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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덕 통일부총리(신춘정가/주역들의 행보는…:8)

    ◎남북문제 실질접근의 깃발 올린다/“자유·인간존엄성 보장”/통일상 제시/간부들과 자유토론… 조직에 새바람 『공무원들이 너무 검정색,감색 양복만 입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때로는 자유롭게 콤비도 입는 게 보기에 좋을 것 같다』 이영덕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 지난 연말 취임후 통일원직원들과의 상견례에서 던진 첫 주문이었다.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격식보다는 실질적이고 본질적인 접근을 중시하는 이부총리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새해 들어 지난 4일 수유리 통일연수원에서 열린 심야 통일정책토론회에서도 이부총리의 이같은 면모를 엿보였다.이부총리 발의로 3급 이상 통일원간부 전원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는 이름부터 이색적인 「브레인 스토밍(Brain Storming)」이었다.브레인 스토밍은 「두뇌에 폭풍이 몰아치듯 떠오르는 즉석 아이디어를 거리낌없이 제기하는 회의방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굳이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난상토론」정도로 옮길 수 있다. 이날 이부총리는 회의장에 들어서자마자 상석에 마련된 자리를 가리키며『이러면 브레인 스토밍이 안된다』며 부총리석을 물리치고 참석자들 사이에 끼여앉았다.이렇게해서 조성된 자유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통일정책과 북한의 핵문제 해결방안 등 남북문제 전분야에 걸쳐 공식석상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취임초에 이부총리가 보여준 이같은 행보는 통일원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수순일 수도 있다. 개신교 장로이기도 한 이부총리는 교육학을 전공한 교수출신 답게 외모에서부터 온화한 이미지를 풍긴다.그러나 그를 잘 아는 인사들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의 원칙주의자」라고 입을 모은다. 그의 그러한 성향은 앞으로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서로서의 통일원의 위상 재정립이나 남북관계에 고스란히 투영될 전망이다.특히 지난 5일 통일원 출입기자와의 간담회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도 제기되어야 한다』고 밝힌 대목은 향후 통일정책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날 『자유와 복지,인간의 존엄성이 모든 민족구성원에게 보장되는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분명한통일국가상을 제시했다.한 걸음 더 나아가 실질적인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남북대화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대화원칙을 천명했다. 그의 이같은 일련의 발언은 적지않은 파문을 일으켰다.이같은 소신에 갈채를 보내는 여론이 우세하긴 했으나 『인권문제 등 북한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경우 핵문제 등 현안 해결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부총리는 그의 이같은 발언이 통일정책의 보수회귀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한다.북한 인권문제를 거론한 1차적 목적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인 이산가족의 상봉에 북측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고 『북한이 싫어한다고 해서 이를 거론하지 않는 것은 도덕불감증』이라는 것이다.때문에 자신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인도주의자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정통성이 약했던 지난 정권 때처럼 모양내기식 남북대화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이는 국내문제에 대한 국면전환용으로 남북정상회담 등에 지나치게 집착한 지난 정권의 대북접근양식이 북한의 대화버릇만 고약하게 만들었다는 자성론과 무관치 않은 듯하다.
  • 미·일,중국경제대국화 사전 쐐기/대중국 경제제재의 배경

    ◎“불공정 무역 시정조치”등 표면적 이유/“향후 새관계 설정위한 시험용” 분석도 최근 급격히 성장하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21세기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중국에 대해 미·일등 강대국의 경계가 벌써부터 강화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가 7일 오는 17일부터 중국의 합법적인 섬유·의류수입쿼터를 대폭 삭감키로 하는 강경 무역제재조치를 취한 표면적인 이유는 제3국을 통해 자국산 제품에 위장상표를 부착,수출해온 중국의 불공정무역을 시정하기 위한 양국간 협상이 결렬된 데 따른 것으로 돼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9개월동안 4차례에 걸쳐 협상을 가졌으나 별다른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지난 5일에 재협상을 가지려고 했으나 중국측이 이를거절,미국이 일방적인 무역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이유는 중국 외에 미국과의 섬유협정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불법환적수출에 대해서 어떠한 합의도 하지 않은 인도,태국,파키스탄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형평성을 잃어 설득력이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섬유협상과 함께 미국은 전통적으로 통상외교정책에서 내세워온 인권문제를 거론,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면서 동시에 이를 중국의 최혜국대우(MFN)연장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어 이번 제재결정이 단순한 무역제재라기보다는 향후 중국과의 새로운 관계설정에 있어 중국의 반응을 시험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위장수출분을 포함,73억달러어치의 섬유및 의류제품을 미국에 수출,대미 섬유수출국가운데 1위(미국시장 점유율 20∼25%)를 차지했던 중국은 이번조치로 연간 11억∼12억달러정도의 무역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그뿐 아니라 한국등 다른 섬유수출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바이어를 뺏기게 돼 앞으로 섬유수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편 일본도 오는 96년부터 공여되는 제4차 대중 엔화차관 공여기간을 6년에서 3년으로 단축키로 해 경제성장을 위해 한푼의 외화가 새로운 중국에 큰 타격을 줄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중 엔차관이 군사목적으로 전환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지만 막강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경제성장을 내심으로 두려워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에서는 가장 손쉬운 제재를 시험적으로 행사해 본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 남북관계 새기류/최상룡 고려대교수/한완상 전통일부총리/전문가대담

    평화통일을 향한 우리의 진지한 남북대화노력은 지난해 북한핵의혹이라는 걸림돌때문에 커다란 좌절을 겪었다.한반도 정세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새해를 맞아 핵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인지,그리고 이후 남북관계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한완상부총리겸 통일원장관과 최상용교수(고려대)의 대담을 통해 조망해본다. ◎통일 예상밖 빨리올 가능성/「열린 민족주의」로 북동참 유도/교류확대 거쳐 남북연합 진입/북측 다양한 체제고수 전술에 구체대응책 강구를/평양 개방물결 거역 못한다/「등소평 식」 개방징후도 엿보여/흡수통일 두려움 해소시켜야/지나친 목조르기식 접근땐 오판 유발… 공멸 위험성 ▲최상용교수=10여일 전까지 통일정책을 수행해오셨는데 지난해 북측과의 접촉에선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지요. ▲한완상전부총리=그렇습니다.해방이후 처음으로 정통성을 확보한 문민정부의 통일정책은 출발부터 시련을 겪었습니다.신정부 출범 이후 20일도 안돼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는 바람에 지난10개월은 남북관계 개선의 관점에서 보면 좌절의 기간이었습니다.남과 북이 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을 진행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남북간에 대화마저 교착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그런 악조건 가운데서도 새 정부는 통일정책을 3단계추진방안­3대추진기조로 재정립하여 신축성있게 운용해왔습니다. 그런데 현시점은 핵문제로 인한 국제적 긴장이 거의 정점에 이르렀고 남북간의 교착상태가 바닥국면에 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북한당국도 핵카드의 효용이 거의 소진되어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북한이 올바른 합리적 선택만 해주면 핵문제도 해결되고 남북관계도 좋아질 것입니다.그러나 만에 하나 북한이 비합리적 선택을 하게 되면 값비싼 대가를 치를 것으로 염려가 됩니다. ○국내냉정도 상존 ▲최교수=전세계적인 냉전체제 붕괴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반도 내부를 보면 대단히 어려운 현실입니다.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의 냉전지역으로 민족상잔의 이념전쟁까지 치른 한반도에는 아직도 남북간 냉전뿐만 아니라 이에 상응해 「국내냉전」도 존재하는 상황입니다.이 때문에 지난 10개월은 통일논의 과정에서 냉전의 멍에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안타까울 정도로 계속되는 기간이었습니다.그러나 분명한 것은 새정부 10개월 동안의 통일정책은 시시비비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통일논의 자체의 민주화에 기여했습니다.나아가 통일논의에 있어 과거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던 「반공모럴리즘」을 극복한 것도 성과였습니다. 반면에 귀담아 들어두어야 할 비판도 있었습니다.이를테면 우리가 아무리 이성적으로 접근해도 상대방인 북한이 합리적이지 않는한 아무런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이 그것이죠.이것이야말로 안타까운 일인데 통일논의에 있어 가장 보수적인 층의 의견도 일리는 있습니다.상대인 북한이 좀더 성실성을 갖고 합리적으로 나왔더라면 남북관계도 좀더 진전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한전부총리=최박사의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입니다만 한편으로 학자의 입장에서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신정부의 통일정책은 첫째 민족내부의 요청과 세계사의 3가지 큰흐름에 맞는 정책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입니다.어느 정부든 국내개혁이 안되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없고 둘째로 세계화에 발맞추지 않으면 또한 국제경쟁력을 지닐 수 없다는 것이 세계사의 큰 흐름이죠.셋째로 탈냉전도 세계사의 한 흐름입니다.신정부는 개혁에는 비교적 성공적이었고 세계화에도 얼마간 늦은 상황에서 현재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어떤 의미에서 냉전의 고도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남북관계 개선이 좌절을 겪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최교수=지난 10개월 동안의 통일정책에 대한 비판가운데 건설적으로 담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한두가지 덧붙여보겠습니다.우선 김영삼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 없다』고 밝힌 부분이 잘못 이해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민족문제를 민족자결로 해결하겠다는 것이지 국제관계를 소홀히 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는지 모르겠으나 다소의 오해를 초래한 것 같습니다. 지금 개혁과 세계화를 강조하신 것으로 보아 오해인 듯하지만이에 대한 일관된 비판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북한의 현실에 대한 엄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반드시 기득권층이나 극단적인 보수층 뿐만 아니라 일부 지식인들에 의해서도 제기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북한의 합리적인 응답이 없으면 이쪽의 주장이 공허해진다는 점에서 협상수단이나 방법 등 현실적인 문제도 중요하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한전부총리=많은 오해를 받았습니다만 새정부가 추구하는 민족복리는 국제화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화에 동참하는 「열린 민족주의」입니다.취임사의 그부분은 북한의 김일성주석에게 한 얘기였습니다.즉 어제의 북한 동맹국이 오늘의 동맹국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에서 옛소련을 가리켰던 것입니다.그런데도 우리가 민족을 앞세움에 따라 마치 우리의 우방을 무시할 것이라는 식으로 악의적으로 해석한 측면도 있습니다. 관계개선을 이루려면 상대방에 대해 입장을 바꿔보는 깊은 이해가 필요합니다.탈냉전이 진행되면서 북한은 군사적·경제적 병참기지였던 주요 동맹국들을잃고 총체적 고립상태에 놓여있습니다.이같은 국제적 고립이 경제적 곤경과 연결된 상황에서 북한은 체제의 존망이 걸린 핵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그들도 탈냉전시대에 어제의 동맹국이 오늘의 동맹국이 될 수 없으며,대미협상을 통해서 관계개선을 이루는 것 이외에는 체제위기의 곤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곤경에 처한 조그마한 나라가 미국과의 협상을 하기 위해서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잡아당겨야 한다는 전술적 판단을 하게 된 것이고 그 결과가 지난 3월 NPT탈퇴선언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죠.탈냉전시대를 맞아 미국도 NPT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 아닙니까. 그러나 문제는 북한이 체제를 걸고 하는 게임에서 지면 몰락할 것이 뻔한데도 배수진을 치고 벼랑끝까지 가는 전략을 구사한다는데 있습니다.그 과정에서 때로는 우리를 화나게 하고 불쾌하게 하는 점도 있습니다.그러나 그 때문에 목조르기식으로 접근하면 북한은 엄청난 비합리적 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이는 주체사상에특정종교의 영생론까지 도입하는 북한 사회의 의사종교적 성격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능합니다.북한의 비합리적인 측면은 외부압력이 강해질수록 증폭되게 마련이고 이로 인해 초래되는 무서운 결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바로 우리민족입니다.이런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그동안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인내해온 것입니다. ○의사종교로 변질 ▲최교수=말씀을 듣고 보니 냉혹한 이성주의자가 통일지상적 감상주의자로 비판을 받고 있었다는 느낌이 듭니다.저도 북한의 상황을 한마디로 「의사종교적인 열광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저는 변화를 통해 유지하려고 한다는 의미에서의 보수는 지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런 건강한 보수는 별로 없습니다.통일논의에 있어 가장 보수적인 의견인 「북한은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다」는 명제는 엄청난 이데올로기적 성격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분석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북한은 자기들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목표는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선 어떠한 전술적 변화도 가능한 나라입니다.북한이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고 할 때 언제든지 필요하면 전쟁을 한다든가 통일전선전술을 편다는 것을 말하는데 우리는 그것이야말로 북한에 대해 그러지말도록 강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왜냐하면 현실인식을 제대로 하는 정권이라면 승산이 없으면 스스로 하지 않을 테니까요. ○경제적위기 자인 현시점에서 북한의 앞날에 대해 3가지 시나리오를 가상해 볼 수 있습니다.우선 급격한 북한체제의 붕괴를 상정할 수 있습니다.우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북한상황을 공부한 사람들이 수없이 제기한 시나리오입니다.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북한은 앞으로 2∼3년이 고비라는 얘기도 있습니다.반공주의자뿐만 아니라 이런 분석을 하는 이들 가운데는 친북한계 인사도 많습니다.북한이 처한 긴박한 경제상황은 최근 북한이 경제 실패를 자인한데서도 알 수 있습니다.두번째 시나리오는 김일성부자체제가 붕괴해도 북한사회는 유지될 수 있다는 가정입니다.이는 서구적 합리주의자의 분석으로 보면현실성이 없습니다.마지막으로 북한이 고르바초프식이든 등소평식이든 체제유지를 위해 합리적 개혁을 하고 대외적으로 문을 여는 시나리오입니다.최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와 최고인민회의를 보니 이 세번째 시나리오로 가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때문에 우리 정부나 국민도 북한이 주민 생활의 기본 필요량이라도 충족시켜 3번째 시나리오로 가기를 바란다고 공식으로 얘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북한의 주체사상 생성 배경은 소련 점령치하의 압력과 유산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과 내부적인 엄청난 권력투쟁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해됩니다.그러나 이것이 수령론·지도자론 등 개인숭배로 변용되면서 체제경직성을 크게 심화시켰습니다. 북한체제의 붕괴 시나리오와 관련해 한가지 덧붙인다면 국내 일부에선 이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급격한 붕괴를 부담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등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지식인의 일반적 견해는 세번째 시나리오를 바라고 북한이 그런 노선을 걷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이 비합리적 선택을 할 경우 체제붕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죠.최악의 경우 경제적 변수만 보면 공멸의 위험성도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선 북한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바람이 어떻든 첫번째 시나리오는 여전히 현실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때문에 앞으로 우리는 통일에 대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리라 봅니다.통일은 의외로 가깝게 들이닥칠지도 모른다는 점을 직시,통일에 대비해 철저하고 체계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향후 10년내의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합니다. ○인내와 설득 필요 ▲한전부총리=우리가 원하든 않든 최박사가 말씀하신 첫번째 시나리오가 현실성이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공감합니다.그러나 얼마전까지 공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이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측면도 많습니다.두번째 시나리오는 시민사회가 전혀 형성되지 않은 북한 사회에 안일하게 서구적 사고를 적용한 것으로 거의 현실성이 없습니다.세번째 시나리오와 관련해 덧붙이자면 고르바초프보다는 등소평같은사람이 나와 중국모델로 가는 게 더 현실성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현재 북한은 몇가지 객관적 모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개방을 해야하는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대내적 경직성때문에 개방을 못하는 것이 첫째 모순입니다.둘째로는 군사력을 증강해야한다는 현실과 경제활력을 길러야 한다는 당위성간의 모순입니다.세번째는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데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수단이 없다는 모순입니다.족벌체제의 특성상 과감한 인사정책을 펼 수도 없고 페레스트로이카나 글라스노스트와 같은 과감한 개혁·개방정책도 시행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입니다.또 하나는 체제보존을 위한 비효율적 의식과 행사 등에 물쓰듯 하는 엄청난 「상징비용」의 부담으로 경제의 실용과 모순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이를테면 서울올림픽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청년축전을 개최한다거나 우리의 63빌딩을 의식해 유경호텔이라는 불필요한 고층빌딩을 건축하는 것 등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같은 객관적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북한 지도층의 주관적 두려움를 염두에 두면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북한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은 미국으로부터 핵선제공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든가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에 대한 공포,국제사회로 부터의 「오해」 등을 들 수 있습니다.이러한 북한이 처한 객관적 모순과 주관적 두려움을 다 고려해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북한이 핵투명성을 보장하도록 인내심을 갖고 합리적으로 설득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입니다. ▲최교수=핵투명성 보장이 어렵다는 얘기도 끈질기게 나도는데요. ▲한전부총리=북한의 핵투명성 보장을 위한 막바지 협상단계에 와 있습니다.북측이 7개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임시·통상사찰 등 전면적 사찰을 받아들이지 않고 남북대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우리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합리적 인내도 소진될 것이라는 것을 북한당국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새해 들어 우리가 남아있는 합리적 방법을 다 써 북한이 극적으로 핵투명성 보장을 선택해주면 남북관계의 엄청난 개선 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의 이정표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즉 우리 7천만 겨레가 다 함께 개혁과 세계화 및 탈냉전이라는 세계사의 3가지 흐름을 타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강경책도 마련을 ▲최교수=냉전 시대에 미국이 소련을 너무 과대평가했다는 사실도 우리에게는 좋은 교훈이 될 것입니다.우리 쪽에서는 좌경의 경우 북한의 민족적 자세에 대해 지나치게 낭만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우경의 경우는 북한의 공격능력이나 통일전선능력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둘다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어쨌든 북한은 이제 한계상황까지 왔습니다.핵을 가지고 싶으나 가질 수 없고 그러면서 카드로서의 효과도 탕진했으며,개혁을 하지 않으면 흡수통일이나 체제붕괴로 이어진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개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진행된 우리와 국제사회의 노력이 북한의 핵투명성 보장으로 이어지기만 하면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것이고 북한도 3번째의 낙관적 시나리오를 맞을 것으로 보입니다.그러나 북한이 끝내 핵투명성을 보장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개혁노선을 취하면서 핵과함께 체제를 유지하려는 태도를 취할 경우 국제제재로 이어진다고 봐야 합니까. ▲한전부총리=문자 그대로 완전한 핵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북한이 이미 플루토늄을 추출해 이것을 몰래 숨겨놓고 있다면 이것을 찾아내다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입니다.단지 앞으로 북한의 모든 핵개발 상황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미래지향적 핵투명성 보장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것입니다.그러기 위해선 북한의 7개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일반 및 특별사찰과 남북대화를 통한 상호사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교수=정부의 통일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한전부총리=북한핵문제가 늦어도 새해 봄까지 해결을 위한 구체적 조치가 강구된다면 신년도에는 신정부의 3단계통일방안의 첫단계인 교류협력단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그래서 경제교류를 위시해 각종 사회문화교류가 활성화될 경우 두번째 단계인 남북연합단계로 넘어 가게 되겠지요.첫단계 진입직전에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되고 ,결과 북한과 미국 등 자본주의 자유국가들과의 실질적 관계개선이 이뤄지면서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북한의 체제붕괴라는 시나리오의 현실성이 없어지면 95년 정도에는 남북연합단계 진입이 가능하리라고 봅니다.그러나 우리의 온갖 합리적 설득에도 불구하고 핵문제가 해결이 안되는 상황이 오면 굉장한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북에 대해 명분있고 합리적인 강경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이 경우 북한에게는 체제붕괴냐,문을 여느냐의 마지막 선택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그래서 새해는 핵문제나 남북관계에 있어 평화의 해가 떠오르냐,무서운 참화의 어둠을 맞느냐의 중대한 선택의 해가 될 것입니다.우리 모두 위험속에서 기회를 활용하는 용기와 지혜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계흐름 탔으면 ▲최교수=그렇습니다.북한의 태도에 따라 반세기동안 지속되어온 냉전의 마지막 고리가 풀리느냐의 기로를 맞고 있습니다.북한이 핵의혹을 씻고 개혁과 개방으로 방향을 전환,지난해 김영삼대통령이 밝힌 탈냉전선언에 대해 핵투명성보장으로 화답한다면 반세기에 걸친 한반도 냉전의 마지막 고리가 풀릴것입니다.즉 47년 트루먼선언으로 시작된 냉전선언이 한반도 평화선언으로 골인하는 엄청난 드라마가 전개될 것입니다.이와는 별도로 우리는 예기치않게 들이닥칠지도 모르는 통일에 대한 치밀한 준비를 철저히 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한전부총리=끝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우리는 80년대의 민주화운동시대를 지나 90년대 들어 반부패·개혁의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80년대의 민주화운동은 민주화가 덜된 나라들에 국한됐습니다만 90년대의 개혁 움직임은 서방선진7개국(G7)을 포함한 전세계적인 흐름입니다.아무쪼록 북한도 개혁과 개방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고 이를 과감히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남북한 모두의 개혁이 평화공존과 통일로 이어지는 필요조건이기 때문입니다.
  • 미,「301조·반덤핑법」 고수/UR협상 관련 한국등에 「카드」활용

    【제네바=박강문특파원】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과정에서 각국에 시장개방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이 자체 아킬레스건으로 곤혹스런 입장에 빠져있다. 미국은 UR가 성공적으로 타결된 뒤에도 통상압력수단인 미통상법301와 반덤핑법의 효력유지를 위해 UR 막바지 협상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이해당사국에 협조를 당부하고 있으며 각종 관리무역조치가 고수되지 못할경우 UR협정을 거부할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제프리 가튼 미국제무역담당상무차관은 8일 『강경한 무역통제조치의 고수가 미국이 제일 우선적으로 추진할 사항』이라고 밝히고 이문제를 둘러싸고 야기될 압력이 어느정도인지 수일안에 판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국이 미국에 공정한 가격이하로 덤핑수출할 경우 이를 시정할수 있는 능력이 박탈당하기 보다는 차라리 미국이 협상테이블에서 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대로 다자간무역기구(MTO)가 설립될 경우 자유무역의 걸림돌이 되는 각국 통상관계법이 대폭 수정돼야하며 미국은 통상법301조와 반덤핑법을 고치지않으면 안된다. EC는 미국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으나 한국과 일본은 미국통상법과 반덤핑법의 유지에 우려하고 있는 입장이다.
  • 국회현안 영수회담까지 갈까/김 대통령 귀국이후 정국 전망

    ◎예산안·추곡·정치관계법 등 대상/우선 여야3역회담서 해결 모색 새 정부들어 처음 맞는 정기국회가 예산안처리 법정시한인 다음달 2일을 1주일여 남겨놓고도 잘 풀리지 않고 있다. 예산안,추곡수매,안기부법등 정치관계법등이 맞물려 여야간에 쉽게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정국이 서서히 굳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가에서는 취임후 첫 외국방문을 마치고 들어오는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민주당대표가 여야 영수회담을 갖고 정치현안들을 일괄타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문제는 그 시기가 언제쯤 될 것이냐는 데 모아지고 있다. 일부 정치관측통들은 26일 청와대에서 있을 3부요인과 헌법재판소장,여야 대표등에 대한 방미성과 설명을 겸한 오찬회동을 앞뒤로 이대표를 별도로 만나 국내 현안을 말할 수 있지 않느냐고 보고있다. 여권의 한 소식통은 그러나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취임후 첫 외교 성과를 다대하게 거둔 대통령이 어지러운 국내 정치판에 바로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말해 26일 회담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전망했다. 민자당도 비슷한 입장. 민자당은 25일 고위당직자회의 후 강재섭대변인을 통해 『정치권이 노력해보지도 않고 무조건 문제를 영수회담에 돌리려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3역회담등 우리가 할수 있는 최선의 도리를 우선 다할 것』이라고 당의 입장을 정리했다. 이때문에 민자당은 25일 야당측에 당3역회담을 다시 열자고 제의,야당과 다음주 초 3역회담을 갖기로 했다.또 야당측과 활발한 물밑 접촉을 갖고 있다. 민자당 김영구총무는 『법정시일내 예산안의 처리를 위해 지금까지의 분리주장을 변경,예산안과 정치관계법의 일괄타결을 시도하기로 했다』며 『김대식민주총무와 계속 접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도 서두르고 있지 않다. 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영수회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면서도 당장 영수회담을 가져야 할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원론적으로,국회의 정치력 회복이라는 민주당의 평소 주장에 따르더라도 정치문제는 국회차원에서 해결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는 게 이대표의 주장이다. 실리적으로도 쟁점으로 부각된 안기부법 개정과 추곡수매 문제를 여론에 가능한 한 널리 확산시키는 게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이들 쟁점에 대한 당의 최후 양보선에 대해서도 아직 입장이 확고하게 굳어지지 않은 점도 있다. 여야간에 걸려있는 정치적 현안들은 예산안과 추곡수매,그리고 안기부법등 정치관계법.이 가운데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안기부의 수사권문제. 민자당은 예산안 통과시한까지 추곡수매가 협상을 마무리,맵시있게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싶은 반면 민주당은 이를 아킬레스건으로 안기부법과 예산안을 연계시킨 채 지공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여야 물밑 접촉과 당3역회담이 영수회담으로,그리고 원만한 정국운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앞으로 열흘여의 기간동안 판가름나게 돼있으나 낙관론이 우세한 형국이다.
  • 예산심의 안할건가/박대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개혁예산 원년의 내년도 나라살림이 여야의 틈바구니에서 표류하고 있다. 43조2천5백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에 대한 법정처리 시한(12월2일)을 불과 1주일 남겨놓고 있지만 국회 예결위의 처리과정은 여전히 거북이 걸음이다.정상속도라면 부별심의에 들어가고 계수조정소위 구성문제를 논의하는 등 막바지 정리작업에 한창일 때지만 여야는 아직도 정책질의 단계에서 헤매고 있다. 안팎의 비난에도 예결위는 꿈쩍도 않는다.구체적인 일정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연일 땜질식 운영에만 급급한 실정이다.현재로선 법정시한을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하루에 2명만 질의자를 내고 국무위원들의 답변때에는 무더기로 질문공세를 펴며 지연작전을 구사하고 있다.민자당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예산안을 정치개혁입법 및 추곡수매와 연계한다는 전략아래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25일 상오 김중위예결위원장 주재로 열린 여야간사회의는 향후 일정을 논의하려 했으나 설전만 주고받은채 별무소득으로 끝났다.안기부법 개정안및 예산회계특례법 폐지요구가 관철되지 않는한 어떠한 합의도 해줄수 없다는 민주당측의 고집때문이었다. 이날 하오 1시40분으로 예정했던 간사회의는 양측의 무성의로 30분 늦게 열렸으나 결과는 마찬가지. 민주당은 핵심사안으로 당론을 정한 이들 사안에 대해 민자당으로부터 항복에 버금가는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기세다. 그런데도 민자당은 속수무책이다.과거처럼 날치기를 할 수도 없고 극적인 돌파구를 찾아낼 묘안도 없는 듯하다.일각에서는 여야의 국회운영방식에 희망을 잃은듯 여야영수회담에서 해결책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총체적으로 정치력 부재의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이번에는 여야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다.우선적인 책임이 민주당의 「오보전술」에 있다고 하더라도 민자당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성의부족의 단면은 민자당쪽에서도 자주 목격된다.「보따리」를 쥐고 있는 집권당으로서 대처방안이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다. 진정으로 민생을 생각하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여야의 자세전환을 촉구한다.
  • “세수 부족” 국세청 비상/7월까지 연목표 59% 달성

    ◎실적 나쁜 세무서장에 대거 경고/음성·불로소득자 집중 세무조사 국세청에 비상이 걸렸다.올해 세수가 목표에 크게 미달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7월말까지의 세수실적은 22조3백17억원으로 목표인 37조3백65억원의 59.5%다.진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포인트나 밑돈다.재무부가 예상하는 올 세수부족 규모는 1조4천억∼1조5천억원이다. 올 세수가 부진한 것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경기가 계속 부진하기 때문이다.정부는 올 예산편성시 경제성장률을 7%로 예상했으나 올 성장률은 4%선에 그칠 전망이다. 세수는 그 해는 물론 전년의 경기에도 영향을 받는다.법인세는 전년의 경기에,부가가치세는 그 해의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7월말까지의 부가세 실적은 7조8천6백72억원으로 목표의 65.5%에 불과하다.당초 9백55억달러로 예상되던 올 수입은 8백50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다른 간접세수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7월말까지의 주세는 7천6백8억원으로 목표의 49.1%,특별소비세의 진도율도 57.8%로 평균을 밑돈다.지난 해의 영업실적에 따라 올해 신고,납부하는 법인세의 7월말까지의 실적은 3조5천5백95억원이다.목표의 53.8%에 불과하다.지난 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7%에 훨씬 못 미치는 4.7%에 그쳤다. 올해 1월과 3월말 두차례에 걸쳐 은행 및 제2금융권의 수신금리가 인하돼 이자소득세와 원천분 법인세가 예년에 비해 부진하고,임금의 안정추세는 근로소득세수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부동산 가격의 안정 및 거래량 감소로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관련 세수가 줄어든 것도 세수 부족의 한 요인이다. 대체로 세수진도가 지난해에 비해 낮지만 소득세의 진도율은 61.4%(5조4천7백47억원)로 좋은 편이다.의사·변호사·연예인등 고소득 사업자에 대한 세무관리가 강화된 덕분이다.이러한 개인 사업자들이 지난 5월에 낸 소득세는 2조1천1백51억원으로 지난 해보다 31.1%나 늘어났다. 이밖에 토지초과이득세 파동과 금융실명제의 여파로 국세청의 인력이 그만큼 분산된 것도 세수가 모자라는 원인의 하나로 작용했다.여하튼 세수에 책임을 져야 하는 국세청은 강박관념에 휩싸여 있다.김영삼대통령이 지난 8월 국세청 간부들에게 세수부족에 대해 언급한 점도 부담스럽다. 국세청으로서는 이번의 2기 부가세 예정신고가 대규모의 세금을 거둘 수 있는 올 마지막 기회다.지난 7월의 1기 확정신고 실적이 좋지 않은 관악 및 서대전 세무서장등 지방청별로 2∼3명의 세무서장들이 경고장을 받았다.지난 달에는 7월의 부가세 확정신고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자들에게 수정신고를 독촉했다.당초 확정신고후 6개월 내에 수정신고를 하도록 돼 있으나 4개월이나 앞서 수정신고를 하도록 한 셈이다.국세청의 고민을 말해주는.사례다.그러나 세무조사를 하더라도 정상적인 기업활동과는 관계없는 음성·불로·투기소득자를 주대상으로 할 계획이다. 그러나 국세청 간부들의 「아킬레스건」은 세수비상이라는 언론보도다.추경석국세청장은 『세수비상이라는 기사가 나오면 국민들이 불안해 한다』고 손을 내젓는다. 조세저항을 일으키지 않고 무리 없이 세수목표를 완벽하게 달성해야 하는 것이 오늘날 국세청의 고민이다.
  • 「문민경제」 1백일 무엇이 달라졌나

    ◎“경제회생” 공감대… 수출·투자 꿈틀거린다/중기지원 급증후 경기회복 기미/기업경영·근로의욕 고취도 성과/“단기적 부양 보단 장기적 체질강화가 중요” 지적도 4일 상오 과천 정부 청사의 경제기획원 대회의실.취임 1백일을 맞아 김영삼대통령이 주재한 경제장관회의에서 경제총수인 이경식부총리는 다소 초췌한 낯빛으로 최근의 경제동향을 차례로 설명했다. 『지난 1·4분기에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3.3%를 기록한 가운데 설비투자가 전년동기보다 10%나 뒷걸음쳤습니다.특히 설비투자는 내수부진과 국내외 경쟁의 격화로 수요 및 수익성전망이 불투명한데다 앞으로 정책변화에 대한 우려,그리고 고통분담을 통한 경쟁력 강화노력이 아직 산업현장으로까지 파급되지 못해…』 새 정부는 4일로 출범 1백일을 맞았다.그러나 경제는 전반적으로 아직 6공 시대의 긴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김대통령도 이날 『경기활성화정책인 신경제 1백일계획의 추진으로 침체됐던 경제가 최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아직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정도의 회복국면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장관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구조적인 취약점 지난 3월22일부터 시작된 1백일 계획의 효과는 아직 실물경제에서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가시화되고 있지는 않다.경제기획원의 김태연차관보는 『최근의 성장패턴으로 볼 때 우리 경제는 단순한 경기순환적 문제보다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신경제 1백일 계획에서 설비투자 자금을 확대하고 외화자금의 활용기회를 늘리는등 투자진작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하고자 한 시책은 적절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1백일 계획 추진이후 우리 경기는 미약하나마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주가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과거에 비해 금리가 10% 수준까지 떨어지고 임금 상승률도 낮아지고 있다.수출도 호전되고 있으며 수출의 선행지표인 신용장 내도액이 5월중 사상 최고액인 51억달러를 나타냈다.중소기업 구조자금에 대한 신청은 5월말까지1조5천4백억원에 이르는등 중소기업의 자동화·합리화 투자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것은 「일하는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점이다.6공 때의 흥청망청하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다시 뛰자」는 구호가 먹혀들고 있다.기업과 근로자들은 비록 힘들지만 정부의 「고통분담」 정책을 별 저항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원 이석채예산실장은 『무엇보다도 김대통령이 칼국수와 설렁탕을 먹고 청와대 예산을 줄이는등 절약과 내핍을 솔선하는데다,정부와 공직자들이 예산절감 운동을 통해 수범을 보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되살아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새 정부 출범이래 거센 사정태풍이 일으키는 회오리를 피하기 위해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김영삼대통령이 지난 달 29일 취임 후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재벌총수들과 오찬을 함께 한 것은 『이제 여건이 갖춰졌으니 대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에 나서도록 하라』는 격려의 성격이 강하다.이어 3일 취임 1백일기자회견에서 『경제회생을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거듭 천명했고 4일 과천을 방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것은 경제활성화를 위한 대통령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 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김대통령이 취임이래 격주꼴로 과천에서 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다보니 대통령은 이제 경제관료들에게 「단골손님」이 돼버린 느낌이다.대통령의 몸에 밴 현장확인행정으로 『경제가 죽었다가도 살아날 것』이란 농담마저 나온다. 김대통령의 취임 1백일을 기점으로 정부와 재계는 이제 역할분담을 통해 「경제살리기」에 주력할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재계는 대통령의 일련의 경제관련 발언을 앞으로 추진될 개혁작업이 경제회생의 원칙아래 이뤄질 것이 확실하다고 보고 올해 계획된 투자의 조기 집행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소 6개월 필요 그러나 신경제 정책의 성패가 투자회복 및 물가안정에 달려 있는 현실에서 모처럼 만든 일하는 분위기를 경기활성화로 연결하는 지혜가 요구된다.투자가 꿈틀거리는 조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명확치 않다.또 물가도 불안한 구석이 적지 않다. 경제학자들은 『한 나라의 경제정책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신경제 1백일 계획이 경기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너무 조급하게 눈 앞의 성과만을 기대하다가 경제체질을 강화하는 대명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오름세 주춤… 올목표 달성 가능성/농산물값·통화공급확대가 최대 변수 ▷물가안정◁ 물가는 「신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그만큼 취약하다는 뜻이다.물가가 불안하면 금리가 높아지고,경기가 활성화돼 성장률이 높아져도 정부가 추진한 임금과 생필품 가격의 동결이 의미를 잃게 된다. 5월중 소비자물가는 지난 달에 비해 0.3% 오르는데 그쳐 연초부터 계속된 오름세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정부가 서민생활의 안정차원에서 특별관리하는 쌀과 쇠고기등 20개 기본 생필품의 가격은 5월중 평균 0.5%가 내려 물가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 올들어 5월말까지 소비자물가는 전년말 대비 3.7% 올랐다.올해 억제목표선인 4∼5%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또 원목과 원당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일부 농산물 값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어 불안요인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그러나 5월 들어 상승세가 진정되는 추세를 보임에 따라 연말까지 4∼5% 선에서 억제한다는 목표의 실현 가능성이 다소 높아졌다. 앞으로의 문제는 작황에 따라 변동폭이 큰 농수산물 가격과 활황 국면으로 바뀌는 건설경기등의 동향이다.이들 요인이 하반기의 물가안정을 위협할 요인이다. 농산물의 경우 지난해 대풍을 기록하면서 일부 품목은 큰 폭으로 값이 내렸다. 때문에 농산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만 회복돼도 물가는 매우 불안해진다. 또 다른 변수는 통화동향이다.지난 해 하반기부터 풀려나간 돈이 점차 수요를 자극해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정부는 올 봄 금리를 두차례나 내리고 통화공급을 늘리는등 강력한 부양책을 펴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통화증발 요인이 많다. 그러나 기획원은 올해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기획원 박봉흠물가총괄과장은 『앞으로공공요금의 인상이 없고,기업들의 공산품값 동결,개인서비스 요금의 안정으로 농수산물 값만 크게 오르지 않는다면 올해 물가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대기업 설비투자가 “성장의 열쇠”/고통분담에 노사 등 국민적동참 필요 ▷경제성장◁ 「성장 궤도로의 재진입」은 저성장 시대에 출범한 새정부가 경제 분야에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과제이다. 국민들의 평균적인 기대치는 아직도 연간 8∼9%의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던 고성장 시대에 머물고 있다.그러나 성장의 잠재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 보였고,대내·외 여건도 예전 같지가 않다. 한 나라의 경제가 물가나 국제수지 쪽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달성가능한 성장률의 개념으로 「잠재 성장률」이란 용어가 사용된다.전문가들이 보는 현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대략 6% 수준이다.1∼2년 전에는 7%라는 사람들이 많았다(기획원,KDI등).요즘 한은 쪽에는 5%라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갈수록 전문가들의 잠재 성장률 추정치가 낮아지는 상황은 우리 경제가 직면해 있고,좀처럼 극복하지 못하는 한계를 느끼게 한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연간 4.7% 성장하는데 그쳤다.분기 별로 쪼개보면 1분기(1∼3월) 7.4%에서 4분기(10∼12월) 2.8%까지 줄곧 내리막이었다.다행히 올 1분기 성장률이 3.3%로 경기대세가 방향을 틀어 오르막 행군을 시작했지만,회복의 힘은 미약하고,그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출범한 새정부는 임금안정과 기업투자의 활성화를 「신경제 처방전」으로 내놓았다. 우리 경제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바윗돌을 치우고 「성장 궤도로의 재진입」하는 데는 많은 고통이 따른다.새정부는 국민들에게 그 고통을 분담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호소는 어느 정도 먹혀드는 것 같다.아직 속단키는 이르지만 근로자들에게서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노사분규를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인다.임금을 10% 덜 올리면 경제 전체로는 생산비가 평균 3.2% 떨어져 대외경쟁력을 그만큼 높일 수 있다(한은 90년 산업연관 분석). 그러나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은 각종 규제완화 조치에도불구하고 얼어붙어 있다.이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가 성장궤도로 가는 문을 따는 열쇠이다. ◎엔고 힘입어 무역수지 크게 호전/수출 5월까지 317억불… 7.1% 늘어 ▷경상수지◁ 물가나 성장에 비해 경상수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이 줄었다. 한때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경상수지 적자가 지난해를 고비로 개선추세를 보이고 있고 올들어서도 개선조짐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의 개선은 정부의 저성장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그러나 바꿔보면 내수경기 둔화에 이에 따른 설비투자 감소라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못한 요인도 내재돼 있다. 경상수지 개선은 직접적으로 무역수지가 호전된 탓이다 올들어 수출은 침체국면을 벗었다.1∼5월중 수출이 3백17억달러로 전년동기에 비해 7.1%가 늘었다.미국의 경기가 살아나면서 이 지역 수출이 늘고 중국특수와 아시아 국가의 개발수요로 이 지역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최근엔 엔고로 일본기업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면서 경쟁시장에서 반사이익마저 보고 있다.자동차 전자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수입은 3백37억달러로 2.6%가 감소했다.수출용 수입은 늘어나나 전반적인 과소비 둔화로 내수용 수입이 줄고 있다.특히 경기둔화를 반영,설비투자용 일반기계 수입이 줄고 있는 것도 국제수지 개선에 한몫 거들고 있다.이에 힘입어 통관기준 무역적자가 5월까지 19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30억달러나 줄었다.이 추세라면 연간 무역수지는 균형을 달성할 것같다. 문제는 무역외 수지다.무역수지보다 교정하기가 어려운 게 무역외수지다.여행수지나 로열티,운임·보험료 등이 그것이다.무역외 수지는 90년 4억5천만달러,91년 16억달러,92년 27억달러로 확대일로다.지난 4월까지도 억달러나 됐다. 경상수지는 바로 무역수지와 무역외수지,송금등 이전수지를 합한 것이다. 경상수지는 86년 흑자로 돌아서 87년 98억달러,90년에는 1백41억달러까지 불어났다.그러나 성급한 외채상환 등 방만한 흑자관리로 90년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서 91년엔 유사이래 최대규모인 87억달러로 불어났었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적자를 30억달러로 잡았다.무역외수지는 36억달러 적자로 보았다.흑자 전환을 위해 무역외수지 개선이 시급하다.
  • “TJ뇌관 터지나” 술렁이는 정치권/박태준씨 탈세혐의 수사의 파장

    ◎경선때 자금살포 핵심… 민정계 큰 불안/민자/“정치자금 빠진점 아킬레스건” 노릴듯/민주 박태준 전민자최고위원의 횡령·수뢰혐의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정치권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박씨가 지난해 대권을 노리면서 정치권에 막대한 자금을 살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정치자금사용처까지는 조사가 진행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나 만일 사용내역이 밝혀지고 그에 따른 사법적·정치적 제재가 이어지면 「TJ파문」은 동화은행·슬롯머신사건보다 훨씬 크게 번질 가능성이 있다. ▷민자당◁ ○…박씨 파문은 그렇지않아도 위축되고 있는 당내 민정계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지난해 총선과 민자당 대권후보경선을 전후해 민정계의원들 다수는 박씨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다.박씨는 민주·공화계 심지어 야당가에도 규모는 작지만 정치자금을 돌린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이 마음먹고 수사를 한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걸릴 의원이나 지구당위원장은 부지기수일 것이다.특히 민정계는 「초토화」될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측도이러한 점을 알고 있다.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면서도 박씨 이외의 정치인들을 이번 사건으로 사법제재할 생각은 없는듯 보인다. 사실 박씨는 지난해 3·24총선을 전후해 민자당 후보들에게 5천만∼5억원씩의 자금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지구당위원장은 『개인당 평균 1억원수준은 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때문에 총선당시 자금지원을 문제삼는다면 파장도 크거니와 「정치보복」「민정계 말살」의 의혹을 살 우려가 있다. 그러나 총선이 끝난뒤 대권후보경선과 관련해 자금이 오간 부분은 조사할 수 있다고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말했다.『선거때 자금지원은 흔한 일이지만 경선을 앞두고 돈을 주고받은 것은 매수로 보고 사법적으로 안되면 정치적 제재라도 가해야 한다』는 논지이다.경선을 전후한 자금수수부분만을 밝혀도 지금까지 연명해온 민정계내 반YS세력은 그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씨에 대한 사법제재는 심리적 측면에서도 영향이 크다.박철언의원에 이어 박씨에게도 이같이 단호한 조치가 취해지는 것을 본 민정계인사들은 『YS에게 대항하는 것은 정치적 파산을 의미한다』는 생각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이점에서 민자당뿐 아니라 전정치권에 대한 김영삼대통령의 장악력이 보다 확고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민주계를 중심축으로 한 정치권물갈이의 본격화를 예고하는 것으로도 파악된다. 청와대나 민자당지도부는 박씨 처리가 「정치보복」으로 비치는 것을 극구 꺼려한다.청와대의 한 수석비서관은 『김대통령이 어떤 자리,누구에게도 박씨를 응징하라는 얘기를 한적이 없다.적법한 세무조사 결과 비리가 드러난 것일뿐』이라고 강조했다. 김덕용정무1장관도 『포철은 그동안 기업이면 누구나 받게되어 있는 법인세 조사를 한번도 받지 않았다.만약 이번에 포철이 조사를 받지 않았다면 왜 특정기업만 빼느냐는 비난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강재섭대변인은 『박전포철회장은 현재 민자당원이 아니다.따라서 당이 뭐라 언급할 성질이 아니다.국세청 조사·검찰수사·사법부 재판은 각자 그 기관의 고유책임과 권한하에 진행되고 있다』고 박씨 사건에 정치복선이깔려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포철의 탈세와 박전회장의 수뢰에 대해 양비론적인 입장을 견지.포철과 박전회장에 대해서는 정경유착의 샘플로,검찰과 국세청에 대해서는 정치보복성 수사와 조사로 각각 비난. 먼저 권력의 비호속에서 성장한 정경유착의 본보기로 포철과 박전회장을 공격.박지원대변인은 『은행대출을 독점하고 탈세등 갖은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권력층에 상납해온 기업』이라고 포철을 비난하고 『옳지못한 방법으로 축재한 박전회장은 즉시 귀국해 정부의 조사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 정부측에 대해서는 세무조사가 박전회장 주변문제에 국한된 점을 들어 정치보복성 표적수사로 주장.특히 3개월간의 세무조사를 벌이고도 공식 혐의가 탈세와 공금유용으로 드러나자 미묘한 정치자금 부분은 파장을 우려,고의로 뺀게 아니냐는 시각. 박대변인은 『이번 박전회장에 대한 수사를 놓고 김영삼대통령을 반대했기에 당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을 저버릴수 없다』고 지적. 박대변인은 이어 『정치자금을 제공하는등 부패기업이 포철 하나만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다른 대기업에 대한 전면적 조사를 촉구하는등 쟁점화를 시도.
  • 일 미술품시장 불황수렁에

    ◎경기침체 여파… 89년 가격 4분의 1로 추락 일본의 미술품시장이 깊은 불황에 빠져있다.거품(버블)경제의 붕괴와 함께 미술시장에 드리우기 시작한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있다.미술품을 담보로 융자해주었던 3천억엔어치의 작품들은 「불량재고」로 금융기관금고에서 잠자고 있다. 일본의 미술품시장은 90년까지만 해도 호황을 누리며 급속히 팽창했었다.일본경제의 호황으로 세계를 사들일 것 같았던 일본엔화는 뉴욕·런던·파리등 세계적 미술시장에서도 피카소 고흐 등 유명한 화가의 작품들을 거액으로 마구 사들이며 그 위력을 발휘했다.일본무역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미술품수입총액은 지난 89년 3천4백80억엔에서 90년 6천99억엔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거품경제의 붕괴와 함께 미술품수입액은 91년 1천3백73억엔으로 급락했으며 지난해 9월까지의 수입액은 5백11억엔에 불과했다.일본 미술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백화점의 미술품 판매도 지난 90년의 3천억엔 규모에서 91년에는 1천6백억엔 정도로 반감되었다. 일본미술시장이 호황을 누릴때의 시장규모는 1조엔이었다는 것이 통설이다.그러나 지금은 2천5백억엔 전후로 그 규모가 크게 축소되었다. 구매력의 감소로 미술품의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한편 1억엔 이상을 호가하던 일본 인기화가들의 작품은 89년말에 비해 3분의1에서 4분의1까지 급락했다.더욱이 고액의 작품은 거래도 잘되지 않아 「빙하기」를 맞고 있다고 한 미술평론가는 말한다.비교적 거래가 활발한 미술품은 낮은 가격의 작품이나 판화정도이다. 일본의 대표적인 미술전문잡지 「닛케이 아트」는 일본의 경기가 94년쯤 회복되면 미술시장의 불황은 96년께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경기회복이 95년이후로 늦어지는 최악의 경우 2000년이후나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미술시장 회복의 중요 변수 가운데 하나는 금융기관들이 융자담보로 가지고 있는 미술품들의 행방이다.금융기관들은 미술시장이 호경기일때 많은 미술품들을 담보로 융자를 해주었다.그러나 경기후퇴로 금융기관들의 미술품담보 융자는 거의 중단상태에 빠졌으며 이미 담보로 제공된3천억엔 규모의 미술품들은 금융기관금고에서 「불량재고」로 보관되고 있다.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인상파를 중심으로 한 외국작품이며 경매사상 세계3위인 75억6천만엔을 기록한 피카소의 「피에레트의 결혼」도 포함돼 있다.그러나 현재의 불황상태에서 금융기관들이 보관 작품들을 대량으로 시장에 내놓아 미술시장을 혼란시킬 가능성은 높지 않다.하지만 회복기에 접어들면 혼란이 나타날 위험성은 상존하고 있다.한 미술평론가는 금융기관들이 보관하고 있는 미술품들은 미술시장불황 탈출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 클린턴의 미국…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한·미관계 「주고 받기식」 전환을”/대미수출정책 등 상당한 수술 불가피/동북아질서 고려… 안보유대 강화해야/인권 중시,중국·북한 등과 마찰소지도 미국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클린턴후보가 당선,12년만에 정권이 교체됨으로써 기존의 대한정책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클린턴당선자는 유세때 한국의 방위비분담금 증액과 미국의 보호무역을 강조한 바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대응책마련및 대미외교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이다.클린턴의 당선 배경과 의미,국제정책의 변화및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과 그에따른 대응책등을 나종일경희대 대학원장과 김국진외교안보연구원 연구실장의 대담을 통해 들어본다. ▲나종일교수=클린턴의 당선은 냉전체제가 종식되고 미국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선거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해야 할 것 같습니다.또 클린턴 자신이 전후세대이기도 합니다.따라서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정치적인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국진실장=영국 처칠이 2차대전승리에도 불구,애틀리에게 패배한 것처럼 부시도 걸프전승전으로 한때 95%의 폭발적 지지를 얻으며 냉전시대를 마무리지었으나 결국 「아킬레스건」인 국내경제침체에 걸려 패배한 것입니다.미국문제를 우선 해결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에 힘입어 변화를 외친 클린턴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날로 증가하는 실업률등 당면한 경제의 심각성에 따른 위기감이 무명의 아칸소주지사가 역전의 명장을 물리친 결과가 되었습니다. ○젊은층의 지지얻어 특히 공화당정부가 12년간 집권하는 동안 군사적으로는 초강대국의 위치를 공고히 했지만 최대채권국에서 3천억달러의 최대채무국으로 전락하는 등 경제실정에 국민들이 등을 돌렸습니다.그리고 앞으로의 경제전망도 밝지 못한 편입니다.또한 클린턴이 전후세대라는 점에서 대다수 젊은 층을 끌어들인 효과를 톡톡히 보았습니다.지난 88년 대선때보다 5% 증가한 55%의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이처럼 젊은 세대와 흑인들이 전폭적으로 클린턴을 지지했다는 반증입니다. ▲나교수=미국의 선거제도는 독특합니다.1년전만 하더라도 클린턴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우리나라나 유럽등에서는 널리 알려진 정치지도자가 대통령이나 총리 당선되는데 미국에서는 갑작스럽게 지도자로 부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지미 카터 대통령도 그랬지요.그래서 우리나라도 클린턴 당선에 대한 대비가 거의 없었던게 사실입니다.일본의 경우도 클린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크게 당황했습니다.이제부터라도 클린턴행정부에 대해 충분한 준비를 해야합니다. 또 이번선거는 훌륭한 정치인을 뽑는다는 측면보다는 바람직하지 않은 지도자를 그대로 놓아둘 수는 없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부시대통령으로서는 경제실책이 뼈아픈 것이었습니다.그래서 국민일반의 정치적 관심이 높아졌고 투표율도 5%정도 올라갔습니다. ▲김실장=클린턴당선이후에도 미국의 대한정책기조는 크게 바뀔것 같지는 않습니다.클린턴은 민주당전당대회와 유세등을 통해 한국문제를 언급하면서 『북한의 핵개발의혹이 사라지지않는한 주한미군의 주둔이 필요하다』고 명백히 밝혔습니다.한반도의 전쟁억지력을 중시한다는 것이지요.다만 클린턴 정부가 경제분야를 우선시하고 있는 만큼 통상분야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이나 공화당정부때도 슈퍼301조를 무기삼아 계속 압력을 가해왔고 더욱이 우리가 매년 대미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별다른 마찰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부시 경제실책 패인 이와함께 클린턴이 방위비대폭삭감을 내세운데 따라 우리정부의 방위비분담부담률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도 주변 4강과 모두 수교하는등 국력이 커졌기 때문에 동북아문제에 관한한 한국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하는게 현실입니다.물론 우리도 동북아질서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위해 4강외교중에서도 특히 대미외교를 한층 강화해야 합니다.더욱이 세계적으로 안보개념이 광역화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포괄적 안보유대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교수=클린턴의 당선으로 유럽과 동북아시아에서 미군의 철수가 좀더 빨라지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유럽의 경우 집단안전보장체제가 구축돼 있는 만큼 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아야 하겠지요.그러나 국제경찰로서 미국의 사명이 다 끝난것은 아닌만큼 전격적으로 미군을 철수시키는 일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사실 미국의 맹주역할은 역사상 거의 유례가 없습니다.아직까지도 국제관계에 있어서 군사력이 최후의 보루라고 할수 있습니다.그리고 현실적으로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국가는 미국밖에 없습니다.세계질서유지는 유엔등과 같은 집단안보체제로는 미흡합니다.따라서 클린턴으로서는 미국 국내 문제와 국제문제를 어떻게 잘 조정해 나가느냐가 관건이겠지요.그러나 경제문제가 더욱 악화되는 등의 국내적 불안요인이 발생하면 유럽이나 동북아시아의 군축문제도 신중하게 검토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실장=클린턴정부 출범으로 미국의 대외관계 특히 동북아지역에 대한 입장도 그다지 크게 변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우선 대일관계에 있어 여전히 미일안보협력을 중요시할 것으로 봅니다.구소련의 붕괴로 아태지역의 위협세력은 사라졌지만 이 지역의 지속적 안정을 위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막는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이지요.또한 아태지역의 역내 국가들은 미국이 계속 「힘의 균형자」로서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대미외교 강화해야 다음으로 관심을 끄는 것이 대중국및 북한관계로 볼수 있습니다.클린턴은 부시행정부가 대중관계에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거론하지 않은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으며 따라서 최혜국대우도 당장 폐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대중압력을 행사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하지만 중국도 대국인만큼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고 자기방식대로 대처할 것이 분명합니다.때문에 이 문제로 미중관계가 불편한 쪽으로 흐르면 당연히 동아시아의 불안파고는 높아질 수 밖에 없어 미국이 이같은 대중압력외교를 초지일관 밀어붙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클린턴정부의 2대외교쟁점인 민주주의와 인권이 걸려있는데다 핵개발의혹까지 겹쳐 어느때보다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교수=클린턴대통령은 선거유세중 『어느 국가든 독재자는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전같으면 인권문제가 거론됐겠지만 이제는 그럴 염려는 없을 것 같습니다.그러나중국과의 관계는 주의를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요.예컨대 인권을 문제삼아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또 우리로서는 북한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클린턴의 말 그대로라면 전형적인 독재국가인 북한과의 관계는 더욱 경직될 것으로 보입니다.그러나 클린턴진영 내부에서도 북한과의 관계가 너무 경직돼 있다는 의견이 있는 만큼 어느정도 명분만 있으면 관계가 개선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김실장=클린턴은 외교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참모진의 의견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봅니다.미국의 가장 큰 이슈인 경제재도약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이나 지도적 위치에 있는만큼 이 대목에 지나치게 치중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즉,변화를 추구하면서 계속성을 고려치 않을수 없다는 것입니다. ○미군철수 빨라질듯 클린턴 자신도 4년후 재집권을 감안,뚜렷한 변화보다는 국내문제와 국제문제간의 균형을 잡아나갈 것으로 생각합니다.이에따라 우리정부도 종전의 일방적 시혜시각을 조정,「기브 앤데이크」관계로 발전시켜야한다고 봅니다. ▲나교수=미국 대선은 큰 이슈가 없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선거전이 시작되고 보니 국민들의 변화욕구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었지요.그래서 미국은 이번 선거에서 전기를 마련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징후는 보이지 않습니다.특별한 이슈나 쟁점도 없고 오히려 보수적인 쪽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국제적인 환경은 엄청나게 변하는데 우리는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그러나 미국선거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봅니다.예컨대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실장=이번 미 대선결과로 우리나라 정치도 차기정도에서는 젊은 층에 의한 정권창출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 남북대화 때이른 “한파”/북,팀훈련 트집 「공동위」 거부

    ◎북한,「간첩단」계기 「조정기」 노려/12월 고위급회담 개최도 불투명 지난해 12월 「남북합의서」 채택이후 합의서및 부속합의서 발효,분과위발족 등으로 순항해온 남북대화가 11개월여만에 북측의 남북공동위개최거부로 냉각국면으로 돌아서게 됐다. 이에따라 11월중 잇따라 첫회의를 갖기로 합의했던 화해및 군사·경제교류협력·사회문화교류협력등 4개공동위의 본격가동이 어렵게 됐다.아울러 오는 12월 21∼24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제9차 남북고위급회담의 개최도 불투명해졌다. 북측은 3일 하오 남북화해·군사·경제·사회문화 공동위 북측위원장들의 연합성명을 통해 「팀스피리트 한미합동군사훈련」등을 이유로 공동위개최를 거부하고 나섰다. 그러나 북측의 이같은 강경선회가 어느 정도 예견돼왔던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의 공동위개최 무산이 곧 남북관계의 대결상태로의 「완전 회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는 다소 성급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남북이 지난 9월 제8차 평양회담까지를 고비로 「화해와 협력의 실천을 위한 정지작업」을계속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그러다 지난 10월6일 발표된 「남한조선노동당」 간첩사건을 계기로 기존의 행보를 재검토하는 조정기를 거칠 수 밖에 없게 됐으며 그 결과가 이번의 공동위 회의거부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남측은 남측대로 간첩단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체제안보유지와 대화」를 병행추진하는데서 빚어지는 모순과 갈등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더 절감하게 됐고 이 와중에서 증폭된 대북경계의 「냉기류」가 대화추진분위기를 압도한 것으로 읽혀지고 있다. 특히 남측이 뚜렷한 물증을 내세우며 시인·사과 및 재방방지를 요구하고 있는 간첩단사건은 북측으로서는 적절한 대응책이 떠오르지않는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같이 치명적 약점이 노출되고 있는 상태에서 북측이 남북대화에 적극성을 띠기는 어려울 것이란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특히 남측이 뚜렷한 물증을 내세우며 시인·사과및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는 간첩단사건은 북측으로서는 적절한 대응책이 떠오르지않는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같이 치명적 약점이 노출되고 있는 상태에서 북측이 남북대화에 적극성을 띠기는 어려울 것이란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경우 공동위 회의거부로 시작된 남북관계의 조정기는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 될 것으로 보여진다. 남측은 3일 공로명고위급회담대변인이 거듭 확인했듯 남북상호사찰의 9차회담전 실시가 선행되지 않는 한 내년2월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할 것이고 북한측은 북측대로 남측에 대한 선전적 비난공세를 강화하며 김정일로의 권력승계를 마무리짓기위한 내부통제를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은 동시에 새로 들어설 클린턴미정부의 대한반도정책및 대북핵정책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남북상호사찰을 수용하지 않는 선에서 핵문제를 매듭짓는 방안을 모색하려 들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핵문제의 선 해결및 간첩단사건의 시인·사과등을 요구하며 북측이 필요로 하는 남북경협의 물꼬를 막고 있는 현 남측당국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정권교체이후를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볼때 앞으로 남북관계는 일시적 부침은 있을지 모르나 생산성있는 대화의 관계로 복원되기까지에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화해와 협력과 관련한 남북간의 실천조치들은 새 정부가 들어선뒤인 내년 4∼5월쯤에 가서나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한밤 폭력배 난자극/「터미널파」/삐삐로 동료 유인… 술집서 난동

    서울 종암경찰서는 5일 안대근씨(23·주거부정·강간치상등 전과4범)를 살인미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강균영씨(29·주거부정)를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조직폭력배 「터미널파」행동대원인 안씨등은 지난 4일 하오9시15분쯤 서울 도봉구 미아4동 868 「꽃마차」주점에서 같은 조직원인 홍병남씨(25·공원·전북 고창군 고창읍 월곡리)를 길이 40㎝가량의 횟칼로 양쪽 발 아킬레스건과 가슴등 30군데를 마구 찔러 중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시내 지하철역을 무대로 청부폭력을 일삼아온 조직폭력배인 이들은 최근 청부폭력의 대가로 받은 6백만원을 나누는 과정에서 이해가 엇갈려 홍씨를 죽이기로 하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밝혀졌다.
  • 「경공업 육성」외치는데… 그 저의·실태(오늘의 북한)

    ◎생필품난 극심/비누·작업복까지 제한 지급/직물생산 연6억m… 우리의 10%선/섬유빼고 대부분 가내수공업 수준/「3년발전계획」 성과없자 주민에 증산 독려 북한은 지난 9일 사회주의경제건설에서 당면한 중요 과업 가운데 하나가 당의 경공업혁명방침을 관철,「인민소비품」(생필품)생산에서 획기적 전환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를 전군중적 운동으로 전개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은 이날 당기관지 로동신문 사설을 통해 『전당 전국 전민이 떨쳐나서 경공업혁명을 철저히 수행하는 것이 현 시기 당이 제기하는 중요한 요구』라고 지적하면서 경공업혁명방침을 무조건 관철시키기 위해 방직·신발·식료가공·일용공업부문의 공장들을 총가동,생필품증산에 주력할 것을 주장했다. 로동신문은 이어 경공업공장에 대한 원료·자재·동력공급문제를 원활히 해결할 것과 함께 ▲지방공업 강화 ▲가내작업반 및 부업반 활성화를 통한 「8·3인민소비품 생산운동」강화 ▲관련 경제부문의 경공업지원확대 ▲경공업부문에 대한 당적지도 강화 등을 강조했다.관변 언론을 통한 이같은 「경공업 혁명」촉구는 물으나마나 크게 부족한 생필품증산을 부축하기 위한 것인데 북한은 지난 89년 7월부터 「경공업발전3개년계획」(89년7월∼92년6월)을 추진해왔으나 완료시한이 다 되도록 이렇다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관련부문 종사자들에 대한 역할배가및 증산독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경공업은 이른바 사회주의 공업화를 위한 중공업우선정책에 밀려 그동안 지방경공업공장 중심으로 주민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상품을 생산하는 선에서 명맥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와같은 사실은 북한이 6·25동란 이후 추진해온 각 경제계획 기간중 중공업부문에는 총투자비의 80% 이상을 집중적으로 투자한 반면 경공업부문에는 고작 20% 미만의 투자만을 한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자업자득이랄수 밖에는 없지만 이와같은 제한적 경공업정책은 일부 섬유공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북한공업을 가내수공업형태의 지방공장수준으로 끌어내린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약 4천여개의 지방경공업공장이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같은 수치는 지난 90년 북한의 관영 중앙통신이 각 군마다 평균 25개의 지방경공업공장이 가동되고 있다고 전한 보도에 의해 확인된 것이다. 그나마 이들 지방경공업공장에서 생산되는 품목은 기본적인 생필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품질 또한 보잘 것 없다는게 북한을 방문했던 해외거주 교포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예컨대 식료품공업의 경우 북한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번창하고 있는 인스턴트식품류는 생산되지 않고 있으며 가공식품도 농축산물을 이용한 기초식품­된장·두부·국수·물엿·통조림류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경공업의 낙후상은 지난 84년부터 전개해오고 있는 「8·3인민소비품생산운동」에서도 시사되고 있다. 「8·3인민소비품생산운동」이란 김정일이 84년 8월3일 평양서 개막된 「전국경공업제품전시장」을 시찰하는 가운데 『전국의 공장·기업소내의 가내 작업반을 확대 조직해 부산품및 폐기물을 이용해 생필품을 생산 할 것』을 지시한데서 비롯된 것으로서 지금까지 북한의 대표적인 생필품생산운동으로 추진되고 있다. 북한의 경공업수준은 경공업부문의 주요 생산현황을 통해서도 가늠할 수가 있다.북한은 오는 93년에 끝나는 제3차 7개년경제계획기간중 직물 15억m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90년말 현재 6억7천m를 생산,한국의 67억3천m의 10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TV생산량에서도 북한은 연간 24만대에 불과,한국의 1천4백50만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북한은 이같은 경공업의 낙후가 주민생활을 짓누르고 나아가서는 북한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기미를 보이자 80년대에 들어서면서 경공업부문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80년 10월 제6차당대회에서 설정한 「80년대 10대전망목표」에 의식주 관련 대상을 다수 포함시킨데 이어 84년 김일성신년사에서 「경공업혁명」을 추진할 것임을 제시한 것,그리고 89년을 「경공업의 해」로 지정하고 같은 해 6월 당6기16차전원회의서 「경공업발전3개년계획」(89년∼91년)을 제시한 한 것 등은 북한이 80년대 이후 경공업육성정책에 부심해왔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특히 북한은 「경공업발전3개년계획」에서 ▲방직공업부문에서는 입는 문제를 높은 수준에서 해결하고 ▲식료가공공업부문에서는 10년 안에 식료가공품을 3.2배 증대시키며 ▲일용품공업부문에서는 10년내에 일용품을 2..·5배 증산한다는 등의 목표를 내세우면서 향후 2∼3년 안에 전반적 경공업제품의 질을 세계적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공업발전3개년계획」이 종료된지 수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 계획의 성과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북한당국이 새삼스럽게 경공업혁명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위 계획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실토한 것으로 보인다. 근래 북한을 방문했던 외국인들은 북한당국의 생필품사정이 90년대 들어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이는 최근 북한당국이 세탁비누를 가구당 8개(기준량 47개),신발 1인당 1켤레(기준량 4켤레),작업복의 경우 1인당 1벌(기준량 2벌)씩 지급하는 등 기초생필품마저 기준량보다 감량 지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이들 상품들의 암시세가 정상가격의 20∼40배로 형성되고 있는데서 뒷받침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이 경공업발전방안으로 「경공업현대화」를 외치고 있지만 북한 경제가 이를 수용할 여력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경공업의 낙후로부터의 탈출은 앞으로도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야권,개원협상 왜 늦추나(대선정국:10)

    ◎「단체장선거」쟁점화… 여당에 부담주기/대선전략 연계… 정치공세 계속 펼듯/“국회볼모 정치”비판 의식,강공엔 한계 민주당과 국민당이 지방자치단체장선거문제와「공작정치」의 선해결을 주장하며 여야개원협상을 공전시키고 있는 것은 각자의 대선전략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다. 야당은 표면적으로는 현행법대로 6월30일 이전에,늦더라도 연말까지는 단체장선거를 실시,완전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난때문에 부득이 선거를 연기할 수밖에 없다는 정부여당의 설명에 대해 야당측은 『현재처럼 임명직 단체장들로 대선을 치를 경우 관권·행정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단체장선거문제를 둘러싼 야당측의 이같은 논리는 그러나 실제 내부전략과는 거리가 먼 「장식용」인 측면이 많다는 분석이다. 단체장선거 연내실시 관철이라는 다짐에 대해 야당내부에서도 그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상당수 야당관계자들은 『현상황에서 우리 국민이 잦은 선거를 달가워 하지 않고 있으며 야당이 강력히 우겨서 단체장선거를 실시해 보아야 오히려 야당만 부담을 안게 된다』고 털어놓는 실정이다.실제적으로 야당은 대선이전 또는 대선과 동시에 단체장선거를 치러낼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개원에 앞서 단체장선거문제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여당측에 「약속위반」이라는 부담을 지움으로써 향후 대선정국에서 유리한 명분을 확보하려는 정치공세의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어차피 연내실시가 불가능해 보이는 만큼 대대적인 정치공세로 여당에 상처를 입히고 운신의 폭 또한 좁게 만들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이를 위해 야당은 현행 지방자치법에 의한 단체장선거공고 최종시한인 오는 12일까지는 국회를 공전시킨다는 내부방침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12일 이전에 국회를 열어 지자제법개정에 관한 여야협상을 시작하면 향후 여당측에 「법위반」시비를 제기할 수 없게 되므로 일단 12일은 넘긴뒤 「법위반에 대한 탄핵소추문제를 논의한다」는 명분으로자연스럽게 등원한다는 전략인 것이다. 그러나 야당측도 이같은 대여강경노선을 둘러싸고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단체장선거문제가 개원협상의 최대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벌써부터 『국회를 볼모로 삼는 구태의연한 정치공세가 재현되는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실정이다. 또 「대통령탄핵소추발의」등 야당의 정치공세가 대다수 안정지향세력들에게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비쳐질지 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지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야당은 8일의 여야3당총무회담등 개원협상에는 계속 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분간 시간을 지연시키는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단체장선거를 둘러싼 야당의 강경자세에는 민주·국민당 각자 상이한 속사정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경우 김대중대표가 5일 부산 가야클럽간담회에서 『정국안정과 공면선거,그리고 민주주의성숙을 위해 단체장선거는 연내에 꼭 실시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데서 보듯이 단체장선거실시에 관한한 국민당보다는 더 절실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김대표로서는 이번의 단체장선거 연기가 정부여당의 「귀책사유」임을 분명히 해놓고 넘어감으로써 대선정국에서 대여공세의 호재로 활용할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총선기간동안 내내 재벌당이라고 비난했던 국민당과의 공조를 통해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려고 하는 이유는 국민당을 부각시켜 대선전을 3파전구도로 이끌어야 한다는 다분히 실리적 계산이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갖는다. 국민당으로선 최근의 조윤형의원 탈당사태등으로 빚어진 내부위기를 대여강공으로 수습해보려는 의도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또 민주당과의 공조를 통한 강경태도과시로 그동안 계속되던 「준여당」시비의 꼬리표를 떼어버리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이와관련해 국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지난 4일의 야당총무회담에서 국민당측이 「우선 개원부터 해놓고 보자」는 주장을 한 것처럼 보도된데 대해 『우리가 온건하다는 건 잘못 본 것이다.두고보면 알겠지만 단체장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번 국회는 정말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하는등 표면적으로는 강경입장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결국 이같은 두 야당의 복잡한 내부사정으로 인해 개원을 앞둔 정치공세가 더욱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선거시기를 둘러싼 공방전이 계속되면 그 결과는 또 한번의 「국회무용론」으로 귀착되고 여야모두가 부담만 안게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당략에 집착한 정치공세에 매달리기보다는 여야가 상호 진지한 자세의 협상을 통해 현안을 풀어 나가야만 국민들의 「정치불신」이라는 공동의 아킬레스건을 다치지 않을 것이다.
  • 가볍지 않은 방북대표단 발걸음/남북총리 평양 회담 전망

    ◎핵시범사찰등에 북한 호응할지 미지수/합의서 발효 빌미로 임양등 거론 가능성/정 총리­김 주석 면담분위기가 실질진전 좌우할듯 오는 18일부터 평양에서 개최되는 제6차 남북고위급회담은 남북관계가 합의서정신의 바탕 위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나갈 것인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대한 고비가 될것으로 보인다. 남북한은 지난해 12월13일 제5차회담에서 역사적인 「남북합의서」를 이끌어낸데 이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3개분과위 구성에 관한 합의서」를 잇따라 채택함으로써 화해·협력시대로의 진입을 위한 제도적인 기본틀을 마련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이같은 외형적 진전이 실질적인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회의적인 시각이 걷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 6차회담의 중요한 과제는 이같은 합의내용에 대한 쌍방의 실천의지를 어떻게 가시적으로 확인하고 대내외에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 될 것이다. 특히 내외의 관심은 남북이 이번 회담에서 남북관계 진전의 아킬레스건이 된 북한핵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찾을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우리측은 책임연락관접촉을 통해 19일 「남북합의서」등의 발효절차를 끝낸 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담긴 「핵통제공동위」의 구성및 운영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별도의 대표접촉을 강력히 요구,핵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통제공동위」의 구성및 운영방안을 확정짓자는 우리측의 요구에 호응해올지는 미지수다. 우리측은 또 핵문제와 관련,정원식총리의 20일 기조연설을 통해 녕변핵시설과 군산미군비행장등에 대한 빠른 시일내의 상호 시범사찰실시와 국제핵안전협정에 대한 조기 비준및 발효를 강력히 촉구할 것으로 보이는데 북측이 이에대해 명쾌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경우 남북간에는 또다른 긴장이 조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함께 「남북합의서」발효이후 쌍방간 신뢰축적을 위해 합의내용 가운데 일부를 시범사업으로 선정,시행하는데 문제에 대한 남북간 합의도출도 중요과제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이를위해 합의서가 발효되는 19일을 기해 ▲쌍방 최고책임자에 대한 지명공격중지 ▲고령이산가족들의 시범적 고향방문및 친지상봉의 우선적 실시 ▲3월1일부터의 쌍방 총리와 군사당국자간 직통전화 설치등을 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측통들은 그간의 책임연락관접촉에서 보였듯 북한이 이번 평양대좌를 「남북합의서」발효에 초점을 맞춘 「단순·의례적인」회담으로 끌어가면서 합의서 채택이 김일성주석의 「영단」에 의해 이뤄졌음을 선전하는데 무게를 실으려 할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아니라 「남북합의서」의 조기이행을 요구하는 우리측 주장에 대해 3개분과위및 부문별 공동위를 「합의서대로」순차적으로 발족시킨후 그 안에서 실천방안을 토의·합의하고 그 토대위에서 실시하자는 원칙론적인 대응을 해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오히려 합의서발효에 따른 신뢰조치로서 임수경양및 문익환목사등 방북인사의 석방및 보안법 철폐등을 주장하면서 기존의 대남정치선전공세를 되풀이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어두운 전망에도 불구,남북이 평양회담에서 또하나의 결실을 이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즉 20일의 정원식총리와 김일성주석간 면담이 회담분위기를 좌우하는 주요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김회동이 5차회담에서 합의서채택을 계기로 전격적으로 성사됐던 노태우대통령과 연형묵총리와의 면담과 같은 선상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할때 북한측으로서도 5차회담 성과에 상응한 「성의」표시란 「수요」를 떨쳐버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안정여망 부응”…민자엔「무거운 짐」(「광역」이후의 기류:3·끝)

    ◎물가등 민생불만 해소가 최우선 과제/총선등 대비 내부결속 가속화될듯 「6·20」광역의회선거에서 예상밖의 압승을 했음에도 민자당은 이같은 승리가 오히려 부담스럽다는 모습이다. 비록 이번 선거전에서는 국민의 안정심리에 힘입어 전례없는 대승을 거두었지만 당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국민이 새삼 두렵게 느껴진다』면서 『이제부터 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자당이 이번 선거전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3당 통합의 당위성과 향후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귀중한 명분을 확인했음에도 이처럼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선거전에서 드러난 국민의 여망대로 향후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가기에는 당내 외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선거전 이후 노태우 대통령이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이 향후 국정운영지침으로 밝힌 「안정 속의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현재의 승세를 최소한 내년에 총선으로 연결시키기까지에는 당내외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당면한 당내과제로서는 이번 광역선거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탈당자로 인한 흐트러진 전열문제를 하루빨리 수습,당내단합을 도모해야 하는 일이다. 또한 3당 통합이래 계속된 미제로 계파간 알력의 초점이 되고 있는 후계구도문제 역시 선거전이 끝나면서 당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득표에서 드러난 유권자들의 안정희구 심리에 부응하기 위해 여권이 어느정도의 「힘」과 「기술」로써 사회 각 부문의 욕구표출을 제어하고 민생안정을 추진하느냐는 문제도 결코 쉽지 않은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이번 선거전에서의 참패로 태풍권에 휩싸인 야권과 향후 어떤 역학구도로 여야간의 위상정립 및 협력관계를 유지하느냐는 문제와 야권에서 몰아치는 「개편·통합」 역풍을 효과적으로 차단,정국긴장을 최소화시키는 문제 역시 예측불허의 변수가 되고 있다. 이밖에 민자당은 이번 선거의 부재자투표 개표에서 한때 정치권을 긴장시켰던 20대 등 젊은층의 투표성향에 대한 대비책이 강구돼야만 14대 총선 등 향후 정치일정을 차질없이 끌고갈 수 있다는 새로운 과제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민자당은 이번 승리의 주인이 계파간의 단합된 모습을 통한 총력전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아래 당내 갈등노출 자제 및 여권의 결속강화에 초점을 맞춰 거대한 여권의 조직을 관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정기국회전까지 지구당과 중앙당이 공천 및 선거후유증 치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여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영입작업 등 눈에 띄는 상처를 치유하는 내·외과 수술을 적극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3당 통합의 여파로 여권 조직분란의 소지가 돼온 전 지구당 위원장 등 「장외」세력에 대해선 지역감정 해소라는 명분아래 검토하고 있는 시도별 비례제 도입 등 현행 국회의원선거법의 일대 혁신을 통해 돌파구를 강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당내 「아킬레스건」인 후계구도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으로써 당분간 표면화되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당내 도전세력의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차기대권 후보의 조기가시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측됐던 김 대표 등 민주계측이 이번 선거를 통해 부산·경남권 등 본거지에서의 세과시에성공함에 따라 일단 여유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즉 당내 도전세력이 김 대표에게 공세를 취할 명분이 약해지고 김 대표측에서 가장 우려했던 민주계 소장파 의원들의 동요소지가 제거된 이상 당의 단합된 모습을 지속시키는 것이 명분면에서나 실리면에서나 김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당의 역학구조와 체제를 현상태대로 지속시킨다 하더라도 김 대표의 영향권으로 흡인되는 민정·공화계 세력의 비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김 대표측은 당초 기획했던 대권전략대로 계파갈등을 무릎쓰고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음으로 여권은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중산층 등 유권자의 안정심리를 고정표로 다지기 위해 집시법 등 관계법의 제·개정작업과 함께 일정 테두리를 벗어나는 재야·운동권세력에 대해 보다 과감한 제재조치를 취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당정의 최우선적인 정책과제를 물가불안해소 및 부동산투기억제에 두고 통화억제·긴축재정 등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개혁조치를 취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외 문제로는 선거여파로 지각변동에 직면하고 있는 야권의 동요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정국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리라는 판단아래 여권에까지 진통이 미치지 않는 선에서 야권 내부진통이 조속히 수습되도록 정치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민자당의 압승이 판명된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김 대표가 그래도 신민당을 정치 파트너로 삼겠다』고 밝혔듯이 이번 선거로 붕괴에 직면한 여야 양당 구조를 복원시키는 형태로 야권개편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 정치권,“선거과열” 비판에 진정책 모색/여·야중진회담 개최의 안팎

    ◎갈수록 혼탁… “여·야에 부담” 인식/정당대결 부각,무소속 견제도 시도광역의회선거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금품수수·향응제공·인신공격 등 선거과열·타락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민자·신민 양당의 당3역이 참가하는 여야중진회담이 13일 열려 공명선거대책 등을 논의키로 함에 따라 그 결과에 주목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난 기초의회선거와는 달리 후보의 공천에서부터 선거운동에 이르기까지 여야 정당이 개입,선거과열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스스로가 선거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책을 공동으로 모색한다는 측면에서 여야중진회담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민자당은 지난 9일 김윤환 총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당 수뇌부의 지방순회 지원유세도 축소조정할 용의가 있다』는 전제 아래 중진회담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중진회담 개최라는 「인식」을 통해 과열로 치닫고 있는 선거국면을 일단 한박자 늦추면서 정치권으로 쏠리고 있는 비난여론을 완화시키자는 데 중진회담 제의의 숨은 뜻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치권의 선거과열조장 지적에 대해 정치권이 이를 계속 묵살했을 경우 정치권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풍조와 맞물려 이번 선거에서 최대 복병으로 지목되고 있는 무소속 후보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여야의 공통적인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중진회담을 통해 이번 선거는 결국 여야의 정당대결이라는 모양을 부각시켜 여권 후보의 최대 적수로 부각되고 있는 무소속 후보들의 추적을 견제하면서 야권과 여론의 불법·부정선거 공세에도 정치적 대응으로 맞선다는 계산을 깔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민자당의 중진회담 제의에 당초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신민당이 12일 중진회담 수용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최근 공천과 관련한 금품수수설과 검찰의 내사설이 신민당 쪽으로 모아지자 국면전환을 위한 기회로 중진회담을 활용하면서 여권의 「진의」를 타전해 보자는 의도로 이해된다. 다시 말하면 중진회담이라는 공식회의를빌려 공천관련 금품수수 문제를 먼저 정식안건으로 제기함으로써 오히려 역으로 이 문제에 대한 「면죄부」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이 신민당측의 노림수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또한 민자당측의 이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선거에서 민주·민중당과 야 성향의 무소속 후보 등 「제3의 야권세력」으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신민당의 입장에서는 민자당과의 중진회담으로 양당 정치구조를 은연중에 부각시켜 자신의 입지를 견고히하겠다는 계산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13일의 중진회담에서 민자·신민 양당은 총론에서는 한 목소리로 공명선거의 당위론을 역설할지 모르나 그 구체적인 추진방식이나 과열·혼탁선거의 귀책 사유 등에서는 서로 상이한 입장과 시각을 나타내면서 논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명선거를 최대선거전략으로 삼고 있는 민자당은 이번 광역선거는 비록 정당개입이 허용됐다 하더라도 그 기본성격이 주민자치에 있는만큼 정당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 아래 여야당 수뇌부의 지원유세를 대폭 축소할 것을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 민자당은 특히 「도 의원은 황학선,대통령은 김대중」이라는 전남 광양 3선거구 신민당 황학선 후보의 선전벽보를 예로 들어 신민당측이 지방의회선거를 차기 대권전초전으로 몰고가기 때문에 선거과열이 가속화된다면서 선제공세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김대중 신민당 총재가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당원단합대회 고지방법·집회형식 등의 문제를 다시 따질 것으로 보이며 공천관련 금품수수설 등 탈법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자는 식으로 공세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민당은 지난 11일 선관위가 발표한 선거법 위반사례 중 민자당 후보가 31%에 이르는 통계수치를 제시하면서 민자당을 불법·타락선거의 주범으로 되받아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이번 선거와 관련,신민당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공천관련 금품수수설에 대해서는 당비에 대한 법적인 허점을 이용,「특별당비」라고 주장,비리차원이 아닌 정치쟁점으로 탈색시키는 작전을 구사할것으로 관측된다. 즉 정치자금에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야당이 여권처럼 외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당원들의 「자발적인」 당비로 선거를 치르는 것조차 비리·탈법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신민당에 대한 유권자의 혐오감을 부추기려는 음모라는 논리로 유권자의 감정에 기대보겠다는 계산이다. 결국 13일의 민자·신민 양당의 중진회담은 양당 스스로 이미 그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듯이 정치권의 공명선거 실천의지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과는 상관없이 서로 결백을 주장하고 불법·타락선거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전가시키는 설전의 장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 지난 기초의회선거 당시 여론의 압력에 못이겨 한 번 모양세를 갖추는 데 머물렀던 중진회담처럼 이번 회담도 현재 정치권을 향해 빗발치는 비난여론을 일시적이나마 모면하기 위한 「1회용」 제스처가 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 원진사태 계기로 본 치료·보상의 문제점(직업병 비상:중)

    ◎까다로운 검진절차… 판정까진 1년 걸려/기업주,말썽 피하려 발병해도 “쉬쉬”/겉치레 진찰… 신종 직업병 입증 곤란/판정기준등 완화,피해보상 길 넓혀야 지난 88년 7월 문 모군(15)이 수은중독으로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 입원중 숨졌다. 온도계 제조회사에서 일해온 문군은 머리가 아프고 팔다리가 떨리며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세가 나타나 입사 두달 만에 회사를 그만두어야 했다. 고향인 충남 서산으로 내려간 문군은 병을 치료했으나 차도가 없자 이해 3월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진단결과 수은중독임이 밝혀졌다. 가족들은 그제서야 병명을 알게 됐고 곧 산재요양신청서를 회사측에 냈다. 그러나 회사측은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이라며 이를 외면했으며 관할 노동부지방사무소도 「입증 불충분」을 이유로 3차례나 신청을 반려했다. 결국 문군 사건은 언론에 보도된 뒤 사회문제화되고 나서야 뒤늦게 산재요양조치 등이 취해졌으나 깊어진 문군의 병을 완치시킬 수는 없었다. 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직업병의 심각성을그대로 보여주는 단적인 예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지난 1월5일 원진레이온 전직 근로자 김봉환씨(54)는 이황화탄소중독증세로 숨졌으나 1백여 일이 넘도록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황화탄소중독이냐 아니냐 하는 직업병 여부에 대한 시비가 이해당사자들끼리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족측과 원진레이온 직업병 피해자 노동자협의회(원노협)측은 이황화탄소중독으로 숨졌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측은 지병인 고혈압 때문이라면서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 노동부 역시 김씨가 직업병 판정을 위한 정밀진단을 받기 하루 전에 사망했기 때문에 현행 산재법 규정으로 보상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바로 공해배출업소들이 작업환경 개선을 등한히하고 직업병 예방을 위한 투자를 소홀히해온 사례들이다. 이처럼 직업병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의 소치가 지난달 고도성장사회의 역군이었던 근로자들로 하여금 성장의 열매를 나눠먹지 못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업병 사각지대에 그대로 방치돼 있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노동부가 직업병 판정과정에서 직업병 인정기준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 데다 검진 절차에서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 직업병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가져온 결과이다. 또 기업주가 직업병 발생이 표면화될 경우 대외 이미지가 실추됨과 동시에 행정기관의 감독강화 등을 우려한 나머지 직업병 발생을 감추려 하고 있으며 직업병 판정을 맡은 지정의료기관마저도 되도록이면 말썽을 피하기 위해 형식적인 검진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업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이다. 현행 노동관계법에 따르면 ▲라듐방사선·자외선·X선 기타 유해방사선으로 인한 질병 ▲분진을 내뿜는 장소에서 근무하다 얻는 진폐증 및 이에 따르는 폐결핵 ▲수은·아마루감 또는 그 화합물로 인한 중독 등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상 질병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규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 예규에는 근로자가 취업기간 이외나 또는 사업장 시설 이외에서 직업병이 발병됐을 경우에는 의학적으로 해당업무에 의해 발병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한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업무와 관련돼 발병했다는 의학적 인과관계가 명백하게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직업병으로 인정될 수 없게 돼 있다. 이것이 바로 직업병 근로자들의 발목을 묶는 아킬레스건이다. 현행 관련법규에 따른 직업병 판정절차를 보면 근로자가 개인적으로 산재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거나 자신의 사업장에서 건강진단을 받았을 때 직업병 유소견자로 나타나면 노동부에 요양신청을 하게 되며 노동부는 이를 다시 지정전문의료기관에 의뢰해 정밀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정밀진단에서 직업병으로 밝혀지면 요양승인이 나지만 정밀진단에서도 판단이 어려울 경우 노동부가 건강진단심의위원회를 열어 요양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 이 같은 복잡한 단계를 거치다 보면 직업병 판정을 받기까지는 보통 6개월에서 1년6개월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진폐·난청 등 재래형 직업병은 발견이 쉽고 이미 판정기준이 마련돼 있어 빠른 조치가 가능하지만 유기용제·중금속 등에 의한 신종 직업병은 직업과의 연관관계를 규명하기가 쉽지 않다. 신종 직업병은 의학적인 검사항목·기준치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아 직업병이냐 아니냐 하는 시비가 계속 일어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화·공업화의 빠른 진전에 따라 새로운 물질이나 새로운 작업에서 오는 새로운 종류의 직업병이 발명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관계전문가들은 직업병 증상이 업무와 관련됐다는 연관성이 규명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임상적으로 확인된다면 즉각 직업병으로 인정,치료와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전예방 차원에서도 기업주는 시설투자를 소홀히하지 말고 직업환경 등을 수시로 측정하고 관리상태를 철저히 감독하는 산업안전 전문인력을 양성해 직업병 관리능력을 배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고립된 이라크,경제난에 “허덕”/“봉쇄 두달”… 효과 중간점검

    ◎공업기반 취약… 제고능력 한계에/제품생산량 침공전비 43% 감소/차량 운휴 늘고 발전소도 가동 중단 위기 지난 월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라크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결의한지 두달이 지나면서 이 조치가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하고 있다. 이라크 경제에 대한 정확한 통계수집의 불가능 등으로 경제제재 조치가 이라크경제에 미친 타격을 분명하게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라크경제가 이로 인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는 조짐은 여러군데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지난 18일 이라크는 의약품에 대한 배급제 실시를 발표하면서 원유를 배럴당 21달러에 판매하겠다는 제의를 했다. 하루만인 19일에는 금수조치로 공급이 끊긴 화학첨가물의 절약을 위해 휘발유와 엔진오일의 배급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절전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들만 가지고 이라크 경제가 균열되기 시작했다고 확언하기는 아직 이를지도 모른다. 사실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의 대부분 도시에서 경제제재에 따른 타격의 흔적이 많지는 않다. 가게에는 아직 식료품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으며 식당에도 밤늦게까지 손님들로 붐비고 있다. 금수조치에 따른 우유부족으로 이라크 어린이들이 굶어죽고 있다는 이라크의 비난과는 달리 적어도 식료품부문에 있어서는 경제제재의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이라크 국민들은 식사를 조금 적게 하는 것엔 익숙해졌다면서 경제제재조치에 조금의 위협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식료품이 아니라 다른 부문에서 생겨나고 있다. 필요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해낼 기술을 갖지 못한 이라크의 취약한 공업기반이 바로 이라크의 목줄을 죄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등장한 것이다. 휘발유 배급제를 발표한 알 샬라비 석유장관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라크는 지금 화학첨가물의 부족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 원유를 정유하는데 필요한 화학첨가물이 부족,이라크의 석유제품생산은 쿠웨이트 침공 이전에 비해 거의 절반에 가까운 43%가 감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타이어 생산의 부족으로 버스,자동차의 운휴가 늘고 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 전 이라크의 한 수력발전소에서 터빈기술자로 일했던 한 독일인은 『이라크 당국은 예비부품 비축에는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무엇이든 필요하면 주문해서 쓰라는게 그들의 방식이었다』고 말하면서 『내가 일하던 수력발전소도 부품부족으로 올 12월 이전에 가동이 중단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경제봉쇄조치 이후 선박차단 2천6백여차례,승선검색 2백70여차례,강제회항 12차례 등 물샐틈없는 해상봉쇄에 따라 이라크정부의 주 수입원이던 석유수출이 전면봉쇄됨으로써 이라크정부의 재정난도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라크정부는 지난 10월초 10억 이라크디나르(약 32억달러)의 정부공채 발행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이란과의 전쟁이 한창일때 이라크가 재정난 타개를 위해 사용하던 방법이다. 이같은 재정난과 경제적 어려움이 22일 프랑스와 미국인 인질석방 검토와 같은 이라크의 유화적 자세를 이끌어 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유엔의 대 이라크 경제제재가 이제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만은분명하다. 그러나 그 효과가 얼마만한 크기인지를 측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바그다드의 한 서방외교관은 『이라크경제가 타격을 받은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 타격이 언제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날지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지난 18일 『경제제재조치가 이라크의 경제 뿐만 아니라 군사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체니 미 국방장관이 말하는 등 일부에서는 이라크군의 유지가능성에 대한 의문까지도 제기되고 있는데 이는 첨단 전자부품과 특수오일 등 군장비 운용에 필요한 보급품의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일부 분석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의 실상이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분석은 서방측의 희망적인 관측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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