 보며) 알콩이랑 달콩이만 생각하자. 여 알콩하고 달콩한 그 기간이 두 달 남았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구? 남 그럼! 당연하지! 여 (짐 내려놓고) 당연은 무슨! 지금 상황만 봐도 그래. 너랑 나랑 아침부터 저녁까지 죽어라 살펴봐도 삼시세끼 꼬박 챙겨 드셔, 새벽기도 빠짐없이 참석하셔, 아침마다 정정하게 일 나가셔,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너랑 알콩달콩인데? 남 너 오빠, 못 믿어? 여 응. (사이) 그러다 천수해로 하면 어쩌려고? 남 확실하다니까. 걷는 폼이 골골한 게 먹는 약도 확연히 늘어났고, 새벽에 잔기침도 엄청나게 심해졌어. 길어봐야 올해 설까지야. 여 그래도…. 남 (여자의 말 막으며) 어쩔 수 없잖아. 여 (흘겨보며 짐 내민다) 이거나 받아. 남 (물건 받아들며) 이게 뭐야? 생활비도 없다면서. 여 복지관에서. 겨울이라고 이것저것 챙겨주네. 확실히 강남이 좋긴 좋아. 나눠주는 것부터가 격이 달라. 쌀 하나를 줘도 꼭 이천 쌀만 준다니까. 남, 문 옆으로 쌀가마니랑 받아 온 물건들을 차곡차곡 쌓아 놓는다. 여, 봉투 안을 뒤적거리다 과자 봉지를 꺼내든다. 여 (과자를 우적거리며 바닥 짚는다) 아직 한 겨울도 안 됐는데 벌써부터 바닥이 냉골이네. 남 수도관 동파가 올해는 좀 빨리 됐어. 그래도 나는 여기 몇 년 살았다고 금방 적응되는 거 있지. (걱정스러운) 자기, 많이 불편해? 여 아냐. 나도 전에 살던 고시원보단 백밴 나은데 뭐. 거긴 주방을 공동으로 썼는데, 꼭 내가 사놓은 김치만 훔쳐가던 놈이 있었어. 의심 가는 놈이 있긴 한데 확실하게 단정은 못 짓겠구. 그렇다구 무턱대고 범인으로 몰수도 없고. 그래서 나중엔 김치를 아예 안 샀었지. 자기, 김치 없는 라면 먹어 봤어? 진짜 (고개를 저으며) 사람이 할 짓이 못 돼. 남 그 자식은? 가만 뒀어? 여 가만 두긴. 나중에 여자 속옷 훔치다가 덜미 잡혀서 개망신 당하고 쫓겨났어. 어찌나 속이 시원하던지. 남 미친놈이네. (침대 가리키며) 자기야, 여기 앉아. 여긴 좀 나을 거야. 여 (침대 위로 올라간다.) 할머닌 괜찮을까?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입 안에서 김이 나와. (호호 불며) 자기야, 이거 보여? 남 (옷장을 뒤적거려 커다란 점퍼를 뺀다. 이때 짐이 쏟아져 문 앞에 약간의 옷들이 쌓이게 된다. 자신도 입고 여자에게도 두꺼운 점퍼 하나를 건넨다) 이거 입어. 괜히 감기 걸리지 말구. 여 (점퍼를 입으며 침대 위 이불 안으로 들어간다.) 내가 워낙 건강 체질이라 웬만한 추위에는 꿈쩍도 안 하는데 자기랑 살림 합치고부터 몸이 약해졌어. 임신 때문인가 아침부터 삭신도 쑤시고 목도 아프고 머리도 지끈거리는 게 조만간 감기가 올 것 같아. 남 (버럭) 감기? 그러게 독감예방접종 하랬잖아! 여 삼만 팔천 원이야. 그걸 어떻게 맞아? 남 그러다 약값이 더 나는 거 몰라? 그깟 돈 몇 푼 아끼려다가 병원비, 약값 더 나가는 거라고! 진짜 짜증 나게! (바닥에 쌓인 비닐봉지를 걷어찬다) 여 야! 남 뭐! 여 너 지금 뭐 하는 짓거리냐? 남 짓거리? 짓거리? 다시 한번 말해 봐. 남편한테 짓거리? 여 그래. 짓거리라 했다. 남 말하는 본새하곤. 그러니까 네가 어디 가서 고등학교 중퇴자란 소릴 듣는 거야. 여 고졸인 넌 뭐 얼마나 그렇게 대단한데? 남 이거 왜 이래? 나 전문대까지 휴학했어. 너하곤 완전 급이 달라. 이번에 네가 임신만 안 했어도 나 학교 복학했다. 여 얼씨구? 등록금은 있냐? 남 …. 까짓것 벌면 되지. 여 (코웃음 친다) 퍽이나 벌겠다? 지 앞가림도 제대로 못 하는 게. 남 으이구! (자신의 머리 때리며) 그날 밤 내가 왜 술을 마셨는지 그날 밤이 내 인생 천추의 한이다, 한! 이래서 몸 굴리는 애들하곤 함부로 노는 게 아닌데. 여 (벌떡 일어나 노려본다) 그 몸은 나 혼자 굴렀냐? 애는 나 혼자 만들었고? 한 번만 자달라고 졸라 될 땐 언제고. (배 만지며) 알콩아, 달콩아, 봤지? 네 아빠가 저렇게 병신 같은 놈이란다. 남 (애써 누르며) 됐다, 됐어. 말을 말자, 말을 말아. 내가 저 고등학교도 못 나온 년이랑 무슨 얘길 하냐? 남, 옷을 추려 입고 밖을 나가려는데, 기계음이 들린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기계음은 내내 남과 여의 집에서만 들린다) 여, 재빠르게 리모컨 집어 티브이를 켠다. 남, 언제 그랬냐는 듯 잽싸게 달려와 티브이 앞에 선다. 티브이 화면 가득 노파의 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언제 싸웠냐는 듯) 다리를 절고 있네. 남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언제 싸웠냐는 듯) 빙판길에 넘어졌나? 노파, 문을 열고 들어선다. 머리 위에 짐을 얹고 양손에도 한 가득 짐을 들고 있다. 다리를 절며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여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양 손에 짐이 한 가득이야. 남 (티브이 화면에서 시선 떼지 않는다.) 어디 폐지 같은 거나 주워 오는 거지. 남, 눈치 보며 슬금슬금 여의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여, 기다렸다는 듯 남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과자를 우적거리며 영화 감상하듯 나란히 모니터에 집중하는 두 사람 여 저런 건 도대체 어디에서 줍는 거야? 남 아파트 쓰레기통, 상가 앞, 식당 뒤, 구석구석 뒤지겠지. 여 저게 진짜 돈이 될까? 남 진종일 쌔빠지게 고생하면 끽해야 하루 5천 원 정도? 여 그렇게나 적어? 남 몸만 죽어나는 거지. 노파, 가져온 물건들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금방이라도 쌓인 물건들이 넘어질 듯 위태하다. (혹은 넘어져도 무방하다) 여 저러다 정말 큰일 나시겠다. 쓰러지면 어쩌려고. 남 저런 게 바로 궁상이야. 사는 거 자체가 민폐 인생. 여 너무 그러지 마. 찾아오는 가족도 없다는데 안 됐잖아. 남 아들이 하나 있긴 한데 연 끊은 지 꽤나 된 거 같아. 여 하나밖에 없는 자식새끼, 금이야 옥이야 길렀는데 머리 커서 귀찮다고 외면하고? 남 뻔한 스토리지. 여 사람들은 왜 늘 뻔한 것에 속는 걸까? 남 견디려고 그러는 거지. 그래야 견딜 수 있거든. 여 그래서 수집하나? 헛헛한 마음을 물건으로. 남 마음이 물건으로 대체될 수 있다는 그 생각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거야? 여 오빠. 남 응? 여 난 저렇게 살기 싫어. 남 (여자의 배 쓰다듬으며) 내 자식도 저렇게는 살면 안 돼. 천장에서 쿵쿵쿵 하는 소리가 들린다. 여 (하늘 올려보며 남자의 곁으로 바짝 붙는다) 뭐지? 남 저놈의 쥐새끼들. 여 쥐야? 남 사람 없을 땐 내내 조용하다가 꼭 들어오면 저 난리지. (둘러보다 빗자루를 집어 천장을 하늘로 쿵쿵 찌르면 이내 조용해진다) 조용히 해, 새끼들아! 여 (번뜩 뭔가 생각난 듯 남자의 빗자루를 빼앗는다) 오빠, 줘 봐. (천장 환기구를 열어 그 안을 기웃거린다.) 남 뭐해? 여 (이내 뭔가를 손에 쥐고 내려온다) 잡았다! 남 (여자에게 멀찍이 떨어지며) 잡았다구? 쥐를? 여 (의기양양) 응. 남 뭐하려고? 여 할머니 갖다 주게. 남할머닐? 여 적을 알고 나를 알면 그때부터 백전백승! 게임 끝이야. 여, 남자가 말릴 새도 없이 후다닥 밖으로 나간다. 남 야! 자기야! 여, 어느새 옆집으로 넘어갔다. 노파 집 대문을 두드린다. 남, 티브이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본다. 여 할머니! 노파 목소리 뉘슈? 여 저어, 옆집인데요. 잠깐 문 좀 열어주실래요? 노파, 절룩거리며 느리게 현관 앞을 걸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문 살짝 열고 고개만 삐죽 내민다. 경계하는 느낌이다.) 뭔디 그랴? 여 수도관이 동파 돼서 걱정 돼서 한 번 와봤어요. 많이 추우시죠? 노파 겨울인디 추운 건 당연하지. 여 그래서! (쥐 내밀며) 이거라도 가지고 계시라고요. 만져보세요. 노파 (떠밀리듯 받아들며) 이게 뭔디? 여 쥐요. 노파 쥐? 여 살아있어요, 아직 따뜻하구요. 노파 (의심스러운) 애기 엄만 안 춥가니? 똑같이 사람으로 태어난 몸땡아리, 애기 엄마도 솔찬히 추울 텐디. 여 전 괜찮아요. 옆에 남자친구도 있구, (배를 내려다보며) 뱃속에 아기도 있잖아요. (돌아가려면) 노파 (문을 처음보다 조금 활짝 연다) 저기, 색시! 여 (돌아보면) 네? 노파 나 그런 사람 아녀! 여 뭐가요? 노파 선물을 받았으면 은혜를 갚아야지. 쪼매만 기다려. 뭐라도 줄 거 없나 찾아 볼랑게. 난 천성이 신세 지곤 못 사는 성격이여. 노파, 집 안으로 들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노파, 물건들 사이를 뒤지기 시작한다. 둘러보다 한 묶음의 짐 보따리를 내밀며,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이불 있어? 여 네? 노파 새댁 집에 이불 있느냐고? 여 (생각하다) 하나 있긴 한데 그게 사계절용이라 그렇게 따뜻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쓸 만해요.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잖아요. 추우면 우리 자기랑 꼬옥 껴안고 있기도 하고…. 노파 (자랑스럽게) 날도 추운디 한 사람당 두 개 정돈 덮어야지. 우리 집엔 이불 엄청 많아. 이것 말고도 여덟 개나 더 있는디? 여 (받아들며 감동이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머닌 정말 마음이 따뜻하시네요. 노파 세상 혼자 살간? 서로 돕고 사는 기 세상이지. 추워. 얼른 가. 노파, 먼저 들어간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여, 자신만한 커다란 이불을 가지고 들어온다. 여 (한숨 길게 내쉰다) 아후, 안 되겠어. 도저히 못하겠어. 남 (이불을 받아들며) 왜 또 그래? 여 백퍼센트 코튼 마크잖아. 오리털도 아닌 거위털이야. 이게 얼마나 비싼 건지 오빠가 알기나 해? 남 할머니가 주신 거야? 여 그래. 저쪽 집에 엄청 많대. 남 자기야,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강하게 다져야 해. 생각해 봐, 저 할머니 돌아가시면 그게 전부 우리 거야. 이불 깔고 덮고 지지고 볶고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니까. 여 몰라. 암튼 기분이 안 좋아.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서 도저히 그 일은 못하겠어. 이건 옳은 짓이 아냐. 우리도 그냥 남들처럼 평범하게 취직 같은 거 해 보는 거 어때? 남 아니. 구직은 더이상 희망이 없어. 여 오빠, 그러지 말고 일용직이라도 구해 보자. 남 (여자의 배를 내려다보며) 이 몸을 해 가지고? 여 우리 사정 얘기하면 받아주는 데가 있을 거야. (남자의 손 잡으며) 오빠…. 남 …. 여 제발…. 남 …. 넌 그럼 빠져. 이번 일은 나 혼자서 할 테니까. 여 그런 말이 어디 있어? 우린 한 몸이야. 이 아이들 낳기로 결정한 날 잊었어? 뭐든 함께하기로 약속했었잖아. 남 그랬었지. 여 우린 그때 너무 힘들었어. 남 알아. 여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부모도 없고. 빽도 없고. 남 아무것도 없었지, 우린. 여 그래도 행복했었잖아. 남 사랑만이 전부였던 시기였지. 여 극복하자. 할 수 있어. 노력하면 어떤 일도 다 이뤄낼 수 있다니까. 남 개소리야. 여 오빤 옆집 할머니 보면 친할머니 생각 안 나? 오빠도 할머니가 키워 주셨다며? 남 그때 생각 따윈 하고 싶지 않아. 여 난 가끔 그 시절이 그립던데…. 아무것도 몰랐던 그 시절,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던 그때가 나았던 거 같아. 너무 많이 아는 지금은…. 남 할머닌 나를 학대했어. 여 학대? 남 어린 꼬마였지. 아빠 손에 이끌려 왔던 날, 아빠 등 뒤로 숨었던 날, 할머니의 우악스런 손아귀가 나를 질질 끌고 갔어. 그리곤 내가 아빠 인생을 망쳤다며 끝없는 폭언과 폭력을 휘둘렀지. 여 오빠, 옆집 할머닌 오빠네 할머니와는 달라. 이렇게 이불도 주고 정말 좋으신 분이라고. 남 아무리 그래도 나쁜 점은 분명 있을 거야. 옆집 할머니의 나쁜 점을 한 번 생각해 봐. 여 할머니의 나쁜 점? (생각하다가) 예를 들면…? 남 예를 들면…. (생각났다) 저장강박! 저렇게 쓰지도 못할 거 쟁여만 놔서 이웃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잖아. 저것도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티비에서 본 거 같아. 기억 안 나? 전에 복지관에서 도배 새로 해준다고 했을 때…. 여 (조금 솔깃하다) 아, 그때! 난리부르스도 아니었지. 문 앞에 대자로 쫙 드러누워가지고. 남 그래! (좀 장황하게) 물건들 좀 치우려고 그러면, “차라리 날 밟고 가라! 이것들아! 내 두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저 물건들 못 뺏는다!” 아니, 지가 무슨 이순신이야? 잔다르크야? 저 중에 쓸 만한 물건이 어디 있다고 저 난린지. 저런 건 욕심이 많다는 반증이야. 여 욕심? 남 그래. 스크루지보다 더 지독한 짠순이. 집에 물건들은 숨기면서 정작 중요할 땐 나 몰라라 외면하지. 저러다 결국 저 쓰레기 더미에 깔려 돌아가실 거야. 자기 꺼 꽉 움켜쥐고 남의 거 야금야금 훔치면서. 여 (놀라) 저 물건들이 훔친 거야? 남 훔친 거지. 박스 뒤지고, 남의 물건 뒤지고, 더 가난한 사람들 기회 뺏으면서. 여 (동조됐다) 몰랐어. 할머니가 그런 사람인 줄. 남 (여자의 손 잡으며) 자기야, 그러니까 마음 약해지면 안 돼. 우리도 남들처럼 살아야지. 혼인신고도 제대로 하고, 애들 호적도 제대로 올리고. 남들 사는 만큼 딱 그만큼만 살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만.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노크 소리) 색시, 안에 있어? 여 누구지? 남 할머니다! 노 파색시! 여 왜 온 거지? 혹시 우리의 계획을 눈치채신 건가? (남자를 쿡 찌르며) 오빠! 오빠가 나가봐. 얼른. 남 (경계하며 문 쪽으로 다가선다.) 누구시죠? 노파 옆집이외다. 색시 있슈? 여, 겁에 질려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남 잠깐 이 앞에 나갔는데요. 왜 그러시는지…? 노파 구청에서 라면 한 박스를 선물로다 줬는디. 내가 밀가리를 먹으면 위가 쓰려. 남 (여전히 경계하며) 그래서요? 노파 색시 먹을랑가 물어볼라고 그러지. 남 무슨 라면인데요? 노파 진라면이랑 너구리랑 짜파게티랑 뭐 이것저것 섞였는디? 남, 여자를 바라보면 여, 세차게 고개를 끄덕인다. 남 (찜찜하지만 문을 살짝 연다) 뭘 이런 걸 다 주시고…. 노파 (고개 들이밀며) 애기 엄만 어디 멀리 갔수? 여 (잽싸게 이불로 머리를 덮는다) 남 슈퍼 갔어요. 라면 사러. 노파 아이고, 잘 됐고만. 내가 그 시간에 딱 맞춰 왔네. 얼른 전화혀서 라면 사지 말고 오라 그랴. 신혼부부들이 무신 돈이 얼마나 있다고. 얼른 전화혀. 남 네에. 그럴게요. 노파 (가려다가 돌아본다) 임신했을 땐 특히 남자가 잘해야 혀. 먹고 싶다는 거 있담 다 멕이구, 짜증내도 것도 일절 받아주고. 남편이 잘해야 그 기운에 평생 살아. 늙은이 말이라고 무시허지 말구 새겨들어. 알겄지? 남 네, 그럴게요. (하다가) 근데 겨울엔 딸기를 못 구하잖아요. 노파 색시가 딸기가 먹고 싶대? 남 네에. 노파 딸인가 보네. 딸기가 땡기는 걸 보니. 남 (헤벌쭉, 딸 생각에 기분 좋다) 딸이래요, 딸. 것도 쌍으로다. 노파 둘씩이나 들어 있어? 남 (헤벌쭉) 네에. 그렇다네요. 노파 아이고, 장해라. 장해. 참말로 장하네 그려. 남 (꾸벅 인사하며) 할머니, 라면 잘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남, 라면박스를 입구 옆에 놓는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들어오셨습니다. 여 (뒤집어쓴 이불 밖으로 빠져나오며) 갔어? 남 (복잡하다) 응. 여 할머니 정말 나쁜 사람 맞아? 남 (찜찜하다) 그렇다니까. 여 이렇게 이불에 라면까지 주셨는데도? 남 (멈칫) 의도를 생각해야지. 왜 이런 조건 없는 나눔을 베푸는지. 여 조건 없는 나눔? 남 세상엔 공짜란 없는 법이야. 본디 그렇게 세상은 굴러가게 돼 있어. 근데 이거 봐봐. 할머니가 주신 것들.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겠어? 여 (생각하다 머리를 쥐어 잡으며) 정말 모르겠어. 남 중졸인 네가 이해하기엔 좀 어려운 문제일 거야. 좀더 깊게 생각해 봐. 여 (생각하다) 할머니에게 실망했어. 남 (환희에 차) 생각났어? 여 임산부에게 라면을 먹으라니. 딸기는 못 줘도 라면을 먹으라고 권하는 건 아니잖아. 라면은 성인병 고혈압의 원인이야. 과다한 나트륨 함량으로 내 아이들이 아토피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지. 남 그래! 바로 그거야! 여 (여자 뭔가를 깨달은 듯 놀라 입을 막는다) 설마 할머니가 이 모든 걸 꾸민 거야? 남 그, 그런 거지. 여 꼴랑 라면 하나 주면서 생색은 있는 대로 다 내면서? 남 드디어 깨달았구나. 여 오빠 말이 맞았어. 저 할머닌 나쁜 사람이야. 남 그럼. 난 언제나 네 편이야. 여 내 앞에선 위해주는 척, 순진한 척하면서 뒤로는 엄청난 계략을 꾸미고 계셨던 거야. 남 이제 말이 통하는구나. 여 할머니 재산이 얼마라고? 남 한 십억쯤 되려나? 여 확실한 거야? 남 (당황스러운) 그냥, 사람들 얘기가…. 그러지 않겠느냐. 풍문이지, 풍문. 여 강남에 빌딩이 두 개라며? 설마 그것밖에 안 되겠어? 아아, 할머니가 빨리 뒈져버렸음 좋겠어. 남 걱정 마. 조만간 그렇게 될 테니까. 그전에 우리는 먼저 선수 치고 튀자. 할머니 재산 홀라당 챙겨가지고. 여 몇 주 후에나 발견되시겠지? 이참에 단단히 한몫 챙기자고. 남 우리가 먼저 발견한 걸 고마워할지도 몰라. 여 무연고니 찾아오는 사람도 없을 테니까. 남 장례식은 고사하고, 저 많은 짐들 정리하려면 국가도 고생이지. 여 맞아. 저 중에 쓸만한 건 전부 처분하고 할머니 통장이랑 국가보조금 남은 거랑 이것저것 모아서 한몫 단단히 챙기자고. 남 그 돈으로 알콩이랑 달콩이 피아노랑 발레를 가르치는 건 어때? 여 피아노랑 발레? 남 내 오랜 로망이거든. 알콩이는 피아노를 치고 달콩이는 그 옆에서 발레를 하고. 나랑 넌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완벽하지 않니? 여 (상상하다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죽이자! 남 (놀라) 뭐? 여 할머니가 죽을 때까지 도저히 못 기다리겠어. 지금 당장 죽이자! 시간이 얼마 없어. 좀 있으면 알콩이와 달콩이가 태어날 거라고! 남 그래도 지금은 너무 이르잖아. 여 이르긴 뭐가 일러? 당장에 실행에 옮겨야지. (찬장을 뒤져 식칼을 꺼낸다. 금방이라도 실행에 옮길 듯 위협적인 표정이다) 남 자, 자기야. 왜 그래? 여 시간이 얼마 없다니까. 우리 애들은 우리처럼 자라게 할 순 없잖아. 오빠. 남 그래도…. 여 일단, 최고급 산후조리원부터 예약해줘. 거기에서 인맥을 쌓아야지. 남 결심이 선거야? 여 응! 남 양심의 가책 같은 건 사라지고? 여 그딴 거 개나 주라 그래! 남 그래도 좀 그렇잖아. 살인과 고독사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여 (비장하다) 아니, 나는 해야겠어. 이제는 행동으로 옮길 때야. 여, 성큼성큼 현관을 향해 걸어가는데 남, 급하게 현관문을 막아선다. 남 자! 잠깐! 여 왜 이래? 비켜. 남 어쩌면 우리 할머니보다 옆집 할머니가 조금은 더 나은 사림일지도 몰라. 여 무슨 소리야? 언제는 나쁜 사람이라며.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 등쳐 먹는. 남 그건…. 그냥 내 생각인 거고. 여 아니. 아무리 자기가 진실을 외면해도 그건 명백한 사실이야. 남 자기야. 진정하고 조금만 기다리자. 여 뱃속의 아이가 세상 구경을 하고 싶어 한다니까. 남 알아! 그건 나도 알지. 하지만 얼마 안 남았어. 금방 돌아가실 거야. 여 알콩달콩이도 시간이 없어. 남 그래도 애들은 어리니까 아직 세상에 대해서 잘 모르잖아. 어쩌면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믿을지도 몰라. 여 위선 좀 그만 떨어. 알콩이 달콩이도 우리처럼 살게 할래? 우리처럼 거지 같은 옷 입고 거지같은 방 안에서 지내면서. 입에서 김 나와서 겨울이면 끔찍하고. 여름이면 뜨거운 선풍기 끌어안고 지내면서. 거지 같은 학교 졸업해서 쥐꼬리만 한 월급 못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외식은커녕 맨날 돈돈 거리면서 지내겠지. 남들 다 다니는 학원 한 번 못 보내고, 학교도 간신히 졸업하고, 어쩜 못할지도 몰라. 그렇게 눈치 보며 살게 할 거야? 남 돈만 있다고 행복한 건 아니잖아. 우리 둘이 사랑하는 모습 보여주고 우리가 떳떳하면 자식들도 언젠간 알 거야. 언젠간 부모의 노력과 수고를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 여 떳떳해? 우리가 뭐가 떳떳한데? 복지관에서 공짜밥 얻어오는 게 떳떳한 거야? 예방접종비용 비싸 못 맞는 게 떳떳한 거야?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떳떳한 지 알려줘 봐. 내 손에 싸구려 반지라도 하나 끼워주고 남들 하는 만큼 결혼식도 제대로 올리려면 그 망할 놈의 돈이 필요하다고 난! 네가 뭐라고 떠들던 간에 난 오늘 저 할머닐 죽여야겠어! 여, 남자를 밀어낸다. 남, 막았던 자리 무너지듯 자리를 비켜선다. 여, 밖으로 성큼성큼 걷는다. 거칠게 현관문을 두드린다. 한 손엔 칼을 숨기듯 쥐고 있다. 여 할! 머! 니! 노파, 느리게 현관으로 다가온다. 노파 옆집 색신가? 기계음 김분임 할머니가 외출하셨습니다. 노파 (문을 활짝 열며) 색시, 마침 잘 왔어. 들어와 봐, 어여. 여, 무시무시한 얼굴이다. 성큼성큼 노파 집 안으로 들어간다. 좁은 집 안, 서로를 마주 보고 간신히 선 노파와 여자 그 가운데 딸기 한 팩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여, 칼을 빼들고 찌르려다 딸기를 보고 멈칫하는데, 노파 먹고 싶었다며? 여 네? 노파 신랑한테 다 들었어. 딸기 먹고 싶다 그랬다며. 여 (냉랭한) 그런데요? 노파 요리하다 온겨? 여 뭐여? 노파 지금 칼 들고 서 있잔여. 여 (칼을 숨기며) 대파 있으세요? 노파 대파? 여 라면에 넣으려고 보니 대파가 마침 똑 떨어져서요. 노파 글씨. 대파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겄네. 혼자 사는 노인네라 집 안에 마땅한 게 없어. 배고프면 먹고 안 고프면 굶고 그러니께. 노파, 쭈그려 앉아 냉장고를 연다. 이것저것 뒤적거린다. 여, 딸기 팩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노파 (냉장고 뒤지며) 찬물에다 밥이나 말아먹지. 음식이 변변찮해. 대파가 있을라나 모르겄네. (돌아보며) 대파 대신 양판 안 되야? 여 그거라도 주시면 고맙구요. 노파, 양파를 한 망 건네준다. 계란, 버섯 이것저것 한 움큼 들려 있다. 여, 얼떨결에 받아든다. 노파 딸이라매? 여 네? 노파 남편이 많이 좋아하드라고. 여 그 자식이 임신한 걸 좋아해요? 노파 가장의 위치가 원래 그런 거여. 좋으면서 티도 못 내고 맘속 복잡허고. 섭섭하고 서운한 게 있더라도 자네가 넓은 맴으로다 이해혀야지. 여 싫어하는 줄 알았어요. 노파 한 인간을 다른 인간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제. 용기 잃지 말구 악착같이 살어잉. 여 …. 노파, 딸기를 까 여자의 입에 넣어준다. 노파 어뗘? 맛이? 여 달아요, 아주. 노파 내가 샥시가 딸기 좋아하는 걸 우찌 알았겠어? 신랑이 챙겨주고 싶은디 맘처럼 되지 않응게 속상한 겨. 색시도 알지? 신랑이 많이 노력하고 있다는 거. 여 네에. 노파 겨울엔 딸기가 없어. 비싸기도 하고. 우리 같은 사람은 먹기 쉽지 않제. 맴이야 그렇지 않겄지만 그래도 너무 서운해하덜 말어. 여 (맛있게 딸기를 먹는다) 할머닌 안 드세요? 노파 난 늙어서 식욕도 읍서. 뭐가 맛난지도 모르겄고 배만 차면 그만이여. (딸기 팩 건네며) 가져가서 신랑이랑 맛나게 나눠 먹어. 여 자꾸 이렇게 주시기만 하면 제가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잖아요. 노파 아녀, 아녀. 내가 뭐 바라고 그런 것도 아닌디. 여, 딸기 팩 챙겨들고 느리게 돌아서면, 노파 샥시. 여, 멈춰 선다. 노파 내가 쪼매난 부탁 하나만 혀도 될까? 여 (다시 경계한다) 부탁이요? 노파 뭐 거시기한 건 아니고. 내가 만약 죽거들랑 내 시신 처리 좀 해돌라고. 그냥 보다가 요 며칠 안 보이면 구청 같은데다 연락 좀 햐줘. 그 짝에서 알아서 잘 해줄 텐게. 여 할머니. 그런 말씀 마셔요. 오래오래 사셔야죠. 노파 암만 그래도 아가들도 있는디 시체 냄시 풍기며 마무릴 할 순 없지 않겄어? 죽는 날을 내가 택할 수 있으면 좋겄지만 살아보니 그것도 내 맘대로 안 되고. 시상에서 제일 나쁜 게 지 목숨 지가 끊는 거라 그럴 수도 없고. 얼마 안 되지만 이 콧구녕만한 집구석도 여기저기 뒤져보면 쓸 만한 게 있을 거여. 마지막 부탁 들어준 보답이다 생각하고 부담 갖지 말고 가져. 보니께 나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거 같더라고. 세상천지 아는 사람이라곤 자네가 준 요 쥐새끼랑 자네 집안 식구들이 전부니께. 여 할머니, 그런 말씀 마세요. 그러면 저희가 너무 죄송하잖아요. 노파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내가 오히려 미안허지. 나, 한 번만 만져 봐도 되나? 노파, 여자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여자의 배에 손을 지그시 댄다. 노파 꼼틀거리는구만. 생명이. 한 생명이 가믄 또 다른 생명이 오겄지. 그것이 자연의 섭리니께. (여자의 배에 대고) 환영하네. 이 세상에 온 걸. 여, 노파가 준 딸기 팩을 가지고 도망치듯 그 집을 빠져나온다. 여, 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선다. 남 어떻게 됐어? 여, 딸기 팩을 남자에게 집어 던진다. 너부러진 딸기들 남 뭐야, 이게? 여 입양 보내. 남 뭐? 여 그렇게 해. 남 뭔 소리야? 여 막달이라 지우진 못하겠구, 그냥 입양이나 보내자구! 남 지긋지긋하다, 정말. 또 그 소리냐? 여 네가 듣고 싶어 했던 말이잖아! 남 난 어떻게든 살고 싶어서 그런 거야. 여 (노려보며) 미친 새끼. 할머니가…. 할머니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린다) 기계음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김복임 할머니가…. (반복 재생된다) 남과 여, 동시에 옆집을 돌아본다. (암전) >>등장인물 남자 여자 노파
  • 고성능 친환경 건축기술 적용된 단독주택 ‘로렌하우스’ 희소가치↑

    고성능 친환경 건축기술 적용된 단독주택 ‘로렌하우스’ 희소가치↑

    풍부한 생활 인프라가 형성된 도심 속 단독주택으로 전원생활 그 자체를 누릴 수 있는 로렌하우스는 이달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와 김포 한강신도시, 오산 세교지구 ‘로렌하우스’ 홍보관을 오픈했다. 로렌하우스는 아파트 위주의 획일화된 주거문화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비용으로 쾌적한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는 주거형태로 공급 전부터 많은 문의가 이어졌다. 층간소음의 해방은 물론 건강한 육아가 가능한 고성능 단독주택으로 홍보관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정부와 LH가 리츠(REITs)와 제로에너지 건축기술을 적용해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으로 선보인 ‘로렌하우스’는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수요층에게 합리적인 비용으로 단독주택에 임대로 거주할 수 있도록 제공해 호평 받고 있다. 4년 의무 임대기간 이후 일반 분양으로 전환되지 않는 지속 임대 전용 상품으로 공급되는 로렌하우스는 임차인이 계약조건을 준수할 경우 계속 임대거주가 가능하다. 최근 단독주택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단독주택을 직접 건축하거나 구입할 때의 발생되는 경제적 부담과 이주 시 환금의 어려움, 유지관리 등으로 단독주택은 실제 구입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번 선보인 로렌하우스는 분양전환에 따른 개발이익이 없는 임대전용 단독주택으로써 임대료의 경우 유사평형의 아파트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건설원가 조달에 대한 비용, 이자 등과 최소한의 운영경비를 기준으로 책정될 것이라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유는 기준이 되는 로렌하우스의 건설원가가 전용 85㎡ 기준 아파트 대비 약 2~5배의 토지면적 및 약 3~6배의 넓은 서비스 면적을 제공하는 단독주택이다. 이런 특성 등으로 전용 85㎡ 기준 아파트 대비 약 130%~160%의 원가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고성능 친환경 건축기술이 적용된 단독주택으로 전기료, 냉·난방비 등의 에너지 비용이 기존 일반 아파트 대비 약 65% 정도 절감이 가능한 ‘로렌하우스’다. 난방비의 경우 고단열 등 패시브 기술을 통해 연간 20만원대 수준까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외부차양 및 단열, 태양광 발전으로 효율적인 냉방까지 가능하며 주택 외벽 전체를 감싸는 외단열 공법과 열교 차단 공법을 적용한다. 이를 통해 외벽과 내벽 단열재 사이의 온도 차에 의한 결로와 곰팡이 발생을 차단하고, 아토피와 같은 피부,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단독 임대주택의 특성에 맞게 내구성 높은 자재와 특화디자인도 도입할 계획이다. 모든 주택에는 개별 주차장 및 앞 정원, 뒷 정원(Private backyard), 다락방이 마련되고, 유형에 따라 테라스 및 작업실도 제공된다. 더불어 빌트인 가구 및 냉장가전과 공간활용을 극대화하는 수납공간은 물론 픽쳐레일과 같은 인테리어 소품 등을 발굴하여 적용할 예정이다. 개별 유지관리 및 방범 등 보안문제는 전문 임대관리사업자를 통해 방범, 원격 검침, 커뮤니티 생활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어서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로렌하우스’의 소규모 홍보관은 ▲행정중심복합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오산 세교지구에 각각 마련돼 있으며준공예정일은 내년 12월, 입주예정일 2019년 1월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내 최초 장내 미생물 은행 건립

    전북 순창군이 국내 최초로 대변에서 채취한 미생물을 모아 보관하는 ‘장내 미생물 은행’(대변은행)을 건립한다. 순창군은 순창읍 장류단지 인근 7000㎡ 부지에 한국형 대변은행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대변은행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비 2억원은 내년 국가예산에 반영됐다. 이 사업은 1단계로 300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최첨단 시설을 갖춘 대변은행을 건립한다. 2단계로는 2025년까지 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연구·개발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대변은행은 신생아와 10대, 20대 등 건강한 사람 50만명의 대변을 기증받아 미생물을 채취, 영하 196℃에서 동결한 뒤 질소 탱크에 보관하는 기능을 한다. 보관된 미생물은 비만, 당뇨, 대장염, 대사증후군, 아토피 등 질병 치료와 연구에 사용된다. 또 맥주 등 식품 효모에서부터 농업, 의학, 바이오, 화장품 분야까지 폭 넓게 활용 가능하다. 한국형 대변은행 설립을 주도하는 순창군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은 현재 발효식품 관련 미생물 4만여 종류를 확보하고 있다. 2020년까지 30만 종류로 늘린다는 구상이다. 전북연구원은 순창군의 대변은행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노인성 질환 치료제 개발과 의료비 절감, 농업을 비롯한 각종 분야에서 1조 2000억원의 신규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일자리도 직접 고용 1000명 등 1만여개가 만들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한국형 대변은행이 들어서면 순창군은 먹는 미생물 산업기반에서 건강·장수 등 바이오산업의 거점으로 발돋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내 미생물 은행은 선진국에서도 관심 산업이다. 미국은 2013년 ‘분변은행’, 네덜란드는 2016년 ‘배설물 기증은행’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피해 17명 추가 인정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건강 피해자가 17명 추가 인정됐다.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제3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신청자 조사·판정과 태아피해 조사·판정 등 2건의 안건을 심의, 의결했다. 피해신청자 조사·판정은 2015년 3차 피해신청자(12명)와 지난해 4차 신청자(339명)에 대한 폐 손상 조사·판정 결과를 심의해 7명을 피인정인으로 의결했다. 이전 조사·판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159명에 대한 재심사에서는 5명이 구제대상(1~2단계)에 포함됐다. 태아피해 14건에 대한 판정에서는 5명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인정됐다. 이번 의결로 폐 손상 조사·판정이 끝난 피해인정 신청자는 전체 피해신청자(5927명)의 43%인 2547명이다. 피해를 인정받은 피인정인은 404명(폐 손상 389명·태아피해 15명)으로 늘었다. 한편 폐 손상 인정기준 재검토와 인정 질환 확대를 위해 운영 중인 건강피해 인정 기준 검토위원회는 소아·성인 간질성 폐질환과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피부염, 폐렴, 독성간염, 알레르기 결막염, 피해자 호소 기저질환 등 8개를 검토 대상 질환으로 선정하고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한 연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는 검토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정부구제급여나 민간분담금으로 조성한 구제계정(1250억원)에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연내 피해구제위를 열어 지난해 접수한 피해신청자 4059명에 대한 판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폐 손상뿐 아니라 천식질환 우선검토대상자 중에서 인정 가능성이 높은 피해자에 대한 개별 판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바이오분야 연구자들의 올해 관심사도 역시 ‘인공지능’

    바이오분야 연구자들의 올해 관심사도 역시 ‘인공지능’

    바이오 분야 연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졌던 올해 주요 뉴스는 ‘기초연구비’ ‘인공지능’(AI) ‘살충제 계란’ ‘유전자가위’ ‘미세먼지’이었다.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브릭)은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의생명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선정한 ‘2017년도 국내 5대 바이오 성과 및 뉴스’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의생명과학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생명과학, 바이오융합, 의과학부문과 일반뉴스부문 톱5와 올해의 키워드를 각각 선정했다. 우선 생명과학 연구성과 톱5로는 유전자 가위효율 높일 수 있는 검증기술(연세대), 뇌학습 및 기억 담당 신경회로망 3D 배양(KIST/UST), 정밀한 마이크로RNA 정보 해독(서울대/IBS), 유전자가위로 인간배아 유전자변이 교정(서울대/IBS), 과도한 신경흥분으로 파킨슨병 발병 규명(카이스트)가 꼽혔다. 바이오융합부문 연구성과 톱5는 눈물 한 방울로 통풍검사 기술(카이스트), 치매 단백질 제거 금속착물 개발(기초지원연, 카이스트, DGIST, UNIST), 소변으로 암진단 기술(UNIST), 물 속에서도 쓰는 고점착 패치소재 개발(성균관대), 3D 프린터로 인체혈관 구조 제작(전남대병원, 부산대, 포스텍)이 선정됐다. 의과학부문에서는 조울증 유발 핵심단백질 메커니즘 규명(포스텍, UNIST), 아토피피부염 치료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개발(한양대), 장내 면역세포 분화 돕는 마이크로RNA발견(생명연/UST), 혈관신생 지휘 전사인사 단백질 발견(카이스트/IBS), 자폐증 생쥐 모델 개발(서울대, 포스텍)이 꼽혔다. 이와 함께 과학 분야 일반 뉴스에서 바이오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기초연구지원 확대를 위한 국회 청원, 과학기술혁신본부장과 중소기업부 장관 후보자 자격 논란, 정부출연연구기관 비정규직 문제 등이 꼽혔다. 한편 브릭은 2003년부터 매년 연말 생명과학관련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국내 바이오 10대 뉴스’를 선정했고 2011년부터는 국내 바이오분야 연구성과 및 뉴스 톱5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올해만 12번째 구립어린이집… 맘 편한 송파

    올해만 12번째 구립어린이집… 맘 편한 송파

    서울 송파구는 오는 15일 위례동 송파 와이즈 더샵 아파트 단지 안에 56번째 구립어린이집을 개원한다고 12일 밝혔다. 인구 유입이 한창인 위례신도시(위례택지개발지구)는 그동안 구립어린이집 유치 요구가 컸던 곳이다. 구는 올 초 입주자대표회의와 협의해 단지 안 공간을 10년 무상임대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시설을 리모델링한 후 개원하게 됐다. 송파 더샵 구립어린이집 개원식은 15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이로써 올해 들어 송파구에 문 연 구립어린이집은 12곳이다. 구는 내년까지 구립어린이집을 80곳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여성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공공보육시설 확충을 민선 6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올해 구가 여성·아동친화도시로 선정됨에 따라 보육시설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립어린이집은 올 12월 기준 56곳으로 사업 추진 전 42곳에서 빠르게 늘었다. 977명의 영유아가 구립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구는 맞춤형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을 장려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을 위한 시간 연장 보육과 영아 전담 보육, 장애아 보육을 지원하는 장애아 통합 보육,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는 다문화 통합 보육 등이 있다. 또 아토피어린이집, 숲어린이집 등 다양하다. 박 구청장은 “구립어린이집 확충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면서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보육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쾌적한 어린이집·친환경 급식·교구… ‘아이 좋은 서대문구’

    쾌적한 어린이집·친환경 급식·교구… ‘아이 좋은 서대문구’

    ‘아동의 아동에 의한 아동을 위한’ 서울 서대문구의 전방위적 행보가 눈길을 끈다. 서대문구는 아동이 행복하고 존중받는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올해 다양한 보육사업을 추진한다. ‘아이 좋은 서대문구’를 위한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서대문구의 보육정책은 공무원들이 만들지 않는다. 학부모, 보육교사, 어린이집,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협치를 통해 보육 의제를 공론화하고 정책 제안, 실천까지 함께하고 있다. 협치가 아이들의 양육과 보육 환경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지난해 1월부터 서대문구는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에 ‘종합보육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내년 10월 종합보육센터가 문을 열면 육아 지원을 위한 지역 내 거점기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하 1층, 지상 3층 총면적 2141㎡(약 650평)의 공간에는 ‘아토피 어린이집’(가명)이 들어선다. 아토피, 천식 등 환경성 질환에 취약한 영유아의 안전을 위해 친환경 건축 마감재와 교구를 사용한다. 또한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한 환기 시스템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주방과 위생 설비를 갖춰 밝고 쾌적한 보육 환경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공간에는 요리체험교실, 장난감·도서대여실, 실내놀이터, 키즈카페와 부모자조모임실 등도 조성된다.서대문구는 친환경 급식, 간식 제공에도 적극적이다. 친환경 식자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저조했던 2007년부터 구비를 투입해 영유아의 안전한 먹거리에 신경써 왔다. 생협을 통해 친환경 식재료를 공동구매해 지역 내 158개 어린이집에 연간 6억 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보건복지부의 1인 1식 급식비 지출 기준인 1745원보다 505원이 높은 2250원을 지출하고 있다. 또한 매월 5군데 이상 상추, 콩나물 등 10개 품목의 식자재 잔류농약 검사도 국립농수산물관리원에 의뢰해 진행한다. 실내 공기질 개선 사업 역시 지난 10월 시행한 서울시보다 5년 먼저 시작했다. 미세먼지 등 최근 대두되고 있는 대기환경 문제와 관련해 서대문구는 보육실의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예산을 2012년부터 편성하고 있다.서대문구의 자생적 모임인 ‘보육포럼’ 역시 자랑거리다. 보육포럼은 어린이집 원장과 학부모를 포함한 주민이 주체가 된다. 2015년부터 23명의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활동 중이며 아이들의 성장 발달과 안전한 먹거리 등 건강한 보육정책 수립에 참여한다. ▲1회 아이들 곁에 있기, 그리고 함께 성장하기 ▲2회 온 마을이 함께 키우는 아이들 ▲3회 미디어가 미취학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 ▲4회 안전한 먹거리!, 아이들의 행복한 밥상! ▲5회 아이들은 왜 숲에서 놀아야 하는가 ▲6회 마을 놀이터 이대로 좋은가 등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거쳐 구정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서대문구 백련산, 인왕산에는 ‘숲으로 간 놀이터’가 있다. 숲에 있는 자연물 찾아 모으기, 솔방울 던지기, 나무토막 나르기, 나뭇잎 수 세기 등이 놀이가 된다.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접목해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등의 정신적·심리적 치유를 돕기도 한다. 구 관계자는 “아이들이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하며 정서를 함양하고 지성, 감정, 의지를 균형 있게 갖춰 원만한 인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라면서 “숲에서 맘껏 뛰놀고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등 전인적 성장을 위해 제공하는 공간으로 인공 시설보다는 자연 체험 위주의 공간 조성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지역 내 양육자, 유관기관 관계자, 공무원 등이 모여 보육과 관련된 소통의 장이 되는 ‘우리 동네 보육반상회’, 보육교사가 본연의 업무인 보육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어린이집 화장실, 계단 청소 등을 돕는 ‘키즈클린플러스 사업’ 역시 서대문구의 자랑이다. 서대문구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8월 서대문구는 아동친화도시 조성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곧바로 유니세프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아동실태 연구용역, 조례 제정 등 아동친화도시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 ‘로렌하우스’ 건강지킴이 주거지로 눈길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 ‘로렌하우스’ 건강지킴이 주거지로 눈길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로 인해 많은 이들은 창문개방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실 자연환기는 살아감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환기가 어려운 밀폐된 공간에 오래 있는 경우, 산소는 감소하고 이산화탄소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더불어 일산화탄소, 곰팡이 등 유해물질이 자연환기를 통해 밖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호흡기 질환과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 등의 질병이 발병할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호흡기나 피부 질환을 앓는 환자가 요즘 급증하면서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주거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요자들의 니즈를 부합하는 새로운 주거 공간이 공급예정이라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고,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공급하는 ‘로렌하우스’가 그 주인공이다. 로렌하우스는 자연친화적인 주거공간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있다. 특히 열회수 환기장치와 기밀시공을 적용함으로써 창문개방 환기를 통해 발생하는 열손실을 최소화시켰다. 또한 필터를 통해 미세먼지를 걸러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적정 농도를 유지해 주는 주거형태로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할 수 있어 미세먼저 걱정을 덜어줄 예정이다. 주택 외벽 전체를 감싸는 외단열 공법 및 열교 차단 공법도 적용되는 로렌하우스다. 외벽과 내벽 단열재 사이의 온도 차에 의한 결로와 곰팡이 발생을 미연에 차단할 수 있어 아토피와 같은 피부, 호흡기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 평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기요금, 냉난방비 등에 대한 걱정을 덜어줄 수 있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고성능 외벽단열, 열교 차단, 고성능 3중 창호, 고기밀 시공, 열회수 환기장치를 적용한 ‘패시브 요소’와 태양광 패널을 활용한 ‘액티브 요소’가 모두 도입되는 로렌하우스다. 이를 통해 전기료는 물론 냉난방비 등이 동일규모의 기존 일반 아파트 대비 약 65% 에너지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는 각 세대마다 개별 주차장 및 앞 정원, 뒷 정원, 다락방이 조성되며, 유형에 따라 테라스 및 작업실이 마련된다. 내구성 높은 자재와 빌트인 가구 및 수납공간 등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특화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라 수요자들의 높은 호응이 예상된다.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임대형 단독주택인 ‘로렌하우스’는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참가해 추진하는 정부시범사업이다. 주택도시기금과 LH가 출자하여 신용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민간투자자 ㈜더디벨로퍼와 3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가 사업시행자로서 임대주택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구조이며, 함께 참여하는 LH는 자산관리회사(AMC)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로렌하우스’는 분양이 아닌 지속 임대 상품으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임대료는 고성능 단독주택 건설비와 토지비 등 많은 투자비로 유사평형 기존 아파트보다 높을 수 밖에 없지만 임대료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개발이익을 배제하고 적정 임대료를 책정할 계획이다. 4년 의무 임대기간 이후에도 일반 분양으로 전환되지 않는 지속 임대 전용 상품으로 임차인이 계약조건을 준수할 경우 계속 임대거주도 가능하다. 한편 올 12월 임차인을 모집할 계획이며, 내년 12월 준공하여 입주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3도의 선물…따뜻한 쉼표

    53도의 선물…따뜻한 쉼표

    어느새 따스한 온천이 그리운 계절이다. 온천은 ‘피부로 먹는 보약’이라 했다.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12월에 가 볼 만한 온천을 꼽았다. 주변 관광지와 겨울철 먹거리를 연계하면 즐거움이 배가된다.강화 석모도미네랄온천 15개 노천탕에 ‘낙조 풍경’은 덤 석모대교를 통해 뭍과 연결된 인천 강화 석모도가 겨울철 온천 여행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자체와 개인 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온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장 널리 이름을 알린 곳은 석모도미네랄온천이다. 15개에 달하는 노천탕이 특징이다. 온천수는 지하 460m 화강암에서 자연 용출된다. 51도에 달하는 고온의 온천수가 노천탕에 닿을 때면 47도, 추운 겨울엔 43~45도의 따뜻한 온도로 맞춰진다. 대형 온천탕은 저온으로 운영된다. 아이들이 물놀이하기 좋다. 입장 시 나눠주는 소창 수건은 온천과 ‘궁합’이 잘 맞는 온천 수건이다. 온천욕 후 수건으로 물기를 가볍게 닦아 내면 좋다. ▲주변 명소: 온천 단지 초입의 보문사는 4대 해수 관음 성지로 알려진 곳이다. 민머루해수욕장은 갯벌 체험하기 좋은 곳이다. 1㎞ 남짓한 해변은 낙조 명소로도 알려졌다. 석모도자연휴양림도 둘러볼 만하다. ▲맛집: 돌캐(932-3221, 이하 지역번호 032)는 꽃게탕과 밴댕이회무침, 뜰안에정원(932-3071)은 간장게장정식, 보문사 입구 만복성(933-8253)은 간짜장으로 각각 이름난 집이다.속초 척산온천온천탕+산책로+설악산 ‘1석3조’ 재미 강원 속초의 척산온천에 가면 ‘1석 3조’의 재미와 만날 수 있다. 온천탕은 물론 송림 산책로, 설악산까지 체험할 수 있다. 척산온천이 들어선 노학동 일대는 예부터 땅이 따뜻해 겨울에도 풀이 자라던 마을이다. 온천이 처음 문을 연 건 1970년대다. 이어 1985년 원탕 자리에 척산온천휴양촌이 개관했고 이후 척산온천탕, 족욕공원 등이 들어서며 온천 지구의 외관을 갖췄다. 수온은 섭씨 50도 안팎. 피부와 신경통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온천수는 수분이 무거우면서도 부드러워 만지면 매끄러운 감촉이 전해진다. ▲주변 명소: 설악 워터피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천 테마파크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보양온천’으로 지정됐다. 아바이마을과 실향민문화촌, 속초등대전망대, 영랑호, 영금정 등도 두루 둘러보는 게 좋겠다. ▲맛집: 진솔할머니순두부(636-9519, 이하 지역번호 033)는 순두부, 동명항생선숯불구이(632-3376)는 도루묵조림으로 각각 이름났다. 도치알탕은 속초 영랑호 인근의 포장마차촌에서 맛볼 수 있다. 10여개 업소 중 당근마차(632-3139)가 알려졌다.충주 ‘삼색 온천’약알칼리·탄산·유황 온천수 펑펑 충북 충주는 ‘삼색온천’의 고장이다. 약알칼리 성분의 수안보 온천, 탄산이 함유된 앙성온천, 그리고 유황 성분의 문강온천 등 각기 다른 수질의 온천이 솟는다. 대표적인 곳은 수안보 온천이다. 53도의 약알칼리성 온천수가 펑펑 솟는다. 앙성온천은 탄산 온천이다. 탄산은 모공을 확장해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산음료처럼 톡 쏘는 재미 덕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문강온천은 보수공사를 거쳐 내년에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주변 명소: 미륵대원지는 10.6m에 달하는 미륵불(충주 미륵리 석조여래입상)이 인상적인 곳이다. 수안보 온천지구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중앙탑’이라 불리는 탑평리 7층 석탑(국보 6호)은 충주의 대표 아이콘이다. 충주커피박물관(855-8304, 이하 지역번호 043)에선 여주와 우엉, 현미 등을 볶아 만든 ‘여우커피’를 맛볼 수 있다. ▲맛집: 원조중앙탑막국수(848-5508)는 막국수와 만두로 이름난 집이다. 충주에는 꿩요리 잘하는 집이 많다. 감나무집(846-0608), 소라가든(846-7819), 대장군(846-1757), 느티나무가든(847-4676) 등이 알려졌다.함평 해수찜온몸으로 체험하는 뜨끈한 보약 한 사발 해수탕은 바닷가 곳곳에 있어 아는 사람이 많지만, 해수찜은 다소 생소하다. 해수찜은 200여년 전부터 전남 함평 지방에 전해 오는 건강 요법이다. 1300도까지 달군 유황석을 넣은 해수를 이용해 몸을 덥히는 방식이다. 수건에 물을 부어 적당히 식힌 다음 목이나 어깨 등 원하는 부위에 덮는다. 해수가 어느 정도 식으면 대야에 받아 몸에 끼얹어도 된다. 두어 시간 지나 물이 더 식으면 이때부터 족욕을 즐긴다. 발끝에서 올라온 뜨거운 기운이 온몸을 순환하며 땀이 줄줄 흐른다. 해수찜 뒤에는 샤워를 하지 않는다. 그래야 약효가 오래간다고 한다. ▲주변 명소: 해수찜마을에서 돌머리해수욕장이 가깝다. 일몰 감상의 최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인공 풀장도 조성돼 있다. 겨울철엔 가족 낚시터로 손색없다. 모평마을은 돌담이 예쁜 곳이다. 고풍스러운 한옥도 많다. 고택 체험하기 맞춤하다. ▲맛집: 함평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이 육회비빔밥이다. 함평시장 주변의 초록식당(322-5287, 이하 지역번호 061) 대흥식당(322-3953) 목포식당(322-2764) 나비의꿈(323-1570) 등이 알려졌다.부산 해운대온천 할매탕할머니 통증·손주 아토피 싹~ 해운대온천을 대표하는 곳은 해운대온천센터와 할매탕이다. 할매탕은 1935년 문을 연 해운대 최초의 대중목욕탕이다. 2006년 철거 후 해운대온천센터로 새로 문을 열었다. 그러다 온천센터 옆에 새로 건물을 지어 할매탕 간판을 다시 내걸었다. 할매탕은 유독 할머니들이 많이 찾아 지어진 이름이다. 어르신들이 아픈 부위만 물에 담그는 진기한 풍경으로 유명했다. 요즘은 가족탕 형태의 목욕 시설로 명성을 잇고 있다. 대중탕에 가기 어려운 피부병 환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주변 명소: 해운대해수욕장 동쪽의 달맞이길은 일대의 전경이 시원스레 펼쳐지는 곳이다. 동해남부선 옛길은 걷기 좋은 길이다. 청사포엔 최근 청사포다릿돌전망대가 문을 열었다. 바닥의 강화유리 아래로 파도가 일렁인다. ▲맛집: 해운대온천센터 1층의 ‘블랙업커피’에서는 소금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명향(731-3368, 이하 지역번호 051)은 홍합톳밥정식, 송정집(704-0577)은 김치찌개국수, 오복미역 송정점(703-8809)은 가자미미역국을 잘한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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