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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野 “불법자금 사면·재선 공천·장관까지”

    野 “불법자금 사면·재선 공천·장관까지”

    8일 이상수 노동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2002년 대선 당시 불법대선자금 수수, 그에 따른 ‘보은인사’ 논란, 부인의 부동산투기 의혹, 주민등록법 위반 논란, 탈루 의혹 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내정자의 ‘아킬레스건’을 집중 추궁한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노동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점검하는 데 주력했다. 한나라당 신상진·배일도·정두언 의원은 이 내정자가 대선 때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선대본부 총무본부장으로 불법대선자금을 받아 구속됐다가 지난해 8월 특별사면 직후 10·26 재·보선에서 낙선하자 다시 장관에 내정된 것을 두고 ‘보은인사’,‘보상인사’라고 몰아세웠다. 이 내정자는 야당의 이같은 공세에 대해 “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니까 배려했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고 일정 부분 인정했다. 그는 불법대선자금 수수와 관련,“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저도 역사의 희생자라고 생각하고,6개월 동안 감방에서 고생했고, 미국까지 가서 고생했다. 이제는 국민이 용서해줄 때가 되지 않았겠는가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신상진 의원은 “이 내정자는 지난해 부천 보궐선거 출마 당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선관위의 고발이 접수돼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어떻게 장관이 되겠느냐.”고 추궁했다. 이 내정자는 “신 의원도 지난 4·30 재·보선 출마 때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 아니었냐.”고 되받아쳤다. 그러자 신 의원은 “이 내정자의 오만방자한 태도를 시정해달라.”고 이경재 위원장에게 요구, 정회 사태를 빚는 등 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 내정자 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도 쟁점이 됐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은 “이 내정자의 배우자가 96년 태백시 동점동 일대 임야 4만 5247평을 2785만원에 매입했다.”면서 “이 지역은 정부의 폐광지역 육성 등 지원 약속과 함께 땅값이 뛰어 98년 공시지가가 전년 대비 40%나 올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모르는 사실인데, 혹시 (배우자와) 동명이인이 아닌가.”라며 “선거를 위해 3차례 이사한 것 이외에 땅을 매입한 적 없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野, 이종석·유시민 ‘아킬레스건’ 정조준

    野, 이종석·유시민 ‘아킬레스건’ 정조준

    6일부터 3일간 국무위원 5명과 경찰청장 내정자 등 6명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내정자들의 아킬레스건이 집중 부각될 전망이다. 특히 야당에선 이종석(6∼7일) 통일부장관, 유시민(7일) 보건복지부장관 내정자에 대해 화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통일외교통상위에선 이 내정자의 학자시절 각종 논문과 서적을 통해 발표한 ‘친북 혐의가 있는 발언’,NSC 사무차장 재임중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각서 파문의 진위 등을 중점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5일 기자회견에서 “이 내정자가 1995년 역사비평서 ‘현대북한의 이해’에서는 김일성을 ‘우리 현대사에서 최초로 대외적으로 자주성을 선언하고 주체확립을 기치를 내건 지도자’로 평가했다.”면서 “이 내정자의 부인 유모씨도 지난 2004년 6월 출범한 대안교육단체 ‘나다’의 후원회원으로 활동중”이라고 말해 청문회의 분위기를 예상케 했다. 그는 이 내정자가 “서울올림픽을 분단올림픽으로 규정하면서 개최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폭로했다. 이 내정자 측은 이에 대해 서면답변을 통해 “민족민주운동 진영에서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는 기술을 내정자 자신의 관점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복지위에선 유시민 내정자의 국민연금 미납에 따른 논란과 ‘서울대 프락치사건’을 둘러싼 야당측의 집중 공세와 여당 의원들의 반박이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유 내정자가 1999년 성공회대 겸임교수 때 최종학력을 ‘박사’로 허위기재했다는 의혹과 유 내정자 부친의 친일경력 의혹 등에 대한 사실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 내정자는 이와 관련,“일본국 동경도 준대상업학교를 나와 1943년 2월부터 45년 7월까지 만주국 통화성 쾌대무자촌 국민우급학교에 재직한 기록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우식 과기부총리 내정자는 경기도 일대 토지 투기 의혹, 이상수 노동장관 내정자는 ‘코드·보은인사’ 등으로 각각 공격을 받을 전망이다. 또 이택순 경찰청장 내정자의 경우는 노무현 대통령 사돈의 ‘음주운전’ 논란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 같다. 이처럼 국무위원 내정자들에 대한 한나라당의 맹폭이 예고되자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여당이라고 해서 후보자를 봐주는 일은 분명히 없을 것”이라면서도 “후보자를 욕보이기 위한 인사청문회가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청문회를 앞두고 이종석·유시민 등 대부분의 내정자가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을 접촉한 것과 관련,‘사전접촉’ 논란도 일고 있다. 한나라당측은 “야당의 날선 공세를 진화하기 위한 무마용으로, 있을 수 없는 처사”라며 비판한 반면 열린우리당측은 “관례적인 부탁일 뿐 회유나 협박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전광삼 구혜영기자 hisam@seoul.co.kr
  • 디버스 ‘인간승리’

    ‘트랙의 패션모델’ 게일 디버스(40·미국)가 돌아왔다. 여자 육상 스프린터 디버스가 3일 뉴욕 맨해튼 스퀘어가든에서 열리는 제99회 밀로스게임 60m허들에 출전하는 것. 디버스의 복귀는 2004아테네올림픽 이후 1년여만이다. 갑상선 종양의 일종인 그레이브스병 후유증과 많은 나이 탓에 주위로부터 은퇴 권유도 줄곧 받았다.그러나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다시 스파이크 끈을 질끈 동여맸다. 디버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함께 화려한 몸치장으로 더욱 유명하다.짙은 화장에다 갈고리처럼 길게 기른 손톱, 목걸이·귀고리·팔찌 등 요란한 액세서리를 한 디버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육상계는 벌써부터 들썩인다. 아테네올림픽 때는 AP통신이 디버스를 ‘최고의 화장술(Best Use of Cosmetics)’을 뽐낸 선수로 선정했을 정도. 여기에 ‘불혹’의 나이에 컴백한다는 것도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는 큰 아픔이 있었다.88서울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뒤 그레이브스병에 걸려 항암치료까지 받았고, 발목 절단의 위기도 맞았다. 툭 튀어나온 눈도 당시 발작증세로 얻은 것. 디버스는 1991년까지 병마와 싸워야 했다. 그러나 달리겠다는 의지로 이겨냈다. “나는 선수생활이 끝난 것은 물론 죽음의 공포에 시달렸다.”고 당시를 회고한 디버스는 “나의 사전에 중단이란 단어는 없다.”면서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1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 때부터 디버스에겐 ‘인간승리’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녔다.이후에도 그레이브스병 후유증과 다리부상, 아킬레스건 파열 등이 괴롭혔지만 93세계선수권 100m·100m허들 석권,96애틀랜타올림픽 100m 우승으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값진 승리를 얻어냈다.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것은 아테네올림픽 직후.100m 허들 경기에서 허들에 걸려 종아리 부상을 당한 것. 부상 후유증으로 지난해엔 단 한차례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고 육상계는 디버스의 은퇴를 기정사실화했다.그러나 큰 대회 우승보다는 ‘시련은 있지만 좌절은 없다.’는 것을 세상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강하다. 현재 자신의 이름을 딴 ‘디버스재단’을 운영 중이다. 디버스는 “내가 신에게 받은 은총을 다른 사람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해야만 나는 진정한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발칵 뒤집힌 교육계

    발칵 뒤집힌 교육계

    31일 오전 기획예산처가 발칵 뒤집혔다. 일부 중앙언론사와 인터넷 뉴스사이트에 뜬 ‘기획예산처가 고교진학 선택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 때문이다. 기획예산처는 보통 조간매체에 난 기사에 대한 해명자료를 오후 늦게 낸다. 그러나 이날은 오전 9시가 조금 지나자 급히 기사 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해명자료를 냈다. 기획처가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은 이 기사가 우리 사회의 아킬레스건인 ‘교육 평준화’ 문제를 다뤄, 진화 시기를 놓쳤다가는 적지 않은 사회적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단은 관련 부처들의 전면 부인으로 고교진학 선택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광역학군제 등과 함께 평준화제도의 틀은 유지하면서 학력의 하향 평준화와 교육 양극화를 해소할 중·장기 방안으로 언제든 재검토될 수 있어 관심의 고삐를 늦추기는 어렵다. 기획처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한 고교진학 선택제의 골자는 고교진학 때 교육당국에서 학교를 추첨으로 임의 배정하지 않고 학생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광역학군제 도입과 정부의 교육비 지원을 학교가 아닌 학생에게 직접 바우처(쿠폰)로 지급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만약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일부 불이익이 예상되는 학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강남북간 교육 불평등과 이에 따른 강남 선호, 부동산 양극화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기획처는 해명자료에서 “고교진학 선택제 같은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기획처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검토중인 바우처제도에 대해 설명하면서 교육분야는 문제가 많아 검토 대상에서 뺐다.”고 한 말이 와전됐다고 ‘변명’했다. 실무자들도 교육부와 전혀 협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교육부의 실무 책임자도 “고교진학 선택제는 사전 전혀 검토된 적이 없다.”고 기획처와 똑같은 소리만 했다. 고교선택권의 허용은 현재 시행중인 고교 평준화제도와 배치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고교진학 선택권의 도입에 앞서 도·농간 현격한 시설격차를 해소, 교육여건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강남북 지역이 함께 묶이게 학군을 조정해 강북에 사는 학생들이 강남에 있는 학교에 지원하고, 강북에 좋은 자립형 사립고 등 학교들을 유치 또는 발전시킨다면 교육·부동산 양극화를 해소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교육개혁 차원에서 추진해온 바우처제도의 효과와 관련해 학계·교육계·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한창이다. 바우처제도는 1950년대부터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거주지에 속해 있는 학군내 학교뿐 아니라 교육여건이 좋은 다른 학군의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다. 대상자는 바우처로 공립학교뿐 아니라 사립학교도 얼마든지 갈 수 있다. 고교선택제의 도입 여부는 교육개혁과 맞물린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특정 부처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파장을 고려할 때 여론을 떠보려고 사견(私見)이라는 안전장치를 한 채 슬쩍 흘려본 것은 아닌가 하는 얘기도 나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겨울 차밭에서

    한겨울 맹추위 속에도 틈만 나면 뒤란 언덕 위의 차밭엘 올라간다. 암갈색으로 말라진 잡풀들 속에서 얼굴을 드러낸 어린 차나무들을 보면 춥지 않다. 그것들이 내 가슴 속에 따뜻한 불을 지핀다. 스무 해 동안의 서울살이를 접고 장흥 바닷가 토굴로 이사하면서부터 건강이 좋아지자 손수 한 잎 한 잎 따서 덖어 마실 수 있는 차밭 100여 평쯤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뿌리지 않은 차밭. 농장 하는 제자가 6년 전의 가을, 마을 뒤의 80평 평평한 밭에 차나무 묘목을 심어주었다. 그 제자는 차를 전문으로 가꾸고 따서 덖어 마셔보지 않은 까닭으로, 차나무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는 터였으므로, 그것을 여느 꽃나무 묘목처럼 포트(컵 모양의 분)에 심어 가꾸고 있었다. 삼년 된 묘목이 1000그루쯤 있다기에 그것으로 차밭을 조성해 달라고 했다. 인부들이 심을 때 보니, 묘목의 직근이 잘려 있고 잔뿌리들만 남아 있었다. 내가 물을 열심히 주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차나무들은 하나씩 둘씩 말라 죽었다. 애초에 성급하게 키우고 싶은 조급한 마음이 탈이었다. 알고 보니, 차나무는 물 잘 빠지는 땅을 좋아하는데 우리 텃밭은 그러지 못했다. 또한, 차나무는 직근이 한없이 깊이 뻗어 들어가야만 힘을 제대로 쓸 뿐 아니라 차의 맛도 깊고 향기로운 법인데, 포트에서 삼년 자라는 동안 컵 밖으로 뻗어 나온 직근들을 잘라 준 터이므로 그들은 잔뿌리로 명맥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다. 거기다가, 그것은 재래종이 아니고 일본에서 수입해 온 야기부다 종이기까지 했다. 일본에서 대량생산을 위해 개량한 그 차나무는 성정이 웃거름을 좋아하도록 길들인 까닭으로 유기농 차를 따기 위해서는 부적당하다. 그것은 일본 현지에서도 실패한 차종이라고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나의 일차 차밭 조성은 실패한 것이다. 그 실패를 안타까워하자, 순천의 차 명인이 두 해 전의 늦가을에 인부들을 이끌고 자기네 전통차밭에서 딴 씨 세 가마니를 싣고 왔다. 토굴 뒤란 언덕 위에 있는 600평의 솜대밭을 쳐내고 거기에 심어주었다. 그것이 작년 장마철에 싹트기 시작했다. 장마 뒤 더위가 계속되자 팔손이 덩굴, 며느리 밑씻개, 솜대 죽순, 떡갈나무 따위가 미친듯이 솟구쳐 올라왔다. 나는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아침 식전에 죽을 둥 살 둥 모르고 땀 뻘뻘 흘리면서 예초기로 잡풀과 죽순들을 베어내곤 했다. 겨울이 되면서 잡풀들이 시들어지자 어린 차나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줄기가 한 뼘쯤 곧게 자라 있고, 잎사귀가 큼직하고 색깔이 짙푸르다. 이것들이 두 해만 더 자란다면 6년 전에 텃밭에 심은 것들보다 훨씬 더 크고 튼실해질 것임에 틀림없다. 생명력 강한 재래종인데다, 물 빠짐이 좋은 땅이고 양지바르고 댓잎 썩은 것들이 푹신거린다. 이제야 나는 차밭다운 차밭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나의 무지와 조급성이 물빠짐 좋지 않은 땅에 아킬레스건인 직근을 잘라낸 차나무 묘목을 심게 했고 그들로 하여금 평생 동안 장애의 상태로 살게 만들었다. 참회하면서 그 사람을 안타까워한다. 내가 생각하기로 그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한 걸음쯤 앞선 것은 사실인 듯싶은데, 더욱 확실하게 앞서 있음을 만방에 알리고 명예와 부와 권력을 누리려다가 반칙을 하게 되었고 그것이 탄로되는 바람에 한 발 뒤처져 있는 사람들과 세상으로부터 몰매 맞는 망신을 당하고, 모든 것을 잃게 된 듯싶다. 차나무는 나에게 있어서 깨달음의 나무이다. 어린 차나무를 혹한 속에서 키우고 있는 것은, 주인인 나의 희망과 그들의 인고와 환희의 세 빛줄기이다. 내 속에 순리의 어린 차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소설가
  • [KCC 프로농구] 주전보다 빛난 식스맨

    3년차 포워드 오용준(26·오리온스)의 올시즌 연봉은 4500만원. 루키 윤지광(4000만원)과 추철민(이상 24·3300만원)을 제외하면 팀내에서 가장 ‘몸값’이 덜 나가는 주인공이다. 오른쪽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두 시즌을 ‘개점휴업’한 대가였지만, 속이 쓰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려대 시절 팀의 간판슈터로 활약하며 2001년 연·고전에서 51점을 쓸어담았고, 대학선발팀이 출전하는 국제대회에 도맡아 나갔던 것은 한 동안 서랍 속 사진첩의 추억으로만 남겨 두어야 했다.팀내 포지션이 겹치는 ‘피터팬’ 김병철(33·9점)이 버티고 있고 든든한 백업멤버 신종석(7점)과 박준용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상황에서 탈출구는 쉽사리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올시즌 오용준은 농구인생의 2막을 화려하게 열었다. 절치부심 몸상태를 끌어올린 덕분에 김병철의 발목 부상으로 잡은 ‘대타 출연’ 기회에서 120% 제 몫을 해내 김진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아 냈다. 1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LG와의 원정경기에서도 오용준은 선발로 출전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팀내에서 두 번째로 긴 30분3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15점(3점슛 3개) 5리바운드를 낚아내 ‘특급 식스맨’ 임을 유감없이 뽐냈다.특히 두 팀이 팽팽하게 맞선 3쿼터에서만 3점슛 2개를 포함,10점을 몰아치는 승부사 기질을 과시해 김진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안드레 브라운(26점)과 오용준이 안팎을 확실하게 책임진 오리온스가 LG를 90-79로 물리치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이로써 오리온스는 이전 2경기에서 KT&G와 KCC에 연거푸 4쿼터 역전패를 당했던 악몽을 훌훌 털어버리고 LG와 함께 공동 6위로 뛰어올랐다.반면 ‘전력의 핵’ 현주엽이 단 1점에 그친 LG는 최근 6경기에서 1승5패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까지 추락했다. 동부는 부천 원정에서 ‘쌍포’ 손규완(17점·3점슛 3개)과 양경민(16점·3점슛 4개 8어시스트)의 폭발적인 외곽포를 앞세워 꼴찌 전자랜드에 85-68,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4연승의 신바람을 낸 동부는 지난달 23일 이후 25일 만에 단독 선두에 복귀,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11일 간의 올스타 브레이크를 즐기게 됐다.반면 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 리 벤슨(19점 16리바운드)과 앨버트 화이트(22점)가 ‘따로 노는’ 플레이를 거듭, 무기력한 패배를 당하며 체육관을 찾은 2300여명의 홈팬들을 실망시켰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우리은행 ‘토종경영’ 시동

    “토종은행,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겠다.” 지난해 말부터 경쟁은행들의 ‘아킬레스건’인 높은 외국인 지분율을 지적하며 ‘토종은행론’을 주장해온 우리은행이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 자금이체 수수료를 50% 내리기로 하는 등 토종은행으로서 ‘공격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우리은행은 14일 일산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임원 및 부지점장급 이상 중간관리자, 해외지점장 등 2700여명이 총출동한 가운데 ‘2006년 경영전략 워크숍 및 전진대회’를 열었다.황영기 행장은 “토종은행이란 내국인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것은 물론 국민경제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이라며 토종은행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우선 인터넷뱅킹 수수료는 600원에서 300원으로, 텔레뱅킹 수수료는 1000원에서 500원으로 내리기로 했다. 또 16일부터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담보없이 대출해 주는 ‘하이테크론’을 출시해 1조원어치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 대출을 취급한 담당자들은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이와 함께 상호저축은행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토종은행의 역할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서민금융 지원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금융지원 ▲수수료 인하를 통한 공공성 강화 ▲기업구조조정·정부기관에 대한 금융서비스 주도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을 꼽았다. 우리은행은 월급 생활자를 위한 전세자금 대출인 ‘우리홈론’과 정보기술(IT) 제품 구매 기업을 지원하는 ‘우리나라 우리기업 IT 구매자금 대출’ 상품도 출시한다.3자녀 이상 가족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를 파격적으로 낮춰주는 등 토종은행 전략에 맞는 상품을 줄줄이 출시할 계획이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KCC 프로농구] 삼성·모비스·동부 ‘안도’ LG등 중위5개팀 ‘혼전’

    전력평준화가 두드러진 프로농구가 반환점을 돌았지만, 여전히 안개국면이다.3라운드를 마친 2일 현재 공동선두 삼성 모비스 동부와 공동 7위인 SK KTF는 4경기 차에 불과해 6강 플레이오프(PO)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 부상 등 변수가 지뢰밭처럼 깔려 있어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1라운드를 공동 선두(6승3패)로 마감한 삼성 모비스 동부가 줄곧 선두권을 유지, 비교적 여유있는 상태다. 남은 27경기에서 4할 승률만 지켜도 28승26패(승률 .519)로 PO진출 마지노선을 넘길 전망이다.물론 3팀도 불안 요인은 있다. 동부는 마크 데이비스의 대체용병을 한시라도 빨리 영입해 아킬레스건인 포인트가드를 안정시켜야 하며, 모비스는 크리스 윌리엄스에게 걸린 과부하로 골머리를 앓는다. 삼성도 높이와 속도의 딜레마를 쥐고 있는 서장훈 기용 해법을 찾아야 한다. 4위 LG부터 공동 7위까지는 2경기차로 촘촘하게 나열돼 있다.‘연패=탈락’을 의미하는 서바이벌게임을 예고하는 대목. 중위권 지각변동의 핵심은 SK다.3대3 빅딜 이후 6연패에 빠지는 등 일찌감치 홍역을 치른 것이 되레 보약이 됐다.‘뱅뱅’ 방성윤을 중심으로 모래알 같던 팀컬러를 일신,3라운드 7승2패로 상승세를 탄 것. 나머지 팀들도 노출된 구멍을 가리기에 분주하다.LG는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한 ‘신선우식 토털농구’의 보완과 신입 노먼 놀런의 적응, 오리온스는 엷은 선수층과 안드레 브라운의 교체시기,KCC는 손가락 골절로 6주 진단을 받은 이상민의 공백이 고민이다.KTF도 조상현 황진원 등의 부상으로 골치 아프기는 마찬가지다.임일영기자argus@seoul.co.kr
  • KTF 황진원·맥기 ‘부상 투혼’

    KTF는 움직이는 종합병원. 주포 조상현(11점)은 발가락과 허벅지 부상으로 3경기를 결장했고, 슈팅가드 황진원(7점)은 동료 나이젤 딕슨(20점 13리바운드)과 부딪혀 코뼈가 내려앉았다. 여기에 애런 맥기(31점)까지 아킬레스건이 아파 추일승 감독은 속이 타들어갔다. 허나 정신력이 몸을 대신하는 건 코트에선 종종 있는 일.KTF는 29일 그 사실을 입증했다. KTF가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신기성(14점 10어시스트 5리바운드)의 완급 조절과 51점 18리바운드를 합작한 맥기-딕슨의 분투에 힘입어 삼성에 95-91, 소중한 승리를 거뒀다.KTF는 올시즌 삼성에 3전 전승. 또 4연패 뒤 2연승으로 오리온스,SK와 함께 공동 6위로 도약했다. 승리의 원동력은 ‘최고의 높이’ 삼성을 상대로 적극적인 박스아웃을 통해 리바운드를 따낸 선수들의 투혼이었다. 최종 리바운드는 28-27로 삼성이 앞섰지만 4쿼터에선 KTF가 3개 많은 10리바운드를 낚아냈다. 특히 201.7㎝ 145㎏의 최중량 선수 딕슨은 4쿼터에서만 8리바운드를 따내 7리바운드를 합작한 데 그친 삼성의 서장훈(207㎝·20점 7리바운드)-올루미데 오예데지(201.4㎝·17점 13리바운드)-네이트 존슨(196.2㎝·24점)을 눌렀다. 전반 탐색전을 끝낸 두 팀은 3쿼터부터 화력 대결에 나섰다. 삼성이 존슨의 잇단 포스트업을 앞세워 4분여 만에 59-51까지 달아나자 KTF도 맥기의 연속 훅슛과 종료 1분여 전 황진원의 3점포로 70-68, 재역전에 성공했다.4쿼터 8분여를 남기고 76-76으로 긴장이 감돌던 순간 딕슨이 코트를 강타했다. 딕슨은 삼성의 장신숲에 둘러싸인 상태에서도 괴력을 뽐내며 두 번, 세 번씩 공격리바운드를 따내 우겨넣듯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신기성이 두 번의 속공을 송곳패스로 딕슨과 맥기에게 배달해 1분여 동안 연속 7점,83-76까지 달아났다. 삼성은 종료 3분여 전 존슨과 오예데지의 픽앤롤로 84-87까지 추격했지만, 딕슨에게 ‘우격다짐식’ 골밑슛을 또다시 허용해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임일영기자argus@seoul.co.kr
  • ‘2005 은행대전’ 이끈 행장들의 튀는 화법

    ‘2005 은행대전’ 이끈 행장들의 튀는 화법

    “에스키모인들은 들개를 사냥할 때 날카로운 창에 피를 발라 들판에 세워둔다. 피냄새를 맡고 모여든 들개들은 추운 날씨 탓에 혀가 마비돼 칼날을 구분하지 못하고 계속 핥는다. 자기 혀에서 피가 나와도 누구의 피인지 분간하지 못하다 끝내 죽게 된다.” 신한은행 신상훈 행장은 지난 9월 월례조회에서 타성을 깨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설명하면서 이런 섬뜩한 예를 들었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도 지난 4월 월례조회에서 오래 사는 솔개의 비결을 설명했다. 대부분의 솔개는 40년쯤 살면 부리가 너무 길게 자라 먹이를 쪼을 수 없어 죽게 되지만 부리를 바위에 짓이기는 고통을 참은 솔개는 30년을 더 산다는 것이었다. 올해 은행장들의 월례조회사를 돌아보면 ‘은행 전쟁’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됐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행장들은 온갖 수사(修辭)로 직원들의 ‘전투 의지’를 부추겼다. 흥미롭게도 시중은행 가운데 ‘리딩뱅크’를 놓고 경쟁하는 국민, 우리, 신한은행만이 다달이 월례조회를 하고 있다. ●행장의 말 속에 은행 전략 있다 행장들의 말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총력전’이다.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은 올초 “2005년은 재도약의 기회이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결전 의지를 불태웠다. 우리은행 황 행장은 “은행 대전의 심판자는 고객”이라고 선언한 뒤 공격경영을 진두지휘했다. 신한은행 신 행장은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신무기를 가져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1년 내내 총론은 영업대전에서 승리하자는 것이었지만 각론은 은행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달랐고, 이런 차이는 각 은행의 전략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강 행장은 상반기 동안의 월례조회에서는 주로 내부 역량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거액의 양도성예금증서(CD) 횡령사고를 기점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상반기 동안 부실 대출을 과감히 줄여 나갔고, 이에 따라 자산도 감소했다. 반면 새로운 내부통제와 고객관리 시스템 개발에 역량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더 이상 시장을 내주지 않겠다.”는 강 행장의 지난 9월 발언을 신호탄으로 공격경영으로 급선회했다.11월에는 외환은행 인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우리은행 황 행장은 올초 8000원대에 불과하던 주식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식가치 극대화가 은행대전 승리의 지표”라고 천명했다. 영업전략을 주식가치 증대에 맞춘 결과, 연말에는 주가가 2만원을 돌파했다.9월부터는 경쟁은행들의 ‘아킬레스건’인 지분구조를 들먹이며 ‘토종은행론’을 내세웠다. 신한은행장은 조흥은행과의 통합을 고려해 조직 결속력 강화와 고객이탈 방지를 끊임없이 주문했다. ●스타일은 3인3색 3명의 은행장 가운데 ‘어조’가 가장 강렬한 사람은 신한은행 신 행장이었다. 그는 ‘전쟁’,‘신무기’,‘필사즉생’,‘승자의 재앙’ 등 자극적인 용어를 즐겨 썼다. 또 ‘타성에 젖은 들개’나 버팔로 무리가 점차 속도를 내며 달려가는 방법 등의 비유를 적절하게 활용했다. 안창호 선생이나 이순신 장군도 종종 인용됐다. 신 행장이 큰 틀에서 ‘화두’를 던지는 화법을 썼다면 우리은행 황 행장은 영업 전략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스타일이다. 대출금리를 시장금리에 맞춰야 하는 이유, 심사역 평가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을 자세하게 설명했다.8월에는 저금리 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하고, 이에 맞는 상품 개발을 지시했다.9월에는 ‘8·31부동산대책’ 이후의 영업전략을 제시했다. 국민은행 강 행장은 격려와 질타를 적절하게 조화시켰다.4월에는 “어느 은행도 최대은행의 자리를 10년 넘게 지킨 은행이 없다.”며 다그쳤다. 그러나 11월에는 “자산 300조원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농구대잔치] “아마 최강 가리자”

    1980∼90년대 겨울스포츠의 최고 이벤트는 단연 농구대잔치. 미프로농구(NBA)의 ‘황제’ 마이클 조던과 만화 ‘슬램덩크’의 인기까지 가세, 잠실학생체육관은 겨우내 후끈거렸다. 프로농구의 젖줄인 2005농구대잔치가 23일부터 10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연대 “4연패” vs 상무 “명예회복” 대학연맹전 3차대회 챔프 중앙대가 주전 부상을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호화군단’ 연세대와 ‘준 프로’ 상무가 우승컵을 다툴 전망이다. 연세대는 ‘포스트 김승현’ 김태술(180㎝)을 중심으로 전정규(187㎝·슈팅가드)-양희종(193㎝·스몰포워드) ‘무적 쌍포’를 앞세워 대회 4연패 및 통산 7번째 우승을 꿈꾼다. 박건연 감독은 “하와이 전훈을 통해 아킬레스건인 센터진의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반드시 우승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지난 대회 때 판정에 불복, 코트를 이탈하는 등 물의를 일으킨 상무는 이번 대회를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박지현(183㎝·가드)-정훈(198㎝)-이한권(197㎝·이상 포워드) 등 높이와 내외곽을 두루 갖춰 01∼02대잔치 이후 4년 만에 정상을 노크한다. 지난 9월 고·연전에서 4년 만에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탄 고려대도 자신감에 차있다.‘졸업반’ 배경한(186㎝·가드)-주태수(203㎝·센터)가 버틴 가운데 ‘슈퍼루키‘ 김태주(182㎝·가드)가 가세했기 때문. 이밖에 최희암 감독 부임 뒤 만년 하위권에서 4강팀으로 환골탈태한 동국대도 다크호스다. ●졸업반 “눈도장 찍는다” 내년 1월 신인드래프트를 앞둔 졸업반 선수들에게는 이번 대회가 프로 스카우트의 확실한 눈도장을 찍을 호기. 지난대회 최우수선수(MVP) 전정규와 대학 최고센터 주태수,‘멀티플레이어’ 조성민(한양대)이 눈길을 끈다. 새내기들에겐 대잔치가 성인무대 신고식.‘초고교급 가드’로 명성을 날린 김태주와 박찬희(경희대)는 포인트가드가 부실한 소속팀에서 송곳 패스로 주전 자리를 확실히 꿰찰 각오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감사원 올초부터 ‘오포괴담’

    오포개발비리 의혹의 한 축으로 지목되고 있는 감사원은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불똥이 언제 튈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감사원 관계자 A씨는 17일 “사실 광주 오포개발건은 처음 나온 얘기가 아니라 연초부터 흘러나와 우리 직원도 관련됐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말했다.이같은 소문은 지난 6월 오포지구개발 사업자인 정우건설 브로커 이 모씨가 구속되면서 더욱 구체화됐다.이미 지난 5월 말 일부 언론에서는 감사원을 겨냥해 광주 대단위 개발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브로커 이씨가 검찰 수사에서 청와대와 감사원측에 로비를 했다는 증언이 흘러나온 시점이었다.이와 관련, 감사원 관계자 B씨는 “당시 언론 보도는 광주시의 대단위 아파트 건설사업이 편법으로 승인을 받았는데 감사원이 개입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면서 “하지만 원에서는 감사내용상 아무 문제가 없어 떳떳하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소문의 핵심은 감사착수 배경에 있었다. 비슷한 시점에 행담도개발 비리의혹 사건이 불거지자 감사원 내에서는 “감사원의 ‘아킬레스건’은 광주건이며, 고위층과 연관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행담도 사건과 마찬가지로 오포개발건 역시 권력형 비리로 비화될 수 있음을 우려한 걱정이었다. 6개월이 지난 이즈음 검찰 수사가 진척되면서 ‘뜬소문’이 아닌 것 같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 주목된다.청와대 인사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언급되는가 하면, 감사원도 로비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의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도 이를 방증한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KCC프로농구] 김승현 ‘매직 쇼’

    183㎝의 작은 키로 미국프로농구(NBA) 톱클래스에 우뚝 선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득점기계’ 앨런 아이버슨(30)은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하는 것”이란 말로 팬들을 감동시켰다. 9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매직핸드’ 김승현(27·178㎝·16점 13어시스트 5스틸)의 아름다운 플레이도 아이버슨이 준 감동에 견줘 그리 모자라지 않을 듯싶었다. 김승현은 오른발 아킬레스건염 탓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1쿼터 초반 13-17로 팀이 끌려가자 모습을 드러냈다. 언제 아팠냐는 듯 날다람쥐처럼 빠른 발로 상대진영을 휘젓기 시작한 김승현의 마술 같은 패스는 김병철(20점·3점슛 4개 7리바운드 6어시스트)의 3점포로, 때로는 아이라 클라크(35점·덩크슛 4개 11리바운드)-안드레 브라운(23점·덩크숫 6개 17리바운드)의 호쾌한 슬램덩크로 이어졌고, 오리온스의 득점 랠리도 계속됐다. 오리온스가 9일 열린 05∼06프로농구에서 김승현의 마법 같은 패스와 김병철-클라크-브라운 ‘삼각편대’의 융단폭격에 힘입어 SK를 118-94로 대파했다.118점은 올시즌 최다득점 타이며,24점차는 시즌 최다 점수차.SK전 홈경기 10연승으로 ‘안방불패’를 이어간 오리온스는 공동 4위(4승3패)로 올라섰지만,SK는 3연패에 빠지며 8위(3승5패)까지 추락했다. 1쿼터까지 박빙이던 경기는 2쿼터부터 오리온스로 무게추가 기울었다.33-26으로 앞선 채 2쿼터를 출발한 오리온스는 김승현의 속공과 영리한 ‘3점플레이’로 점수차를 야금야금 벌려갔다. 여기에 올시즌 들어 전성기 슛감각을 회복한 김병철의 3점포가 연신 그물을 가르자 점수는 순식간에 20점 안팎까지 벌어졌다. SK는 3쿼터 초반 루크 화이트헤드(24점 13리바운드)와 전희철(12점), 조상현(19점)을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김승현을 막던 주전 포인트가드 임재현과 센터 웨슬리 윌슨이 3쿼터 중반 앞서거니 뒤서거니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추격할 힘을 잃어버렸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새영화] 실종된 딸을 찾기위한 사투 ‘플라이트 플랜’

    할리우드 지성파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개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또 한편의 화제작이 기다린다.‘플라이트 플랜’(Flight plan·11일 개봉)은 이색적인 공간 설정이 구미를 당기게 만들고 보는 스릴러물이다. 상상해 보자. 고공비행 중인 대형 비행기 안에서 어린 딸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비행기 내부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은 확실한데, 아이의 행방은 도무지 찾을 길이 없다. 기내의 소동이 계속되자 승객들의 시선은 점점 차가워지고, 승무원들의 도움조차 받지 못하게 되자 엄마는 전사가 돼간다. 영화는 ‘낯섬’과 ‘익숙함’을 배합해 감정의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비행기를 무대로 삼았으되 하이재킹 테러극이 아니란 점만으로도 신선미가 돋보인다. 탈출구 없이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에서 주인공(그것도 여주인공)과 범인이 지능게임을 벌인다는 참신한 상황설정에, 모두의 감성 아킬레스건인 모성을 자극하려는 기획의도가 선명하다. 조디 포스터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자살로 삶의 질서를 송두리째 잃어 버린 여자 프랫 역. 탑승자 명단에서 6세 딸의 이름이 지워져 버린 기막힌 음모 앞에서도 기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영화는 극중 그녀의 직업을 비행기 설계사로 설정했다. 여유있는 관객이라면 촘촘한 시나리오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챙길 수 있을 듯. 처음부터 모녀의 주변을 맴돌던 기내 보안관(피터 사스가드), 냉랭한 승무원들, 수상한 눈초리의 아랍인 등이 유괴 용의자로 동원된 드라마는 미스터리 상황극의 묘미까지 살렸다. 조디 포스터의 전작 ‘패닉 룸’, 올 초 개봉한 비행스릴러 ‘나이트 플라이트’와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감상의 선도를 떨어뜨릴 여지는 있다. 인디영화를 찍어온 독일 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사설] ‘형제의 난’ 부른 두산 폐쇄경영

    두산그룹이 창업 109년 만에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최악의 위기국면에 처했다. 특히 차남인 박용오 전 그룹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그룹회장과 박용만 ㈜두산 부회장을 17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고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검찰에 진정함에 따라 그룹 경영 치부가 검찰 수사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국내 최고(最古) 기업이자 돈독한 우의를 바탕으로 한 ‘형제 경영’으로 재계의 부러움을 샀던 두산이 한순간 진흙탕 싸움에 빠져든 것은 국가경제 측면에서도 불행이다. 양측의 주장을 보면 박 전 회장은 동생들이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고도 반성하기는커녕 형을 회장직에서 축출하고 모함하는 작태를 벌였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박 회장 등은 박 전 회장이 능력도 모자라는 아들에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지원하다 여의치 않자 ‘공동소유·공동경영’이라는 선친의 유훈을 어기고 계열사 분리를 요구하더니 모함 투서질까지 했다고 주장한다. 검찰이 조만간 사건을 배당해 본격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어서 양측 주장의 진위 여부는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점 의혹없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우리는 두산의 이번 사태 역시 쥐꼬리만한 지분을 소유한 총수 일가의 계열사 순환출자를 통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평화시에는 ‘형제 경영’이지만 분쟁시에는 그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아킬레스건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두산은 가족회의를 통해 이사회 결정사항을 시달하는 등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를 시장논리에 맞게 정상화시켜야 한다. 시장논리의 전도사이자 재계의 ‘쓴소리’로 자처해온 박 회장은 자신이 내뱉었던 말을 바로 이 순간 실행에 옮겨야 한다.
  • “프리미어리그 감 잡았어”

    ‘프리미어리그, 감 잡았어!’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16일 밤(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컴버놀드 브로드우드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라이드(스코틀랜드 2부리그)와의 프리 시즌 비공식 첫 평가전에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격, 전반 45분을 소화하며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비록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선제골에 큰 기여를 한 데다 유연한 몸놀림과 날카로운 패싱, 간간이 터뜨린 힘 넘치는 슈팅 등을 선보여 23일부터 시작될 홍콩-중국-일본으로 이어지는 극동아시아 투어에서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날 맨체스터가 거둔 5-1 대승은 박지성의 발 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31분 미드필드 오른쪽을 돌파한 박지성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는 사하에게 빠른 패스를 연결했다. 사하의 강슛은 골키퍼에게 맞고 튕겨나왔지만 왼쪽에서 달려들던 클레베르손이 이를 가볍게 슛,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후 박지성은 아깝게 골포스트 오른쪽을 비켜가는 헤딩슛을 날렸고, 전반 막판에는 아크 정면에서 멋진 스루패스로 클루베르손에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줬으나 골은 불발, 어시스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퍼거슨 감독은 후반 박지성을 포함해 11명을 모두 바꿔 반 니스텔루이, 웨인 루니, 라이언 긱스 등 주전을 투입한 후반에만 4골을 몰아쳤다. 맨체스터는 오는 21일 홍콩으로 아시아 투어를 떠나게 돼 박지성의 공식 데뷔전은 23일 오후 5시 홍콩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홍콩프로선발팀과의 아시아투어 1차전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특히 로이 킨이 ‘석연치 않은 부상’으로 아시아 투어에서 제외되는 데다 수비수 웨스 브라운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제외될 전망인 만큼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박지성을 ‘멀티 카드’로서 더욱 폭넓게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퍼거슨 감독은 최근 “15년 동안 유럽 최고의 왼쪽 미드필더였던 라이언 긱스의 뒤를 이을 선수”라면서 “이번 아시아투어에서 그를 선발 출장시키고 어떻게 발전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박지성에 대한 높은 신뢰를 내비쳤다. 박지성은 아시아 투어를 떠나기 앞서 20일 런던 로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피터버러(잉글랜드 3부리그)와의 프리시즌 2차전에 한번 더 출전한다.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LCD부품 ‘글로벌 톱’ 넘본다

    ‘LCD코리아’의 명성과 달리 외국기업이 독점하다시피해 한국 LCD산업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렸던 LCD 부품이 속속 국산화되고 있다. 전 세계 LCD시장의 43%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도 부품 협력업체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을 통해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6일 LCD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품업체들이 기술력과 진입장벽이 높은 CCFL(냉음극형광램프), 광학필름, 편광판, 컬러필터, 액정 등 핵심 부품의 연구개발과 투자에 매진해 국산화에 성공함에 따라 LCD 핵심 부품 시장에서 국산 제품의 비중이 조만간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스미토모, 아사히 가세이 등 일본 업체의 텃밭이었던 확산판 시장의 경우, 유펄스가 2002년부터 연구개발을 시작해 최근 대형 LCD TV용 폴리카보네이트 확산판까지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2007년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확산판은 제일모직과 새한도 하반기쯤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국산화율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LCD 컬러필터 감광재료인 컬러레지스트는 JSR와 동우화인켐, 후지필름아치 등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었지만 LG화학이 파주의 LG필립스LCD 7세대 라인 가동에 맞춰 7세대용 컬러레지스트를 개발 중이다. 컬러레지스터의 원료인 컬러밀베이스도 산요색소, 미쿠니색소, 도요잉크 등 등의 일본 업체가 주름잡고 있었지만 최근 네패스,SKC 등 국내업체가 개발에 성공해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독일 머크와 일본 지소가 양분하고 있는 액정은 동진쎄미컴이 고분자분산형(PDLC) 및 STN용 액정 개발을 완료했으며, 액정을 균일하게 배향시키는 배향막도 건국대 김용배 교수와의 공동 연구로 개발에 성공했다. 스미토모화학과 니토텐코가 독점하고 있던 편광판은 LG화학이 99년 연구개발을 시작,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고 있으며 내년 이후에는 30% 이상의 점유율로 세계1위를 노리고 있다. 에이스디지택도 삼성전자와 타이완 LCD업체 한스타에 편광판을 공급하고 있다. 일본보다 수십년 늦게 출발한 CCFL도 우리조명의 자회사인 우리ETI와 금호전기가 해리슨,NEC, 산켄 등 일본 LCD업체에 역수출할 정도로 성장했다.LCD 유리기판은 삼성과 코닝의 합작사인 삼성코닝정밀유리가 세계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이 주름잡던 LCD장비 분야에서도 주성엔지니어링, 탑엔지니어링, 케이이엔지 등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 LCD총괄 관계자는 “기술이 있어도 자금이 없는 중소부품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충남 천안과 아산을 잇는 ‘크리스털밸리’에 협력사를 입주시켜 물류부담을 줄여주는 한편 품질관리 컨설팅 지원 등을 통해 부품·장비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LG필립스LCD는 국내 협력 업체들과 장비 공동 개발, 기술 및 인력 지원 등을 통해 2000년 4세대 라인만 해도 10∼15%에 머물렀던 장비 국산화율을 5세대에서는 35%,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6세대에서는 45∼50%까지 높였다.LPL은 구본준 부회장이 직접 나서 7세대 이후에도 국산화율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서민에 무소불위 대상은 경찰”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 경찰의 홍보전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다. 대검찰청은 3일 ‘수사권조정에 대한 검찰의 입장’이라는 홍보 문건을 만들어 국회의원들과 일선 검찰청에 배포했다.검찰은 홍보물에서 이미 검사의 수사지휘 대상인 연간 76만건 중 71만건을 지휘하지 않고, 경찰에게 실질적 종결권을 부여하는 등의 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은 수사과정에서의 국민불편 해소를 한낱 ‘부스러기·쓰레기’에 불과하다면서 검사가 경찰 수사에 관여하지 말 것과 검사와 대등한 수사주체 인정, 나아가 수사를 경찰이 독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소불위의 권한’이라는 말은 소수 권력계층과 수사권을 독점하려는 경찰이 만들어낸 것”이라면서 “오히려 서민들이 정말로 느끼고 있는 무소불위의 대상은 8400여명의 방대한 정보인력을 보유하고 일상생활과 밀착돼 있는 경찰”이라고 맞받아쳤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과 더불어 선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치경찰제 시행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의 분리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제도의 확립 ▲경찰대학의 존치 검토 등 경찰 개혁도 이뤄져야 한다면서 경찰의 ‘아킬레스건’을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방안이 마련돼 국민이 경찰을 믿을 수만 있다면 경찰에 수사권이 맡겨지더라도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찰청 수사권조정팀은 “ 검찰의 발언과 행동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일단 공식적인 입장을 자제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배포한 다른 보도자료 등을 통해 경찰이 인권보호와 내부비리 척결에 역점을 두고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동료 직원의 비리를 적발해 처벌한 전남 장성경찰서 조장현 경장을 이례적으로 1계급 특진시키기로 결정했다.유영규 김효섭기자 whoami@seoul.co.kr
  • 日차시장에 ‘韓流’ 노린다

    日차시장에 ‘韓流’ 노린다

    ‘뉴 그랜저로 강코쓰카이(고집쟁이)를 공략하라.’ 현대차가 일본내 누적 판매량 1만대 돌파를 계기로 본격적인 열세 만회에 나선다. 그동안 일본 시장은 현대차 글로벌 경영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려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지난해 ‘굿디자인상’ 수상과 택시 기사들의 입소문 등에 힘입어 서서히 인지도가 올라가는 추세다. 현대차는 여세를 몰아 뉴쏘나타(NF)와 뉴그랜저(TG)를 잇따라 투입해 일본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일본 누계판매량 1만대 돌파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23일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2001년 1월 첫 시판에 들어간 지 4년반만의 일이다. 현대차 일본법인은 조촐하게 자축연을 갖기도 했다. 일본법인 최병하 대표(이사)는 “아직은 시장점유율이 미미하지만 일본시장의 특성을 감안할 때 1만대 돌파는 의미가 크다.”면서 “수입차 업계 1위인 폴크스바겐이 자동차 강국인 일본에서 겨우 2500대 파는데 10년이 넘게 걸렸다.”고 상기시켰다. 현대차는 불과 2년만에 이를 해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8월말께 뉴쏘나타 신차 발표회를 갖고 9월부터 본격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재 일본에서 시판 중인 차종은 그랜저XG·아반떼XD·클릭·투스카니·투싼·싼타페·트라제 7개. 뉴쏘나타 출시로 중형차 라인의 공백을 메우게 됐다. 일단 경차에서 대형차까지 ‘라인업’ 구색은 갖춘 셈.11월에는 뉴그랜저도 투입한다.10월 도쿄 국제모터쇼때 대대적인 ‘런칭’(신차 발표회) 행사를 통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계획이다. 연말까지 뉴쏘나타와 뉴그랜저를 1000대 이상 판매, 전체 현대차 판매 대수를 4000대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이다. ●그랜저택시 히트하면서 입소문 현대차가 일본에 법인을 세운 것은 지난 2000년. 다른 수입차에 비해 워낙 진출이 늦어 출발부터가 불리했다.600만대 규모로 불리는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 대수는 27만여대. 이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해 2524대를 팔아 수입차 시장의 0.9%를 차지했다. 아직은 초라한 수치다. 그러나 전년(2426대)에 비해서는 100대(+4%) 가까이 더 팔았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시장이 2.1%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선전이다. 클릭(1032대)과 그랜저XG(876대)가 매출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는 도쿄 시내의 직영매장 1곳을 포함해 일본 전역에 59개 판매망(대리점)을 갖추고 있다. 치바현에는 현대·기아차 공동 기술연구소도 있다. ●40∼50대 강코쓰카이를 공략하라 일본시장 공략에 “인생을 걸었다.”는 최 대표는 “강코쓰카이를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장담했다. 강코쓰카이란 강코(頑固·고집)와 쓰카이(作·사용하다)의 합성어로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고집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최 대표는 “일본내 현대차 마니아의 상당수는 40대 안팎의 젊은 층과 50대 이후의 장년 세대”라면서 “이들 강코쓰카이를 핵심축으로 고객 저변을 넓혀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그랜저 택시’의 공도 크다. 그랜저를 모는 일본인 택시기사들이 현대차의 품질을 앞다퉈 칭찬하면서 ‘구전 마케팅’ 재미를 톡톡히 본 것. 그러나 일본 택시업계에 그랜저를 공급한 직후, 현대차 일본법인은 본사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그랜저의 고급차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우려는 기우로 끝났고, 현대차는 앞으로도 택시 시장과 승용차 시장을 병행해서 공략할 방침이다. 지난해 투싼이 일본에서 내로라하는 권위의 ‘굿디자인상’을 받은 것도 보이지 않는 노력의 결실이다. 닛산자동차의 쓰카다 겐이치 상품개발 총괄책임자는 “현대차의 성능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이에 비해 일본내 인지도 개선속도는 더딘 만큼 현대차가 좀 더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월드이슈] 커지는 빈부격차

    [월드이슈] 커지는 빈부격차

    자카르타에 사는 5세 미만 어린이의 1%에 해당하는 8455명은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국가와 부모의 가난 때문이다. 중국에선 서슬퍼런 경찰에 맞선 빈농들의 생계형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그렇지만 빌 게이츠 등 세계 최고의 갑부 3명의 재산 총액은 가난한 나라 47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산한 금액보다 많다. 빈부격차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격차뿐 아니라 한 나라 내에서의 부자와 빈자의 간극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미국 사회에 아메리칸 드림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부국이 빈국보다 20배 더 번다 세계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200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제상황에 따라 국가들을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제 1그룹은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으로 세계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지만 세계 전체 소득의 45%를 가져가는 부국들이다. 반면 2그룹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세계 인구의 42%를 차지하면서도 전체 소득의 9%밖에 가져가지 못하는 빈국들이다. 또 다른 한 그룹은 두 그룹의 중간에 위치하는 국가들. 하루 생계비 1달러 미만을 ‘극빈자’로,2달러 미만일 경우 ‘빈민’으로 보는 세계은행의 정의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50% 이상이 빈민이며 21%는 극빈자다. 2004년 유엔이 내놓은 인간개발보고서(HDR)에 따르면, 국가별 인간개발 수준을 상·중·하로 분류할 때 국가간의 물가 편차를 감안해 1인당 GDP를 구매력으로 환산한 구매력평가(PPP)는 각각 2만 4806달러,4269달러,1184달러로 나타났다. 밀라노비치의 분석을 또 다른 방식으로 개량화한 이 보고서에서 상층 부국들은 하층 빈국들보다 무려 20배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고 유엔은 분석한다. 국가간 빈부격차의 원인에 대해서는 농산물 등 1차 상품과 전자제품 등 2차 상품의 교역조건이 불평등해 빈국들이 착취당하고 있다는 분석에서, 자본은 그 특성상 더 큰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곳으로 몰리게 마련이라는 입장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나마 2000년 9월 유엔 총회에서 191개 회원국들이 ‘빈곤 감소와 보건·교육 여건 개선, 환경보호’ 등을 목표로 채택한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 Goals)’도 아직 이렇다할 성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라진 아메리칸 드림 한 나라 내에서의 계층간 간극 역시 급속히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기회의 땅’으로 불려온 미국 사회의 변화다. 빈털터리 하층민 자손일지라도 노력하면 상류층으로의 ‘계층 이동(또는 신분 상승)’이 가능한 ‘아메리칸 드림’은 사라진 지 오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부모 세대 소득수준이 자식 세대로 이어질 확률은 45∼60%에 이른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1963∼68년에 태어난 사람들의 95∼98년 소득을 조사한 결과, 부모 소득이 하위 25%에 포함된 경우, 소득이 상위 50%에 들 확률은 32%인 반면 하위 50%에 포함될 확률은 68%였다. 반대로 부모 소득이 상위 25%에 속했던 사람들의 소득이 상위 50%에 들 확률은 65%나 됐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미국의 빈부격차를 다룬 기사에서 미국에서의 계층 이동이 독일이나 프랑스,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 의회예산국(CB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9년부터 2001년 사이 소득 기준 상위 1% 가구의 소득은 139% 증가했지만 하위 20% 가구 소득은 9% 느는데 그쳤다. 중간 계층 소득은 17% 늘었다. WSJ와 NYT는 계층 이동이 어려워진 이유로 교육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학력은 곧 경제력을 의미하며 부모의 경제력은 다시 후손의 학력을 책임진다는 것이다. 명문대에 진학한 상류층 자녀 비율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계화 확산으로 인해 노동집약적인 산업들이 임금이 싼 제 3세계로 공장을 이전하는 등 육체 노동으로 돈을 벌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미국식 자유시장경제를 진두 지휘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 “부자들과 나머지 미국인들의 소득 격차가 너무 빠르게 벌어지고 있어 자본주의체제의 안정을 위협할 지경”이라고 경고했다. 그린스펀이 이 문제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는 한 나라의 부(富)가 갈수록 최상위층에 집중되고,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이런 점을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분석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빈부격차 문제는 사회주의 체제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뇌관’이다. 개혁·개방 정책 성공의 그늘이 바로 빈부격차 문제로 농축돼 있고 집권 공산당은 물론 사회주의 체제 존속과도 직결된 핵심 사안이다. 지난 25년 넘게 숨가쁘게 달려온 중국 경제가 내적으로 곪아 터지고 있는 것이 바로 빈부격차의 문제다. ●체제위기 심화시키는 빈부격차 지난 11일 허베이(河北)성 딩저우(定州)시 인근의 성여우(繩油)에서 6명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석탄 재처리장 부지로 선정된 이 마을의 주민들은 턱없이 낮은 토지 보상금액에 항의하다가 개발업자인 궈화(國華) 발전소측과 충돌한 것이다.‘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기 위해 성여우 농민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시각, 베이징의 화려한 호텔에서는 청(淸)황실 요리인 만한전석(滿漢全席)에 탐닉하고 있는 바오푸(暴富·벼락부자)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한끼에 8000위안(약 100만원)이 넘는 이 요리는 설 등 명절에는 예약이 넘칠 정도다. 농민들의 1년 수입이 부유층들의 한 끼 식사비도 안되는 상황이 지금 중국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봇물터진 도시빈민 시위 이처럼 개혁·개방 이후 해안과 내륙, 도시와 농촌간의 빈부 격차는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벌어졌다. 최근들어 도시 사이의 소득격차도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1억명에 가까운 눙민궁(農民工·농촌출신 도시근로자)의 존재는 중국의 빈부격차를 상징하고 있다. 눙민궁들은 중국의 저임금 구조를 지탱하며 고도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반면 사회 불안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내륙 농촌에서 도시로 흘러 들어온 이들의 생존의 외침이 엄청난 위협으로 떠오른 것이다. 최근 당국의 농지 강제수용, 경찰의 주민구타 등에 불만을 품은 생계형·민심형 대규모 항의 시위가 봇물터지듯 분출되고 있다. 올 초 산시(山西)성에서 철도 건설현장의 민궁 200여명이 교통경찰관 2명을 차로 치어 죽이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타이완과 홍콩 언론들은 중국에서 지난해 발생한 크고 작은 소요와 시위가 모두 5만 8000여건이라고 보도할 정도로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최우선 과제된 빈부격차문제 중국 국가통계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 1분기 도시 최상위층의 소득은 최하위층에 비해 11.8배 많은 수입을 거뒀다.96년과 2000년 조사 당시 도시 격차는 각각 4.16배와 5.7배였다. 가장 부유한 10%의 가구수가 도시 부(富)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가장 빈곤한 10%는 도시 수입의 1.4%도 챙기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격차는 최근 5년 동안 2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 중국에서 금융자산 100만달러가 넘는 ‘백만장자’의 수가 23만 60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의 총 재산 규모는 9690억달러로 1인당 자산 보유액은 평균 410만달러(약 42억원)로 조사됐다.2003년도 중국 1인당 평균 국민소득(1090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4000배가 넘는 수치다. 이 때문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4세대 지도부는 빈부격차 해결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 2년 동안 국무원 ‘1호 문건’을 삼농(三農·농업, 농촌, 농민) 문제 해결로 결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4세대 지도부는 자신들의 통치 이념으로 ‘조화로운 사회(和諧社會) 건설’을 내세웠다. 소득 재분배로의 정책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고질병인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정책 시스템 부재 등 ‘중국적 문제’의 종합판인 만큼 4세대 지도부의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이다. oilman@seoul.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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