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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대] 비극/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2030 세대] 비극/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끝이 끔찍하면 비극이라 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비극은 영웅의 특권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비극의 주인공은 고귀하고 기품 있는 자라야 한다. 시시하거나 악으로 가득한 사람이 죽으면 관중은 반응이 없거나 오히려 박수를 칠 것이다. 우리의 숨을 멎게 하는 것은 커다란 영웅이 쓰러지는 모습이다. 소나무 한 그루가 쓰러지듯이. 추락은 높은 곳에서 할수록 아름답다. 누구도 비극(그리스의 연극, 비극)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모른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인기 있었던 비극, 그러나 100년 후 아리스토텔레스조차 비극이 무엇인지 그의 ‘시학’에서 묻는다. 2300년이 지난 오늘날 ‘비극’이라는 단어의 해석이 넓어졌다. 신문을 펼치고 인터넷 뉴스를 열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비극과 마주하게 된다. 극장에서의 비극은 왕이나 위인이었다. 이제는 평범한 일반인이다. 변한 건 없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그대로이다. 우리는 ‘높이’를 조금 달리했을 뿐이다. 내가 요즘 아껴 가며 읽는 작가 시몬 베유(1909~1943)도 비극에 대한 연구가 깊다. 무대가 아닌 삶에서의 지혜를 베유는 비극에서 찾았다. 똑같은 고통도 선의로 버티기는 힘들단다. “달걀 하나를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미동 없이 기다리는 그들도 사람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같은 행동을 할 수는 없는 것과 같다.” 낮은 감정(원문에서는 motif)엔 에너지가 많다. 이를테면 두려움, 시기, 명예욕이다. 하지만 높은 감정에서 얻는 에너지는 한정돼 있다. 극한의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우리는 낮은 감정에서 힘을 받는다. 그렇게 비굴해지고 타락한다.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만을 사랑하며 좇다가 고통을 견디지 못해 벼랑에 다다르고 몰락하는 것, 영웅의 이야기이다. 리어왕의 비극이다. 그리스 비극이다. 영웅을 끝까지 변호해 줄 이유는 없다. 영웅은 자신의 무게 탓에 쓰러진다. 보통 사람은 추락할 수 있는 높이에 다다르지도 못한다. 실패가 비극의 주제이다. 대단한 문학이다. 위대한 실패가 있다면 천박한 성공도 있다고 베유는 보았다. 천박한 마음은 그대로인 채 숭고한 것을 원한다 해서 자신이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순전히 우리의 착각이다. 베유는 전혀 다르게 조언한다. 하찮고 작은 것일수록 오히려 고귀한 마음에서 원해야 한다고. 비극이 필요하다. 천박한 실패와 위대한 성공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인간을 마치 곤충처럼 누가 이롭고 해로운지 나누길 거부해야 한다. 칼을 땅에 묻고 그 위에 자신의 몸을 던진 아이아스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아가멤논은 딸을 희생시켜 제물로 바쳤다. 오레스테스는 어머니를 죽였다. 헤라클레스는 온 가족을 학살했다. 아테네인들은 사당과 무덤에 음식과 술을 바치며 이 영웅들을 영웅이라는 이름으로 조상 모시듯 섬겼다.
  • “과일·채소·콩, 주로 먹으면 치매 위험 3분의 1로 줄어든다” (연구)

    “과일·채소·콩, 주로 먹으면 치매 위험 3분의 1로 줄어든다” (연구)

    과일과 채소, 콩 그리고 커피와 같이 체내 염증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 항염증성 식품을 주로 섭취하면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3분의 1로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식품에는 치매 위험을 키울 수 있는 체내 노화와 관련한 염증과 싸우는 데 도움을 주는 식물성 화합물이 들어 있다. 그리스 아테네대 등 국제연구진은 65세 이상 그리스인 남녀 1059명을 대상으로 지난 한 달간 어떤 식품을 먹었는지에 대해 답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생활을 분석했다. 이들이 섭취한 식품에는 과일과 채소, 유제품, 육류, 생선, 디저트, 술, 콩류(콩, 완두콩, 병아리콩, 렌즈콩)가 포함돼 있었다. 그러고나서 모든 참가자를 평균 3년간 추적 관찰했다는 데 이 중 62명에게서 치매가 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누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더 큰지를 알아내기 위해 설문지 답변에 기초해 모든 참가자를 항염증성 식품 평균 섭취량에 따라 세 집단으로 나눴다. 이 중 항염증성 식품을 가장 적게 섭취한 사람들은 일주일 평균 과일 9조각, 채소 10인분, 콩류 2인분, 커피나 차 9잔을, 이런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은 같은 기간 평균적으로 과일 20조각, 채소 19인분, 콩류 4인분, 커피나 차 11잔을 소비했다. 분석 결과, 항염증성 식품을 가장 적게 섭취해온 사람들은 이런 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사람들보다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3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치매가 나이가 들수록,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그리고 고학력자보다 저학력자에게서 더 잘 발병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와 같은 요인을 통제하고 다시 분석했지만, 누군가의 식단에서 염증성 식품의 비율이 늘어날 때마다 치매 위험이 커지는 것과 관계가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로 미국신경학회(AAN) 석학회원이자 그리스 아테네대 신경학과 부교수인 니콜라오스 스카르메아스 박사는 “이번 결과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음식을 먹으면 뇌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사람들은 식단을 바꿀 수 있으므로 염증을 더 많이 유발하는 식품 대신 과일이나 채소와 같은 항염증 식품을 먹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렇지만 이 연구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는 임상시험은 아니므로 구체적인 식단을 조언하기 전에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온라인판 11월 10일자에 실렸다.
  • 발리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어머니 살해한 여성, 미국 땅 밟자마자 체포

    발리에서 남자친구와 함께 어머니 살해한 여성, 미국 땅 밟자마자 체포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고급 호텔에서 남자친구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하는 것을 도운 미국 여성이 추방돼 시카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사법기관에 체포됐다.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발리의 여성교도소에서 7년 2개월을 복역하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조기 석방된 헤더 루이스 맥(26)이 2일 추방돼 한국 인천공항을 경유한 뒤 3일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 도착한 뒤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검거됐다고 일간 시카고 트리뷴이 전했다. 그녀는 발리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미 어머니 살해 계획을 남자친구와 공모하고 헤더 어머니의 신탁기금 150만 달러를 배분하는 계획까지 짜고 둘만 아는 암호 ‘보니와 클라이드’를 붙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검찰은 2017년에 살인 모의와 사법방해 혐의로 두 사람을 기소한 상태였다. 앞서 인도네시아 사법당국은 수형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그녀를 일찍 풀어줘 추방했다. 비행기 안에는 그녀가 감옥에서 낳은 여섯 살 딸이 함께 탔으나 체포된 뒤에는 FBI 요원이 따로 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BI는 인도네시아 법원이 선고한 징역 10년형도 너무 관대했다고 판단하고 있어 오는 12일 재판이 시작되면 더 엄중한 형량을 구형할 것으로 예상된다. 헤더의 변호인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따라 이미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한 맥을 다시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검찰은 맥이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처벌받았기 때문에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시카고 트리뷴은 유죄 판결시 맥은 고의 살인 혐의에 대해 최대 종신형,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 최대 20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헤더는 2014년 8월 12일 발리 섬 누사두아의 고급 호텔 주차장에 버려져 있던 피묻은 여행가방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쉴라 본 비제 맥(당시 62)의 딸이었다. 쉴라는 시카고 사교계에서 유명한 흑인 여성이었다. 헤더의 아버지 제임스 L맥은 유명 가수 낸시 윌슨·제리 버틀러·타이론 데이비스 등에게 곡을 주고 60여장의 앨범 작업에 참여한 재즈 작곡가로 30년 동안 시카고 해롤드 워싱턴 칼리지 음대 학장을 지냈다. 공교롭게도 아버지 역시 2006년 8월 그리스 아테네 휴양지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폐색전증으로 쓰러져 사망했다. 헤더는 부모가 60대와 40대 시절에 만나 낳은 외동딸이었다. 인도네시아에 속하면서도 무슬림이 소수이며 힌두교도가 다수인 발리 섬에서는 살인 사건이 아주 드문 편인데, 쉴라의 시신이 너무 작은 여행가방 안에 들어가 있어서 현지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매우 놀라워했다. 경찰은 여행가방이 발견된 다음날 헤더와 남자친구 토미 쉐퍼를 다른 호텔에서 체포했다. 당시 헤더는 19세 나이에 임신한 몸이었고 쉐퍼는 21세였다. 경찰은 호텔 로비의 CCTV를 확인한 결과 이들 커플이 사망한 쉴라와 심하게 다투는 모습을 확인하고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들은 객실에 들어간 뒤에도 격한 다툼을 벌였고, 쉐퍼가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쉐퍼는 헤더의 임신 때문에 크게 다투다 실수로 쉴라를 살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헤더는 흑인 어머니에게 인종을 언급하며 욕설을 퍼부은 뒤 욕실에 들어가 있었는데 쉐퍼가 계속 어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다 과일을 담는 커다란 접시로 머리를 때려 결국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다. 물론 쉐퍼는 쉴라가 자신과 태어나지 않은 아기를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해 어쩔 수 없었다며 정당 방위를 주장했다. 발리 덴파사 지방법원은 이듬해 4월 쉐퍼에게 살인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헤더에게 살인과 시신 유기를 도운 혐의로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헤더는 교도소에 들어간 지 얼마 안돼 쉐퍼의 딸을 출산했고, 아기가 두 살이 될 때까지 교도소 안에서 키우다 관련 법률에 따라 그 뒤 딸은 위탁 가정에 맡겨졌다. 딸은 그 동안 발리 남성과 결혼한 호주 여성이 돌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쉐퍼는 지금도 인도네시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데 그의 사촌 로버트 빕스(31)는 쉴라의 신탁기금을 가로채 나누기로 한 혐의로 시카고 검찰에 의해 기소돼 9년형을 선고받고 미시간주에서 복역 중이다.
  • [데스크 시각] 국가대표는 무엇으로 사는가/홍지민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국가대표는 무엇으로 사는가/홍지민 문화부장

    “걔랑 이야기하지 마, 걔는 적이야. 여기에 친구 사귀러 온 거 아니잖아.” 얼음을 지치다 잠시 또래와 이야기를 나누던 어린 딸에게 엄마가 카랑카랑 던진 말이다. 주변의 제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담배를 피워 대며 욕을 입에 달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영화 ‘아이, 토냐’(2017)의 초반에 등장하는 장면이다. 영화는 1994년 미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낸시 캐리건 피습 사건’을 다뤘다. 카타리나 비트가 워낙 각인돼 있던 시기라 이 사건은 사실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영화를 보며 또렷해졌다.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전미 피겨스케이팅 선수권에서 빙상 스타 캐리건이 괴한에게 둔기로 가격당해 무릎을 다쳤다. 결국 캐리건은 출전을 포기했고, 라이벌 토냐 하딩이 우승을 차지한다. 하딩은 미국 최초, 세계 두 번째로 고난도 점프 트리플 악셀을 성공한 실력파로 캐리건과 함께 당대 미국 피겨의 투톱이었다. 그런데 피습 사건에 하딩이 얽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올림픽에서 하딩은 8위. 부상에서 회복한 캐리건은 은메달. 영화에서는 하딩이 피습 사건을 직접 사주하지는 않은 것으로, 사건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게 그려진다. 그러나 올림픽 뒤 하딩은 법원 판결을 통해 미국 피겨계에서 영구 제명되며 희대의 악녀로 박제됐다. 카메라는 어린 시절부터 하딩을 찬찬히 쫓는다. 하딩은 미국을 대표해 올림픽에 두 차례 출전하는데 자부심보다는 과도한 경쟁심에 사로잡힌 모습을 자주 드러낸다. 불우했던 성장 과정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삶의 유일한 탈출구가 학대받듯 가혹하게 익히고 익힌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피습 사건 이후 미국에서 피겨스케이팅 종목의 인기가 떨어졌을 정도라고 하니 파장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하게 한다. 얼마 전 그리스 아테네 헤라 신전에서 다시 올림픽 성화가 채화됐다. 내년 2월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해서다. 엊그제 D-100도 지나갔다. 날씨도 제법 쌀쌀해져 초겨울에 들어서고 있다. 예년 같으면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움트는 때인데 지금 분위기는 썰렁하기 짝이 없다. 코로나19로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의 간격이 좁아진 탓에 도쿄올림픽의 여운이 아직 진하게 남아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국민들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사건사고들이 빙상계에서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다반사가 아니라 일부의 일탈이겠지만 고질적인 파벌 다툼에 폭행, 심지어 성폭행 사건도 있었다. 그리고 최근 불거진 ‘고의 충돌 의혹’ 사건까지 우리가 자랑스러워했던 시간들을 불명예스런 순간으로 끌어내렸다. ‘팀 코리아’가 사실은 ‘원팀’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씁쓸함을 남긴 채 말이다. 지금은 삭제됐지만 옛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을 보면 국가대표 선수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또는 경기단체가 국제경기대회에 국가의 대표로 파견하기 위하여 선발·확정한 사람’이라고.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국가의 대표’에 방점이 찍힌다. 지금 목도하고 있는 일부 모습들은 국가의 대표라고 하기엔 부끄러울 정도다. 실력만 국가대표여서는 안 된다. 마음가짐부터 국가대표여야 한다. 완벽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믿고 바라고 있다. 그렇다고 국가대표로서의 긍지, 자부심, 품위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삐뚤어진 경쟁심만 남은 게 선수 개인의 책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스포츠계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그렇게 그릇된 경쟁심만 부추겨 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때다.
  • “지나가면 못 알아볼 듯”…장미란 선수, 교수님 근황[이슈픽]

    “지나가면 못 알아볼 듯”…장미란 선수, 교수님 근황[이슈픽]

    대한민국 역도계 레전드 장미란의 근황이 화제다. 22일 화제를 모은 ‘장미란 근황’은 티캐스트 E채널 ‘노는언니2’에서 공개됐다. 방송에서 배구선수 한유미는 장미란과 전화통화를 했다. 이날 ‘노는언니2’에는 도쿄올림픽 출전 여자역도 국가대표팀 강윤희, 김수현, 함은지, 이선미가 출연해 올림픽 뒷이야기를 전했다. 김수현은 TV에서 장미란 선수의 역도 경기를 보고 역도선수의 꿈을 키우게 됐다며 “중학교 때 장학금을 받게 됐는데 그때 미란 언니를 처음 봤다. 제가 선수로 들어갔을 때 언니는 은퇴하실 때여서 같이 훈련받은 적은 없는데 지금까지 언니 동생 사이로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수현은 장미란과 전화 연결에 나섰고, 장미란과 친분이 있는 한유미가 받아 근황을 물었다.장미란은 현재 용인대 교수직과 2013년 ‘재단법인 장미란 재단’을 설립해 유소년 체육인 양성과 은퇴 선수의 재사회화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장미란은 “본업 충실히 하려고 하고 있다”며 “오늘 이사했다. 나도 집은 있어야 하지 않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장미란은 후배 선수들 한 명 한 명과 통화를 하며 아픈데 없냐고 걱정하는 등 다정한 선배의 면모를 보였다. 이어 후배들에게 “잘 하고 왔다. 수고했다. 아쉬웠던 것이나 부족했다고 생각한 것을 채워서 하면 앞으로 더 잘 할 것”이라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본업에 충실”…장미란 선수, 반쪽이 된 근황 앞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근황’이라는 글과 함께 장미란 선수의 근황 사진이 올라왔다. 현역 시절 보다 몰라보게 날씬해진 외모로 눈길을 끌었다. 역도의 경우 더 많은 무게를 들기 위해 최대한 체격을 키워야 한다. 장미란 역시 타고난 체격 이상으로 몸집을 키우기 위해 식사량을 계속해서 늘리는 등 끊임없는 노력을 했다. 하지만 은퇴를 선언한 뒤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줄면서 최근 날씬해진 모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장미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은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됐다. 특히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인상, 용상, 합계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에서 4차례나 우승한 바 있다. 이후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장미란 선수 근황을 접한 네티즌은 “장미란 목소리만 들어도 너무 반갑다”, “올림픽 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아무리 봐도 다른 사람 같은데”, “너무 멋져요”, “지나가면 못 알아볼 듯”등 반응을 보였다.
  • 유럽의 올해 여름, 역사상 가장 더웠다…기상 이변 피해도 증가

    유럽의 올해 여름, 역사상 가장 더웠다…기상 이변 피해도 증가

    유럽의 올해 여름은 역사상 가장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기후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의 올해 여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웠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은 지난 몇 달간 극심한 기상 이변에 시달렸다. 독일과 벨기에에서는 기록적인 폭우에 의해 대규모 홍수가 일어났고, 남유럽 일대에서는 기록적인 폭염 탓에 산불이 속출했다. 6월 초부터 8월 말까지의 평균 기온은 이전에 가장 더웠다는 2010년과 2018년도 여름보다 0.1℃ 정도 더 높아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다. 하지만 이는 1991년부터 2020년까지의 평균 기온보다 전체적으로 1℃ 정도 더 높다는 점에서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의 장기적인 추세가 반영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로 유럽의 기온은 지난해에도 관측 사상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기온 상승은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남유럽은 기록을 경신하고 동유럽은 평년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었지만 북유럽의 경우 평년보다 낮은 여름철 더위가 나타났다. 특히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는 지난달 11일 기온이 무려 48.8℃를 기록했다. 이를 세계기상기구(WMO)가 확인한 결과, 유럽 역사상 최고 기온이었다. 종전 최고 기록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1977년 관측된 48℃로 알려졌다. 그린란드 최고 지점에서는 지난달 14일부터 15일에 걸쳐 기온이 0℃를 넘어 관측 사상 처음으로 눈이 아닌 비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0℃를 넘어선 사례는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그린란드 빙상에 내린 비의 양은 70억t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가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더욱더 빈번하고 격렬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러 폭염 현상은 과학적으로 기후 변화와 관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는 극단적인 기상 이변을 더욱더 빈번하고 격렬하게 만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는 폭염 현상은 기후 변화와 과학적으로 연관성이 지적되고 있다.
  • 마음으로 쏜 시각장애인 축구선수의 완벽슛…브라질 5연패 달성 (영상)

    마음으로 쏜 시각장애인 축구선수의 완벽슛…브라질 5연패 달성 (영상)

    2020 도쿄 패럴림픽 5인제 축구에서 브라질이 아르헨티나를 꺾고 5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도쿄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4일 도쿄 아오미 얼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5인제 축구 결승전에서 브라질이 1대 0으로 아르헨티나를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대회 11일째였던 4일 아르헨티나와 맞붙은 브라질 5인제 축구 대표팀은 종목 최강국답게 경기 내내 상대를 매섭게 몰아세웠다.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12개 슈팅 중 유효 슈팅 7개로 아르헨티나 골문을 위협했다. 아르헨티나도 만만치 않았다. 슈팅 4개를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는 활약을 펼치며 브라질을 위협했다. 브라질, 패럴림픽 5인제 축구 5연패 위업 달성하지만 후반 13분, 브라질 라이문도 멘데스(34) 선수가 왼발 슈팅으로 아르헨티나 골망을 가르면서 승부가 결정 났다. 경기를 7분여 남겨둔 상황에서 환상적 드리블로 수비 2명을 한꺼번에 제친 멘데스 선수는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열어젖혔다. 1대 0으로 승리를 거머쥔 브라질은 이로써 대회 5번째 금메달 수확에 성공, 패럴림픽 축구 최강국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브라질은 5인제 축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4 아테네 대회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고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귀로 듣고 마음의 눈으로 보고 패럴림픽 5인제 축구는 시각장애인 선수를 위한 종목이다. 각 팀은 4명의 필드 플레이어와 1명의 골키퍼로 구성되며, 골키퍼는 시력이 온전하거나 약한 등급의 선수가 맡게 된다. 경기는 풋살과 비슷한 크기의 경기장(40×20m)에서 이루어지며, 음향 장치가 내장된 축구공을 사용하고 팀 파울이 적용된다는 특징이 있다. 선수들은 공에서 나는 소리와 가이드의 목소리에 의지해 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은 상대 선수에게 다가가거나 태클을 할 때, 혹은 공을 찾아다닐 때 안전을 위해 보이(voy) 또는 그와 비슷한 단어를 외쳐야 한다. 관중 역시 선수들이 공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가이드의 정보 전달에도 반응할 수 있도록 골이 터졌을 때를 제외한 경기 중에는 정숙을 유지해야 한다.선수들의 눈 역할을 하는 가이드는 상대편 골 뒤에 서서 골까지의 거리, 다른 선수들의 위치 같은 정보를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전달한다. 팀 감독과 골키퍼도 경기 중에 ‘8m, 45도 각도, 슛’ 같은 신호를 보내는 것이 허용된다. 선수들은 이런 정보를 종합해 수비의 빈틈을 찾고 기술적으로 돌파하며 골문까지 공을 몰아간다. 11인제 축구 못지 않게 속도가 빠르고 육체적으로 힘든 경기인 셈이다. 5인제 축구의 일부 규정은 2016 리우 패럴림픽 이후 개정됐다. 가장 큰 변화는 골문 크기를 기존의 폭 3mx2m에서 하키 골문 크기 3.66mx2.14m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평균 득점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기 시간 또한 시간이 계속 흘러가는 전후반 25분씩에서 공이 경기장을 벗어나거나 파울이 나올 경우에 시간을 멈추는 전후반 20분씩으로 변경됐다. 이러한 변화는 선수들에게 더 큰 체력 부담이 될 수 있고, 전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도쿄패럴림픽조직위원회는 밝히고 있다.
  • “내 손 잡아 달라” 극적인 탈출… 탈레반 뚫고 ‘꿈의 무대’ 서다

    “내 손 잡아 달라” 극적인 탈출… 탈레반 뚫고 ‘꿈의 무대’ 서다

    우여곡절 끝에 도쿄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자키아 쿠다다디(23)가 마침내 여자 태권도 첫 경기를 치렀다. 패하긴 했지만 그는 혼돈에 빠진 조국 아프가니스탄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쿠다다디는 2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홀 B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49㎏급(K44) 16강전에서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에게 패해 탈락했다. 1회전은 6-5로 한 점 앞섰다. 하지만 2회전 들어 이자코바에게 세 차례 몸통 발차기 등을 허용해 6-12로 역전당했다. 3회전에서 반격에 나서 치열한 공방을 벌였지만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2-17로 패했다. 쿠다다디는 이날 출전으로 ‘의족소녀’ 마리나 카림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두 번째 여성 ‘패럴림피언’으로 기록됐다. 카림은 2004년 아테네 대회 육상 여자 100m(T46)에 출전해 아프간 최초의 여성 패럴림픽 선수로 기록됐다. 당시 카림은 어린 시절 전쟁의 참화 속에서 잃은 두 다리를 대신해 의족으로 레이스를 펼쳐 감동을 선사했다. 쿠다다디의 패럴림픽 행보도 그에 못지않았다. 쿠다다디는 탈레반이 재집권한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와 우여곡절 끝에 도쿄 땅을 밟았다. 지난달 중순 아프간 정세가 급변한 탓에 쿠다다디는 수도 카불을 떠날 수 없게 됐다. 그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서 도움을 청한다.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며 “내 손을 잡고 도와 달라”고 간청했다. 이후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국제사회가 발 빠르게 움직였고 쿠다다디는 남자 육상의 호사인 라소울리(26)와 함께 지난달 말 극적으로 카불을 탈출, 프랑스 파리를 거쳐 지난달 28일 도쿄에 입성했다. 쿠다다디는 왼팔에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TV에서 본 아프간의 비장애인 올림픽 첫 메달리스트인 로흘라 니크파이를 ‘롤모델’ 삼아 패럴림픽 출전의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 아프간 탈출 쿠다다디 ‘희망의 발차기’

    아프간 탈출 쿠다다디 ‘희망의 발차기’

    2020도쿄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자국을 극적으로 탈출한 아프가니스탄의 자키아 쿠다다디(오른쪽)가 2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여자 49㎏급(K44) 16강전에서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와 발차기를 교환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육상의 마리나 카림에 이어 아프간 두 번째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된 그는 이날 경기에는 졌지만 승리보다 아름다운 발차기로 혼란에 빠진 조국 아프간에 희망을, 전 세계에 감동을 전파했다. 도쿄 사진공동취재단
  • 승부의 세계는 냉정… 스포츠도 정치도 이겨야 바뀌더라

    승부의 세계는 냉정… 스포츠도 정치도 이겨야 바뀌더라

    1973년 4월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전설이 탄생했다. 만 열아홉의 나이로 제32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19전 전승, 대한민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의 세계 제패를 이룬 이에리사(67). 라디오로 결승 중계를 들었던 국민들은 서울 광화문으로 뛰쳐나와 스포츠 영웅의 카퍼레이드에 환호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여성 최초 국가대표팀 감독, 2005년 태릉선수촌 개촌 40년 만에 첫 여성 촌장, 2012년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첫 여성 선수 출신 국회의원. ‘최초’라는 타이틀과 끝없는 승부를 펼쳐 온 이에리사 전 의원.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이에리사 휴먼스포츠재단에서 만난 이 전 의원은 여전히 인생의 랠리를 이어 가고 있었다. 모든 승부는 이겨야 한다는 승부사 이 전 의원이 지켜본 후배들의 도쿄올림픽 관전평도 남달랐다. -사라예보 우승 당시 광화문 카퍼레이드가 인상적이다. “그때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였다. 대한민국이 보유한 외화가 충분하지 않아 선수도 임원도 딱 100달러만 들고 시합에 나갔다. 그렇게 모두가 어려운 시기였다. 고된 삶에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게 마음뿐이었던 국민들이 카퍼레이드에 나와 환호하며 우리를 축하해 줬다. 그 따뜻한 마음에 늘 ‘잘해야 한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즐기는 모습이 주목받았다. “선수들에게 과중한 국가관이나 책임감을 주지 말자는 시대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어린 선수들이 승부를 초월해 즐기고, 자기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보며 많이 달라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승부는 이겨야 하는 것이다. 졌을 때와 이겼을 때는 전혀 다르다. 균형을 이뤄야 한다.” -스포츠 국가대항전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는데. “미국이 왜 중국에 지지 않으려 하나. 왜 영국이 아테네올림픽 이후 다시 성적을 올리고,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쇠락해 온 일본이 엘리트 체육을 왜 다시 끌어올렸는지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 도쿄올림픽 성적은 아쉬운 게 사실이다. 성적 부진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도쿄에서 12개 종목에서 4위를 했다. 이번의 금메달과 4위가 다음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는 보장이 없다. 이기지 못한 게임에 대한 선수들의 피드백은 필요하다.”-생활체육 메달리스트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 “생활체육에서 국가대표가 나와야 한다고 다들 앵무새처럼 하는 이야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영재는 국가가 키우는 것이다. 클럽이 종목별, 연령별로 탄탄하게 구축된 국가들과 비교해 왜 우리는 그런 선수가 나오지 않느냐는 비판은 맞지 않는다. 서독 FTG 프랑크프루트에서 코치 겸 선수를 할 때 유아부터 연령별로 클럽이 구축된 시스템을 봤고, 그런 시스템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엘리트 체육 중심의 학교 시스템에 비판도 많다. “선수 육성 시스템을 논할 때마다 ‘공부하는 선수’를 강요한다. 엘리트 스포츠는 필요한 연습량을 채우지 못하면 올림피언이 될 수 없다. 운동과 공부의 필요한 균형을 고민해야지 모든 선수들을 일반화해 교실에 다 집어넣고 주중에는 수업에 들어가고, 주말에 시합을 나가라는 것은 어린 선수들에게 가혹한 일이다. 경기장 시설이 부족한 현실에서 일반 학생들과 같은 일상을 보낼 수 없다. 신유빈 선수가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실업팀에 입단했다. 이런 현상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스포츠산업도 위기를 맞았다. “우리는 이제 건강한 운동을 즐기며 100세 시대를 사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스포츠가 건강과 여가를 책임지는 복지의 기능을 하는 시대가 됐다. 땀 흘리며 뛰는 운동을 못 하게 된 상황을 보며 유아부터 노인까지 스포츠 복지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19대 국회 정계 진출 과정은. “꾸준히 영입 이야기가 있었는데 내 마음에는 없었다. 나는 뼛속까지 체육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태릉선수촌장(2005~2008년)을 하며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예산을 따고 시스템을 개혁하면서 국회에 체육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수백명의 직원과 700~800명의 선수들을 책임지는 선수촌장으로서 만만치 않은 살림을 했다. 마침 새누리당에서 오라고 했을 때 두말하지 않고 갔다. 비례 몇 번이냐고 묻지도 않았다.” -4년의 의정 활동을 총평한다면. “여의도에 가면 무엇을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었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들이 준비돼 있었다. 가자마자 김연아 선수 등 만 24세 이하 스포츠 스타 및 연예인의 주류 광고모델 금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민건강증진법을 발의했다. 가장 보람 있는 일은 국민체육진흥법을 개정해 체육유공자 조항을 신설한 것이다. 86 아시안게임 금메달 유망주로 꼽히던 체조선수 김소영이 개막 20일을 앞두고 연습 중 목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사고 당시 겨우 열다섯이었다. 이후 자비로 미국 유학을 다녀오고 온 힘을 다해 새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했으나 체육계에서도 꺼리는 존재로 지내는 게 안타까웠다. 다른 부상 선수들 형편도 비슷했다. 국가의 명예를 높이기 위한 과정에서 생긴 장애라면 국가가 선수를 지켜줘야 한다. 2016년에는 골육종 투병 중 사망한 쇼트트랙의 노진규 선수가 유공자로 선정돼 유가족이 연금 혜택을 받게 됐다.” -국회의원 일상이 잘 맞았나. “당시 민주당은 체육인 국회의원이 없었는데 체육인 국회의원을 뽑지 않은 민주당이 후회하게 하고 싶었다. 국회 생활은 매우 흥미로웠다. 4년 내내 공부의 연속이었고, 용인대 기획처장을 했던 경험이 교육문화체육위 활동에 도움이 됐다. 솔직히 국회의원 생활은 선수나 지도자의 삶보다 힘들지 않았다. 왜 엘리트 체육에만 신경 쓰냐는 비판도 받았다. 체육인 출신 이에리사 1명이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20대 총선 낙천 후 생활은. “나는 체육인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았기에 어디에 줄을 서지 않았다. 한 중진 의원이 ‘당신은 왜 줄을 서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 부분이 한편으로는 매우 괴로운 일이었다. 내가 속했던 정당에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그 시대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에게 죄송한 마음, 또 대통령이 여전히 저렇게 있는 데 대해서도 무거운 마음이 겹쳐 쥐죽은 듯 살았다. 뜻하지 않게 대한체육회장 선거도 도전해 봤다. 어떤 자리가 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늘 올바른 길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계 복귀 계획은 없나. “새누리당, 바른정당, 새로운보수당을 거쳤고 현재는 당적이 없다. 대선을 앞두고 여러분이 연락을 주셨다. 최근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건강스포츠특위를 맡기로 했다. 라이벌이 있어야 선수가 더 발전하듯 정치도 견제 세력이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앞으로 3년 더 180석을 갖고 가는데 대통령이라도 바뀌어서 견제 기능이 발휘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체육계 후배들의 정계 진출을 추천하나. “추천한다. 다만 국회는 준비해서 가야만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여의도의 삶은 가서 무작정 배우는 게 아니다. 모르면 허송세월이다. 조금 알 만하면 1, 2년이 지나고, 임기 말이 되면 부처에서도 소홀해지고, 마지막 1년은 선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다. 모든 걸 다 준비하고 임기 시작과 동시에 ‘요이땅’ 하고 출발해도 부족하다. 뜻이 있는 후배들이 있다면 나에게 많이 물었으면 좋겠다. 체육인 출신으로서 경험했던 의정 생활은 비밀이 아니다. 이것저것 모두 알려주고 싶다. 현재 국회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임오경(전 핸드볼 국가대표) 의원, 국민의힘 이용(전 루지 국가대표) 의원의 의정 활동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선수, 지도자, 스포츠행정가, 교육가, 국회의원 모든 선택에 후회가 없나. “어느 순간이나 결단할 때는 가장 안주하지 않을 선택을 했다. 끊임없는 변신과 도전을 했다. 인생은 매 순간이 승부다. 그 순간의 선택에서 이겨야 한다.”
  • 한 팔로 꽉, 5연패의 꿈

    한 팔로 꽉, 5연패의 꿈

    도쿄올림픽 단체 16강 진출 등 활약패럴림픽 금 5·은 2·동 1… 2관왕 목표“나이 들어 쉽지 않지만 끝낼 때 아냐”도쿄올림픽 여자탁구에서 신유빈(17)과 맞섰던 ‘한 팔 선수’ 나탈리아 파르티카(32·폴란드)가 패럴림픽 5연패에 도전한다.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에 출전, 비장애인 선수들과 겨뤄 온 파르티카는 이번 도쿄올림픽 여자탁구 단체전에서 한국의 신유빈-최효주(23·대한항공) 조와 맞서 국내 팬에게 주목을 받았다. 비록 개인 단식 2회전에서 탈락했고 단체전에서는 16강에서 한국에 패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패럴림픽 여자탁구 단식(장애등급 10)에서 4연패를 거둔 ‘최강자’다.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었던 파르티카는 열한 살이던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 뒤 2004년 아테네 대회 개인전에서 우승, 패럴림픽 탁구 최연소 챔피언에 올랐다. 아테네를 시작으로 2016년 리우 대회까지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단체전(장애등급 6-10)에서도 꾸준히 메달 획득에 앞장서 패럴림픽에서만 총 8개의 메달(금 5·은 2·동 1)을 수집했다. 도쿄에서 여섯 번째 맞이한 이번 패럴림픽에서 그는 개인전 5연패와 단체전 등 2관왕에 도전한다. 패럴림픽 공식 홈페이지에서 파르티카는 “느낌이 다르다. 매번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대회처럼 느껴진다. 처음 출전하는 기분이 든다”고 설렘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파르티카는 “모두가 나를 이기고 싶어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첫 출전 때 코치와 다른 선수들은 나의 우승을 예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모든 게 바뀌었다”면서 “이제 모두가 나의 우승을 쉽게 생각하지만 선수들은 점점 더 잘하고 나는 나이가 들어 쉽지 않다. 이미 4연패를 했으니 더는 날 증명해 보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 힘에 부친다고 고백하면서도 그는 ‘도전’을 다시 강조했다. 파르티카는 “아직 끝낼 때가 되지는 않았다. 몇 년은 더 탁구를 하고 싶다”며 “여전히 이뤄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고 힘줘 말했다.
  • [데스크 시각] 메달이 부러운 게 아니라/홍지민 체육부 차장

    [데스크 시각] 메달이 부러운 게 아니라/홍지민 체육부 차장

    2020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은 금메달 27개와 은메달 14개, 동메달 17개 등 모두 58개 메달을 따내 종합 3위에 올랐다. 1964년 도쿄, 1968년 멕시코시티에서 거푸 기록했던 역대 최고 성적을 재현한 것이다. 1964년 대회는 전후 일본의 부흥을 세계에 알린 무대였는데 이번엔 당초 계획했던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의 부흥까지는 아니었어도 적어도 스포츠에 있어서 부흥은 일군 셈이다.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20개 메달을 수확했다. 종합 16위다. 여느 때보다 아름다웠던 4위가 쏟아져 나와 국민들에게 뿌듯함과 뭉클함을 선물하기에 충분했지만 메달로 따지면 아쉬운 결과다. 일본이야 안방에서 열린 대회라 그 정도 성적은 당연한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한국 또한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개최국 입장을 십분 살려 역대 최고 4위의 성적을 올렸다. 이때를 기점으로 한국은 올림픽 무대에서 ‘은근히 신경 쓰이는 이웃’ 일본에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4년 아테네 때 잠시 위를 내줬지만 그 외에는 줄곧 앞섰다. 그러던 것이 5년 전 리우부터 밑돌았다. 흐름을 내준 느낌이 진하다. 단순히 메달 숫자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전체 33개 종목 중 절반이 훨씬 넘는 19개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 각각 금메달을 목에 건 야구와 소프트볼은 한 종목으로 쳤다. 유도가 압도적인 강세를 보였고, 자국 내 인기와 전략 차원에서 정식 종목으로 도입해 메달을 따낸 서핑이나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딩, 가라테도 있지만 기초 종목인 육상, 수영을 비롯해 기계체조, 탁구, 펜싱, 사이클, 골프, 배드민턴, 농구, 양궁, 레슬링 등에서 편식 없는 성과를 냈다. 한국이 메달을 수확한 종목은 8개다. 메달 숫자 이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체육계는 내심 일본을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아니, 부러워한다기보다 최근 엘리트 체육의 가치가 저평가되어 온 국내 현실에 대한 섭섭함이 표출됐다고 보는 게 맞겠다. 반세기 전 엘리트 체육에서 생활 체육으로 방향을 전환했던 일본은 2010년 전후로 다시 엘리트 체육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태릉, 진천선수촌 격인 아지노모토 내셔널트레이닝센터를 2008년 건립했다. 2015년에는 문부과학성에서 스포츠 분야를 따로 떼어 체육청을 신설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며 일본은 자국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 매진했다. 생활 체육으로 오랫동안 다양한 종목에 걸쳐 저변을 넓히고, 또 이를 바탕으로 엘리트 체육을 다시 육성해 시너지를 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은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따로 논 느낌이 없지 않다. 한국도 서울 대회 이후 1990년대 초부터 생활 체육으로 눈을 돌렸다. 이를 관장할 국민생활체육회가 생기기도 했다. 2016년 대한체육회로 일원화됐지만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은 여전히 괴리되어 보인다. 국가 주도 엘리트 체육 육성이 낡은 패러다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에 부러워해야 할 부분은 메달이 아니라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의 조화가 아닐까 싶다. 생활 체육 활성화가 유망주 발굴, 스타 탄생, 국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다시 생활 체육을 탄탄하게 만드는 선순환 말이다. 도쿄올림픽 현장에서 만난 국내 체육인들은 야구나 축구 등 극히 일부 종목을 제외하곤 한결같이 빈약한 저변을 걱정했다. 4강을 일궈 낸 여자 배구도 마찬가지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는 처음이 아니다. 리우 때도 있었다. 24년 만에 아시아 2위 자리를 일본에 내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도 나왔다. 다시 어물쩍거리면 2024년 파리올림픽,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또 부러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 5번째 패럴림픽, 아내 위한 첫 도전

    5번째 패럴림픽, 아내 위한 첫 도전

    16세 때 재활 위해 잡은 라켓이 운명신혼 즐길 틈도 없이 합숙 ‘강제 별거’개인전 金 목표지만 단체전도 노려탁구 19명 최다 출전… 메달밭 기대“애국가 울려 국민께 또 한번 감동을”“올해 1월 23일에 결혼했는데 꼭 메달을 따서 아내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벌써 5번째 패럴림픽이지만 김영건(37)에게 오는 24일 개막하는 도쿄패럴림픽은 더 특별하다. 탁구 선수로서의 남편을 잘 모르는 아내에게 금메달을 목에 건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다. 18일 탁구·수영 대표팀 등 한국 선수단 본진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한 그는 그렇게 통산 5번째 금메달을 따내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김영건은 중학교 1학년이던 1997년 척수염으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16세 때 재활을 위해 집 근처 복지관을 찾았다가 우연히 만난 문창주 청주장애인탁구팀 감독이 라켓을 쥐여줘 인생이 바뀌었다. 이후 그는 장애인 탁구 대표팀의 터줏대감이 됐다. 첫 패럴림픽이었던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남자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른 김영건은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남자 단식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추가했다. 5년 전 리우 대회에서도 남자 단체전 정상에 서며 금메달 개수를 4개로 늘렸다. 이번 도쿄패럴림픽에서는 김영건을 포함해 탁구 대표팀 19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선수만 따지면 전체 86명 중 출전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이다. 메달 전망도 밝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탁구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를 예상했다. 그 중심에 있는 김영건은 “개인전 금메달이 우선 목표”라며 “개인전이 잘되면 단체전 부담도 덜어 김정길 선수와 함께 또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신에게 쏠린 기대에 대해서도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아 했다. 그는 “매번 부담감이 있지만 이겨내야 한다”며 “같은 선수 입장에서 도쿄올림픽을 보며 가슴이 벅찼는데 빨리 가서 나도 애국가를 울려 코로나19에 지친 국민들께 감동을 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겪은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신혼의 즐거움을 누릴 새도 없이 합숙에 들어간 김영건처럼 모든 선수가 외출·외박은 물론 면회까지 제한된 상황에서 훈련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국제 대회 공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최경식 탁구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훈련만 할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이번 대회는 준비할 게 너무 많아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긴장감도 많았는데 홀가분하게 합숙을 끝냈으니 메달 획득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은 장애를 뛰어넘어 일반인과 똑같이 꿈을 이루기 위해 인생을 걸었다”며 “메달을 떠나 국민들이 많이 응원해주면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도쿄로 떠났다.
  • 탈레반 장악한 아프간, 끝내 출전 불발

    탈레반 장악한 아프간, 끝내 출전 불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 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도쿄패럴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아프가니스탄 패럴림픽 선수단 아리안 사디키 단장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도쿄패럴림픽 출전 예정이던 선수 2명이 수도 카불에서 나오지 못했다”며 “우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권도 선수 자키아 쿠다다디(왼쪽·23)와 육상 선수 호사인 라소울리(오른쪽·24)는 16일 카불을 떠나 대회 개막을 일주일 앞둔 17일 도쿄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공항이 마비돼 출국길에 오르지 못했다. 사디키 단장은 “카불 물가가 폭등해 항공편을 구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가니스탄 최초 여성 패럴림픽 선수가 되려던 쿠다다디의 꿈도 무너졌다. 그는 앞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인터뷰에서 “가족의 희생과 지원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며 “장애를 가진 많은 여성에게 희망을 전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디키 단장은 “여성의 패럴림픽 참가 등 과거 탈레반 정권 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이 현실로 다가와 많은 이들이 감동했다”며 “과거로 회귀하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1996년 애틀랜타패럴림픽에 처음 선수단을 파견한 아프가니스탄은 탈레반이 무너진 뒤인 2004년 아테네 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하계 패럴림픽에 출전해왔다.
  • 유빈이를 대들보로… 칠순 노장의 마지막 꿈입니다

    유빈이를 대들보로… 칠순 노장의 마지막 꿈입니다

    온 나라를 무방비 상태에 빠뜨렸던 가마솥 더위가 잠시 발을 뺀 지난 13일 경기 김포의 대한항공 탁구단 체육관. 강문수(69) 감독은 눈에 익은 인물들이 표지를 장식한 공책을 쓱 내밀었다. 겉장과 모서리를 유리 테이프로 덧댄 모양새가 한눈에 봐도 족히 2~3년은 된 듯한 표지에는 흑백 물감으로 ‘공포의 외인구단’ 남자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었다.“노(老)감독의 품새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도발’에 그는 “2018년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중학교 후배 이현세 화백이 선물한 노트”라고 껄껄 웃었다. 강 감독은 경북 경주 사람이다. 이 화백은 울진 출신이지만 중·고등학교를 경주에서 마쳤다. 강 감독의 경주중 2년 후배인 이 화백은 표지 다음장에 깍듯하게 ‘형님’이라 쓰고 뒤를 ‘진인사대천명’이라는 여섯 글자로 이었다.●이현세 화백·김석기 의원과 경주중 동문 강 감독은 “이 공책을 선물받은 이듬해 67세의 나이에 다시 녹색 테이블로 돌아왔고, 그때부터 하루하루 일기 쓰듯 팀의 이모저모를 깨알처럼 적었다”고 했다. 경상도 사내들은 출신지와 학교 등 아래위가 ‘브로맨스’로 엮이는 게 보통이지만 그중에서도 경주는 드센 억양만큼이나 수평수직 관계가 분명하다. ‘중학 동기’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도 그중 한 사람이다. 김 의원은 강 감독의 ‘탁구 인생’을 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함께 탁구 라켓을 잡은 건 중학교 시절 딱 한 달이고, 이후 둘은 길을 달리했지만 강 감독은 “그 친구가 없었더라면 내가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을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반세기가 훌쩍 넘은 지금 그는 도쿄올림픽에서 ‘핫’했던 신유빈(17)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아버지 신수현(49) 수원시탁구협회 전무가 대물림한 ‘탁구 스승’이다.경주 황남초를 졸업한 강 감독은 “공부는 아주 잘하진 못했지만 욕심 많은 꼬맹이였다”고 어린 시절을 기억한다. 경주중은 나름 명문이어서 어지간히 공부해선 못 들어갔다. 반경 80㎞ 떨어진 촌에서 학생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입학 시험 응시자 400여명 중 147등으로 입학했다. 1학년 때 2인용 책상 바로 옆에 앉았던 짝꿍이 김 의원이다. 둘을 비롯해 1학년 까까머리 6명이 클럽을 만들었다. 모의고사 국·영·수 90점 이상을 받아 전교 조회 때 노트 3권을 받을 요량이었다. ‘대왕 클럽’으로 명명한 이 모임의 목적은 물론 공부만이 아니었다. 탁구부에 들어가자고 꼬드겼던 김 의원은 “공부가 먼저”라는 부모님 성화에 한 달 만에 라켓을 놓았지만 강 감독은 집에 거짓말을 하고는 탁구부에 남았고 3학년이 되자 등록금을 면제받고 탁구에 본격적으로 매달렸다. ●경주고 탁구부 창단 멤버… 실업팀 스카우트 1순위 강 감독을 포함해 경주중 졸업생 4명이 경주고 탁구부 창단 멤버가 됐다. 고2 때 대구중앙상고로 학교를 옮기고 이듬해 한일교환경기에 출전했다. 강 감독은 “청소년대표팀 정도의 무게감이 있었다”며 “그때도 키는 작았지만 대구와 경주를 잇는 완행열차 안에서 꼬박 2시간 반을 까치발로 버티며 기른 체력 덕”이었다고 돌이켰다. 이 경기로 당시 주간지 ‘선데이서울’의 유망주 칼럼 ‘이 선수가 탐난다’에 대기만성형 선수로 이름 석 자와 사진을 올린 강 감독은 실업팀 스카우트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첫 직장은 전매청. 그러나 1년 만에 스스로 발을 돌렸다. 신분이 기능직 공무원이어서 “장래를 보장받기는 힘들겠다”는 판단을 내리고는 교사 자격증을 목표로 경기대에 입학했다. 군 생활도 탁구부가 있던 공군에서 했다. 지금은 국군체육부대가 3군을 통합해 운영하지만 당시는 육해공별로 따로 있었고 종목도 서로 달랐다. 야구의 이종도, 축구의 차범근 등 또래들도 공군 체육부대 출신이다. 강 감독은 “고교 시절 교련 과목을 펑크 내는 바람에 2개월의 군 복구 단축 혜택을 받지 못한 탓에 먼저 전역하는 차범근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더라”며 껄껄 웃었다. 복학을 하니 그사이 탁구부는 해체돼 일반 학생으로 똑같이 등록금을 내야 했던 까닭에 용산 철도청에 입사한 큰형의 자취방 신세를 져야 했지만 강 감독은 1980년 꿈에도 그리던 교사 자격증을 따내는 데 성공했고 마침내 경기대를 졸업했다.●이건희 회장 “키 작은데 코치 잘할 수 있겠습니까” 가슴에 태극마크를 처음 단 건 1975년이다. 난생처음 해외에 나간 것도 그로부터 1년 뒤다.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서독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첫 국제선 비행기를 타고 열네 시간을 날아가면서 강 감독은 23년 동안 살아온 것보다 훨씬 넓고 전혀 다른 세상을 접했지만 남자 탁구 선수의 비애도 동시에 맛봤다. 이는 후에 남자팀 ‘단골’ 지도자 생활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1970년대는 한국 여자 탁구의 부흥기였다. 1973년 정현숙과 이에리사, 박미라, 김순옥 등이 사라예보 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으로 영웅 대접을 받을 때였다. 광부, 간호사 등 현지 교포들이 먹을 것을 잔뜩 싸 와도 정작 남자 선수들에게 돌아오는 건 없었다. 선수단 짐도 남자 선수들이 도맡아 날랐다. “여자 선수들 어깨 다친다”는 게 이유였다. ‘남자 선수는 대한통운(배달부)’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곱씹으며 강 감독은 이에리사 몫의 김밥 한 줄을 슬쩍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1979년 창단 1년 남짓의 제일합섬 탁구단(삼성생명 탁구단의 전신)에 코치로 발을 들이면서 강 감독은 34년의 ‘원팀 지도자’ 시대를 열었다. 1980년 1월 부임 인사차 서울 한남동을 찾았는데 당시 이건희 부회장은 “그렇게 작아서 코치 잘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로 인사를 받았다. 강 감독은 “그때 약이 올라 이후 죽기살기로 코칭에 매달려 그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단체·개인·개인복식 등 3종목 석권했다. 내 기사와 사진이 삼성 계열 일간지 1면에 대서특필되자 그제서야 이 부회장은 ‘이번엔 남자가 참 잘했네요’라고 웃으며 말하더라”고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강 감독은 “30년 넘게 삼성생명 한 팀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여자팀을 맡은 기간이 2년에 불과한 걸 보면 아무래도 서독오픈 참가와 이건희 부회장 방문 때 자극받은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고”고 돌이켰다.강 감독은 2013년 삼성생명을 떠날 때까지 총감독으로 종합선수권 여자 9연패, 남자 7연패와 4연패, 승률 51% 등 숱한 기록들을 일궈 냈다. 국가대표팀 코치와 감독을 맡으면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금메달과 유남규의 2관왕도 뒷받침했다. 2003년 파리세계선수권에서 지금까지 유일무이한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주세혁(41)도 그가 만들었다. 훈련 당시 발바닥 물집을 13차례나 따 줄 만큼 ‘연습광’이었던 안재형이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확정하고는 무릎을 꿇은 자세로 뒤로 벌러덩 자빠지자 당시 이재형 국회의장이 “탁구 선수들은 전부 야당인가 보다”라고 했던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신유빈 부녀의 대물림한 ‘탁구 스승’ 강 감독은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에서 유남규와 안재형, 김기택을, 2004년 아테네에서는 유승민을 만들었지만 칠순을 바라보는 지금 한 가지 욕심을 더 부리자면 신유빈을 한국 탁구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신유빈에게 강 감독은 대를 이어받은 스승이다. 그의 아버지는 ‘동기’ 이철승 삼성생명 남자탁구단 감독과 한솥밥을 먹으며 1991년부터 4년 동안 강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강 감독은 “언젠가 ‘탁구 마녀’로 불렸던 중국의 덩야핑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있다. 신발 속 양말이 흠뻑 젖더라. 그 정도로 올인해야 탁구로 대성할 수 있다”며 “물은 절대로 99도에서 끊는 법이 없다. 나머지 1도를 더해 100도의 불로 물을 끓이려면 지금껏 일궈 냈던 99도보다 몇 갑절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스포츠”라고 조언했다.
  • [지구를 보다] 위성으로 본 불타는 그리스 섬…서울 절반이 잿더미

    [지구를 보다] 위성으로 본 불타는 그리스 섬…서울 절반이 잿더미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의 에비아 섬을 덮친 화마의 모습이 멀리 위성으로도 포착됐다.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은 고해상도 위성 ‘센티넬-2’가 촬영한 에비아 섬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8일 위성으로 본 에비아 섬의 모습은 그야말로 주위를 모두 삼킬듯 타오르는 불길과 연기로 가득하다. 마치 화산 폭발을 방불케 할 정도의 이번 대규모 산불은 30년 만의 최악의 폭염 속에 발생한 것으로 지난 3일 발생해 1주일 째 타오르고 있다.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재 600여 명의 소방관과 소방 항공기·헬기 10여 대가 투입돼 화재 진압에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다. 여기에 대기질 악화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대기감시시스템(CAMS) 측은 짙은 연기로 인한 대기질 악화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번 그리스 산불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위성 사진도 충격적이지만 검붉은 재가 하늘을 덮고있는 것을 무력하게 지켜보는 그리스 시민들은 더한 고통을 겪고있다. 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비아 섬의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관광객과 주민 2000명이 여객선을 타고 대피했다.특히 대피 영상에는 배 안에서 공포에 질린 채 화염이 치솟는 섬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했다. 에비아섬의 한 주민은 “국가와 정부가 부재한 상황이다. 우리는 신의 손에 달려있다”면서 “사람들이 떠나면 마을 전체가 불타버릴 것”이라며 울먹였다.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자 휴양지로 유명한 에비아 섬은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이번 화재로 지금까지 서울 면적(약 605㎢)의 절반이 넘는 산림이 황폐화했고 가옥 수백 채가 불탔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근 며칠간 그리스 곳곳에서 586건의 산불이 발생했다"면서 “우리는 전례 없는 규모의 자연재해에 직면했으며 국민의 생명 보호에 우선순위를 두고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진화 작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영상] 재난영화 한 장면?…피난 배에서 산불 바라보는 그리스인들

    [영상] 재난영화 한 장면?…피난 배에서 산불 바라보는 그리스인들

    그리스 아테네 북부 에비아섬에서 산불이 발생하면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배를 타고 대피했다. AP통신 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에비아섬에서는 6일째 큰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공개된 영상은 배 안에서 공포에 질린 채 화염이 치솟는 섬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배 안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어른과 아이들로 가득 차 있고, 주인과 함께 대피한 반려동물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방에서 화염이 치솟는 가운데, 배로 대피한 시민들은 무기력하고 절망적은 표정으로 산불을 바라봤다. 재난영화를 연상케하는 이 모습은 끔찍한 자연재해가 인류의 삶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게 한다.화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절망감을 토로했다. 에비아섬의 한 주민은 “국가와 정부가 부재한 상황이다. 우리는 신의 손에 달려있다”면서 “사람들이 떠나면 마을 전체가 불타버릴 것”이라고 울먹였다. 또 “우리는 앞으로 40년 동안 이 지역에서 직업을 갖지 못할 것이며, 우리를 보호해주던 숲이 사라지면서 겨울에는 홍수로 익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8일까지 그리스 전역에서는 산불로 약 15만6655헥타르가 소실됐다. 2008~2020년 여름 같은 기간 동안 산불로 소실된 평균 면적인 1700헥타르에 비해 수배에 달한다.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 주변 국가는 그리스의 도움 요청에 응답했으며, 지난 8일 세르비아는 소방대원과 소방헬리콥터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니코스 하르달리아스 그리스 시민보호부 차관은 에비아섬에서 대피한 2000명에게 임시 대피소가 제공됐으며, 현재 거센 바람 탓에 에비아 북쪽의 화재가 해변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록적인 폭염에 시달린 그리스는 지난 2주 동안 치명적인 화재와 싸워왔다. 소방관들은 부상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화재 진압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 했지만 불길을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련의 산불은 34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염으로 시작됐다. 그리스 기상청은 지난 2일 그리스 중부 프티오티스주(州) 일부 지역의 한낮 최고 기온이 46.3℃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수도 아테네는 지난달 29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한낮 최고기온이 40℃를 넘었다.
  • 전례 없는 ‘젠더 축제’… 우리의 시선은 평등했나요

    전례 없는 ‘젠더 축제’… 우리의 시선은 평등했나요

    ① 트랜스젠더 첫 출전… 공정성 지적② 선수들에게 거부당한 여자체조 옷③ 안산 머리스타일 두고 사상검증 논란④ ‘여제’ ‘여궁사’ 시대 뒤떨어진 표현⑤ 17세 신유빈 향한 성희롱 댓글 눈살 8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은 성평등 올림픽을 전면에 내세웠다. 출전 선수 1만 1090명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49%로 역대 가장 많았고, 남녀 혼성 경기를 9개(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에서 18개로 대폭 늘리면서 화합을 강조했다. 여성의 올림픽 출전을 아예 금지했던 최초의 근대 올림픽인 1896 아테네올림픽을 떠올리면 120여년 만의 고무적인 변화다. 성소수자의 참여도 대폭 늘었다. 스스로 성소수자라고 밝힌 선수가 160명이 넘었고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용품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이 허용됐다. 외형적 변화와 함께 젠더를 둘러싼 논란도 어느 때보다 뜨겁고 치열했다. 여성 선수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 발언,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유니폼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고 남녀 이분법으로 구별되지 않는 제3의 성을 올림픽이 어떻게 포용할 것이냐의 문제도 불거졌다. 이런 과제는 3년 후 열릴 2024 파리올림픽의 몫으로 남겨졌다. 도쿄올림픽은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으로 기록됐다. 뉴질랜드 여자역도 대표 로럴 허버드(43)는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여자역도 무제한급(87㎏ 이상)에 출전하면서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성전환 전 남성 역도선수로 활동했던 그가 여성으로 출전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담감 때문인지 허버드는 노메달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반면 캐나다 여자축구 국가대표인 퀸(25)은 최초의 트랜스젠더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퀸은 지난해 9월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공개했고 가슴을 절제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퀸 역시 스스로 정체성을 여성이 아니라고 여기면서 여성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의 올림픽 출전을 무작정 비난하기에 앞서 트랜스젠더의 스포츠 역량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선수들은 기존의 원피스 수영복 형태의 유니폼을 거부하고 몸통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긴 유니폼을 입었다. 여성 체조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선을 막겠다는 취지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여성 선수들의 외양에 대한 갑론을박은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양궁 대표 안산(20) 선수의 머리스타일을 두고 사상검증 논란까지 불거졌다. 여성 선수의 겉모습을 콕 찍어 논란거리로 만들고 온라인 상에서 비난 수위를 높이는 등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까지 보여 국제적으로 비판받기도 했다.여성 선수들을 지칭하는 표현들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여성 선수들을 ‘여제’라고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표현에 대한 의식 변화도 엿보였다. KBS가 양궁 대표팀 장민희(22) 선수를 소개하며 자막에는 ‘여궁사’라 지칭했지만, 강승화 아나운서가 ‘궁사’라고 읽은 사례가 호평받기도 했다. 여성 선수를 상대로 성희롱이 난무하는 행태도 여전하다. 미성년자인 탁구 대표 신유빈(17) 선수를 두고 온라인에서 온갖 성희롱 표현이 계속되자 대한탁구협회는 이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을 ‘과도기’라고 평했다.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올림픽과 선수들은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의 인식이 일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여전히 남아있는 과거의 문화들이 바뀌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열돔’의 부채질… 꺼지지 않는 화마에 잿더미로 변한 북반구

    ‘열돔’의 부채질… 꺼지지 않는 화마에 잿더미로 변한 북반구

    美 ‘딕시 산불’ 3주 이어져… 1807㎢ 태워150년 금광 마을 그린빌 폐허로 만들어그리스는 올림피아 근처까지 산불 번져겁에 질린 시민들 “성경 묵시록 같은 재앙”시베리아선 그리스 면적만큼 숲 사라져기후변화가 올여름 북반구를 불태우고 있다. 초여름부터 엄습한 ‘열돔’ 현상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기승을 부린 데 이어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은 잡힐 기미가 없다. 지난달 캐나다·미국 서부,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지역의 숲이 타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의 야산과 민가도 화마에 휩싸였다. 올해 산불은 역대 최악의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지난달 14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화한 ‘딕시’ 산불이 3주가 넘게 이어져 7일(현지시간) 오전까지 1807㎢를 태웠다고 집계했다. 1845㎢를 태워 역대 가장 파괴적인 산불로 기록됐던 2018년 캘리포니아주 산불에 근접할 만큼 맹렬한 기세로 산불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산불은 민가를 덮쳐 지난 5일엔 150년 역사를 간직한 금광 마을인 그린빌을 폐허로 만들었다. 7500여명의 소방관이 동원됐지만 고온건조한 날씨와 가뭄, 강풍이 겹치면서 진화는 요원해지고 있다. 인적이 드문 지역이라 인명피해가 덜하지만, 최근 3년 동안 여름마다 러시아 시베리아 사하공화국에서 발생하는 산불 역시 지구 대기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린피스는 올해에도 산불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3년여 만에 시베리아에서 13만 4000㎢의 침엽수림이 황폐화됐다고 밝혔다. 그리스 국토 면적만큼의 숲이 사라진 것이다. 북반구에서 대형 산불이 번지면서 지난달 산불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기존 최대치인 2014년 7월의 배출량을 20% 능가했다고 가디언이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 서비스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산불에 따른 탄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은 북미와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했다.여기에 지난달 말부터 남부 유럽 국가에서 대형 산불이 번졌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부 유럽에 집중된 산불로 1280㎢가 탔는데 이는 평년의 8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특히 그리스에선 수도 아테네 주변을 비롯해 남부 펠로폰네소스, 올림픽 발상지인 올림피아 근처까지 산불이 번져 1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성경의 묵시록에서 묘사된 것과 같은 재앙’이라거나 ‘단테의 지옥인 인페르노가 연상된다’고 반응하며 공포를 호소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7일 아테네 화재통제센터를 방문해 “악몽 같은 여름”이라면서 “인명 피해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각국 정부는 산불 진화 및 이재민 구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권위주의 정권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집권한 터키에선 오히려 당국이 이재민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나라에선 지난달 27일 대형 산불 발생 이후 ‘터키를 돕자’(#HelpTurkey)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자 검찰이 이를 정부의 무능을 꼬집은 모욕이라고 규정, 수사에 착수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 여느 때보다 뜨거운 ‘젠더 올림픽’…남은 과제는

    여느 때보다 뜨거운 ‘젠더 올림픽’…남은 과제는

    8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은 성평등 올림픽을 전면에 내세웠다. 출전 선수 1만 1090명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49%로 역대 가장 많았고, 남녀 혼성 경기를 9개(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에서 18개로 대폭 늘리면서 화합을 강조했다. 여성의 올림픽 출전을 아예 금지했던 최초의 근대 올림픽인 1896 아테네올림픽을 떠올리면 120여 년만의 고무적인 변화다. 성소수자의 참여도 대폭 늘었다. 스스로 성소수자라고 밝힌 선수가 160명이 넘었고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용품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이 허용됐다. 외형적 변화와 함께 젠더를 둘러싼 논란도 어느 때보다 뜨겁고 치열했다. 여성 선수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 발언,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유니폼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왔고 남녀 이분법으로 구별되지 않는 제3의 성을 올림픽에 어떻게 포용할 것이냐의 문제도 불거졌다. 이런 과제는 3년 후 열릴 2024 파리 올림픽의 몫으로 남겨졌다.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공정성 시비 도쿄올림픽은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으로 기록됐다. 뉴질랜드 여자역도 대표 로럴 허버드(43)는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여자역도 무제한급(87㎏ 이상)에 출전하면서 공정성 논란에 휘말렸다. 성전환 전 남성 역도선수로 활동했던 그가 여성으로 출전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담감 때문인지 허버드는 노메달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반면 캐나다 여자축구 국가대표인 퀸(25)은 최초의 트랜스젠더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퀸은 지난해 9월 자신이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공개했고 가슴을 절제한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퀸 역시 스스로 정체성을 여성이 아니라고 여기면서 여성 경기에 출전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이에 대해 성소수자의 올림픽 출전을 무작정 비난하기에 앞서 트랜스젠더의 스포츠 역량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짧든, 길든 원하는 옷과 머리를 하고 싶다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 선수들은 기존의 원피스 수영복 형태의 유니폼을 거부하고 몸통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긴 유니폼을 입었다. 여성 체조 선수들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선을 막겠다는 취지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러나 여성 선수들의 외양에 대한 갑론을박은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양궁 대표 안산(20) 선수의 머리스타일을 두고 사상검증 논란까지 불거졌다. 여성 선수의 겉모습을 콕 찍어 논란거리로 만들고 온라인 상에서 비난 수위를 높이는 등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까지 보여 국제적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배구여제?’, ‘여궁사?’…선수 성희롱까지 여성 선수들을 지칭하는 표현들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을 받았다.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여성 선수들을 ‘여제’라고 표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표현에 대한 의식 변화도 엿보였다. KBS가 양궁 대표팀 장민희(22) 선수를 소개하며 자막에는 ‘여궁사’라 지칭했지만, 강승화 아나운서가 ‘궁사’라고 읽은 사례가 호평받기도 했다.여성 선수를 상대로 성희롱이 난무하는 행태도 여전하다. 미성년자인 탁구 대표 신유빈(17) 선수를 두고 온라인에서 온갖 성희롱 표현이 계속되자 대한탁구협회는 이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올림픽을 ‘과도기’라고 평했다. 정용철 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올림픽과 선수들은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의 인식이 일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여전히 남아있는 과거의 문화들이 바뀌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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