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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배구 8년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여자배구 8년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

    여자배구 대표팀이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타이완, 러시아, 쿠바, 세르비아, 페루 등 8개국이 출전한 올림픽 예선전에서 5승2패(승점 15)를 기록, 전체 2위로 런던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전체 3위 안에 들거나 나머지 국가 중 아시아 1위를 하는 나라에 출전권이 주어진다. 27일 마지막 경기인 페루전에 앞서 이미 자력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은 페루를 3-0(25-11 25-18 25-21)으로 제압하고 산뜻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대표팀은 경기 뒤 자축 세리머니도 펼쳤다. 12명이 키 순서대로 나란히 서서 흰색 티셔츠에 한 글자씩 새긴 ‘팬 여러분 감사합니다 런던 GO’를 선보였다. 주장 김사니(흥국생명)는 “TV 중계가 안 돼 팬들이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있다고 들었다. 그렇게 힘들게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본선에 진출하게 된 김 감독은 “자력으로 런던행 티켓을 따서 기쁘다. 36년 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구기 종목 최초로 메달을 땄던 여자배구의 영광을 런던에서 재현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대한배구협회와 한국배구연맹은 대표팀에 포상금 1억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선전 1위는 7전 전승을 기록한 러시아가 차지했다. 쉽게 본선행 티켓을 딸 것으로 예상됐던 일본은 막차를 탔다. 이날 세르비아에 2-3(25-18 21-25 25-19 21-25 9-15)으로 지고 세트득실률에서 태국보다 앞서 4위에 그쳤지만, 아시아 1위 자격으로 런던에 가게 됐다. 세르비아는 전체 3위로 본선에 진출하면서 본선 참여 12개국이 모두 확정됐다. 앞서 개최국 영국을 비롯해 이탈리아, 미국, 중국, 알제리, 터키, 도미니카공화국, 브라질 등 8개국이 본선에 올랐다. 여자배구는 개막식 다음 날인 7월 28일부터 런던 얼스코트에서 치러지는 예선 라운드에 들어간다. 대표팀은 28일 오후 2시 35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사흘간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달 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촌, 본격적인 런던 준비에 들어간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女배구 8년만에 일본 제압

    한국 여자배구가 런던 길목에서 ‘숙적’ 일본을 8년 만에 물리치고 본선 진출에 파란불을 켰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대표팀은 23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예선 4차전에서 일본을 3-1(25-18 22-25 25-17 25-13)로 꺾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 동안 쌓였던 대일본전 22연패를 끊는 한편 상대 전적도 29승 29패(1993년 4월 이후)로 균형을 맞춘 값진 승리였다. 또 이번 예선에서 2승(2패)째를 기록, 수그러들던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3위팀까지 올림픽에 출전하며 4위 이하가 되더라도 아시아 팀 중 1위를 차지하면 런던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일본은 홈 어드밴티지를 십분 활용해 초반부터 한국 대표팀을 거세게 밀어붙였지만 한국 선수들은 말려들지 않았다. ‘주포’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은 두 팀 통틀어 최다인 34점을 올리며 ‘세계 최고 공격수’의 기량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부진했던 황연주(현대건설) 대신 투입된 막내 김희진(IBK기업은행)도 13득점을 하며 깜짝 활약을 펼쳤다. 세 번째 세트에서 승기를 잡은 한국은 4세트에서 일방적인 공격을 펼친 끝에 25-13으로 여유 있는 승리를 낚았다. 레프트 한송이(GS칼텍스)도 13득점하며 뒤를 받쳤다. 경기가 끝난 뒤 김연경은 “일본은 수비가 뛰어난 강한 팀이지만 우리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다.”며 승리의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24일 휴식을 취한 뒤 타이완(25일)·태국(26일)·페루(27일)와 잇따라 남은 경기를 치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45초30의 벽 앞에 선 블레이드 러너의 도전

    45초30의 벽 앞에 선 블레이드 러너의 도전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6·남아공)의 아름다운 도전은 계속된다. 지난해 8월 장애인으로는 처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출전, 잔잔한 감동을 안긴 그가 이제 런던올림픽이란 더 큰 목표를 향해 한 걸음을 뗀다. 피스토리우스는 다음 달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아디다스 그랑프리 400m에 출전한다고 AP통신이 23일 전했다. 올림픽 본선 트랙을 밟으려면 다음 달 말까지 400m A기준기록(45초30)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것. 앞서 3일에는 오리건주 유진에서 벌어지는 다이아몬드 프리폰테인 클래식에서 몸을 푼다. 양쪽 무릎 아래가 없이 태어나 100%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의족 ‘치타 플렉스 풋’을 신고 뛰는 피스토리우스는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서는 맞수가 없는 절대 강자였다. 2004년 아테네패럴림픽 200m 금메달과 100m 동메달에 이어 2008년 베이징패럴림픽에서는 100·200·400m에서 금메달을 석권했다. 2007년부터 비장애인 대회에 출전하며 기량을 다져온 그의 당시 목표는 비장애인 올림픽 트랙을 달려보는 것이었다. 걸림돌은 의족이었다. IAAF가 “선수는 스프링이나 바퀴 등 도구의 도움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그의 출전을 금지한 것. 피스토리우스는 이에 반발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설립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해 끝내 “의족이 기록 향상에 이점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판단을 받아냈다. 출전의 길이 열렸지만 이번에는 기록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400m A기준기록(45초 55)에 0.7초가 모자라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것. 그 뒤에도 그는 굴하지 않고 런던올림픽을 목표로 더욱 열심히 훈련해 왔다. 지난해 대구에서는 400m 예선에서 45초39를 기록, 본선에 진출했다. 비장애인 틈바구니에서 밝은 표정으로 당당하게 내달리는 피스토리우스는 달구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준결선에서 46초19를 기록, 아쉽게 결선에 나서지 못했다. 이어 1600m계주 예선을 뛰고도 결선 트랙을 다른 동료에게 양보했다. 팀이 은메달을 차지하면서 피스토리우스 역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아디다스 그랑프리에서 5위에 그쳤던 피스토리우스는 23일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회에서 첫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한 좋은 경험을 했다. 올해 역시 이곳에서 올림픽으로 가기 위한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나는 큰 경기에 강하고, 시즌이 지날수록 점점 기록이 단축되기 때문에 (기준기록 통과도) 자신 있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봉송 성화 꺼지고 허들 1개빼고 대회치러 금메달 무효처리…올림픽 두달전 英 망신살

    봉송 성화 꺼지고 허들 1개빼고 대회치러 금메달 무효처리…올림픽 두달전 英 망신살

    성화는 봉송 사흘 만에 꺼지고, 육상 경기를 치르면서 허들을 잘못 설치해 모든 기록이 무효가 되고…. 런던올림픽 개막 60여일을 앞두고 영국에 망신살이 단단히 뻗쳤다. 성화는 그리스에서 건너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내 봉송 일정을 시작했다. 장애인올림픽 배드민턴 유망주 데이비드 폴레트가 20일 데본주 그레이트 토링턴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로 봉송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성화가 꺼지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폴레트는 물론, 봉송 장면을 지켜보던 시민들까지 당황했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호송차량에 대체 성화봉이 있어서 위기를 넘기고 봉송을 재개할 수 있었다. 이 성화봉은 독일 뮌헨의 BMW 기후센터에서 어떤 악천후에도 꺼지지 않게 제작했다고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가 자랑해 왔던 터라 더욱 창피한 일이었다. 사실, 그리스 아테네의 올림피아 신전에서 채화식이 거행되던 도중에도 성화가 꺼져 참석자들이 크게 당황한 일이 있었다고 유로스포츠 닷컴은 전했다. 또 이날 맨체스터시티센터에서 열린 ‘그레이트 시티 게임스’(Great City Games) 여자 100m허들 경기에서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허들 10개를 설치해야 하는 사실을 깜빡하고 9개만 설치한 것이 나중에 확인돼 모든 기록이 무효가 됐다. 영국 육상을 대표하는 ‘포스터걸’ 제시카 에니스(26)가 이 종목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12초75에 결승선을 맨 먼저 통과했다. 런던올림픽 7종 경기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는 에니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돈 하퍼(28·미국)와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인 다니엘레 캐루서스를 꺾어 기쁨이 더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짱 헛일이 됐다. 여자 100m허들도 남자 110m허들과 마찬가지로 10개의 허들을 세워야 한다. 다만 여자는 8.5m, 남자는 9.14m로 허들의 간격만 다를 뿐이다. 에니스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정말로 잘 달렸는데 실망스럽다.”며 “허들이 제 숫자대로 설치됐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복수검객 남현희

    복수검객 남현희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단 1점 차로 메달 색깔이 갈렸던 남현희(31·성남시청)와 세계 랭킹 1위 발렌티나 베찰리(38·이탈리아)의 숨 막혔던 혈투. 그 치열한 승부가 서울에서 재현된다. 더욱이 런던올림픽 개막을 70여일 앞두고 전초전 격으로 치러지는 맞대결이라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대한펜싱협회는 18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펜싱장에서 2012 SK텔레콤 국제그랑프리 남녀 플뢰레 펜싱선수권대회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25개국 선수 215명은 모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대회 시작은 18일 낮 12시부터 치러지는 남자 플뢰레 개인 예선전이다. 이튿날에는 남자 본선 64강부터 결승전까지 쉬지 않고 경기가 이어진다. 아테네올림픽 개인전 동메달·단체전 금메달을 딴 세계 랭킹 1위 안드레아 카사라(28·이탈리아)의 성적에 관심이 모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랭킹 4위인 최병철(31·화성시청)의 활약이 기대된다. 여자 개인전 예선은 19일 시작된다. 이튿날 본선에서는 베찰리와 남현희의 맞대결 성사 여부가 가장 큰 이슈다. 8강이나 4강에서 둘이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세계 랭킹 3위 남현희는 “베이징에서는 경험이 없어 너무 정직하게 플레이했다. 노련미가 생긴 만큼 여우같이 베찰리를 상대해주겠다.”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다시 한번 ‘우생순’

    여자핸드볼은 올림픽 구기종목 중 거의 유일한(?) 메달밭이다. 1984LA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1988서울올림픽,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2연속 금메달을 땄다. 1996애틀랜타대회와 2004아테네대회 때는 은메달을, 4년 전 베이징대회 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영화 ‘우생순’이 제작될 만큼 매번 투혼 가득한 감동 드라마를 만들었다. ●루마니아·프랑스 등 강팀 상대 올해 런던에서도 그 ‘기적’을 이어가려면 냉철한 주제 파악이 먼저다. 그래서 유럽으로 떠난다. 여자대표팀은 14일 출국해 다음 달 3일까지 루마니아, 프랑스, 오스트리아를 돌며 덩치 큰 상대들과 겨룬다. 유럽리그(스위스 그라스호퍼) 득점왕 출신의 강재원 여자팀 감독은 “2월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보고 왔는데 리그 수준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스피드, 신장, 파워, 지구력 등 모든 면에서 우리가 뒤진다. 개인기만 좀 낫다.”고 혹평했다. 유럽 챔스리그는 핸드볼 강국 노르웨이, 덴마크 선수들이 바글바글하다. ●체력·조직력 극대화 목표 다만 다른 팀이 올림픽을 앞두고 짧고 굵게 훈련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길고 굵게’ 훈련하며 체력과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희망이다. 지난 3월 중순부터 오전·오후·야간까지 혹독한 훈련을 해 온 한국은 경기력이 쑥쑥 올라왔다. 24명으로 출발했지만 런던땅을 밟을 최종엔트리(14명)까지 숨막히는 주전경쟁이 계속된다. 이번 유럽전지훈련 역시 메달 점검은 물론 옥석 가리기의 일환이다. 포지션별 짜임새는 얼추 갖춰졌다. 센터백 김온아, 라이트백 류은희, 라이트윙 우선희 등은 베스트 자리를 찜했다. 다른 자리도 조효비, 최수민, 심해인, 권한나 등 어린 선수들의 급성장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동력과 체력으로 무장한 한국이 유럽에서 자신감까지 충전할지 기대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궤변/곽태헌 논설위원

    궤변(詭辯)은 외견상 또는 형식상 타당한 것처럼 보이는 논거를 갖고 타인을 납득시키려는 논법이다.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Sophist)로부터 유래한다. 소피스트는 기원전 5세기부터 기원전 4세기까지 그리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철학사상가이자 교사들이다. 설득을 목적으로 하는 논변술을 강조하였다. 소피스트가 등장한 시기는 그리스가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후 큰 번영을 누린 때이기도 하다. 아테네는 그리스의 중심지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으며, 아테네 상류층은 물질뿐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풍요로움을 누렸다. 그러한 사회 분위기는 점차 다른 계층에까지 확대되었고 교양 수준, 법정에서의 연설이 중요해졌다. 다양한 사상과 사람, 물자가 유입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법과 제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에 따라 설득을 목적으로 한 웅변술에 능했던 소피스트들의 인기가 높아졌다. ‘지혜로운 사람’ 혹은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을 뜻하는 소피스트라는 말은 본래는 현인이나 시인, 장인, 철학자들에게 존중하는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웅변술과 상대주의를 설파하는 강연이 인기를 누리면서 교육자를 뜻하는 말로 불렸다. 최초의 소피스트로 불리는 프로타고라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라는 말로 진리의 주관성과 상대주의를 이야기했다. 궤변학파는 처음에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좋은 뜻이었으나, 후세에 이르러 목적을 위해 논리적인 규범을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둘러대는 좋지 않은 뜻으로 바뀌었다. 동양에서는 공손룡(公孫龍)의 ‘견백론’(堅白論)이나 ‘백마비마론’(白馬非馬論) 등이 궤변의 좋은 예로서 알려져 있다. 통합진보당에서 때아닌 궤변이 경쟁적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주 당권파인 김선동 의원은 비례대표 경선에서 뭉텅이표가 쏟아진 것과 관련, “풀이 다시 살아나서 다시 붙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며칠 전 당권파의 핵심인 이석기 당선자는 “전세계 어느 나라도 100% 완벽한 선거가 없다.”며 궤변 대열에 합류했다. 1950~60년대도 아닌 요즘 같은 때에 통합진보당 당권파처럼 대명천지(大明天地)에 부정선거를 대놓고 하는 문명국가나 정당은 없다. 이 당선자는 “당원이 선택한 후보는 사퇴할 권리가 없다.”고도 했다. 본인이 깨끗이 사퇴하면 될 일인데도, 당원을 핑계대는 것은 구차하다. 이 당선자의 말대로라면 1960년 3·15 부정선거로 하야한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은 억울하겠다. 곽태헌 논설위원 tiger@seoul.co.kr
  • [흔들리는 긴축 유럽] (하) 10년만에 한계 몰린 유로존

    [흔들리는 긴축 유럽] (하) 10년만에 한계 몰린 유로존

    긴축재정으로 압축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극약처방이 불신을 당했다. 그리스는 정부조차 구성하지 못하면서 국가 리더십이 표류하고 있다. 프랑스 재정긴축정책도 거부당했다. 유로화의 지도력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2002년 1월 유로화가 통용된 지 꼭 10년째다. 출범 당시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회의적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스 선거결과가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이냐 존속이냐는 논란의 장을 마련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유로존 회원국은 영구적일 필요는 없다.”는 인식을 새로 갖게 됐다. 외르크 아스무센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는 8일(현지시간) 독일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면, 긴축프로그램을 이행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스 국민들도 유로존 퇴출 가능성을 의식하기는 마찬가지다. 아테네의 대학생 크레랴 아브게리노푸루(22)는 “다음 달에 다시 선거를 치르거나 유로존에서 탈퇴해도 상관없다. 국민들이 말하기 시작했다.”고 현지 신문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에서 퇴출되면 드라크마화(貨)를 다시 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씨티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 윌렘 뷰이터는 “그리스는 강요받기보다는 자발적으로 탈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스 논란을 지켜보는 독일 국민들도 마음이 편치 않다. 이들은 그리스에 금융을 가장 많이 지원하면서도 비난을 받고, 저임금의 노동자들이 독일로 유입돼 일자리를 앗아가는 체제를 싫어한다. 지중해 연안국가들의 유로존 존속에 별다른 미련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독일이 ‘올리브 벨트’(남유럽) 지원에 등을 돌려 유로존이 무너지고, 유럽 전반적으로 극우당이 세력을 잡으면서 사회민주주의 모델이 붕괴되는 것이다. 이 같은 위기는 단일 통화인 유로화에 대한 감독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같은 화폐를 쓰면서 재정정책은 각국 마음대로였는 데다 재정운용은 정치상황을 의식해 방만했다. 일부 국가들은 유로화 신용을 바탕으로 저금리의 국채를 발행해 위기를 키웠다. 단일통화가 되는 바람에 환율정책을 펼 수 없었고, 환율 등락에 의한 위기 경보음도 사라졌다. 유로존과 유럽연합(EU)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한계도 많이 지적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유로화 위기는 정치인들이 문제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규제 강화가 해답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고자 마련된 게 신재정협약이다. 균형재정을 위해 각국은 정부부채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60% 이내로 유지하며, 재정적자를 GDP의 0.5%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 신재정협약의 골자다. 내년 1월부터 발효된다. 영국과 체코는 서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재정협약이 효과를 내지 못하면 갈림길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정협약을 완화하든지 유로존과 EU 탈퇴를 선택하든지 해야 한다. 또 하나는 통합을 가속화해 EU 정부를 출범시키는 것이다. EU 정부는 미국의 연방정부와 주정부 관계처럼 모든 회원국의 채무를 보증하고, 필요한 곳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강력한 중앙기구 역할을 맡는다. 화폐와 정치, 재정이 통합되는 ‘유럽합중국’에 가까운 모양새다. 일각에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한다. 그리스 퇴출은 스페인과 포르투갈에도 도미노처럼 번져 유로존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급진좌파 30대 치프라스에 달렸다

    그리스의 젊은 정치인 알렉시스 치프라스(38)가 6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총선의 가장 큰 정치적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치프라스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긴축 재정과 정치 기득권층에 지친 그리스 유권자들의 지지를 업고 창당 10년 남짓 만에 제2당을 차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선거 개표가 92.2% 진행된 상황에서 시리자는 득표율 16%를 넘기며 2위로 선전하고 있다. 2001년 출범한 시리자는 신자유주의 유입에 따른 연금개혁과 사회 보장체제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로 구성돼 있다. 2004년 총선에서 3.3%의 득표율로 의원 6명을 배출했고 2007년에는 득표율 5.04%로 14명을, 2009년에는 4.6%의 득표율로 13명의 의원을 확보하면서 그 영향력을 키워 왔다. 치프라스는 이번 총선 유세에서 대출 상환을 일단 중단한 뒤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연합(EU) 등 트로이카가 주도한 구제금융 이행 조건을 재협상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기존 정당과 다른 노선을 펼친 그는 그리스의 긴축 재정으로 힘들어진 실직자와 연금생활자 등으로부터 지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헌법에 따라 연립정부 구성 권한이 치프라스에게 돌아간다면, 그가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지만 이번 그의 승리가 그리스의 정치 지형을 변화시킬 것은 분명해 보인다. 평소 주변에 완벽주의자라고 알려져 있는 치프라스는 2006년 아테네 시장 선거에서 3위를 기록하며 정계에 처음 등장했다. 이어 2008년 좌파연합의 당수가 되었고 2009년 의회에 선출된 바 있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홍명보호 본선 조추첨 “이보다 좋을 수 없다”

    홍명보호 본선 조추첨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첫 올림픽 메달도 꿈만은 아니다. 한국이 24일 영국의 ‘축구성지’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2런던올림픽 축구 본선 조 추첨에서 멕시코, 스위스, 가봉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홍명보 감독이 가장 경계하던 개최국 영국을 피했고, 꺼려 하던 스페인과 브라질도 비켜 갔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통틀어 손에 꼽을 만한 무난한 조 편성이다. 힘든 확률이었다. 이날 오전 FIFA가 발표한 시드 배정은 다소 의외였다. 영국이 톱시드를 받은 건 예상된 일이었고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무적함대’ 스페인도 마찬가지. 그러나 대륙별로 순환 배정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멕시코가 시드를 할당받았다. 어차피 네 나라 중 한 팀과 만나야 한다면 멕시코가 객관적으로 가장 만만했다. 그 25%가 우리 손에 떨어졌다. 험난한 예선을 통과해 만만찮은 전력을 지닌 팀들이지만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홍 감독은 멕시코를 원했다. FIFA 랭킹 20위로 한국(31위)보다 높지만 조직력이 탄탄한 온두라스보다 개인기에 의존한 멕시코 스타일이 편하다고 했다. 1948런던, 1996애틀랜타, 2004아테네올림픽까지 한국과 멕시코는 올림픽 본선에서 세 번 만나 한국이 2승1무로 우위다. 올림픽대표는 지금까지 여섯 번 만나 2승3무1패를 기록 중이다. 1995년 6월 친선대회 패배(0-1) 이후 한 번도 진 적이 없을 정도로 한국이 강세다. FIFA 랭킹 18위 스위스는 분명 까다로운 상대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 선수권대회에서 스페인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세르단 샤키리(FC바젤) 등 2009년 17세 이하(U-17)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등 유망주들 기량이 훌륭하다. A대표팀과는 2006독일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나 0-2로 졌고, 올림픽대표팀은 2004년 카타르 친선대회에서 2-0으로 이겼다. 유럽 최약체로 꼽혔던 벨라루스와 한 조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스위스도 나쁘지 않은 카드다. 과거 올림픽 본선에서 겨뤘던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가봉은 아프리카 신흥 강호다. 각급 대표팀에서 한 번도 만나지 않았을 정도로 생소하다.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와 폭발적인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다. 지역예선에서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모로코를 연이어 꺾고 정상에 오른 실력자다. FIFA 랭킹 42위로 아프리카에서 6번째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한 게 변수. 월드컵 본선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고, 올림픽도 이번이 첫 출전이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경험한 카메룬, 말리, 가나 등보다 전력이 떨어진다. 대진도 좋은데 경기장과 이동 경로도 무난하다. 7월 26일 뉴캐슬에서 멕시코와 첫 경기를 치른 뒤 29일 코벤트리에서 스위스를 상대한다. 가봉과의 3차전은 8월 1일 런던에서 열린다. 뉴캐슬에서 코벤트리는 286㎞로 차로 3시간 정도 거리. 코벤트리에서 런던도 140㎞로 2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 영국 북부부터 런던까지 내려오는 루트. 섣부르지만 조 1위로 리그를 통과할 경우 결승까지 세 경기를 모두 런던에서 치르는 것도 왠지 기분 좋은 예감이 들게 한다. 한국이 표정관리를 하는 반면 일본은 울상이다. 스페인(FIFA랭킹 1위), 온두라스(61위), 모로코(62위)와 함께 D조에 속했다. 일본이 랭킹상(30위) 돋보이지만, 스페인이 조 1위를 ‘예약’한 가운데 조 2위 싸움을 하는 게 현실적이다. 일본은 스페인과의 첫 경기(26일 글래스고)를 시작으로 모로코(29일 뉴캐슬), 온두라스(1일 코벤트리)와 상대한다. 역대 최고전력이라고 자부하는 일본이지만 조 편성부터 먹구름이 끼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런던서도 이 모습…“할수있다”

    런던서도 이 모습…“할수있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 때였다. 진부하지만 기분 좋은 타이틀, ‘한판승의 사나이’가 또 나왔다. 이 청년은 부전승으로 진출한 2회전부터 결승까지 다섯 경기를 내리 호쾌한 한판승으로 장식했다. 금메달을 목에 거는 데 필요한 시간은 480초면 충분했다.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을 깍지 끼고 울던 모습은 참 찡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데 이어 2008베이징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냈다. 베이징에서의 한국선수단 첫 ‘골드’라 국민들의 감격은 더했다. 정상에 오른 뒤엔 “2012런던올림픽 땐 한 체급을 올려 66㎏급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작은 거인’ 최민호(32·KRA)다. 4년 전과 달리 최민호는 지금도 런던행에 ‘황색 등’이 들어온 상태. 국제유도연맹(IJF) 66㎏급 랭킹포인트에서 43위(238점)로 처져 있다. 국가별로 출전 쿼터가 주어지던 지난 올림픽이라면 더 쉽게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을지 모른다. 당시엔 체급별로 국내 선발전을 거쳐 올림픽대표를 뽑았다. 슬럼프나 부상이 있더라도 막판 뒤집기가 가능했던 것.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는 세계랭킹 22위 안에 들지 못하면 올림픽 무대를 밟을 수 없다. 국가별 출전 인원이 1명으로 제한돼 여지는 있지만 어쨌든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해온 선수만이 런던 땅을 밟을 수 있다. 최민호에겐 불리했다. 감량에 어려움을 느낀 최민호는 지난해 3월 이후 66㎏급으로 체급을 한 단계 올렸다. 대회마다 6~7㎏을 빼고 임하는 것에 지쳤다고. 그동안 60㎏급에서 쌓아온 IJF포인트가 물거품이 됐지만 미련 없이 새출발을 택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빠듯했다. 적응하느라 바닥을 찍은 뒤 올해 독일그랑프리 동메달 등으로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았으나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이 체급 선수들 역시 대회마다 체중 조절을 하고 나오는, 원래 체중이 72~73㎏대 선수들이라 아무래도 파워에서 밀렸다. 같은 체급의 후배 조준호(24·KRA)가 랭킹 8위(860점)로 일찌감치 올림픽 쿼터를 확보해 운신의 폭은 더 좁아졌다. 벼랑 끝이다. 2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포인트를 쌓아 기적 같은 역전을 연출해야 한다. 우승은 180점, 준우승은 108점, 3위에겐 72점이 주어진다. 국가별 쿼터(1명)를 감안했을때 24일 현재 올림픽에 진출하는 마지노선인 35위 사샤 메흐메도비치(캐나다)의 랭킹포인트가 292점이니까 최민호가 입상권에 들면 올림픽 막차에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도 대륙별선수권에서 포인트를 쌓을 것이기 때문에 최민호는 무조건 우승을 해야 안심할 수 있다. 출전권을 딴다 해도 조준호와의 최종 국내선발전(5월 14~15일·창원)을 통과해야 한다. 현재 세계랭킹 2위인 81㎏급 김재범(27·KRA)과 73㎏급 왕기춘(24·포항시청)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위 탈환에 나선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허핑턴 포스트의 진화/구본영 논설위원

    아리아나 허핑턴의 마법은 끝나지 않은 것인가. 그녀가 창업한 미국의 블로그 기반 인터넷 매체 ‘허핑턴 포스트’의 진화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온라인판 뉴욕 타임스를 제치고 방문자 수 1위를 차지하더니, 엊그제는 퓰리처 상을 받은 기자를 배출했다. 퓰리처 상은 언론 분야에선 노벨상 격의 권위를 갖는다. 이번에 데이비드 우드 기자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에서 중상을 입은 상이군인의 사회 적응을 다룬 기사로 영예를 안았다. 허핑턴 포스트 소속 기자로선 첫 수상이다. 허핑턴 포스트가 권위지 못잖은 여론 주도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그 동안 엄청난 상업성에도 불구하고, 의제 설정 등 영향력 면에선 여론주도층의 평가가 엇갈렸다. 그리스계 미국인인 허핑턴의 경영 방식에 대해선 포폄이 교차한다. 영국의 텔레그래프 지는 아테네 태생인 그녀를 “이카루스 이후 가장 상승 지향적인 그리스인”으로 묘사했다. 동료 블로거 2명과 함께 시작한 블로그를 미국에서 트래픽 1위 매체로 성장시켰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해 그녀는 여세를 몰아 ‘공룡’ 인터넷 기업인 아메리칸온라인(AOL)에 3억1500만 달러(약 3800억원)란 거금을 받고 팔아넘겼다. 이쯤 되면 깃털과 밀랍으로 만든 날개로 하늘로 치솟은 신화 속 이카루스에 견줄 만할 정도다. 하지만 그녀는 그 과정에서 일부 블로거들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3000여명의 블로거를 운영하면서 대부분 무료 기고에 의존한 후유증이었다. 한때 민주당 하원의원을 남편으로 두었던 그녀는 폭넓은 인맥으로 거물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로부터 ‘협찬 기고’를 받아내는 데 수완을 발휘했다. 당대의 논객 월터 크롱카이트도 그중 한명이었다. 무료 기고에 의존하는 방식이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인가. 그녀가 AOL에 회사를 넘긴 사실 그 자체가 스스로 이를 부인한 방증일 수도 있다. 그녀를 상대로 소송을 벌인 블로거들은 자신들이 “현대판 노예였다.”고 분개하지 않았는가. 지금까지 허핑턴 포스트는 사양길의 종이신문을 대체할 만한 몇 가지 성공적 실험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중독된 젊은 세대들의 기호에 가장 잘 부응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도 있었다. 독자적 취재인력이 부족해 다른 매체 뉴스를 짜깁기한 뒤 논객들의 비평을 잘 버무려 내놓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퓰리처 상 수상이 고품질의 콘텐츠가 언론의 기본임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녀의 신화는 더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런던올림픽 D-99] 3인의 선구자, 막힌 금맥 캐내리라

    [런던올림픽 D-99] 3인의 선구자, 막힌 금맥 캐내리라

    한동안 금맥이 끊겼거나 노다지를 일군 적이 한 번도 없던 종목들에서 ‘사고’를 칠지 모른다. 개회가 99일 남은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고 해도 놀라지 마시라. ‘준비된 1등’이니까. 이들의 어깨에 개인의 영광은 물론, 종목의 미래까지 걸려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민첩한 풋워크 복싱의 신종훈 1980년대 초만 해도 복싱은 인기 종목이자 메달밭이었다. 그러나 1988년 서울올림픽 때 김광선(플라이급)·박시헌(라이트미들급)의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24년의 침체기를 겪었다. 올림픽은 고사하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이 사라졌다. 그 어두운 터널을 한번에 끝낼 이가 있다. 라이트플라이급(49㎏ 미만) 세계랭킹 1위 신종훈(23·서울시청). 민첩한 풋워크와 ‘인정사정 볼 것 없는’ 연타 능력이 장점이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과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로 준비를 끝냈다. 신종훈은 “런던행을 확정했을 때 너무 행복해 눈물이 났다.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충격적인 성적표(8강 탈락)를 받아 설욕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했다. 조짐도 좋다. 기존엔 커버링을 무너뜨리고 체중이 실린 주먹을 적중시켜야 점수가 인정됐지만 이젠 커버링 위라도 정확하게 가격하면 점수가 인정된다. 파워가 약하고 주먹이 빠른 신종훈에겐 호재다. 그는 “치고 빠지는 내 스타일이 물 만났다. 끝까지 마인드컨트롤을 잘해 복싱의 부활을 이끌겠다.”며 웃었다. ■스탠딩 최강자 레슬링 최규진 레슬링도 효자종목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57㎏급 안한봉부터 1996년 애틀랜타·2000년 시드니에서 심권호가 연속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정지현(29·삼성생명)을 끝으로 금맥이 말랐다. 2008년 베이징에서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노골드’였다.희망의 불씨를 살린 건 최규진(27·조폐공사). 정지현과 이정백(26·삼성생명)에게 밀려 국내에선 늘 2~3인자였지만 2009년 처음 태극마크를 단 뒤 상승세를 탔다. 2010년 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과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내며 늦깎이 기대주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런던 프레올림픽에선 그레코로만형 55㎏급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바뀐 규칙도 최규진에게 유리하다. 그레코로만형은 이제 세트마다 1분 30초 동안 스탠딩 경기를 치르면서 어느 쪽이라도 기술점수를 내면 파테르 없이 끝까지 진행한다. 그라운드 싸움에 약하지만 스탠딩에 강한 최규진에게 긍정적이다. 그는 “평소 수첩과 휴대전화에 ‘금메달은 무조건 내 것’이라고 써놓고 이미지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감독님도 지금처럼 한다면 금메달은 문제없다고 하신다.”고 자신했다. ■신기술 보유자 체조의 양학선 단 한번도 없었던 체조 금메달에 양학선(20·한국체대)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장의 신기술 ‘YANG Hak Seon’으로 여홍철·유옥렬 등 걸출한 선배들도 이루지 못한 정상을 노린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공중 세 바퀴(1080도)를 돌아 내리는 난도 7.4의 신기술로 금메달을 땄다. 기존 최고 난도 기술은 공중에서 두 바퀴반(900도)을 도는 ‘여(여홍철)2’로 난도가 7.0이었다. 양학선은 숙련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공중 세 바퀴 반(1260도)을 돌아 내리는 ‘양2’까지 남몰래 연마하고 있다고. 워낙 어려운 기술이라 엄청난 실수만 하지 않으면 금빛 착지를 기대할 만하다. 양학선은 “유럽심판들이 워낙 강세라 실수하면 날 무너뜨릴 것이다. 완벽하게 하겠다.”고 눈을 빛냈다. 라이벌 토마 부엘(프랑스)이 정강이뼈 골절로 런던 출전이 불투명해 꿈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양학선은 “관심 없다. 내 연기에만 집중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조성동 총감독은 “남은 기간 몸 관리만 잘하면 된다. 도마는 물론 개인종합 메달까지 노릴 수 있다.”고 힘을 실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2 런던올림픽 D-100] 美 경제학자 대니얼 존슨 ‘경제지수’로 金메달수 전망해보니

    [2012 런던올림픽 D-100] 美 경제학자 대니얼 존슨 ‘경제지수’로 金메달수 전망해보니

    미국 콜로라도 칼리지 경제경영학부의 대니얼 존슨 교수는 특별한 경제학자다. 4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에서 각국이 따낼 메달 수를 예측하는 데 열과 성을 다하는 것. 캐나다 출신으로 2004년부터 이 대학에 몸담은 존슨 교수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까지 6차례 올림픽 무대에서 각국이 얼마나 많은 메달을 딸지를 예측하는 데 공을 들였다. ●1인당 국민소득 등으로 예측 그런데 경제학자답게 그는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다른 국가대표와의 경쟁 같은 변수는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1인당 국민소득, 인구, 개최국의 텃세, 개최지와의 근접성 같은 변수들만 따지는 종합지수를 개발해 이것으로 각국의 메달 순위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에는 정치구조나 기후 같은 변수도 이 지수에 넣어 계산해 왔으나 이번 런던올림픽을 앞두고는 이 두 항목을 빼고 개최국 여부와 경험, 호주와 중국처럼 역사적으로 저평가된 국가들을 보정하도록 고안된 ´특정문화 팩터’(cultural specific factor)를 넣어 지수를 산정했다. 이에 따라 런던올림픽에서 미국은 금메달 34개를 수확해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중국(33개), 러시아(25개), 개최국 영국(20개)이 뒤를 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전체 메달을 99개 따내 러시아(82개), 중국(67개) 등을 따돌릴 것으로 예상했다. 존슨 교수는 “어떤 나라가 다른 국가보다 나은 성적을 내는 배경에는 일정한 경제적 패턴이 있다.”며 훈련과 균형잡힌 식사, 각종 기반시설 등에 얼마나 투자하는지가 세계 정상급 선수의 배출과 직결된다고 풀이한다. 경제학자의 외도이겠거니 싶겠지만 기실 그렇지는 않다. 존슨 교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이 금메달 수에선 미국을 따돌리겠지만 전체 메달 수에선 미국이 앞선다고 예측했는데 실제로 중국은 금메달 51개를 따내 36개에 머문 미국을 압도했지만 전체 메달 수는 100개에 그쳐 110개를 획득한 미국에 뒤졌다. ●시설 등 투자가 정상급 선수 배출 아테네 대회를 앞두고는 미국이 37개의 금메달을 포함, 103개의 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실제로 미국은 아테네올림픽 시상대 맨위에 35차례 섰고, 정확히 103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러시아는 94개의 메달을 딸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실제로 92개를 땄다. 앞서 2000년 시드니 대회를 앞두고는 미국이 33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90개의 메달을 수확할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실제로는 39개의 금메달을 비롯해 97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개최국 호주는 54개의 메달을 수확할 것이라고 점쳤는데 실제로 56개를 땄다. ●순위 예측서 한국 제외는 ‘의문’ 존슨 교수는 이전 6차례 올림픽에서 메달수는 차치하고 종합순위 예측이 93% 적중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존슨 교수팀은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130개국의 메달수를 예측하면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나 저질렀다. 바로 대한민국을 지수에서 제외한 것. 광복 이후 처음 참가한 1948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시작으로 4년마다 한 번씩 꾸준히 참가해 모두 215개의 메달을 따고 있는 스포츠 강국을 쏙 빼놓았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한 66개국을 지수 산정에 포함시키면서 한국을 제외한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관심 있는 이들이 이메일을 보낸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이 점을 지적했는데도 기자가 16일 오후 6시까지 그의 웹사이트(http://faculty1.coloradocollege.edu/~djohnson/vita.html)를 열어봤지만 바뀌지 않았다.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선배님 희망처럼 런던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일 겁니다”

    “선배님 희망처럼 런던 하늘에 태극기가 펄럭일 겁니다”

    장면 #1 1948년 7월, 스물아홉 청년 김성집은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부산항을 떠난다. 36년의 일제 강점을 벗어나 ‘KOREA’란 국호로 처음 런던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떠나는 길. 배를 타고 스무 날이 걸려 도착한 런던에서 그는 당당히 역도 미들급 동메달을 따낸다. 대한민국이 올림픽에서 처음 따낸 메달이다. 장면 #2 그로부터 64년 뒤인 2012년 4월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스물둘의 역도선수 원정식(한국체대)은 구슬땀을 흘리며 쉼 없이 바벨을 들어올린다. 이제는 거동이 불편해진 93세의 김성집옹처럼, 런던 하늘 아래 올라갈 태극기와 울려 퍼질 애국가를 눈과 귀로 상상하면서. 제30회 런던올림픽 개회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64년 전 김옹의 동메달은 엄혹한 시절을 보내던 민족에게 한 줄기 희망이 됐지만, 이제 대한민국은 금메달 13개를 목에 걸어 3회 연속 세계 10위에 드는 것을 목표로 내걸 정도의 스포츠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옹을 비롯한 숱한 국가대표들의 땀과 열정,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2일부터 시작되는 대표선발전을 통과하면 난생 처음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원정식은 “선배님들의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꼭 메달을 따겠다.”는 당찬 출사표를 김옹에게 보내는 편지로 갈음했다. 선배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체육대학교 4학년 원정식입니다. 저는 지금 런던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선발전을 통과하면 69㎏급에서 금메달(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64년 전인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선배님께서 우리나라에 첫 메달을 갖고 오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20일이나 걸려서 배를 타고 런던에 가셨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값진 메달을 따오신 선배님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선배님의 땀과 노력이 올해 런던에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건강 조심하세요. 2012년 4월 12일 후배 원정식 올림 원정식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남자 69㎏급 용상에서 182㎏을 들어 동메달을 따면서 깜짝 기대주로 등장했다. 원주 치악중 1학년때 처음 바벨을 잡은 원정식은 중3 때 전국소년체전에서 3관왕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해 전국체전에서는 같은 체급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배영(33·아산시청)을 따돌리고 이 체급에 걸린 금메달 3개를 휩쓸었다. 원정식은 “중고생 시절부터 코치님들이 ‘열심히 하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올림픽에 대한 동경을 품었다. 2008년 베이징에서 사재혁 선배님이 금메달을 딸 때 나도 저 자리에 서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첫 올림픽을 맞는 설렘을 전했다. 원정식은 “학교 수업 시간에 김성집 선배님에 대해 배웠다. 어려운 시기에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메달을 따고 역도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사연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얼마 전 오른쪽 햄스트링과 허리 부상으로 위축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컨디션이 최상일 때의 90% 정도란다. 원정식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설렌다. 64년 전에 선배님도 메달을 딴 종목이니 나도 열심히 훈련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그리스 총리, 의회 해산 요청키로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11일(현지시간)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을 만나 의회 해산을 요청할 것이라고 아테네통신이 10일 보도했다. 그리스는 또 6개월 만기 국채 13억 유로어치를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총리의 요청을 받은 뒤 의회 해산 포고령을 내리고 다음 달로 예정된 총선 일자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사회주의 성향의 정당 PASOK와 보수주의 성향인 신민주당의 지지를 얻어 취임한 파파데모스 총리는 자국에 대한 유로존의 2차 구제금융과 민간 채권단과의 부채 교환 협상을 의회에서 통과시켜 실행할 것을 다짐해 왔다. 의회는 이를 위해 필요한 입법조치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사회보장기금 개혁을 위한 노동법 개정안을 10일까지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리스 채무관리청은 “국채의 총 매수 주문은 26억 2000만 유로에 달했으며 최종적으로 13억 유로가 낙찰됐다.”면서 평균 수익률도 4.55%로 마지막 국채 입찰인 지난 3월 6일의 4.8%에 비해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번 국채 매각은 유로존의 제2차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최종 승인되고 민간 채권단과 국채 교환프로그램 등을 통해 채무 탕감을 받기 시작한 이래 두 번째다,. 그리스는 그동안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948억 유로어치의 국채를 교환했다. 나머지 국채와 정부 보증 공공채 202억 7000만 유로어치의 교환은 오는 20일까지로 예정돼 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탁구 유승민·석하정 런던행 합류

    2012 런던올림픽 탁구대표팀의 한 장 남은 최종 엔트리가 결정됐다. 대한탁구협회는 강화위원회의 최종 논의를 거쳐 남자에는 2004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삼성생명), 여자부에서는 석하정(대한항공)을 대표팀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하고 엔트리 마감일인 이날 올림픽위원회에 최종 통보했다고 9일 밝혔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그리스 연금삭감에 국회앞 권총자살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리스의 70대 연금 생활자가 수도 아테네의 국회의사당 앞 신타그마 광장에서 정부의 긴축재정을 비난하며 공개적으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은 광장 주변에 집결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였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도 벼랑끝에 내몰린 취약 계층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유럽 사회에 짙게 드리운 긴축재정의 그늘을 보여주고 있다. 4일 오전 9시쯤(현지시간) 전직 약사인 디미트리스 크리스툴라스(77)가 국회의사당 건물 수백m 앞에서 권총으로 머리를 쏴 숨졌다고 BBC,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그는 방아쇠를 당기기 전 “자식에게 빚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외쳤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외투 주머니에서 발견된 그의 유서에는 “품위있는 노후를 위해 지난 35년 동안 정부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고 연금을 부었는데 정부가 생존에 대한 모든 희망을 무너뜨렸다.”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구하는 비참한 상황이 되기 전에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다.”는 등 정부에 대한 분노와 막다른 선택을 하게 된 비장한 심정이 적혀 있었다. 20여년 전 은퇴한 뒤 아내, 딸과 함께 살아온 그는 정부의 연금 삭감으로 생활이 쪼들린 데다 개인 부채를 갚지 못해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타스 루란토스 약사협회장은 “그는 기품있는 인물이었다.”면서 “그런 사람을 이 지경까지 몰아간 데 대해 누군가는 답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날 광장에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촛불과 조화가 쌓였고, 재정 위기를 초래한 정부를 비난하는 대자보도 나붙었다.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은 경찰이 막고 있는 국회의사당을 향해 “살인자”라는 구호를 외쳤다. 밤이 되면서 시위는 점점 과격해져 화염병과 최루탄이 난무했다. 2010년부터 재정악화를 겪은 그리스는 유로존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대량해고와 임금 삭감, 연금 축소 등 혹독한 긴축재정을 펴왔다.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면서 자살률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0년 자살률은 전년보다 18% 늘었다. 특히 지난해 아테네의 자살률은 전년보다 무려 25%나 뛰었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를 비롯한 정부와 여당은 유감과 애도의 뜻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수년간 억눌러 온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유로존의 구제금융 지원에 반대하는 소수 정당들은 다음 달 총선을 겨냥해 정부의 긴축재정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에서도 최근 자살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3일 시칠리아에 거주하는 78세의 여성이 연금이 월 800유로에서 600유로로 깎인 데 항의하며 3층 아파트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일주일 전에는 27세의 모로코 이민자가 넉달간 임금을 받지 못하자 몸에 불을 질러 자살을 시도했다. 마리오 몬티 정부는 그리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목표로 지출 삭감과 노동 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키에 안달하는 부모

    그리스 신화의 프로크루스테스는 산적이었습니다. 아테네 외곽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살면서 하룻밤 유숙을 청하는 고단한 여행객들의 목숨을 빼앗고, 가진 것을 털었지요. 그는 여행객이 잠들면 침대 길이에 맞춰 침대보다 키가 크면 큰 만큼 잘라 죽이고, 침대에 못 미치면 모자란 만큼 늘여서 죽였습니다. 그의 집을 찾은 어느 누구도 그 침대에 자신의 키를 맞추지 못했으니, 한 사람도 살아나가지 못했고, 그런 탓에 그의 집 뒷마당에는 잘라낸 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답니다. 이 신화가 우화처럼 읽히는 것은 ‘자신의 생각에 맞춰 남을 뜯어고치려는 무지 혹은 독선’을 말하기 때문이지만 키를 잣대로 삼았다는 게 재밌습니다. 사실, 키가 성장기 청소년들의 고민거리가 된 건 근래의 일입니다. 서구에서 기원한 외모지상주의의 부산물이라고 보는 게 옳겠지요. 우리만 하더라도 키에 관한 전통적 인식은 지금과 달랐습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은 키 작은 사람이 대체로 야무지다는 사회적 인식의 발현이었고, ‘키 큰 사람 치고 안 싱거운 이 없다.’는 말은 키가 큰 사람의 실속없음을 빗댄 말이지요. 그랬던 것이 세상이 바뀌어 요새는 ‘키 작은 사람은 루저(패배자)’라고까지 여기게 됐으니,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느 시대이든 사람을 키로 재단하는 건 몰상식임에 틀림없습니다. 변질된 세태를 인정하더라도 한 자연인에게 있어 키는 결코 자의적인 선택사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부모가 선택적으로 물려줄 수 있는 옵션도 아닙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한 조건이지요. 그렇다고 보면 큰 키가 우월함의 상징이 아니듯 작은 키가 열등의 준거일 수도 없는 일이지요.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세상은 좀 다릅니다. 자녀들 키 때문에 안달인 부모들이 많습니다. 키가 곧 자식의 운명이라도 되는 양 설레발이 장난이 아닙니다. 예전에 그랬듯 키가 좀 작으면 속이 꽉 찬 야무진 사람으로 키우면 될 일을 부모들이 나서 안달이니 애들 가슴에 남는 건 콤플렉스뿐이지요. 생각해보니 좀 지나친 듯 해서 해본 말입니다. jeshim@seoul.co.kr
  • 런던 지하철에 박태환·박성현역

    런던 지하철에 박태환·박성현역

    ‘튜브’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영국 런던의 지하철에 박태환역, 박성현역이 만들어졌다. 런던올림픽을 120일 앞둔 29일 런던교통공사는 런던 시내 361개 역에 올림픽 스타들의 이름을 각각 붙인 ‘올림픽 레전드 맵’을 공개했다. 영국 BBC의 스포츠 기자인 알렉스 트리켓과 스포츠 역사가 데이비드 브룩이 디자인한 이 지하철 지도에는 역대 올림픽을 빛낸 각국의 선수들과 주요 종목 스타들이 망라돼 있다. ●361개 역에 올림픽 스타들 이름 2008년 베이징 대회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인 박태환(23·SK텔레콤)은 센트럴 라인 끝에 있는 데브던 역을, 2004년 아테네 2관왕과 2008년 베이징 여자 단체 금메달을 따낸 박성현(29·전북도청)은 오버그라운드 라인의 서쪽 끝인 임페리얼 와프 역을 대신해 이름이 새겨졌다. 또 1992년 바르셀로나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레슬링 자유형 48㎏급에서 2연패한 북한의 레슬링 영웅 김일 역시 런던 동부의 섀드웰 역을 대신하게 됐다.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이 있는 스트랫퍼드역은 2008년 베이징 8관왕에 빛나는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7)가 이름을 올리게 됐다. ●올림픽 스타디움 있는 역은 펠프스 차지 우리의 국철 개념인 스트랫퍼드 인터내셔널 역은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70·미국)가 차지했다. 또 올림픽 메달리스트뿐 아니라 아깝게 메달을 놓친 비운의 스타들도 이름을 올렸다. 1984년 LA 대회 여자 육상 3000m 결승에서 서로 발이 엉켜 넘어지는 바람에 메달을 따지 못했던 메리 데커(53·미국)와 졸라 버드(45·영국)가 대표적이다. 지도를 고안한 트리켓과 브룩은 “361개 역에 누구를 넣을 것인지를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고 몇몇 선수들은 막판에 바뀌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결과에 만족한다. 수십 개의 나라와 런던올림픽 출전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모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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