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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개념 기자에게 인생을 가르친 감독의 인터뷰

    무개념 기자에게 인생을 가르친 감독의 인터뷰

    “감독님, 팀 선수가 아이의 출산 때문에 오늘 경기에 결장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지난달 리투아니아의 남자 프로농구 구단 ‘잘기리스’의 사루나스 야시케비셔스 감독이 한 기자로부터 받은 질문이었다. 이날은 잘기리스가 플레이오프 준결승 2차전 경기에서 상대팀에서 70대73으로 아쉽게 패한 날이었다. 잘기리스가 경기에 패한 원인 중 하나로 팀의 주축 선수인 아구스트 리마 선수의 결장이 기자들 사이에서 거론됐다. 리마 선수는 경기 2차전이 열린 날 아내의 출산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 한 기자가 경기에 참석하지 못한 리마 선수에 대해 야시케비셔스 감독에게 집요하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 기자는 “감독님, 얼마 전 리마 선수가 준결승 시리즈 중에 출전을 포기했다. 그 이유가 아이의 출산에 참여하기 위해서라고 들었는데, 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었다. 야시케비셔스 감독은 순간 귀를 의심한 듯 “어떻게 생각하냐고요?”라고 기자에게 물었다. 그런 뒤에 곧바로 “제가 다녀오라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기자는 “시리즈 중에 팀을 떠나는 게 정상적이냐”고 쏘아붙였다. 야시케비셔스는 이 질문이 불쾌하다는 듯 곧바로 인상을 찌푸리며 기자에게 되물었다. “기자분은 자식이 있나요? 젊은 기자분도 아이를 가진다면 이해할 겁니다. 자기 아이가 태어난다는 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입니다. 와우! 좋은 질문이었어요. (중략) 당신이 첫 아이를 갖는다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할 겁니다.” 감독의 배려로 리마 선수는 소중한 첫 아이를 품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잘기리스는 남은 준결승 경기를 모두 승리해 결승에 진출했고, 아버지가 되어 복귀한 리마 선수도 결승전에서 맹활약하면서 올해 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 이야기는 유튜브 ‘포크포크’에서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야시케비셔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리투아니아 남자농구 대표팀이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을 격침시키는 이변을 연출하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이 때의 활약으로 야시케비셔스는 2005~2007년 미 프로농구(NBA) 무대를 밟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축구협회 새 기술위원장 김호곤 “차기 사령탑, 소통이 가장 중요”

    축구협회 새 기술위원장 김호곤 “차기 사령탑, 소통이 가장 중요”

    김호곤(66)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기술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6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이용수 전 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기술위원장에 김호곤 부회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김호곤 신임 기술위원장은 조만간 기술위원회를 새로 구성,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에 나설 예정이다. 1970년대 국가대표 수비수로 활약한 김 위원장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 1988년 서울아시안게임, 서울올림픽,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 2000년 프로축구 K리그 부산도 이끌었던 김 위원장은 2002년 11월에는 올림픽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 축구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올림픽에 조별리그가 도입된 이후 한국 축구를 8강으로 이끈 사령탑은 김 위원장이 처음이었다. 2005년부터 4년 동안 그는 축구협회 전무를 맡으면서 축구 행정을 경험했고, 2008년 12월부터 프로축구 K리그 울산 사령탑을 맡아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에 나서는 전술로 ‘철퇴 축구’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2012년에는 울산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부터는 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재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표팀 사령탑은 성적은 물론 경험과 전술 능력도 중요하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과 소통하는 것이다. 기술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면 이런 점들을 심도 있게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경색국면 뚫었던 스포츠… ‘평창 단일팀’ 세계가 주목

    경색국면 뚫었던 스포츠… ‘평창 단일팀’ 세계가 주목

    文대통령 제안에 본격 협의할 듯…北 응원단 파견엔 큰 문제 없어내년 2월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남북 동시 입장과 단일팀을 볼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동시 입장과 단일팀 구성, 응원단 파견 등을 공식 제안했다. 이 제안이 성사된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획기적인 이벤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꽉 막혔던 남북 관계의 돌파구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특히 남북 간 공감대만 형성되면 북측 응원단 파견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동시 입장과 단일팀 구성은 좀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문 대통령이 공식 제안한 것을 계기로 범정부 차원에서 남북협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3년 아오모리동계아시안게임과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2004년 아테네하계올림픽, 2005년 마카오동아시안게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과 도하아시안게임,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까지 총 모두 9차례 남북 선수단 합동으로 개회식에서 손을 맞잡고 입장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 베이징올림픽부터는 맥이 끊겼다. 1991년에는 탁구와 축구에서 나란히 단일팀을 구성해 출전시킨 적이 있다. 평창대회에서 동시 입장이 가능하려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한 명이라도 출전 쿼터를 얻어야 한다. 북한은 아직 올림픽 출전권을 단 1장도 확보하지 못한 가운데 피겨스케이팅 페어 등에서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역시 국제 수준과 격차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올림픽 출전에 성공한다면 남북 실무 협의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한국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승인과 함께 참가국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정부가 선수단 자체를 남북 공동으로 구성하도록 IOC를 설득할 수 있다면 출전 쿼터에 얽매이지 않고 단일팀 구성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이대택(체육학부) 국민대 교수는 “동계올림픽을 이제 7개월밖에 남기지 않아서 촉박하긴 하지만, 어떻게든 되게 하는 쪽으로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면서 “IOC에서도 올림픽 정신에 비추어 긍정적으로 검토할 여지가 충분한 데다, 그런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가 갖는 상징적 의미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게이틀린 런던세계선수권 출전권 따내 “볼트와 마지막 대결 설렌다”

    게이틀린 런던세계선수권 출전권 따내 “볼트와 마지막 대결 설렌다”

    저스틴 게이틀린(35·미국)이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와 생애 마지막 100m 레이스를 준비한다. 게이틀린은 오는 8월 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3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미국 대표 선발전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95에 결승선을 맨먼저 통과했다. 올해 최고 기록(9초82)을 작성했던 크리스티안 콜먼에 100분의 3초 앞섰다. 이미 볼트는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확보,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계획이어서 게이틀린과 볼트의 대결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게이틀린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 보유자이며 세계육상선수권 금메달 11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 대회 가장 많은 메달을 수집한 볼트와의 대결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틀린은 “이번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는 역사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볼트의 마지막 경기로) 시대가 바뀐다”고 밝혔다. 그는 “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내 목표였다”며 볼트와 함께 트랙을 달리고 싶다는 열망을 전했다. 게이틀린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100m 금메달리스트이며 이듬해 세계육상선수권 100m와 200m를 제패했다. 하지만 볼트의 등장 이후 2인자로 밀렸다. 볼트보다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적은 단 한 차례에 그쳤다. 2006년 금지약물 복용으로 4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 2012년 런던올림픽 100m 동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100m 은메달에 그쳤다. 요한 블레이크(27·자메이카)는 국내 선발전에서 9초90으로 5년 만에 가장 좋은 기록을 작성하며 대회 출전을 채비하고 있다. 아사파 파월(35)은 오랜 등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준결선에서 10초15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11일 킹스턴에서 열린 자메이카 국제육상대회 레이서스 그랑프리를 통해 조국의 트랙과 먼저 작별한 볼트는 10초03이 올해 처음이며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오는 29일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리는 골든스파이크 대회에 나선 뒤 다음달 22일 모나코IAAF 허큘리스 EBS 미팅을 세계선수권 최종 리허설 무대로 삼고 있는데 두 대회에서 9초대에만 진입하면 화려한 은퇴 무대를 꾸밀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안드레 드 그라세(23·캐나다)는 지난 1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서 9초69를 찍었지만 초속 4.8m의 뒷바람을 받아 초속 2m 이하일 때만 공인받는 규정에 따라 비공인 최고 기록을 남겼다. 개인 최고 기록이 9초91이었던 그도 볼트가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게이틀린 8월 세계선수권 출전권 따내 “볼트와 마지막 대결 설렌다”

    게이틀린 8월 세계선수권 출전권 따내 “볼트와 마지막 대결 설렌다”

    저스틴 게이틀린(35·미국)이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와 생애 마지막 100m 레이스를 준비한다. 게이틀린은 오는 8월 5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23일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미국 대표 선발전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95에 결승선을 맨먼저 통과했다. 올해 최고 기록(9초82)을 작성했던 크리스티안 콜먼에 100분의 3초 앞섰다. 이미 볼트는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확보, 이 대회를 끝으로 은퇴할 계획이어서 게이틀린과 볼트의 대결은 마지막이 될 전망이다. 게이틀린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 보유자이며 세계육상선수권 금메달 11개와 동메달 2개를 따내 대회 가장 많은 메달을 수집한 볼트와의 대결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이틀린은 “이번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는 역사의 한 부분이 될 것이다. (볼트의 마지막 경기로) 시대가 바뀐다”고 밝혔다. 그는 “볼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내 목표였다”며 볼트와 함께 트랙을 달리고 싶다는 열망을 전했다. 게이틀린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100m 금메달리스트이며 이듬해 세계육상선수권 100m와 200m를 제패했다. 하지만 볼트의 등장 이후 2인자로 밀렸다. 볼트보다 빨리 결승선을 통과한 적은 단 한 차례에 그쳤다. 2006년 금지약물 복용으로 4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 2012년 런던올림픽 100m 동메달,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100m 은메달에 그쳤다. 요한 블레이크(27·자메이카)는 국내 선발전에서 9초90으로 5년 만에 가장 좋은 기록을 작성하며 대회 출전을 채비하고 있다. 아사파 파월(35)은 오랜 등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준결선에서 10초15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11일 킹스턴에서 열린 자메이카 국제육상대회 레이서스 그랑프리를 통해 조국의 트랙과 먼저 작별한 볼트는 10초03이 올해 처음이며 가장 좋은 기록이었다. 오는 29일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리는 골든스파이크 대회에 나선 뒤 다음달 22일 모나코IAAF 허큘리스 EBS 미팅을 세계선수권 최종 리허설 무대로 삼고 있는데 두 대회에서 9초대에만 진입하면 화려한 은퇴 무대를 꾸밀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한편 안드레 드 그라세(23·캐나다)는 지난 1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 대회에서 9초69를 찍었지만 초속 4.8m의 뒷바람을 받아 초속 2m 이하일 때만 공인받는 규정에 따라 비공인 최고 기록을 남겼다. 개인 최고 기록이 9초91이었던 그도 볼트가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허위 결혼 신고의 심리학/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허위 결혼 신고의 심리학/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인류가 고안한 제도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것은 결혼 제도다. 인연이 없던 남녀가 서로 만나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평생 가정을 함께 꾸리는 동반자로 살기를 기대하고 약속하며 실현시키는 이 제도야말로 동물 가운에 가장 독특한 인간의 관습이다. 결혼이 더 없이 신성한 행위인 이유다. 결혼의 관습과 행태는 다른 제도에 비해 가장 변화가 적다. 그만큼 결혼을 대하는 인간들의 의식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적 결혼 방식에 대해 묵직한 신뢰를 갖고 있고, 그를 통해 안정감을 얻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결혼 방식에 대한 사회의 암묵적 합의가 개인의 기호를 이유로 거부하거나 일탈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기원전 2500여년 전의 고대 아테네인들의 결혼 관습이나 현대의 결혼 절차와 방식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런 사정들을 입증해 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정도의 사회적 위상을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가정 살림을 책임지는 가정 경제의 경영자로 여겼다. 그래서 결혼은 처녀 총각의 결합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으므로 반드시 양가 부모들의 숙고로 결정되었다. 크세노폰의 ‘오이코노미코스’(Oeconomikos)에는 결혼의 의미와 절차에 대한 이런 대화가 나온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당신 부모님은 당신을 위해서, 누구를 가정과 자녀의 동반자로 삼아야 좋은지 고려한 것이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선택한 것이고, 당신의 부모님들도 나를 당신들이 발견할 수 있는 사람 중 최선의 사위로 고른 것으로 생각하오.” 이렇듯 결혼은 당사자는 물론 양가 어른들의 관여와 신중한 선택의 과정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결혼식을 친구들이 함께하는 축제처럼 치렀다. 남편이 아내와 재산을 공유하기도 했고, 이혼을 하게 될 경우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지참금을 돌려주어야 했을 만큼 여성에게 경제적 권리도 보장했다. 현대 결혼에 있어서도 맥락은 고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사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여전히 부모들의 중요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조각 인사 가운데 첫 낙마자가 나왔다. 허위 결혼 신고와 여성 비하 관념이 문제였다. 인생의 반려자를 맞이하는 신성해야 할 결혼이 양가 부모의 허락과 축하는 고사하고 당사자와 합의조차 없이 허위 신고했다가 무효판결 받았다니 충격적이다. 그가 맡으려 했던 직책이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점에서 과거의 행적이 국민의 반감을 더 사게 된 듯싶다. 불타는 짝사랑만으로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결혼을 강제하는 것은 폭력적이고 불행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름다운 절차와 격식으로 소중하게 맞이하라. 수천년 동안 선남선녀의 결혼이 그래 온 것처럼.
  • 영혼·개성 있는 문어들, 사람과 교감하다

    영혼·개성 있는 문어들, 사람과 교감하다

    문어의 영혼/사이 몽고메리 지음/최로미 옮김/글항아리/356쪽/1만 6000원서양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문어와 같은 두족류를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극악한 적은 대개 문어 형상을 하고 있고 뭔가 꺼려지는 대상이 있다면 그 형체는 어김없이 문어다. 영화 ‘타이탄’의 크라켄, ‘캐리비언의 해적’의 문어 머리 선장 데비 존스가 대표적이다. ‘프로메테우스’에서 인간을 만든 ‘엔지니어’를 몰살시킨 것도 문어 모양의 에일리언이었다. 새 책 ‘문어의 영혼’은 이 같은 생각을 가진 보편적인 서양 사람이 쓴 문어 이야기다. 저자 스스로도 ‘악마의 물고기’라고 표현할 만큼 경원시하면서도 문어를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하는 모습이 재밌고 놀랍다. 문어는 말 그대로 ‘머리에 다리가 달린’ 두족류다. 흔히 머리라고 생각되는 부위는 인간의 배에 해당된다. 심장은 세 개, 피는 푸른빛이다. 수컷은 발 중 하나가 생식기에 해당되는 ‘교접완’이다. 수명은 4년. 암컷은 알을 낳고 돌보다 생을 마감한다. 문어는 이처럼 여러모로 사람과 많이 다르다. 무엇보다 배·머리·다리 순으로 이뤄진 구조부터 그렇다. 저자는 이런 간극을 넘어 문어를 알고 싶었다. 거대 괴물로 표현되는 미디어 속 문어가 아닌 진짜 문어를 만나고 싶었다. 이를 위해 저자는 한 아쿠아리움에 2년여 동안이나 드나들며 문어인 아테네, 옥타비아, 칼리, 카르마를 만났다. 문어는 주로 촉각과 미각으로 세상을 파악하기 때문에 저자는 자신의 살갗과 문어의 빨판을 접촉시키며 그들과 대화를 나눴다. 문어들은 놀랍게도 사람과 교감할 줄 알았다. 저자의 팔을 감싸고 빨판으로 뽀뽀 자국을 만들었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며 친숙한 사람을 반겼다. 자신에게 잘 대해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기억해 뒀다가 다르게 대했다. 먹이를 주지 않는다고 심통을 부리는가 하면 사람에게 물벼락을 안기며 장난을 쳤다. 하긴 하찮은 초파리 수컷도 암컷에게 성적 거절을 당하면 알코올을 찾는다는데 영특하다고 알려진 문어야 더 말할 게 없다. 문어 각자의 성격도 판이했다. 점잖은 문어가 있는가 하면 유달리 짓궂은 문어도 있고, 느긋하거나 예민한 문어도 있었다. 외계생물처럼 생긴 문어가 각각의 ‘의식’를 지닌 영혼이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문어가 각각의 의식을 가진 하나의 영혼이라면, 그 정신세계는 어떤 것일까. 책은 저자와 문어의 교감을 통해 문어가 가진 의식과 정신을 독자가 간접적으로 체험하도록 돕고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동철 칼럼] 파르테논 마당의 레미콘 공장이라면

    [서동철 칼럼] 파르테논 마당의 레미콘 공장이라면

    지금 대전고등법원에서는 삼표산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사업인정고시 취소 소송의 항소심 재판이 벌어지고 있다. 한성백제의 왕성으로 지위를 굳히고 있는 서울 풍납토성 내부에 있는 삼표산업 레미콘 공장의 이전 여부가 걸려 있는 재판이다. 한마디로 ‘문화재 보호구역 내부의 재산권’과 관련해 민간기업과 국가가 맞붙은 소송이라고 할 수 있다. 삼표산업 레미콘 공장은 풍납토성 내부 한강변에 있다. 토성 서남부 성벽에 해당하는 만큼 정부와 서울시, 송파구청의 풍납토성 복원정비 사업지구에 포함되어 있다. 삼표산업은 이곳에서 계속 공장을 돌리겠다며 대전지방법원에 소송을 냈고, 매우 뜻밖에도 지난 1월 승소했다. 개인적으로 이 판결이 전 세계 문화유산 보호의 역사에 남을 잘못된 법원의 개입 사례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65쪽에 이르는 판결문을 구구절절 옮겨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소결 부분의 ‘이 사건 사업인정고시는 사업의 공익성,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사업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공익과 사익 간이 비교, 형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업 시행주체 면에서도 하자가 있으므로?’라는 대목은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풍납토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계획이다. 충남 공주와 부여, 전북 익산의 백제 유적은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오늘날의 공주와 부여의 백제시대는 475년부터 660년까지 185년이다. 하지만 한성백제는 BC 18년부터 493년 동안이나 송파 일대에 도읍했다. 세계유산 추가 등재는 필연이다. 공주와 부여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설명은 더욱 쉬워진다. 공주 공산성은 웅진백제의 왕성이다. 부여 부소산성은 사비백제 왕궁의 뒷산에 해당하는 일종의 피난성이다. 풍납토성의 레미콘 공장이란 공산성이나 부소산성 내부에 콘크리트 제조 공장이 가동 중인 것과 다름없다. 나아가 1심 판결은 레미콘 공장 지하에 토성의 서남쪽 성벽이 있느냐, 없느냐를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유산에 조금이라도 관심과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과 애정까지 바라지 않더라도 상식이라도 있다면 도저히 꺼낼 수 없는 말이 아닐까 싶다. 신라 천년의 왕성인 경주 월성의 내부라도 매장문화재만 피해서 자리 잡았다면 재산권 보호를 위해 레미콘 공장을 방치해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1심 판결은 아테네의 파르테논신전 마당이라도 지하 유구만 없다면 콘크리트 공장을 가동해도 좋다는 뜻과도 다르지 않다.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한국고고학회와 한국고대사학회, 백제학회 등 16개 학술단체와 전국고고학교수협의회는 ‘문화유산 조사 보존에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하는 학계 입장’이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학계 전문가들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항소심에서는 상식에 입각한 결정이 내려지기를 기대해 본다. 어쩌다 이야기가 그리스까지 번졌지만 사실 이 문제는 문화유산을 거론할 것도 없다. 풍납토성의 레미콘 공장 논란이 불거지면서 많은 사람은 “어떻게 아직도 엄청난 진동과 소음에 미세먼지, 왕먼지 할 것 없이 풀풀 날리는 레미콘 공장이 서울의 주택가 한복판에 버젓이 터를 잡고 있을 수 있느냐”고 의아해하고 있다. 서울시는 기업의 재산권에 앞서는 시민의 건강권을 위해서라도 이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도저히 믿고 싶지 않은 주장도 있다. 삼표산업이 ‘사돈 기업’인 현대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불거진 것이다. 서울시의 레미콘 공장 부지 보상협의에 협조적이던 삼표산업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은 현대차그룹이 2014년 풍납토성에서 멀지 않은 삼성동 한전 부지를 사들인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재계에서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105층 신사옥 건립에 엄청난 분량의 레미콘이 필요한 것은 불문가지다. 삼표산업의 소송이 공정사회의 걸림돌인 ‘일감 몰아주기’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닌지 관계 당국은 감시의 눈을 부릅떠야 한다.
  •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당신이 가보지 못한 산토리니, 아크로티리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당신이 가보지 못한 산토리니, 아크로티리

    “산토리니에 간다면 ‘아크로티리’에 꼭 가봐야 해요.” 덴마크국립박물관에 객원연구원으로 머무르던 지난해 2월, 이번 그리스 여행길에 산토리니도 들러볼까 한다는 대답에 같이 점심식사를 하던 동료들은 눈을 반짝이며 ‘아크로티리’ 유적박물관을 추천하였다. 그들에게 마치 산토리니는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에게해의 유명한 관광지라기보다 ‘아크로티리’를 방문하기 위해 가는 곳 같았다. 기원전 1627년경 산토리니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로 섬의 대부분이 사라지고, 섬 외곽과 가운데 봉우리 일부만 남았다. 아크로티리는 화산재 밑에 묻혀 있었던 고대 문명의 유적지라고 한다. 플라톤이 언급한 바닷속으로 사라진 도시 아틀란티스의 전설이 아마 산토리니 화산 폭발과 가라앉은 섬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우리를 맞이한 것은 예기치 못한 총파업이었다. 버스와 택시 등 모든 대중교통, 아크로폴리스를 비롯한 모든 박물관과 유적지도 문을 닫았다. 묵묵히 도시를 지키고 있는 고대 그리스 유적지를 배경으로 시위에 나선 노동자들의 모습이 뒤섞여 있는 아테네를 뒤로 하고 산토리니로 향했다. 아직 본격적인 관광철은 아니었지만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푸른 지붕과 하얀 집들은 명성 그대로의 산토리니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피라마을 버스 터미널에서 아크로티리행 버스를 탔다. 섬의 남쪽 끝 정류장에 내린 손님 중 나머지 두어 명은 곧 레드 비치 해안 쪽으로 사라졌다. 사람 한 명 없이 황량해 보이기까지 한 삼거리에서 아크로티리를 찾아 두리번거리며 비스듬한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가건물처럼 보이기도 하는 작은 건물 앞에서 도대체 박물관은 어디 있는 거지 하고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전율을 금할 수 없었다. 사이사이 유리 천장에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고대 도시 유적이 장엄하고 고요하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3600년 전의 다른 세계로 이동한 듯하였다. 언뜻 보면 폐허나 흙더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발굴 작업의 결과, 당시 에게해의 경제 중심지로 높은 문명을 구가하던 청동기 시대 도시의 모습이 드러났다. 구역별로 들어선 집과 건축물, 포장된 도로에 잘 갖춰진 상하수도 시설, 2층 또는 3층으로 지어진 집에는 수세식 화장실을 갖추고 벽은 아름다운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었다. 음식을 저장하고 준비하며 공예품을 제작하는 등 여러 가지 삶과 활동의 흔적도 발견되었다. 1967년부터 시작된 발굴은 고대 미노아 문명의 수수께끼를 풀어주는 열쇠가 되었다. 여기서 나온 유물들은 산토리니 선사박물관에, 당시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프레스코화는 아테네 국립 고고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금 유물은 단 한 점, 인골은 하나도 출토되지 않은 점에 미루어 화산 폭발 전 주민들이 귀중품을 가지고 모두 다른 곳으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덴마크로 돌아와 아크로티리 방문 소감을 이야기하며, 산토리니 중심가에 그리스 음식점만큼이나 흔하게 있던 중국집에서 아시아 음식의 회포를 풀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매년 여름이면 그린란드로 발굴 조사를 떠나곤 하는 고고학자 동료가 저 멀리 그린란드 극지에서도 산토리니 화산 폭발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고 화답한다.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글로벌 세계에 살고 있었다고 동의하면서 모두 함께 웃었다.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음악 교육은 필수의 교양/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음악 교육은 필수의 교양/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대 그리스 교육의 3대 필수 과목은 읽기와 쓰기, 음악, 체육이었다. 글을 깨치는 일은 교양인에게 기본이다. 신체를 단련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리스인들이 음악을 필수적으로 가르쳤던 일은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낯설다. 하지만 그리스인들은 음악과 춤을 열정적으로 좋아했다. 그래서 노래와 악기를 배우는 것을 자유 교육의 기초로 여겼다. 물론 음악은 유약한 이미지가 있어 영웅들과는 영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더없이 거친 사나이였던 기원전 13세기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조차 켄타우로스족의 현인 케이론에게서 키타라(그리스 현악기)를 배웠다. 그만큼 음악 교육의 뿌리는 깊다. 기원전 5세기 페르시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아테네의 명장 테미스토클레스가 하프를 치지 못했다고 해서 훗날 키케로(BC 106~43)는 그를 ‘무교양한 사람’으로 치부했다. ‘교양 없는 자는 무사(Mousa·詩神)와 기품의 여신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그리스 속담도 있다. 그리스인들은 왜 그토록 음악을 중시했을까. 로마의 수사학자 쿠인틸리아누스(35?~95?)는 ‘연설가 교육’에서 그리스의 음악 교육을 소개하고 이를 계승하여 로마 음악 교육의 모범으로 삼았다. 음악은 리트모스(rhythmos·리듬)와 멜로스(melos·멜로디)로 이뤄진다. 음악은 사람의 몸짓과 말의 배열, 소리의 억양에 관계되어 연설가에게 잘 사용되므로 음악적 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음악에서 소리와 박자, 노랫말에 의해 인간의 희로애락의 감정이 잘 조화되도록 하는 고유한 원리를 연설가가 잘 응용하면 청중과 재판관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음악은 인간의 감성을 격동시키기도 하고 때로 진정시키기도 한다. 피리와 리라 연주는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암송할 때 함께 연주되어 분위기를 높였고, 스파르타 전사들은 전투에서 음악의 가락에 고무되었다. 로마군이 뿔피리와 나팔의 협주로 전투의 진퇴와 완급을 조절하며 승리를 낚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듯 여러 요소가 있지만, 음악의 최고 효능은 역시 인간 정서에 영향을 미치고 풍속을 순화시킨다는 점이다. 그리스인들이 음악을 문명화의 첫째 조건으로 본 이유다. 플라톤(BC 427~347)은 ‘국가’에서 “새로운 형식의 시가로 바꾸는 것을 나라 전반에 걸쳐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여기고 조심해야 한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격조 없는 음악이 시민들을 타락시킬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의 청소년기 음악 교육은 지나치게 경시되고 있지 않은가. 한류를 만들어 낸 대중음악은 풍성한데 품격 있는 음악 교육은 없다. 음악은 문화의 근본이자 상징이라고 여긴 그리스인들의 음악 교육의 지혜를 되살려 보자.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낭독과 암송의 힘

    [고전으로 여는 아침] 낭독과 암송의 힘

    고대 그리스 교육은 인문 교양 교육의 전범이다. 첫걸음은 어린이 교육이었다. 그리스인들은 자유롭게 놀게 하는 것을 교육의 근본 원리로 삼았다. 말을 알아들을 나이가 되면 어머니와 유모가 구전동화를 들려주었고, 글을 배워 읽고 쓸 줄 알게 되면 가정교사에게 교육을 받게 했다. 필수 교과서는 기원전 8세기 서사시인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헤시오도스의 ‘일과 나날들’ 등 고대 최고 문인들의 고전 걸작들이었다. 아테네의 인본주의적 교육은 ‘파이데이아’(paideia)라 불렸다. 이러한 교육이 널리 보급된 기원전 5세기 아테네의 교육체계는 인문정신이 쇠락해 가는 오늘날 우리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교육은 국가가 직접 책임지지 않고 부모의 자유에 맡겼다. 다만 전몰 용사들의 자녀는 국가가 교육을 책임지고 양육비도 댔는데, 이 경우도 소년들을 직접 가르치지 않고 개인교사에게 교육비를 지급했다. 교육의 첫 단계는 읽기와 쓰기 교육이었다. 플라톤(BC 427~347)은 ‘프로타고라스’에서 아테네 교육을 이렇게 묘사했다. “아이들이 읽는 법을 알게 되면 바로 위대한 고전주의 시인들의 다양한 시구를 큰 소리로 낭독하도록 했으며, 이어 전부 다 암송하도록 했다.” 아테네인들은 위대한 고전들을 교본 삼아 소년들이 옛사람들에 대한 상세한 묘사와 찬미와 칭송이 담긴 내용을 학습해 뛰어난 인물들을 선망해서 흉내 내고 그들을 닮기를 갈구하도록 만들었다. 어디 아테네 소년들뿐이랴. 알렉산드로스(BC 356~323)는 전쟁터를 누비면서도 ‘일리아스’를 꼭 머리맡에 놓고 수시로 읽었을 정도다. 아테네 소년들이 학습한 고전들은 인류의 고전으로 2700여년 이상 뭇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오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낭독과 암송은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글을 소리 내어 읽는다는 것은 문맹이 아님을 당당하게 드러내는 분명한 행위다. 파피루스 두루마리를 펼치고 낭랑하게 책을 읽던 정경을 상상해 보라. 더구나 서사시를 운율에 맞춰 읽어 나가노라면 눈의 집중과 함께 청각을 자극하는 자신의 목소리에 절로 감흥이 배가되지 않았을까. 구두점도 없고 띄어쓰기도 하지 않은 문자들을 정연하게 풀어 읽는 것도 특별한 능력이었다. 또 알렉산드로스가 모친이 보낸 편지를 말없이 읽어 부하들을 당혹하게 했듯, 낭독은 텍스트를 주변과 투명하게 공유하는 신뢰의 상징이기도 했을 것이다. 암송은 텍스트의 깊은 의미를 거듭 되새기며 내면화하는 데 효과가 있었을 터다. 음유시인들이 크게 존경받고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 교육에서 낭독과 암송이 사라진 것은 못내 아쉽다. 아름다운 시구 하나 제대로 읊조리지 못하는 인문 교육이라니. 자유학기제를 활용해 고전 낭독과 암송을 운용해 보라.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그리스서도 테러?... 파파데모스 그리스 前총리 차량 폭발로 부상

    그리스서도 테러?... 파파데모스 그리스 前총리 차량 폭발로 부상

    맨체스터 테러로 유럽 전역이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전 총리가 25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자신을 노린 차량 폭발로 부상을 당했다.그리스 국영 ANA통신에 따르면 사고 직후 파파데모스 전 총리는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고, 복부와 다리의 상처로 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NA통신은 또 폭발이 파파데모스 전 총리가 탄 차가 움직일 때 부비 트랩이 설치된 편지봉투가 터지며 발생했고, 운전사 등 경호원 2명도 경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파파데모스는 그리스 채무 위기가 한창이던 2011년 11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전문 관료로 구성된 그리스 과도 정부의 총리직을 맡아 혹독한 긴축 정책을 이끌었다. 그리스에서는 편지 폭탄이나 소포 폭탄과 둘러싼 사건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3월에 독일 재무부를 겨냥한 폭발 물질을 담은 소포 발송, 국제통화기금(IMF)의 프랑스 파리 사무소에서 일어난 우편물 폭탄 테러의 배후로 그리스 극좌 무정부 단체 불의 음모단(CFN·Conspiracy of Fire Nuclei)이 지목되기도 했다. 그리스 미디어 장관인 니코스 파파스는 국영방송 ERT에 “충격을 받았다. 이런 악랄한 행위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을 봉쇄하고, 이번 사건이 테러인지 여부와 누구의 소행인지 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아직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개인의 자유정신을 진작하라/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개인의 자유정신을 진작하라/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저성장 시대의 진통이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된 지 오래다. 자연히 우리의 대내외 경제 환경도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비교적 순탄한 경제성장의 수혜를 누려온 우리의 관성은 일자리가 축소되고 임금 수준이 열악해지는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게 한다. 더구나 호전적인 북한의 도발이 거세지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요즘의 복합적인 국가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자기 이익을 지키고 키우기에 골몰하기 십상이다. 이런 때에 국가적 안목을 가진 통치자들이 주도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자칫 국가의 정책 대안들이 소망하는 대로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설계주의의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국가의 역할 못지않게 기업과 사회 구성원인 개개인의 인식과 행태의 변화가 더 주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 중반 50여 년간 고대 아테네가 황금시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테네인들의 자유정신이 마음껏 발휘된 덕택이다. 우리는 투키디데스(BC 460?~400?)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페리클레스(BC 495?~429)는 아테네는 ‘헬라스의 학교’라고 자부했다. 그는 아테네인들의 모험심과 자유로운 역량에 대한 자부심을 일깨웠다. “시민 개개인은 인생의 다양한 분야에서 유희하듯 우아하게 자신만의 특질을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는 아테네인들의 남다른 선행의 풍조도 찬탄했다. “우리는 손익을 따져보고 남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유를 믿고 아무 두려움 없이 도와줍니다.” 그는 상호 부조와 더불어 자조·자립의 정신도 북돋웠다. 페리클레스는 “위험도 피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실로 정신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며, “우리에게 부는 행동을 위한 수단이지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가난을 시인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가난을 면하기 위해 실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진정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적극적 정치 참여 못지않게 스스로의 삶을 윤택하게 가꾸는 실천적 노력을 권장했던 것이다. 페리클레스가 이끌던 황금시대는 아테네인들의 자유정신이 충만했던 때다. 헤겔(1770~1831)이 ‘역사철학 강의’에서 그리스정신의 핵심 유산을 ‘자유정신이 충만한 아름다운 개인’으로 본 것도 의미심장하다. 통치자는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 못지않게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고 책임지는 도전정신을 진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 만들기와 빈부 격차 해소는 국가의 노력만으론 이루기 어렵다. 민간의 활력을 살려야 한다. 도전적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아름다운 개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 WADA “이신바예바 러시아 반도핑기구에서 손 떼라

    WADA “이신바예바 러시아 반도핑기구에서 손 떼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감시위원장으로 선임된 옐레나 이신바예바의 사임을 압박하고 나섰다. WADA는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가 러시아 올림픽 선수단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도핑 의혹이 처음 폭로된 지 1년이 되는 18일 회의를 열어 러시아가 반도핑 규정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네 가지 요구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가운데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 챔피언인 이신바예바가 반도핑기구에서 손을 뗄 것이 포함돼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신바예바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가 러시아의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 등 출전을 가로막자 가장 앞장서서 규탄했던 인물이다. 러시아 육상 선수들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금지당한 반면, 다랴 클리시나 홀로 개인 자격으로 여자 멀리뛰기에 출전했다. WADA의 요구 중에는 약물 검사요원들이 폐쇄된 도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과 선수들의 생체여권 접근권과 이해 충돌 조항을 개정할 것 등이다. 나아가 새로 독자적으로 출범하는 테스트 기구가 스위스 사법부의 감독 아래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때맞춰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WADA “이신바예바 러시아 반도핑기구에서 손 떼라“

    WADA “이신바예바 러시아 반도핑기구에서 손 떼라“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 감시위원장으로 선임된 2004년 아테네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 챔피언인 옐레나 이신바예바의 사임을 압박하고 나섰다. WADA는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가 러시아 올림픽 선수단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도핑 의혹을 처음 폭로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18일 회의를 열어 러시아가 반도핑 규정을 충실히 이행한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네 가지 요구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가운데 이신바예바의 축출이 포함돼 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이신바예바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가 러시아의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 등 출전을 가로막자 가장 앞장서서 규탄했던 인물이다. 러시아 육상 선수들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금지당한 반면, 다랴 클리시나 홀로 개인 자격으로 여자 멀리뛰기에 출전했다. WADA의 요구 중에는 약물 검사요원들이 폐쇄된 도시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과 선수들의 생체여권 접근권과 이해 충돌 조항을 개정할 것 등이다. 나아가 새로 독자적으로 출범하는 테스트 기구가 스위스 사법부의 감독 아래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때맞춰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그리스 노동자들 추가 긴축법안 반대

    그리스 노동자들 추가 긴축법안 반대

    그리스 의회가 추가 긴축법안 표결을 앞둔 가운데 아테네 의사당 앞에서 17일(현지시간) 총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이 추가긴축 반대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테네 AP 연합뉴스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수학도 흩어지고 모인다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수학도 흩어지고 모인다

    고대에서 계몽시대까지도 수학은 철학과 동일시되며 지성사의 큰 부분을 담당했다. 특히 고대 아테네의 수학은 거의 기하학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플라톤 철학에서는 피안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창구로 간주했다. 수의 간단한 연산조차도 기하학적으로 이해했다. 예를 들면 1+1이라는 숫자는 1의 길이를 가진 두 개의 직선을 연결해서 생기는 직선의 길이로 간주했다.하지만 영원한 게 무엇이 있으랴. 러셀 같은 수학자는 수학을 논리학으로 보았는데, 논리학조차도 이제는 대학의 철학과에서 담당하거나 협동과정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언어적 성격이 부각되던 논리학에서 모델 이론이 부상하며 새로운 수학적 발견을 이끄는 사례도 출현했다. 수학이 세분화와 전문화된 사례는 많다. 이론적 측면이 강한 확률론은 아직도 수학과에서 대부분 다루지만, 통계학은 데이터를 다루는 실험적 성격이 커지면서 독자성이 대세가 됐다. 최근 빅데이터 붐이 일자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이름이 등장했다. 통계학의 다른 이름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전산학과 IT의 측면도 있고 위상수학 같은 순수수학 이론도 역할을 하면서 나름의 독자성을 갖는 새로운 융합 분야로 간주된다. 거대 분야였던 수학의 가지치기는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예전의 러시아 대학에는 대수학과 해석학과 기하학과 또는 유체역학과 같은 학과명이 있는 경우가 있었다. 수학과 물리학의 경계도 분명치 않아서 역학과나 수리물리학과에도 많은 수학자가 채용됐다. 지금도 이런 학과명이 일부 남아 있는데, 수학의 전통적인 분야인 대수학, 해석학, 통계학 등이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서 독자적인 분야로 간주할 정도가 됐다는 견해를 반영한다. 이런 세분화의 흐름이 모든 시기에 모든 곳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국가 간, 지역 간의 문화적 차이가 상당히 있다. 일본의 경우는 수학과 또는 수리과학과라는 이름으로 대부분의 수학 분야를 커버하고 통계학과가 독립된 경우는 드물다. 반면에 경제학과나 경영대 등에 통계학이나 수학 분야의 교수가 채용되는 경우는 잦다. 러시아 정도의 세분화는 아니지만, 미국 대학에서는 수치 해석을 중심으로 하는 응용수학과가 따로 있는 경우가 흔하다. 캐나다의 워털루대학에는 최적화 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최적화학과가 있는데, 150명 이상의 교수진을 보유한 거대 학과다. 미적분 이론과 조합론의 활용 분야인 최적화 이론은 전통적으로 물류 산업 등에서 중요 역할을 하면서 산업공학과의 가장 중요한 과목으로 자리 잡았었다. 최적화 이론의 중요성이나 활용이 경영학 등으로 확대되자 국내외 대학에서도 산업공학과를 경영학과나 수학과와 합치는 경우도 빈번하다. 최적화 이론은 빅데이터의 부상과 함께 그 근간 이론으로서의 중요성이 재발견되면서 이제는 데이터 사이언스 학과의 주요 과목이 됐다. 전통적으로 응용수학의 근간은 수치 해석이었지만,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자 정수론이나 조합론 또는 위상수학 같은 순수수학 분야가 응용되는 사례가 급속히 늘었다. 그래서 수학과와 응용수학과의 분리가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국내에서도 카이스트의 수학과와 응용수학과가 통합돼 수리과학과가 된 지 꽤 됐다. 이렇게 수학의 역사에서는 세분화 뒤에 연결과 융합의 중요성이 등장하곤 했다. 그러니 수학의 가지치기는 세분화의 일방향성이 아니라 ‘모이고 흩어지기가 거듭되며 발전하는’ 이합집산에 가깝지 않을까.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외교 실패가 뿌린 적대의 씨앗/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고전으로 여는 아침] 외교 실패가 뿌린 적대의 씨앗/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국가 안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동맹국의 흔쾌한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동맹국과의 외교에서 상호 존중과 신뢰를 가꾸어야 하는 이유다. 플루타르코스(46?~120?)의 ‘비교열전’은 이런 철칙에서 벗어난 그릇된 외교로 인해 동맹국에서 증오를 받고 급기야 전쟁의 씨앗을 뿌린 사례를 전한다.때는 기원전 462년이다. 스파르타에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 땅이 갈라지고 타이게토스 산의 바윗돌이 굴러 떨어지는 강진이었다. 온 시민들이 인명과 재물을 구하느라 아수라장이 되자, 스파르타의 지배를 받던 메세니아의 농노인 헤일로타이(heilotai)들이 반란을 일으켜 스파르타를 공격했다. 반란군의 힘이 거세져 자신들의 군대만으로는 진압할 수 없게 되자, 스파르타는 인근 펠로폰네소스 동맹국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아테네에까지 지원군을 요청했다. 기원전 481년 페르시아에 대항하기 위해 체결한 ‘그리스 동맹’이 그 근거였다. 스파르타의 구원 요청을 받은 아테네는 파병 여부를 둘러싸고 의견이 갈렸다. 하지만 평소 스파르타의 강건한 기풍과 검약의 풍습을 자주 칭찬할 만큼 스파르타에 우호적이었던 아테네 최고의 장군 키몬(BC 510?~449)의 강력한 호소에 설득되어 아테네는 중무장 보병 4000명을 파병했다. 스파르타인들은 막상 키몬이 통솔하는 용맹스럽고 질서 정연한 아테네군을 보자 그만 겁을 집어먹었다. 혹 자유민으로 구성된 아테네군이 스파르타가 노예로 삼은 헤일로타이들이 같은 그리스인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을까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그리스 국가들은 그리스인을 노예로 삼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으니. 또 아테네인들의 자유로운 기풍이 헤일로타이들에게 자유의 열망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무슨 이유였는지 스파르타인들은 자세한 해명도 없이 아테네군이 정변을 일으키려 한다는 누명을 씌워 그들이 성에 들어오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이는 외교 관례에 어긋난 파렴치한 행위였다. 스파르타인들이 원군을 불러놓고 나서 터무니없는 이유로 도로 쫓아내자 아테네인들은 그들을 증오하게 되었다. 이에 분노한 아테네 민중에 의해 키몬은 10년간 도편 추방까지 당했다. 페르시아를 물리친 혈맹이던 양국은 이 일로 신뢰가 깨졌고 적대적이 되었다. 훗날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에서 맞싸우게 만든 씨앗인지도 모른다. 핵무기 개발로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몰아가는 북한에 대적하고 자유통일을 이루는 도정에 한·미 공조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미국 조야의 견제 목소리는 우리 정부의 섣부른 대북 유화 정책을 경계하는 신호다. 혈맹의 신뢰를 잃지 않는 신중한 외교가 필요하다. 신뢰를 저버린 스파르타의 외교적 실패를 거울삼을 일이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 교통지옥의 변신…매연 없는 ‘뚜벅이 천국’

    교통지옥의 변신…매연 없는 ‘뚜벅이 천국’

    “뉴욕의 맨해튼에 자동차가 없다면 천국이 될 것 같아요. 자동차 매연도, 차량 정체도 없고 자전거를 타거나 걸을 수 있는 도시, 생각만 해도 즐거워요” 지난 9일 미국 뉴욕에서 만난 토머스 앤드루(32)는 자전거 페달을 다시 힘차게 밟으며 직장으로 향했다. 교통지옥으로 불리는 미국 뉴욕 등 세계 대도시들이 ‘자동차 없는 도시’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는 자동차 중심의 도시를 보행자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이다. 즉 1769년 니콜라스 조제프 퀴뇨(1725~1804)가 최초의 증기 자동차를 발명하기 이전으로 시계를 되돌리는 것이다.초고층 빌딩과 도로에 가득 찬 차량. 불과 4~5㎞를 자동차로 이동하는 데도 심하면 1시간이 걸린다는 세계적인 교통지옥으로 알려진 미국의 뉴욕시 맨해튼이 변신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간 와이어드 등 언론에 따르면 뉴욕시는 보행자 구역과 공유 자전거를 늘리며 차량 사용을 줄이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매주 주말 5시간씩 맨해튼 파이낸셜디스트릭트 지역 60블록에서 ‘거리 공유 행사’를 이어 오고 있다. 자동차와 보행자, 자전거가 함께 도로 위를 다니는 것이다. 차량의 통행도 막지 않는 대신 차량의 속도를 시속 5마일(약 8㎞)로 엄격히 제한한다. 사실상 주행이 불가능한 제한속도인 만큼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있는 셈이다. 북쪽 브루클린 다리부터 남쪽 배터리파크까지, 서쪽 브로드웨이부터 동쪽 워터스트리트까지 총 60블록에서 경찰의 엄격한 통제 아래 차량과 보행자가 어울리는 거리가 매주 형성되는 셈이다. 뉴욕 교통국 관계자는 “앞으로 미래 도시는 각종 오염물질을 내뱉는 자동차 진입을 줄이고 도시를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주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면서 “100% 차량 통제는 어렵겠지만, 승용차 진입을 줄이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 없는 불편함보다 걷는 즐거움이 더 커 ‘차 없는 도시’가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까. 물론 가능하다. 이미 ‘차 없는 도시’의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오히려 차 없는 도시가 더욱 발전하고 있는 곳이 있다. 스페인 소도시 폰테베드라는 이미 1999년부터 18년째 ‘차 없는 도시’로 운영되고 있다. 스페인 신문 엘파이스에 따르면 인구 6만여명의 소도시인 폰테베드라 도심은 매일 출퇴근하는 2만 7000여대 차량으로 공해와 차량 정체가 심각했다. 일부 운전자는 도로가 아니라 인도로 차량을 몰면서 각종 사고를 유발하기도 했다. 또 짧은 거리도 차량으로 이동하다 보니 시민들의 비만과 심혈관질환 등 각종 성인병 발병률도 다른 도시보다 훨씬 높았다. 이에 폰테베드라시는 1999년 일반 차량은 물론 버스, 열차 등 모든 대중교통 수단의 도심 진입을 완전히 금지했다. 차량 진입을 금지하는 구역을 도심 중심부로부터 도보로 10분 거리인 지점으로 정했다. 대신 도심 외곽에 8만여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을 마련했다. ●런던·파리도 2020년까지 디젤차 운행 금지 처음에 시민들의 반발은 심했다. 루벤 곤잘레스(42)는 “승용차 없는 도시를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시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자동차 매연이 없어지고 골목골목 걷는 사람들이 넘쳐나면서 도심뿐 아니라 주변 상점도 활력을 찾았다”고 말했다. 도심 곳곳에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의자가 놓였고 더욱 많은 가로등이 불을 밝히면서 도심의 풍경이 바뀌었다. ‘차 없는 도시’ 정책 덕분에 폰테베드라는 크게 성장했다. 살기 좋은 도시로 명성을 떨치면서 인구도 2만여명 늘었고 범죄 발생 건수도 2000년 1203건에서 2014년 484건으로 ‘확’ 줄었다. 시 관계자는 “차 없는 도시는 꿈이 아니고 현실”이라면서 “조그만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새로운 대안적 도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폰테베드라가 법으로 차량 진입을 금지했다면 수상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자연스레 차 없는 도시가 된 경우다. 베네치아 안에서는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수상 버스만 운영되기 때문이다. 차량은 반드시 도시 외곽에 세우고 걷거나 기차를 타고 도시 안으로 들어간다. 지역 상점과 학교 등 베네치아 모든 공공장소들은 걷거나 수상 버스로 갈 수 있는 거리 안에 있다. 자동차의 매연과 소음, 위험이 없는 거리는 모든 시민의 쉼터이자 놀이터가 됐다.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는 세계 대도시 중 가장 적극적인 방법으로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할 예정이다. 이는 폰테베드라의 성공을 직접 지켜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오슬로시는 2019년까지 모든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시사주간 타임 보도에 따르면 오슬로시는 2025년부터 휘발유와 경유 등 화석연료 차량의 판매를 금지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처럼 공격적인 노르웨이의 정책은 다른 대도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도 2020년까지 도심에서부터 61만㎡(약 반경 800여m)에 차량 진입을 금지해 ‘걷는 길’로 재설계할 계획을 밝혔다. 중국 청두시는 15분 정도의 거리는 운전보다는 걷는 것이 더 유리한 주거 도시로 변신 중이며 도시의 절반만이 차량 진입이 가능하게 할 만들 방침이다. 독일의 함부르크시는 2037년까지 보행자와 자전거 타는 시민들만 특정 지역에 진입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차 없는 도시’를 만들 계획이고 프랑스 파리도 2020년까지 자전거 도로를 두 배로 늘리고 특정한 길들을 전기차만 다닐 수 있게 제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는 이보다 이른 2020년까지, 그리스의 아테네는 2025년까지 시내 중심에서 디젤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기로 했다. 벨기에 브뤼셀도 2018년부터 1998년 이전 제작된 디젤차 운행을 금지한다. ●서울시 ‘따릉이’ 전면 확대… ‘차 없는 도시’ 시동 미세먼지와 공기오염 등으로 몸살을 앓는 서울시도 오는 6월까지 공용 자전거인 ‘따릉이’를 서울 25개 모든 자치구로 전면 확대하는 등 ‘차 없는 도시’를 위한 걸음마를 하고 있다. 이미 올해 안으로 서울시 전역으로 따릉이 대여소를 확대하고 대여소 간격을 500m 이내로 촘촘하게 배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에는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시청 옆 무교사거리에서 모전교까지 200m 구간을 차량 없는, 보행자 전용 거리로 만드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세계 대도시들이 앞다퉈 ‘차 없는 도시’ 정책에 나서는 것은 단순히 차량 매연과 차량 정체, 보행 환경의 질을 높이는 일차적 효과뿐 아니라 도심을 걷는 보행자가 늘어 그만큼 골목상권이 살아나고, 시민들의 건강과 공동체 의식 향상 등 이차적인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스페인 교통부 관계자는 “도심의 차량이 줄어들수록 보행자들의 사회적 교류가 늘고 시민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에서 입증됐다”면서 “차량 정체나 매연 감소에 이은 다양한 부수적인 효과가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숨진 어머니, 미라 만들어 2년간 함께 생활한 여성

    숨진 어머니, 미라 만들어 2년간 함께 생활한 여성

    사망한 모친을 미라로 만들어 보관한 여자가 정신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그리스 아테네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문제의 이 여성은 49세 프랑스 출신으로 아파트를 빌려 아테네에 살고 있다. 최근 여자는 집주인의 방문을 받았다. 집주인은 집을 비워달라고 했지만 여자는 끈질기게 버티고 있는 중이었다. 집주인은 문제의 여성를 내쫓기 위해 아파트를 찾아갔다. 단단히 화가 나 집을 찾아간 집주인은 구석구석을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집에 소중하게 보관돼 있는 시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결과 미라는 여자의 엄마였다. 여자의 엄마는 2년 전 80세 나이로 사망했다. 화학전문가인 여자는 엄마가 사망하자 시신을 화학 처리하고 집에서 진공상태로 보관해왔다. 갑자기 모습을 감춘 엄마에 대해 이웃주민들이 안부를 물으면 여자는 “엄마가 몸이 안 좋아 침대에 누워 있다.”며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라고 하지만 엄마 때문에 이사를 갈 수 없다.”고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여자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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