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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女 200m] 캠벨브라운 8년만에 선수권 金

    [女 200m] 캠벨브라운 8년만에 선수권 金

    8년에 걸친 두 여왕의 대결. 승리의 주인공은 베로니카 캠벨브라운(29·자메이카)이었다. 2일 캠벨브라운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록은 22초 22. 숙적 앨리슨 펠릭스(26·미국)을 눌렀다. 결과를 점치기 힘든 대결이었다. 캠벨브라운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200m 우승자다. 그러나 지난 8년 동안 세계선수권에선 단 한번도 우승을 못 했다. 펠릭스 때문이다. 펠릭스는 2005년 헬싱키대회-2007년 오사카대회-2009년 베를린대회에서 이 종목 3연패를 이뤘다. 올림픽 우승자와 세계선수권 우승자. 과연 누가 진정한 세계 챔피언일까. 대답하기 힘들다. 여왕은 둘일 수 없었고 승자를 가려야만 했다. 경기 시작 시점부터 캠벨브라운이 앞서 나갔다. 스타트 반응시간이 0.151초로 가장 빨랐다. 곡선 주로가 끝날 무렵 캠벨브라운 앞에 선 건 카멀리타 지터(32·미국) 하나뿐이었다. 곡선 주로가 끝나고 직선 주로에 들어서면서 캠벨브라운이 폭발적으로 가속을 붙였다. 지터와의 격차를 좁힌 뒤 결승선 20m를 앞두고 역전했다. 이후 레이스에 변동은 없었다. 캠벨브라운이 우승했다. 지터는 22초 37로 2위. 이어 펠릭스가 22초 4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왕의 대결은 이렇게 끝났다. 우승이 확정된 뒤 캠벨브라운은 몬도트랙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눈물이 터져 나왔다. 지터와 펠릭스가 등을 두드렸지만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감격이 컸다. 이제 세계 여자 200m의 여왕은 캠벨브라운이다. 아무도 의심할 수 없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교수와 함께하는 육상은 SF다] 경기규칙의 비밀

    육상경기에서 트랙을 왼쪽으로 돌게 된 것은 사람들이 오른손잡이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는 개최국의 규정과 관습에 따라 시계방향과 같이 오른쪽으로 도는 규칙이 적용됐으나 많은 선수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국제 육상 관계자들이 모여서 분석했고, 1913년 국제육상경기연맹은 지금처럼 왼쪽으로 도는 규칙을 채택했다. 육상 트랙 주로의 폭은 1.22m, 레인 폭은 5㎝다. 곡선과 직선 주로가 있으며 레인은 통상 8개다. 트랙은 레인에 따라 실제 달리는 거리가 다르고, 원심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최대한 공정한 레이스를 위해 치밀하게 만들어졌다. 트랙의 최대 허용 경사 한도는 너비 방향으로 100분의1, 달리는 방향으로 1000분의1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가장 안쪽 1레인은 400m, 그 다음 2레인은 407m, 8레인은 454m와 같이 바깥쪽으로 나갈수록 7~8m씩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세퍼레이트 코스가 적용되는 800m까지는 출발 위치가 다르다. 트랙에서 상대 선수를 추월할 경우 상대 선수의 안쪽으로 추월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원반던지기는 기원전 708년에 시작 1500m 이상의 트랙경기는 오픈 코스로 출발한다. 12명 이상이 레이스를 펼칠 경우 출발 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안쪽 그룹과 바깥쪽 그룹 2개 조로 나눠 출발시킨다. 1000m 이상 경기는 선수가 하루에 반복해서 라운드가 진행되지 않도록 한다. 릴레이에서 바통을 떨어뜨릴 경우 떨어뜨린 선수만 주워야 한다. 허들경기는 19세기 영국의 크로스컨트리 장애물경기에서 처음 시작됐다. 양치기가 목책을 뛰어넘어 다니던 것에서 착안해 전통적인 울타리 높이 106.7㎝가 허들 높이로 규정됐다. 남자의 110m 허들, 여자의 100m 허들, 남녀 400m 허들 등 4개의 세부 종목이 있다. 허들 수는 모두 10개로 동일하지만 여자의 보폭과 신체 조건을 고려해 거리는 남자보다 10m 짧게 하고, 허들 높이는 22.7㎝ 낮췄다. 돌 혹은 청동으로 된 것을 던지기 시작한 원반던지기는 기원전 708년 제18회 고대올림픽에서 5종경기의 하나로 처음 등장했다. 원반은 1907년 고대원반 15개의 평균치에 근거해 지름 약 21.9㎝, 중심 두께 약 4.4㎝, 무게 2㎏ 이상으로 규격화됐다. 1928년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여자 종목은 지름 약 18㎝, 무게 1㎏인 원반을 사용한다. ●마라톤 공식거리 1924년 완성 마라톤은 기원전 490년 그리스 마라톤 근처에서 치러진 페르시아와의 전투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아테네까지 달려와서 목숨을 거둔 병사 필리피데스의 전설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제1회 올림픽에서 마라톤은 아테네의 마라톤교(橋)에서 올림픽 스타디움까지 이어지는 36.75㎞에서 열렸다. 1908년 런던올림픽에서는 42㎞ 코스를 설정했으나 스포츠를 좋아한 당시 영국 여왕 알렉산드라가 윈저궁의 발코니에서 선수들의 출발 모습을 보고 싶어 해 출발점을 윈저궁으로 변경하게 되면서 화이트시티 스타디움까지의 41.8㎞로 바뀌었다. 또한 골인 지점도 에드워드 7세의 로열박스 앞으로 함으로써 352m가 더 늘어나 42.195㎞가 됐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
  • 亞! 신체 한계는 없다

    ‘머리가 크다.’ ‘다리가 짧다.’ ‘골격과 근육이 다르다.’ 등 핑계는 다양하다. 또한 한국 육상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을 때마다 나오는 오래된 항변이다. 인종적 차이에 근거를 둔 주장이다. 설득력이 있는 것 같지만 역시 황인종이 대부분인 중국과 일본을 보면 그저 변명일 뿐이다. 29일 해머던지기의 무로후시 고지(37)가 이번 대회에서 일본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일본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일 것 같지만 아니다. 일본은 이미 1991년 도쿄 대회에서 다니구치 히로미,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에서 아사리 준코, 1997년 아테네 대회에서 스즈키 히로미가 금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 물론 모두 마라톤이었다. 또 일본은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개의 은메달과 11개의 동메달을 땄다. 무로후시는 마라톤 이외의 종목에서 일본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안긴 선수다. 그런데 그는 일본 해머던지기 원조 격인 아버지 무로후시 시게노부와 루마니아 창던지기 대표 출신 어머니 세라피나 모리츠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순수한 일본인이 아니라고 의미를 깎아내릴 수도 있지만 무로후시는 어디까지나 일본인이다. 일본 사회에서 한국인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지만 혼혈인에 대한 오랜 개방성이 없었다면 그는 존재할 수 없었다. 동시에 국가적으로 투척 종목에 과학을 결합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기량을 키워 온 결과이기도 하다. 중국도 전날 여자 원반던지기에서 리옌펑(32)이 우승하면서 역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따낸 금메달 숫자를 10개로 늘렸다. 중국은 ‘황색탄환’ 류샹(29)이 200 7년 오사카 대회 남자 110m 허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여자 마라톤, 여자 포환던지기, 여자 20㎞ 경보, 여자 창던지기 등 9개 종목에서 골고루 금메달을 땄다. 국가 차원에서 체육연구소와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운영하며 노하우를 쌓아 적용시켜 온 결과물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처럼 아시아 선수들이 연일 투척에서 최고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반과 해머던지기는 원심력을 이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원심력을 최대한 살리고 날아가는 각도를 이상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던지는 파워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런 기술에서는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에게 뒤질 것이 없다. 한국도 안 될 것 없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부정출발 단판 실격 부정하라?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대구 대회에서 처음 시행된 부정 출발 ‘단판’ 실격 처리를 놓고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7일 개막한 이후 이틀 동안에만 8명이 실격 처분을 받아 한순간의 실수에 2년간의 노력이 날아갔기 때문이다. 특히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부정 출발로 트랙 밖으로 쫓겨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급기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도 이 문제를 공식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유력 언론매체들도 IAAF가 부정 출발에 대한 실격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IAAF는 지난해 1월 1일 이후 열린 각종 대회에서 종전의 두 번과 달리 한 번만 부정 출발하면 곧바로 실격 처리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그러나 볼트의 실격에 충격을 받은 일부 육상인들은 ‘원 스트라이크 아웃’ 방식의 현 규정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1997년 아테네 대회 100m 우승자이자 이번 대회 100m에서 동메달을 딴 킴 콜린스(세인트키츠네비스)는 “한 번 정도는 봐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동정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현 규정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높다. 부정 출발을 경쟁자의 사기를 꺾는 데 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면서 선수가 집중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부정 출발을 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의 한 관계자도 “부정 출발 요건을 예전처럼 완화하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져 신기록 수립에 도리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차피 단거리 경기는 단판 승부”라며 “순간적으로 엄청난 폭발력을 뿜어내려면 스타트 순간 최대한 집중력을 모을 수 있도록 하는 현행 규정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도 볼트의 실격에 깜짝 놀랐다. 영국은 내년에 런던올림픽을 치러야 한다. 올림픽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된다면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게 분명해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볼트가 우스꽝스러운 규정에 걸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이 규정을 완화할 것을 압박했다. 인디펜던트는 ‘볼트의 충격적인 퇴출 때문에 부정 출발 규정에 논란이 촉발됐다’는 제목의 기사로 규정 개정을 촉구했다. BBC는 아예 IAAF 대변인의 원론적인 발언을 인용해 ‘IAAF가 규정 개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내년에 되풀이되도록 방치할 수 없다.’고 대놓고 이 문제를 지적했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男 110m 허들] 두 번의 신체 접촉… 아시아 ☆ 대구서 떨어지다

    [男 110m 허들] 두 번의 신체 접촉… 아시아 ☆ 대구서 떨어지다

    문제 장면은 9번째 허들을 넘는 순간부터였다. 초반 뒤처졌던 류샹(29·중국)이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를 미세하게 앞지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충돌이 있었다. 장애물을 넘어 착지하는 순간 로블레스의 팔이 류샹의 손을 쳤다. 경기 직후 류샹은 “로블레스가 내 손을 잡아당겼다.”고 표현했다. 고의 여부는 단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류샹의 속도가 순간적으로 줄었던 건 확실했다. 한번 흔들린 밸런스는 다음 장애물을 넘는 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류샹은 도약하면서 마지막 허들을 건드렸다. 여기서 다시 문제 장면이 발생했다. 로블레스가 다시 한번 류샹을 쳤다. 이미 리듬을 잃은 데다 외부 충격을 받으면서 자세가 완전히 무너졌다. 평소 류샹은 마지막 허들을 넘은 뒤 7걸음에 결승선을 통과한다. 이번에는 한 걸음이 더 필요했다. 결국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선에 들어서는 류샹의 표정엔 불만이 가득했다. 29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10m 허들 결승전 모습이었다. 결국 로블레스가 13초 14로 우승을 차지했다. 제이슨 리처드슨(25·미국)은 13초 16으로 은메달. 류샹은 13초 27로 3위를 기록했다. 로블레스는 류샹을 위로한 뒤 쿠바 국기를 몸에 감았다. 승리를 자축하는 세리머니였다. 이대로 경기가 매조지되는 듯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1시간쯤 뒤 기록이 정정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로블레스의 실격을 선언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로블레스가 고의로 류샹의 진로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쿠바는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심판진은 “명백한 고의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자연히 2위로 골인한 리처드슨이 금메달을, 3위 류샹은 은메달을 승계했다. 4위 영국 앤드루 터너는 어부지리로 동메달을 받게 됐다. 류샹으로선 납득하기 힘든 불운이었다. 레이스 진행 상황으로 봐선 신체 접촉이 없었다면 우승도 가능했다. 길고 긴 부상 터널을 벗어나 4년 만의 세계 정상 복귀를 노린 터라 허탈함은 더 컸다. 스타디움 곳곳에서 오성홍기를 들고 응원했던 중국 관중들도 망연자실 허탈한 표정이었다. 류샹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허들 110m에서 우승하면서 아시아 선수 역대 처음으로 단거리 종목 세계 챔피언이 됐다. 2006년에는 세계신기록 12초 88을 수립했고 이듬해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세계기록 수립과 올림픽-세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세계 남자 허들 역사에서 3관왕을 이룬 선수는 류샹 뿐이다. 류샹은 “하늘의 뜻인가 보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날은 류샹에게도, 13억 중국인들에게도 불운한 날이었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10종 경기] 최고의 철인 셰브를레 은퇴

    로만 셰브를레(37·체코)는 거칠게 숨을 내뱉었다. 이틀 동안 치러진 10종경기의 마지막인 1500m 결승선을 방금 지났다. 마른 수건을 짜내듯 진력을 다했지만 같이 뛴 11명 중 제일 늦게 들어왔다. 꼴찌. 한때 ‘세계 최고의 철인’이라 불리던 그였다. 서글프게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세월은 그를 비껴가지 않았다. 그는 8069점을 얻어 13등을 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그가 참가하는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다. “아쉽다. 더 잘하고 싶었지만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니었다.” 28일 경기 뒤 만난 셰브를레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 대회 8069점으로 13등 올 초 부상을 두 번이나 입어 국가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훈련량이 부족했다고 했다. “나는 이제 너무 늙었다. 은퇴를 고려하는 게 당연한 나이다.” 1974년생인 그는 1991년 처음 경기에 출전한 이래 20년째 현역으로 뛰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트레이 하디(8607점)와는 10살, 은메달을 딴 애슈턴 이턴(8505점·이상 미국)과는 14살 차이가 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린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는 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나라고 다를 것은 없다.” 그의 얼굴에 안타까움이나 체념은 없었다. 운동선수의 전성기를 회상하는 것은 부질없다고들 하지만 셰브를레의 그것은 10종경기의 이정표 자체였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17살의 셰브를레는 5187점을 쌓았고 1년 뒤에는 기록을 7642점까지 늘리며 철인의 탄생을 예고했다. 1997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처음으로 금메달(8380점)을 딴 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2001년 5월에는 9026점이라는 세계신기록을 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기록은 10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역대 9000점 넘은 유일한 선수 10종경기 사상 9000점을 넘긴 선수는 셰브를레가 유일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전문가들에게 ‘우주에서 올림픽이 열려 지구 대표를 뽑아야 한다면 누가 가장 적합한가’란 설문조사를 했을 때 셰브를레는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창에 부상 입고도 오사카서 2007년 1월 당한 불의의 사고는 그를 단순한 운동선수가 아닌 인간 의지의 표상으로 만들었다. 셰브를레는 남아공 전지훈련에서 다른 선수가 던진 창이 오른쪽 어깨에 박히는 불운을 겪었다. 창은 12㎝나 깊이 들어갔는데 1㎝만 비껴 맞았어도 은퇴를, 20㎝ 옆으로 갔더라면 즉사했을 정도로 아찔한 사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개월 뒤 출전한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는 금메달을 따냈다. 셰브를레는 “2007년 오사카 대회는 내 커리어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그 이후 셰브를레는 급격한 부진을 겪었다. 최근 4년간 메달권에는 한 번도 진입하지 못했다. 본인은 “내년 런던올림픽까지는 출전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그래서 대구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셰브를레는 말했다. “국제대회에서의 치열한 경쟁과 팽팽한 긴장감을 사랑한다.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인 만큼 남은 기간 매일 대구스타디움에 나와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볼 것”이라고 그는 전했다.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10종경기와 작별을 준비하는 그에게 10종경기의 매력에 대해 물었다. “모든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경기를 치르기 위해 몸을 만드는 과정, 이틀간의 경기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을 때의 느낌… 그 모든 것을 사랑한다.”고 그는 말했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男 해머던지기] 亞 챔피언의 아들, 세계를 품다

    [男 해머던지기] 亞 챔피언의 아들, 세계를 품다

    아시아 투척 종목의 간판스타 무로후시 고지(37·일본)가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해머던지기 금메달리스트 무로후시는 2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81m 24의 기록으로 1위의 영예를 안았다. 일본 해머던지기의 원조 아버지 무로후시 시게노부를 넘어선 대기록이었다. 무로후시는 2차 시기 81m 03, 3차 시기 81m 24, 5차 시기에서 다시 81m 24를 던지는 등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3·5차 시기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기록을 달성하자 관중석에 있던 아버지 무로후시는 두손을 번쩍 들고 일어나 환호했다. 그의 아버지는 같은 종목에서 일본선수권대회 12연패,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한 원조 철인이다. 무로후시는 일본 해머던지기 원조격인 아버지 무로후시 시게노부와 루마니아 창던지기 대표 출신 어머니 세라피나 모리츠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여동생인 무로후시 유카(34)도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종목 동메달을 따 해머던지기 ‘지존 가족’임을 증명했다. 무로후시는 경기 직후 “우리 아버지가 없이는 오늘 내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아버지는 스스로 열심히 하시는 분이었고 나는 열심히 하는 것을 배웠다.”고 아버지에게 영광을 돌렸다. 대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올리버 “금메달 넘겠다” vs 로블레스 “또 한번 세계新”

    올리버 “금메달 넘겠다” vs 로블레스 “또 한번 세계新”

    “스타트에 달렸다.”(올리버), “세계기록 세운다.”(로블레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10m 허들 제왕’의 자리를 놓고 뜨거운 3파전이 예고된 가운데 저마다 우승을 자신해 관심을 더하고 있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 데이비드 올리버(28·미국)는 26일 대구 선수촌 기자회견장에서 “스타트가 좋으면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면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달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리버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샹(28·중국), 세계기록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25·쿠바)와 함께 3강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그의 올 시즌 기록은 12초 94로 류샹(13초 00), 로블레스(13초 04)에 앞서 미국 팀의 기대주로 꼽힌다. 올리버는 “로블레스나 류샹은 기록이 13초를 밑도는 강력한 경쟁자들”이라면서도 “이들이 강력하다고 해서 특별히 긴장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항상 함께 달리는 경쟁자들일 뿐”이라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로블레스의 세계기록을 깰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면서도 “지난 일요일 연습을 하면서 최고의 몸 상태를 확인했다.”며 자신감을 거듭 내비쳤다. 또 다른 우승 후보 로블레스도 대구스타디움의 아디다스 홍보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불가능은 없다.’는 아디다스의 슬로건을 언급하며 “세계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날마다 세계기록을 깨는 꿈을 꾼다.”는 말로 신기록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로블레스는 2008년 6월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대회에서 12초 87을 찍어 류샹이 2006년 세운 기록을 0.01초 앞당겼다. 지난해 허벅지 근육통으로 고전했던 로블레스는 지난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110m 허들 결승에서 13초 04로 우승, 건재를 뽐냈다. 이는 올해 3위 기록이다. 로블레스는 “올리버와 류샹 등 13초에 근접한 경쟁자가 많다. 간발의 차이로 메달 색깔이 결정될 것”이라면서 “80%까지 올라온 대회 직전까지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남자 110m 허들 결승은 29일 오후 9시 25분 열린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1] “미모도 겨룬다”… 30일 ‘미녀새 전쟁’

    [대구세계육상 D-1] “미모도 겨룬다”… 30일 ‘미녀새 전쟁’

    ‘미녀새’는 혼자가 아니다. 실력과 미모를 동시에 갖춘 육상계 대표 미녀로 여자 장대높이뛰기 세계 기록(5m 6)을 가진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25일 대구에 들어왔다. 특히 이 종목에서는 이신바예바에 필적할 만한 선수들이 차고 넘친다. 종목 특성 때문일까. 얼굴은 조막만 하고 팔다리는 길쭉길쭉한 전형적인 서구 미녀들이 잔뜩 포진해 있다. 물론 실력도 세계 정상급이다. 이신바예바의 호적수로 손꼽히는 선수는 폴란드의 안나 로고스카(30). 금발에 파란 눈의 유럽 미녀로 결혼 뒤에도 인기가 여전하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이신바예바가 부진한 틈을 타 금메달을 차지하며 강력한 라이벌로 떠올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이신바예바가 혜성처럼 나타나 금메달을 딸 때 3위를 했고, 이후 꾸준히 세계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갈고 닦았다. 올해 개인 최고기록은 4m 83. 올 시즌 최고기록을 세운 미국의 제니퍼 슈어(29·4m 91)와 함께 이번 대회에서 이신바예바의 뒤를 바짝 쫓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를 대표하는 미녀새는 브라질의 파비아나 무러레(30)다. 남미 최고 기록(4m 85)의 무러레는 어린 시절 체조를 했지만 키가 너무 자라는 바람에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했다. 이신바예바와 똑같은 경우다. 172㎝, 64㎏의 탄탄한 몸매로 광고 및 잡지 모델 제안이 쏟아지지만 운동에만 전념하겠다며 모두 고사하고 있다. ‘영건’ 중 외모와 실력을 고루 갖춘 선수로는 지난해 영연방대회 동메달리스트인 케이트 데니슨(27·영국)과 유럽선수권대회 준우승자 실케 스피겔부르크(25·독일)가 있다. 귀여운 외모와 조각 같은 몸매로 각각 영국과 독일에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내기록(4m 40) 보유자인 최윤희(25·SH공사)가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수더분한 단발머리로 외모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지만 뚜렷한 이목구비에 171㎝, 60㎏의 몸매로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한 대표 스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결선은 오는 30일 오후 7시 5분 치러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2] ‘단거리 흑인천하’ 깬 中 류샹의 비밀은?

    머리가 커서일까, 다리가 짧아서일까. 그동안 육상에서 아시아인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은 뒤집을 수 없는 정설로 여겨졌다. 특히 단거리는 흑인의 전유물이었다. 그들의 타고난 유전적 성질 자체가 육상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이런 통념은 정말 깨질 수 없는 것일까. 정답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아시아인이 유전적으로는 불리하지만 최근 세계 육상의 추세는 선수의 체격 조건뿐만 아니라 과학으로 뒷받침된 테크닉이 점점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세계 육상의 판도는 트랙 단거리 종목은 북중미 흑인, 투척은 유럽의 백인, 중거리는 유럽이나 아프리카 흑인, 장거리는 아프리카 흑인이 절대적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구분되어 왔다. 북중미 흑인은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힘을 낼 때 쓰이는 ‘속근’이 더 발달돼 있고 중남부 아프리카 흑인은 장기간 꾸준하게 힘을 내게 해주는 ‘지근’이 발달해 전자는 단거리, 후자는 장거리에 적합하다. 더군다나 흑인은 백인이나 아시아인에 비해 허벅지 뒤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파워존’이 더 발달돼 있는데, 이 파워존은 순간적으로 강력한 힘을 내게 해줘 흑인이 달리기를 더 잘한다는 것이다. 체형을 봐도 흑인은 머리가 작고 사지가 얇은 외배엽이어서 중배엽 체형이 많은 백인, 내배엽 체형이 많은 아시아인보다 육상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황색 탄환’ 류샹(28·중국)이 등장하면서 이런 편견은 단박에 깨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허들 110m에서 세계 타이기록인 12초 91을 찍고 금메달을 거머쥔 류샹은 2006년 육상대회에서 세계신기록(12초 88) 작성,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하며 세계 육상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류샹이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진 단거리에서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아시아인 치고 좋은 체격 조건에 힘입은 바 크다. 류샹은 189㎝에 82㎏으로 당당한 체격이다. 팔다리도 긴 편이다. 허들이란 종목이 테크닉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것도 이유다. 허들 종목에서 기록 단축을 하려면 빨리 뛰는 것도 중요하지만 허들을 넘을 때 체공 시간을 얼마나 줄이는지도 관건이다. 체공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허들에 최대한 근접해서 넘어야 하고 리듬감과 유연성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뒷받침돼야 기록 단축을 할 수 있는 종목이 허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단거리종목이 아닌 허들을 선택한 류샹이 유전적인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는 것.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류샹의 예에서 볼 수 있듯 유전적 요인도 중요하지만 후천적 훈련이나 노력을 통해서도 발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우리나라 선수들도 체격조건이 점점 좋아지는 만큼 좋은 선수를 선발해 체계적인 훈련을 거친다면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류샹은 25일 오전 대구에 도착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3] 鐵女 페이토 “달구벌 경쟁·우정 즐기겠다”

    [대구세계육상 D-3] 鐵女 페이토 “달구벌 경쟁·우정 즐기겠다”

    스포츠 스타가 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스포츠판에서 끈질기게 살아남는 것이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서 사상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우는 포르투갈의 경보선수 수산나 페이토(36)의 얘기는 그래서 특별하다. 페이토는 1991년 도쿄 세계대회를 시작으로 11회 연속 세계대회 출전이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육상연맹(IAAF)은 23일 페이토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페이토는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만 해도 독일의 여자 원반던지기 선수인 프랑카 디치와 함께 최다 출전기록(10회)을 나눠 가졌지만 이번에도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 신기록 수립 초읽기에 들어갔다. 31일 오전 9시 열리는 여자 경보 20㎞ 레이스에서 페이토가 첫발을 내디디면 새 역사가 쓰이는 셈이다. 무려 20년간이나 세계대회를 즐긴 페이토는 “은퇴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세계대회에서 경쟁할 때의 희열과 다른 나라 선수들과 나눈 우정이 발목을 잡았다.”면서 “대구에서도 그런 경험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구는 올림픽처럼 선수촌을 운영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훈련하기 좋은 장소를 찾아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다짐했다. 2005년 헬싱키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인 페이토는 전 세계가 놀랄 만한 톱클래스는 아니다. 1990년대 꾸준히 기량을 끌어올리며 1999년 헬싱키 대회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 성적은 점점 내려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14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20위에 그쳤다. 헬싱키에서의 깜짝 선전은 그때였을 뿐,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부진했다. “베이징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했고 컨디션도 최상이었지만 생각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은퇴했더라면 좌절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시 시작하는 것을 택했다.” 지난해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순위 밖으로 밀려났지만 페이토는 계속 노력한 끝에 올 시즌 IAAF 세계경보대회에서 6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올 시즌 최고기록은 지난 4월 세운 1시간 30분 44초. 세계 정상권(세계기록 1시간 25분 8초)과는 거리가 멀지만 2008년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다. 그의 가장 큰 미덕은 성실함. 2001년 에드먼턴 대회에서 실격한 것을 제외하면 역대 10차례 세계대회 중 9번을 완주한 ‘철인’이다. 이번 대회에서 페이토의 목표는 2009년 베를린 대회(10위)에서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는 것. “나의 가장 큰 목표는 조국을 위해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라면서 페이토는 싱긋 웃었다. 그러나 그녀의 목표는 그것뿐만이 아니다. “개최도시의 문화를 즐기고 다른 선수들과 교류하고 싶다. 지금껏 참가한 10개의 세계대회에 대해 모두 특별한 기억을 갖고 있다. 가장 좋은 기록을 낸 곳이 특별하지는 않다.” 대구가 페이토에게 특별한 곳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벌써부터 31일이 기다려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3] 출전 선수들의 나이차이 얼마나 날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중 최고령 선수와 최연소 선수의 나이 차는 31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작성한 이번 대회 등록 선수 1945명의 프로필에 따르면 최고령 선수는 여자마라톤에 나서는 콜린 드 로익(47·미국)이다. 최종 엔트리에는 경보 20㎞에 출전하는 1962년생 테레사 베일(미국)이 가장 나이 많은 선수였다. 그러나 미국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23일 “베일은 대구에 오지 않았다.”고 말해 드 로익이 최고령 선수가 됐다. 드 로릭은 1964년 4월 13일생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드 로익은 2000년 12월 미국 시민권을 받은 이후 성조기를 가슴에 달고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1996년 애틀랜타·2000년 시드니올림픽 등 세 차례나 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1만m를 뛰다가 마라톤에 입문했다. 개인 최고기록은 1996년 세운 2시간 26분 35초이고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강인한 체력을 뽐내며 여전히 선수로 뛰고 있다. 올해에는 미국 25㎞ 마라톤에서 1시간 31분 06초를 찍어 6위를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1만m 선수로 출전했던 1997년 아테네 대회 이후 14년 만에 출전한다. 반면 최연소 선수는 여자 100m에 출전하는 카보타케 로메리(16·키리바티공화국)로 1995년 8월 5일생이다. 키리바티공화국은 뉴질랜드 옆 남태평양에 자리한 소국이다. 카보타케의 최고기록은 13~14초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3] 볼트는 어디가고 파월만?

    [대구세계육상 D-3] 볼트는 어디가고 파월만?

    남자 100m에서 다시 황제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대구 땅을 밟은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만 하루도 안 돼 곧장 트랙에 섰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동료이자 라이벌인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를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파월은 23일 오전 7시 40분부터 2시간 20분가량 경산 종합운동장에서 동료와 트랙을 질주하며 땀을 흘렸다. 전날 오후 5시 25분 대구공항에 도착해 숙소인 그랜드호텔로 이동한 파월은 시차 적응도 끝나지 않았지만 아침 일찍 훈련에 나서 이번 대회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내보였다. 전날 볼트가 공개훈련할 때처럼 이날도 부슬비가 내렸다. 노란색 점퍼를 입고 트랙에 들어선 파월은 땀이 나자 곧바로 점퍼를 벗어 던졌다. 노란색과 검은색, 녹색 등 자메이카 국기를 형상화한 상·하의 운동복을 입은 파월은 동료와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등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50m를 전력 질주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볼트는 훈련장에 나오지 않았다. 파월이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린 것과 대조를 보이며 둘 사이의 묘한 경쟁 관계를 알 수 있게 했다. 파월과 자메이카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뒤 물이 찬 큰 통에 들어가 가만히 앉아서 근육을 푸는 색다른 훈련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파월은 오후 선수촌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린다. 파월과 마주치지 않은 볼트는 선수촌 연습장에서 치른 첫 훈련에선 스타트 동작을 반복하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볼트는 그동안 가볍게 몸을 풀었다. 파월에게 유리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1997년 아테네 대회 남자 200m 금메달리스트인 아토 볼든(38·트리니다드토바고)은 미국 스포츠전문 TV네트워크인 ‘유니버설 스포츠’ 방송과의 전화 대담에서 이번 대회 단거리 종목의 1~3위 선수를 예상했다. 올림픽에서만 4개의 메달을 따내며 1990년대를 주름잡은 전설의 스프린터인 볼든은 은퇴 이후 육상 해설가로 활약하고 있다. 볼든은 남자 100m 우승자로 파월을 지목했다. 은메달 후보로 요한 블레이크(22·자메이카)를 올렸고, 볼트를 동메달 후보로 거론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9초 58의 압도적인 세계 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던 볼트는 지난해 부상을 겪어 올 시즌에도 성적이 좋지 못하다. 그래도 다소 이례적인 예측에 대해 볼든은 볼트의 200m 성적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볼든은 “볼트는 올 시즌 너무 힘겨운 레이스를 했다.”면서 “비슷하게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에도 볼트는 200m에서 19초 50대의 기록을 유지했으나 올해는 그보다 못하다.”고 설명했다. 몸 상태를 지난해 이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볼든은 “볼트가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스타트를 끊은 것은 2009년이었다”면서 “파월과 블레이크는 한층 나은 스타트와 가속을 거쳐 50m까지 경합할 것”이라면서 파월을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베팅 업체 윌리엄힐은 볼트의 우승 가능성을 크게 봤다. 윌리엄힐은 남자 100m에서 볼트의 우승에 거는 배당금을 가장 낮게 책정했고, 그 다음으로 파월과 블레이크 순으로 낮게 매겼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리한 정책으로 재정 바닥나면 결국 아이들 세대에 부담 전가”

    이명박 대통령은 “무리한 정책으로 재정이 바닥나면 국가부채로 이어지고 결국 아이들 세대에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2일 제72차 라디오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한번 집행되기 시작한 정책은 그만두기 어렵다. 불확실한 시대에 희망을 주기도 어려운데 삶의 무게를 더해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면 무상급식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24일 실시되는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한국을 찾은 그리스 석학 하치스 아테네 대학 교수의 충고를 소개하면서 “그리스가 지금과 같은 부도가 난 것은 복지 포퓰리즘에 두 거대정당이 경쟁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며 한국은 부디 그리스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재정이 튼튼해야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을 보살필 수 있다.”면서 “세계경제 흐름 속에서 재정건전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구멍 난 배로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라살림을 튼튼히 하면서도 형편이 어려운 분들을 돕고자 ‘맞춤형 복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8·15 광복절 경축사 때 밝힌 ‘공생발전’에 대해 “우리 사회도 자연생태계와 같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함께 더불어 사는 ‘공존의 숲’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강한 자와 약한 자, 부자와 가난한 자, 큰 기업과 작은 기업이 서로 협력해 함께 발전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블레이드, 블라인드보다 메달 가능성 높다

    [대구세계육상] 블레이드, 블라인드보다 메달 가능성 높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처음으로 대구에선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스타트 라인에 선다. 남자 400m와 1600m 계주에 출전한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와 남자 100m에서 뛸 ‘블라인드 러너’ 제이슨 스미스(24·아일랜드). 장애인대회 스타인 둘이 비장애인과의 경쟁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낼까. 육상은 기록경기라 추측해 볼 수 있다. 기록으로 미뤄 볼 때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둘의 메달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선에 진출하는 것도 기적에 가깝다. 이변이 일어나야만 한다는 것. 그래도 메달 가능성은 탄소섬유 의족을 단 피스토리우스가 스미스보다 높다. 이번 대회 400m에 최강자가 출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5년,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미국의 제임스 워리너(43초 45)가 대구 대회에 부상으로 불참한다. ●피스토리우스, 기록면에서 상승세 반면 피스토리우스는 지난 7월 이탈리아 라그나노 대회에서 자신의 종전 기록(45초 61)을 0.54초 앞당겨 45초 07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대회 이 종목 출전 선수는 모두 45명이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00m 종목의 예선 통과 기록은 45초 49다. 8위로 준결승을 통과한 선수의 기록은 44초 97로 피스토리우스의 최고 기록보다 0.1초 앞선다. 올 시즌 44초대를 끊은 선수만 15명이 대구대회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상승세를 이어가 자신의 최고기록을 갈아치워야 결선에 오를 수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통 시력의 6~8% 수준인 스미스는 경쟁자보다 기록이 많이 처진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등 세계 최고의 건각들이 즐비하다. 올 시즌 9초대에 뛴 스프린터 14명이 대구스타디움의 몬도트랙을 밟는다. 시즌 최고 기록인 9초 78을 달린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22일 입국했고, 지난 16일 들어온 세계기록 보유자 볼트(9초 58)도 부상임에도 시즌 최고 기록은 9초 88로 스미스보다 한참 앞선다. ●스미스, 최고기록 10초 22로 대회 출전 스미스는 자신의 최고기록이자 시즌 베스트인 10초 22로 대구 대회에 출전한다. 물론 스미스도 줄곧 기록을 줄여 왔지만 아직 역부족이다. 2009년 10초 41, 지난해 10초 32를 작성했다. 스미스는 “메이저 대회에 나와서 영광이다. 많이 배운다는 자세로 뛰겠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내 기록을 넘겠다.”고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육상 역사에 한장을 추가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경보 50㎞, 마지막 금녀의 영역 언제 깨질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정식종목은 47개. 남녀 종목의 짝이 맞다면 짝수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여전히 남성만 참가할 수 있는 ‘금녀의 종목’이 딱 한 개 있다. 다름 아닌 최장거리 로드 레이스인 경보 50㎞다.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게 이유다. 원래 육상은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육상과 레슬링이 주종목이었던 고대 올림픽은 말할 것도 없고, 근대 올림픽의 시작인 1896년 아테네올림픽 때도 마찬가지였다. 여자 육상경기는 1921년 프랑스의 미류어 부인이 국제여자스포츠연맹을 창립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파리에서 제1회 국제여자육상경기대회가 열렸다. 그리고 1928년 제9회 암스테르담올림픽에서 비로소 100m, 800m, 400m 계주, 높이뛰기, 원반던지기 등 5개 종목에서 여자경기가 실시됐다. 그러나 이 대회 800m 결승에서 9명의 여자선수가 경기 중에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여자의 달리기 종목은 200m까지로 제한됐다. 중단된 여자 800m는 1960년 제17회 로마올림픽에서야 다시 부활했다. 남자 100m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와 함께 이번 대회의 최고 스타로 주목받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이 특급스타도 육상 선배들의 투쟁과 노력이 없었다면 이름 없이 사라져 갈 운명이었다. 장대높이뛰기도 한동안 현재의 경보 50㎞ 같은 금녀의 종목이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는 제1회 세계육상선수권인 1983년 헬싱키 대회부터 정식종목이었지만, 여자경기가 추가된 것은 7회 1999년 세비야 대회부터다. 또 올림픽에서 여자 장대높이뛰기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불과 3년 전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일이다. 뒤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여자 장대높이뛰기는 세계육상의 인기종목으로 발돋움했다. 가장 큰 공로자가 바로 이신바예바이지만, 역으로 이신바예바도 많은 선배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남녀 종목이 따로 있지만 세부 규정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단거리 허들의 경우 남자는 110m를 달리는 데 반해 여자는 100m다. 이유는 보폭이다. 장애물 개수는 10개로 같지만 남녀가 같은 거리를 뛴다면 여자들은 장애물을 넘고 착지하고 세 번째 걸음에 다시 도약하는 허들 주법을 따르기 어렵다. 그래서 여자부는 장애물 간격을 8.5m(남자 9.14m)로 줄이고 100m를 달린다. 장애물 높이도 여자가 0.838m로 남자의 1.067m보다 낮다. 투척 종목인 창, 원반, 해머, 포환의 무게도 남자의 장비보다 가볍게 규정돼 있다. 사실 이런 건 차별이라기보다는 성 차이를 인정한 것으로 보는 게 옳다. 그 결과 원반에서는 오히려 여자 기록(76m 80)이 남자 기록(74m 08)보다 더 좋다. 이게 육상 전 종목에서 여자 기록이 남자 기록을 넘어서는 유일한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스포츠 과학이 발전하면서 오래지 않아 여성의 기록이 남성과 비슷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관건은 여성의 높은 체지방량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훈련방법이 나와야 한다는 것. 어쨌든 육상에서 마지막 남은 금녀의 종목인 50㎞ 경보도 짝을 맞출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그랑프리세계선수권] 7년만에… 女배구, 러시아 손봤다

    한국 여자배구가 7년 만에 강호 러시아를 격파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열린 2011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예선 3주차 L조 리그 첫 경기에서 31점을 폭발시킨 주포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을 앞세워 세계 5위 러시아를 3-2(25-22, 17-25, 20-25, 25-23, 15-11)로 물리쳤다. 한국이 ‘북극곰’ 러시아를 꺾기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전 이후 7년 만이다. 이로써 4연승(5승2패)을 달린 한국은 20일 일본과 L조 리그 2차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세계 16개 팀 가운데 예선 성적 상위 7개 팀이 결선리그에 진출한다. 한국은 블로킹(5-16)에서 한참 뒤졌지만 집중력이 돋보였다. 한국은 1세트에서 김연경과 한송이의 맹활약에 힘입어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높이에서 밀리고 거포 마크노와 가모바, 곤차로바의 화려한 공격이 살아나면서 2, 3세트를 내리 내줬다. 저력의 한국은 4세트에서 간판 김연경의 불꽃 강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운명의 5세트에서 끈질긴 수비와 상대 범실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대구세계육상 D-9] 베켈레, 이번에 1만m 5연패 이룰까

    [대구세계육상 D-9] 베켈레, 이번에 1만m 5연패 이룰까

    세계육상선수권 1만m에서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를 꺾을 선수가 있을까. 베켈레가 대구에 온다. 로이터 통신은 17일 “베켈레의 매니저 조스 헤르멘이 베켈레의 대구행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헤르멘은 “베켈레는 대구에서 달릴 것이다. 훈련이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베켈레는 세계선수권 1만m 5연패를 노린다.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몇 년 동안 국제대회에서 베켈레를 이긴 경쟁자는 아무도 없었다. ‘장거리의 우사인 볼트’ ‘장거리의 황제’란 별명은 괜한 말이 아니다. 베켈레는 2003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1만m에서 첫 금메달을 땄다. 이후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휩쓸었다. 탄탄대로였다. 그런데 2005년 위기가 찾아왔다. 그해 1월 중거리 선수였던 약혼자가 훈련 도중 눈앞에서 숨을 거뒀다. 심장마비였다. 이후 몇 차례 대회에서 우승을 못 했다. 몸과 마음이 엉망이었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때부터 컨디션을 회복했다. 2005년 핀란드 헬싱키 세계선수권에서 1만m 세계기록(26분 17초 53)을 작성하면서 왕의 귀환을 알렸다. 2007년 베를린, 2009년 핀란드 세계선수권에서도 모두 우승했다. 현재 5000m 세계기록(12분 31초 35)과 1만m 세계기록은 모두 베켈레가 세웠다. 2009년 세계선수권 뒤엔 마라톤으로 종목을 전환했다. 자신의 우상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의 길을 따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장딴지 근육이 파열됐다. 지난 시즌 내내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베켈레가 트랙 종목 역사상 첫 세계선수권 5연패를 달성하려면 1년이 넘는 공백기를 극복해내야 한다. 헤르멘은 “베켈레의 몸 상태는 완벽하지만 공백 기간이 길어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고 했다. 경쟁자는 어린 케냐 선수들이다. 비탄 카로키(21·27분 13초 67), 폴 키픈케취 타누이(21·27분 18분 58초), 마르틴 이룬쿠(22·27분 23초 85) 등이 올 시즌 최고 1~3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베켈레의 최고 기록과는 50여초 차이 나지만 모두 발전 속도가 빠르다. 대구의 더운 날씨와 낯선 환경을 생각하면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베켈레가 부상 공백을 딛고 대구 대회에서 5연패를 달성할 수 있을까. 결과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조이너의 후예’ 美 단거리 자존심 살린다

    미국은 원래 육상 단거리 왕국이었다. 1912년 남자 100m 첫 세계신기록이 나왔을 때부터 최근까지 대부분 기록을 독식해 왔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아사파 파월, 우사인 볼트(이상 자메이카) 등이 등장하면서 단거리에서 미국의 자존심은 무너졌다. 게다가 자메이카에 도전할 남자 단거리 1인자 타이슨 게이마저도 부상으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왕좌를 완전히 넘겨주는 형국이다. 이런 미국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은 바로 여자 단거리다. 현재는 고인이 된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의 100m(10초 49)와 200m(21초 34) 세계기록은 23년째 성역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현재 이 ‘불멸의 기록’에 가장 근접한 선수들도 미국 선수들이다. 주인공은 100m의 카멜리타 지터(32)와 200m의 앨리슨 펠릭스(26). 지터는 2009년 상하이에서 열린 그랑프리 대회에서 초속 1.2m의 뒤 바람을 타고 100m를 10초 64에 끊으며 세계기록에 가장 근접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미국프로농구(NBA) 가드인 오빠 유진 지터를 따라 농구를 먼저 배웠던 지터는 뒤늦게 고등학교 때 육상에 입문했다. 그런데 첫 100m 기록이 11초 70.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당시 지터는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11초 02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도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같은 해 가을 연달아 10초 67과 10초 64로 기록을 끌어올려 자존심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해 출전한 7번의 대회에서 6번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구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펠릭스는 세계선수권대회의 강자다.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 200m를 3연패했다. 각종 세계대회에서 다른 단거리 종목이 모두 자메이카에 넘어갈 때 홀로 최고의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연달아 자메이카의 캠벨 브라운에게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개인 최고기록도 21초 81로 21초 74를 찍은 브라운에 이어 현역 선수 가운데 2위다. 하지만 펠릭스가 전성기를 맞은 반면, 브라운은 내리막을 타고 있어 대구에서의 맞대결에서는 4연패와 동시에 올림픽 설욕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두 여전사가 대구에서 미국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도돌이표 코스… 선수엔 ‘독’ 관중엔 ‘꿀’

    도돌이표 코스… 선수엔 ‘독’ 관중엔 ‘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은 마라톤으로 시작해 마라톤으로 끝난다. 오는 27일 오전 9시 여자가 스타트를 끊고, 새달 4일 오전 9시 남자가 대미를 장식한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의 승전보를 알리기 위해 휘디피데스라는 병사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달린 것이 시초라지만 42.195㎞는 선수라도 웬만한 정신력으로는 완주하기 힘든 ‘위대한’ 종목이다. 두 시간 넘는 레이스라 자칫 지루하게 느끼기 쉽지만 알고 보면 재밌다. 이번 대회 마라톤의 관전 포인트는 뭘까. ●코스 코스는 변형 루프코스(도돌이표 코스)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해 청구네거리~수성네거리~두산오거리~수성못~반월당네거리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오는 15㎞ 구간을 두 바퀴 돌고, 같은 구간을 단축해 12.195㎞를 더 달려 순위를 가린다. 관중은 선수들을 무려 세번이나 응원할 수 있다. 팬 입장에서는 흥미로울 수 있지만 사실 선수들에게는 ‘독’이다. 같은 코스를 반복해 뛰는 선수들은 생소한 코스를 새롭게 뛰는 것보다 더 심한 스트레스를 느낀다. 출발점을 지날 때마다 순간순간 포기하고 싶은 욕구를 견뎌내야 한다. 레이스가 치러질 코스는 경사가 심하지 않고 평탄하다. 그러나 이것도 주의해야 한다. 황영조 대한육상경기연맹 마라톤·경보 기술위원장은 “쉬운 코스에서는 선수들이 오버페이스를 범하기 쉽다. 극한의 체력을 요구하는 특성상 페이스 조절은 레이스 성패와 직결된다.”고 경고했다. ●폭염 대구의 더운 날씨는 유명하다. 높은 기온과 낮은 습도, 게다가 후끈 달궈진 아스팔트를 뛰기 때문에 체감하는 더위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 12일 실전코스에서 훈련을 마친 마라톤 대표팀은 ‘폭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황 위원장도 “무더위가 변수가 될 것 같다. 오사카 대회처럼 기권자도 꽤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7년 오사카 대회 때 마라톤은 ‘혹서(酷暑)의 서바이벌 레이스’로 불렸다. 조직위에서는 더위를 식혀줄 안개 샤워구간을 10m 정도 마련했지만 소용없었다. 피니시 지점의 기온은 33도로 역대 최고였다. 참가자 85명 중 무려 28명이 중도 기권했다. 루크 키베트(케냐)는 2시간 15분 59초로 우승했지만 이는 1983년부터 개최된 세계육상대회 사상 최악의 1위 기록이었다. 당시 박주영-김영춘-이명승으로 구성된 무명(?)의 한국팀은 완주를 한 덕분에 단체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팀 응원하는 ‘내 팀’이 있으면 보는 재미는 곱절이 된다. 한국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2시간 8분 30초)을 보유한 지영준이 불참하지만, 정진혁(최고기록 2시간 9분 28초)·김민(2시간 13분 11초·이상 건국대), 황준현(2시간 10분 43초·코오롱) 등 5명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계 정상권과는 기록 격차가 있지만 메달 획득 가능성이 없진 않다. 개인전도 가능하고 특히 단체전은 기대할 만하다. 나라별 출전선수 5명 가운데 기록이 좋은 상위 3명의 성적을 합산, 순위를 매기는 번외종목이다. 2007년 오사카 은메달을 딴 경험도 있다. 정윤희(2시간 32분 09초)·최보라(2시간 34분 13초)·박정숙(2시간 36분 11초·대구은행) 등으로 구성된 여자팀도 단체전 시상대에 서는 게 목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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